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07'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24.03.07 [낭중지추] 18화 3
728x90

#97>

까마득한 절벽 아래의 좁은 계곡. 바위들이 난립한 사이로 계곡물이 흐르고 있다. 수량이 많지는 않고.

그 계곡물에 부러진 소나무들이 잠겨있고. 부러진 소나무들 잔해 위에 하늘 보는 자세로 누워있는 식인혈랑. 기절했다. 어깨에는 구멍이 나있고. 오른팔은 부러져 있다.

휘익! 휙! 그 주변으로 날아내리는 구숙정과 독검사랑. 독검사랑은 물론 검을 칼집에 넣고 있고

독검사람; [아홉째야!] 급히 식인혈랑 옆에 무릎을 꿇고. 구숙정은 좀 떨어져서 보고

식인혈랑의 목 옆을 만져보는 독검사랑

구숙정; [어떠냐?]

독검사랑; [천우신조요.] 식인혈랑 목에서 손을 떼고

독검사랑; [추락하는 도중 절벽에 나있는 소나무들 몇 그루와 충돌했소.] 주변에 널려있는 소나무들 잔해를 둘러보고

독검사랑; [덕분에 분신쇄골은 면할 수 있었던 거요.] 파팟! 식인혈랑 어깨에 나있는 큼직한 구멍 주변의 혈도를 찍어주고

구숙정; [다행이긴 한데...] 이를 바득 갈고

구숙정; [진상파! 그년이 무공을 숨기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독검사랑; [그러게나 말이오.] 식인혈랑을 치료하며

구숙정; [진가년이 무공을 지닌 게 확인되었으니 무림맹에 대한 공략 계획도 전면적으로 수정해야만 한다.]

묵묵히 끄덕이는 독검사랑

구숙정; [앙큼한 년!] 진상파가 치룡퇴를 날려 식인혈랑의 어깨에 구멍을 내던 장면 떠올리고

구숙정; [감히 이 언니를 속인 대가는 확실히 치르게 될 것이다.] 살벌

 

#98>

절벽에 난 길을 가는 마차. 무림맹 무사들이 초긴장한 채 마차를 호위하고 있고. 부서진 문을 통해 마차 안의 상황이 보인다. 청풍이 마차 문이 있던 곳에 등을 보이는 자세로 앉아있고. 마차 진행 방향으로 앉아있는 진상파. 치룡퇴는 옆에 내려놓고 두 자루의 유리혈적자를 양손으로 들고 살펴본다. 그녀 맞은편 의자에 앉아 눈 감고 운기조식중인 패소정

패소정을 보는 청풍

패소정의 몸에 생기는 투명한 선들. 상당히 굵고 진하다.

청풍; (진기의 흐름이 호호탕탕(浩浩蕩蕩)하다.) 눈을 좀 가늘게 뜨고

청풍; (경맥이 튼튼하고 내공이 심후한 덕분인데...)

청풍; (몸이 단단하기는 금강불괴에 가깝고...) (모든 면에서 십대마왕들 보다 그리 아래가 아닌 여자다.)

청풍; (저 정도의 잠재력을 지녔음에도 삼비검조의 제자는 되지 못했다.) (무맹사신재가 어느 정도의 인재들인지 짐작이 간다.)

패소정을 보는 청풍을 보는 진상파

징! 징! 손에 들고 있는 유리혈적자들이 작은 진동을 일으키고 있고

스으! 유리혈절자들의 손잡이가 청풍을 향한다.

진상파; (유리혈적자에는 신장궁 장인들의 혼이 깃들어있을 텐데...)

징! 징! 자잘한 진동을 일으키며 청풍에게 손잡이가 향하려는 유리혈적자들

진상파; (역시 그런 것일까?) 그걸 보며 무언가 생각하는 진상파

청풍; (패소저의 내공은 나보다 거의 두 배 강하다. 그럼에도 구숙정에게 고전했다.) 패소정이 구숙정과 싸우던 장면 떠올리고

청풍; (내공은 심후하지만 정교하게 운용을 하지는 못하는 때문인데...) 생각할 때

진상파; [소정언니는 여자 중의 장부라고 할만하답니다.] 말을 건네고

청풍; [동감입니다.] 웃으며 돌아보고

진상파; [절차탁마(切磋琢磨)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마침내 여자들 중의 수령이 되겠지요.]

