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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양주> 해가 막 뜬 아침.

부둣가. 크고 작은 배들이 수없이 정박해있고. 이미 운하와 강을 오가는 배들도 있고. 배 높이가 낮고 길이는 긴 화물선들이 많다. 사람 태우고 가는 여객선들도 있고

부둣가의 마을. 다닥다닥 붙은 집집마다 굴뚝에서 연기가 나고. 오가는 사람들도 제법 있다.

삐꺽! 그 중 한 집의 문이 열리고. 선원으로 보이는 중년 사내와 수더분한 여자가 나온다. 선원의 이름은 왕팔. 여자는 왕팔의 아내. 찬합이 두 개 겹쳐진 도시락을 천으로 싸서 들고 있다. 윗부분을 쥐고 다닐 있도록 천으로 쌌다.

밖으로 나서며 불안한 듯 주변 두리번거리는 왕팔

왕팔아내; [조심해서 다녀오셔요.] 도시락을 남편에게 내밀고

왕팔; [조심은 무슨... 늘 하는 일이 노 젓는 일인데...] 시큰둥하며 도시락을 받고

왕팔아내; [오늘은 귀한 분을 모시고 금릉까지 가신다고 하셨잖아요?] 눈치 살피며

왕팔; [나 혼자 배 모는 것도 아니니 신경 쓸 거 없어.] 말하며 집 안을 보고

집 안은 원룸식인데 어린 사내아이와 계집아이가 끌어안고 잠들어 있다.

왕팔아내; [율이와 초롱이는 해가 중천에 떠야 일어날 거예요.] 같이 아이들 돌아보고

왕팔; [너무 늦게까지 재우진 말어. 버릇 나빠지니...] 뚱한 표정으로 돌아서고

왕팔아내; [그럴 게요.] 행복한 미소

멀어지는 왕팔

왕팔아내; [잘 다녀오셔요.] 손 흔들고. 하지만

왕팔; (미안하네 임자.) 입술 깨물고

왕팔; (어쩌면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을지도 모르니...) 소리없이 한숨 쉬며 걸어가는데]

<인상 펴! 의심을 사면 만사휴의(萬事休矣;헛수고)니...> 누군가의 전음이 들려 눈을 부릅뜨는 왕팔

사내1; [만에 하나 무림맹의 인간들에게 계획이 들통 나면 어찌 되는지 알지?] 슥! 옆의 골목에서 나와 함께 걸어가며 말라는 음침한 인상의 사내. 손에 왕팔아내가 준비해준 것과 똑같은 도시락이 들려있다.

입술 깨무는 왕팔

사내1; [왕팔(王八)! 넌 단지회가 운영하는 도박장에서 무려 구백 냥의 빛을 졌다.] 나란히 걸어가며 말하고

사내1; [구백냥! 하루 한 냥 벌기도 빠듯한 너로서는 절대 갚을 수 없는 거금이다.] [구백냥이 매일 새끼 치는 이자를 갚는 것도 불가능하니...]

절망적인 표정의 왕팔

사내1; [단지회가 얼마나 악랄한 인간들인지는 너도 잘 알 것이다.]

사내1; [네가 빚을 갚지 못하면 네 마누라와 아이들을 팔아넘기겠지.] [마누라는 사창가로 팔려가고 아이들은 변태적인 취향을 지닌 놈들의 노리개가 될 테고...]

