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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

<-사천성(四天省)>험준한 산맥. 봉우리는 높고 골짜기는 깊다

<-대파산(大巴山)> 위의 산맥

어느 험준한 절벽 위. 두명이 서있다. 이군악과 파면살주.

두 사람이 서있는 절벽 아래쪽에는 짙은 안개로 덮인 계곡이 있다.

파면살주; [저 아래쪽 계곡의 이름은 원래 신무곡(神霧谷)이었네.] 아래를 가리키며

파면살주; [사시사철 짙은 운무가 발생하여 붙은 지명인데... 십여년전부터는 음양계(陰陽界)라고 불리어오고 있지.]

이군악; [음양계라면 이승과 저승의 경계 아닙니까?]

파면살주; [때때로 저 안에서 기이한 노래 소리가 흘러나오는데 그 노랫소리에 이끌려 들어간 사람은 두 번 다시 밖으로 나오지 못한다고 하네.]

파면살주; [그래서 저곳에 저승으로 통하는 입구, 즉 음양계가 있다는 소문이 나게 된 것일세.]

이군악; [물론 진짜 음양계가 저곳에 있는 건 아니겠지요?] 겁에 질려 억지로 웃고

파면살주; [진짜 음양계는 아니지만 염라대왕만큼 무서운 존재가 저 안에 도사리고 있는 건 사실이라네.]

이군악; [패륵!]

이군악; [패천오수의 으뜸인 패륵이 저 곳에 숨어있었군요.]

파면살주; [벌써 십년전이 일이지.] 끄덕

파면살주; [만일 패륵이 저곳에 갇혀있지 않았다면 이미 천하는 대부분 그 괴물의 수중에 장악당했을 걸세.]

이군악; [갇히다니....] [누가 패륵을 강제로 저곳에 감금해놓았단 말씀이십니까?]

파면살주; [패륵 정도되는 괴물을 가둘 수 있는 게 누구겠는가?] 의미심장하게

이군악; [패천오수들중 다른 네 짐승의 짓이로군요.] 깨닫고

파면살주; [십년전... 네 짐승은 자신들을 까마득히 앞지르고 있는 패륵의 성취에 두려움을 느꼈었네.] 끄덕이고

파면살주; [그래서 더 늦기 전에 패륵을 제거해야겠다는 데에 네 짐승의 의견이 일치한 걸세.]

파면살주; [결국 일대사(一對四)의 대결이 벌어졌는데... 놀랍게도 패륵은 다른 네 짐승을 맞서 싸우고도 전혀 밀리지 않았네.]

이군악; [패륵이란 인간... 정말 사부님에 못지 않은 괴물이었군요.] 침 꿀꺽

파면살주; [그래도 중과부적이라는 옛말이 증명되었고... 패륵은 아차 방심했다가 침독이 날린 흡혈창에 심장이 궤뚫리고 말았네.]

이군악; [흡혈창에 심장이 궤뚫리고도 죽지 않았단 말입니까?] 놀라고

파면살주; [죽지 않았을 뿐 아니라 격전장에서 이천여리를 도망쳐 저곳 신무곡으로 숨어들어갔네.] 아래를 가리키고

이군악; [심장이 궤뚫리고도 이천여리를 도망치다니... 말 그대로 상상을 초월하는 괴물이로군요.] 경악하고

파면살주; [하물며 흡혈창은 살짝 닿기만 해도 몸속의 모든 피를 흡수해버리는 가공할 마력을 지닌 마물이네.]

파면살주; [흡혈창에 심장이 관통당한 상태에서도 멀쩡히 목숨을 부지하고 도망치는 패륵의 모습에 다른 네 짐승들이 어떤 공포를 느꼈을지는 상상이 가고도 남을 걸세.]

이군악; [패륵이 그 지경이 된 몸으로 굳이 이천리를 도망쳐 신무곡을 찾아들어간 데는 이유가 있겠습니다.]

파면살주; [나로서는 알 수 없지만...] [아마 신무곡에 패륵을 기사회생 시켜줄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건 확실하네.]

