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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4.04.22 [낭중지추] 60화(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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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

<-십만대산> 험준한 산들.

[헉! 헉!] 피투성이가 된 채 가쁜 숨을 몰아쉬는 귀모모.

이곳은 십만대산의 어느 계곡. 막다른 곳. 절벽을 등진 채 서있는 귀모모. 손에는 거대한 칼을 들었다. 손잡이가 길고 칼날이 작두처럼 생긴 칼. 온몸이 피투성이, 화살, 부러진 칼날 등이 귀모모의 몸에 박혀있고. 그녀 뒤쪽 절벽 아래에는 동굴이 하나 있음. 그 동굴 입구를 지키고 있는 귀모모.

가짜 고루시마; [흐흐흐! 그만 포기하시오 귀모모!] 음산하게 웃는다. 이자는 물론 진짜 고루시마가 아니고 극품당의 총관 귀수신의가 변장한 모습. 가짜 고루시마의 뒤쪽에는 독종독인이 일곱명이 있다. 세명은 전마태상에게 죽었기 때문. 또 수많은 일반 마교 고수들이 일대에 포위망을 구축하고 있다. 바닥에는 수십 구의 시체들이 널려있다. 귀모모에게 당한 것.

가짜 고루시마; [혈마전은 이미 우리 지마전에 병탄 당했소. 무사히 탈출한 건 귀모모 당신과 혈모뿐이오!]

귀모모; [찢어 죽여도 시원찮을 놈!] 이를 부득 갈고

귀모모; [위천사가 너희 십마전에 한 소행을 벌써 잊었단 말이냐?]

가짜 고루시마; [시세를 아는 자가 준걸이라고 했소. 이제 지마태상님이 재림천마로 등극하시는 걸 막을 인간은 아무도 없소!]

귀모모; [닥쳐라!]

귀모모; [더러운 입으로 감히 재림천마 운운하다니...!] [동문의 피를 흘리고서도 네놈들이 무사할 줄 아느냐?]

가짜 고루시마; [쯧! 더 이상 얘기가 안되는군!]

귀모모; [오냐! 덤벼라! 죽더라도 한 놈이라도 더 저 세상으로 데려가겠다!] 칼을 꼰아잡고

가짜 고루시마; [유감스럽지만 당신의 그 소원도 들어줄 수 없게 되었소!] 손을 쳐들고

크크크! 크르르! 가짜 고루시마 뒤에 서있던 독종독인들이 앞으로 나선다.

귀모모; [독...독종독인!] 공포에 질리고

가짜 고루시마; [간단히 죽일 수 있는 수단이 있는데 무리할 필요야 없지!] 뒤로 물러서고

가짜 고루시마; [그럼 먼저 가시오 귀모모! 당싱이 신주단지처럼 모시던 혈모도 곧 보내줄 테니!] 뒤로 완전히 물러서고

대신 독종독인들이 귀모모에게 접근.

치치치! 그자들의 몸에서 넘실대는 검은 촉수들

[으으으!] 절망의 표정이 되는 귀모모.

하지만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음을 깨닫는다. 바로 뒤가 동굴 입구

귀모모; [으아아아!] 고함지르며 앞으로 돌진. 맹렬히 독종독인을 향해 칼을 휘두른다. 거대한 칼에서 천지를 두 동강 낼 듯한 새하얗고 거대한 궤적이 생겨 독종독인들을 그어간다. 하지만

카아아앙! 귀모모가 발휘한 도강은 독종독인들의 몸에 맞아 튕겨나가고

귀모모; [이...이런...!] 비틀

카아아아! 키키키! 손을 쭉 뻗어 시커먼 천독강기를 내뿜어 귀모모를 공격하는 전면의 독종독인 두 놈

귀모모; [큿!] 부악! 다급히 칼을 휘둘러 막지만.

투쾅! 칼이 박살나고 충격 받아 뒤로 날아가는 귀모모.

콰앙! 동굴 입구 옆의 벽에 등이 부딪혔다가 바닥에 나뒹구는 귀모모.

치치치! 그녀 앞에 떨어진 칼이 녹아들어간다.

[크으...!] 피를 게워내며 겨우 상체를 일으키는 귀모모.

크크크! 그녀 앞으로 다가서는 독종독인들.

독종독인 한 명이 손을 쳐들고. 그자의 손에서 굵은 채찍같은 천독강기가 생기고.

그걸로 귀모모를 내리치려는 독종독인. 절망의 표정으로 올려다보는 귀모모.. 바로 그때

꽈릉! 독종독인과 귀모모 사이의 바닥에 내리꽂히는 벼락.

키이이! 흠칫하며 물러서는 독종독인들. 놀라는 사람들

[뜻밖의 장소에서 낮 익은 얼굴을 보게 되는군!] 화라라락! 절벽 위에서 깃털처럼 천천히 날아 내리는 청년의 뒷모습

귀모모; [너...너는!] 올려다보며 기겁

귀모모와 독종독인 사이에 내려선 청풍의 늠름한 앞 모습. 물론 청풍

가짜 고루시마; (이청풍!) 눈 부릅

귀모모; [이...이청풍! 네가... 네가 살아있었느냐?] 흥분과 전율

청풍; [귀신은 아니니 그런 눈으로 볼 것 없습니다!] 웃고

귀모모; [어... 어떻게... 넌 분명 기시갱에...!] 헉헉

청풍; [아직 해결할 일이 많이 남아있는 탓에 죽어드릴 수가 없었지요.]

