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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4.03.10 [낭중지추] 21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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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진상파의 거처.

패소정; [절에 가신다니요?] 놀라서 묻고. 진상파의 거처 거실이다. 탁자 앞에 놓인 의자에 앉아있는 진상파. 탁자에는 봉투에 든 편지가 한통 놓여있고. 그 앞에 서서 당황하는 패소정. 이제 가슴에 났던 상처는 다 나았다.

진상파; [금릉에 다녀온 후로 어머니에 대한 생각이 더 간절해지는군요.] 우울하게 한숨. 무릎 위에 얹어놓은 치룡퇴를 만지면서

진상파; [당분간 절에 가서 어머니의 명복을 빌어드려야겠어요.]

진상파; [가급적 저를 알아보는 사람이 없는 곳의 절을 수배해주세요.]

패소정; [분부 따르겠습니다만...] 당혹

진상파; [떠나기 전에 이 편지는 조부님께 전해주세요.] 슥! 탁자 위의 편지를 패소정에게 밀아주고

패소정; [예...] 당혹해하면서 편지를 집어들고

나가는 패소정

진상파; (죄송해요 이공자!) 한숨

진상파; (지금으로서는 이러는 게 최선인 것 같군요.) 애잔하게 웃고

 

#114>

밤. 무림맹

어느 건물. 진무륜의 거처. 불이 꺼져 있고

두 명의 금급 무사 거느리고 순찰을 도는 장세명.

정원으로 들어서는 장세명

[!] 무언가를 느끼는 장세명

장세명; [자네들은 다른 곳을 둘러보게.] 금급무사들에게 말하고

[예 총관님!] 대답하는 금급 무사들

돌아서서 반대 방향으로 가는 두 사람

조심스럽게 정원으로 들어서는 장세명

정원의 정자. 정자 안에 누군가 앉아서 하늘을 보고 있다.

다가가는 장세명. 정자의 의자에 앉아있는 사람은 진무륜이다. 진무륜 앞의 탁자에는 편지가 놓여있다. 봉투에서 꺼낸 편지지

장세명; [맹주님...] 눈치 보며 조심스럽게 다가가고

장세명; [밤이 깊었습니다만...] 정자 입구에 멈춰서며

진무륜; [괘념치 말거라. 늙으면 잠이 없어지는 게 순리 아니냐?]

장세명; [예...] 눈치 보며 돌아서려는데

진무륜; [무림맹을 세운 게 노부가 아니라는 건 알 것이다.]

멈칫 하며 돌아서는 장세명

장세명; [전대(前代) 나한대협 이산해(李山海) 원주께서 직접 설계하고 지은 게 지금의 무림맹이지요.]

진무륜; [노부는 그저 다 지어진 걸 물려받았을 뿐이고...]

진무륜; [따지고 보면 무림맹이 곧 나한원이라고 할 수 있다.] 끄덕

장세명; (구중천 중 나한원은 일자전승(一子傳承)의 가문이었다.) (그래서 굳이 규모가 큰 집을 지을 이유는 없었다.) 끄덕이고

장세명; (그러다가 전대 나한대협 이상해가 무림 역사상 최대 규모인 무림맹을 지었었다.)

진무륜; [만일 나한대협의 후손이 무림맹의 소유권을 주장하면 어찌해야겠느냐?]

장세명; [나한원은 의문의 멸문지화를 당해서 후손이 끊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눈치 보며 말하다가

[!] 무언가 깨닫는 장세명

장세명; (설마 나한원에 후손이 있다는 걸 확인하신 것인가?) 경악. 긴장

진무륜; [되었다.] [지금 들은 말은 못들은 것으로 해라.]

장세명; [예 맹주님!]

진무륜; [날이 밝으면 이청풍을 데려와라.]

장세명; [분부 받들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장세명; (나한원을 거론하신 후 이청풍을 불러오라고 하시다니...)

장세명; (설마 이청풍이 나한원과 관련이 있는 것인가?) 침 꿀꺽

 

혼자 남은 진무륜.

탁자에 올려놓았던 편지를 집어든다.

<이공자 자당(慈堂;남의 어머니)의 함자는 노경주이옵니다.> 편지의 내용

<누구보다 복이 많은 분이니 순리(順理)에 맡기시옵소서.> 편지를 들고 진상파를 떠올리는 진무륜

진무륜; (다복(多福)에 순리(順理)라...)

