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24.04.26 [마고천장] 2화 2
728x90

#6>

낮. 험준한 바위산

좁은 계곡. 그곳을 날아오는 청풍과 위극겸과 두 명의 젊은 무사가 등에 상자를 하나씩 지고 따라온다. 좌우로 엄청난 높이의 절벽

청풍; [유령귀왕 교백이 무제궁쪽으로 말을 갈아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시오?] 뒷짐 쥐고 걷듯이 날아가며 약간 뒤를 따라 날아오는 위극겸에게 묻고. 두 사람은 여유 있게 나아가지만 젊은 무사들은 땀을 뻘뻘 흘리며 사력을 다해 날아온다

위극겸; [속하의 생각으로는...] 눈치 보면서

위극겸; [늘 그랬듯이 교백은 이번에도 줄타기를 하고 있는 중일 것입니다.]

청풍; [유령귀왕 교백이 워낙 꿍꿍이가 많은 인간이라는 건 알고 있던 바이지만...] 찡그리고

청풍; [그래도 이번처럼 무제궁의 거물을 드러내놓고 맞아들인 경우가 없지 않았소?]

위극겸; [확실히 지금까지와는 제법 다른 상황이긴 합니다.]

위극겸; [이번에 유령산장을 방문한 운중신룡(雲中神龍) 위진천(威振天)은 무제궁의 궁주 칠지무제(七指武帝) 진무량(陳無量)의 둘째 제자입니다.]

위극겸; [무제궁 궁주의 제자가 보란 듯이 유령산장을 방문한 것은 유령귀왕 교백이 뭔가를 꾸미고 있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청풍;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관은 유령귀왕이 무제궁 쪽으로 완전히 돌아설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 것같소.]

위극겸; [유령귀왕 교백은 절대 경솔한 인간이 아닙니다.]

위극겸; [천마성과 무제궁 어느 쪽으로 확실하게 노선을 정했다가는 유령산장의 존립에 심각한 위험이 초래될 것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청풍; [그런 그자가 칠지무제의 제자를 대놓고 만난 이유를 짐작하기 쉽지 않소.]

위극겸; [아시다시피 유령산장은 지리적 이점뿐만 아니라 사파무림(邪派武林)의 종가(宗家)라는 명분까지 갖고 있습니다.]

청풍; [유령산장 교씨일족이 오제(五帝)중 한명이며 사파무림의 시조격인 유령천자(幽靈天子)의 후손임을 총관도 믿고 있는 거요?] 좀 비웃는 표정

위극겸; [교씨일족이 정말 유령천자의 후손인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눈치 보며

위극겸; [그들이 유령천자가 남긴 무공과 술법을 구사하는 건 사실입니다.]

청풍; [사람들 현혹하는 술법 따위가 뭐 대단하다고...] 비웃고

위극겸; [그렇게나 말입니다.] 아부

위극겸; [어쨌거나 유령산장과 적대하는 것은 사파무림 전체를 적으로 돌리는 셈이 되긴 합니다.]

청풍; [그래서 본성이나 무제궁도 유령산장을 지워버리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님에도 손을 쓰지 못해왔지.] 끄덕

위극겸; [유령산장은 자신들의 위치를 이용하여 천마성과 무제궁 어느쪽에도 편향(偏向) 되지 않으면서 실속을 차려왔습니다.]

위극겸; [이처럼 얻는 게 많은 중립정책을 유령귀왕이 포기할 이유가 없습니다.] [다만...]

위극겸; [소성주님께서 본격적으로 활약을 하신 이후로 열세에 몰리고 있는 무제궁이 유령산장에 파격적인 제안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청풍; [파격적인 제안?]

위극겸; [속하가 추측하기로는 두 가지 정도가 있는데...]

위극겸; [먼저 양측간의 결속을 강화하기 위해 혼인을 제안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청풍; [혼인이라...]

위극겸; [아시다시피 유령귀왕 교백은 일남일녀의 자녀를 두고 있습니다.]

