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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4.03.14 [낭중지추] 25화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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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

<-숭산> 웅장한 산. 멀리 산중턱에 웅장한 사찰이 있는 게 보인다. 소림사다. 시간은 정오 무렵

<-소림사(少林寺)> 위 사찰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소림사 뒤의 산

휘익! 그 산을 향해 날아오는 일단의 인물들. 혈가람이 앞장서서 날아온다. 침통한 표정. 그 뒤를 위진천과 벽세황이 청풍의 팔을 좌우에서 하나씩 잡고 날아온다. 청풍은 손목이 밧줄에 묶인 채 끌려온다. 두 손을 앞으로 한 모습이고. 고개를 떨군 채 끌려온다.

위진천; [거의 다 왔소!] 앞을 보고. 혈가람이 날아가는 앞쪽에 소림사가 등지고 있는 봉우리가 보인다. 소림사 정면으로 가는 게 아니라 산 뒤쪽으로 가는 중이다.

벽세황; [소림사가 자리한 소실봉(少室峰) 뒤에 무저금마갱이 있지.] 고개를 끄덕이며 날아가고

[...] 고개 떨군 채 위진천과 벽세황에게 끌려가는 청풍. 하지만

슈우! 청풍의 팔을 좌우에서 잡고 날아가는 위진천과 벽세황의 몸에 흐르는 기운들이 떠오르고

청풍; (태산에서 숭산까지 사흘...)

청풍; (본의 아니게 위진천과 벽세황의 무공 내력을 탐색하게 되었다.)

<벽세황은 내공의 유통이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해주는 무공을 익히고 있다.> 벽세황의 모습. 벽세황의 몸에 투명한 선들이 수없이 생기는 모습

청풍; (황금전장에 전해지는 비전일 텐데... 이 심법을 익힌 덕분에 벽세황은 임기응변이 빠르고 짧은 순간에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위진천이 익힌 무공은 특이하다.> 위진천의 몸에 떠오르는 많은 선들

<강한 흡인력을 지녀서 상대의 내공을 끌어들인다. 천마가 만들었다는 전설적인 마공 흡성대법(吸星大法)의 특징과 일치하는 무공이다.> 위진천의 모습

청풍; (위진천과 싸우는 상대는 자신도 모르게 내공을 빼앗기게 된다.)

청풍; (무림맹 맹주의 제자인 위진천이 어떻게 천마와 관련된 마공을 익히고 있는 것인가?) 생각할 때

벽세황; [다 왔다!] 히죽 웃으며 앞을 보고

청풍도 고개를 들어 앞을 보고

벽세황; [저곳에 이청풍 네가 여생을 보낼 곳이 있다.] 턱으로 앞을 가리키고

쿵! 청풍의 일행은 어느덧 깊은 계곡으로 접어들었다. 좌우가 깎아지는 절벽. 그 절벽 끝에 동굴이 있고. 동굴 입구에 여러 명의 중들이 무기를 들고 서있다. 동굴 입구는 철문으로 막혀있고. 철문 위쪽에는 <無底禁魔坑>이란 글이 새겨져 있다.

동굴 입구를 크로즈 업

청풍; (저 동굴이 무저금마갱...) 침통

 

<소림사는 불살계(不殺戒)를 지키는 불문의 도량이다.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면 살생을 저지르지 않는다.> 혈가람이 앞장 서서 무저금마갱으로 날아가는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중들이 혈가람 일행을 알아보고 인사하거나 동굴의 철문을 열 준비를 한다.

