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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황금전장. 여전히 사람들 드나들고 있고

벽세경의 거처

청풍; [무투연이라...] 젓가락으로 음식 집으며. 이하 청풍은 음식을 먹으며 벽세경과 대화를 나눈다. 벽세경은 먹지 않고

벽세경; [명목상으로는 무림맹 전력 증강이 목적이라지만 진짜 목적이 뭔지 모르는 사람은 없어.] 술잔 만지작.

벽세경; [삼비검조는 무투연을 통해서 자신의 후계자를 결정할 생각인 거야.] [동문들 간의 경쟁조차 이겨내지 못하는 놈이 무림맹이란 거대한 조직을 이끌어갈 수는 없을 테니...]

청풍; [그렇겠습니다.] 음식을 입에 넣으며

청풍; [현재까지 무맹사신재간의 전적은 어떻습니까?] 우물거리며

벽세경; [막상막하야.] [나쁘게 얘기하자면 도토리 키 재기지.] 찡그리고

벽세경; [넷 중 누구도 동문들을 압도하지 못하고 있어.] 한숨

청풍; [삼비검조님의 고민이 깊겠습니다.] 음식 먹으며 끄덕

벽세경; [삼비검조의 나이 이미 팔순을 넘겼어. 내일 당장 죽어도 이상할 게 없는 나이야.] 심각한 표정

벽세경; [그럼에도 무림맹을 맡길 후계자를 정하지 못하고 있으니 속이 타들어갈 거야.]

벽세경; [하나뿐인 손녀가 병약하지만 않았어도 후사는 걱정이 없었을 텐데...]

청풍; [삼비검조님께 손녀가 있다는 얘기는 들었습니다만... 어떤 분입니까?] 음식을 젓가락으로 집으며

벽세경; [진상파란 아이, 너보다 두 살 더 많은데 천하제일재녀(天下第一才女)로 불리고 있어.] 야릇한 표정

청풍; [그렇다고 들었습니다.] 무심히 음식을 입에 넣으며

벽세경; [지혜롭고 예쁘고, 심지어 천기를 읽을 줄 안다는 소문까지 있어.] [그래서 앞으로 일어날 일을 미리 볼 수 있다고도 하고...]

청풍; [선녀가 따로 없군요.] 먹으며 웃고

벽세경; [관심이 생기는 거야? 맹주님의 손녀에게?] 눈 흘기고

청풍; [아니라고 하면 거짓말일 테고... 거짓말 하면 소저에게 바로 들키겠지요?] 웃으며 다시 젓가락으로 음식 집어들고

벽세경; [능구렁이같으니...] 눈 흘기고

웃으며 먹는 청풍.

벽세경; [어쨌거나 진상파를 아내로 얻으면 다음 대 무림맹 맹주자리는 따논 당상이야.]

벽세경; [진상파는 구중천 중 만검총의 유일무이한 후계자이기도 하니까.]

청풍; [영제를 포함해서 맹주님의 제자들 간에 진소저를 두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겠습니다.] 젓가락질 하며

벽세경; [꼭 그렇지도 않아.] 고개 젓고

벽세경; [무맹사신재의 둘째인 만화정 합요나는 여자이니 논외지만 첫째인 군자검 석헌중도 경쟁에서 이탈했기 때문이야.] 합요나와 석헌중을 떠올리고

청풍; [군자검에게는 이미 배필이 있는 모양이지요?] 음식 입에 넣고

벽세경; [소꿉친구와 부부가 되었는데 금슬이 아주 좋다네.] 끄덕.

청풍; [결국 영제와 무맹사신재의 막내인 운중룡 위진천의 경쟁이겠습니다.] 우물거리며

벽세경; [그랬으면 좋겠지만... 진상파는 세황이와 위진천에게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어.] [성에 차지 않는다는 거지.] 찡그리고

청풍; (그래서 진소저를 두고 무맹사신재 간에 경쟁이 벌어지지 않고 있다고 했군.) 끄덕. 음식을 먹으며, 젓가락으로는 새 음식을 집으려 하며

벽세경; [그 진상파가 금릉 근처에 와있어.]

멈칫! 음식 집으려던 청풍의 손이 멈춰지고

벽세경; [금릉과 마주 보는 강 건너의 큰 도시 양주에 오늘 입성했다고 해.]