 

<유령공자(幽靈公子) 교천기(喬天基)와 유령일염(幽靈一艶) 교소소(喬素素)가 그것들입지요.> 교천기와 교소소의 모습 배경으로 위극겸의 설명. 교천기와 교소소는 <아랑힐월>에 나온 교가장의 남매 캐릭터. 교천기의 나이는 20대 초반으로 음침하고 교활한 인상. 교소소는 18세 전후로 좀 발랑 까진 인상

 

청풍; [칠지무제가 그들 남매중 누군가를 자신의 슬하와 짝을 지어주겠다고 제안했다?]

위극겸; [칠지무제의 슬하에는 딸만 하나 있습니다.] [아들도 둘을 두었었지만 어렸을 때 거푸 요절한 탓이지요.]

청풍; [칠지무제의 유일한 핏줄인 그 딸도 불구가 아니오?]

위극겸; [무염무후(無染武后) 진상파(陳祥波)!] [소성주님에 필적하는 천고의 기재라 아들들을 거푸 잃은 칠지무제에게 위안이 되는 딸이었지만...]

 

<오 년 전 돌연 주화입마에 빠져 하반신이 마비되어 버렸습니다. 내공까지 잃어서 지금은 남의 보살핌이 없으면 운신도 못하는 처지라고 합니다.> 정원에서 유모가 밀어주는 휠체어에 앉아 먼 곳을 보는 진상파의 모습. 이때 나이는 20대 초반. 칠지무제가 월동문 밖에 뒷짐을 짚고 서서 그걸 보며 한숨을 쉰다. 칠지무제 진무량은 다른 작품의 천강마존 진무량 캐릭터

 

청풍; [비록 불구라 해도 진상파는 칠지무제의 유일한 핏줄...] [무제궁의 후계 문제가 걸려있으니 경솔하게 배우자를 구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닐 것이오.]

위극겸; [그래서 속하도 만일 무제궁에서 혼인을 제안했다면 진상파와 관련된 건 아닐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청풍; [유령공자 교천기를 무염무후 진상파와 짝 지어주려는 게 아니면...]

위극겸; [무제궁에서는 유령일염 교소소를 혼인의 대상으로 지명했을 것입니다.]

청풍; [칠지무제는 교소소를 누구와 짝 지어주려고...] 말하다가 입을 다물고

위극겸; [소성주님께서 추측하시는 대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의미심장하게 웃고

위극겸; [칠지무제는 자신의 둘째 제자인 운중신룡 위진천과 유령일염 교소소를 짝 지어주자는 제안을 유령귀왕에게 했을 것입니다.]

청풍; [칠지무제가 교소소의 배필로 내세운 게 위진천일 것이라 단정하는 근거는 뭐요?]

위극겸; [첫째 제자인 석헌중은 이미 가정을 꾸리고 있으니 둘째 제자인 위진천을 내세우지 않았을지요.]

청풍; [하긴...] 끄덕

청풍; [결국 위진천이 직접 유령산장을 방문한 건 선을 보기 위해서였겠소.]

위극겸; [위진천이 교소소와 부부가 되면 무제궁과 유령산장은 인척지간이 되는 셈이므로...] 말하다가 흠칫! 하고. 청풍이 손을 내밀어 위극겸이 앞으로 나가지 못하게 막으면서 급정거하고 있다. 시선은 앞쪽을 향한 채