청풍; [기대가 됩니다.] 웃고

진상파; [결례일 수도 있는데...] 조금 망설이고

청풍; [말씀하시지요.]

진상파; [혹시 영당(令堂;남의 어머니)의 성이 노(魯)씨 아니신지요?] 유리혈적자를 만지며

청풍; [그렇습니다.] + (당연히 나의 출신에 대한 조사를 했겠지.)

진상파; [영당의 함자는 경(瓊)자 주(珠)자셨을 것 같사옵니다만...] 눈이 조금 가늘어지고

청풍; (이건 좀 놀랍군.) 흠칫

청풍; (어머니의 함자는 일절 입 밖에 내지 않았는데...) + [소저께서 좌조천리(坐照千里;앉아서 천리 밖을 봄)하신다는 소문을 이제야 믿게 됩니다.] 웃고

진상파; [과찬의 말씀을...] 쓴웃음

청풍; [말씀하신 대로 선비(先妣;죽은 어머니)께서는 경자 주자를 함자로 쓰셨습니다.]

진상파; [역시 그러셨군요.] 끄덕

청풍; [저의 외가에 대해 아시는 바가 있으시면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진상파; [윗분들께서 외가에 대해 알려주지 않으신 듯하군요.]

청풍; [그렇습니다.] 끄덕

청풍; [어찌된 연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외조부께서는 선비의 함자 외에는 선대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으셨습니다.]

청풍; [심지어 선친의 함자조차 알려주시지 않으셨습니다.] [성이 이씨라는 것 외에는...]

진상파; [그리하신 데에는 합당한 이유가 있으실 것이옵니다.] [어리석은 계집은 감히 그분의 뜻을 거스를 수는 없겠어요.]

청풍; [예...] 실망

진상파; [그나마 드릴 수 있는 말씀은 공자님의 친가와 외가 모두 세상 어떤 가문보다 오랜 전통과 명성을 지녔다는 정도랍니다.] 미소 짓고

청풍; [그리 말씀해주시니 마음이 좋습니다.] 웃고

진상파; [최근에 얻으신 보물이 있으신 듯 합니다만...] 청풍의 가슴을 보고

청풍; (모르는 게 없군.) + [그렇습니다.] 가슴을 만지고

청풍; [지인과 외조부님으로부터 각기 한가지씩의 보물을 받았습니다.]

진상파; [제가 잠시 볼 수 있을지요?] 유리혈적자들을 옆에 내려놓고

청풍; [물론입니다.] 옷에 손을 넣어서

두 개의 목걸이를 목에서 벗겨낸다. 하나는 분이가 준 유령신목이고 다른 하나는 억만금보. 억만금보는 가운데에 난 구멍에 끈을 끼워 목걸이처럼 걸고 있었다.

청풍; [여기...] 두 개의 목걸이를 진상파에게 내밀고

진상파; [믿고 보여주시니 고마울 따름이옵니다.] 두 손으로 받고

청풍; [별말씀을...] 목걸이들을 건네주고. 그러다가

청풍; (아차! 억만금보는 대단히 무거운데...) 놀라지만

무게를 느끼지 못하는 듯 두 개의 목걸이를 손에 얹고 보는 진상파

청풍; (치룡퇴 때와 같다.) 내밀었던 손을 내리고

청풍; (억만금보의 무게도 거의 느끼지 않는 것 같다.)

진상파; [역시 그렇군요.] 두 개의 목걸이를 들여다보며

청풍; [부끄럽지만 저는 그것들의 가치나 내력을 모르고 있습니다.] 눈치 살피며

진상파; [둘 다 대단한 내력과 가치를 지닌 보물들이옵니다.]

진상파; [특히 이 목걸이에는 숱한 인생의 목숨이 걸려있답니다.] 분이가 준 목걸이를 들어보며.

그러자 분이가 한 말을 떠올리는 청풍. #74>의 장면

 

분이; [오빠가 기억하기로 엄마는 이 목걸이의 힘을 얻으면 영생불사(永生不死) 할 수 있다고 하셨대요.]

회상 끝.

 

청풍; (분이가 한 말이 근거가 없는 게 아니었다는 것인데...)

진상파; [대단한 보물들이고...] [이 목걸이들의 가치를 알아보는 사람에 의해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답니다.] 목걸이들을 보며

청풍; [주의해서 간수하겠습니다.]

