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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4>

<-개봉> 낮. 개봉 시내가 아니고 강가의 포구다. 많은 배들이 정박하고 있고 들고 나는 배들도 많고.

그 중 정박되어 있는 어느 배. 쾌속선인데 제법 큰 선실이 있다. 배 앞에는 두 명의 사내가 죽립을 쓴 채 서있다. 한명은 독검사랑. 다른 한명은 노련한 뱃사공 인상의 노인.

두 사람에게 다가오는 일남이녀. 바로 청풍과 소수마녀와 살접. 청풍이 앞장서고, 셋 다 어딘지 신선같은 분위기. 청풍은 품이 낙낙한 장포를 걸쳤으며 허리춤에는 용봉철적을 끼우고 있다. 소수마녀와 살접은 무림인이 아니라 규중 부인같은 복장을 하고 있는데 테두리에 천을 두른 평립을 쓰고 있다. 조신한 부인 차림인 소수마녀와 살접은 표정이 몽롱하다.

다가오는 세 사람에게 말없이 인사하는 독검사랑과 노인.

독검사랑의 안내로 배에 타는 청풍과 두 여자.

노인도 올라가고. 청풍과 두 여자는 독검사랑이 열어주는 선실 문으로 들어간다.

노를 젓는 노인. 문을 닫는 독검사랑.

곧 부두에서 멀어지는 배. 그리고

 

부두 근처 건물 뒤에서 지금까지 상황을 보고 있던 관부 인물. 손에 작은 수첩을 하나 들고 있고

수첩을 젖혀보는 관부 인물.

그자가 보는 페이지에 청풍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325>

<-북망산> 밤

<-심우장> 여기저기 불이 켜져 있고. 몇 명의 개방 거지들이 경비를 선다. 인적은 없고

대청 건물에도 불이 켜져 있고. 입구는 색목쌍교가 지키고 있다. 헌데

[!] [!] 눈 부릅뜨는 색목쌍교.

쿵! 언제였는지 바로 앞에 위극존이 서있다. 웃으면서 부채를 부치는 모습. 허리춤에는 강철 막대 같은 멸신창을 끼우고 있고

<위극존!> <신존님의 이복동생인...!> 경악하며 무기에 손을 대지만

쿡! 쿡! 이미 색목쌍교의 가슴을 찍고 있는 위극존의 접은 부채. 그대로 굳어지는 색목쌍교. 쓰러지진 않고

위극존; <쉬!> 손가락 입에 대고 웃으며 색목쌍교 사이로 지나가고

<안... 안돼!> 절망하는 색목쌍교. 몸이 굳어져 움직일 수 없다. 헌데

 

담장 아래 정원석 근처에 숨어서 보고 있는 신소심과 막운비. 경악하고

막운비; (맙소사!) 경악하고

신소심; <어때요? 내 말이 맞죠?> 눈 반짝

신소심; <저자는 아마 지존회의 회주일 거예요. 무애라는 암중과 내통하고 있었을 테고...>

막운비; <빨리 선후 일행에게 경고를...> 급히 일어서려 하지만. + 신소심; <그만둬요.> 급히 막운비의 소매를 잡고

막운비; <사매!> 돌아보고

신소심; <이미 늦었어요! 지존이란 자가 혼자 쳐들어왔을 리 없어요.>

막운비; <그럼...> 깨닫고

신소심; <아마 심우장은 항마군영대에 의해 완전히 포위당한 상태일 거예요!>

[!] 눈 부릅뜨는 막운비

 

#326>

대청 내부. 온유향과 우내사절, 위상영이 회의 중이다. 독두신개가 주도하고 있다. 탁자에는 십여 통의 봉투에 든 편지가 놓여있다. 위상영도 고개 떨구고 앉아있는데 비파를 품에 안고 있다.

독두신개; [일단은 이게 최선이오.] 편지 봉투들을 보고

독두신개; [막운비가 제보한 내용을 정리한 이 편지들을 구대문파에 보내서 협조를 구하도록 합시다.]

