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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4.03.05 [낭중지추] 16화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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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서림당이 있는 거리. 이제 해가 져서 상점마다 등이 내걸리고 있고

거리를 걸어오는 청풍. 무림맹 무사 복장이 아니라 평복이다. 그래서 사람들 시선은 별로 끌지 않고. 생각에 잠긴 채 걸어오는 청풍.

독안룡이 했던 말 떠올리는 청풍.

 

독안룡; [네가 소맹주의 경호를 맡아주면 안심이 될 것 같다.] [무엇보다도...] 말을 끊었다가

독안룡; [방금 전 총단에서 전서구가 도착했다.] [소맹주님의 보표(保鏢;경호원) 삼아 너를 총단으로 보내라는...]

회상 끝

 

청풍; (어쩌다보니 무림맹 총단의 이목까지 끌어버렸다.) 쓴웃음

청풍; (도광하며 살길 바라시는 할아버지의 바램이 무산되게 생겼구나.) 앞을 보고

앞쪽에 서림당이 있다. 문이 열려있고 불빛이 흘러나온다.

청풍; (내일 진소저가 출발하기 전에 결정을 내려야만 한다.) 서림당 입구로 가고

청풍; (무림맹 총단으로 가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무림맹을 탈퇴하는 것이다.)

청풍; (무림맹이 순순히 탈퇴를 허락할지는 미지수이긴 하지만...) 서림당 안으로 들어서고

책장들 사이에서 불빛이 보이고. 책장들 사이에 있는 공간이다.

청풍; [다녀왔습니다.] 그곳으로 가고

살인객주; [어서 와라.] 책상을 앞에 두고 앉아서 책을 보다가 고개를 들고

청풍; [낯 사이에 별고 없으셨는지요?] 다가가고

살인객주; [할애비는 잘 지냈다. 손님도 별로 없었고...] 책을 덮고

청풍; [그러셨군요.] 책상 앞에 멈춰서고

청풍; [저는 이런 저런 일이 있었습니다.]

청풍; [특히 귀가 전에 지부장님이 따로 불러서 지시하시기를...] + 살인객주;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자꾸나.] 말하며 안채로 통하는 문을 돌아보고

[호호호!] 문 안쪽에서 여자 웃는 소리가 들리고

청풍; (이런...) 쓴웃음

살인객주; [널 보러왔다는구나. 가봐라.] 다시 책을 펼치며

청풍; [예...] 대답하며 문쪽으로 가고

 

#81>

문을 열고 안채로 들어서는 청풍

벽세경; [어서 와요 도련님!] 젓가락을 든 채 웃고. 마당에 놓인 탁자. 그곳에 차려진 몇가지 음식들. 벽세경이 손이낭과 마주 앉아서 음식을 먹고 있던 중이다. 손이낭은 앞치마에 손을 닦으며 일어나고 있고

벽세경; [유모의 음식 솜씨에 감탄하고 있던 참이랍니다.] 추파를 보내고.

청풍; [다녀왔어 유모.] 못 본 척하며 손이낭에게

손이낭; [오늘은 고기국수를 말았답니다. 곧 내드릴게요.] 웃으며 부엌 쪽으로 돌아서고

청풍; [소저께서 와 계실 줄은 몰랐습니다.] 벽세경과 마주 앉고. 벽세경은 다시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고 있고

벽세경; [내숭 떨지마.] 눈 흘기며 음식 먹고

벽세경; [소맹주와 나 사이에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 궁금해서 좀이 쑤시다는 거 알고 있어.] 오물거리면서

벽세경; [내가 찾아오지 않았으면 당장 내일이라도 날 찾아올 생각이었겠지.]

청풍; [역시 소저를 속일 수는 없군요.] 웃고

벽세경; [소맹주가 내게 무슨 말을 했을 것 같애?] 다시 음식에 젓가락 대며

청풍; [솔직히 짐작이 가질 않습니다.] 젓가락을 들며 부엌 쪽을 보고. 부엌에서 쟁반을 들고 나오는 손이낭. 쟁반에는 국수 그릇이 놓여있다.