진상파; [주제 넘는 간섭이겠지만...]

진상파; [허락하시면 이것들의 외양을 바꿔드릴 수 있답니다.] 청풍을 보고

청풍; (목걸이들의 외양을 바꾼다?) 놀라고

청풍; (어떻게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 [부디 그리 해주셨으면 합니다.]

진상파; [허락하셨으니...] 두 손으로 목걸이를 나눠들고

눈을 반개하며 목걸이들을 내려다본다.

청풍도 긴장해서 보고

지잉! 진상파의 손바닥이 빛을 발하고. 그러자

스스스! 진상파 손바닥 위의 목걸이들의 형태가 변한다. 전체적인 형태가 아니라 그 위에 새겨진 문양과 글자들이다.

청풍; (목걸이들의 문양이 변한다.) 놀라고

쿵! 모습이 바뀐 목걸이들.

분이가 준 목걸이 유령신목은 눈 모양이 사라지고 격자문양이 되었다.

억만금보는 글자가 <洪武通寶>라고 바뀌어있다.

진상파; [되었사옵니다.] 눈을 뜨고

진상파; [홍무통보(洪武通寶)는 홍무제가 명나라를 개창한 기념으로 만든 주화랍니다.] [소장가치가 있는 동전이니 갖고 계신다 해서 주의를 끌진 않을 거예요.] 두 개의 목걸이를 내밀고

청풍; [사려깊은 안배에 감사드립니다.] 두 손으로 받고

이어 자세히 살펴본다. 하지만

청풍; (감쪽같다.) 놀라고

청풍; (갖고 있던 나도 이것들의 원래 모습을 떠올릴 수가 없을 정도다.)

진상파; [대단하지 않은 눈속임을 부려보았답니다.] 웃고

진상파; [때가 되면... 또는 진심으로 바라신다면 원래의 형태로 돌아갈 것이옵니다.]

청풍; [지인이 소저를 선녀의 현신이라고 했는데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벽세경을 떠올리고

진상파; [그분이 저를 과대평가하셨군요.] 웃고

청풍; [방금 전에 보이신 신기(神奇)도 그렇고...] [천기마저 읽으실 수 있으니 과대평가는 아니라 생각하니다.]

진상파; [복인지 화인지 모르지만 저는 앞으로 일어날 일을 조금은 엿볼 수 있답니다.] 한숨

진상파; [다만 저의 예지력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군요.]

청풍; [한계라면 어떤...?]

진상파; [저 자신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일은 전혀 떠올릴 수 없다는 게 첫 번째 한계랍니다.] 애잔하게 한숨 쉬고

청풍; (그래서 자신의 부모에게 일어난 비극은 미리 알지 못했겠구나.) 끄덕이며 진상파의 어머니가 아버지를 찔러죽이던 장면 떠올리고

진상파; [저와 저의 조부님의 앞날이 어떨지는 애써도 미리 알 수가 없군요.]

청풍; [유감입니다.]

진상파; [두번째 한계는 예지력이란 게 원한다고 즉시 발현되는 게 아니라는 점이옵니다.]

진상파; [느닷없이, 또는 모호한 형태로 떠오르는군요.]

진상파; [그 때문에 특정 사안에 대해 대비할 수는 없고 대비한다 해도 늦거나 오류가 생기기도 하지요.]

청풍; (앞날에 일어날 일들을 거울 보듯 볼 수 있다면 인간이라고 할 수 없겠지.) 끄덕이고

진상파; [예지력이라는 게 꿈을 꾸거나 흐린 거울을 보는 것만 같군요.]

진상파; [앞날을 명확하게 알 수 없다는 게 어떤 면에서는 축복이라고 할 수도 있구요.] 말하며 고개를 조금 돌려 마차 앞쪽을 본다. 부서진 문을 통해서. 직후

휙! 휘익! 바람소리같은 것이 청풍의 귀에도 들리고

청풍; [변고를 알아차린 분들이 도착했군요.] 돌아앉아 마차 밖을 보고. 마차가 진행하는 쪽

휘익! 휙! 그곳에서 수십 명의 무림맹 무사들이 새때처럼 날아온다.