귀모모; [나...나는...!] 죄책감. + 청풍; [회포는 나중에 풀기로 합시다.]

청풍; [우선 저 괴물들부터 처리해야하니...!] 독종독인들을 향해 돌아서고

가짜 고루시마; (어쩔 수 없다!) + [죽여라!] 외치고

카카카! 크아아아! 청풍을 덮쳐오는 두명의 독종독인.

꽈르르릉! 번쩍! 다음 순간 독종독인들의 몸을 강타하는 강력한 벼락.

청풍이 손을 내밀고 있고. 벼락이 손을 휘감고 있다.

가짜 고루시마; [천마자전신강!] 경악하며 물러서고. 하지만

화아악! 화르르! 독종독인들은 불길에 휩싸이지만 쓰러지지는 않는다. 비틀거리고

청풍; (하여간 끔찍한 마물들이다.) 그걸 보며 찡그리고

청풍; (전마태상처럼 나도 마음이 급해져서 서둘러 마교 총단으로 왔다. 그 바람에 지금의 내 천마자전신강은 칠성(七成) 수준이다.) 화르르! 불길에 휩싸여 비틀거리는 독종독인들을 보고

청풍; (전마태상 말대로 저 마물들을 일격에 태워버리려면 천마자전신강이 십성에 이르러야할 것 같다.)

청풍; (물론 지금의 내 힘으로도 쓰러트릴 수는 있다. 오행신지환의 힘을 빌리면...) 왼손도 쳐들고, 왼손 다섯 손가락에는 반지들이 끼워져 있고

청풍; (다만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위험을 감수해야한다는 점이 문제인데...)

가짜 고루시마; (어떻게 가능했는지는 모르지만 며칠 사이에 천마자전신강의 성취가 전마태상 이상이 되어있다.) 굳어진 얼굴

가짜 고루시마; (의심의 여지도 없이 우리 극품당의 천적...) 이를 악물고

그러다가 용설약을 떠올린다.

가짜 고루시마; (설약아가씨에게는 미안하지만... 이청풍을 살려두면 우리 극품당의 대업은 결코 이룰 수 없다.) 결심하고

가짜 고루시마; [일제히 덤벼라! 저 놈을 녹여버려라!] 독종독인들에게 명령하고

키키키! 크크크! 불길에 휩싸인 두 놈을 포함해서 일곱명의 독종독인이 전부 청풍에게 다가온다.

청풍; (한명도 아닌 일곱 명의 독종독인...) 찡그리고

청풍; (악전고투를 각오해야겠구나.) + [동굴 안으로 피하십시오.] 뒤쪽의 귀모모에게 말하며 앞으로 나간다. 독종독인들을 상대하려

귀모모; [조... 조심해라!] 동굴 쪽으로 물러앉으며 말하고

가짜 고루시마; [헛된 희망은 품지 마라!] [일곱명의 독종독인의 협공을 받고도 살아날 수 있는 인간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누가 그걸 정했느냐?> 갑자기 들리는 음성

청풍; (이 목소리는...) 돌아보고. 동굴 안으로 물러앉으려던 귀모모도 위를 보고

[헉!] [언제 저기에...] 가짜 고루시마와 모든 마교 무사들 일제히 청풍이 등지고 있는 절벽을 올려가 보고

쿵! 절벽 위에 서있는 두 여자. 패소정과 흑요정이다. 흑요정은 유령천익을 두르고 있고

청풍; [패소저! 흑부인!] 안도하고. 그때

휘익! 휙!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패소정과 흑요정. 패소정이 앞서고 흑요정이 뒤따른다.

청풍 앞에 내려서는 두 여자

청풍; [두 분이 여긴 어인 일이시오?]

패소정; [아가씨의 분부를 받들고 달려왔어요.] 고개 숙이고. 흑요정은 무표정

청풍; [진소저의 분부였다면...] 깨닫고

패소정; [저 마물들의 처리는 흑부인에게 맡기시면 될 것이옵니다.] 흑요정을 돌아보고. 흑요정은 독종독인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퍼뜩! 정신 차리는 가짜 고루시마

가짜 고루시마; [계집이라고 봐 줄 거 없다!] [녹여버려라!] 독종독인들에게 외치고

번쩍! 번쩍! 멈춰섰던 독종독인들의 눈이 빛나고.

화악! 부악! 수많은 촉수를 일으키며 흑요정에게 달려들려 하고. 하지만

슥! 손을 들어 내미는 흑요정.

