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2. 20. 09:46 와룡강의 만화 시나리오/낭중지추
[낭중지추] 2화
#11>
시험관1; [벽세천! 네가 지금 무슨 말을 했는지 자각하고 있긴 한 것이냐?] 엄한 표정으로 노려보고. 다른 시험관들도 노려보고
벽세천; [물론입니다.] 거만
벽세천; [제 말을 믿기 어려우시면 이가놈의 몸을 수색해보십시오!] [분명 부정의 증거를 숨기고 있을 것입니다.] 청풍에게 삿대질하고
시험관1; [이청풍! 자네 의견을 말해보게.] 청풍에게
청풍; [먼저 여러 사부님들의 심기를 어지럽히게 된 점, 사과드립니다.] 포권하고
청풍; [하지만 소생은 이번 향시에 어떤 결과도 바라지 않고 응시했음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청풍; [그저 지금까지 홀로 공부해온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싶었을 뿐입니다.]
끄덕이는 시험관들
벽세천; [그렇게 떳떳하면 몸수색에 응해라.] 비웃고
청풍; [못할 것도 없지.] 한숨
청풍; [사부님들께서 저의 결백을 증명해주시기 바랍니다.] 시험관들에게
시험관1; [그렇게 하지.] 다른 시험관들에게 고개 짓을 하고
두 명의 시험관이 일어나고
시험관들; [결례를 하겠네.] [속상하더라도 잠시만 참아주게.] 다가와 청풍의 몸을 뒤지고. 헌데
후둑! 툭! 청풍의 저고리에서 두 개의 돌돌 말린 종이가 떨어진다. 도장 정도 크기
시험관들 눈 부릅
벽세천; [그거요!] 신나서 삿대질
벽세천; [저 놈이 답안 작성 중에 그걸 몰래 펴보는 걸 보았습니다!] 득의만면해서 웃고
찡그리는 청풍. 몸 수색 하던 시험관들이 몸을 숙여 종이 만 것을 집어들고 있고
주문충은 조마조마한 표정이고
#12>
[저럴 수가!] [이청풍의 옷에서 무언가 떨어졌다.] [정말 부정행위를 한 건가?] 시험관들이 종이 만 것을 풀어 읽는 모습 보며 사람들 놀라고
#13>
종이를 펴서 읽으며 굳어지는 시험관들. 이어
그걸 시험관1에게 건네주는 시험관들
다른 시험관들과 함께 종이의 내용을 읽는 시험관1
[허어! 이런 괘씸한...] [오늘 출제 문제에 대한 예상답안 아닌가?] [용케 이런 걸 준비했군.] 시험관1과 함께 종이를 읽는 시험관들 분노하고
청풍; (그렇게 된 거였군.) 한숨 쉬며 그걸 보는 청풍.
청풍; (저 작자가 축하하는 척 하며 내 품속에 예상답안을 넣었겠지.) 주문충을 흘깃 보고. 주문충은 딴전을 부리고 있고. 주문충이 과장되게 자기 팔을 잡으며 축하하던 장면이 청풍의 머릿속에 떠오른다.
청풍; (소인배들의 꾀는 대비하기 어렵다는 옛 말이 사실이었구나.) 쓴웃음. 그런 청풍을 흘겨보며 좋아 죽으려는 벽세천
벽세천; (이가야! 네놈은 끝난 거다.)
벽세천; (관부에서 주관하는 과거에서 부정을 저지른 게 들통 났으니 평생 응시는 못하게 될 것이다.)
벽세천; (응시를 못할 뿐 아니라 감옥에 쳐박혀 엄한 벌까지 받을 테고...)
시험관1; [이청풍!] [이 건에 대해 할 말이 있으면 해봐라.] 종이를 흔들며
청풍; [여러 사부님들께 이청풍이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부디 허락해주십시오.] 포권하고
시험관1; [허락하마.]
청풍; [사부님들께서도 잘 아시겠지만 세상에는 똑같은 필체란 존재하지 않는 법입니다.]