이군악; [그렇겠습니다.] 끄덕

파면살주; [그후 십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네 짐승은 감히 신무곡에 들어가 패륵의 생사를 확인해볼 엄두를 내지 못해왔네.]

이군악; [심장이 흡혈창에 궤뚫리고도 이천리를 달려온 괴물이 도사리고 있는 저기를 맨 정신으로 들어갈 수 있을 리가 없겠지요.] 침 꿀꺽 삼키며 신무곡을 내려다본다.

파면살주;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흡혈창을 회수하려는 시도는 재고해보게나.] [교연의 안위는 내가 책임 질 테니...] 걱정

이군악; [걱정해주시는 건 고맙지만 저 아래에는 내려갔다 와야겠습니다.] 고개 저으며 계곡을 내려다 보고

이군악; [패륵이 도대체 어떻게 심장이 관통당하고도 살아있는지 궁금해졌거든요.] 계곡 쪽으로 걸음을 옮기고

파면살주;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사지에 들어가 보겠단 말인가?]

이군악; [하루가 지나도 돌아 나오지 못하면 실패한 줄 알고 돌아가십쇼.] 팟! 절벽에서 몸을 날리고

파면살주; [이보게!] 급히 절벽 끝으로 가지만

쏴아아! 양팔을 벌리고 안개 속으로 날아 내려가는 이군악의 뒷모습

파면살주; [저 무모한 놈...] 당혹

쏴아아! 그 사이에 이군악의 모습은 짙은 안개 속으로 사라지고

파면살주; [하긴 나나 장진이에게 필요한 것은 저런 과감함이겠지.] 한숨

파면살주; [원수가 누구인지 알고 또 접근할 수 있으면서도 십오년의 세월 동안 준비만 해오고 있으니...] 자조

파면살주; [아무쪼록 저 아이에게 천지신명의 가호가 있기를 바랄 뿐이다.] 한숨 쉬며 절벽을 내려다보고

파면살주; [패천오수의 마수에서 살아남으려면 천지신명의 가호기 필수적이니...] 안개를 내려다보면서 중얼거리고

 

#160>

짙은 안개로 덮인 곳. 바닥에는 해골과 썩어 들어가는 시체들이 널려있다.

안개 속을 걸어오는 이군악. 두리번. 오만상

이군악; [시체 썩는 냄새가 지독하구만.] 손가락으로 코를 누른 채 오만상

이군악; [흑수련의 촉루평도 여기에 비하면 무릉도원이었어.] 주변에 널려있는 해골과 시체들을 보고

이군악; (시체들의 상태가 다양하다.) 혐오스런 표정으로 시체들을 살피고

<오래 전에 죽어 완전히 육탈(肉脫)이 된 시체가 있는가 하면 아직 썩지 않은 시체도 있다.> 해골 들 사이에 쓰러져 있는 사내의 시체를 배경으로 이군악의 생각. 그 시체는 썩지 않았지만 대신 해골에 가죽을 씌워놓은 것처럼 삐쩍 말랐다.

이군악; (이 시체의 사인(死因)은...) 그 삐쩍 마른 시체를 내려다 보고

시체의 목에 나있는 네 개의 구멍

이군악; (목에 나있는 이빨 자국이다.) 침 꿀꺽

이군악; (저 상처를 통해 온몸의 피가 빨려서 죽은 것이다.) (물론 피를 빨아먹은 범인은 패륵일 테고...)

이군악; (신무곡... 아니 이곳 음양계를 뒤덮고 있는 이 시체들은 지난 십여년간 패륵에게 피를 빨리고 죽은 희생자들의 것이다.) 둘러보고

이군악; (대체 패륵은 어떤 상태이기에 이토록 많은 사람들에게서 피를 빨아먹어온 것일까?) 생각할 때.

