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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5>

실내의 풍경 한 컷. 시간이 지났음 암시.

나란히 앞뒤로 앉아 각기 운기조식중인 혈모와 청풍. 혈모도 제 정신이 돌아와 혼자 운기조식하고 있다. 청풍은 힘이 들었는 듯 땀을 뻘뻘 흘리고 있고

청풍; [후우!] 길게 한 숨을 내쉬고

천천히 눈을 뜨는 청풍.

그러다가 흠칫 청풍. 슥! 그의 앞에 내밀어지는 손수건

귀모모; [수고했다!] 올려다보는 청풍에게 손수건을 내밀고 있고

청풍; [고맙소.] 수건을 받고

청풍; (혹시 이 여자 나와 혈모가 부끄러운 짓을 하는 걸 본 게 아닐까?) 불안한 표정으로 땀을 닦고

귀모모; [노신은 귀모모(鬼母母)라 한다.] [혈모님을 기른 유모이며 혈마전의 총관이기도 하다.]

청풍; (이 여자가 사실상 혈마전의 제일고수였겠구나.) + [혈모께서는 어쩌다 저리 되셨습니까?] 운기조식 중인 혈모를 보고

귀모모; [너무도 비참한 일이지.] [마교의 가장 존귀한 분께서 십년 넘는 세월을 광녀로 보내셨으니...!] 청풍과 함께 운기조식중인 혈모를 보며 탄식

청풍; [지마태상이 무슨 짓을 한 겁니까?] 일어나며 묻고. 흠칫 귀모모

귀모모; [어떻게 지마태상 짓인 줄 아느냐?]

청풍; [얘기를 다 하자면 복잡하고...]

청풍; [다만 지마태상이 혈모님을 제거하기 위해 비겁한 수단을 동원한 건 알고 있습니다.]

귀모모; [넌...볼수록 이상한 아이로구나!] 눈이 빛나고

청풍; [마교와 친구라고 할 수는 없지만 간단치 않은 인연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쓴웃음

귀모모; [그 일이 벌어진 것은 십일 년 전이다.] 침통

 

<혈모님은 본교의 무고 깊은 곳에서 한 권의 비급을 발견하셨는데 놀랍게도 천마조사께서 제자들에게도 전하지 않은 삼대절기 중 천마혼원강기(天魔混元罡氣)의 비급이었다.> 책과 죽간이 가득한 곳에서 비급 한 권을 발견하고 좋아하는 혈모. 당시의 나이는 20대 중반 정도

<뛸 듯이 기뻐한 혈모님께서는 즉시 천마혼원강기의 수련에 들어가셨다.> 밀실에서 돌로 만든 좌대에 앉아서 비급을 읽는 혈모

 

청풍; [그 비급이란 게 지마태상이 준비해놓은 가짜였겠군요!]

귀모모; [완전히 가짜는 아니었다.] 고개 조금 젓고

귀모모; [지마태상은 후반부가 훼손된 천마혼원경(天魔混元經)을 발견했던 것이다.]

귀모모; [하지만 후반부가 없어진 천마혼원경은 하등의 쓸모가 없었다.] [상승의 무공일수록 작은 오류가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가 있기 때문이지.]

청풍; [지마태상은 쓸모없는 그 비급으로 제일태상을 해칠 음모를 꾸민 거로군요!] 고개 끄덕 청풍

귀모모; [조금만 냉정했어도 비급 후반부가 엉터리라는 걸 알 수가 있었을 텐데...!] 고개 설래

귀모모; [결국 혈모님은 천마혼원강기를 익히다가 주화입마에 빠지셨다.]

귀모모; [목숨을 잃지는 않았지만 여길 다치셔서 광기에 빠지셨지!] 손가락으로 머리를 가리키고

귀모모; [평소의 혈모님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짓을 저지르셨고...] 벌거벗은 몸으로 사람들을 때려죽이며 포효하는 혈모의 모습 떠올리고, 근처에는 벌거벗은 채 죽은 사내들의 시체도 몇 있고

