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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4.03.16 [낭중지추] 27화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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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

수많은 조각상들이 널려있는 지하광장. 조각공원 같고. 조각상들은 자세가 기괴하고 표정이 고통스러운 모습들이다. 수천평 넓이

조각공원 같은 그 중심부에 원형의 광장이 있고. 그곳에는 직경 5미터 정도인 원탁이 있다. 돌로 만들어진 원탁이고. 원탁 주변에는 원통형의 돌 의자들이 빙 둘러 놓여있다. 등받이는 없고 원통형 돌기둥을 자른 형태의 심플한 의자들. 원탁 주변에 사람은 없다.

스악! 무언가 원탁 위로 나타나고

퍼억! 청풍이 원탁 중간에 나뒹군다.

청풍; (취급이 험하군.) 오만상 쓰며 일어나 앉으려 하고

[혈도가 막혀있구만.] 스스스! 청풍의 앞쪽에 사람 형상이 나타나고

북망귀왕; [본좌의 절기를 가르치기 전에 내공부터 쓸 수 있게 해줘야겠지?] 청풍의 앞쪽에 앉은 자세로 나타나는 북망귀왕. 다리가 불구인 점 주의

청풍; [제 단전과 기해혈을 막은 점혈수법은 평범한 게 아닙니다만...] 가부좌를 틀고 앉고. 쓰러졌다가 일어나는 바람에 목에 걸고 있는 두 개의 목걸이가 옷 밖으로 나온다.

북망귀왕; [무림맹의 점혈수법 따위가 뭐 대단하다고...] 코웃음

북망귀왕; [너도 보았다시피 이곳의 주민들은 모두 내공을 쓸 수 있다.] [무림맹 인간들이 혈도를 막아버렸지만 어렵지 않게 해혈한 것이다.] 다가 앉고

청풍; (그런 사정이 있었군.)

북망귀왕; [정파백도를 자처하는 인간들과 사파마도로 분류되는 무리들의 차이다.]

북망귀왕; [사파나 마도였다면 점혈을 하는 게 아니라 아예 단전이나 기해혈을 파괴해버렸을...] + [!] 말하다가 눈 부릅

청풍; (일리가 있군.) + [!] 납득하다가 흠칫

북망귀왕이 부들부들 떨며 청풍의 가슴 부위를 보고 있다.

청풍; (이 노괴가 왜 저리 격동하는 건가?) 의아해하며 자기 가슴 보고

청풍이 목에 걸고 있는 두 개의 목걸이 유령신목과 억만금보다. 다만 진상파가 모양을 바꿔주었음을 주의

청풍; (분이가 준 목걸이와 할아버지의 억만금보를 보고 놀란 건가?)

청풍; (하지만 지금의 목걸이들은 진소저가 형태를 바꿔놓아서 원래와는 달라져 있는데...) 놀라고 의아할 때

북망귀왕; [그... 그 목걸이 좀 보자.] 떨리는 손을 내밀고

청풍; (안된다고 하는 게 의미가 없겠지.) + [그러지요.] 목에 걸고 있는 목걸이들을 벗지만

북망귀왕; [동전은 필요없고... 다른 것만 보면 된다.]

청풍; [예...] 두 개의 목걸이 중 유령신목을 건네주고

떨리는 손으로 유령신목을 받는 북망귀왕. 이어

두 손 위에 올려놓고 눈 부릅뜨는 북망귀왕. 그러자

지잉! 북망귀왕의 두 손 위에 놓인 유령신목이 빛을 발하더니

스스! 원래 형태로 돌아가는 유령신목

청풍; (분이 어머니의 유물이 원래 형태로 돌아갔다!) 놀라고.

그러면서 진상파의 말 떠올리는 청풍. #98>의 장면

 

진상파; [때가 되면... 또는 진심으로 바라신다면 원래의 형태로 돌아갈 것이옵니다.]

회상 끝.