<크크크....> 갑자기 어디에선가 들리는 웃음소리

이군악; (이 웃음소리....) 눈 부릅! 긴장하고

<크크크크 크크크!> 이어지는 웃음소리고

이군악; (웃는 것같기도 하고 우는 것같기도 한 이 웃음소리가 혹시...) 아연 긴장

 

<때때로 저 안에서 기이한 노래 소리가 흘러나오는데 그 노랫소리에 이끌려 들어간 사람은 두 번 다시 밖으로 나오지 못한다고 하네.> 파면살주가 절벽 위에 자신과 함께 서서 절벽 아래를 내려다 보며 한 말을 떠올리는 이군악

 

이군악; (패륵!) 아연긴장

이군악; (저 괴상한 웃음소리는 패륵이 희생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부르는 노래, 사망곡(死亡哭)일 것이다.) 생각할 때

슥! 갑자기 이군악의 다리가 움직인다.

이군악; (헉!) 기겁하며 자기 다리를 보고

이군악; (다... 다리가 제멋대로 움직인다.) (게다가....) 비틀 비틀 앞으로 걸어가며 경악하고

<크크크크!> 이어지는 웃음소리.

이군악; (웃음소리가 들리자 술에 취한 듯 꿈에서 깨어나지 못한 듯 정신이 몽롱해진다.) 비틀 비틀 걸어가며 눈빛이 몽롱해지고

이군악; (정.. 정신을 차려야한다. 패륵의 사망곡에는 인간을 백치로 만드는 마력이 있는 것 같으니....) 이를 악물고 정신을 차리려 하고. 그러다가

<반야대능력(般若大能力)을 연마하면 마음의 힘을 쓸 수 있게 된다.> 혈나한의 말을 떠올리는 이군악.

<반야(般若)는 모든 것을 아는 지혜이니 삿된 것, 거짓 된 것에 미혹(迷惑)하지 않게 해주는 것이다.> 절영도의 동굴 안에서 벽을 등지고 앉아 말하던 혈나한의 모습이 이어지고

이군악; (반... 반야대능력을 떠올려야만 한다.) 정신이 혼미해진 표정으로 중얼 중얼

이군악; (사망곡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이 반야대능력의 힘을 빌어 내 중심(中心)을 지키는 것뿐이다.) 중얼 중얼. 그 사이에도 발은 자석에 이끌리듯, 안개 속으로 걸어가고.

 

#161>

안개가 끝나는 부분. 높은 절벽이 나타난다. 그 절벽 아래에 커다란 동굴이 있는데 동굴 안에서 연기처럼 안개가 꾸역꾸역 흘러나오고 있다.

<크크크!> 어디선가 들리는 웃음소리

안개 속에서 비틀비틀 걸어오는 이군악. 지금은 눈을 감은 채 입으로 무언가 중얼거리고 있다.

<오라! 어서 내게로 오라!> 크크크! 웃음소리에 실린 최면술에 의해 이군악의 두 다리는 비틀 비틀 앞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제 동굴 입구에 가까워지는 이군악. 그러다가

번쩍! 눈을 부릅 뜨는 이군악. 눈에 초점이 생겼고

확 다가오는 동굴. 안개가 뿜어져 나오고

이군악; (위... 위험했다!) 콱! 비틀하며 동굴 옆의 벽을 손으로 짚고

이군악; (하... 하마터면 정신을 차리기 전에 이 동굴 속으로 끌려들어갈 뻔 했다.) 헉헉! 비지땀 흘리며 동굴을 보고

이군악; (사부가 가르쳐준 반야대능력 덕분에 사망곡의 섭혼마력(攝魂魔力)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마의 비지땀을 소매로 닦고. 그 직후

빠각!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이군악의 귀에 들리고

급히 돌아보는 이군악

빠각! 빠각!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리며 안개 속에서 사람 형상이 나타난다. 하나가 아니고 세 개다

쿵! 안개를 뚫고 나타나는 세 명의 인물. 한명은 전형적인 사냥꾼으로 칼을 차고 활을 들고 화살통을 짊어졌다. 다른 한명은 풍만한 몸매의 전형적인 산골 여자. 가무잡잡하지만 제법 미인으로 나물을 캐다 끌려온 듯 머리에는 수건을 둘렀고 양손에 바구니와 호미를 들었다. **사실 이 여자는 벽력당이란 문파의 며느리로 패륵에게 복수를 하러 왔다. 이름은 당가연. 나이는 서른살 전후** 마지막 한명은 젊은 청년인데 전형적인 자객 인상이다. 흑수련의 자객이다.