<그래서 아무리 흉악한 마인이라도 무작정 죽이지는 않는다. 개과천선 하도록 기회를 주며, 그래도 마성을 잃지 않으면 무저금마갱에 가둬버린다.> 급히 동굴의 철문을 여는 중들을 배경으로

<무저금마갱은 소실봉 지하에서 발견된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의 지하공동이다.> 동굴 입구로 내려서는 혈가람. 청풍을 좌우에서 붙잡고 있는 위진천과 벽세황도 그 뒤를 따라 멈춰서고

<전체적인 형상은 깔때기 모양인데 깊이가 무려 삼백장 이상이다. 제 아무리 경신술이 뛰어난 인물이라도 자력으로 무저금마갱을 빠져나오지 못한다.> 중들의 인사를 받으며 동굴 안으로 들어가는 혈가람. 그 뒤를 따라가는 위진천과 벽세황

<소림사가 세워진 후로 천여 년 동안 일만명 이상의 마인이 무저금마갱에 던져졌다. 하지만 탈출한 자는 단 한명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굴을 지나는 혈가람 일행을 배경으로

<무저금마갱을 빠져나올 수 있는 방법은 단 한가지뿐이다.> 동굴이 넓어지고 밝아진다. 앞쪽에 폭 백 미터 이상의 지하광장이 나타난다. 여러 개의 횃불이 밝혀져 있는 지하광장은 천장도 아주 높다. 지하광장 중간쯤은 지면이 뚝 끊겨 까마득한 수직의 동굴이다. 그 절벽 끝에 기중기 같은 장치가 설치되어 있다. 고리가 달린 실을 몇가닥 꼬아만든 가느다란 밧줄이 절벽 밖으로 나가있고. 가는 밧줄이 둘둘 말린 직경 2미터쯤의 타래가 기중기 뒤에 달려있다. 기중기 근처에는 건장한 중들 몇 명이 서서 대기하고 있다.

<저 기중기(起重機)에서 내려지는 천잠사로 꼰 밧줄을 이용하는 것뿐이다.> 기중기 크로즈 업

<즉, 지상에서 누군가 도와주지 않는 한 무저금마갱을 빠져나오는 건 불가능한 것이다.> 기중기로 다가가는 혈가람 일행 배경으로

중1; [어서 오십시오 장로님!] 기중기를 등지고 서있던 중년의 승려가 합장하고. 다른 중들도 합장하고

혈가람; [무저금마갱에 내려 보낼 죄인이 한명 있다.] 멈춰서고

중1; [무림맹에서 날려 보낸 전서구로 연락을 받았습니다.] 말하며 청풍을 보고

혈가람; [인생이 가엾다만... 맹주께서 내리신 판결이다.] 청풍을 돌아보며 옆으로 물러서고

혈가람; [아래로 내려 보내라.]

중1; [분부 거행하겠습니다.] 합장 풀고.

다른 중들에게 손짓하는 중1.

다른 중들이 다가와 위진천과 벽세황에게서 청풍을 인계받는다.

이어 청풍을 끌고 기중기로 가는 중들

기중기에 매달린 가는 밧줄을 당겨서.

그 밧줄 끝의 고리를 청풍의 두 손목을 묶고 있는 밧줄에 거는 중들

혈가람; [이청풍!] 다가오고

돌아보는 청풍

혈가람; [남기고 싶은 말이 있으면 남겨라.]

청풍; [유구무언일 뿐입니다.] 쓴웃음

벽세황; (그 새끼, 끝까지 허세는...) 얼굴 이지러지고

위진천; (사내답긴 하군. 누구처럼 징징대지 않고...) 웃고

혈가람; [그렇다니 귀찮게 하지는 않으마.] [내려보내라.] 물러서고

[예!] 대답하며 양쪽에서 청풍의 팔을 잡고 절벽 끝으로 끌고 가는 중들

절벽 끝에 서는 청풍.

쿠오오! 아래쪽에서 바람이 치솟고

바람이 치솟는 아래쪽은 시커멓다.

청풍; (너무 깊어 바닥을 가늠할 수 없다.) 침통. 그때

[잘 가라!] [아미타불!] 청풍을 절벽 밖으로 던지는 중들

출렁! 촤아! 던져진 청풍은 두 팔이 번쩍 들린다. 두 팔을 묶고 있는 밧줄에 걸린 고리에 당져져서

두 팔 쳐든 자세로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리는 청풍. 줄이 짧아서 아직 절벽 아래로 내려가진 않았고

드드드! 기릭! 밧줄이 감겨 있는 휠을 돌리는 청풍

끼릭! 끼릭! 아래로 내려가는 청풍의 몸뚱이. 천천히 내려간다.