징! 흑요정의 손바닥에 빛나고

덜컥! 멈칫! 일제히 몸이 굳어지는 독종독인들

청풍; (독종독인들의 움직임이 봉쇄되었다.) 놀라고

가짜 고루시마; [뭐... 뭘 하는 것이냐? 죽여라!] 당황해서 외치지만

흑요정; [독성부의 주인으로서 명한다!] [모든 걸 바치고 흙으로 돌아가라.] 지잉! 내민 손을 빛내며 무표정하게 말하고

츠으! 츠으! 독종독인들의 눈이 빛나더니

쿵! 쿵! 일제히 흑요정 앞에 무릎을 꿇는 독종독인들

[저... 저게 무슨...] [독종독인들이 저 시커먼 계집 앞에 무릎을 꿇었다!] 가짜 고루시마의 뒤쪽 마교 무사들 기겁하고. 가짜 고루시마의 눈도 부릅떠지고

청풍; [혹시 진소저가 흑부인을....] 패소정에게 묻고

패소정; [흑부인의 이지를 거의 회복시키셨어요.] 끄덕

패소정; [덕분에 흑부인은 독성부와 관련된 사안에 관해서는 전능해졌다는군요.] 함께 보며 말할 때

화악! 확! 무릎 꿇은 독종독인들의 몸에서 수많은 촉수들이 일어나더니

그것들이 전부 흑요정이 내민 빛나는 손바닥으로 빨려 들어간다.

가짜 고루시마; (말... 말도 안되는...) 공포에 질려 뒷걸음질.

<저 계집, 독종독인들의 몸에 깃들어 있는 모든 독기를 흡수하고 있다!> 쿠오오! 독종독인들의 몸에서 흘러나온 기운들을 손바닥으로 빨아들이고 있는 흑요정의 모습을 배경으로 가짜 고루시마의 경악

청풍; (어떤 섭리 같은 게 느껴진다.) 그걸 보며 감탄

청풍; (흑요정이 백 년 넘는 세월 동안 가사 상태에 빠져있었던 것도 오늘을 위해서였던 것 같다.) 생각할 때

화악! 쿠오오! 독종독인들의 독기가 엄청난 속도로 흑요정에게 빨려 들어가고.

그러자 시커멓던 독종독인들의 몸이 보통 사람들 피부색으로 돌아가고. 하지만 피부 색이 돌아온 직후

[감... 감사...] [은혜는 다음 생에서...] 중얼거리며 몸이 녹아내리는 독종독인들. 이윽고

퍼억! 푸스스! 재가 되어 흩어지는 독종독인들

가짜 고루시마; (돌... 돌아가야 한다!) 팟! 몸을 날리고

[히익!] [안... 안돼!] 그걸 보고 달아나기 시작하는 마교 무사들

가짜 고루시마; (당주님을 피신시켜야만 한다. 이청풍과 흑요정이란 저 계집이 힘을 합치면 당주님이라 해도 상대가 안된다.) 날아가고

[으아아!] [달... 달아나자!] 뚝이 무너지듯 달아나는 마교 무사들

청풍; (고루시마!) 가짜 고루시마를 보며 손바닥에서 뇌정인을 뽑아내지만

마교 무사들과 섞여 달아나는 가짜 고루시마

청풍; (교활한 자, 수하들과 섞여 달아나고 있다.) 찡그리며 손을 내리고

청풍; (죽어 마땅한 자라 해도 무고한 목숨들까지 빼앗으며 죽일 수는 없지.) 스윽! 손바닥에서 빠져나왔던 뇌정인을 다시 흡수하고.

<본교의 상황은 내가 먼저 가서 살펴볼게.> 흡정마녀가 말하던 장면 떠올리고

청풍; (흡정마녀, 아니 천앙서시는 마교 총단으로 직행했다.) (여기서 고루시마를 놓친 것도 별 문제는 안 될 것이다.) 생각할 때

[이... 이공자!] 동굴 쪽에서 들리는 귀모모의 목소리.

돌아보는 청풍. 패소정도 돌아보고

귀모모; [한번 만... 한번 만 더 혈모님을 구해주시게!] 동굴 약안 안쪽에서 청풍에게 무릎 꿇고 애원하는 귀모모

청풍; [부인도 참 대단한 분이십니다!] 쓴웃음

귀모모; [뭐... 뭐라 욕해도 좋네. 하지만 자네가 도와주지 않으면 혈모님은...!] 눈물

패소정; [안에 계신 분의 상태가 심한 것 같군요!] 동굴 안을 들여다보고

귀모모; [그...그렇다네! 시간이 별로 없어! 제발 도와주게!] 패소정에게도 애원

패소정; [그리하시지요. 아가씨도 그걸 바라실 테니...] 청풍을 보고

청풍; [그래야겠군요.] 쓴웃음 지으며 동굴로 들어가고

귀모모; [고맙네! 고마워!] 고개 조아리며 안도의 눈물

안으로 들어가는 청풍. 그걸 밖에서 보는 패소정. 흑요정도 돌아보고

패소정; (역시 상파아가씨라는 이름은 이공자에게 불가항력의 힘을 지녔구나.) 쓴웃음

패소정; (덕분에 아가씨 이름을 팔기만 하면 이공자를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가 있겠지.) 약간 얼굴 발개지고

[...] 그런 패소정을 보며 무언가 생각하는 흑요정

 

#306>

동굴 안.

[으으으!] 바닥에 누워 신음하고 있는 여인. 특이하게 양쪽 손목에 긴 쇠사슬이 묶여있다. 바로 혈모인데 온몸이 새카맣게 변했다. 가슴 부분의 옷이 녹아있고 비스듬히 상처가 나있다. 독종독인의 천독강기에 맞은 자욱. 마치 비늘처럼 녹아든 상처. 청풍이 옆에서 살펴보고 있다. 귀모모가 건너편에 무릎 꿇은 채 울고 있고

청풍; [천독강기에 직접 가격 당했군요!] 상처를 살펴보고

귀모모; [위... 위천사가 독종독인을 부려 불의의 기습을 가하는 바람에 그만...!] 눈물을 손등으로 닦으면서

청풍; [천독강기에 맞은 후 얼마나 지났습니까?] 혈모의 가슴에 난 상처를 살피고

귀모모; [한... 한시진 가까이 되었네.]