위극겸; [소성주님!] 휘익! 청풍을 따라 급정거하며 의아. 그 뒤를 헐레벌떡 따라오던 젊은 무사들도 흠칫! 하며 급히 멈춰 서려 하고

위극겸; [왜 그러십니까?] 휘릭! 청풍과 나란히 계곡 바닥에 내려서면서 묻고

청풍; [냄새...] 코를 벌름거리고

청풍; [무슨 냄새가 나지 않소?] 코를 벌름거리며 앞을 보고

위극겸; [그러고 보니...] 역시 코를 벌름거리며 놀라고

슈우! 어떤 냄새가 일행의 코 주변으로 흐르고. 젊은 무사들도 흠칫! 하며 코를 벌름거리고

위극겸; [이건 분명 기름 냄새입니다.] 말하며 앞장서서 앞으로 걸어가고. 앞쪽은 약간 굽어지는 모퉁이고

위극겸; [이런 깊은 산중에 기름 냄새가 날 일이 없는데...] 갸웃하며 모퉁이를 돌아가고. 청풍과 두 명의 무사들이 뒤를 따르고

[!] 모퉁이를 돌아서던 위극겸과 그 뒤를 따라가던 청풍, 젊은 무사들 눈 치뜨고

쿵! 앞쪽에는 바위들이 십미터 이상으로 쌓여있어서 길이 막혀있는데. 그 바위들 아래쪽에 여러 개의 나무통이 깨져 있고. 깨진 나무통에서 흘러나온 기름들이 계곡 바닥에 흥건하다

위극겸; [함... 함정입니다!] 기겁하며 뒤로 주춤

위극겸; [어떤 놈들이 길을 막고 기름을 대량으로 뿌려놓았습니다.] [화공(火攻)이 예상 되니 빨리 여길 이탈해야합니다.] 사색이 되어 외치는데

청풍; [이미 늦었소!] 말하며 위를 보고, 반사적으로 위를 보는 청풍과 두 명의 젊은 무사들

쿠쿵! 화악! 까마득한 절벽 위에서 바위와 불을 붙인 횃불들이 쏟아져 내려온다

쏟아지는 바위와 횃불들 사이로 절벽 위 양쪽에서 무사들이 바위를 밀어 떨어트리고 횃불을 던지는 것이 보인다.

[헉!] [안... 안돼!] 젊은 무사들 비명 지르며 돌아서서 도망치려 하고.

청풍; [퇴로는 없다.] [내 주변으로 모여라!] 부악! 두 주먹 불끈 쥐어 몸에서 호신강기를 일으키며 젊은 무사들에게 외친다. 달아나려다가 돌아보는 젊은 무사들. 위극겸도 당황하며 청풍의 옆으로 오고. 직후

콰콰쾅! 바닥을 강타하는 바위들. 바위들이 고여있던 기름에 떨어져 기름을 사방으로 치솟게 만들기도 하고

화악! 확! 튀어 오르는 기름과 횃불들이 만나며 강한 불길을 일으킨다

 

#7>

드드드! 계곡을 밖에서 본 모습. 지면이 갈라져 생긴 긴 균열인데 지진이 난 듯 뒤흔들리고.

콰콰쾅! 화악! 엄청난 폭음과 함께 계곡 아래쪽에서 대량의 연기와 불길이 치솟는다. 계곡 위쪽에 수십명의 무사들이 물러서며 비틀거린다. 지면이 마구 흔들려 휘청거리고. 무사들은 칼과 검 외에도 활과 화살로 무장하고 있다.

화악! 계곡의 밖으로까지 치솟는 불길과 화염.

[해치웠다!] [이 정도 함정이라면 마태자 이청풍이 아니라 그 아비 사자천마 이무외라도 죽이고 남을 것이다.] [드디어 본문이 천마성에 당한 치욕을 갚게 되었구나.] 드드드! 진동하고 흔들리는 양쪽 절벽 위에서 환호하는 무사들. 하지만 그 직후

펑! 갑자기 연기와 불길을 뚫고 미사일처럼 치솟는 청풍. 양손으로 젊은 무사들의 팔을 잡고 있는데 몸이 반투명한 방어막에 덮여있으며 그 방어막에는 위극겸도 들어있다. 위극겸은 청풍의 뒤에 한 무릎을 꿇은 자세로 웅크리고 있고

[헉!] [마... 마태자다!] [마태자가 죽지 않았다.] 경악하는 절벽 양쪽의 무사들. 급히 활을 뽑아드는 자들도 있고

휘익! 사색이 된 젊은 무사들의 팔을 잡고 한쪽 절벽 위에 내려서는 청풍. 위극겸도 자석에 이끌리는 쇳조각처럼 청풍의 몸에 이끌려 근처에 내려서며 휘청거리고