위진천; (잘가라 이가야! 네가 다시 햇빛을 보는 일은 없을 것이다.) 히죽 웃는데

갑자기 검을 뽑는 벽세황

혈가람; [무슨 짓이냐?] 혈가람이 알아차리고 외치지만

쩍! 이미 검을 휘둘러서 검기로 밧줄을 잘라버리는 벽세황

[!] 텅! 밧줄이 잘려 추락하는 청풍

[헉!] [시주!] 중들 기겁

위진천; [허어!] 감탄

혈가람; [네놈!] 펑! 장풍을 날린다. 집채만한 손바닥 형상이 벽세황에게 날아가고. 하지만

벽세황; [고정하십시오 부맹주님!] 슈학! 질풍같이 옆으로 피하는 벽세황

콰앙! 혈가람이 날린 거대한 손바닥 형상은 벽세황이 서있던 뒤쪽의 벽에 깊은 손바닥 자국을 남긴다. 벽을 부스는 것이 아니라 진흙에 손 도장을 찍듯이 깊이 파고 든 건

위진천; (대수인(大手印) 공력!) 감탄하고

벽세황; [어차피 무저금마갱에 들어갈 놈입니다.] [한시라도 빨리 보내주는 게 배려 아니겠습니까?] 웃으며 검을 칼집에 꽂고

혈가람; [못된 놈이...] 노려보고

히죽거리는 벽세황

혈가람; [맹주가 이래저래 근심이 많겠구나.] 내뱉으며 절벽쪽으로 돌아서고

어깨 으쓱하는 벽세황

절벽 끝으로 가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혈가람

하지만 이미 청풍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혈가람; [아미타불! 부처님의 가호에 네 운명을 맡기마!] 합장하며 탄식하는 혈가람

위진천; (느닷없이 나타났던 변수는 이렇게 제거되었다.) 그 모습 보며 음산하게 웃고

위진천; (잠시 미뤄두었던 역천지계(逆天之計)를 본격적으로 발동할 때가 되었다.) 사악한 얼굴

 

#138>

쐐액! 어둠 속에서 추락하는 위를 보는 자세로 추락한다. 두 손이 묶인 채. 묶인 청풍의 손에는 갈고리가 달린 가는 밧줄이 걸려있다.

추락하면서 벽세황의 말을 떠올리는 청풍. 바로 위씬의 말

 

벽세황; [어차피 무저금마갱에 들어갈 놈입니다.] [한시라도 빨리 보내주는 게 배려 아니겠습니까?] 웃으며 검을 칼집에 꽂고

회상 끝

 

청풍; (벽세황...) 한숨

청풍; (날 질투한다는 건 알았지만 살의를 품을 정도인 줄은 몰랐다.)

청풍; (내가 자신을 이용해서 삼비검조님의 제자가 되려 한다고 생각했겠지.) 쏴아! 추락하는 청풍

청풍; (그나저나 절망적인 상황이다.) 한숨

청풍; (지금의 난 단전과 기해혈이 막혀 있어서 내공을 쓸 수 없는 몸이다.)

청풍; (설령 내공을 쓸 수 있다고 해도 이 높이에서 추락해서는 살아날 가망이 없다.) 쐐액! 점점 더 빠르게 추락하고

청풍; (길지 않은 내 삶이 이렇게 끝나는구나.) 쏴아! 추락하며 절망. 허탈한 웃음. 바로 그 직후

쏴아! 쿠쿠쿠! 무언가 흐르는 소리가 들리고

청풍; (이건!) 눈 번뜩

청풍; (대량의 물이 흘러가는 소리다.) 고개 억지로 돌려 아래를 보고

쿠쿠쿠! 어둠 속에 검은 흐름이 요동치는 게 보이고

청풍; (무저금마갱에 수량이 상당한 물줄기가 있다.)

