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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

다시 황태손 주첨기의 거처가 있던 폐허. [!] 무언가를 느끼고 눈 치뜨는 하란. 건물 잔해에 몸을 숨긴 채. 직후

휘익! 휙! 사방에서 수십명의 환관들이 그곳으로 날아들고

하란; (주변에서 경비를 서던 내관들이 몰려왔어.) 안도하고. 그때

[!] [!] 날아들다가 놀라는 환관들

폐허의 중앙에서 청풍과 쌍둥이 늙은 환관들이 싸우고 있고. 좀 떨어진 곳에서 상처 난 얼굴을 손으로 누른 주첨기(위진천)이 보고 있다. 황태자비도 주첨기 옆에 앉아서 청풍이 쌍둥이 늙은 환관들과 싸우는 걸 보고 있다.

쌍둥이 늙은 환관이 칼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칼질을 해서 청풍을 공격하지만

청풍은 산보하듯이 걷고 체조하듯이 몸을 유연하게 젖히고 돌려서 그자들의 칼질을 피하고 있다. 모자가 걷혀져 드러난 얼굴과 싸우느라 드러난 팔 다리 외의 몸통은 여전히 유령익에 둘러싸여 있어 주변의 사물과 동화된다.

<저 놈, 누군데 장로님들이 협공을 하시면서도 해치우지 못하고 있는 것인가?> <얼굴과 팔 다리 외의 몸통이 마치 없는 것처럼 보인다.> <가려진 부분을 보이지 않게 해주는 요상한 천을 몸에 두르고 있다.> 휘익! 휙! 폐허 주변으로 내려서며 놀라는 환관들. 주로 담장 위로 내려서고

[소주!] [무사하십니까?] [다치셨는지요?] 휙! 휘익! 주첨기(위진천)의 주변으로도 내려서는 몇 명의 환관들. 좀 나이가 든 중년의 이자들은 환관들의 우두머리들이다.

하란; (뭐... 뭐야?) 건물 잔해 뒤에서 나오려다가 급히 숨고

하란; (이제 보니 지금 몰려든 것들은 전부 가짜와 내통하는 자들이로구나.) 분노하며 이를 바득. 몸을 숨기고. 그때

주첨기(위진천); [난 신경 쓰지 말고 주변이나 통제하라.] 중년 환관들에게 말하면서 시선은 청풍이 쌍둥이 환관과 싸우는 쪽을 보고

주첨기(위진천); [아버지의 명을 따르지 않는 환관과 궁녀들은 이곳의 상황을 보면 안된다.]

[존명!] [분부 받들겠습니다!] 포권하는 중년 환관들. 한 놈은 급히 겉옷을 벗고. 그자는 겉옷을 상체를 벌거벗은 주첨기(위진천)에게 입혀주려고 벗는 중이다.

[이목을 차단한다!] [본가를 따르지 않는 자들은 현장에 접근시키지 마라.] [이미 목격한 것들이 있으면 살인멸구한다!] 휘익! 휙! 사방으로 흩어지며 외치는 중년 환관들. 그러자

[존명!] [현장을 철저히 차단하겠습니다.] [가자!] 휙! 휘익! 주변으로 몰려들었던 환관들은 다시 사방으로 흩어진다.

하란; (위... 위험해!) 건물 잔해에 더 깊이 숨고.

하란; (정신을 차린 게 들통나면 꼼짝없이 죽은 목숨이야.) 겁에 질리는 얼굴. 그때

황태자비; (죽일...) 주첨기 옆에 앉아서 주변으로 흩어지는 환관들 보며 이를 간다. 바로 옆에서는 청풍이 쌍둥이 환관들의 공격을 이리저리 움직여 피하고 있고

<몰려온 환관 놈들이 우리 모자가 위험에 처한 것을 보고도 다시 흩어지고 있다. 그렇다는 건...> 사방으로 흩어지는 환관들을 배경으로 황태자비의 생각

황태자비; (놈들이 전부 저놈의 졸개라는 뜻이다.) 고개 돌려 주첨기(위진천)을 보고. 주첨기(위진천)은 현장에 남은 단 한명의 중년 환관이 벗어준 겉옷을 상체에 걸치고 있는 중이다.

황태자비; (상시태감 위태무!) (그 죽일 놈을 너무 믿고 의지한 결과다.) 이를 갈며 위태무를 떠올리고

황태자비; (십년이 넘는 세월 동안 황실의 살림을 통째로 맡겼으니 제 놈의 수하들로 내원을 가득 채운 게 이상할 것도 없다.) 이를 갈고

황태자비; (만일 저 신장(神將)같은 젊은이가 느닷없이 나타나 도움의 손길을 뻗지 않았다면...) 청풍이 쌍둥이 환관과 싸우는 걸 보며 얼굴 좀 발개지고

<첨기가 위태무의 아들놈으로 바꿔치기 당해서 우리 명나라 황실의 명맥이 끊길 뻔 했다.> 청풍이 쌍둥이 환관들이 그어내는 빗발치는 섬광을 피하는 것을 배경으로 황태자비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생각했던 대로다.) 쌍둥이 환관들의 칼질을 피하며 곁눈질. 몰려왔던 환관들이 다시 몰려가는 것을 보면서

청풍; (내원은 위씨부자에게 완벽하게 장악 당해있는 상태다.) 상체에 환관이 벗어준 겉옷을 걸치며 자신을 보는 주첨기(위진천)을 곁눈질

청풍; (즉, 시간을 끌어봐야 지금의 상황이 호전되진 않는다는 뜻이다.) 빠캉! 움켜쥔 양손이 벼락에 휩싸이고

청풍; (이렇게 된 이상 황태자비와 황태손을 데리고 내원을 빠져나가는 것이 최선이다.) (제 아무리 위태무라 해도 금의위와 군부(軍部)에까지 마수를 뻗히진 못했을 테니...) 빠캉! 내저은 오른손에서 벼락이 일어나 노환관1을 때린다. 노환관1은 급히 칼로 벼락을 쳐서 막지만

노환관1; [큭!] 빠캉! 벼락을 막은 충격에 비틀하며 물러서고

슈악! 그 사이에 아주 빠르게 청풍의 목을 베어오는 노환관2

스악! 몸을 젖혀서 그자의 칼질을 피하는 청풍. 헌데

슈칵! 노환관2의 칼이 피하는 청풍을 따라 궤적을 바꾸며 베어오고. 흠칫! 하는 청풍

황태자비; [조심...] 자기도 모르게 비명

주첨기(위진천); (이번에는...) 주먹 불끈. 눈 부릅 기대하고

꽝! 청풍의 목에서 일어나는 폭발

황태자비; [안돼!] 비명 지리고

[!] 하란도 입을 가리며 눈 치뜨고

노환관1; (해치웠나?) 비틀거리던 몸을 세우며 눈 치뜨고. 하지만

청풍; [위험했군!] 쿵! 웅크린 손으로 자기 목을 벨 뻔한 칼을 막은 청풍. 노환관2의 칼이 청풍의 손바닥을 쳤지만 베지 못했다. 청풍의 손은 강철처럼 변해 번쩍거리고

황태자비; [아!] 놀라고 안도

주첨기(위진천); (도강(刀罡)으로 덮여있어서 강철도 간단히 베어버릴 수 있는 동복쌍로의 칼을 맨손으로 막았다?) (그렇다는 건 저놈이 쓴 무공이...) 눈 부릅 뜰 때

노환관1; [칼을 물리게! 철지촌강(鐵指寸罡)이야!] 쩍! 청풍이 날린 벼락을 막은 충격으로 비틀거리던 노환관1이 다급히 외치며 다시 청풍을 베어온다

노환관2; [철지촌강!] 팟! 놀라며 급히 칼을 청풍의 손아귀에서 빼려하고. 하지만

청풍; [늦었다!] 빠캉! 강하게 움켜쥐는 청풍의 손아귀에서 그대로 유리처럼 깨지는 칼.

하란; (아!) 경악하고 안도하고

노환관2; [큭!] 부러진 칼을 잡고 휘청한다. 칼을 잡아 빼려던 힘 때문에

주첨기(위진천); (역시 십절무제의 철지촌강이었구나!) 이를 부득 갈면서도 놀라고

노환관1; [이 괴물!] 쩍! 그 사이에 노환관1의 칼이 다시 청풍의 목을 베어온다. 하지만

청풍; [늙은이들의 도법은 볼만큼 봐서 흥미를 잃었다!] 슈욱! 상체를 뒤로 눕혀서 그자의 칼질을 피하며 비웃고

노환관1; [그렇게 생각하느냐?] [크왓!] 부악! 피하는 청풍을 따라 칼질의 궤적을 바꿔서 내리치는 노환관1. 하지만

캉! 손아귀에 쥐고 있던 노환관2의 부러진 칼날로 노환관1의 칼을 막는 청풍. 오히려

카카캉! 불꽃을 일으키며 노환관1의 칼을 거슬러 올라가는 부러진 칼

노환관1; [!] 카카캉! 자기 칼날을 거슬러 올라오며 불꽃을 튀기는 청풍의 손에 들린 부러진 칼날을 보며 눈 부릅

주첨기(위진천); [조심...] 다급히 외치고. 그자 뒤에 서있던 중년 환관도 눈 부릅 뜰 때

노환관1; [날뛰지 마라 애송이놈아!] 가강! 몸을 틀며 칼날도 홱 틀고. 그러자 그자의 칼날이 채찍처럼 휘어지며 비틀리고

텅! 청풍이 손에 들린 부러진 칼날이 노환관1의 칼날이 홱 돌아가는 힘에 휘감겨 위로 튕겨지고

주첨기(위진천); [그렇지!] 주먹 불끈. 그놈 뒤에 서있던 환관놈도 환호.

노환관1; [크왓!] 휘돌린 칼로 청풍의 가슴을 찔러오는 노환관1.

투쾅! 뒤로 훌쩍 물러서며 부러진 칼날을 던지는 청풍.

노환관1; [쯧!] 캉! 어쩔 수 없이 찔러오던 칼을 돌려서 부러진 칼날을 쳐내는 노환관1. 직후

화악! 물러섰던 청풍이 다시 벼락같이 앞으로 쇄도하며 강철같이 변한 손아귀로 노환관1의 목을 움켜쥐어간다.

노환관1; [큭!] 다급히 몸을 돌리며 칼로 목 부분을 막지만

꽝! 청풍의 강철같이 변한 손에 닿자 역시 박살나는 노환관1의 칼.

파팟! 피핏! 부서진 칼날의 파편이 뒤로 날아 피하는 노환관1의 얼굴과 어깨를 스치며 상처를 낸다.

노환관2; [괜잖은가?] 쩍! 청풍을 뒤에서 공격하며 외치고. 부러진 칼로 섬광을 뿜어내 베어간다

청풍; [그만 하자!] 빠캉! 피하면서 손에서 벼락을 뽑아 노환관2에게 날리고

노환관2; [큭!] 빠캉! 공격하던 칼을 돌려서 벼락을 막아 튕겨나가게 하며 비틀. 직후

화악! 유령익을 넓게 펼쳐 펄럭이며 황태자비와 주첨기에게 낮게 날아드는 청풍. 이어

화악! 콱! 양팔로 두 모자를 끌어안는 청풍. + 황태자비; [흑!] 반사적으로 청풍의 목에 두 팔을 감고 매달리는 황태자비

[!] 눈 부릅뜨는 주첨기(위진천)와 그자 뒤의 중년 환관

화악! 황태자비와 주첨기 모자를 품에 안고 새처럼 날아오르는 청풍. 넓게 펼쳐졌던 유령익이 다시 오그라들면서 황태자비와 주첨기의 몸을 감싼다

주첨기(위진천); [막아라!] 팟! 외치며 날아오르고. 그자 뒤에 서있던 중년 환관도 깜짝 놀라며 날아오르고

[쳐라!] [막아라!] [돌파당하면 안된다!] 휘익! 쐐액! 청풍이 날아가는 쪽 건물들 사이에서도 수많은 환관들이 날아오르며 청풍을 공격해오고. 직후

화악! 유령익이 더 늘어나며 청풍과 황태자비 모자의 몸을 완전히 가려버리고.

스륵! 유령익의 모자도 저절로 움직여서 청풍의 얼굴도 덮어버리고. 그러자

퍼억! 청풍의 모습이 갑자기 사라진다.

[헉!] [사라졌다!] [이게 무슨...] 휘익! 화악! 청풍을 향해 날아오르던 환관들 기겁하고

슈우! 그런 그자들의 머리 위를 날아 넘는 흐릿한 그림자. 물론 청풍이다. 모자도 다시 머리를 덮은 바람에 눈 부위만 보이고.

[찾... 찾아라!] [근처에 있을 것이다.] [요상한 술법을 쓰는 놈이다!] 휘익! 휙! 날아올랐던 환관들 다시 주변의 담장과 건물 위로 내려서며 두리번거릴 때

슈욱! 현장에서 상당히 떨어진 건물의 지붕 위로 나타나는 아지랑이같은 그림자. 물론 유령익에 휘감긴 청풍과 황태자비 모자다

청풍; (저쪽이 내원과 외원을 구분 짓는 운대문쪽일 테지?) 눈만 나타난 청풍이 한쪽을 둘러보고

청풍; (지금쯤 소란을 알아차리고 금의위의 위사들이 운대문 주변으로 운집해있을 것이다.) 팟! 다시 몸을 날리고

청풍; (황태자비 모자를 금의위에 인계하기만 하면 내 역할은 끝...) 빠캉! 생각하며 날아가던 청풍의 몸을 때리는 강력한 벼락.

청풍; (아차...) 감전당해 눈 치뜨는 청풍. 몸을 뻣뻣하게 퍼덕이며

근처 건물 위에 내려서면서 벼락을 날린 자세인 주첨기(위진천). 그자 뒤로 중년 환관이 건물 위로 날아오르고 있고

[끄윽!] 유령익 안에 들어있던 황태자비도 감전되어 눈을 까뒤집으며 기절하고.

청풍; (방... 방심했다!) 화락! 황태자비 모자를 양팔에 안은 채 건물 아래로 추락하고. 몸이 마비되었고

확 다가오는 정원의 돌바닥.

청풍; (이대로 바닥과 추돌하면 두 모자가 위험해진다!) 휘릭! 이를 악물며 사력을 다해 몸을 틀어 등부터 떨어지면서 황태자비와 주첨기를 자기 몸 위로 향하게 만드는 청풍

쾅! 등으로 강하게 바닥을 때리며 추락한 청풍. 황태자비와 주첨기의 몸은 청풍의 몸 위쪽으로 조금 던져진 상태가 되고

퍼억! 뒤이어 옆의 바닥으로 나뒹구는 주첨기와 청풍의 몸 위로 엎드리는 자세로 겹쳐서 널부러지는 황태자비. 기절한 상태고

[잡았다!] [소주께서 놈을 혈전창으로 요격하시는 데 성공하셨다.] 휘익! 휙! 청풍이 추락한 정원으로 새떼처럼 날아드는 환관들

청풍; [끄윽!] 거의 알몸인 황태자비의 몸에 깔려 하늘 보는 자세로 벌벌 떨고. 유령익은 젖혀져서 이제 얼굴과 몸통이 거의 다 드러나 보인다. 청풍과 황태자비의 몸이 벼락에 휘감겨 있다

[잡았다!] [목을 따라!] 쩍! 부악! 날아들면서 황태자비와 청풍에게 칼질을 하는 환관들. 그때

스윽! 지지직! 덜덜 떨리는 손을 쳐드는 청풍. 손이 벼락에 휘감겨 있고

[!] 그걸 발견하고 눈 부릅뜨는 주첨기(위진천)

주첨기(위진천); [조심...] 다급히 외치지만

빠캉! 쩡! 청풍의 쳐든 손에서 몇 가닥의 벼락이 일어나 청풍과 황태자비를 난도질해오던 환관들의 칼로 흘러들어가고

[크악!] [꺽!] 감전되어 퍼덕이며 비명 지르는 환관들

[헉!] [본문의 혈전창이다.] [저놈이 어떻게 혈전창을...] 뒤따라 날아들어 청풍을 난도질하려던 환관들 기겁하며 급정거하고

주첨기(위진천); (내가 날린 혈전창의 힘을 저런 식으로 배출하다니...) 놀라며 이를 갈고. 직후

털썩! 퍼억! 감전되어 청풍과 황태자비 주변으로 나뒹구는 환관들

청풍; (좋지 않은데...) 헉헉 대고 부들부들 떨며 억지로 몸을 일으키는 청풍. 자기 몸에 엎어진 황태자비를 끌어안고

[포위해라!] [놓치면 안된다!] 휘익! 휙! 수많은 환관들이 청풍의 주변으로 날아내려 포위한다.

청풍; (나 혼자라면 어떻게든 빠져나갈 수 있겠지만...) 비틀거리며 한쪽 무릎을 꿇는 자세로 일어나 앉고. 거의 알몸인 황태자비를 두 팔로 안은 자세로. 황태자비는 청풍이 일어나는 바람에 뒤집어져서 하늘 보는 자세로 널부러져 있다. 잠옷 저고리가 벌어져 젖가슴이 드러나고 미끈한 아랫도리도 알몸이 드러난다.

청풍; (이 여자와 황태손까지 데리고 빠져나가는 건 만만치 않게 되었다.) 두 팔로 안은 황태자비를 내려다보며 헐떡이고. 지지지! 청풍과 황태자비의 몸이 자잘한 벼락에 덮여있다. 그때

주첨기(위진천); [여기까지다 장가야!] 휘익! 늙은 쌍둥이 환관과 옷을 벗어준 중년의 환관을 대동하고 청풍의 앞쪽으로 내려서는 주첨기(위진천). 주변의 환관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주첨기(위진천); [중과부적!] [네놈이 날고 뛰어봐야 살아서 자금성을 빠져나가지는 못한다.] 청풍의 앞쪽 5미터쯤에 멈춰서며

주첨기(위진천); [그래도 마지막으로 자비를 베풀어 살 수 있는 기회를 주마.]

주첨기(위진천); [그 계집과 애새끼를 남겨두고 떠난다면 막지 않겠다.] 황태자비를 보며

청풍; [개소리는 작작하고...] 슥! 황태자비를 조심스럽게 바닥에 내려놓고

청풍; [이 자리에서 결판을 지어보자! 누가 죽고 죽을지...] 슥! 비틀거리며 일어난다. 몸은 비틀거리지만 눈빛은 강렬하고. 그러자

찡그리는 주첨기(위진천)을 제외한 다른 놈들은 모두 움찔! 한다. 압도당한 모습이고

<먼저 나서면 죽는다.> <저놈 몸에서 내뿜어지는 살기에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는구나.> 환관들 압도당해서 비틀거리고

주첨기(위진천); [죽기로 결심했다?] 강렬한 눈빛. 살벌해지고

주첨기(위진천); [그럼 원하는 대로 해줘야겠지.] 우둑! 양손을 쥐어 소리를 내고. 그러자

[노부들이 먼저 상대함세!] [속하들에게 맡겨주십시오 소주!] 쌍둥이 늙은 환관과 중년의 환관들이 그런 주첨기(위진천)의 주변에서 앞으로 나선다. 말리지 않는 주첨기(위진천)

[빚을 갚아야할 게다.] [본가의 형제들을 살상한 대가는 네놈 목숨으로 받겠다.] 쌍둥이 늙은 환관들과 중년의 환관들이 사방에서 청풍에게 무기를 겨누며 접근하고. 무시무시한 기세

청풍; (방금 전 혈전창에 맞은 충격으로 진기의 운용이 순조롭지 못하다.) 지지지! 그러거나 말거나 찡그리는 청풍의 몸을 흐르는 벼락. 아직 몸이 완전히 마비에서 풀리지 않는 모습이고

청풍; (속전속결로 몇 놈을 죽여 기선을 제압해서 내공을 회복할 시간을 벌어야만 한다.) 쩡! 쩡! 양손이 강철처럼 변한다

[철지촌강!] [저놈 손에 무기든 몸이든 부딪히지 않도록 조심해라.] 쌍둥이 늙은 환관들이 긴장하며 중년의 환관들에게 말하고.

[예 장로님!] [제자들이 선공 할 테니 장로님들께서 마무리를 지어주십시오!] 중년의 환관들이 무기를 겨누며 청풍에게 접근하고.

주첨기(위진천); (저 놈...) 찡그리고

<절체절명의 상황이건만 위축되기는커녕 무시무시한 패기(覇氣)를 흘려내고 있다.> 수많은 환관들에게 포위당한 채 유령익을 흩날리며 우뚝 선 청풍의 패기 넘치는 모습을 배경으로 주첨기(위진천)의 생각. 청풍의 뒤에는 거의 벌거벗은 상태인 황태자가 야한 자세로 기절해있다. 주첨기도 근처에 인사불성이 되어 쓰러져 있고

주첨기(위진천); (의심의 여지도 없이 나 위진천의 대업을 가로 막을 걸림돌이 될 놈이다.) 이를 바득

주첨기(위진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오늘 반드시 죽여야만 한다!) 생각할 때.

뿌우우! 갑자기 들리는 웅장한 나팔 소리. 순간

[이... 이 나팔 소리는...] 주첨기(위진천)을 포함한 모든 환관들 기겁하고

[천자(天子)의 행차를 알리는 호붕라(呼鵬螺)다!] 환관들 기겁. 긴장하고. 주첨기(위진천)도 눈 부릅뜨고

청풍; (천자의 행차를 알리는 나각(螺角; 소라 껍질로 만든 악기) 소리라면...) 역시 놀라고

청풍; (북원 정벌을 준비중인 영락제가 남경에 왔을 리는 없고...) (그 사람이 오고 있구나!) 깨닫고.

 

#206>

운대문 밖. 그곳에 모여 있던 동방여명과 금의위 위사들도 깜짝 놀란다. 뿌우우! 나팔 소리가 들리고

위사1; [통령각하! 이 나팔 소리는...] 흥분하며 동방여명을 돌아보고

동방여명; [황태자전하의 친림(親臨;친히 행차함)을 알려 미리 예의를 갖추게 하기 위해 부는 호붕라다.] 끄덕이고. 역시 좀 안도하고

위사1; [환후(患候)중이신 황태자전하께서 직접 나서셔야할 정도면 저희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심각한 상황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동방여명; [반대로 생각하면 황태자전하께서는 무고하시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위사1; [호붕라가 울렸으니 그렇겠습니다.]

동방여명; [게다가 황태자전하께서 나서신 이상 내원에서 벌어진 변란은 곧 종료될 것이다.]

위사1; [송구하지만 그리 판단하시는 근거가...?] 눈치 보고

동방여명; [홍무폐하의 핏줄에는 우리같은 범인들은 상상도 못하는 이능(異能;특이한 능력)이 흐르고 있다.]

동방여명; [일단 그 이능이 발현되면 누구도 저항하지 못한다.] [오직 같은 홍무폐하의 핏줄만이 맞설 수 있지.]

위사1; [그... 그런 비밀이...] 놀라고

동방여명; [황태자전하께서 무고하시고 친히 현장에 왕림하셨다면 곧 상황은 종료될 것이다.] 강렬한 표정으로

 

#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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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

다시 주첨기의 거처.

퍼퍽! 콰쾅! 허공으로 튀어 올랐던 건물 파편들이 주변에 마구 떨어진다. 담장을 쳐서 무너트리기도 하고. 주변의 정원들이 쑥대밭이 되고

퍼퍽! 퍽! 박살난 건물 파편과 환관들의 시체가 건물 앞쪽에 쓰러져 있는 하란과 동매와 늙은 궁녀들 주변으로 마구 떨어진다. 작게 부서진 목재들과 깨진 기와장들이다. 그러다가

퍼억! 그리 크지 않은 나무 파편 하나가 두 명의 여자무사중 하란의 등을 때리고. 하란은 차가운 인상의 미녀로 묘사

하란; [학!] 충격 받고 퍼덕인다. 이어

하란; [끄윽...] 벌벌 떨며 정신 차릴 때

쿠오오! 화드드드! 엄청난 양의 먼지가 뒤이어 장내를 휩쓸고

하란; [이... 이게 무슨...] 몰려드는 먼지 폭풍과 떨어지는 기와장 파편들 속에서 필사적으로 일어나고

하란; [환관 놈들이 갑자기 암습을 해서 혈도가 찍혔었는데...] 파편에 맞은 등쪽을 손으로 만지며 한쪽 무릎 꿇은 자세로 일어나 앉아 주변을 돌아보고

후둑! 투둑! 퍼억! 짙은 먼지가 휩쓸고 있는 주변에 마구 떨어지는 기와장 파편과 건물 조각들. 그 파편들에 맞는 다른 여자무사와 나이 든 궁녀. 하지만 하란과 달리 그년들은 깨어나지 못한다.

하란; (그... 그렇게 된 거였구나.) 등을 만지며 헐떡. 시선은 동매와 궁녀를 향한 채

<동매와 조(趙)상궁과 달리 낙하물들이 우연하게도 막혀있는 내 혈도를 때려서 해혈(解穴)을 시켜주었을 것이다.> 퍼퍽! 퍽! 동매와 궁녀의 몸에도 떨어지는 기와장 파편들

하란; (물론 정식으로 해혈이 된 게 아니라 내공을 쓰긴 어렵지만 움직일 수는 있게 되었다.) 생각하며 앞을 보고. 그러다가

[!] 눈 치뜨며 앞을 보는 하란

화아악! 휘몰아치는 먼지폭풍 속에 누가 서있는 것이 보인다. 거리는 20미터 이상

하란; (황태자비마마이신가?) 헐떡이며 고개를 빼어 보고. 비록 일어나 앉긴 했어도 아직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지는 못한다. 그 직후

[!] 다시 눈 부릅뜨는 하란

화악! 먼지 폭풍이 쓸고 지나가면서 드러나는 모습. 건물이 있던 자리인 축대 위 끝 부분에 상체를 벌거벗은 주첨기(위진천)이 하란에게 등을 보이며 서있다.

하란; (황태손전하!) 눈 치뜨고.

하란;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모르지만 황태손전하께서는 무사하셨구나.) 안도하고. 그러다가

오싹! 소름이 돋아 눈 치뜨는 하란.

쿠오오! 츠츠츠! 주첨기(위진천)의 몸에서 치솟는 벼락과 살기

하란; (아... 아니야!) 숨을 멈추고

하란; (황태손전하에게서 저렇게 지독한 살기가 느껴질 리가 없어!) 슥! 전율하며 옆에 떨어진 커다란 건물 잔해 옆으로 억지로 몸을 움직여 이동할 때

쿵! 먼지가 완전히 갈아 앉으면서 드러나는 장내의 모습. 황태손 주첨기의 거처였던 건물은 완전히 날아갔다. 안에서 폭발이 일어나 밖으로 날아간 모습이고. 다만 축대는 무사하게 남아있다. 그 축대 위에 두명이 마주 서있다. 주첨기(위진천)이 뒷걸음질 친 모습으로 축대 끝까지 밀려와있고 그 앞쪽에 청풍이 왼손을 내민 모습으로 버티고 서있다. 청풍은 눈 부릅뜨고 입과 코로 피를 흘리는 상태다. 뒤집어쓰고 있던 유령익의 모자가 뒤로 벗겨지며 얼굴이 완전히 드러나 있다. 얼굴과 함께 앞으로 내민 왼손. 그 왼손에 쳐들린 유령익 사이로 드러난 다리부분등이 보이지만 나머지 몸통은 주변과 동화되어 투명하게 보인다.

하란; (저자는 누구지?) 억지로 몸을 움직여 주변에 떨어진 건물 잔해 뒤로 숨으려 하면서

하란; (요상한 천을 두르고 있어서 몸통은 주변의 사물과 구분이 되지 않는데...) + [!] 생각하다가 눈 부릅뜨고

청풍의 뒤에 주첨기를 자기 몸으로 덮은 채 엎드린 거의 알몸 상태의 황태자비의 모습이 비로소 보인다. 황태자비는 충격으로 잠깐 정신을 잃었다. 두 모자가 쓰러져 있는 곳은 모든 게 박살나고 날아가 버려서 원래 침실이었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황태자비와 주첨기에게서 몇 미터 떨어진 곳에 정정도 기절한 채 건물 파편에 덮여 쓰러져 있다.

<마마! 황태손 전하!> 황태자비와 주첨기의 모습 크로즈 업 배경으로 하란의 경악

하란; (그... 그러니까 뭐야?) 초긴장과 경악으로 달달 떨며 건물 잔해로 완전히 숨으며 앞쪽을 보고

<어떤 자가 황태손전하로 위장하려다가 몸을 요상한 천으로 가리고 있는 저 사내에게 저지당했다는 거잖아.> 황태자비와 주첨기 앞에 왼손을 내밀며 우뚝 서서 눈 치뜨고 있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하란의 경악 나레이션.

 

주첨기(위진천); (저 괴물...) 입 주변이 실룩. 이마가 모아지고. 입과 코로는 피가 좀 흐르고 있다

<혈왕의 절기 중 우리 가문에 남아있는 최강의 무공 형극혈강(荊棘血罡)으로 기습했건만 쓰러트리지 못했다.> 눈 부릅뜨고 노려보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주첨기(위진천)의 생각. 왼팔을 유령익 밖으로 내놓고 왼손을 펼친 자세로 서있는 청풍은 입과 코로 피를 흘리고 있는데

주첨기(위진천); (형극혈강에 맞으면 핏속의 철분이 가시처럼 응결되어 몸속을 난도질해버린다.)

주첨기(위진천); (일격필살의 위력을 지닌 형극혈강이라면 저 괴물이라도 죽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거늘...) 생각할 때

황태자비; [으으으...] 충격파에 타격을 받고 잠깐 정신을 잃었던 황태자비가 정신을 차리며 고개를 든다. 그러다가

황태자비; [첨기야!] 정신 차리자마자 급히 상체를 들면서 자신이 몸으로 덮고 있었던 주첨기의 상태를 살피고

황태자비; (정신을 잃긴 했지만 맥은 뛰고 있다.) 떨리는 손으로 주첨기의 가슴을 만지며 안도하고.

황태자비; (이자가 우리 모자를 지켜준 덕분인데...) + [!] 등을 보이고 선 청풍을 돌아보다가 흠칫! 하고

부르르! 스스스! 청풍의 몸을 가리고 있는 유령익과 유령익 아래로 드러난 청풍의 발목 이하의 부분이 경련을 일으키고 있다.

황태자비; (몸을 떨고 있어!) 놀랄 때

청풍; [컥!] 피를 왈칵! 토하며 휘청하는 청풍

[!] 눈 부릅 뜨는 주첨기(위진천)

[!] 숨어서 보고 있던 하란도 깜짝 놀라고

퍽! 쩡! 앞으로 내민 청풍의 왼팔과 손바닥에서 가시들이 마구 뚫고 나온다. 길이는 10센티 정도

황태자비; [흑!] 그걸 보고 기겁하고

하란; (맙소사!) 경악

주첨기(위진천); [그럼 그렇지!] 주먹 불끈! 쥐고

황태자비; (가시... 가시가 손과 팔에서 돋아나고 있어!) 경악하고. 그때

청풍; [끄윽!] 툭! 오른손에 들고 있던 비수를 떨구며 뒤로 비틀. 힘을 잃고 늘어트리는 왼팔에서는 붉은 색의 가시들이 마구 튀어나오고 있고

따당! 바닥에 떨어지는 비수

황태자비; [왜... 왜 그러느냐?] 청풍 쪽으로 돌아앉으며 상체를 일으켜

황태자비; [어떻게 된 거야?] 손을 뻗어 청풍을 부축하려 하고. 순간

털썩!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황태자비의 몸을 깔아뭉개며 주저앉는 청풍. + 황태자비; [악!] 청풍의 엉덩이에 배가 깔리며 바닥에 쓰러지고. 이어

콱! 뒤로 넘어지는 몸을 버티기 위해 짚는 청풍의 오른손에 황태자비의 젖가슴이 강하게 움켜쥐어지고. 청풍에게 깔려 누운 채 눈 치뜨는 황태자비

뭉쿨! 청풍의 손아귀에 잡혀 터질 듯이 이지러지는 황태자비의 젖가슴

황태자비; (이놈이 감히...) 젖가슴이 청풍의 손에 움켜쥐어진 채 얼굴이 수치심과 고통으로 새빨개지는데

청풍; [끄윽!] 황태자비를 깔고 앉은 채 몸을 앞으로 조금 숙이며 입과 코로 피를 줄줄. 얼굴은 고통으로 이지러졌고. 힘을 잃은 왼팔은 축 늘어진 채 부들부들 떨리고 있고

퍼퍽! 푸직! 그런 청풍의 왼팔과 손바닥에서는 날카로운 가시들이 마구 삐져나오고 있고

황태자비; (사... 사람 몸에서 가시가 돋아나다니... 어떻게 이런 일이...) 청풍의 엉덩이에 배가 깔리고 젖가슴이 청풍이 오른손에 쥐켜진 채로 놀라고. 얼굴은 수치심과 고통으로 발개진 채. 그때

주첨기(위진천); [기분이 어떠냐 도둑놈아.] 안도하고 득의하며 걸어오고

청풍의 엉덩이에 복부가 깔린 채 돌아보는 황태자비

주첨기(위진천); [형극혈강은 접촉만 해도 몸 속에서 가시가 자라게 만드는 무공이다.] [헌데 네놈은 직접 내 주먹과 접촉을 했다.] 지지지! 온몸에서 다시 번개가 흐르고

주첨기(위진천); [지금은 어찌 어찌 형극혈강의 힘을 왼팔에 묶어두고 있는 모양이다만...] [곧 네놈의 심장에까지 파고들어 벌집으로 만들어버릴 것이다.] 청풍의 앞쪽 3미터쯤에 멈춰서고

황태자비; [그... 그런...!] 진저리치고

하란; (흐윽!)

주첨기(위진천); [자비를 베풀어서 고통을 일찍 끝내게 해주마!] 징! 진동하는 손으로 청풍을 겨누고.

황태자비; [피... 피해라! 난 상관하지 말고!] 다급하게 비명 지르고. 그러자

주첨기(위진천); [해가 서쪽에서 뜰 일이로군. 표독하고 이기적인 마마께서 다른 인간 걱정을 해주다니...] 그런 황태자비를 보며 비웃고

주첨기(위진천); [조금만 기다리시오. 훼방꾼을 저 세상으로 보내 버린 후 도중에 중단한 운우지락을 끝까지 맛보게 해드릴 테니...] 음험하게 황태자비의 허옇게 드러난 아랫도리를 보고. 황태자비는 발에는 꽃신을 신고 있지만 잠옷 치마는 걷혀져서 아랫도리가 알몸이 된 상태

황태자비; [죽일 놈...] 수치심과 분노로 치를 떨고. 자유로운 쪽 손으로 치마를 끌어내려 드러난 아랫도리를 가리려 하고

주첨기(위진천); [그럼 잘 가라!] 징! 진동하는 손바닥으로 강력한 힘을 청풍에게 쏟아내려 하고.

하란; (안돼!) 절망하고. 그때

청풍; [네놈이야말로... 잘 가라!] 이를 갈며 눈 부릅 뜨고. 순간

텅! 바닥에 떨어져 있던 청풍의 비수가 물고기처럼 허공으로 튀어 오르고

주첨기(위진천); [억!] 뒤로 몸을 젖히며 기겁할 때

투쾅! 물고기처럼 튀어 오른 비수가 미사일처럼 주첨기(위진천)에게 날아들어 스치고 지나간다. 고개 홱 젖힌 주첨기(위진천)의 뺨을 긋고 지나가는 비수

하란; (아!) 손으로 입 가리고

주첨기(위진천); [어검술까지...] 투쾅! 갈라진 뺨에서 피를 뿜어내며 뒤로 날아가면서 내밀었던 오른손으로 강한 진동을 쏟아내는 주첨기(위진천)

청풍; [크아!] 악을 쓰면서 몸을 벌떡 세우면서 그때까지 황태자비의 젖가슴을 움켜잡고 있던 오른손을 쳐들고. 가시가 마구 돋아난 왼팔은 힘을 잃고 늘어트린 상태임 주의

투쾅! 옆으로 홱 젓는 청풍의 오른손을 따라 날아들던 진동이 옆으로 비껴간다

꽝! 옆으로 방향을 튼 진동이 건물이 있던 축대를 날려버린다. 축대와 그 아래 바닥이 직경 5미터 깊이 3미터 정도로 날려버리고

주첨기(위진천); [이화접목이로구나.] 휘릭! 다시 축대 끝으로 내려서며 이를 갈고. 손으로는 뺨의 상처를 누르면서

청풍; [컥!] 손을 옆으로 휘저은 자세로 빙글 돌며 다시 쓰러지는 청풍. 손을 저은 반동으로 황태자비쪽으로 빙글 돌면서 쓰러지려는 모습이고

턱! 몸이 빙글 돌면서 비틀거리던 청풍의 발이 반쯤 일어난 자세인 황태자비의 다리에 걸리고

황태자비; [조심...] 외치며 한손을 내밀어서 균형을 잃고 비틀거리는 청풍을 부축하려 할 때

청풍; [끄윽!] 스륵! 그런 황태자비의 몸을 끌어안으려는 자세로 쓰러지는 청풍

황태자비; [악!] 퍼억! 일어나 앉으려다가 다시 넘어지는 황태자비. 반사적으로 두 팔로 청풍을 끌어안으려는 자세가 되었고. 청풍도 그런 황태자비를 오른팔로 끌어안고 올라타는 자세로 쓰러지고

청풍; [끄윽!] 황태자비의 몸에 올라탄 채 축 늘어져 벌벌 떨고. 오른손으로는 황태자비의 어깨 옆의 바닥을 짚은 자세. 왼손은 여전히 축 늘어져 있고

황태자비의 젖가슴을 누르는 청풍의 가슴.

황태자비의 벌어진 가랑이 사이로 들어간 청풍의 아랫도리와 다리. 그것에 짓눌리는 황태자비의 사타구니

황태자비; (무... 무거워! 바위에 짓눌린 것처럼...) 얼굴 빨개져서 자길 올라탄 청풍을 두 팔로 마주 끌어안은 자세로 할딱이고

황태자비; (하지만 나쁜 기분은 아니야.) 할딱일 때.

쿨럭! 고개를 조금 들다가 피를 왈칵 토하는 청풍.

후둑! 청풍의 토한 피가 황태자비의 뺨과 어깨에 흩뿌려지고.

황태자비; [흑!] 뺨과 어깨에 피가 뿌려지는 걸 느끼고 눈 치뜰 때

청풍; [죄... 죄송합니다.] 턱! 헐떡이면서 오른손으로 황태자비의 어깨 옆의 바닥을 힘주어 짚으면서 상체를 일으키고

황태자비; [아니... 아니다!] 두근! 가슴 두근거리고. 억지로 웃고

황태자비; [난... 난 괜잖으니... 신경 쓰지 마라.] 슥! 자기도 모르게 손을 들어서 청풍의 입과 코에서 흐르는 피를 닦아주고

주첨기(위진천); (깔끔 떨기로 악명 높은 저 계집이 초면인 사내가 토하는 피를 닦아주다니...) 놀랄 때

청풍; [결... 결례한 죄는 저... 저 말종을 처단한 후에 빌도록 하겠습니다.] 억지로 웃으며 일어나 앉아서 황태자비를 내려다보고

황태자비; [오... 오냐!] [하지만 조심해라!] 얼굴 발개져서 할딱이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있고

주첨기(위진천); [뭐? 날 처단해?] 어이없고

주첨기(위진천); [형극혈강에 당해서 저승에 한 발을 들여놓은 놈이 무슨 헛소리를...] + [!] 말하다가 눈 부릅뜨는 주첨기(위진천)

툭! 투툭! 가늘지만 쇠로 이루어진 가시들이 바닥에 떨어진다

쿵! 후두둑! 투툭! 비틀거리며 일어나면서 위로 쳐드는 청풍의 왼팔과 왼손에서 반 뼘 가량의 길이인 가시들이 빠져나와 바닥에 떨어지고 있다. 그 뒤에서 황태자비도 놀란 표정으로 일어나 앉고 있다. 걷혀진 잠옷 치마로 아랫도리를 가리면서

하란; (맙소사!) 손으로 입 가리며 놀라고

주첨기(위진천); (형극혈강에 당해 생겨난 가시들을 몸 밖으로 밀어내고 있다.) (설마...) 경악과 공포로 눈 치뜨고

주첨기(위진천); [네... 네놈... 형극혈강마저 운용방법을 알아낸 것이냐?] 불신과 경악

청풍; [무공이든 뭐든... 몸으로 익히는 게 빠르고 효과적인 법이다.] 투툭! 이제 가시들이 거의 다 빠져나온 왼팔을 살피면서 웃고. 가시가 빠져나간 자리에서는 피가 뿜어지고 있고.

청풍; [형극혈강의 기운이 팔 속을 들쑤시고 다니는 바람에 그 원리를 알고 싶지 않아도 알게 되었다는 말이다.] 투툭! 마지막 가시가 빠져나와 떨어지는 왼팔을 보며 말하고. 팔과 손바닥이 피투성이가 되긴 했지만 이제 가시는 없다

주첨기(위진천); (괴물...) 오싹! 소름이 돋아 숨을 멈추고

주첨기(위진천); (몇 시진 전까지만 해도 내 적수가 못 되었던 놈이었는데...) (지금은 내가 지닌 어떤 무공으로도 죽일 수 있다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굳어질 때

<노부들이 왔네!> <다른 놈들도 몰려오고 있으니 정체를 들키지 않도록 주의하게!> 누군가의 전음이 들려서 눈 부릅뜨는 주첨기(위진천).

주첨기(위진천); (자금성에 잠입해있는 본가의 고수들 중 최강자인 동복쌍로(同腹雙老)가 도착했다.) 안도하고. 그 직후

화악! 쩍! 청풍의 좌우에 돌풍을 일으키면서 나타나며 칼질을 하는 두 명의 늙은 환관. 바로 황태자가 치료 받고 있는 밀실을 지키던 쌍둥이 늙은 환관들이다.

황태자비; [악!] 자기도 모르게 비명

하란; (저것들은 상시태감의 심복들인 동복쌍로!) 놀라고

[!] 투학! 눈 번뜩이며 몸을 팽이처럼 돌리는 청풍

쩍! 한 놈의 칼은 청풍의 머리 위를 지나며 머리카락을 잘라버리고.

서걱! 다른 놈의 칼은 청풍의 옆구리를 베지만 유령익을 베지는 못하고

청풍; (유령익 덕분에 살이 베이지는 않았지만...) 빠캉! 쩡! 얼굴이 고통스럽게 이지러진 채 좌우로 젓는 손에서 벼락이 일어나고

청풍; (칼질에 실린 강력한 경기(勁氣)가 파고들어 허리가 마비된다.) 손을 젓는 청풍의 손에서 벼락이 쌍둥이 환관에게 날아가고

[혈전창!] [억!] 꽝! 빠캉! 다시 몸을 돌려 청풍을 공격하려다가 경악하며 칼을 휘둘러 벼락을 튕겨버리는 쌍둥이 늙은 환관. 둘의 동작이 똑같다.

청풍; (이 늙은이들!) 눈 치뜨며 비틀거리던 몸을 세우고. 휘릭! 스슥! 똑같은 자세로 청풍의 좌우로 내려서는 쌍둥이 환관들

<혈전창을 간단히 막아내는 실력자들이다!> 쩍! 서걱! 청풍의 생각을 배경으로 다시 좌우에서 칼질을 해오는 쌍둥이 환관들. 칼질이 빨라서 칼은 안 보이고 하얀 궤적만 보인다.

청풍; (아차 실수하면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 쩡! 투쾅! 몸을 휘돌려 두 노인의 칼질을 피하면서 장풍과 벼락을 날리는 청풍

투쾅! 역시 긴장하면서 칼질로 벼락을 튕겨버리거나 피하는 쌍둥이 환관

 

#204>

자금성의 다른 곳. 5미터가 넘는 높은 담장 앞에 화려한 복장을 한 무사들이 모여 웅성거리고 있다. 모자를 쓰고 비단옷을 입은 이자들은 금의위 위사들이다. 칼과 창, 검으로 무장하고 있다. 그들이 모여선 앞쪽에는 높은 문이 있는데 굳게 닫혀있다. 문에는 <雲臺門>이라는 글이 적힌 현판이 걸려있다. 지면에서 문까지는 길고 넓은 계단이 몇 개 놓여있다.

[대답해라! 거기 아무도 없느냐?] 탕! 탕! 금의위 위사들 중 나이가 들어 보이는 인물이 계단 위로 올라가 주먹으로 운대문을 두드린다. 하지만

운대문 안쪽에서는 아무 반응도 없고

위사1; [젠장! 환관 놈들이 씨몰살을 당했나? 왜 대답이 없는 거야?] 탕탕! 주먹으로 운대문을 치는 나이 든 위사.

[언제까지 안쪽의 반응만 기다리고 있어야 하는 건가?] [이러다가 정말 심각한 사단이 나는 거 아닌가 몰라?] 위사들 웅성

[하지만 별 수 있는가? 환관이 아니면서 저 운대문 너머로 발을 들여놓는 자는 구족을 멸하는 극형에 처해지는데...] 위사 한명이 겁을 집어먹은 표정으로

[그... 그렇지?] [운대문 안쪽의 내원에서 벌어지는 일은 오직 무술환관들과 여자위사들만이 처리할 수 있어!] 끄덕이는 위사들. 그때

[상황을 보고하라!] 누군가의 호령이 들려 깜짝 놀라 돌아보는 그 위사

모든 위사들이 돌아보는 쪽에서 몇 명의 나이 든 위사들을 거느린 노인이 빠르고 거친 걸음으로 걸어온다. 바로 동방여명이다. 허리띠를 매는 모습으로 걸어온다. 잠자리에서 급히 나온 모습

[통령(統領)님!] [통령각하를 뵙습니다.] 금의위 위사들 일제히 포권하고. 운대문을 두드리던 위사도 급히 포권하고.

동방여명; [내원(內院)에서 무슨 변고가 생긴 것이냐?] 눈 부라리며 다가오는 동방여명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금의위(錦衣衛) 통령 동방여명(東方黎明)>

위사1; [보고 드립니다 각하!] 운대문을 두드리던 위사가 급이 계단에서 뛰어내리고. 다른 위사들은 급히 옆으로 물러서고

위사1; [반각(半刻;7-8분) 전, 내원에서 강력한 폭발이 일어난 것이 감지되어 당직을 서던 속하 이하 위사들이 이곳 운대문(雲臺門)으로 집결했습니다.] 턱! 한 무릎 꿇고 포권하며 보고하고

위사1; [하지만 운대문은 굳게 닫혀있고 안쪽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어 상황 파악에 애로를 겪고 있는 중입니다.]

동방여명; [폭발 기점은 어디로 추측되느냐?] 담장 쪽을 보며

위사1; [속하들이 근처에서 가장 높은 건물의 지붕 위에서 목측한 바에 의하면...] 주변을 돌아보고. 동방여명도 돌아본다.

담장 근처에서 가장 높은 3층 건물의 지붕 위에 위사 한명이 서서 목을 빼고 운대문 안쪽을 살피고 있다

위사1; [아마도... 황태손전하의 거처에서 변고가 발생한 듯합니다.] 식은땀 흘리며 동방여명의 눈치를 보며 말하고

동방여명; [황태손전하의 거처!] [확실하냐?] 눈 번뜩이고

위사1; [여러 방향에서 목측(目測)한 것을 종합해 본 바에 의하면 거의 틀림이 없습니다.]

동방여명; [이런 변고가...] 이를 부득 갈고. 주먹 불끈

동방여명; [운대문 안쪽의 환관과 궁녀들은 어째서 반응이 없는 것이냐?] 운대문쪽을 향해 버럭 고함을 지르고.

위사1; [속... 속하들도 그것이 의아하던 참입니다.] 눈치 보며

동방여명; (천시지청술로 살펴 보건데 운대문 근처에는 대기하고 있는 환관 놈들이 여럿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절 반응을 보이지 않는 다는 건...) 눈 부릅뜨며 운대문을 노려보고

동방여명; (저 환관 놈들이 변고를 일으킨 자와 한 통속이라는 증거!) 이를 부득 갈고

동방여명; (그걸 안다고 해도 금남의 금역인 운대문 안쪽으로는 돌입할 수 없고...) 주먹 부르르 떨고

동방여명; (제발 천지신명께서 황태자전하와 황태손전하를 보우하시길 바랄 뿐이다.) 심각한 표정. 주변의 위사들도 심각한 표정으로 동방여명의 눈치를 살피고

 

#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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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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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썩! 침대 위에 발라당 넘어지는 황태자비. 젖가슴이 출렁. 가랑이가 벌어지고

주첨기(위진천); [좋은 말로 하니까 뭐가 이리도 원하는 게 많아?] 그런 황태자비를 노려보며 눈 부라리고. 이어

주첨기(위진천); [정정!] 돌아보지 않고 외치고

정정; [예 소주!] 마지 못해 대답하고

주첨기(위진천); [이 년이 한번만 더 딴 소리하며 질질 끌면 그 새끼를 밟아 죽여라.] 살벌한 표정으로 황태자비를 노려보며

정정; [분부대로 하겠어요.] 우둑! 다시 주첨기의 가슴을 밟은 발에 힘을 주고. 그러자

황태자비; [... 알겠다!] 비명 지르며 급히 양손으로 치마를 걷어 올리며 가랑이를 벌리고. 짧은 치마가 걷혀지면서 아랫도리가 드러나고

황태자비; [어서... 어서 올라와라! 내가 좋게 해줄 테니...] [대신... 첨기는 해치지 않겠다고 약속해다오.] 울면서 가랑이를 활짝 벌리며. 치마는 허리 위로 걷혀져서 아랫도리가 완전히 드러났다. 발에는 굽이 있는 꽃신을 신은 상태고

주첨기(위진천); [처음부터 그럴 것이지.] ! 히죽 웃으며 황태자비의 몸에 올라탄다. 두 손으로 황태자비의 얼굴 옆을 짚으며 상체를 버티는 자세로

황태자비; [흐윽!] 주첨기(위진천)이 자신의 배 위에 올라타자 수치심에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주첨기(위진천); [내가 준비되었다는 건 몸으로 느낄 수 있을 테고...] 아랫도리를 주첨기(위진천)의 벌린 가랑이 사이에 문지르고

파르르! 떨리는 벌어진 황태자비의 가랑이

주첨기(위진천); [어서 마마의 손으로 마무리를 지으시구려.] 내려다보며

황태자비; [... 오냐! ... 조금만 기다려라.] 두 손을 자신의 사타구니에 넣고. 고개는 돌린 채

무언가를 잡는 황태자비의 손아귀.

주첨기(위진천); [허억!] 고개 젖히며 혼망 가고

황태자비; (... 죽고 싶다!) 입술 악물며 고개 돌린 채 눈 감는 황태자비. 눈 꼬리로 눈물이 흐르고

<하지만 첨기를 살리려면 어쩔 수가 없다!> 다른 손으로 벌린 어딘가로 손으로 쥔 그걸 이끄는 황태자비의 손. 검은 배경으로 벌리고 쥐는 황태자비의 손을 희고 선명하게 보여주고.

주첨기(위진천); [허억!] 혼망 가는 표정이 되고.

주르르! 이를 악무는 황태자비의 얼굴. 감은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완전히 밀착한 황태자비와 주첨기(위진천)의 아랫도리. 주첨기(위진천)의 아랫도리는 경직되어 떨리고. 황태자비의 벌어진 가랑이는 파를 떨리고. 둘의 몸이 결합되었고

정정; (결국...) 한숨 쉬고.

황태자비; (죄송... 죄송해요 여보!) 황태자를 떠올리며 울고. 그때

주첨기(위진천); [얼굴... 얼굴을 돌려라.] 자기 몸 아래 깔린 황태자비를 내려다보며 헐떡이고

황태자비; [제발... 그것만은...] 고개를 옆으로 돌린 채 눈을 감고 애원하고

주첨기(위진천); [?] [지금 네년을 범하고 있는 게 누군지 차마 볼 엄두가 안 나는 것이냐?] 몸을 움직이기 시작하며 잔인하게 웃고

입술 악물며 대답하지 않는 황태자비. 주첨기(위진천)의 아랫도리가 사타구니를 치받을 때마다 몸이 조금씩 흔들리고

주첨기(위진천); [네년이 언제 이런 기막힌 경험을 하겠느냐?] ! ! 몸을 점점 더 거칠게 움직이며 헐떡이고

이를 악문 채 고개를 돌린 황태자비의 몸도 점점 더 크게 아래 위로 흔들리고. 젖가슴이 출렁 출렁

주첨기(위진천); [더 짜릿하게 즐기고 싶으면... 어서 고개를 돌려 내 얼굴을 봐라.] [지금 누구하고 교접하는지 네년 눈으로 직접 보란 말이다!] 몸을 점점 더 빨리 움직이면서 음험하게 웃고. 그러자

황태자비; [이 마귀새끼!] 악을 쓰며 고개 홱 돌리면서 눈을 치뜨고

황태자비; [어떻게 인간의 탈을 쓰고 이런 짓을...] + [!] 악을 쓰다가 눈 부릅뜨고

슈욱! 천장에서 유령같은 것이 덮쳐 내려온다. 얼굴의 눈 부위만 보이고 몸은 반투명한 채 흐늘거리는 그 인물은 물론 청풍이고. 유령익 밖으로 나온 오른손으로 비수를 거꾸로 들고 주첨기(위진천)의 등을 찍으려 하고

[!] 주첨기(위진천)의 눈도 부릅떠지고. 자기 몸 아래 깔린 황태자비를 보며

눈 치뜬 황태자비의 눈동자 크로즈 업. 그 눈동자에 얼굴의 눈 부위만 확실하게 드러난 청풍이 덮쳐 내려오는 것이 반사된다

주첨기(위진천); (위험!) ! 옆으로 벼락같이 몸을 굴리며 피하고. + 황태자비; [!] 주첨기(위진천)의 거시기가 아랫도리에서 확 뽑히자 비명 지르며 퍼덕이고. 가랑이는 벌린 채

[!] 정정이 깜짝 놀랄 때

! 비명 지르는 황태자비의 얼굴 옆의 침대를 내리찍는 청풍의 손에 거꾸로 들린 비수

청풍; (이런...) ! 비수를 뽑으며 홱 돌아보고. 황태자비의 옆에 한 쪽 무릎을 꿇은 자세인데 세우고 꿇은 청풍의 두 다리가 유령익 밖으로 드러나 보인다. 그 외의 몸 부위는 아지랑이처럼 흐늘거리며 주변과 동화되어 있고. 이하의 장면에서 청풍은 코 윗부분부터 이마까지의 얼굴만 드러난다.

주첨기(위진천); [웬놈이냐?] ! 옆으로 팽이처럼 날아갔다가 침실 문간에 내려서면서 바지를 추스르고. 건물 밖에서 환관들이 깜짝 놀라며 들여다보고

정정; [소주!] 비명 지를 때, 여전히 한쪽 발로 주첨기의 가슴을 밟은 자세로

주첨기(위진천); [정정! 증거가 남지 않게 주첨기의 얼굴을 뭉개버려라!] 비틀거리는 몸을 세우며 외치고

청풍; (주첨기!) 놀라 눈을 치뜨고 있는 황태자비의 옆에 한쪽 무릎을 꿇은 자세로 정정 쪽으로 홱 고개 돌리고

<그러니까 저 친구가 진짜 황태손 주첨기라는...!> 정정의 발에 가슴이 밟혀있는 주첨기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정정은 주첨기의 가슴에 한 발을 얹어놓은 자세로 청풍을 보고 있는 중이다. 놀라 눈 부릅뜨며.

정정; [예 소주!] 번쩍! 주첨기(위진천)의 지시에 뒤늦게 대답하며 주첨기의 가슴을 밟고 있던 발을 번쩍 쳐든다.

황태자비; [... 안돼!] 고개 돌려 돌아보며 비명

정정; [날 원망하지 마세요 전하!] ! 강하게 주첨기의 얼굴을 밟아가고. 하지만

청풍; [꺼져라!] 빠캉! 외치며 휘두르는 청풍의 비수에서 벼락이 날아가고

정정; [꺄악!] 빠지직! 청풍이 비수 끝에서 내뿜은 벼락에 맞아 비명 지르는 정정.

황태자비; [!] 일어나려는 자세로 안도하며 눈 치뜨고

주첨기(위진천); [혈전창!] 경악하고

정정; [끄윽!] 푸시시! 지지지! 온몸에서 연기와 벼락을 뿜어내며 눈을 까뒤집고 뒤로 쓰러지려는 정정. 벼락에 맞아 몸이 타들어간 모습이고

주첨기(위진천); [네놈, 이제 보니 장청풍이란 도둑놈이었구나!] 분노하고.