부르르 떨리는 왕팔의 몸

사내1; [생각만 해도 비참한 일이지.] 히죽 웃으며 뒤쪽을 곁눈질

<저렇게 착한 마누라가 사창가를 전전해야한다니...> 아직 집 밖에 서서 보고 있는 왕팔 아내를 배경으로

왕팔; [제발... 제발 그만하시오.] 목소리 죽여 이를 갈고

왕팔; [당신들이 시키는 대로 하면 될 거 아니오?] 눈에 핏발이 서서 사내1을 노려보고

사내1; [그런 각오면 믿을만 하군.] 웃으며 도시락을 내밀고

슥! 서로의 도시락을 바꿔드는 왕팔과 사내1

사내1; [그 찬합을 배 밑바닥과 가장 가까운 곳에 놓기만 하면 되는 일이야!] 왕팔에게 건네준 도시락을 곁눈질하며

사내1; [구백냥 빚을 탕감받는 대가치고는 너무 간단하단 말이지.] 다른 길로 가고

사내1; [하여간 딴 맘 먹을 생각은 하지마.] [널 지켜보는 눈은 어디에도 있을 테니...] 손 흔들며 다른 곳으로 가고

왕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체념한 표정으로 부두로 걸어가고

부두에 화려한 배가 한척 정박해있다. 선실이 달린 배인데 무림맹 무사들이 배를 지키고 있다. 배로 올라가는 선원들을 몸수색하기도 하고. 배로 올라가는 널판 근처에는 탁자도 하나 있다. 탁자 앞에는 중년의 무사가 앉아서 명부를 확인하고 있다. 소매에 띠가 두 개인 동급무사다. 배에는 <武林盟>이라는 깃발이 달려있다.

왕팔; (마누라와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그자들이 시키는 대로 할 수 밖에...) 배로 다가가고

승선을 기다리는 선원들 뒤에 서는 왕팔. 선원들도 도시락을 하나씩 들고 있고

동급무사; [승선해도 좋다.] 탁자 앞에 앉아있는 나이 든 동급무사가 앞쪽의 선원에게

[예 나으리!] 굽신대며 배로 올라가는 발판쪽으로 가는 왕팔 앞쪽 선원

탁자 앞에 서는 왕팔

동급무사; [이름!]

왕팔; [왕팔이라고 합지요.]

동급무사; [왕팔! 왕팔!] 서류를 넘긴다. 서류에는 증명사진만한 초상화와 이름들이 죽 적혀있고

동급무사; [여기 있군.] 어느 폐이지에 멈추는 동급무사.

그 폐이지에 네 명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고. 그 중 하나가 왕팔이다. 초상화 옆에 <船夫 王八>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다.

동급무사가 초상화와 왕팔의 얼굴을 번갈아 보고

긴장해서 억지로 웃는 왕팔

동급무사; [선부(船夫;뱃사공) 왕팔, 용모파기와 일치하는군.] 젊은 무사들에게 고개 끄덕이고

젊은 무사들이 왕팔의 몸을 만져 수색하고. 두 팔 들고 수색 받는 왕팔

[특별한 소지품은 없습니다.] 수색하던 무사 물러서고

동급무사; [승선해도 좋다.]

왕팔; [감사합니다요.] 굽신

발판으로 가는 왕팔.

왕팔; (이 찬합에 뭐가 들었는지는 알 수 없다.) 도시락을 곁눈질하며 배로 올라가고

왕팔; (분명한 건 이 찬합에 든 무언가가 큰 사고를 일으킬 것이라는 점이다.) 배로 올라가고

배 위에서는 선원들이 출항준비로 바쁘다. 돛을 올리기도 하고. 갑판을 청소하기도 하고

[어서 오게 왕팔!] [요즘은 도박장 출입도 안한다지?] [잘 생각했어. 여우같은 마누라와 토끼같은 새끼들 봐서라도 성실하게 살아야지.] 청소하다가 왕팔을 보며 말 건네는 선원들

왕팔; [도박같은 소리 하지도 마. 학을 떼었으니...] 궁시렁대며 선실 쪽으로 가고

[그렇다면 다행이고...] [출항까지는 한 시진 정도 남았지만 청소를 서둘러야해!] 선원들 다시 청소하며 왕팔에게

왕팔; [찬합 아래 선실에 두고 올라오겠네.] 갑판 아래로 이어진 계단으로 가며 말하고

[아래 선실에서 농땡이치지 말고 빨리 올라와.] 계단 내려가는 왕팔에게 말하는 선원 한명

왼손 들어 보이며 계단을 내려가는 왕팔

왕팔; (모두 미안하다.)