빠각 빠각! 세 사람이 걸어오면서 그들이 발에 밟힌 뼈 조각들이 부서지는 소리

이군악; (저들은...) 동굴 벽에 기대어 세 사람을 보고

이군악; (신무곡 근처에 있다가 패륵의 사망곡에 제압당한 사람들일 것이다.) 빠각! 빠각! 이군악이 보는 사이에 동굴 입구로 다가오는 세 사람. 모두 눈에 초점이 없다.

이군악; (이자는 사냥꾼일 테고...) 자기 앞을 지나 동굴로 들어가는 사냥꾼을 보고 눈 번뜩

이군악; (이 여자는 근처 산촌(山村)의 촌부(村婦)인데 나물을 캐러 왔다가 끌려왔겠지.) 산골 여자 모습을 한 당가연을 보고. 그러다가

[!] 눈 번뜩이는 이군악

마지막으로 동굴로 들어가는 흑수련의 자객.

그자의 소매에 작게 검은 손이 그려져 있다.

이군악; (저놈은 흑수련의 자객이다.) 눈 번뜩

이군악; (상당한 실력을 지닌 걸 보면 지자급(地字級)이나 현자급(玄字級)....) (모용후의 지시로 나와 파면살주의 뒤를 밟았겠지.) 생각하며 동굴 입구 벽에서 몸을 떼고

이군악; (제압당한 척 저들을 따라 들어가 보자.) 눈을 멍청하게 하고

<패륵! 당신이 얼마나 대단한 인간인지 내 눈으로 직접 봐주겠다.> 세 사람의 뒤를 따라 동굴로 들어가는 이군악.

 

#162>

깊은 동굴. 안개가 강물처럼 흐르고 있고.

그곳을 나란히 걸어 들어가는 네 사람. 사냥꾼이 앞장 서고 당가연이 뒤따르고 그 뒤를 흑수련의 자객과 이군악이 따라간다.

헌데 세 사람의 몸에 성애가 끼어있다.

이군악; (안으로 들어갈수록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주변을 살피며 생각하고

이군악; (바닥에는 얼음까지 얼어있고...) 빠각! 빠각! 발에 밟히는 바닥의 얼음들. 동굴 바닥이 얼음으로 덮여있다.

이군악; (이 동굴에서 사시사철 밖으로 뿜어져 나가고 있는 안개는 기온이 떨어지는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이군악; (무언가 강력한 냉기를 지닌 것이 동굴 안쪽에 있다는 얘기인데...) 생각할 때

<크크크! 오늘은 운이 좋은 날이로군.> 동굴 안에서 들리는 웃음소리

이군악; (패륵!) 흠칫! 긴장하며 앞을 보고

<아무리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라지만 냄새 나는 사내놈들의 피를 빨아먹는 건 고역이었는데 오랜만에 계집이 걸려들었구나.> 쿠오오! 동굴 안쪽의 짙은 안개 속에서 들리는 음산한 웃음소리.

이군악; (조심해야한다. 사망곡의 섭혼마력에 빠지지 않은 걸 들키면 심각해지니...) 눈을 몽롱하게 만들며 앞으로 걸어간다

 

화악! 갑자기 안개가 사라지며 동굴 안쪽의 상황이 드러난다.

동굴 안쪽 막다른 곳은 원형의 지하광장. 지하광장 전체가 얼음으로 덮여있다. 천장에는 고드름들이 몇 미터 길이로 주렁주렁 달려있고 바닥에는 석순처럼 얼음 기둥들이 돋아나 있다. 사방의 벽도 얼음으로 덮여있다.

