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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

<-북경(北京)> 낮

<-구문제독부(九門提督府)> 병사들이 지키는 구문제독부.

웅장한 건물. 관병들이 지키고 있고

독고무적(침독); [그러니까 그 상자 안에 든 것이...?] 탁자를 앞에 두고 앉아서 말하는 구문제독 독고무적. 물론 그자는 진짜 독고무적이 아니라 침독이 위장한 모습이고. 이하 독고무적(침독)으로 표기하고. 그자의 앞쪽 탁자 위에는 좁고 길쭉한 상자가 놓여있다. 길이가 2미터 가까이 되는 그 상자 안에는 흡혈창이 들어있다.

모용후; [예! 련주님께서 십년전에 유실하셨던 흡혈창입니다.] 기고만장해서 말하고. 탁자를 사이에 두고 독고무적(침독)와 마주 서있는데. 모용후의 조금 뒤에는 파면살주가 서있다.

모용후; [흡혈창이 다시 련주님의 수중에 들어왔으니 패천오수의 다른 인간들을 꺼려하지 않으셔도 될 것입니다.] 달칵! 몸을 숙여서 상자를 열고

모용후; [진품인지 확인하시지요.] 뚜껑을 옆으로 내려놓으며 말하고

상자 안에 들어있는 흡혈창.

독고무적(침독); [그걸... 어떻게 회수한 것이냐?] 한숨 쉬며 말하고. 기쁜 기색이 아니고

모용후; (반응이 어째 좀 이상한데...) + [사실을 말씀드리자면...] 쭈뼛 거리며 파면살주의 눈치를 보고

파면살주; [속하가 말씀드리겠습니다.] 앞으로 나서고. 살았다는 표정으로 옆으로 물러서는 모용후

파면살주; [사개월전, 혈나한의 막내 제자 이군악이 혈나한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본련에 자객으로 가입했었습니다.]

독고무적(침독); [사부의 막내 제자라...]

파면살주; [이군악이 가입할 때 련주님 손에 죽은 흑수지존(黑手至尊) 교백(喬魄)의 딸 교연도 본련에 잠입했으며...] 옆쪽에 서있는 모용후를 힐끔 보며 말하고. 모용후는 삭이 죽어서 고개 떨구고 있고

파면살주; [교연은 제 아비의 복수를 하려고 모용 부련주를 암습했지만 중상만 입히고 생포되었습니다.]

독고무적(침독); [교연이 년과 흡혈창의 회수가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이냐?]

파면살주; [이군악이 함께 자객 수련을 하며 친분을 쌓은 교연을 구하기 위해 흡혈창을 회수하겠다고 나섰던 것입니다.]

독고무적(침독); [이군악, 그놈에게 흡혈창을 회수해오면 교연을 살려주겠다고 제안 한 건 모용후 너겠지?] 모용후를 노려보고

모용후; [련... 련주님께서 흡혈창을 유실하신 것을 안타까워하신 것을 알고 있던 터라...] 눈치 보며 말하고. 바로 그 직후

꽝! 아무런 기척도 없었는데 모용후의 가슴에서 폭발이 일어나고

모용후; [컥!] 피를 토하며 뒤로 날아가고

손을 앞으로 내밀고 있는 독고무적(침독). 살벌한 표정

콰당탕! 나뒹구는 모용후

푸시시! 그런 모용후의 가슴에 손바닥 자욱이 나서 연기가 난다. 옷은 탔고 가슴에 하얀 손바닥 자욱이 나있다. 피가 빠져나가 하얗게 보이는 것

파면살주; (천마대종사의 흡혈삼첩장(吸血三疊掌)...) 눈 번뜩

모용후; [련... 련주님...] 입과 코로 피를 줄줄 흘리며 필사적으로 일어나고

파면살주; (흡혈삼첩장은 전력으로 펼칠 경우 거리를 두고도 적의 피를 빨아들일 수가 있다.) 고개 조금 돌려 그런 모용후를 보며 생각하고

파면살주; (삼성(三成) 정도로 펼쳤기에 망정이지 오성(五成) 수준으로 구사했어도 모용후는 온몸의 피가 유출되어 죽었을 것이다.)