벽세경; [의모가 함께 있어서 길게 대화하지는 못했는데...] 손이낭이 다가오는 걸 보며

벽세경; [소맹주가 한 말들 가운데 중요한 건 두 가지였어.] 손이낭이 청풍의 바로 뒤로 오는 걸 보며

손이낭; [식기 전에 드셔요.] 청풍의 앞에 국수 그릇을 놓아주고

청풍; [잘 먹을 게 유모.] + [한 가지는 치룡퇴에 관한 것이었겠지요?] 손이낭에게 말하며 벽세경에게도 말하고

손이낭; [더 있으니 부족하면 말씀하세요.] 돌아서며 청풍에게

벽세경; [치룡퇴를 잠시 빌려 쓰게 해달라더구나.] 끄덕

청풍; [치룡퇴 때문에 번거롭게 해드렸군요.] 젓가락으로 그릇 속의 국수를 말아쥐고

벽세경; [뭐 그러라고 했지. 어차피 치룡퇴는 네게 선물로 준 것이었으니까.] 청풍이 국수를 입으로 가져가는 걸 보며 말하고

청풍; [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물거리며

벽세경; [두번째가 중요한데...] 말을 끊고

국수를 우물거리고. 젓가락으로 다시 국수를 감아쥐며 기다리는 청풍

벽세경; [어떤 경우든 너와 척을 지지 말라는 충고를 하더구나.]

멈칫! 하는 청풍의 젓가락

부엌으로 들어가던 손이낭도 고개 조금 돌려 보고

청풍; [소저가 저와 척을 질 일도 없겠지만...] 국수를 높이 들고

청풍; [진소저께서는 저를 너무 과대평가하시는군요.] 국수를 먹으며 웃고

벽세경; [전에 네가 말했듯이 소맹주는 선녀나 다름없는 존재야.] 젓가락을 내려놓고

벽세경; [내가 너와 갈등을 일으키는 미래를 보았을 수도 있어.] 심각

손이낭; [.,..] 무언가 생각하며 부엌으로 들어가고

청풍; [우리 사이의 갈등이라...] 젓가락질을 멈추고

청풍; [어떤 상황에서 제가 소저에게 심려를 끼칠지 감도 오질 않습니다.] 찡그리고

벽세경; [나 역시 믿기지 않아.] [하지만 다른 사람도 아닌 소맹주가 한 말이니 믿지 않을 수도 없어.] 심각

청풍; [동의합니다.] 끄덕

벽세경; [생각해보니 내가 너에게 화를 내거나 배신감을 느낄 경우가 한 가지 있기는 해.]

청풍; [소저의 이복동생, 벽세황공자와 관련이 있겠습니다.] 쓴웃음

벽세경; [넌 알면 알수록 징그러운 놈이야. 내 속을 훤히 들여다보는 것 같아서...] 눈 흘기면서도 기분 나쁘진 않은 표정

청풍; [이것저것 소거(消去) 해보면 남는 게 그것뿐이었거든요.] 웃으며 다시 젓가락으로 국수를 말아올리고

벽세경; [맞아. 내 마음 속의 근심은 오직 하나, 세황이와 관련되는 문제뿐이야.] 한숨

말없이 국수를 먹으며 듣는 청풍.

벽세경; [의모와의 관계, 세천이의 평온한 삶, 그걸 위한 전제조건이 세황이가 잘 되는 거야.] 심각한 표정으로

말없이 듣는 청풍. 젓가락은 내려놓고

벽세경; [그래서 난 네게 요구, 아니 부탁을 할 수 밖에 없어.] 간절한 표정으로 몸을 좀 앞으로 숙이고

벽세경; [세황이가 무림맹의 주인이 되도록 도와줘! 그럼 네가 원하는 건 뭐든지 들어줄 테니까!] 얼굴 조금 발개져서 말하고

 

#82>

밤이 깊어졌다. 그래도 거리는 여전히 흥청, 모든 가게에 등이 내걸려있고. 손님들과 우마차가 오가고 있고.

서림당에서도 불빛이 흘러나오고

끼익! 서림당 안채의 문이 열린다. 서림당의 문이 아닌 안채로 통하는 문임을 주의

나오는 청풍과 벽세경. 청풍이 문을 열고 나오고 벽세경이 따라 나온다.

벽세경; [잘 먹고 가요 유모!] 돌아서며 곰살 맞게 웃고.

손이낭; [종종 들르세요 아가씨!] 문 안쪽에서 손을 앞치마에 닦으며 웃고.

벽세경; [그럴게요. 앞으로도 자주 봐야할 테니...] 웃으며 돌아서고

다각 다각 서림당으로 천천히 다가오는 마차 한 대. 마부석에는 눈빛이 날카로운 마부가 앉아있다. #14>에 나온 필곤이라는 이름의 마부. 벽세경의 심복이다.

벽세경; [그만 가볼게.] 청풍과 마주 서며 웃고. 그 뒤로 마차가 다가온다.