진무륜; (상파가 할애비에게 큰 숙제를 남겼구나.) 한숨

진무륜; (노부의 핏줄이지만 이 세상 존재가 아닌 것 같이 느껴지는 아이다.)

<이번에도 그 녀석의 뜻을 따라야겠지.> 편지를 읽는 진무륜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115>

아침. 무림맹

청풍이 머무는 객관

건물 뒤의 정원. 청풍이 천천히 검무를 추고 있다.

합요나가 검으로 자신을 겨누던 장면을 떠올리고

검으로 정원석 하나를 가리키고

지지지! 징! 검이 마구 떨리고

눈 부릅뜨는 청풍

쩌엉! 검에서 검기가 내뻗치고

퍼엉! 폭발하는 정원석.

찡그리는 청풍.

쩌적! 검에 수많은 균열이 생기더니

따당! 퍼석! 그대로 산산조각이 나서 바닥에 떨어지는 검날들

청풍; (쉽지 않군.) 부러진 검을 보고

청풍; (합요나가 내공을 운용하는 걸 잠깐 보았을 뿐이다. 게다가 내공의 운영이 실로 복잡했었다.)

청풍; (그대로 복제하는 건 쉽지가 않다.)

청풍; (내공을 운용하는 비결이라도 한번 들으면 훨씬 수월할 텐데...)

청풍; (어쨌거나 구중천의 무공은 상상을 초월한다는 절감하게 되었다.) 생각할 때

<도둑놈!> 누군가의 속삭임이 들리고

청풍; [이런...] 웃으며 돌아서고

<네가 이룬 성취라는 것도 전부 도둑질을 한 결과인 거야?> 슈우! 무언가가 청풍이 몸을 돌리는 대로 돌아간다. 유령처럼

청풍; [눈에 보이는 걸 보지 않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앞으로 걸어가고. 앞쪽 꽃나무들 사이에 탁자와 의자 두 개가 있다.

청풍; [본 것은 어쩔 수 없이 깨우치게 되는데...] 의자에 앉고

청풍; [그걸 도둑질이라고 하시면 어쩔 수 없지요.] 앞쪽의 의자를 권하며 말하고

<뻔뻔하기까지...> 슈우! 앞쪽 의자에 유령같은 형상이 서리더니

합요나; [말인즉슨 앞으로도 보이는 건 전부 네 것으로 만들겠다는 거네.] 쿵! 사람 형상이 완성된다. 바로 합요나

청풍; [그게 제 숙명인 것 같기도 합니다.] 쓴웃음

합요나; [편리한 사고방식이야.] 코웃음

청풍; [한데 이 이른 아침에 어인 발걸음이십니까?]

합요나; [간밤에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합요나; [넌 절대 벽세황의 아래에 있을 놈이 아니야.] [주머니속의 송곳이고 튀어나오는 못같은 존재이니까.]

청풍; [낭중지추라는 말은 자주 듣게 되는군요.] 쓴웃음

합요나; [여자의 촉이 발동했다고 해야 하나?]

합요나; [너와 좋은 관계를 맺어두는 게 이득이라는 결론이 내려졌어.] [그래서 화해하자고 찾아온 거야.] 손을 내밀고

청풍; [저로서는 다행이로군요.] 웃으며 합요나의 손을 마주 잡고

합요나; [누구에게 더 다행일지는 두고 볼일이지.] 악수 하듯 손을 흔들고

청풍;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슥! 합요나의 손에서 자기 손을 떼고

합요나; [동맹을 맺은 기념으로 선물을 주고 싶네.]

합요나; [갖고 싶은 것이나 원하는 게 있으면 말해봐.] [뭐든지 들어줄게.] 교태로운 자세를 취하며

청풍; (몸이라도 주겠다는 건가?) 쓴웃음

합요나; [성의표시 하고 싶은 거야! 어서 말해봐.]

청풍; [그러시다니...]

청풍; [방금 전 보셨던 검법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합요나; [그건...] 난감

청풍; [가르쳐달라는 뜻은 아닙니다. 내력에 대해서만 알려주시면 됩니다.]

합요나; [내력 정도라면 알려줘도 되겠지.] 끄덕

합요나; [짐작했겠지만 내가 널 죽이려고 했던 검법은 사부님이 가르쳐주신 거야.]

청풍; (역시..)

합요나; [다시 말해 그 검법은 구중천 중 만검총의 절기라는 얘기지.] 엄숙해지고

청풍; [그럴 거라 짐작했습니다.] 끄덕

합요나; [만검총에는 절대사식(絶代四式)이라는 최강의 검법이 존재해.]