청풍; [한시진!] 놀라고

청풍; (전마태상같은 분도 일다경을 채 못 넘기고 절명하셨는데 한시진이나 버티다니...!) 새삼 혈모를 보고

청풍; (만일 이 여자가 제 정신을 차리기만 한다면 천하에 적수가 없겠구나!)

청풍; (장차 심복의 화근이 될 지도 모르는데 살려야만 하는 것일까?) 갈등

귀모모; [제발 서둘러다오!] 건너편에서 무릎 꿇은 채 두 손 모으며 애원하고

귀모모; [네... 네가 어떻게 했는지 모르지만 혈모님은 십여년만에 정신이 돌아오셨다네!]

청풍; [그거 다행이로군요!]

귀모모; [게다가... 혈모님은 그날 연공관에서 자네와 있었던 일을 기억하고 있어.] 눈치 보며

청풍; [그...그렇습니까?] 당황

청풍의 뇌리로 떠오르는 연공관에서 혈모와의 뜨거운 일막

귀모모; [혈모님은 자존심이 강한 만큼 정절도 굳센 분이네.] [만일 자네만 승낙면 일부종사(一夫從事)를 마다하지 않으실 걸세!]

청풍; (내 여자가 되겠다고? 사실상의 마교 교주인 이 여자가?)

귀모모; [혈모님은 이미 자넬 지아비로 여기고 있다네. 그러니 제발 구해드리게나!]

귀모모; [만일 내가 일전에 한 소행을 괘씸하게 여긴다면 당장 이 자리에서 머리를 깨트려 죽어주겠네.] [대신 혈모님을...!] 손을 쳐들어 자기 머리를 겨누고

콱! 그런 귀모모의 손목을 잡는 청풍의 손

청풍; [부인께서 자결하실 필요 없습니다.]

귀모모; [그... 그럼?]

청풍; [내 손으로 고질을 고쳐드린 분이 돌아가시도록 방치할 수야 없는 일! 다시 한 번 힘을 써보겠습니다.]

귀모모; [고...고맙네! 고맙네 이공자!] 청풍의 손을 커다란 두 손으로 감싸 잡고 감격의 눈물

청풍; [하하하! 이번에는 뒤통수를 치지 않으시리라 믿겠습니다.]

귀모모; [절...절대 그런 일 없을 것이네!] [혈모님의 낭군되실 분에게 어찌 감히 독수를 쓰겠나?]

청풍; [그럼 한 번 더 믿어보지요. 우선 혈모님을 바로 앉히십시오!] 귀모모의 손목을 놔주고

귀모모; [고...고맙네!] 눈물 닦으며 혈모를 일으켜 앉힌다.

귀모모가 혈모의 양쪽 겨드랑이에 손을 넣어 책상다리를 하고 앉게 만들고

그 앞에 마주 앉는 청풍

지이잉! 내미는 청풍의 왼손이 시뻘겋게 달아오른다. 반지 중 정화지환을 중심으로

청풍; (장차 며느리가 될 여자다. 어머니도 당신 가문의 보물이 이 여자를 구하는 것을 기뻐하실 것이다!) 벌겋게 달아오른 손바닥을 혈모의 가슴에 대고

치이익! 벌겋게 단 청풍의 손바닥이 혈모의 상처에 닿는 순간 연기가 확 인다.

[아악!] 비명을 지르며 고개를 젖히는 혈모

귀모모; [참...참으셔야 합니다 혈모님!] 뒤에서 혈모를 부축한 채 안타까움에 눈물 짖고

치치치! [아아아아!] 온몸에서 연기를 피워올리며 신음하는 혈모

청풍; (대단한 여자다! 조금 도와준 것뿐인데도 스스로 천독강기를 태워버리고 있다!)

청풍; (아무래도 실수하는 것 같군!)

청풍; (드센 여자를 데리고 사는 일은 집안에 호랑이를 기르는 것이나 진배없는 일인데...!)

 

#307>

<-마교> 마교의 모습.

<-혈마전> 혈마전의 모습. 전투가 끝난 모습. 수백명의 여자들이 죽거나 부상을 당했다. 살아있는 여자들은 포승줄에 묶여 끌려가고 있고. 마교 무사들이 여자들의 시체를 수습하고 있다. 한쪽 바닥에 누워있는 부상자들은 치료하는 자들도 있고.

혈모성역에서 물건을 꺼내 혈모성역 앞쪽 넓은 마당에 진열하는 자들도 있다. 주로 책들을 꺼내와 탁자 위에 쌓고 있다.

지휘자; [종이 한 장도 소홀히 하지 마라!] [혈마전에는 천마조사님의 유물이 가장 많이 소장되어 있었다.] 중년의 사내가 혈모성역에서 물건을 꺼내오는 자들에게 외치고.