[소맹주님!] [무사하십니까?] 외치며 날아오는 무사들

손을 들어 괜잖다고 신호 보내는 마차 주변의 무사들

청풍; (제법 길었던 여행도 드디어 막바지에 이르렀구나.) 날아오는 무사들을 보며 생각하고

 

#99>

저녁 무렵. 태산. 무림맹

무림맹의 모습. 입구에 무림맹 무사들이 백여명이 도열해있다. 입구에 나와 있는 무사들을 지휘하는 자는 총관인 장세명이다. 웃는 얼굴

장세명; [도착했군.] 앞을 보며 말하고. 주변 무림맹 무사들 흠칫.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림맹 총관 소면신산(笑面神算) 장세명(張世明)>

다각 다각 다가오는 마차. 수십 명의 무사들이 좌우에서 경호하고. 마부석에는 다시 죽립을 쓴 청풍이 말의 고삐를 잡고 있다. 마차는 부서졌던 문이 대충 수리 된 모습이다

마부석의 청풍

<저자가 이청풍!> <겨우 동급이면서 마교의 십대마왕들을 거푸 물리쳤다지?> <아직 어린애잖아!> <몽산에서도 십대마왕들의 마수에서 소교주님을 보호했다지?> 무사들 사이에 전음이 오가고

그 사이에 다가온 마차. 경의를 표하는 무사들

그 사이를 지나가는 마차

<이청풍...> <이청풍...> <동급...> <십대마왕...> <낭중지추...> 사람들이 주고 받는 전음과 생각이 청풍의 귀에 요란하고

청풍; (귀가 울리고 시선이 따갑다.) 쓴웃음

청풍; (본의 아니게 숱한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말았다.)

청풍; (세상 사람들 이목에 노출되지 않고 살아가는 일은 불가능해졌구나.) 생각할 때

장세명이 앞으로 나오고

고삐를 당겨 말을 멈추게 하는 청풍

드드드! 멈추는 마차

장세명; [원로에 수고가 많았다.] 웃는 얼굴로 다가와서 마부석의 청풍을 올려다보고

청풍; (무림맹 총관인 장세명...) + [별 말씀을...] 고개 조금 숙이고

장세명; [자세한 경과는 추후에 보고 받도록 하겠다.] 마차 입구로 가는 장세명

청풍; (늘 웃는 얼굴이라 소면신산이라는 별호가 붙은 인물...) 고개 조금 돌려 장세명의 뒷모습 보고

청풍; (웃는 얼굴이란 인상이 강해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짐작하기 어렵다.) 마차 문 근처에 이르는 장세명을 보고

덜컹! 때맞춰 마차의 문이 열린다.

패소정이 문을 열고 나온다. 허벅지를 붕대로 감고 있다. 저고리는 여며서 상처를 보이지 않게 하고. 그래도 옷에 피가 묻어있다.

장세명; [노고가 많았네.] 사람 좋은 표정으로 열린 문을 통해 마차 안을 들여다보며

진상파; [저의 욕심으로 많은 분들을 번거롭게 해드렸군요.] 마차 안에서 조신하게 고개 숙이고

장세명; [자식 된 도리를 다하기 위해 다녀온 게 아닌가? 소맹주가 근심할 일은 아니야.] 웃으며 끄덕

미소 짓는 진상파

장세명; [맹주님께서 기다리고 계시네. 들어가세.] 물러서고

마차 문을 닫아주는 패소정

착! 다시 고삐를 흔들어서 말을 움직이게 하는 청풍

멈췄던 마차가 움직이고.

장세명과 패소정은 마차를 따라간다.

장세명; [다친 데는 어떠냐?] 패소정의 가슴과 허벅지에 피가 묻어있는 걸 보며

패소정; [응급처지가 잘 되어서 운신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마부석을 힐끔

장세명; [다행이로구나.] 끄덕

그 사이에 무림맹의 정문을 통과하는 마차. 직후

[다녀오셨습니까 소맹주님?] [원로에 노고가 많으셨습니다!] 요란한 환성. 움찔하는 청풍

쿵! 정문의 안쪽. 멀리 보이는 대청 건물로 통하는 넓은 길 좌우로 수많은 사람들이 나와있다. 앞 열에는 무림맹 무사들이 서있고 그 뒤로 무림맹의 남녀노소가 서서 마차를 보고 있다.

사람들의 표정. 존경과 사랑이 담긴 표정들. 여자와 아이들은 손을 흔들고. 무사들은 포권하고

열린 문을 통해 밖을 보며 손을 흔드는 진상파

청풍; (무림맹 사람들의 표정이 하나같이 환하다.)

