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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스스! 치치치! 벼락에 덮인 이군악의 몸뚱이. 입과 코, 귀에서는 연기가 치솟고 머리카락도 곤두섰다

패륵; [쥐새끼 한 마리가 더 숨어들어왔었구나.] 웃고. 지지지! 그런 패륵 가슴에 돋아난 흡혈창은 벼락에 휘감겨 있고

패륵; [하지만 주제넘게 흡혈창에 손을 대었으니 혼이 좀 나야겠다.] 지지지! 몸이 벼락에 덮이면서 잔인한 표정으로 웃고.

빠지지직! 다시 감전당하는 이군악.

이군악; [,끄아아아아!] 또 감전당하며 처절한 비명. 몸을 뒤로 젖히면서. 오른손으로는 흡혈창을 움켜쥔 채

당가연; [빨리... 빨리 그 창을 놔요.] 비틀 일어나며 비명. 하지만

패륵; [이놈 보다는 네년 목숨이나 걱정이나 해라.] 당가연을 돌아보며 웃고

패륵; [이놈은 흡혈창에서 손을 떼고 싶어도 떼지 못하는 상태이니...] 지지지! 벼락에 휘감긴 이군악을 보며 웃고

당가연; (그러고 보니...) 깨닫고

지지지! 흡혈창을 쥔 이군악의 손을 벼락이 끈처럼 묶고 있다

당가연; (저 사내의 손이 괴상한 창에 달라붙어있다.) 깨달을 때

패륵; [대뜸 흡혈창을 노린 걸 보면 못난 사제놈들 중 하나가 보낸 앞잡이겠지?] 이군악을 보며 웃고

패륵; [어떤 놈의 사주를 받았는지 모르지만 까분 대가는 네놈이 치러야겠다.] 지지지! 다시 벼락을 일으키려 하고. 바로 그때

똑! 또그르르! 어디선가 목탁 소리가 들리고

[헉!] 눈 부릅 뜨는 패륵

똑! 또그르르! 이어지는 목탁소리

새카맣게 탄 이군악의 입이 다물어진 채 우물거리고 있고. 입으로 목탁 소리를 낸다

패륵; [여... 여래복마탁(如來伏魔鐸)!] [사... 사부가 날 찾아냈단 말인가?] 겁에 질려 부들부들 두리번거리고

당가연; (저 악귀가 겨우 목탁 소리 정도에 저렇게 놀라다니...) 어리둥절할 때

지지지! 이군악의 몸을 휘감은 벼락이 좀 약해지고

흡혈창에 벼락으로 묶여있던 이군악의 손도 풀리고

이군악; (기회!) 팟! 손이 흡혈창에서 떨어지자 뒤로 홱 물러서며 이를 악물고. 순간

펑! 이군악의 어깨에서 가느다란 끈 같은 것이 튀어나와 패륵의 얼굴을 찔러간다. 번뇌인인데 아직 화후가 낮아서 그리 굵지 않다

패륵; [억!] 경악하며 고개를 옆으로 젖히고. 머리가 방어막에 덮이면서. 하지만

쩍! 패륵의 방어막을 그대로 뚫고 들어가 패륵의 얼굴을 스치는 가느다란 띠. 부릅 뜬 눈 옆의 얼굴이 그 가는 띠에 스치며 갈라진다. 피가 확 튀고. 얼굴을 제때 옆으로 기울이지 않았으면 얼굴이 관통당할 뻔한 상황

패륵; [호신강기를 전혀 쓸모없게 만들다니...] [번뇌인이로구나!] 크아! 고함을 지르며 몸에서 밝은 빛을 확 뿜어내고

이군악; [그렇다 인간아!] 꽝! 강력한 장풍을 날려 패륵의 가슴을 때리며 뒤로 홱 물러나고

펑! 이군악이 날린 장풍과 패륵의 몸에서 터져 나온 밝은 빛이 충돌하고

투쾅! 엄청난 충격파가 일어나 주변의 얼음들이 사방으로 확 터져나가고

당가연; [악!] 그 충격파에 휩쓸려 허우적대며 뒤로 날아가고. 그 옆에서 이군악은 패륵을 보는 자세로 날아간다.