청풍; [어려운 걸음해주셨는데 대접이 소홀했습니다.]

벽세경; [그런 소리마.] [최고의 선물을 받고 돌아가는 거니까.] 눈 웃음. 그 뒤에서 마차가 멈추고

청풍; [영제와 관련된 문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벽세경; [네 말이니 당연히 믿어야지.] 웃으며 저고리 속으로 손을 넣고

다시 꺼내는 벽세경의 손에 그리 두껍지 않은 책이 한권 들려있다. 제목은 없다.

청풍; (옷 속에 용케 저 정도의 책을 넣고 있었군.)

벽세경; [받아!] 내밀고

청풍; [감사합니다.] 두 손으로 받고

벽세경; [무슨 내용인지는 안 물어봐?]

청풍; [새삼스레 무공비급을 주실 이유는 없고... 그렇다고 패설(稗說;소설)일 리도 없고...] 표지 없는 책을 들고 보며 웃고

청풍; [무림맹에 관련된 내용이 적혀있겠습니다.] 웃고

[!] 마부석의 마부 필곤이 놀라고

벽세경; [놀라는 것도 새삼스럽겠지?] 어깨 으쓱

벽세경; [네 추측대로야.] [그 책에는 무림맹의 구조와 주요 인사에 대한 정보가 적혀있어.]

벽세경; [읽어두면 무림맹 총단에 가서 처신하는 데 도움이 될 거야.]

청풍; [유용하게 쓰도록 하겠습니다.] 책 든 채 포권하고

벽세경; [내일 떠나면 당분간 금릉에는 돌아오지 못하겠지?]

청풍;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벽세경; [조심해서 다녀와. 주씨 남매는 걱정하지 말고...] 마차 문을 열고

청풍; [부탁드리겠습니다.] 고개 좀 숙이고

벽세경; [다시 돌아오면 그때는...] 마차로 들어가며 돌아본다. 얼굴이 좀 발그레해졌지만

기다리는 청풍.

벽세경; [됐어! 남은 말은 돌아오면 해줄게!] 마차로 들어가고

청풍; [살펴가십시오.] 고개 숙이고

탁! 닫히는 문

필곤이 고삐를 흔들고

다각다각 다시 움직이는 마차.

멀어지는 마차

돌아보며 서림당으로 걸음 옮기는 청풍

청풍; (뭔가 약속을 하려다가 말았는데...) 서림당으로 들어가고

청풍; (그 약속이라는 게 내가 생각하는 그거라면 좀 난감하겠구나.) 쓴웃음 지으며 서림당으로 들어간다

 

#83>

거리를 가는 마차

마차 내부. 안락한 의자에 몸을 기대고 있는 벽세경. 얼굴이 좀 달아올라있다.

벽세경; (하마터면 주책맞게 속내를 드러낼 뻔 했다.) 두근거리는 가슴 누르고

벽세경; (언제부터인가 저 녀석을 사내로 의식하게 되었다.) 숨도 좀 가빠지고

벽세경; (무려 열한 살이나 어려 조카뻘인 놈인데...)

벽세경; (하긴 저 녀석이 상대가 아니라면 노처녀로 늙어죽을 운명이긴 하지.)

벽세경; (기대하거라 청풍아! 내가 원한대로 세황이를 무림맹의 주인으로 만들어준다면 최상의 보상을 해줄 테니...) 얼굴 발개져서

 

#84>

서림당., 문이 열려있고

서림당의 안쪽으로 들어가는 청풍. 여전히 책장들 사이의 안쪽에서 불빛이 흘러나오고

청풍; [벽소저가 떠났습니다.] 그곳으로 들어가며 말하고. 살인객주는 여전히 책상을 앞에 두고 앉아있다. 책을 읽고 있고

살인객주; [접대하느라 고생했다.] 책을 덮으며 웃고

청풍; [여자 손님을 대접하는 건 확실히 쉽지가 않습니다.] 웃으며 맞은편에 앉고

살인객주; [듣자하니 내일 무림맹 총단으로 떠나야한다고?]

청풍; [저를 총단으로 보내라는 지시가 전서구를 통해 왔다는데...] 난감

청풍; [할아버지께서 걱정하실 것 같아서 무림맹 탈퇴를 고민 중입니다.]

살인객주; [무림맹을 탈퇴하는 걸로 무마가 되면 다행이겠지만...] 찡그리고

살인객주; [넌 이미 전 무림의 주목을 받는 처지가 되었다.] [무림맹을 탈퇴하는 건 임시방편이고 미봉책에 불과하다.]

