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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4.03.24 [낭중지추] 35화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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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

<-무림맹> 깊은 밤. 건물마다 불이 대부분 꺼져 있고. 방범등만 여기저기 밝혀져 있다. 짝을 지어 순찰 도는 무사들도 간간이 보이고

크고 단순한 건물. 창고다. 창고 문은 닫혀있고. 지키는 사람은 없다.

<倉庫>라는 간판이 단힌 문 위쪽의 처마에 붙어있다.

 

창고내부. 어둑한 데 각가지 물건들이 정돈되어 있다. 한쪽에 쌓여있는 술통들. 그 중 하나의 마개를 열어서 냄새를 맡는 사람

그 사람 크로즈 업. 장세명이다.

마개 열린 술통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는 장세명

[...] 무언가 생각하며 고개를 들고

장세명; (의심했던 것과는 달리 술이 들어있긴 한데...) 무언가

장세명; (술 냄새에 무언가 이질적인 것이 섞여있다.) (아리고 매케한 이 냄새는 분명 맡아본 적이 있는데...) 생각하다가

[!] 오싹 소름이 돋는 장세명

장세명; (화약(火藥)?) 다시 마개를 빼낸 술통 구멍에 얼굴을 들이밀고

장세명; (틀림없다!) 킁! 킁! 냄새를 더 강하게 맡으며

장세명; (이 술통의 술에는 다량의 화약이 섞여있다.) 경악하며 얼굴 들고

장세명; (술이 모두 증발되어버릴 경우 술통 안에는 화약 성분만 남게 될 테고...) 주변의 술통을 돌아본다.

장세명; (이 술통들에 들어있는 화약의 양이라면 족히 작은 산 하나라도 무너트릴 수 있을 것이다.)

장세명; (대체 벽력당은 무슨 목적으로 대량의 화약을 무림맹에 들여보낸 것인가?) 다시 술통의 마개를 끼워넣고

장세명; (뇌화영...) 뇌화영을 떠올리며 마개를 꼭 막고

장세명; (그 여자를 만나봐야겠다.) 굳어진 얼굴로 돌아선다

 

#173>

<-군자단> 무림맹의 다른 곳. 위진천의 거처인 군자단. #153>에 나왔었음. 밤이 깊어 건물에는 불이 모두 꺼져있고. 경비 서는 무사들도 없다.

어느 건물. 청풍이 뇌화영을 강간했다고 누명을 쓴 그 건물. 창문은 닫혀있고

스윽! 건물 근처 나무 아래 나타나는 장세명.

장세명; (뇌화영의 침실...) 건물로 다가가고

장세명; (불이 껴져 있는 걸 보면 잠이 든 것 같군.) 가까이 다가가고. 직후

장세명; (일단 기척을 내서 깨운 후에 추궁을 해봐야....) + [!] 생각하다가 눈 부릅뜨는 장세명

[아흑! 하악!] 건물에서 나는 야한 소리

장세명; (이게 무슨...) (대공자는 내상을 치료하기 위해 연공관에서 폐관중이거늘...) 경악

장세명; (뇌화영! 그 계집이 누굴 침실로 불러들인 것인가?) 부르르 분노로 떨고

[하악! 공... 공자님! 제발 그만... 끄윽!] [흐흐! 내숭을 떨긴... 함께 즐기는 주제에...] 야한 소리들이 흘러나오고

장세명; (사내의 목소리가 귀에 익다.) 눈 부릅

장세명; (설마... 설마 뇌화영은 내가 생각하는 그자와 붙어먹고 있는 것인가?) 이를 갈고

이어지는 야한 소리들

장세명; (쳐들어가서 탕부탕녀를 박살내고 싶다만... 일단 지켜보자.) 뒷걸음질치고

슥! 나무 그늘에 숨는 장세명

 

#174>

무림맹의 다른 곳을 보여주고. 시간이 지났다.