귀모모; [다행히 첫 발작 직후 잠깐 제 정신이 돌아오셨다.] [그때 스스로를 대라철삭으로 묶어버리셨던 것이다.] 눈물 닦고

귀모모; [이런, 내 얘기만 하다가 이름도 못 물어봤구나. 혈모님을 구해준 대 은인인데...!] 청풍을 보며 웃고

청풍; [이청풍이라고 합니다.] 포권하고

청풍; [아시겠지만 전 혈마태상님께 큰 죄를...!] 말하다가 눈 부릅. 그의 가슴에 붙어있는 귀모모의 손바닥

귀모모; [용서해라!] 이를 악물고

번쩍! 귀모모의 손바닥과 청풍의 가슴 사이에서 빛이 폭발

펑! 대포에 맞은 듯 뒤로 붕 날아가는 청풍. 손바닥으로 장풍을 쏟아낸 자세의 귀모모 뒷모습.

콰앙! 등이 석벽에 부딛혀 석벽을 방사상으로 박살내는 청풍의 몸

청풍; [당...당신이...!] 벽에 붙은 채 피를 울컥 토하고

쿠웅! 다음 순간 앞으로 고꾸라지며 정신을 잃는다

귀모모; [비난이든 저주든 해라. 노신은 이럴 수밖에 없었다.] 이를 악물고

귀모모; [어떤 일이 있어도 혈모님의 신성(神聖)은 지켜져야 하기 때문이다!] 청풍에게 다가가고

기절한 청풍을 일으켜 옆구리에 끼는 귀모모

귀모모; [나란 년도 지옥행은 틀림없구나!] [은혜를 원수로 갚았으니...!] 울고 웃으며 입구로 가고

 

#286>

<-지마전> 새벽 무렵. 아직 어두운 하늘 배경으로 웅장한 건물들이 늘어서 있고.

그 중 한 채의 건물. 높은 담장으로 에워싸였고 담장 밖에는 무사들이 순찰을 돈다. 지마태상의 거처다.

 

[이청풍?] 무릎 꿇고 있는 위진천을 배경으로 누군가 되묻고. 이곳 넓은 거실

지마태상; [진무륜의 마지막 제자인 그 놈이 본교에 잠입했단 말이지?] 뒷짐을 짚고 서서 창 밖을 보는 노인. 지마태상. 물론 진짜 지마태상이 아니고 그의 얼굴 가죽을 뒤집어쓴 극품당주 용무극이다. 지마태상(용무극)으로 표기.

위진천; [그... 그놈이 결정적인 순간에 방해하는 바람에...!] + (조부님의 질책이 두려워 찾아뵙는 게 늦었다.) 지마태상(용무극) 뒤에 무릎 꿇고 식은땀 흘리며 보고하고.

지마태상(용무극); [쯧쯧! 만검총의 인간들이 끝내 문제로군!]

위진천; [면목 없습니다 조부님.] + (다행히 보고가 늦은 걸 탓하진 않으시는 것 같다.) 안도하고

위진천; [소손이 제 역할만 했어도 이런 일이 벌어지지는 않았을 터인데...!] 눈치 보고

지마태상(용무극); [지나간 일 탓해서 뭣하겠느냐?] [그보다는 앞으로가 더 문제다!] 돌아서고

위진천; [앞으로라면...] 눈치 살피고

지마태상(용무극); [네가 찾아오기 직전에 귀모모가 죽지 않았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위진천; [그... 그럴 수가!] [그 계집도 독성부의 오대극독에 중독되었었는데...!] 사색이 되고

지마태상(용무극); [전후 사정이야 알 수 없다만 귀모모는 확실히 살아있다.] 의자로 가고

지마태상(용무극); [혈마태상뿐 아니라 귀모모까지 살아났다면 상황이 심각하다!] 의자에 앉고

지마태상(용무극); [즉, 네가 전 마교의 공적이 된다는 의미지!] 의미심장한 표정

위진천; [살...살려주십시오 조부님!] 납작 엎드리고

위진천; [혈마전이 들고 일어난다면 절 살려주실 분은 조부님뿐입니다!] 애원

지마태상(용무극); [걱정마라. 아무렴 노부의 유일한 핏줄인 너를 위험에 빠트리겠느냐?] 야릇한 표정으로 말하고

위진천; [감...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마를 바닥에 대고

지마태상(용무극); [일단 총단을 빠져나가 비밀 거점에 은신하고 있어라. 그 후 어찌할 지는 다시 연락하마!]