왕팔; (어쩌면 살아서 다시 땅을 밟을 수 없을지도 모르니...) 이를 악물며 내려가고

 

#53>

<-금릉> 아침

<-무림맹 금릉지부> 연무장에 백여명의 무림맹 무사들이 도열해있다. 청풍도 중간쯤에 서있고. 청풍의 옆에는 동급사 진패도 서있다. 무사들 앞에서는 독안룡이 뭐라 말하는 중이다. 정씨쌍걸이 독안룡 뒤에 서있고

독안룡; [기밀 중의 기밀이라 직전에야 발표하게 되었다.]

독안룡; [소맹주께서 이곳 금릉까지 암행(暗行)을 오셨다.]

[소맹주님께서?] [선녀나 다름없다는 그분이 무슨 일로 총단에서 이천여리나 떨어진 금릉에...] 웅성대는 무사들.

청풍은 알고 있었지만 내색하지 않고. 목을 천으로 감싸고 있다. 구숙정과 싸우다 다친 상처

독안룡; [강북에서는 양주지부가 소맹주님의 경호를 담당했다.]

독안룡; [하지만 강을 건너오시면 소맹주님의 경호는 전적으로 우리 금릉지부의 책임이 된다.] [이 사실을 명심하고 긴장을 늦추지 마라.]

[존명!] [명심하겠습니다.] 포권하며 대답하는 무사들

독안룡; [이쪽 절반은 부지부장의 지휘로 지부에 남아 대기한다.] [나머지 절반은 나와 함께 포구로 소맹주님을 마중 나간다.] 청풍이 있는 쪽을 보며 말하고

이어 앞장 서서 입구쪽으로 가는 독안룡. 청풍을 비롯한 절반 정도의 무사들이 이열 종대로 그 뒤를 따라간다.

청풍; (드디어 소맹주께서 장강을 건너시는데...) 동료들과 함께 금릉지부 정문쪽으로 걸어가며 생각하고

청풍; (과연 마교는 소맹주를 대상으로 어떤 음모를 꾸미고 있는 것일까?)

 

#54>

금릉 북쪽. 번화한 포구. 수많은 배들이 오가고 있고. 강이 워낙 넓어 건너편 양주까지는 거의 안보인다. 바다같이 넓은 강이다.

포구를 오가던 사람들 힐끔거리고

한쪽에 대오를 맞춰 서있는 무림맹 무사들 오십여 명. 맨 앞쪽에 독안룡이 긴장한 표정으로 서있다. 강쪽을 보고 있고. 청풍은 동료들 사이에 진패와 함께 서있다.

[무림맹이잖아?] [무슨 일로 무림맹 정예들이 포구에 나와 있지?] 지나가는 사람들 수군대고

[귀빈이라도 오는 모양이야.] [일당백인 무림맹 정예들이 저렇게 많이 나와있는 걸 보면 보통 인물은 아니겠어.]

청풍; (불길한 예감이 짙어진다.) 찡그리고

청풍; (거의 확실히 무슨 일이 벌어질 것만 같다.)

그런 청풍을 곁눈질로 보는 진패

청풍; (소맹주가 무사히 장강을 건너오면 다행이지만...) 진패는 신경 쓰지 않고 혼자만의 생각에 잠기고

이어 떠올리는 주칠의 말. #36>의 장면

 

주칠; [단편적이라 내용은 잘 모르겠고...] 생각하며

주칠; [내일, 거사, 소맹주, 강상(江上)등의 단편적인 말만 들을 수 있었습니다요.]