[말도 안되는 괴물...] [호신강기로 쏟아지는 바위와 불길을 뚫고 날아올랐다.] [마태자가 제 아비 사자천마에 못지 않은 고수라는 소문이 사실이었다.] 휘익! 패앵! 무사들 공포에 질리면서도 다급히 활에 화살을 메겨서 청풍과 일행을 겨누고

[쏴라!] [죽여라!] [형제들의 복수다!] 피피핑! 쐐액! 수십개의 화살이 일제히 청풍과 일행에게 날아든다. 아주 빠르고 강하다. 바닥에 내려선 젊은 무사들은 사색이 되지만

징! 양손을 좌우로 펼치는 청풍. 손이 진동하고

멈칫! 멈칫! 빠르게 날아들던 화살들이 갑자기 허공에서 멈추고

[헉! 우리가 철궁으로 쏜 화살을 멈추게 했다!] [말도 안되는 격공섭물(隔空攝物)...] 활을 쏜 자세로 놀라는 무사들.

청풍; [네놈들이 누군지는 알고 싶지 않다.] 살벌 표정

청풍; [남의 목숨을 노렸을 때는 네놈들 자신의 목숨도 내놓을 각오가 되어 있었을 터...] 스읏! 슥! 양쪽으로 내밀었던 손을 뒤집고

청풍; [그 결의를 존중해주겠다!] 팽! 휘릭! 날아온 방향으로 돌아서는 허공에 뜬 화살들

[우... 우릴 노린다!] [피... 피해라!] [안돼!] 팟! 휘익! 무사들 일제히 날아오르며 비명 지르지만

청풍; [잘 가라!] 스팟! 팟! 양손을 강하게 젓고. 그러자

쩍! 팽! 날아올 때보다 더 빠르게 날아가는 화살들

퍼퍽! 퍽! 푹! 푸푹! 모든 화살이 쏜 자들의 등에 박힌다. 몸이 관통될 정도로 깊게. 허공에 뜬 채 화살에 맞아 휘청하는 무사들

[크아아아악!] [컥!] [아악!] 퍼퍽! 콰당탕! 쐐애액! 화살에 맞은 무사들 처절한 비명을 지르며 떨어진다. 바닥에 떨어지는 자도 있고 깊은 계곡으로 추락하는 자도 있고

<가... 가공!> 전율하고 흥분하는 청풍의 뒤쪽 젊은 무사들. 위극겸은 고개 끄덕이고 있다. 야릇한 표정으로

젊은 무사들; (호신강기로 우박같이 쏟아지는 바위와 지옥같은 불길을 뚫고 탈출한 것도 놀라운데...) (수십 개의 화살을 정확히 쏜 자들에게 돌려보냈다.) 놀라고

<소성주님의 무공은 이미 신화경(神化境)에 접어드셨구나.> 함정을 판 무사들이 몰살하는 배경으로 선 청풍의 모습. 헌데 청풍은 멀리를 보고 있다. 위극겸은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고

반짝! 멀리 있는 높은 산봉우리. 그곳에서 무언가 반짝이고

청풍; [...] 찡그리며 그걸 보고. 흠칫! 하며 그런 청풍을 보는 위극겸

위극겸; [왜 그러시는지요?] 청풍 옆으로 다가와 함께 산봉우리 쪽을 보고

위극겸; [뭔가 발견하시기라도...] 기웃거리며 산봉우리쪽을 보고

청풍; [아니오.] 고개 젓고

청풍; [생각지도 않은 방해 때문에 지체했소. 그만 갑시다.] 걸어가고. + 위극겸; [예...] 산봉우리를 힐끔거리며 따라가고. 젊은 무사들도 짐을 추스르며 걸음 옮기려 하고

청풍; (어떤 자가 지켜보는 기분이었는데...) 찡그리고

청풍; (설령 그렇다 해도 따라잡기는 불가능... 신경 쓰지 말아야한다.) 걸어가고

멀어지는 청풍의 일행. 헌데

 

#8>

멀어지는 청풍의 일행 뒷모습이 원형의 유리에 비친다

산봉우리 근처 바위틈에 앉아서 망원경으로 보고 있는 여자. 바로 포숙정이고. 포숙정 뒤에는 귀면지존이 서있다.