다른 사람들도 고개 끄덕. 위상영은 고개를 떨구고 있고

독두신개; [구대문파가 전면적으로 협조하면 이 상황을 타개할 수도...] + 위극존; [무론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거요 노화자!] 웃는 소리가 들리고

[!] [!] 사람들 경악하며 돌아보고

위극존; [이 시간 이후로 심우장에서는 본좌의 허락 없이는 개미 한 마리 빠져나갈 수 없을 테니 말이오.] 쿵! 부채 붙이며 들어오는 위극존

[웬놈이냐?] [누구냐?] 외치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우내사절. 온유향과 위상영은 경악하는 표정으로 보고

위극존; [본좌가 누구냐 하면...] 웃으며 다가오고

위극존; [우내사절, 여러분들의 절망이고 죽음이라고나 할까?] 거만하게 웃고. 순간

쩍! 냉혈마검작이 검을 길게 내지르며 덮쳐오고. 그 뒤에서 독천존과 독두신개가 날아오른다. 두 사람 다 맨손으로 공격하려는 모습. 무산신녀는 온유향을 지키려는 자세

푹! 냉혈마검작의 검이 위극존의 가슴을 관통한다. 하지만

푸학! 오히려 자신의 가슴과 등에서 피를 뿜어내며 휘청하며 쓰러지려는 냉혈마검작

위상영; [귀원참회법!] 비명 지르고. 온유향도 알아보고 깜짝 놀랄 때

독두신개; [감히 검작을...!] 크아! 고함지르며 강철같이 변한 손바닥으로 위극존의 머리를 때려간다.

독천존; [오독부철지(五毒腐鐵指)를 맛 봐라!] 쩍! 웅크린 손으로 위극존의 가슴을 찍어간다. 손가락의 색이 다 다르다.

위상영; [공격하면 안돼요!] 비명지르고. 온유향도 깜짝 놀라고. 직후

쾅! 독두신개의 손바닥이 위극존의 머리를 강타하고.

콰직! 독천존의 다섯 손가락이 위극존의 가슴을 찍고. 하지만

쾅! 독두신개의 머리에거 굉음이 일어난다. 뭔가에 맞은 모습이고

푸학! 독천존의 가슴에서는 다섯 개의 구멍이 생겨 피가 뿜어진다.

무산신녀; [흐윽!] 전율하며 입을 가리고

콰당탕! 퍼억! 바닥에 나뒹구는 냉혈마검작, 독천존, 독두신개

독천존; [끄윽... 무슨... 말도 안되는 무공이...] 바닥에 쓰러져 벌벌 떨고. 구멍난 가슴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른다.

위상영; [절대... 절대 먼저 공격하면 안돼요.] 무산신녀에게 말하며 역시 온유향을 지키려 하고. 그때

위극존; [오랜만이오 형수님!] 쓰러진 냉혈마검작등을 지나 온유향에게 다가오고

위극존; [오 년 전, 용케 내가 형님이 아닌 걸 알아차리고 신선부를 빠져 나오셨었소이다.] 야비하게 웃고

파르르 떨기만 하며 위극존을 노려보는 온유향

위극존; [하긴 잠자리에서 수십 년간 살을 섞어온 남편과 다르다는 걸 알아차리지 못했다면 그게 더 이상하겠지.] 웃고

무산신녀; (맙소사!) 깨닫고 곁눈질로 온유향을 보고

무산신녀; (선후는 이미 남편의 이복동생인 저자에게 몸을 더럽혔었구나.) (그 과정에서 남편이 아닌 걸 알아차렸을 테고...)

선후; [그이는...] 처연한 표정으로 입을 열고

선후; [그이는 어찌 되었는가요?] 노려보고

위극존; [짐작하고 계시면서 뭘 새삼 물어보시오?] 히죽

바르르! 의자 손잡이를 쥔 온유향의 손이 경련하고

위극존; [하지만 너무 슬퍼하진 마시오. 내가 형님의 의무를 대신 이행할 테니...] 사악하게 웃고. 순간

온유향; [패륜아!] 악을 쓰고. 순간

콰드득! 탁자와 의자, 바닥이 일제히 뱀처럼 변해서 일어나더니

위극존; [오호라!] 그걸 보며 감탄할 때

콰드득! 여러마리 뱀같은 것들이 그대로 위극존의 몸을 휘감는다. 목 아랫부분을

무산신녀; (신선부의 술법이로구나!) 휘익! 놀라면서도 전력을 다해 머리를 흔든다. 그러자 무산신녀의 머리카락이 쭉 늘어나 위극존의 목을 휘감아가고.

위상영; [절맥탄(絶脈彈)!] 꽝! 비파를 강하게 켜고.

 

대청을 밖에서 본 모습. 꽝! 대청 안에서 강력한 폭발이 일며 벽과 창문과 문이 터져 나간다. 기와들도 허공으로 치솟고. 건물 자체는 무너지지 않고. 대청 입구에는 색목쌍교가 안보인다. 신소심과 막운비가 구해갔다.