[예 당주님!] [명심하겠습니다.] 대답하며 물건들을 내오는 무사들

분해하는 부상당한 여자들

마당 한쪽에 자리한 정자에 뒷짐 짚고 서서 마당을 보고 있는 지마태상(용무극). 지마태상(용무극)의 뒤에는 가짜 고루시마이 무릎을 꿇고 있다.

지마태상(용무극); [이청풍...] 마당에서 이루어지는 물건 정리 보며.

지마태상(용무극); [그놈이 죽지 않고 살아있었단 말이지?]

가짜 고루시마; [틀림없는 이청풍이었습니다.] [기시갱에 던져졌던 그놈이 죽지 않고 살아있었습니다.] 지마태상(용무극) 뒤에 무릎을 꿇은 채 보고하고

지마태상(용무극); [허허허! 아무래도 혈마태상은 쉽게 죽을 운명이 아닌 듯 싶구먼!]

가짜 고루시마; [혈마태상이 죽지 않았다면 청풍은 곧 그녀와 함께 마교로 들어올 것입니다.] [어찌 대처해야 할지요?]

지마태상(용무극); [어찌하긴 뭘 어찌 해?] [찾아온다면 죽여야지!] 주먹 꾸욱

침 꿀꺽 가짜 고루시마.

지마태상(용무극); [마교가 마침내 온전히 노부의 수중에 들어왔다.] [노부는 내일이라도 당장 마교의 모든 전력을 동원해 무림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릴 것이다!]

지마태상(용무극); [당연히 무림맹, 신비각등 살아남은 구중천도 사력을 다해 저항하겠지!]

지마태상(용무극); [마교는 무림맹 등을 전멸시킬 테지만 그 대가로 회복불능의 타격을 입을 것이다.]

지마태상(용무극); [바로 그때 우리 극품당이 나서서 마교를 쳐부순다.] [천하가 고스란히 우리 수중에 떨어지게 되는 게야!]

가짜 고루시마; [생각만 해도 가슴 설레는 일입니다.] [하온데...!] 눈치 보고

지마태상(용무극); [무슨 문제가 있느냐?] 돌아보고

가짜 고루시마; [지금까지는 속하도 확신할 수 없어서 말씀드리지 못했었는데...] 품속에 손을 넣으며 눈치 보고

가짜 고루시마; [호정신녀가 총단에 있는 설약아가씨 유모에게 보냈다는 전서의 내용이 오늘 속하에게 도착했습니다.] 품속에서 한 장의 편지를 꺼내고.

지마태상(용무극); [호정신녀가 설약이의 유모에게 보낸 전서?] [설약이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겼다더냐?]

가짜 고루시마; [말씀드리기 송구하오나...] 눈치 보고

가짜 고루시마; [설약아가씨께서 임신한 게 확실해졌습니다.]

지마태상(용무극); [설, 설약이가 애를 가졌다?] 눈 부릅. 충격에 휩싸이고

가짜 고루시마; [호정신녀의 보고이니 확실하다고 봐야할 것입니다.] 눈치 보고. 손에 편지를 든 채

지마태상(용무극); [상대가... 상대가 누구라더냐?] 부르르 떨리는 뒷짐 진 두 주먹

가짜 고루시마; [당주님께서 직접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편지를 두 손으로 공손히 올리고

편지를 받아 펼치는 지마태상(용무극). 이어

[!] 편지를 읽으면서 충격 받는 지마태상(용무극).

<임신, 아기 아빠... 이청풍, 나한원...>등등의 글이 지마태상(용무극)의 머릿속에 떠오르고

지마태상(용무극); [허허허! 이런 일이... 허허허!] 편지를 읽으며 허탈하게 웃고

가짜 고루시마; [호정신녀나 설약아가씨는 당주님이 살아계신다는 사실을 모릅니다.] 눈치 보며 말하고

가짜 고루시마; [하지만 당주님께서 직접 나서시기 전에는 설약아가씨의 뱃속에 든 아기를 낙태시킬 수 없습니다.]

지마태상(용무극); [낙태... 낙태를 시켜야한단 말이지?] 갈등하고

가짜 고루시마; [아기의 아버지가 누군지 잊지 마시옵소서!]

지마태상(용무극); [그렇지. 그놈과 노부는 한 하늘을 이고 살 수 없는 사이긴 하지!] 실성한 듯 중얼거리고

가짜 고루시마; [한시라도 빨리 결단을 내리셔야만 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 지우는 일은 어려워지니...!]

지마태상(용무극); [됐다! 이 일은 이미 우리 손을 떠났네!] 정원 입구 쪽을 보고

흠칫 돌아보는 가짜 고루시마.

쿵! 정원을 둘러싼 담장에 난 월동문으로 들어서는 청풍.

가짜 고루시마; [이...청풍!] [네가 벌써...!] 기겁하며 급히 일어나고

[누구냐?] [웬놈이냐?] 혈모전 일대에 있던 마교 무사들 청풍을 발견하고 경계. 포위하려는 자들도 있고

지마태상(용무극); [허허! 어쩔 수 없이 당사자들끼리 해결을 해야겠구먼.] 청풍을 보고. 마교 무사들이 청풍을 포위하며 다가가고 있다.