회상 끝

 

청풍; (두견충이 제칠마왕이란 여자와 나눴다는 대화로 미루어보자면 일은 강위에서 벌어질 것이다.) 초조하고

청풍; (유사시에 강물 위를 달려갈 수단을 준비해야한다.) (저 넓은 장강을 경신술을 써서 건너는 건 무리니...) 주변 두리번

포구 여기저기 잡동사니들이 쌓여있다. 부서진 배의 잔해. 물에 떠내려온 나무들.

잡동사니들에 끼어있는 써핑보드같이 생긴 널빤지

청풍; (저 널빤지...) 그걸 보고

청풍; (잘만 쓰면 빠르게 물 위를 달릴 수도 있겠다.) 널빤지를 보고. 진패가 그런 청풍을 보고

진패; [왜?] 말 걸고

돌아보는 청풍

진패; [너 생각이 딴 데 가있는 것 같이 보인다.] 의심

청풍; [잘 봤어요.] 웃고

청풍; [여차하면 장강을 어떻게 건너갈 수 있을까 생각중이었거든요.]

진패; [장강을 건너간다?] 어리둥절

진패; [그럴 거면 배를 타면 되지 않느냐?]

청풍; [그렇기는 한데...] + 독안룡; [오시는 것 같다.] 강쪽을 보며 말하고

청풍과 진패등도 일제히 강쪽을 보고

여전히 강을 오가는 수많은 배들

진패; [저 많은 배들 중 어느 배에 소맹주님이 타고 계신 건지 알 수가 있나?] 손을 이마에 대고 강쪽을 두리번. 청풍도 이마에 손을 대고 있고

청풍; [지부장님 말씀대로 소맹주님 타신 배가 나타났군요.]

진패; [보여?] 놀라 돌아보고

청풍; [예!] 끄덕이며 강쪽을 보고

<무림맹 깃발을 단 큰 배를 네 척의 작은 배가 호위하며 남하하고 있어요> 무림맹 깃발을 단 배. 그 배 앞과 뒤, 좌우로 바이킹 배처럼 여러 명이 노를 젓는 쾌속선들이 함께 오고 있다. 무림맹 깃발을 단 배와 쾌속선 마다 무림맹 복장의 무사들이 서있다.

진패; [청풍이 너 눈 좋다!] [난 여전히 구분이 안되는데...]

청풍; (양주지부에서 소맹주의 경호를 철통같이 하고 있다.)

청풍; (저 정도 경호를 받는 상황에서 누군가 수작을 부리긴 어려울 것 같은데...) 손을 이마에 대고 보며 생각하고

 

#55>

무림맹 깃발을 단 배. 선원들이 돛을 조종하여 배를 움직이고 있고. 그 중에는 왕팔도 주변 눈치 보며 일을 하고 있다. 갑판에는 선원들 외에도 십여 명의 무림맹 무사들이 여기 저기 서서 주변을 경계하고 있다. 선실 바로 앞에는 패소정이 커다란 칼을 짚고 서있다. 열린 선실 안쪽에는 진상파가 의자에 단정하게 앉아있다.

진상파; (심기가 안정되지 않는다.) 가슴을 누르고

진상파; (무슨 일이 벌어질 것 같은데... 나 자신과 관련된 일이라 천기를 읽을 수도 없다.) 미간 살짝 찌푸리고

진상파; (하지만 난 결국 살아서 그 사람을 만나게 될 것이다.) (놀라긴 해도 치명적이 위험은 만나지 않을 테니 너무 불안해할 것 없다.) 심호흡

 

왕팔; (장강을 절반 이상 건너왔다.) 주변에서 일하는 동료들 곁눈질하며

왕팔; (당장이라도 무슨 일이 벌어질 것 같은데...) 식은땀

아무것도 모르고 일하는 선원들. 밧줄을 보거나 돛을 조정하거나. 청소라는 자들도 있고

왕팔; (미리 경고를 해야 할까?)