다시 뇌화영의 침실

덜컹! 문이 열리고

만족한 표정으로 밖으로 나오는 위진천

위진천; [내일 또 봅시다 형수님!] 히죽 웃으며 돌아보고

열린 문 안쪽. 어둑한 침실. 어떤 여자가 엎드려 있다. 잠옷 차림의 야한 모습이고. 물론 뇌화영이다.

히죽 웃으며 문을 닫는 위진천

만족한 표정으로 건물 앞을 떠난다.

멀어지는 위진천. 그걸 나무 그늘 아레 숨어서 노려보는 장세명

장세명; (죽일 놈!) 위진천의 뒷모습 노려보며 이를 갈고

<교활한 수법으로 맹주 자리를 차지하더니 대공자의 아내까지 건드려?> 만족한 표정으로 월동문을 나가는 위진천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장세명; (온갖 전횡을 저질러 무림맹의 분위기를 망친 것까지는 참아왔다.) 숨어있던 나무 그늘에서 나오고

장세명; (하지만 형수라고도 할 수 있는 대공자의 아내를 유린한 패륜은 용서가 안된다.) 위진천이 사라진 곳을 보며 건물쪽으로 간다.

장세명; (원로원에 보고하여 저 악귀를 맹주 자리에서 끌어내려야만 한다.) 결의에 찬 표정

장세명; (그 전에 확인해둘 일이 있고...) 건물로 간다.

 

#175>

건물 내부. 어둠 속에 뇌화영이 침대에 엎드린 자세로 누워있다. 팔에 얼굴을 얹고 있는데 눈에서 눈물이 흐른 자국이 있다.

뇌화영; (죄송해요 상공. 죄송해요.) 소리 죽여 울고

뇌화영; (하지만 피붙이들을 살리기 위해서는 이럴 수 밖에 없었답니다.) 이불 움켜쥐며 울고. 바로 그때

덜컥! 문이 열리는 소리

움찔하는 뇌화영

누군가 침실로 들어와서

탁! 다시 문을 닫는다.

뇌화영; [정말 너무하시는군요.] 비참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며 돌아보고

뇌화영; [그렇게 괴롭히고도 만족을 못하신 건가요?] 돌아보며 화를 내려다가

[!] 경악하는 뇌화영

쿵! 문간에 서있는 건 위진천이 아니라 장세명이다. 어둠 속이지만 알아볼 수 있고

뇌화영; [총.... 총관닙!] 기겁. 경악하며 급히 일어난다. 이불로 앞을 가리면서

뇌화영; [이게 무슨 짓이에요? 야심한 중에 아녀자의 침실에 무단히...] 화를 내려다가 눈 치뜨고

문간에 서서 침통한 표정으로 노려보고 있는 장세명

뇌화영; (내... 내가 위진천과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버렸어!) 절망하며 주저앉고

슥! 문간에서 침대 쪽으로 걸어오는 장헤명

뇌화영; (다 끝났다!) 손을 이불 아래로 밀어 넣고

[!] 다가오다가 눈 부릅 장세명

다시 꺼낸 뇌화영의 손에 비수가 들려있고

뇌화영; (더 수치를 당하기 전에 죽자.) 비수를 두 손으로 거꾸로 쥐어 목을 찌르려 하고. 하지만

퍽! 레이져같은 빛이 날아들어 뇌화영의 두 손 중 한쪽의 손목을 강하게 찍고.