퍼억! 온몸이 타들어가며 뻣뻣하게 굳어진 정정의 몸뚱이가 바닥에 나뒹굴고.

황태자비; [첨기야!] 여전히 아랫도리를 드러낸 야한 모습으로 침대 위를 기어서 주첨기가 쓰러져 있는 쪽으로 가려하고. 아직 침대 위. 그 직후

청풍; [위험합니다!] ! 왼팔로 황태자비의 허리를 휘감아 끌어안으며 외치고

황태자비; [... 놔라! 내가 누군지 알고 감히...] 청풍의 팔에서 벗어나려 바둥거릴 때

! 퍼펑! 사방의 벽을 부수며 날아드는 십여명의 환관들. 손에 손에 무기를 들었다. + 황태자비; [!] 그걸 보며 깜짝 놀라는 황태자비

! 서걱! 사방에서 청풍에게 날아드는 환관들의 칼들. 아주 빠르고 살벌하다

황태자비; [!] 그걸 보며 비명

주첨기(위진천); [계집은 죽이면 안된다.] 허리띠를 묶으며 외치고. 하지만 그 직후

! ! 청풍이 바로 잡은 비수를 허공에 대고 이리저리 긋고. 왼팔로는 황태자비의 허리를 감아 안은 채 한쪽 무릎을 꿇은 자세로 침대 위에 앉아서. 직후

! 투학! 청풍과 황태자비를 난도질해오던 칼들이 갑자기 방향을 홱 바꾼다

[!] [칼이 제멋대로 움직인다!] [이게 무슨...] [조심해라!] 환관들 놀라 비명 지르고. 칼뿐 아니라 그자들의 몸뚱이도 공에서 홱 뒤집히거나 방향이 바뀌는데

! ! 서로의 칼로 서로를 찌르고 베어 죽이는 환관들

[크악!] [!] 일제히 비명 지르며 몰살당하는 환관들

주첨기(위진천); [!] 경악

황태자비; [...] 놀라고

털썩! 퍼억! 침대 주변으로 쳐 박히는 환관들의 시체

주첨기(위진천); (일종의 접인공력(接引功力)을 써서 아버지의 수하들을 상잔(相殘)하게 만들었다.) 경악하고. 그때

[소주!] [무사하십니까?] ! 퍼펑! 다시 사방의 벽을 박살내며 나머지 환관들이 침실과 거실로 뛰어든다. 역시 십여명

황태자비; [... 난 상관 말고 내 아들 첨기를 보호해다오.] 청풍의 팔에 안긴 채 바둥대며 애원하고. 청풍은 아직 침대 위에 한쪽 무릎 꿇은 자세로 앉아서 주첨기(위진천)을 보고 있다

청풍; (내 아들 첨기...) 곁눈질로 바둥대는 황태자비를 보며 일어나고

청풍; (역시 이 여자가 황태자비 장씨였구나.) + [걱정하지 마십시오 마마.] ! 침대 옆으로 내려선다. 주첨기의 옆으로. 이어

청풍; [역적들이 마마와 황태손전하를 위해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몸을 숙여서 주첨기 옆에 황태자비를 내려주고.

황태자비; [첨기야!] 주첨기를 끌어안고

황태자비; [미안하다! 어미가 널 볼 면목이 없어.] 주첨기를 끌어안고 몸부림치며 오열하고. 그때

주첨기(위진천); [아버지의 말씀이 사실이었군.] 심각한 표정으로 말하고. 환관들은 사방에서 청풍을 포위하며 다가오고. 청풍은 얼굴의 눈 부위와 비수를 든 손, 두 다리의 일부만 드러난 모습으로 돌아보고.

주첨기(위진천); [세상에는 가끔 별격의 존재가 나타나곤 한다는데...] 지지지! 늘어트린 양손이 벼락에 휘감기고

주첨기(위진천); [아버지는 당신의 대에 사자천존이란 괴물이 튀어나왔던 것처럼 나의 대에는 네놈이 걸림돌이 될 거라 하셨었다.] 지지지! 주먹 꽉 쥐는 양손으로 벼락을 일으키며 살벌한 표정

청풍; [네 아비가 그런 소릴 했다 이거지?] 피식

주첨기(위진천); [아버지의 말씀을 처음 들었을 때는 반발하는 마음이 들었었지만...] [네놈을 다시 만나고 보니 그 말씀이 추호의 틀림도 없는 것같구나.] 지지지! 온몸이 벼락에 휘감기고 두눈은 강렬하게 번뜩인다. 온몸의 힘을 모으는 모습이고

청풍; [다른 건 몰라도 귀면지존... 아니 상시태감 위태무가 사람 보는 눈은 제법 있지.] 웃고. 그런 청풍의 뒤에서 주첨기를 끌어안고 있던 황태자비가 깜짝 놀라 돌아본다.

황태자비; [... 위태무!] 눈 부릅

황태자비; [... 저 죽일 놈이 위태무와 관련이 있단 말이냐?] 주첨기를 안은 채 이를 갈며 주첨기(위진천)를 노려보고

청풍; [진짜 이름은 모릅니다만...] [혈태자라 불리는 저 역적이 위태무의 아들인 것은 사실입니다.] 고개 조금 돌려 보며 대답하고

황태자비; [죽일...] 극도로 분노하여 이를 갈며 주첨기(위진천)을 노려보고.

황태자비; [하늘에 맹세컨대...] 츠츠츠! 이를 바득 가는 황태자비의 몸에서 칙칙한 살기가 일어나고

황태자비; [네놈과 실오라기 한 올만큼의 인연을 맺은 인간들까지 찾아내 몰살을 시켜버리겠다.] 쿠오오! 주첨기(위진천)을 노려보며 이를 가는 황태자비의 몸에서 무시무시한 살기가 치솟고. 눈도 마녀처럼 핏발이 섰고

오싹! 소름이 돋아 눈 치뜨는 주첨기(위진천)

청풍; (숨이 막히게 만드는 살기!) 곁눈질로 그런 황태자비를 보며 숨을 멈추는 표정이 되고

청풍; (원래 천하에서 가장 기가 센 여인인데 무참한 만행을 당한 탓에 살기가 하늘을 찌를 정도로 강해졌다.) + [혈태자! 삼가 조의를 표한다.] 웃으며 주첨기(위진천)에게 포권하고

움찔! 하며 시선을 황태자비에게서 청풍에게 돌리는 주첨기(위진천)

청풍; [넌 말 그대로 역린(逆鱗)을 건드렸다.] 황태자비를 돌아보고

청풍; [덕분에 너 뿐만 아니라 너와 관련된 모든 인간은 주실(朱室;명나라 황실)이 다스리는 땅에서는 살 수 없게 되었다.] 다시 주첨기(위진천)을 보고

주첨기(위진천); [그 새끼 오지랖 하고는...] 피식 웃고

주첨기(위진천); [오늘 일을 영원히 묻어버리면 되는데 뭔 걱정이냐?] [전부 죽여라!] 환관들에게 손짓하고

! 부악! 그 즉시 폭발적인 기세로 사방에서 청풍을 공격하는 환관들. 아주 빠르고 강하게 칼을 휘둘러 온다. 개개인이 막강한 고수들임을 보여주고. 하지만

청풍; [배우는 게 없구나 위가야!] ! 쳐드는 비수에서 벼락이 치솟고

청풍; [이런 버러지들로는 날 어쩌지 못한다는 걸 이미 보았지 않느냐?] 투쾅! 빠캉! 비수에서 사방으로 흩어진 벼락이 덮쳐오던 자들이 무기로 흘러들어가고

[크악!] [!] 휘두르던 무기를 통해 흘러드는 벼락에 감전되어 일제히 비명을 지르는 환관들

황태자비; [...] 안도할 때

주첨기(위진천); [크아!] 부악! 청풍의 바로 앞 허공에 나타나며 강력하게 주먹을 내지르는 주첨기(위진천). 새빨갛게 변한 주먹에서 벼락이 일어난다. 미사일이 날아드는 것같고

청풍; [!] 눈 부릅뜨며 왼쪽 손바닥을 펼쳐서 막는다. 황태자비와 주첨기 모자 앞에 버티고 서서 막는 자세로 전력을 다해 막는 모습

번쩍! 주첨기(위진천)의 주먹과 청풍의 손바닥이 맞닿으며 강렬한 빛이 터지고

황태자비; [!] 터지는 빛 속에서 주첨기의 몸을 자신의 몸으로 덮어 가리는 황태자비

꽈앙! 건물을 밖에서 본 모습. 안에서 강력한 폭발이 일어나 건물 전체가 밖으로 터져 오른다. 지붕은 위로, 사방의 벽들은 사방으로 터져나간다.

 

#201>

[!] [!] 지진이 난 듯한 진동과 폭발에 휘청하며 경악하는 경비 서던 환관들. 주첨기의 거처가 아닌 다른 곳이다.

[!] [엄마야!] 건물에서 거의 벌거벗은 궁녀들이 겁에 질려 뛰쳐나오고

[이게 무슨 난리야?] [지진이라도 난 거야 뭐야?] 넘어지고 엎어지며 건물 밖으로 뛰쳐나온 궁녀들 벌벌 떨고. 그러다가

흠칫! 하며 주변의 환관들을 보는 궁녀들

환관들이 담장 너머를 보고 있는데. 상당히 떨어진 담장 너머에서 핵폭발이 일어난 것같은 버섯구름이 치솟고 있다.

[... 저긴...] [황태손 전하의 거처쪽인데...] 궁녀들 놀라고. 반면

<일 났다!> ! 굳어진 표정으로 달려가는 환관들

 

#202>

[!] [이게 무슨...] 황태자의 거처. 그곳을 지키던 환관들도 기겁. 멀리 몇 개의 담장과 건물 너머로 버섯 구름이 치솟고 있는 게 보인다.

[!] [!] 지하에 자리한 밀실 입구를 지키고 있던 쌍둥이 늙은 환관들의 눈이 부릅. 드드드! 밀실 통로가 진동하고

[이런...] [소주가 진행하던 일에 문제가 생겼군!] 스스스! 스팟! 사라지는 두 늙은 환관

 

#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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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

황태손 주첨기의 거처. 환관들이 경비 서고 있고. 그러다가

흠칫! 하는 환관들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는 황태자비. 늙은 궁녀가 등을 들고 앞 길을 비춰주고 그 뒤를 잠 옷 위에 장옷을 대충 망토처럼 걸친 황태자비가 큰 걸음으로 걸어온다. 장옷에 팔은 넣지 않고 어깨에 걸친 모습. 장옷 속에는 얇은 란제리 형태의 잠옷을 걸치고 있고. 황태자비 뒤로는 검을 찬 두 명의 여자가 따라온다. 눈매가 날카로운 여자 무사들이다. 이 여자 무사들의 이름은 하란과 동매. 전형적인 여자 경호원의 인상. 날렵한 몸매에 상당한 미모들이다. 눈매와 입술이 가늘다.

<황태자비 장씨!> <저 암호랑이가 이 늦은 시간에 여길 왜...> <뭔가 눈치를 챈 것 같다!> 당황하는 환관들

<빨리 소주께 알려라!> 환관들 중 가장 나이가 많은 환관이 앞으로 나서며 동료들에게 전음으로 말하고. 이어

환관; [마마!]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는 황태자비를 막아서고

환관; [야심한 중에 어인 행차이신지요?] 포권하며 묻지만

황태자비; [비켜라!] 살벌한 표정으로 말하며 속도를 줄이지 않고 걸어오고

황태자비; [지금 이 순간부터 내 몸에 손가락 하나라도 대는 놈은 구족을 멸해버릴 것이다!] 살벌한 표정 크로즈 업

오싹! 모든 환관들 소름이 돋아 전율하고

황태자비; [하란(夏蘭)! 동매(冬梅)!] [너희들은 남아서 대기하라!] 옆으로 물러서는 얼굴 굳어진 환관들 사이를 빠른 걸음으로 지나가며 말하는 황태자비.

[예 마마!] [봉명하겠나이다,] 등을 든 늙은 궁녀와 두 명의 여자무사, 하란과 동매는 환관들 근처에 멈춰서며 고개 숙이고

<일 났다!> 건물 입구로 통하는 계단으로 다가가는 황태자비의 뒷모습 보며 사색이 되는 환관들. 건물 입구에는 두 명의 환관이 서서 당황

 

#196>

주첨기의 침실.

[!] 흠칫! 하는 주첨기(위진천). 침대에 누운 주첨기의 몸에 걸터앉아 두 손으로 주춤기의 관자노리를 누르고 있던 자세다. 주첨기는 감전된 모습으로 눈을 까뒤집고 있고. 침대 옆에 서서 보고 있던 정정도 깜짝 놀라며 문쪽을 보고. 정정은 짧고 얇아서 야한 잠옷 위에 겉옷을 망토처럼 두른 채 보고 있었다.

<비켜라! 지금 이 순간부터 내 몸에 손가락 하나라도 대는 놈은 구족을 멸해버릴 것이다!> 문 밖에서 들리는 황태자의 음성이 주첨기(위진천)와 정정의 귀에 들리고

정정; <소주! 황태자비 장씨가 쳐들어왔어요!> 문쪽을 보며 전음을 날리고

주첨기(위진천); (이런...) 팟! 급히 주첨기의 몸에서 일어나고

 

#197>

건물 밖.

황태자비; [문 열어라!] 계단을 올라가며 건물 입구를 지키고 있는 환관들에게 명령하고. 살벌한 표정과 삼엄한 기세를 흘리며

[예 마마...] [분... 분부 따르겠사옵니다.] 덜컹! 끼익! 압도당해서 좌우에서 문을 여는 환관들. 문 안쪽은 화려한 거실이고 그 거실 건너편에 또 하나의 문이 있다. 침실로 통하는 문이고

건물 안쪽의 거실로 들어가 침실로 통하는 문으로 다가가는 황태자비의 뒷모습

<소주께 경보는 보냈지만 시간이 촉박했을 수도 있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라!> 나이가 가장 많은 환관 놈이 전음을 보내며 곁눈질하고. 여자 무사와 등을 든 나이 든 궁녀쪽이다. 그러자

고개 끄덕이며 여자 무사들과 궁녀 뒤로 접근하는 환관들. 하지만 여자 무사들과 궁녀는 그걸 눈치 채지 못하고 건물 쪽만 보고 있고. 환관들이 건물의 문을 닫고 있다

 

#198>

황태자비; [어미 왔다!] 덜컥! 외치며 침실 문을 열며 안쪽의 침실로 들어서는 황태자비. 직후

[!] 눈 치뜨며 멈춰서는 황태자비

쿵! 침실 안의 광경. 침대에는 얇고 짧은 잠옷의 앞자락이 벌어져 알몸이 적나라하게 드러나있는 정정이 반듯하게 누워있고 주첨기(위진천)가 그런 정정의 몸에서 일어나며 급히 바지를 추스르고 있다. 주첨기(위진천)도 상체를 벌거벗었은 채 바지를 무릎까지 까내린 모습으로 정정의 알몸에 올라타고 있다가 일어나는 모습이다. 둘 다 모두 문쪽을 돌아보고 있고

정정; [흑!] 기겁하며 급히 젖가슴을 두 팔로 가리고

주첨기(위진천); [어... 어머니!] 당황하며 바지를 허리까지 끌어올리며 침대에서 내려오려 하고

황태자비; [미... 미안하구나. 어미가 때를 잘못 맞췄다.] 민망해서 얼굴 조금 붉히며 고개 돌리고. 망토처럼 걸친 장옷을 두 손으로 잡아 앞을 여미면서

주첨기(위진천); [아... 아닙니다.] 바지 끈을 묶으며 침대에서 내려서고. 그 뒤에서 정정은 이불로 알몸을 가리는 시늉하며 일어나 앉고

주첨기(위진천); [헌데 이 밤중에 어인 일로 소자를 찾으셨는지요?] 민망해서 시선을 피하는 황태자비를 음산한 눈으로 노려보며 묻고

황태자비; [네게 급히 물어볼 일이 있어 찾아왔다만... 밤도 깊었으니 아침에 보도록 하자.] 휘릭! 말하며 서둘러 돌아서고.

정정; (위험했어!) 이불로 몸을 가린 채 소리없이 안도의 한숨 쉬고

정정; (조금만 대처가 늦었어도 꼼짝없이 저 암호랑이에게 들킬 뻔했지 뭐야.) 생각하며 곁눈질로 침실 한쪽의 벽에 붙어있는 옷장의 문을 본다.

주첨기(위진천); [심려 끼쳐드려 송구합니다. 아침 일찍 찾아뵙겠습니다.] 역시 안도하며 고개 숙이고

황태자비; [잘 자라.] 말하며 다시 침실 밖으로 나가려 하고. 헌데 그 직후

<어... 어머니!> 누군가의 신음 같은 것이 들려 눈 부릅뜨는 황태자비

황태자비; (첨기?) 홱! 눈 부릅뜨며 고개 돌리고.

쿵! 주첨기(위진천)은 움찔! 놀라며 황태자비를 보고 있는데

침대에 몸을 이불로 가리고 앉아있는 정정의 시선이 침실 한쪽의 벽에 붙은 옷장 쪽을 향하고 있다.

황태자비; (이 상황에서 정정 저 년은 내가 아닌 옷장을 보고 있다.) (그렇다는 건...) 팟! 이를 갈며 그 옷장 쪽으로 돌진하고

정정; (아차!) 기겁하며 옷장에서 황태자비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주첨기(위진천); (이런...) + [왜 이러십니까?] 콱! 손을 뻗어 자기 앞을 뛰쳐 지나가는 황태자비의 어깨를 잡으려 하지만

찌직! 간발의 차이로 주첨기(위진천)의 손은 황태자비의 어깨가 아니라 황태자비가 망토처럼 걸치고 있던 장옷을 움켜잡아 벗기고. 이하 황태자비는 란제리 형태의 얇은 잠옷만 걸친 야한 모습이 된다.

콱! 콱! 장옷이 벗겨져 잠옷만 걸친 야한 모습이 된 황태자비는 옷장 앞에 이르러 양손으로 옷장의 손잡이를 움켜잡고

황태자비; (이 옷장 안에 뭔가 숨기고 있는 게 있다.) 덜컹! 확! 옷장의 문을 양손으로 확 열어젖힌다. 그 직후

[!] 눈 부릅뜨며 옷장 아래를 보는 황태자비

쿵! 드러나는 옷장 안의 모습. 옷들이 걸려있는 옷장 바닥에 시체처럼 쓰러져 있는 주첨기의 모습. 주첨기는 옷을 제대로 갖춰 입고 있다. 차림새 때문에 주첨기는 상체를 벌거벗고 아랫도리에 바지만 걸친 주첨기(위진천)와 구분된다.

황태자비; [첨... 첨기야!] 옷장 문을 열어젖힌 자세로 비명.

 

#199>

[] [!] 건물 밖에서 깜짝 놀라는 여자무사 하란과 동매와 나이 든 궁녀. <첨... 첨기야!> 건물에서 비명이 들리고

<황태자비마마의 비명!> <황태손 신상에 변고가 생겼다!> 콱! 허리에 찬 검을 뽑으려는 자세로 건물로 돌진하려는 하란과 동매. 등을 든 나이 든 궁녀는 당황하며 옆으로 피하고. 하지만 그 직후

펑! 펑! 하란과 동매의 등에 작렬하는 장풍. 그 여자들 뒤에 접근해있던 환관들이 장풍을 날렸다. 궁녀가 깜짝 놀라 돌아보고

털썩! 퍼억! 하란과 동매는 비명도 제대로 지르지 못하고 앞으로 나뒹굴고 + 궁녀; [악!] 그걸 보며 비명 지르는데 직후

파팟! 궁녀의 등을 빠르게 찍는 또 다른 환관

털썩! 궁녀도 들고 있던 등을 놓치며 하란과 동매 옆에 쓰러진다.

 

#200>

[흐윽!] 다시 침실 내부. 황태자비가 옷장에서 손을 떼며 비틀. 시선은 옷장 바닥을 향하고 있고.

황태자비; [첨... 첨기!] 옷장 바닥에 쓰러져 있는 주첨기를 내려다보며 눈을 치뜨고

황태자비; [여기 있는 게 진짜 첨기라면 네놈이 가짜라는...] 홱! 이를 갈며 뒤를 돌아볼 때

콱! 그런 황태자비의 목을 움켜잡는 주첨기(위진천)의 강철 같은 손아귀. 정면에서 마주 보는 자세로 목을 쥐었다.

황태자비; [끄윽...] 주첨기(위진천)의 손에 목이 조여져서 눈을 까뒤집으며 벌벌 떠는 황태자비. 너무 강한 충격에 저항할 생각도 못하고 몸이 축 늘어진다.

주첨기(위진천); [황태자비마마! 화를 자초하셨소.] 우둑! 황태자비의 목을 쥐어 쳐들면서. 그 뒤에서 정정이 앞을 가리고 있던 이불을 치우며 침대에서 내려서고 있다

주첨기(위진천); [모른 척 지나갔으면 별 탈 없이 천수를 누렸을 텐데 말이오.] 우둑! 음산하게 웃으며 황태자비의 목을 쥔 손에 힘을 주는데

정정; [고정하세요 소주! 이 계집을 죽이면 안돼요!] 급히 다가와 주첨기(위진천)의 손목을 잡고

황태자비; (계... 계집? 네년이 감히 내게...) 까무라치기 직전이지만 분노하여 이를 갈며 정정을 흘겨보고

정정; [이 계집이 여기 온 걸 알고 있는 인간은 한 둘이 아닐 거예요.] [죽일 경우 소주가 우선적으로 용의선상에 오를 수밖에 없어요.]

주첨기(위진천); [물론 그건 안다.] 찡그리고. 황태자비의 목을 쥔 손에서 좀 힘을 풀고

황태자비; [끄윽...] 숨통이 트이지만 여전히 축 늘어진 채 벌벌 떨고 있고

주첨기(위진천); [그렇다고 이 계집을 살려두었다가는 지금까지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겠느냐?] 난감한 표정으로 황태자비를 노려보고

정정; [입이야 막으면 되지요.] 주첨기(위진천)의 손목을 잡고 있던 손을 풀며 옷장 속을 들여다보고

주첨기(위진천); [아들놈의 목숨으로 협박을 하자?] 정정과 함께 옷 장 속에 쓰러져 있는 주첨기를 보면서 눈 번뜩

정정;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게 자식 둔 어미라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자식은 어미의 치명적인 약점 아니겠어요?] 배시시 웃으며 몸을 숙여서 주첨기의 상태를 살피고

주첨기(위진천); [일 리가 있는 말이긴 한데...] 여전히 좀 미흡한 표정.

정정; [황태자비마마! 보시다시피 아드님은 아직 살아 계세요.] 주첨기를 끌어안으며 황태자비를 돌아보고.

황태자비; [끄윽...] 목이 잡혀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면서 곁눈질로 그런 정정을 보고

정정; [하지만 언제라도 세상 하직할 위기에 처한 것도 사실이랍니다.] 주첨기를 품에 안은 채 옷장 밖으로 끌어내어 황태자비에게 보여주며

황태자비; [안... 안된다!] 헐떡! 이고

황태자비; [첨기... 내 아들을 해치지만 마라. 무슨 요구라도 들어줄 테니...] 애원하고

정정; [다행히 마마께서도 상황 파악이 되신 것같네요.] 옷장 앞쪽에 끌어낸 주첨기를 품에 안은 채 앉아서 배시시 웃고. 손으로는 주첨기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주첨기는 눈을 감고 있다.

정정; [아드님은 제가 자금성 밖으로 모시고 나가 잘 보살펴드릴 거예요.] [그러니 마마께서는 저희가 하자는 대로만 따르시면 돼요.] 주첨기의 이마에 입을 맞추며 웃고

황태자비; [으으으...] 분노하지만 어쩔 수 없어 눈물만 흘리고. 이를 갈며

정정; [혹시나 헛된 희망을 품을까봐 드리는 말씀인데...] 말하며 침실 입구 쪽을 보고

정정; [마마를 도와줄 수 있는 인간은 이 주위에 없답니다.] 배시시 웃으며 침실 입구쪽을 보고

[!] 황태자비도 목이 조여진 채 침실 입구쪽을 곁눈질하다가 눈 부릅뜨고

침실 문과 그 밖의 거실 문까지 열려 있는데 건물 밖에서는 환관들이 침실 쪽을 들여다 본다.

황태자비; (환... 환관 놈들이 이 상황을 보고도 조치를 취할 생각을 않고 있다.) (그렇다는 건...) 눈 치뜨며 깨닫고

쿵! 환관들 뒤로 바닥에 여자 셋이 쓰러져 있다. 물론 등을 들고 온 나이 든 궁녀와 황태자비의 경호원들인 하란과 동매다. 세 여자가 쓰러진 옆에는 환관들이 서서 돌아보고 있다.

황태자비; (전부... 이 주변의 환관 놈들은 전부 한통속이었구나.) 분노하고 절망하며 이를 바득 갈고

정정; [그럼 약속하신 걸로 알고 아드님은 제가 자금성 밖으로 모시고 나갈게요.] 주첨기를 안고 일어나고

정정; [아드님이 무사하시기를 바라신다면 헛된 마음은 품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침실 입구쪽으로 가려는데

주첨기(위진천); [아니. 안되겠다.] 고개 젓고

정정; [예?] 의아해서 돌아보는 정정

주첨기(위진천); [이 계집에게는 주첨기 외에도 두 명의 아들, 주첨용(朱瞻墉)과 주첨선(朱瞻墡)이 있다는 걸 잊지 마라.] 목을 잡고 쳐들고 있는 황태자비를 노려보며

정정; [소주의 말씀은...] 흠칫! 하고

주첨기(위진천); [매달 한명 씩 무고한 계집들을 희생시키며 제 남편의 수명을 연장해온 독한 계집이다.] 목을 잡은 황태자비를 노려보고

주첨기(위진천); [아들이 두 명이나 더 있는데 주첨기의 목숨에 연연할 리가 없다는 말이다.]

정정; (일리가 있네.) 굳어지고

황태자비; [아... 아니다! 그렇지 않다.] 필사적으로 애원

황태자비; [무슨 짓이든 할 테니 제발 첨기를 해코지 하지만 말아다오.] 애원

주첨기(위진천); [안됐지만 본 공자는 계집이 입으로 하는 맹세를 믿을 만큼 순진하지 않다.] [대신...] 히죽 웃으며

주첨기(위진천); [다른 방식으로 맹세하면 믿어줄 수도 있다.] 휙! 황태자비를 침대에 던지고.

황태자비; [악!] 털썩! 침대에 야하게 나뒹굴며 비명 지르고. 천장을 보는 자세로

정정; (소주께서는 설마...) 얼굴 굳어지고

주첨기(위진천); [바로 몸으로 하는 맹세지!] 바지 끈을 풀며 침대로 올라가고.

황태자비; [흐윽!] 전율하며 상체를 일으키고

정정; (역시...) 입술 깨물고

주첨기(위진천); [강제로 겁탈할 수도 있지만 기회를 한번 주겠다.] 상체를 일으킨 채 치를 떠는 황태자비에게 무릎걸음으로 다가가고. 허리띠를 풀면서

주첨기(위진천); [정말 장남을 위해 비밀을 지킬 생각이라면 자진해서 내게 몸을 열어 봐라.] 슥! 무릎걸음으로 황태자비에게 다가가면서 바지를 아래로 까내리기 시작하고

황태자비; [네... 네놈이...] 수치심과 충격을 받고 이를 갈며 뒤로 물러나 앉고

주첨기(위진천); [장차 국모(國母)가 될 몸으로 차마 그런 짓은 못하겠다면 거부해도 좋다.] [정정!] 황태자비의 발치에 무릎을 꿇고 상체를 세운 자세로 바지를 반쯤 까내린 채 정정에게 말하고

정정; [하명하세요 소주!] 난감하지만 고개 숙이고

주첨기(위진천); [만일 이 계집이 저항해서 내가 강제로 범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면...] 다시 황태자비를 보며 음산하게 웃고

주첨기(위진천); [주첨기의 가슴을 뭉개버려라.] 잔인하게 웃는 주첨기(위진천).

황태자비; [흐윽!] 전율하고

정정; [분부 받들겠어요.] 한숨 쉬며 그때까지 안고 있던 주첨기를 바닥에 던지듯 내려놓고

털썩! 바닥에 떨어져 힘없이 흔들리는 주첨기

정정; [말씀만 하세요 소주.] 콱! 발로 주첨기의 가슴을 밟고

정정; [그 즉시 다다음대 황제가 되었을지도 모를 이 인간의 가슴을 게 껍질처럼 으스러트려버릴 테니까요.] 우둑! 주첨기의 가슴을 밟은 발에 힘을 주고

주첨기; [끄윽!] 가슴이 밞히자 퍼덕이며 신음하고

황태자비; [그... 그러지 마라!] 그걸 보며 비명 지르면서 벌떡 일어나고

황태자비; [너희들... 너희들이 하라는 대로 할 테니까 제발 그 아이를 해치진 말아다오!] 주첨기(위진천) 앞에 무릎 꿇으며 두 손 모아서 싹싹 빌고. 울면서

주첨기(위진천); [결심이 섰다면 시작해라.] 슥! 반쯤 까내렸던 바지를 아래로 완전히 까내리고. 그러자

불끈! 주첨기(위진천)의 아랫도리에서 무언가가 세차게 튀어나오고.

황태자비; [흐윽!] 그걸 보고 눈 치뜨고

주첨기(위진천); [뒤룩뒤룩 살만 찌고 평생 골골 대온 남편과는 사뭇 다를 거요.] 히죽! 거시기를 황태자비의 얼굴 앞으로 내밀며 웃고. 그러자

황태자비; (죽일...) 수치심과 분노에 이를 악물며 고개 돌리는 황태자비

주첨기(위진천); [기왕 이렇게 된 거 마마도 여자로서의 즐거움을 맛보시구려. 원하시기만 하면 밤이 새도록 즐기시게 해드리겠소.] 한손으로 자기 것을 잡아 주무르며 웃고

황태자비; [부... 부탁이 있다!] 고개 돌린 채 수치심에 이를 악물며 말하고

주첨기(위진천); [말해보시오.] 용두질하는 자세로 눈이 벌개진 채 황태자비의 목덜미를 내려다보고

황태자비; [너... 너와 단 둘이 있고 싶다.] [정정이 년보고 첨기를 데리고 나가서 문을 닫으라고 해다오.] 수치심에 떨며 애원하고

정정; (장남이 바로 옆에 있는 상황에서 외간 사내에게 몸을 허락하고 싶진 않겠지.) 공감하지만

주첨기(위진천); [그렇게는 못하겠소.] 히죽 웃으며

찡그리는 정정

황태자비; [어... 어째서냐?] 분노에 치를 떨며 고개 들어 노려보고

주첨기(위진천); [마마께서 장남을 지키기 위해 숭고한 희생을 하는 장면을 다른 사람들도 봐두는 게 좋지 않겠소?] [그래야만 마마가 혹시라도 딴 마음을 먹지 않을 테니까.] 건물 밖에서 들여다보는 환관들을 보면서 말하고

황태자비; [어... 어떻게 그런 소릴...] 분노에 치를 떨고

정정도 소리없이 한숨 쉬는데

주첨기(위진천); [나 지금 몹시 급하오! 허튼 소리 말고 빨리 처리해주시오.] 아랫도리의 거시기를 황태자비의 얼굴에 들이밀면서 재촉하고

황태자비; [그럼... 그 얼굴...] [첨기로 위장한 그 얼굴만이라도 바꿔다오.] 얼굴에 닿으려는 주첨기(위진천)의 거시기를 피해서 다시 고개를 돌리며 애원하지만

주첨기(위진천); [이년이 정말...] 팍! 짜증내며 황태자비의 어깨를 후려치듯 밀어서 뒤로 발라당 나자빠지게 만든다. + 황태자비; [악!] 뒤로 넘어지며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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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

여전히 자금성. 깊은 밤

<-황태자의 거처> 웅장한 건물. 중년 이상의 나이 지긋한 환관들이 지키고 있고

위 건물의 밀실. 황태자 주고치가 치료 받는 그곳. 중앙의 침대에 황태자가 누워있고 그 옆에 두 사람이 서있는 뒷모습. 남녀인데 황태자비 장씨와 주첨기다. 물론 이곳의 주첨기는 진짜 주첨기가 아니고 주첨기로 위장한 위진천이다. 침대 주변에는 환관과 의사들이 긴장한 표정으로 서있다. 약을 다리는 의사도 있고

황태자비; [한왕이 훼방을 놓은 바람에 이번 달 섭음보정대법(攝陰補精大法)은 도중에 중단되고 말았다.] 침대에 누워있는 황태자를 보면서 말하는 황태자비의 앞모습을 보여주고. 아직 그 옆에 공손한 자세로 서있는 가짜 주첨기의 모습은 음영으로 처리하고 자세히 보여주지는 말고

황태자비; [그 때문에 네 아버지는 하루를 견디지 못하고 다시 혼수상태에 빠지셨다.] 초조한 표정으로 말하고

황태자비; [촌각을 다퉈서 다시 섭음보정대법을 시술 해드려야 하는데...] [이 긴박한 때에 상시태감은 무얼 하느라 코빼기도 내비치지 않는 건지 원...] 분노하고

주첨기(위진천);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어머니.] 스윽! 황태자비의 어깨를 한 팔로 감싸 안으며 말하는 사내. 주첨기의 모습을 한 위진천. 주첨기(위진천)으로 표기. 아직 얼굴은 보여주지 말고

주첨기(위진천); [아버지는 복이 많은 분이라 간단히 잘못 되시거나 하지 않을 것입니다.] 쿵! 처음으로 보여주는 주첨기(위진천)의 모습. 얼굴은 주첨기(위진천)이지만 약간 능글맞은 표정이고

[!] 주첨기(위진천)이 어깨를 끌어안자 움찔하는 황태자비.

황태자비의 어깨를 끌어안은 주첨기(위진천)의 손 크로즈 업. 힘이 꽉 들어간 모습이고. 그 바람에 황태자비의 몸은 주첨기(위진천)의 품에 비스듬히 안기는 자세가 되어버렸다.

주첨기(위진천); [소자가 남경에 머무르는 동안 어떻게 해서든 아버지의 상세를 호전시켜놓겠습니다.] 황태자비를 한 팔로 끌어안은 채 황태자를 보고

황태자비; [말... 말만 들어도 마음이 놓이는구나.] 스윽! 억지로 웃으면서 주첨기(위진천)의 품에서 벗어나고

황태자비; [밤이 늦었으니 그만 가서 자거라.] 옆으로 움직여서 주첨기(위진천)와 멀어지며 침대에 누워있는 황태자를 보고

주첨기(위진천); [소자 걱정은 하지 마시고 어머니야말로 눈을 붙이도록 하십시오.] 슥! 손을 뻗어 황태자비의 손목을 잡고

주첨기(위진천); [내관들에게 들으니 지난 몇 달동안 아버지의 간병을 하시느라 잠을 거의 못 주무셨다던데...] 황태자비의 손목을 한손으로 잡고 다른 손으로 손등을 쓰다듬으며

황태자비; [쓸데없는 소리들을...] 한손을 주첨기(위진천)의 손에 잡힌 채 환관들 흘겨보고

환관들 주눅이 들어 황태자비의 시선을 피하고

황태자비; [먼 길 오느라 피곤할 테니 어서 가서 쉬도록 해라.] 슥! 주첨기(위진천)의 손에서 자기 손을 빼며 말하고. 좀 새침하게

주첨기(위진천); [어머니가 잠자리에 드시는 걸 봐야 저도 자러가겠습니다.]

황태자비; [고집하고는...] 한숨. 주첨기(위진천)에게 잡혔던 손을 다른 손으로 만지면서

황태자비; [네 아버지에게 탕제를 드시게 한 후 자러 가마. 약속할 테니 그만 돌아가거라.] 좀 쌀쌀 맞은 표정으로 말하고

주첨기(위진천); [그럼 약속하신 걸로 알고 소자 그만 물러가겠습니다.] 포권하며 고개 숙이고. 이어

돌아서 입구쪽으로 가는 주첨기(위진천). 입구를 지키고 있던 두명의 늙은 환관들이 급히 문을 열어준다. 쌍둥이인 이 늙은 환관들은 위태무의 측근들이고 고수들이다. #73>에서 황태자의 거처의 밀실에 위태무가 처음 모습 들어냈을 때 철문을 지키고 있던 그 늙은 환관들이다.

황태자비; [...!] 늙은 환관들이 열어주는 문으로 나가는 주첨기(위진천)의 뒷모습을 약간 찡그리는 표정으로 보는 황태자비. 주첨기(위진천)이 잡았던 손을 다른 손으로 만지면서

탁! 닫히는 문

황태자비; (뭐지 이 생경한 느낌은?) 당혹

황태자비; (마치 외간 사내의 손에 몸이 닿은 것처럼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몸을 조금 움츠리며 바르르 떨고.

황태자비; (내 속으로 낳은 아들에게 이런 느낌을 받을 까닭이 없는데...) 입술 깨물며 찡그리고

<분명 뭔가 있다!> 황태자비의 얼굴 크로즈 업

 

#189>

황태자의 거처인 그 건물을 밖에서 본 모습. 무기를 지닌 음침한 인상의 나이 지긋한 환관들이 삼엄한 경비를 서고 있고

등을 든 젊은 환관 세 명이 건물 근처를 순찰을 돈다. 삼인 일조인 이 환관들은 황태자의 거처를 지키는 환관들에 비해 젊다. 한 놈이 등을 들고 앞장서고 그 뒤를 칼을 찬 두명의 환관이 따라오는 모습. 건물로 접근하지는 않고 좀 거리를 두고 순찰을 도는 모습. 그러다가

흠칫! 하는 젊은 환관들

주첨기(위진천)이 건물에서 나오고 있는데. 경비 서던 나이 지긋한 환관들이 주첨기(위진천)에게 정중하게 인사한다.

<황태손께서 혼정을 마치고 나오시는군.> <신경 쓰시지 않도록 잠시 여기 서있자구.> 멈춰서며 전음으로 말 주고 받는 젊은 환관들

나이 지긋한 환관들의 배웅을 받으며 황태자의 거처를 등지고 걸어오는 주첨기(위진천).

세명의 젊은 환관들도 옆으로 물러서 길을 터주며 고개를 숙인다.

주첨기(위진천); [밤도 깊었는데 수고가 많다.] 젊은 환관들에게 손 들어 보이며 지나가는 주첨기(위진천). 황송한 표정으로 고개 조아리는 젊은 환관들. 헌데

젊은 환관1; (이건 뭐지?) 세 명의 젊은 환관들 중 등을 들지 않은 두명의 환관중 한 명이 좀 찡그리며 주첨기(위진천)의 뒷모습을 본다.

<모습은 분명 황태손전하이신데...> 주첨기(위진천)의 앞 모습을 배경으로 젊은 환관1의 생각

젊은 환관1; (이유를 알 수 없는 위화감이 느껴지는 건 어째서인가?) (마치 오늘 처음 보는 것처럼...) 멀어지는 주첨기(위진천)의 뒷모습 보며 찡그리고. 그때

젊은 환관2; [뭘 그렇게 보고 있나?] 다른 환관이 환관1을 툭 치고. 흠칫 정신을 차리는 환관1

젊은 환관2; [교대하기 전까지는 쉬지 않고 황태자전하의 거처 주변을 돌아야하는 거 잊었나?] 핀잔 주고. 등을 든 젊은 환관3은 다시 앞으로 걸어가고 있다.

젊은 환관1; [그... 그래야겠지?] 억지로 웃으며 젊은 환관2와 함께 등을 들고 앞서가는 젊은 환관3을 따라간다.

젊은 환관1; (일 년여 만에 뵌 때문일까?) 곁눈질로 주첨기(위진천)이 걸어간 쪽 보며 갸웃

<황태손께서 마치 딴 사람이 된 것같은 느낌이 든다.> 건물들 사이를 지나가가는 주첨기(위진천)의 모습들 배경으로 젊은 환관1의 생각

 

#190>

황태손 주첨기의 거처. 음침한 인상의 중년 환관들이 지키고 있고. 밤이 깊었지만 그 건물에는 아직 불이 켜져 있다. 그러다가

눈 번뜩이며 한쪽을 보는 환관들

그곳으로 오는 주첨기(위진천).

<소주(少主)!> <어서 오십시오.> 전음으로 인사하는 환관들

주첨기(위진천); [준비에는 차질이 없겠지?] 건물 보며 묻고

[정정이 맡은 바 임무를 확실하게 해냈습니다.] 환관 한명이 고개 조아리며 대답하고

주첨기(위진천); [다행이로군.] 환관들 사이를 지나고

주첨기(위진천); [혹시나 삼년여의 세월 동안 살을 섞으면서 쌓인 정 때문에 일을 그르치지나 않을까 우려가 되었었는데...] 끄덕이며 건물 입구로 간다. 건물 입구를 지키던 환관이 급히 문을 열어준다.

 

#191>

건물 내부의 침실. 불이 환하게 켜져 있고. 침대에는 진짜 주첨기가 축 늘어져 있다. 옷을 제대로 갖춰 입은 모습인데 그런 주첨기 옆에는 얇고 짧아서 야해 보이는 잠옷 차림인 정정이 걸터앉아 주첨기를 내려다보고 있다. 정정이 망토처럼 걸치고 있던 겉옷은 침대 아래 널려있고. 주첨기는 눈을 감고 있는데 비참한 표정이고

정정; (마음이 편치는 않네.) 한숨 쉬며 주첨기를 내려다보고

정정; (비록 주군의 명령이긴 했어도 내 처녀를 바친 사내인데 이렇게 보내야한다니...) 주첨기의 뺨을 쓰다듬고.

파르르 떨리는 주첨기의 눈 꼬리. 정신을 잃지는 않았다.

정정; [몸을 움직이지는 못하셔도 제 말을 들을 수는 있다는 거 알아요.] 몸을 숙이면서 주첨기의 뺨을 쓰다듬고

정정; [할 수 있을 만큼 절 원망하고 저주하세요. 이렇게 되는 것이 우리의 운명이었으니...] 주첨기의 얼굴에 고개 숙이며 속삭이고.

정정; [그래도 전하에게 안길 때만큼은 진심이었다는 건 알아주셨으면 해요.] 주첨기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하지만

대답하지 않는 주첨기. 눈도 뜨지 않고.

정정; (대놓고 저주하거나 악을 쓴다면 내 마음이 조금은 편할 텐데...) 한숨 쉬며 주첨기의 뺨을 쓰다듬고. 바로 그때

[아무리 너라고 해도 제법 오랜 세월동안 몸으로 쌓아온 정은 쉽게 끊을 수가 없는 모양이로군.] 누군가 말하며 침실의 문을 열고 들어온다. 깜짝 놀라며 고개를 드는 정정

주첨기(위진천); [하긴 처녀까지 바친 사내를 제 손으로 처리했으니 마음이 편치 않겠지.] 문을 닫고 들어서는 주첨기(위진천)

정정; [소주!] 급히 침대에서 일어나고

주첨기(위진천); [정정 네 역할과 임무는 끝났다.] 다가오고. 정정은 옆으로 물러서고

주첨기(위진천); [내가 황태손을 다루는 과정에 다소 불편한 장면이 벌어질 수 있으니 나가 있어도 좋다.] 침대 앞에 서며 말하고

정정; [아니옵니다.] 공손히

정정; [천녀가 시작한 일이니 끝도 천녀의 눈으로 직접 보고 싶사옵니다.] 고개 숙이고

주첨기(위진천); [맺고 끊는 게 확실한 게 정정 너의 기특한 점이지.] 끄덕이고

주첨기(위진천); [그럼 네 눈으로 직접 보도록 해라.] 침대로 올라가고

주첨기(위진천); [네 모든 것을 바친 사내가 어떻게 삶을 마치는지를...] 주첨기의 몸에 걸터앉고

정정; [예...] 억지로 웃고

주첨기(위진천); [황태손 전하! 비록 기력은 잃었어도 내 말은 들린다는 거 알고 있소.] 지지지! 벼락이 흐르는 양손을 주첨기의 양쪽 관자노리에 가져가고

주첨기(위진천); [지금부터 본좌는 전하만이 알고 있는 은밀한 비밀을 캐낼 작정이오.] 지지지! 벼락이 이는 양손으로 주첨기의 양쪽 관자노리를 잡고

주첨기(위진천); [착뇌이혼술(窄腦離魂術)이란 걸 쓸 건데...] [이름 그대로 기름을 짜듯 뇌를 쥐어짜는 술법이라 좀 고통스러울 거요.] 지지지! 주첨기의 관자노리를 누르는 벼락이 감도는 주첨기(위진천)의 손

[끄윽!] 눈을 치뜨며 감전당한 모습으로 벌벌 떠는 주첨기

[...] 차마 보지 못하고 고개 돌리는 정정

주첨기(위진천); [고통을 줄이는 방법은 마음을 여는 것이오.] [쓸데없이 저항해서 고통을 자초하지 마시오.] 지지지! 양쪽 팔을 타고 올라온 벼락에 감전되는 모습이 되면서 웃고

[끄아아악!] 처절한 비명을 토하는 주첨기. 고개 돌리며 이를 악무는 정정

 

#192>

황태자의 거처

밀실. 침대에 누워있는 황태자. 주변에서 환관과 의사들이 황태자의 상태를 살피거나 약을 짓고 있는데

퍼덕! 갑자기 세찬 경련을 일으키는 황태자의 몸뚱이.

[헉!] [전하!] 깜짝 놀라 돌아보는 환관과 의사들

황태자; [끄으...] 벌벌 떨며 이를 간다. 일어나려 애쓰는 모습. 눈을 까뒤집은 채

[전하! 고정하시옵소서!] [어디... 어디가 불편하신지요?] 환관과 의사들이 황태자를 누르며 진정시키려 하는데

황태자; [첨기... 첨기가...] 끄윽! 벌벌 떨며 신음하고

[전하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 [빨리 침구와 비상약을 준비하게.] [알... 알겠습니다.] 의사들 서둘러 침과 약을 준비하고

소란을 눈치 채고 문이 열리며 쌍둥이 늙은 환관들이 들여다본다.

[비마마에게 알려야하지 않겠소?] 침대 주위에 있던 환관들 중 한명이 의사들에게 말하고

[좀 더 두고 봅시다.] [오랜만에 침수에 드시러 가셨는데 방해하면 그렇질 않소이까?] [비마마께는 전하의 용태를 지켜본 후에 보고를 올리지요.] 의사들, 황태자에게 침을 놓고 약을 먹이며 말하고

[그렇긴 하지만...] [전하의 용태가 악화되면 문제가 될 수도 있는데...] 난감한 환관들

노환관1; (별일이로군.) 철문을 열고 안을 들여다보는 두 명의 쌍둥이 늙은 환관들 중 한 놈의 눈이 번뜩이고. 이 환관들은 위태무의 측근들이고 고수들이다

<일단 혼수상태에 빠지면 스스로 깨어나 본 적이 없는 황태자가 갑자기 정신을 차리다니...> 무어라 말하려 애쓰며 일어나려 버둥대는 황태자의 모습 배경으로 늙은 환관의 생각. 의사들이 당황하면서 황태자를 진정시키려 한다.

<설마!> 문득 깨닫는 쌍둥이 늙은 환관

<소주께서 주첨기를 해치우려는 걸 알아차렸단 말인가?> <그렇다면 주원장의 핏줄들이 특별한 영적 능력을 지녔다는 소문이 사실이라는 것인데...> 서로를 보며 놀라는 쌍둥이 늙은 환관

 

#193>

황태자 거처 근처의 화려한 건물. 여자 무사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그 건물의 어느 방. 아주 화려한 침실인데 침대 옆에 서있는 황태자비. 황태자비는 거의 알몸 상태인데 궁녀들이 란제리 형의 얇고 짧은 잠옷을 입혀주고 있다.

궁녀들의 시중을 받으며 잠옷으로 갈아입으면서 찡그리는 황태자비

주첨기(위진천)이 자신의 어깨를 꽉 잡아 품에 끌어안던 장면 떠올리는 황태자비

황태자비; (그놈이 제 조부(祖父)를 닮아 호색하다는 소문이 있더니... 심지어 어미에게까지 못된 마음을 품기라도 한 건가?) 입술 깨물고 얼굴 좀 발개지고

황태자비; (아니다 그럴 리가 없다.) 고개 젓고

황태자비; (첨기는 영웅호색이라는 말에 어울리게 계집을 좋아하긴 하지만 천륜까지 저버리는 짓을 할 아이는 아니다.)

황태자비; (그렇긴 해도... 내 몸을 만지던 손길에는 분명 전과 다른 무언가가 실려 있었다.) 입술 깨물고. 자신의 손을 잡고 쓰다듬던 주첨기(위진천)를 떠올리며

황태자비; (아무래도 직접 만나 확인해봐야겠다.) + [장의(長衣;장옷. 여자들의 외출용 의복)를 준비해라.] 궁녀들에게

[예?] [잠자리에 드셔야하는데 겉옷을 왜...] 궁녀들 당황

황태자비; [가볼 곳이 있다. 서둘러라.]

[예 마마!] [잠시만 기다려 주시옵소서.] 서둘러 옷장으로 달려가는 궁녀들.

황태자비; (이 불쾌한 기분을 해소하지 못하면 한숨도 못 잘 것이다.) 커다란 옷장을 열고. 그 안에 든 수많은 옷들을 뒤지며 고르는 궁녀들 보면서 생각하고

 

#194>

내원의 다른 곳. 잘 가꿔진 정원인데

스윽! 정원의 담벼락을 배경으로 무언가 움직인다. 담벼락이 흐늘거리는 느낌이고. 직후

스윽! 망토에 달린 투명한 모자를 벗는 청풍. 얼굴만 드러나고 몸은 여전히 담벼락과 동화된 형태

청풍; (이곳이 자금성의 내원(內院)...) 얼굴을 제외한 온몸이 담벼락과 동화된 채 주변을 살피고. 이하 장면에서 청풍의 모습은 허공에 얼굴이 떠있는 느낌으로 묘사

청풍; (예상했던 대로 여기까지 들어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곁눈질로 근처의 건물을 보고.

<무시 못 할 수준의 무공을 지닌 고수들이 도처에 잠복해있기 때문이다.> 건물 지붕의 그늘에 검은 옷을 입은 환관이 웅크린 채 앉아서 주변을 살피고 있다.

청풍; (아차 실수하면 저들에게 발각될 테고...) (잠입이 특기인 나라고 해도 유령익의 도움이 없었다면 얼마 못 버티고 발각되었을 것이다.) 슥! 유령익의 앞자락 사이로 두 손을 내밀어 서로 반대쪽 자락을 잡은 채 담벼락에서 몸을 떼고. 곁눈질로 지붕 위에 은신한 환관을 보며

청풍; (역사에 왕조가 등장한 이래 황실의 내원은 철저한 금남(禁男)의 구역으로 존재해왔다.) (황제의 핏줄에 다른 사내의 피가 섞이는 걸 막기 위해서인데...) 스윽! 담벼락에서 떨어져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겨 정원을 가로질러 간다. 얼굴만 드러나고 몸은 정원의 주변 사물과 동화된다. <프레데터>의 외계인이 스텔스 능력을 펼치는 것같다. 주변 사물이 좀 이지러져 보이는 정도다.

청풍; (황제의 직계 가족 외에 내원에 드나드는 게 허락되는 건 사내구실을 할 수 없는 환관들뿐이다.) 주변 살피며 걸음을 옮기고

청풍; (만일 환관 이외의 사내가 내원에 들어왔다가 들키면 구족(九族)을 멸하는 극형에 처해지게 된다.) 긴장해서 움직이고. 얼굴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청풍; (그 때문에 황궁의 내원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져도 세상에 거의 알려지지 않는다.)

청풍; (상시태감으로 위장한 귀면지존은 이같은 내원의 은밀한 속성을 이용하여 무언가 음모를 진행시키고 있는 게 분명하다.)

청풍; (비록 반 년 간 휴전을 하긴 했지만 귀면지존의 꿍꿍이는 반드시 좌절시키고 말 것이다.) 슥! 생각하며 다시 모자를 뒤집어쓴다. 직후

<할아버지를 시해한 대가를 뼈아프게 치루도록...> 사라지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앞쪽에서 불빛이 어른거리더니

다가오는 젊은 환관들. 바로 황태자의 거처 근처를 순찰 돌던 젊은 환관들 세놈이다. 한 놈이 등을 들고 앞장서고 두 놈이 뒤를 따라오는데

뒤 따라오는 젊은 환관들중 한 놈이 오만상을 쓴 채 무언가 생각한다. 주첨기(위진천)의 모습에서 위화감을 느꼈던 젊은 환관1이다.

젊은 환관2; [왜?] 그런 젊은 환관1을 돌아보며 묻고.

등을 들고 앞장 서 가던 젊은 환관3도 흘깃 돌아보고

젊은 환관2; [무슨 생각이 그리도 많냐? 황태자 전하의 거처를 지나온 후로 내내 오만상을 쓰고 있는 거 알아?]

젊은 환관1; [아무래도 이상해.] 고개 갸웃하며

젊은 환관2; [이상하다니? 뭐가?]

젊은 환관1; [자네들은 황태손 전하의 모습에서 뭐 느껴진 거 없나?]

[뭘 느껴?] [글쎄? 난 감히 바로 쳐다보지도 못해서 딱히...] 갸웃거리는 젊은 환관2와 3

젊은 환관1; [내가 유달리 촉이 좋고 민감한 건 알지?]

젊은 환관2; [육감이 예민하기로는 자네가 어지간한 계집들을 간단히 뛰어넘긴 하지.] 끄덕

젊은 환관1; [그런 내 육감이 황태손에게서 뭔가 위화감을 야기하는 걸 감지해냈다 이걸세.]

젊은 환관2, 3; [황태손에게서 위화감을 느꼈다?] [무슨 귀신 씨 나락 까먹은 소리야?] 어리둥절, 불신의 표정

젊은 환관1; [겉모습은 똑같은데 풍기는 분위기가 전과 달리 느끼하고 음침했었네.] 심각

젊은 환관1; [처음에는 오랜만에 들르셔서 낯설게 느껴진 게 아닌가 했지만...] [불과 일년여만에 사람의 기질이 그렇게 근본적으로 바뀌는 건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네.]

젊은 환관2; [잠깐... 잠깐...] 급히 주변 둘러보며 손을 내밀어서 젊은 환관1의 말을 막고. 등을 든 젊은 환관3도 눈 치뜨며 긴장

젊은 환관2; [그러니까 뭐야?]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 확인하고 젊은 환관1에게 속삭이고. 긴장하고 겁을 먹을 표정

젊은 환관2; [자네 지금 황태손께서 가짜일 수도 있다고 말하고 싶은 건가?] 겁에 질린 표정으로 젊은 환관1에게 묻고. 젊은 환관3은 겁에 질려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젊은 환관1; [확신은 할 수 없네만...] 목소리 좀 낮추며 주변을 살피면서

젊은 환관1; [황태손이 다른 사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네.] 진지하게 말하고. 순간

젊은 환관2; [이 사람이...] 콱! 다급히 젊은 환관1의 입을 손으로 틀어막고. 등을 든 젊은 환관3도 사색이 되어 두리번

젊은 환관2; [입 다물어!] [설령 그게 사실이라고 해도 절대 아는 척 해선 안돼!] 젊은 환관1의 입을 틀어막고 주변 둘러보며 겁에 질려서

젊은 환관3; [왕삼 말이 맞다.] [황실의 존폐와 관련된 일은 모른 척 해야만 해.] 다가오고. 역시 주변 둘러보며

젊은 환관3; [나중에 사단이 났을 때 왜 미리 고변을 하지 않았냐고 추궁을 당하기 때문이야.] [자네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 모두 씨 몰살을 당할 수도 있어.] 말 할 때 젊은 환관2는 젊은 환관1의 입을 막았던 손을 떼고

젊은 환관2; [잘 들어 이 친구야.] [방금 그 말이 윗분들 귀에 들어가면 우리 모두 죽은 목숨이야.] 살벌한 표정으로

젊은 환관2; [후환을 대비해서 우릴 살려두지 않을 거란 말일세.] 협박하고

젊은 환관1; [조... 조심하겠네.] 겁에 질려 침 꿀꺽

젊은 환관3; [이십여 년 전 정난의 변 때, 줄 잘못 섰던 내관들이 산 채로 불구덩이에 던져졌다는 거 잊지 말게.] [바로 이곳 금릉의 자금성에서...] 겁에 질려 주변을 둘러보며

젊은 환관2; [우리도 건문폐하를 따르다가 핏줄들까지 싸그리 몰살당한 선배 내관들이 꼴이 될 수 있다는 거 명심해.] 눈 부라리며 젊은 환관1을 윽박지르고

젊은 환관1; [알... 알겠네. 두 번 다시 허튼 소리 입 밖에 내지 않겠다고 약속함세.] 억지로 웃고

젊은 환관3; [알았으면 되었어.] 돌아서고

젊은 환관3; [여기서 너무 지체했네. 빨리 움직이자구.] 앞장 서서 서둘러 가고. 두 놈도 그 뒤를 따라가고. 헌데.