 

청풍; (진소저가 말한 그때인가? 아니면 저 노인이 간절히 원한 때문일까?) 생각하며 북망귀왕을 보고. 북망귀왕은 두 손으로 목걸이를 들고 보며 덜덜 떨고 있다.

북망귀왕; [유령신목(幽靈神目)! 정말 유령신목이었구나.] 두 손 위에 올려놓는 유령신목을 보며 격동하고

청풍; [그 목걸이의 이름이 유령신목이었습니까?]

북망귀왕; [이게 뭔지도 모르면서 갖고 있었다는 것이냐?] 눈 부릅뜨며 청풍을 보고

청풍; [아는 아이로부터 선물을 받았는데...] [그 아이도 어머니의 유품(遺品)이라는 사실만 알고 있었습니다.] 눈치 살피며

북망귀왕; [유품!] 경악. 전율

북망귀왕; [이... 이 목걸이의 원래 주인이 죽었다는 말이냐?] 덜덜 떨고

청풍; (분이 어머니의 지인인가?) + [십삼 년 전에 유명을 달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북망귀왕; [아!] 뒤로 털썩 주저앉고

북망귀왕; [소소(素素)야! 네가... 네가 아비보다 먼저 세상을 등졌구나.] 진 무른 눈에서 눈물이 쏟아지고

북망귀왕; [아비를, 못난 아비를 용서하거라 소소야!] 청풍의 앞에 엎드리며 대성통곡하고

청풍; (그러니까 뭐냐?) 몸부림치며 우는 북망귀왕을 보며 놀라고

<이 노괴가 주칠이와 분이의 외조부였구나. 남매의 모친 이름은 소소였고...> 몸부림치며 우는 북망귀왕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소소야!] [불쌍한 내 딸아!] [아비를 용서하거라!] 탁자를 치며 우는 북망귀왕

청풍; (이 무슨 기막힌 운명인가? 주칠과 분이 남매의 외조부를 현세의 지옥에서 만나게 될 줄이야.) 놀라며 보고. 그러다가

[!] 흠칫하는 청풍.

주변 조각상들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진다.

청풍; (이 주변에서 열명 이상의 인기척이 느껴진다.) 곁눈질로 조각상들 보고

<사대마계 중 환마계의 주민들이겠지.> 인기척이 느껴지는 조각상들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그때

북망귀왕; [말해봐라.] 고개 들어 청풍을 보고

북망귀왕; [소소... 내 딸은 어떻게 살다가 죽었느냐?] 핏발 선 눈으로 보고

청풍; [따님 슬하에는 남매가 있습니다만...] [따님은 아이들이 다섯 살, 세 살 때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청풍; [그 때문에 남매들도 어머니의 삶에 대해서는 제대로 아는 바가 없다는군요.] [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르고.,..]

북망귀왕; [아이들... 그 아이들에 대해 아는 대로 이야기해다오.] 간절

청풍; [남매의 이름은 주칠과 주옥분입니다.] [주칠은 저와 동갑인 열여덟 살이고 옥분이는 열 여섯 살입니다.] 주칠과 분이를 떠올리고

청풍이 북망귀왕에게 말하는 모습을 원경으로 보여주고. 조각상들 뒤에 숨듯이 앉거나 서서 듣는 사람들의 실루엣이 보이고

 

#141>

환마계의 다른 곳 보여주고. 시간이 지났다.

청풍; [남매는 황금전장의 보호를 받고 있으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말을 마치고.

북망귀왕; [노부가... 네게 너무도 큰 은혜를 입었구나.] [고맙다. 은혜는 반드시 갚으마.] 소매로 눈물 닦고

청풍; [인연이 닿다 보니 그리 된 것뿐입니다. 노야께서 고마워하실 일은 아닙니다.]

