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24.04.18 [무림경영 2부] 103화 손 큰 계집애들 2
  2. 2024.04.18 [낭중지추] 56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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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화

 

                 손 큰 계집애들

 

 

수원이 와서 고했다.

"나으리, 돈화전장의 강대인이 뵙기를 청합니다.”

곽범은 종리율이 챙겨준 보고서들을 읽던 중이었다.

목장에서 할 일들을 정리하던 은희가 말했다.

"그 사람이 어제 산 땅의 전 주인이었어요.”

"모셔라.”

곽범은 집무실 한 쪽에 마련된 손님을 맞는 자리로 갔다.

단아가 침실이었던 방으로 가서 지우를 불렀다.

"너 손님 왔어. 나으리하고 같이 만나.”

"누구?”

"돈화전장.”

"빠르기도 하다! 한 번 오랬더니 벌써 왔어?”

지우가 바느질하던 옷감을 집어던지고 단아보다 더 빨리 달려가며 면사를 썼다.

 

강대인은 곽범을 두려워하며 고개도 잘 들지 못하였다.

육연부 앞에 엎드려 있는 자들 중에는 강대인이 아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거만하게 굴던 강호인들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차가운 바닥에 머리를 대고 처분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강대인은 큰 호랑이를 받은 답례로 보검 한 자루와 큰 옥 벼루를 가져왔다. 육연이 벼루로 시작했으니 벼루를 선물하는 것이었다.

지우가 들어가자 강대인은 벌떡 일어섰다.

"저는 이만 일어나보겠소이다.”

지우가 곽범에게 말했다.

"나으리, 제가 청을 드려 강대인께서 귀한 걸음 해주셨으니 제가 차를 내오겠습니다.”

"그리해라.”

곽범이 대답했고 강대인은 엉거주춤하며 다시 앉았다.

하지만 좌불안석이었다.

다행히 나갔던 지우가 금방 찻상을 들고 돌아왔다. 부엌에서 동진이 물을 데우고 있던 중이라 다과 준비에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강대인께선 우리 나으리 편하게 대하세요. 강호인은 강호인의 법으로 대하지만 세속에서는 세속의 법도에 따르십니다.”

찻잔을 강대인 앞에 내려놓은 지우가 웃으며 말했다.

“아랫사람들인 저희도 마찬가지입니다. 칼을 들지 않은 사람에게 칼을 뽑거나 힘으로 누르지 않는답니다.”

곽범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나으리께는 세속 사람들이 더 귀하고 높습니다. 강호인들은 밥버러지라고 생각하시니까요.”

지우가 곽범 대신 말을 이어갔다.

강대인이 안도하면서 물었다.

"밖에 있는 강호인들은 육연대인께 죄를 지은 것이군요.”

"그들은 우리를 적대하고 염탐하며 해치려 했던 자들의 우두머리들입니다. 어제 나으리께서 대노하시자 오늘 살기 위해 빌러온 것입니다.”

강대인이 다시 식은땀을 흘리며 머리를 숙였다.

"아가씨께서 너그럽게 이끌어주어 보잘 것 없는 제가 목숨을 건졌습니다.”

지우는 짐짓 겸양했다.

"강대인께서 적절히 마음을 써주셨던 덕이지요.”

강대인이 곽범에게 말했다.

"대인께서는 어진 낭낭과 현명하고 용맹한 첩들을 두루 거느리셨으니 일세의 영웅입니다.”

곽범은 머리를 저었다.

"이들은 제 첩이 아닙니다. 식구들입니다.”

"그럼 이 아가씨들은...”

"혼처가 정해지면 시집가겠지요.”

곽범의 말에 강대인은 입을 딱 벌렸다.

절세미녀들과 한 지붕 아래 살면서 건드리지 않는다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다.

몇 마디 횡설수설한 강대인은 곽범과 거래를 청한 후에 말했다.

"어제 대인께서 살아있는 호랑이를 오전에 보내시고 오후에는 죽은 호랑이를 보내주시니 저는 죽는 줄 알았습니다.”

지우와 단아, 은희 등이 소리 죽여 웃었다.

강대인이 지우를 보며 곽범에게 말했다.

"오늘 대인의 진면모를 알게 됐으니 몹시 기쁩니다. 제가 드리는 보검을 저 아가씨에게 드릴 수는 없겠는지요?”

“저는 육연부의 유세관입니다. 혀가 무기이니 보검은 쓸 일이 없지요.”

지우가 사양했다.

"그 보검은 저 대신 호랑이를 잡은 사람에게 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누가 그 호랑이를 맨주먹으로 때려잡았거든요. 가죽 상하지 않게 하느라고.”

“호랑이를 맨주먹으로...!”

강대인 놀라자 지우가 곽범에게 물었다.

"나으리, 전옥이에게 보검을 주실 거면 지금 오라 할까요?”

곽범이 고개를 끄덕였다.

단아가 또 방으로 달려가서 전옥을 데려왔다.

가죽 상하지 않게 하려고 호랑이를 맨손으로 때려잡았다는 누군가도 지우와 다를 바 없는 아가씨였다.

그걸 안 강대인은 육연부의 여자들이 요괴처럼 무서워졌다.