벽세경; [양주에서 쉬고 내일 강을 건너올 거야. 금릉 근처에 진상파 생모의 위패가 모셔진 절이 있거든.]

청풍; (이것 봐라.) 눈 번뜩.

이어 떠올리는 주칠의 말. #36>의 장면

 

주칠; [단편적이라 내용은 잘 모르겠고...] 생각하며

주칠; [내일, 거사, 소맹주, 강상(江上)등의 단편적인 말만 들을 수 있었습니다요.]

회상 끝

 

청풍; (내일 벌어질 일이 진소저와 관련 있는 건가?) (그래서 단지회에서 별 볼일 없는 존재인 주칠의 입을 막으려 시도했고...?) 다시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어들고

[...] 술잔 만지작거리며 그런 청풍을 보는 벽세경

청풍; (사실이라면 심각한 사안인데...) 음식을 입에 넣고

벽세경; [뭐 마음에 걸리는 일 있어?]

청풍; [아닙니다. 진소저가 어떤 분인지 좀 생각했었습니다.] 웃고

벽세경; [엉큼한 녀석 같으니...] 눈 흘기고

청풍; [기회가 닿으면 한번 만나보고 싶군요. 천하에서 가장 지혜로운 분이라고 하시니...] 웃고

벽세경; [서로 아는 게 많으니 말이 잘 통하긴 하겠지.] [그건 그렇고...]

청풍; (드디어 본론으로 들어가는군.) 웃고

벽세경; [넌 낭중지추 같은 존재야.] [재주를 숨기려 애써도 알만한 인간들은 다 알게 되지.]

청풍; [과찬의 말씀을...] 웃고

벽세경; [필연적으로 네게 유혹과 제안이 쇄도하게 될 거야.]

청풍; [절 무투연에 출전시키려고 영입하려는 분들이 있겠군요.] 한숨

벽세경; [넌 의심의 여지도 없는 무적자(無敵者)야. 만인적(萬人敵;혼자 만 명을 상대할 수 있는 인물)이기도 하고...]

청풍; [저같은 놈을 삼국지의 장비나 관우에 비견하시다니... 감당할 수 없습니다.] 웃고

벽세경; [널 영입하는 데 성공하면 무투연을 평정할 수 있을 테고...] [그럼 무림맹 맹주 자리를 손에 넣은 것이나 다름없게 돼.]

청풍; [제가 영제 진영에 합류하길 바라시는군요.] 한숨 쉬며 젓가락을 내려놓고

벽세경; [어떻게 할 거야?] 윽박지르고

청풍; [소저는 천생 장사꾼이시군요.] 쓴웃음

벽세경; [칭찬으로 들리네.] 웃고

청풍; [소저는 일 년 전부터 제게 과분한 호의를 베푸셨습니다.] [오늘도 주씨남매를 받아주시는 것으로 빚을 지웠고...]

청풍; [덕분에 빚을 지면 반드시 갚게 된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심각

벽세경; [삐진 거야?] 눈치 살피고

청풍; [그렇지는 않습니다.] 웃으며 고개 젓고

청풍; [이런 결과를 짐작하면서도 소저의 호의를 받아들인 건 저 스스로도 좋아서라고 해야겠지요.]

벽세경; [솔직하네.] 안도하고

청풍; [소저에게 신세를 진 처지에 다른 무맹사신재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는 없지요.] [영제가 무투연에서 우승하는 데 일조하도록 하겠습니다.]

벽세경; [고마워!] 몸을 앞으로 숙이며 와락 청풍의 손을 잡고

벽세경; [세황이를 무림맹 맹주로 만들어줘! 그럼 어떤 요구라도 들어줄 테니까.] 청풍의 손을 잡고 감격하고

청풍; (어떤 요구라도 들어준다라...) 얼굴이 좀 붉어지고

눈앞에서 출렁거리는 벽세경의 젖가슴. 저고리 벌어진 사이로 젖가슴 골도 보이고

청풍; (아무래도 벽소저의 유혹은 떨쳐버릴 수가 없겠구나.) +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다하겠습니다.] 슥! 벽세경의 손에서 자기 손을 빼고

벽세경; [내가 너무 흥분했지?] 쑥스러워하며 손을 떼고

청풍; [영제를 반드시 무림맹 맹주로 세우시려는 이유가 있으시겠습니다.]