<황태손 주첨기가 가짜일 수도 있다?> 누군가의 중얼거림이 들리고

청풍; (일이 그렇게 된 것인가?) 스윽! 정원의 조경석을 배경으로 얼굴만 나타나는 청풍. 두 손으로 투명한 모자를 벗으면서 눈 번뜩이고. 그런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172>에서 귀면지존이 말하던 장면이다.

 

귀면지존; [피차 초면일 테니 본좌가 소개를 하지!] [네 앞에 있는 그 아이는 본좌의 외아들로 혈태자(血太子)라 불린다.] 청풍의 뒤에서 말하고. 청풍은 혈태자와 마주 선 채 고개만 돌려 돌아보고

회상 끝

 

청풍; (틀림없다!) (이게 바로 귀면지존이 환관으로 위장한 채 황실에서 진행해온 음모의 실체일 것이다!) 흥분하고

<혈태자라는 제 놈의 아들을 황태손 주첨기로 바꿔치기 해서 황실을 통째로 집어삼키는 것!> 스스스! 사라지는 청풍의 모습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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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

<-금릉> 역시 깊은 밤

<-한왕부(漢王府)> 밤은 깊어졌지만 여기저기 불이 켜져 있고 무사들이 경비를 선다.

[!] 두 손에 든 편지를 읽으며 놀라는 한왕. 잠옷 차림이고. 장소는 거실이다.

한왕; [상시태감 위태무의 정체가 귀면지존이다?] 편지에서 눈을 떼며 앞을 보고. 한왕의 앞에는 하원길과 함께 두 명의 남녀가 서있다. 한왕이 귀면지존과 싸울 때 현장에 나타났던 글래머 여자와 깡마른 노인인데 지금은 복면을 쓰고 있지 않다. 둘은 다른 사람들이 볼 때만 복면을 쓴다. 여자는 <건곤일척 자료집 제6페이지의 매영귀희> 캐릭터. 이 작품에서의 이름은 귀희. 노인은 <마면기정 자료집 41페이지 인자태상> 캐릭터. 이 작품에서의 이름은 인조

하원길; [일각 전 소신의 거처에 날아든 편지이온데...] 고개 조아리고. 앞으로 모진 두 손에는 편지 봉투를 한 장 들고 있다.

하원길; [그저 누군가의 장난질로만 볼 수는 없는 내용인지라 전하의 침수(寢睡;잠의 높임말)를 방해하는 죄를 짓게 되었습니다.] 두 손에 들고 있던 편지 봉투를 조금 들어 보인다.

한왕; [어젯밤의 일전을 통해 위태무가 귀면지존일 거라는 심증은 확고해졌었다.] [헌데...] 편지를 읽으며 흥분하고

한왕; [삼황 중 으뜸이라는 천마의 무덤, 천마총의 장보도까지 위태무가 숨기고 있었을 줄이야.] 흥분하고

<천마총의 장보도!> 귀희와 인조도 놀라 흠칫! 하며 눈을 치뜨고

하원길; [낮에 해하촌이란 빈민가에서 일어난 대폭발로 미루어볼 때 그 편지의 주장은 사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원길; [천하를 통틀어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도둑인 천불투가 위가대원에 잠입하여 천마총의 장보도를 훔쳐내었으며...]

하원길; [이를 알아차린 위태무, 즉 귀면지존이 해하촌에 숨겨져 있던 천불투의 거처를 습격했던 것입니다.] [천불투는 그 과정에서 폭사했고...]

한왕; [무림을 배후에서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거물 귀면지존이 해하촌같은 빈민가에 직접 나타났던 이유는 그렇게 밖에 설명이 안되겠군.] 끄덕

하원길; [편지를 보낸 자는 자신이 천불투의 친인이며...] [딱히 복수 할 방법이 없어 전하께 제보를 했다는 추신(追信)이 봉투에 적혀있었습니다.] 들고 있던 봉투를 두 손으로 들어서 보며. 봉투에도 글이 적혀있다

한왕; [귀면지존 위태무!] [네놈이 환관으로 위장하여 남경분조를 농단해왔을 뿐 아니라 천마총의 장보도까지 갖고 있다 이거지?] 얼굴이 탐욕스럽고 흉포하게 변하고

한왕; [네놈을 잡아 족칠 이유가 한 가지 더 늘었구나.] 흐흐흐! 웃고. 그때

<예상했던 대로의 반응이로군.> 누군가의 생각이 읽혀서 눈 부릅뜨는 귀희.

한왕; [하원길! 즉시 수하들을 풀어 위가대원을 물 샐 틈 없이 감시...] + [!] 말하다가 눈 부릅. 스팟! 귀희의 모습이 갑자기 사라진다.

[!] 스슥! 뒤이어 인조의 모습도 어디론가 사라지고. 한왕과 하원길은 눈 부릅 뜨며 문쪽을 보고

하원길; [전하!] 긴장하며 문쪽을 보면서 뭐라 하려는데

한왕; [그만...] 손 들어 하원길의 말을 막으며 역시 문쪽을 보고.

한왕;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술법(術法)의 달인인 귀희(鬼姬)와 자객들의 조상인 인조(忍祖)가 나섰으니 해결 될 것이다.] 자신에 찬 표정으로 말하고

 

#183>

건물 밖의 정원. 넓고 잘 가꿔진 중국식의 정원

스팟! 정원 한쪽에 유령처럼 나타나는 인조.

정원 중앙에 서서 눈을 감은 채 천천히 고개를 좌우로 돌리고 있는 귀희의 모습이 보인다. 헌데

슈우! 허깨비같은 형상들이 귀희를 중심으로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무언가를 찾고 있다. 허깨비들은 갑옷과 투구를 쓴 마귀들의 형상이다.

인조; (귀희가 이계(異界)에서 불러낸 귀병(鬼兵)들을 부려서 무언가를 찾고 있군.) 귀희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침묵하며 기다리고. 직후

눈을 감은 귀희의 이마가 좀 찡그려지고

천천히 눈을 뜨며 고개를 좀 갸웃하는 귀희. 이어

귀희; [요상한 일도 다 있네. 내가 실수한 게 아닌 건 분명한데...] 슥! 중얼거리며 손을 허공에 대고 젓고. 그러자

스스스! 사라지는 허깨비들

인조; [감지되는 것이 없는가?] 다가가며 묻고

귀희; [분명 어떤 자의 사념(思念)이 제 혼백에 포착되었었어요.] [헌데...] 손가락으로 관자노리를 누르면서 찡그리고

귀희; [도망칠 틈을 주지 않고 추적했음에도 그자의 기척이 끊겨버렸군요.] 다시 주변을 살펴보고

인조; [당금 천하에서 귀희의 이목을 이렇게 간단히 벗어날 수 있는 인간은 손가락으로 겨우 꼽을 수 있을 정도가 아닌가?]

귀희; [무산(巫山)의 난쟁이 년이 저의 종적을 알아차린 것인지도 모르겠군요.] 좀 초조한 표정이 되어 입술을 깨물고

인조; [신녀문(神女門)의 당대 문주이며 귀희와는 동문인 불로왜선(不老倭仙)이라면 그럴 가능성도 있지.] 역시 긴장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고

귀희; [저는 한왕부 안팍을 한 번 더 둘러볼 테니 전하의 경호는 인조께서 맡아주세요.] 스스스! 온몸이 투명해지며 조각조각 나뉘면서 말하고

인조; [그럼세.] 끄덕이고

<기척이 느껴졌던 인간이 불로왜선 풍완령(馮玩鈴), 그 난쟁이 년만은 아니길 바랄 뿐이다.> 퍼억! 다음 순간 수많은 나비 모양으로 변해서 사방으로 흩어지는 귀희의 모습

인조; (신녀문의 술법은 과연 경이롭군.) 사방으로 흩어지는 반투명한 나비 모양을 보며 생각하고

인조; (저 정도의 술법을 지닌 귀희조차 두려움에 떨게 만드는 불로왜선이라는 존재도 있고...) 스스스! 인조의 모습도 흐려지고

<세상은 역시 넓고 기인이사는 헤아릴 수도 없이 많구나.> 퍼억! 사라지는 인조의 모습 배경으로 인조의 생각 나레이션. 헌데

 

<인조... 귀희... 불로왜선...> <당금 무림에 그런 이름의 고수들이 존재했었나?> 정원 한쪽의 바위를 쌓아 만든 가짜 산 근처에서 누군가의 생각이 떠오르고

청풍; (도척총림의 정보망에도 포착되지 않는 고수들이 속출하는구나.) 스륵! 바위 중 하나의 표면이 아래로 흘러내리면서 청풍의 얼굴이 드러난다.

청풍; (인조와 귀희라는 저 둘의 실력도 한왕을 간단히 능가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스윽! 바위에서 등을 떼고 일어나는 청풍. 손에는 얇고 흐늘거리는 천을 들고 있다. 물론 그 천은 청풍이 백변음마로부터 물려받은 유령익이다.

청풍; (백변음마로부터 물려받은 이 유령익(幽靈翼)이 아니었다면 꼼짝없이 들킬 뻔했다.) 스슥! 유령익을 어깨에 두르고. 유령익의 전체 형상은 모자가 달린 망토의 형태인데 길이가 길어서 발치까지 끌린다. 목 부분에는 똑딱이 단추가 달려서 조일 수 있다.

청풍; (유령익은 내공을 주입하면 주변 사물과 동화할 뿐 아니라 기척과 혼백까지도 차단시켜준다.) 딸칵! 똑딱이 단추로 목 부분을 조이고

청풍; (덕분에 귀희라는 여자가 술법을 써서 부리는 존재들에게도 들키지 않을 수 있었고...) 스윽! 모자까지 뒤집어쓰는 청풍. 모자는 크서 앞으로 늘어져 눈 바로 위에까지 온다. 그러자

스스스! 주변의 사물과 동화되는 청풍의 몸. 모습이 주변과 완전히 동화되고 이제 눈 부위만 보인다

청풍; (불씨는 확실히 던진 셈이 되었다.) 스스스! 그 상태로 카멜레온처럼 주변과 동화되어 움직이는 청풍. <프레데터>의 스텔스기능과 같다

<위가대원과 위태무는 한왕이 처리해줄 테니 난 자금성에 잠입해보자. 분명 위태무가 황태자와 관련되어 무슨 일인가 꾸미고 있는 게 확실하니...> 스스스! 사라지는 청풍.

 

#184>

<-자금성> 역시 깊은 밤.

어느 건물. 아직 불이 켜져 있는데 눈빛이 음침한 환관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전부 중년의 나이인 환관들은 건물을 빙 둘러 서있는데 그 중 두 명은 건물 입구 좌우에 서있다.

그 건물로 다가오는 일남일녀. 등을 든 나이 든 환관이 앞장서고 그 뒤를 뚜껑이 닫혀있는 찻잔이 올려진 작은 쟁반을 든 늘씬한 궁녀가 따라온다. 궁녀는 <아랑힐월>에 나온 궁녀 <정정> 캐릭터인데 차림새가 좀 야하다. 알몸에 얇고 짧은 잠옷을 입고 그 위에 겉옷을 망토처럼 두른 차림이다. 이 작품에서도 이년의 이름은 정정

환관1; [어서 와라 정정(淨淨)!] 경비 서던 환관들중 나이가 가장 많아 보이는 자가 대표로 아는 척하고

정정; [황태손(皇太孫)께서는?] 건물을 흘낏 보며 환관1에게 묻는 정정. 배경으로 나레이션. <-황태자비 수종(隨從) 궁녀 정정>

환관1; [침수 드시기 전에 혼정(昏定;부모님께 드리는 밤 인사)을 준비중이시네.] 음침한 표정으로 히죽 웃으며 말하고. 정정과 암묵적으로 뭔가 내통하는 모습이고

정정; [그럴 리야 없겠지만...] 환관들을 지나 건물 입구로 통하는 계단으로 가고

정정; [일 끝날 때까지 방해가 없도록 해주세요.] 말하며 계단을 올라가고. + 환관1; [걱정 말거라. 쥐새끼 한 마리 얼씬하지 못하게 할 테니...] 히죽 웃으며 대답하고

끼익! 정정이 계단을 다 올라가자 문 옆에 서있던 환관이 문을 열어주고.

건물로 들어가는 정정. 문 안쪽은 바로 침실이 아니고 화려한 거실이다. 거실 건너편에 침실로 통하는 문이 있다.

환관1; [드디어 시작되었군.] + 환관2; [정확하게는 시작이 아니라 끝이지!] 탁! 정정이 들어가자 다시 닫히는 문을 보며 경비 서던 환관들 눈 희번득이고

환관2; [팔자에도 없는 환관 노릇, 오늘밤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되니까 말이야.] 음산하게 웃는 얼굴 크로즈 업. 이 장면의 환관들은 진짜 환관이 아니라 위태무의 졸개들이다.

 

#185>

건물 내부. 화려한 침실인데 넓이도 상당하다. 황태손 주첨기가 침대 옆에 세워져 있는 거울 앞에서 혼자 옷을 단정하게 여미고 있다. 그때

끼익! 오른손으로 침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정정. 왼손으로는 쟁반을 든 채. 침실 밖은 화려한 거실이고

정정; [전하!] 탁! 문을 닫고 주첨기에게 다가가고

주첨기; [어서 와라 정정.] 돌아보고

정정; [삼경(三更)도 이미 훌쩍 넘긴 늦은 시간이고...] 다가오며

정정; [북경으로부터 먼 길 오시느라 피곤하실 텐데 오늘 하루정도는 혼정을 거르셔도 되지 않을런지요?] 주첨기의 눈치 보면서 말하고

주첨기; [혼정을 거르라고?] [지금 날 불효자로 만들 셈이냐?] 그런 정정에게 눈을 흘기고

정정; [송구하옵니다.] 다가와 멈춰서며 고개 숙이고

주첨기; [내가 아무리 피곤하다 해도 아바마마의 간병으로 고생하시는 어마마마만 하겠느냐?] 한숨 쉬며 말하고

주첨기; [무엇보다 내가 직접 가서 권하지 않으면 어마마마께서는 잠자리에 들 생각조차 않으실 게다.] [혼정을 핑계로 찾아뵙고 그만 주무시게 해야만 한다.] 옷 마무리한 걸 살피고

정정; [천녀의 생각이 짧았사옵니다.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고개 숙이며 두 손으로 쟁반을 내밀고

주첨기; [무어냐?] 쟁반 위의 찻잔을 보며 묻고

정정; [고려인삼으로 다린 삼정차(蔘精茶)이옵니다.] [드시면 피로가 조금은 가실 것이옵니다.] 딸칵! 한손으로 찻잔의 뚜껑을 열면서

주첨기; [귀하디 귀한 고려인삼으로 차를 다려온 목적이 그저 피로 회복만은 아니겠지?] 히죽 웃으며 한손으로 찻잔을 잡고

정정; [예?] 짐짓 어리둥절한 표정

주첨기; [산삼(山蔘), 산정(山精)이라고도 불리는 고려인삼이 세상에서 으뜸가는 정력제(精力劑)이기도 하다는 건 모르는 사람이 없잖느냐?] 찻잔을 입으로 가져가며 음험하게 웃고

정정; [전... 전하...] 얼굴 발개져서 어쩔 줄 몰라 하고

주첨기; [이걸 마시고 혼정을 다녀올 때쯤이면 고려인삼의 뜨거운 기운이 온몸에 퍼지겠지.] 찻잔을 입에 가져가고

주첨기; [정정 너와는 근 일 년여 만에 만난 것이기도 하고...] 차를 마시면서 은근한 시선으로 정정의 몸을 살펴보고

정정; [제... 제법 오랜만에 뵙는 것이긴 하지요?] 수줍어하며 겉옷으로 몸을 여미고.

주첨기; [날이 밝을 때까지 한숨도 못 자게 괴롭혀줄 테니 각오 단단히 하고 기다리거라.] 말하며 원샷으로 차를 마시고.

정정; [그... 그런 말씀, 부끄럽사옵니다.] 눈 흘기면서도 좋아하는 척 하고.

주첨기; [속으로는 좋으면서 무슨 내숭을...] 웃으며 찻잔을 입에서 떼고. 하지만 그 직후

[!] 무언가 느끼며 눈 부릅뜨는 주첨기

주첨기; [헉!] 현기증 느끼며 비틀. 주변의 모든 사물이 아지랑이처럼 휘어지고

정정; (역시!) 눈 반짝이며 보고.

주첨기; (갑자기 온몸에 힘이 빠지면서 주체할 수 없는 현기증이 일어난다.) 툭! 들고 있던 찻잔을 떨구며 비틀 하고...

쨍그랑! 바닥에 떨어져 깨지는 찻잔. 이어

주첨기; [큭!] 털썩! 온몸에서 힘이 빠져 바닥에 널부러지는 주첨기.

 

#186>

건물 밖에서 돌아보는 환관들. 쨍그랑! 찻잔이 깨지는 소리가 들리고. 하지만

[끝났군!] [예상했던 대로 주가놈은 의심도 하지 않고 실맥산(失脈散)을 탄 차를 마셨어.] [역시 정정이가 일 하나는 확실하게 해.] 음침한 표정으로 웃는 환관들.

[새삼 깨닫는 것이지만 계집들은 참 독해.] [그러게나 말일세. 삼년 넘게 사실상 부부로 살아온 사내에게 망설이지 않고 독을 먹이기도 하니...] 혀를 내두르며 건물 쪽을 보는 환관들

 

#187>

다시 방안.

[끄윽!] 주첨기가 바닥에 쓰러져 벌벌 떨고 있고 그 옆에서 정정이 내려다본다. 두 사람 사이에는 깨진 찻잔이 뒹굴고 있고

주첨기; [정... 정정... 너 차에 무슨 짓을...] 끄윽... 신음하며 정정을 올려다보고. 눈에 초점이 없다

정정; [너무 걱정하진 마세요 전하.] 옆으로 다가와 한쪽 무릎 꿇으며 요염하게 웃고

정정; [실맥산이라고... 몸에서 힘이 빠지게 만들 뿐 목숨에는 지장이 없는 약을 탔을 뿐이니까요.] 한손으로 주첨기의 뺨을 만지고

주첨기; [네... 네 스스로의 판단으로 이런 대담한 짓을 할 리는 없을 터...] [누가... 어떤 놈이 널 사주한 것이냐?] 헉헉 대며 분노하지만

정정; [죄송하지만 그건 알려드릴 수가 없군요.] [천기를 누설하는 셈이라서...] 슥! 손을 주첨기의 바지 속으로 집어넣고

주첨기; [한왕... 한왕 숙부의 짓이냐?] 이를 갈고

정정; [한왕 따위가 어떻게 절 부릴 수 있겠어요?] 꾸욱! 바지 속으로 집어넣은 손으로 무언가를 지긋이 쥐면서 야하게 웃고

주첨기; [끄윽...] 수치심과 분노로 치를 떨고

정정; [장차 천하의 주인이 되실 분의 지시로 이런다는 것만 알아두세요.] 주첨기 바지 속에 넣은 손을 주물럭거리면서

주첨기; [그자... 그자가 누군지 말해라!] [당장!] 악을 쓰지만

정정; [짐짓 큰 소리를 내봐야 아무 소용없답니다 전하!] 배시시 웃고

정정; [무슨 소란을 피우시더라도 전하를 도우러 올 사람은 근처에 없으니까요.] 주첨기의 바지 속에 넣은 손으로 무언가를 주물럭거리며

주첨기; (내 거처 주변의 인간들은 모두 이년과 한 통속이로구나!) 깨닫고 절망하고

정정; [이제야 상황 파악이 되신 것같네요.] 슥! 배시시 웃으며 두 손으로 주첨기의 바지를 벗기고

주첨기; [네... 네년 무슨 짓을 하려고...] 헉헉! 눈 부릅

정정; [오늘밤이 전하께서 이 세상에서 보내시는 마지막 밤일 수도 있답니다.] 주첨기의 바지를 허벅지까지 까내리고

정정; [그래서 가급적 세상에 대한 미련이 남지 않게 해드려는 거예요.] 두손으로 주첨기의 거시기를 부여잡아 세우고

주첨기; [죽... 죽일...] 치욕에 떨고

정정; [사내는 지푸라기 한 올 쥘 힘만 남았어도 여자와 교접을 할 수 있다는 말이 사실이로군요.] 두 손으로 주무르는 무언가를 내려다보며 할딱이고

정정; [실맥산에 중독되어 온몸의 힘줄이 풀어졌는데도 이것만은 자극을 받자 곧 바로 분기탱천하는 걸 보면...] 불끈 일어서는 무언가를 내려다보며 할딱이고. 얼굴 발개져서 두 손으로 그것을 만지며

주첨기; [네... 네년이...] 분노에 이를 갈고

정정;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환락일 가능성이 크니 사양하지 말고 저의 봉사를 받도록 하세요.] 스윽! 혀로 무언가를 핥으며 말하고

주첨기; [끄윽...] 수치심과 분노로 치를 떨면서도 흥분이 되고

정정; [혹시나 걱정하실까봐 알려드리는 건데...] 무언가 주위를 혀를 돌리면서

정정; [전하께서는 오늘밤에도 혼정을 빼먹지 않은 착한 아들로 기록될 거예요.] 두 손으로 주첨기의 거시기를 어루만지면서 말하고. 혀로는 끝 부분을 날름거리면서. 순간

주첨기; [무... 무슨 헛소리를...] + [!] 말하다가 깨닫고 눈 부릅

주첨기; [설마 네년이 이러는 게... 나로 위장한 어떤 자의 사주를 받고...] 충격으로 헉헉

정정; [역시 전하께서는 영락폐하의 총애를 한 몸에 받으실 만큼 영특하시군요.] 배시시 웃으며 혀로 핥고 있던 주첨기의 거시기에서 얼굴을 들고

정정; [지금쯤 모든 면에서 전하를 빼닮은 어떤 분이 황태자 전하와 황태자비마마를 뵙고 있을 거예요.] 쪽! 손으로는 주첨기의 그것을 용두질해주며 입으로는 주첨기의 이마에 키스 하면서 말하고

주첨기; (맙소사!) 눈 부릅 뜬 채 절망하고 전율하고

주첨기; (정정, 이년을 포함한 어떤 자들이 나로 위장한 가짜를 내세워서 명나라 황실을 통째로 집어삼키려 한다!) 절망할 때

정정; [정말 늠름하세요 전하!] 완전히 일어난 주첨기의 거시기를 어루만지며 황홀한 표정

정정; [지난 삼년간 남경에 오실 때마다 이 뜨거운 걸로 절 기쁘게 해주신 은혜는 잊지 않겠어요.] 입으로 그걸 빨면서 할딱이고

주첨기; (제발 누가...) 벌벌 떨며 이를 악물고

<누가 나를 이 위기에서 구해만 준다면 세상의 절반이라도 줄 텐데...> 정정에게 당하면서 벌벌 떠는 주첨기의 생각 나레이션으로

 

#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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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

<-금릉> 밤

<-위가대원> 깊은 밤. 삼엄한 경비

어느 건물. 타노가 경비를 서고 있고

그 건물로 다가오는 위태무

말없이 고개 숙이는 타노

위태무; [대독금봉에 쏘인 후유증이 있을 텐데 경비는 아랫것들에게 맡기지 않고...] 다가오며 말하고

타노; [괜잖습니다 주군.] 고개 숙이며 포권하고

위태무; [가서 좀 쉬도록 해. 날이 밝을 때까지는 딱히 할 일도 없을 테니...] 건물의 문으로 가고

타노; [예...] 대답하면서도 움직이지 않고

위태무; (미련하긴...) 덜컥! 한숨 쉬며 문을 열고 들어가고

위태무가 들어선 방안. 어둑한데 침대에 위진천이 앉아서 운기조식을 하고 있다. 상체는 벗었는데 눈을 감은 자세로 명상하는 듯한 모습

슈우! 스스스! 그런 위진천의 몸을 여러 마리의 투명한 뱀같은 기운들이 빠져나왔다가 다시 들어가기를 반복하고 있다.

문을 닫으며 그런 위진천을 보는 위태무.

위태무; (십절무제의 소수인은 확실히 무섭군. 나에 못지않은 진천이의 호신강기를 간단하게 깨트리고 중상을 입혔으니...) 위진천 앞에 서서 보고. 그때

슈우! 심호흡 크게 하는 위진천. 그러자

슈우! 위진천의 몸 주을 드나들던 뱀같은 기운들이 위진천의 코로 스며들어가고

위진천; [휴우!] 한숨 쉬며 눈을 뜨고

위태무; [고생했다.]

위진천; [아버지!] 포권하며 침대에서 내려서려 하고

위태무; [앉아있어라. 그보다 부상은 어떠냐?]

위진천; [외상(外傷)은 아직 남아있지만 내상(內傷)은 얼추 다스렸습니다.] 다시 침대 위에 앉으며

위태무; [그만하길 다행이다.] [깨지긴 했어도 탄천혈벽이 소수인의 위력을 대부분 상쇄해준 덕분에 치명상을 입지 않은 것이다.]

위진천; [고독신모의 제자라고 알려진 환가 계집이 어떻게 십절무제의 소수인을 익혔는지 모르겠습니다.] 찡그리고

위태무; [아마 사자천존에게서 배웠을 것이다.]

위진천; [사자천존이 오제 중 십절무제의 후계자라는 소문이 사실이었군요.]

위태무; [정확히 말하자면 사자천존은 십절무제의 후계자가 아니라 십절무제가 남긴 절기 두 세 가지를 얻었을 뿐이다.]

위진천; [십절무제의 열 가지 무공은 흩어져서 세상에 떠돌고 있다는 얘기는 들었습니다만...]

위진천; [십절무제의 모든 진전을 이은 것도 아닌 사자천존이 약관의 나이에 천하무적이 되었던 게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위진천; [삼황의 절기를 얻었다면 또 모를까...]

위태무; [세상에는 가끔 말도 안되는 별격(別格)의 존재들이 나타나곤 한다.]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삼황이 그랬고 아비 대에는 사자천존이란 말도 안되는 괴물이 나타났었다.]

위진천; [사자천존이 십절무제의 절기를 바탕으로 무공의 새로운 경지에 이르렀다는 말씀이십니까?] 놀라고

위태무; [깊은 내막이야 모르겠다만 사자천존이 오제의 경지를 뛰어넘어 삼황에 육박하는 무공을 지녔다는 건 틀림없다.]

위태무; [오제 중 한명의 후손인 천강마존을 허무할 정도로 간단히 이긴 게 그 증거다.]

위진천;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아버지께서는 사자천존을 무공이 아닌 음모로 퇴장시키셨군요.]

위태무; [우리 위씨일족이 혈왕님의 후손이긴 해도 혈왕님의 진정한 절기는 이어받지 못했다.] [그 때문에 삼황의 후손이면서 오제의 절기를 얻은 자들을 압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위진천; [유감스러운 일이지요.] 끄덕

위태무; [우려스러운 것은 아비의 대에 사자천존이 걸림돌이 되었던 것처럼 너의 대에도 별격의 존재가 나타난 게 아닌가 하는 점이다.]

위진천; [장청풍이란 자가 별격의 존재로 여겨지시는지요?]

위태무; [좀 더 두고 봐야 하겠지만...] [만천신안을 지닌 것만으로도 놈이 별격의 존재일 가능성이 커졌다.] 끄덕이고

위진천; [가급적 빨리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놈을 제거해야겠습니다.] 눈 번뜩

위태무; [장가놈의 처리는 아비에게 맡기고...] [너는 이 길로 자금성에 들어가서 역천지계(逆天之計)를 결행하도록 해라.]

위진천; [이 밤에 말씀이십니까?] 흠칫

위태무; [아비가 귀면지존이며 상시태감이라는 사실이 한왕의 귀에 들어가는 건 시간문제다.]

위태무; [한왕이 언제든 날 잡겠다고 쳐들어올 수도 있는 상황인 것이다.]

위진천; [그럼 아버지는...] 흠칫! 하고

위태무; [오늘 자로 상시태감 노릇은 끝내고 몸을 숨길 생각이다.]

위태무; [아깝긴 하지만 지난 십 몇 년동안 노력해서 쌓아올린 자금성 내에서의 권세는 포기해야만 한다.]

위태무; [만에 하나 아비와 너의 관계가 들통 나기라도 한다면 황실을 장악하려던 우리 위씨일족의 오랜 염원도 수포로 돌아갈 수 있으니...]

위진천; [예...]

위태무; (주첨기로 변신하기 위한 진천이의 준비는 확실하고 빈틈이 없다.)

위태무; (내일 아침이면 천하 창생의 다음 대 주인이 바뀌어있을 것이다.) 음산하게 웃는 위태무의 얼굴 크로즈 업

 

#178>

<-곡가표국> 깊은 밤. 아직 하늘에 달이 떠있어서 어둡진 않다. 자정이 넘은 시간이라 대부분의 건물에 불이 꺼져있고. 입구도 굳게 닫혀있는데. 닫힌 대문 밖에서 두 명의 표사가 경비를 서고 있다.

강쪽에서 안개가 곡가표국 쪽으로 쓰나미처럼 몰려오고 있고

표사1; [강... 강쪽에서 안개가 몰려오고 있네.] 긴장

표사2; [이 계절에는 흔한 안개지만... 때가 때이니 만큼 좀 섬뜩하구만.] 긴장

표사1; [설마... 그놈들이 다시 쳐들어오진 않겠지?] 좀 겁에 질려서 표사2를 보고

표사2; [무섭기로는 천하제일인 독천존께서 우리 표국에 머물고 계시는데 감히 허튼 짓을 할 인간이 있겠나?]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게야.]

표사1; [그렇긴 하지?] 억지로 웃고

표사2; [그래도 혹시 모르니 긴장을 늦추면 안...] + [누구냐?] 말하다가 갑자기 긴장하며 칼 손잡이에 손을 가져가고. 앞을 노려보며

표사2; [왜... 왜 그러는가?] 역시 칼을 잡으며 겁에 질려 같이 앞을 보고

스으! 안개 속에서 두 명의 여자가 다가온다. 둘 다 날씬하고 키가 훤칠하지만 앞장 선 여자가 뒤 따라 오는 여자보다 키가 약간 작다.

<여... 여자!> <이 깊은 밤에 웬 여자들이...> 표사들 긴장하며 보고.

그 사이에 안개를 뚫고 곡가표국 정문에서 10여미터 떨어진 곳까지 이르러 모습을 드러내는 두 여자. 바로 신소심과 진상파다. 뒤따라 오는 진상파가 앞서서 오는 신소심보다 키가 반 뼘 쯤 더 크다

표사2; [소... 소저들은 뉘신데 야심한 중에 저희 표국을 방문하셨습니까?] 긴장하며 묻고.

신소심; [이곳이 틀림 없어요 맹주님.] 표사2의 말은 쌩 까고 곡가표국을 살펴보며 말하는 신소심. 진상파는 고개 조금 돌려서 자신들이 온 쪽을 보고 있고. 안개가 밀려오고 있는 강쪽이다.

신소심; [환설언니가 남긴 표기는 이 표국을 가리키고 있어요.] 표사들 뒤의 표국 정문을 보며 말하고

표사2; [용... 용무를 밝히시지 않으면 실례를 할 수 밖에...] 표사2가 칼을 뽑으려는데 + 환설; [진정하세요.] 덜컹! 뒤에서 말소리가 들리며 표국의 정문에 달린 쪽문이 열리면서 환설이 나온다. 열린 쪽문 안쪽은 밝다. 곡강한이 등을 들고 서있다.

[소저!] [국주님!] 표사들 안도하며 돌아보고

환설; [그분들은 제가 기다리던 분들이에요.] 문 밖으로 나오며 표사들에게 말하고. 곡강한도 등을 들고 따라 나오고. 그때

신소심; [역시 여기 계셨군요 환설언니!] 안심하며 반색하고. 하지만 진상파는 여전히 뒤를 살피고 있고

환설; [수고했다.] 끄덕이며 진상파쪽으로 시선 돌리며 다가가고. 환설을 따라 나온 곡강한도 긴장한 표정으로 진상파를 보고. 들고 있던 등을 표사에게 건네주며

환설; [맹주님!] 포권하며 진상파에게 인사하는데. 진상파는 반쯤 돌아선 자세로 뒤를 보고 있고

슥! 손을 들어 환설의 인사에 건성으로 답하는 진상파. 시선은 뒤를 향하고 있고. 그러자

<맹주님께서 무언가 발견하셨다.> 눈 치뜨며 긴장하는 환설과 신소심. 직후

진상파; [정말 예의가 없는 분이로군요.] 안개 속을 보며 차갑게 말하고

진상파; [하여간 본녀를 원망하지는 마세요. 수차례에 걸친 경고를 무시하고 뒤를 밟은 대가이니...] 쩡! 말하는 진상파의 허리춤에서 보검이 허공으로 비스듬히 미사일처럼 치솟는다.

[헉!] [어... 어검술!] 표사들과 곡강한이 기겁하며 놀랄 때

슈칵! 쩡! 비스듬히 허공으로 치솟았던 검이 안개 속으로 내려꽂힌다. 처음에는 손잡이가 허공을 향하게 치솟았다가 검 끝이 아래로 향하게 안개 속으로 내려꽂힌다. 직후

카캉! 안개 속에서 불꽃이 튀고.

<어떤 자가 어검술로 날아간 맹주님의 보검을 막았다!> 눈 치뜨며 놀라는 신소심과 환설.

진상파의 이마가 약간 찡그려지고. 직후

쩡! 다시 안개 속에서 허공으로 미사일처럼 치솟는 진상파의 보검. 끝이 허공으로 향하게

슈우! 높이 치솟았다가 방향을 틀어서 검 끝이 아래로 향한 채 포물선을 그리며 진상파쪽으로 날아드는 보검. 진상파를 향해서

[히익!] [조심...] 빛과 같이 날아드는 검을 본 표사들 긴장할 때

슈슉! 가까이 오자 확 속도가 줄어들어서 슬로우모션처럼 천천히 진상파 앞으로 날아 내리는 보검. 깃털이 가라앉듯이

[아!] + [저런...] + 곡강한; (검이 살아있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표사들 놀라고. 곡강한도 놀란 표정으로 고개 끄덕이고.

날아 내린 보검을 두 손으로 받으며 살피는 진상파. 오른손은 손잡이를 받고 왼손은 칼날을 받는다.

진상파; [...] 두 손으로 받아든 검날을 살피는 진상파. 주로 검날의 끝 부분을 살핀다

신소심; [해... 해치우신건가요?] 긴장하며 묻고

진상파; [기름은 묻어있지만 피는 거의 보이지 않는구나.] 검날의 끝을 보며 말하고. 검날의 끝에 기름이 묻은 흔적이 있다.

신소심; [그럼...] 흠칫! 할 때

환설; [표적을 베긴 했으나 치명상을 입히지는 못하셨다는 뜻이다.] 대신 대답하고

신소심; [아!] 깨닫고. 이어

환설; [제가 다녀오겠어요.] 몸을 날리려 하지만

진상파; [그만 두세요.] 고개 저으며 검의 손잡이를 잡고. 날아가려다가 돌아보는 환설

진상파; [이미 기척이 사라졌어요. 따라잡기는 어려울 거예요.] 스릉! 검을 칼집에 넣으며 말하고

환설; [예...] 어쩔 수 없이 포기하고

신소심; [어떤 자가 감히 우리 뒤를 밟은 걸까요?] 안개쪽을 노려보며

진상파; [두고 보면 알겠지. 위험을 무릅쓰고 접근했던 걸 보면 조만간 다시 내 앞에 나타날 테니...] 철컥! 검을 완전히 꽂으며 곡강한 쪽으로 돌아서고. 그때

환설; [소개드리겠어요 맹주님!] [이분은 저와 도련님 일행이 신세를 진 곡가표국의 국주님이세요.] 진상파에게 곡강한을 소개하고

곡강한; [곡강한입니다.] 포권하고

진상파; [곡국주! 야심한 중에 결례를 하게 되었어요.] 포권하고

곡강한; [별 말씀을...] [어서 안으로 드시지요.] 안내하고

진상파; [폐를 끼치겠어요.] 고개 조금 숙이며 곡강한을 따라가고.

곧 대문 안으로 들어가는 곡강한과 세 여자. 대문 밖에는 표사 둘만 남고

탁! 안에서 닫히는 문

표사1; [그... 그러니까 키가 큰 여자분이 바로 강호에 소문이 무성한 검후 진상파 소저라는...] 흥분하고 놀라고

표사2; [딱히 내세울 것도 없는 우리 곡가표국에 독천존에 이어 무림맹의 맹주까지 왕림하다니...] [세상이 알면 발칵 뒤집히겠구만.] 흥분

표사1; [그러게나 말일세.] 역시 흥분

 

#179>

대문의 안쪽. 곡강한의 안내를 받아 건물들 쪽으로 가는 진상파 일행. 건물 쪽에는 곡부인이 긴장된 표정으로 서있고

<딱히 내세울 것도 없는 우리 곡가표국에 독천존에 이어 무림맹의 맹주까지 왕림하다니... 세상이 알면 발칵 뒤집히겠구만.> 표사들의 말이 진상파의 귀에 들리고

진상파; <서노사께서 이곳에 머물고 계시는가요?> 전음으로 환설에게 묻고

환설; <도련님 일행은 독천존님 덕분에 귀면지존의 독수에서 벗어날 수 있었어요.> 고개 조금 숙이며 대답하고

진상파; <사제가 또 다친 건가요?> 걱정

환설; <위중한 정도로 다치신 건 아니었는데...> <몸을 추스르실 수 있게 되자 쉬지도 않고 다시 떠나셨어요.> 걱정스런 표정으로 말하고

진상파 일행이 다가오자 고개 숙여 인사하는 곡부인

진상파; <성치도 않은 몸으로 어딜 서둘러 간 건가요?> 고개 숙여 곡부인의 인사에 답하며 전음으로 환설에게 묻고

환설; <독천존님은 아시는 것같지만...>

환설; <제게는 그냥 금릉에 볼일이 있으시다는 말씀만 하시고 떠나셨어요.> 걱정 가득

진상파; <금릉?> 좀 불안한 표정

 

#180>

곡가표국에서 상당히 떨어진 강변. 이곳에도 안개가 자욱한데

[크윽!] 안개 속을 비틀거리며 걸어오는 사내의 그림자.

모습을 드러내는 그자는 벽세황이다. 오른손으로 왼쪽 어깨를 잡은 자세로 걸어온다. 왼팔은 축 늘어트렸는데. 왼쪽 손으로는 검은색의 길죽한 쇳조각을 하나 쥐고 있다. 끝이 휘어진, 옷감 재단하는 데 쓰는 자의 형태. 전체가 검은 색인 쇳조각의 길이는 40센티 정도, 폭은 5센티 정도에 두께는 제법 두꺼워서 1센티 정도 된다. 이 쇳조각의 이름은 자황척. 쇠를 조종하는 힘을 지녔다.

뚝뚝! 자황척 끝을 타고 흘러내리는 피. 어깨에 생긴 상처에서 난 피가 팔을 타고 흘러내려 자황척으로 떨어지는 것. 직후

[삼공자(三公子)님!] 휘익! 돌풍을 일으키며 나타나는 신행태보

신행태보; [다치셨습니까?] 비틀거리는 벽세황의 오른쪽 팔을 잡아 부축하며 놀라고

벽세황; [별... 별거 아니오.] 억지로 웃고

벽세황; [몸의 상처는 대수롭지 않지만 놀라고 낭패해서 정신이 좀 없을 뿐이오.] 신행태보의 부축을 받아서 작은 돌 위에 걸터앉고

신행태보; [검후와 직접 충돌하셨는지요?] 눈치 보며 벽세황의 팔을 놓고

벽세황; [그래서 다쳤으면 이렇게 낭패하지도, 비참하지도 않았을 거요.] 쓴웃음을 지으며 왼쪽 어깨를 잡고 있던 오른손을 떼어내고. 어깨 부분의 옷이 베어져있고 그 아래쪽의 살도 길게 갈라졌다. 그 상처에서 피가 배어나오고 있고

신행태보; (상처는 깊지 않군.) 상처를 살피고

벽세황; [내 딴에는 조심한다고 오십여장쯤 거리를 두고 검후의 뒤를 밟았었는데...] 피가 묻은 오른손을 보며

벽세황; [몇번인가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검기가 느껴졌었소.] 피가 묻은 채 떨리는 벽세황의 오른손

신행태보; [오십여장의 거리를 두고도 정확하게 검기로 삼공자님을 저격했다는 말씀이십니까?] 놀라고

벽세황; [놀랍기도 했으나 오기가 생겨서 계속 검후의 뒤를 밟았는데...] [그 계집이 돌연 어검술로 공격해왔던 거요.]

신행태보; [어검술이 물론 대단한 무공이긴 하지만 삼공자께는 자황척(磁皇尺)이 있지 않습니까?] 놀라며 벽세황이 왼손에 들고 있는 자황척을 보고

벽세황; [부(副)당주도 알고 있다시피 이 자황척은 내 출신 가문인 신장궁(神匠宮)의 으뜸가는 보물이오.] 떨리는 왼손으로 자황척을 들어 보이고

신행태보; [자황척에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금속을 제어할 수 있는 힘이 깃들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끄덕

벽세황; [그렇소.] [자황척을 쓰면 금속으로 이루어진 모든 것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소.] 징! 말하며 자황척을 옆으로 겨눈 채 진동을 시키고. 그러자

푸스스! 화악! 주변이 흙속에서 쇳가루들이 확 일어나 자황척으로 날아와 달라붙는다.

삽시에 굵은 몽둥이처럼 변하는 자황척.

신행태보; (주변의 흙에 섞여있던 쇳가루들이 자황척에 흡착되었다.) 놀라고

벽세황; [순수한 금이나 은, 또는 나무처럼 자력(磁力)에 영향을 받지 않는 재질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면 어떤 병장기도 자황척을 지닌 날 해칠 수 없는 거요.] 팟! 자황척을 휘두르고. 그러자.

파팡! 퍼퍽! 자황척에 붙었던 쇳가루들이 작은 탄환처럼 변해서 주변의 바닥과 바위에 박히고 부딪힌다. 바위에 부딪힌 쇳가루 덩어리는 불꽃을 튀기고

신행태보;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후가 어검술로 날린 검에 상처를 입으셨군요.] 벽세황의 어깨에 난 상처를 살피고

벽세황; [자황척으로 막았다고 생각했소.] 끄덕이며 이를 바득 갈고

 

<하지만 그 직후 검후의 검은 궤적을 갑자기 바꿔서 하마터면 내 목을 잘라버릴 뻔 했소.> 안개 속에서 자황척을 내밀어 진상파의 검을 막은 자세로 눈 부릅뜨는 벽세황의 모습. 자황척과 충돌했던 검이 뱀처럼 휘어지며 벽세황의 어깨를 스치고 지나간다. 몸통과 머리를 옆으로 사력을 다해 기울여서 피하는 벽세황의 모습

 

신행태보; [어검술로 날린 검을 그 정도로 정교하게 조종하는 게 가능할 줄을 몰랐습니다.] 놀라고

벽세황; [아마 그 계집은 내공이 바탕인 어검술을 뛰어넘어 마음으로 검을 조종하는 심검(心劍)의 경지에 접어든 게 아닌가 싶소.]

신행태보; [심검!] 놀라고

신행태보; [무림사를 통틀어 봐도 심검의 경지에 이른 인물은 다섯이 채 안되는 걸로 아는데...] 놀라 식은땀 흘리고

벽세황; [아직은 검후의 심검이 완전한 경지에 이르렀다고 보긴 어렵지만 한 가지는 확실해졌소.] 역시 식은땀 흘리며

벽세황; [검후 진상파, 그년을 무공으로는 어쩔 수 없다는 사실이오!] 강렬한 표정

 

#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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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

곡가표국. 이제 밤이 되어 곡가표국 내에 불이 환하게 켜져 있고. 떠났던 마차들이 다시 표국으로 들어오고 있다. 피난 갔던 곡가표국 사람들이 돌아오는 중이다. 다친 표사들이 표국 입구에 무기를 들고 서서 경비를 서고 있다.

표사들; [피난 갔던 우리 표국 식솔들이 얼추 돌아왔군.] [멀리 간 몇 식구만 돌아오면 마무리가 되겠어.] 들어오는 마차들을 보며 대화 나누고.

[한 때는 어떻게 되는 게 아닌가 했는데...] [다친 것 외에 죽은 사람은 나오지 않아 다행이야.] [그러게나 말일세.] 대화 나누는 표사들을 지나 마당으로 들어가는 마차들

곡가표국 입구 안쪽의 넓은 마당에 들어온 마차들에서는 여자와 아이들이 내리고 있고. 여기저기 건물에서는 돌아온 사람들이 집안 정리를 하고 있다. 그걸 지휘하는 것은 곡강한이고.

곡강한; (다른 사람도 아니고 독천존 서노사께서 이번 일에 개입하셨다.) 안도한 표정으로 마차에서 여자와 아이들이 내리는 걸 보고. 여자와 아이들은 곡강한에게 인사하고

곡강한; (아무리 간덩이가 큰 자들이라 해도 독천존과 만독동천에 죄를 지을 엄두는 못 내겠지.)

곡강한; (전화위복으로 우리 곡가표국에 시비 거는 자들이 없어지겠구나.) 미소

 

#174>

곡가표국 후원의 어느 건물로 약탕기를 얹은 쟁반을 들고 가는 곡부인. 지나가던 여자들이 인사하고

곡부인; (그 여자들...) 분이와 전삼낭, 온유향을 떠올리며 얼굴 좀 발개지고

곡부인; (겉보기엔 특별할 것도 없었는데 사실은 상상 이상의 거물들이었어.)

곡부인; (보통 사람들은 평생 가도 한 번 보기 어렵다는 우내칠절중 한명의 친인이었다니...) 독천존이 분이를 안고 표국 입구로 오던 장면 떠올리고. 그 뒤를 청풍이 축 늘어진 온유향을 안고 따라오고. 맨 뒤에 환설이 전삼낭을 부축해서 온다.

곡부인; (우리 집안을 위해서라도 잘 대접해야겠지.) 생각하며 앞쪽의 화려한 건물로 다가간다.

 

곡부인이 다가가는 그 건물의 방안에는 환설과 온유향이 있다. 온유향이 침대에 누워 눈 감은 채 울고 있고. 그 옆에 환설이 앉아서 복잡한 표정을 짓고 있다

환설; (배신자 장세명의 아내...) (하지만 사연을 알고 나니 미워할 수가 없구나.) 입술 깨물고

환설; (남편은 죄의 값을 치러 죽었고 귀면지존에게 잡혀간 아들은 생사불명...)

환설; (아내로서 어미로서 불행이란 불행은 다 겪은 이 여자에게 야박하게 구는 건 지나치겠지.) 배경으로 문을 열고 들어오는 곡부인

 

#175>

후원의 또 다른 건물

분이; [방... 방숙분(方淑分)?] 놀라 눈을 치뜨고

분이; [제... 제 진짜 이름이 방숙분이고 방효유라는 유명한 분께서 세상에 남기신 유일한 핏줄이란 말씀이신가요?] 독천존과 마주 앉아 놀라고 흥분하고. 장소는 건물 내의 거실인데 청풍과 전삼낭은 두 사람 옆에 앉아 놀라고 있다. 특히 전삼낭은 손으로 입을 가리며 울려 하고

독천존; [네 신분은 그저 방효유의 딸 정도가 아니다.] 엄숙하게

독천존; [너는 명교의 마지막 교주였던 소명왕(少明王) 한림아(韓林兒)의 후손이며...]

독천존;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만독동천의 시조이신 만독조종님의 핏줄이라는 사실이다.]

독천존; [네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독인 구룡짐독(九龍鴆毒)이 들어있던 금천구룡로(禁天九龍爐)를 간단히 열었던 것은 그 때문이다.]

분이; [어... 어떻게 그런...] 충격과 흥분

청풍; (독천존께서 갑자기 나타났던 게 분이의 신분을 알게 되어 보호하기 위해서였군.) 깨닫고. 그 옆에서 전삼낭은 두 손으로 입 가린 채 울고 있고

분이; [지금... 지금까지 난 그냥 아비도 없는 가난한 집 딸이라고 생각했는데...] 전율하며 전삼낭을 돌아보고. 그러자

전삼낭; [아가씨!] 털썩! 의자에서 내려와 분이 앞에 무릎을 꿇고. 옆에서 보며 흠칫! 하는 청풍

분이; [엄마!] 깜짝 놀라며 의자에서 일어나고

전삼낭; [지금까지 속여 왔던 쇤네를 용서하시옵소서.] 무릎 꿇고 이마 바닥에 대며 눈물 흘리고

분이; [엄마! 갑자기 왜 이래?] [일어나 엄마!] 당황하며 마주 무릎을 꿇고 전삼낭의 팔을 잡고 일으키려 하고

전삼낭; [마님... 한경파(韓京芭)마님은 혹시 있을지 모를 영락제의 추격을 피하기 위해 아가씨를 쇤네에게 맡기고 몸을 숨기셨사옵니다.] 고개 들어 울면서 분이를 보고

전삼낭; [당시 쇤네는 열여섯 살에 불과한 계집아이였던 터라 아가씨를 제대로 가르치지도, 양육하지도 못했사옵니다.]

전삼낭; [귀하디 귀한 아가씨를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게 하여 죄송할 따름이옵니다.]

분이; [그런 말 하지마 엄마.] 무릎 꿇고 전삼낭의 눈물 닦아주며 같이 울고

분이; [내가 누구의 딸이고 핏줄인 건 상관없어.] [날 키워준 엄마가 분이의 진짜 엄마야.]

분이; [그러니까 앞으로도 날 분이라 부르고... 잘못 한 거 있으면 혼내고 그래.]

전삼낭; [아가씨...] 감격

분이; [한번만 더 날 아가씨라 부르면 정말 화낼 거야.]

전삼낭; [흐윽!] 분이를 와락 끌어안고

전삼낭; [그래! 넌 내 딸이야! 내 딸 분이야.] 끌어안고 몸부림치며 울고. 분이도 함께 끌어안고 울고

청풍; <잠시 자리를 피해주도록 하시지요.> 일어나며 독천존에게 고개 짓하며 전음으로 말하고

독천존; <그럼세.> 일어나고

 

#176>

서로 끌어안고 우는 분이 모녀를 방안에 남겨두고 건물 밖으로 나오는 청풍과 독천존. 독천존이 뒤에 나오며 문을 닫는 모습이고

지나가던 곡가표국 사람들이 두 사람에게 인사하고. 좀 겁에 질려서 보며

독천존; [내상은 어떤가?] 함께 건물 뒤로 돌아가며 묻고. 건물 뒤는 한적한 정원. 정원 한쪽에는 크고 작은 돌과 바위를 쌓아 만든 가짜 산이 있다. 중국식의 조경

청풍; [노야께서 귀면지존으로부터 빼앗아낸 공청석유를 한 모금 마신 덕분에 내상이 완쾌되었을 뿐 아니라 내공까지 증진되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포권하고

독천존;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이로군.] 멈춰서고. 정원 중앙이다.

독천존; [노부에게 따로 할 말이 있겠지?] 지긋이 보고

청풍; (역시 늙은 생강이 맵군.) + [그렇습니다.]

청풍; [금천구룡로를 갖고 계신지요.]

독천존; [우리 만독동천의 으뜸가는 보물이라 도난 방지를 위해 노부가 늘 지니고 다닌다네.] 끄덕

청풍; [잘 되었군요. 후배에게 잠시 보여주실 수 있겠는지요?]

독천존; [그럼세.] 품속에 손을 넣고

독천존; [여기 있네.] 다시 꺼내서 내미는 독천존의 손에 구룡짐독이 들어있던 향로가 들려있다.

청풍; [감사합니다.] 두 손으로 받고.

청풍; [사실 후배는 노야께 한 가지 속인 것이 있습니다.] 두 손으로 받은 향로를 얼굴 높이로 쳐들고

독천존; [혹시...] 눈 치뜨고

청풍; [생각하시는 대로입니다.]

청풍; [후배는 금천구룡로에 새겨진 용의 조각에서 구룡짐독을 자유자재로 부릴 수 있는 조룡여의대법(調龍如意大法)의 일부를 찾아냈었습니다.] 향로를 자세히 살피면서

독천존; [어쩐지!] 주먹으로 손바닥 치고

독천존; [조룡여의대법을 구사한 게 아니었다면 구룡짐독을 들이마시고도 살아있었던 게 설명이 되질 않았어.]

청풍; [다만 저는 삼년전 당시 금천구룡로를 일별(一瞥) 했을 뿐이라 조룡여의대법을 제대로 구사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저 구룡짐독을 몸 속으로 흡수할 수 있었을 뿐이지요.] 천천히 향로를 돌려서 향로 표면에 새겨진 용들을 살피고

독천존; [한번 흘낏 보고도 금천구룡로에서 조룡여의대법을 찾아냈다?] 어이없고

독천존; [수백년간 본문의 재주꾼들이 금천구룡로를 연구했지만 아무런 성과도 없었거늘...] 불신의 표정 지을 때

청풍; [역시 그렇군. 생각했던 대료야.] 향로를 돌려가며 자세히 살피면서 독백하고

독천존; [뭔가 알아냈는가?] 흥분하며 묻고

청풍; [금천구룡로에 용이 몇 마리 숨겨져 있는지 아시는지요?] 조금 웃으며 향로 건너편의 독천존을 보며 묻고

독천존; [이름에는 구룡(九龍)이 들어가 있지만 사실 금천구룡로에는 모두 서른여섯 마리의 용이 새겨져 있네.] 함께 향로를 들여다보며

<각각의 용의 눈 두개와 여의주(如意珠)에 작은 용의 형상이 한 마리씩 숨겨져 있기 때문이지.> 용의 조각 크로즈 업. 눈과 용이 쥐고 있는 여의주에 작게 용의 형상이 조각되어 있다.

청풍; [그렇게 알고 계셨군요.] 웃고

독천존; [아니란 말인가?] 흠칫하며 향로에서 눈을 떼고

청풍; [이 향로 자체가 여의주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향로를 좀 높이 들고

독천존; [금천구룡로가 여의주?] 눈 부릅 뜨고.

청풍; [후배는 조룡여의대법이라는 이름에서 금천구룡로가 여의주일 것이라고 추측을 했었습니다.] 지잉! 향로를 올려놓은 청풍의 손이 빛을 발하고. 다음 순간

쿠오오! 투명한 용의 형상이 하늘을 가득 메운다. 그 용이 청풍이 쳐든 향로를 앞발로 쥐고 있는 형상으로 꿈틀거린다. 물론 실제 용이 아니라 환각이다.

독천존; [용...!] 경악하며 비틀 거리고

화악! 카아! 용이 입을 딱 벌리고 독천존을 덮쳐온다

독천존; [헉!] 털썩! 다리에 힘이 풀려 뒤로 엉덩방아를 찧고

화악! 직후 용의 형상은 안개같이 사라지고

독천존; [용이... 용이 정말로 한 마리 더...] 올려다보며 헉헉

청풍; [노야께서는 방금 전 서른일곱 번째용을 보신 것입니다.] 웃고

독천존; [이렇게... 이렇게 간단한 비밀을 수백 년 간 알아차리지 못했다니...] 주저앉은 채 어이없는 표정으로 헐떡이고

청풍; [본체를 보셨으니 이제 나머지 용들이 어떻게 조룡여의대법을 구성하는지도 짐작이 가실 테지요?] 슈우! 청풍이 들여다보는 향로의 표면에서 크고 작은 용의 형상들이 빠져나오고

독천존; [금천구룡로가 조화의 근원이지만...] [그 조화는 금천구룡로를 여의주로 삼는 마지막 서른일곱번째 용이 주도를 해야하는군.] 깨닫고

독천존; [금천구룡로에 숨겨진 용들은 그 자체가 구룡짐독을 깨우고 재우는 데 제한적으로 필요한 비결이었고...] 비틀거리며 일어나고

청풍; [잘 보셨습니다.]

청풍; [사실 저는 조룡여의대법의 그같은 이치에 대해 삼년전에 이미 대강 짐작하고 있었습니다.]