위진천; [분...분부대로 따르겠습니다!] 포권하고. 이어

휘익! 열려있는 창문을 통해 날아나가는 위진천

지마태상(용무극); [쯧쯧! 제대로 하는 일이 하나도 없는 놈이로군!] 혀 차며 고개 젓고.

 

#287>

여전히 밤. 마교 총단이 멀리 보이는 황폐한 계곡. 여기 저기 구덩이가 파여있고 그 구덩이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

연기를 뚫고 나타나는 귀모모. 귀모모의 한쪽 팔에는 기절한 청풍이 축 늘어진 채 끼어 있고

구덩이 사이를 지나는 귀모모.

가장 큰 구덩이 앞에 서는 귀모모. 직경이 수십미터인 구덩이인데 깊이가 너무 깊어 바닥이 보이질 않고. 그 구덩이 옆에 서있는 비석 <棄屍坑>이란 글이 적혀 있다.

귀모모; [기시갱(棄屍坑)...] 비석을 보고

귀모모; [대죄를 범해 처형당한 교도들의 시신을 버리는 곳...!]

귀모모; [널 이곳에 던져버릴 수밖에 없다. 네가 혈모님과 접촉했던 증거는 일체 남길 수 없으니...!] 청풍을 쳐들고

휘익! 그대로 청풍을 기시갱 아래로 던져버리는 귀모모.

연기 속으로 사라지는 청풍

귀모모; [이청풍, 널 절대 잊지는 않으마!] 눈물 흘리며 돌아서고

귀모모; [염라대왕 앞에 갔을 때 네게 지은 죄를 고해야하니...] 돌아서는 귀모모. 연기 속으로 사라지고

 

#288>

기시갱 아랫 쪽. 항아리 같은 형태. 직경 수십 미터의 바닥에는 걸죽한 액체가 고여 있어서 마치 연못 같고. 그 연못가에는 수많은 해골들이 쌓여있다. 시체들이 썩어 생긴 물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고.

쐐액! 무언가 위쪽에서 떨어진다. 연기를 뚫고 떨어지는 물체는 바로 기절한 청풍

풍덩! 자유 낙하한 청풍의 몸이 물 속에 떨어지고

가라앉는 파문.

그러던 어느 순간

[푸우!] 거친 숨을 토해내며 물에서 치솟는 청풍의 얼굴.

[헉! 헉!] 힘겹게 물 밖으로 기어 나오는 청풍

물 밖으로 나와서 해골들 사이에 쓰러지는 청풍

헐떡이며 몸을 뒤집어 눕는 청풍

힘겹게 고개 들어 자기 가슴을 보고 찢긴 옷 사이로 시커먼 손자욱이 나있다.

청풍; [대...대단한 장력! 하마터면 현철마벽이 완전히 무너질 뻔했다!] 들었던 고개를 다시 젖히며 헐떡

청풍; [후훗! 철마님께 또 한 번 신세를 진 셈인가?] 철마를 떠올리고

청풍; [야박한 게 세상인심이라더니... 주인을 구해줬는데도 고마워하기는커녕 때려죽이려 드는구나!]

청풍; [그나저나 지독한 곳에 던져졌는데...!] 힘겹게 상체를 들어 주위를 살핀다.

시체들이 쌓여있는 연못 주변의 끔찍한 모습

청풍; [지옥이 따로 없군!] 진저리. 그때

[으으으!] 어디선가 들리는 신음소리

청풍; (이런 곳에 사람이...!) 놀라며 고개 돌리고

후미진 곳에 자리한 동굴의 입구

청풍; (저곳이다!) 비틀거리며 일어나고

동굴 입구로 가는 청풍

[으으으!] 안에서 들리는 신음소리

청풍; [안에 계신 분 누구십니까?] 동굴 안에 대고 묻고

[!] 동굴 안에서 놀라는 기척

청풍; [실례가 안된다면 들어가겠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려 하고

[으으으! 설마... 설마 네가 찾아온 것이냐 청풍아?] 안에서 들리는 음성

청풍; (이 목소리는...!) 눈 부릅 충격 받고

청풍; (틀림없다! 그 분이다!) 비틀거리며 동굴 안으로 들어가고

 

#289>

[!] 동굴 안으로 들어서다 충격 받고 굳어지는 청풍

그리 깊지 않은 동굴. 그 끝. 팔 다리가 다 썩어버린 처참한 모습이 노인이 동굴 벽에 기대 앉아있다. 바로 살인객주

살인객주; [청... 청풍아!] [허허허! 정말 너로구나!]