파면살주; (역시 저 마귀를 무공으로 죽이려는 들었다가는 실패할 수밖에 없겠구나.) 억지로 일어나 무릎을 꿇는 모용후를 곁눈질하며 생각할 때

모용후; [제... 제발 용서를...] 바닥에 납작 엎드려 달달 떨고. 이마를 바닥에 대며

독고무적(침독); [용서?] 이를 부득 갈고

독고무적(침독); [네놈이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 알기나 하면서 용서를 비는 것이냐?] 슥! 탁자에 얹혀져 있던 종이 한 장을 집어들며 모용후를 노려보고

모용후; [으으으....!] 말도 못하고 달달 떨기만 하고

독고무적(침독); [이게 네놈이 벌인 어리석은 작태의 결과다.] 핑! 집어든 종이를 거볍게 던지는데 종이는 얇은 금속판처럼 변해서 날아간다

콱! 이마를 바닥에 대고 있는 모용후의 앞쪽에 박히는 종이. 공포에 질려 그걸 보는 모용후. 납작 엎드린 자세로

독고무적(침독); [그 편지에 적힌 글을 크게 읽어봐라.] 음산한 표정으로

모용후; [예...] 덜덜 떨며 고개 들면서 바닥에 박혀서 흐늘거리고 있는 종이를 두손으로 뽑는다. 이어

모용후; [세... 세명에게는 살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 네놈들이 날 물 먹였던 곳에 마지막으로 도착하는 놈은 죽는다. 패(貝)!] 두손으로 종이를 든 채로 편지의 내용을 읽는 모용후. 아극파가 받았던 것과 똑같은 패륵의 경고문이다.

파면살주; [패륵이 련주님께 보낸 협박장이로군요.] 눈 번뜩

독고무적(침독); [흡혈창을 회수할 경우 패륵이 살 수도 있다는 건 생각 못했느냐?] [모용후, 네놈의 어리석은 생각 때문에 어떤 사태가 벌어졌는지 이해가 가기나 하느냐?] 불같이 화를 내고. 무시무시한 살기가 온몸에서 뿜어진다

모용후; [으으으...] 사색이 되어 바들 바들. 무릎을 꿇은 채

독고무적(침독); [패륵은 십년전에 이미 사존이나 혈나한에 육박하는 실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 패륵이 다시 세상에 풀려난 것이다.] 이를 갈고

독고무적(침독); [이제 황실 장악이고 뭐고 다 물 건너 간 것이다.] [그 괴물 손에 죽느냐 사느냐를 걱정해야만 하게 되었으니...]

모용후; [용서... 용서해주십시오.] [속하는 사태가 이리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쿵쿵! 바닥에 이마를 찧으며 달달 떨고

독고무적(침독); [파면살주!] 벌떡 일어나고

파면살주; [예 련주님.] 고개 숙이고

독고무적(침독); [오늘부터 네가 흑수련의 단독 부련주다.] 징! 진동하는 손을 상자 안에 들어있는 흡혈창을 향해 겨누고

퉁! 떠오르는 흡혈창. 이어

팟! 흡혈창이 날아서 독고무적(침독)의 손아귀에 잡히고

독고무적(침독); [저 어리석은 놈은 천자급으로 강등시키고 당분간 자숙하게 하라.] 흡혈창으로 모용후를 가리키며

파면살주; [존명!] 포권하고

독고무적(침독); [멍청한 놈 같으니...] 홱 돌아서서 입구로 간다.

