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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4.03.19 [낭중지추] 30화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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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

<-무저금마갱> 낮

 

무저금마갱 내부. 어둑한 지하광장을 걸어가는 청풍. 목에 유령신목을 걸고 있다.

<십대마왕을 얕보면 안된다.> 유령신목을 만지며 북망귀왕의 말을 떠올리는 청풍

이하 회상

 

북망귀왕; [네가 상대해봤던 것들은 아마 새로 십대마왕이 된 놈들일 게다.] 원탁에 중앙에 청풍과 마주 앉아서 말하고. 원탁 주변에는 괴인들이 빙 둘러서있고

북망귀왕; [노부의 다리를 자른 신행태보를 비롯한 전대의 십대마왕들 중에는 강하지 않은 놈이 없었다.]

북망귀왕; [노부의 판단으로 전대의 십대마왕들을 무리없이 이길 수 있는 인물은 삼비검조 진무륜 뿐이다.]

회상 끝

 

청풍; (진짜 십대마왕들은 그렇게나 강했구나.) 걸어가며 생각하고

청풍; (하긴 유령궁의 후예인 교노야를 십대마왕의 서열삼위인 자가 어렵지 않게 베어버렸을 정도이니...)

청풍; (경적필패(輕敵必敗)!) 고개를 들어 앞을 보고

청풍; (교노야의 경고가 없었더라도 적을 가벼이 보는 실수는 하지 않아야만 한다.) 앞을 보며 다가가고.

청풍 앞쪽은 광장의 막다른 곳. 그곳에 동굴이 있는데 동굴 입구 주변을 깍아서 마치 절로 통하는 산문같이 만들어 놨다. 산문 좌우에 사천왕같은 인상과 차림의 중들이 서있다. 긴 창을 들었고 코와 입을 천으로 가리고 있다.

청풍; (저 동굴 안쪽이 불마계...) 다가가고

중1; [어서 오십시오 소계주님!] [활불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고개 숙이고.

청풍; [신세를 지겠습니다 스님.] 마주 포권하며 인사를 하는 청풍.

중1; [가능한 호흡을 참아주시기를...!] 앞장서서 인도하고.

쿠오오오! 문 안쪽에서 역한 바람이 불어나온다.

청풍; (공기에 지독한 독장(毒瘴)이 섞여있다!) 입을 가리며 찡그리고. 그러다가

[!] 눈 부릅 청풍.

[아미타불! 어서 오시게 시주!] 누군가 돌을 깎아 만든 연꽃 좌대 위에 앉아있다. 문 안쪽은 불당처럼 되어있다. 돌을 깎아 만든 불당.

마귀활불; [시주를 만나기 위해 피안행(彼岸行)을 무리하게 미루고 있었다네!] 쿵! 좌대 위의 인물은 바로 마귀활불인데 팔 다리가 없는 그의 몸뚱이가 썩고 녹아들고 있다. 좌대 아래로 그의 몸이 썩은 진물이 흘러내리고 있고.

청풍; [대사님! 이게 대체...!] 놀라며 급히 좌대로 달려가려는데. 중1이 깜짝 놀라지만 막지는 못하고. 대신

마귀활불; [걸음을 멈추게!] 눈을 부릅뜨며 말하고.

[!] 텅! 보이지 않는 벽에 막혀 더 이상 접근하지 못하는 청풍.

마귀활불; [더 이상 가까이 오면 안되네!]

청풍; [대사님...!]

마마귀활불; [독성부의 오대극독 중 하나인 부골시독(腐骨屍毒)은 실로 지독하다네.] [금강불괴를 이루었던 노납의 몸뚱이조차도 견디지 못하더구먼!]

청풍; [독성부!]

청풍; [대사님을 이 지경으로 만든 게 독성부의 극독이었습니까?]

마귀활불; [부골시독보다 더 지독한 것은 인간의 독한 마음이지!] 탄식

마귀활불; [정화(淨化) 준비를 해주시게 묘법(妙法)!] 중1에게 말하고.

중1; [예 계주님!] 합장을 하는 중1

중1이 나가고. 단둘이 남게 되는 청풍과 마귀활불

청풍; [가까운 분에게 시해당하셨군요!] 문간에 무릎을 꿇고.