곽범이 전옥에게 검을 주며 말했다.

"강대인께서 보검을 선물하셨다.”

전옥이 무릎을 낮추어 받고 강대인에게도 감사를 표했다.

 

강대인은 육연부를 나섰다.

엎드려 있는 강호인을 위풍당당하게 훑어본 강대인은 기다리고 있던 호위무사들과 서기를 데리고 돌아갔다.

 

***

 

집무실을 나온 후 지우는 전옥에게 대가를 요구했다.

전옥은 지우가 갖고 싶어하던 빼똘구두를 만들어주기로 했다.

지우가 직접 만들 수 있지만 그 구두를 만드는 솜씨도 전옥이 최고였다.

 

은희는 장영이 뽑아온 명세서를 들고 육연부 앞에 나가서 부르는 게 값인 사람 장사를 했다.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이 엎드려 있는 강호인들을 훔쳐보고 있었다.

강호인들은 곽범에게 바칠 보물이나 돈을 가져왔다.

은희는 어제 호수쪽으로 왔다가 붙잡힌 사람이 각각 몇 명인지를 물어보고 사람값을 말 머리로 계산했다.

그런 후에 사람값이 아닌, 침입한 죄에 대한 속죄금으로 얼마를 낼 것이냐를 각각 말하게 하여 그들의 기둥뿌리를 뽑았다.

잡힌 사람은 말을 가져오는 대로 풀어주기로 하였다.

은희는 사람장사 한 것 외에 속죄금까지 자기가 챙겼다. 목장 때문에 생긴 것이니 당연히 자기 권한에 속한다고 본 것이다.

보물과 속죄금을 동진한테 맡겨 놓은 은희는 닭장을 돌보기 위해 생 계란 두 개로 점심을 대신한 채 떠났다.

바느질을 하면서 한 계집애가 중얼거렸다.

"재주는 나으리가 부리고 돈은 은희가 다 챙기네.”

"부러우면 너도 그러던가.”

지우가 말했다.

문득 전옥이 지우에게 물었다.

"너, 2천냥 중에서 500냥 쓰고 남은 거 낭낭께 돌려드렸어?”

지우가 대꾸하지 않고 속속곳에 뜸박질만 했다.

"너! 너무 심하다. 1500냥이나 꿀꺽한 거야?”

다른 계집애들이 펄쩍 뛰었다.

1500냥은 비옥한 전답을 5000평 넘게 살 수 있는 거금이다.

지우가 마지못해 대꾸했다.

"꿀꺽한 게 아니야. 낭낭께서 돌려달라고 안하셨고... 나도 유세하고 다니려면 돈이 많이 필요하잖아. 선물도 사서 줘야 할 거고 뇌물도 뿌리고 해야 하니까 비상금으로 가진 거지.”

"1500냥이나 되는 비상금이 어디 있어? 이년 완전히 도둑년이네.”

계집애들이 펄펄 뛰었다.

지우가 말했다.

"낭낭한테 다 돌려주고 손가락 빨까? 아니면 내가 너희들 원하는 것도 사주고 용돈도 줄까? 은희한테도 받고 나한테도 받는 게 낫지 않을까?”

계집애들이 금방 대꾸를 못했다.

지우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나는 또 기회 많아. 다음엔 니들한테 들키지도 않을 거고. 그땐 국물도 없어.”

계집애 하나가 개탄했다.

"자리만 차지하면 탐관오리가 되어버리네. 부정부패가 우리 집만큼 심한 곳은 없을 거야.”

"장영이는 안 해먹잖아. 걔는 깨끗해.”

한 계집애가 말했다.

"장영이는 돈 많이 받아. 하는 일이 돈 많이 쓰는 일이잖아. 설마 받은 돈 다 쓰겠어? 어디 꿍쳐 놓고 있겠지.”

"감사 한 번 해야 하는 거 아니야?”

"첩밀관은 감사해도 소용없어. 장부에 적으면 그게 다야. 대조할 수도 없고. 밝혀봤자 처벌도 못해. 적당히 해먹게 두는 게 최선이지.”

"엄청 좋은 자리였네.”

"장영이도 단아한테 상납할 걸? 단아가 첩밀관 예산 책정한다니까.”

한 계집애가 소리쳤다.

"그래도 지금 제일 많이 해먹은 건 지우 저년이야! 1500냥이라니! 무려 1500냥!”

지우가 말했다.

"지금부터 1500냥 입에 올리기만 해도 국물조차 없어. 한 번 올려 보시지. 얌전히 있으면 집에 일할 사람부터 내가 구할 거고.”

계집애가 바로 수그러들며 중얼거렸다.

"벼슬이 장땡이다. 무조건 직책을 맡아야해.”

동진이 불러서 계집애 셋이 점심 준비하러 나갔다.

남아 있는 한 계집애는 바느질 하던 야한 속치마에 여우털을 붙이고 있었다.

바깥에는 눈발이 슬슬 날렸다.

 

***

 

양설은 신신이진공을 수련하다가 나와서 점심을 먹었다.

늦겨울은 눈발에 봄이 묻어있다.

나른한 감이 있어서 곽범에게 기대며 물었다.