이군악; [피합시다!] 팟! 당가연 앞쪽에 내려서고. 당가연도 비틀거리며 내려서고 있고

이군악; [우리 힘으로 어쩔 수 있는 인간이 아니니...] 팽! 다시 뒤로 휙 뛰어올라 입구쪽으로 날아가면서 당가연에게 외치면서

당가연; [흐윽!] 팟! 급히 몸을 날려 역시 입구쪽으로 날아가는데

패륵; [달아나겠다!] 이를 악무는 패륵

패륵; [꿈 깨라 버러지들아!] 펑! 쩡! 그자의 몸에서 여러 개의 촉수가 돋아나 미사일처럼 입구쪽으로 날아간다. 목 아랫 부분은 움직일 수 없다는 점 주의

이군악; (위험하다!) 쐐액! 돌아보며 사력을 다해 입구로 날아가고. 그 뒤에서 당가연도 허둥대며 달려오는데. 당가연의 뒤쪽에서 여러 가닥이 반투명한 촉수가 날아오고 있다

콰득! 촉수 중의 하나가 당가연을 휘감고

[아아악!] 다시 촉수에 허리가 휘감기며 비명을 지르고

화악! 쩍! 이군악의 몸으로도 촉수들이 휘감아오지만

이군악; [큭!] 콰당탕! 몸을 앞으로 굴려서 피하고. 촉수들은 간발의 차이로 이군악의 몸 주위로 스치고 지나가며 빈 허공을 휘감는다.

팟! 몸을 굴려 일어나는 이군악.

쪽! 화악! 헛손질했던 촉수들이 다시 내려꽂히며 이군악을 휘감지만

투학! 몸을 웅쿠린 자세로 엄청난 속도를 내서 바닥에 붙다 시피 동굴 밖을 향해 날아가고

콰쾅! 콰득! 바닥을 박살내고 휘감는 촉수들

 

#165>

동굴을 밖에서 본 모습. 여전히 짙은 안개가 꾸역 꾸역 흘러나오고 있는데

펑! 안개를 뚫고 몸을 숙인 자세로 미사일처럼 날아 나오는 이군악. 겁에 질린 모습

휘익! 수십미터 밖에 내려서며 동굴을 돌아보는 이군악

화악! 쩍! 동굴에서 빠져나와 문어발처럼 허공을 헛되이 휘감는 반투명한 촉수들

이군악; (위... 위기일발이었다.) 식은땀. 비틀

이군악; (입 속으로 혀를 굴려서 사부님의 여래복마탁을 흉내 내지 않았다면 반격의 기회 자체가 없었을 것이다.) 소매로 이마의 땀을 닦고

이군악; (제 아무리 패륵이라 해도 사부님은 무서워할 것이라는 예상이 들어맞기도 했고...) 식은땀을 닦으며 안도하고

이군악; (하여간 말도 안되는 괴물이었다.) 겁에 질려 동굴 입구를 보고

이군악; (흡혈창에 심장이 관통당한 상태로 십년 넘게 살아있는 것도 믿어지지 않지만 그런 몸으로 나를 어린애 다루듯 하기까지 했다.) 뒷걸음질

이군악; (다른 네 짐승이 패륵을 사부 못지않게 두려워한 이유가 있었다.)

이군악; (유감스럽지만 지금의 내 실력으로는 패륵의 몸에서 흡혈창을 회수하지 못한다.)