[...] 뭔가 생각하며 망원경을 내리는 포숙정

귀면지존; [직접 보신 소감이 어떠시오?]

포숙정; [무공으로든 함정으로든...] [마태자 이청풍, 저 마귀를 죽이는 건 불가능에 가깝겠어요.] 이를 바득 갈고.

귀면지존; [본좌도 부인과 같은 생각이오.] 끄덕

귀면지존; [당금 무림에서 마태자를 무공으로 죽일 수 있는 인물은 채 다섯 명이 되지 않소.] 손가락을 펴보이고

포숙정; [귀면지존(鬼面至尊)께서도 그 다섯 명 중 한분이신가요?]

귀면지존; [언감생심!] [본좌도 마태자와 싸우면 이길 가능성이 삼할 아래라고 봐야하오.] 고개 젓고

포숙정; [그렇게 말씀은 하시지만... 이가놈을 죽일 수 있는 비책은 갖고 계신 듯하군요.] 차가운 표정으로

귀면지존; [그렇긴 하오만...] 좀 난감한 듯 말을 흐리고

포숙정; [그게 무언지 기탄없이 말씀해보세요.] [전 이미 이가놈을 죽일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이든 하겠다고 맹세한 몸이니...] 고개 조금 돌린 채 쌀쌀 맞게

귀면지존; [그런 결심이시라니 민망함을 무릅쓰고 말씀드리겠소.] [마태자의 거의 유일한 약점은...] 뜸을 드리다가

귀면지존; [호색(好色)이오!] 말한다

포숙정; (역시...) 짐작했다는 표정이고

귀면지존; [영웅호색(英雄好色)이라는 말 그대로 마태자는 여자를 조금 심하다 싶을 정도로 좋아하오.]

귀면지존; [본래 여자를 좋아하는 성격도 있지만...] [대대로 이씨 집안은 자손이 귀한 탓에 사자천마가 외아들인 마태자로 하여금 일찍 여자를 알게 한 탓이오.]

포숙정; [그렇군요.] 좀 민망한 표정

귀면지존; [철이 들자마자 여자를 안 결과 이청풍은 여자가 없이는 잠을 자지 못할 정도가 되었소.]

포숙정; [물론 숱하게 여자를 건드렸어도 자식은 얻지 못했지요?]

귀면지존; [이청풍의 나이도 이미 약관을 훌쩍 넘겼소.] 끄덕

귀면지존; [그 나이 되도록 단 한명의 자식도 얻지 못해서 이청풍은 물론이고 사자천마도 초조해하고 있는 형편이오.]

포숙정; [그러니까 은인께서 제게 제안하시는 방법이란 것이...] 얼굴 붉어지고. 좀 화난 표정

귀면지존; [부인은 이청풍에게 몸을 허락하기만 하면 남편의 복수를 할 수 있소.]

포숙정; [이청풍이 여자를 좋아하는 성격이라 방사(房事;남녀간의 교접) 할 때는 방심한다 해도...] 억지로 분노와 수치심을 누르며

포숙정; [보잘 것 없는 저의 무공으로 이청풍을 죽이려는 시도는 그다지 실현 가능해 보이지 않는군요.] 새침. 귀면지존은 품속에 오른손을 넣고 있고

귀면지존; [부인은 굳이 이가놈을 죽이려 애쓰실 필요가 없소.] 슥! 품속에서 작은 유리병을 하나 꺼내며 말하고. 길이는 십센티 정도인데 안에 끈적이는 검은 액체가 반쯤 들어있다

귀면지존; [이걸 부인의 은밀한 곳에 머금고 있기만 하면 이가놈은 물론이고 그 아비인 사자천마까지 확실하게 죽일 수가 있소!] 유리병을 들어보이며 말하고