"눈 와요. 낮잠 안 잘래요?”

"난 괜찮아요.”

"제가 안 괜찮아요.”

양설은 곽범을 어깨로 쿡쿡 밀었다.

"가서 자요.”

"혼자서 어떻게 자요.”

또 어깨로 툭툭 받았다.

단아가 말했다.

"나으리, 남은 일은 제가 처리할게요. 좀 쉬세요.”

장영도 말했다.

"오늘 올 손님은 다 온 것 같아요. 눈도 오는 걸요.”

"난 잠이 안 와.”

곽범이 말했다.

양설이 입을 삐죽거렸다.

"누가 자래요? 베개 해달라는 거지.”

곽범이 양설에게 끌려 침실로 가자 계집애들은 소리없이 만세를 불렀다.

커다란 눈송이에 가슴이 부풀은 계집애들은 평소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일을 해치우거나 내일로 미뤄놓고는 밖으로 도망쳐버렸다.

 

***

 

양설은 곽범에게 물었다.

"춥죠?”

"안 추워요.”

"제가 따뜻하게 해줄게요.”

"안 춥다고 했잖아요.”

"그냥 따뜻하게 해준다니까요.”

양설은 곽범의 머리를 끌어서 품에 안고 쓰다듬었다.

곽범이 가만히 있었다.

양설은 이 사람과 함께 나는 어디로 흘러가는가 하고 생각했다.

가진 게 많아져도 태어난 것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격랑 속에 흐르는 나뭇잎 같았다.

인생에 취해서 상처를 잊고 살아가는 사람이란 존재,

서로를 안아주고 보듬어주지 않으면 아파서 울 수밖에는 부부.

괜찮다고 해도 어루만지고 위로 해줘야할 연약한 순수.

양설은 곽범을 자꾸 안아주고 싶었다.

자기가 모르는 어느 곳에서 벌어지고 있을 상처가 안타까웠다.

잠이 오지 않는다던 곽범은 양설의 품에 웅크리고 잠이 들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마음만 안타까울 뿐이다.

곽범에게서 느껴지는 상처의 이름도 모르겠고 영문도 알 수 없었다.

베이고 벌어져 햇살아래에서 말라가는 속살 같은 아픔도 있고, 문득 느껴지면 죽음 같이 섬뜩하고,

그러면서도 함께 죽어주면 치유해주지 않을까 하는 이상한 느낌도 있었다.

행복한 지금 이 순간에는 너무도 터무니없는 생각이었다.

그러다 문득 속으로 자기도 모르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당신을 보지 못하면 이렇지 않을까?

당신이 나를 보지 못하면 이렇게 아파하지 않을까?

그런데 나는 당신 곁에 있는데 당신은 왜 아파하고 나는 왜 따라서 아파하는가?

당신이 이토록 좋은데. 우리는 이토록 행복한데.

양설은 자기가 알 수 없는 벽 앞에서 곽범을 보듬어 주기만 했다.

 

***

 

계집애들은 시장을 돌아다니며 꿍쳐두었던 돈으로 사고 싶은 것들을 산 후 마차방으로 몰려갔다.

은희는 닭들이 춥지 않게 하느라 닭장 위에 거적을 두 겹으로 씌우는 중이었다.

마차방의 기술자들도 돕고 있었지만 닭장이 많아 손이 더뎠다.

계집애들이 달려가서 은희를 도와 금방 거적을 다 씌웠다.

닭장에서 일했던 은희의 옷과 신발에는 닭똥도 묻었고 냄새도 심했다.

하지만 원래부터 은희는 닭장에서 그렇게 일했었다.

은희의 노력을 알기에 부러워할지라도 비방은 못한다.

은희는 옷을 갈아입고 계집애들은 사온 물건을 집에 숨겼다.

그런 후에 함께 찻집으로 몰려가 2층의 다실에서 차와 과자, 꿀대추며 사탕을 먹었다.

사람구경을 하고, 얼굴을 드러내놓고 다니는 사내들을 보면서 깔깔거리다가 쌓인 눈을 밟으며 육연부로 돌아갔다.

동진이 저녁을 지어놓고 기다리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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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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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1>

월동문 안쪽은 잘 가꿔진 정원. 정원 중앙에 화려하고 이국적인 전각이 있다. 상당한 규모로 크고 웅장하다. 정원 내부에는 인기척이 전혀 없고

스스스! 전각 앞에 유령처럼 나타나는 청풍. 이마를 찡그린다.

청풍; (너무 조용하다!) 찡그리며 전각으로 다가가고

청풍; (마치 무덤 속 같은데...) (용노야가 벌써 손을 쓴 것일까?) 끼익! 조심스럽게 전각 안으로 들어서고. 그러다가

청풍; [!] 눈 부릅.

 

쿵! 전각 안은 널찍하고 화려한 거실인데 여기저기 여자들의 시체가 널려있다. 모두 십여 구로 하녀와 무사 복장의 여자들이 섞여있다. 여자들은 입으로는 거품을 토하고 손으로 바닥을 벅벅 긁다가 죽었다.

청풍; (이건...!) 한 무릎 꿇고 시체를 살핀다

거품 물고 죽은 여자의 시체. 젊은 여자인데 얼굴색이 까맣다.