<진소저를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는지 짐작이 간다.> 지나가는 마차를 보며 환호하고 웃은 사람들을 배경으로

<저 친구가 이청풍...> <금릉지부에서 돌연 나타난 기린아라지?> <동급이면서 마교 십대마왕들을 농락했다잖아!> <저 친구를 영입하기 위해 사신재들 간에 치열한 암투가 벌어지겠군!> <말 그대로 폭풍의 핵이 나타난 셈이야!> 청풍의 귀에 들리는 사람들의 말 소리.

청풍; (걱정은 걱정이다.) 쓴웃음

청풍; (벽소저의 부탁을 저버릴 수는 없고...)

<벽세황의 밑으로 들어가면 무림맹 맹도의 육할 이상을 적으로 돌리게 될 테니...> 사람들 사이를 가는 마차 행렬. 경호하던 무사들은 입구쪽에 멈추고 마차와 마차 옆을 가는 장세명과 패소정만 따라간다.

 

#100>

대청 앞에 이르는 마차. 그곳에도 인산인해. 다만 대청으로 올라가는 계단 쪽에는 사람들이 없다.

마차를 멈추는 청풍. 장세명은 마차 앞으로 가고

패소정이 마차의 문을 열어주고

나오는 진상파. 허리에 치룡퇴를 달고 있고

<소맹주님!> <볼 때마다 아름다워지셔!> <선녀가 따로 없어!> 주변 사람들 뿅 가고

청풍; (무림맹 사람들은 진소저를 정말 아끼고 사랑하는구나.) 죽립을 벗으며 마부석에서 내리고. 장세명은 마차 앞에서 돌아보며 기다린다.

청풍; (진소저의 존재만으로도 무림맹은 번창할 것이다.) 죽립을 마부석에 놓으면서 생각하며 진상파를 보고. 진상파는 조신하게 마차에서 내리고

진상파를 부축하려는 패소정. 그러다가

멈칫하는 패소정의 손

진상파가 청풍을 보고 있다.

패소정; (이런...) 쓴웃음 지으며 물러서고

진상파; [기왕에 진 신세이니 끝까지 지도록 하겠어요.] 청풍에게 손을 내밀고

청풍; (부축해달라는...) 난감하지만 어쩔 수 없이 다가가고

진상파가 내민 손을 아래에서 잡아 부축하는 청풍. 그러자

<말... 말도 안돼!> <소맹주님이 저 애송이에게 손을 맡기시다니...> <이게 무슨...> 주변에서 보고 있던 무림맹 무사들과 사람들 충격 받고. 울상 짓거나 소매를 물어뜯는 여자들도 있고

장세명; (결국...) 쓴웃음

청풍에게 손을 맡긴 채 대청 입구로 향하는 진상파.. 장세명이 앞장 서서 대청 입구로 올라가고. 패소정은 계단 아래에 서서 대청을 들여다 본다.

청풍; (이거 참...) 진상파의 손을 떠받힌 채 계단을 올라가고

청풍; (흡사 혼례식장으로 입장하는 모양새가 아닌가?) 진상파의 손을 잡고 계단을 올라가는 청풍

장세명; [소맹주께서 귀환하셨습니다.] 대청 입구에 멈춰서며 안에 대고 말하고. 이어

장세명; [들어가시게.] 옆으로 비켜주고

장세명을 지나 대청 안으로 들어가는 청풍과 진상파. 직후

[!] 움찔하는 청풍

 

#101>

대청 안의 모습. 넓고 웅장. 입구 정면 단상에 놓인 화려한 의자에 삼비검조 진무륜이 앉아있다.

단상 앞쪽 좌우에 이십여 명의 노인들이 마주 보고 앉아서 입구쪽을 돌아보고 있다. 무림맹의 원로들. #33>에 나온 인물들.

오른쪽 맨 앞 열, 단상 가까운 곳에는 부맹주인 혈가람이 따로 앉아있다. 혈가람 뒤에는 주로 구파일방의 노인들이 앉아있다. 중, 도사, 속인, 거지등등

왼쪽의 맨 앞 열에는 비어있는 의자가 있다. 무림맹의 또 다른 부맹주의 자리지만 비어있는 것. 그 의자 뒤로 십여 명의 남녀가 앉아있다. 원로들 중 여자들인 냉면사태, 신도대낭, 매화모모등이 끼어있다.

