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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6>

<-금릉> 낮.

<-진회하> #254> #261> #287>등에 나온 진회하의 모습. 운하를 끼고 이어진 환락가. 수많은 기루들이 줄지어 서있고. 아직 낮이라 기루들은 대개 문을 닫았다. 일부 연 기루에서는 하인들이 나와 비질을 하는데 드나드는 손님은 거의 없다. 헌데

기루들 사이에 드넓은 폐허가 있다. 상당한 규모의 장원이 불에 탄 모습. 바로 쾌활림의 분타인 만화루가 있던 자리. 만화루 폐허 앞의 길에 서있는 마차 한 대. 두 필의 말이 끄는 사람 타는 마차인데 상당히 크고 화려하다. 열명쯤 타도 되는 규묘, 마부석에는 죽립을 눌러쓴 독검사랑이 고삐를 잡고 있다. 마차의 창문은 닫혀있고. 

마차와 조금 떨어진 곳에 서서 만화루 폐허를 보고 있는 청풍. 부유한 한량 차림이고 허리춤에는 용봉철적을 끼우고 있으며 뒷짐을 지고 있다.

청풍의 앞에 펼쳐진 만화루의 폐허. 불타고 무너진 처참한 건물들

그 폐허를 보며 호요희와 관련된 장면을 떠올리는 청풍. 자신이 동굴 속에서 호요희를 치료하던 장면, 반대로 호요희가 자신의 몸에 걸터앉아 구해주던 장면, 심우장에서 항마군영대들에게 양팔이 잡힌 채 혀를 깨물던 호요희의 모습등등

뒷짐 진 청풍의 손이 꽉 쥐어지고. 그때

[공자님! 적선하십쇼.] 청풍의 옆에서 내밀어지는 바가지.

거지; [벌써 며칠째 쫄쫄 굶고 있습지요.] 늙은 거지가 불쌍한 표정을 지으면서 두 손으로 바가지를 내밀고 있다

마부석에 앉은 독검사랑이 흘깃 보지만 움직일 생각은 하지 않고

바가지를 보는 청풍.

바가지 안에 접은 종이가 하나 들어있다.

슥! 손바닥을 하늘을 향하게 펴는 청풍. 그러자

지지직! 손바닥에 벼락이 자잘하게 감돌더니

쿵! 청풍의 손바닥에 제법 큰 금덩어리가 생긴다.

거지; (금... 금덩어리가 손바닥에서 생겨났다.) 경악할 때

청풍; [약소하지만 동료들과 끼니를 해결하는 데 쓰시오.] 툭! 그 금덩어리를 바가지에 떨구고. 이어

슥! 바가지 안의 종이를 자연스럽게 집어드는 청풍.

거지; [감... 감사합니다요 공자님!] 겁에 질려 청풍을 볼 때

청풍; [가시기 전에 여기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는 게 있으면 말해주시오.] 다시 뒷짐 지으며 만화루의 폐허를 보고

거지; [여긴 진회하에서도 가장 잘 나가던 기루 만화루(萬花樓)였습지요.] 만화루의 폐허를 보며

거지; [하지만 한 달 전쯤 마귀같은 무리들이 들이닥쳐 만화루의 기녀들을 닥치는 대로 죽이고 불까지 질렀습니다요.]

청풍; [만화루의 기녀들은 어찌 되었소?]

거지; [일부는 달아난 것 같지만...] [백명이 넘는 기녀들이 시체로 발견되었다고 합니다요.] 청풍의 눈치를 보며 말하고

청풍; [고맙소. 참고가 되었소.] 종이를 펴서 읽으려 하며 말하고

거지; [복 받으십시오 공자!] 굽신거리며 가는 거지

종이를 펴서 읽는 청풍.

<여우는 소소네 집에 있어요.> 편지의 내용

청풍; [여우... 소소...] 얼굴이 확 밝아지고

청풍; [하하하! 그랬군! 그날 우부인이 그곳에 왔었어.] 호탕하게 웃고

[!] 놀라 돌아보는 독검사랑.