마귀활불; [허허허 과연 문일지십이라는 귀왕의 평가가 과장된 게 아니었구먼.] 웃고

청풍;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 (수천 장 떨어진 환마계에서 북망귀왕께서 한 말을 엿들었다는 건가?)

마귀활불; [노납에 대해 귀왕에게서 들은 바가 있겠지?]

청풍; [천축(天竺) 소뢰음사(少雷音寺)의 주지이셨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공손히

 

<소뢰음사! 대뢰음사(大雷音寺)와 함께 천축의 무림을 장악하고 있는 양대 세력 중 하나다.> 인도 분위기의 절들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대뢰음사는 불법(佛法)의 수호를 목적으로 한다. 부처의 가르침에 반하거나 적대하는 세력을 처단하고 교화하는 것이 대뢰음사의 사명이다.> 요가승같은 분위기의 인도 승려들이 불교에 전해지는 여러 가지 법기로 적을 치는 모습. 인도 승려들의 공격에 죽거나 다치거나 엎드려 항복하며 애원하는 사람들

<소뢰음사는 그런 대뢰음사에 맞서 다른 종파들이 결성한 무력집단이다. 불교에 맞서기 때문에 사악한 세력으로 치부되지만 사실이 아니다.> 위의 요가승들과 싸우는 터번을 쓴 무사들, 중들, 기독교나 무슬림 차림의 무사들

<불교 외의 종교 세력들, 즉 바라문교(婆羅門敎), 배화교(拜火敎), 마니교(摩尼敎), 경교(景敎)등이 힘을 합쳐 세운 문파가 소뢰음사인 것이다.> 위의 장면의 연속

 

마귀활불; [노납에게는 소뢰음사 주지 외에 또 하나의 신분이 있다네.]

마귀활불; [바로 팔황전(八荒殿)의 전주인 팔황가한(八荒可汗)이 그것이지.]

청풍; [스... 스님이 팔황가한이셨습니까?] 경악

마귀활불; [마지막 팔황가한으로 선출되긴 했지만... 팔황전의 주인이라 불리기에는 너무도 부끄럽고 참담한 신세가 되었지.] 탄식하고

청풍; (맙소사! 구중천 중 한 문파의 수장이 무저금마갱에 갇혀있었다니...) 경악하고

 

<-팔황전! 구중천 중 중원이 아닌 변황에 기반을 두고 있는 유일한 세력이다. 팔황이라 불리는 변황 각지의 문파들의 결맹이 팔황전인 것이다.> 초원에 수많은 천막이 쳐져 있고. 집회가 이루어지고 있다. 주변에는 유목민들이 말을 타고 오가고 있고

<팔황전에는 변황 무림의 유력한 문파 수백 개가 가입해있다. 팔황전에 속한 문파들은 매 십년마다 모여 전주를 선출하는데 그가 팔황가한이다.> 천막들에 에워싸인 공터에서 집회가 벌어진다. 단상에 서서 합장하고 있는 마흔 살 쯤 된 마귀활불. 마귀활불의 오른쪽 손목에는 호두알만한 구슬을 엮어만든 염주가 끼워져 있다. 모니천강주라는 보물이다. 마귀활이 서있는 단상 옆에는 온화한 인상에 덩치가 큰 청년 라마승이 합장하고 있다. 청년 라마승은 마귀활불의 제자로 별호가 천수가람이다. 단상 주변에 각가지 복장과 인종의 무사들이 마귀활불에게 포권하거나 합장하고 있다.

<하지만 팔황전은 육십여 년 전 세상에서 사라졌다. 몽고족이 세운 원(元)나라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오던 팔황전을 한족이 세운 명(明)나라가 용납하지 않은 때문이다.> 위 장면의 집회가 벌어지는 천막 일대를 수많은 기마병들이 급습한다. 기마병들은 유목민 기마병들과 달리 중국식의 무장을 하고 있다. 기겁하며 흩어지는 유목민들

<마귀활불이 팔황가한으로 선출되던 현장을 주원장 휘하의 명장 서달(徐達)이 대규모의 군세를 이끌고 급습했다. 제아무리 날고 뛰는 무림인들이라 해도 집단 전투가 전문인 군대를 상대할 수는 없다.> 집회를 하던 각양각색의 인종과 무사들이 급히 달아나는 모습. 마귀활불과 천수가람도 날아가고. 한족 기마병들이 쇄도하며 추격하고