북망귀왕; [네가 어떻게 생각하든 노부가 네게 큰 빚을 졌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눈물을 닦고

청풍; [정 부담이 되시면 제 혈도나 풀어주십시오.] 쓴웃음

북망귀왕; [미안하구나. 감정이 격해져서 깜빡했다.] 다가앉고

파팟! 청풍의 아랫배를 몇 군데 찍고

청풍; (기해혈과 단전의 금제가 단번에 풀렸다.) 빠지직! 자잘한 벼락에 휩싸이며 놀라고

청풍; (대단한 점혈수법을 구사하는구나.) 혈도 풀어주고 물러앉는 북망귀왕을 보고

북망귀왕; [노부가 누군지 궁금할 게다.] 눈물 닦고

청풍; [평범한 분이 아니라는 건 알겠습니다.] 웃으며 몸을 움직여 보고

북망귀왕; [노부가 누구고 어떤 사연으로 이곳에 갇혔는지는 무공을 전수해준 다음에 알려주마.]

청풍; [그리하시지요.]

북망귀왕; [무공을 가르쳐주기 전에 환마계의 식구들을 소개해주마.] [그만 엿보고 모두 나와라.] 주변을 둘러보며 말하고. 그러자

[흐흐흐 참 일찍도 소개합니다 그려.] [귀인을 만난 걸 감축드립니다 계주.] 스스스! 사람들 형상이 원탁 주변에 서리더니

쿵! 원탁 주변에 나타나는 십여명의 괴인들. 하나같이 본두난발에 눈빛이 번들거리고. 체격도 제각각이다. 옷은 누더기 아니면 화려한 옷.

청풍; (대단한 고수들이다.) 둘러보고

<나보다 내공이 약한 인물은 없다. 신묘한 경신술을 지녔고...> 청풍을 살펴보는 괴인들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북망귀왕; [환마계 식구들은 저놈들이 전부다.] 둘러보며

북망귀왕; [바깥세상에서는 날고뛰던 대도(大盜), 사기꾼, 술법가들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 출구없는 감옥에 갇혀 늙어가는 중이다.]

침통한 괴인들

청풍; [이청풍이 여러 선배님들을 뵙습니다.] 무릎 꿇으며 주변에 대고 포권하고 고개 숙이고

[그놈 예의도 바르군!] [하긴 우리같이 막산 인생들과는 달라보이긴 했어!] [계주가 늦으막히 천고기재를 후계자로 들였구먼.] 괴인들 끄덕이고

북망귀왕; [환마계의 식구는 원래 백여 명이었다.] [하지만 흡정마녀에게 잡아먹히면서 급격히 숫자가 줄었다.]

움찔! 하며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괴인들

청풍; (대단한 고수들이지만 흡정마녀는 극도로 두려워하는구나.)

북망귀왕; [오늘 네가 만났던 흑백신귀란 놈들도 우리 환마계 소속이었다.] 한숨

[만났었다니...] [설마 검둥이와 흰둥이도 흡정마녀에게 당한 거요?] 괴인들 두려움에 떨고

북망귀왕; [그놈들은 식탐을 참지 못하고 삼도천(三途川)으로 낚시를 하러 갔다가 흡정마녀를 만났다.] 끄덕

[쯧쯧 새는 모이 때문에 죽는다더니만...] [그놈들이 먹는 것에 광적으로 집착하긴 했지.] 괴인들 혀를 차고

북망귀왕; [모두 알다시피 사대마계 사이에는 각각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는 협정이 존재한다.] 둘러보며

북망귀왕; [환마계를 벗어나지만 않으면 안전하니 허튼 생각들이나 하지마라.]

[명심하겠소이다 계주!] [진창에 굴러도 이승이라고 했어. 제 명에 죽으려면 조심해야지.] 괴인들 끄덕이고

북망귀왕; [수인사 끝났으면 가서 일들 봐라. 노부는 당분간 이놈 가르치는데 전념해야하니 귀찮게 만들지 말고...] 가라고 손짓

[알겠소이다.] [우리도 그놈에게 재주를 전수하고 싶으니 기회를 주시구려.] [계주님에게 빨리 배워라 이놈아!] 스스스! 모습이 흐려지는 괴인들. 이어

퍼억! 퍽! 완전히 사라지는 괴인들

청풍; [하나같이 대단한 분들입니다.] 괴인들이 있던 곳 둘러보고

북망귀왕; [도둑질하고 사기치고 요상한 술법을 쓰는 데는 일가를 이룬 놈들이다.] 끄덕

북망귀왕; [그래봤자 뭐 하겠느냐? 이 생지옥에 갇혀 늙어 죽어야하는 불쌍한 인생들인데...] 자조하고

청풍; [무저금마갱이 대단하긴 하군요. 선배님 정도의 고수도 빠져나갈 엄두를 못 낼 정도로...]