청풍; [하지만 금천구룡로를 자세히 볼 기회가 없어서 구룡짐독을 이용하여 확인해볼 엄두는 내지 못했었습니다.] 딸칵! 왼손으로 향로의 뚜껑을 열고

청풍; [자칫 제 몸 밖으로 구룡짐독을 꺼냈다가 다시 회수하지 못하면 끔찍한 재앙이 될 것이기 때문에...] 화악! 말하며 입을 벌리고. 그러자

화악! 청풍의 입에서 시커먼 연기같은 것이 뿜어져 나온다

독천존; (구룡짐독!) 놀라고 두려워하며 올려다보고

크와앙! 카아! 청풍의 입에서 뿜어져 나온 검은 연기는 아홉 가닥으로 갈라져 꿈틀거린다. 아홉 가닥 연기의 끝 부분은 용의 머리 형상을 하고 있고

청풍; <원래의 집으로 돌아가라!> 뚜껑을 연 금천구룡로를 쳐들며 눈을 강하게 빛내고. 입으로는 검은 연기를 뿜어내며. 그러자

꾸아! 카아! 꿈틀거리며 방향을 틀어 청풍에게 덮쳐오는 아홉 마리의 용들

독천존; [조심하게!] 일어나려는 자세로 외칠 때

콰드드드! 콰아! 금천구룡로의 좁은 아가리로 서로 휘감고 가늘어지면서 들어가는 아홉 마리의 용들

독천존; (구룡짐독이 금천구룡로로 회수되고 있다.) 놀라며 긴장을 좀 풀고

콰콰콰! 아홉 마리의 용이 다 들어가고 이제 청풍의 입에서 나오는 가는 연기만 남고

슈우! 이윽고 청풍의 입에서 나오던 검은 연기도 끊어지고

슈욱! 그 검은 연기도 향로 속으로 들어간다

청풍; [끝났습니다.] 땀을 좀 흘리며 향로를 들여다 보고

쿠쿠쿠! 향로 안에 검은 물질이 가득 든 채 꿈틀거리는데 용의 눈 같은 것들이 별처럼 반짝이고 있다

청풍; [구룡짐독은 다시 돌려드리겠습니다.] 딱칵! 뚜껑을 닫으며 독천존에게 내밀고

독천존; [고맙네.] [자네 덕분에 우리 만독동천이 지난 수백 년 간 두려워만 하고 통제를 못해온 구룡짐독을 쓸 수 있게 되었어.] 향로를 받고

청풍; [별 말씀을...] 향로를 건네주고

청풍; [사실을 말씀드리자면 저도 구룡짐독 덕을 많이 봤습니다.] 웃고

독천존; [구룡짐독의 덕을 보다니?] [하늘 아래에서 가장 지독한 이 독물을 몸속에 넣고 있었던 게 무슨 이득이 된단 말인가?]

청풍; [지난 삼년간 불완전한 조룡여의대법으로 구룡짐독을 통제할 방법을 끊임없이 궁리하다 보니 얻는 바가 있었습니다.]

독천존; [새로운 절기(絶技)를... 만든 겐가?] 놀라고

청풍; [절기라고 하긴 그렇고...] [조룡여의대법을 내공을 운용하는 심법(心法)으로 전용할 수 있었습니다.] 멋 적게 웃고

독천존; [일종의 술법인 조룡여의대법을 내공심법으로 만들었단 말인가?] 놀라고 흥분하고

청풍; [아시고 계시겠지만 저의 내공은 누구보다 심후하지만 그걸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내공심법이 없었습니다.]

청풍; [그래서 조룡여의대법을 바탕으로 제게 적합한 내공심법을 만들었는데...] 손을 들어서 정원 한쪽을 겨눈다. 정원 끝에 크고 작은 돌과 바위로 만든 가짜 산 쪽이다. 독천존도 돌아보고

청풍; [불완전하던 부분을 방금 전에 보여주신 금천구룡로를 통해서 메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징! 청풍의 손바닥이 진동하고. 그러자

툭! 투둑! 가짜 산을 이루고 있던 크고 작은 바위들이 무중력 상태인 것처럼 허공으로 제각각 떠오르기 시작한다. 이어

독천존; (이 거리에서 수많은 돌과 바위를 대상으로 접인공력을 구사하다니...) 놀랄 때

투툭! 툭! 허공으로 떠오른 돌과 바위들은 이리저리 뭉치고 합친다. 이윽고

쿵! 허공에 돌로 이루어진 거대한 용이 떠서 꿈틀거린다.

독천존; (가공...) 놀라고

독천존; (여러 개의 돌들을 각각 조종하는 것도 놀랍지만...) 청풍을 보고

<이토록 대단한 접인공력을 구사하면서도 그다지 힘들어하지 않는다.> 집중해서 손을 움직이고 있는 청풍. 하지만 청풍은 힘들어하는 기색이 없다

독천존; (스스로 무공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의심의 여지도 없이 이놈은 제이(第二)의 사자천존이다. 약관을 갓 넘긴 나이에 천하무적이 되었던...) 침 꿀꺽 삼키고

<분이와 친밀한 사이인 걸 이용해서 이놈을 우리 만독동천의 서랑(壻郞;사위)으로 만들어야만 한다.> 독천존의 생각을 배경으로 청풍이 돌과 바위를 조종해서 허공에 용을 만드는 모습

 

#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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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태자; [무공은 별볼 거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상대하기 까다롭다던 아버지 말씀대로군.] 얼굴을 만지며 청풍을 노려보고

혈태자; [뭐 그래봤자 오늘 네놈이 이곳에서 인생 종쳐야한다는 데에는 변함이 없다.] 빠캉! 앞으로 내치는 혈태자의 손에서 벼락이 일어나 청풍을 때린다.

분이; [악!] 비명. + 전삼낭; [흑!] 역시 비명. 그에 반해 온유향은 주먹만 쥐고 비명을 지르진 않는다. 그리고 그 직후

빠캉! 한쪽 무릎을 꿇은 자세로 일어나며 두 주먹 불끈 쥔 청풍의 몸에서도 벼락이 일어나 혈태자가 때린 벼락을 흡수한다.

분이; [아!] + 전삼낭; (벼락을 흡수했어!) 안도하지만

혈태자; [네놈이 혈전창을 흉내 낼 수 있다는 건 이미 알고 있던 바다.] 바웅! 웃으며 왼손을 펼쳤다가 확 끌어당기는 시늉하고

[!] 화악! 불안정하던 자세인 청풍의 몸이 혈태자가 끌어당기는 대로 앞으로 확 끌려서 날아간다. 눈 부릅 뜨는 청풍

혈태자; [잘 가라!] 꽝! 날아드는 청풍의 가슴을 또 보이지 않은 장풍으로 갈긴다. 벼락을 쳤던 오른손으로 무언가를 뿜어내는 모습이고

분이; [오빠!] 비명. + 전삼낭; [흑!] + 온유향; [...] 주먹 꾹

청풍; [컥!] 입과 코로 피를 토하며 뒤로 날아가고. 그러다가

[!] 무언가 느끼는 청풍

휘릭! 몸을 홱 뒤집고

팟! 바닥을 딛으며 내려섰다가 벼락같이 옆으로 튀는 청풍

꽝! 청풍이 내려섰던 곳에 강력한 폭발이 일어나 깊은 구덩이가 파진다

휘릭! 쿵쿵! 멀찍이 내려서면서 비틀거리는 청풍.

장풍을 날린 자세로 그런 청풍을 돌아보는 혈태자

[흐윽!] [아!] 분이와 전삼낭도 손에 땀을 쥐며 보고

안도하며 한숨 쉬는 온유향

쿵! 쿵! 휘청이며 입과 코로 피를 흘리는 청풍

혈태자; [미꾸라지가 따로 없군.] 지지지! 벼락이 도는 손으로 구덩이를 겨눈 자세로 청풍을 돌아보고

혈태자; [적멸장강(寂滅掌罡)으로 끌어들인 후 위력은 약하지만 빠르고 기척을 내지 않는 무흔섬전수(無痕閃電手)로 때려 무력화시켰다고 생각했는데...]

혈태자; [늑골이 으스러지는 타격을 입은 상태에서도 내 회심의 일격을 피하는 게 가능할 줄은 몰랐다.] 청풍을 노려보며 다가가고. 청풍은 비틀거리며 물러서고. 비수는 손에 쥔 채

귀면지존; [그놈은 만천신안을 지녀서 한번 쓴 무공은 거의 효과가 없다.] 보고 있다가 말하고. 흘깃 곁눈질로 그런 귀면지존을 보는 혈태자

귀면지존; [그러니 놈이 경험해보지 못한 무공으로 단번에 끝장을 내야한다.]

혈태자; [아무래도 그래야할 것 같습니다.] 징징! 진동하는 양손을 늘어트린 채 청풍에게 걸어가고

분이; [조... 조심해 오빠!] + 전삼낭; [제발...] 두 손 모으고

청풍;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비틀거리는 몸을 세우면서 앞을 보고. 혈태자가 양손을 진동시키며 걸어오고 있다.

청풍; (혈태자라는 저자, 제 아비에 비해 무공은 좀 약하지만 임기응변에 강하다.) (나로서는 귀면지존보다 더 상대하기가 까다로운 적인 것이다.) 긴장하며 비수로 앞을 가린 채 천천히 옆으로 움직이고

청풍; (경신술로 나를 압도할 뿐 아니라... 지금의 나는 연이은 타격으로 내공이 절반 정도로 감소된 상태다.) 몸을 조금씩 좌우로 흔들면서

청풍; (정면 대결로는 도저히 승산이 없다.) (어떻게든 첫 번째 공격을 피한 후 승부를 걸어봐야만 한다.) 혈태자의 공격에 대비하고

혈태자; [그 새끼, 머리 굴리는 소리가 계곡 물에 자갈 굴러가듯 요란하게 들리는군.] 스윽! 슥! 히죽 웃으며 양손을 쳐들고

혈태자; [하지만 네놈이 내 앞에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펑! 오른손에서 붉은 색을 띤 빛의 채찍 같은 것이 튀어나간다

[!] 팟! 몸을 여러 개로 만들어 피하는 청풍. 하지만

화악! 빛의 채찍이 방향을 틀며 청풍의 본체를 따라붙고

청풍; (피하는 대로 따라온다!) 팟! 놀라며 더 빨리 움직여 피하려 하지만

콰득! 그대로 청풍의 왼쪽 팔을 휘감는 빛의 채찍

청풍; [큭!] 비틀! 왼팔이 빛의 채찍에 휘감겨 휘청하며 고통으로 얼굴 이지러지고

분이; [안돼!] 비명

후두둑! 빛의 채찍에 휘감긴 청풍의 팔 부분에서 피가 터져나간다.

청풍; (채찍같은 빛줄기에 닿은 부분의 혈관이 터지면서 피가 빠져나간다.) 쩍! 오른손의 비수로 빛의 채찍을 끊으려 하고. 하지만

콰득! 오른팔도 또 다른 빛의 채찍에 휘감겨 버린다.

혈태자; [이걸로 끝났다.] 왼쪽 손바닥에서도 빛의 채찍을 뿜어내며 웃고

후두둑! 그 빛의 채찍에 휘감긴 청풍의 오른쪽 팔에서도 피가 뿜어지고

청풍; [끄윽!] 양팔이 빛의 채찍에 휘감겨 좌우로 벌려지며 고통으로 이지러지는 청풍의 얼굴

분이; [오빠!] + 전삼낭; [청풍아!] 비명. + 온유향; [...] 눈을 감은 채 떨고 있고

귀면지존; [끝났군.] 웃고

콰드드! 버티고 선 청풍의 양쪽 팔을 휘감은 빛의 채찍들이 좌우로 당겨지고. 채찍들이 닿은 양쪽 팔에서 피가 뿜어지고 있고. 고통에 이지러지는 청풍의 얼굴

혈태자; [착혈능혼편(窄血凌魂鞭)이라는 수법이다.] [이름 그대로 몸속의 피를 쥐어짜 내는 무공이지만...] 왼손을 앞으로 밀며 오른손은 당기고. 그러자

청풍; [크윽!] 몸부림치는 청풍의 왼팔이 빛의 채찍에 휘감긴 채 혈태자쪽으로 당겨지고

혈태자; [피를 짜내는 것뿐만 아니라 몸뚱이를 해체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콰직! 강하게 오른손의 빛의 채찍을 끌어들인다.

우직! 왼쪽 팔이 빛의 채찍에 의해 몸통에서 멀어지며 청풍의 어깨에서 뼈가 어긋나는 소리가 들리고

분이; [그만... 그만 둬! 오빠를 괴롭히지 마!] 울부짖으며 기어오려 하고

청풍; (뿌리쳐야하는데...) (내공의 소모가 심한 상태라 힘을 제대로 쓸 수가 없다.) 고통으로 이지러지고. 우두둑! 우직! 그 사이에도 팔이 어깨에서 뽑히려고 소리를 내고

청풍; (이대로는 끝장인데... 최후의 수단을 써야하는 건가?) 고통과 갈등의 표정

청풍; (구룡짐독!) 폐가의 천정과 벽을 부수며 빠져나와 꿈틀거리던 검을 용을 떠올리고

청풍; (그놈을 불러내면 혈태자쯤은 간단히 죽일 수 있다. 하지만...)

청픙; (그럴 경우 분이 모녀와 어머니등도 무사하시지 못한다는 게 문제다.) 울부짖는 분이 쪽을 보며 갈등하고. 그때

귀면지존; [잘 했다. 하지만 밤이 길면 꿈도 많아지는 법이다.] 만족한 표정으로 외치고.

귀면지존; [빨리 끝내버리도록...] + [!] 혈태자에게 말하다가 눈 부릅

화악! 어떤 여자가 혈태자의 뒤로 덮쳐오는데 옷 밖으로 나온 양손이 눈이 부시게 하얗다. 물론 환설이지만 아직 정확하게는 모습을 보여주지 말고.

귀면지존; [뒤를 조심해라!] 팟! 다급히 외치며 몸을 날리고. 그자가 있던 곳에서 청풍과 혈태자가 싸우는 곳은 제법 거리가 있다.

혈태자; [!] 바웅! 눈 부릅뜨면서 놀라며 등 뒤에 반투명한 빛의 벽을 친다.

꽝! 그런 혈태자의 등을 치는 눈이 부시게 하얀 여자의 손. 짙은 색의 헐렁한 소매 속에서 팔꿈치까지 빠져나와 있어서 마치 그 하얀 손과 팔만 허공에 떠있는 것같다

바웅! 혈태자의 등쪽에서 진동이 일어난다. 몸에서 한 뼘 정도 떨어진 곳에 일어난 반투명한 빛의 장막 중간을 새하얀 손이 때리면서 빛의 장막에 원형의 파문을 겹겹이 퍼지게 만드는 형태

혈태자; (아버지의 경고 덕분에 탄천혈벽으로 방어했으니 별 문제 없겠지.) 곁눈질로 뒤쪽을 흘겨보며 생각할 때

퍼석! 혈태자가 등쪽에 일으킨 반투명한 빛의 장막을 모래처럼 부수며 그 안쪽으로 간단히 진입하는 새하얀 손과 팔

꽝! 빛의 장막을 뚫고 들어온 새하얀 손이 혈태자의 등을 때리고

혈태자; [컥!] 쿵! 쿵! 피를 왈칵 토하며 앞으로 쓰러질 듯 휘청이며 밀려가고.

푸스스! 퍼억! 그 바람에 청풍의 양팔을 휘감고 있던 빛의 채찍도 안개처럼 흩어지고

퍼억! 빛의 채찍에서 풀려나 바닥에 나뒹구는 청풍

[아!] 분이와 전삼낭 모녀의 안도. 직후

콰당탕! 등짝이 피투성이가 되어 앞으로 나뒹구는 혈태자

혈태자; [이게 무슨...] 끄윽! 피를 토하며 일어나려 애쓰고. 등에서는 연기가 나고 피가 흐른다. 옷이 터진 안쪽으로 등에 손바닥 형상의 상처가 난 게 보이고. 그때

환설; [도련님! 괜잖으세요?] 휘익! 혈태자가 섰던 곳에 날아 내리며 외치고

청풍; (환설!) + [고맙소 소저! 덕분에 살았소.] 일어나려 애쓰며 대답하고.

환설; [제가 오는 게 늦어서 도련님이...] 꽝! 바로 그 직후 벼락이 환설의 몸을 강타하고

환설; [아악!] 벼락에 맞아 옷과 살이 타며 비명. 연기와 벼락에 덮인 채 휘청

청풍; [조심하시오!] 일어나려 애쓰며 다급히 외치고

[!] 휘청이다가 눈 부릅뜨는 환설

귀면지존; [죽일 년! 감히 내 아들을...] 바웅! 화악! 마귀같이 환설의 바로 앞으로 쇄도하며 진동하는 손을 후려쳐온다. 환설의 시점이고

청풍; [혈왕의 절맥혈장이오! 피하시오.] 다급히 외치지만

환설; [크아!] 쩡! 비틀거리고 피를 토하면서도 마주 손을 내치고. 환설의 손과 팔뚝은 분을 칠한 듯이 새하얗다.

꽝! 귀면지존의 붉은 손바닥과 환설의 새하얀 손바닥이 마주치며 굉음이 일어난다

환설; [악!] 펑! 피를 토하며 뒤로 붕 날아간다. 반면

귀면지존; [!] 움찔! 역시 상당한 충격을 받아 비틀하며 눈 부릅뜨고

분이; [흑!] + 전삼낭; [안... 안돼!]

청풍; (이런...) 사력 다해 일어나 앉으며 눈 부릅. 직후

혈태자; (아버지가 절맥혈장을 쓰시고도 충격을 받으셨다.) 바닥에 쓰러진 채 고개만 돌려보며서 놀라고. 직후

퍼억! 5-6미터를 날아가 등부터 나뒹구는 환설.

환설; [끄윽!] 입과 코로 피를 토하면서도 일어나려 애쓰고

자기 손바닥을 들어 보는 귀면지존

후두둑! 떨리는 귀면지존의 손바닥이 터져서 피와 살점이 흐른다.

귀면지존; [절맥혈장과 맞서 본좌의 손을 훼손시키다니...] 눈 부릅

귀면지존; [네년이 쓴 무공은 역시 십절무제의 소수인(素手印)이었구나.] 환설을 돌아보고. 환설은 입과 코로 피를 게워내며 일어나려 애쓰고 있는 중이다.

청풍; (십절무제의 소수인!) 역시 겨우 일어나 앉으며 놀라고

혈태자; (어쩐지...) 헉헉 대며 일어나 앉으려 애쓰고

청풍; (환설소저가 쓴 무공이 혈태자의 탄천혈벽을 간단히 무너뜨려 범상치 않다 했더니 십절무제의 무공이었구나.) 일어나 앉으며 환설 쪽을 보고. 겨우 일어나 앉은 환설 쪽으로 귀면지존이 무시무시한 살기를 뿜어내며 다가가고 있다

청풍; (소수인은 접촉하는 모든 것을 엄청난 진동으로 소멸시키는 무공으로 알려져 있지만...) 힘겹게 일어서며 다시 비수를 들지 않은 왼손의 엄지와 검지를 모아 비파천강지를 쓸 준비를 하고

<환설소저는 혈전창에 직격당한 후 다시 절맥혈장과 맞서느라 심한 내상을 입었다. 도저히 귀면지존과 맞설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일어나 앉으며 한쪽 무릎 꿇은 상태로 귀면지존을 노려보는 환설. 오른손이 다시 하얗게 빛나고 있고

청풍; (반년간의 휴전 약속을 어기고서라도 도와주지 않으면 환설소저는 귀면지존의 손에 참사를 당할 수 밖에...) + [!] 왼손을 쳐들어서 귀면지존에게 비파천강지를 퉁기려다가 흠칫! 하며 옆을 곁눈질하는 청풍. 부웅! 말벌 한 마리가 그런 청풍의 옆을 날아 지나치고 있고

청풍; (내가 부리던 대독금봉이 아니다. 그렇다는 건...) 안도하며 놀라고. 귀면지존을 겨눴던 왼손을 내리고. 이어

청풍; (그분이 주변에 있다.) 털썩! 다시 주저앉고

분이; [오빠...] 걱정할 때

괜잖다고 분이에게 손을 들어 보이면서 시선은 다른 곳을 살피는 청풍. 그때

귀면지존; [네년 역시 살려두면 안되는 부류의 인간이로구나!] 지잉! 다치지 않은 왼손으로 환설을 겨누고

환설; (피할 수가...) 절망하면서도 두 주먹 불끈 저항을 해보려는데. 그 직후

찡! 무언가에 충격을 받고 눈 부릅뜨는 귀면지존

부르르! 앞으로 내민 귀면지존의 손이 검게 변하며 떨린다.

귀면지존; [독!] 콱! 피가 나는 오른손으로 왼손의 손목을 움켜잡고.

환설; (독?) 역시 놀랄 때

화악! 보이지 않은 불이나 열기같은 것이 귀면지존의 주변 잡초들을 거대한 원형으로 확 태운다. 거대한 원은 귀면지존이 중심이 아니다. 환설과 귀면지존 사이에 경계를 이루고 있고 거대한 원 안에 혈태자도 포함된다. 청풍과 세 여자는 그 원 밖에 있고

[끄윽!] 털썩! 겨우 일어나 앉던 혈태자가 다시 쓰러지고. 원 안에 있어서

귀면지존; [괜잖으냐 천야?] 오른손으로 왼쪽 손목을 잡은 채 혈태자를 돌아보며 외치고.

[끄윽!] 대답하지 못하고 벌벌 떠는 혈태자의 피부가 검게 변한다.

귀면지존; [이런...] 그걸 보며 이를 갈고.

청풍; (아무런 기척도 없었는데 지독한 독이 귀면지존 부자 주변에 뿌려졌다.) 그걸 보며 놀라고.

청풍; (우리는 독이 뿌려진 범위 밖에 있어서 무사한 것이고...) 자신과 여자들이 원형의 고리 밖에 있어서 무사한 것을 확인하며 안도하고. 그때

귀면지존; [크왓!] 오른손으로 왼손 손목을 움켜쥔 채 기합 지르며 뒤로 물러서고

지이잉! 귀면지존의 왼손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가

펑! 무언가 터지는 느낌과 함께 귀면지존의 왼손에서 연기가 풀썩 일어난다

청풍; (몸속에 침투한 독기를 삼매진화로 태워버렸다.) 놀라고

츠으! 이어 원래대로 색이 돌아오는 귀면지존의 왼손.

청풍; (확실히 저자는 상궤를 뛰어넘는 고수다.) 긴장하고. 그때

귀면지존; [독천존 서래음!] [근처에 있는 거 알고 있으니 모습을 드러내시지.] 주변을 둘러보며 눈 번뜩. 가면 속에서 이를 갈고.

온유향; (독천존!) 안도하며 놀라고. 그때

<놀랍군. 실로 놀라운 일이야.> 어디선가 누군가의 말소리가 들리더니

<무명지배(無名之輩) 중에 노부가 쓴 독을 그렇게 간단히 태워버릴 수 있는 인간이 존재하다니...> 버석! 누군가의 발이 마른 풀을 밟는 소리를 내고

독천존; [역시 무림에는 우리들 우내칠절(宇內七絶) 외에도 기인이사가 도처에 숨어 있었어.] 와삭! 와삭! 갈대를 헤치며 현장으로 나오는 노인. 물론 독천존이다. 붕붕! 주변으로 몇 마리의 말벌이 날아다니고 있고

환설; (저... 저 노인이 독천존...) 안도하며 놀라고

귀면지존; [서노사! 본좌는 서노사나 만독동천과 은원을 맺은 기억이 없소.] 독천존을 노려보고

귀면지존; [헌데 어인 연고로 불문곡직 우리 부자에게 독을 쓴 거요?] 곁눈질로 자기 뒤의 혈태자를 보며 말하고. 혈태자는 피부가 검게 변한 채 부들 부들 떨고 있다.

독천존; [굳이 설명할 이유는 없지만...] 다가오다가

독천존; [귀하는 부지불식간에 노부의 친인(親姻)에게 해코지를 했소.] 귀면지존의 5미터쯤 앞에 서며

귀면지존; [서노사의 친인이라...] 주변을 둘러보고.

분이 모녀와 온유향. 다시 주저앉은 청풍등이 보인다

귀면지존; [저 어린 계집을 말하는 것같은데...] 분이를 크로즈 업

귀면지존; [어떤 관계인지 도무지 짐작이 가지 않지만 서노사가 그렇다면 그런 것으로 믿어야겠지.] 다시 서래음을 돌아보고

독천존; [이제 선택하시오.] [오늘 여기서 노부와 살고 죽는 결판을 낼 것인지 다음을 기약할 것인지...] 음산한 표정으로 말하고

귀면지존; [생사결(生死結)이라...] 쿠오오! 역시 살기를 뿜어내며 마주 노려보고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는 귀면지존과 독천존

청풍; (확실히 우내칠절이란 이름은 무게가 있다.) (저 교만한 귀면지존도 섣불리 손을 쓸 생각을 못하는 걸 보면...)

청풍; (반면 독천존께서도 손을 쓰기 전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오랜 경험에 의해 귀면지존이 자신의 독공으로도 간단히 어쩔 수 있는 상대가 아님을 알아차린 때문일 것이다.> 쿠오오! 쿠쿠쿠! 서로를 노려보는 귀면지존과 독천존. 그러다가

귀면지존; [그만합시다.] 슥! 한 손 들어 보이며 뒤로 물러서고

귀면지존; [아무리 생각해도 서노사와 목숨을 걸고 싸워야할 이유를 찾지 못하겠소.] [이쯤에서 서로 빚이 없는 것으로 해둡시다.]

독천존; [귀하로 인해 다친 아이들이 있는 데 빚이 없는 것으로 하자?] 환설과 청풍을 보며 말하고

귀면지존; [원하는 게 뭐요?] 노려보고

청풍; (기싸움을 하시는군.) 웃고

독천존; [구급용의 영약정도는 갖고 다니지 않소?]

귀면지존; [좋소 좋아! 오늘은 본좌가 손해를 보는 걸로 합시다.] 품속에 손을 넣고

귀면지존; [공청석유(空靑石乳)요.] 품속에서 작은 병을 꺼내고. 유리병인데 하얀 액체가 들어있다

귀면지존; [기사회생의 영약인 공청석유정도면 불만은 없으실 거요.] 휙! 독천존에게 던지고

독천존; [가히 무가지보(無價之寶)인 공청석유를 흔쾌히 내놓고... 귀하의 배포에 경의를 표하겠소.] 웃으며 병을 받고

독천존; [보답으로 귀하의 아랫것들을 해독시켜드리겠소.] 혈태자를 향해 손짓하고. 그러자

[컥!] 퍼덕이는 혈태자. 돌아보는 귀면지존

혈태자; [끄윽...] 헐떡이면서도 눈을 힘겹게 뜨고. 피부 색도 원래대로 돌아오고

[으으으!] 타노도 신음하며 꿈틀거리고. 아직 깨어나진 않았다.

청풍; (명불허전!) (어떻게 손을 쓰는지 알아차릴 수도 없는데 독을 풀고 거둔다.) 감탄하고

귀면지존; [서노사의 배려에 감사드리겠소.] 포권하고

독천존; [별 말씀을...] 고개 조금 숙이며 웃고

혈태자에게 다가가는 귀면지존

혈태자; [아... 아버지.] 헐떡이며 일어서려 애쓰고

귀면지존; [오늘 볼일은 얼추 끝났다. 그만 돌아가자.] 혈태자의 팔을 잡아 일으키고

귀면지존; [서노사! 앞으로도 가급적 만나지 말도록 합시다.] [다음에도 얼굴을 붉히게 되면 누구 하나는 인생 마감해야할 테니...] 혈태자를 부축해서 타노와 백일몽 쪽으로 가며 독천존을 돌아보고

독천존; [귀하가 노부의 친인들을 건드리지 않으면 우리가 서로 얼굴을 붉히는 일도 없을 것이오.] 차갑게 웃고

귀면지존; [흥!] 코웃음 치며 타노와 백일몽 쪽으로 고개짓을 하고. 그러자

슥! 스윽! 기절한 백일몽과 신음하는 타노의 몸이 허공으로 둥실 떠오르고

청풍; (가공한 접인공력...) 놀라고

귀면지존; [네놈은...] 그런 청풍을 돌아보고

귀면지존; [반 년 후에는 반드시 본좌의 손에 죽게 될 테니 살고 싶으면 멀리 달아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살기를 뿜고

청풍; [반 년 후에 다시 봅시다. 기대하고 있겠소.] 웃으며 포권하고

귀면지존; [건방진 놈...] 노려보다가

귀면지존; [본좌와 척을 진 것을 후회하게 될 날이 올 것이다.] 팟! 혈태자의 팔을 잡고 날아오르고. 백일몽과 타노의 몸도 그자와 함께 허공으로 날아오르고

쐐애액! 멀리 사라지는 귀면지존 일행

청풍; (또 한 번 죽을 고비를 넘겼군.) 멀어지는 귀면지존의 뒤를 노려보고

청풍; (오늘은 내가 능력이 모자라 그냥 보내지만...) (다음에는 반드시 내 손으로 당신을 찢어 죽여서 할아버지의 복수를 하고 말 것이다.) 이를 바득 갈며 결의를 다질 때

독천존; [저자가 온고당을 불태운 범인인 것이냐?] 다가와 귀면지존이 날아가는 쪽을 보고

청풍; [노사께 큰 은혜를 입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한쪽 무릎 꿇은 자세로 포권하며 고개 숙이고

독천존; [정황을 보아하니 네 조부는...] 여자들을 흘깃 보며 묻고. 여자들도 긴장하며 보고 있는데.

청풍; [낮에...] 침통한 표정으로 온유향을 조금 고개 돌려 보며

청풍; [타계하셨습니다.] 침통하게 말하고. 그러자

온유향; [아!] 신음하며 쓰러지고. + 전삼낭; [마님!] 기겁하며 부축하고. + 분이; [흐윽!] 놀라 두 손으로 입을 가리고

전삼낭; [정신 차리세요 마님! 정신 차리세요.] 품에 안고 흔들며 울부짖고. 그 옆에서 분이도 입을 손으로 가리며 울고

독천존; [귀신 가면을 쓴 자... 무엇 때문에 온고당을 습격한 것이냐?] 그런 분이 쪽을 흘낏 보며 청풍에게 묻고

청풍; [제가... 자칫 재앙을 건드린 결과입니다.] 입술 깨물며 주르르 눈물 흘리고

독천존; [재앙?] 돌아보고

청풍; [의도하지 않았는데 천마총의 장보도를 손에 넣고 말았었습니다.]

<천마총의 장보도!> 경악하는 독천존과 독천존 뒤쪽에 좀 떨어져 앉아있던 환설.

 

#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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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유향; <무... 무슨 일이 벌어진 건가?> 전삼낭에게 전음으로 묻고

전삼낭; [청풍이가 손에서 벼락을 일으켜서 백일몽이란 망할 년을 쓰러트렸어요.] 상황 설명하고

온유향; <그... 그랬군.> 안도하고

귀면지존; (신행철필 장세명의 아들과 같은 이름을 지닌 저 도둑놈...) 눈 번뜩이며 청풍을 보고

<어젯밤보다 혈전창을 쓰는 게 확연히 능숙하고 강력해졌다.> 왼손에서는 벼락을 일으키고 오른손에는 비수를 든 채 여자들을 살피는 청풍을 배경으로 귀면지존의 생각

귀면지존; (도저히 살려둘 수가 없는 괴물이다.) 쿠오오! 지지지! 온몸에서 살기가 뿜어지고. 여자들을 살피다가 움찔! 하며 돌아보는 청풍

청풍; (무시무시한 살기!) + [협상 합시다!] 억지로 웃으며 포권하고 비수를 손에 쥔 채

귀면지존; [협상?] 쿠오오! 무시무시한 살기에 덮인 채 눈 번뜩

청풍; [물건은 돌려드리겠소이다.] + (지금의 내 실력으로 저자와 맞서 싸워 이길 가능성은 없다.) 슥! 비수를 든 오른손을 품속에 넣고

청풍; (분하지만 할아버지의 복수는 뒤로 미뤄야한다.) 슥! 다시 꺼내는 청풍의 손에 두루마리 형태로 만 낙신부도가 들려있다.

<지금은 분이모녀와 어머니의 안전을 확보하는 게 우선이니...> 청풍이 품에서 완전히 꺼낸 두루마리 크로즈 업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귀면지존; [낙신부도냐?] 그걸 보며 눈 번뜩

청풍; [동시에 천마총의 장보도이기도 하지요.] 히죽 웃고

귀면지존; [내놔라!] 다가오며 손 내밀고

청풍; [한 걸음만 더 다가오면 이걸 삼매진화(三昧眞火)로 태워버릴 거요.] 두루마리를 쳐들고

귀면지존; [죽일...] 멈칫! 이를 바득 갈면서도 멈춰서고.

청풍; [천마의 무덤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영영 사라지길 원치 않는다면 나의 제안을 받아들여야할 거요.] 웃으며 두루마리를 흔들어 보이고

<천... 천마총의 장보도!> 경악하는 온유향. 온유향만 천마에 대해 안다. 분이와 전삼낭은 어리둥절

온유향; (청풍이가 위가대원에서 훔쳐온 낙신부도가 사실은 천마총의 장보도였던 게 이번 사단의 원인이었구나.) 눈 감은 채 바르르 떨고.

이를 부득부득 갈며 청풍을 노려보는 귀면지존

청풍도 웃고 있지만 긴장한 표정으로 마주 보고. 그때

<놈의 제안을 받아들이십시오 아버지! 뒷처리는 소자가 할 테니...> 누군가의 전음이 귀면지존의 귀에 들리고. 흠칫! 하는 귀면지존. 이어

귀면지존; (진천이가 도착했구나.) + [좋다 좋아!] 두 손 들어 보이고

귀면지존; [네놈의 잔머리에는 도저히 당할 수가 없구나.] [협상을 원한다면 네놈의 조건부터 말해 봐라.] 한손은 내리고 한손으로는 권하는 자세를 취하며

청풍; [내가 원하는 건 두 가지요.] + (위험한 고비는 넘겼다.) 내심 안도

귀면지존; [겨우 두 가지냐?] 피식 웃고

청풍; [두 가지로 충분하오.] [먼저 저분들을 포함하여 내 주변의 그 누구도 해치지 말 것!] 세 여자를 돌아보고

귀면지존; [어렵지 않은 조건이로군. 기꺼이 받아들이마.] 끄덕

청풍; [두 번째 조건은 우리 사이의 결판을 반년만 늦추자는 것이오.]

귀면지존; [허어... 반년 후에는 본좌를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어이없고

청풍; [겁이 난다면 내 조건을 받아들이지 말고 오늘 이 자리에서 날 죽여도 좋소.] [대신...] 냉소하고

청풍; [천마총의 장보도 역시 내 목숨과 함께 영원히 사라지겠지.] 음산하게 웃으며 두루마리를 흔들어 보이고

귀면지존; [그놈 사람을 궁지로 모는 방법을 제대로 알고 있군.] 한숨 쉬고

귀면지존; [좋다. 네놈의 두 번째 조건도 받아들이겠다.]

귀면지존; [앞으로 반년동안은 내 손으로 네놈을 죽이려는 시도는 절대 하지 않겠다.] 낙신부도를 달라고 손을 내밀고

청풍; [지금의 그 약속, 믿어도 되겠지요?]

귀면지존; [본좌를 뭘로 보고...] 손 내리며 불쾌한 표정

귀면지존; [본좌는 장차 천하의 주인이 되려는 큰 뜻을 품고 있는 몸이다.] [그리고 천하의 주인이 되려는 자는 절대 하늘에 죄를 지으면 안되는 법이다.]

청풍; [하늘에 죄를 지으면 안된다?] [사년 넘게 죄 없는 여자들을 해코지 해 온 처지에 할 말은 아닌 것같은데...?] 비웃지만

귀면지존; [그건 네놈이 하늘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것이다.] 냉소

청풍; [하늘에 대한 오해?]

귀면지존; [하늘은 인간이 죽고 사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 [하늘의 입장에서 보자면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는 태어난 이상 죽는 것이 자연스러운 이치이고 과정이기 때문이다.]

귀면지존; [만일 생명을 해치는 게 죄라면 고기를 먹는 그 누구도 하늘의 심판을 면할 수 없지 않겠느냐?]

청풍; [궤변이지만 솔깃한 주장이긴 하구려.] 비웃고

귀면지존; [하늘이 미워하는 바 단 한 가지의 죄는...]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고

귀면지존; [거짓을 행하는 것이다.] 엄숙하게 말하고

청풍; [거짓이 하늘이 미워하는 단 한 가지 죄라...] 장난기를 지우며 좀 심각해지고

귀면지존; [거짓은 인간뿐만 아니라 하늘을 속이는 것이기도 하다.]

귀면지존; [그래서 진실 되지 못한 자는 결코 천하의 주인이 되지 못한다. 하늘이 그 죄를 미워하여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늘에 대고 포권하며

청풍; (듣고 보니 그럴듯하군.)

청풍; (생각해보면 주원장이나 영락제는 냉혹하고 교활하긴 했을지 언정 거짓말쟁이는 아니었다.) (그래서 천하의 주인이 되었을 테고...)

청풍; (귀면지존, 저자는 어쩌면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대단한 자일지도 모르겠다.) 생각할 때

귀면지존; [본좌의 뜻은 밝혔다. 이제 본좌를 믿을지 말지는 전적으로 네게 달렸다.] 하늘에 대고 포권하던 손은 내렸고

청풍; [속더라도 어쩔 수 없지.] 끄덕

청풍; [귀하가 부디 내가 생각하는 수준의 인물이길 바라겠소.] 휙! 두루마리를 던지고

귀면지존; [잘 생각했다.] 팟! 두루마리를 받고

귀면지존; [이후로 네 주변 인간들은 절대 해코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 반년동안은 내손으로 네놈을 죽이려는 시도 역시 하지 않을 것이다.] 촤락! 말하며 두루마리를 펴보고

두루마리 뒤에 그려져 있는 원형의 복잡한 지도

귀면지존; [내 집에 남겨놓고 간 가짜와 달리 이건 진품이로군.] 끄덕이며 다시 두루마리를 말고

청풍; [원하는 물건을 손에 넣었으면 그만 가보시오. 피차 보살펴야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세 여자에게 돌아서고. 온유향은 앉아있고 전삼낭은 쓰러져 있고. 분이는 억지로 몸을 일으키고 있는 중이다. 그러다가

멈칫! 하며 돌아보는 청풍.

귀면지존이 두루마리를 두 손에 든 채 원래 자리에 서서 보고 있다.

청풍; (저 작자가 설마...) + [무슨 뜻이오?] 오싹! 소름이 돌아서 귀면지존을 보며 긴장

바닥에 쓰러져 있던 분이와 전삼낭도 겁에 질려 귀면지존을 보고. 온유향도 눈을 감은 채 앉아서 긴장하는데

청풍; [나에게 여전히 볼일이 남은 거요?] 다시 귀면지존과 마주 서며 오른쪽 엄지손가락과 검지손가락으로 고리를 만들어 비파천강지를 튕길 준비를 하고

귀면지존;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청풍; [또 무슨 궤변을 늘어놓으려고...] 노려보고

귀면지존; [갈 때 가더라도 한 가지 기막힌 구경은 하고 가야겠다.] 말하며 청풍의 뒤를 보고

청풍; [구경?] 홱! 반사적으로 뒤를 돌아보고

쿵! 멀지 않은 곳에 우뚝 서있는 사내. 얼굴에 반쪽짜리 귀신 가면을 쓰고 있다. 귀면지존이 쓴 가면에서 코 아래 부분을 없앤 반쪽짜리 가면. 그래서 입 부분이 드러나 보인다. 물론 이 반쪽 가면을 쓴 자는 위진천이다. 이 가면을 쓰고 있을 때는 혈태자로 표기

 

#171>

곡가표국. 해가 막 진 시간. 아직 어둡지는 않은데. 마차들이 줄줄이 곡가표국의 정문을 빠져나가고 있다. 마차에는 여자와 아이들과 노인들이 타고 있고. 부상당한 사내들이 마차를 몰고 따라간다.

정문 밖에는 곡강한이 서서 떠나는 마차들을 보고 있다. 곡부인이 아기를 안고 울먹이고 있고. 옆에는 마차 한 대가 대기하고 있다. 마부가 마부석에 앉아있고

곡부인; [정말... 정말 상공은 함께 가시지 않으실 거예요?]

곡강한; [나는 갈 수도 없고 가서도 아니 되오.] 고개 젓고

곡강한; [곡가의 당주로서 대대로 물려받은 가업인 표국을 포기할 수 없을뿐더러 그자들이 돌아왔을 경우를 대비해서라도 남아야만 하오.]

곡부인; [그자들이 돌아왔을 때를 대비해서라니요?]

곡강한; [자신들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우리 표국의 식솔들이 모두 도망친 걸 알면 추격을 할지도 모르오.] [그럼 무차별 살상극이 벌어질 수도 있고...]

곡강한; [나라도 남아있어야 그자들이 미쳐 날뛰지 않을 거요.]

곡부인; [그... 그렇다고 상공만 남아께서 위험을 무릅쓰실 것까지야...] 울먹

곡강한; [우리 아들을 위해서인데 감당 못할 위험이 무에 있겠소?] 곡부인이 안고 있는 아기의 뺨을 만지며 웃고

곡강한; [또 조(趙)노야의 손자인 장소협이 놈들을 추격해갔으니 모든 우환이 해소되었을 수도 있소.] 웃고. 그때

[장소협이란 분이 이곳에 들렀었나요?] 누군가의 음성이 허공에서 들려서 깜짝 놀라는 곡강한과 곡부인. 주변의 사람들도 놀라고.

쿵! 언제부터였는지 허공에 떠서 내려다보는 여자. 바로 환설이다.

곡부인; [흑!] 겁에 질려 마차쪽으로 뒷걸음질. 곡강한은 그런 곡부인과 아기를 몸으로 막으며 환설을 올려다보고. 주변의 표사들은 겁을 먹으면서도 칼의 손잡이에 손을 대고

곡강한; [소저는 뉘시오?] 긴장

환설; [장소협이란 분의 우군(友軍)이라고 해두지요.]

곡부인; [아!] 안도하고. 주변의 표사들도 안도하고

환설; [헌데 그분... 장소협은 언제쯤 어느쪽으로 갔나요?]

곡강한; [장소협은 반 각 전쯤 이곳에 들렀다가 강변을 따라 서북쪽으로 가셨소.] 강쪽을 가리키고

환설; [고마워요.] 휘익! 새처럼 날아서 강변을 따라 멀어지고

곡강한; (나 곡강한이 이제껏 본 여자 무사들 중 가장 강해보이는 여자다.) 멀어지는 환설의 뒷모습 보며

<조노야의 따님과 두 여자에게 무슨 비밀이 있기에 보기 드문 고수들이 강녕같은 작은 마을에 운집하는 것일까?> 곡가표국 입구에 서서 강변쪽을 보는 곡강한과 곡부인의 모습. 그리고

붕! 붕! 하늘에 떠서 그 장면을 보고 있는 말벌 한 마리

 

#172>

다시 청풍이 귀면지존과 협상하던 강변. 이곳도 이제 해가 졌고

청풍에게서 30미터쯤 떨어진 약간 높은 곳에 뒷짐 짚고 서서 청풍을 내려다보는 반쪽 가면을 쓴 혈태자.

반쪽 가면을 쓴 혈태자의 얼굴 크로즈 업

청풍; (또 다른 귀면(鬼面)!) 아연긴장하며 혈태자를 보고

[흐윽!] [저... 저자 언제 저기에...] 분이와 전삼낭도 전율하고. 분이는 이제 거의 일어나 앉았다.

온유향; (고... 고수가 또 한명 나타났구나.) 역시 식은땀 긴장. 그때

귀면지존; [피차 초면일 테니 본좌가 소개를 하지!] 청풍의 뒤에서 말하고

귀면지존; [네 앞에 있는 그 아이는 본좌의 외아들로 혈태자(血太子)라 불린다.]

청풍; (혈태자!) 긴장하며 혈태자를 보고

청풍; (비록 나이는 젊지만 귀면지존보다 그리 아래가 아닌 고수다.) 소름이 돋고 침 꿀꺽

귀면지존; [본좌는 네놈을 직접 죽이지 않는다고 했지 다른 사람이 네놈을 죽이려는 것까지 막아주겠다고 하진 않았다.] 음산하게 웃고

청풍; (교활한... 제 아들놈을 이용해서 오늘 기필코 날 죽일 생각이구나.) 얼굴 굳어지고.

귀면지존; [본좌의 아들이 네놈을 죽이는 좋은 구경거리를 놓칠 수는 없지 않겠느냐?]

청풍; (조건을 너무 허술하게 걸었다! 귀면지존 자신뿐 아니라 다른 자들도 내게 적대하지 말라고 요구했어야했는데...) 후회. 그때

혈태자; [네가 이리로 와라.] 오라고 청풍에게 손가락을 까닥거리고

청풍이 찡그리자

혈태자; [내가 그리로 가서 싸우면 계집들이 다칠 수도 있는 데 괜잖겠느냐?] 청풍 주변에 앉고 쓰러져 있는 세 여자를 보며 웃고

청풍; (어쩔 수 없군.) + [친절하기도 하지.] 냉소하며 혈태자쪽으로 다가가고

분이; [달... 달아나 오빠!] 기어오려는 자세로 다급하게

전삼낭; [그래라! 우린 상관하지 말고 빨리 여길 빠져나가.] 쓰러진 채 돌아보며 외치지만

무시하고 혈태자에게 다가가는 청풍

혈태자; [네 놈 얘기는 아버지로부터 자세히 들었다.] [실제 무공은 별 볼일 없는데 요상하게 상대하기가 까다롭다며?] 가까이 다가오는 청풍을 보며 웃고

청풍; [바로 그렇다!] 땅! 오른손을 벼락같이 퉁기고. 그러자

꽝! 혈태자의 가슴에서 폭발이 일어난다. 레이져 광선같은 빛이 그자의 가슴을 때렸고

분이; (해치웠어!) 일어나 앉은 채 흥분. + 전삼낭; [아!] 역시 흥분. 하지만

지징! 청풍이 날린 레이져같은 빛이 때린 혈태자의 가슴 부분에 원형으로 파문이 일어난다. 마치 가슴 앞에 질긴 재질의 투명한 고무판이 있는 것같고. 그 중심부에 청풍이 날렸던 비파천강지의 힘이 막혀서 밝은 빛을 내고 있다.

청풍; [!] 팟! 지풍을 날린 자세로 무언가 느끼고 홱 몸을 앞으로 숙이고

투쾅! 청풍의 머리 위로 지나치는 섬광. 그 섬광에 스친 청풍의 머리카락이 잘려버리고

분이; [악!] 비명. + 전삼낭; [흑!] 기겁. + 온유향; [...!] 눈 감은 채 주먹 꾹 쥐고

청풍; (이게 무슨...) (내가 날린 비파천강지가 그대로 돌아오다니...) 콰득! 쓰러지려던 몸을 한쪽 무릎을 꿇고 한손으로 바닥을 짚어서 멈추며 경악하고

혈태자; [심장이 멎도록 놀랐겠지?] 지지징! 웃는 혈태자의 가슴 앞에 반투명한 파문이 사라지고 있다

혈태자; [네놈에 대해 아버지로부터 자세히 들었다고 한 말을 잊은 것이냐?] 자기 앞쪽에 무릎을 꿇은 청풍을 보며 거만하게 웃고

혈태자; [네놈이 지닌 무공중에서 그나마 쓸 만한 게 비파천강지라는 걸 알고 있어서 미리 탄천혈벽(彈天血壁)을 운용하고 있었다.]

청풍; [탄천혈벽이라면 혹시 혈왕의...] 눈 부릅

혈태자; [잘 알고 있군.] 음산하게 웃고

혈태자; [탄천혈벽은 혈왕께서 남기신 호신공부로 받은 타격을 고스란히 돌려보내는 힘을 지녔다.] [그래서 네놈이 방금 전 구사한 비파천강지가 그대로 돌아갔던 것이다.]

청풍; (역시 이놈들 두 부자는 삼황중 혈왕의 후손들이었구나.) 굳어진 표정으로 천천히 일어나고

혈태자; [십초를 양보할 테니 마음껏 실력을 발휘해봐라.] 두 손 벌려 보이며 말하고.

혈태자; [뭐 살고 싶으면 젖 먹던 힘까지 짜내야할 상황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직후

청풍; [과연 그럴지 보자!] 슈악! 폭발적으로 혈태자를 덮쳐가는 청풍.

혈태자; [이번에는 빠르기로 승부를 보겠다?] 웃고.

슈슈슉! 청풍이 여러 명으로 변해서 비수로 혈태자를 난자해간다. 하지만

혈태자; [네놈에게는 안됐지만 경신술이라면 나도 세상 그 누구에도 못지 않게 빠르다.] 스스스! 역시 여러 명으로 변해서 피하는 혈태자

이하 바람처럼 움직이며 공방을 펼치는 청풍과 혈태자. 청풍이 여러 명으로 변해 혈태자를 베고 찌르지만 혈태자도 여러 명으로 변해서 이리저리 피한다

분이; [제발...] 이제 완전히 일어나 주저앉은 자세로 보면서 초조하고. 전삼낭도 몸을 일으키려 애쓰며 보고 있고

<청풍오빠가 혈태자라는 저자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날고 뛰며 공방을 펼치는 청풍과 혈태자의 모습 배경으로 분이의 생각

청풍; (장담했던 대로 정말 빠른 자다!) 슈칵! 쩍! 비수를 찌르고 베며 심각. 날아다니면서. 그 앞쪽에서 혈태자가 날아다니면서 청풍의 공격을 피한다.

청풍; (할아버지의 능파미보라면 따라잡지 못할 상대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자의 보법과 경신술은 할아버지의 것보다 한, 두 단계 더 높은 수준이다.> 여유 있게 날고 뛰며 피하는 혈태자의 모습

혈태자; [칠초! 팔초!] 휙! 휙! 자신의 주변을 긋는 청풍의 칼질을 피하면서 웃고

청풍; (하지만 네놈이 한 가지 간과한 사실이 있다.) 혈태자에게 쇄도하며

청풍; (바로 내가 한번 보는 건 무엇이든 복제할 수 있는 만천신안의 소유자라는 사실이다.) 쩍! 혈태자에게 비수를 찔러가고. + 혈태자; [구초!] 피하면서 웃고

혈태자; [마지막 십...] + [!] 말하다가 눈 부릅

청풍; (네놈의 보법이 어떻게 변화를 일으키는지는 이미 파악했다!) 휘릭! 찔러오던 청풍의 비수가 활짝 펼치는 청풍의 손바닥 안에서 휘릭 돌며 방향을 틀고

청풍; (이렇게!) 콱! 비수를 거꾸로 잡는 청풍의 손바닥. 이어

청풍; [크왓!] 슈칵! 방향을 틀어 혈태자를 외곽에서 감싸고도는 자세로 비수를 위로 그어 올린다.

[!] 포물선을 그리며 자신의 얼굴로 날아드는 비수의 끝을 보며 눈 부릅뜨는 혈태자. 청풍이 거꾸로 쥔 비수로 돌리면서 비수를 그어 올린다

귀면지존; [조심...!] 귀면지존이 눈 부릅 뜰 때

서걱! 비수가 스치면서 혈태자의 뺨과 가면 일부를 스치고 지나간다. 상처가 깊진 않다. 뒤로 얼굴을 홱 젖힌 바람이 피했고

분이; [아!] 눈 치뜨며 환호

청풍; (한 번 더...) 휘릭! 비틀거리는 혈태자의 몸을 바람처럼 감싸고돌면서 다시 비수를 손바닥에서 돌려 바로 잡고

청풍; (확실하게 끝을 내주마!) 콱! 손바닥에서 돌린 비수를 잡고 찔러가려는데

꽝! 갑자기 청풍의 가슴에서 일어나는 강력한 폭발. 눈 부릅뜨는 청풍

[악!] [안돼!] 비명 지르는 분이와 전삼낭. 온유향도 손으로 입을 가리고

퍼억! 뒤로 날아가 쳐박히는 청풍. 쿵! 쿵! 그 앞쪽에서 손을 앞으로 내민 자세로 비틀거리며 물러서는 혈태자

귀면지존; [상처는 어떠냐?] 안도하며 묻는 귀면지존

혈태자; [걱정하지 마십시오. 살갗을 좀 긁혔을 뿐입니다.] 얼굴에 난 상처를 만지며 대답하고. 시선은 청풍에게 향한 채.

청풍은 가슴이 움푹 들어간 채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며 사력을 다해 일어나고 있다.

분이; [오빠! 괜잖아? 괜잖은 거야?] 울부짖고

청풍; (위력은 치명적이진 않지만 기척도 없이 빠르게 구사되는 수법에 가격 당했다.) 벌벌 떨며 일어나 앉으며 혈태자를 노려보고. 입과 코로 피가 줄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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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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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사이를 지나 대청 앞의 넓은 광장으로 들어가는 복면인. 광장에는 이미 수십명의 사람들이 끌려와 있다. 남녀노소가 뒤섞여 있는데 건장한 체격인 사내들은 싸우다가 다친 모습으로 대부분 쓰러져 있고. 여자들이 겁에 질려 울면서 사내들을 간호한다. 사람들 맨 앞에는 두손이 뒤로 묶인 곡강한이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있다. 역시 싸우다가 다친 듯 입과 코로 피를 흘리고 있고. 십여명의 복면인들이 사람들을 감시하고 있으며 여기저기서 복면인들이 건물을 뒤지거나 도망치던 사람들을 잡아오고 있다. 대청 앞의 축대 위에는 의자가 놓여있고 그 의자에는 귀면지존이 앉아있다. 귀면지존 뒤에는 타노가 서있고.

[마님!] [마님!] [마님과 도련님도 잡혔어.] 끌려와 있던 사람들 돌아보며 비명. 곡부인이 두 발이 묶인 채 질질 끌려오고 있다. 그 뒤에서 아기의 멱살을 쥔 백일몽이 따라온다. 아기는 죽겠다고 울어대고 있고

한숨 쉬며 돌아보는 곡강한. 배경으로 나레이션. <-곡가표국 국주 곡강한(曲姜韓)>

복면인1; [창고에 숨어있던 곡가의 마누라를 잡아왔습니다 지존!] 귀면지존 앞쪽에 이르러 고개 숙이며 보고하고

타노; [곡가쪽에 치워둬라.] 귀면지존 뒤에서 손짓하고.

복면인1; [!] 고개 숙이고

! 가볍게 채찍을 휘두르고. 그러자

[!] 털썩! 곡강한 옆에 나뒹구는 곡부인. 하지만

곡부인; [제발...] 나뒹굴었다가 벌떡 일어나고

곡부인; [제 아기를 돌려주세요.] 백일몽을 향해 무릎 꿇고 애원하는데

! 대답없이 아기를 던져주는 백일몽

곡부인; [아가!] 비명 지르며 두 팔로 안고

곡부인; [미안해 아가! 놀라게 해서 미안해!] 아기를 안고 몸부림치며 우는 곡부인.

한숨 쉬는 곡강한. 그때

귀면지존; [본좌는 무고한 피 보길 즐겨하지 않는다.] 입 열고. 깜짝 놀라며 돌아보는 곡부인

귀면지존; [그래서 지금까지는 살수를 쓰지 않았지만...] [본좌의 인내가 한계에 이른 것도 사실이다.] 쿠오오! 온몸에서 살벌한 기운이 뿜어지고

귀면지존; [결정해라 곡강한!] [의리를 지킬 것인지 피붙이들의 목숨을 지킬 것인지!] 음산하게 말하고

! 차창! 사람들을 둘러싼 복면인들이 일제히 칼과 검을 뽑고

[흐윽!] [히익!] [엄마야!] 끌려온 사람들 비명. 그들을 겨누는 복면인들의 무기

귀면지존; [끝내 천불투가 보낸 계집들을 숨긴다면 네놈의 피붙이들의 목숨을 대신 받도록 하겠다.] 음산하게 눈 번뜩이고

곡강한; [귀하는...] 한숨 쉬며 말하려는데. + 곡부인; [그만 하세요 상공.] 옆에서 악을 쓰고

곡부인; [아버님 어머님이 진 목숨 빚 때문에 우리 모자의 목숨을 아랑곳 하지 않겠다는 건가요?] [당신은 할 만큼 했어요. 충분하게!]

곡강한; [부인!] 찡그리지만

곡부인; [생면부지인 그 여자들 때문에 더 이상 피해를 볼 수는 없어요. 그 여자들이 숨어있는 곳을 불어버릴 거예요.]

곡강한; [날 부끄러운 사람으로 만들 작정이시오?] 찡그리지만

곡부인; [그래요! 당신은 부끄러워하면서 사세요. 전 우리 아기를 지킬 테니까요.]