뇌화영; [악!] 툭! 손이 풀리면서 비수를 떨구는 뇌화영

다가오며 손가락을 튕긴 자세인 장세명

털썩! 비수는 이불 위에 떨어지고

뇌화영; [제발...] 애절하게 애원하고. 손목을 움켜잡으면서

뇌화영; [이대로... 이대로 죄 많은 삶을 끝내게 해주세요.] 울며 애원

장세명; [굳이 죽겠다면 말리지 않겠소.] 멈춰서며 침통하게

장세명; [다만 죽을 때 죽더라도 한을 남기지는 마시길 바라겠소.] 강렬한 눈빛

뇌화영; (변명할 기회를 주겠다는...) 깨닫고 파르르

말없이 기다리는 장세명

뇌화영; [총관님 말씀이 맞아요.] 울며 고개 떨구고

뇌화영; [제가 왜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를 누군가는 알아야겠지요.] 소매로 눈물 닦고

뇌화영; [지혜로운 분이시니 짐작이 가는 바가 있으실 거예요. 사실은...]

뇌화영; [저희 벽력당 모든 식솔들의 목숨이 마교의 손아귀에 들어가 있어요!]

[!] 놀라 눈 부릅뜨는 장세명

 

#176>

건물의 문을 열고 나오는 장세명

열린 문을 통해 뇌화영이 엎드려 울고 있는 모습이 보이고

한숨 쉬며 문을 닫는 장세명

<마교는 저희 벽력당을 급습해서 장악했어요. 말 그대로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일이라 강호에서는 그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어요,> 돌아서며 뇌화영의 말을 떠올리는 장세명

이하 회상

 

뇌화영; [식솔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마교가 시키는 대로 할 수 밖에 없었답니다.] 애절하게 우는 뇌화영의 모습

뇌화영; [저희 벽력당에서 만든 무수한 화기와 화약들이 마교에 넘어갔어요.] [그중 일부는 상파 아가씨를 해치기 위해 쓰이기도 했어요.]

뇌화영; [무림맹에도 숫자 미상의 마교 무리가 잠입해있으며... 그 우두머리가 위진천이랍니다.]

뇌화영; [위진천은 마교 십대마왕의 막내이기도 해요.]

회상 끝

 

장세명; (위진천이 제십마왕이었다니...) 초조 다급. 빠른 걸음으로 월동문으로 간다

장세명;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위급한 상황이다.) (원로원에 고변하는 정도로는 해결하기 어려울 정도로...) 월동문을 나가고

장세명; (만검총으로 달려가 맹주님께 이 사실을 보고해야만 한다.) 걸음을 재촉하고. 그러다가

[!] 눈 부릅뜨는 장세명

쿵! 월동문 밖의 정원에 뒷짐 짚고 서있는 위진천

장세명; (위진천!) 경악하며 급정거하고

위진천; [예상했던 것보다 형수님의 침실에서 나오는 게 늦었소이다 총관!] 웃고

위진천; [혹시 총관도 형수님의 꿀 단지를 맛보신 거요?]

장세명; [짐승만도 못한 놈!] 창! 검을 뽑지만

위진천; [짐승만도 못한 놈이라...] [뭐 딱히 틀린 말도 아니지.] 웃으며 장세명의 뒤를 보고. 직후

슥! 슥! 장세명이 나온 월동문 안쪽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두 사람. 위가장의 총관인 하원길과 적청이다.

장세명; (포위당했다!) 돌아보며 얼굴 굳어지고. 검을 뽑으며

위진천; [총관의 무공이 우리들 무맹사신재에 못지않다는 건 알고 있소.]

돌아보는 장세명

위진천; [아무리 나라고 해도 총관을 제압하려면 한바탕 곤욕을 치러야하고...]

위진천; [그럼 번거로운 일이 벌어지겠지. 이곳에서 벌어지는 변고를 다른 인간들도 알게 될 테니...] 능글맞게 웃고

장세명; [잘 알고 있구나.] 냉소

장세명; [이제 곧 네놈의 그 추악한 정체를 무림맹의 맹도 모두가 알게 될 것이다.] 검으로 위진천을 겨누고

위진천; [하지만 총관은 절대 내 정체를 다른 인간들에게 까발리지 못할 거요.]