청풍; (독!) (무시무시한 독성의 극독에 의해 죽었다!)

청풍; (혈모 측근이라면 하나같이 십대마왕에 필적하는 고수들일 것이다.) (그런 여자들이 미처 대비하지 못하고 몰살당했다면...!)

청풍; (아마 독성부의 극독이 은밀하게 살포되었을 것이다!) 생각할 때

[으으으!] 어디선가 들리는 신음 소리.

반사적으로 돌아보는 청풍.

전각의 끝. 커다란 의자가 나뒹굴고 있고 그 옆에 지하로 통하는 계단이 있다. 계단 옆의 벽에 기대 앉아있는 거구의 여자. 중년의 여자인데 엄청난 거구다. 키가 2미터가 넘고 살도 엄청 쪘다. 고개 떨구고 앉아 미약하게 신음. 미녀는 아니지만 밉상도 아니게 그리고. 이 여자는 혈마태상의 유모인 귀모모. <투천환일>등에 나온 귀모모 캐릭터.

청풍; (생존자가 있다.) 휘익! 유령처럼 귀모모에게 다가가고

청풍; [부인! 정신 차리십시오!] 귀모모 옆에 무릎을 꿇고 흔들고

귀모모; [안... 안된다 이놈아! 혈... 혈모님을 해치면 용서... 못해!] 비몽사몽간에 중얼. 입과 코로 피가 줄줄 흘러나오고

청풍; (대단한 내공의 소유자다! 독성부가 만든 극독의 독기에 저항하고 있다.) 마주 앉아 왼손을 귀모모의 거대한 젖가슴 사이에 대고. 청풍의 왼손 다섯 손가락에 반지가 끼워져 있음을 주의

청풍; (내공만 따지자면 지마태상에 필적하겠구나.) 뭉클! 청풍의 왼손이 귀모모의 젖가슴에 깊이 묻히고

청풍; (독과 상극은 열!) (오행신지환 중 정화지환(丁火指環)의 힘을 빌면 이 여자 몸 속의 독기도 태워버릴 수 있을 것이다.) 지이잉! 청풍의 왼손가락에 끼워진 반지들 중 하나가 달아오르고. 순간

화악! 강렬한 불길이 귀모모의 몸을 휘감는다. 옷과 머리카락이 불길에 휩쌓인다.

귀모모; [허억!] 고통에 고개를 쳐들며 비명을 지르는 귀모모. 불길에 휩싸였다.

화르르! 푸스스! 옷이 전부 타버리며 알몸이 되고. 거의 알몸으로 묘사. 아랫도리 사타구니만 가려진

[끄윽!] 고통스러워하는 귀모모

청풍; (고통스럽더라도 견뎌야만 삽니다! 힘을 내십시오!) 더 강한 열기를 귀모모의 거대한 몸에 불어넣고

귀모모; [너... 너는...누구냐?] 불길에 휩싸인 채 눈을 뜨는 귀모모

청풍; [궁금하시겠지만 우선 몸속의 독기부터 태우도록 하십시오. 도와드리겠습니다!]

귀모모; [그...그럴 시간이 없다! 혈모님이 위험하다!]

청풍; [일에는 순서가 있는 법입니다. 어서 운기조식하십시오!]

귀모모; [시끄럽다!] 쾅! 갑자기 솥뚜껑 같은 손바닥을 휘둘러 청풍의 따귀를 후려친다.

콰당탕! 졸지에 얻어맞고 옆으로 가랑잎처럼 날아가 나뒹구는 청풍.

청풍; [이게 무슨 짓입니까?] 피를 흘리며 비틀 일어나고. 손으로 뺨을 만지고 + (엄청난 완력이다. 현철마벽도 소용없을 정도로...!)

귀모모; [혈... 혈모님!] 엉금엉금 기어 계단 쪽으로 기어가고. 거의 알몸이라 야하고 민망한 장면

청풍; [알겠습니다.] 그거 보며 고개 절레 청풍

청풍; [제가 대신 부인의 주인을 구하러 갈 테니 부인은 해독을 하십시오!] 다가가고

귀모모; [그... 그래주겠느냐?] 돌아보며 희색

청풍; [이 곳으로 들어가면 됩니까?] 지하로 통하는 계단으로 가고

귀모모; [그... 그곳이 혈모님의 연공관 입구다!]

귀모모; [원래는 열두 겹의 기관장치로 방호되고 있었지만... 그놈... 위진천은 아마 파해법을 알고 왔을 것이다!]

청풍; [위진천의 짓이었습니까?] 눈 번쩍

귀모모; [그... 그렇다! 갑자기 들이닥친 그놈이 독성부의 극독으로 우릴 암습했다.]

청풍; [흐흐흐 위진천! 네놈이 마교로 돌아와 있었구나!] 휘익! 이를 갈며 계단 아래로 날아들고

귀모모; [저놈... 위진천의 적이었는가?]

귀모모; [상...상관없다!] [금남의 성역을 더럽힌 놈은 누구든 살아서 빠져나가지 못한다!] 이를 갈고

 

#282>

콰쾅! 우두둑! 박살나는 석문.