청풍; (저 지하 강에 떨어진다면 분신쇄골은 면할 수 있을지 모른다.) 곁눈질로 몸 아래의 거센 물줄기를 보고

쏴아! 급격히 가까워지는 물줄기

청풍; (숨을 멈춰야한다.) 흐읍! 두 볼 빵빵하게 숨을 들이쉬는 청풍. 직후

펑! 높은 물줄기를 일으키며 물에 빠지는 청풍. 아주 높은 곳에서 떨어져 물줄기도 높이 치솟고

콰콰콰! 거세가 흐르는 물줄기에 휩쓸려가는 청풍.

청풍; (물에 떨어져 살긴 했지만...) 물 속에서 허우적. 두 손이 묶여있어 제대로 헤엄을 청풍f 수가 없다

청풍; (워낙 높은 곳에서 떨어진 탓에 온몸의 뼈가 부러진 듯한 통증이 엄습한다.)

꿀꺽! 어쩔 수 없이 물을 마시고

청풍; (빨리... 빨리 물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 익사하고 만다.) 몸을 사력을 다해 뒤틀고. 위로 올라가려

펑! 겨우 물 밖으로 얼굴을 내미는 청풍.

청풍; [허억!] 참았던 숨을 확 토하지만

콰콰콰! 거센 물줄기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청풍.

청풍; (물이 흐르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 허우적대며 물가로 가려 하고. 하지만 물살에 떠밀려 좀체 물가로 갈 수 없다.

청풍; (물에서 나가야하는데... 쉽지가 않다!) 손목이 묶인 양손을 휘둘러 헤엄을 치려 하고. 그러다가

쿠쿠쿠! 물이 흘러가는 앞쪽에서 굉음이 일어나고.

돌아보니 시커먼 동굴이 입을 벌리고 있다. 거대한 동굴. 그곳으로 물줄기가 흘러들어가고 있다.

청풍; (물줄기가 동굴 속으로 흘러들어간다.)

청풍; (저 동굴로 끌려 들어가면 살 가능성은 거의 없다.) 사력을 다해 헤엄을 치고. 하지만

쿠쿠쿠! 급격히 동굴로 흘러가는 청풍.

청풍; (물에 빠져 분신쇄골은 면했다 했는데...) 절망

청풍; (결국 익사로 내 삶이 마감되는 건가?) 생각할 때

휘익! 카우보이들이 말을 잡을 때 쓰는 것처럼 고리가 매듭지어진 밧줄이 날아들고

화락! 놀라는 청풍의 목을 그대로 감아 조이는 고리. 이러

팽! 강한 힘이 고리에 목이 감긴 청풍의 몸을 뽑아낸다.

목이 조여진 채 허공으로 확 튀어 오르는 청풍의 몸

동굴 바로 옆의 강변에 두 사람이 서있다. 한명은 키가 크고 눈이 번뜩. 다른 한명은 키가 좀 작고 온몸이 희다. 다른 작품의 흑백신귀. 그 중 키가 큰 사람이 흑신인데 밧줄을 강하게 당긴 모습이다

청풍; (사람이 있다!) 놀라면서도 목이 조여 고통스럽고. 몸은 허공에 떠있고

흑신; [영차!] 밧줄을 강하게 당기며 기합 넣고

콰당탕! 물가 바위에 나뒹구는 청풍.

백귀; [월척이로구나! 월척이야!] 신나서 박수를 치고

청풍; (살... 살았다!) 고통으로 오만상 쓰며 헉헉.

흑신; [카카캇! 이거 운이 좋구만! 예상과 달리 야들야들한 어린놈 아닌가?] 얼굴이 검고 옷은 흰 노인이 눈을 희번덕이며 웃는다. 밧줄을 던져 청풍을 건진 인물. 아랑힐월 등 다른 작품의 흑백신귀 중 흑신 캐릭터. 다른 점은 옷이 아주 낡았다는 점. 머리는 봉두난발이고

백귀; 백귀; [무저금마갱에 던져지는 것들은 대부분 고기가 질긴 늙은이들뿐이었는데 말이야.]흑신 건너편에서 청풍을 들여다 보며 웃고. 역시 다른 작품의 흑백신귀 중 백귀. 다른 점은 입고 있는 검은 옷이 아주 낡았다는 점. 머리도 봉두난발이고

흑신; [켈켈! 벌써부터 뱃속의 식충이들이 아우성을 치누나!]