이군악; (파면살주가 교연을 보호해준다고 장담했으니 흡혈창을 손에 넣는 건 포기하자.) 돌아서고. 바로 그때

<살... 살려주세요 공자님!> 당가연의 비명이 들려서 눈 부릅뜨는 이군악

이군악; (그 여자다.) 자신과 함께 지하광장을 빠져나오다가 촉수에 휘감기던 당가연을 떠올리며 고개 홱 돌려 동굴 입구를 돌아보고

<제발... 제발 살려주세요! 공자님이 돌아오지 않으시면 저는 가랑이가 찢어져 죽게 될 거예요.> 이어지는 비명 소리

이군악; (이건 좀 이상한데...) 갸웃

 

<죽일 테면 죽여라! 귀신이 되어서라도 기필코 복수를 하고 말겠다.> 반투명한 촉수에 묶인 채 몸부림치며 악을 쓰던 당가연의 모습이 떠오르는 이군악

 

이군악; (그렇게 당차고 악에 바쳤던 여자가 살려달라고 애원한다?) 피식 웃고 + [이것 보셔! 패륵선생!]

이군악; [그딴 허튼 수작에 내가 속아 넘어갈 것같아?] 동굴 입구를 보며 코웃음치고

<허... 허튼 수작이 아니에요. 이자는 정말 저를 찢어 죽이려고 해요. 제발 살려주세요 공자님.> 이어지는 음성

이군악; [패륵! 당신이 그 여자에게 섭혼술을 써서 조종하고 있다는 거 다 알아.] [게다가 그 여자하고 난 아무런 관계도 없어.]

이군악; [그러니까 찢어 죽이든 때려죽이든 꼴리는 대로 하셔.] 코웃음 치며 다시 돌아서는데

<거래를 하자!> 다급한 음성이 들리고

이군악; (패륵의 음성이다.) + [거래?] 돌아서며

이군악; [당신하고 나 사이에 할 수 있는 거래가 뭐 있다고 붙잡는 거야?]

<나를 좀 도와다오. 그럼 서운하지 않게 보답을 하마.>

이군악; [서운하지 않은 보답이 구체적으로 뭔데?]

<천마대종사가 남긴 칠대마병 중 두 가지를 주겠다.>

이군악; (고금제일마가 남긴 칠대마병중 두 가지를 주겠다?) 놀라지만 + [그거 참 귀가 솔깃해지는 제안이로군.]

이군악; [그 중 한 가지가 당신 몸에 박혀있는 흡혈창인 건 알겠는데 다른 한 가지는 뭘까나?] 흥미진진한 표정

<다른 네 짐승들의 끄나풀이라면 우리들이 천마대종사의 무덤 천마총(天魔冢)을 발굴했었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이어지는 음성

<우린 그때 칠대마병을 하나씩 나눠가졌고... 본좌가 차지한 건 칠대마병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힘을 지닌 것이었다.>

이군악; [그걸 흡혈창과 함께 내게 주겠다?] 침 꿀꺽 재촉

<그렇다. 본좌가 천마총에서 본좌 몫으로 챙겼던 뇌신건(雷神鍵)을 줄 테니 본좌를 좀 도와다오.>

이군악; [뇌신의 열쇠(鍵)?]

이군악; [다섯 짐승들 중 으뜸인 당신이 다른 물건들은 거들떠보지 않고 차지한 걸 보면 뇌신건이란 게 대단한 힘을 지녔겠군.]

<물론이다. 뇌신건을 쓰면 하늘과 땅 사이에서 가장 강력한 힘인 벼락을 마음대로 끌어다 쓸 수 있다.> 동굴을 배경으로 이어지는 패륵의 음성

<그래서 뇌신의 열쇠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이 뇌신건으로 끌어내린 벼락에 맞으면 금강불괴라 해도 한줌의 재가 되어 버린다.> 위 장면의 연속

이군악; (아까 나를 감전시켰던 무공도 뇌신건과 관련이 있겠군.) 자신이 흡혈찬을 쥔 채 감전 당하던 장면 떠올리는 이군악

<흡혈창과 뇌신건만 있으면 넌 이 세상의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니 어서 본좌의 제안을 받아들여라.>