북망귀왕; [다행히 철마가 뭔가 단서를 잡은 것 같으니 기대를 해봐야겠지.] 눈 번뜩

청풍; (강렬한 삶의 의욕이 느껴진다.)

청풍; (여길 빠져나가 딸이 남기고 간 피붙이들을 보고 싶어서겠지.)

북망귀왕; [짐작하고 있겠지만 노부가 네게 가르쳐줄 무공은 경신술이다.]

청풍; [세이경청하겠습니다.]

북망귀왕; [정확히 말하자면 경신술이 아니라 한 가지 내공심법이다.] 엄숙

북망귀왕; [유령심법(幽靈心法)이란 것으로 유령백팔변(幽靈百八變)이라고도 불리는 내공 운용비결이다.]

청풍; (저 목걸이의 이름이 유령신목이고 가르쳐주려는 경신술은 유령백팔변...) 북망귀왕이 손에 쥐고 있는 목걸이를 보고

청풍; (어쩌면 저분은 구중천 중 유령궁의 인물일지도 모르겠다.) 생각하고

북망귀왕; [경신술을 어떻게 펼치느냐?]

청풍; [내공을 발바닥 중심부에 자리한 용천혈(湧泉穴)로 내보내는 것 아닌지요?]

북망귀왕; [무림의 거의 모든 경신술의 이치가 그러하다.] 끄덕

북망귀왕; [한데 내공을 용천혈 이외의 혈도로도 발산할 수 있으면 어떻게 되겠느냐?]

청풍; [통제할 수만 있다면 거의 모든 방향으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겠습니다.]

청풍; [다만 그 과정에 시간이 걸릴 테고 또 원하는 혈도로 내공을 보내는 게 쉬운 일이 아닐 텐데...] 말하다가 입을 다물고

북망귀왕; [깨달은 것 같구나.] 웃고

청풍; [유령심법이라는 게 내공 중 일부를 각각의 혈도에 비축해두었다가 필요할 때마다 즉각적으로 발산하는 비결이겠습니다.]

북망귀왕; [문일지십(聞一知十)이라더니 한 가지를 듣고 열 가지를 알아차리는구나.] 손바닥으로 무릎을 치고

청풍; [과찬이십니다.] 머쓱

북망귀왕; [네가 생각하는 대로다.] [유령심법을 깨우치면 몸의 모든 혈도에 일정량의 내공을 비축해둘 수 있다.]

북망귀왕; [뿐만 아니라 의식하지 않아도 단전에서 내공을 끌어와 소모된 양을 채우게 된다.]

청풍; [유령궁의 절기는 정말 대단합니다.] 북망귀왕을 흉내내며 무릎을 치고

북망귀왕; [!] 찡그리며 청풍을 노려보고.

청풍; [실례했습니다.] 웃으며 입을 가리는 시늉하고

북망귀왕; [속에 능구렁이를 몇 마리나 숨기고 있는 놈인지 원...] 혀를 차고

웃는 청풍

북망귀왕; [이 지경이 되었으니 굳이 숨길 필요도 없겠지.] [네 짐작대로 유령심법은 유령궁에서 유래된 무공이다.]