<은... 은밀한 곳에 머금고 있으라고?> 침 꿀꺽! 삼키며 그 유리병을 돌아보는 포숙정

 

#9>

<-북망산(北邙山)> 음침한 산. 밤. 하늘에는 보름달. 기암절벽. 도처에 크고 작은 무덤들

기암절벽들 사이에 자리한 음침한 장원. 드라큐라의 성 같은 분위기

<-유령산장(幽靈山莊)> 위 장원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어느 건물. 상복을 입은 무사들이 배회하고 있고. 입구에는 청풍을 수행한 두 명의 젊은 무사들이 긴장한 채 서서 주변을 오가는 상복을 입은 무사들을 보고 있다

유령귀왕; [부디 곡해하지는 말아주시오 소성주!] 굽신거리는 유령귀왕 교백. 청풍과 탁자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있다. <기인천추>에 나온 캐릭터. 교천기와 교소소도 그 작품의 캐릭터. 굽신거리는 유령귀왕 뒤에는 교천기가 굴욕스러운 표정으로 서있다. 유령귀왕과 마주 앉은 청풍의 뒤에는 위극겸이 서있고. 청풍은 차를 마시는 중이다.

유령귀왕; [운중신룡 위진천이 우리 유령산장을 직접 찾아온 것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었소이다.] 비지땀을 흘리며 말하는 유령귀왕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유령산장 장주 유령귀왕(幽靈鬼王) 교백(喬魄)>

유령귀왕; [무제궁에서 중요한 제안을 하기 위해 사자(使者)를 보낸다는 통보를 받긴 했소이다만...] 땀을 닦으며

유령귀왕; [설마 궁주의 제자인 위진천이 그 사자일 줄은 상상도 못했소이다.] 억지 웃음

위극겸; [그러니까 무제궁의 술수에 교장주께서 일방적으로 당하셨다?] 찡그리며 말이 없는 청풍을 대신하여 위극겸이 말하고

유령귀왕; [그렇네 위총관!] 살았다는 표정

유령귀왕; [근래 본장이 천마성과 급격히 친밀해지자 이를 이간질하기 위해 무제궁이 쓴 꼼수가 위진천을 직접 본장으로 보낸 것이었네.]

유령귀왕; [다른 사람도 아니고 칠지무제의 제자가 본장을 방문한 것만으로도 천마성으로부터 의구심을 살 건 뻔하지 않은가?]

위극겸; [그렇다 치고...] 냉소

위극겸; [칠지무제가 제자를 직접 보냈다면 대단한 제안을 했을 것같습니다만...]

유령귀왕; [그... 그게...] 당황

위극겸; [소성주께는 차마 말씀드리기 난감한 제안을 받은 것입니까?]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하고. 그러자

유령귀왕; [이 상황에서 내가 뭘 더 숨기겠는가?] 한숨 체념

유령귀왕; [칠지무제는 위진천을 통해서 청혼(請婚)을 해왔다네.]

[!] 차를 마시며 무언가 생각하는 청풍.

위극겸; [청혼?] 짐짓 모르는 척

위극겸; [칠지무제가 외동딸 무염무후 진상파를 소장주에게 시집보내겠다는 제안이라도 한 것입니까?] 유령귀왕의 뒤에 서있는 교천기를 보며

유령귀왕; [그럴 리가 있겠는가?] 기겁하며

유령귀왕; [당금 무림의 그 누가 무제궁의 상속자인 진상파를 며느리로 받아들이는 망상을 할 수 있겠는가?] 억지 웃음

불만스러운 표정의 교천기. 배경으로 나레이션. <-유령공자(幽靈公子) 교천기(喬天基)>

위극겸; [외동딸을 내세운 청혼이 아니라면 혹시...] 놀라는 척

유령귀왕; [칠지무제는 본 장주의 어리석은 딸년을...] 소매 속에 손을 넣고

유령귀왕; [자신의 둘째 제자인 위진천의 배필로 주었으면 한다는 친서를 보냈네.] 소매 속에 넣었다가 꺼내는 손에 편지가 한통 들려있다.