<불의의 습격을 받은 팔황전은 심대한 타격을 받고 뿔뿔이 흩어졌다. 마귀활불이 마지막 팔황가한이라는 사실이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다.> 위 장면의 연속

<완전히 궤멸된 것은 아니어서 팔황전은 재기할 여지가 충분히 있었다. 하지만 팔황전은 두 번 다시 이전의 세력을 회복하지 못했다.> 제자인 천수가람과 함께 초원을 날아가는 중년 시절의 마귀활불

<팔황가한으로 선출되었던 마귀활불이 팔황전 결속의 상징인 청낭령(靑狼令)과 함께 실종되어버린 때문이다.> 울부짖는 늑대가 새겨진 영패를 배경으로 나레이션.

 

마귀활불; [청랑령은 푸른 늑대의 후손을 자처한 징기스칸이 팔황전에 하사한 영패라네.] 엄숙하게 마말하고

마귀활불; [그런 사연이 있어서 청랑령의 권위는 지금도 절대적이야.] [변황의 무림인들은 청랑령에 무조건적으로 복종할 정도지.]

청풍; [스님께서 끔찍한 변을 당하신 원인도 청랑령이겠습니다.]

마귀활불; [방심한 결과라네.] 탄식하고

마귀활불; [노납에게는 천수가람(千手迦藍)이라는 제자가 있었다네.] [영특하고 심기가 깊어 곁에 두고 총애했었네.]

 

<노납은 팔황가한을 선출하는 집회에도 그놈을 대동하고 갔었다네. 서달에게 습격당할 때도 그놈과 함께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지.> 밤. 모닥불을 피워놓고 운기조식하는 중년 시절의 마귀활불. 인상 좋은 청년 라마승 천수가람이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죽이 든 그릇을 바친다.

<명나라 군대의 추격에서 벗어나 한숨을 돌릴 때였다. 천수가람이 근처 유목민 가족에게서 공양해왔다며 말 젖 한 그릇을 바쳤다.> 천수가람이 내미는 그릇을 받는 중년의 마귀활불

<하지만 그 말 젖을 마신 직후 노납은 피를 토하고 쓰러졌다. 말 젖에 지독한 극독이 섞여있었기 때문이다.> 죽 그릇을 떨구며 목을 움켜잡는 중년의 마귀활불. 그걸 보며 웃는 천수가람

 

청풍; [스님의 제자가 말 젖에 부골시독을 탔군요.]

마귀활불; [노납은 방심한 상태였던 터라 여지없이 부골시독에 중독 당했네. 즉사하지 않은 게 기적일 정도였지.]

마귀활불; [그나마 위안이라면 노납을 중독 시킨 놈이 노납의 제자가 아니었다는 사실이야.]

청풍; [다른 자가 스님의 제자로 위장했군요.] 깨닫고

마귀활불; [그놈은 마교 십대마왕의 둘째인 백변마왕(白變魔王)이었다네.] 분노. 이를 부득 갈고

청풍; (십대마왕!) 놀라고

이어 떠올리는 북망귀왕의 말

 

<십대마왕을 얕보면 안된다.> 유령신목을 만지며 북망귀왕의 말을 떠올리는 청풍

북망귀왕; [노부의 판단으로 전대의 십대마왕들을 무리없이 이길 수 있는 인물은 삼비검조 진무륜 뿐이다.]

회상 끝

 

청풍; (팔황전의 주인을 간단히 쓰러트리고...)

청풍; (북망귀왕 교노야의 경고대로 십대마왕은 무서운 자들이로구나.)

마귀활불; [백변마왕이라는 별호에 어울리게 놈은 변신과 역용의 달인이었네.]

마귀활불; [노납의 제자 천수가람을 제거하고 천수가람 행세를 해왔는데...]

마귀활불; [그놈이 언제부터 천수가람 행세를 해왔는지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을 정도였어.]

청풍; [백변마왕이 스님을 시해한 목적은 청랑령이었겠습니다.]

마귀활불; [그놈이 노린 건 청랑령 외에도 두 가지가 더 있었다네.]

마귀활불; [우리 소뢰음사 최강의 법기 뇌정인(雷霆刃)과 노납이 대뢰음사에서 탈취한 모니천강주(牟尼天罡珠)라는 염주가 그것이지.]