들어서는 청년. 위진천인데 오른손에는 둘둘 만 검은색 채찍을 쥐고 있다. 채찍 표면에는 비늘같은 문양으로 덮여 있다.

부서진 석문 안쪽은 넓은 석실. 거의 광장 수준인데 무쇠로 만든 아람드리 기둥들이 수십 개 늘어서 있고

[크르르!] 늘어선 무쇠기둥들 사이에 누워 있다가 일어나며 짐승처럼 으르렁거리는 여자. 양쪽 팔목이 쇠사슬로 묶인 채 웅크리고 있다. 아주 긴 쇠사슬은 옆의 기둥과 연결되어 있고. 바닥까지 끌리는 백발은 봉두난발. 번득이는 눈이 야수같고 입술 사이로 송곳니가 드러나 보인다. 아주 미인이지만 지금은 야수같은 모습. 몸에 걸친 옷도 거의 다 찢어져 아주 야하고. 대단한 글래머다. 이 여자가 혈마태상, 즉 혈모다. <투천환일>등의 신녀문 문주 우후라 캐릭터. 나이는 30대 중반

위진천; [이거 정말 볼만하군!] 혈모를 보며 눈이 동그래지고

위진천; [천마의 고귀한 후손께서 짐승처럼 묶여있을 줄이야!]

[크르르!] 이를 드러내며 위진천을 노려보는 혈모.

위진천; [삼태상의 첫째이며 모든 마교도들의 어머니라는 당신이 광녀(狂女)가 된 사실이 알려지면 발칵 뒤집히겠지?]

위진천; [하지만 안심하셔도 좋소이다. 태상께서는 미친년이라는 오명을 쓰고 죽지는 않을 것이오.] 둘둘 말아 쥔 채찍을 들어 보이고. 그때

[카아아!] 괴성을 지르며 위진천을 덮치는 혈모.

위진천; [헉!] 기겁하며 물러서는 위진천. 하지만

철컹! 쇠사슬이 확 당겨져서 위진천에게까지 이르지 못하는 혈모

위진천; [휴우! 십년감수했군!] 안도

[카르르!] 철컹! 철컹! 마성 드러내며 몸부림치는 혈모. 팽팽해진 쇠사슬이 금방이라도 끊어질 듯 팽팽해지고

위진천; [과연 대라철삭(大羅鐵索)이다. 십갑자 내공을 지닌 저 계집도 끊지 못하다니...!] 식은땀을 닦고

[크아아!] 몸부림치는 혈모.

드드드! 진동하는 쇠 기둥

위진천; [조금만 기다리시오! 그 고통을 끝내드릴 테니...] 스륵! 둘둘 말아쥐고 있던 채찍을 바닥으로 늘어트리고.

위진천; [이 채찍은 만독살신편(萬毒殺神鞭)!] [일만종의 극독에 담가 만들어서 신이라도 죽일 수 있다는 독성부 최강의 무기요.] 징! 채찍의 손잡이에 힘을 주고. 그러자

쩡! 쩡! 채직 표면에 나있던 비늘같은 문양들이 일어나 날카로운 삼각형의 칼날이 되고. 상어이빨같은 수많은 칼날로 덮인 모습

치치치! 그와 함께 채찍 전체가 검은 안개 같은 것에 덮인다.

위진천; [평소에는 안전하지만 내공을 주입하면 일만종의 독기가 뭉쳐진 독강(毒罡)이 형성된다오.] 촤악! 한번 흔들고.

퍽! 바닥을 때리는 채찍의 끝. 그러자

치치치! 돌로 덮인 바닥이 타고 녹아내린다.

위진천; [만독살신편이라면 마신지체를 이룬 당신이라도 어렵지 않게 죽여드릴 수 있을 것이오!] 촤랑! 채찍을 허공에 휘두르며 위협.

위진천; [그럼 극락왕생하시구려.] 채찍을 혈모에게 휘두르려 하고. 그러다가

눈이 번쩍하는 위진천.

으르렁거리며 몸부림치는 혈모의 야한 모습. 옷이 거의 다 찢겨서 유방과 허벅지가 드러나 보이고. 그런 혈모의 몸 여기저기 크로즈 업.

그거 보며 침 꿀꺽 위진천

위진천; [흐흐! 그냥 죽이기는 아깝군!] 스륵! 휘두르려던 채찍을 내리고

위진천; [듣자하니 십여 년 전 처음 발작을 일으켰을 때 그 몸뚱이로 젊은 교도 여럿을 해치웠다지?] 찰칵! 스륵! 일어났던 채찍의 비늘들이 다시 가라앉으며 문양처럼 변하고

위진천; [기왕이면 저 세상 가기 전에 나도 한 번 죽여주시지!] 왼손을 품속에 넣고

다시 꺼낸 그자의 왼손에는 구슬이 하나 들려있다. 이어

위진천; [좋은 걸 선물로 드리겠소!] 툭! 그 구슬을 혈모의 발치에 던지고

화악! 구슬이 깨지며 연기가 확 일어나 혈모를 뒤덮는다.

[크아아아!] 연기를 마시고 몸부림치던 혈모.