월동문으로 들어서는 청풍의 뒤를 따라 흡정마녀도 모습을 드러내고

<저... 저 계집은...> <오래 전에 실종되었던 제일마왕 천앙서시다!> <죽지 않고 살아있었구나!> <천앙서시가 외인을 끌어들인 것인가?> 흡정마녀를 발견하고 아연긴장하는 마교 무사들

가짜 고루시마; (천앙서시가 어떻게 이청풍과 동행을...) 역시 놀랄 때

청풍은 마당으로 완전히 들어서고. 그 뒤로 흡정마녀도 주변의 마교 무사들을 노려보며 따라들어온다. 마교 무사들 겁에 질리면서도 두 사람을 반원형으로 포위하고.

긴장하며 두 사람을 공격하려는 마교 무사들

[흥!] 코웃음 치는 흡정마녀. 그때

지마태상(용무극); [자리를 비워라!] 말하고

청풍과 흡정마녀를 포위하고 있던 마교도들이 일제히 지마태상(용무극)을 돌아보고

지마태상(용무극); [모두 혈모전에서 나가라. 별도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 누구도 돌아오면 안될 것이다.] 준엄하게

[존명!] 일제히 포권하며 대답하는 마교 무사들. 이어

서둘러 현장을 떠나는 마교 무사들. 부상당한 여자들도 끌고 간다.

청풍은 마당 중간쯤에서 멈춰선다. 흡정마녀도 월동문을 등진 채 멈춰서있고

두 사람 주변으로도 마교 무사들이 지나가며 청풍은 노려보고

천앙서시는 두려워하며 멀찍이 피해간다.

마교 무사들이 썰물처럼 마당을 빠져나가고

곧 혈모성역 앞마당에는 네 사람만 남는다. 청풍과 흡정마녀, 지마태상(용무극)과 그자 뒤에 굳은 얼굴로 서있는 가짜 고루시마

청풍; [극품당의 용무극 노사로 알고 있습니다.] 포권하고

지마태상(용무극); [영특할 뿐만 아니라 단순명쾌한 성격이로군!] [좋네! 정말 좋아!] 유쾌하게 웃고

지마태상(용무극); [자네가 전대 나한대협 이무외의 아들임을 방금 전에야 알았네.]

청풍; [덕분에 찾아온 이유를 구구히 설명하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강렬한 눈빛

지마태상(용무극); [그런 셈이지.] 끄덕

지마태상(용무극); [그럼 시작해볼까?] 정자에서 나간다.

가짜 고루시마도 따라서 정자 밖으로 나오고

10미터쯤 거리를 두고 마주 서는 청풍과 지마태상(용무극).

지지지! 청풍의 몸을 휘감는 벼락

지마태상(용무극); [허어! 천마자전신강의 성취가 전마태상을 능가했군!] [재림천마라 자처해도 전혀 손색이 없겠어!]

청풍; [과찬이십니다!] 몸을 휘감는 벼락이 더 강렬해지고

지마태상(용무극); [하지만 천마자전신강을 익혔다고 무적이 되는 건 아니라네!] 손을 좌우로 벌려 보이고

바우우웅! 순간 지마태상(용무극)의 몸 주위로 반투명한 벽이 생긴다.

[웃!] 급히 뒤로 물러나 피하는 가짜 고루시마.

흡정마녀; <조심해!> 청풍에게 전음을 보내고

청풍; [천마혼원강기...] 눈빛이 강렬해지고

지마태상(용무극); [천마가 남긴 삼대절기 중 하나이면서 자네의 가문인 나한원의 뿌리가 된 무공이지.]

말없이 노려보는 청풍.

나한원이 복면인들에게 공격당해 몰살당하던 장면이 떠오른다. #2>의 장면

주먹 꽉 쥐는 청풍. 몸에서 흘러넘치는 벼락이 더 강해지고

흡정마녀; (청풍이의 살기가 너무 강해서 숨을 쉬기가 어렵네.) 침 꼴깍. 몸에 정전기가 일어나는 모습이 되어

지마태상(용무극); [자네가 노부에게 원한을 품은 것은 정당하네.] 방어막에 덮인 채

지마태상(용무극); [굳이 변명하자면 마교를 장악하기 위해서는 천마혼원강기가 반드시 필요했었네.] 품속에 손을 넣고

지마태상(용무극); [천마혼원강기 정도를 미끼로 써야 삼태상을 낚을 수 있었기 때문이지.] 다시 꺼내는 손에 책이 한권 들려있다.

지마태상(용무극); [이게 온전한 천마혼원강기의 비급이라네.] 비급을 쳐들어 보이고

청풍; [돌려받도록 하겠습니다.] 다가오고. 빠지직! 벼락에 휩싸이고

지마태상(용무극); [할 수 있으면 해보게나.] [갖고 있거라.] 휙! 비급을 뒤쪽의 가짜 고루시마에게 던지고

[예...] 두 손으로 비급을 받는 가짜 고루시마

지마태상(용무극); [가전의 무공을 되찾기 위해서라도 노부를 쓰러트려야할 게야.] 방어막이 더 강해지고

청풍; [손을 섞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묻겠습니다.]

지마태상(용무극); [말해보게.]

청풍; [나의 아버지도 노사의 독수에 당했겠지요?] 노려보고

지마태상(용무극); [네 아버지 이무외는 권모술수를 모르는 담백한 군자였지.] 끄덕

지마태상(용무극); [극품당 당주인 노부가 하는 말에 추호의 의심도 품지 않았다네.] [천마의 무덤이 발견되었다는 거짓말에 간단히 속아 넘어갔어.]