독고무적(침독); [지금까지 추진해온 모든 계획은 전면적으로 중단한다.] [내가 패륵을 만나고 돌아올 때까지 일체 사업을 진행하지 마라.] 나가며

파면살주; [봉명하겠습니다.] 포권하며 고개 숙이고

나가는 독고무적. 이제 방안에는 엎드려 있는 모용후와 파면살주만이 남았다.

파면살주; (드디어 흑수련이 사실상 내 손에 들어왔다.) 포권하고 있던 손을 내리고

파면살주; (패천오수, 네놈들이 가장 약해졌을 때 흑수련의 힘을 총 동원해서 끝장을 내주고 말 것이다.) 음산하게 웃고. 반면

모용후; (교연!) 이마를 바닥에 댄 채 이를 갈고. 교연을 떠올리고

모용후; (이게 다 네년 때문이다.) 교연이 비수로 자신을 찌르던 장면 떠올리며 바닥을 손으로 긁는다

<반드시 대가를 치루게 해주고 말겠다.> 위 장면 배경으로 모용후의 다짐.

 

#209>

위의 상황이 벌어진 건물을 밖에서 본 모습.

흡혈창을 들고 건물에서 나오는 독고무적(침독). 인사하는 관병들. 헌데

좀 떨어진 건물 그늘에서 보고 있는 나이 든 군사. 설지에게 장이숙이라 불렸던 그 중년의 군사다. 이하 장이숙으로 표기

장이숙의 시점. 독고무적(침독)이 흡혈창을 들고 대청을 나와 멀어지는 것이 보이고

장이숙; (가짜 놈이 구문제독부를 떠날 기색이다.) 눈 번뜩

<구문제독부로 돌아가셔서... 저 대신 어머니를 보살펴 주세요. 기회를 엿보다가 어머니를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모셔가 숨겨드리시되... 절대 무리는 하지 마세요.> 북경 외곽의 강가에서 설지가 무릎을 꿇은 채 말하던 장면을 떠올리는 장이숙. #94>에 나온 장면

장이숙; (드디어 아가씨의 분부를 이행할 때가 된 것이다.) 강렬한 표정

 

#210>

<-낙양> 밤. 불야성을 이룬 환락가

<-쾌활림> 흥청망청. 기녀들이 한량들을 상대로 영업중이고

대청 건물. 담장으로 업장과 구분되어 있는 이곳은 조용하다. 불은 환하게 켜져 있고. 입구에 살벌한 인상의 여자 무사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우리 만화총련(萬花總聯)의 총관이었던 동칠낭이 이 순간부터 제이대(第二代) 만화대모(萬花代母)다.] 가발을 쓴 당령이 단상의 태사의에 앉아서 말한다. 단상 바로 아래에는 동칠낭이 당령을 등지고 서있고. 당령과 동칠낭 앞쪽에는 백여명의 나이 든 여자들이 서있다. 화장이 짙어서 모두 포주 분위기인데 화려한 옷을 입었다.

당령; [난 부득이한 사정으로 당분간 본련을 떠나있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당령; [내가 없더라도 동칠낭... 아니 제이대 만화대모를 중심으로 일치단결하여 외부의 도전을 극복해나가기를 바란다.]

[존명!] [대모님의 분부, 각골명심하겠사옵니다.] 대청 안에 있던 포주들 모두 허리 숙여 인사하며 대답하고.

당령; [동칠낭!] 자리에서 일어나고.

동칠낭; [예 대모님.] 돌아서고

당령; [단상으로 올라와라.] 의자에서 앞으로 나서며 하나의 영패를 내민다. 노리개가 달린 원형의 영패인데 가운데에 <花>자가 새겨져 있다.