주문충; (아차!) 기겁
벽세천; (이런...) 굳어지고
[그렇지!] [필체는 지문 같아서 서로 다를 뿐 아니라 완벽하게 흉내 내는 것도 불가능하지.] 시험관들 끄덕
청풍; [그 예상 답안지라는 것의 필체와 소생이 제출한 답안의 필체를 비교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러고 보니...] [허어! 이런...] [어떻게 봐도 동일인의 필체가 아니로구먼.] 예상답안과 책상에 놓인 종이를 비교하며 놀라는 시험관들
벽세천; [다... 다른 자가 예상답안지를 작성했을 수도 있습니다.] 급히 반론하지만
시험관1; [그 입 다물라!] 버럭! 고함
움찔하며 시선 피하는 벽세천
고개 저으며 한숨 쉬는 벽세경
시험관1;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이 건을 조사할 것이다.] [만일 무고를 획책한 자가 있다면...] 말을 끊으며 벽세천과 주문충을 번갈아 보고
긴장해서 숨도 못 쉬는 주문충.
얼굴 이지러지는 벽세천
시험관1; [국법을 어기고 황상의 심기를 어지럽힌 죄로 처단할 것이다.] 살벌
주문충; (일... 일 났다.) 사색이 되고
벽세천; (젠장!) 이를 악물고.
시험관1; [이청풍! 벽세천, 주문충!]
청풍; [하교하시지요.] 포권
벽세천과 주문충도 눈치를 보고
시험관1; [사안의 전말이 밝혀질 동안 금릉에 머물며 근신하라.] [만에 하나 금릉을 벗어나면...] 살벌
모두 긴장. 장내의 다른 응시생들도
시험관1; [죄를 지어 도피한 것으로 간주하겠다.]
청풍; [명심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벽세천과 주문충도 고개 숙이고
시험관1; [금번의 향시는 이것으로 파하겠다.] 선언하며 돌아서고. 시험관들도 일어나 돌아서고
청풍; [원로에 노고가 많으셨습니다.] 돌아서서 가는 시험관들에게 고개 숙이고
그런 청풍을 노려보며 돌아서는 벽세천. 주문충도 청풍의 눈치를 돌아서고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사람들. 벽세천과 주문충도 서둘러 입구로 가고
청풍; (입맛이 쓰구나.) 돌아서며 쓴웃음
입구로 몰려가는 응시생들. 그 중에 벽세천과 주문충도 보이고
청풍; (할아버지 말씀을 들을 걸 그랬다.) 입구로 가며
<재능을 드러내면 반드시 질시하는 자가 생길 테니 도광(韜光;재능을 숨김)만이 보신(保身)의 방책이라 하신...> 응시생들 맨 뒤에서 입구로 가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14>
금릉부 밖. 구경꾼들 흩어지고. 응시생들도 흩어진다. 일부 응시생들은 마차에 타고 있다.
마차들 줄 가장 화려한 마차. 두 필의 말이 끄는 마차고. 지붕에 <黃金錢莊>이라 적힌 깃발이 걸려있다. 마부석은 비어있다. 마부는 마차의 입구에 서있는데 눈빛이 날카롭다. 이자의 이름은 필곤. 상당한 고수.
그 마차로 오는 벽세천. 오만상. 거친 발걸음. 오가던 사람들 겁에 질려 급히 비키고
말없이 고개 숙여 벽세천을 맞이하는 마부
벽세천; [집으로 간다.] 다가오며 퉁명스럽게.
마부; [예!] 덜컹 마차의 문을 열어주고
벽세천; (죽일 놈!) 청풍을 떠올리며 이를 부득. 마차에 탄다. 한데
[!] 마차 안으로 들어서다가 눈 부릅
마차 안에 이미 누군가 타고 있다. 마차 안에는 마주 보는 의자가 놓여있는데 마부석을 바라보는 자리에 누군가 다리를 꼬고 팔짱을 낀 채 앉아있다. 눈빛이 살벌한 여자다. 벽세경이지만 얼굴을 아직 보여주지 말고
벽세천; [누... 누나!] 억지로 웃으며 맞은 편 의자에 앉으려 하고
탁! 밖에서 문을 닫는 마부
마차 안. 벽세천이 벽세경과 마주 앉으며 눈치를 본다. 여전히 벽세경의 보 모습은 보여주지 말고
벽세천; [누... 누나가 마중 나올 줄은 몰랐어!] 억지로 웃는데
짝! 벽세천의 뺨을 후려치는 벽세경. 얼굴이 홱 돌아가는 벽세천
벽세천; [왜 이래 누나!] 화가 나서 고개 홱 돌리며 노려보지만
짝! 이번에는 반대쪽의 뺨을 후려치는 벽세경
벽세천; [아이쿠!] 이번에는 세게 맞아서 옆으로 쓰러지는 벽세천
혀를 차며 말 고삐를 잡는 마부. 마부석에 올라와 앉았다.