위극겸; [영애를 무제궁에 달라는 청혼이었군요.] 놀라는 척

유령귀왕; [이게 칠지무제가 위진천을 통해 보낸 서찰이외다.] 슥! 편지를 조심스럽게 청풍의 앞으로 내밀고.

편지봉투의 표면에는 <幽靈鬼王 喬莊主 親傳>이라는 글이 적혀있다.

편지봉투를 보기만 하고 집어 들지는 않는 청풍. 차를 마시면서

유령귀왕; [청혼의 당사자인 위진천이 직접 방문해서 당혹스럽고 난감하긴 했지만...] 그런 청풍의 눈치를 보고

유령귀왕; [일단 완곡하게 거절을 하고 돌려보냈소이다.]

위극겸; [따님을 무제궁에 시집보내면 든든한 배경을 얻게 되는 것인데 받아들이시지 그랬습니다.] 냉소

유령귀왕; [그런 말 마시게나 위총관!] 정색하고

유령귀왕; [우리 유령산장은 천마성과의 우의(友誼)를 저버릴 생각은 추호도 없네.] [딸년이 무제궁에 시집을 가는 일은 천지가 개벽해도 일어나지 않을 걸세.]

위극겸; [물론 장주님의 지금 그 말씀이 진심이라는 것은 압니다만...]

위극겸; [세상일이라는 건 모르는 법!] [장주께서 상황에 쫓겨 무제궁과 사돈관계를 맺을 일이 생길 수도 있겠습니다.] 좀 비웃고

유령귀왕; [하늘에 맹세코 그런 일은...] 좀 화난 표정으로 말하다가 흠칫! 하고. 탁! 청풍이 소리를 내어서 찻잔을 탁자에 내려놓고

움찔하며 입을 다무는 유령귀왕. 위극겸도 청풍의 눈치를 보고

청풍; [교장주!] 찡그리며

유령귀왕; [말씀 하시지요 소성주!] 눈치 보며

청풍; [밤이 깊어져 오늘은 부득불 귀장에서 하룻밤 폐를 끼쳐야겠습니다.] 슥! 일어나고

유령귀왕; [폐라니...] [그런 말씀 마십시오.] 따라서 일어나고

유령귀왕; [귀한 걸음을 해주셨는데 어찌 대접이 소홀할 수가 있겠소이까?] [거처를 마련해두었으니 함께 가십시다.] 앞장서서 거실을 나가며 안내하고. 그 뒤를 따라가는 청풍과 위극겸

유령귀왕의 안내를 받아 건물에서 나가는 청풍과 위극겸. 그걸 노려보는 교천기

교천기; (젠장!) 이를 바득

교천기; (아무리 상대가 무림 양대세력중 하나인 천마성의 후계자라 해도 아버지의 저자세는 지나치시다.)

<아들인 내 또래의 애송이에게 아랫사람인 것처럼 굽신거리기나 하고...> 가식적인 웃음 지으면서 청풍을 안내하여 건물 앞을 떠나는 유령귀왕 교백의 모습 배경으로 교천기의 생각 나레이션

교천기; (난 절대 아버지처럼 비굴하게 살지 않는다.) 이를 바득

교천기; (마태자 이청풍!) (언제고 나 교천기 앞에 무릎을 꿇고 목숨을 구걸하는 날이 오게 될 것이다.) 사악하게 웃는 교천기

 

#10>

728x90

'와룡강의 작업실 > 마고천장(魔高千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고천장] 6화  (3) 2024.05.01
[마고천장] 5화  (1) 2024.04.30
[마고천장] 4화  (1) 2024.04.29
[마고천장] 3화  (1) 2024.04.28
[마고천장] 1화  (2) 2024.04.25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이전버튼 1 이전버튼

블로그 이미지
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와룡강입니다
Yesterday
Today
Total

달력

 « |  » 2024.4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