왕팔; (평생 물질하며 살아온 인생들이다. 대비만 하고 있다면 파선한다 해도 물에 빠져죽지는 않을 것이다.)

왕팔; (아서라!) 고개 젓고

왕팔; (어디에 감시의 눈이 번뜩이고 있을지 모른다.)

왕팔; (내가 배신한 걸 알면 단지회 놈들이 마누라와 아이들에게 손을 댈게 분명하다.)

왕팔; (저 친구들에게 미안하지만 모른 척 해야한다.) 딛고 있는 갑판을 보여주고

 

갑판 아래쪽. 선실이지만 사람은 없고 여러 가지 물건들이 쌓여있다.

물건들 사이에 놓여있는 왕팔의 도시락

끼익! 끽! 흔들리는 배

출렁! 출렁! 도시락 통에서 뭔가가 섞이는 소리. 이어

푸시시! 찬합들 사이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직후

번쩍! 강한 빛이 선실을 휩쓴다.

 

#56>

콰앙! 배를 밖에서 본 모습. 배 중간이 아래에서 위로 폭발한다. 폭발에 휩쓸리는 패소정. 배는 패소정과 선실 사이가 쪼개진다.

[크악!] [케엑!] [아악!] 폭발에 휘말려 날아가는 선원과 무림맹 무사들. 왕팔도 폭발에 휘말려 동료들과 함께 날아가고

폭발에 휘말리며 손으로 입과 코를 가리며 눈을 감는 진상파

 

#57>

[!] [!] 포구에 서있던 무림맹 무사들 경악. 주변 사람들도 경악

콰앙! 강 중간에서 대폭발이 일어난다. 무림맹 깃발을 단 배가 박살이 나고. 그 배를 에워싸고 오던 네 척의 쾌속선은 뒤집어지거나 날아간다.

[저... 저런...] [소맹주님이 타신 배가 폭발했다!] [안... 안돼!] 무림맹 무사들 비명. 독안룡도 눈 부릅뜨고

청풍; (결국 일이 벌어졌다.) 돌아보며 널빤지 있는 쪽으로 달려가고. 진패도 경악하며 강쪽을 보고 있어서 청풍이 널빤지로 달려가는 건 보지 못한다

청풍; (서둘러야한다!) 팟! 달려가서 널빤지를 낚아채는 청풍.

펑! 첨벙! 화르르! 박살나고 불길에 휩싸인 배의 잔해와 사람들이 허공으로 치솟았다가 마구 수면으로 처박히고 있고. 주변 오가던 배들에 탄 사람들 비명 지르고. 아수라장

독안룡; [소맹주님!] 팟! 비명 지르며 강물로 날아간다.

독안룡; [으아아아!] 파파팟! 강물을 찍으며 달려간다. 다른 무림맹 무사들도 허둥대며 강쪽으로 가고. 하지만

퍼억! 얼마 못가 하체가 물로 빠져드는 독안룡

독안룡; [지랄...] 물에 빠지며 허우적. 이어

[으아아아!] 마구 헤엄쳐서 폭발 현장으로 가는 독안룡

[배... 배를 수배하라!] [소맹주님을 구해야한다!] 무림맹의 다른 무사들은 강물로 뛰어들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그때

팟! 널빤지를 들고 무림맹 무사들 사이를 질주하는 청풍.

[청풍아!] [뭐하려고...] 사람들 당황하며 볼 때

핑! 강물 쪽으로 널빤지를 강하게 던지는 청풍.

파앗! 이어 땅을 박차고 날아오르는 청풍.

펑! 수십 미터를 날아서 강물 위로 떨어지는 널빤지

휘익! 그 널빤지를 향해 다리 쫙 벌리고 건너뛰는 청풍.