청풍; (이자들...!) 깨닫고

청풍; (금마갱에 갇혀있는 마인들이겠구나!) 억지로 일어나려 하고

흑신; [오늘 낚시는 대성공이야! 눈 먼 물고기 대신 싱싱한 육고기를 건졌으니...]

백귀; [흐흐! 위험을 무릅쓰고 요마계(妖魔界)의 경계까지 온 보람이 있구만!] 청풍을 보며 입맛을 다시고

청풍;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두분 노야.] 일어나 앉으며 흑백신귀의 눈치를 살피고

백귀; [간덩이가 제법 큰놈이로군! 노부들을 보고도 놀라지 않다니...!] 놀라고

흑신; [크큿! 간덩이가 크다면 더욱 좋지!] 입맛 다시고

흑신; [인간의 몸뚱이 중에서 제일 맛있는 부분이 간(肝) 아닌가?]

청풍; (사람의 몸 중에서 간이 제일 맛있다고?) 부릅

백귀; [킬킬! 하긴...! 생간만큼 감칠 맛 나는 부위도 없지.]

청풍; [두 분께서는 저를 잡아먹으실 작정입니까?] 어이없고

흑백신귀; [물론이다!] [잡아먹을 게 아니라면 노부들이 미쳤다고 이런 수고를 했겠느냐?] 동시에 고개 끄덕이고

청풍; (농담이 아니다! 이 노괴들, 정말 날 잡아먹을 생각이다.) 아연실색하여 뒤로 주춤거리며 물러나 앉고

흑신; [쩝! 계집이 아닌 게 좀 아쉽군.] 청풍을 아래 위로 훑어보고

백귀; [킬킬! 왜? 계집이었으면 먹고 먹으려고?]

흑신; [당연한 걸 왜 묻냐?] 음험하게 웃고

턱! 물러나 앉던 청풍의 등이 벽에 닿는다. 더는 물러날 곳이 없게 되고

청풍; [두 분께서는 전에도 인육(人肉)을 먹어본 경험이 있으십니까?] 굳어진 표정으로

백귀; [있다 마다!] [이 지옥 같은 곳에서 사람고기 말고 먹을 수 있는 육고기가 또 있겠냐?]

흑신; [이 지하수맥에 사는 눈 먼 물고기들이 있긴 하지만 육고기 맛에는 비할 바가 아니지.] 청풍을 보며 눈을 희번덕이고

청풍; (진심이다! 마치 진수성찬을 앞에 둔 표정이다.) 전율

청풍; (분신쇄골도 면하고 익사도 면했는데 같은 인간에게 잡아먹히는 것으로 인생이 끝날 줄이야.) 허탈하게 웃고

흑신; [어? 웃어?]

백귀; [켈켈! 웃기는 음식이로다!]

흑신; [혹시 이 음식 미친 것 아냐?]

백귀; [쩝! 미친 고기 먹고 우리도 미치는 것 아닌지 몰라!]

청풍; (그러고 보니 이 노괴들...) 말도 안되는 말 주고받는 두 괴인을 보는 청풍

<내공이 심후하기 이를 데 없다. 무림맹 십대장로들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서로에게 뭐라 하는 흑백신귀의 몸에 흐르는 수많은 선들.

청풍; (대체 어떤 사연으로 무저금마갱에 갇힌 자들일까?) 흑백신귀를 보고. 백귀와 대화하다가 흘낏 청풍을 돌아보는 흑신

바위에 기대앉은 청풍이 눈을 좀 가늘게 뜬 채 보고 있다.

흑신; [끼니꺼리 되기 전에 뭐 할 말 있냐?]

