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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보름달이 좀 더 높이 떴고

늑대 두 마리가 코를 끌며 가다가

무언가를 발견하고 고개를 드는 늑대들

멀지 않은 곳에 누워있는 요사

크르르! 요사를 향해 눈 번뜩이며 다가가는 늑대들

요사; (청풍이 놈 말대로네.) 한숨

요사; (산이 깊어서인지 늑대들까지 살고 있었어.) 다가오는 늑대들 보며 긴장

요사; (평소라면 손가락 하나로도 해치울 수 있는 것들이지만...) (지금은 현기증 때문에 내공도 제대로 운용할 수가 없다.) 늑대들도 긴장한 채 요사의 주위를 배회하고

요사; (자칫하다가는 늑대들의 배를 채워주는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구나.) 심각할 때

크르르! 드디어 이빨 드러내며 요사에게 덮쳐오는 늑대들.

요사; (일단 피한 후에...) 억지로 몸을 움직이려 하고. 바로 그때

스악! 쩍! 섬광이 늑대들의 몸을 스치면서

컹! 깽! 비명과 함께 몸이 토막 쳐지는 늑대들

<살사?> 기대하며 눈을 치뜨지만

스윽! 요사 옆에 내려서는 인물은 바로 살천인조다. 뽑았던 칼을 허리춤에 끼운 칼집에 꽂고 있고

요사; (살천인조!) 절망. 직후

[제대로 따라붙었소이다.] [이년이 왜 여기 누워있는 건가?] 휘익! 스슥! 뒤이어 나타나는 신행태보와 흑모신원

요사; (최악의 상황이 되어버렸잖아. 마천루의 잡것들이 오라버니들보다 먼저 도착했으니...) 한숨

살천인조; [꼬락서니를 보아하니 방심하다가 신원, 자네가 경험했던 것과 같은 음공에 당한 듯 하네.]

흑모신원; [꼴 좋게 되었구나 계집!] 발로 요사의 허리를 툭툭 차고

신행태보; [소저! 이청풍은 어디로 갔소?] 몸을 좀 숙이며 묻고

요사; [내가 그걸 대답할 거같아요?] 새침

신행태보; [물론 크게 기대를 한 건 아니었소.] 웃으며 다시 몸을 바로 세우고.

신행태보; [하지만 소저의 도움이 없어도 우린 이청풍을 따라잡을 수가 있소.] 흑모신원을 돌아보고. 흑모신원은 주변을 살피며 코를 킁킁 거리고 있다.

신행태보; [흑모신원님의 후각은 사냥개에 필적할 정도라 이청풍이 흘린 피 냄새는 십리 밖에서도 맡을 수 있기 때문이오.] 주변을 살피는 흑모신원을 배경으로

요사; [아주 편리한 개 코의 소유자로군요.] 냉소할 때

흑모신원; [찾았네 종집사!] 숙였던 몸을 바로 세우며 돌아보고

흑모신원; [이가놈이 흘린 피의 냄새는 이쪽으로 이어지고 있어.] 청풍이 간 쪽을 가리키며 눈 번뜩이고

요사; (쯧!) 낙심하고

신행태보; [낙심하는 표정을 숨기지 못하시는 걸 보니 흑모신원님의 판단이 옳은 것같구려.] 웃으며 요사의 허리를 끌어안고

요사; [뭐하는 짓인가요?]

신행태보; [혈궁십사중 한분을 공짜로 주웠는데 그냥 두고 갈 수는 없지 않소?] 웃으며 두 팔로 안아들고

요사; [인질로 삼겠다는 건가요?] 새침

신행태보; [좋을 대로 생각하시오.] [확실한 건 소저가 여러모로 쓸모가 많다는 점이오.] 돌아서고

그 사이에 흑모신원은 다시 앞으로 달려가고 있다. 살천인조가 뒤 따라가고. 흑모신원은 아주 빠르게 달리는 건 아니다. 수시로 서서 확인하고 다시 달려가고

요사; (냄새를 추적하는 것이다 보니 흑모신원이 달리는 속도가 아주 빠르진 않다.) 생각하고

요사; (그래도 이 속도라면 청풍이 놈은 오래지 않아 따라잡힌다. 무공을 쓰지 못하는 몸인데다 부상이 가볍지 않은 상태이니...)

<이래 저래 오늘밤에는 실패만 이어지겠구나.> 달려가는 흑모신원과 그 뒤를 따라가는 살천인조, 신행태보의 모습 배경으로 요사의 생각 나레이션.