마부; [이랴!] 고삐를 치고
움직이기 시작하는 마차
다시 마차 안.
벽세천; [대체 왜 이러는 거야?] 억울한 표정으로 벌떡 일어나며 뺨을 만지고. 입이 터져 피가 흐른다. 코에서도 피가 흐르고
벽세경; [몰라?] 슥! 몸을 앞으로 숙이고
벽세경; [네놈이 뭔 짓을 했는지 아직도 모르겠어?] 콱! 벽세천의 멱살을 부여잡아 당기며 이를 갈고. 벽세경의 얼굴 처음으로 보여주고
벽세천; [누... 누나!] 상체가 앞으로 당겨진 채 주눅이 들고
벽세경; [우리 집안이 아무리 부유하다 해도 관부, 황실에 밉보이면 하루아침에 멸문지화를 당할 수도 있다는 걸 몰라?] 얼굴을 들이밀며 고함. 배경으로 나레이션. <-벽세천의 누나 벽세경(碧世鏡)>
벽세천; (다 알고 있었구나.) + [미... 미안해 누나.] 눈치 보며
벽세경; [멍청한 놈 같으니...] 확! 벽세천을 밀어버리며 원래 자리에 돌아가고
털썩! 원래 자리에 패대기쳐지듯 앉는 벽세천
벽세경; [우리 집안은 돈놀이가 업이다.] [필연적으로 남을 속이고 갈취해야만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벽세경; [다만 그 어떤 경우라도 들키거나 혐의를 받게 되면 안된다!] [그게 돈놀이의 철칙이고 필수요소인 것이다.]
벽세천; (내가 이청풍을 무고한 걸 탓하는 게 아니라 제대로 무고 하지 못한 걸 탓하는구나.) 깨닫고
벽세경; [어설프게 설계해서 자칫하다가는 집안에 불똥이 튈 뻔하게 만들고...] 노려보고
벽세천; [잘못했어! 앞으로는 실수하지 않을게.] 주눅 들어 눈치 보고
벽세경; [함정을 파려면 이중 삼중으로 파! 그래야 네가 판 함정이라는 게 들킬 가능성이 줄어드는 거야.]
벽세천; [명심할게.] 눈치 보며
벽세경; [덜 떨어진 놈 같으니...] 혀를 차고
눈치 보는 벽세천. 입과 코로 피를 흘리고 양쪽 볼이 벌개졌다.
벽세경; [이리 와!] 두 팔 벌리고. 한숨 쉬며
벽세천; [응...] 벽세경에게 건너가
벽세경의 품에 안기는 벽세천
벽세경; [오늘 일을 교훈으로 삼아서 더 지혜롭고 더 교활해져야한다.] 품에 옆으로 안긴 벽세천의 입과 코의 피를 닦아주고. 둘은 열살 정도 나이 차이가 난다.
벽세경; [그래야 독사같고 전갈같은 그 여자의 독수에서 살아날 수 있어.] 어떤 여자를 떠올리며 이를 갈고. 그 여자는 벽세천과 벽세경 남매의 양모다. 두 남매의 친모는 죽었다.
#15>
이제 해가 졌다.
금릉의 번화가. 등불이 걸리기 시작하고
그곳으로 오는 청풍. 등에 배낭 같은 걸 지고 있다.
[이공자! 과거 잘 보았는가?] [당연히 장원했겠지?] 가게 사람들 청풍에게 말 걸고
손들어 보이며 웃기만 하는 청풍
[정말 과묵해!] [원래 똑똑한 수재들은 말이 적은 법이야.] [똑똑한 데다가 잘 생기기도 하고...] [어느 집에서 사위로 데려갈지 부럽구만.] 청풍의 뒷모습 보며 감탄하는 사람들
번화가의 어느 가게. 서점이다. 상당한 규모. 입구에는 <書林堂>이라는 간판이 걸려있고. 가게 안팍에 책이 가득 쌓여있다. 가게에는 입구가 두 개다. 넓직한 서점의 입구. 그 옆에 쪽문이 있다. 살림집으로 통하는 문이다. 쪽문 앞에 후덕한 인상의 중년여인이 서서 거리를 살펴 보고 있다. <투천환일> 등 다른 작품에 나오는 유모 캐릭터. 몸매가 넉넉하고 정이 많게 생겼다. 하지만 사실은 대단한 고수다. 살인상단의 십대살수 중 한명. 별호는 모야차 손이낭
손이낭의 눈 반짝
사람들에게 손 인사 하며 다가오는 청풍
손이낭; [왔네.] 안도하고. 그때
청풍; [다녀왔어 유모.] 머쓱한 웃음 지으며 다가오고.