청풍; [소생을 잡아먹든 어쩌든 맘대로 하십시오. 그전에 두 분의 고명(高名)이나 알았으면 합니다!] 묶인 두 손으로 포권하는 시늉하고

흑신; [허 참... 이놈 보게. 놀래 까무라쳐도 시원잖거늘...!]

백귀; [검둥아! 저 음식을 먹는 것 그만두는 게 어때? 아무래도 맛이 간 거 같어!] 떨떠름

흑신; [그래도 애써 잡은 건데 그냥 버리면 아깝지 않냐?]

흑신; [먹고 탈이 나더라도 우선 배나 채워보자. 어차피 우리가 안 먹어도 다른 놈들이 잡아먹을 텐데 뭘...!]

백귀; [하긴...!]

청풍; [고명을 말씀해주십시오. 두분이 누군지 알아야 염라대왕 앞에 가서 고할 것 아닙니까?]

흑신; [거 되게 시끄러운 음식일세!]

백귀; [가르쳐 주세. 죽은 놈 소원도 들어준다는데 죽을 놈 소원쯤은 들어줘야지.]

흑신; [그렇긴 하지.]

백귀; [귓구멍 열고 잘 들어라. 노부들은 흑백신귀(黑白神鬼)라 불리던 어르신네들이다!] 우쭐하여 말하고. 순간

청풍; [흑백신귀!] 진짜 놀라고

흑신; [노부가 흑백신귀 중 흑신(黑神)이다!] 거만하게

백귀;‘ [백귀(白鬼)가 바로 노부다!] 역시 거만하게

청풍; (맙소사! 이 노마들이 살아있다니... 진짜라면 나리가 백살 가까이 될 텐데...) 전율. 불신의 표정. 이어지는 나레이션

 

<-흑백신귀! 사십여 년전까지 무림을 횡행했던 공포의 살인귀들이다. 배교(拜敎)에 뿌리를 둔 신귀문(神鬼門)이라는 문파의 공동 문주이기도 하다.> 멀쩡한 시절의 흑백신귀 모습. <아랑힐월>등에 나올 때 모습. 머리가 봉두난발이 아니고 옷도 깔끔하다.

<배교에 뿌리를 둔 문파의 문주들답게 흑백신귀는 무공뿐 아니라 온갖 기괴한 술법에도 능통했다. 그 술법을 효과적으로 연마하기 위해 흑백신귀는 수많은 인명을 살상했다.> 시체들이 널려있는 어느 장원. 시체들 가운데에 공중부양하고 있는 흑백신귀. 시체들에서 검은 기운들이 일어나 흑백신귀의 몸으로 스며들어간다.

<흑백신귀의 만행을 저지하기 위해 무림맹에서 여러번 토벌대를 보냈다. 하지만 번번이 놓치거나 오히려 반격을 당해 심각한 피해를 입곤 했다.> 무림맹 금급 무사들이 흑백신귀가 뿜어내는 악령같은 기운에 휘감겨 죽는 모습. 신이 나서 웃는 흑백신귀

<결국 제이대 무림맹 맹주가 된 삼비검조 진무륜이 직접 흑백신귀를 추적했다.> 현장에 나타나는 중년 시절의 삼비검조 진무륜. 그를 알아보고 기겁하는 흑백신귀. 달아나려는 자세로

<제 아무리 기괴한 술법을 지녔다 해도 흑백신귀는 삼비검조의 적수가 못되었다. 반년에 걸친 추적 끝에 삼비검조는 흑백신귀를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 검을 빼든 삼비검조. 그 앞에서 피를 게워내며 목숨을 구걸하는 흑백신귀들

<지은 죄를 보자면 죽이는 게 옳았다. 하지만 흑백신귀도 명색이 한 문파의 문주들이다. 이에 삼비검조는 흑백신귀를 죽이는 대신 무저금마갱에 가둬버렸다.> 기중기에 연결된 밧줄에 묶여 아래로 내려가는 흑백신귀. 돌아보며 악을 쓰고. 기중기 옆에는 삼비검조와 혈가람이 서서 보고 있다. 기중기는 소림사의 중들이 조작하고 있고

 

청풍; (이 전설 속의 살인마들이 아직까지 살아있었다니...!)