청풍; (여자 제갈량이라 불리는 우부인답게 내가 무사할 경우 여길 찾아올 걸 예상하고 있었다.) 밝은 표정으로 마차쪽으로 오고

청풍; (그래서 개방의 걸개들에게 부탁해서 날 기다리게 했을 테지.) 덜컹! 마차 문을 열고. 상당히 넓직한 마차 안에는 세 여자가 의자에 마주 있다가 내다보는데 초췌한 안색인 백산산이 소수마녀의 품에 안기듯 앉아있다. 그 맞은편에 앉아있던 살접이 일어나려 하고

탁! 다시 닫히는 문

독검사랑; (개방의 거지가 전한 쪽지가 무슨 내용인지는 모르겠다만...) + [이랴!] 말고삐를 채서 말을 움직이게 만들고

독검사랑; (그동안 어두웠던 이공자의 얼굴이 밝아진 걸 보면 좋은 소식이겠지.) 따각 따각 말을 끌고 가는 마차

 

#337>

<-금릉 서문통> 번화가. #253>에 나온 거리. 사람들과 우마차들이 많이 오가고

그 중 한 가게에 <占>이란 글이 적힌 깃발이 걸려있는 가게가 있다. 작은 가게다. 가게 앞에서는 어떤 여자가 비로 가게 앞을 쓸고 있다. 072 캐릭터인데 얼굴에 곰보 자국이 가득 한 것으로 묘사. 이 여자의 이름은 벽미연. 타노의 딸이다. #253>과 같은 장면

[...] 멈칫! 비질을 하다가 멈추는 벽미연

고개를 들어 한쪽을 보는 벽미연. 근처에 마차가 한 대 멈춘다. 독검사랑이 몰고 있는 마차다.

덜컹! 마차의 문이 열리고

청풍이 내린다.

벽미연; [...] 말없이 보는 벽미연.

이어 소수마녀와 살접이 백산산을 부축해서 내리고.

여자들을 뒤로 하고 벽미연에게 다가오는 청풍

청풍; [다시 뵙게 되었습니다 소저.] 포권하고

말없이 고개 숙여 답례하는 벽미연

청풍; [영조부께서는 돌아오셨습니까?] 청풍의 뒤로 여자들이 다가오고

벽미연; [안으로 드세요.] 대답대신 가게 문을 열어주고.

청풍; [폐를 끼치겠습니다.] 먼저 안으로 들어가고.

여자들도 벽미연에게 고개 조금 숙이며 청풍을 따라 들어가고. 헌데

 

근처 골목에서 그걸 보고 있는 관부 인물 두 명. 한놈이 손에 작은 수첩을 들고 있고

그 수첩을 펼쳐보는 그놈

그놈이 펼친 페이지에 청풍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다.

서로를 보며 고개 끄덕이는 관부 인물들

 

#338>

청풍과 여자들이 들어선 곳은 서재같은 분위기인데 그리 넓지 않다. 한쪽에 탁자가 있고 탁자의 앞 뒤로 의자가 하나씩 놓여있다. 벽에는 관상 볼 때 쓰는 얼굴 그림과 손금 그림등의 각가지 자료와 도구들이 걸려있고

둘러보며 안으로 들어오는 청풍과 여자들. 그 뒤에서 문을 닫는 벽미연

벽미연; [이리로...] 청풍의 옆을 지나 탁자로 가고. 이어

탁자를 잡고 미는 벽미연. 그러자

그그긍! 탁자가 밀리며 그 뒤의 책꽂이가 천천히 옆으로 돌아가고,

책꽂이가 돌아가는 자리에 지하로 통하는 계단이 나타난다. 계단 아래쪽에선 빛이 번져 나오고 있고

살접; (은밀한 밀실이 숨겨져 있고...)

살접; (평범한 점집이 아니네.) 생각할 때

벽미연이 지하로 통하는 계단으로 먼저 내려간다.

청풍이 따라 내려가고. 여자들도 따라 내려가는데 계단이 좁아서 살접 혼자 백산산을 부축한다. 소수마녀는 맨 뒤에서 내려가고

고개 조금 돌려 여자들을 보면서 아래로 내려가는 벽미연

살접; (저 여자...) 청풍을 따라 백산산을 부축한 채 계단을 내려가며 벽미연을 보며 눈 반짝이고. 소수마녀는 맨 뒤에 내려간다.

살접; (우리 여자들을 경계하는 기색이 역력하네.) 계단을 다 내려가는 벽미연을 보며 생각하고.

벽미연과 청풍 일행이 계단을 내려가자 짧은 복도가 있고 복도 끝에 철문이 있다. 철문에는 손잡이 위에 열쇠 구멍이 있고. 복도 천장에는 빛을 내는 구슬이 박혀있다.

철문 앞에 멈춰 서며 소매에 손을 넣는 벽미연

살접; (철문에 복잡한 기관장치가 숨겨져 있다.) 눈 반짝

소매에서 상당히 큰 열쇠를 꺼내는 벽미연.