벽세경; [그래야만 세천이를 지킬 수 있기 때문이야.] 표정 갑자기 심각해지고

청풍; (역시...) 끄덕이고

벽세경; [세황이가 무림맹을 차지하지 못할 경우 의모가 어떻게 나올지는 불문가지 아니겠어?] 심각하고

청풍; (냉하상이란 여자, 무림맹 대신 황금전장을 자기 아들 것으로 만들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하겠지.) 역시 표정 심각해져서 끄덕. 냉하상의 도도하고 살벌한 표정 떠올리며

벽세경;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세천이는 내 손으로 키웠어.] [동생이라기보다는 아들 같은 존재야.] 눈빛이 형형

벽세경; [무슨 짓을 해서든 세천이는 내 손으로 지키고 말 거야!] 강렬한 표정

청풍; (제대로 코를 꿰였구나. 이 암호랑이가 쳐놓은 덫에서는 빠져나갈 길이 보이지 않으니...) 침 꿀꺽 삼키고

 

#44>

여전히 황금전장.

화려한 건물. 여자 무사들이 지키고 있고

냉하상; [이청풍이란 놈에게 호의를 베푼 게 세황이를 위해서다?] 야한 차림으로 화장대 앞에 앉아서 화장을 하며

냉상아; [제가 보기에도 이청풍은 비범한 인간이옵니다.] 뒤에 손 모으고 서서

냉상아; [그자가 소장주님 휘하에 들어가면 큰 힘이 될 게 확실하옵니다.]

냉하상; [세황이를 무림맹 맹주로 세우기 위해 세경이 그것이 힘을 쓰고 있다는 건데...] 화장하며 눈을 번뜩이고

냉상아; [목적이 무엇이든 아가씨가 소장주님을 도우려 애쓰는 건 분명하옵니다.]

냉하상; [당연히 그래야지! 배가 달라도 제 동생인데...] 코웃음

냉하상; (하지만 내가 세경이 네년의 꿍꿍이를 모를 줄 아느냐?) 배시시

냉하상; (세황이를 무림맹으로 보내버리고 황금전장을 차지할 생각이겠지만...)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수작이다. 무림맹 뿐 아니라 황금전장도 세황이의 것이 될 테니...> 실내의 모습 배경으로 냉하상의 생각 나레이션

 

#45>

여전히 금릉. 깊어가는 밤. 상가들도 불이 많이 꺼져있다.

서림당이 있는 거리. 대부분의 가게들은 문을 닫았다. 주점들만이 불이 밝혀져 있고. 몇 명 손님들만이 주점에서 술을 마시고 있다.

서림당. 불이 꺼져 있고. 문도 닫혀있다.

골목에 숨어서 서림당을 보는 깡패들. 단지회의 파락호들이다.

그자들 뒤로 유령같이 나타나는 그림자.

팟팟! 목 뒤의 혈도를 찍는 그림자

눈을 까뒤집고 쓰러지는 파락호들

청풍; (예상했던 대로군.) 내려다보는 청풍.

청풍; (주씨남매를 구해간 게 나라는 게 밝혀졌을 테고... 당연히 서림당 일대를 감시하고 있을 것이다.) 몸을 숙여서 한놈의 바지 춤을 움켜잡고

청풍; (두 번 다시 이 근처에 얼씬거리지 못하게 만들어주마.) 촤악! 바지를 아래로 끌어내리고

털썩! 후둑! 한쪽에 널려지는 바지들

파락호들이 아랫도리를 벌거벗은 모습으로 널브러져 있다.

청풍; (날이 밝으면 볼만한 구경거리가 되겠지.) 웃으며 어둠 속으로 걸어들어가고

털썩! 퍼억! 다른 골목에서도 나뒹구는 파락호들. 청풍이 그자들을 내려다 보고

여기 저기 골목에 아랫도리를 드러낸 채 쓰러져 있는 파락호들

 

청풍; (대충 정리가 된 것 같군.) 골목에서 나와 서림당으로 가는 청풍.

서림당에는 불이 꺼져 있다.