마주 보고 앉아있는 원로들과 입구 사이에는 네 명의 남녀가 두명씩 서서 입구쪽을 보고 있다. 삼비검조의 제자들인 무맹사신재들이다.

좌측에 석헌중과 합요나가 서있고 건너편인 우측에 벽세황과 위진천이 서있다. 합요나와 위진천이 입구에서 가깝다. 석헌중은 엄숙. 합요나는 호기심어린 표정으로 눈웃음. 벽세황은 호감을 보이고, 위진천은 싱글벙글한 표정이라 속내를 알 수 없다.

청풍; (장관이로군!) 감탄하며 진상파와 함께 단상 쪽으로 간다.

<이 대청 안에 당금 무림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들이 집결해있다.> 대청 안의 광경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모든 인물들에게서 아지랑이같은 기운이 일어나 대청 내부를 가득 채우고 있다.

청풍; (물론 핵심 중의 핵심은 저분이다.) 진상파를 에스코트 하며 고개를 조금 들어 앞을 보고

 

<무림맹 맹주이며 구중천 중 만검총의 문주인 삼비검조 진무륜!> 무표정하게 앉아있는 삼비검조 진무륜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상상했던 것 이상이다.) 눈을 좀 가늘게 뜨고

 

<압도적인 분위기를 풍길 것이란 예상과 달리 존재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스으! 진무륜의 모습이 투명하게 변하기 시작한다.

<마치 공기나 거울 속의 그림자를 연상케 한다.> 완전히 투명해져서 윤곽만 남은 진무륜. 눈만이 허공에 떠있는 듯 하다.

 

청풍; (약해진 게 아니다.) (무공이 신화경(神化境)에 이르러 주변의 사물들과 일체화된 때문이다.) 침 꿀꺽

살짝 웃는 진상파

청풍; (실체가 없는 것같은 저분을 무슨 수로 해칠 수 있을까?) 이제 무맹사신재들이 마주 보고 있는 곳에 이르렀고

청풍; (무맹사신재...) 천천히 좌우를 둘러보고

<과연 삼비검조께서 제자로 들이실만한 인재들이다.> 무맹사신재 전체를 보여주는 화면에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이하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으로 이어진다

 

<벽소저에게서 받은 책에 적혀있는 바에 의하면 삼비검조는 무림에 속하지 않은 세력과 단체로부터 제자를 받아들였다. 무림에 배경이 있을 경우 제자들 간의 암투와 분열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벽세경이 준 책을 배경으로

<군자검 석헌중! 관계(官界)의 유력가문인 석씨일족(石氏一族) 출신이다. 무맹사주(武盟四柱)라 불리는 네 개의 세력 중 군자단(君子團)을 영도하고 있다.> 석헌중의 무뚝뚝한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만화정 합요나! 서역 회흘(回紇;위구르)족 출신의 색목여인이다. 비단길을 장악하고 있는 위구르족 족장의 딸로 알려져 있다. 무맹사주 중 화정단(花精團)의 주인이다.> 호기심과 교태가 어린 표정으로 청풍에게 추파를 보내는 합요나의 모습

<옥기린 벽세황은 황금전장의 장남이며 무맹사주 중 기린단(麒麟團)을 이끌고 있고...> 손들어 보이며 호의를 보이는 벽세황. 그래도 거만한 인상

<운중룡 위진천! 하남에만 수억 평의 땅을 보유하고 있다는 위가장(威家莊) 출신이다. 무맹사주 중 운룡단(雲龍團)의 주인이다.> 사람 좋게 웃으며 고개 끄덕이는 위진천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청풍; (네 사람 모두 기세들이 대단하다.) 찌릿 찌릿 감전된 느낌을 받으며 걸음을 옮기며 생각하고

청풍; (십대마왕 정도는 어렵지 않게 이길 실력을 지니고 있다.) 생각할 때

 

<저놈이로군!> <무공에 입문한지 겨우 일년여만에 마교 십대마왕들을 이겼다고?> <과장된 소문인가 했더니 그렇지도 않군!> 혈가람 쪽 노인들을 배경으로 노인들의 생각 나레이션

<내공은 그리 심후하지 않지만 자질과 자세가 완벽해!> <무맹사신재에 필적하거나 그 이상 가는 자질을 지녔구만.> <저놈이 무맹사주 중 어디에 가담하는 가로 대세가 결정지어지겠어!> 냉면사태등이 앉아있는 좌측 노인들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과연 늙은 생강들...) 진상파와 함께 무맹사신재들 사이를 지나가며 쓴웃음.