살접; (저 여자가 꺼낸 열쇠로 열지 않으면 그 기관장치가 발동하여 이 일대가 붕괴될 테지.) 벽미연이 열쇠를 들고 철문에 다가서는 걸 보며 생각할 때

멈칫! 열쇠를 열쇠 구멍에 끼우려다가 멈추는 벽미연

그 자세로 뒤를 돌아보는 벽미연. 그러자

청풍; [괜잖습니다. 소생의 내자(內子;아내)들입니다.] 웃고. 그러자

<내자!> 세 여자의 얼굴이 화들짝 발개지고.

특히 백산산은 부끄러워 어쩔 줄 몰라하고

벽미연; [그러시군요.] 억지로 웃으며 다시 돌아서고

살접; (어째 실망한 표정이잖아.) 웃으며 벽미연을 보고

찰칵! 열쇠를 돌리는 벽미연. 이어

철컹! 안으로 문을 열고 들어가는 벽미연.

[!] [!] 따라 들어가다가 놀라는 청풍과 여자들

 

#339>

쿵! 철문 안쪽은 일종의 사당. 입구 정면 벽을 파서 만든 제단에는 위패가 세 개 나란히 모셔져 있고. 그 앞쪽에는 제단이 있는데 제단에는 촛불 두 개와 향로 하나. 납작한 상자 하나가 놓여있다.

살접; (사람은 안보이고 제단이 마련되어 있네.) 청풍을 따라 들어오며 놀라고.

살접; (일종의 사당인데... 저 여자는 왜 이런 곳으로 우릴 데려온 걸까?) 제단 앞에 멈춰서는 청풍의 뒤에 멈춰서고

벽미연; [이분이 저의 외조부이시옵니다.] 제단에 놓인 위패중 맨 좌측의 것을 가리키고

그 위패에는 <外祖父 張公神位>라는 글이 적혀있다.

살접; (외조부(外祖父) 장공신위(張公神位)!) 좀 놀라고.

청풍; [영조부께서 이미 고인이 되신 줄은 몰랐습니다.] 위패를 보며

벽미연; [돌아가신 후로 십년 이상이 흘렀답니다.]

청풍; (그런데 아버지는 왜 오래 전에 죽은 장씨 성의 점쟁이를 찾아가라 하신 건가?) 놀라며 다른 위패들을 보고

가운데 위패에는 <白賢妃 神位>라는 글이 적혀 있고. 맨 오른쪽에는 <先父 碧公神位>라는 글이 적혀있다.

청풍; (선부(先父) 벽공신위(碧公神位)...) + [소저의 성이 벽씨셨군요.]

벽미연; [인사가 늦었사옵니다. 저의 이름은 벽미연(碧渼姸)이라 하옵니다.] 두 손 앞으로 모으며 공손하게 고개 숙이고

청풍; [이청풍입니다.] 마주 포권하고

벽미연; [선친은 산(山)자 하(河)자를 함자로 쓰셨사옵니다.] 의미심장하게 말하고

청풍; (벽산하(碧山河)!) 놀라고 + [기연입니다.]

청풍; [제 선친의 함자도 산자 하자인데...]

벽미연; [다른 사람들이 선친을 타노라는 비칭(卑稱;얕보는 말)으로 부른다고 들었사옵니다.] 역시 의미심장하게 말하고

청풍; [설... 설마!] 경악.

<맙소사!> 살접과 소수마녀도 경악하고. 백산산만 어리둥절.

벽미연; [그렇사옵니다.] [전하께서 아비로 알고 계시는 분이 이 계집의 생부이시옵니다.] 의미심장하게.

청풍; [그런... 우... 우리가 남매지간이라는 말씀이십니까?] 혼돈. 당황. 그때

[!] 무언가 깨닫는 소수마녀

벽미연; [남매라고 하면 남매라고 할 수 있겠지만...] [사실 전하와 이 계집은 아무런 혈연관계도 아니옵니다.] 말할 때

소수마녀; (백현비(白賢妃) 신위(神位)라는 위패도 그렇고...) + [주제넘게 끼어들어 죄송해요.] 앞으로 나서고.

모두 돌아보고

소수마녀; [방금 소저는 저의 주인을 전하라 부르시더군요.] 벽미연을 지긋이 보며 묻고.

살접; (그러고 보니...) 놀라고. 백산산도 놀라고

벽미연; [부인께서 짐작하시는 대로이옵니다.] 공손히

벽미연; [전하께서는 이(李)씨도 벽(碧)씨도 아니고 주(朱)씨의 후손이시옵니다.]