청풍; (싫으나 좋으나 무림인들의 관심을 받게 되겠지.) 침통하게 끄덕이고

살인객주; [귀찮은 일을 그나마 덜 겪으려면 무림맹의 비호를 받아야할 게다.]

청풍; [무림맹 무사의 신분을 유지하고 있으면 쉽사리 시비를 거는 자들은 없겠지요.]

살인객주; [기호지세(騎虎之勢)라는 말도 있지 않느냐?]

살인객주; [일이 이리 되었으니 무림맹 총단에 가봐라.] [여러모로 배울 수 있는 게 있을 게다.]

청풍; [예...]

살인객주; [특히 무림맹 맹주 삼비검조는 좋은 스승이 되어줄 게다.]

살인객주; [진맹주는 구중천 중 만검총의 장문인이면서 세상의 이치를 대부분 깨우친 현자이기도 하다.]

살인객주; [당금 천하에서 네가 스승으로 섬길 만한 몇 안되는 위인이다.]

청풍; [무림맹 잔류 여부를 떠나서 한번 뵙고는 싶군요.]

살인객주; [진맹주도 인재를 아끼는 인물이라 널 홀대하진 않을 게다.] 말하며 소매 속에 손을 넣고. 이어

살인객주; [받아라.] 슥! 동전 하나를 청풍의 앞으로 밀어주고

상평통보와 비슷하게 가운데에 네모진 구멍이 난 동전인데 <億萬金寶>라는 글이 사방에 한 자씩 돋을 새김으로 조각되어 있다. 크기는 직경 10센티 정도로 보통 동전들 보다는 조금 크다.

청풍; [억만금보(億萬金寶)...] [엄청난 액수의 동전이군요.] 웃으며 동전을 집어들려다가

움찔! 하는 청풍의 손

살인객주; [어떠냐?] 웃고

청풍; [놀랍습니다.] [이 작은 동전의 무게가 족히 백근은 넘는 것 같습니다.] 놀라며 동전을 보고

살인객주; [세상의 금속들 중에서 가장 단단하고 무거운 만년한철(萬年寒鐵)을 극한까지 압축해서 만들었기 때문이다.]

살인객주; [그걸 깨트릴 수 있는 건 없고 또 그것으로 깨트리지 못하는 것도 없다.]

청풍; (단순한 동전이 아니겠구나.) 살펴보며 생각하고

살인객주; [알겠지만 억만금(億萬金)은 아주 많은 재물, 또는 가치를 의미한다.]

살인객주; [할애비가 스스로에게 붙였던 가치였으며... 이제부터는 네게 붙여질 가치이기도 하다.]

청풍; [저의 가치가 억만금이라니...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살인객주; [그거야 두고 볼 일이고...]

살인객주; [억만금보는 할애비의 상징이다.] [그걸 알아보는 인물은 전적으로 믿어도 된다.]

청풍; [예...] + (확실히 할아버지에게는 내가 모르는 또 다른 신분이 있었구나.)

살인객주; [할애비도 내일 금릉을 떠날 계획이다.]

청풍; [어딜 다녀오시려는 것인지요?] 흠칫

살인객주; [호남(湖南)쪽에서 희귀본이 발견되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직접 보고 가능한 입수하려고 한다.]

청풍; [언제쯤 다시 금릉으로 돌아오실 예정이신지요?]

살인객주; [기약이 없다고 봐야하는데...] 말 꼬리를 흐리고

살인객주; [만일 할애비와 연락이 끊기면 낙양(洛陽)의 만경각(萬經閣)이란 서점을 찾아가라.]

청풍; (갑자기 불길한 말씀을...) 흠칫

살인객주; [만경각 주인에게 억만금보를 보여주면 할애비가 맡겨놓은 물건을 내줄 것이다.] 청풍이 들고 있는 동전을 보며

청풍; [기억해두겠습니다.] + (안 좋은 예감이 든다.)

<내일 헤어지면 오랫동안 할아버지를 뵙지 못할 것 같은...> 마주 앉은 청풍과 살인객주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85>

아침. 금릉 북쪽의 나루터. 배들이 많이 드나들고. 정박한 배들도 있고.

부둣가에 서서 멀리는 보는 독안룡과 정씨쌍걸. 독안룡이 앞에 서있고 그 뒤에 정씨쌍걸이 서있다.