청풍; [뇌정인과 모니천강주...] [이름만으로도 얼마나 대단한 보물인지 짐작이 갑니다.]

마귀활불; [뇌정인은 법기(法器)이면서 동시에 소뢰음사 최강의 무공이라네.] [뇌정인으로 때리면 부서지지 않는 것이 없다고 봐야하네.]

마귀활불; [모니천강주는 석가모니가 열반할 때까지 사용했다는 염주인데...] [그 비밀을 풀면 고금무적이 된다는 전설이 있다.]

청풍; [악용되면 너무도 위험한 보물들이 마교 수중에 들어갔군요.] 침통

마귀활불; [불행 중 다행이랄까?] [백변마왕이 노납에게서 탈취한 것은 청랑령과 모니천강주뿐이라네.] 의미심장하게

청풍; [아!] 깨닫고

청풍의 머리에 떠오르는 #139>의 장면

 

마귀활불; [이승 하직하고 싶은 게 소원이라면 들어주마!] 빠지지직! 기합 넣는 마귀활불의 정수리 위로 스파크가 치솟더니.

쩌저정! 마귀활불의 정수리에서 반투명하게 빛나는 칼날이 빠져나오기 시작한다. 격렬한 스파크가 그 칼날을 휘감고

회상 끝

 

청풍; [뇌정인이라는 건 실제 칼이 아니고 일종의 무공이겠습니다.]

마귀활불; [흐흐흐 시주는 확실히 가르치는 보람이 있어!] [한 마디를 하면 열가지를 알아차리니...] 웃고. 이어

치이이! 마귀활불의 이마가 세로로 갈라지며 빛이 번져 나온다.

마귀활불의 이마가 갈라진 틈으로 완전히 모습을 들어내는 뇌정인. 길이는 1미터 가량. 손잡이가 없는 검처럼 생겼음. 빠지지직! 스파크가 칼날 주위를 휘감고 있고

청풍; [뇌정인은 칼이면서 또한 내공이로군요!] 눈 빛내고

마귀활불; [그렇다네. 내공을 강기(罡氣)의 형태로 극한까지 응축시킨 것이 뇌정인이지!]

마귀활불; [이 한 자루 강기의 칼에 노납을 비롯한 역대 소뢰음사 주지 18명의 평생 내공이 응축되어있다네!]

마귀활불; [스승에게서 제자에게로 천년을 넘게 전해지면서 뇌정인은 겨우 지금의 모습이 된 것이야!] 기이이잉! 뇌정인이 천천히 마귀활불의 이마에서 떠나 마주 앉은 청풍 쪽으로 날아온다.

마귀활불; [만일 노납의 시체가 백변마왕의 손에 들어가면 뇌정인도 그놈의 것이 되었을 것이네!] [그럴 수는 없었지. 해서 노납은 머나먼 중원까지 피신하여 이곳 금마갱에 몸을 던졌다네.]

청풍; (이곳이라면 마교의 손길도 쉽사리 미치지 못하겠지!) 끄덕

마귀활불; [뇌정인은 내공처럼 몸속에 넣고 다니다가 유사시에는 신체의 어느 부위를 통해서든 뽑아내어 사용할 수가 있네.]

마귀활불; [안타깝게도 노납은 자질이 둔하여 뇌정인의 본래 위력을 채 절반도 발휘할 수 없었다네.] 천천히 두 사람의 중간쯤으로 날아온 뇌정인.

마귀활불; [만일 뇌정인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다면...!]

마귀활불; [그 누구도 시주가 내리는 파멸의 심판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야!] 바로 청풍의 이마 앞에 이른 뇌정인. 그 뇌정인을 보며 긴장하여 땀을 흘리는 청풍.

 

#152>

<-무림맹> 저녁 무렵. 축제 분위기. 폭죽이 터지고. 수많은 만장이 휘날린다. 사람들이 무림맹의 정문으로 몰려 들어간다. 나오는 사람은 거의 없고

무림맹 건물과 도처에 잔칫상이 차려져서 무림맹 사람들과 하객들이 먹고 마신다.

대청 건물. 하녀들이 연신 음식과 술을 들고 들어간다.