장세명; [뭘 믿고 그렇게 자신만만한지는 모르지만...] 냉소하는데 + 위진천; [장영롱(張玲瓏)!] 웃으며 말하고

[!] 눈 부릅 충격을 받는 장세명

위진천; [장영롱! 그 이름 하나로 총관에게 확실한 족쇄를 채울 수 있다고 생각하오만...] 음험하게 웃고

장세명; [네... 네놈이 어떻게 영롱이를...] 덜덜. 휘청

위진천; [당신은 지금까지 독신으로 지내며 무림맹, 아니 사부에게 충성하며 보냈다고 알려져 있지.] 음산하게 웃고

위진천; [하지만 당신에게도 숨겨진 아내와 딸이 있다는 걸 우연히 알게 되었지 뭐요?] 히죽

장세명; [으으으...] 사색

위진천; [십칠 년 전쯤이던가?] [당신은 사부의 명으로 연경(燕京), 즉 지금의 북경에 들렀다가 몰락한 명문가의 딸과 연분이 났고...] 어떤 정자 안에서 병약해 보이는 미녀와 손을 잡고 헤벌레하는 청년 시절의 장세명을 떠올리고

<그 사랑의 결실로 딸을 얻어 영롱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을 거요.> 병약해 보이는 미녀가 강보에 싸인 아기를 안고 행복해하고. 그걸 옆에서 보며 흐뭇한 청년 시절의 장세명

위진천; [명문가 출신의 애인은 돌림병으로 죽었지만 그 딸은 장성하여 절세미녀가 되었다던데...] 의미심장

위진천; [설마 사랑하는 딸이 사창가에 팔려가 발정난 놈들의 노리개가 되길 원하는 건 아니겠지요?]

장세명; [영롱이... 영롱이를 어떻게 했느냐?] 치를 떨고

위진천; [지금은 본교의 보호 아래 잘 지내고 있소이다만...] 음산하게 웃고

위진천; [앞으로도 지금처럼 무사할 지는 전적으로 총관의 언행에 달려있소이다.]

장세명; (맹주님...) 툭! 검을 떨구는 장세명

따당! 바닥에 떨어지는 검

장세명; (부디 불충을 용서하십시오!) 바닥에 무릎 꿇고 주저앉고

장세명; (속하는 차마 딸의 안위를 놓고 도박을 할 수가 없습니다.) 고개 떨구며 울고

위진천; (이걸로 무림맹의 장악은 거의 완성되었다.) 그런 장세명을 보며 웃고

위진천; (두 명의 부맹주와 사부가 걸림돌이긴 하지만...)

<늙은이들을 위한 대책도 마련해두었으니 내가 무림맹을 장악하는 것을 방해할 수 있는 인간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현장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177>

<-낙양(洛陽)> 높은 성에 둘러싸인 오래 된 도시의 분위기를 묘사. 때는 아침.

낙양의 성문 중 하나. 사람들과 우마차가 많이 드나들고. 사람들 중에는 무기를 지닌 무림인들이 상당히 많다.

그 성문을 향해 오는 사람들 중에 끼어있는 청풍. 죽립을 썼고 몸에는 허름한 옷을 입었다. 무기는 지니지 않았고

청풍; (낙양...) 왼손으로 죽립의 앞을 조금 들어서 앞쪽을 보고. 낙양의 성문과는 500미터쯤 거리가 있고

청풍; (어찌어찌하다 보니 낙양에 들르게 되었다.) 생각하며 오른손을 저고리 속에 넣고. 왼손은 죽립에서 떼고

다시 꺼낸 청풍의 손에는 두 개의 목걸이 중 하나가 들려있다. 살인객주가 준 억만금보다. 억만금보는 원래 모습으로 돌아간 상태

<억만금보는 할애비의 상징이다. 그걸 알아보는 인물은 전적으로 믿어도 된다.> 억만금보를 배경으로 살인객주가 했던 말을 떠올리고. #84>의 장면

 

살인객주; [만일 할애비와 연락이 끊기면 낙양(洛陽)의 만경각(萬經閣)이란 서점을 찾아가라.]