세 사람이 보는 곳. 강 중간쯤에 평평한 배가 가고 있다. 배에는 마차 한 대가 서있고. 마차 앞쪽에는 패소정이 서서 주변을 경계하고 있고. 마차 뒤쪽에는 죽립을 쓴 청풍이 서서 부둣가를 보고 있다. 배의 좌우에는 각기 십여명의 선원들이 선 채로 노를 젓고 있다. 마차를 실은 배는 돛이 아니라 노를 젓는 힘으로 움직이는 배다.

부둣가의 독안룡 일행에게 포권을 하는 청풍

손을 흔드는 정씨쌍걸. 독안룡은 침통한 표정으로 보고 있고

독안룡; (잘 가라 이청풍!)

독안룡; (하지만 총단에 가면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으면 안된다.)

<무시무시한 암투가 벌어지고 있어서 복마전이나 다름없는 곳이니...> 마주 손을 흔드는 청풍을 배경으로 독안룡의 나레이션

 

#86>

부둣가 언덕 위. 죽립을 쓴 살인객주가 서있다. 지팡이를 짚고 있고. 먼길 떠나는 모습. 그 뒤에 손이낭이 서있다.

두 사람의 시점. 멀어지는 청풍을 태운 배

살인객주; [적당히 때를 봐서 서림당을 폐쇄해라.]

손이낭; [분부 받들겠사옵니다만...] 난감

살인객주; [그렇게까지 할 거 있겠느냐 생각하겠지만...]

살인객주; [세상의 이목을 끈 이상 청풍이의 뒤를 캐려는 자들이 속출할 것이다.] [행여나 그것들이 청풍이의 정체를 짐작하는 일은 벌어져선 안된다.]

손이낭; [예...] 고개 좀 숙이고

살인객주; [우리의 적은 강할 뿐 아니라 교활하기까지 한 자다.]

살인객주; [그자를 상대하려면 우리도 각오를 단단히 해야만 한다.] 강렬한 표정

 

#87>

<-무림맹> 밤

어느 건물. 불빛은 없고

건물 내부. 침실. 침대에 남녀가 잠들어 있다. 여자가 남자에게 달라붙은 자체. 남자는 위진천이지만 실루엣으로 묘사

<진상파가 금릉을 떠났다고 합니다.> 누군가의 전음이 위진천의 귀에 들리고

위진천; <호위는?> 역시 전음으로 묻고.

복면인; <철관음 패소정이 늘 지근거리에 머물고 있으며...> 건물 밖. 정원수 사이에 무릎 꿇고 있는 검은 옷의 복면인

복면인; <통과하는 지역의 지부에서 열명씩 인원이 차출되어 경호를 한다고 합니다.>

위진천; <열명... 적지는 않지만 충분한 것 같지도 않은 인원이로군.>

위진천; <각 지역의 지부장이 직접 경호에 나서기라도 하는 건가?>

복면인; <진상파가 사양하는 바람에 지부장들이 나서지는 못하고... 대개 은급 두 명이 동급 여덟 명을 지휘해서 경호한다고 합니다.>

위진천; <그 정도면 제칠마왕과 제팔마왕 선에서 처리가 가능할 것 같군.>

복면인; [...] 대답하지 않고

위진천; <이런...> 눈 감은 채 혀를 차고

위진천; <이청풍이란 괴물이 동행하고 있는 것인가?>

복면인; <이청풍이 직접 마차를 몰고 있다고 합니다.>

위진천; <제칠마왕과 제팔마왕을 거푸 물 먹인 괴물...> <그놈의 경호를 받고 있다면 진상파를 확보하는 건 어려울 수도 있겠어.>

복면인; <다른 마왕님들께 지원을 요청할지요?>

위진천; <그럴 필요는 없어. 제칠마왕이 알아서 할 테니...> <시간상 늦기도 했고...>

복면인; <예...>

위진천; <대신 제칠마왕에게 전해! 진상파를 꼭 생포하지 않아도 된다고...>

복면인; <죽여도 된다는 말씀이신지요?> 흠칫

위진천; <진상파가 죽으면 만검총은 대가 끊겨. 그걸로도 만족스러운 결말이라고 봐야하는 거야.>

복면인;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위진천; <진상파를 생포하는 게 최상이고... 어려울 것 같으면 죽이라고 전해!>

복면인; <분부 받들겠습니다 제십마왕(第十魔王)님!> 고개 숙이고

스슥! 사라지는 복면인

위진천; <이청풍... 이청풍...> <네 진짜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두고 보겠다.>

위진천; <진상파를 무사히 무림맹으로 데려온다면 인정하고 그에 걸맞는 대접을 해주마.> 흐흐흐! 웃는 위진천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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