합요나; [그중 제일초가 분뢰일섬(分雷一閃)이야.] [이름 그대로 번개를 쪼갠 것 같이 빠른 검법이지.]

청풍; [분뢰일섬...] [잘 어울리는 이름입니다.]

합요나; [분뢰일섬을 제대로 구사하면 누구라도 죽일 수 있어.] [대신 연마하기가 정말 까다로워.]

합요나; [음과 양의 기운을 동시에 일으켜 몸 안에서 충돌시키고...] [그때 발생하는 반발력으로 펼치는 검법이기 때문이야.]

청풍; [이치는 간단하지만 실제로 구사하는 건 정말 어렵더군요.]

합요나; [우리 사형제들 중에서도 분뢰일섬을 완벽하게 구사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야.] 끄덕이고

합요나; [어쨌거나 우리 사형제들은 분뢰일섬을 어설프게나마 구사할 수 있게 되었고...] [이에 사부님은 절대사식의 두 번째 검법을 가르쳐주셨어.]

합요나; [천리어검(千里馭劍)이 바로 그거야.]

청풍; [천리 밖까지 검을 부린다니...] [역시 평범한 검법은 아니겠습니다.]

합요나; [평범하지 않지!]

합요나; [무림에 어검술이라고 전해지는 건 다 가짜야.]

합요나; [그저 내공으로 검을 조종하는 것에 불과해. 정확히 말하자면 어검술(馭劍術)이 아니라 비검술(飛劍術)인 것이지.]

청풍; (그 요녀도 심후한 내공을 써서 비수들을 조종한 것에 불과했지.) 구숙정이 비수들을 부리던 장면 떠올리고

합요나; [천리어검은 진정한 어검술이야.] [내공이 아니라 정신력을 바탕으로 구사되는데...]

합요나; [이름 그대로 천리 밖까지 날아가 표적을 죽일 수 있어.] [날아가는 속도 역시 빛과 같이 빠르고...]

청풍; [가공하군요.]

합요나; [우리 사형제들은 절대사식의 제이식 천리어검을 수련중이야.]

합요나; [하지만 아직 천리어검을 제대로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

합요나; [제법 오래 시간을 소모하고 있고... 그래서 사부님은 상당히 실망하고 계시는 것 같아.] 한숨

청풍; (제자들이 당신의 절기를 못 물려받으니 답답하시기도 하겠지.)

합요나; [절대사식의 나머지 두 가지는 만류귀종(萬流歸宗)과 검벽신공(劍壁神功)이야.] 말을 있고

청풍; (이름만으로도 어떤 검법인지 짐작이 간다.) 끄덕이고

합요나; [하지만 우리들과는 인연이 없는 절기들일 거야.] 쓴웃음

합요나; [천리어검조차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데 만류귀종이나 검벽신공은 그림의 떡인 셈이지.]

청풍; [돈오(頓悟;별안간 깨달음)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웃고

청풍; [어느 날 불현 듯 구사하는 게가능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합요나; [말 만이라도 고맙네.] 웃으며 정원 입구쪽을 보고

정원 입구에 장세명이 서있다.

청풍; (총관 장세명...) 자리에서 일어나고

합요나; [자기와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만 훼방꾼이 나타나고 말았어.] 일어나고

합요나; [나중에 다시 들르도록 할게.] 스스스 모습이 흐려지고

청풍; [살펴가십시오.] 웃으며 인사

퍼억! 사라지는 합요나.

기다렸다가 걸어오는 장세명

청풍; [총관님!] 포권

장세명; [내가 오붓한 시간을 방해한 건가?] 웃으며 다가오고

청풍;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쓴웃음. 포권했던 손을 내리고

청풍; [한데 아직 이른 시간에 어인 발걸음이신지요?]

장세명; [함께 가세. 맹주님께서 자네를 호출하셨네.] 돌아서고

청풍; (맹주가 나를...?) 놀라고

 

월동문 밖에서 숨 듯이 서서 보고 있는 자. 벽세황 휘하의 금급무사 적청이다.

<맹주님...> <호출...> 장세명의 말이 단편적으로 적청의 귀에 들리고

적청; (이것 봐라!) 눈 번뜩이고

적청; (벽공자의 지시로 이청풍을 부르러 왔다가 뜻밖의 정보를 얻게 되었다.) 음산하게 웃고

 

#116>

<-기린단> 벽세황의 거처.