살인객주; [만경각 주인에게 억만금보를 보여주면 할애비가 맡겨놓은 물건을 내줄 것이다.] 청풍이 들고 있는 동전을 보며

회상 끝

 

청풍; (할아버지가 다시 금릉으로 돌아가셨는지는 알 수 없다.) 억만금보를 만지며

청풍; (그렇긴 하지만 기왕에 낙양에 들렀으니 만경각이란 곳에 들러보자.) 생각하며 다시 억만금보를 저고리 속에 넣고.

청풍; (그나저나 무슨 일이 생긴 것같다.) 주변을 오가는 무림인들 보고

<무기를 지닌 무림인들이 비정상적일 정도로 많이 눈에 띈다.> 오가는 무림인들. 일반인들과 숫자가 거의 비슷하다.

청풍; (보통은 수십 명 중 한명 정도가 무림인인데... 낙양을 오가는 사람들 중 열에 두셋은 무림인이다.)

청풍; (무림인들이 이렇게 많이 몰리는 데에는 이유가 있을 텐데...) 생각할 때

[같이 가세!] 뒤에서 들리는 소리.

돌아보는 사람들. 청풍도 돌아보고

사내1; [날세! 나야!] 손을 흔들며 달려오는 사내 한명. 장돌뱅이 모습. 다른 작품과 이 작품 앞부분에 나오는 엑스트라 사내들 중 한명

사내2; [저 친구 조충 아닌가?] + 사내3; [개봉에서 헤어졌는데 낙양에서 다시 보게 되는군!] 청풍의 뒤쪽에서 따라오던 장돌뱅이같은 사내 둘이 돌아보고. 역시 이 작품 앞부분에 나왔던 엑스트라들로 묘사

사내1; [자네, 자네들 소문 들었는가?] 헐떡이며 속도를 늦추고. 동료들에게 다가왔고

사내2; [소문? 무슨 소문?] + 사내3; [유령궁에 관한 소문이라면 서로 알고 있던 거 아닌가?] 어리둥절

청풍; (유령궁에 관한 소문?) 흠칫하고

청풍; (그러고 보니 유령궁은 낙양에서 멀지 않은 북망산에 자리 잡고 있었지.)

청풍; (무림인들이 낙양 일대로 몰려드는 게 유령궁과 관련이 있는 것인가?) 다시 저고리 속으로 손을 집어넣고

다시 꺼낸 청풍의 손에는 유령신목이 들려있다.

유령신목을 보며 북망귀왕을 떠올리는 청풍. #147>의 장면

 

북망귀왕; [받아라.] 목걸이를 내밀고

북망귀왕; [분이가 네게 이걸 맡긴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갖고 있거라.] 청풍의 손에 쥐어주고

회상 끝

 

청풍; (나와도 깊은 인연이 있는 유령궁과 관련하여 무슨 일이 벌어진 것같다.) 유령신목을 만지며 생각할 때

사내1; [아무렴 소식통인 나 조충이 자내들도 이미 알고 있는 소문으로 호들갑을 떨겠는가?] 눈을 흘기고

유령신목을 옷 속에 넣으며 사내1을 곁눈질하는 청풍.

사내2; [유령궁에 관련된 소동 말고 또 무슨 일이 벌어진 건가?]

사내1; [맞네.] 끄덕

사내1; [글쎄 용문 근처를 무대로 온갖 못된 짓을 하던 수적(水賊) 무리 용문방(龍門幇)이 전멸했다는 게야.]

사내2; [용문방이 전멸해?]

사내3; [용문방이라면 황하 일대를 주름잡는 녹림세력 황하십육방(黃河十六幇) 중 하나 아닌가?] 놀라고

사내1; [그 용문방이 새벽녘에 강적의 습격을 받았다는 게야.] [죽은 자는 없지만 수적 대부분이 단전이 파괴되어 무공을 쓸 수 없는 몸이 되었다지 뭔가?]