청풍; (나의 내공 수준과 무공을 한 눈에 간파했다.) 생각할 때

슥! 청풍의 손을 놓는 진상파.

진상파의 손을 놔주며 멈춰서는 청풍. 무맹사신재들과 원로들 사이다.

진상파; [조부님!] 청풍보다 몇 걸음 앞으로 더 나가며 조신하게 허리 숙이고. 두 손 앞으로 모으고

진상파; [소녀의 욕심으로 인해 괜한 심려를 끼쳐드렸사옵니다.]

진무륜; [심려를 할 일이 있겠느냐? 너는 누구보다 제 앞가림을 잘 하는 아이거늘...] 말하면서 시선은 청풍에게 향하고

진상파; [이공자에게 여러모로 신세를 졌사옵니다.] 청풍을 돌아보며 웃고

청풍; [말학(末學;배움의 후배) 이청풍이 맹주님께 인사 올립니다.] 포권하고

진무륜; [말학이라...] 눈을 조금 가늘게 하며

진무륜; [노부가 널 보고 떠올리는 건 후생가외(後生可畏;두려워할만한 후진), 이 한 마디 뿐이로다.]

<후생가외!> <맙소사!> <천하제일인이고 천하제일검이신 맹주님께서 저 애송이를 보자 두려움을 느끼신다니...> 경악하는 사람들

[!] [!] 석헌중, 합요나, 벽세황, 위진천의 얼굴도 와락 굳어지고

진상파는 조금 한숨을 쉬고

 

패소정; (맹주님이 제대로 벌집을 건드려놓으셨네.) 대청 문 밖 계단 아래에서 보며 한숨. 패소정 앞쪽 계단 위에 서있는 장세명의 얼굴에서도 웃음기가 사라지고

패소정; (이공자에게 후생가외라 하신 것은 그 이상이 있을 수 없는 극상(極上)의 평가...)

<무맹사신재들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지는 걸 실시간으로 보게 되었다.> 굳어진 표정의 무맹사신재들

패소정; (이공자가 자신들의 경쟁자임을 알아차린 때문이다.) 생각하고

 

술렁이는 대청 내부. 무맹사신재들 뿐 아니라 원로들도 놀라서 청풍을 보고

청풍; (바늘방석이 따로 없구나.) 쓴웃음

청풍; (나에 대한 맹주님의 과찬이 여러모로 파장을 불러올 것이다.) 생각할 때

진무륜; [무공 입문이 일 년 전이라고 들었다.]

청풍; [그 전까지는 무공에 관심을 둘 시간이 없었습니다.]

진무륜; [어떤 무공을 익혔느냐?]

청풍; [여러 가지 무공을 참조하긴 했지만...]

사람들 시선이 청풍에게 모이고

청풍; [꾸준히 수련해온 건 육합신공(六合神功)과 삼재검법(三才劍法)입니다.] 웃으며 말하고. 순간

합요나; [말도 안돼!] 비명처럼 외치고

모든 사람들 합요나를 보고

실책을 깨닫고 급히 입을 손으로 막는 합요나

신도대낭; [그 말, 정말인가?] 몸을 앞으로 숙이며 고개를 돌려 청풍을 보면서 묻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림맹 십대장로(十大長老)의 일인 신도대낭(神刀大娘)>

매화모모; [육합신공과 삼재검법만 익힌 게 사실인가?] 흥분하며 묻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십대장로의 일인 매화모모(梅花母母)>

무맹사신재들을 포함하여 다른 사람들도 놀라 청풍을 보고

청풍; [그렇습니다.] 노파들에게 고개 조금 숙이고

청풍; [늦은 나이에 무공에 입문했던 터라 이치가 심오한 무공을 익힐 능력도 여유도 없었습니다.]