벽세황; [그게 정말이냐?] 진수성찬을 차려놓고 먹다가 눈 부릅. 벽세황 좌우에는 조씨자매가 서서 식사 시중을 들다가 역시 놀라고

적청; [틀림없습니다.] [맹주님께서 이청풍을 대동하고 무림맹을 나갔습니다.] 식탁 건너편에 두 손을 모으고 서서

벽세황; [어디로... 이청풍을 어디로 데려가신 것 같으냐?] 질투

적청; [곧장 태산의 북쪽으로 향하셨다는 것만 확인되었습니다.] 눈치 보며

벽세황; [북쪽이라면 설마...] 눈 부릅

적청; [아무래도 맹주님께서는 이청풍을 만검총으로 데려가신 것 같습니다.]

[!] 눈 부릅뜨는 벽세황

 

#117>

<-군자단> 석헌중의 거처

멈칫! 하는 찻잔. 석헌중이 차를 마시다가 놀라 멈추고

옆에서 과일 깍던 뇌화영도 놀라 눈이 동그래지고

무사; [정황상 맹주님께서는 이청풍을 만검총의 발원지로 데려가신 것 같습니다.] 긴장해서 말하는 검객. 무투연에 나왔던 검객이다

뇌화영; [상... 상공! 맹주님은 혹시...] 석헌중의 눈치를 보고

석헌중;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지려 한다.) 부들 부들 떠는 석헌중의 손

석헌중; (사부님은 만난 지 보름도 안된 이청풍을 다섯 번째 제자로 삼으실 작정이시다!) 굳어진 석헌중의 얼굴

 

#118>

<-화정단> 여자들만 오가는 화려한 건물. 합요나의 거처

일호; [의심의 여지도 없습니다.] [맹주님께서는 이청풍을 제자로 삼을 생각이십니다.] 무정화 일호가 흥분해서 말하고. 일호 앞에는 합요나가 안락의자에 요염한 자태로 기대 앉아 간식을 먹고 있다. 접시에 올려진 작은 과자들을 손가락으로 집어 먹고 있고. 일호 뒤에는 삼호도 서있고

일호; [만나자마자 이청풍을 후생가외라 평가하셨을 때부터 조짐이 있었습니다.] 치를 떨며 분노하고

일호; [그러다가 어제의 무투연에서 이청풍이 날아다니는 걸 보고 마음의 결정을 내리셨을 것입니다.]

합요나; [경사네 경사야!] [사부님께 다섯 번째 제자가 생겼으니...] 접시에 얹혀진 서양식 과자들을 먹으며 웃고

일호; [심각한 상황으로 받아들이셔야하지 않을지요?] 눈 흘기고

삼호; [그렇습니다.] [단주님에게 골치 아픈 경쟁자가 한명 더 생긴 셈이에요.] 삼호도 일호의 말을 거들지만

합요나; [경쟁자는 무슨...] [후보가 한명 더 생긴 거지.] 눈을 흘기고

일호; [후보라 하심은...] 흠칫

합요나;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생각해봐.] [여자인 내가 무림맹의 주인이 될 가능성이 손톱만큼이라도 있을 것 같애?]

일호; [그건...] 당황

삼호; (여자가 무림의 주인이 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 끄덕

합요나; [내키지 않더라도 인정해야해!] [여자인 나로서는 사부님의 후계자에게 시집가는 게 최선의 결과야.] 오물거리며

[예...] 삭 죽고 속상한 일호와 삼호

합요나; [석사형은 소꿉친구였던 마누라와 죽고 못 사는 분이니 제외...] 석헌중과 뇌화영을 떠올리고

합요나; [벽세황이나 위진천 중 한명과 배꼽을 맞춰야하는 상황이었어.] 벽세황과 위진천을 떠올리고

<배... 배꼽을 맞춘다니...> 얼굴 붉어지는 일호와 삼호

합요나; [하지만 두 놈 모두 썩 마음에 들진 않아서 적극적으로 들이대지는 않아왔는데...] 샐쭉거리고

합요나; [어리고 귀엽고, 사부님으로부터 총애까지 받는 아가가 생겼어!] [내가 좋아해야해? 질투해야해?] 배시시 웃고

<단주님은 벌써 마음을 정하셨구나.> <그런 깊은 뜻이...> 일호와 삼호의 얼굴도 풀리고

합요나; [앞으로 우리 귀염둥이를 잘 관찰해봐.]