동칠낭; [예...] 대답하며 단상으로 올라가고

당령; [십만명 밤꽃(野花)들의 생사를 좌우할 수 있는 만화보패(萬花寶牌)의 주인은 이제부터 너다.] [잘 사용하기 바란다.] 영패를 내밀고

동칠낭; [대모님께서 이룩하신 기업을 보전하는데 신명을 바치겠사옵니다.] 두손으로 받으며 허리를 숙이고

당령; (이걸로 되었다.) 영패를 건네주며 사악하게 웃고

당령; (유사시에 내가 도망친다 해도 패륵으로서는 만화총련을 건드릴 명분이 없게 된다. 이제 형식상 만화총련의 주인은 내가 아니라 동칠낭이니...) 영패를 두손으로 들고 포주들에게 돌아서는 동칠낭의 모습을 뒤에서 보는 당령

<패륵의 마수에서 벗어나기만 하면 저년으로부터 만화총련을 돌려받는 건 문제도 되지 않을 테고...> 영패를 포주들에게 쳐들어 보이는 동칠낭과 그 뒤에서 박수를 치며 요염하게 웃는 당령의 모습 배경으로 당령의 생각

 

#211>

<-금릉> 역시 밤

<-황금성> 밤이 아주 깊어 대부분의 건물들은 불이 꺼져 있는데

화려한 건물. 아나타의 거처

방안에서 초조하게 왔다 갔다 하는 아나타. 손톱을 깨물고

<그 옛날 사부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올 때도 패륵은 이미 사부보다 그리 아래가 아니었다> 아극파가 말하던 장면 떠올리는 아나타

이어지는 회상

 

<그후 천마대종사의 마공과 뇌신건을 얻었고... 지난 십여년간 우리들에 대한 복수심으로 절치부심 무공을 수련해왔다면 어떤 경지에 이르렀을 것같으냐?> <우리 넷이 다시 협공을 해도 지난번과는 결과가 다를 것이다.> 아극파가 심각한 표정으로 말하던 장면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재수 나쁘면 난 다시 황금성으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 아극파의 심각한 얼굴을 크로즈 업

 

아나타; (아버지는 세상 누구보다도 셈이 빠른 분이야.) (그런 분이 패륵과의 싸움에서 승산이 없다고 계산하셨다면 사실이라고 봐야만 해.) 입술 잘근 거리고

아나타; (결국 아버지가 패륵의 손에 의해 변을 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건데...)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방치할 수는 없어.) 주먹 불끈

아나타; (아버지는 불가능할지 모르지만 나라면 패륵을 쓰러트릴 수도 있어!) (죽고 사는 게 반드시 무공의 고하(高下)로만 결정되는 건 아니니까.) 결심하며 심호흡하고

아나타; (더 늦기 전에 아버지를 따라 가보자.) 문쪽으로 가고.

아나타; (물론 강호에 나가기 전에 준비할 것도 있지만...) 강렬한 표정으로 문을 연다.

 

#212>

여전히 황금성.

어느 웅장한 건물. 아극파의 거처. 불이 밝혀져 있다.

서재, 장식장이 옆으로 치워진 벽 앞에 아나타가 한쪽 무릎을 꿇고 있다. 벽에는 강철제의 금고가 붙어있고

반짝이는 강철제 금고문에는 태극문양을 감싼 팔괘문양의 흠이 깊이 새겨져 있고. 아나타는 가는 꼬챙이 두개를 팔괘 문양의 흠 중 하나에 끼우고 돌리는 중이다.

아나타; (이 금고의 윗부분에는 대량의 강산(强酸)이 들어있다.) 비지땀을 흘리며 꼬챙이를 움직이고

아나타; (팔괘(八卦) 문양 안에 숨겨진 장치를 하나씩 조작해야 문이 열리는데...) (단 한번이라도 순서가 바뀌면 그 강산이 쏟아져 금고 안의 물건들을 모두 녹여버린다.) 비지땀을 흘리며 두 개의 꼬챙이를 조작하고

 

<어떤 경우라도 이 금고 안의 물건들에는 관심을 갖지 마라.> 열려져 있던 한 뼘 두께인 금고 문을 닫으며 말하던 아극파의 모습을 떠올리는 아나타