청풍; (벽소저가 기별을 보낸 덕분에 할아버지와 유모 모두 잠자리에 드신 것 같다.) 서림당이 아닌 살림집의 문을 열고 들어간다. 서림당을 보면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는 청풍

청풍; [!] 움찔하고

문을 조심스럽게 닫는다.

마당에 놓인 탁자와 의자. 의자 하나에 앉아서 곰방대를 물고 있는 노인. 살인객주. 곰방대에서 불빛이 발갛게 번지고

청풍; [늦었습니다.] 고개 숙이며 다가가고

살인객주; [벽세경이가 네 승급을 제대로 축하해준 모양이로구나.] 곰방대를 입에서 빼며

청풍; [축하주가 제법 입에 맞아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어색하게 웃으며 살인객주 앞에 서고

살인객주; [벽세경, 그 아이가 네게 진심이긴 하지.] 끄덕

살인객주; [받은 대접과 배려에 실망시키지 않도록 노력해라.]

청풍; [명심하겠습니다.]

살인객주; [밤이 늦었다.] [내일은 이래저래 바쁠 테니 푹 쉬어 두거라.] 다시 곰방대를 입에 물고

청풍; [할아버지도 편히 주무십시오.] 인사하고.

자기 방으로 들어가는 청풍.

탁! 문이 닫히고

<소주께서 소독을 확실히 해놓으셔서 속하들이 따로 손 쓸 일은 없게 되었습니다.> 누군가의 전음이 살인객주의 귀에 들리고

살인객주; <교대하거나 추가로 투입되는 것들이 있을 수 있다. 일절 배제해라.> 역시 전음으로 말하고

<존명!> 누군가의 대답이 들리고

살인객주; (청풍이가 점점 더 강호의 은원에 깊이 말려들고 있다.) 한숨

살인객주; (노부의 능력으로도 형세를 되돌릴 수는 없고...)

<청풍이 무림의 주재자가 될 운명은 바꿀 수 없는 것 같소이다 제수씨!> 마당에 홀로 남아 곰방대를 물고 있는 살인객주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46>

<-무림맹> 깊은 밤

어느 건물. 어둠에 잠겨있고

창문이 열려있다.

스윽! 소리없이 건물로 날아드는 부엉이. 부엉이라 소리가 안 난다. 발목에 천을 묶고 있고

건물 안에 놓여있는 횃대.

그 횃대에 소리없이 앉는 부엉이

[수고했다.] 여자의 손이 부엉이의 발목으로 다가오고

부엉이 발목에 묶여진 천을 푸는 여자의 손.

스윽! 다시 날아나가는 부엉이. 그 배경으로 침대로 가는 여자. 천을 펼치면서. 육감적인 몸에 얇은 잠옷을 걸치고 있다. 이 여자는 석헌중의 아내다. 물론 지금은 얼굴 보여주지 말고

여자가 다가가는 침대에는 어떤 사내가 반듯하게 누워있다. 위진천이지만 역시 얼굴을 보여주지는 말고

[...] 침대에 걸터앉으며 편지를 읽는 여자

<계획 순조, 후속 조치를 준비할 것> 편지에 적힌 짧은 글

[...] 편지를 내리며 뭔가 생각하는 여자

사내; [무슨 일이오?] 뒤에서 여자의 허리를 끌어안는 사내. 누워있다가 돌아누우며

여자; [아니에요.] 푸스스! 여자 손에서 가루가 되는 편지

여자; [만사가 순조롭다는 전갈이 도착했어요.] 몸을 돌려 사내의 품에 안기고

사내; [당연히 그래야지. 얼마나 오래 심혈을 기울여 진행해온 계획인데...] 여자를 끌어안으며 웃고

여자; [뒷 처리는 제칠마왕(第七魔王)께서 맡으셨으니 뒷탈도 없을 거예요!] 사내 품에 안기며

사내; [제칠마왕의 일처리는 믿을만하지.] 여자의 이마에 키스하고

사내; [그럼 이제 내가 무림맹의 은인이 될 일만 남은 셈이로군.] 여자를 끌어안고 음산하게 웃는 사내

[...] 사내의 품에 안겨 뭔가 고민하는 여자

 