흠칫 일호와 삼호

합요나; [감시하라는 게 아니고 혹시 귀염둥이에게 수작 거는 년이 있는지 살피라는 거야!] 요염하게 웃고

 

#119>

<-운룡단> 위진천의 거처

위진천; [결국 이렇게 되는군!] 히죽 웃고. 진수성찬을 앞에 차려놓고 먹는 중이다. 그 앞에 위가장 총관 하원길이 앉아있다.

하원길; [소가주는 이청풍이 맹주의 제자가 될 줄 알고 계신 것 같소이다.]

위진천; [내가 봐도 탐나는 놈이었소.] 게걸스럽게 먹으며

위진천; [인재 욕심이 남다른 사부가 그놈을 모른 척 할 리가 없었던 거요.]

하원길; [이가놈이 맹주의 총애를 받으면 소가주가 무림맹을 장악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겠소?]

위진천; [그 반대가 될 거요.] 음산하게 웃고

위진천; [지금껏 준비해온 혼수모어의 계책이 더 효과적이 될 테니...] 위진천의 음산한 얼굴 크로즈 업

 

#120>

험준한 바위산.

그 바위산의 험한 계곡.

계곡으로 걸어 들어오는 두 사람. 진무륜과 청풍이다. 진무륜이 뒷짐 짚고 앞장서고. 그 뒤를 청풍이 뛰듯이 걸어 따라온다. 진무륜은 걸어가는 것 같지만 진행 속도가 빠르다.

청풍; (맹주께서 날 어디로 데려가시는 걸까?) 숨이 좀 거칠어졌고

청풍; (태산을 빠져나와 수백 리를 왔고... 아마 이 산은 노산(魯山)일 것이다.) 주변 둘러보고

청풍; (노산에는 대성(大聖) 공자(孔子)와 시선(詩仙) 이백(李白)의 전설이 서려있다.) 공자와 이백을 떠올리고. 실제 역사에 나오는 두 사람 초상화 자료 참조

청풍; (뛰어난 검객이기도 했던 두 분이 노산에서 수련을 했다고 하는...) + [!] 생각하다가 눈 부릅

쿠오오! 계곡 안쪽에서 불어나오는 바람. 수많은 실같은 기운이 바람에 실려 나오고

청풍; (예기(銳氣)...!) 찌릿! 찌릿! 온몸에 소름이 돋는 청풍

청풍; (수많은 면도날에 살갗이 난도질당하는 것 같다.) 끔찍한 고통에 비틀거리면서 진무륜을 따라가고

청풍; (어지간한 고수들이라 해도 이 예기에 휩쓸리면 심장이 멎고 정신을 잃어버릴 것이다.) 수많은 가는 칼이 청풍의 살을 베고 지나가는 모습

청풍; (게다가...) 심호흡

<계곡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예기는 급격히 강해지고 있다.> 뒷짐 짚고 흐르듯 걸어가는 진무륜. 얇은 면도날 같은 기운들은 진무륜의 몸을 피해 날아온다. 물살이 바위를 만나 흩어지듯이

청풍; (아마 여기가 바로 그곳일 것이다.) 후욱! 숨을 더 깊게 들이마시고. 이어

청풍; <동심인혼결(同心引魂訣)!> 눈 부릅. 그러자

화악! 크오오! 청풍의 살갗으로 파고 들던 기운들이 튕겨지거나 옆으로 흐른다. 그러자

비틀거리던 청풍의 걸음이 바로 되고

화악! 이제 계곡 안쪽에서 날아오는 투명한 기운들이 청풍의 몸을 스쳐지나간다. 기운들이 진무륜을 피해 흐르는 것과 비슷하다.

청풍; (동심인혼결로 예기들을 내 내공과 동조시키는 데 성공했다!) 걸음을 재촉하여 벌어진 진무륜과의 간격을 줄이고

[...] 뒷짐 짚고 걸어가며 무언가 생각하는 진무륜

청풍; (이렇게 강렬한 예기는 저절로 생성되는 것이 아니다.) 식은 땀

청풍; (원인은 바로 저것들이다!) 눈 치뜨며 앞을 보고

쿵! 청풍과 진무륜의 앞쪽. 계곡이 갑자기 넓어지며 분지가 된다. 축구장 몇 개 크기의 분지. 한데 드넓은 분지의 바닥에는 수많은 검이 꽂혀있다. 날카로운 부분이 아래로 향하게. 헤아릴 수도 없이 많은 검들. 마치 수많은 십자가가 꽂혀있는 무덤 같다. 꽂혀있는 검들은 대부분 녹이 슬었고. 검들 사이에는 수많은 해골들이 널려있다. 가부좌를 틀고 죽은 해골들도 있고

분지의 모습을 여기 저기 보여주고. 청풍과 진무륜은 높은 절벽 사이에 난 계곡을 통해 분지로 들어서고 있다.