살인객주; [죽기 전에 널 볼 수 있게 되다니... 허허! 천지신명도 아주 무심하진 않으시구나!]

청풍; [할...할아버지!] 더듬

청풍; [할아버지!] 다음순간 와락 달려들어 살인객주의 처참한 몸을 끌어안고

청풍; [이...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 살인객주의 몸을 끌어안고 울부짖고

살인객주; [진...진정해라 청풍아!] [숨이 끊기기 전에 네게 해줄 이야기가 너무 많다!]

청풍; [누가 할아버지에게 이런 짓을 한 것입니까?] 물러나 앉으며 울고. 이를 갈면서

살인객주; [만경각에 들렸다면 전후 사정은 알고 있을 게다.]

청풍; [사자를 만나 뵙고 할아버지께서 남기신 부모님의 유물도 전해 받았습니다!] 팔뚝 소매로 눈물 닦고

살인객주; [허허! 그 아이가 역할을 다 해줬구나!]

청풍; [예...] 무릎 꿇은 채 울고

살인객주; [할애비는... 나한원을 멸망시킨 원수를 추격하여 마교 총단에까지 이르렀다!]

청풍; [저희 집안의 원수가 마교의 어떤 자였군요.] 용무극을 떠올리고

살인객주; [그렇다. 문제는 그 원수가 할애비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능력을 지녔다는 점이었다.]

살인객주; [할애비가 알고 있는 본래의 그자였다면 암살할 수 있는 가능성이 7할 이상이었는데...]

살인객주; [그자는 가공할 무공을 두 가지나 더 숨기고 있었다.]

살인객주; [결국... 할애비의 마지막 암살은 실패했다.] [그자는... 패한 내 팔 다리를 뭉개뜨리고 이곳에 던져버렸는데... 허허허! 그게 그자의 유일한 실수였어!]

살인객주; [우리 살인상단의 생존능력을 너무 얕본 것이지!]

살인객주; [할애비는 이런 몰골로 일 년 가까이 버텼다. 그리고... 마침내 널 보고 죽게 되었구나!]

청풍; [그...그 원수는 혹시...!]

살인객주; [용무극!] [극품당의 전대 당주 용무극이다!] 끄덕

청풍; (역시...) 충격 받는 청풍.

살인객주; [용무극이... 마교를 도발하여 신장궁과 나한원을 공격하게 했던 것이다.] 강렬한 표정

 

#290>

<-지마전> 밤이 더 깊어졌다. 이제 거의 모든 건물에 불이 껴져 있고

불이 켜져 있는 웅장한 건물. 지마태상의 거처다.

 

<귀모모가 기시갱으로 갔다가 돌아온 게 확인되었습니다.> 누군가가 전음으로 보고하고. 의자에 앉아서 보고를 받는 지마태상(용무극), 보고하는 건 고루시마로 위장한 귀수신의지만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지마태상(욤무극); [기시갱이라...] 중얼

<혈마전을 빠져나갈 때 귀모모는 생사가 불명인 이청풍을 안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돌아올 때는 빈손이었습니다.> 이어지는 목소리

지마태상(용무극); [귀모모가 골치 덩어리를 해결해줬군.] + [!] 대답하다가 무언가에 놀라 눈 부릅뜨는 지마태상(용무극)

<...!> 목소리도 놀라는 기척

저벅! 저벅! 어디선가 들려오는 발자국 소리

지마태상(용무극); (발자국 소리에 가공할 살기가 서려있다!) 의자 손잡이 움켜쥐며 아연긴장

지마태상(용무극); (대체 누가 이 정도의 위압감을 발휘하는 것인가?) 얼굴 굳어지는데

<당, 당주님! 지시를...> 긴장한 목소리가 들리고

지마태상(용무극);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야한다. 독종독인을 준비시켜라.> 문쪽을 보며 전음을 보내고

<존... 존명!> 목소리가 대답할 때

펑! 문이 박살나고. 이어

저벅! 누군가 방으로 성큼 들어선다. 뒷모습. 그걸 보는 지마태상(용무극)의 앞 모습.