#47>

<-금릉> 이제는 밤이 아주 깊었다. 거의 모든 건물에 불이 꺼져 있고

서림당이 있는 거리. 역시 불빛이 없다. 주점들도 불이 꺼져 있고

뒷골목에는 아랫도리가 발가벗겨진 파락호들이 여기저기 쓰러져 있고

서림당. 역시 어둡고

서림당 안채. 마당에는 빈 탁자와 의자만 놓여있고

청풍의 방. 침대와 탁자, 옷걸이 정도만 있다. 책은 서림당에서 읽을 수 있으므로 책장은 없다. 탁자에는 무림맹 복장인 옷과 치룡퇴가 놓여있고. 검은 수건도 한 장 놓여있다. 입구 건너편에 크지 않은 창문도 있다.

침대에 누워있는 청풍. 이불을 가슴까지 덮고 있고.

눈 감고 있는 청풍.

뎅! 뎅! 뎅! 뎅! 뎅! 멀리서 종치는 소리가 들리고

천천히 눈을 뜨는 청풍.

청풍; (오경(五更;새벽 3-5시)...)

청풍; (밤이 가장 깊어진 시간... 지금쯤이면 경계도 느슨해질 수 밖에 없다.) 누워서 생각하고

청풍; (누군가를 몰래 만나보려면 이때쯤 움직여야한다.) 이불을 걷으며 일어나는데. 몸에 검은색 옷을 입고 있다. 옷을 입은 채 잠이 든 것

탁자로 다가가는 청풍.

검은 수건을 집어서

눈 아래를 가리는 청풍. 뒤로 묶고.

치룡퇴를 허리춤에 꽂고

창문을 열고

휘익! 연 창문을 통해 바람처럼 빠져나가는 청풍

 

서림당을 위에서 본 모습. 청풍이 서림당 안채에서 연기처럼 빠져나오는 청풍

근처 건물 위로 내려서는 청풍

방향을 살펴본 후

슈우! 한 방향으로 날아가는 청풍. 한데

서림당 안채의 다른 창문. 열려있는 창문을 통해 밖을 보고 있는 살인객주. 창가에 놓인 의자에 앉아서 곰방대를 물고 있다.

멀리 멀어지는 청풍의 모습이 보이고

<허락하시면 속하가 소주 뒤를 따라가 보겠사옵니다.> 누군가 전음으로 말하지만

살인객주; [그럴 필요 없다.] 곰방대를 입에 문 채

살인객주; [실수를 할 녀석이 아니고, 만에 하나 실수를 한다 해도 실수에서 무언가를 배울 게다.]

<예...> 누군가의 전음

살인객주; (효과적으로 일을 처리하려면 냉혹하고 비정해지기도 해야 하는데...)

살인객주; (과연 저 녀석이 어디까지 냉정해질 수 있을지 기대가 되는구먼.) 웃고

 

#48>

깊은 밤. 금릉의 뒷골목. 환락가다. 술집, 기루, 주점들이 즐비한 곳

뒷골목 안쪽. 막다른 곳에 음침한 건물이 있다. 입구가 견고해 보이는 문으로 막혀있고. 문 밖에는 의자를 놓고 앉은 파락호들 몇이 졸고 있다.

정문 처마에 <단지회>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단지회 본부는 <투천환일>에 나온 조폭집단 <첩혈당>의 본부를 차용

 

단지회 안쪽. 제법 잘 가꿔진 정원. 화려한 건물이 있다.

건물 내부. 화려한 침실.

침대에 누워 잠든 육지도부 두견충. 상체가 알몸인데 좌우에는 젊은 기녀 두명이 달라붙어 잠들어 있다.

툭! 툭! 두견충의 뺨을 건드리는 칼날

움찔! 깨어나는 두견충

[육지도부 두견충! 깨었으면 눈을 떠라.] 툭툭! 칼로 두견충의 뺨을 때리며 누군가 말하고

두견충; (자객!) 눈을 부릅뜨고 하지만 그 직후

두견충; [!] 눈 부릅뜨며 경악

두견충; (몸... 몸을 움직일 수 없다..) 식은땀

두견충; (어떤 놈이 마혈을 찍었다.)