대청 안에서 벌어지는 잔치. 상좌에 위진천이 거만하게 앉아있고. 위진천 좌우에는 술병을 든 미녀들이 서있다.

대청 가득 무림맹 원로들과 하객들이 들어차 먹고 마시는 중이다. 하원길도 입이 귀에 걸려있고. 하지만

석헌중과 합요나, 벽세황은 보이지 않는다. 그들과 관련된 사람들도 안 보이고

[다시 한번 감축드립니다 위공자!] [아니 이제는 맹주님이라 불러야겠구먼.] [무림의 영도자가 된 걸 축하드립니다.] 하객들의 환호

위진천; [감사... 감사합니다 여러분!] 이리저리 포권하고

위진천; [어린 나이에 무림맹 맹주라는 중책을 맡게 되었습니다.] [부족한 점이 많으니 지도와 편달을 부탁드리겠습니다.]

[겸손하시기도 하시지!] [맹주님이야말로 기린아이고 인중룡이시오.] [무림맹에 젊은 맹주가 들어섰으니 무림의 분위기도 일신하게 될 것이오.] [무림맹을 잘 영도해주시오.] 포권하고 환호하는 하객들

위진천;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근신하고 노력하겠습니다.] 포권하는 위진천. 이어

위진천; [맹세의 의미로 한잔 하겠습니다. 다 같이 건배하시지요.] 옆에 서있던 미녀가 건네주는 술잔을 받고. 이어

[건배합시다!] [무림맹의 변함없는 번영을 위하여!] [위맹주의 무운을 빕니다.] 일제히 술잔 드는 하객들

하객들과 함께 술을 마시는 위진천

위진천; (무림맹은 물론 앞으로도 번영할 것이다.) 술 마시며 음산하게 웃고

위진천; (위대한 마교의 앞잡이로서...) 술잔을 입에서 떼는데

<방해해드려 죄송합니다.> 누군가의 전음이 위진천의 귀에 파고 들고

위진천; <말해라.> 빈 술잔을 옆으로 내밀고

쪼르르! 즉시 미녀가 술잔을 채워주고

<벽세황이 거처를 빠져나간 게 확인되었습니다. 지시를 내려주십시오.> 누군가의 전음이 이어지고

위진천; <장사치의 아들놈답게 눈치가 빠르군.> 히죽 웃으며 술잔을 다시 입으로 가져가고

위진천; <벽가놈은 황금전장의 목을 조일 유용한 족쇄다. 수단 방법 가리지 말고 확보해라. 죽이지는 말고!> 술을 마시고

<존명!> 누군가의 대답

위진천; (똥 오줌도 못 가리는 상태인 벽세황이 냉정한 판단을 내렸을 리는 없고...) 하객들의 환호에 답하며 생각하고

위진천; (역시 황금전장의 암호랑이라는 그년이 사전에 내려놓은 지시를 졸개들이 이행하는 것이겠지?) 벽세경을 떠올리고

위진천; (기다리고 있거라 벽세경! 머잖아 본 공자의 보물을 맛보게 해줄 테니...) 아랫도리가 불거진 채 입맛 다시는 위진천

 

#153>

<-군자단> 무림맹의 다른 곳. 위진천의 거처인 군자단

무림맹의 다른 곳과 달리 침통한 분위기. 무사들과 하녀들이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돌아다닌다.

뇌화영이 강간당하는 척 연기를 했던 건물. 창문이 열려있고

침대에 석헌중이 눈을 감은 채 누워있다. 가슴을 붕대로 감싸고 가운을 걸친 모습. 허리 아래만 얇은 이불로 가렸다. 침대 옆에 초췌한 몰골의 뇌화영이 앉아서 석헌중의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주고 있다.

뇌화영; (죄 많은 인생...) 석헌중의 이마를 닦아주며 눈시울을 붉히고

뇌화영; (지아비가 있는 몸으로 용서받지 못할 죄도 지었고...) 위진천에게 강간당하는 자신의 모습 떠올리고

뇌화영; (피붙이들을 살리기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어떤 변명으로도 내가 지은 죄는 용서받을 수가 없구나.)

뇌화영; (그저 이분 곁에서 함께 늙고 죽어주는 것뿐...) 석헌중의 땀을 닦아주며 우는 뇌화영

 

#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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