[헉!] [뭐... 뭐냐?] [무슨 일이냐?] 심우장 곳곳에서 경비 서던 거지들이 놀라 돌아보고

 

드드드! 진동이 가라앉는 대청 건물. 벽이 다 터지고 기와들이 마구 떨어지지만 건물 자체는 무너지지 않고

퍼석! 따당! 무너지는 기와들 배경으로 대청 안의 광경이 드러난다. 누군가 서있고

쿵! 드러나는 모습. 위극존이 부채로 입을 가리며 서있고. 그 앞쪽에 온유향, 위상영, 무산신녀가 야한 모습으로 나뒹굴고 있다. 피를 토하며 쓰러졌는데 위상영 옆에는 줄이 모두 끊긴 비파가 놓여있고

위극존; [유감이오 유감!] 부채로 먼지를 흩으며 웃고. 위극존의 주변에는 뱀처럼 변한 집기들의 잔해가 부서진 채 널려있다.

위극존; [형수님 나름대로는 오 년 동안 고심해서 준비한 술법일 테지만...] [귀연참회법을 익힌 내게는 전혀 쓸모가 없었으니 말이오.]

온유향; [죽... 죽여요.] 바닥에 쓰러져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며 이를 갈고

위극존; [목숨을 가볍게 여기지 마시오.] [만일 자결이라도 한다면...] 사악하게 웃고

위극존; [그 즉시 저 늙은이들로 하여금 형수님을 따라가게 만들 테니...] 쓰러져 있는 우내사절을 돌아보며 사악하게 웃는 위극존.

절망하는 온유향

 

#327>

[!] [!] 날아가다가 돌아보는 막운비와 신소심. 각자 색목쌍교를 한명씩 품에 안고 있다.

펑! 멀리 보이는 심우장. 대청 건물에서 폭발이 일어나는 모습. 이어

휙! 휘익! 수많은 그림자들이 사방에서 심우장으로 날아 들어가는 모습이 보이고. 물론 그자들은 항마군영대다.

저항하는 개방의 거지들을 간단히 학살하는 항마군영대

신소심; [어때요? 제 예상대로지요?] 날아가며 뒤를 돌아보고

신소심; [심우장은 이미 가망이 없어요.] 앞장서서 날아가고

막운비; (사매의 말 대로다.) 심각한 표정으로 날아가고

막운비; (이제 누구도 지존회가 무림을 지배하는 걸 막지 못한다.) 입술 깨물며

<실종되었다는 이청풍형이 살아있다면 혹시 모를까...> 멀어지는 두 사람의 모습 배경으로 막운비의 생각 나레이션

 

#328>

<-북경> 역시 오후. 해가 지려고 한다.

<-자금성>

<-동창> 동창의 모습

 

담길; [그게 정말이냐?] 집무실 의자에 앉아 있다가 놀라고 흥분하고

환관1; [낙양의 지부에서 날려 보낸 전서구의 내용입니다.] 종이를 들고 서서 보고하고

환관1; [이청풍... 삼황자전하의 용모파기와 일치하는 인물이 개봉에서 목격되었으며...] [개봉과 금릉으로 잇는 운하에서 배를 타고 동남쪽으로 내려가는 걸 확인했다고 합니다.]

담길; [삼황자전하께서 무사하셨군!] [북망산에서 실종된 이래 한 달 넘게 소식이 끊겨 애를 태우시더니만...]

환관1; [중도에 하선할 수도 있지만 일단 삼황자전하의 목적지는 금릉일 것 같습니다.]

담길; [행장을 차려라. 내가 직접 삼황자전하를 뵈어야겠다.]

환관1; [봉명!] 고개 숙이고

서둘러 나가는 환관1

담길; [길고 긴 숨바꼭질이었다.] [이번에야말로 확실하게 따라잡아서 삼황자전하에게 자신이 누군지 알려주어야만 한다.]

담길; [또 서슬 퍼런 만귀비마마의 독수에 언제 황태자전하께서 쓰러지실지도 모르니 도움을 청해야만 하고...] 흥분한 얼굴

 

#329>

<-심우장> 밤

후미진 곳의 어느 건물. 음산하게 보이고. 철가면을 쓴 사내들, 즉 항마군영대 대원들이 드나드는데. 나오는 놈들은 바지 끈을 묶으며 웃고 있다.

[역시 기가 막혔지?] [달래 천하제일요녀 소리를 들었겠나?] [구미호리, 저년 덕분에 극락을 헤맨다는 게 어떤 건지 실감했어.] 희희덕 거리며 건물에서 멀어지는 세 놈.