사내2; [죽이지는 않고 무공만 폐했다?]

사내3; [무림인들에게 무공을 잃는 건 목숨을 잃는 것보다 더 심각한 일이잖은가?]

사내1; [맞네. 피해를 입었거나 원한을 품은 자들이 몰려가 복수를 해도 저항할 수가 없을 테니 말일세.] 끄덕

사내2; [용문방이면 그래도 한 가닥 하던 수적 집단인데...] [얼마나 대단한 세력이 공격했기에 전멸을 한 건가?]

사내1; [놀랍게도 단 한명이 용문방을 공격했다는구만.]

사내2; [혼자서 용문방을 궤멸시켰다?] + 사내3; [그 정도 능력을 지닌 고수는 무림을 통틀어도 몇 안될 텐데...]

사내1; [그래서 낙양 일대가 또 한 번 들썩이고 있다는 게야.] [어떤 거물이 나타난 건가 하고 말이야.] 흥분하고

사내2; [그럴만도 하군.] + 사내3; [유령궁 건으로 무림인들은 신경이 곤두설 대로 곤두서있는 상태일 테니...] 끄덕

청풍; (발 없는 소문이 천리를 간다더니...) 쓴웃음

청풍; (용문방을 궤멸시키고 바로 낙양으로 왔건만 벌써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있군.) 쓴웃음을 짓고. 이어

자신을 구해준 늙은 어부의 말을 떠올리고

 

어부; [용문방의 등쌀 때문에 도저히 못살겠네.] 식탁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식사하다가 푸념하는 어부. 장소는 강가에 자리한 어부의 초가집. 문이 열려있고. 문 밖에서는 어부의 늙은 아내가 풍로에 물고기를 굽고 있다. 방에는 불이 밝혀져 있다. 저녁을 먹는 중이다.

어부; [수시로 들이닥쳐서 용문 일대 주민들을 괴롭힌다네. 보호비라면서 식량과 물고기를 닥치는 대로 빼앗아가고...]

어부; [그놈들만 사라진다면 그럭저럭 살아갈 수 있을 텐데 말일세.] 눈치 보며 말하고

회상 끝

 

청풍; (날 구해준 늙은 어부가 용문방의 횡포를 호소했었다.) 걸어가며 생각하고. 이제 성문을 통과한다.

청풍; (이에 낙양으로 오기 전에 용문방을 찾아가 수적들의 무공을 폐해버렸는데...) (그 일과 관련된 소문이 믿기지 않을 정도의 속도로 퍼지고 있구나.) 쓴웃음을 지으며 성문 안으로 들어가고. 그러다가

청풍; [!] 흠칫

성문 안쪽으로 드넓은 대로가 이어지고. 대로 좌우로 2-3층짜리 건물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대로에는 수많은 사람과 우마차들이 오가고 있고

청풍; (여기가 동주(東周)이래 수많은 왕조들이 도읍으로 삼았던 낙양이로구나.)

청풍; (과연 유구한 역사가 느껴지는 도시인데...) + [!] 주변 두리번

주변 오가는 무림인들. 눈에 핏발이 서있고

청풍; (확실히 무림인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청풍; (정말 유령궁과 관련된 일이 낙양 근처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생각하다가

앞쪽에 2층짜리 상당히 큰 객점이 보인다. 객점 입구에는 <多慶客棧>이라는 글이 새겨진 깃발이 펄럭이고 입구 처마에 간판도 달려있다.

청풍; (아침도 먹을 겸 저 객잔에서 귀동냥을 좀 하자.) 객잔으로 걸어간다.

 

#178>

객잔 내부. 북적. 대부분 무림인들이다. 일반인들과 점원들은 겁에 질려 무림인들 눈치를 보고

구석진 창가 자리. 청풍이 식사를 하고 있다. 무림인들에게 등을 돌린 채 먹고 있고. 죽립은 벗어놨다. 눈을 난개한 채 식사를 한다.