 

아나타; (아버지가 그렇게 경고 하셨다는 건 그만큼 치명적인 물건이 이 안에 있다는 확실한 증거야.) 딸각! 딸각! 한 눈을 감고 팔괘 문양 틈을 들여다보며 두 개의 꼬챙이를 움직이고

아나타; (보통 사람이라면 이 팔괘불함고(八卦不陷固)를 열어볼 시도조차 못하겠지만...) 집중하여 꼬챙이를 움직이고

아나타; (내가 누구야? 황금성의 소성주잖아.) 비오듯 땀을 흘리면서도 배시시 웃고

아나타; (철이 들었을 때부터 금고 여는 것이 취미였던 내가 열지 못할 장치 같은 건 없어.) 딸각 딸각! 꼬챙이를 쥔 손을 움직이고. 혀를 빼물고 한 눈을 감은 채. 직후

달칵! 금고 문 안쪽에서 무언가 움직이고

아나타; (됐다!) 안도하며 팔괘 문양에서 꼬챙이를 빼내고. 이어

아나타; (마침내 아버지의 비밀금고를 내 손으로 여는 데 성공했다.) 끼릭! 손잡이를 조심스럽게 돌리는 아나타

덜컹! 문이 열린다. 한 뼘 쯤 되는 두께의 철문이라 아주 묵직하게 열리고

열려진 철체 금고 문 안쪽. 삼단으로 칸이 나눠져 있고. 각 칸에는 여러 가지 서류와 책들이 가득 채워져 있다. 

아나타; (금고 안에 들어있는 것은 대부분 우리 황금성의 재산에 관련된 서류들인데...) 안쪽을 살피고

그러다가 눈 반짝이는 아나타

금고 맨 윗 단 깊은 곳에 상자가 하나 있다. 보통 크기의 책이 들어갈만한 크기에 두께는 좀 두꺼워서 반뼘 정도 되는 상자다.

아나타; (저 상자...) 눈 반짝

아나타; (비밀금고에 들어있기에 어울리지 않는 평범한 나무상자인데...) 슥! 금고 안으로 손을 집어넣고

아나타; (그래서 아버지가 관심을 갖지 말라고 한 물건일 가능성이 높다.) 상자를 쥐어서 밖으로 꺼내는 아나타의 손

이어 그 상자를 들고 근처의 책상으로 가는 아나타. 금고의 문은 열어둔 상태

아나타; (대체 어떤 물건인데 딸인 나조차 보는 걸 허락하지 않으신 걸까?) 의자에 앉아서 조심스럽게 두 손으로 상자의 뚜껑을 열려 하고

딸칵! 상자의 뚜껑이 열린다

뚜껑이 열린 상자 안에는 얇은 책 한권과 종이 한 장. 뽀얀 액체가 들어있는 그리 크지 않은 유리병등이 들어있다. 종이는 책 위에 얹혀져 있고 유리병은 상자의 구석에 세워진 상태로 들어있다.

아나타; (책 한권과 유리병. 그리고 편지가 한 장 들어있네.) 책 위에 얹혀져 있는 종이를 집어들고. 그러자

종이 아래 깔려있던 낡은 책의 표지가 드러나는데. 그 표지에는 <素女歡喜密法>이라는 제목이 적혀있다.

아나타; (소녀환희밀법(素女歡喜密法)?) 눈 조금 치뜨며 표지를 보고

아나타; (소녀(素女)라면 방중술의 원류인 소녀경(素女經)을 지은 전설 속의 요녀잖아.) 얼굴 붉어지고

아나타; (소녀환희밀법이란 건 평생 수만명의 사내들을 농락했다고 알려진 그 요녀와 관련이 있는 절기인 것같은데...)