이군악; [확실히 거절하기 아까운 제안인데...] 고민하는 척

<그렇지? 이건 절대 네게 손해가 되는 거래가 아니다.>

이군악; [하지만 보물을 얻었어도 죽어버리면 말짱 꽝이잖아.] 히죽 웃고

<!> 동굴 속에서 움찔 하는 기색

이군악; [뭘 원하는지는 모르지만 당신의 필요가 채워진 후 날 죽여 버리면 흡혈창과 뇌신건을 줄 필요도 없지 않겠어?]

<본좌를 못 믿겠다는 거냐?>

이군악; [당신을 못 믿는다는 것보다는 조심하는 거야. 내 목숨은 소중하니까.] 능글

<오냐! 본좌의 명예를 걸고 널 죽이지 않겠다고 맹세하마!> 동굴 안쪽에서 이를 바득 가는 소리가 들리고

이군악; [말로 하는 맹세를 어떻게 믿어?] 코웃음

<나는 패륵이다!> 즉시 이어지는 말

<내가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으며 한번 입 밖에 낸 말은 반드시 지킨다는 건 네놈도 다른 짐승들에게 들어서 알고 있을 것이다.>

이군악; (사부님도 패륵이 잔인하고 포악하지만 절대 빈말은 하지 않는 성격이라고 하시긴 했지.) 끄덕이고

<한발 더 양보해서 네놈뿐 아니라 네놈이 지명하는 인간은 절대 죽이지 않겠다고 약속한다!>

이군악; (저 마귀가 다급해졌군.) + [죽이지 않을 뿐 아니라 해꼬지도 하지 않겠다고 맹세하면 생각해보지.]

<오냐! 네가 원하는 요구 조건은 전부 들어주겠다.>

<그러니 어서 들어와 본좌와 거래를 하자.>

이군악; (이 정도로 확실하게 다짐을 받아뒀으면 됐겠지.) + [좋아. 당신의 명예와 긍지를 믿어보도록 하지.] 다시 동굴로 들어가고

<잘 생각했다. 이 거래를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흐흐흐! 동굴 안에서 들리는 섬뚝한 웃음소리

이군악; (어째 죽을 장소를 내 발로 찾아들어가는 기분이 드는군.) 침 꼴깍 긴장

<새는 모이 때문에 죽고 인간은 재물 때문에 죽는다는 옛말이 틀리길 바랄 뿐이다.> 동굴로 사라지는 이군악의 모습 배경으로 이군악의 생각

 

#166>

다시 지하광장

입구에서 고개만 삐쭉 내밀어서 안쪽을 살피는 이군악

<사내놈이 의심은...> 누군가의 음성이 들리고

패륵; [나 패륵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한번 한 말은 번복하지 않는다.] 원래 자리에서 원래 모습으로 앉아 말하고. 주변으로 얼음 파편들이 둥근 새집처럼 쌓여있다. 그리고 당가연은 반투명한 촉수에 양쪽 발목이 묶인 채 허공에 거꾸로 떠있다. 얼굴이 이군악을 향하는 방향. 치마가 걷혀져 목까지 가려져 있다. 빤스만 걸친 당가연의 아랫도리가 그대로 드러나 보인다. 발에는 버선과 가죽 신을 신었고. 눈을 감은 채 기절한 모습

당가연의 야한 모습

패륵; [네놈의 털 끝 하나 건드리지 않을 테니 가까이 와라.]

이군악; [그럼 사형의 인격을 믿고 들어가겠습니다.] 헤헤! 간살스럽게 웃으며 지하광장으로 들어가고

패륵; [사형?] 눈 부릅

이군악; [아직도 눈치 못 채셨습니까?] [소제는 사부가 사형들을 처리하기 위해 기른 여섯 번째 제자입니다.] 눈치 보며

패륵; [흐흐흐... 이런 이런...] 기가 막힌 표정을 짓고

패륵; [네놈이 여래복마탁 흉내를 냈을 때 감을 잡았어야했거늘...] [사부가 기른 놈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그 상황에서 여래복마탁과 같은 소리를 낼 수 있었겠나 말이다.]