청풍; [상황 파악이 된 것 같군.] 침대 옆에서 내려다보는 청풍. 물론 얼굴을 수건으로 가리고 있다. 한데 왼쪽 옆구리에 10세쯤 된 소년이 축 늘어져 있다. 잠옷을 입었고

청풍; [데리고 잔 기녀들은 물론이고 이 건물 주변의 모든 인간들은 정신을 잃은 상태다.] [소란을 피워봐야 널 도와줄 인간은 없다.]

두견충; [네놈 누군데...] + [!] 말하다가 눈 부릅

청풍의 옆구리에 끼어 축 늘어져 있는 소년.

두견충; [보... 보옥(寶玉)아!] 사색이 되고

청풍; [두보옥...] [귀한 아들답게 귀한 이름을 붙였더군.] 웃고

두견충; [보... 보옥이에게 무슨 짓을 한 것이냐?] 분노

청풍; [아직까지는 안심해도 된다.] [수혈이 짚여 잠이 든 것뿐이니...]

청풍; [하지만 본좌를 만족시키지 못할 경우 너희 두씨집안은 대가 끊기게 될 것이다.] 슥! 칼을 소년의 목에 대고

두견충; [조... 조심해라!] 기겁

청풍; [네가 화류병에 걸려 더 이상 자식을 못 가지는 몸이 되었다는 걸 알고 있다.] [외아들인 이 아이가 죽으면 영영 대가 끊기게 되는 것이지.] 칼날로 아이의 얼굴을 들어 두견충에게 보여주고. 아이는 세상모르고 잠들어 있다.

두견충; [원... 원하는 게 뭐냐?] 식은땀

청풍; [내일 무림맹 소맹주를 대상으로 꾸미고 있는 계획의 전모!]

[!] 눈 부릅 두견충

청풍; [무슨 소리냐는 둥, 난 모른다는 둥 헛소리는 하지 마라!]

청풍; [본좌는 인내심이 많지 않다.] 다시 칼날을 세워 아이의 목에 대고

청풍; [셋을 셀 동안 결정하지 않으면 외아들의 목이 따이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하나!] 칼날을 아이의 목에 스윽 들이밀고

두견충; [말... 말하겠다.] 다급히 외치고

청풍; (역시 외아들을 이용해서 협박하는 게 효과적이었군.) +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말해라.] 칼을 아이 목에 댄 채로

두견충; (이놈은 아마 이청풍일 것이다.) + [네가 추측하는 대로다.] 분노하며

두견충; (정체를 알았으니 반드시 복수해주마.) + [본좌는 내일 벌어질 진상파의 암살, 아니 납치극에 참여할 것을 제안 받았다.]

청풍; [범인은?]

두견충; [모른다.]

두견충; [그저 말도 안되는 거금을 제시하기에 참가한 것뿐이다.] 곁눈질로 치밀 구석을 보며 말하고

침실 구석에 보물 상자가 하나 놓여있다. 상당히 큰 상자인데 쇠사슬로 묶어 들고 다닐 수 잇게 되어 있다.

청풍; (거짓말은 아닌 것 같군.) 그걸 힐끔 보고

청풍; [진상파의 납치극에 너는 어떤 역할을 맡았느냐?]

두견충; [납치극에 필수적인 인력을 동원하기로 했다.] 체념해서 말하고

청풍; [구체적으로 그 인력이라는 게 누구냐?]

두견충; [모두 세 명인데...] 말하는데

퍼퍽! 청풍의 등 뒤 창문을 뚫고 들어오는 비수 세 자루

청풍; [감히!] 스악! 뒤를 향해 칼을 휘두르고

캉! 캉! 창문을 뚫고 날아든 비수 세 개가 청풍의 칼에 맞아 튕겨나간다. 하지만

가앙! 튕겨진 비수들이 포물선을 그리며 다시 두견충에게 날아들고

청풍; (어검술(馭劍術)?) 스악! 놀라며 칼을 비수들을 향해 휘두르고. 하지만

텅! 텅! 두 개의 비수는 막는다. 하지만

퍼억! 마지막 하나의 비수는 그대로 두견충의 이마에 박힌다.

눈을 부릅뜬 채 죽는 두견충

청풍; (당했다!) 이를 갈며 아이를 침대에 던지며 돌아서고

털썩! 아비 시체 옆에 널브러지는 아이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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