 

#97>

높은 산봉우리들 사이의 바위와 돌로 이루어진 황량한 곳을 지나고 있는 청풍. 거궐신검은 등에 짊어졌고. 손으로는 살천인조의 칼에 맞은 옆구리를 잡고 있고

청풍; (대충 이 방향은 맞는데...) 두리번

청풍; (한밤중이라 구름과 안개를 확인하기가 힘들다.) 몹시 지친 모습이다. 눈도 좀 풀려 있고

청풍; (안팎으로 출혈이 진행되고 있어서 정신이 혼미해진다.) 옆구리를 쥔 손이 피로 물들어 있고

청풍; (불멸환혼건을 쓰면 어렵지 않게 치료될 상처지만...) 후두둑! 지나간 자리로 피가 뿌려지고

청풍; (언제 마천루와 혈궁의 인간들이 따라붙을지 모르는 상황이라 쉴 여유가 없다는 게 문제다.) 한숨 쉬고

청풍; (신무곡에는 강력한 진법이 펼쳐져 있을 테니 그곳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추적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데...) + [!] 생각하다가 흠칫!

앞쪽의 커다란 바위 너머로 구름이 피어오른다

청풍; (구름!) 눈 번뜩

청풍; (혹시 저곳이...) 바위쪽으로 가고

바위를 돌아가는 청풍.

쿵! 큰 바위 너머는 좁은 계곡 입구인데 계곡 전체가 장막같이 짙은 안개와 구름으로 덮여있다.

청풍; (찾았다!) 흥분하고

청풍; (드디어 천추각이 자리하고 있다는 신무곡에 도착했다.) 비틀거리면서 안개쪽으로 가고.

청풍; (저 안개와 구름은 분명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게 아니다.)

청풍; (진법이 펼쳐져 있다는 증거고... 거 안으로만 들어가면 일단 한숨을 돌릴 수 있다.) 계곡으로 들어가려 하고. 바로 그때

오싹! 소름이 돋아 눈 부릅뜨는 청풍.

청풍; (위험...) 급히 몸을 틀어 피하려 하지만. 직후

퍽! 등에서 박혀 끝이 앞으로 삐져나오는 유리로 만들어진 막대. 가슴쪽으로 뚫고 나온 부분이 뾰족한 점 주의

청풍; [컥!] 피를 토하며 앞으로 쓰러지고. 청풍이 쓰러지는 앞쪽에 짐승들의 뼈가 널려 있다

콱! 한손으로 바닥을 짚어서 완전히 나뒹구는 것은 피하고.

청풍; (유... 유리혈적자(琉璃血滴刺)!) 피를 게워내며 자기 가슴을 뚫고 나온 유리 막대를 보고. 끝 부분이 날카로운 그것을 타고 피가 흘러내린다. 그때

[크하하! 맛이 어떠냐 죽일 놈아!] 휘익! 웃으면서 날아오는 흑모신원. 그 뒤를 살천인조와 신행태보가 날아온다. 신행태보는 요사를 안고 있고

흑모신원; [유리혈적자에 맞았으니 이미 저승에 한발을 들여놓은 셈...] + [!] 말하다가 눈 부릅뜨는 흑모신원.

신행태보와 살천인조도 흠칫! 하고

청풍이 엉금엉금 기어서 안개의 장막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흑모신원; [바퀴벌레처럼 끈질긴 놈!] 휘익! 이를 갈며 날아가고. 그때

[!] [!] 무언가 발견하고 눈 번뜩이는 신행태보와 살천인조

흑모신원; [유리혈적자에 죽지 않는다면 내 손으로 죽여주겠다!] 쐐액! 안개쪽으로 날아가는데

신행태보; [멈추시오!] 쐐액! 요사를 옆구리에 끼며 살천인조를 추월해서 흑모신원에게 날아가고. + 살천인조; [위험하네!] 역시 급히 몸을 날리지만 신행태보가 추월하고

청풍은 이미 안개 속으로 사라졌고.