확 다가오는 널빤지

펑! 그 널빤지 위로 써핑 하듯 내려서는 청풍. 이어

청풍; (공력을 널빤지로 보냈다가 뒤로 밀어내면...) 써핑 자세로 눈 부릅. 직후

펑! 폭발적으로 날아가는 써핑보드 같은 널빤지. <무쌍전설>에서 청풍이 써핑보드 타던 장면을 차용

독안룡; [저... 저놈...] 헤엄쳐 가다가 놀라서 돌아보고. 멀지 않은 옆을 청풍이 바람처럼 미끄러져 가고 있다.

[저... 저...] [저런 방법이 있었구나!] [청풍이가 폭발현장으로 접근한다.] 무림맹 무사들이 청풍을 보며 환호. 이어

[우리도 발판 삼을 것을 타고 따라가자!] [서둘러라!] 주변으로 달려가는 무림맹 무사들. 진패도 끼어있고

이어 잡동사니나, 심지어 수리를 위해 올라와있던 배의 판자를 뜯는 무림맹 무사들.

널빤지를 들고 강으로 달려가는 무림맹 무사들

펑! 첨벙! 널빤지를 던지고

그 널빤지로 날아가는 무림맹 무사들

이어 써핑 하듯 나간다. 물론 개중에는 뒤집어져서 빠지는 놈도 있고

그래도 여러 명이 청풍의 뒤를 따라간다.

 

#58>

강에 떠있는 배들. 모두 무림맹의 배가 폭발한 것을 보고 있다.

배에 탄 사람들 놀라고 당황하여 무림맹의 배가 쪼개지고 불타서 가라앉는 걸 보고 있고

그 중 특히 커다란 배. 그 배의 선실 지붕에 앉아서 무림맹의 배가 폭발한 현장을 보고 있는 구숙정. 면사를 쓰지 않았다. 청풍의 치룡퇴에 당한 손을 붕대로 감고 있다. 옷 속의 허리도 붕대로 감은 모습. 성한 왼손으로는 술잔을 들고 있다. 구숙정 뒤에는 사무라이 분위기의 검객과 온몸이 털로 덮인 늑대인간 분위기의 사내 둘이 앉아있다. <철인전설> 등에 나온 독검사랑과 식인혈랑. 마교 십대마왕의 여덟째와 아홉째다.

화르르! 퍼펑! 폭발한 무림맹 배의 잔해가 맹렬한 불길에 휩싸이고 있고. 주변에는 선원들과 무림맹 무사들이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쾌속선들이 사람들을 구조하려 하고

주변 다른 배에 탄 사람들 놀라고 안타까워 하지만

구숙정; [호호호! 장관이잖아.] 술잔 든 채로 웃고

구숙정; [두견충이 죽어서 계획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예정대로 진행이 되었어.] 술을 마시며

독검사랑; [어떻게 손을 썼기에 저 큰 배가 일거에 박살이 난 거요?]

구숙정; [여덟째도 폭염신액(暴炎神液)이라는 이름은 들어봤겠지?]

독검사랑; [화기 제작으로 유명한 벽력당(霹靂堂) 비전의 액체 폭약 아니오?] [한 모금 정도의 양만 써도 집채만한 바위를 깨트릴 수 있다는...]

구숙정; [그걸 찬합으로 위장한 용기에 넣어 무림맹의 배에 반입시킨 거야.]

독검사랑; [옳거니! 단지회를 이용해서 도박 빛을 진 선부 놈을 포섭한 이유가 그거였소.] 손뻑 치고

구숙정; [폭염신액은 충격에 약해.] [그래서 배가 흔들릴 때마다 섞이고 마찰이 일어나면서 발화점에 가까워지게 되어 있어.]

구숙정; [이윽고 발화점에 이르면 대폭발을 일으키는 거지.]

독검사랑; [기막힌 계획이긴 한데...] [진상파를 납치하는 게 목적 아니었습니까?]

구숙정; [무림맹 배의 선실은 경호를 위해 튼튼하게 만들어졌어.] [갑판 아래쪽에서 폭발이 일어나도 선실 자체는 부서지지 않을 거야.]