지하광장의 끝, 고드름으로 덮인 천장 아래쪽에 벽을 등지고 한명의 인물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다. 바로 패륵인데 새하얗고 높이 1미터쯤 되는 바위 위에 앉아있다. 바위의 크기는 직경 2미터쯤이며 모양은 타원형이다. 그 바위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은 패륵. 봉두난발에 수염이 아주 길다. 가슴에는 한 자루의 창이 등쪽에서 가슴 쪽으로 빠져나와 있다. 창은 투창 비슷하게 생겼으며 한자쯤의 날 외에 2미터쯤인 손잡이에는 전체가 옛날 글자들이 빼곡하게 새겨져 있다. 이 창이 흡혈창. 흡혈창에 몸통이 궤뚫린 패륵은 하얀 돌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는데 온몸이 얼음에 덮여있다. 목 윗부분만 얼음 밖으로 나와 있다. 눈을 감고 있고. 다만 그자의 가슴을 관통한 흡혈창은 길어서 양쪽 끝이 얼음 밖으로 삐져나와있다.

이군악; (저자가 바로...!) 눈을 몽롱하게 뜬 채 긴장

<패천오수중 용(龍)인 패륵!> 패륵의 모습 배경으로 이군악의 생각. 쿠오오! 몸에서 칙칙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

이군악; (보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오그라드는 느낌이 든다.) (패륵이 사부에 필적하는 괴물이라는 평판이 과장된 게 아니었다.) 주먹 꾸욱 쥐어지고

이군악; (몸이 머리를 제외하고 전부 얼음에 덮여있는 것을 보면 패륵이 깔고 앉아있는 하얀 돌은 아마도 만년한옥(萬年寒玉)일 테고....) 얼어붙어 있는 패륵의 모습을 보고

<저것이 천마대종사가 남긴 칠대마병중 흡혈창!> 패륵의 가슴을 관통하고 있는 흡혈창의 모습 크로즈 업

이군악; (흡혈창이 가슴으로 뚫고 나온 위치를 보자면 확실히 심장을 관통당했다.)

이군악; (헌데 심장이 궤뚫린 저런 상태로 어떻게 십년 넘는 세월동안 살아올 수 있었단 말인가?) 생각할 때

패륵; [크크크! 이런 이런...] 눈 감은 채로 웃고

[!] 움찔! 하는 이군악

패륵;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구나. 감히 본좌를 어떻게 해볼 생각을 하다니...] 쿠오오! 온몸에서 살기가 폭발적으로 일어나고

이군악; (젠장! 들켰다!) 인상 우그러지고.

이군악; (지금이라도 도망갈까?) 순간적으로 갈등하며 주춤

이군악; (아니다! 기왕 들킨 거 정면 승부를 걸어보자.) (패륵도 온전한 몸 상태가 아니니 승산이 없진 알을 터!) 우둑! 발에 힘을 주며 앞으로 뛰쳐나가려 하고. 헌데 바로 그때

당가연; [패륵!] 돌연 고함을 버럭 지르며 들고 있던 바구니를 번쩍 쳐든다

[!] 돌진하려다가 눈 부릅뜨며 멈추는 이군악.

당가연; [네놈 손에 죽은 벽력당(霹靂堂) 오백 식솔의 복수다!] 화악! 악을 쓰면서 바구니를 확 뿌린다. 당가연이 뿌린 바구니 안에서 나물들과 함께 세 알의 검은 구슬이 패륵에게 날아간다. 그 구슬들을 나물들로 감추고 있었던 것

이군악; (들킨 건 내가 아니었다.) 안도하며 경악. 그러다가

쐐액! 휘익! 패륵을 향해 날아가는 세 알의 검은 구슬 크로즈 업

이군악; (벽력탄(霹靂彈)?) 팟! 기겁하며 뒤로 날아가며 눈 부릅 뜨고.

팟! 동시에 당가연도 뒤로 휙 날아서 피하려 하고. 반면

사냥꾼과 흑수련의 자객은 패륵에게 다가가는 걸음을 멈추지 않는다. 그 직후

쾅! 텅! 당가연이 바구니로 뿌린 구슬들이 패륵의 몸과 패륵이 앉아있는 하얀 돌에 부딪힌다. 그 직후

번쩍! 강렬한 섬광이 일어나고

콰쾅! 폭발에 휩싸이는 패륵 주변의 공간

 

#163>

[!] 절벽 위에서 신무곡을 내려다 보다가 눈 부릅뜨는 파면살주

드드드! 절벽이 지진이 난 듯 진동하고 있다

파면살주; (신무곡 깊은 곳에서 강력한 폭발이 일어났다.) 긴장

파면살주; (패륵이 눈치 채고 이군악과 충돌한 것인가?)