그 뒤를 따라 안개 속으로 돌입하려는 흑모신원. 하지만

신행태보; [실례!] 콱! 한손으로 흑모신원의 뒷덜미 쪽의 옷을 움켜잡아서

확! 흑모신원을 뒤로 확 잡아당긴다. + 흑모신원; [억!] 몸이 뒤로 확 딸려지며 버둥. 비명 지르고

콰득! 급정거하는 신행태보. 바닥에 널려있는 짐승의 뼈들이 신행태보의 발길에 채여 흩어지고

콰당탕! 뒤로 벌렁 나자빠지는 흑모신원

흑모신원; [뭐하는 짓인가 종집사?] 분노하여 벌떡 일어나는데

살천인조; [안개의 장벽 밖을 잘 보게.] 슥! 흑모신원 옆에 멈춰서며 신행태보 옆을 손짓하고. 신행태보는 바닥에서 큼직한 뼈를 하나 집어들고 있고

눈 부릅! 뜨는 흑모신원.

안개의 장벽 밖에 널려 있는 짐승의 뼈들

흑모신원; [짐승의 뼈 아니오?] 놀라며 보고

신행태보; [잘 봐두시오.] 휙! 집어든 뼈를 안개의 장벽으로 던지고. 직후

지잉! 안개의 장벽에 소용돌이같은 게 일어나더니

파캉! 그대로 박살나는 짐승의 뼈

흑모신원; [헉!] 놀라고

후두둑! 후둑! 박살난 뼈들은 다시 튕겨져 바닥에 흩어지고

신행태보; [이제 왜 말렸는지 아시겠지요?] 흑모신원을 돌아보고

흑모신원; [진법!] [그 안개의 장벽은 기문진법으로 일어난 것이었군.] 식은땀

신행태보; [이 뼈들은 진법이 펼쳐진 줄 모르고 접근했다가 반탄력에 뼈가 부서지고 내장이 으스러져 죽은 짐승들의 것입니다.] 바닥에 널려있는 뼈들을 보며

신행태보; [물론 흑모신원님은 금강불괴나 다름없는 몸이라 죽지는 않았겠지만 가볍지 않은 부상은 입었을 것입니다.]

흑묘신원; [신세를 졌군.]

흑묘신원; [헌데 이가놈은 멀쩡하게 기어 들어갔는데...]

신행태보; [아마 놈은 이 계곡에 펴려져 있는 진법에 대해 알고 있었던 게 분명합니다.] 안개의 장벽쪽을 보며

살천인조; [이청풍은 그냥 무작정 달아난 게 아니라 이곳을 목표로 찾아왔었겠지.] 고개 끄덕이고

흑묘신원; [대체 이 계곡 안쪽에 뭐가 있기에 그놈이 숭명도로부터 추호의 시간도 낭비하지 않고 달려온 것인가?]

신행태보; [그거야 모르지만 우리들의 임무는 완수한 셈이오.]

흑묘신원; [종집사는 그놈이 죽었을 거라 보는가?]

신행태보; [놈은 유리혈적자에 심장을 관통당했습니다.] 말하다가

신행태보; [흑묘신원께서는 이청풍이 살아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까?] 찡그리며 묻고

흑묘신원; [이가놈은 유리혈적자에 관통당한 몸으로도 안개 속으로 기어들어갔네.] 안개의 장벽 쪽을 보며 눈 번뜩이고

흑모신원; [놈의 시체를 보기 전에는 죽었다고 단정해선 안돼.]

신행태보; [인조께서는 어찌 생각하십니까?]

살천인조; [만에 하나라는 경우도 있고...] [이청풍의 시체를 확인해야만 확신을 갖고 임무를 완수했다는 보고를 루주님께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신행태보; [지당하신 말씀입니다만...]

신행태보; [이청풍이 기어들어간 저 계곡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기문진법이 펼쳐져 있으며 우리 셋 중 기문둔갑에 정통한 사람이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흑묘신원; [이가놈을 추적하는데 꼭 기문진법에 정통할 필요는 없어.] 안개의 장벽을 보며 말하고

신행태보; [무슨 말씀이신지?]

흑모신원; [이청풍의 피 냄새만 따라가면 된다는 뜻일세!] 코를 벌름거려서 피 냄새를 맡는 시늉하며 웃고

[!] [!] 놀라는 살천인조와 신행태보.

 

#98>

짙은 안개 속. 수많은 기둥들이 울근 불근. 마치 괴물처럼 보이는 기둥들. <마고천장>에서 등선곡의 진법을 그대로 차용해도 된

안개 속에 비틀거리며 나타나는 사람 그림자

청풍; [끄윽...] 가슴으로 삐져나온 유리혈적자의 뾰족한 끝을 부여잡고 비틀거리며 걸어가는 청풍.