청풍; (역시...) 끄덕

북망귀왕; [노부는 불완전한 유령심법의 비결을 얻었었다.] [그것만으로도 강호를 주름잡았었지만...] 심각

북망귀왕; [방심하다가 이 꼴이 되었고...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나 보니 무저금마갱이었다.] 잘려진 다리를 보고

청풍; (다리가 잘린 탓에 평범한 경신술은 구사하기 어려워졌겠구나.) 북망귀왕의 다리를 보고

북망귀왕; [노부가 자랑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재주가 경신술이었다.] [경신술을 쓰지 못하면 노부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다.]

청풍; (절박한 심정이었겠지.) 끄덕

북망귀왕; [불구가 된 몸으로도 경신술을 구사하려면 유령심법을 복원하는 수밖에 없었다.]

북망귀왕;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곳에서 남아도는 건 시간뿐이다.] [십년 이상의 시간을 쏟아 부은 덕분에 유령심법을 완전하게 복구해낼 수 있었다.]

청풍; [진심으로 존경스럽습니다 선배님.] 포권하고

북망귀왕; [입에 발린 말은 필요없다.] 코웃음

북망귀왕; [노부를 실망시키지 않으려면 최대한 빨리 유령심법을 네 것으로 만들어야한다.] 강렬한 표정

 

#142>

<-항산> 진상파가 머물고 있는 암자. 대는 저녁 무렵. 비구니들이 쟁반을 들고 오가고 있고

암자의 어느 건물. 진상파가 머무는 객사. 문이 열려있고. 건물 안에서 진상파가 신도대낭 매화모모와 밥을 먹고 있다. 진상파가 문쪽을 보는 위치. 신도대낭과 매화모모가 좌우에 앉아서 먹고 있다. 진상파는 깨작거리고 있고. 신도대낭과 매화모모도 어두운 표정으로 말없이 젓가락질

 

또 다른 건물. 진상파가 머무는 건물 뒤편에 있다. 조금 외진 곳에 자리하고 있고 규모도 작다. 비구니 두 명이 건물에서 빈 그릇을 쟁반에 얹어 내온다.

건물 안에는 패소정과 숙영비구니가 앉아서 후식을 먹고 있다. 패소정은 깎은 과일을 손으로 집어먹고 있다. 당장이라도 일어나려는 엉거주춤한 자세. 그 앞에서 숙영비구니가 조신하게 찻잔에 차를 따르고 있다.

숙영비구니; [얼마 전 공양으로 들어온 복건(福建)성의 명차(名茶) 철관음(鐵觀音)이랍니다.] 차를 찻잔에 따르며

숙영비구니; [패시주의 별호도 철관음이니 남다른 인연이 있는 차 아니겠어요?] 눈웃음치며 패소정을 보고

패소정; [말씀은 고맙지만 시간이 없군요.] 일어나려 하고

숙영비구니; [소맹주님의 경호 때문에 마음이 급하시겠지만 잠시 시간을 내주세요.] 찻잔에서 주전자를 떼고

숙영비구니; [기왕에 내린 차인데 이대로 식어버리면 아깝지 않겠어요?] 슥! 찻잔을 조금 앞으로 밀어주고

패소정; (어쩔 수 없네.) + [그렇긴 하군요.] 다시 자리에 앉고. 그리고는

원샷으로 차를 마시는 패소정.

[...] 그걸 보며 배시시 웃는 숙영비구니

패소정; [듣던 대로 좋은차로군요.] 빈 찻잔을 입에서 떼고

패소정; [그럼 저는 이만 소맹주님 거처로...] + [!] 띵! 말하던 패소정의 머리를 강타하는 충격

패소정; [끄윽...] 눈에 초점이 사라지고.

스륵! 들고 있던 찻잔이 손에서 떨어지고

숙영비구니; [조심하셔야지요.] 재빨리 손을 내밀어 찻잔을 받고. 이어

숙영비구니; [기분이 어떠신가요?] 표정 살피며 묻고

패소정; [너... 너 차에 무슨 짓을...] 벌벌 떨며

숙영비구니; [정말 대단한 의지력이로군요. 실혼고(失魂膏)에 중독당하고도 이성의 편린이 남아있다니...] 배시시 웃고

패소정; [실... 실혼고...] 눈에서 초점이 완전히 사라지고

숙영비구니; [독성부 비전의 묘약이랍니다.] [실혼고에 중독되면 중독되기 직전에 본 사람의 명령에 절대적으로 복종하게 만드는...]