부르르! 분노하는 청풍.

흡정마녀; (죽일 늙은이...) 역시 분노

지마태상(용무극); [네 아비를 종남산(終南山)에 있는 천마의 유적으로 유인했고...] [그곳에는 인간의 몸으로는 빠져나올 수 없는 함정이 설치되어 있었지.]

노려보는 청풍

지마태상(용무극); [노부를 따라 함정에 들어갔던 네 아버지는 다시 돌아 나오지 못했지.]

청풍; [불구대천...] 이를 갈고

청풍; [노사와는 한 하늘을 이고 살 수 없겠습니다] 바웅! 빠지직! 가공할 벼락이 청풍의 몸에서 마구 일어나고

지마태상(용무극); [부모의 원수는 당연히 갚아야겠지!] 바웅! 지마태상(용무극)의 방어막도 더 강해지고

지마태상(용무극); [하지만 조심하는 게 좋을 걸세!] [노부가 손을 본 천마혼원강기는 단순히 방어의 능력만 있는 것은 아니니까!] 천마혼원강기의 방어벽 위로 촉수같은 것들이 넘실거린다. 독종독인들의 천독강기와 비슷하지만 색이 엷다.

청풍; [천마자전신강을 막을 수 있는 무공이 존재하리라고는 믿을 수 없소!] 손을 쳐들고.

빠지지직! 그의 손에서 치솟는 벼락의 줄기

청풍; [자전파천(紫電破天)!] 손을 맹렬히 후려치는 청풍.

투쾅! 빠카카캉! 청풍의 손짓에 따라 일어난 강력한 벼락이 창날처럼 쏘아져 나가 지마태상(용무극)에게 작렬.

빠카카캉! 지마태상(용무극)의 반투명한 방어벽을 그대로 뚫고 들어가는 벼락의 창날. 하지만

두 손을 내민 지마태상(용무극)의 앞에서 다시 방패같은 형태의 방어벽이 하나 생기고. 그 방어벽에 막혀 더 이상 전진하지 못하는 벼락의 창

흡정마녀; (청풍이의 천마자전신강이 막혔어!) 극도의 긴장

가짜 고루시마도 긴장.

청풍; [으와아아앗!] 벼락의 창을 밀어내며 기합을 지르는 청풍

카카카캉! 벼락이 창 끝이 맹렬히 회전하며 방패 모양의 방어벽을 뚫고 들어간다.

가짜 고루시마; [당, 당주님!] 비명. 그때

촤악! 혼원강기 위로 피어오른 촉수같은 강기의 채찍들이 그대로 청풍의 몸을 후려친다.

파카카캉! [큿!] 촉수의 채직들이 청풍의 몸을 강타하며 불꽃이 튄다. 옷이 갈갈이 찢기고 구리빛의 피부가 드러난다. 그 구릿빛의 피부에 생기는 채찍 자욱

흡정마녀; [악!] 그걸 보고 비명

반면 안도하는 가짜 고루시마

청풍; (호신전용으로 알려진 천마혼원강기에 공격의 기능을 추가하다니...!) 고통으로 이지러지고

지마태상(용무극); [독종독인의 천독강기를 좀 응용했지!] 너울거리는 촉수에 덮인 채로 웃고

지마태상(용무극); [최강의 호신공부인 혼원강기로 몸을 지키며 공격까지 한다면 견뎌낼 인간이 없지 않겠나?]

청풍; [그 전에 자전신강으로 쓰러트려 드리겠소!]

지마태상(용무극); [할 수 있다면 해보시게!]

콰콰쾅! 다시 청풍의 몸에 작렬하는 강기의 촉수들. 고통으로 이지러지는 청풍의 얼굴

흡정마녀; (제발!) 가슴 앞에 모든 두 손 부여잡고 초긴장. 그때

청풍; [갈!] 기합 지르며 왼손으로 오른손 손목을 움켜쥔 채 벼락의 창을 밀어내고

파카카캉! 방패를 거의 다 뚫고 들어가는 벼락의 끝.

콰콰쾅! 그 사이에도 연달아 청풍의 몸을 후려치는 강기의 촉수들.

방어막 안에서 피를 토하며 휘청거리는 청풍.

흡정마녀; (버텨! 버텨야만 해!) 숨도 못 쉬고.

청풍; (견...견디기 힘들다!) 고통으로 이지러지는 얼굴

<혼원강기의 촉수에는 금강불괴라도 으깨버리는 힘이 실려있다!> 꽈앙! 투쾅! 청풍의 호신강기를 세차게 때리는 지마태상(용무극)이 일으킨 촉수들)

청풍; (하지만 물러설 수 없다!) 피가 흐르는 입. 입을 악다물고

청풍; (이번에 혼원강기를 깨트리지 못한다면 두 번 다시 저자를 쓰러트릴 기회는 없다!) 이를 악물고. 광! 꽈광! 쉬지 않고 강기 촉수가 난타하는 것 견디고.