손이낭; [어서 오세요 도련님.] 다가가며 손을 내밀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이청풍의 유모 손이낭(孫二娘)>
손이낭; [어떠셨어요 오늘 치룬 과거시험은?] 청풍이 지고 있는 배낭을 벗기며
청풍; [그냥 그랬어.] 으쓱하며
청풍; [할아버지는?] 서점 쪽의 문을 보며
손이낭; [기다리고 계셔요. 들어가 보세요.]
청풍; [응...] 서점으로 들어가고
손이낭; [저녁 다 되어가니 손만 닦고 오세요.] 옆의 쪽문으로 들어가며
손들어 보이며 서점으로 들어가는 청풍
서점 내부. 책꽂이들이 죽 늘어서 있다. 천장까지 닿는 책꽂이 마다 책이 가득. 천장에 등이 걸려있어 아주 어둡지는 않고
책장들 사이를 지나가는 청풍
책장들이 끝나고 좀 넓은 공간이 나타난다. 서재같은 분위기. 큼직한 책상이 중앙에 있고. 의자가 두 개 놓여있다. 입구 건너편 의자에 한 노인이 앉아서 무언가 쓰고 있다. 살인객주다. 15년 동안 상당히 늙었다. 다른 작품의 살천인조 모습이 되어 있다.
청풍; [다녀왔습니다 할아버지.] 눈치 보며 책상으로 다가가고
살인객주; [오냐.] 고개를 천천히 들고. 살인객주임을 보여주고
청풍; [죄송합니다.] 눈치 보며 맞은편 의자에 앉고
살인객주; [할애비에게 사과부터 하는 걸 보니 험한 일을 겪었겠구나.] 혀를 차며 붓을 내려놓고
청풍; [속 좁은 어떤 놈이 되도 않는 무고를 하더군요.] 쓴웃음
청풍; [다행히 우문(宇文)학사께서 명철(明哲)한 분이시라 누명을 쓰진 않았습니다.]
살인객주; [우문술은 현자지.] [한림원의 학사들 중에서도 몇 손가락에 드는 학식의 소유자이기도 하고...]
청풍; [그분 덕분에 혐의는 벗었지만...]
청풍; [할아버지가 왜 도광하라하셨는지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다시 고개 숙이고
살인객주; [얻는 바가 있었다면 되었다.]
청풍; [예...]
살인객주; [네 어미와 아비가 어떤 일을 겪었는지는 아직 말해줄 때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네 어미가 할애비에게 했던 부탁만은 다시 한 번 들려주마.]
살인객주; [네가 세상의 시비에 휘말리지 않고 평온한 삶을 살게 해 달라!] [이것이 네 어미가 남긴 유언이었다.]
침통한 표정이 되는 청풍.
살인객주; [자신을 세상에 드러내지 않고 사는 건 실로 어려운 일이다.]
살인객주; [특히 너는 남다른 재능을 타고 났다.] [보통의 인간은 백번을 읽어도 깨우치지 못하는 이치를 일별(一瞥)로 터득하고...]
살인객주; [남이 일 년 걸릴 노력을 너는 일각에 해치우기도 한다.]
살인객주; [이런 재주를 숨기며 사는 건 실로 어렵고도 어려운 일이다.]
살인객주;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는 도광(韜光)! 이 한마디를 늘 명심해야한다.] [그게 네 어미가 남긴 유언을 지키는 일이니...]
청풍; [명심하겠습니다.]
살인객주; [그만 안채로 가봐라.] [손이낭이 네게 주려고 성찬을 준비하는 것 같더구나.] 다시 글을 쓰려 하고
청풍; [할아버지도 함께 드시지요.]
살인객주; [입맛이 없구나. 아직 정리해야할 일이 남아있기도 하고...] 글을 쓰며
청풍; [그럼 먼저 들어가겠습니다.] 일어나고
살인객주; [오냐.] 글을 쓰고
옆의 쪽문을 열고 나가는 청풍.
쪽문 안쪽은 작은 마당. 마당에 놓인 탁자에 손이낭이 음식을 늘어놓다가 돌아본다. 마당을 중심으로 부엌과 방 두칸이 있다.
탁! 다시 닫히는 문
살인객주; [낭중지추(囊中之錐)... 낭중지추...] 탄식하고
살인객주; [주머니 속의 날카로운 송곳은 반드시 밖으로 뚫고 나오는 법!]