이군악; [그렇다고 오해는 마십쇼.] 포권하며 굽신굽신

이군악; [소제도 사형들처럼 사부의 강요와 억압을 견디다 못해서 세상으로 도망쳐 나왔으니까요.] 헤헤헤 웃으며 눈치 보고

패륵; [네놈이 땡초사부의 제자라니 굴욕감은 좀 덜해지는군.]

패륵; [하긴 사부가 기른 괴물이 아니면 어떤 놈이 나 패륵을 엿 먹일 수 있었겠는가?]

이군악; [이번에 소제가 사형을 찾아온 건 흡혈창 때문이지 결코 사형을 해꼬지 할 생각은 없었으니 오해는 하지 말아주십쇼.] 굽신 굽신

패륵; [네놈으로 하여금 흡혈창을 가져오라고 강요한 건 어떤 년놈이냐?] 살벌한 표정으로 웃고

이군악; [복잡한 사정이 있는데...] 눈치 보며 식은땀

이군악; [침사형의 졸개와 좀 안 좋게 엮여서 흡혈창을 가져가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지요.] 눈치 보며

패륵; [침독... 침독...] [역시 그 독사새끼의 수작이었군.] 이를 부득 갈고

이군악; [사실 저는 아직 침사형을 본 적이 없습니다.] [당령사저는 몇 번 만났지만...] 눈치 보면서

패륵; [그럴 줄 알았다.] 끄덕

패륵; [당령을 만났으니 아직 살아있지 다른 세 놈을 만났으면 넌 이미 저 세상에서 염라대왕과 노닥거리고 있었을 것이다.]

이군악; [당사저와 달리 다른 사형들은 심성이 흉악한 모양이군요.] 침 꼴깍

패륵; [흉악할 뿐만 아니라 질투심도 많은 놈들이다.] 이를 부득 갈고

패륵; [그것들이 널 봤으면 아마 무슨 수를 써서라도 죽이려 들었을 것이다.] [제 놈들보다 뛰어난 자질을 지닌 건 사부와 나 패륵만으로도 지나치다고 생각하고 있을 테니...]

이군악; (역시 다른 짐승들이 패륵을 협공한 것은 패륵의 자질을 질투해서였구나.)

패륵; [그건 그렇고... 네놈 이름은 뭐냐?]

이군악; [소제의 이름은 이군악이라고 합니다.] 간살스럽게 웃으며 굽신

패륵; [이군악이라...] 표정이 야릇해지고

이군악; [소제의 이름을 전에 들어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눈 번뜩

패륵; [그런 것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애매한 표정으로 웃고

이군악; (저 인간, 나에 대해 뭔가 알고 있다.) 눈 번뜩

패륵; [수인사는 되었고.... 이제 본격적인 거래에 들어가자.]

이군악; (말을 돌리는군.) + [칠대마병중 두 가지를 내놓으시는 대가로 소제가 무얼 해드리면 되겠습니까?]

패륵; [간단하다.]

패륵; [내 심장에 박힌 흡혈창을 뽑아주면 된다.] 흡혈창을 보며

이군악; (그건 원래 내 목적이었는데...) + [사형이 직접 흡혈창을 뽑지 못하는 사정이 있는 모양이로군요.]

패륵; [흡혈창은 정말 지독한 물건이다. 흡혈창에 의해 작은 상처만 생겨도 온몸의 피를 마른 솜이 물 빨아들이듯 흡수한다.]