청풍;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검들...) 분지에 가득 꽂혀있는 검들을 보며 걸어가고

청풍; (이곳이 바로 모든 검들의 무덤, 만검총(萬劍塚)이다!) 흥분하며 둘러보고. 진무륜을 따라가고. 진무륜은 검들이 꽂혀있는 가운데로 난 좁은 길을 걸어가고 있다.

이하 나레이션

 

<검법을 수련하는 검객들에게는 만검총은 성지(聖地)라고 할 수 있다. 검법에 자부심을 지닌 검객들은 만검총에 자신의 검을 묻는 것을 무상의 영광으로 여긴다.> 늙은 검객이 두 손으로 검을 수평으로 들고 무릎 꿇은 채 하늘 보며 뭐라 말하고 있다. 주변에는 수많은 검들이 꽂혀있고

<죽음을 앞둔 검객들은 만검총을 찾아와 검과 함께 최후를 맞는다.> 위 장면의 연속. 들고 있던 검을 바닥에 거꾸로 꽂는 노인. 무릎을 꿇은 채

<그들의 애검과 평생 성취가 쌓여 구중천 중 하나인 만검총을 만든 것이다.> 그 검의 옆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고개를 떨구고 있는 노인. 죽은 모습.

 

청풍; (이곳에 꽂혀있는 검들은 한 때 강호를 호령하고 질타했던 명검들이다.) 좁은 길의 좌우에 무수히 꽂혀있는 검들을 곁눈질하며 걸어가고. 앞쪽에는 진무륜이 뒷짐을 짚고 걸어가고 있다.

<비록 주인을 잃었지만 검들은 여전히 무시무시한 예기와 기세를 뿜어내고 있다.> 바닥에 꽂혀있는 검들에게서 빛이 나거나 실같은 기운들이 흘러넘치는 모습. 검들 사이에는 해골들이 널려있고

청풍; (계곡으로 들어서자 느꼈던 가공할 예기의 정체다.) 찌릿 찌릿 여전히 따가운 감각을 느끼고

비석처럼 꽂혀있는 검들 사이에 널려있는 수많은 시체들. 대부분 해골이 되었고 옷도 삭아있다.

청풍; (저 시체들...) 곁눈질로 시체들을 보며 진무륜을 따라가고

<대부분 육탈이 이루어져 생기의 모습은 알 수 없다. 하지만 살아있을 때는 한 자루 검으로 무림을 호령했을 것이다.> 해골들의 모습

청풍; (만검총에 촉루를 누일 정도라면 최소한 검호(劍豪) 소리를 들었을 테고...) 근처의 해골을 곁눈질하고. 그때

진무륜; [다 왔다.] 걸음을 멈추고

청풍도 흠칫하며 걸음을 멈추고

두 사람은 어느덧 분지의 끝 쪽에 이르러 있다. 앞을 막아선 까마득한 높이의 절벽. 절벽 전체가 반질반질한 느낌의 바위로 이루어져 있다. 절벽 아래쪽에 상당히 큰 동굴이 있다. 천연의 동굴이었지만 사람이 다듬은 모습. 입구가 석굴암 같다. 정교하게 다듬어져 있고. 입구 위쪽 절벽에 <萬劍止地>라는 글이 새겨겨 있다. 고풍스러운 한자.

청풍; (만검지지(萬劍止地)...) 글자를 올려가 보고

<만 자루의 검, 즉 모든 검이 멈추는 곳이라는 뜻...> 동굴 입구에 새겨져 있는 <萬劍止地>라는 글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이 동굴이 만검총이겠구나.) 동굴로 들어가는 진무륜을 따라 들어가는데

진무륜; [이곳은 만검총이면서 만검총이 아니다.] 청풍의 생각을 읽은 듯 말하고

청풍; (무슨 말씀이신지? 만검총이면서 만검총이 아니라니...) 어리둥절

진무륜; [직접 보면 알게 될 것이다.] 동굴 안으로 들어서며 둘러보고. 직후

[!] 경악. 눈 부릅뜨는 청풍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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