곡강한; [그러지 마시오 부인.] 다급히 말리지만

곡부인; [그 여자들은 내가 숨어있던 창고의 바닥에 같이 숨어있었어요.]

<드디어!> 타노 눈 부릅뜨고

탄식하며 눈을 감는 곡강한

곡부인; [그 여자들의 행적을 알려줬으니까 이제 그만 우릴 괴롭혀요!] 아기 끌어안고 울고

귀면지존; [현명한 판단이었다 계집!]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고

귀면지존; [하지만 너희들을 풀어주는 것은 천불투가 보낸 계집들을 손아귀에 넣은 후이니 그리 알라!] 휘익! 먼저 날아오른 타노의 뒤를 따라 날아가고

곡강한; (면목이 없소이다 조노사!) 탄식하며 천불투를 떠올리고

<이제 하늘의 가호가 그녀들과 함께 하기를 빌 수밖에 없게 되었다!> 휘익! 어떤 창고 건물로 날아가는 타노와 귀면지존의 모습 배경으로 곡강한의 생각

 

! 창고의 벽을 몸으로 부수며 뛰어드는 타노. 그 직후

[!] 창고 안에 급정거하며 눈 부릅뜨는 타노. 뒤이어 걸어 들어오던 귀면지존도 눈 치뜨고

어둑한 창고 내부. 짐들이 가득 쌓여있는데 바닥에 판자가 젖혀져 있다. 판자 주위로는 물건들이 넘어져 있다. 판자 위에 얹혀져 있다가 넘어진 모습이고

젖혀진 판자 아래에는 작은 밀실이 숨겨져 있다. 하지만 비어있고

타노; [이런...] 들여다 보고

타노; [마루 아래의 밀실이 비어있습니다.] 귀면지존을 돌아보고

귀면지존; [곡가의 마누라가 시선을 끈 사이에 숨어있던 곳에서 나와 곡가표국을 빠져나겠군.] ! 가면 속에서 눈을 부릅뜨고

타노; [무공이 변변치 않은 계집들이라 아직 멀리 가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 밖으로 뛰쳐나간다. 이어

타노; [계집들이 표국 밖으로 빠져나갔다. 흩어져서 추격하라!] 휘익! 외치면서 표국 밖으로 날아나가고

복면인들과 백일몽 흠칫!

! ! 일제히 표국 밖으로 날아나가는 복면인들

창고에서 나오며 그걸 보는 귀면지존

귀면지존; (타노 말 대로 무공이 변변치 않은 계집들이라 사로잡는 건 시간문제...)

귀면지존; (다행히 천마총의 장보도는 다시 본좌의 수중에 들어오겠구나.) (너무 난해하여 해독이 어렵긴 하지만 절대 다른 놈에게 넘길 수는 없는 물건이니...) 창고에서 나오며 하늘 보는 귀면지존의 모습

 

#170>

해가 지려는 저녁 무렵의 강변.

[헉헉!] 강변을 달려가는 세 여자. 분이와 전삼낭이 양쪽에서 온유향의 팔을 잡고 달려간다. 온유향은 눈을 감고 있고. 세 여자 뒤쪽으로 멀리 강녕의 불빛이 보이고

분이; (이렇게... 이렇게 빨리 우릴 찾아낼 줄은 몰랐어.) 울상하며 달리고. 목에 붕어 모양의 목걸이를 하고 있는 것 주의

분이; (어쩐지 할아버지 신상에 변고가 생긴 것같은 예감이 들어.) 울상. 바로 그때

[여기까지다 계집들아!] 화악! 세 여자 앞으로 날아 내리는 타노. + 분이; [!] + 전삼낭; [!] 기겁하며 멈춰서고. 온유향을 부축한 채

온유향; (... 벌써...) 굳어지는 표정

타노; [귀찮은 계집들...] 눈 희번덕이며 다가오고. 손에는 칼을 들었다.

타노; [살고 싶으면 장청풍이란 놈이 위가대원에서 훔쳐간 낙신부도를 내놔라.] 왼손을 내밀며 다가오고. 그때

분이; [두 분은 달아나세요.] 외치면서 목걸이를 움켜잡고. 물론 그때까지 쥐고 있던 온유향의 팔은 놓고

온유향; <분이야...> 전음으로 말하지만 + 전삼낭; [가요 마님!] 온유향을 끌고 뒷걸음질

타노; [내 눈에 띄고도 달아나겠다?] 음산하게 웃으며

타노; [꿈도 참 야무진 계집들이로군.] 칼로 분이의 뒤를 가리키고

일제히 돌아보는 여자들

휘익! ! 마을쪽에서 날아오는 십여 명의 복면인들

전삼낭; (... 졸개들까지...) 사색이 되고.

[집사님!] [계집들을 찾아내셨군요.] [퇴로를 막아라!] ! 휘익! 여자들 뒤로 날아 내리는 복면인들.

타노; [뜀박질도 제대로 못하는 네년들이 달아날 길은 없다. 살고 싶으면 순순히 낙신부도를 내놔라.] 칼을 겨누며 협박할 때

분이; [대충 다 모인 것같으니 잘 되었다.] 외치며 금붕어 모양의 목걸이를 번쩍 쳐들고

<저 계집, 무슨 수작을...> 복면인들 어리둥절할 때

분이; [대독금봉!] [전부 해치워라!] 삐익! 입을 오무려 휘파람을 불며 외치고. 그러자

부웅! 휘익! 금붕어 목걸이의 입에서 십여 마리의 말벌이 엄청난 속도로 튀어나오고

[!] [조심해라 독봉(毒蜂)이다!] 타노와 복면인들 기겁하며 물러서고. 그자들을 향해 쏜살같이 날아드는 말벌들

[안돼!] [저리 가라!] 복면인들 칼을 휘둘러 막으려 하지만

! ! 칼질 사이로 재빨리 날아들어 꽁무니의 독침으로 복면인들을 찌르는 말벌들. 주로 목이나 머리를 찌른다.

[크악!] [!] 말벌의 독침에 찔린 자들이 벼락에 맞은 듯한 몸짓으로 나뒹굴며 비명 지르고

타노; [... 독천존의 대독금봉을 네년이 어떻게...] 휘휙! ! 칼을 어지럽게 휘둘러 말벌들을 막으며 뒷걸음질치고. 하지만

! 어느 틈에 뒤로 달라붙은 말벌이 타노의 뒷목에 독침을 꽂는다

타노; [!] 몸이 굳어지며 눈 치뜨고

퍼억! 나뒹구는 타노

[!] 안도하는 전삼낭

퍼퍽! ! 나머지 복면인들도 말벌에 쏘여 나뒹굴고

분이; [되었어요.] 안도하며 흥분하고. ! ! 말벌들은 분이 주변의 허공으로 모여들고

분이; [다른 놈들이 달려오기 전에 빨리 여기를...] 말할 때. 까아앙! 날카로운 쇳소리가 들리고. 그러자

[!] [꺄악!] [!] 분이, 전삼낭, 온유향이 귀를 막으며 비명. 동시에

멈칫! 충격 받고 몸이 굳어지는 말벌들

[끄윽!] [하악!] [!] ! 털썩! 귀를 막으며 주저앉고 쓰러지는 세 여자

투툭! ! 말벌들도 바닥에 떨어지고. 이어

백일몽; [역시 평범한 계집들은 아니었네. 만독동천(萬毒洞天)의 영물인 대독금봉을 부릴 줄도 알고...] 휘익! 날아 내리는 백일몽. 왼손에 작은 기타같은 것을 들고 오른손 손톱으로 긁은 자세로

[끄윽...] [으으으!] 두 손으로 귀를 막고 쓰러져 괴로워하는 분이와 전삼낭. 온유향은 책상다리를 한 채 눈을 감고 있고

백일몽; [우릴 귀찮게 한 대가는 천천히 치루게 해줄 테니 기대하거라.] 분이에게 말하며 타노에게 다가가고. 기타는 왼손에 든 채

쓰러져서 부들부들 떨고 있는 타노

몸을 숙여서 타노의 목을 만져보는 백일몽.

복면 속에서 좀 심각한 표정이 되는 백일몽. 그때

[무슨 일이냐 백일몽?] 스읏! 유령같이 백일몽 뒤에 나타나며 묻는 어떤 인물의 모습. 귀면지존이지만 아직 보여주지는 말고. 백일몽은 돌아보고

온유향; (... 이 목소리는 설마...) 두 손으로 귀를 가린 채 앉아 있다가 전율하고. 눈은 감은 채

백일몽; [어서 오시옵소서 주군!] 타노 옆에 무릎 꿇은 채 고개만 돌려 인사하고

귀면지존; [구대문파 장문인들에게도 쉽게 지지 않는 실력자인 타노가 무지렁이 계집들에게 당하다니 별일도 다 있군.] 백일몽 옆으로 다가서며 말하고. 바닥에 쓰러져 있는 타노를 보면서

온유향; (... 틀림없다!) 전율

온유향; (이 목소리는 내가 지난 십팔년 동안 단 한시도 잊어본 적이 없는 원수... 귀면지존의 것이다!) 전율하고 분노하며 주먹 불끈 쥐는 온유향.

그런 온유향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8>의 장면이다.

 

귀면지존; [초패강의 아들놈을 이리 던져라. 그럼 네 마누라와 아들 놈은 풀어주겠다.] 손을 내밀고. 장소는 음침한 사당 내부이고

장세명; [너도 사내대장부라면 약속은 지키리라 믿...] 말하며 두 손으로 아기를 들어 던지려 하고. 그때 + 온유향; [안돼요!] 악을 쓰는 소리가 들리고

움찔! 하며 아기를 던지려던 동작을 멈추는 장세명.

온유향; [이럴 수는... 이럴 수는 없어요! 우리 모자를 살리려고 맹주님의 핏줄을 납치하다니요.] 순한 표정과 어울리지 않게 악을 쓰고. 주변의 복면인들 당황하며 칼을 들이밀고. 귀면지존도 흠칫! 하며 돌아보고

온유향; [당신은... 상공은 이제껏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 없는 삶을 살아오신 대장부시잖아요.] [제가 당신을 존경하는 이유도 당신의 그 올곧은 성품 때문이었구요.]

장세명; [... 부인...] 수치심

온유향; [맹주님과 주모님께서 우리 가족을 어떻게 대해주셨는데...] [그분들께 죄를 짓고 무슨 면목으로 살아갈 수 있겠어요?] 애절하게 울며 외치고

귀면지존; [그 계집 좀 조용히 시켜라! 귀가 따갑다!] 복면인들에게 말하고.

[예 귀면지존님!] [조용히 하지 못해?] [아가리 닥쳐라!] 사방에서 칼을 들이대며 온유향을 협박하는 복면인들.

장세명; [... 해치지 마라!] 다급히 외치고. 하지만 그 직후

온유향; [안녕히 계셔요 상공!] 울며 웃으며 사당 밖의 장세명을 보고

장세명; (설마!) 눈 부릅 뜰 때

온유향; [부디 우리 모자 때문에 사람의 도리를 저버리는 죄를 짓지 마세요.] ! 말하고는 혀를 강하게 문다. 복면인들 깜짝 놀라고

장세명; [안돼!] 비명 지르고

귀면지존; (아차!) 눈 부릅

푸학! 혀를 깨물어서 입으로 잘린 혀와 피를 뿜어내며 앞으로 쓰러지는 온유향

후두둑! 피가 안고 있는 아기의 몸에 뿌려지고

장세명; [부인!] 비명 지르고

털썩! 나뒹구는 온유향. 그 바람에 품에 안고 있던 아기를 떨구고.

회상 끝

 

온유향; (그이... 그이를 부끄러운 배신자로 만들고 우리 집안을 풍비박산 낸 원수...) 이를 바득 바득 간다. 감은 눈에서는 눈물이 줄줄 흘러 내리고

온유향; (철천지원수를 눈앞에 두고도 어쩌지 못하는 내 무력함이 저주스러울 뿐이다.) 온유향이 이를 갈며 감은 눈으로 보는 쪽에는 귀면지존이 고개를 숙여서 백일몽과 함께 타노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분이; (어머니가 왜 저렇게 놀라시지?) 바닥에 쓰러져 귀를 막고 있다가 그런 온유향을 돌아보고. 온유향은 부들부들 떨면서 감은 눈을 귀면지존쪽으로 향하고 있다.

분이; (설마 저 귀신 가면을 쓴 자를 알고 계시는 건가?) 역시 고개 돌려 귀면지존을 보고. 그때

귀면지존; [중독 당했군.] 부들부들 떠는 타노를 내려다보며

백일몽; [! 대독금봉에게 쏘였사옵니다.] 주변에 떨어져 떨고 있는 대독금봉들을 돌아보며 말하고

귀면지존; [대독금봉!] [만독동천의 영물인 그 대독금봉?] 놀라고

백일몽; [시간이 없어 추궁해보지 못했지만... 저 어린 계집이 대독금봉을 부렸사옵니다.] 분이를 돌아보고. 귀면지존도 돌아보고

분이; (!) 깜짝 놀라 시선 피하고

귀면지존; (저 계집이 설마 만독동천과 관련이 있단 말인가? 그럼 귀찮은 일이 벌어질 수도 있는데...) 분이를 보며 가면 속에서 이마를 모으고. 분이 옆에 앉은 온유향이 감은 눈으로 눈물을 흘리며 귀면지존 쪽으로 얼굴을 향하고 있지만 귀면지존은 온유향을 알아보진 못한다.

백일몽; [주군께서도 알고 계시다시피 대독금봉의 독은 워낙 지독해서 타노 외에는 전부 즉사했사옵니다.] 분이를 보던 시선을 돌려서 주변의 복면인들을 돌아보고. 귀면지존도 분이에게서 시선 떼며 복면인들을 돌아본다. 하지만

복면인들은 이미 눈을 까뒤집고 죽어있다. 피부색이 변했고 입으로 거품을 문 모습

백일몽; [타노는 내공이 심후해서 독성에 저항하고 있긴 하지만...] [서둘러 해독약을 먹이지 않으면 생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태이옵니다.]콕콕! 타노의 몸을 몇 군데 손가락으로 찌르고

귀면지존; [해독약이라...] 다시 분이를 보고.

귀면지존; [그런 게 있다면 대독금봉을 부린 네년이 갖고 있겠지?] 분이에게 다가가면서 손을 뻗는다. 백일몽은 귀면지존의 뒤에서 고개만 돌려 보고 있고

지징! 그런 귀면지존의 손이 진동하고.

분이; [끄윽!] 스윽! 우둑! 보이지 않는 힘에 목이 조여지며 몸이 허공으로 떠오른다. 옆에서 움찔! 하는 온유향

전삼낭; [... 안돼!] 쓰러진 채 분이를 올려다보며 비명

귀면지존; [네년을 발가벗겨서 찾아내기 전에 순순히 해독약을...] + [!] 분이를 협박하다가 눈 부릅뜨고. 슈욱! 유령같은 그림자가 그자의 뒤에서 덮쳐온다

번쩍! 그 인물의 손에 거꾸로 들린 날카로운 비수

귀면지존; [네놈은...] ! 몸을 팽이처럼 돌리며 피하고. 습격자가 청풍인 걸 알아차렸고

! 그 바람에 허공에 떠오르던 분이의 몸도 풀려나 아래로 추락하고

[주군!] 다시 타노를 진맥하다가 깜짝 놀라 돌아보는 백일몽

서걱! ! 날카로운 비수가 팽이처럼 돌아가는 귀면지존의 목을 스친다. 비수를 그은 것은 물론 청풍이고.

귀면지존; [!] 휘릭! 백일몽 옆 5미터쯤에 내려서고

청풍; (이번에도 얕았군.) 휘릭! 퍼억! 귀면지존의 무공에서 풀려나 바닥에 나뒹구는 분이 옆에 몸을 세우는 청풍. 놀라 돌아보는 전삼낭

주륵! 비수에 그어진 귀면지존의 목에 얕은 상처가 나서 피가 번져 나오고

백일몽; [!] 그걸 보고 비명. 벌떡 일어나고

전삼낭; [청풍아!] + 분이; [... 오빠...] 둘 다 쓰러진 채 헐떡

온유향; (... 청풍이라고?) 눈 감은 채 전율

청풍; [모두 괜잖으십니??] 비수를 오른손에 들고 방어 자세를 취하며 자기 뒤의 세 여자에게 곁눈질하며 묻고

전삼낭; [... 크게 다치진 않았다.] + 분이; [어머니와 나도 괜잖아 오빠.] 온유향 대신 대답하고

청풍; (다행이로군.) 안도하며 다시 귀면지존을 보고

귀면지존; [이거 참...] 비수에 그어진 목을 만지며 눈빛이 사나워지고. 그때

백일몽; [괜잖으시옵니까 주군?] ! 비명 지르며 귀면지존에게 달려오고

귀면지존; [별 거 아니다. 저놈이 쓰는 비수가 보통 물건이 아니라 살갗에 상처가 좀 났을 뿐이다.] 손에 묻은 피를 보며 말하고

백일몽; [죽일 놈...] 청풍 쪽으로 홱 돌아서며 작은 기타를 켜려 하고

백일몽; [감히 주군의 존체에 상처를 내? 용서 못한다!] 까앙! 기타 줄을 손톱으로 긋고. 그때

! 백일몽의 몸을 때리는 벼락. + 백일몽; [꺄악!] 벼락에 맞아 비명

[!] 다시 목을 만지다가 찡그리는 귀면지존

[!] 분이와 전삼낭의 놀람. 온유향은 눈이 보이지 않아서 좀 어리둥절하고

청풍; [방해된다. 조용히 누워있어라 계집!] 지지지! 비수를 들지 않은 왼손으로 벼락을 일으킨 자세로 서있고

백일몽; [... 어떻게... 혈전창을 네놈이 어떻게...] 끄윽! 몸에서 연기를 내며 눈을 치뜨며 휘청하다가

털썩! 나뒹구는 백일몽. 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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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

[헉!] [뭐야?] [힉!] 좁은 골목을 지나던 사람들 기겁하며 비켜서고

두 손이 여전히 뒤로 묶인 정칠을 옆구리에 끼고 멧돼지처럼 돌진하는 철두. 앞쪽에서 다급히 피하는 사람들

철두; (이 골목만 빠져나가면 복잡한 시장통이다.)

철두; (사람들 틈에 숨어버리면 그자들의 무공이 아무리 귀신같다고 해도 찾아내지 못할 것이다.) 생각하며 돌진하는데

콰앙! 앞쪽 건물에 무언가 수직으로 내려 꽂히며 엄청난 폭발이 일어난다

철두; [헉!] 콰당탕! 폭발에 휘말려 정칠과 함께 뒤로 나뒹굴고. [으악!] [케엑!] [히익!] 주변의 인간들도 나뒹굴고

퍼억! 나뒹구는 정칠. 철두도 그 옆에 쓰러졌다고 일어나고

[!] [!] 직후 눈 부릅뜨는 두 사람

쿠웅! 드러나는 장면. 앞쪽 건물 한 채가 완전히 박살났고. 마치 운석이 떨어진 구덩이같이 변했는데 집이 있던 그 폐허 중간에 귀면지존이 우뚝 서있다. 터져서 사방으로 무너진 집의 잔해에 깔려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쳤다.

지지지! 벼락에 휩싸인 귀면지의 모습

철두; [지랄...] 창! 허리에 차고 있던 칼을 뽑으며 벌떡 일어나고

철두; [빨리 튀어 새꺄! 저놈은 내가 막을 테니...] 정칠 앞을 가로 막으며 외치지만

콱! 그 직후 철두의 목덜미를 뒤에서 움켜쥐는 우왁스러운 손

철두; [끄윽...] 눈이 돌아가며 벌벌 떠는 철두. 그 철두의 목을 뒤에서 움켜잡은 것은 타노다. 여전히 눈물 콧물 흘리면서

덜컥! 들고 있던 칼을 떨구며 기절하려는 철두

정칠; [해치지 마시오.] 일어나려 애쓰며 외치지만

백일몽; [네놈 목숨이나 걱정해라!] 콱! 옆에 나타나며 정칠의 등을 강하게 밟는다.

정칠; [끄윽!] 우둑!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가 나며 바닥에 짓눌리는 정칠. 두손이 뒤로 묶인 상태임을 주의

타노; [용서하십시오 주군. 종이 추태를 부려서 주군을 번거롭게 해드렸습니다.] 우둑! 한손으로 철두의 뒷목을 쥔 채 귀면지존에게 고개 숙이고

귀면지존; [죽이지는 마라.] 콰직! 건물 잔해를 밟으며 다가오고

귀면지존; [어쩌면 그놈이 장청풍이란 도둑놈의 행방을 알려줄지 모른다.]

타노; [예 주군!]

타노; [운이 좋은 줄 알아라 백정 놈아!] 손에 좀 힘을 빼고. 여전히 철두의 목을 쥔 채

타노; [주군의 말씀이 없었다면 네놈의 모가지를 뽑아버렸을 것이다.] 말할 때

귀면지존; [네놈도 장청풍이란 놈의 친구인 모양인데... 제 발로 본좌 앞에 나타나줘서 고마울 따름이다.] 철두의 앞에 멈춰서며 말하고

철두; [개... 개수작 부리지 마라.] 헉헉 대고

철두; [무슨 짓을 해도... 네놈이 원하는 대답은 듣지 못할 것이다.]

귀면지존; [그거야 두고 보면 알 일이지.] 지징! 말하는 귀면지존의 눈이 빛을 발하고

정칠; [그... 그자의 눈을 보면 안된다.] 다급히 고개 들며 외치지만

<이미 늦었다!> 쩡! 귀면지존의 눈에서 강한 빛이 뿜어져서

퍼억! 그대로 철두의 눈으로 파고 든다.

철두; [꺼억...] 눈을 까뒤집으며 벌벌. 눈으로 빛이 스며들어가는 모습이고

정칠; (섭혼술에 당했다!) 이를 갈며 낙담하고. 그때

귀면지존; [네놈은 본좌의 종이다!] 지지징! 눈으로 빛을 뿜어내며

귀면지존; [그러므로 네놈은 이제 주인인 본좌의 질문에 거짓없이 대답할 의무가 있다.]

철두; [으으으!]

귀면지존; [온고당의 계집들이 어디로 도피했는지 알고 있는 대로 말해라.]

철두; [분이... 분이는...] 덜덜 떨며 말하려 하고

정칠; [말하면 안된다! 그자의 눈에서 시선을 떼라!] 다급히 외치지만

백일몽; [주둥이 닥치지 못해?] 콰직! 더 강하게 정칠의 등을 밟고. + 정칠; [컥!] 피를 왈칵 토하고. 등에서는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나고. 그때

철두; [강녕(江寧)...] 넋이 나간 표정으로 말하고

귀면지존; [강녕?] 눈 번뜩

귀면지존; [강녕이라면 금릉에서 남쪽으로 오십여리쯤 떨어진 강가 마을인데...] [온고당의 계집들이 강녕 어디에 있느냐?]

철두; [곡... 곡가표국(曲家鏢局)에... 청풍이 어머니와 함께...] 끄윽! 말하고

<찾았다!> 눈 부릅 흥분하는 귀면지존

 

#166>

해하촌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한 폐가. 시간이 좀 지나서 이제 오후가 되었다.

폐가 지하에 숨겨진 천불투의 보물창고 모습

커다란 황금 관 옆에 서있는 청풍. 뚜껑을 닫으려는 모습.

관 속에는 깨끗한 옷을 입고 누워있는 천불투. 죽었다.

<네 의모와 분이모녀는 강녕(江寧)으로 피신시켰다.> 관속에 누운 천불투의 시체를 내려다보며 천불투의 말을 떠올리는 청풍

<강녕에서 곡가표국(曲家鏢局)이란 작은 표국을 운영하는 곡강한(曲姜韓)은 믿을만한 인물이다. 할애비가 부모의 목숨을 구해준 적이 있기도 해서 곡강한은 네 의모와 분이모녀를 전력으로 보호해줄 것이다.> 천불투의 시체 배경으로 천불투가 한 말 나레이션

<그렇긴 해도 언제 귀면지존의 추적이 미칠지 모르니 강녕으로 가서 네 의모와 분이모녀를 멀리 피신시켜라.> 그긍! 황금으로 된 관의 뚜껑을 닫기 시작하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천불투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감사합니다 할아버지.) 닫히는 관 뚜껑 위로 보이는 천불투의 얼굴 내려다보며

청풍; (아무런 혈연관계도 없는 저를 키우고 보살펴주신 은혜,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주르르! 눈물 흘리며 관을 완전히 닫는다.

청풍; (귀면지존...) 관에서 손을 떼며 귀면지존을 떠올린다. 이를 악물면서

청풍; (네놈은 내게서 부모를 빼앗은 것에 더해 할아버지까지 돌아가시게 했다.) (불구대천(不俱戴天)의 원수가 되었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절감하게 해줄 것이다.) 주먹 불끈 쥐며 돌아서고

청풍; (네놈이 자랑과 긍지로 여기는 것은 최후의 하나까지 빼앗고 훔쳐 주겠다.) 근처의 탁자로 가고.

탁자에는 두루마리에서 떼어낸 낙신부도가 놓여있다. 그림이 보이도록 펼쳐진 채.

청풍; (낙신부도...) 낙신부도를 두 손으로 집어 드는 청풍.

청풍; (결국 이 물건의 진가를 알아보지 못한 내 어리석음으로 인해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는 사단이 벌어졌다.) 침통한 표정으로 낙신부도를 뒤집어서 탁자에 펼치고

뒷면에 그려져 있는 원형의 복잡한 도안

청풍; (이게 삼황중 천마가 묻힌 천마총의 장보도...) 들여다보고

원형으로 이루어진 여러 겹의 서로 다른 그림이 청풍의 뇌리에 떠오른다. 무슨 원형 기계의 설계도같은

청풍; (색과 선의 형태, 농도등으로 구분된 최소한 열여덟 장의 서로 다른 지도가 겹쳐져 있다.) (그 지도들이 제 자리를 찾아가야만 온전한 한 장의 지도가 완성될 텐 데...) 들여다보며

청풍; (그 때문에 만천신안을 지닌 나로서도 쉽사리 전모를 파악하기 어려운 형태의 지도다.)

청풍; (낙신부도가 천년이 넘는 세월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손을 전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천마총의 위치가 발견되지 않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청풍; (하지만 난 반드시 천마총을 찾아내 발굴하고 말 것이다.)

<그래야 천마총의 장보도 때문에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죽음이 헛된 것이 아니게 될 테니...> 지도를 들여다보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167>

해하촌. 역시 오후. 이제 온고당 일대의 불은 전부 꺼졌고. 사람들이 불이 난 뒷정리를 하고 있다.

온고당의 폐허를 중심으로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마을 사람들은 불탄 주변 건물들을 정리하고 있고. 십여명의 관병들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우물이 있던 자리에 쓰러져 있던 불에 탄 시체를 관병들이 수습하는 중이다.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는 사람들이 모여서 그걸 보며 수군거리고 있다.

그 사람들 사이에 끼어서 폐허가 된 온고당 쪽을 보는 환설과 신소심.

[온고당 안채 자리에서 불길에 녹아 붙은 시체가 한 구 발견되었다는구만.] [폭발이 일어날 당시 온고당에는 청풍이 할아버지 조영감 밖에 없었잖아.] 환설과 신소심 주변의 사람들 웅성거리고. 그걸 듣는 환설과 신소심

[그럼 이번 폭발로 조영감이 변을 당한 게 확실하구먼.] [아침 나절까지만 해도 정정하던 양반이 폭사하다니... 이게 무슨 날 벼락이래?] 이어지는 사람들의 말

신소심; <언니! 정말 소맹주님을 길러준 천불투가 변을 당한 걸까요?> 전음으로 환설에게 말하며 온고당 폐허를 보고. 관병들이 우물가의 시체를 거적데기로 덮고 있다.

환설; <정황상 틀림없는 것같다만...> 두리번

환설; <도련님의 종적을 잃어버린 게 마음에 걸리는구나.> 초조한 기색

신소심; <그러게 말이에요. 이곳 해하촌으로 들어오는 것까진 봤는데 어디에도 안보이니...> 역시 초조힌 표정으로 두리번

환설; <온고당을 폭파시킨 범인을 발견하고 몸을 숨겼을지도 모른다.>

신소심; <그렇다면 다행인데...> 말하다가 허공을 보며 흠칫! 하고

붕붕! 온고당의 폐허 위를 떠도는 커다란 말벌 한 마리

신소심; (저 말벌...) 눈 치뜨고

신소심; (틀림없어! 사흘 전 밤에 소맹주가 이보옥이란 놈의 마수에서 손영롱을 구출할 때 나타났던 그 말벌이야.) 흥분하며 말벌 올려다보는 신소심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명. #45>의 장면이다. 신소심이 처음 등장하던 그 씬인데 지붕 위에 서서 건너편 기루를 내려다보던 신소심 얼굴 옆을 지나치던 말벌과 그걸 돌아보며 놀라던 신소심의 모습이다.

 

말벌의 시점으로 온고당의 폐허가 보이고

[...!] 붕붕! 무언가 생각하던 말벌

부웅! 방향을 틀어 다른 곳으로 날아가는 말벌.

 

#168>

해하촌이 내려다보이는 성벽 위. 누가 서있다. 그 인물을 향해 날아가는 말벌

성벽 위에 서있는 인물 크로즈 업. 바로 독천존.

붕붕! 날아와서 독천존 주변을 도는 말벌

독천존; (천불투는 폭사했지만 그 늙은 도둑의 눈먼 딸은 분이, 전삼낭과 함께 종적을 감췄다?) 말벌을 보며 생각하고

독천존; (천불투가 어떤 심각한 일에 휘말려든 모양인데...)

독천존; (하루만 일찍 왔어도 만독조종님의 마지막 핏줄인 분이를 보호해줄 수 있었을 것을...) 찡그리고. 그때

부웅! 다른 쪽에서 날개짓 하는 소리가 들리고

돌아보니 말벌 한 마리가 날아온다.

독천존; (분이를 냄새로 찾아내라고 정찰을 보낸 놈들 중 한 마리가 돌아왔군.) 손을 손등이 하늘을 향하게 내밀고

붕붕! 독천존의 손등에 내려앉는 말벌. 좀 지친 기색이고

독천존; (먼 길을 쉬지 않고 날아와서 지쳤구나.) + [수고했다.] 손등에 앉은 말벌에게 말하고.

독천존; [분이의 종적을 알아낸 것이냐?]

날개 접은 채 끄덕이는 말벌

독천존; [잘 했다.] + [네 자매에게 봉밀(蜂蜜)을 좀 나눠 주거라.] 먼저 온 말벌에게 말하고. 그러자

붕붕! 먼저 온 말벌도 독천존의 손등에 내려앉고

주둥이를 맞댄 채 꿀을 주고 받는 벌들

붕붕! 꿀을 먹고 기운을 차린 말벌이 날아오르더니

붕붕! 날아온 쪽으로 날아간다. 다른 말벌도 날아오르고

독천존; (남쪽으로 날아가는군.) 팟! 날아오르고

독천존; (천불투는 변고가 생길 것을 알고 계집들을 미리 대피시킨 게 분명하다.)

<아무쪼록 노부가 도착할 때까지 별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말벌들과 함께 날아가는 독천존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헌데

 

성벽 근처에 숨어서 멀리 날아가는 독천존을 보는 두 여자. 환설과 신소심

신소심; [독천존... 저 늙은이는 독천존이 틀림없어요.] 흥분. 겁에 질린 표정으로 보며

환설; [독천존이 도련님을 감시하고 있었다는 말이 사실인 것같구나.] 끄덕이고

신소심; [독천존이 부리는 말벌들이 뭔가 발견하고 독천존을 안내해가는 걸 거예요.]

환설; [독천존의 뒤는 내가 밟겠다. 너는 검후님께 돌아가서 상황을 보고해라.] 앞으로 걸음을 옮기고

신소심; [조... 조심하세요. 독천존에게 들키면 무슨 일을 당할지 몰라요.] 겁에 질리고

환설; [기호를 남길 테니 개방의 도움을 받아서 내 종적을 파악해라.] 휘익! 말하며 멀리 날아가고

신소심; (독천존까지 이번 일에 개입했다면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없어!) 환설과 반대쪽으로 돌아서며 몸을 날리려 하고

신소심; (빨리 가서 사부님과 맹주님께 이 상황을 알려야만 해!) 날아간다. 그리고

 

성벽 근처의 관목 숲에 숨어서 보고 있는 두놈. 벽세황과 신행태보 종선

두 놈의 시점. 갈라져서 날아가는 환설과 신소심의 모습이 보인다.

벽세황; [엄청난 폭발이 일어났기에 호기심에 와본 것인데...] 남쪽으로 독천존을 따라가는 환설의 모습을 보고. 신행태보는 북쪽으로 가는 신소심을 본다

벽세황; [무림맹이 기른 복수사영중 두 계집과 독천존까지 보게 될 줄은 몰랐군.]

신행태보; [독천존이 관심을 보인 걸 보면 저 빈민가에서 일어난 폭발에는 심상치 않은 내막이 있는 듯 합니다.]

벽세황; [뒤를 밟는 수고를 할 가치가 있는 것같소.] 숨어있던 관목 뒤에서 나오고

벽세황; [난 독천존과 환설을 따라가 볼 테니 부(副)순찰은 신소심이 어디로 가는지 확인해두시오.] 휘익! 날아오르고

신행태보; [존명!] 포권하고

멀리 사라지는 벽세황

신행태보; (대(大)공자는 껄끄럽고 사(四)공자는 비밀이 너무 많아서 삼(三)공자에게 줄을 선 것인데...) 날아가는 벽세황을 보며 복잡한 표정

신행태보; (과연 줄을 잘 선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확신이 서지 않는다.) 돌아서고

신행태보; (여차하면 다른 공자로 갈아타야하고... 그러려면 다른 공자들이 흥미를 보일만한 정보를 많이 모아두어야 한다.) 휘익! 신소심이 날아간 방향으로 날아간다.

<교활한 여우가 굴을 여러 개 준비해두는 것처럼...> 날아가는 신행태보의 생각 나레이션

 

#169>

<-강녕(康寧)> 해가 질 무렵. 그리 넓지 않은 강가에 자리한 아담한 도시.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강변에 자리한 상당한 규모의 장원. 3미터쯤 되는 높은 담장에 둘러싸여있다. 아직 초저녁이지만 장원의 문이 굳게 닫혀있다.

굳게 닫힌 장원의 정문에는 <曲家鏢局>이라는 글이 적힌 현판이 걸려있다. 헌데

 

[아악!] 이십대 후반의 상당히 아름답고 몸이 풍만한 여자가 한 두 살 쯤 된 사내아이를 안고 건물 사이를 달아난다. 이 여자는 곡가표국의 국주인 곡강한의 부인이다. 한번 나올 조역. 그래도 제법 미인으로 묘사해주실 것. 표기는 곡부인

촤악! 갑자기 날아드는 채찍 끝. 끝에 마름모 꼴의 쇳조각이 달린 채찍이다.

촤락! 그대로 곡부인의 양쪽 발목을 함께 휘감는 채찍

[악!] 콰당탕! 발목이 감겨서 아기를 놓치며 앞으로 나뒹구는 곡부인

[아앙!] 털썩! 바닥에 뒹굴며 비명 지르는 아기

[아가!] 곡부인이 기어서 아기에게 가려 하지만

콰직! 곡부인의 두 다리를 잡아당기는 채찍,

복면을 쓴 사내가 두 손으로 채찍을 끌어당긴다. + 곡부인; [제발! 안돼요.] 아기 쪽으로 손 뻗으며 질질 끌려가는 곡부인

그러거나 말거나 곡부인을 끌고 가는 복면인. 바닥에 뒹군 채 앙앙 우는 아기

콱! 그런 아기의 멱살을 잡는 어떤 여자의 손

백일몽이 아기의 멱살을 잡고 몸을 일으킨다.

곡부인의 발목을 채찍으로 감고 끌고 가는 복면인. + 곡부인; [아기... 우리 아기를 해치지 말아요.] 비명 지르며 끌려가는 곡부인. 그 곡부인을 따라가는 백일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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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불투; [할애비는... 네가 사자천존의 아들임을 거의 확신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네 출신 내력을 말해주지 않은 것은...] 힘없이 말하고. 입과 코로는 피가 줄줄 흐르고.

퍼뜩 정신 차리는 청풍

천불투; [네 어미 유향이 때문이었다.]

청풍; [그... 그러셨군요.] 다시 서둘러 천불투의 가슴과 아랫배에 손바닥을 붙여 공력을 주입해주고

천불투; [사실을 말하자면...] [십팔 년 전... 신행철필 장세명이 귀면지존의 협박을 받고 널 유괴하는 현장에 할애비도 있었다.] 힘겹게 말을 이어가고

 

<한바탕의 비극이 끝난 후 할애비는 유향이를 안고 떠나려다가 혹시 하는 마음에 장세명이 초무궁을 안고 떨어진 절벽 아래의 계곡으로 내려가 보았다.> 기절한 온유향을 등에 업고 천으로 자기 몸에 고정시킨 천불투가 거친 계곡 물이 흐르는 절벽 아래로 내려선다.

<당시 귀면지존의 졸개들은 계곡을 하류쪽으로 수색해갔었다. 절벽에서 추락한 장세명의 시체가 계곡 물에 떠내려갔을 것으로 생각한 때문이다.> 멀리 계곡 아래로 사람들이 얼씬거리는 것이 작게 보이고. 그걸 돌아보며 계곡 상류쪽으로 바위를 건너뛰며 올라가는 천불투. 두손으로는 등에 업힌 채 기절한 온유향의 허벅지를 쥔 자세로

<그리고 할애비의 생각은 맞았다.> 흠칫! 하며 앞을 보는 천불투.

<추락한 지점에서 백여장쯤 거슬러 올라간 곳에서 장세명의 시체가 발견되었던 것이다.> 계곡 가의 바위 사이에 죽어있는 장세명의 시체

<장세명의 시체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강보에 싸인 어린 네가 기진해있었는데 다행히 그 높은 곳에서 추락하고도 다친 곳 하나 없이 멀쩡한 상태였다.> 조금 지대가 높은 곳에 강보에 싸인 아기가 떨면서 울고 있다.

 

천불투; [당시의 정황으로 미루어 보건데... 장세명은 추락하면서 자신의 몸으로 어린 너를 감싸 보호했던 것 같았다.]

천불투; [또 추락하면서 입은 충격으로 죽어가면서도... 계곡 상류로 기어 올라가 귀면지존 졸개들의 추적을 피하려고 했다.]

청풍; (그래서... 그래서 종종 그런 꿈을 꾸곤 했었구나.) 전율하고.

그런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꿈 장면

 

장세명; [안... 안돼!] 쐐액! 허공을 보는 자세로 떨어지며 비명. 망토가 펄럭이면서 장세명의 품에 안긴 아기의 모습이 드러나고. 아기도 놀라 잠에서 깨었고

장세명; [미안하네 소맹주!] 추락하면서 아기를 두팔로 끌어안고

장세명; [죄 많은 장세명의 목숨으로 소맹주를 지켜주고 싶네만... 천지신명의 가호를 바랄 수밖에 없게 되었어.] 쐐액! 등이 아래로 향하는 자세로 추락하면서 웃는 장세명의 모습

꿈 장면 끝

 

청풍; (장세명은 처자식을 살리기 위해 주군의 아들인 나를 납치했었던 죄책감에 목숨을 바쳐 날 구하려고 했겠지!) 입술 깨물고

천불투; [유향이... 네 의모(義母)는 세상에서 가장 가엾은 신세다.]

천불투; [남편이... 자신들 모자 때문에 도리를 저버리자 혀를 물어버렸고...] [그 충격으로 실명까지 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청풍; [예...] 마지못해 동의

천불투; [살려는 의지를 잃은 유향이에게... 살아야할 이유를 만들어주어야만 했다.] [그래서 너를 장청풍이라 속이고 키우게 했던 것이다.]

 

<유향이는 장청풍이 귀면지존에게 잡혀간 것을 모른다. 또 눈도 보이지 않게 된 탓에 네가 자기 몸으로 낳은 아들임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온고당의 방안에서 침대에 쿠션을 기대고 누운 젊은 시절의 온유향이 품에 아기를 안고 울고 있다. 감고 있는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지만 입가에는 미소. 문 밖에는 천불투가 뒷짐을 짚고 서서 보고 있다.

 

천불투; [너를... 사자천존 부부에게 돌려줄까도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사자천존이 귀면지존의 협박을 받고 은퇴를 해버린 후라... 종적을 찾을 수도 없었다.]

천불투; [도척총림의 힘을 빌면... 사자천존의 행방을 찾지 못할 것도 아니었으나...] [널 친아들이라 믿고 살아갈 용기를 내는 유향이를 보니... 차마 그럴 엄두가 나지 않았었다.]

천불투; [아무쪼록... 내 욕심만 앞세운 할애비를... 용서하거라.]

청풍; [전 할아버지를 원망하지도 않고 그래서도 안됩니다.] [할아버지가 구해주시기 않았다면 십팔년전 그날... 차가운 계곡 밑에서 결국 죽고 말았을 테니까요.] 억지로 웃고

천불투;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구나.] 억지로 웃고

청풍; [헌데... 귀면지존은 어째서 온고당에 쳐들어온 것입니까?]

청풍; [할아버지의 정체를 그자가 알아차렸을 가능성은 없고...] [설령 알았다 해도 살수까지 쓸 일은 아니었을 텐데...]

천불투; [이유는... 두 가지인데...] [귀면지존의 정체가 상시태감 위태무라는 것이 첫 번째 이유다.]

청풍; [상... 상시태감이 귀면지존이었단 말씀이십니까?] 경악하고

천불투; [축골공(縮骨功)을 쓸 수 있는 수준의 무공을 지녔다면... 환관으로 위장하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건 알 게다.]

청풍; [예...]

천불투; [귀면지존은 환관인 척 황실에 들어가... 무언가 엄청난 일을 꾸미고 있는 게... 분명하다.]

청풍; [귀면지존의 정체가 상시태감이라면 그자가 오늘 온고당에 쳐들어 온 게 낙신부도를 훔친 범인이 저라는 것을 안 때문이겠군요.]

천불투; [네가 범인임을 알았다 해도... 오래 된 그림 한 장 때문에 이런 일을 벌이는 건 좀 지나치다고 생각되지 않느냐?]

청풍; [귀면지존이 온고당을 습격한 데에 다른 이유나 목적이 있다는 말씀이신지요?]

천불투; [아니다. 네가 위가대원에서 훔쳐온 낙신부도가 모든 일의 발단인 것은 맞다.]

천불투; [왜냐하면 낙신부도가 바로... 천마총의 장보도였기 때문이다.]

<천마총의 장보도!> 눈 부릅뜨는 청풍의 얼굴 크로즈 업

 

#163>

<-첩혈당> 낮. 첩혈당 정문 주위로 수많은 사내들이 나뒹굴고 있다. 끄윽! 끅! 신음하고 몸이 배배 꼬이는 첩혈당의 어깨들. 간질 발작을 일으킨 것같은 모습들이다. 끼잉! 낑! 그 배경으로 철사를 긁어대는 듯한 소리가 들린다. 거리의 사람들은 겁에 질려 멀리 숨어서 보기만 할 뿐 가까이 접근하지 못하고

사내1; [첩... 첩혈당의 파락호들 왜 저래? 지랄병(간질)에 걸린 것처럼?] + 사내2; [낸들 아나? 멀쩡하던 인간들이 갑자기 게거품 물고 자지러져 저런 꼴이 되었어.] 멀찍이 떨어진 골목에 숨어서 보며 대화 나누는 사내들. 사내3이 흠칫!

사내3; [저 소리...] 찡그리며 한손으로는 귀를 가리고 다른 손으로 첩혈당 쪽을 가리키고. 다른 놈들 흠칫! 돌아보고

사내3; [첩혈당 안에서 창자를 긁어버리는 것같은 소리가 들리잖아.] [저 소리 때문인 것같네.] 끼이! 끼! 첩혈당 안에서 들리는 소리를 배경으로 오만상 쓰며

[그러고 보니...] [여기선 아주 작게 들리는 데도 속이 뒤틀려서 구역질이 올라오는구만.] 다른 놈들 헛구역질 하며 괴로워하고

사내1; [첩혈당의 인간들뿐만이 아니야.] [저 소리가 크게 들리는 범위 안의 사람들은 다 발작을 일으키고 있어.] 다른 곳을 가리키고.

첩혈당 근처의 골목에서 지나가던 행인들도 나뒹굴러 발작을 일으키거나 구역질을 하고 있다.

사내2; [음공을 쓰는 무시무시한 무림고수가 첩혈당에 쳐들어간 게 분명하네.]

사내3; [첩혈당이 아무리 흑사회에서 큰 소리치는 조직이라 해도 무림고수들 상대는 못되지.] + 사내1; [용두인 이세창이 지난밤 급사를 했다더니 첩혈당에 우환이 끊이질 않는구만.]

사내2; [나... 나도 속이 울렁거려서 토할 것같네.] [멀리 피해야겠어.] 헛구역질하고

[그... 그러자구.] [여기 더 있다가는 첩혈당의 인간들처럼 발작할지도 몰라.] 겁에 질려서 도망치는 사내들. 주변에서 구경하던 다른 자들도 물러서고. 그러다가

흠칫! 하는 사내들. 누군가 그자들과 달리 첩혈당쪽으로 가고 있다. 뒷모습인데 덩치가 좋다

그 인물의 앞모습. 굳은 표정의 철두인데 허리에는 칼을 꽂고 있고. 오른손에는 여러 개의 주머니를 들고 있다.

철두의 귀 크로즈 업. 솜으로 막고 있다

[이봐! 첩혈당에 가까이 가면 안돼.] [더 이상 접근했다가는 미쳐버리는 수가 있어.] 사내들이 뒤에서 외치지만 듣지 못하고 걸어가는 철두

철두; (기름에 적신 솜으로 귀를 완전히 틀어막았는데도 첩혈당에서 들리는 이상한 소음 때문에 머리속이 송곳으로 휘저어지는 것같다.) 얼굴이 이지러지고. 기잉! 까드드득! 작지만 소리가 철두의 귀에 들리고

철두; (자칫하다가는 저자들 꼴이 될 수도 있지만...) 입에 거품을 물고 발작 일으키는 첩혈당의 어깨들을 곁눈질하며 그자들 사이로 지나가고. 이제 정문이 멀지 않았다.

철두; (더 이상 지체할 수가 없다.) 심호흡

철두; (해하촌에 쳐들어왔던 자들은 청풍이놈의 행방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할 놈들이기 때문이다.) 정문으로 돌진

철두; (지금 정칠이놈의 목숨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했을 것은 안 봐도 뻔하다.) 확 다가오는 정문

철두; (비록 싸가지 없고 꼴 보기 싫은 놈이긴 해도 부랄 친구인데 모른 척 할 수는 없다.) 휘익! 정문으로 뛰어들고

정문 안쪽의 모습. 첩혈당 사람들이 도처에 쓰러져 몸부림치고 있다. 남녀가 뒤섞인 채 바닥에 나뒹굴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게거품을 문 채 몸을 뒤틀거나 벌벌 떨고 있어서 간질 발작을 일으킨 듯한 모습들이다.

철두; (혹시 몰라서 청풍이 놈이 강적들을 상대하기 위해 겨자와 석회를 섞어서 만든 이 연막탄이 효과가 있기를 바랄 뿐이다.) 길을 메운 첩혈당 사람들 때문에 속도를 줄이며 손에 든 주머니들을 보고. 끼잉! 끼기깅! 그 사이에도 첩혈당 안쪽에서는 이상한 소음이 들리고 있고.

 

#164>

첩혈당에서 가장 큰 건물인 대청. 대청 주변에도 수많은 어깨들과 하녀들이 나뒹굴고 있는데 거품을 입에 물고 몸을 뒤튼다. 옷을 쥐어뜯어 알몸이 드러나는 여자들도 있고. 기잉! 끼깅! 여전히 철사를 긁어대는 듯한 소리가 들리고 있고

[끄윽! 제발 그만...] [머리 속을 톱으로 가르는 것같다.] [아아악!] [사... 살려주시오!] 사람들 비명. 괴로워하는 모습. 그러다가

까앙! 아주 강한 소리가 들리고. 그러자

[컥!] [끄윽!] [꺼억!] 눈을 까뒤집고 퍼득이는 사람들.

털썩! 퍼억! 퍼덕이다가 축 늘어지는 사람들. 이어

<아직도 실토할 마음이 들지 않는 것이냐?> 누군가의 음성이 첩혈당의 대청을 배경으로 들린다.

귀면지존; [흑사회의 인간들은 의리에 죽고 의리에 산다고 들었다.] 대청에 차려진 제사상에 앉아있는 귀면지존. 제사상에 올려져 있던 촛대와 음식들, 향로등은 바닥에 나뒹굴고 있다. 귀면지존 옆에는 백일몽이 서있다. 백일몽은 줄이 세 개 달린 장난감 기타같은 걸 품에 안고 있는데 오른손 검지손가락의 손톱으로 줄을 만지고 있다. 기이잉! 약한 소리가 나서 지금까지의 소음이 백일몽이 기타를 긁은 때문임을 보여주고. 두 사람 뒤에는 이세창의 제단이 차려져 있고

귀면지존; [헌데 네놈 하나 때문에 첩혈당의 식솔들이 지옥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건 어떻게 생각하느냐?] 말하면서 앞을 보고. 귀면지존의 앞에는 두 손이 뒤로 묶인 정칠이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있다. 고문을 당한 모습. 상의가 찢겨져 상체가 드러났는데 몸에는 문신이 가득하다. 그 상체에 여기저기 찔리고 그어진 상처가 나서 피가 흐른다. 입과 코로도 피가 줄줄. 눈은 감고 있다. 그런 정칠의 주변에는 모야차와 신귀파, 세명의 노인이 쓰러져 벌벌 떨고 있고 입구쪽에는 타노가 서있다.

귀면지존; [더 이상 동료들에게 폐를 끼치지 말고 자백을 해라 정칠!]

정칠; [나 정칠...] 힘겹게 입을 열고

귀면지존; [흐흐흐! 말해봐라. 무슨 말이든...] 주목하는 귀면지존과 백일몽

정칠; [배운 거 없고 남보다 잘 난 거 별로 없지만 부끄러운 삶을 살아오진 않았소.] 눈을 부릅 뜨고

정칠; [나는 친구인 장청풍의 식솔들의 행방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소.] [내 말을 믿지 못하겠다면...] 심호흡하고

정칠; [팔 다리를 하나씩 잘라보시오.] [과연 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아닌지 알 수 있을 테니...] 냉소하며 말하고

귀면지존; [허어...] 좀 질린 표정이고

타노; (저 놈...)

타노; (겨우 스무 살 나이에 금릉의 으뜸가는 흑사회 조직 첩혈당의 용두가 된 이유가 있었다.)

타노; (의지력이 남달라서 주군의 섭혼술에 정신이 지배당하지 않더니 백일몽이 긁어대는 탈백슬(奪魄瑟)의 끔찍한 소음도 견디어냈다.) 백일몽이 들고 있는 작은 기타를 배경으로

타노; (무공만 제대로 배운다면 일세를 풍미할 거물이 될지도 모르겠다.) 생각할 때

짝짝! 박수치는 소리가 들리고

귀면지존; [좋다 좋아.] [본좌가 오랜만에 흥이 나는 상대를 만났구나.] 박수치며 웃고. 이어

귀면지존; [원하는 대로 네놈의 팔 다리를 하나씩 잘라주마.] [참기 어려우면 말해라. 너무 늦기 전에...] 타노에게 손짓하고

타노가 칼을 뽑아들며 정칠에게 다가오고

[안... 안돼!] 끄윽! 정칠 근처의 바닥에 쓰러져 있던 모야차가 신음하며 돌아보는데

타노; [어디를 먼저 잘리고 싶은지 선택을 해라. 턱! 정칠의 목에 칼을 대고

타노; [자비를 베풀어서 원하는 부위부터 잘라주마.]

정칠; [일 번거롭게 하지 맙시다.]

타노; [뭐?]

정칠; [겁 줄 생각이라면 헛수고일 뿐이니 집어치우고...] [정말 칼질 할 생각이면 빨리 하라는 말이오.] [대신...] 귀면지존을 노려보며

정칠; [손을 쓸 생각이라면 반드시 내 목숨을 끊어놓는 게 좋을 거요.] [날 살려둔다면 당신이나 당신의 피붙이가 대가를 치루게 될 테니까.] 음산하게 웃고. 섬뜩한 살기를 풍기면서

귀면지존; [그 놈...] 피식 웃지만. 옆에 서있는 백일몽은 복면 속에서 눈을 치뜬다.

백일몽; (오... 오싹한 눈빛!) 침 꼴깍

<살려둘 경우 어떤 식으로든 복수를 할 놈이야. 오늘 반드시 죽여야만 해.> 노려보는 정칠의 모습 배경으로 백일몽의 생각

귀면지존; [과연 팔 다리가 잘리고서도 지금처럼 대범할 수 있을지 보자.] [잘라라.] 타노에게 손짓하는 귀면지존. 그러자

귀면지존에게 고개 조금 숙여 보인 타노

슥! 정칠의 팔을 자르려고 칼을 높이 쳐들고

모야차; [안... 안돼!] 벌벌 떨면서 절망. 정칠은 귀면지존을 노려보고 있고. 직후

<내가 왔다!> 휙! 휙! 갑자기 누군가의 외침과 함께 측면에서 타노에게 날아드는 작은 종이주머니들. 바로 철두가 들고 있던 주머니들이다. 대청 옆의 쪽문을 통해 날아든다.

정칠; [!] 무언가 느끼고 숨을 참으며 눈 질끈 감고. 동시에

타노; [웬놈이냐?] 쩍! 반사적으로 칼을 휘둘러 날아들던 종이주머니들을 가르고. 그러자

퍼엉! 화악! 종이주머니가 터지면서 연막이 확 일어나 타노와 정칠 주변을 뒤덮는다.

타노; [헉!] 가루가 눈에 들어가 눈 감으며 비틀하고

백일몽; [연막탄!] 눈 부릅뜨며 외치고. 귀면지존도 가면 속에서 찡그리고. 그런 두 년놈 앞에서 짙은 연막이 확 일어나 시야를 가리고 있다. 연막은 두 년놈에게까지는 직접 미치지 않는다.

타노; [컥!] 목을 쥐고 휘청.

타노; [콜록! 콜록!] 눈물 콧물 흘리며 비틀하고. [컥!] [끄윽!] [콜록!] 타노와 정칠 주변의 모야차와 신귀파등도 기침을 토하고 눈물을 흘리고. 자욱한 연막 속에서. 그 직후

휘익! 누군가 타노 옆으로 돌진한다. 철두다.

백일몽; [조심해요 타노!] 연막 밖에서 그걸 보고 외치고

타노; [죽일...] 쩍! 눈을 못 뜨며 자기 옆을 스쳐가는 철두의 형상을 향해칼질을 하지만

스악! 몸을 숙여 타노의 칼을 머리 위로 흘려보내며 정칠 쪽으로 쭉 미끄러지는 철두. 정칠은 눈을 감고 있고

철두; [가자!] 콱! 정칠의 팔을 잡고 연막 속에서 옆으로 미끄러진다. 일어나려는 자세로

연막에 덮인 채 정칠의 팔을 잡고 옆쪽으로 돌진하는 철두

백일몽; [어디서 개수작을...] 까앙! 작은 기타 줄을 손톱으로 긁으며 이를 가는데. 그 직후

휘휙! 연막 속에서 몸을 숙인 채 건너편으로 돌진하며 옆쪽, 즉 귀면지존과 백일몽 쪽으로 손을 젓는 철두. 몇 개의 구슬이 날아가고

툭! 툭! 백일몽과 귀면지존 앞으로 떨어지는 그 구슬들

백일몽; [벽력탄?] 기겁하며 뒤로 물러서고.

귀면지존도 흠칫! 하며 손을 앞으로 내밀어 자신과 백일몽 앞쪽에 방어막을 친다. 하지만

텅텅! 폭발하지 않고 바닥을 구르는 구슬들. 그냥 쇠구슬이다

<속았다! 그냥 쇠구슬이다!> 백일몽이 눈 부릅 뜰 때

귀면지존; [감히...] 화악! 눈 부릅뜨는 귀면지존의 손바닥에서 강한 흡인력이 일어나고

화악! 실내를 자욱하게 뒤덮었던 연막이 진공청소기에 빨려 들어가듯 귀면지존의 손아귀로 흡수된다.