[우리 할 일도 대충 끝났고... 통령께서 포상으로 내려주신 저 년 덕분에 그동안의 피곤이 싹 가시는 기분이야.] [죽이지만 말고 마음껏 즐기라고 했으니 새벽녘에 또 와야겠어.] [그때까지 차례가 돌아올지 모르겠지만 말이야.] 서로 대화하며 걸어가다가

흠칫! 하며 앞을 보는 세놈 중 한 놈.

건너편 건물들 사이에 서서 보고 있는 여자.

크로즈 업. 표요희다.

사내1; [저 년 뭐야?] 눈 희번득이고. 다른 두 놈도 보고

사내1; [심우장에 아직 멀쩡한 계집이 남아있었나?] 표요희쪽으로 가고

사내1; [아직 밤 새려면 한참 남았으니 한탕 더 뛰어야겠다.] 말하는데

사내2; [그만 둬.] 다른 놈이 사내1의 팔을 잡아 저지시킨다

사내1; [왜? 자네가 먼저 맛보려고?] 돌아보고

사내2; [조심해 이 친구야. 저 계집은 통령님의 이거야!] 새끼손가락 들어보이고

사내1; [그래?] 실망

사내2; [통령님의 물건 잘못 건드렸다가는 제 명에 못 죽는 수가 있어.]

사내1; [젠장! 좋다가 말았군.] [그림의 떡같은 계집이라니...] 궁시렁거리며 동료들과 다른 곳으로 가고

[...] 건물 그늘에 서서 사내들이 연신 들고 나는 건물을 보는 표요희

<아아악! 차... 차라리 죽여라 이 짐승들아! 아악!> 건물 안에서 들리는 비명

표요희; (사부님...!) 이를 악물고 눈물 흘리려 하고

표요희; (죄송해요! 죄송해요!) 두 손으로 얼굴 가리고

표요희; (저는... 저는 사부님이 이런 짓까지 당할 줄은 몰랐어요! 죄송해요!) 두 손으로 얼굴 가리고 울며 돌아선다.

표요희; (어쨌든 고아였던 날 거두고 키워준 분인데...) 비틀거리며 걸어가고

<사부님께 지은 이 엄청난 죄를 어떻게 씻는단 말인가?> 울며 멀어지는 표요희

 

#330>

<-개봉과 금릉을 잇는 운하 광제거(廣濟渠)> 밤. 달이 떠있고. 넓은 운하. 강과 다른 것은 좌우의 강변이 일직선인 강둑이다. 하지만 밤이 깊어서 오가는 배는 없다.

운하를 따라 천천히 떠가는 배 한척. 제법 큰 선실이 달린 쾌속선이다. 배의 앞뒤에는 등이 달려있고. 사공들이 한명씩 배의 앞 뒤에 망토를 두른 채 앉아있다. 둘 다 선실을 보는 자세로 앉아있는데 앞쪽의 사공은 독검사랑. 뒤쪽의 사공은 늙은 노인.

 

선실. 바닥에 이불이 깔린 아늑한 침실 모습이다. 선실 중앙에는 청풍이 누워있고 좌우에 소수마녀와 살접이 누워있는데 소수마녀는 반듯하게 누워있지만 살접은 청풍의 품에 안긴 듯한 자세로 자고 있다.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세 사람은 모두 잠옷 차림이며 함께 얇은 이불을 가슴까지 덮고 있다. 겉옷과 죽립등은 벽에 걸려있다. 용봉철적과 염왕아는 청풍의 머리맡에 놓여있고

[!] 문득 무언가 느끼는 청풍

<안돼요 사형! 돌아가시면 안돼요.> 누군가의 울부짖는 소리가 청풍의 귀에 들리고

청풍; (들은 적이 있는 음성...) 천천히 눈을 뜨고.

청풍; (뜻밖의 장소에서 그 여자의 목소리를 듣게 되는구나.) 백산산의 실루엣을 떠올리며 한숨 쉬고. 이어

<악연도 인연이니 모른 척할 수는 없다.> 스으! 청풍의 몸이 갑자기 바닥에 깔린 이불 속으로 스며들어가고

쿵! 청풍의 몸이 완전히 사라진다. 바닥에 깔린 이불과 그 아래 배의 바닥으로 스며들어간 것. 청풍이 덮고 있던 부분의 이불이 납작해지고. 그러자

[...] 천천히 눈을 뜨는 소수마녀. 그때

살접; [으음...] 잠꼬대 하며 옆을 더듬지만. 물론 청풍은 없다.