구숙정; [선실 안에만 머물러 있었다면 폭사를 면할 수 있다는 얘기지.]

독검사랑; [거기까지 생각하셨구려.]

구숙정; [지금 강물 속에는 교룡채(蛟龍寨)의 물귀신들이 대기하고 있어.] [수공에 뛰어난 그놈들이 물에 빠진 진상파를 확보해서 약속된 장소로 데려갈 거야.]

구숙정; [그곳을 막내가 습격해서 진상파를 구할 테고...] [그럼 무림맹 차기 맹주 자리는 막내에게 떨어지겠지.]

구속정; [무림맹을 싸우지 않고 우리 마교가 집어삼키는...] + [!] 말하다가 눈 부릅

[와아!] [잘 한다!] [저게 누구야?] 주변 배에서 환호성. 사람들이 무언가를 보며 손가락질하고 있고. 이어

촤아! 써핑보드같은 널뻔지를 타고 폭발한 무림맹 배로 접근하는 청풍

구숙정; [저 새끼!] 분노하며 벌떡 일어나고. 그러다가

찌끈! 치룡퇴에 갈비뼈 부러진 허리에서 느껴지는 통증

구숙정; [아!] 오만상 쓰며 비틀.

독검사랑; [누님! 혹시 저 놈이...] 눈 번뜩이며 청풍을 보고

구숙정; [새벽녘에 날 물 먹인 그놈이다.] [무림맹 동급무사 이청풍!]

독검사랑; (겨우 동급무사에게 당했냐고 비웃었는데...) 청풍을 보며 눈 번뜩. 청풍은 이제 침몰하고 있는 배에 거의 다 다가갔다.

<최상의 경신술인 등평도수(登萍渡水)를 저렇게 간단히 구사하고... 절대 얕볼 상대가 아니다.> 촤아! 침몰하는 무림맹 배 근처에 이르러 널빤지를 멈추게 하는 청풍.

화르르! 콰콰! 불길에 휩싸이며 침몰하는 두 쪽 난 배. 주변에는 시체와 배의 잔해들이 떠있고

청풍; (멀리서 본 것보다 훨신 심각한데...)

청풍; (이 정도 폭발에 휘말리고도 무사했을지 의문이다.) 생각할 때

패소정; [푸하!] 물 속에서 확 상체를 내밀고. 얼굴에도 화상을 입었다.

돌아보는 청풍

패소정; [소맹주님! 소맹주님!] 배의 잔해를 부여잡고 울부짖고. 눈이 잘 안보인다.

청풍; (소맹주 측근 같은데 내상이 심하다. 얼굴도 다쳤고...) + [소맹주님은 어찌 되셨습니까?] 다가가고

눈 찡그리며 경계하는 패소정. 그러다가

청풍의 소매에 새겨진 두 줄의 선

패소정; (본맹의 동급무사로구나!) + [선실과 함께 가라앉으셨다!]

패소정; [난 눈이 성치 않아서 확인할 수가 없다.] [네가 일대를 수색해다오!]

청풍; [그럽시다!] 발로 널빤지 앞 부분을 누르고. 그러자

촤아! 널빤지 뒤가 들리며 청풍의 몸은 수직으로 물 속으로 확 들어간다.

삽시에 사라지는 청풍.

패소정; [죄송... 죄송해요 소맹주님!] [제가 못 나서 이런 일이 벌어졌어요.] 울고. 그,런 패소정에게 다가오는 쾌속선

[소저! 도와드리겠소이다.] [배로 올라오시오!] 다가와서 패소정의 팔을 양쪽에서 집아 끌어올리는 쾌속선의 선원들과 무사들

패소정; (천지신명이시여!) 쾌속선 끌려올라가며 울고

<제발 소맹주님을 지켜주시옵소서.> 쾌속선으로 올려지는 패소정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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