<제발 무리하지는 마라 이군악. 흡혈창은 손에 넣지 않아도 되니...> 걱정하는 파면살주

 

#164>

다시 패륵이 있는 동굴 내부. 드드드! 동굴 입구가 자리한 절벽 전체가 뒤흔들리고

콰드득! 쩌적! 퍼펑! 패륵이 있는 지하광장. 천장을 뒤덮고 있던 고드름들이 마구 부서져 아래로 떨어진다. 벽을 덮고 있던 얼음의 벽도 무너지고. 바닥에서 치솟았던 얼음 기둥들도 박살이 나서 무너진다

[...!] 팔로 얼굴을 가리며 앞쪽을 노려보는 당가연. 지하광장 입구 쪽에 서있다. 드드드! 콰드드! 주변으로 얼음기둥과 고드름들이 마구 무너지고 있다

당가연; (해치운 걸까?) 기대와 흥분에 차서 앞을 보고

당가연; (미리 귀를 막아 놔서 저 마귀의 섭혼술에는 걸리지 않았었는데...) 귀에서 솜을 꺼내며 앞을 보고. 그 사이에도 주변에는 마구 얼음이 떨어지고 있는데

드드드! 이윽고 진동이 갈아앉고

쿵! 드러나는 장면. 지하광장을 뒤덮고 있던 엄청난 양의 얼음들이 무너져 지하광장 바닥에 쌓여있다. 높이가 2-3미터는 되어 패륵이 있던 곳이 보이지 않는다.

무너진 얼음들 사이로 사냥꾼과 흑수련 자객의 시체가 보인다. 벽력탄의 폭발에 휘말려 몸이 터진 모습이고

당가연; (벽력탄 한 알이면 작은 동산 하나쯤은 어렵지 않게 무너트릴 수 있다.)

당가연; (하물며 밀폐된 공간에서 세 알의 벽력탄을 맞았으니 인간인 이상 무사하진 못할 것이다.) 흥분. 확신. 이어

당가연; [호호호! 잘 죽었다 마귀 새끼야!] [우리 벽력당을 피로 씻고도 네놈이 무사할 줄 알았느냐?] 깔깔 웃고. 바로 그때

<그러니까 네년이 화기(火器)의 명가인 벽력당의 생존자라는 얘기로군!> 갑자기 누군가의 말이 들려 눈 부릅뜨며 웃음 멈추는 당가연

<벽력당 당주의 며느리 년이 친정에 가있어서 화를 면했다더니 네년이 바로 그년이겠구나.> 드드드! 말과 함께 수북하게 쌓인 얼음덩어리들이 진동하고

당가연; [살... 살아있었구나.] 공포와 절망의 표정으로 비틀 뒤로 물러서고

<아무렴 나 패륵이 벽력탄 따위에 죽을 것같으냐?> 슈우! 드드드! 얼음들이 허공으로 떠오르며 그 안쪽에서 강렬한 사람의 눈빛이 뿜어져 나온다

당가연; [흐윽!] 겁에 질려 급히 돌아서서 지하광장 밖으로 도망치려 하고. 하지만

<달아나겠다?> 펑! 허공에 떠오르던 얼음들이 폭죽 터지듯 터지며 사방으로 흩어지면서 패륵의 모습이 드러난다. 여전히 만년한옥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으며 목 아랫부분이 얼음에 덮여있다. 대신 전과 달리 눈을 부릅뜨고 있다

<아무리 그래도 그냥 가면 서운하지! 몇년만에 제 발로 찾아온 계집인데...> 화악! 패륵의 몸에서 반투명하며 긴 촉수같은 것이 뻗어나가고

콰득! 지하광장에서 밖으로 달려 나가던 당가연의 몸을 뒤에서 휘감는 촉수같은 반투명한 기운

당가연; [아아아악!] 촉수에 휘감겨 허공으로 휙 잡아채어지며 비명을 지르고

패륵; [나이는 좀 들었지만 제법 쓸만한 계집이로군.] 촉수같은 기운으로 끌어들인 당가연의 몸을 올려다보며 음산하게 웃고

당가연; [놔... 놔라 이 악귀야.] 악을 쓰며 바둥거리지만 허리와 두팔이 촉수에 휘감겨 묶여있는 탓에 그저 다리만 버둥거릴 수 있을 뿐이고

그때마다 출렁이는 젖가슴

패륵; [농익은 몸뚱이도 본좌가 만난 계집들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기가 막히고...] 올려다 보며 웃고