아나타; (이렇게 요사한 비급이 어떻게 아버지 수중에 있는 것일까?) 좀 화난 표정이 되면서 종이를 보고

<만에 하나 나타 네가 아비의 금고를 열어봤을 때를 대비하여 글을 남긴다.> 편지를 읽으며 흠칫! 하는 아나타의 모습을 배경으로 편지 내용을 나레이션.

아나타; (아버지는 내가 당신의 금고에 손을 댈 걸 알고 계셨구나.) 얼굴이 좀 발개진 채 샐쭉하며 편지를 읽고. 이하 나레이션

 

<네가 보고 있을 소녀환희밀법은 아비가 천마대종사의 무덤인 천마총에서 얻은 것이다.> 편지를 읽는 아나타

<십육년전, 우리 패천오수는 기문둔갑과 기관장치에 관한 재주로는 천하무적인 야차서시의 도움을 받아 천마총을 발굴하는데 성공했다.> 지하에 자리한 거대한 철문 앞에서 흥분하여 서있는 패천오수와 야차서시. 야차서시가 철문에 설치 된 비밀번호 같은 것을 조작하고 있다. 높이가 5미터쯤이며 두쪽으로 이루어진 철문의 상단에는 <天魔之塚>이라는 글이 양쪽에 두자씩 새겨져 있다.

<천마총에는 수많은 보물들이 있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천마대종사가 창안한 일곱가지 무공 천마칠절기(天魔七絶技)와 그가 사용하던 일곱가지 병기 칠대마병이었다.> 한자 두께의 철문이 안쪽으로 열리는 걸 보며 흥분하는 패천오수들. 야차서시도 눈을 치뜨고 있고. 철문 안쪽에서 강한 빛이 뿜어져 나온다

<우리 여섯은 천마칠절기와 칠대마병을 하나씩 나눠가졌다. 문제는 사람은 여섯인데 천마대종사의 무공과 병기가 일곱 개씩이었다는 점이다. 우리 일행이 각기 하나씩 차지했음에도 무공과 병기가 하나씩 남은 것이다.> 보물창고. 엄청난 보물이 쌓여있는 그곳 중앙에 커다란 탁자가 놓여있고. 탁자 위에는 여러권의 책과 여러개의 상자가 놓여있다. 탁자 주변에 둘러서서 그걸 보는 패천오수와 야차서시

<그래서 타협을 본 방법이 야차서시가 칠대마병중 두 가지를 갖는 것이었다. 살날이 많이 남지 않은 야차서시가 칠대마병중 두 가지를 가져봐야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기에 우리 모두 동의했다.> 야차서시가 책 한권과 작은 상자 두 개를 집어 들며 웃는 모습. 다른 사람들은 고개 끄덕이고

<대신 야차서시는 천마대종사의 최고마공인 천마해체대법(天魔解體大法)에 대한 권리는 주장하지 않기로 했다.> 탁자 중앙에 놓여있는 낡은 책 한권. <天魔解體大法>이라는 제목이 적혀있다. 그걸 탐욕스럽게 보는 패천오수

<그리고 천마해체대법은 우리 다섯 사형제들이 나눠 가졌다. 즉, 누군가 다른 사형제들을 모두 제압하기 전에는 고금제일마공인 천마해체대법은 세상에 나타나지 않게 조치한 것이다.> 각기 몇장 씩의 종이를 들고 만족해하는 패천오수

<그때 아비가 연환파천륜(連環破天輪)과 함께 차지한 천마대종사의 비급이 바로 소녀환희밀법이다.> 젊은 시절의 아극파가 천마총에서 소녀환희밀법 비급을 보면서 눈 번뜩이던 장면을 배경으로

 

아나타; [소녀환희밀법이 천마대종사가 남긴 것이었구나.] 안도하며 미소

아나타; [이 편지를 읽지 않았다면 괜히 오해할 뻔 했잖아. 아버지가 요상한 취향을 지닌 줄 알고...] 샐쭉거리며 다시 편지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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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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