<유령궁... 북망산... 장보도... 유령천세전(幽靈千世殿)...> 등의 말들이 청풍의 귀에 들어온다.

청풍; (그러니까 유령궁의 보물을 얻을 수 있는 장보도가 강호에 뿌려졌다는 건데...) 먹으면서 생각하고. 이어

<유령천세전은 우리 유령궁의 성역같은 곳이다.> 북망귀왕의 말을 떠올리는 청풍

이하 회상. 무저금마갱에서 북망귀왕과 나눈 대화다.

 

북망귀왕; [북망산이 이천년 가까운 세월동안 공동묘지로 사용되어온 사실은 알고 있을 것이다.] 거대한 원탁에 청풍과 마주 앉아서 술을 마시며

북망귀왕; [무덤을 만드는 자들, 특히 부자나 유력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게 무엇이겠느냐?]

청풍; [자신의 무덤이 도굴 당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북망귀왕; [그러하다.] 끄덕

북망귀왕; [부자나 권세가들은 어떻게든 무덤을 도굴꾼들로부터 지키려 했다.] [그래서 북망산 지하에 은밀하게 무덤을 만들게 되었는 바,]

북망귀왕; [북망산 지하에는 자연스럽게 거대한 미궁이 만들어졌다.]

북망귀왕; [미궁의 규모는 아무도 모른다.] [또, 계획적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서 복잡하기 이를 데 없다.]

북망귀왕; [북망산에 터를 잡고 힘을 길러온 우리 유령궁조차 그 미궁을 완전히 안다고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청풍; (유령궁은 북망산에 묻힌 무림인들이나 권세가들이 남긴 무공을 바탕으로 형성되었겠구나.)

북망귀왕; [마교는 우리 유령궁을 궤멸시켰지만 원하는 것을 손에 넣지는 못했을 것이다.]

북망귀왕; [우리 유령궁의 보물들 대부분은 유령천세전이라는 비밀스러운 장소에 보관되어있기 때문인데...]

북망귀왕; [유령천세전의 위치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극소수였다. 궁주 부부와 후계자만이 그곳을 드나들 수 있기 때문이다.]

청풍; [그럼 선배님께서도...]

북망귀왕; [유감스럽게 나 역시 유령천세전의 위치는 모른다.] 고개 젓고

북망귀왕; [어렸을 때 아버지를 따라 몇 번 가본 기억은 있다.] [하지만 워낙 어린 시절 일이라 그곳이 어디였고 어떻게 찾아가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청풍; [그렇겠습니다.] 끄덕

북망귀왕; [노부는 시간 날 때마다 북망산에 들러 유령천세전을 찾으려 했다.] [하지만 실패했다.] 우울하게 한숨

북망귀왕; [어렴풋이나마 경로를 기억하고 있는 노부조차 유령천세전을 찾아내지 못했다.]

북망귀왕; [특별한 기연이나 인연을 만나지 못하는 한 유령천세전에 들어갈 수 없을 것이다.] 의미심장하게

회상 끝

 

청풍; (유령궁의 후계자인 북망귀왕 교선배조차 찾아내지 못한 유령천세전...)

청풍; (그 유령천세전에 들어갈 수 있다는 장보도가 한 달 전쯤부터 강호에 뿌려졌다.)

청풍; (당연히 무림은 발칵 뒤집혔다.) (수많은 무림인들이 유령궁의 보물을 차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고 몰려왔다.) 주변의 무림인들을 곁눈질하고

청풍; (장보도가 한 장도 아니고 수백, 수천 장이 일제히 뿌려졌다.) (누군가가 불순한 의도를 품고 꾸민 짓임에 분명하다.) 생각할 때

무림인1; [장보도 이거 혹시 가짜 아니야?] 근처 자리의 무림인 한명이 탁자에 놓인 종이를 보며 말하고

사람들 일제히 돌아보고

무림인2; [너무 여러 장이 동시 다발적으로 뿌려져서 의심이 가긴 하지.] 무림인1과 동석한 함께 종이를 보며

무림인3; [헤아릴 수도 없이 많이 뿌려져서 장보도를 차지하겠다고 욕심내는 인간이 거의 없을 지경이긴 하지.] 술 마시며

청풍; (그래서 장보도를 놓고 싸움이 벌어지진 않았군.)