지마태상; [이런...] 눈 치뜨며 놀라고

지마태상(용무극); [거령탑마! 자네에게 지마전에 난입할 용기가 있을 줄은 몰랐군!] 쿵! 들어서는 인물 정면 모습. 바로 거령탑마다

거령탑마; [지마전이 무슨 염라전이라도 된다는 것인가?] 멈춰서고

거령탑마; [본좌가 오지 못할 이유는 무언가?] 아주 강렬한 눈빛. 순간

지마태상(용무극); [자네... 거령탑마가 아니로군!] 눈 번쩍하며 의자에서 일어나고.

거령탑마; [훌륭한 안목!] 히죽

거령탑마; [여전히 본좌를 실망시키지 않는구나 위천사!] 꽈르릉! 말하며 일장을 후려치는 거령탑마. 전력을 다한 것은 아니고 가벼운 손짓. 하지만 그 손짓에 따라 강력한 장풍이 일어나 지마태상(용무극)을 공격하고

지마태상(용무극); (이 무공은...) 흠칫하며 마주 일장을 후려치고

꽈르르릉! 두 사람의 장풍이 충돌하며 엄청난 폭발.

콰아앙!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터져나가는 전각. 지붕과 벽체가 일거에 날아가고

 

#291>

건물 둘러싼 외부에서 본 모습. 경비 서던 무사들 기겁하며 돌아보고. 콰쾅! 담장 너머에서 건물 전체가 폭발한다.

[헉! 이게 무슨...] [지마태상 님의 거처에서 변고가 발생했다!] 무사들 몸이 흔들리며 경악하고

 

#292>

다시 지마태상의 거처. 건물은 완전히 날아가 형체가 사라졌다.

콰우우! 휘몰아치는 돌풍 속. 건물 잔해 가운데에 두 사람의 그림자가 보이고

뚜렷해지는 두 사람. 지마태상(용무극)과 거령탑마가 마주 서있다. 두 사람 주위만 둥그렇게 원래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을 뿐, 주위는 완전히 초토화

천신처럼 우뚝 서있는 거령탑마. 반면

비틀거리며 가슴을 누르고 있는 지마태상(용무극). 입가로는 피를 흘린다.

거령탑마; [실망스럽구나 위천사! 십여 년전보다 오히려 약해지다니...!]

지마태상(용무극); [이제야 그대가 누군지 알겠다.] 입가의 피를 손으로 닦고

지마태상(용무극); [자네... 전마태상이로군!] 강렬한 눈빛

거령탑마; [그렇다! 본좌가 돌아왔다!] 슥! 손으로 얼굴을 쓰다듬고.

쿠웅! 드러나는 강인해 보이는 노인의 얼굴. 이 인물이 전마태상이며 동시에 철마. 무저금마갱에서는 얼굴이 검었지만 지금은 약간 검은 정도. 이하 전마태상으로 표기.

지마태상(용무극); (이자가 바로 마교의 최강자인 전마태상 초패강!) 눈이 번쩍. 용무극은 전마태상을 처음 본다. 용무극이 지마태상으로 위장했을 때는 이미 전마태상이 실종된 상태였으므로

전마태상; [우리 사이에 긴말은 필요 없겠지!] 오른손을 쳐드는데

빠지직! 그의 손이 강렬한 벼락에 휘감긴다

전마태상; [싸워 이기는 자가 모든 것을 차지할 뿐!] 벼락에 휘감긴 손을 뒤로 끌어당긴다. 마치 활시위를 당기듯

지마태상(용무극); [그... 그건!] 경악하는데

전마태상; [잘 가라!] 뒤로 당겼다가 확 내미는 오른손에서 벼락이 일어나 앞으로 날아가고

콰앙! 벼락이 지마태상(용무극)의 가슴을 강타. 엄청난 충격을 받는 지마태상(용무극).