털썩! 바닥에 나뒹군다.

[끄윽! 끅!] 바닥에 나뒹군 채 몸부림치는 혈모.

그걸 보며 채찍을 둘둘 말아쥐는 위진천

벌벌 떨리는 혈모의 몸뚱이. 초점이 사라지는 눈

위진천; [흐흐흐! 삼태상의 으뜸이니 뭐니 해도 어쩔 수 없는 계집!] [최음분을 다량으로 마셨으니 당분간 그 짓 외에는 생각이 없겠지!] 채찍을 완전히 말아쥐며

[끄윽! 끅!] 자기 가슴을 쥐어뜯으며 몸부림치는 혈모. 발정이 났다.

위진천; [기대해도 좋소. 완전히 만족할 때까지 귀여워해줄 테니!] 혈모에게 다가가고

드러난 혈모의 가슴, 허벅지 크로즈 업.

위진천; [대단해! 미치긴 했어도 최고의 물건이야!] 침 꿀꺽 삼키며 혈모 옆에 무릎을 꿇고. 채찍은 바닥에 내려놓고

위진천; [그럼 어디 고귀하신 혈마태상님의 서방 노릇을 해볼까?] 혈모의 몸을 만지려 하고. 그러다가

[!] 갑자기 굳어지는 위진천의 손.

청풍; [개새끼는 어딜 가도 개새끼답게 노는군!] 부서진 석문을 통해 들어오는 청풍.

위진천; [이... 이청풍!] 팟! 기겁하며 뛰어 일어나고. 채찍을 집어든 채

청풍; [우리가 드디어 다시 만났구나 위진천!] 살벌한 표정으로 다가서고

위진천; [으으! 네...네놈이 어떻게 여기에...!] 비실비실

청풍; [십팔층 지옥이라도 널 숨겨주지는 못한다!] 쩌어어엉! 오른손 손바닥에서 뇌정인이 빠져나오고

위진천; [뇌... 뇌정인?] 촤락! 공포에 떨면저소 채찍을 풀어 늘어트리고

청풍; [우리 사이의 악연, 오늘 끝내도록 하자!] 뇌정인이 빠져나온 손으로 위진천을 겨누고

위진천; [개소리!] 팡! 채찍을 맹렬히 휘두른다. 요동치며 날아드는 채찍 끝에서 몇 미터 길이의 검은 빛이 뻗어나와 청풍을 후려쳐오고.

청풍; (저 채찍...) 쩍! 흠칫하며 뇌정인을 마주 그어낸다. 뇌정인이 2미터 가량으로 쭉 늘어나 채찍에서 뻗힌 검은 기운, 독강을 막는데.

치익! 충돌하는 순간 뇌정인이 녹으며 부러지려 한다.

청풍; [독강!] 팟! 경악하며 뒤로 뛰어 피하고. 하지만

빠캉! 뇌정인을 녹이며 날아드는 독강

스팟! 급히 뒤로 뛰어 피하던 청풍의 오른쪽 어깨를 살짝 스치며 지나가는 독강

화악! 그 부분의 옷이 단번에 타버리고

청풍; [큿!] 어깨를 떨구며 뒤로 내려서는 청풍

치치치! 청풍의 오른쪽 어깨 부분의 타고 있는 옷 아래 살도 타며 연기가 피어 오른다

위진천; [크하하! 넌 끝났다 청풍!] 득의하여 웃고

위진천; [만독살신편의 독강에 닿은 이상 금강불괴라도...!] [헉!] 웃던 위진천의 눈 띠용.

화르르르! 우뚝 선 청풍, 채찍이 스친 어깨에서 불이 확 일어나고 있다.

위진천; [만... 만독살신편의 독기를 내공으로 태우다니...!] 기겁

청풍; [그 채찍, 독성부의 물건이겠군.] 살벌한 표정을 지으며 왼손을 들어올린다.

청풍; [제대로 맞았다면 모를까, 제 아무리 독성부의 무기라도 스친 것 정도로는 날 어쩌지 못한다!] 치이이이! 들어올린 청풍의 왼손 손가락에 끼워진 오행신지환 중 정화지환이 시뻘겋게 달아오르고

위진천; [오... 오행신지환?]

청풍; [보는 눈은 있군!] 달아오른 정화지환을 어깨 상처에 대고.

화아악! 상처에서 연기가 확 일고

위진천; [오행신지환 중의 정화지환이로구나! 모든 화기를 다스린다는...] 공포, 경악

청풍; [정화지환의 힘을 안다면 독성부의 독도 내게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것이다.] 왼손을 어깨에서 떼며 위진천에게 다가가고

쩌엉! 오른손에서는 변형되었던 뇌정인이 다시 원래 모습이 되어 쭉 늘어나고

위진천; [제기랄!] 파앙! 다시 만독살신편을 휘두르고. 만독살신편에서 다시 뱀이 꼬리치는 것 같은 검은 기운이 내뻗혀 청풍을 쳐오고

청풍; [독성부의 그 어떤 것도 내게는 안 통한다고 했을 텐데...] 바웅! 내미는 왼손의 오행신지환에서 강한 열기가 일어나 앞을 가리고

화악! 푸시시! 열기에 닿은 검은 기운이 타며 소멸되고. 하지만

위진천; [카캇! 이게 진짜다!] 왼손에 숨기고 있던 구슬 두 개를 청풍의 발치 바닥에 팽개치고

펑! 화악! 바닥에 부딪히며 깨지는 구슬. 짙은 연기가 확 일어나 청풍을 뒤덮는다.