지마태상(용무극); (백중지세!) 빛의 방패를 밀고 있는 지마태상(용무극)의 손도 떨리고 땀이 비 오듯 한다

지마태상(용무극); (저 아이의 자전신강이 노부의 마지막 방어벽을 뚫는 것과 혼원강기가 저 아이의 몸을 으깨버리는 것은 아마도 거의 동시일 것이다!) 혼원강기의 촉수에 마구 난타당하면서 피를 흘리는 청풍의 모습. 여전히 굴강하게 버티고 서서 벼락의 창을 내밀고 있다.

지마태상(용무극); (우리 둘 중 하나는 오늘 이 자리에서 죽는다!) 심각

지마태상(용무극)의 뇌리에 떠오르는 용설약의 모습.

지마태상(용무극); (애초에 결론은 정해져 있었다.) 한숨

지마태상(용무극); (우리 극품당의 유일한 후손인 설약이를 과부로 만들 수는 없는 일...) 처연하게 웃고. 다음 순간

<살날이 많지 않은 노부의 야심을 여기서 멈춰야만 한다.> 쩌어엉! 지마태상(용무극)의 벌린 손 사이에서 방패가 사라진다.

[!] 무언가 느끼고 눈 부릅 청풍. 직후

콰앙! 방패가 사라지자 벼락의 창이 그대로 지마태상(용무극)의 가슴을 때린다.

부웅 뒤로 날아가는 지마태상(용무극)의 몸

가짜 고루시마; [당주님!] 울부짖으며 몸을 날리고

흡정마녀; [아!] 안도하고

쾅! 담장을 박살내는 지마태상(용무극)의 몸.

청풍; (왜 갑자기 혼원강기를 거둔 것인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비틀거리고. 이긴 게 실감이 나지 않음. 온몸이 피투성이.

가짜 고루시마; [당... 당주님!] 무너진 담장의 잔해에 반쯤 덮인 지마태상(용무극) 앞으로 날아들며 울부짖는 가짜 고루시마. 손에 비급을 들고 있음을 주의

가짜 고루시마; [당주님!] 비급을 바닥에 던지며 담장 잔해로 달려들고

가짜 고루시마; [정신을 차리십시오 당주님!] 울부짖으며 담장 잔해에서 지마태상(용무극)의 몸을 끄집어내는 가짜 고루시마. 지마태상(용무극)은 눈을 감은 채 입과 코로 피를 흘리고 있고 가슴이 완전히 뭉개져 버렸다.

다가서는 청풍.

가짜 고루시마; [안된다 이놈!] 지마태상(용무극)을 내려놓고 청풍을 막아서려는 가짜 고루시마

지마태상(용무극); [그만 두게나!] [자네의 충성은 충분하고도 넘쳤어!] 담벼락 잔해에 기대 앉은 채 가짜 고루시마를 만류하고

가짜 고루시마; [당... 당주님!] 돌아보며 오열

지마태상(용무극); [죽기 전에 손주사위와 몇 마디 정도는 나눠야 하지 않겠나?] 웃고

청풍; [알고 계셨습니까?] 복잡

지마태상(용무극); [허허허! 설약이가 짝은 제대로 찾았어! 기특한 일이야!]

청풍; [그...그래서 마지막 순간에 손을 거두신 것입니까?] 지마태상(용무극) 앞에 무릎을 꿇고

지마태상(용무극); [무슨 소리!] [노부가 한갖 핏줄의 정에 매여 승부를 양보하는 반푼이로 보이는가?]

지마태상(용무극); [게다가 천하가 바로 손안에 들어오기 직전이었거늘...!] [그저 힘이 다해 혼원강기를 유지할 수 없었을 뿐이야.] 짐짓 눈을 부라리고

[크으!] 오열하며 무릎 꿇는 가짜 고루시마.

지마태상(용무극); [노부 때문에 설약을 홀대하지는 않을 것으로 믿네. 자네는 고금제일인 천마의 후손이니...]

청풍; [손녀분은 누구보다도 사랑스러운 여자입니다!] 억지로 웃고

지마태상(용무극); [그렇지! 맞는 말이야!] 웃고

지마태상(용무극); [마지막으로 부탁이... 하나... 있네!]

청풍; [말씀하시지요!]

지마태상(용무극); [노부가... 지마태상 위천사로 죽을 수 있게 해주게!]

[!] 무언가 느끼는 청풍. 그러다가

청풍; [분부를 따르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지마태상(용무극); [허허! 됐네. 이걸로 됐어!] 웃고.

눈 감으며 죽는다.

청풍; [노야!] 지마태상(용무극)의 시체를 흔들어 보고. 반응이 없다. 그때

퍼억! 옆에서 들리는 소리. 가짜 고루시마가 스스로 자신의 머리를 쳐서 자살했다. 앞쪽에 천마혼원강기의 비급을 내려놓은 채.

[!] 입을 가리는 흡정마녀

털썩! 비급 앞쪽에 쓰러지는 가짜 고루시마의 시체.

청풍; (복수를 한다는 게 이런 기분이었나?) 두 구의 시체 앞에 허탈한 표정으로 무릎을 꿇고 있는 청풍

<더 이상의 무고한 희생과 비극이 일어나지 않게 되었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할 것이다.> 멀어지는 원경으로 나레이션. 월동문 밖에는 귀모모와 혈모. 백변마왕의 아내 정정.

 

                                                     <낭중지추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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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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