드드드! 뒤로 주욱 밀려가는 지마태상(용무극). 버티고 선 두 발이 땅에 긴 홈을 두 줄기 만든다

지마태상(용무극); [크으!] 털썩 주저앉는 지마태상(용무극). 가슴에 벼락 모양으로 시커멓게 탄 흔적이 생겼고

지마태상(용무극); [천마자전신강(天魔紫電神罡)!] [천마가 남긴 최강의 파괴력인 천마자전신강을 얻었구나!] 비틀 일어나고

전마태상; [이건 놀랍군!] 흠칫

전마태상; [그동안 호신공부만 연마했는가? 천마자전신강을 정통으로 맞고도 죽질 않다니...!]

지마태상(용무극); [천마자전신강은 천마가 스스로 생을 마감하면서 절전되었었거늘...!] 헉헉대며 겨우 몸을 세우고

전마태상; [천불투(天不偸)라고 기억하겠지?] [백여 년 전 본교에 숨어들어 천마장한도(天魔長恨圖)를 훔쳐간 전설적인 도둑놈을?]

지마태상(용무극); [천불투!] [오직 하늘만 훔치지 못한다던 도둑들의 대종사를 모를 수는 없지.] 놀라고

전마태상; [당시 본교의 정예가 총출동하여 천하를 다 뒤졌지만 천불투의 종적은 끝내 발견되지 않았었다!]

전마태상; [천불투는 대체 어디로 숨었기에 찾아낼 수 없었을 것 같은가?] 의미심장

지마태상(용무극); [혹시... 무저금마갱에?] 깨닫고

전마태상; [흐흐! 역시 눈치 하나는 빠르군!]

지마태상(용무극); [으음! 천불투는 자진해서 무저금마갱에 갇혔겠군! 마교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서...!]

전마태상; [네놈의 암산에 죽을 고비를 넘긴 본좌는 스스로 무저금마갱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일생일대의 도박은 성공했다.] 품에서 낡은 지도를 꺼낸다

지마태상(용무극); [천마장한도인가?] 눈 번뜩

전마태상; [그렇다.] [본좌는 천불투가 무저금마갱에 숨겨놓은 천마장한도를 찾아냈고...] 지도를 쳐들어 보이고

전마태상; [천마장한도의 비밀을 풀어 천마조사님이 최후를 마친 천마연(天魔淵)에 이를 수 있었다!] 지도를 다시 내리고

전마태상; [천마자전신강은 바로 그곳 천마연에 숨겨져 있었다!] 지도를 다시 품속에 넣고

지마태상(용무극); [허허허! 대단한 집념이군. 대단한 집념이야!]

전마태상; [죽는 이유를 알려줬으니 여한은 없을 터!] [이제 그만 죽어줘야겠다!] 쩌어엉! 다시 천마자전신강을 일으킨다. 전보다 더 강하고 크게 벼락이 일어나고

전마태상; [방금 전의 천마자전신강은 삼성(三成)수준이었다. 이번에는 오성(五成)으로 때려줄 테니 견딜 수 있으면 견뎌봐라!] 벼락에 휩싸인 채로

지마태상(용무극); [노부의 호신공부를 단번에 무너뜨린 그 일격이 겨우 삼성 수준이었다?] [천마는 과연 무섭고도 무서운 인물이었어!]

전마태상; [본좌가 제이(第二)의 천마다!] [재림한 천마인 본좌 손에 죽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해라!] 꽈르르릉! 손을 내리쳐 천마자전신강을 쏘아내는 전마태상. 처음보다 압도적으로 강한 벼락

동시에 주먹 쥔 양손을 허공에 대고 빙글 돌려 태극 문양을 만들어내는 지마태상(용무극). 그에 따라 태극 형태를 한 반투명한 방패가 지마태상(용무극) 앞에 생긴다.

투카아앙! 전마태상이 내친 강렬한 벼락의 창이 지마태상(용무극)이 만들어낸 반투명한 방패에 충돌하여 옆으로 굴절된다.

콰콰쾅! 콰드드! 옆으로 튕겨진 천마자전신강, 담벼락과 집들을 그대로 박살내며 100미터 이상을 뻗어간다. 마치 초음속 비행기가 바다 위를 낮게 떠가며 바다를 가르는 듯한 효과

 

#293>

투쾅! 퍼펑! 밖으로 터지는 담장. 무너지는 주변의 건물들.

[아악!] [헉!] 날 벼락 맞은 사람들 비명 지르며 흩어지고. 폭발에 휘말려 날아가는 사람들도 있고

 

#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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