살인객주; [아무래도 제수씨의 유언은 지켜드리기 어려울 것같구나.] 죽어가며 유언하던 노경주를 떠올리고
#16>
밤. 금릉의 주택가. 평범한 주택가다.
어느 집. 담장 안에 세채의 건물이 있는 집이다. 밤이 깊어 불은 켜져 있지 않다.
그 중 한 건물
건물 내부. 침실 겸 서재. 책장에 책이 가득
책장 사이에 놓인 침대. 주문충이 잠들어 있다.
음냐 음냐! 배를 긁으며 자는 주문충
쿡! 쿡! 그런 주문충의 옆구리를 찌르는 칼집에 든 칼
주문충; [아 뭐야?] 짜증내며 칼집을 손으로 치고
주문충; [알아서 일어날 때까지 깨우지 말라고 했잖아.] 오만상 눈을 뜨고. 그러다가
[!] 눈 부릅. 턱! 목에 걸쳐지는 칼집에 든 칼
주문충; [누... 누구?] 기겁
벽세경; [큰 소리 내면 영원히 재워버리는 수가 있다.] 쿵! 칼집에 든 칼로 주문충의 목을 누르고 내려다보는 여자. 복면을 쓰고 있지만 벽세경이다.
주문충; [누... 누구십니까? 왜 내게 이러시는 거고?] 겁에 질려 벽세경의 눈치를 보고
벽세경; [내가 누군지는 알 거 없고...] 슥 칼을 주문충의 목에서 떼고
벽세경; [살고 싶다면 순순히 따라와라.] 문쪽으로 가고
주문충; [영... 영문은 알아야 따라가든 말든 할 거 아닙니까?] 겁에 질려 일어나면서도 할 말은 하는데
벽세경; [네놈이 오늘 낮 향시에서 한 짓을 알고 있다.] 돌아보고
[!] 눈 부릅. 자신이 청풍의 품에 종이 만 것을 몰래 넣던 장면 떠올리고. 이어
시험관1;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이 건을 조사할 것이다.] [만일 무고를 획책한 자가 있다면...] 말을 끊으며 벽세천과 주문충을 번갈아 보고
시험관1; [국법을 어기고 황상의 심기를 어지럽힌 죄로 처단할 것이다.] 살벌
회상 끝
주문충; [혹시... 황금전장에서 보내신 분이십니까?] 겁에 질려 침대에서 내려오고
벽세경; [그 주둥이...] 문을 열다가 돌아보고
주문충; [흡!] 급히 입을 손으로 틀어막고
벽세경; [올리면 안되는 말을 입에 올리면 제 명에 못 죽을 수도 있다.] 문을 열고 나가고
주문충; [예...] 겁에 질려 따라 나가고
주문충의 집을 밖에서 본 모습. 문이 조금 열려있고. 문 밖에 마차가 한 대 서있다. 창문이 없는 상자 형의 마차. 마부석에는 얼굴에 면사를 쓴 마부가 앉아있다. 황금전장의 마부 필곤이다.
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나오는 벽세경.
이상 없다는 표시고 고개 숙이는 필곤
벽세경; [나와도 좋아.] 문 안을 향해
주문충이 겁에 질려 나온다.
벽세경; [타라!] 마차 문을 열고
벽세경; [이 마차가 널 천리 밖으로 데려가줄 것이다.]
벽세경; [가는 곳에 새로운 신분과 먹고 살만한 재물을 준비해두었다.] [그곳에서 최소한 오년은 지내다가 돌아와라.]
주문충; [부... 부모님에게 작별인사라도...] + [!] 말하다가 기가 죽고
복면 속에서 노려보는 벽세경의 눈빛이 강렬하다.
주문충; [죄... 죄송합니다.] 겁에 질려 허둥지둥 마차에 오르고
탁! 문을 닫아주는 벽세경. 이어
벽세경; [데려다주고 와.] 필곤에게
필곤; [예!] 고개 숙이고
마차 고삐를 채는 필곤. 이어
따각 따각 멀어지는 마차
그걸 보며 복면 윗부분을 잡는 벽세경
슥! 복면을 벗는 벽세경.
그러자 드러나는 벽세경의 얼굴
벽세경; [세천이가 매수한 주문충이 사라지면 향시에서 벌어진 소동도 유야무야될 테고...]
벽세경; [만일을 대비해서 이청풍의 입만 단속해두면 되겠지.] 스산하게 웃는 벽세경
#17>
와룡강입니다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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