패륵; [본좌가 머리 외에는 몸을 쓸 수 없는 게 유감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먹고 먹었을 텐데...] 히죽 웃는 패륵의 입술 밖으로 날카로운 송곳니가 드러난다. 마치 드라큐라같다

당가연; [죽일 테면 죽여라! 귀신이 되어서라도 기필코 복수를 하고 말겠다.] 몸부림치면서 악을 쓰고

패륵; [죽을 각오가 되어있다니 부담 느끼지 않고 죽여주도록 하마.] 슈우! 촉수에 묶인 당가연의 몸을 자신의 얼굴 쪽으로 끌어들인다.

패륵; [계집의 피는 오랜만에 먹어보는 것이라 회가 동하는구만.] 송곳니를 드러내며 웃고. 당가연의 목이 그런 패륵의 얼굴 쪽으로 끌려가고

당가연; [으으으!] 진저리를 치며 상체를 비틀지만

확 드러나는 당가연의 목

패륵; [그럼 잘 먹어주마!] 입을 딱 벌려서 당가연의 목을 물려하고

당가연; (안돼!) 목이 패륵의 송곳니에 꽂히려 하며 절망과 공포. 헌데 그 직후

멈칫! 하는 패륵의 입

투툭! 바닥의 얼음조각들이 움직이더니

화악! 갑자기 측면에서 거대한 주먹이 치솟는다. 얼음으로 이루어진 주먹인데 주먹 크기가 집채만하고

당가연; [악!] 돌아보며 비명 지를 때

패륵; [배교의 술법?] 꽝! 놀라는 패륵을 측면에서 후려치는 얼음주먹. 당가연은 다치지 않게 패륵의 몸만 때린다.

펑! 움찔하는 패륵의 몸을 때리며 박살이 나서 흩어지는 거대한 주먹, 방어막에 덮인 패륵의 몸은 꿈쩍도 않고 당가연의 몸만 허공으로 좀 튀어오르고.

퍼석! 그래도 충격을 받은 듯 당가연의 몸을 묶고 있던 반투명한 촉수가 흩어지고

당가연; [악!] 몸을 묶고 있던 촉수가 사라지자 허우적대며 추락하고.

퍼엉! 패륵을 때린 거대한 얼음 주먹이 잘게 부서져서 흩어지고. 헌데

슈욱! 흩어지는 얼음 주먹 잔해에 섞여서 몸을 숙이며 패륵의 앞쪽으로 나타나는 이군악

당가연; (저자도 패륵을 노리고 있었구나.) 퍼억! 얼음덩어리들이 쌓인 바닥에 등부터 떨어지며 놀라 이군악을 보고

패륵의 몸을 궤뚫고 있는 흡혈창 크로즈 업

이군악; (성공이다!) 콱! 패륵의 몸을 궤뚫고 있는 흡혈창의 날카로운 창날 바로 아래쪽의 창대를 움켜잡는다.

이군악; (이걸 뽑아내기만 하면 된다.) 흡혈창을 확 뽑으려 하고. 하지만 그 직후

히죽! 웃는 패륵의 입 부분. 이어

빠지지직! 이군악의 손이 움켜쥔 흡혈창으로부터 강력한 벼락이 이군악의 몸으로 흘러들어와 눈 부릅뜨는 이군악.

이군악; [끄아아악!] 오른손으로 흡혈창을 움켜쥔 채 몸이 뻣뻣해지며 비명 지르는 이군악

당가연; [저... 저런....!] 등부터 얼음에 덮인 바닥에 떨어졌다가 일어나면서 그런 이군악을 보며 경악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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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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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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