뚝! 뚝! 유리혈적자를 타고 흘러내리는 피가 바닥에 흩뿌려지고

청풍; (심장... 심장이 궤뚫린 데다가 대량의 출혈로 정신이 혼미해진다.)

청풍; (정신을... 차려야하는데...)

청풍; (빨리... 이 진법을 빠져나가서 불멸환혼건을 펼쳐야만 하는데...) 풀린 눈으로 비틀거리며 안개 속으로 걸어가고. 그러던 어느 순간

화악! 안개의 장벽을 뚫고 나오는 청풍의 몸

청풍; (신... 신무곡에 펼쳐진 모든 금제를 통과했다!) 안도하며 앞을 보고

앞쪽은 여전히 계곡인데 앞쪽으로 점점 넓어진다. 그 앞쪽 멀리에 울창한 숲이 있는 게 보인다. 밤이라 숲의 형상도 모호하고. 헌데 숲 너머로 웅장한 건물이 한 채 보인다

청풍; (건물... 건물이 있다.) 숲을 보며 계곡을 나가고

청풍; (저 건물이 바로 천추각일 것이다!)

청풍; (우리 이씨의 선조이신 무제 이릉께서 세우신...) 툭! 발끝이 돌부리에 걸리고

콰당탕! 모질게 나뒹구는 청풍

청풍; [끄윽...] 필사적으로 일어나려 애쓰고.

청풍; (정신을... 잃으면 안되는데...) 사력을 다해 다시 일어나지만

띵! 현기증을 느끼는 청풍

퍼억! 옆으로 쓰러지는 청풍

털썩! 하늘 보는 자세로 쓰러지는 청풍

청풍; (겨우 천추각을 찾아냈건만... 더는... 움직일 수가... 없다.) 정신을 잃고

툭! 손도 옆으로 널부러지고

 

#99>

울창한 숲 속의 웅장한 건물. 삼층건물인데

<千秋閣>이라는 글이 적힌 현판이 삼층의 처마에 걸려있고

어둑한 실내. 수많은 책들이 꽂혀있는 서고다. 그 서고의 창가에 놓인 책상. 책상 앞에 앉아 누군가 책을 읽고 있다. 달빛에 의지해서 책을 읽고 있다. 서생차림이고. 이무외지만 아직 모습은 확실히 보여주지 말고

[!] 책을 읽다가 무언가를 느끼는 이무외

털석! 무언가 쓰러지는 소리가 이무외의 귀에 들리고

이무외; (드디어...) 책을 내려놓고

이무외; (드디어 그 아이가 찾아온 모양이로구나.) 스윽! 눈 번뜩이며 떠올라서

슈우! 뒷짐을 진 채 수평으로 날아서 건물 밖으로 나온다

 

#100>

다시 계곡 입구. 청풍이 쓰러져 있고. 인사불성

화악! 펑! 안개의 장벽을 뚫고 나오는 두 사람. 살천인조와 흑모신원

멀지 않은 곳에 쓰러져 있는 청풍의 모습

흑모신원; [저기 있소!] 흥분

살천인조; [다행히 저놈이 진법을 다 빠져나와서 쓰러졌군.] 안도하고

흑모신원; [상상도 못할 금제가 펼쳐져 있는 걸 보면 심상치 않은 곳인데...] [진법에 남아있는 피냄새가 사라지기 전에 저놈의 목을 따고 돌아나갑시다.] 청풍에게 다가가고

살천인조; (확실히 뭔가 사연이 있는 곳이다.) 둘러보며 흑모신원을 따라가고

멀리 보이는 울창한 숲과 숲 너머로 보이는 건물의 형상

살천인조; (건물도 있고... 황산에 무림과 관련된 비역이 있었던가?) 생각하며 그걸 보고

그 사이에 청풍의 옆에 이른 흑모신원.

흑모신원; [흐흐흐 잘도 본좌를 농락했으렷다?] 흉포하게 웃고

흑모신원; [갈가리 찢어죽여주마!] 확! 청풍의 머리를 손으로 움켜쥐어가고. 바로 그때

툭! 누군가의 발이 흑모신원의 오금을 민다

흑모신원; [억!] 균형을 잃고 휘청

살천인조; [!] 숲쪽을 보다가 돌아보고

콰당탕! 나뒹구는 흑모신원. 그자의 옆에 이무외가 서서 청풍을 내려다보고 있다. 이무외의 모습을 처음으로 보여주는데 병약해 보이는 모습이다. 머리도 희끗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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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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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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