귀면지존의 손아귀에 테니스공 만하게 뭉쳐진 연막 가루들

그와 함께 실내의 모습이 드러난다. 콜록! 콜록! 끄윽! 눈... 눈이... 타노와 첩혈당의 사두들이 눈물 콧물 흘리며 괴로워하고 있다. 타노는 비틀거리고 있고. 하지만

<없다!> 눈 부릅 백일몽. 귀면지존도 찡그리고

타노; [죄... 죄송합니다 주군!] [연막에 산초와 석회 가루가 섞여 있어서 그만...] 콜록! 콜록! 눈물 콧물 흘리며 비틀거리고

귀면지존; [재미있군. 재미있어.] 흐흐흐! 웃고

귀면지존; [무공도 제대로 익히지 않은 무지렁이들이 본좌를 농락했다 이거지?] 스윽! 일어나고

귀면지존; [하지만 네놈들이 날고 뛰어봐야 부처님 손바닥이라는 것을 알게 해주겠다.] 펑! 천장을 부수며 날아오르고

퍼퍽! 콰당탕! [헉!] [힉!] [컥!] 천장의 잔해들이 주변에 떨어져 쓰러져 있던 모야차등 기겁하고

백야차; [따라와요 타노!] 휘익! 흐르듯이 대청 밖으로 날아나가고

타노; [버러지들이...] 팔로 눈을 비비며 억지로 눈을 뜨고

타노; [살아있는 걸 후회하게 해주겠다.] 휘익! 역시 대청 밖으로 날아가고

모야차; (정칠...) 눈물 콧물 흘리며 고개만 돌려 밖을 보고

<제발 저 마귀들 손아귀에서 빠져나가기를 바란다.> 첩혈당 밖으로 유령같이 날아나가는 백일몽과 타노를 배경으로 모야차의 생각

 

#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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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

해하촌. [아악!] [꺄악!] [히익!] 사람들 겁에 질려 해하촌 밖으로 달아난다. 그 뒤로 버섯구름이 치솟고 있고 버섯구름 아래쪽으로는 집들이 불길에 휩싸여있다. 맹렬히 치솟는 불길을 사람들은 잡을 엄두를 못 내고 도망치는 중이다.

화드득! 화득! 휘몰아치는 불길. 게딱지같은 집들을 집어삼키는 불길

[저... 저거...] [아이고 어떻게 해? 우리 집 쪽으로 불길이 번지고 있어.] [불길이 너무 맹렬해서 끌 엄두가 안나.] [그나마 한낮이라 집들이 비어있었던 게 다행이야.] 멀찍이 물러선 사람들 웅성이고 발 동동 구르고. 일부 사람들은 불길이 번질까봐 주변의 집과 가게 지붕에 양동이로 물을 퍼다 끼얹고 있다. 그 사람들 틈에 끼어있는 철두

철두; (온고당이 통째로 날아가고 주변 가게와 집으로 불길이 번지고 있다.)

철두; (분명 그자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타노를 떠올리고. 그러다가

[!] 흠칫! 하며 불길쪽을 보는 철두

불길 속에 사람같은 형상들이 어른거린다

철두; (불바다 안쪽에 누군가 있다.) 눈 번뜩

철두; (대체 어떤 자들 소행인지 가까이 접근해서 살펴보자.) 콱! 옆에서 양동이 들고 뛰어가던 중년 사내의 양동이를 낚아채고

사내; [뭐여 이놈아?] 눈 부라리지만 상관 않고 물이 든 양동이를 두손으로 번쩍 쳐드는 철두

사내; [불 끄려면 네놈이 직접 물을 퍼다가...] [이크!] 촤아! 사내가 뭐라든 말든 그대로 양동이의 물을 머리 위로 부어 뒤집어쓰는 철두

사내; [뭐 하는 짓이야? 동구 밖에까지 가서 어렵게 길어온 물을...] 화를 내지만

턱! 양동이를 사내에게 안겨주며 돌아서는 철두

사내; [저... 저놈이...] 어이없어 하는 사내를 뒤로 하고 불난 집 옆의 골목으로 달려 들어가는 철두

 

#158>

쿠오오! 화드드! 불길이 원형의 고리 모양으로 맹렬히 휘몰아치고 있는 중심부. 온고당이 있던 자리는 폭격을 맞은 듯 움푹하게 패여 있다. 직경 30미터 정도로 그 부분은 불이 꺼졌다. 외곽으로 불이 고리처럼 번지고 있는데 온고당은 당연히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청린마화가 들어있던 우물도 그 형태만 남아있고. 그 원형의 고리 모양으로 불길이 휘몰아치는 안쪽에 몇 명의 인물이 앉고 서있다. 온몸을 그슬린 귀면지존이 불이 붙지 않은 후면의 두터운 벽을 등지고 큼직한 돌 위에 앉아있다. 가면은 그슬러졌고 옷은 모두 타고 피부도 화상을 입었다. 화상을 입은 알몸에 가운 같은 옷이 걸쳐져 잇는 모습이다. 복면을 쓴 여자가 그런 귀면지존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 얼굴에 달라붙는 복면을 쓴 그 여자는 바로 백일몽이다. <건곤일척> <아랑힐월>에 나온 백일몽 캐릭터. 다른 쪽에서는 타노가 무언가를 살피고 있다. 우물이 있던 흔적 옆인데 불에 타서 오그라들고 형체를 알 수 없는 시체가 한 구 연기를 뿜으며 누워있다.

귀면지존의 모습

타노의 모습

<무슨 일입니까?> 휘익! 말소리와 함께 원형의 불고리 안쪽으로 날아 내리는 인물. 위진천이다.

타노; [어서 오십시오 소주.] 고개 숙이고

위진천; [엄청난 폭발이 일어난 게 멀리서도 보입니다.] [그래서 지금 관병들이 몰려오고 있는 중이고...] 타노에게 말하며 귀면지존에게 가고

위진천; [어떠시냐 백일몽?] 눈 감고 있는 귀면지존 앞에 서며 백일몽에게 묻고

백일몽; [이곳에서 청린마화로 추정되는 인화물질이 폭발했사옵니다.]

위진천; [보통 화약에 열배 이상 가는 폭발력을 지녔고 일단 붙은 물은 절대 꺼지지 않는다는 그 청린마화?] 찡그리고

백일몽; [주군께서는 금강불괴를 이루진 몸이라 치명상은 면하셨지만...] [그래도 가볍지 않은 화상을 입으신 상태이옵니다.]

백일몽; [지금은 내상을 다스리시는 중이니 곧 깨어나실 것이옵니다.]

위진천; [이런 빈민가에 대량의 청린마화가 숨겨져 있었다니...] 타노를 돌아보고

위진천; [장청풍이란 놈과 관련된 자의 짓이오?]

타노; [장청풍의 외조부인 조씨성의 늙은이가 범인인데...] [아무래도 내력이 범상치 않은 자였던 것 같습니다.] 고개 숙여 발치의 시체를 보고

위진천; [그게 그 늙은이의 시체인 거요?] 다가가고

타노; [청린마화의 폭발에 노출되어 훼손이 심한 탓에 확인은 어렵지만...]

타노; [주군께서 이곳에 도착하셨을 때 다른 인간은 없었다고 하셨습니다.]

위진천; [그럼 이 시체가 조씨성의 늙은이가 틀림없겠군.] 툭! 발로 시체를 건드리고

타노; [문제는 이 늙은이가 폭사를 하는 바람에 천마총의 장보도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알 길이 막막해졌다는 점입니다.]

위진천; [스스로 죽어서 우리의 추적을 끊어버릴 생각을 하고...] [확실히 평범한 늙은이는 아니었군.] 끄덕이고. 그때

[아직 낙담하기는 이르다.] 뒤에서 들리는 음성

귀면지존; [장청풍, 그 도둑놈과 관련이 있는 인간들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니 말이다.] 앉았던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가운의 허리띠를 묶으면서

위진천; [괜잖으십니까 아버지?]

귀면지존; [아비는 혈왕님의 적손(嫡孫)이다. 청린마화 정도로 어찌 된다면 혈왕조사께 뵐 면목이 없지 않겠느냐?] 걸어오고

위진천;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포권하고

귀면지존; [지난 밤 죽은 이세창 대신 첩혈당을 장악한 정칠이란 놈은 장청풍에 대해 아는 바가 있을 것이다.]

위진천; [장청풍이 낙신부도를 빼돌린 범인이라는 걸 알게 된 것도 첩혈당을 통해서이니 충분히 가능성이 있겠습니다.]

귀면지존; [곧 관병들이 도착할 것이다.] [일단 자리를 피했다가 첩혈당으로 쳐들어가도록 한다.] 휘익! 날아오르고.

휙! 휘익! 그 뒤를 타노, 위진천, 백일몽도 날아오르고.

사라지는 네 사람. 그리고

 

#159>

귀면지존이 등지고 앉아있던 두꺼운 벽 뒤. 그 일대도 아주 뜨겁다.

달아오른 벽에 귀를 가까이 댄 자세로 엿듣고 있는 철두. 몸에 물을 끼얹었지만 이미 엄청난 열기에 거의 다 말라 버리고. 김이 좀 나고 있다

철두; (정칠...) 벽에서 귀를 떼고

철두;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지만 청풍이 놈이 싸지른 불똥이 정칠에게 튀게 생겼다.) 오만상 쓰며 벽에서 떨어지고

철두; (꼴 보기 싫은 놈이지만 함께 자란 정이 있으니 위험을 보고 모른 척 할 수는 없다.)

철두; (대처는 정칠이 놈에게 맞기고 일단 가서 경고를 해주자!) 좁은 골목을 달려가는 철두

 

#160>

마을 외곽. 사람들이 마을에서 밖으로 쏟아져 나온다. 짐을 챙겨서 허둥지둥.

그곳으로 달려오는 청풍. 마을 사람들은 아직 청풍을 못 봤고

청풍; (마을 사람들이 불길을 피해 대비하고 있구나.) 해하촌에서 빠져나오는 마을 사람들을 향해 마주 달려가려는데

<형!> 갑자기 들리는 음성에 돌아보는 청풍.

마을 외곽의 집들 사이의 골목에서 초조한 표정으로 손짓하는 소년. 인도부 두견충의 부하들이 마을을 염탐하고 간 걸 천불투에게 알렸던 그 소년. #85>와 #86>에 나옴

청풍; [신(新)아!] 소년 쪽으로 방향 틀어서 달려가고

소년; [빨리... 사람들 눈에 띄기 전에 이리 들어와 형!] 골목 안쪽으로 뒷걸음질 치며 말하고. 초조한 표정으로

청풍; [무슨 일이냐? 혹시 우리 집에서 폭발이 일어난 거 아니냐?] 골목 안으로 들어가며 묻고

소년; [자세한 경과는 몰라.] [하지만 형네 집에서 엄청난 폭발과 불길이 일어나서 주변까지 불태우고 있어.] 긴장한 표정으로

청풍; [어머니와 할아버지, 분이는?] 초조해서 소년의 어깨를 잡으며 묻고

소년; [형 엄마와 분이누나는 해뜨기 전에 마을을 떠난 것같애.] [그래서 집에는 할아버지 혼자 계셨는데...] 청풍의 손에 잡힌 어깨 아픈 표정으로

청풍; [미안하다.] 뒤늦게 알고 소년의 어깨에서 손을 떼고

소년; [할아버지가 우리 흑건회의 형제들을 따로 불러서 은밀하게 분부를 내리셨어.] 어깨를 만지며

청풍; [분부? 어떤 분부?]

소년; [만일 변고가 생겼거나 생길 기미가 보이면 집으로 오지 말고 진짜 집으로 와라!] [이게 할아버지가 형에게 전하라고 하신 말씀이야.]

청풍; (진짜 집!) 눈 치뜨고

소년; [진짜집이 어딘지는 말씀 하지 않으셨는데...] + 청풍; [수고했다.] 소년 어깨 다독이고

청풍; [마을로 돌아가서 흑건회의 친구들과 함께 상황을 엿보거라. 곧 내가 찾아갈 테니...] 휘익! 말하며 날아오르고

소년; [알았어. 조심해 형!] 손 흔들고

청풍; (진짜 집을 거론하시다니... 사단도 보통 사단이 난 게 아니로구나.) 마을 외곽으로 날아가는 청풍

 

#161>

거의 다 무너진 폐가. 바로 청풍이 삼킨 구두짐룡에 의해 박살이 났던 마을을 내려다보는 언덕 위의 그 집이다.

휘익! 폐가 앞으로 날아오는 청풍.

주변 두리번 거리며 빠르게 폐가로 들어간다

엉망진창인 폐가 내부. 오랫동안 방치된 모습이고. 바닥에 잡초도 무성하고

폐가의 가장 안쪽으로 가는 청풍

주변 살피며 바닥에 무릎을 꿇는 청풍. 마루가 깔린 바닥인데

양손을 마루에 대는 청풍.

눈 치뜨며 소리없이 기합을 지르자

그그긍! 투툭! 마루가 깔린 바닥 일부가 들어올려진다. 두꺼운 철판으로 이루어진 문이 마루 아래 숨겨져 있었다. 그 철문이 들려지는 아래는 깊은 구덩이고

휘익! 구덩이 아래로 뛰어내리는 청풍.

그그긍! 청풍이 뛰어내리자 다시 닫히는 철문

턱! 원래대로 돌아간다

 

휘익! 십여미터 아래로 내려서는 청풍. 철문 아래는 수직의 갱이었고. 바닥에는 이런 저런 잡동사니들이 쌓여있다.

벽의 한 면에 손을 대는 청풍.

지잉 벽에 댄 손이 빛을 발한다. 마치 지문 인식하듯. 그러자

덜컹! 벽 한쪽이 안쪽으로 열리며 출입구가 나타난다.

그곳으로 들어가는 청풍.

그긍! 청풍이 들어가자 다시 닫히기 시작하는 철문

철컹! 원래대로 닫히는 철문

 

#162>

청풍이 들어선 곳은 일종의 보물창고. 여러 가지 골동품과 보물이 종류별로 잘 분류되어 있다. 마치 박물관 같은 분위기.

청풍; (이곳은 할아버지가 평생 도둑으로 활동하시면서 손에 넣은 귀중한 보물들을 수장해둔 곳이다.) 보물들을 돌아보며 걸어가고

청풍; (즉, 온고당이 아니라 이곳이 할아버지의 진짜 집인 것이다.) 빠른 걸음으로 보물창고를 가로질러 가고

그곳에 또 다른 철문이 하나 있고

청풍; (저 철문 밖에 있는 연못이 온고당의 우물과 연결되어 있는 통로다.) 철문으로 다가가고

청풍; (할아버지는 우물을 통해 수시로 이곳을 드나드셨...) + [!] 생각하며 철문으로 가까이 다가가다가 눈을 부릅뜨는 청풍

청풍의 벌름거리는 코에 들어오는 연기 같은 것

청풍; (철문 밖에서 무언가 타는 냄새가 난다!) 슥! 급히 철문 옆의 벽을 손바닥으로 누르고.

징! 청풍의 손바닥이 다시 빛을 발하고. 그러자

철컹! 철문이 바깥쪽으로 열린다. 직후

청풍; [할... 할아버지!] 비명 지르며 철문 안쪽으로 달려 들어간다

쿵! 철문 안쪽은 동굴. 동굴 끝에는 연못이 하나 있는데 연못가에는 온몸이 불에 탄 왜소한 체구의 인물이 쓰러져 있다. 천장을 보는 자세로. 물론 천불투다. 연못이 온고당과 통하는 통로임을 보여주고

청풍; [할아버지! 안됩니다 할아버지!] 털썩! 옆에 무릎 꿇고

천불투의 모습 크로즈 업. 온몸이 불 탔고 가슴에는 구멍이 뚫려있다. 불에 달군 송곳으로 찌른 듯 구멍 주변이 타있다.

청풍; (극심한 화상을 입으셨지만... 치명상은 가슴에 난 관통상이다.) 떨리는 손을 천불투 몸으로 가져가고. 이어

청풍; (어쩐지 눈에 익은 무공에 당한 듯한 상처인데...) + [제발...] 떨리는 손으로 천불투의 목옆을 만지고. 직후

청풍; (희미하지만 맥이 느껴진다.) 두근! 손끝에 느껴지는 맥박

청풍; (아직 돌아가시지 않았다.) 양손을 천불투의 가슴 상처와 아랫배에 붙이고

청풍; [제발 힘을 내주십시오 할아버지!] [이대로 돌아가시면 안됩니다.] 지지징! 양손에서 빛이 발해지고. 그러자

퍼덕! 전기 충격을 받은 듯 퍼덕이는 천불투의 왜소한 몸. 이어

[쿨럭!] 피를 토하는 천불투

청풍; [할아버지!] 얼굴 들여다보며

천불투; [청... 청풍아!] 헐떡이며 힘겹게 눈을 뜨고. 입과 코로 피가 줄줄

청풍; [예... 저 여기 있습니다 할아버지.] 눈물 글썽이며 내려다보고

천불투; [다행히... 네가... 무사한 모습으로 할애비 곁으로 돌아왔구나.] 웃고

청풍; [누가... 어떤 자가 할아버지께 독수를 쓴 것입니까?] 울며 이를 갈고

천불투; [네게... 말해준 적이 없는 자인데...] [귀면지존이란... 마귀가 온고당에... 찾아왔었다.]

청풍; [귀면지존!] 눈 부릅 놀라며 귀면지존을 떠올리고

천불투; [할애비 능력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고수라... 어쩔 수 없이 청린마화를 터트렸다.]

천불투; [미리 준비해둔 객사한 시체가... 청린마화에 탔을 테니... 귀면지존은 할애비가 죽었을 것이라 생각할 테고...]

청풍; [그자가... 귀면지존이 무슨 일로 온고당에...] [제가 할아버지 손자라는 건 그자가 알 리 없는데...] 분노하고 의아해하고

천불투; [귀면지존을... 알고 있었느냐?] 눈을 좀 크게 뜨고

청풍; [지난 밤... 전 그자와 싸우다가 중상을 입었습니다.] [그 때문에 집으로 돌아오는 게 늦었던 것입니다.]

천불투; [그런 일이 있었구나.] 끄덕이고

천불투; [할애비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는... 일지(日誌)로 남겼으니 찾아서 읽어보면 될 테고...]

천불투; [죽기 전에... 할애비 입으로 직접 네게 해줄... 말이 있다.]

청풍; [혹시... 혹시 제가 진짜 장청풍이 아니라는 말씀을 하시려는 것인지요?]

천불투; [네가... 그걸 어떻게 알고 있느냐?] 조금 놀라고

청풍; (역시...) + [귀면지존이 쓴 독수에 중상을 입었던 저를 치료해주신 진(陳)씨 성의 의원이 말하기를...]

천불투; [진씨성의 의원?] [혹시 그 노인이 원래는 어의(御醫)였다고 하지 않더냐?]

청풍; [맞습니다.]

청풍; [진의원은 원래 홍무제(洪武帝)때부터 황실을 위해 봉사했던 어의였지만...] [영락제가 조카 건문제를 몰아내고 제위를 차지하자 환멸을 느끼고 황실을 나오셨다고 했습니다.]

천불투; [허어... 진의원을 만나다니... 역시 운명이란 것은 존재하는 모양이구나.]

청풍; [그 진의원께서 말씀하시길...] 흥분 억지로 억누르고

청풍; [소손이 어머니의 자식이 아니라...] [사실은 사자천존님의 외아들 초무궁이라고 하셨습니다.] 천불투의 안색 살피며

천불투; [진의원은... 사자천존의 외아들이 태어날 때 직접 받은 인물이다.] [당연히... 사자천존의 외아들 초무궁의 신체 특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끄덕이고

청풍; [그럼... 그럼 소자가 정말...] 숨이 턱! 막히는 표정

천불투; [진의원이 그렇게 말했다면...]

천불투; [너는 사자천존 초패강의 아들 초무궁일 수밖에 없다.] 끄덕이고

청풍; [아!] 충격 받고

털썩! 바닥에 주저앉는 청풍. 넋이 나간 표정으로 그때까지 누르고 있던 천불투의 가슴 부위 상처와 아랫배에서 손을 떼며

청풍; (정말... 정말 내가 사자천존님의 아들이었구나.) 흥분 전율.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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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

<-해하촌> 낮. 아이들이 뛰어놀고. 평범한 하루

분이 엄마의 가게 앞. 문은 닫혀있고. 그 앞에 사내들 몇이 서성인다. 처음 분이 엄마 가게 나왔을 때 가게 앞에서 술 마시던 사내들. #56>에 나왔음.

사내1; [별일일세. 분이엄마가 가게 문을 닫는 일이 다 있고...]

사내2; [그러게 말이야. 처음 가게 열었을 때부터 연중무휴,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영업을 했었는데...]

사내3; [오다 보니 분이도 온고당에 없더라고.]

사내1; [그래?]

사내3; [청풍이 할아버지 조영감에게 물어보니 여자들끼리 바람 좀 쐬라고 내보냈다는군.]

사내2; [하긴 분이 엄마도 좀 쉬어가며 장사할 때가 되었어.] [아무리 돈이 좋아도 건강 해치면 말짱 헛거니까.]

사내1; [오늘은 어쩔 수 없이 다른 가게에 가서 마셔야겠구만.] 돌아서고

사내2; [우리 마을에 분이엄마네 만큼 술맛이 좋은 가게가 없다는 게 문제지.] 함께 가며 궁시렁 거리고

사내3; [오늘 하루만 참아야지 어쩌겠나?] [그나마 안주 푸짐하게 주는 왕씨네 가게로 가세.] 함께 다른 곳으로 가는 사내들. 헌데

그자들과 좀 떨어진 골목에서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고 있는 타노

타노; (장청풍과 관련된 계집들이 동시에 사라졌다?) 눈 번뜩이고

타노; (아무래도 일이 간단히 해결되지 않을 것같은 불길한 예감이 드는구나.) 찡그리고. 지나가던 사람들이 그런 타노를 힐끔거리고

그 사람들 사이에 철두도 있다. 반 토막 난 돼지를 한쪽 어깨에 척 걸치고 지나가며 타노를 곁눈질하는 철두

철두; (전에 본 적이 없는 낮선 인간...)

철두; (비록 꼽추지만 오한이 들게 만드는 무언가를 지닌 자다.) (거의 틀림없이 무림인이라는 얘기인데...) 고기를 어깨에 짊어지고 앞쪽에 보이는 자기 푸줏간으로 간다.

철두; (청풍이 할아버지가 사람들 눈을 피해 분이 모녀와 청풍이 엄마를 대피시킨 것도 그렇고...) 자기 가게로 들어가고

철두; (뭔가 사단이 날 게 분명하다!) 텅! 고기를 커다란 도마 위에 던지듯 내려놓고

철두; (이럴 때 청풍이 놈은 어디서 무얼 하느라 코빼기도 안 비치는 건가?) 콱! 칼을 한 자루 움켜쥐고

철두; (어쩌면 이걸로 소, 돼지가 아니라 인간의 살을 발라내는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겠구나.) 칼날을 보며 심각한 표정

 

#155>

온고당. 가게 문이 반쯤 열려있다. 가게 문을 아주 닫은 건 아니지만 손님은 없다. 호객을 하던 분이도 물론 모습이 안 보이고. 내실로 통하는 문도 닫혀있다.

가게 안쪽의 내실. 우물가에 놓인 의자에 앉아서 눈을 감고 있는 천불투. 손에는 원숭이 조각상을 들고 어루만진다. 천불투가 늘 손에 쥐고 있는 이 원숭이는 중요한 소품임.

천불투; (도척총림 금릉지부(金陵支部)로부터도 연락이 없다.)

천불투; (지난 밤 청풍이가 첩혈당을 떠난 이후의 종적에 대해 알아낸 게 없다는 뜻인데...) 원숭이 조각을 만지고

천불투; (청풍이가 어떤 위기상황에서라도 몸을 빼낼 수 있는 재주를 지닌 아이인 건 알고 있지만...)

천불투; (한낮이 다 되도록 돌아오지 않는 건 물론이고 연락조차 없다는 게 마음에 걸리는구나.) 한숨을 쉬고. 바로 그때

[늙은이가 수심에 가득 차있는 걸 보니 본좌가 잘못 찾아온 건 아닌 게 확실하군.] 갑자기 옆에서 누군가의 말이 들려 눈 부릅뜨는 천불투

귀면지존; [함께 살고 있던 장님 딸년도 사라졌고...] [정황상 본좌가 장청풍이란 놈에게 도둑맞은 물건은 이미 여길 떠났겠군.] 쿵! 청풍의 방문을 열고 안을 살피는 귀면지존

천불투; (귀면지존!) 눈 부릅. 천불투는 귀면지존을 알고 있다. 반면 귀면지존은 천불투를 모르고

그런 천불투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11>의 장면이다.

 

앙앙! 다시 사당. 여전히 불이 켜져 있는데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고. 복면을 쓴 덩치 큰 꼽추가 사당 안에 서서 바닥을 보고 있다. 바닥에는 입에서 피를 토하며 쓰러진 온유향이 엎드린 자세로 쓰러져 있고. 그 앞쪽에는 피를 뒤집어쓴 아기가 자지러지게 울고 있다.

귀면지존; [온가 계집의 상태는 어떠냐?] 휘익! 사당 안으로 날아들고. 깜짝 놀라 돌아보는 꼽추 복면인

복면인; [숨... 숨이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눈치 보며

복면인; [사실상 송장이 되었다고 봐야할 것입니다.]

귀면지존; [덕분에 번거로운 일이 하나 줄었군.] 징! 진동하는 손으로 강보의 아기를 겨누고

팟! 귀면지존의 손에 끌려 들어와 잡히는 아기. 연신 울어댄다

귀면지존; [운이 좋은 줄 알아라 이놈아.] 슥! 목걸이를 아기 목에 걸어주고

귀면지존; [사자천존을 속여 넘기기 위한 역할만 아니었으면 네놈도 어미 뒤를 따라갔을 테니...] 목걸이를 걸어준 아기를 내려다보고. 이어

귀면지존; [이 애새끼는 네가 책임지고 보살펴라.] 아기를 꼽추 복면인에게 내밀고

복면인; [예...] 급히 두 손 내밀어 아기를 받고

귀면지존; [장세명! 네놈의 아들놈을 철저히 이용해줄 테니 저승에서나마 본좌에게 거역한 것을 후회하거라.] 흐흐흐! 웃으며 사당 입구로 가고. 복면인도 우는 아기를 안고 따라 간다

으하하하하! 휘익! 웃으며 사당 밖으로 날아가는 귀면지존. 복면인도 아기를 안고 그 뒤를 따라가고

그 모습을 사당의 신단 뒤쪽의 어둠 속에 숨어서 보고 있는 천불투 자신의 모습

회상 끝

 

천불투; (귀면지존... 저자가 천마총의 장보도를 찾기 위해 찾아왔다면...!)

천불투; (남경분조 최고의 실력자 상시태감 위태무가 바로 귀면지존이라는 얘기가 되는구나.) 원숭이 조각을 쥔 천불투의 손이 떨리고

귀면지존; [신변을 미리 정리해두었다는 것은 낙신부도가 천마총의 장보도라는 사실을 알았다는 뜻인데...] 화악! 말하며 청풍의 방 안을 향해 내민 손에서 스크류같은 기운이 번지면서 방안의 모든 물건이 귀면지존의 손아귀로 빨려 들어간다

콰드드! 푸스스! 스크류에 닿은 방안의 물건들은 그대로 가루가 되어 사라지고

귀면지존; [한 가지 이해가 안되는 점은 늙은이와 손자놈이 어째서 낙신부도를 손에 넣은 즉시 여길 뜨지 않았느냐는 점이다.] 콰드드! 푸스스! 방안의 모든 물건을 빨아들여 가루로 만들면서 말하고. 시선은 청풍의 방안을 향한 채 자기 뒤의 천불투에게 말한다. 천불투도 원래 자리에 앉아서 고개만 돌려 귀면지존을 보고 있다.

귀면지존; [금방 몸을 숨길 수 없었던 데에는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던 것이냐?] 처음으로 천불투를 돌아보고. 콰드드! 그 사이에도 책상, 책, 침대등이 귀면지존의 손아귀로 날아들어 가루가 된다

천불투; [손자 놈의 사정이야 말해줘도 모를 테고...]

천불투; [이 늙은이가 몸을 숨기지 못한 이유는 귀하도 짐작하고 있지 않은가?]

천불투; [귀면지존!] 지긋이 노려보고

귀면지존; [허어...] 좀 놀라며 돌아보고

귀면지존; [무림맹 사대장로들 외에도 본좌의 존재를 알고 있는 자가 또 있을 줄은 몰랐군.] 돌아서고. 이제 청풍의 방안 물건들은 모두 사라졌다.

귀면지존; [천마총 장보도의 행방 뿐 아니라 늙은이가 어떤 경로로 본좌를 알고 있는지도 실토해줘야겠다.] 징! 진동이 일어나는 오른손으로 천불투를 겨누고

천불투; [실토하지 않으면 노부를 어찌 할 생각인가?] 웃고

귀면지존; [그건 이미 늙은이의 몸이 알고 있지 않나?] 웃으며 오른손으로 천불투의 몸을 겨누고

우둑! 우두둑! 몸이 떨리고 뼈가 어긋나는 소리가 들리는 천불투의 몸

천불투; [혈관과 심장을 쥐어짜서... 온몸의 피가 밖으로 뿜어지게 만드는 무공이라면...] 몸이 흔들리며 찡그리고

천불투; [삼황중 혈왕이 남겼다는 절맥혈장이겠지?] 주르르! 입과 코로 피가 흐르고

귀면지존; [절맥혈장까지 한눈에 알아보고...] [역시 평범한 늙은이가 아니었군.] 눈 번뜩이고

천불투; [알아주니 고맙구먼.] 드드드! 몸이 흔들리고

귀면지존;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늙은이라 죽인다는 건 큰 위협이 못 될 테니 다른 제안을 하도록 하겠다.] 지지징! 진동하는 오른손으로 천불투를 겨눈 채

귀면지존; [이제라도 낙신부도를 반환한다면 늙은이의 피붙이들을 건드리지 않겠다고 약속한다.]

천불투; [우리 정도의 나이가 되면 말로 하는 약속이 얼마나 덧없는 것인지는 피차 잘 알고 있지 않는가?] 우두둑. 주르르! 몸에서 뼈가 뒤틀리는 소리가 나고 입에서는 피를 흘리지만 태연한 표정으로 말하고

귀면지존; [본좌의 약속을 못 믿겠다?] 좀 자존심 상한 눈빛

귀면지존; [그렇게 나오면 늙은이의 몸이 괴로워질 텐데?] 지지징! 앞으로 내민 오른손의 진동이 점점 더 커지고

천불투; [마치 노부의 목숨을 손 안에 넣은 듯이 말하는군.] 우두둑! 몸 속의 뼈가 우그러드는 소리가 커지고 입과 코로 피를 줄줄 흘리면서도 냉소하고

귀면지존; [설마 본좌의 손아귀에서 빠져나갈 자신이 있다는 것이냐?] 비웃고

천불투; [이 집은 노부가 삼십년 넘게 살며 가꾸어온 보금자리다.] 주변 둘러보며

귀면지존; (혹시...) 움찔! 하고

천불투; [아무렴 무공으로 감당 못할 강적이 쳐들어왔을 경우를 대비한 안배가 없을 것같은가?] 쾅! 말하며 자신이 밟고 있던 바닥을 강하게 밟는다. 돌판을 깔아놓은 바닥이 박살나며 천불투의 발이 바닥에 푹 들어가고. 직후

콰직! 쾅! 갑자기 바닥에서 강력한 강철 덫이 두 개 튀어나와 귀면지존의 양쪽 발을 물어버린다. 물론 귀면지존의 다리는 그 덫에 물렸어도 상처가 나지 않는다

귀면지존; [덫이라...] 피식 웃는다. 진동하는 오른손은 여전히 천불투를 향한 채

귀면지존; [본좌가 누군지 안다면서 이런 장난감이 통할 거라 생각했다면 매우 섭섭하군.] 콰득! 발 하나를 쳐들자 덫이 바닥에서 딸려 나온다. 덫의 아랫 부분은 굵은 쇠사슬로 연결되어 있다.

천불투; [물론 그 덫으로 네놈을 어쩔 생각은 하지도 않았다.] 슥! 손에 들고 있던 원숭이 조각을 앞으로 내밀고

징! 원숭이 조각을 얹어놓은 천불투의 손바닥이 빛을 발하고

천불투; [다만 네놈의 주의를 끌 수는 있었다.] 번쩍! 원숭이 조각의 눈에서 갑자기 강한 빛이 폭발하고

귀면지존; [헉!] 쩡! 엄청난 조명에 밝혀진 모습이 되어 팔로 얼굴 가리며 휘청하고. 천불투를 겨누던 팔로도 얼굴 가리고. 귀면지존의 주변을 강한 써치라이트가 비춘 것같다. 동시에

우두둑! 천불투의 몸이 절맥혈장에서 벗어나 원래대로 돌아가고.

천불투; (절맥혈장의 착혈지력(窄血之力)이 사라졌다!) 팟! 눈 부릅 뜨며 뒤로 휙 날아오르고

천불투; (귀면지존 정도의 고수라면 시력을 잃는 것은 찰나지간일 것이다.) (놈이 다시 시력을 회복하기 전에 여길 빠져나가야한다!) 쐐액! 엄청난 속도로 날아오르고. 하지만 그 직후

꽝! 허공에서 벼락이 내리쳐서 천불투의 몸을 때린다. 창처럼 생긴 벼락에 궤뚫리며 허공에 뜬 채 휘청하는 천불투의 몸. 고개를 젖힌 채

천불투; [끄윽...] 푸시시! 지지지! 온몸이 새카맣게 타서 연기와 벼락에 덮인 채 휘청하고

온고당 내부 마당에 서서 왼팔로 눈 부위를 가린 채 휘청이는 귀면지존이 오른손을 쳐들고 있다. 그자의 활짝 편 오른손이 벼락에 덮여있고. 다음 순간

퍼억! 다시 우물 옆의 바닥으로 쳐박히는 천불투

귀면지존; [죽... 죽일 늙은이...] 눈을 억지로 뜨며 이를 갈고

[끄윽...] 푸시시! 지지직! 새카맣게 탄 천불투가 우물 옆에 쓰러져 벌벌 떨고 있다. 온몸이 탔고 가슴에는 구멍까지 났다. 연기와 벼락이 그런 천불투의 몸을 덮고 있다. 아직 숨이 끊어지지는 않았고

귀면지존; [감히 잔 수작을 부려?] [방금 전의 그 뇌격(雷擊)에 즉사하지 못한 걸 후회하게 해주겠다.] 콰득! 이를 갈며 비틀 비틀 천불투에게 걸어간다. 양쪽 발목을 물고 있는 덫을 끌면서. 그러자

천불투; [가까이...] 츠츠츠! 연기에 덮인 채 중얼거리고

귀면지존; [뭐라고?] 노려보며 천불투에게 다가서는데

천불투; [가까이... 와라!] 웃으며 오른손을 쳐들고. 그 손에는 여전히 원숭이 조각이 들려있는데

천불투; [그래야 함께 지옥으로 가게 될 테니...] 웃으며 원숭이 조각을 쳐드는데 시커멓게 탄 손이 부들 부들 떨린다

귀면지존; [함께 지옥으로 간다?]

귀면지존; [무슨 개소리를...] + [!] 말하다가 눈 부릅

툭! 들고 있던 원숭이 조각을 사력을 다해 우물로 던지는 천불투.

풍덩! 원숭이 조각이 우물에 빠지고

슈우! 우물 아래로 갈아앉는 원숭이 조각. 헌데

우물 바닥에는 푸른색의 끈적이는 앙금같은 것이 두껍게 깔려있다.

푹! 그 푸른색의 앙금에 반쯤 파묻히는 원숭이 조각. 순간

쩍! 그 푸른색의 앙금이 강한 빛을 뿜어낸다

귀면지존; [이번에는 또 무슨 수작을 부릴 생각인지 모르지만...] + [!] 천불투를 내려다보며 말하다가 눈 부릅

쩡! 귀면지존이 돌아보는 우물물이 갑자기 아주 밟게 빛나고

귀면지존; (저 우물에서 아주 강렬한 열기가 감지된다!) 주춤! 놀라며 물러설 때. 그 직후

화악! 엄청난 규모의 시퍼런 불꽃이 우물에서 튀어나와 온고당 내부 전체를 뒤덮는다.

귀면지존; [헉!] 화악! 시퍼런 불길에 온몸이 뒤덮이며 비명.

 

#156>

멀리 금릉 성이 보이는 강변.

갈대 무성한 그 강변 위를 날아오는 청풍. 바지는 전에 입던 바지지만 상체에는 승복같은 옷을 입고 있는데 표정이 심각하다

<도련님! 죄송해요 도련님!> 자신의 발치에 무릎 꿇은 채 두손으로 자신의 바지를 부여잡고 울부짖던 환설의 모습이 청풍의 뇌리에 떠오른다.

이하 회상

 

환설; [제가... 천녀가 무능해서 도련님을 지켜드리지 못했사옵니다.] [천지신명의 보우하심으로 이토록 늠름하게 장성하신 것을 뵈었으니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사옵니다.] 청풍의 다리를 끌어안고 몸부림치며 우는 환설. 당황한 청풍. 객사 안쪽인데 주변에는 진상파, 금정신니, 진의원등이 둘러서 보고 있다. 열린 문 밖으로 당황하는 신소심과 황건신장이 보인다. 당아연은 금정신니의 품에 안겨서 환설에게 눈을 흘긴다.

환설; [도련님의 부친은 사자천존이시며 어머니는 영락제의 이복누이인 영청공주(永淸公主)님으로 존함이 주혜금(朱慧錦)이시옵니다.] 올려다보며 울고

환설; [영청공주님의 몸종이었던 천녀는 공주님께서 사자천존님께 하가(下嫁)하실 때 함께 황실을 나왔었사옵니다.]

화상 끝

 

<빨리... 한시라도 빨리 도련님이 무사하신 것을 사자천존님과 공주님께 알려드려야하옵니다. 십팔년의 세월을 도련님 걱정으로 편히 쉬신 적이 없으시니...> 환설의 말을 떠올리며 강변을 날아가는 청풍.

청풍; (내 겨드랑이에 초씨가문의 유전이라는 사자 머리 모양의 반점 사자운문(獅子雲紋)이 있는 것도 알고 있었고...)

청풍; (모든 정황이 내가 사자천존의 아들 초무궁임을 가리키고 있다.)

청풍; (특히 진의원은 내가 태어날 때 받아낸 인물이라 내 신체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었다.)

청풍; (내가 아무리 심하게 다쳐도 금방 치유되는 것이 태어난 직후 아버지와 진의원이 힘을 합쳐 시술해준 호천불훼대법(護天不毁大法) 덕분이라는 말도 설득력이 있고...)

청풍;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귀면지존에게 납치당했다고 알려진 내가 엉뚱하게 배신자인 장세명의 아들로 자랐다는 사실이다.)

청풍; (어머니는 나를 당신 소생이라 철석같이 믿고 계시고...) (결국 이 모든 비밀의 열쇠는 할아버지가 쥐고 계실 것이다.)

청풍; (빨리 해하촌으로 돌아가서 할아버지에게...) + [!] 날아가며 생각하다가 눈 부릅

퍼엉! 멀리서 핵폭발이 일어난 것같은 버섯구름이 치솟고 있다. 금릉성 외곽의 해하촌 쪽이다. 거리는 아직 십리 정도 남았다.

청풍; (저... 저건...) 눈 부릅

청풍; (해하촌에서 엄청난 폭발이 일어났다!) + [!] 날아가며 생각하다가 깨닫고

<청린마화(靑燐魔火)는 같은 무게의 화약보다 열배 더 강한 열기와 화염을 만들어낸다.> 천불투의 말이 떠오르는 청풍.

이하 회상

 

천불투; [이 우물 바닥에 고여있는 청린마화는 가공할 폭발력에 비해 매우 안정적인 성질을 지녔다.] 밤에 청풍과 함께 우물가에 서서 우물을 들여다보면서 말하는 천불투

천불투; [하지만 청린마화에 초석(硝石;질산염, 화약의 재료인 염초)이 닿으면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켜서 모든 것을 태우고 녹여버린다.] 원숭이 조각상을 들어 보이면서

천불투; [할애비가 늘 곁에 두고 있는 원숭이 조각들은 초석을 굳혀서 만든 것들이니 실수로라도 우물물에 닿게 하면 안된다.] 원숭이 조각을 청풍의 얼굴 앞으로 내밀어 보여주면서

회상 끝

 

청풍; (해하촌에서 저렇게 엄청난 폭발을 일으킬 수 있는 건 청린마화뿐이다. 그렇다는 건...) 멀리 보이는 연기 기둥을 보며 날아가고. 핵폭탄이 터진 듯이 치솟은 버섯 구름의 모습이 뚜렷하게 보이고

청풍; (집에 무슨 일인가 벌어졌다.) 쐐액! 이를 악물고 날아가고

<제발... 제발 내 예상이 빗나가길 바랄 뿐이다.> 쐐액! 해하촌 쪽으로 미사일처럼 날아가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헌데

 

스윽! 슥! 갈대밭에 나타나는 두 여자. 환설과 신소심.

두 여자 앞쪽으로 날아가는 청풍과 청풍의 앞쪽 멀리에서 거대한 버섯구름이 치솟는 것이 보인다

신소심; [언니... 저... 저 구름...] 놀라 앞쪽을 가리키고

환설; [엄청난 양의 화약이 폭발한 것같다.] [문제는 도련님의 반응으로 보아 저곳이 해하촌이란 마을인 게 분명한데...] 심각

환설; [도련님과 관련된 일일 가능성이 크다. 서두르자.] 휘익! 날아가고. + 신소심; [예...] 따라서 날아가고

신소심; (저 색골의 뒤를 눈치 채이지 않게 밟으라는 검후님의 지시를 받고 따라온 건데...) 앞서 날아가는 환설을 따라가며 얼굴이 좀 발개지고

<이런 저런 일로 잘만 엮이면 사자천존님의 며느리가 되는 것도 꿈이 아니야.> 신이 나서 환설과 함께 날아가는 신소심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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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장청풍?] 의자에 앉아 눈 부릅뜨는 진의원. 진의원 뒤에 서있는 금정신니도 놀라서 입을 손으로 가린다. 역시 진의원 뒤에 서있는 진상파는 약간 찡그리고.

청풍; [그렇습니다.] 침대에 상체를 일으킨 자세로 앉아서 말하고.

청풍; [제 이름은 장청풍이고 나이는 열아홉 살입니다.] + (이 사람들... 어째서 내 이름을 알고 있는 건가?) 대답하며 의아

진의원; [좀 더... 좀 더 자세히 말해보게.]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흥분을 억누르며. 금정신니와 진상파도 긴장한 표정으로 보고

청풍; (분명 내 신세에 대해 알고 있다.) + [저는 금릉 교외의 해하촌이란 곳에서 홀어머니와 외조부님을 모시고 살아왔습니다만...]

진의원; [자당(慈堂)의 방명은 온유향이겠지?] [외조부의 존함은 온건렴(溫建廉)일 테고?]

청풍; [어머니가 온씨이고 유자 향자를 함자로 쓰시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외조부님의 함자는 온건렴이 아니라 조(趙)자 구(九)자입니다.] 고개 젓고

진의원; [그랬군. 그럴 수도 있지.] [온유향의 아비 온건렴은 사람들 볼 낮이 없어서 모습을 감추었을 테고...] 끄덕이고

금정신니; [시주 아비의 이름은 모르는가?]

청풍; (아버지에 대해서는 안 좋은 감정을 품고 있는 게 느껴지는군.) + [예!]

청풍; [어머니와 외조부께서는 저의 친가쪽 이야기를 일절 입에 올리지 않으셔서...]

진의원; [당연히 아비가 누군지는 말할 수가 없었겠지.] 역시 냉소하고

청풍; (확실히 뭔가 있다!) + [이제 말씀해주시지요.] 세 사람 돌아보고

청풍; [세분께서는 제가 누군지 어떻게 미리 아시고 계셨던 것입니까?]

진의원; [먼저 십팔 년 전에 벌어졌던 참극에 대해 말해주겠네.]

진의원; [당시 사자천존께서 영도하시던 무림맹은 천강마존이 이끄는 천마련을 궤멸시키기 직전이었으나...]

진의원; [천마련에 대한 최후의 공격을 목전에 두었을 때 사자천존께서 돌연 은퇴를 선언하시고 무림맹을 떠나버리셨네.]

청풍; [그런 일이 있었다는 얘기는 소생도 들었습니다.] 끄덕

진의원; [혹시 사자천존께서 갑작스레 은퇴를 하신 원인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있는가?]

청풍; [이런 저런 풍문은 들었지만 확실하게 아는 바는 없습니다.] 고개 젓고

진의원; [사자천존께서 은퇴를 하실 수밖에 없으셨던 것은 그분의 외아들이 누군가에게 납치되었기 때문이라네.]

청풍; [그런 일이 있었군요.] 놀라고

청풍; [대체 누가 사자천존의 외아들을 납치해서 그분으로 하여금 강제로 은퇴하게 만든 것입니까?]

진상파; [원흉은 그대도 이미 본 적이 있는 인물이에요.] 차갑게 말하고. 순간

[!]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132>의 장면이다.

 

귀면지존; [얼굴도 검기에 못지 않게 빼어나군.] 음험한 표정

진상파; [칭찬으로 듣겠어요.] [그보다 초무궁(楚無窮)은 잘 지내고 있는가요?] 귀면지존을 지긋이 보며 되묻고

회상 끝

 

청풍; [귀면지존!] [귀면지존이 사자천존의 아들을 납치했군요.] 흥분

청풍; [납치당한 사자천존의 아들 이름이 초무궁이었고...] 진상파를 보고

진의원; [원흉은 귀면지존이지만 그자의 하수인이 되어 직접 소맹주님을 납치한 자는 따로 있네.]

청풍; (불길한 예감이...) + [그... 그자가 누구입니까?]

진의원; [무림맹의 총관이던 신행철필 장세명이란 자가 범인이다.]

청풍; (나와 같은 장씨...) + [무림맹의 총관이 맹주인 사자천존의 외아들을 납치했단 말입니까?]

진의원; [나중에 밝혀진 바에 의하면 장세명의 처와 아들이 귀면지존에게 먼저 납치당했었다.]

진의원; [즉, 장세명은 처자식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사자천존님을 배신했던 것이다.]

청풍; [신행철필이란 분의 처자식의 이름이 혹시...] 부들 부들. 초 긴장

진의원; [온유향과 장청풍이다.]

청풍; [!] 눈 부릅! 벼락에 맞는 충격

청풍; (아버지... 아버지가 무림맹을... 아니 천하 무림을 망친 범인이었구나.) (그래서... 그래서 어머니와 외조부님은 아버지에 대해 일절 언급을 하지 않으셨고...) 주먹 불끈 쥐고 부들 부들 떤다. 고개 떨 군 채 이를 악물고

진의원; [사자천존님의 외아들 초무궁 도련님이 실종된 그날 이후로 장세명과 온유향 부부와 그들의 아들인 장청풍도 세상에서 사라졌다.]

진의원; [헌데 장세명의 처인 온유향이 금릉 근처에 몸을 숨긴 채 살아왔구나.]

청풍; [면목... 면목이 없습니다.] 주르르! 눈물 흘리고. 이를 악물고 주먹 불끈

청풍; [부모님들이 무림맹에 진 빚은 제가 분골쇄신해서라도 반드시 갚겠습니다.]

진상파; [자식 된 도리로 부모의 죄를 갚겠다는 그 각오는 가상해요.] 차갑게 말하고

진상파; [하지만 당신은 그럴 필요가 전혀 없어요.]

청풍; [위로삼아 하는 말이라면 거두시오.] [부모가 지은 죄를 자식이 갚지 않으면 누가 갚는단 말이오?] 좀 화가 나서 진상파를 올려다보며 쏘아붙이는데

진의원; [상파의 말이 맞다. 그대는 빚을 갚을 이유가 없고 갚아야할 빚도 없다.]

진의원; [오히려 수다한 사람들로부터 감사와 환호를 받아야 마땅하다.]

청풍; [무슨 말씀이신지 저는 도무지...] 어리둥절

진의원; [왜냐하면...] [그대가 바로 납치당한 것으로 알려진 사자천존님의 외아들, 초무궁 도련님이기 때문이네.] 포권하며 말하고. 금정신니도 고개 조금 숙이고.

<내... 내가 사자천존의 아들이라고?> 눈 부릅 경악하는 청풍.

 

#151>

<-자금성(紫金城)> 낮. 자금성을 외부에서 본 모습. 자금성 정문으로 통하는 드넓은 길에 일반인들의 종적이 없다. 중무장한 관병과 군사들이 도처에 도열해있고.

그 길의 골목에 사람들이 숨어서 보고 있다. 길에서 보이는 골목 입구쪽의 사람들은 무릎을 꿇고 있고

가게에서는 주인들이 가게 안에서 공손한 자세로 보고 있고

둥! 둥! 북 소리가 들리고

길 저편에서 수백필로 이루어진 기마대 온다. 중무장한 군사들로 이루어진 기마대인데 선두에는 건장한 군사들이 북을 치고 나팔을 불면서 걸어온다. 깃발을 든 군사들이 그 뒤를 따른다. <朱> <明> <皇孫>등의 글이 적힌 깃발들이다.

이윽고 다가오는 기마대. 기마대 중간에 건장한 백마를 탄 갑옷 입은 청년. 황태손, 즉 영락제의 손자인 주첨기다. 주첨기 캐릭터는 <건곤일척 자료집 제23, 제26페이지>에 나옴. 주첨기의 뒤에는 풍채가 좋은 노인이 육중해 보이는 팔각형의 강철 지팡이를 든 채 말을 타고 따라온다. 금의위 통령인 동방여명이다. <아랑힐월>등 다른 작품에 나오는 동방여명 캐릭터와 동일 캐릭터. 한왕을 능가하는 고수

골목길에 숨어서 보는 사내들. 장사치로 보이고. 골목에는 사람들이 많이 피해있다.

사내1; [저분이 바로 황태손(皇太孫)이시구먼.] 골목에 숨어서 골목 앞을 지나가는 주첨기를 보고

사내2; [다음 달에 있을 영락폐하의 제오차(第五次) 몽고 원정을 수행하기 전에 황태자부처께 인사를 드리러 온 모양이야.]

<갑주(甲冑)로 무장한 차림이신 건 그 때문일 테고...> 갑옷 입고 말을 탄 채 지나가는 주첨기의 모습을 배경으로 사내2의 말

사내1; [혹시 있을지 모를 암살 시도에 대한 대비로 갑옷을 걸친 것일 수도 있어.]

사내2; [그렇긴 하네만... 하여간 황태자께서 병약하신 탓에 황태손이 고생하시는구만.] [꼬박 꼬박 영락폐하의 원정에도 수행을 해야 하니...]

사내1; [고생이랄 게 뭐 있겠나? 덕분에 차차대(次次代) 천자의 자리가 보장되어있는데...]

사내2; [그래도 황실에서 태어나 하루도 편할 날 없이 동분서주해야하는 신세가 그리 부럽진 않네.]

사내1; [적당히 부유한 가문에서 태어나 환락을 즐기며 사는 인생이 최고일 수도 있지.] 동의하고

 

#152>

둥둥! 뿌우! 뿌우! 북소리 피리소리와 함께 자금성으로 들어가는 주첨기와 동방여명 일행의 모습. 자금성의 문은 활짝 열려있고 관병들이 포권하고 고개 숙이며 예의를 표한다.

자금성 내부. 역시 중앙의 통로 좌우에 관병들이 일렬로 서서 주첨기 일행을 맞이한다. 헌데

자금 성 내의 높은 건물. 5층 쯤 되는 건물인데

건물 맨 위층 창가에서 내려다보는 인물이 있다. 위진천. 약간 안쪽에 서서 내려다보고 있어서 밖에서는 잘 안보인다.

위진천; [드디어 도착했군.] 웃으며 내려다보고

<황태손 주첨기(朱瞻基)! 나 위진천이 그대를 보기 위해 천리가 넘는 길을 달려왔으니 영광으로 알아야할 게요.> 동방여명을 거느리고 자금성 정문 안으로 들어오는 주첨기의 모습 배경으로 위진천의 생각. 그리고

[어떠냐?] 위진천 뒤에서 들리는 음성

위태무; [주첨기의 모습에서 전과 달라진 점은 발견되지 않았느냐?] 위진천 뒤에 놓인 의자에 앉아서 말하는 위태무

위진천; [주첨기를 마지막으로 본 게 일 년 전이지만...] 창밖을 살피면서

<그때의 모습과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주첨기의 모습 배경으로 위진천의 말

위진천; [주첨기도 어느덧 이십대 중반에 접어든 탓에 더 이상은 외모에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것같습니다.]

위태무; [용모가 고정된 대상이라면 역용(易容)했을 경우 탄로 날 위험도 줄어들겠지.] 끄덕이고

위진천; [역용을 수없이 반복해온 때문에 이제는 주첨기의 얼굴이 제 얼굴인 듯이 느껴질 지경입니다.] 두 손으로 얼굴을 주무르고

위태무; [그건 바람직한 현상이로구나.] 웃고

위진천; [이게 가장 최근에 보정(補整)한 역용의 결과물입니다.] 돌아서고

주첨기(위진천); [아버지께서 보시고 평가를 해주시를 청합니다.] 쿵! 돌아서는 위진천의 얼굴이 주첨기로 변해있다. 갑옷을 걸친 진짜 주첨기에 비해 위진천이 위장한 주첨기는 평상복을 입고 있는 게 차이. 이하 주첨기(위진천)으로 표기

위태무; [완벽하구나.] 눈을 좀 가늘게 뜨고

위태무; [그 정도면 황태자비 장씨라도 널 제 몸으로 낳은 친아들이라 확신할 게다.]

주첨기(위진천); [용모뿐만 아니라 주첨기의 습관과 버릇도 철저하게 숙지하고 있습니다.] 자기 얼굴 만지면서

위태무; [작은 버릇이라도 놓치면 네가 가짜라는 게 들통 날 수 있으니 똑같이 모방하는 데 만전을 기울여야만 한다.] 끄덕

주첨기(위진천); [아버지가 주첨기 측근에 심어놓은 환관과 궁녀들을 통해서 주첨기의 언행을 지속적으로 보고받고 교정해오고 있습니다.]

위태무; [네가 주첨기로 위장하여 영락제의 대를 잇게 되면 천하를 지배하려는 우리 위씨가문의 오랜 숙원이 이루어지게 된다.]

위태무; [이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으니 주첨기로 위장하는 데 모든 정력을 기울이도록 해라.]

주첨기(위진천); [각골명심하겠습니다 아버지!] 포권하고

위태무; [미래의 천자인 황태손 주첨기에게 아버지라 불리는 것같아 기분이 묘하구나.] 웃고

주첨기; [소자가 무사히 제위에 오르면 아버지께서 하늘 아래 모든 인간들의 목숨을 좌우하게 해드리겠습니다.] 포권하고

위태무; [천하만민(天下萬民)의 생살여탈권(生殺與奪權)이라...] [말만 들어도 가슴이 벅차오르는구나.] 웃고. 그때

<죄송합니다 주군!> 누군가의 말이 들리고

위태무; [무슨 일이기에 산통을 깨는 것이냐 백일몽(白日夢)?] 누군가에게 말하고. 주첨기(위태무)도 흘깃 천장쪽을 돌아보며 얼굴을 손으로 만지고.

<위가대원의 타노가 보낸 급보(急報)가 도착했사옵니다.> 이어지는 말

위태무; [타노가 급보를 보냈다?] 찡그리고. 얼굴을 만져서 원래 얼굴로 돌아온 위진천도 흠칫

<천마총의 장보도를 훔쳐간 범인의 인적사항을 확보했다는 보고입니다.> 다시 들리는 음성. + [!] [!] 놀라고 흥분하는 위태무, 위진천 부자의 얼굴

 

#153>

금정신니 일행이 머무는 암자. 황건신장과 신소심이 객사를 경비하고 있고.

신소심; (무슨 얘기를 하는데 저렇게 보안을 철저하게 하고 있지?) 눈을 흘기며 객사쪽을 곁눈질하고

신소심; (사부님과 맹주중 한명이 단음강기(斷音罡氣)를 쳐놓고 있는 탓에 방안에서 나누는 이야기들을 전혀 엿들을 수가 없어.)