패소정; [네... 네년... 설마...] 덜덜 떨고

숙영비구니; [짐작하시는 대로랍니다.]

숙영비구니; [빈니의 몸과 마음은 이미 마교에 온전히 바쳤거든요.] 말하다가

숙영비구니; [굳이 설명해줄 필요도 없게 되었네.] 패소정을 보고

숙영비구니; [말 그대로 혼백을 잃은 인간(失魂人)이 되어버리셨으니...] 멍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패소정

숙영비구니; [그럼 당신의 주인으로서 첫 번째 명령을 내리겠어요!] 사악하게 웃는 얼굴 크로즈 업

 

#143>

진상파의 거처. 비구니들이 빈 그릇을 들고 건물을 떠난다. 진상파 일행도 이제 식사를 마친 것.

건물 안에서 차를 마시고 있는 진상파와 두 노파. 탁자에는 간단한 다과도 차려져 있다. 세 여자 모두 말이 없고 표정이 어둡다

신도대낭; (그날 이후로 상파는 말을 잊었다.) 곁눈질로 진상파의 눈치를 살피고

신도대낭; (그만큼 이청풍을 중요하게 있었다는 건데...)

신도대낭; (상파가 마음의 상처를 추스르려면 시간이 제법 걸리겠구나.) 소리없이 한숨 쉬고.

두근 두근! 차를 마시는 진상파의 가슴이 세차게 뛰고

진상파; (심장의 박동이 어지럽다.)

진상파; (불길한 기분이 급격히 짙어지기도 하고...) (뭔가 크나큰 변고가 생길 것만 같다.)

진상파; (예감만 느껴질 뿐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 걸 보면 나 자신과 관련된 일인 것 같은데...) 생각하며 밖을 보고

신도대낭과 매화모모도 무언가 느끼고 돌아보고

패소정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는 게 보인다. 오가던 비구니들이 인사하며 길을 비키고

신도대낭; (소정이가 돌아왔구먼.)

매화모모; (예상보다 복귀가 좀 늦어진 기분이 드네.) 다가오는 패소정을 보고

다가온 패소정이 고개를 좀 숙이고

신도대낭; [좀 더 쉬다 오지 그랬느냐? 소맹주 경호는 우리가 대신할 수 있거늘...]

패소정; [아니옵니다.] 고개 숙인 채 건물로 들어오고

신도대낭; (어쩐지 위화감이 느껴지는구먼.) 찡그리고. 매화모모도 패소정을 보며 뭔가 생각하고

패소정; [장로님들이야말로 잠시 쉬시지요.] 두 여자를 지나 진상파에게 다가가는 패소정

[...] 다가오는 패소정을 보며 뭔가 생각하는 진상파. 들고 있던 찻잔을 내려놓고. 직후

콱! 갑자기 진상파의 목을 움켜잡는 패소정의 커다란 손아귀. 정면이 아니라 옆에서 움켜쥔 모습이고

[네년...] [무슨 짓이냐?] 기겁하며 의자에서 박차고 일어나는 신도대낭과 매화모모. 하지만

패소정; [움직이지 마라!] 목을 움켜쥔 진상파를 앞으로 내밀며 고함치고. 인형처럼 답싹 들려 신도대낭과 매화모모를 향하는 진상파

[조... 조심...] [멈춰라!] 기겁하며 물러서는 신도대낭과 매화모모

패소정; [이 계집이 무사하길 원한다면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마라!] 진상파로 자기 앞을 가리며 외치고

[무슨... 무슨 짓을 하는 거냐?] [네년이 어떻게 소맹주에게 그런 짓을...] 분노하고 치를 떨면서도 움직이지 못하는 신도대낭과 매화모모

진상파; (이런 전개였구나.) 목이 잡혀 쳐들린 채 눈 감으며 탄식하고.