무림인2; [너무 흔해져서 가짜 같기도 한데...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게 뒷면에 적힌 무공구결들이야.] 종이를 뒤집고.

종이 뒤에는 가득 글이 적혀있고

무림인2; [여기 적혀있는 무공 구결들이 유령궁의 비전이라는 게 늙은 생강들의 평가야.] [뭐 극히 일부분이라 익히는 건 불가능하지만...]

무림인3; [그건 좀 아깝군.]

청풍; (그러니까 장보도 뒷면에는 유령궁의 비전으로 알려진 무공비결들이 적혀있다는 건데...)

청풍; (주모자는 알수 없지만 참으로 치밀하게 계획을 짜고 진행하는 것 같다.)

청풍; (유령궁의 무공비결 일부를 적어놓음으로서 장보도에 신뢰도를 더해놓았다.)

청풍; (대체 무슨 목적으로 이런 짓을 하는 것인지...) + [!] 생각하가 흠칫하며 객점 밖을 보고

지나가는 행인들

그 중 한명이 청풍이 아는 자다. 식인혈랑이다. 식인혈랑은 작두날같은 거대한 칼을 짊어지고 있는데 깡마르고 죽립을 눌러쓴 인물 뒤를 따라간다. 깡마른 자는 바로 제사마왕 고루시마다. 죽립을 눌러쓰고 헐렁한 장포로 몸을 감싸서 해골같은 외모는 드러나지 않는다. 키가 좀 껑충한 게 눈에 띠고. 오가던 사람들이 겁에 질려 고루시마와 식인혈랑 주변에서 피한다.

청풍; (저자는...) 벌떡 일어나고

<마교 제구마왕 식인혈랑!> 식인혈랑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청풍; (마교의 인간들도 장보도에 이끌려 몰려왔구나.) 창 밖을 보며 급히 죽립을 집어들고

청풍; (마교가 이번 일의 배후일 가능성도 있다. 뒤를 밟아보자.) 죽립을 쓰며 입구쪽으로 간다.

입구에서 동전을 점원에게 주어 계산하는 청풍.

서둘러 객점을 나가는 청풍. 하지만

식인혈랑과 고루시마의 모습이 사라졌다.

청풍; (이런...) 서둘러 식인혈랑과 고루시마가 간 쪽으로 달려간다. 오가던 사람들이 당황해서 피하고. 곧

교차로에 이르는 청풍. 많은 사람들과 우마차들이 오가고 있고. 하지만 고루시마와 식인혈랑은 보이지 않는다.

청풍; (놓쳤다.) 난감

교차로에서 사방으로 뚫린 길들

청풍; (어느 길로 갔는지 짐작하기 어렵다.) 두리번 쓴웃음

청풍; (식인혈랑과 그자의 동행을 찾아내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포기하고

청풍; (서둘 건 없다. 어차피 그자들도 북망산으로 갈게 뻔하니....) 두리번

오가는 사람들 중 책 상자를 짊어지고 가는 나이 든 서생

청풍; (북망산에 가보기 전에 만경각을 들르자.) + [실례하겠습니다.] 나이 든 서생에게 다가가며 말 건네고.

서생; [그러시게나.] 돌아보는 서생

청풍; [만경각이라는 서점을 찾고 있습니다.] 포권하고

뭐라 말하며 손가락질하는 서생. 서생이 가리키는 쪽을 보는 청풍

 

#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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