흑신; [클클! 노부들의 고명도 들었으니 여한은 없겠지?] 입맛 다시고

백귀; [서둘지 말게나! 우선 요놈을 어떻게 나누어 먹을 건지 정해야 할 것 아닌가?]

흑신; [정하고 자시고 할 거 뭐 있어? 그냥 세로로 정확히 두 토막 내면 되지!] 소매 속에서 비수를 하나 뽑아들고. 어둠 속에서도 빛이 난다.

청풍; (날 어물전 생선 취급을 하는군.) 쓴웃음.

백귀; [정확히 잘라라! 조금이라도 차이가 나면 안돼!] 심각

흑신; [걱정 비끌어매! 내 또 다른 별명이 흑심인도(黑心人屠), 속검은 사람백정인 거 잊었냐?] 콱! 청풍의 어깨를 움켜잡고.

흑신; [애송아! 두려워할 것 없다. 눈 딱 감고 있으면 순식간에 토막내줄 테니까!] 청풍의 이마에 비수를 대고. 비수가 이마에 파고 들며 피가 흐르고.

백귀; (여기까지인 것 같군! 내 길지 않은 인생도...!) 쓴웃음.

흑신; [흐흐흐 피냄새도 신선하구만!] 코를 벌름거리며 청풍의 피 냄새를 맡고. 바로 그때.

[호호홋!] 갑자기 동굴을 뒤흔드는 여자의 웃음소리. 막 청풍을 두 토막 내려던 흑신과 뒤에서 지켜보던 백귀 기겁.

[히익!] [이...이 웃음소리는...!] 기겁하며 펄쩍 뛰며 뒤돌아보는 흑백신귀. 어리둥절 청풍. 흑신은 놀라서 비수를 떨군다.

[마...마녀(魔女)다!] [으아아!] 휘익! 쐐액! 비명을 지르며 청풍이 떠내려온 쪽으로 미친 듯 달려가는 두 노마. 청풍이 있는 곳은 막다른 곳이다. 절벽에 난 거대한 동굴로 물줄기가 흘러들어가고 있다.

따당! 청풍의 발치에 떨어지는 비수

[으아아!] [안... 안돼!] 쐐액! 삽시에 물리 흘러오는 쪽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흑백신귀

청풍; (왜들 저러지?) 어리둥절

청풍; (삼비검조께서도 악전고투 끝에 제압할 수 있었다던 저 거마들이 겨우 여자웃음소리에 경기를 일으키다니...!) 당혹. 그러다가

발치에 떨어져 있는 비수를 보고

스으! 어둠 속에서도 스산한 빛을 발하는 비수

청풍; (보기에도 평범한 비수가 아니다.) 두 발로 비수 손잡이 부분을 잡아서

청풍; (손목을 묶은 천잠사로 짠 밧줄을 잘라줄 것 같다.) 바로 세운다

슥! 슥! 바로 세운 비수의 날에 손목을 묶은 밧줄을 문지르고. 그러자

서걱! 툭! 밧줄들이 힘없이 잘리고

청풍; (다행히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구나.) 툭! 후두둑! 양손을 묶었던 밧줄들을 털어버리고

청풍; (그 마귀들이 돌아올지 모른다.) 비수를 집어들고

청풍; (빨리 여길 떠야한다.) 비틀거리며 일어나고. 바로 그때

[케에에엑!] 흑백신귀가 사라졌던 어둠 저편에서 처절한 비명이 터져나온다.

청풍; (이 목소리는...!)

청풍; (흑백신귀 중 백귀인 것 같다!) 어둑한 저편을 바라보고. 그 직후

쐐애액! 어둠 저편에서 한 명의 인물이 미친 듯이 달려온다. 봉두난발에 온몸이 검은 노인. 흑신이다. 완전히 공포에 질린 얼굴. 비명도 지르지 못한다.