패륵; [헌데 작은 상처가 아니고 피가 들고 나는 심장을 관통 당했으니 그 후유증이 어떻겠느냐?] 이를 부득 갈고

이군악; [보.. 보통 사람 같았으면 관통 당하자마자 피가 몽땅 빨려 죽었겠습니다.] 침 꼴깍 삼키고

패륵; [다행히 난 보통의 인간이 아니었다.] 흐흐흐! 웃고. 잘난 척

이군악; (이런 상황에서도 잘난 척은...) 눈 흘기고

패륵; [나는 두 가지 방법을 써서 지금까지 연명해왔다.] [첫째, 무엇이든 얼려버리는 만년한옥의 냉기(冷氣)를 이용해서 목 아래 부부의 몸뚱이를 꽁꽁 얼려버렸다.]

이군악; [몸을 얼려서 피가 흡혈창에 흡수되는 걸 저지했군요.] 깨닫고

패륵; [오래전에 이 근처를 지나던 난 신무곡이 사시사철 안개에 덮여있는 원인에 흥미가 생겼었다.]

패륵; [그래서 조사해본 결과 이 동굴 속에 땅 속의 냉기가 응결되어 형성된 만년한옥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패륵; [그때는 그냥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만년한옥을 찾아냈던 것인데 그 호기심이 내 목숨을 연명하게 해준 것이다.]

이군악; [그야말로 천우신조로군요.] + (세상을 위해선 재앙이지만...)

패륵; [만년한옥의 덕을 보긴 했지만 흡혈창에 대항하는 완전한 해결방법은 못되었다.] 고개를 조금 젓고

이군악; [몸을 얼렸어도 피가 조금씩이지만 흡혈창에 흡수되고 있겠습니다.] 깨닫고

패륵; [그렇다.] [꽁꽁 언 얼음의 습기도 자연스럽게 증발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끄덕이고

패륵; [게다가 나는 머리 부분은 얼지 않은 상태라 피의 소모도 적지 않고 영양분도 섭취를 해야만 했다.]

패륵;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두 번째 수단을 써서 목숨을 부지해온 것이다.]

이군악; (십여년의 세월동안 수백명의 피를 빨아먹고 죽인 걸 잘도 합리화하는군.) 샐쭉거리고

패륵; [내게 지난 십년은 말 그대로 지옥같은 세월이었다.]

패륵; [하지만 그 십년의 세월동안 절치부심한 덕분에 나는 흡혈창에 관통당한 심장을 복구할 수 있었다.] 음산하게 웃고

이군악; [심... 심장을 복구하셨단 말씀이십니까?] 경악과 불신

패륵; [정확히 말하자면 심장의 기능 상당 부분을 다른 장기로 이관한 것이다.] [심장의 남아있는 부분과 각 장기의 혈관을 직접 연결시킨 덕분에 가능한 일이지.] 흥분

이군악; (자기 몸의 구조까지 바꾸고... 정말 말도 안되는 괴물이로구나.) + [사형이 대단한 분이라는 말은 들었지만 소제, 진심으로 감탄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포권하며 굽신

패륵; [심장이 궤뚫리고도 십년 넘게 살아있었던 인간은 나 이전에는 없긴 했지.] 흐흐흐! 기분이 좋아서 웃고

이군악; (잘났다 인간아!) + [헌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접 흡혈창을 뽑아내지 못하시는 데는 사정이 있겠습니다.] 눈치 보며 묻고

패륵; [침독이 놈이 던진 흡혈창은 운 나쁘게도 내 심장의 가장 중요한 혈관들을 뚫고 지나갔다.] 이를 부득 갈고

패륵; [만일 무리하게 흡혈창을 뽑아내다가는 겨우 봉합해놓은 그 혈관들이 다시 터져서 손을 쓸 수 없게 된다.]

패륵; [그같은 상황을 모면할 유일한 방법이 누군가 나 대신 흡혈창을 뽑아주는 것이다.]

패륵; [흡혈창이 뽑히는 사이에 나는 끊어졌던 혈관들을 다시 연결시키는데 온전히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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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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