그런 진상파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136>의 장면으로 무릎 꿇은 패소정이 하늘을 보며 울부짖는 모습이다.

진상파; [제칠마왕, 당신의 짓이겠지요?] 건물 밖을 보며 말하고

깜짝 놀라며 밖을 돌아보는 신도대낭과 매화모모

진상파; [뜻을 이루셨으니 그만 모습을 드러내시지요.] 건물 밖을 향해 말하고. 직후

<호호호! 역시 요물이야!> 누군가의 웃음소리가 들리더니

구숙정; [용케 오늘 일의 주재자가 이 언니라는 것까지 알아차리다니...] 스스스! 건물 앞에 모습이 형성되는 구숙정

[네년은...] [새로운 제칠마왕이 네년이냐?] 분노하며 구숙정을 노려보는 신도대낭과 매화모모.

오가던 비구니들이 기겁하며 물러서고

구숙정; [처음 뵙겠어요 두 분 선배님!] 간드러지게 웃으며 허리 숙이고

구숙정; [후배가 돌아가신 어머니를 대신해서 제칠마왕의 소임을 맡고 있는 구숙정이랍니다.] 간드러지게 말하고

신도대낭; (저 년이 전대 제칠마왕이었던 구미요호(九尾妖狐)의 딸이로구나.)

매화오모; (구미요호에는 비할 바가 못 되지만 무시할만한 년도 아니다.) 긴장하고

구숙정; [후배는 윗분의 지시로 진상파 아가씨의 확보를 주도해왔답니다.] [소맹주가 장강을 건널 때 당했던 일도 물론 후배가 주도했었구요.]

구숙정; [다만 이청풍이란 놈의 방해로 뜻을 이루지 못했었는데...] [오늘 마침내 진상파 아가씨를 손에 넣게 되었군요.]

진상파; [소정언니에게 무슨 짓을 한 건가요?] 목이 잡힌 채 입을 열지 않고 묻고

<저 상태로도 말을 하다니...> <입을 다물고 있는 데도 음성이 정확히 귀에 파고 든다.> 진상파를 돌아보는 신도대낭과 매화모모

구숙정; [뜻을 이루었는데 굳이 과정을 숨길 이유는 없겠지?] 웃고

구숙정; [천하제일의 지모를 지녔다는 아가씨이니 실혼고가 뭔지 알 거야.]

[실혼고!] [인간을 괴뢰로 만든다는 독성부의 극독!] 경악하고 분노하는 신도대낭과 매화모모

진상파; [그래서 소정언니가 꼼짝없이 당했군요.] 탄식하며 건물 밖을 보고. 그러자

구숙정; [조심성 많은 패가년이 어쩌다가 실혼고에 중독 당했는지 짐작한 표정이네.] 웃으며 옆을 보고

구숙정; [오늘 일에 가장 큰 공을 세운 계집을 소개해드리지요.] 누군가에게 고개 짓을 하고. 그러자

건물 옆에서 주춤거리며 모습을 드러내는 숙영비구니. 숙영비구니 뒤에는 독검사랑과 식인혈랑이 따라온다.

[숙영!] [네년이 배신을 하다니...] 분노하는 신도대낭과 매화모모

주눅이 들어 시선을 피하는 숙영비구니

구숙정; [저 암중을 너무 탓하지 말아요. 나름대로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서 본교에 협력하게 되었으니...] 웃고

진상파; [저를 인질로 삼아서 원하는 게 뭔가요?] 여전히 입을 다문 채

흠칫! 하며 돌아보는 신도대낭과 매화모모

구숙정; [눈치가 빠르니 말하기도 쉽네.] 웃고

구숙정; [이 언니가, 아니 본교가 원하는 건 세 가지야!] 손가락 세 개를 펴보이고

구숙정; [그 조건만 들어준다면 네 신상에 불미스러운 일은 벌어지지 않을 거야.] 요염하게 웃는 구숙정의 얼굴 크로즈 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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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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