청풍; (흑신이 돌아오고 있는데...) 긴장

<마치 귀신이라도 본 듯한 표정이다.> 연신 뒤를 돌아보며 달려오는 흑신. 소매로 입을 가리기도 하고. 직후

화라락! 청풍의 앞에 에 이르러 급정거하는 흑신. 이곳은 막다른 곳이다. 절벽에 난 동굴로 물줄기가 굉음을 내며 흘러들어가고 있고.

흑신; [으으으! 애초에 이곳까지 오는 것이 아니었는데...] 절벽 앞에서 어쩔 줄 몰라하며 신음

청풍; (저 노괴...) 놀라며 흑신을 보고.

<극도의 공포를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사시나무처럼 떨리고 있는 흑신의 몸뚱이.

청풍; (모를 일이다.)

<무림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저 노마가 무엇을 저토록 두려워하는 건가?> 딱! 딱! 공포에 질려 연신 이빨 부딪히는 흑신 얼굴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흑신; [으으... 어... 어떻게 해야 하나? 더는 도망칠 곳도 없는데...!] 연신 자신이 달려온 쪽 보며 부들부들.

청풍; [백귀는 어찌 되었습니까?] 묻고

흑신; [백...백귀는 흡정마녀(吸精魔女)에게 잡혔다.] 도망쳐 온 곳을 보며

청풍; [흡정마녀? 정기를 빨아먹는 마녀라는 여자가 있습니까?] 흠칫

흑신; [그...그렇다!] [금마사주(禁魔四主)중에서도 가장 무서운 흡정마녀 손에 걸렸으니 어...어찌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

청풍; [금마사주는 또 무엇입니까?] 물을 때

[끄아아악!] 다시 비명이 들리고

흑신; [히익!] 기겁하고

<제발... 제발 살려주시오! 끄윽!> 이어지는 비명

<호호호! 포기해! 이 아가씨가 극락으로 보내줄 테니까!> 이어지는 웃음소리

<끄아아악! 안... 안돼!> 비명이 이어지고.

청풍; (백귀가 흡정마녀라는 여자에게 무슨 일인가를 당하고 있구나.) 놀랄 때

흑신; [살... 살려다오!] 청풍을 홱 돌아보고

청풍; [잡아먹으려던 제게 도움을 청하시는 것입니까?] 어이없고

흑신; [그렇다! 넌 노부를 살려줄 능력이 있을 것이다.] 털썩! 청풍의 앞에 무릎을 꿇고

청풍;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웃고

흑신; [너같이 어린 녀석이 무저금마갱에 던져진 경우는 없었다.] [즉, 네게는 보통의 인간들에게 없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는 뜻이다.]

청풍; (늙은 생강답게 눈치는 빠르군.) 쓴웃음

흑신; [제발... 제발 살려다오! 그럼 노부가 줄 수 있는 모든 걸 주마!]

흑신; [아니, 종이 되어 평생 널 섬기마! 제발 살려다오.] 쿵! 쿵! 머리를 바닥에 찍으며 애원하고

청풍; (이렇게 필사적이니 모른 척 할 수도 없군.) + [종이 되실 것까지는 없습니다.]

흑신; [그... 그럼...] 고개 들며 반색

청풍; [저 자신을 위해서라도 대책을 마련해야하는 상황인 것 같군요.] 일어나고

흑신; [고맙다! 이 은혜는 잊지 않으마!] 따라 일어나며 애원하고

청풍; [이곳은 막다른 곳이니 달아날 수는 없고..] 쿠쿠쿠! 물이 흘러들어가는 동굴을 보고

청풍; [급한 대로 은신할 수 있는 기문진을 설치해봐야겠습니다.] 주변을 둘러보고

흑신; [기문둔갑에 대해 잘 아는 모양이구나.]

청풍; [잘 아는 정도는 아니고... 흉내는 낼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제가 지목하는 위치에 바위를 놓아주십시오.] 둘러보고

흑신; [그... 그러마!] 청풍을 따라오고

청풍; [저쪽, 그 옆으로 다섯 자쯤에 바위를 놓으십시오.]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즉시 움직여 바위를 청풍이 가르키는 곳에 옮겨놓는 흑신

 

#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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