청풍; [연막탄이냐?] 멈칫하며 찡그리는데. 이하 장면은 짙은 연기 속에서 벌어지는 것임.

휘익! 연기 속에서 무언가 청풍의 앞을 스쳐지나간다

청풍; [허튼 수작!] 반사적으로 뇌정인을 그어낸다.

털썩! 연기가 뭉클 거리는 사이에 둘로 갈라져서 바닥에 떨어지는 것은 위진천의 겉옷

청풍; [금선탈각(金蟬脫殼)!] 외치며 휙 고개를 반대편으로 돌리고

휘익! 청풍의 옆을 지나쳐서 입구로 날아가는 위진천. 상체를 벌거벗고 있다. 겉옷은 벗어 미끼로 쓴 상태이므로

청풍; [교활한 놈!] 쩌억! 뇌정인을 길게 휘두르는 청풍. 뇌정인이 십여미터 길이의 채찍처럼 쭉 늘어나 위진천을 그어가고.

위진천; [힉!] 돌아보며 지하광장 문을 향해 몸을 날리고

쩌억! 문과 문 옆의 벽이 뇌정인에 수편으로 갈라지고. 위진천은 간발의 차이로 몸을 날려서 뇌정인은 그자 머리 위를 스치고 지나갔다.

위진천; (괴물이 따로 없구나.) 휘릭! 문 밖에 굴렀다가 벌떡 일어난다. 문 밖은 지하복도

청풍; [가려거든 모가지는 놓고 가라!] 문쪽으로 날아오고

위진천; (지금의 내 실력으로는 상대할 수 없는 괴물이다. 일단 피하자.) 휘익! 바람처럼 복도를 날아간다.

청풍; [서라!] 외치며 문 밖으로 뛰쳐나오지만. 직후

띵! 현기증을 느끼고 비틀하는 청풍. 이어

화악! 온몸에서 열기가 뻗히는 모습이 되고

청풍; (이... 이게 무슨... 갑자기 욕정이 치솟다니...) 비틀. 그러다가

청풍; (그 연기...) 눈 부릅. 위진천이 구슬을 깨트려 연막탄 같은 연기를 퍼트리던 장면 떠올리고

청풍; (단... 단순한 연막이 아니라 강렬한 최음 성분이 섞여있었구나.) 끄윽! 비틀거리고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르고. 그때

[아흑! 끄윽!] 밀실 안쪽에서 들리는 야한 소리. 반사적으로 돌아보는 청풍

그나마 걸치고 있던 옷을 갈갈이 찢어발기며 몸부림치는 혈모.

혈모의 야한 몸짓과 그녀의 가슴, 허벅지 크로즈 업.

청풍; [으으으...] 그걸 보며 완전히 이성을 잃는 청풍.

허깨비처럼 혈모에게 비틀비틀 다가서는 청풍.

혈모; [어서... 제발 나 좀 어떻게... 하악!] 가랑이를 벌리고 팔을 내밀며 애원. 완전히 맛이 간 표정

들썩이는 아랫도리

청풍; [허엉!] 짐승처럼 혈모를 덮치는 청풍.

격렬한 정사를 벌이는 두 사람.

청풍의 몸 아래 깔린 채 환희의 표정을 짓는 혈모의 얼굴

혈모 사타구니를 아랫도리로 맹렬히 치받으며 시근덕대는 청풍의 광기에 찬 모습

 

#283>

지하광장 밖의 통로. 비틀 비틀 벽을 짚으며 지하광장으로 다가오는 귀모모. 아직 내상이 완전히 완치되지 않은 모습이고

귀모모; [어, 어떻게 되었을까?]

귀모모; [위진천 놈이 귀신이라도 본 듯 도망쳐 나간 걸 보면 그 애송이가 제 역할을 해준 것도 같은데...!]

귀모모; [혈모님이 걱정되지만 않았어도 위진천 놈을 쫓아가 잡아 죽이는 건데...!] 이를 갈고. 그 사이에 부서진 석문 근처까지 왔다. 그때

[아아아! 여보! 여보!] [헉! 헉!] 갑자기 들려오는 야릇한 소리들. 눈 부릅 귀모모.

귀모모; [설마... 설마...!] 덜덜 떨며 비틀 비틀 석문으로 나가고

다음순간 두 눈 부릅뜨는 귀모모.

기둥 사이 바닥에서 격렬한 정사 벌이는 두 남녀의 뒷모습. 발가벗은 혈모, 쇠사슬에 묶인 손으로 자신을 올라탄 청풍의 몸을 끌어안고 몸부림. 그녀의 벌어진 허연 다리 사이에 하체를 밀어붙이고 있는 청풍. 상체에는 옷을 걸치고 있지만 하의는 무릎까지 까내린 모습이다.