신소심; (그 색골에게 나나 황건사형조차 들으면 안되는 비밀이 있는 거야 뭐야?) 샐쭉거리고

그런 신소심을 보며 쓴웃음을 짓는 황건신장. 그때

환설; [다녀왔어요.] 휘익! 허공에서 날아 내리는 환설. 돌아보는 신소심과 황건신장

환설; [주변 삼십 리 일대에 의심 가는 정황이나 인간은 발견되지 않았어요.] 스윽! 깃털처럼 가볍게 내려서고

황건신장; [수고했네 사매.] 끄덕이고. + 신소심; [오셨어요?] 마지못해 인사하고

환설; [아직 치료가 끝나지 않은 건가요?] 방문 닫힌 객사를 보며 황건신장에게 묻고

황건신장; [그럴 리가 있느냐? 진노사는 천하를 통틀어도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명의신데...]

황건신장; [환자는 지난밤부터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지만 진노사께서 금침(金針)으로 시술하신 덕분에 곧 깨어났다.]

환설; [일찌감치 깨어났으면 어째서 아직까지 방안에 틀어박혀 있는 건가요?]

황건신장; [진노사께서 그 환자와 긴히 하실 말씀이 있는 것같다.]

환설; (방안에 단음강기의 벽이 쳐져 있다.) 찡그리고

환설; (대체 무슨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하는 중이기에 단음강기까지 쳐놓고 있는 것일까?) 생각할 때

덜컹! 갑자기 방문이 열린다. 청풍이 있는 방문이 아니라 당아연이 있는 방의 문이다. 돌아보는 황건신장과 두 여자

당아연; [어디... 어디 갔어요?] 백치같은 표정으로 문 열고 나오며 두리번. 겁에 질린 어린 계집아이같다. 몸에 얇은 잠옷만 걸치고 있어서 가슴 골이 보이고 미끈한 아랫도리도 드러나 있다. 발은 맨발이고

황건신장; [어험...] 당황하여 고개 돌리고

신소심; [당소저!] 급히 다가가고

신소심; (섭혼술에서 깨어난 건가?) + [정신이 드셨군요. 불편하신 데는 없나요?] 다가가며 묻지만

당아연; [여긴... 여긴 없어.] 울먹이며 두리번

신소심; [없다니요? 무어가 없다는 건가요?] 몸으로 당아연을 황건신장의 시선쪽에서 가려주며 묻고. 당아연의 팔을 잡으며

당아연; [그 사람... 그 사람 없어! 아연이만 두고 어딜 간 거야?] 울먹울먹

신소심; (정신은 차렸지만 상태가 좀 이상하다. 마치 어린 아이가 된 것처럼...) + [누굴 찾으시는 건지 말해보세요?]

당아연; [남자... 오빠... 아연이를 좋아하는...] 두리번 울먹이며 두서없이 말하고

당아연; (이 계집, 자길 유린한 색마살귀에게 호감을 품고 있는 모양이다.) 생각하며 찡그리고

환설; <저 계집아이가 팔비나타 당천성의 딸인가요?> 당아연을 보며 전음으로 황건신장에게 묻고

황건신장; <색마살귀에게 유린당하는 과정에서 섭혼술에도 당했다고 하는데... 그 후유증으로 백치가 된 것같다.> 끄덕이며 역시 전음으로 말하고. 그때

당아연; [오빠!] 갑자기 고개 홱 돌리며 청풍이 있는 방을 돌아보고. 신소심이 흠칫! 할 때

당아연; [오빠! 오빠!] 신소심의 팔을 뿌리치며 청풍이 있는 방문으로 달려간다. 신소심 당황. 황건신장과 환설도 흠칫! 할 때

당아연; [오빠는 이 방에 있어!] 덜컹! 다짜고짜 방문을 확 열고.

방안에서 돌아보는 사람들. 청풍은 이제 침대에 걸터앉아있고. 그 앞에 놓인 의자에 진의원이 마주 앉아있으며 금정신니와 진상파가 진의원 뒤에 서있다가 돌아본다. 네 사람 전부 돌아보는 모습임

당아연; [오빠!] 외치며 뛰어들고

금정신니; [아연이가 깨어났구먼.] 돌아서며 맞이하려는데

당아연; [오빠! 오빠!] 와락! 그대로 지나쳐서 청풍에게 몸을 던지듯 안기고. 당황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두 팔로 당아연을 끌어안는 청풍. 진의원은 찡그리고 진상파는 무표정.

당아연; [오빠 미워! 아연이만 두고... 다신 어디 가지마!] 청풍의 무릎에 걸터앉는 자세로 청풍의 목을 두팔로 끌어안고 몸을 비벼대며 응석을 부리고. + 청풍; [소... 소저...] 당아연의 육탄공세에 쩔쩔 매고

금정신니; [그 아이는 사천당문의 여식이라오.] 진의원에게 말하고

진의원; [악독한 섭혼술에 당한 후유증으로 지능이 퇴화되었구려.] 찡그리며 당아연을 보고

진상파; (당아연이 섭혼술에서 깨어나 처음 본 사내가 사제(師弟)였다. 그래서 자신의 몸을 유린한 상대를 사제로 믿게 되었을 것이다.) 한숨 쉬고

신소심; [대충 어떤 상황인지 짐작은 가지만...] 문 밖에서 방안을 보며 난감

신소심; [저 색골이 얼토당토않은 덤터기를 쓰게 된 것같네요.] + [!] 말하다가 흠칫! 하며 옆을 보고. 옆에 서있는 환설의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다.

환설; [으으으...] 넋이 나간 표정으로 벌벌 떨며 방안을 본다. 옆에서 신소심과 황건신장이 놀라 돌아보고

신소심; (이 콧대 높고 쌀쌀 맞은 여자가 왜 이러지? 마치 귀신이라도 본 표정이잖아.) 당혹할 때

환설; (저... 저 사내...) 벌벌

<맹... 맹주님의 젊은 시절을 빼닮았다. 그렇다는 건...> 방안에서 당아연을 무릎 위에 앉힌 자세로 침대에 걸터앉아 당황하는 청풍의 얼굴 배경으로 환설의 생각 나레이션

환설; (도... 도련님?) 다리가 풀려서 휘청! 하고

신소심; [언니!] 놀라서 부축하려 할 때

털썩! 바닥에 주저앉는 환설. 넋이 나간 표정이고 눈에서 눈물이 쏟아지려 한다.

방안에서 돌아보는 진상파

환설; (어떻게... 어떻게 이런 일이... 귀면지존에게 포로로 잡혀 있어야할 도련님이 느닷없이 눈앞에 나타나다니...) 주저앉아 주르르! 눈물 흘리는 환설. 그 옆에는 신소심과 황건신장이 당황한 표정으로 서있고

진상파; (태어날 때부터 무궁사제를 보살펴온 환설언니까지 저런 반응을 보인다는 건...) 고개 조금 돌려 방문 밖의 환설을 보며 생각하고

<이 사람은 의심의 여지도 없이 사부님의 외아들 무궁사제로구나.> 당아연을 무릎에 앉힌 채 난감한 표정으로 웃고 있는 청풍을 배경으로 진상파의 생각. 당아연은 청풍의 목에 두 팔을 건 채로 얼굴을 청풍의 어깨와 목에 부벼대고 있다. 홍활한 표정으로

 

#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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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

황건신장이 보고 있는 그 방안의 상황. 진의원이 진상파의 안내를 받아 청풍이 누워있는 침대로 가고 있고. 그 뒤에서 금정신니가 문을 닫는다

진의원; [이자가 네가 편지에서 거론한 그자냐?] 침대로 다가가며 들고 온 가방을 침대 옆의 의자에 얹어놓고

진상파; [예, 그 사람은 혈왕의 절맥혈장에 당했지만...] 청풍을 내려다보는 진의원에게 다가가고

[!] 눈 부릅뜨는 진의원

진상파; [한왕이 내놓은 십양대력보 덕분에 내상의 진행이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어요.] 진의원과 함께 청풍을 내려다보고. 진의원은 청풍을 내려다보며 부들부들 떨고 있지만 진상파는 아직 눈치 채지 못하고

진상파; [저의 어설픈 의술로는 어찌 할 바를 몰라서 아버님을 모셔온...] + [!] 말하다가 흠칫! 하며 진의원을 보는 진상파

진의원이 눈을 치뜬 채 청풍을 내려다보며 부들 부들 떨고 있다

두 사람 뒤쪽의 금정신니도 무언가 알아차리고 흠칫! 하고

진상파; (아버님이 왜...) (뼛속까지 의원인 탓에 감정을 결코 밖으로 드러내시는 분이 아니신데...) 놀라지만 침묵하며 진의원의 말을 기다리고

<맹... 맹주님?> 누워서 신음하고 있는 청풍의 얼굴 배경으로 사자천존의 얼굴이 떠오르는 진의원

진의원; (설마... 설마...) 떨리는 손으로 청풍이 걸치고 있는 가운을 옆으로 펼친다

드러나는 청풍의 가슴. 가슴 부분에 새빨간 손바닥 자욱이 남아있는데 이제 도드라지지 않고 흐릿한 손바닥 자욱뿐이다.

옷을 더 젖히며 왼쪽 겨드랑이 아래를 보는 진의원

드러나는 청풍의 왼쪽 겨드랑이 아래에 울부짖는 사자의 얼굴 형상인데 전체적으로 구름의 모습을 한 얼룩이 있다.

진의원; (사... 사자운문(獅子雲紋)!) 숨이 턱 막히는 표정이 되고

진상파; (겨드랑이에 사자머리 형상의 반점이 있었구나.) 놀랄 때

털썩!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는 진의원. 깜짝 놀라는 진상파와 금정신니

[아버님!] + [진시주!] 급히 좌우에서 진의원을 부축하려는 두 여자. 하지만

진의원; [아니... 아니 괜잖소. 괜잖아.] 고개 젓고 손을 들어 두 여자의 부축을 거절하고

어쩔 수 없이 손을 떼며 물러서는 두 여자

진의원; (천지신명이시여.) 주름살로 덮인 눈에 눈물 글썽이며 청풍을 보고

진의원; (악적의 수중에 있을 것으로 믿어온 저 아이를 느닷없이 나타나게 하기도 하고...)

<하늘의 이치와 안배는 미천한 인간이 짐작할 수도 없구나.> 방안의 광경 모습으로 진의원의 생각 나레이션

 

#146>

<-첩혈당> 오전. 장례식이 진행중이다. 조폭 두목의 장례식 분위기. 첩혈당 입구 좌우로 수많은 조화들이 늘어서 있고. 첩혈당의 어깨들이 입구에 도열하여 손님들을 맞고 있다. 조폭 분위기의 사내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첩혈당에 들어가고 있고

상청이 차려진 대청. 조폭들이 줄 지어 안으로 들어간다

대청 내부. 제사상이 차려져 있고 제상 앞에는 향로가 놓여있고 제사상에는 몇가지 제물과 함께 두 개의 굵은 촛불이 좌우에 밝혀져 있고 중앙에는 <李公神位>라는 글이 적힌 커다란 위패가 세워져 있다. 제사상 우측에는 중들이 여러명 앉아서 목탁을 치면서 염불을 외운다. 그 건너편에는 정칠이 팔대사두에 속한 노인들과 함께 서서 조문객들을 받는다. 신귀파와 모야차는 없다. 대청으로 들어온 조폭들이 줄 지어 제사상에 향을 올리고 합장하며 명복을 빌고

조문한 다음 정칠에게 인사하는 조폭들. 마주 인사하는 정칠. 그러다가

노인들 중 한명이 정칠의 옆구리를 툭 치며 입구쪽을 본다.

정칠이 보니 입구쪽 문 밖 구석에 모야차가 서서 정칠을 보며 고개 짓을 해서 나오라는 시늉하고

정칠; (무슨 일이 생겼군.) 생각할 때

[조문객은 우리가 받을 테니 나갔다 오게나.] 정칠의 옆구리를 찔렀던 노인이 귀엣말로 말하고

정칠; [부탁드리겠습니다 형님.] 고개 좀 숙이고

서둘러 입구로 가는 정칠

모야차가 뒤를 돌아보면서 건물 뒷곁으로 간다. 따라가는 정칠. 지나가던 첩혈당 어깨들은 인사하고

외진 곳에 멈춰서는 모야차.

정칠; [무슨 일입니까?] 다가가고

모야차; [별일이 아닐 수도 있는데...] 찡그리고

모야차; [당숙경이 첩혈당을 빠져나갔다.]

정칠; [주모가 남편과 아들의 장례도 치루지 않고 집을 나갔다면...] 눈 번뜩

모야차; [무슨 일을 꾸미는 게 분명하니 대비를 해야할 게다.] [특히...]

모야차; [포칠낭이 당숙경과 동행한 게 마음에 걸린다.]

정칠; [두 여자가 어디로 갔는지는 확인이 되었습니까?]

모야차; [눈치 빠른 놈들을 딸려 보냈으니 곧 행선지가 어딘지 밝혀질 테지만...]

모야차; [더 이상 잃을 게 없는 당가년이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각오와 준비를 단단히 해둬야 할 것같다.] 심각한 표정으로 말하고. 고개 끄덕이는 정칠

 

#147>

<-위가대원> 여전히 오전. 위가 대원 입구에 마차와 말들이 많이 서있다. 손님들이 온 모습이고 대문은 열려있다. 무사들이 경비를 서고 있고. 마차를 몰고온 마부들이 말들을 보살피고 있다.

위가대원의 내부의 대청, 대청 입구에는 무사 한명이 입구에 서성이고 있다.

타노; [나눠드린 용모파기가 이번 사건의 범인이오.] 서서 사람들에게 말하고. 대청 내부에 수십명의 사람들이 앉아서 그림을 한 장씩 들고 보고 있다. 그림에는 코 밑에 수염을 붙인 청풍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그림을 보고 있는 자들은 조폭들같은 인상인데 그중에는 신귀파도 섞여있다.

타노; [놈은 감히 상시태감님의 가보(家寶)를 훔쳐갔소.] [이는 황실을 우롱한 것이나 다름없는 대역무도한 짓이니 반드시 잡아서 죄가를 치루게 해야만 하오.]

신귀파; (이 용모파기의 젊은 놈...) 그림을 보고

신귀파; (어쩐지 눈에 익다. 전에 어디서 보았더라?) 찡그리며 갸웃

타노; [관부에서도 대대적인 수색을 벌이고 있는 중이오만...] [아무래도 금릉의 토박이인 여러분들께서 힘을 써주셔야 성과가 있을 듯하여 도움을 청하게 되었소이다.] 포권하고. 그러자

[다른 일도 아니고 상시태감님의 집안일인데 당연히 저희들이 힘을 써드려야지요.] [금릉에 사는 인간들치고 우리들의 이목을 벗어날 수 있는 놈은 없소이다.] [하루 안에 좋은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을 것이외다.] 사람들 일어나 마주 포권하고.

타노; [기대하겠소이다.]

타노; [이번 일만 잘 해결되면 상시태감께서 여러분들께 섭섭지 않은 보답을 하실 것이외다.] 포권하고

 

#148>

잠시 후. 사람들과 함께 대청을 나오는 타노. 타노에게 굽신거리며 대청을 떠나는 사람들. 무사는 좀 떨어진 곳에서 그런 타노를 보고 있다.

타노; [어려운 걸음 해주셔서 고맙소이다.] 신귀파와 인사하는 타노

신귀파; [원래는 용두께서 상시태감님의 호출에 응해야했지만 지난밤에 급사(急死)하시는 바람에 이 늙은이가 참석하는 결례를 저질렀습니다.] 굽신거리고

타노; [저런...] 놀라는 척

타노; [첩혈당의 당주께서는 아직 한창 나이이실 텐데 어쩌다 귀천(歸天)하시게 되었소이까?]

신귀파; [사람 목숨이라는 게 어디 뜻하고 원하는 대로 되겠습니까?] [염라차사(閻羅差使;저승사자)가 찾아오면 따라갈 밖에요.]

타노; [맞는 말씀이외다. 상시태감님을 대신해서 고인의 명복을 빌어드리겠습니다.] 포권하고

신귀파; [유족에게 사려 깊으신 말씀 그대로 전해드리지요.] 마주 포권하고

떠나는 신귀파. 그걸 대청 입구에서 보는 타노

타노; (이세창이 급사했다?)

타노; (천마총 장보도를 도둑맞은 일 때문에 경황이 없어서 첩혈당에서 사단이 난 걸 보고 받지 못했군.)

타노; (이세창이 죽어버리는 바람에 그자의 아들놈이 손영롱을 건드린 걸 추궁할 대상이 없어져 버렸구나.) 생각하고. 그 사이에 손님들은 대부분 대청 앞을 떠났고

 

신귀파; (한숨 돌렸다.) 걸어가면서 뒤쪽의 타노를 곁눈질하고

신귀파; (보옥이 놈이 손태부의 딸년을 건드린 걸 알면서도 도둑 잡는 일에 우리 첩혈당도 호출했다.) (그렇다는 건 관부가 보옥이 놈이 저지른 짓을 불문에 붙이겠다는 뜻...)

신귀파; (관부가 우리 첩혈당을 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은 접어둬도 되겠지.) 손을 소매 속에 넣고

신귀파; (그래도 점수를 따놓아야 안심할 수 있다.) 다시 꺼내는 신귀파의 손에는 접은 종이가 들려져 있다. 위가대원에서 작성한 청풍의 용모파기

신귀파; (용두의 죽음으로 어수선하지만 가능한 이 도둑 놈은 우리 첩혈당이 잡아야만 하는 이유...) + [!] 종이를 펴보다가 눈 치뜨며 움찔

신귀파; (이놈을 어디서 봤는지 기억났다.) 숨을 멈추고

신귀파; (바로 보옥이 놈을 고자로 만든 정칠의 고향친구... 장청풍이란 놈이다.) 종이를 든 손이 바르르 떨리고

신귀파; (안 좋아! 좋지 않아!) 곁눈질로 타노를 보며 식은땀

신귀파; (우리 첩혈당의 새로운 용두가 될 정칠이의 친구가 상시태감의 가보를 훔친 범인이라는 게 밝혀지면...) 침 꿀꺽

신귀파; (우리 첩혈당은 관부의 탄압을 받고 소멸될지도 모른다.)

신귀파; (빨리 돌아가서 정칠이와 대책을 강구해야만 한다.) 서둘러 위가대원의 정문쪽으로 가고

 

타노; [...!] 무언가 생각하며 신귀파의 뒷모습을 보고.

타노; (저 노파, 갑자기 동요하는 것이 느껴진다.)

타노; (도둑놈의 용모파기를 다시 보다가 놀란 것같은데...) (그놈에 대해서 뭔가 생각난 게 있는 것인가?)

타노; (한번 뒤를 캐봐야겠군.) 생각할 때

무사; [저...] 쭈뼛쭈뼛 다가오며 눈치 보고

타노; [보고해.] 시선은 신귀파를 향한 채 무사에게 말하고

무사; [일각 전쯤에 여자 손님이 마님을 찾아왔습니다.] 눈치 보며 말하고

타노; [별일이로군. 마님에게 손님이 찾아오다니...] 찡그리며 여전히 신귀파를 보고

무사; [젊었을 적 친구라고 하는데...] [내원에 연락했더니 마님과 아는 사이라고 확인을 해주셨습니다.]

타노; [젊었을 적 친구?] 움찔! 하며 무사를 돌아보고

무사; [예!] [본가에 발을 들여놓으려면 집사님의 허락을 받아야 하니 기다리라 했지만...]

무사; [집사님은 흑사회 인간들을 상대하시는 중이셨던 데다가 그 손님이 워낙 막무가내라 들여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타노; [이거 참...] 한심하다는 듯 고개 설레 젓고

무사; [속... 속하가 뭔가 실수라도 했는지요?] 눈치 보고

타노; [넌 마님이 젊었을 때 어떤 생활을 했는지 잊었느냐?] 노려보고

무사; [마님의 젊은 시절이라면...] [아!] 뒤늦게 깨닫고 놀라고

타노; [어린 나이에 기녀가 되어 주군의 후처가 될 때까지 화류계(花柳界)를 전전한 마님에게 제대로 된 친구가 있을 리가 없지 않느냐?]

무사; [당... 당숙경이라는 그 여자도 화류계 출신이겠습니다.] 식은땀

타노; [마님과 같은 가게에서 몸 팔고 웃음 팔던 계집이겠지.] 한숨 쉬고

무사; [속하들이 어리석어 질 낮은 계집을 집 안에 들였습니다. 용서하여 주십시오.] 포권

타노; [이미 들인 손님을 강제로 끌어낼 수도 없는 일...] [다음부터는 이런 실수 하지 않도록 해라.] 한숨 쉬고

무사; [명심하겠습니다.] 안도

타노; [찾아온 계집의 이름이 당숙경이라고 했느냐?]

무사; [그렇게 들었는데... 나이는 마님보다 몇 살 위로 보였습니다.] 눈치 보며

타노; [그 나이에 몸 팔고 있을 리는 없을 터, 뭐하는 계집이라더냐?]

무사; [그것이...]

무사; [당숙경은 자신이 지난밤 비명횡사한 첩혈당의 당주 이세창의 마누라고 했습니다.]

<첩혈당!> 움찔! 하는 타노. 신귀파가 당황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149>

위가대원의 후원. 여자 무사들이 경비 서고 있고

매화부인; [무슨 바람이 불었대? 언니가 날 다 찾아오고?] 침실에서 거실로 나오는 매화부인. 화려한 차림인데 의식적으로 뺨을 만진다. 위태무에게 맞은 뺨이 아직 좀 부어있다. 화장은 요란하게 했고.

당숙경; [오... 오랜만이야 매아우!] 의자에 앉아 있다가 일어나는 당숙경. 당숙경 뒤에는 포칠낭이 주눅 든 표정으로 서있고. 당숙경은 아주 초췌하고 미친년같은 분위기다.

매화부인; [마지막으로 얼굴 본 게 십년도 넘었으니 오랜만에 보는 게 맞긴 한데...] 다가오며 당숙경을 흘겨보고

매화부인; [어째 언니 얼굴이 말이 아니네. 그동안 무슨 일 있었어?] 의자에 앉고

당숙경; [흐윽!] 털썩! 매화부인 앞에 무릎 꿇으며 주저앉고

매화부인; (이 싸가지 없는 갈보가 왜 이러지?) 찡그리고

당숙경; [매아우... 나 좀... 내 억울함 좀 풀어줘!] [나... 난 이대로는 단 하루도 못 살아!] 매화부인 앞에 엎드리며 울음 터트리고. 주먹으로 가슴을 치면서

당숙경; [매아우의 주인은 남경분조의 으뜸가는 실력자인 상시태감님이잖아.] [그분께 말씀 드려서 원수를 갚을 수 있게 해줘 제발!] 다른 손으로 매화부인의 치마를 잡으며 애원하고

매화부인; (내 코가 석자인데 복수는 무슨...) + [아이 참, 왜 만나자마자 울고 불고야?] 탁! 치마를 당겨서 당숙경의 손을 뿌리치며 짜증 섞인 표정을 짓고

당숙경; [매아우! 제발... 끄윽!] 애절하게 울고

매화부인; [그만 좀 울어!] [무슨 사연인지 말을 해야지 울기만 하면 어떻게 해?] 눈 흘기고

당숙경; [그게... 그게...] 끄윽! 끅! 가슴 치면서 울기만 하고

포칠낭; [주제넘지만 천한 계집이 대신 말씀 올리겠사옵니다.] 눈치 보며

매화부인; [그래야겠네.] [당신이 대신 말해봐. 답답해 죽겠으니까.] 끄덕

포칠낭; [마님이 금릉 흑사회를 주름잡고 있는 첩혈당의 안주인이 되신 것은 아시고 계실 것이옵니다.]

매화부인; [풍문으로 들었어.]

포칠낭; [헌데 지난밤 첩혈당의 당주이신 이세창 용두님과 마님의 외아들인 이보옥 소당주가 연달아 세상을 뜨셨사옵니다.]

매화부인; [저런...] 좀 놀라고

매화부인; [언니, 남편과 아들을 하룻밤 새에 잃은 거야?] 몸을 좀 앞으로 내밀며 표정 굳어지고

당숙경; [이게 다... 그이와 보옥이가 비명에 간 건 이놈 때문이야.] 품속에서 종이를 두 장 꺼내며 울고

당숙경; [이 죽일 놈을...] 접혀진 종이를 펴고

당숙경; [제발 이 원수 놈을 잡아 죽일 수 있게 해줘!] 울면서 무릎 꿇은 채 두 장의 종이를 매화부인에게 내민다. 두장의 종이에는 각기 청풍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한 장에는 눈 부위에 띠를 두른 모습이고 다른 그림에는 청풍의 원래 모습이 그려져 있다.

매화부인; [이게 범인의 용모파기인 거야?] 찡그리며 두 장의 종이를 받으려 하고. 헌데 그 직후

팟! 옆에서 나온 큼직한 손이 그 종이들을 낚아챈다

매화부인; [엄마야!] 기겁하며 돌아보고. 바로 옆에 타노가 나타나서 두 장의 종이를 보고 있다. 포칠낭과 당숙경도 깜짝 놀라고

포칠낭; (저... 저 곱추! 엄청난 고수였어!) 침 꼴깍

매화부인; [타... 타노 당신!] 놀라면서도 눈을 부라리고.

열린 문 밖에는 여자 무사들이 당황한 표정으로 들여다보고 있고

매화부인;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들어온 거야? 당신 이러고도 무사할 줄 알아?] 눈 부라리며 고함을 지를 때

타노; [조용히!] 살벌한 표정으로 노려본다

매화부인; [흑!] 전율하며 입을 손으로 가리고

타노; [제 명을 다 채우고 싶으면 경망스럽게 굴지 마시오.] 음산하게 말하며 다시 종이를 본다. 쿠오오! 타노의 몸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이 뿜어지고

<무... 무슨 일인가 벌어지고 있어! 이 꼽추가 금기를 어기고 내원에 난입까지 한 걸 보면...> 겁에 질려 침 꼴깍 삼키는 매화부인

타노; (틀림없다!) + [그러니까...] 두 장의 종이에 그려진 청풍의 모습을 보면서

타노; (천마총의 장보도를 훔쳐간 화공 놈과 동일인이다.) + [당신들은 이자가 누군지 안다 이거요?] 눈 부위에 띠를 두르지 않은 청풍의 원래 모습이 그려진 종이를 쳐들어서 당숙경과 포칠낭에게 보여주며 음산하게 눈을 번뜩이고

포칠낭; [알... 알고 있사옵니다.] 겁에 질려서 당숙경 대신 말하고

포칠낭; [그자가 소당주의 양근을 자른 범인으로...] [이름은 장청풍이고 성 밖의 해하촌에 살고 있사옵니다.] 눈치 보며 말하고. 그러자

타노; (장청풍!) 눈 치뜨며 청풍의 용모파기를 보고

타노; (우연의 일치로 신행철필(神行鐵筆) 장세명(張世明)의 아들과 같은 이름인데...) 강렬한 표정

<드디어 천마총의 장보도에 손을 댄 도둑놈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용모파기에 그려진 청풍의 얼굴 배경으로 타노의 생각 나레이션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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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

아침. 경치 좋은 곳의 암자. 신소심이 머물렀던 그 암자. 비구니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데.

한쪽의 객사를 힐끔거리는 비구니들. 무언가 좀 설레는 표정들이고. 두 개의 방으로 이루어진 객사 입구에는 양쪽 허리에 칼을 찬 신소심이 오만상을 쓰며 서있다. 옷은 새로 입었고.

신소심; (수상해! 정말 수상해!) 눈을 흘기며 건물의 두 개 방 중 하나를 본다

신소심; (맹주님은 이곳으로 온 후 그 색골 곁을 떠나지 않고 있어.) (간병을 위해서라는 건 핑계고...) 입술 삐죽이며 방문을 보고

신소심; (혹시 둘이 딴 짓 하고 있는 거 아니야?) 의심.

 

#143>

신소심이 보고 있는 방안. 침대에 청풍이 누워있고 그 옆에 놓인 의자에 진상파가 앉아서 청풍의 손목을 잡고 진맥하고 있다. 남장을 벗고 수수한 여자 복장이다. 처음 등장했을 때 입었던 복장. 청풍은 눈 부위에 두른 띠가 사라졌고 몸에는 원래 옷 대신 가운같은 승복을 걸치고 있다.

청풍; [으으으!] 식은땀을 흘리며 신음하는 청풍

진상파; (이해할 수가 없구나.) 진맥하며 생각하고

진상파; (당금 무림에서 혈왕의 절맥혈장을 맞고도 무사할 수 있는 사람은 사부님과 천강마존 정도일 것이다.)

진상파; (헌데 사부님이나 천강마존은 차치(且置)하고 모든 면에서 나보다 아래인 이 사내가 절맥혈장에 직격당하고도 목숨을 부지하고 있다.)

<몸속에 도사리고 있던 얼마나 강한지 가늠할 수조차 없는 강력한 힘이 절맥혈장에 맞서고 있는 때문인 것같은데...> 쿠오오! 청풍의 몸에서 용같은 형상이 흐릿하게 피어오른다. 구룡짐독의 흔적이다.

<그 정체불명의 힘은 절맥혈장에 맞서고 있을 뿐 아니라 이 사람의 머리쪽으로도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몸에 별 이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깨어나지 못하는 것은 그 영향일 것이다.> 으으으! 비지땀을 흘리며 신음하는 청풍을 배경으로 진상파의 생각

진상파; (대체 당신에게는 어떤 비밀이 있는 것인가요?) 생각하며 청풍을 내려다보고

청풍; [으으으!] 비지땀을 흘리는 청풍. 꿈을 꾸는 중이다.

이하는 청풍의 꿈. 18년전 장세명에게 납치당하던 장면과 장세명이 자신을 안고 절벽에서 떨어지던 장면이다.

 

꿈장면 1>

#6>의 장면

쿵! 어느 틈에 열려있는 문. 그 문 안쪽에 장세명이 서있다. 우산은 접어서 들고 있다.

환설; [흑!] 뒤늦게 알아차리고 돌아보며 놀라고

진의원; [총관! 이 밤중에 주모님의 거처에 무슨 볼일인가?] 슥! 불길한 예감에 몸으로 환설과 아기를 막으며 말하고. 그러다가

[!] [!] 놀라는 진의원과 환설

장세명의 뒤쪽. 열린 문을 통해서 여자 무사들이 건물 앞 바닥에 쓰러져 있는 게 보인다

환설; [악!] 그걸 보고 비명 지르며 뒤로 주춤

진의원; [뒷문으로 달아나라! 어서!] 환설에게 외치며 팔을 벌리지만

푹! 이미 진의원의 가슴을 찌르고 있는 접은 우산의 끝. 죽인 건 아니고

진의원; [장세명 네놈...] 스륵! 기절하며 쓰러지고

환설; [안돼!] 비명 지르며 돌아서서 달아나고. 그 앞에서 진의원이 바닥에 쓰러지고 있고

퍽! 이미 다가와서 환설의 등도 찌르는 장세명의 우산 끝. 덜컥! 하며 눈을 치뜨는 환설

환설; [도... 도련님...] 기절하며 쓰러지는 환설. 품에 안고 있던 아기를 떨구고. 하지만

턱! 바닥에 떨어지기 전에 왼손으로 아기를 낚아채 끌어안는 장세명

털썩! 환설도 기절해서 바닥에 나뒹굴고.

[으으응...] 잠에서 깨며 눈을 껌뻑이는 아기.

장세명; [곧 무서운 얼굴을 보게 될 테니 자고 있거라.] 쿡쿡! 왼팔로 아기를 안고 우산을 든 오른쪽 손의 엄지 손가락으로 아기의 가슴을 찍고

[마아...] 다시 눈이 감기는 아기. 잠이 들면서도 목걸이는 놓치지 않고

장세명; [미안하오 진의원, 환설!] [그대들에게는 어떤 잘못도 없소.] 잠이 드는 아기를 품에 안고 진의원과 환설을 돌아보고

장세명; [혈육의 정 때문에 도리를 저버리는 나 장세명이 모든 죄를 감당할 것이오.] 우산 든 오른손을 이용해서 아기를 망토 속에 감추고

밖으로 나오며 우산을 펴는 장세명. 망토가 헐렁해서 아기를 숨기고 있는 게 안보인다. 아기를 안은 왼팔을 망토 밖으로 꺼내 오른손에 든 우산을 펴는 모습이고. 건물 밖에는 여자 무사들이 쓰러져 있고

 

꿈장면 2>

#9>의 장면

[여기까지다!] [더는 못 간다!] 휘익! 쐐액! 모퉁이 근처에서 열명 이상의 복면인들이 날아올라 장세명을 막으려 하고

장세명; [크아!] 콱! 붓을 내밀며 붓의 손잡이 부분을 강하게 움켜쥔다. 그러자

펑! 붓 끝에서 폭발이 일어나면서 가는 쇠로 이루어진 붓의 털 부분이 앞으로 터져나간다. 수십 수백개의 쇠침이 튀어나가는 모습이고. 마치 크레이모아처럼

[크악!] [컥!] 퍼퍽! 퍽! 붓의 끝에서 터져나간 쇠침에 꽂혀 몰살당하는 복면인들. 쇠침은 모두 한 뼘 이상이 길이였다.

장세명; (됐다!) 쐐액! 쇠침에 꽂혀 나뒹굴고 떨어지는 복면인들을 뚫고 앞으로 쇄도한다.

그런 장세명의 앞쪽으로 모퉁이가 확 다가오고. 하지만 그 직후

[!] 오싹! 한기가 느껴져서 눈을 부릅뜨는 장세명의 앞 얼굴. 그런 장세명의 뒤쪽에서 시뻘건 손이 장세명을 움켜쥐어온다. 손 크기는 사람만 한데 깡말랐으며 손가락 끝에 달린 손톱은 면도날처럼 날카롭다

장세명; (위험!) 팟! 팽! 전력을 다해 몸을 확 돌리며 옆으로 피한다. 절벽 쪽이고

파바다닥! 그 바람에 흩날리는 찢어진 망토. 그와 함께 망토가 벌어지며 장세명이 왼팔로 안고 있는 아기의 모습이 드러나는데 아기가 손에 쥐고 있는 목걸이가 망토와 함께 흩날린다

쩍! 콰직! 간발의 차이로 장세명의 몸을 스치며 움켜쥐어지는 거대한 손. 장세명의 몸 대신 망토와 아기가 쥐고 있던 목걸이를 움켜 잡는다

휘익! 절벽 쪽으로 내려서는 장세명

화악! 그 앞에 나타나는 귀면지존. 오른손이 거대해진 상태인데 그 손아귀에 찢겨진 망토와 아기가 쥐고 있던 목걸이가 쥐어져 있다.

장세명; (위험했다!) 뒤로 비틀하며 물러서고. 하지만 직후

미끈! 발이 빗물로 미끄러워진 바위에서 미끄러지며 균형을 잃는 장세명. 뒤로 넘어진다

[!] 귀면지존이 눈 부릅 뜰 때

장세명; [허억!] 비명 지르며 균형을 잃고 추락한다. 등이 아래로 향한 채

장세명; [안... 안돼!] 쐐액! 허공을 보는 자세로 떨어지며 비명. 망토가 펄럭이면서 장세명의 품에 안긴 아기의 모습이 드러나고. 아기도 놀라 잠에서 깨었고

장세명; [미안하네 소맹주!] 추락하면서 아기를 두팔로 끌어안고

장세명; [죄 많은 장세명의 목숨으로 소맹주를 지켜주고 싶네만... 천지신명의 가호를 바랄 수 밖에 없게 되었어.] 쐐액! 등이 아래로 향하는 자세로 추락하면서 웃는 장세명의 모습

꿈 장면 끝.

 

다시 현실의 청풍.

청풍; (그... 그러지 마십시오.) 으으으! 신음하며 땀을 흘리는 청풍. 눈은 뜨지 못하고. 그런 청풍의 뇌리에 자신을 안고 추락하는 장세명의 모습이 떠오른다.

청풍; (뉘신지 모르지만 절 위해 목숨을 버리시면 안됩니다. 그건 제가 원하는 바가 아닙니다.) 감은 눈으로 눈물이 흐르고. 그런 청풍의 뇌리에 위 장면이 암전으로 사라진다.

슥! 청풍의 눈 꼬리에서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는 손가락

진상파; (정신을 차리지 못하지만 꿈은 꾸고 있는 것같은데...) 청풍의 눈물을 닦아주며 생각하고

진상파; (무슨 꿈을 꾸기에 이토록 비통해하는 것일까?)

<분명한 건 이 사내로 인해 나 진상파의 인생이 결정적인 전환점을 맞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방안의 광경 배경으로 진상파의 생각 나레이션

 

#144>

다시 건물을 밖에서 본 모습. 여전히 신소심이 건물을 등지고 서서 주변을 경계하고 있다

신소심; (그 색골에게 어떤 특별한 점이 있어서 콧대 높기 이를 데 없는 맹주로 하여금 서슴없이 입맞춤을 하게 만든 걸까?) 뒤쪽의 방문을 흘겨보며 샐쭉거리고

신소심; (뭐 평범한 사내는 아니긴 하지.) 얼굴 약간 발개지고..

그런 신소심의 뇌리에 떠오르던 장면.

 

<난 어떻게든 저자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 소저는 먼저 떠나시오.> 지난밤 강변의 절벽 위에서의 상황. 비수로 귀면지존을 겨누며 전음으로 말하던 장면이다.

 

신소심; (능글맞긴 해도 사내답고 정의롭긴 했지.) 얼굴 발개져서

신소심; (얼굴도 그만하면 제법 잘 생기기도 했고...) 생각할 때

덜컹! 신소심이 등지고 있는 건물의 방문 들 중 청풍과 진상파가 있는 방 외의 다른 한쪽 방의 문이 열리고. 흠칫! 하며 돌아보는 신소심

그 방에서 금정신니가 밖으로 나온다.

신소심; [사부님...] 공손하게 고개 숙이며 돌아서고. 주변을 지나던 비구니들도 금정신니에게 고개를 조아리며 인사하고

신소심; [당소저는 어떤가요?] 금정신니가 나오는 문 안쪽을 기웃거린다.

단촐한 방안에는 당아연이 이불을 목 아래까지 덮고 누워 있다. 눈을 감은 채 병색이 완연한 모습으로

금정신니; [저 아이는 네가 본 대로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밖으로 나와서 방을 돌아보고

금정신니; [순음지기가 상당히 훼손되었지만 목숨이 위태로울 정도는 아니었다.] 신소심과 함께 방안을 들여바보며 말하고

<하지만 여자로서 가장 소중한 것을 잃은 데다가... 섭혼술에 당해서 백치가 되어버렸다.> 으으으! 이불을 덮은 채 누워 바들바들 떨며 신음하는 당아연의 모습 배경으로 금정신니의 말.

신소심; [색마살귀란 마귀는 도대체 누군데 사년 넘게 이런 만행을 저질러온 걸까요?] 방안의 당아연을 보며 찡그리고 분노

금정신니; [어젯밤의 상황으로 미루어보건 데 황실에서도 중요한 위치에 있는 자가 색마살귀라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만...] 탁! 문을 닫고

금정신니; [색마살귀가 황실과 관련된 인물이면 무림인인 우리로서는 조사하는 게 쉽지가 않게 되었다.] 찡그리며 한숨 쉬고

신소심; [분하지만 황실과 적대할 수는 없는 일이지요.] 끄덕이다가

[!] 흠칫! 하며 한쪽을 보는 신소심

휘익! 멀리 강변의 절벽 위를 날아오는 세 명의 인물들. 두 명의 남녀가 한명의 노인을 좌우에서 팔을 잡고 날아오는 모습이다.

세 사람의 모습 크로즈 업. 노인은 바로 진의원이다. 청풍의 생모인 주혜금을 간병하던 어의 출신의 의사. 십팔년이 지나 아주 늙었다. 한쪽 손에는 왕진가방 같은 가방을 들었다. 그 진의원의 팔을 잡고 날아오는 두 명의 남녀의 나이는 삼십대인데 여자는 늘씬한 체격에 글래머이지만 얼굴을 면사로 가리고 있다. 이 여자는 주혜금의 시녀였던 환설이다. 면사로 얼굴을 가린 이유는 얼굴을 칼로 그어 망가트린 때문이다. 남자는 눈이 부리부리하고 보디빌더같은 체격을 지닌 중으로 이마에 띠를 두르고 있다. <승풍파랑 자료집 제9페이지>에 나온 철목(흑건신장) 캐릭터인데 이 작품에서의 이름은 황건신장. 무림맹 사대장로중 혈나한의 제자다. 환설과 황건신장은 무림맹 복수사영에 속한다.

신소심; [고독신모(孤獨神母)님의 제자 환설(煥雪)언니와 혈나한(血羅漢)님의 후계자 황건신장(黃巾神將)께서 오시는군요.] 강변쪽을 살피면서 말하고. 금정신니도 같을 방향을 보고

환설과 황건신장이 데리고 오는 진의원 모습 크로즈 업. 십팔년전보다 많이 늙었지만 여전히 꼬장꼬장한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다.

신소심; [두분의 동행은 낯이 선데...] 찡그리며 볼 때

금정신니; [귀빈(貴賓)이시니 결례가 되지 않도록 언행을 조심해라.] 말하며 객사의 축대 아래로 내려가고. 주변의 비구니들도 비로소 환설과 황건신장이 날아오는 것 발견하며 놀라고

신소심; (귀빈?) 갸웃하며 따라서 내려가고

신소심; (무림맹의 사대장로의 한분이신 사부님으로부터 귀빈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면서 내가 모르는 인물이 있었나?) 갸웃하며 마당으로 내려서고. 직후

휘익! 휙! 진의원을 데리고 암자 마당에 내려서는 환설과 황건신장. 비구니들은 긴장하고

금정신니; [어서 오세요 진(陳)시주!] [먼 길 오시느라 고생하셨어요.] 합장하고. 그 앞에서 환설과 황건신장이 조심스럽게 진의원을 바닥에 내려주고 있다

진의원; [사태께서도 무고하셨소이까?] 가방을 든 채 고개 조금 숙여서 답례하고. 꼬장꼬장하고 무뚝뚝한 인상이고

신소심; (거만한 노친네잖아. 불문의 큰 어르신이신 사부님의 인사에 저토록 성의 없게 답례를 하다니...) 샐쭉할 때

덜컥! 객사의 방문이 열리고

진상파; [아버님!] 공손하게 고개 숙이며 나온다.

신소심; (아버지?) 놀라고. 주변의 비구니들도 놀라고

진상파; [아버님께서 직접 보아주셨으면 하는 환자가 있어 급히 모시는 결례를 저질렀사옵니다.] 문 옆에 서서 공손하게 말하고

진의원; [괜잖다. 마침 멀지 않은 곳에 있었으니 네가 부르면 와야지.] 말하며 계단을 올라가고. 금정신니도 따라가고

신소심; (맙소사! 저 노친네가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맹주의 부친이었다니...) 놀라고.

그 사이에 진상파의 안내를 받아 방안으로 들어가는 진의원. 금정신니도 따라 들어가고.

금정신니; [치료 중에 방해가 있으면 안된다. 주변의 경계를 철저히 해라.] 방으로 들어가 방문을 닫으며 신소신과 환설과 황건신장에게 말하고

[예 사숙!] [걱정 마시옵소서.] 공손히 대답하는 황건신장과 환설

탁! 닫히는 문

신소심; [오랜만이에요 환설언니.] 아는 척

환설; [그래. 우리가 마지막으로 본 게 어느덧 이 년 전이었지?] 좀 차갑게 말하고. 환설은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웃지 않는다.

환설; [그럭저럭 소심이 너도 한 사람 몫을 할 수 있을 정도가 된 것처럼 보이는구나.] 내려다보며 말하고. 환설이 신소심보다 반뼘쯤 키가 크다

신소심; [환설언니에 비하면 아직 앞가림에 급급한 애송이인 걸요.] 억지로 웃고

환설; [배움에 있어서 자신의 부족함을 아는 것보다 훌륭한 자세는 없다.] 도도하게

환설; [조금 성취가 있다고 자만하지 말고 진력(盡力)으로 무공수련에 임하도록 해라.] 돌아서고

신소심; [예...] 억지로 웃고

환설; [주변을 한 바퀴 돌아보고 올 테니 이곳의 경호는 사형께서 해주세요.] 황건신장에게 말하고

황건신장; [그렇게 함세.] 사람 좋게 웃으며 말하고

휘익! 새처럼 날아오르는 환설

곧 멀어진다.

신소심; (정말 밥맛이야!) 사라지는 환설을 보며 눈 흘기면서 샐쭉 거리고

신소심; (나이 좀 많은 게 무슨 벼슬이야? 볼 때마다 훈장질이나 하고...)

신소심; (여자는 나이가 어릴수록 금값이라는 걸 모르는 모양이지?) (하긴 서른 살 넘도록 연애 한 번 못해봤으니 어린 나이의 대단함을 알 까닭이 없지.) 흥흥 콧 방귀를 뀌며 가재미 눈을 하고. 그런 신소심을 귀엽다는 듯이 보는 황건신장

황건신장; [환설사매의 말은 그냥 듣고 넘겨라.] 웃으며 말하고. 움찔하며 돌아보는 신소심

황건신장; [알고 지낸 게 십오 년이 넘었지만 나 역시 환설사매에게 좋은 말을 들은 기억이 없으니까 말이다.]

신소심; [저도 그러려니 해요.] 샐쭉

신소심; [헌데 환설언니는 대체 무슨 사연이 있기에 늘 저렇게 찬바람이 쌩쌩인 거죠?]

황건신장; [환설사매가 왜 얼굴을 면사로 가리고 다니는 줄 아느냐?]

신소심; [그러고 보니 환설언니는 단 한 번도 사람들 앞에 맨 얼굴을 드러낸 적이 없네요.] 흠칫

황건신장; [나도 최근에야 면사를 궤뚫어볼 수 있게 되어 알게 된 사실인데...] 환설이 사라진 쪽의 눈치를 살피며

황건신장; [환설사매의 얼굴은 상처로 덮여있더구나.]

신소심; [그... 그래요?] 놀라고

황건신장; [사연을 직접 물어볼 수도 없고 해서 사부님께 여쭸더니 환설사매가 스스로 자신의 얼굴을 손톱으로 박박 긁어 추한 얼굴이 되었다고 하더라.]

신소심; [자... 자기 손으로 얼굴을 망가트려요? 무... 무슨 이유로?] 진저리를 치고

황건신장; [사부님 말씀으로는 결의의 표시라는구나.]

신소심; [결의?] [대체 무슨 결의이기에...]

황건신장; [전대 맹주이신 사자천존님께서 돌연 은퇴하신 이유는 알고 있겠지?]

신소심; [어떤 자가 사자천존님의 하나뿐인 아드님을 납치해서 은퇴하라고 협박한 때문이잖아요.] + [!] 말하다가 깨닫고

신소심; [혹시 환설언니가...]

황건신장; [사자천존님의 아들이 납치당하던 현장에 있었다.] 끄덕이고

 

<사자천존님 부인의 몸종이던 환설사매는 사자천존님의 아들이 납치당하는 걸 막지 못한 죄책감 때문에 스스로 얼굴을 망가트리고 복수를 맹세했던 것이다.> 암자 뒤의 높은 바위 산 위에 서서 주변을 둘러보는 환설의 모습 배경으로 황건신장의 말

 

신소심; [그... 그런 사연이 있었군요.] 침 꼴깍

황건신장; [사자천존님은 납치당한 아들의 안전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은퇴하시면서 환설사매를 고독신모님께 부탁을 하셨다고 한다.]

황건신장; [타고난 자질도 뛰어난 데다가 복수의 결의까지 더해져 환설사매는 어느덧 사대장로님에 필적하는 고수가 되어 있는 상태다.]

신소심; [사대장로님에 필적한다니... 환설언니에 대한 평가가 지나치게 후하시네요.]

신소심; [제가 보기엔 사형의 무공이야말로 우리들 복수사영중 으뜸인 것같은데...]

황건신장; [환설사매가 얼마나 대단한 실력자인지는 머잖아 네 눈으로 직접 보게 될 게다.] 웃고

신소심; [뭐 그렇다 치구요.] 금정신니와 진의원이 들어간 방을 보고

신소심; [진의원이란 분이 정말 맹주님의 부친이세요?] 속삭이고

황건신장; [나도 그렇게 알고 있다.] 끄덕

신소심; [알고 있다?] 샐쭉

신소심; [사형도 진의원이란 분에 대해서 확실하게 아는 게 없으신 거예요?]

황건신장; [내가 아는 것이라고는 진의원이 어의(御醫) 출신으로 사자천존님의 부인이셨던 영청공주(永淸公主)님을 따라 황실을 나왔었다는 것뿐이다.] 말하며 방문 쪽을 보고

 

#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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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깊은 밤. 인적이 없는 고급 주택가. 보름달이 서쪽으로 기울고 있다.

<-위가대원(威家大院)> 위태무의 거처인 위가대원 모습. 물론 아주 깊은 밤이라 불이 켜진 건물은 없다.

어느 건물 앞에 서서 하늘을 보고 있는 타노.

휘익! 하늘에서 날아 내리는 귀면지존. 한손으로는 왕진의 팔을 잡고 있다. 왕진은 가슴에 난 구멍을 손으로 막은 채 다 죽어가는 모습이고

타노; [주군...] 허리 숙이고

귀면지존; [왕진을 데리고 가서 치료해줘라.] 슥! 타노 앞에 내려서고

타노; [예...] 다가와 왕진의 팔을 잡으려 하고.

타노; (왕진도 그렇고... 주군 역시 가볍지 않은 상처를 입으셨다.) 귀면지존이 놓은 왕진의 팔을 잡으며 귀면지존의 몸을 곁눈질한다. 귀면지존의 몸에도 여기저기 옷이 갈라지고 몸에 상처가 난 게 보인다.

타노; (대체 어떤 자가 사실상의 천하제일인이신 주군의 몸에 흠집을 냈단 말인가?) 생각할 때

슥! 그때까지 쓰고 있던 가면을 벗는 귀면지존

위태무; [황태자를 보살피느라 집에 못 들린 동안 별일은 없었겠지?] 쿵! 드러나는 얼굴은 물론 위태무다. 이하 위태무로 표기

타노; [주군께서 신경쓰실만한 사안은 없었습니다만...] 눈치 보며

위태무; [그런데?] 돌아보고

타노; [소주(少主)께서 사람들의 이목을 피해 삼경(三更)쯤 집안으로 들어오셨습니다.]

위태무; [진천이가?] 눈 번뜩일 때

타노; [오시자마자 바로 후원으로 들어가셨는데... 그후로 두문불출중이십니다.]

위태무; (후원에서 두문불출?) (그놈이 설마...) 눈 부릅. 무언가 느낀 표정이고

 

#137>

월동문이 나있는 높은 담장으로 구획되어 있는 곳. 바로 매화부인의 거처가 있는 후원이다. 불은 모두 꺼져 있지만 달빛 때문에 그리 어둡지는 않은데. 두 명의 여자 무사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 [!] 흠칫! 긴장하는 여자 무사들

월동문으로 들어서는 위태무.

[주인님!] [어서 오시옵소서.] 긴장하며 급히 인사하는 여자 무사들

대꾸하지 않고 굳은 표정으로 건물로 다가오는 위태무

위태무; (역시 진천이 놈은 매화의 침실에 머물러 있군.) 좀 불쾌한 표정으로 건물로 다가가고

위태무; [물러가라. 부를 때까지 아무도 접근시키지 말고...] 건물 입구로 가며 여자 무사들에게 말하고

[예 주인님!] 고개 숙이는 여자 무사들

서둘러 월동문쪽으로 간다.

여자 무사들의 월동문으로 나가는 걸 보며 건물의 문 고리를 잡는 위태무. 이어

덜컥! 문을 열고 건물 안으로 들어서는 위태무. 직후

[어서 오십시오.] 어둑한 방안에서 누군가 말하고

[오랜만에 뵙습니다.] 어둑한 방안을 배경으로 들리는 말. 슥! 침대 옆에 놓인 의자에서 누군가 일어나고 있다. 방안은 도둑이라도 든 듯이 어수선하다. 물건들을 뒤진 모습이고. 침대에는 매화부인이 야한 모습으로 잠들어 있다.

위진천; [아버지!] 일어나며 포권하는 위진천의 모습. 얼굴만 좀 밝아져서 얼굴 형상이 드러난다. 다른 작품의 위진천 캐릭터. 이때의 나이는 20대 초반 정도

탁! 말없이 문을 닫으며 침실 안을 살피는 위태무

어수선한 방안의 모습. 바닥과 탁자 등에는 그림과 책들이 널려져 있다. 마치 도둑이 든 듯한 모습. 하지만 매화부인은 야한 모습으로 세상 모르고 자고 있고

위태무; (유린당한 흔적은 없고... 단지 수혈(睡穴)이 집혀서 세상 모르고 자고 있군.) 매화부인을 힐끔거리며 위진천에게 다가가고. 위진천은 포권했던 손을 앞으로 내려 공손한 자세로 기다리고 있다.

위태무; [무슨 일이냐?] 위진천 앞에 이르러 멈춰서고

위태무; [이 방에서 한 시진 넘게 두문불출한 이유를 들어보자.] 위진천을 지긋이 보고

위진천; [이유는 이미 짐작하고 계시지 않으신지요?] 말하며 한쪽의 벽을 본다. 바로 가짜 낙신부도가 걸려있는 쪽이고.

위태무; [!] 불길한 예감에 홱 고개 돌려 그쪽을 보고

낙신부도의 모습 크로즈 업

위태무; (낙신부도는 제 자리에 있고...) + [아비는 짐작이 가는 바가 없다만...] 낙신부도를 힐끔 보며

위진천; [낙신부도를 좀 더 자세히 보시지요.] 말하며 탁자에 얹혀져 있는 찻잔을 집어들고. 찻잔에는 찻물이 들어있다.

위태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원...] 갸웃하면서도 낙신부도로 다가가서

위태무; [뭘 좀 더 자세히 보라는 것이냐? 아무 이상도 없구만...] 낙신부도를 자세히 살피는데

촤악! 갑자기 낙신부도에 끼얹어지는 찻물. 움찔! 하며 물러서는 위태무

위진천; [이러면 확실하게 보이실 것입니다.] 위태무 뒤에 위진천이 찻잔의 찻물을 끼얹은 자세로 서있다.

위태무; [너 무슨 짓을...] + [!] 화를 내려다가 눈 부릅 뜨는 위태무

츠으! 낙신부도의 그림들이 흘러내리는 찻물에 따라 함께 흘러내리듯 번진다

위태무; (그... 그림이 번진다!) 경악하고

위진천; [천년도 전에 그려진 낙신부도가 찻물이 끼얹어졌다고 번지다니 이상하지요?]

위태무; [설마... 설마...] 덜덜 떨리는 손으로 낙신부도를 벽에서 떼어내고

위진천; [소자가 위가대원에 들를 때마다 가장 먼저 낙신부도를 확인해왔음은 아버지고 잘 아실 것입니다.] 낙신부도를 탁자로 가져가는 위태무를 따라가며

위진천; [이번에도 매화부인을 잠 재워놓고 낙신부도를 살펴보았는데... 뭔가 위화감이 느껴지더군요.] 낙신부도를 탁자 위에 내려놓는 위태무를 보며

위진천; [그림은 똑같았는데 뭐랄까... 최근에 새로 그려진 것처럼 느껴지고 묵향(墨香)이 나는 것도 같았습니다.] 찌익! 두루마리에서 그림을 떼어내는 위태무를 보며 말하고

위진천; [그래도 아버지의 허락 없이는 확인해볼 수는 없어서 지금까지 기다렸던 것입니다.] 찌익! 위진천의 말을 들으며 그림을 완전히 두루마리에서 떼어내는 위태무

쿵! 뒤집은 그림 뒷면은 깨끗하다.

위태무; (가... 가짜!) 경악과 분노

<천마총의 장보도를 어떤 놈이 훔쳐갔다!> 경악하고 분노하는 위태무와 그런 위태무를 보며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을 짓는 위진천의 모습 배경으로 위태무의 생각 나레이션

 

#138>

<-첩혈당> 새벽녘. 불이 환하게 켜져 있고. 초상집 분위기. 어깨들이 눈치 보며 조심조심 지나다닌다. 장례를 준비하는 놈들도 많고. 마당에 여러개의 천막을 치고 이런 저런 물건들을 가져온다.

 

첩혈당의 후원. 당숙경의 거처. 한적한데 불은 켜져 있다.

하녀; [도련님... 말씀하신 뜻은 알겠지만...] 나이 든 하녀가 두 손 부비며 침대 옆에 서서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이보옥; [부탁할게 유모.] [명색이 아들인데 아버지 가시는 길 배웅은 해드려야 하잖아.] 침대에 누워서 애원한다. 잠옷 차림인데 양팔이 쳐들린 채 침대에 누워 말한다. 양팔은 침대 위쪽의 기둥에 광목천으로 묶여있다.