[아무리 그렇기로서니 육합신공과 삼재검법이라니...] [그거 참 믿기 어렵구먼.] [그 두 가지 무공으로 십대마왕을 이겼다?] 놀라고 믿지 못하는 노인들

 

패소정; (원로들께서 믿지 못하시는 것도 당연하다.) 미소

패소정; (육합신공과 삼재검법은 가장 흔한 무공에 속한다.) (돈만 주면 아무 서점에서나 수련법을 구할 수 있고...)

패소정; (이공자는 바로 그 육합신공과 삼재검법만 익히고도 절세고수가 되었다.)

패소정; (쉽사리 믿을 수는 없을 것이다.)

 

혈가람; [맹주님 면전에서 감히 거짓을 말할 리는 없지만...] 진무륜의 눈치를 보며 말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림맹 부맹주 혈가람(血伽藍)>

사람들 혈가람을 보고

혈가람; [그래도 검증을 했으면 하외다.] [분부하시면 노납이 저 녀석과 손을 섞어보겠소이다.] 진무륜에게

<부맹주께서 직접 저 애송이와 겨뤄보시겠다니...> <이거야말로 전대미문이로군.> 사람들 놀라고

청풍; (이거 참...) 난감

진상파는 웃고

청풍; (자칫하다가는 무림맹에 들어오자마자 칼춤을 춰야할지도 모르겠구나.) 쓴웃음

진무륜; [무공은...] 입을 열고

모든 사람들 진무륜을 보고

진무륜; [많이 익히는 것보다는 깊이 익히는 게 중요한 법이오.]

청풍; (살았다.) 안도

웃는 진상파

진무륜; [게다가 육합신공과 삼재검법은 결코 범상한 무공이 아니기도 하오.]

진무륜; [육합신공은 육합(六合)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천지(天地)와 사방(四方)의 모든 이치를 품고 있소.]

진무륜; [삼재검법은 우주의 세 가지 근원 천(天), 지(地), 인(人)의 이치를 구현한 검법이오.]

진무륜; [강호에 존재하는 어떤 무공도 삼재(三才)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오.]

혈가람;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꾸벅

청풍; (혈가람은 소림사 출신답지 않게 진맹주의 비위를 잘 맞추는군.) 쓴웃음

청풍; (그만큼 진맹주를 존경한다는 건데...)

진무륜; [저 아이가 육합신공과 삼재검법의 진수를 터득했다면 십대마왕을 이긴 것도 우연이 아닐 것이오.]

[하긴...] [다른 무공을 익혔다고 십대마왕을 이길 수 있는 게 아니긴 하지.] 납득하는 사람들

진무륜; [첫째야.] 석헌중에게

석헌중; [예 사부님!] 앞으로 한 걸음 나서고

진무륜; [먼 길 오느라 피곤할 게다. 저 아이를 거처로 안내해라.]

석헌중; [분부 받들겠습니다.] 포권하고. 이어

석헌중; [따라오게.] 앞장 서서 입구 쪽으로 가고

청풍;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진무륜에게 포권하고. 이어

좌우의 원로들에게도 포권하고

진상파; [부디 편히 쉬세요.] 청풍에게 고개 조금 숙이고

마주 고개 숙이는 청풍. 이어

입구로 나가는 석헌중을 따라가는 청풍

모든 사람들이 청풍의 뒷모습을 보고

특히 합요나, 벽세황, 위진천은 강렬한 시선으로 청풍을 보고

혈가람; (상파가 가공할 폭풍을 무림맹으로 끌어드렸군.) 선녀같은 자태로 서서 청풍을 보는 진상파를 보며

혈가람; (덕분에 정체되어 있던 무림맹의 판도와 분위기가 일변하겠지.) 생각하다가

[!] 무언가 깨닫는 혈가람

미소를 지으며 청풍을 보는 진상파. 밖으로 나오는 청풍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는 패소정이 보이고

혈가람; (혼수모어(混水謀漁)!) (상파는 이런 상황을 노리고 이청풍을 발굴하고 데려온 것인가?) 굳어지는 얼굴

 

#102>

 

728x90

'와룡강의 만화 시나리오 > 낭중지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낭중지추] 20화  (2) 2024.03.09
[낭중지추] 19화  (19) 2024.03.08
[낭중지추] 17화  (4) 2024.03.06
[낭중지추] 16화  (8) 2024.03.05
[낭중지추] 15화  (2) 2024.03.04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이전버튼 1 이전버튼

블로그 이미지
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와룡강입니다
Yesterday
Today
Total

달력

 « |  » 2024.3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