털썩! 충격 받고 바닥에 주저앉는 귀모모.

그걸 알 리 없는 두 남녀는 정사에 몰두하고

귀모모; [어...어떻게 이런 일이...!] 실성한 듯 중얼. 그러다가

코를 벌름거리는 귀모모. 연기가 그녀의 코끝을 스치고

귀모모; [이...이건...!] 눈 부릅

귀모모; [최음제! 누가 최음제를 살포했구나!] 급히 입과 코를 막고

[!] 위진천을 떠올리는 귀모모

귀모모; [그 육시를 할 놈이...!] 이를 부득

그 사이에도 정사에 몰두하는 두 사람. 그걸 보는 귀모모

귀모모; [설령 그렇다고 해도 용서할 수 없다!] 비틀 일어나고

귀모모; [절대로!] 무언가 결심한 표정으로 다시 석문을 나가고

 

#284>

무쇠 기둥에 둘러싸인 석실의 천장. 아래서 올려다 본 모습이고

무쇠 기둥 사이에 멍하니 누워있는 청풍. 그의 팔을 베고 옆으로 누운 채 만족한 표정을 짓고 잠들어 있는 혈모. 청풍은 옷을 입고 있지만 혈모는 여전히 발가벗은 상태고

혈모와의 격렬했던 정사를 떠올리는 청풍

청풍; (내가 이런 파렴치한 짓을...!) 자책하고

청풍; (아무리 최음제 때문이라지만 변명의 여지가 없는 죄를 저질렀다!) 입술 깨물고

[으음!] 옹알거리며 청풍의 옆으로 파고드는 혈모. 움찔하며 돌아보는 청풍

청풍; (혈마태상!) 복잡한 표정으로 혈모를 보고

조심스럽게 혈모의 머리에서 팔을 빼며 일어나는 청풍.

아주 만족한 표정으로 웅크린 채 잠자는 혈모

한숨 쉬며 자신의 겉옷을 벗는 청풍.

청풍; (마교의 제일태상이 이렇게 젊은 여인이었다니...!) 그 겉옷으로 혈모의 알몸을 덮어주고

청풍; (무림의 안녕을 위해 내 손으로 죽여야 할 여인인데...!) 고개 설래. 그러다가

흠칫! 하는 청풍. 옷 밖으로 나온 혈모의 손목에 채워진 족쇄와 그것에 연결된 쇠사슬.

청풍; (혹시...!) 손바닥을 혈모의 이마에 대보고

눈감고 내공을 혈모의 몸 속에 흘려넣어 진맥하는 청풍

청풍; (주화입마!) 눈 번쩍

청풍; (본신의 내공과는 다른 이질적인 진기가 머릿속 몇 군데에 도사리고 있다.)

청풍; (이 여자는 잘못된 무공을 익히는 바람에 미쳐 버린 것이다.) 생각하며 지마태상의 유언을 떠올리고

 

<결국 혈마태상은 노부가 꾸민 불미스러운 사건에 말려들어 폐관에 들어갔으며 전마태상은 스스로의 역부족을 깨닫고 몸을 숨겨버렸다!> 날아가며 목만 남은 지마태상이 한 말을 떠올리는 청풍. #207>의 장면

 

청풍;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지만 지마태상이 꾸민 음모의 결과인데...) 생각하다가

살인객주의 편지 내용을 떠올린다. #184>에 나온

 

<편지와 함께 남긴 물건들의 이름은 금강법륜(金剛法輪)과 오행신지환(五行神指環)이다. 금강법륜은 어떤 사악도 깨트리는 힘을 지녔으며 오행신지환을 제대로 쓰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오행의 기운을 다스릴 수 있다.> 금강법륜과 오행신지환이 탁자 위에 놓여있는 것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청풍; (우리 가문의 보물인 금강법륜...) 오른쪽 손목에 끼고 있는 고리를 보고

청풍; (모든 사악을 깨트린다는 금강법륜의 힘을 빌리면 이 여자의 광기를 치유해줄 수 있을 것이다.) 당혹

청풍; (하지만 이 여자는 마교 제일태상! 내가 반드시 쓰러트려야만 하는 대적인데...!) 갈등

[으음!] 옹알대며 행복한 표정인 혈모.

청풍; (이청풍아 이청풍아! 언제부터 이런 졸장부가 되었느냐?) 그걸 보며 마음이 흔들리는 청풍

청풍; (공은 공이고 사는 사!) (나중에 이 여자의 손에 죽는다 해도 치료해줘야만 한다. 이 여자의 정조를 유린한 데 대한 속죄의 의미로라도...!) 혈모의 겨드랑이에 손을 넣어 그녀를 일으키고. 억지로 책상다리를 하게 만든다. 청풍의 겉옷을 어깨에 걸친 자세로 책상다리를 하고 조는 혈모.

그녀 등 뒤에 앉아 오른손 손바닥을 붙이는 청풍.

청풍; (이것이 죄의 대가가 될지 모르지만...!) 지잉! 오른쪽 손목에 끼워져 있는 고리가 빛을 내고

청풍; (부디 나의 속죄를 받아주시오!) 이어 그 빛이 혈모의 몸 전체를 휘감는다.

 

#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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