벽미연; [그리고 저분이 전하의 생모이시고...] 말하며 <白賢妃 神位>라 적힌 가운데 위패를 가리키고

<맙소사!> 경악하는 살접과 백산산

<상공께서 종의 자식이 아니라 황제의 아들이었구나!> 놀라서 위패를 보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두 여자의 놀람

 

#340>

벽미연의 가게를 밖에서 본 모습. 독검사랑이 마차 옆에 서서 주변을 경계하고 있고

근처 골목에서는 여전히 관부 인물들이 청풍이 들어간 점집을 감시하고 있다.

 

#341>

다시 밀실. 청풍이 제단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데 넋이 나간 표정이다. 엄청난 충격을 받은 때문. 청풍 뒤로는 세 여자가 역시 무릎 꿇고 있고. 벽미연은 청풍의 옆에 무릎을 꿇고 있다. 모든 얘기를 다 해준 상태

살접; (상공... 상공이 종이 아니라 당금의 황제 성화제의 아들이었다니...)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소수마녀는 표정이 없지만 백산산도 얼굴이 발개져서 청풍을 보고 있다.

살접; (설령 종의 자식이었다 해도 내게는 하늘같은 남편이지만...) 청풍을 훔쳐보고. 청풍은 넋이 나간 표정으로 백현비의 위패를 보고 있다.

살접; (왕도 아니고 황제의 아들이셨던 것이다.)

살접; (세상 어디 내놔도 꿀리지 않는 존귀한 핏줄이 남편이니 더는 바랄 게 없다.) 좋아 죽으려 하고

벽미연; [저희 벽씨는 원래 천한 백정 집안에 불과했었어요.]

벽미연; [그러다가 증조부께서 세 들어 살던 이 건물의 지하에서 신룡천자의 유물을 얻으면서 면천(免賤)을 하게 되었답니다.] 밀실을 둘러보고

살접; (이 밀실을 만든 인물이 고금십대고수중 한명인 신룡천자였구나.) 놀라고

벽미연; [저희 집안은 신룡천자가 남긴 재물로 전장 사업을 시작하여 마침내 삼대(三代)만에 천하제일 전장이 되었으며...]

벽미연; [신룡천자의 무공 덕분에 무림세가들을 능가하는 무력(武力)까지 갖출 수 있었답니다.]

살접; (벽미연이란 저 여자의 무공도 혈세사패 패주들에 필적한다.)

살접; (역시 황금전장은 세상에 알려진 것을 아득히 뛰어넘는 저력을 지니고 있었구나.) 새삼 놀라고

벽미연; [선친은 장남으로 태어나셨지만 불구의 몸인데다가 천출이라 황금전장을 잇지는 못했어요.] 한숨을 쉬며 <先父 碧公神位>라 적힌 위패를 보고

벽미연; [대신 조부께서는 선친에게 신룡천자의 무공을 남기셨어요.]

 

<십팔 년 전, 선친께서는 신룡천자의 무공을 익히기 위해 북경에서 이곳으로 오던 중 전하를 구하시게 된 것이랍니다.> #3>에 나온 장면 배경으로 벽미연의 말 나레이션. 비오는 절벽 아래. 강물이 거칠게 흐르고 있고. 헌데 바위가 움푹 들어간 곳은 강물이 잔잔하다. 그곳에 배가 한척 정박해있다. 작은 선실이 달린 배인데 밧줄로 절벽의 돌출부에 묶여있다. 그리고 문이 열린 작은 선실에 앉아서 무언가 생각하는 타노. 타노 품에 안겨있는 강보에 싸인 아기.

 

벽미연;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만귀비의 서슬은 삼엄하기 이를 데 없었지요.] 슥! 일어나고

벽미연; [그래서 선친께서는 전하를 보호하기 위해 당신의 양자로 삼으셨던 것이옵니다.] 제단에 얹혀져 있던 얇은 상자를 집어들고

벽미연; [이 안에 당시 전하께서 입고 계셨던 옷가지가 들어있어요.] 상자를 청풍에게 내밀고

벽미연; [아마도 돌아가신 백현비님의 손길이 닿았을 옷가지이기에 지금껏 보관해오고 있었답니다.] 떨리는 손으로 상자를 받는 청풍에게 상자를 넘겨주며 말하고

청풍; (어머니... 나를 낳아주신 어머니의 유품...) 상자를 품에 안고

청풍; (내가 누구고 뿌리가 어딘지 알았으니 여한이 없다.)

<감사합니다 아버지! 누가 뭐라 해도 저의 진정한 아버지는 당신이십니다.> 타노를 떠올리며 눈물 흘리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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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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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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