살접; [상공?] 잠이 덜 깬 표정으로 눈을 뜨는데

그러다가 흠칫! 하고. 소수마녀가 천천히 일어나 앉는다. 란제리 형태의 얇은 잠옷차림이라 육감적인 몸매가 그대로 비쳐 보인다.

살접; [단주... 아니 언니...] 당황하며 일어나고. 역시 얇은 잠옷차림인데 젖가슴이 소수마녀보다 더 커서 출렁거리는 게 드러나고

살접; [그이... 상공은 어디 가셨는가요?] 두리번

소수마녀; [곧 돌아오실 게다. 그보다...] 무릎을 꿇고 앉으며 말하고

살접; (언니가 왜 이러지? 갑자기 정색을 하고...) 당황하며 역시 무릎을 꿇고 앉고

소수마녀; [지금부터 내가 묻는 말에 솔직하게 대답해야만 한다.] 살접을 지긋이 보며

살접; [예...] 눈치 보며

소수마녀; [저녁 무렵에 꿈을 꿨다.] [너무도 생생해서 상공께서 술법을 쓰신 게 아닌가 생각했는데...]

소수마녀; [깨어보니 분명 꿈이었다.]

살접; [어떤 꿈을 꾸셨는지요?] 눈치 보며

소수마녀; [무릉도원 같은 곳에서 너와 함께 꽃을 보며 놀고 있었는데...]

<강물에 떠내려온 복숭아를 네가 건져 먹었었다.> 꽃이 만발한 계곡을 흐르는 물에 들어가 커다란 복숭아를 두 손으로 건지는 살접. 강가에는 돗자리가 있고 그 위에 소수마녀가 앉아있다.

놀라 입을 손으로 가리는 살접

말없이 보는 소수마녀. 그러자

살접; [사실은...] 고개 숙이고 얼굴 발개지고.

살접; [이번 달에 있어야할 것이 없어서 저도 긴가민가 하고 있었어요.] 수줍어서 손을 만지작거리고. 얼굴이 발개지고

소수마녀; [그렇다면 틀림없구나.] 끄덕

소수마녀; [내가 네 태몽(胎夢)을 대신 꾸어준 게 분명하다. 아마 태어날 아이는 딸일 테고...]

살접; [예...] 수줍고 좋아 어쩔 줄 몰라 하고

소수마녀; [만물의 근원이 있던 곳에서 얻은 귀하고도 귀한 생명이다.] [이후로는 일체 나쁜 생각도, 행위도 하지 말고 몸을 정갈히 해야만 한다.]

살접; [명심하겠어요 언니.] 고개 숙이고

소수마녀; (그 일이 벌어진 건 보름 전이었다.) 얼굴 발개지고.

<갑자기 혼원동천을 나온 이공자가 우리 둘을 함께 품었었다.> 동굴 입구에 놓인 탁자에 마주 앉아서 바느질하다가 놀라 돌아보는 소수마녀와 살접. 알몸인 청풍이 다가오는데 온몸에서 열기를 뿜어내는 모습이다. 몸이 시뻘겋게 달아오른 모습이다.

<몸속의 양기를 주체할 수 없어서 여자가 필요했었던 모양인데... 우리 둘은 신기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이공자를 받아들였었다.> 옷이 흐트러진 소수마녀를 끌어안고 누운 청풍. 청풍을 끌어안고 고개 젖히는 소수마녀. 그 옆에는 역시 옷이 흐트러진 살접이 기절한 모습으로 누워있고

소수마녀; (그 결과 살접의 몸에 생명이 들어섰고...) 슥! 자기 아랫배도 만진다.

소수마녀; (사실은 저녁 무렵 꾼 꿈의 뒷부분이 있었다.) 얼굴이 달아오르고

<살접이 복숭아를 건진 직후 물 속에서 작은 용이 튀어나와 내 품에 안겼던 것이다.> 강물에서 복숭아를 두손으로 들고 돌아보며 놀라는 살접. 뿔이 달린 어엿한 용이지만 1미터도 안되는 작은 용이 물 속에서 튀어 올라 소수마녀에게 달려든다. 소수마녀는 놀라면서도 두 손을 뻗어 그 용을 품에 안으려 하고

<아무래도 우리 두 자매는 더 이상 무림에서 활동할 수 없을 것 같다.> 마주 앉은 두 여자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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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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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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