하녀; [마님의 허락이 없이는 도련님의 결박을 풀어드릴 수가 없는데...] 난감

이보옥; [어머니는 충격이 크셔서 나한테 신경도 쓰지 못하시는 중일 거야.] [제발 아버지 얼굴을 마지막으로 한번만 볼 수 있게 해줘.] 애원하고

하녀; [알겠어요.] 한숨. 이보옥의 묶인 손목을 풀어준다

하녀; [대신 쇤네를 봐서라도 딴 생각하시면 안돼요.] 다른쪽의 손목도 풀어주고

이보옥; [걱정마. 홀몸이 된 어머니를 봐서라도 힘을 낼 테니까.] 일어나고

이보옥; [그보다 아버지를 이런 꼴로 뵈러 갈 수는 없어. 깨끗한 상복을 한 벌 구해다 줘.] 묶였던 왼쪽 손목을 오른손으로 주무르며 말하고

하녀; [잠깐만 기다리세요. 곧 상복을 가져다 드릴게요.] 침실 입구로 가고

탁! 닫히는 문. 혼자 남는 이보옥

이보옥; [물론 아버지를 만나러 가야겠지.] [살아생전 속만 썩여드렸는데 돌아가신 후에도 걱정하게 해드릴 수는 없으니...] 웃으면서 침대에 널려있는 자신의 손목을 묶었던 광목천을 집어들고

이보옥; [조금만 기다려주십시오 아버지.] [소자가 곧 따라가서 외로움을 달래 드리겠습니다.] 두 손으로 쳐든 광목천을 내려다보며 웃는 이보옥

 

#139>

첩혈당의 대청. 어깨들이 대청 앞에 모여서서 웅성거리고 있고

대청 내부. 불이 환하게 켜진 대청 안에서는 입관이 이루어지고 있다. 두견충을 제외한 칠대사두들과 당숙경이 지켜보는 가운데 나이 든 장의사가 뚜껑이 열린 관에 허리를 숙여서 무언가 하고 있다. 넋이 나간 표정의 당숙경이 관 앞에 주저앉아있고 칠대사두들은 관 주위에 빙 둘러서있다. 당숙경 바로 뒤쪽에는 정칠이 침통한 표정으로 두 손을 앞으로 모은 채 서있다.

조금 떨어진 곳에 차려진 제단에는 두견충의 머리가 얹혀진 쟁반이 놓여있다.

관 속에 누워있는 이세창의 시체에는 수의가 입혀졌는데 잘린 목은 몸뚱이 위에 붙여놓았다. 머리 한쪽이 부서진 것을 억지로 꿰매놓은 끔찍한 모습이다. 두견충이 이세창의 머리를 밟아 깨트렸음을 주의. 두견충의 입에는 동전이 몇 닢 물려있다.

장의사; [당주님의 입관 준비가 끝났습니다.] 칠대사두와 당숙경의 눈치를 보며 허리 펴고

장의사; [영구(靈柩;관)를 봉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인사를 드리시지요.] 옆으로 물러서며 당숙경에게 말하고. 그러자

당숙경; [그래야겠지.] 사력을 다해 일어나려 하고. 하지만

당숙경; [원수같은 인간이었지만 마지막 인사는 해야겠지.]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가 비틀! 하는 당숙경

[마님!] [주모님!] 모야차와 포칠낭이 급히 나서서 그런 당숙경을 양쪽에서 부축한다.

당숙경; [무정한 인간... 야속한 인간...] 울음이 터지고. 두 여자의 부축을 받으며 관으로 간다

당숙경; [이렇게 허무하게 갈 거면서... 왜 허구헌날 내게 그악스럽게 굴었나요?] [뭘 위해 죄란 죄는 다 짓다가 결국 이런 꼴이 된 거냐구요?] 관 속을 들여다 보며 악을 쓰며 울고

사람들 침통한 표정

당숙경; [잘 죽었어요. 하나뿐인 자식새끼 고자가 되어 속 썩이는 건 더 이상 보지 않아도 되었으니 당신은 잘 죽은 거라구요.]

당숙경; [하지만 난 죽을 수도 없어요. 우리 아들... 불쌍한 보옥이 때문에라도 악착같이 살 거라구요.] 울부짖고.

정칠; (착잡하구만. 어쨌든 용두에게는 여러모로 신세를 졌는데...) 한숨. 헌데 그때

[마... 마님!] 비명 소리가 대청 입구에서 들리고. 움찔하며 돌아보는 사람들. 당숙경만 관 속을 들여다 보며 울고 있고

하녀; [큰일... 큰일 났어요 마님!] 와당탕! 대청 안으로 뛰어들다가 나뒹구는 나이 든 하녀. 바로 이보옥의 손목을 풀어준 그 하녀다

모야차; (저 년은 이보옥의 유모...) 포칠낭과 함께 눈 치뜨며 돌아보고

정칠; (뭔가 사단이 났군.) 찡그릴 때

신귀파; [무슨 잔망스런 추태냐? 여기가 용두님의 상청(喪廳)이 차려진 곳임을 잊은 거냐?] 하녀에게 눈 부라리고

하녀; [아... 아옵니다! 하오나... 하오나...] 입구 바닥에 쓰러진 채 울음을 터트리고. 그러자

당숙경; [보옥이...] 비명 지르며 돌아보고

당숙경; [보옥이는 어찌 하고 여길 온 거야?] 불길한 예감에 비명 지르며 포칠낭과 모야차의 손을 뿌리치고

하녀; [죽... 죽여주시옵소서! 도련님이... 도련님이 그만...] 바닥에 이마를 박으며 울고

[!] [!] 모든 사람들이 무언가 깨닫고 눈 부릅

 

#140>

이보옥의 거처. 그곳으로 달려오는 사람들. 당숙경이 미친년처럼 달려온다. 그 뒤를 모야차와 정칠등이 따라오고

당숙경; [보옥아! 보옥아!] 울부짖으며 건물 안으로 뛰어들고. 직후

[!] 두 눈이 찢어져라 치떠지는 당숙경

쿵! 건물 내부. 석가래에 광목천으로 목을 묶고 죽은 이보옥의 시체

털썩! 무너지듯 주저앉는 당숙경

<이런...> <소당주가 스스로 목을 맸다.> 문 밖의 다른 사람들 눈 치뜨고. 모야차는 입을 손으로 막고.

당숙경; [안돼... 안된다 보옥아.] 실성한 표정으로 기어가고

당숙경; [너마저... 너 마저 어미를 두고 먼저 가면 어떻게 하느냐?] 대롱대롱 매달린 이보옥의 두 다리를 두 팔로 끌어안고 울부짖고

당숙경; [으아아아아!] 악을 쓰며 울부짖는 당숙경. 침통한 표정으로 보는 사람들. 합장하며 명복을 비는 사람도 있고

 

#141>

<-위가대원> 새벽. 아직 해는 뜨지 않았다

[악!] 털썩! 비명 지르며 나뒹구는 매화부인. 잠옷 차림이라 야하다. 뺨을 한 대 맞아서 나뒹군 모습

장소는 매화부인의 침실. 위태무가 눈 부릅뜨며 서있고 위태무 뒤에는 위진천이 서서 두루마리 하나를 보고 있다.

위진천이 보고 있는 두루마리에는 야한 모습의 매화부인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물론 청풍이 그려준 그림이고.

열린 문 밖에는 타노와 여자 무사들이 서있다. 타노는 굳은 표정, 여자 무사들은 사색이 되었고

매화부인; [상공... 제발... 제발 믿어주세요!] 일어나려 애쓰며 애절하게 뺨이 발개졌고 입안이 터져서 입과 코로 피가 흐른다.

매화부인; [신첩이 화공을 이 방에 들인 것은 사실이지만 어떤 죄도 짓지 않았답니다.] 기어가서 위태무의 바지를 잡으며 애원하고

매화부인; [더 늙기 전에... 시들어 추해지기 전에 제 모습을 남겨두고 싶어서 그 화공을 부른 것뿐이라구요.] 위태무의 다리를 부여잡고 고개 떨구며 울고

그런 매화부인을 노려보는 위태무. 온몸에서 무시무시한 살기가 치솟고

타노; (명재경각(命在頃刻;죽기 직전)이로군.) 긴장하며 보고.

<주군께서 분노하실 만도 하지. 다른 것도 아니고 천마총의 장보도를 도둑맞았으니...> 부들부들 떨리는 위태무의 주먹. 필사적으로 살기를 억누르는 모습이고

타노; (나 역시 책임이 크니 죽을 각오를 해야겠구나.) 소리 없이 한숨. 체념한 모습. 그때

위태무; [그만 두자.] 한숨 쉬고.

그자 뒤에서 그림 보고 있던 위진천이 흠칫! 하며 고개 들고

위태무; [몰라서 지은 죄를 벌할 수야 없는 일이지.] 퍽! 발을 저어서 자기 다리에 매달린 매화부인을 뿌리친다. 걷어찬 건 아니고 + 매화부인; [학!] 야한 모습으로 나뒹굴고

퍼억! 침대쪽으로 나뒹구는 매화부인

위진천; (용케 살기를 억제하셨군.) 안도하며 그림을 내리고

매화부인; [상... 상공...] 나뒹굴었다가 안도하며 올려다보고

위태무; [추후로는 허튼 생각 말고 몸가짐 단속을 잘해라.] 말하며 문쪽으로 가고.

매화부인; [감사... 감사하옵니다 상공! 감사하옵니다.] 안도하여 엎드리며 연신 고개 조아리고. 그런 매화부인을 힐끔거리며 위태무를 따라가는 위진천, 그림은 들고 있지 않다

위진천; (아버지 성격에 피를 보지 않고 끝낸 건 의외로군.) 문을 나서는 위태무를 따라가며 생각하고

위진천; (십년 넘게 쌓인 정을 무시할 수 없으셨던 것인가?) 문을 나서는 위태무의 모습. 급히 옆으로 물러서는 타노와 여자 무사들

위태무; [타노!] 타노를 지나가며 말하고

타노; [예 주군...]

위태무; [하루의 말미를 주겠다.] [그 안에 도둑놈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긴장하는 타노와 여자 무사들

위태무; [위가대원의 그 누구도 모레 아침의 해를 보지 못하게 될 것이다.] 살벌한 표정

전율하는 여자 무사들. 타노는 짐작한 표정이고

타노; [신명(身命;몸과 목숨)을 바쳐 봉행(奉行)하겠습니다.] 포권하고

위태무; (죽일 놈!) 이를 바득 갈며 월동문쪽으로 가고. 위진천이 따라가고 타노는 여자무사들과 함께 뒤에 남는다

위태무; (감히 나 위태무가 환관 노릇까지 하면서 손에 넣은 천마총의 장보도를 훔쳐가?)

<네놈과 관련된 인간은 단 한 놈도 남기지 않고 씨를 말려버리겠다.> 살벌한 기운을 흘리며 월동문을 나서는 위태무와 그 뒤를 따르는 위진천의 모습 배경으로 위태무의 생각 나레이션

 

#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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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면지존; (본전까지 드러낸다면 년놈을 죽이지 못할 것도 없지만...) 가면 속에서 이를 바득 갈고

귀면지존; (한왕을 지금 죽였다가는 다 된 밥에 코 빠트리는 격이 되니 참아야만 한다.) + [그만 합시다.] 한손을 들어 보이고

한왕; [그만 하자?] [누구 맘대로?] ! 눈 부라리며 다시 양손을 강철처럼 변하게 만드는데

한왕; [네놈이 누군지 짐작이 안 가는 바가 아니다만...] [그 가면은 오늘 반드시 본왕의 손으로 벗겨봐야겠다.] ! ! 한왕의 양손이 진짜 강철처럼 변하며 금속성을 내고

귀면지존; [전하의 호기심은 나중에 채우시구려.] ! 양손을 들어 마주 보게 하며 음산하게 웃고

한왕; [개수작 부리지 마라!] 화악! ! 고함치며 한 걸음에 귀면지존에게 쇄도하며 강철같은 손으로 찍어가고

진상파; [조심하세요 전하!] 외치며 거리를 격한 채 검으로 귀면지존을 그으려 한다. 직후

! 양손을 마주 쳐서 강한 소리를 내는 귀면지존. 그자의 손뼉에서 엄청난 초음파가 발생하는 모습이고

한왕; [!] ! 덮쳐가던 한왕의 몸이 허공에서 꿈틀하며 멈춰지고. 충격파에 맞아서

! 자신에게도 날아드는 음파를 검으로 베어버리는 진상파.

청풍; [!] 양손으로 귀를 막으며 비틀

신소심; [!] 역시 귀를 막고 비명. 직후

[!] 귀를 막던 청풍 눈 부릅

화악! 마귀처럼 바로 앞에 육박한 귀면지존. 왼손으로는 왕진의 팔을 잡고 있고 오른손을 앞으로 내민 자세로 나타났다

진상파; [조심해요!] 돌아보며 다급히 외치고.

[!] 귀를 막고 바닥에 내려서던 한왕도 눈 부릅뜨며 돌아보고

청풍; (위험...) 스팟! 몸을 여러 개로 만들어 피하려 하지만

귀면지존; [갈 때 가더라도 네놈은 반드시 죽여야겠다.] 퍼억! 핏빛의 오른쪽 손바닥으로 청풍의 가슴을 정확하게 찍는다. 왼손으로는 왕진의 팔을 잡고 있고. 가슴을 귀면지존의 손에 맞아 몸이 뒤로 확 밀리며 눈 부릅뜨는 청풍.

신소심; [!] 귀를 막고 있다가 그걸 보며 비명

청풍; (... 했다!) ! 입과 코로 피를 토하며 뒤로 날아가는 청풍. 눈에 초점이 사라졌고. 이 장면부터 청풍은 기절한 상태다. 그런 청풍을 따라 귀면지존도 손을 내민 자세로 따라 날아간다.

귀면지존; (가랑잎이나 깃털을 때린 것같은 느낌...) (방금 전의 일격에는 힘이 제대로 실리지 않았다!) 화악! 앞쪽에서 귀면지존 자신을 보는 자세로 날아가는 청풍을 추격하며 눈 부릅

귀면지존; (오늘 확실히 죽여서 후환을 없이 해야만 한다. 살려둘 경우 진천(振天)이의 앞날을 방해할 게 분명한 놈이니...) ! 튕겨져 나가는 청풍을 따라붙어 다시 장풍을 내치려는 귀면지존. 하지만

[!] ! 뒤에서 날아든 검이 미사일처럼 귀면지존의 등을 때리고. 허공에 뜬 채 충격 받아 휘청하는 귀면지존.

검을 날린 자세로 서서 눈 부릅뜨고 있는 진상파. 한왕도 눈을 부릅 뜬 채 귀면지존을 돌아보며 뭐라 외치고 있고

귀면지존; (!) 비틀! 쿵쿵! 피를 토하며 휘청거리면서 바닥에 내려서고. 그자의 등을 찍은 검은 다시 허공으로 치솟고 있다

퍼억! 그 앞쪽에서는 청풍의 몸뚱이가 바닥에 등부터 쳐박히고 있다. 눈은 까뒤집은 채

귀면지존; (다시 손을 쓰긴 틀렸다.) 파앗! 곁눈질로 뒤를 보며 날아오르고. 한왕이 달려오고 있고 그 뒤에서는 진상파가 허공으로 손을 쳐들고 있는데 귀면지존의 등을 때렸던 검이 다시 진상파를 향해 돌아가고 있는 중이다.

귀면지존; (저놈의 숨통을 끊어놓지 못한 게 마음에 걸리지만...) (그만 이탈해야한다.) 쐐애액! 바닥에 큰 댓자로 널부러진 채 기절한 청풍을 곁눈질하며 날아간다.

한왕; [야비한 놈! 서라!] 돌진해오지만

쐐액! 이미 까마득히 멀어지는 귀면지존.

한왕; [죽일...] 휘익! 추격을 포기하고 멈춰서며 이를 갈고

한왕; [그동안은 짐작만 하고 있었지만 오늘의 조우로 귀면지존 네놈의 정체를 확신할 수 있게 되었다.] 까마득히 멀어지는 귀면지존을 노려보고

한왕; [감히 황실을 희롱하고 어지럽힌 죄의 대가를 머잖아 치루게 될 것이다.] 돌아서고

쓰러진 청풍 옆에 진상파가 한 쪽 무릎을 꿇은 채 살피고 있는 장면이 한왕의 시야에 들어온다. 진상파는 물론 검은 칼집에 넣은 상태인데 한손으로 청풍의 명치 부분을 누르고 있다, 신소심은 좀 떨어진 곳에 당아연을 품에 안은 채 그걸 보고 있고.

한왕; [그자의 상태는 어떠한가?] 진상파에게 다가오고

진상파; [심각하면서도 심각하지 않은 상태이옵니다.] 다가오는 한왕쪽으로 조금 고개를 돌리고 숙이며 대답하고. 지징! 진동하는 손으로 청풍의 명치 부분을 누르는 자세로

한왕; [중상을 입었지만 죽을 정도는 아니다?] 옆에 멈춰서며 내려다보고

진상파; [귀면지존이 마지막에 쓴 수법은 기괴하면서도 치명적인 것이었사옵니다.] 청풍의 가슴을 내려다보며 말하고

진상파의 손이 누르고 있는 청풍의 명치 윗부분. 옷이 터져나가 맨살이 드러나 있는데 손바닥 형상으로 살이 돋아나 있다. 핏빛이고

한왕; [특이한 무공이로군.] [가격당한 부위가 안으로 함몰하지 않고 오히려 밖으로 돌출되다니...] 들여다 보며

진상파; [심장과 온몸의 혈맥을 쥐어짜서 가격당한 부위를 통해 피가 빠져 나오게 만드는 무공에 당한 흔적이에요.] 지징! 심각한 표정으로 청풍의 가슴을 누른 손바닥을 진동시키며

한왕; [절맥혈장(絶脈血掌)!] 눈 치뜨며 놀라고

한왕; [그대가 말한 증상이라면 삼황(三皇)중 혈왕(血王)이 남겼다는 절맥혈장이 분명하네.] 흥분과 긴장으로 눈 치뜨며

진상파; [저도 그럴 거라 짐작은 했지만... 처음 접하는 증상이라 확신은 못하고 있었사옵니다.]

신소심; (... 그러니까 저 색골이 삼황 중 혈왕의 마공에 당했다는...) 사색이 되고.

한왕; [귀면지존...] [그 죽일 놈은 역시 혈왕의 후손들 중 한명이었군.] 눈 번뜩이며 귀면지존을 떠올리고

한왕; [헌데 놀랍군.] [그자는 스치기만 해도 죽음을 면치 못한다는 절맥혈장에 직격당하고도 숨이 붙어있으니 말일세.] 다시 청풍을 내려다보고

진상파; [저 역시 놀라고 있던 중이옵니다.] 청풍을 보고

진상파; [타고난 특이한 체질인지, 아니면 어떤 기연을 만났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진상파; [이자의 몸은 절맥혈장의 파괴력에 완강하게 저항하고 있사옵니다.]

한왕; [죽지는 않을 거라는 말인가?] 눈 번뜩

진상파; [살 수 있다고 장담하기도 힘드옵니다.] 고개 조금 젓고

진상파; [지금은 어찌 어찌 견디고 있지만...] [체력이 소진되면 결국 절맥혈장의 확산을 막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옵니다.]

한왕; [그냥 죽도록 방치하기에는 아까운 인재인데...] [치료할 방법은 없겠는가?]

진상파; [기력과 내공을 보충해주어서 스스로 절맥혈장을 극복하게 하는 것이 최선일 것입니다.]

한왕; [살릴 가능성이 있다니 다행이로군.] 손을 품속에 넣고

한왕; [급한 대로 이걸 그자에게 먹이게.] 품속에서 꺼낸 호두알만한 알약을 내밀고. 은박지로 싼 환약이고. 그걸 돌아보는 진상파.

진상파; [기사회생의 영약이겠사옵니다.] 두손으로 환약을 공손히 받고

한왕; [황실의 비전으로 만든 십양대력보(十陽大力寶)라는 물건이네.] [이름 그대로 열명의 사내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영약이네만...] 조금 음험한 표정으로 웃고

신소심; (... 정력제라는...) 얼굴 발개지고

한왕; [기력을 보충해줄 뿐만 아니라 무공을 익힌 자가 복용할 경우 일갑자에 가까운 공력을 얻을 수도 있네.]

신소심; (정력제면서 한 알을 복용하는 것만으로 일갑자의 공력을 얻게 해준다니...) (사실이라면 강호에 존재하는 최고의 영약이라는 소림사의 대환단(大丸丹) 보다도 효과가 뛰어난 영약이잖아.) 놀라고

신소심; (역시 황실에서는 약을 만들어도 뭔가 다르다는 건가?)

진상파; [이자를 대신해서 감사드리옵니다.] 고개 조금 숙이고

한왕; [본왕에게 목숨 빚을 졌다는 사실이나 전해주게나.] 돌아서고. 헌데

한왕이 돌아서는 방향으로 백여미터쯤 떨어진 곳에 하원길과 복면을 쓴 두명의 남녀가 서있다. 엄청난 글래머인 여자와 삐쩍 마른 노인이다. 여자가 노인보다 키가 더 크다

신소심; (저자들 언제 저곳에...) 놀라고

<늙은 환관의 무공도 범상치 않지만 복면을 쓴 남녀는 개개인이 한왕에 못지 않은 고수로 보인다.> 다가오는 한왕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는 하원길과 복면 쓴 남녀를 배경으로 신소심의 생각

신소심; (한왕 주변에 무시무시한 고수들이 운집하고 있다는 소문이 사실이었던 거야.) 침 꼴깍

한왕; [시간 나면 그자와 함께 한왕부에 한번 들려주게.] 진상파를 돌아보며 말하고. 이제 하원길들과 가까워졌다.

진상파; [분부 받들겠사옵니다.] 고개 숙이고

한왕; [재회를 고대하고 있겠네.] 휘익! 말하며 날아오르고. 하원길과 복면을 쓴 남녀도 날아오르고

곧 멀어지는 네 사람

신소심; (역시 세상은 넓구나. 우리 무림맹과 천마련에 속하지 않은 고수들도 저렇게 많은 걸 보면...)

신소심; (하긴 내 젖가리개를 간단히 훔쳐냈던 저 색골도 세상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실력자이긴 하지.) 얼굴 살짝 붉히며 진상파와 청풍을 돌아보고

그때 진상파는 한왕이 주고 간 환약에서 은박지를 벗기는 진상파

신소심; (환약을 물도 없이 먹이긴 힘들 텐데...) 흠칫! 할 때

은박지 벗긴 환약을 들고 잠시 생각하는 진상파. 그러다가

! 갑자기 환약을 자기 입에 넣는 진상파

신소심; (색골을 먹일 환약을 맹주님 자신이 먹다니...) 놀라고 어리둥절할 때

입을 오물거려서 환약을 씹으며 두 팔로는 청풍의 상체를 끌어안는 진상파

신소심; (맙소사! 맹주님은 설마...!) 놀라 눈 치뜨며 한손으로 입을 가리고. 그때

진상파의 품에 상체가 쳐들려져 안기는 청풍. 고개가 젖혀져 입이 벌어지고

환약을 씹어서 갠 진상파는 그런 청풍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덮어 누른다.

신소심; (에그머니나...) 고개 돌려 외면하고

눈을 감은 채 청풍과 딥 키스하는 진상파.

신소심; (... 처녀의 몸으로 초면인 사내와 입맞춤을 하다니...) (맹주님이 저렇게 대담한 성격일 줄이야.) 두근! 두근! 가슴이 뛰고 얼굴이 새빨개진 채 고개 돌린 신소심, 곁눈질로 진상파와 청풍의 입 맞춤을 훔쳐 본다

진상파; (겨우 두 번째 만남에 불과하지만...) 청풍과 키스하며 생각하고. 얼굴이 좀 발개졌고

<의심의 여지도 없이 이 사내는 나 진상파와 뗄래야 뗄 수 없는 운명을 타고 난 상대다.> 키스하는 진상파와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진상파의 생각. 신소심은 고개 돌린 채 훔쳐 보며 입술 삐죽이고 있고

 

#135>

위 장면이 멀리서 보인다. 벽세황이 신행태보와 함께 돌아서고 있다. 흑혈살객은 주변을 살피며 앞서 가고 있고

벽세황; [좋은 구경을 했군.] [검후 진상파가 어떤 성격인지도 알았고...] 웃으며 걸음 옮긴다

신행태보; [방심하고 있는 틈을 타서 기습을 해보는 건 어떨지요?]

벽세황; [성공할 가능성이 희박한 시도요.] 고개 젓고

벽세황; [방금 전에 보았듯이 본련에서 무공으로 확실하게 검후를 이길 수 있는 건 사부님뿐이오.] [검후를 제압하려면 무공이 아닌 다른 수단을 궁리해야만 하오.]

신행태보; [다른 수단이라면...]

벽세황; [이미 내 머리속에 생각해둔 바가 있소.] 손가락으로 자기 머리를 톡톡 치면서 음산하게 웃으며 걸어가고

벽세황; [검후의 약점이 뭐고 누굴 이용하면 힘들이지 않고 손아귀에 넣을 수 있을지 알아냈으니...] 음산하게 웃는 벽세황의 뇌리로 신소심의 모습이 떠오른다.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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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

[!] [!] 놀라는 벽세황과 신행태보. 그자들이 서있는 바위 아래쪽에는 흑혈살객 한 놈이 주변을 경계하고 있다

멀리 강가 절벽 위의 상황이 보인다. 벼락에 덮인 귀면지존이 서있고 그 앞에 진상파가 한손으로 바닥에 꽂은 검의 손잡이를 잡은 채 한쪽 무릎 꿇고 있는 모습. 진상파 뒤에는 청풍도 한쪽 무릎 꿇고 앉아있고

신행태보; [의외로군요. 어검술을 구사하고 검벽신공까지 이룬 검후가 이름도 없는 인간에게 패하다니...] 손을 이마에 대고 보면서 말하고

벽세황; [귀면지존이란 저 자...] [검후가 전부터 알고 있었다면 결코 무명소졸이 아닐 거요.] 고개 젓고

벽세황; [그리고 아직 승부가 완전히 난 것도 아니고...] + [!] 오싹! 말하다가 오한이 들어 눈 부릅뜨는 벽세황

벽세황; <몸을 숨겨라!> 팟! 전음으로 외치며 바위 아래 그늘로 몸을 던지고

[!] [!] 휘릭! 휙! 신행태보와 흑혈살객도 무언가 느끼고 급히 몸을 굴려 그늘로 숨고. 직후

쏴아아! 근처의 다른 바위 위로 새처럼 날아 내리는 어떤 인물. 체구가 아주 크다

벽세황; (저자는...) 바위 그늘에 숨어 그 인물을 보고

<한왕 주고후?> 쿵! 눈 부릅 뜬 채 귀면지존과 진상파의 대결이 벌어지고 있는 쪽을 보고 있는 패도적인 분위기와 기세를 흘리는 한왕의 모습 배경으로 벽세황의 놀람

 

#134>

다시 절벽 위. 무릎을 꿇은 진상파와 그 앞에서 벼락에 휘감긴 손을 내밀며 다가서는 귀면지존. 귀면지존 뒤에는 가슴을 손으로 누른 왕진이 서있다

왕진; (끝났다!) 안도하고

왕진; (검후니 뭐니 해도 사부님의 적수는 아니었던 것이다.) 미소. 반면

청풍; (음험하고 교활한 자!) 진상파의 뒤쪽에 한 무릎 꿇은 채 헐떡이며 귀면지존을 노려보고

<강력한 흡인력으로 검벽신공에 균열을 만든 다음 그 틈새로 벼락을 때려 넣었다. 인정하긴 싫지만 싸울 줄을 아는 인간이다.> 왼손으로 일으킨 소용돌이로 진상파의 몸을 뒤덮고 있던 검 형태의 기운들을 끌어당겨 검 형태 기운들 사이를 벌어지게 만들고 오른손을 쳐들어 일으킨 벼락을 그 틈으로 들어가게 해서 진상파의 몸을 때리게 하는 귀면지존의 모습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귀면지존; [간단히 결판이 났군.] 지지지! 온몸이 벼락에 덮인 채 진상파 앞으로 다가서며 웃고. 왼손에서는 소용돌이를 없앴고

귀면지존; [검후 진상파!] [네가 이룬 검법의 경지는 상당하다만 경험이 일천해서 싱거운 승부가 되었다.] 지지지! 오른손으로 다시 벼락을 날릴 자세로 진상파를 겨누고. 진상파는 오른손으로 검의 손잡이를 덮어 누른 채 한쪽 무릎을 꿇고 고개 떨군 채 벌벌 떨고 있다. 온몸에서는 연기와 벼락이 일어나고 있다.

청풍; (좋지 않다!) 얼굴 굳어지고

청풍; (검후는 혈전창에 직격당한 탓에 저항 불능 상태가 되었고...) (나 역시 거푸 두 번 비파천강지를 쓰는 바람에 내공이 거의 바닥난 터라 돕는 게 쉽지 않다.) 앞쪽에 검을 한손으로 짚은 채 주저앉아있는 진상파의 뒷모습을 보며 필사적으로 일어나려 하고

청풍; (내가 지닌 무공중 귀면지존을 귀찮게라도 할 수 있는 건 비파천강지가 유일한데...) 엄지와 검지를 동그랗게 오무린 오른손이 벌벌 떨린다.

청풍; (겨우 몸이나 움직일 수 있는 지금의 내 몸 상태로 내공 소모가 극심한 비파천강지를 쓰는 것은 무리다.) 비틀! 완전히 일어나고. 오무렸던 오른손의 검지와 엄지를 풀면서.

청풍; (임기응변...) (제대로 될지 모르지만 그 무공을 써봐야겠다.) 비틀거리며 귀면지존 쪽으로 다가가고. 진상파에게 다가서던 귀면지존이 멈칫! 하며 그런 청풍을 보고.

신소심; (저 인간 뭘 하려고...) 겨우 일어나 앉으며 당아연을 옆으로 밀치면서 보고.

귀면지존; [흐흐흐! 서두르지 말고 순번을 기다려라 애송이야.] 자신에게 다가오는 청풍을 보며 고개를 젓고. 오른손으로는 진상파를 겨눈 채로

귀면지존; [저 계집을 처리한 후 네놈도 지져줄 테니...] 지지지! 벼락을 일으켜 다시 진상파를 때리려 하고. 그자의 손에서 벼락으로 이루어진 채찍같은 것이 허공으로 치솟는다.

신소심; (안... 안돼!) 절망. 바로 그때

청풍; [같은 사내로서 창피하기 이를 데 없군.] 비틀거리며 귀면지존 앞으로 다가가고. 이제 거리는 5미터 안쪽이고

귀면지존; [왜?] [사내 주제에 계집을 정색하며 상대해서?] 피식! 진상파를 벼락으로 때리려다가 가면 속에서 웃으며 청풍을 돌아보는데

청풍; [바로 그렇다!] 딱! 오른손을 퉁기고. 순간

빠캉! 청풍의 오른손에서 벼락이 일어나 귀면지존을 때린다. 그리 강하지 않은 벼락이다. 하지만 벼락에 맞은 귀면지존은 놀라 눈을 부릅뜨고

왕진; [혈... 혈전창?] 경악

신소심; [아!]

진상파; [!] 고개 숙이고 있던 진상파도 놀란 표정이 되고

귀면지존; [네놈 어떻게 혈전창을...!] 빠지직! 비틀! 청풍이 날린 벼락에 맞아 휘청하며 경악. 충격은 그리 크지 않지만 놀라서. 그때

슈악! 유령같이 움직여서 이미 그자의 앞으로 파고드는 청풍. 거리는 3미터 정도

귀면지존; [감히...] 빠캉! 진상파를 때리려던 벼락의 채찍으로 청풍을 때리고. 하지만

빠지직! 청풍의 오른손이 쳐들리며 다시 벼락이 일어나고

빠카캉! 서로의 벼락이 합쳐지면서 불꽃이 튀고. 물론 귀면지존이 일으킨 벼락이 압도적으로 강력해서 청풍쪽으로 밀고 내려오는 모습. 한데

쩍! 청풍이 오른손을 옆으로 뿌리고. 청풍의 손이 뿌리는 대로 옆으로 날아가는 합쳐진 벼락

왕진; [힉!] 꽝! 기겁하며 비틀하고. 그자에게서 멀지 않은 곳에 벼락이 떨어지고.

진상파; (이화접목까지...?) 눈 번뜩이고. 그 직후

쩍! 유령같이 귀면지존의 옆으로 파고들면서 왼손에 거꾸로 잡은 비수로 그자의 옆구리를 긋는 청풍.

귀면지존; [큭!] 휘청하며 옆으로 물러서는 귀면지존

서걱! 이번에도 청풍의 비수는 귀면지존의 옷을 베고 그 옷 속의 허리에 약간 긁히는 상처를 냈을 뿐이다. 하지만

청풍; (됐다!) 휘익! 귀면지존의 옆구리를 비수로 벤 청풍은 바람처럼 그자의 옆으로 빠져나간다.

청풍; (이걸로 시간을 좀 벌었...) 꽈광! 귀면지존을 등지고 날아가다가 눈 부릅. 등에 벼락이 작렬한다

퍼억! 벼락에 맞아 몸이 불꽃과 연기와 벼락에 뒤덮인 채 바닥에 나뒹구는 청풍. 그 뒤쪽에서 몸을 옆으로 틀어서 벼락을 때린 모습의 귀면지존. 가면 속에서 눈을 부릅뜨고 있고

신소심; [악!] 비명

청풍; [끄윽...] 푸시시! 지지지! 바닥에 나뒹굴며 온몸에서 연기와 불꽃이 나는 청풍. 벼락에 맞은 모습. 벼락이 몸을 휘감고 있기도 하고. 하지만 죽을 정도는 아니고

왕진; [꼴좋다!] 환호. 하지만

귀면지존; (최대치의 혈전창에 맞고도 타죽지 않았다.) 벼락을 때린 자세로 눈 부릅 뜨고

귀면지존; (저 놈도 혈전창을 구사할 줄 알아서 뇌격을 흘려보냈다는 건데...) (처음 접하는 무공을 두 세 번 보고 똑같이 따라한다는 게 말이 되는 것인가?) 전율하며 보고. 청풍이 벌벌 떨면서도 일어나려 애쓰는 모습

청풍; [젠... 젠장! 몸속이 숯이 되는 기분이로군.] 헉헉 대며 겨우 상체를 일으키고. 직후

귀면지존; [만천신안(瞞天神眼)!] 깨닫고 외치고

상체를 일으키며 그자를 돌아보는 청풍.

귀면지존; [그렇군! 네놈은 한 번 본 건 무엇이든 그대로 재현해 낼 수 있다는 만천신안을 지녔구나.] 가면 속에서 이를 바득 갈고

왕진; (한번 본 건 무엇이든 그대로 재현해내는 게 인간의 능력으로 가능한 일인가?) 놀라고

진상파는 이해가 간 듯 고개를 조금 끄덕이고

귀면지존; [흐흐흐! 이제 보니 네놈은 검후 저년보다 오히려 더 위험한 존재였구나.] 쿠오오! 온몸에서 살기를 뿜어내며 청풍에게 다가가고. 청풍은 겨우 일어나 비틀거리고 있고

귀면지존; [설령 검후를 놓치더라도 네놈만은 오늘 반드시 잡아 죽여야겠다.] 청풍에게 웅크린 손을 내밀어 장풍을 쏘려는 자세로.

청풍; (또 다른 무공을 쓰려 한다.) 비수로 앞을 가리며 뒤로 비틀. 몸에서는 연기와 벼락이 피어오르고 있고

지징! 진동을 일으키는 귀면지존의 손아귀

청풍; (저 자의 손아귀에서 엄청난 파괴력이 터져 나오려고 한다.) 눈 부릅

청풍; (저 무공에 직격당하면 내 몸뚱이쯤은 물방울처럼 터져버릴 게 분명한데...) (조금 끌어 모았던 내공을 방금 전의 격돌에서 소모한 상태라 피할 수도 없다.) 절망하며 뒤로 비틀 물러서고.

귀면지존; [잘 가라.] 바웅! 그런 청풍을 겨눈 손으로 강력한 진동을 일으키려 하고.

신소심; [피... 피해 멍청아!] 여전히 바닥에 주저앉은 채 비명. 그 직후

꽝! 뒤쪽에서 날아든 반월형의 섬광이 귀면지존의 등을 비스듬히 강타한다. + 귀면지존; [!] 청풍에게 공격을 날리려다가가 몸이 덜컥! 하는 충격을 받고

쩍! 푸학! 비틀거리는 귀면지존의 등쪽 옷이 비스듬하게 갈라지면서 드러나는 피부가 제법 깊게 갈라지면서 피가 뿜어진다. 그래도 치명상은 아니고

청풍; [!] 안도하고 놀라며 비틀

왕진; [사... 사부님!] 비명

신소심; [아!] 놀라고

쿵! 한쪽 무릎을 꿇은 자세인 진상파가 한손으로 쥔 검을 허공으로 비스듬히 그어 올린 자세로 앉아있다. 여전히 몸에서 연기가 나긴 하지만 힘을 좀 회복한 모습이고

청풍; (혈전창에 당한 충격에서 어느 정도 회복했구나.) 팟! 뒤로 훌쩍 뛰어 피하며 진상파를 보고. 내공이 소진되어 멀리 날아가지는 못한다.

귀면지존; [네년...] 분노하며 진상파를 돌아보고. 청풍은 그자에게서 10미터 떨어진 곳에 비틀거리며 내려서고 있고

진상파; [저와의 승부가 끝나지 않았는데 한눈을 파시다니... 예의가 없으시군요.] 천천히 일어난다

귀면지존; [오냐 미안하게 되었다! 네년의 숨통을 완전히 끊어주지 않아서...] 꽝! 가면 속에서 이를 바득 갈면서 웅크렸던 손을 확 펴고

쿠왕! 그러자 귀면지존이 내민 손 앞쪽에서 강력한 충격파가 일어나 진상파에게 날아간다

스윽! 검을 수직으로 세우며 눈을 반쯤 감는 진상파.

지잉! 검의 앞쪽 공간이 수직으로 진동하고. 그러자

쩍! 귀면지존이 날린 충격파가 진상파가 수직으로 세운 검에서 일어나는 진동에 닿자 좌우로 물살처럼 갈라져 흐르고

청풍; (검기로 귀면지존의 공격을 갈라버렸다.) 다리가 풀려서 비틀거리며 안도하고

꽝! 엄청난 충격파가 진상파 주변의 지면을 박살낸다. 하지만

검을 세우고 있는 진상파의 주변은 타원형으로 무사하다. 진상파의 검에서 일어난 진동이 충격파를 갈라버린 것. 이어

쩍! 몸을 돌리며 수평으로 검을 긋는 진상파. 그러자

꽝! 아무런 기척도 없었는데 귀면지존의 옆구리에서 비스듬히 일어나는 폭발. 그 충격으로 휘청하는 귀면지존. 진상파가 날린 무형의 검기에 옆구리가 베어진 것. 하지만

쩍! 쿠오오! 이번에도 옷과 살이 좀 갈라졌을 뿐 중상은 입지 않는 귀면지존

귀면지존; [크왓!] 빠캉! 휘청하며 휘두른 귀면지존의 손에서 일어난 벼락의 채찍이 진상파의 몸을 때린다. 검의 형상들에 덮여있지만 충격 받는 진상파

쿵! 쿵! 벼락에 맞아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서는 진상파. 이마만 약간 찡그리지만 상당히 타격을 받은 모습

청풍; (역시 검후는 아직 기력을 충분히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비틀거리며 찡그리고

신소심; [안... 안돼!] 울상

주르르! 밀려나던 몸을 세우는 진상파의 입과 코로 피가 흐르고

귀면지존; [끈질긴 계집!] [하지만 앞으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보자!] 빠지직! 양손으로 동시에 벼락을 일으키며 웃고.

진상파; [...] 다시 검을 마주 휘두를 자세

귀면지존; [기대해라! 내장이 타들어가는 느낌을 만끽하게 해줄 테니...] 지지지! 양손을 쳐들어 거대한 벼락을 만들어내며 웃고

청풍; (더 이상은 위험하다!) 눈 부릅

청풍; (온전한 몸 상태가 아닌 검후는 귀면지존이 작정하고 발휘하는 혈전창을 견디지 못할 것이다.) 콱! 심호흡하며 발로 강하게 바닥을 딛고

청풍; (젖 먹던 힘까지 써서라도 귀면지존의 주의를 끌어한다. 검후에게 숨 돌릴 틈을 만들어 주려면...) 팟! 사력을 다해 몸을 움직여 앞으로 돌진하려 하고. 바로 그때

[방해된다. 비켜라!] 퍽! 누군가 그런 청풍의 옆을 스윽 지나가며 손으로 청풍의 어깨를 강하게 쳐서 밀어버린다. 눈 부릅 뜨며 옆으로 넘어지려는 청풍.

청풍; (지척에 이를 때까지 눈치 채지 못했다.) 쿵! 쿵! 옆으로 쓰러질 듯 비틀거리며 놀라고. 스윽! 그런 청풍의 옆으로 거구의 인물이 성큼 성큼 걸어 지나간다

[!] [!] 진상파를 벼락으로 때리려던 귀면지존과 그걸 검으로 막으려던 진상파가 동시에 놀라 돌아보고

청풍; (저 인물은...) 자기 앞쪽을 걸어가는 한왕의 뒷모습 보며 놀라고

<한왕 주고후!> 쿵! 거만한 걸음걸이로 두 사람에게 다가오는 한왕의 모습을 배경으로 사람들의 경악. 한왕의 뒤쪽에는 옆으로 밀려난 청풍이 비틀거리며 몸을 세우고 있다. 물론 놀란 표정으로

진상파; [...] 눈을 조금 가늘게 뜨며 한왕을 보고

귀면지존; (이런...) 가면 속에서 눈살을 찌푸리며 쳐들었던 양손을 내리고

왕진; (한... 한왕이 직접 날 추격해왔구나.) 급히 소매로 얼굴을 가린다.

신소심; (저 인물이 누군데 모두 얼음이 되었지?) 한왕을 모르는 신소심은 어리둥절. 그때

한왕; [귀면지존...] [네놈의 이름은 동창(東廠)과 금의위(錦衣衛)를 통해서 익히 들어 알고 있다.] 쿠오오! 온몸에서 무시무시한 패기를 흘리면서 다가오고

한왕; [듣자하니 네놈이 가당치도 않게 황실을 대상으로 뭔 짓인가를 꾸미고 있다지?] 패도적이고 거만한 표정으로 말하며 거침없이 귀면에게 다가서고

귀면지존; [황실의 종친들중에서도 가장 존귀한 신분이신 전하께서 미천한 늙은이를 알아주시니 광영(光榮)이외다.] 포권하고

한왕; [마음에도 없는 예의 따위는 때려치우고...] 빠지직! 말하며 번쩍 쳐드는 오른손이 강철처럼 변하며 은은한 벼락에 휩싸인다.

한왕; [우선 한 대 맞아야겠다!] 쩍! 한 걸음에 귀면지존의 앞으로 확 다가서며 오른손을 강력하게 내뻗는다. 강철같이 변한 손을 웅크린 채

귀면지존; [십절무제의 철지촌강(鐵指寸罡)이구려!] 바웅! 진동하는 손으로 막으며 눈 부릅뜨고

청풍; (한왕이 구사하는 저 무공도 오제중 십절무제의 무공이로구나!) 놀라고. 직후

꽝! 진동이 일어나는 귀면지존의 손과 한왕의 강철처럼 변한 손가락이 충돌하며 폭탄이 터지는 듯한 굉음이 일어나고.

휘청! 충격으로 상체가 뒤로 젖혀지는 한왕. 반면

콰드드드! 버틴 두 발로 바닥에 고랑을 파며 2미터쯤 쭉 밀려가는 귀면지존. 그 뒤에서 얼굴을 소매로 가린 왕진의 눈이 치떠지고

신소심; (맙소사!) 경악과 흥분

청풍; (저 무시무시한 노괴가 한왕과의 격돌에서 밀려났다.) 역시 경악

진상파; (한왕은 황제의 아들로 태어난 덕분에 영약을 무제한으로 복용할 수 있어서 내공만으로는 귀면지존을 압도하는구나.) 고개 조금 끄덕이며 그때까지 가슴 높이로 들고 있던 검을 아래로 내리고.

한왕; [대역무도한 놈!] 콱! 발로 강하게 바닥을 밟아서 휘청이던 몸을 세우고

한왕; [어디 한 번 더 본왕의 공격을 받아봐라!] 쩌엉! 한 걸음에 귀면지존에게 육박하며 다시 강철같이 변한 오른손을 후려 찍는다. 얼마나 빠르게 후려치는지 웅크린 손가락 사이로 바람이 찢어지고. 하지만

귀면지존; [단병접전(短兵接戰;육박전)은 사양이외다.] 땅! 뒤로 물러서며 오른손의 엄지와 검지 손가락을 마찰하여 퉁기고. 그러자

꽝! 허공에서 벼락이 떨어져 한왕을 강타하고. + 한왕; [컥!] 귀면지존을 손아귀로 찍어가다가 벼락에 맞아 감전당하며 비틀하고. 눈 치뜨며 고개 젖히고.

신소심; [악!]

청풍; (저런...) 눈 치뜰 때

진상파; (상대가 공격하기 편하도록 직진으로 돌격하다니... 경험의 차이는 어쩔 수 없구나.) 찡그릴 때

한왕; [크아!] 쩌억! 감전당한 상태에서도 악을 쓰며 오른손을 그대로 찍어가고

귀면지존; [!] 팟! 놀라며 급히 몸을 뒤로 홱 젖히고

콰직! 쩍! 간발의 차이로 귀면지존의 가슴을 긁어내리는 한왕의 웅크린 손. 귀면지존의 가슴 부분의 옷이 찢기고 가슴에 깊이 상처가 난다.

팟! 뒤로 훌쩍! 뛰어 피하는 귀면지존

한왕; [큭!] 앞으로 오른손을 그어내린 자세로 휘청하고. 쓰러지려는 자세지만 앞으로 쓰러지지는 않는다

귀면지존; (위험했다!) 휘익! 자신의 가슴에 깊이 상처가 난 걸 보면서 내려서며

귀면지존; (역시 철지촌강을 익힌 저 멧돼지는 접근시키면 안된다.) 빠직! 다시 오른손을 쳐들어서 벼락을 한왕에게 날리려 하고. 한왕은 몸이 벼락과 연기에 휘감긴 채 휘청거리고 있다. 하지만 그 직후

꽝! 귀면지존의 옆구리에 작렬하는 섬광. 옷이 갈라지면서 옆구리에 또 상처가 생긴다.

5-6미터 거리를 두고 검을 휘두른 자세인 검후

귀면지존; (젠장...) 쿵! 쿵! 옆구리를 누르며 뒷걸음질치고. 그자의 앞쪽에는 검을 그었던 진상파가 다시 자세를 바로 하며 검을 거두고 있고. 다른 쪽에서는 비틀거리던 한왕이 눈을 부릅 뜬 채 몸을 세우며 귀면지존을 노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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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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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일각전(一刻前)> 역시 깊은 밤. 이제 달이 서쪽으로 기울고 있고. 불빛 하나 없이 깜깜하다.

<-해하촌> 분이 엄마 전삼낭의 가게. 문이 닫혀있고 물론 불빛도 없다.

가게 내부

내실. 넓지 않은 침실. 침대가 하나 있고 그 침대에 야한 모습으로 잠이 든 전삼낭. 잠옷 차림인데

흔들! 누군가의 손이 갑자기 전삼낭의 어깨를 잡아 흔든다. 여자의 손이다

전삼낭; [으음...] 비몽사몽간에 눈을 뜨며 잠에서 깨어나고. 직후

[!] 눈 부릅 전삼낭

누군가 어둠 속에서 내려다보며 전삼낭의 어깨를 흔들고 있다.

전삼낭; [누구...] 텁! 비명 지르며 일어나려는데 그런 전삼낭의 입을 틀어막는 갸름한 여자의 손

분이; [쉬이! 나야 엄마!] 얼굴 숙이며 속삭이는 분이

분이; [옆집에서 들으면 안되니까 조용히 해.] 얼굴 숙이는 분이의 얼굴. 전삼낭의 입을 틀어막았던 손을 떼고. 그러자

전삼낭; [분... 분이야.] 일어나고. 놀란 표정.

분이; [빨리... 빨리 옷 입어! 날이 새기 전에 마을을 떠나야만 해.] 전삼낭의 팔을 잡아 일으키며 재촉하고. 초조하고 겁에 질린 표정

전삼낭; [떠나다니? 대체 무슨 소리야?] 일어나 침대에 걸터앉고

전삼낭; [이 밤중에 어딜 가야한다는 거니? 가게는 어떻게 하고?]

분이; [나중에... 나중에 설명해줄게.] [시간이 없단 말이야.] 고개 돌려 내실 밖을 살피며 초조한 표정으로 말하고. 그러자

<무슨 일이 생겼구나.> 굳어지는 전삼낭의 얼굴

 

#128>

분이네 가게를 밖에서 본 모습.

끼익! 조심스럽게 문이 열리고. 분이가 고개를 내밀어서 밖을 살핀다. 밖에는 아무도 없고.

분이; [아무도 없어! 나와도 돼 엄마.] 밖으로 나오며 안에 대고 말하고

전삼낭; [그... 그래.] 겁에 질려 나오는 전삼낭. 옷을 입었고 큼직한 보따리를 하나 품에 안고 있다.

주변 살피며 달려가는 분이. 그걸 보며 가게 문을 닫는 전삼낭.

돌아보며 빨리 오라고 손짓하는 분이. 그 분이를 향해 허둥대며 달려가는 전삼낭

멀어지는 두 모녀. 헌데

골목에 서서 보고 있는 사내. 철두. 자기 가게 옆의 골목이다.

[...!] 길 저쪽으로 멀어지는 분이와 전삼낭의 모습 보면서 골목에서 나오는 철두

 

#129>

해하촌의 입구. 말 한 마리가 끄는 제법 큰 마차가 한 대 서있다. 마차의 좌우와 뒤쪽에 난 문은 닫혀있고 마부석에는 죽립을 깊이 눌러쓴 건장한 중년 사내가 앉아있다. <건곤일척 자료집 제31페이지>에 나온 <곡강한> 캐릭터. 이 작품에서의 이름도 곡강한. 천불투에게 신세를 입은 적이 있는 인물로 표국을 운영한다. 마차 옆에는 천불투가 뒷짐을 짚고 서서 해하촌 쪽을 보고 있다

<아버님!> 덜컥! 전음으로 하는 말소리가 들리며 마차의 문이 열리고 온유향이 내다본다. 눈을 감은 상태임을 주의

온유향; <분이모녀가 좀 늦는군요.> 감은 눈으로 해하촌 쪽을 기웃거리며

천불투; [분이 어미가 챙겨야하는 게 제법 있는 모양이다.] 역시 해하촌 쪽을 보며 말하고

온유향;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고... 갑자기 집을 떠나야한다니 당황스럽겠지요.> 한숨. 그때

천불투; [저기 오는구나.] 해하촌 쪽을 보고. 온유향도 밖으로 고개를 더 내밀어 감은 눈으로 해하촌쪽을 보고

건물들 사이의 길에서 달려오는 분이와 전삼낭

분이; [할아버지! 엄마 데려 왔어요,] 마차 가까이로 헐떡이며 달려오고

천불투; [수고했다. 오는 도중에 마주 친 사람은 없었느냐?]

분이; [예... 새벽이 가까워지는 깊은 밤이라 마을 사람들 중 깨어있는 사람은 없었어요.] 헐떡이며 멈춰서고. 그 뒤로 전삼낭도 속도를 줄이며 할딱이고

천불투; [다행이로구나.] 끄덕이며 분이 뒤에 멈춰서는 전삼낭을 보고

전삼낭; [어르신...] 고개 숙여 천불투에게 인사하고

천불투; [와줘서 고맙네. 자세한 사정은 가는 도중에 청풍이 어미가 해줄 테니 어서 마차에 타게.] 마차를 가리키고

전삼낭; [예...] 눈치 보며 마차의 문으로 가고

[고마워요.] 온유향이 내민 손을 잡고 마차로 타는 전삼낭. 분이도 뒤따라 올라가고

천불투; [답답하더라도 도착할 때까지 일절 문을 열면 안된다.] 분이도 마차에 타자 밖에서 문을 한쪽 닫아주며

분이; [할아버지는 안타세요?] 닫히는 문 안쪽에서 묻고. 전삼낭도 내다보고. 마차 안에는 짐이 제법 많이 실려있다.

천불투; [할애비는 뒷정리를 하고 갈 테니 먼저 가도록 해라.]

분이; [조... 조심하세요.] 안에서 억지로 웃고

천불투; [오냐!] 탁! 문을 닫고.

분이; (불길해.) 닫힌 문 안쪽에서 문을 보며.

천불투; [그만 출발하게.] 마부석의 곡강한에게 말하고. 그 배경으로 <어쩐지 할아버지를 다시 못 볼 것같은 느낌이 들어!> 분이의 생각 나레이션

고개 숙이는 곡강한

철썩! 고삐로 말의 엉덩이를 치고

움직이는 마차

곧 멀어지는 마차. 그걸 남아서 보는 천불투

천불투; (거의 확실하게 상시태감 위태무의 추적이 있을 것이다. 다만 언제일지가 문제일 뿐...) 마차를 보면서 생각하고

천불투; (위태무는 무슨 짓을 해서든지 천마총의 장보도를 회수하려 들 테고...) (그럼 우리 가족과 관련된 사람들은 모두 위험에 처할 수밖에 없게 된다.) 돌아서고

천불투; (정칠이 문제를 해결해주러 간 청풍이의 귀가가 늦는 게 마음에 걸리는구나.) 해하촌쪽으로 걸어간다

천불투; (뒷정리도 할 겸 날이 밝을 때까지만 온고당에 머물며 청풍이를 기다려 보자.)

<아무쪼록 낙신부도가 바꿔치기 당한 사실을 위태무가 가능한 늦게 알아차리기를 바랄 뿐이다.> 해하촌으로 들어가는 천불투. 헌데

 

슥! 천불투가 해하촌 안쪽으로 사라지자 해하촌 입구쪽의 건물들 사이의 좁은 골목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철두

철두; (무슨 일인가 벌어지고 있다.) 눈 번뜩이며 천불투가 사라진 마을쪽을 보고

철두; (정칠이 놈이 다녀간 일 때문에 심란해져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가 분이가 몰래 집으로 들어가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었다.)

철두; (청풍이 엄마뿐 아니라 분이와 분이 엄마까지 야반도주하듯 해하촌을 떠나는 걸 보면 일도 보통 일이 아니다.) 파팟! 뛰기 시작하고. 마차가 가는 쪽으로. 그 사이에 마차는 상당히 멀리 가고 있다. 금릉으로부터 멀어지는 모습이고

철두; (저 마차가 분이를 어디로 데리고 가는지 확인해야만 한다.) 그 마차를 따라 달려 간다

<설령 분이가 이미 청풍이의 여자가 되었다고 해도 포기할 수 없으니...> 멀어지는 마차와 그 뒤를 달려가는 철두의 모습

 

#130>

다시 청풍이 귀면지존과 싸우던 강변의 절벽 위. 귀면지존이 벼락같은 기운에 덮여 서있고 그 앞으로 검후 진상파가 걸어간다. 신소심은 여전히 바닥에 쓰러져서 고개만 돌려 진상파를 보고 있고. 청풍은 극도로 지친 표정이 되어 비틀거리며 진상파의 뒷모습을 보고 있다. 비수는 왼손에 쥐고 있다. 아직 신소심과 청풍의 몸은 자잘한 벼락에 덮여있다.

청풍; (살았다!) 턱! 힘이 빠져서 주저앉는 청풍.

청풍; (저 여자가 제 때 나타나지 않았다면 꼼짝없이 숯덩이가 될 뻔했다.) 주저앉아서 헐떡이며 진상파의 뒷모습을 보고. 헌데

 

#131>

귀면지존에게 다가가는 진상파의 모습이 쌍안경같은 화면에 잡힌다.

현장이 내려다보이는 수백미터 밖의 바위 위에 세 명의 사내가 앉고 서있다. 몇 개의 바위가 솟아있는 작은 동산인데 벽세황과 신행태보가 그 중 한 바위 위에 서있고 그 바위 아래쪽에는 신소심의 뒤를 밟았던 흑혈살객들 중 한명이 한쪽 무릎을 꿇고 있다. 벽세황은 양손의 엄지와 검지를 동그랗게 말아서 쌍안경을 보는 것처럼 하고 있다. 바로 위의 화면은 벽세황의 동그랗게 만든 손가락 안에 들어온 장면이다

벽세황; [잠도 못 자고 이 외진 곳까지 달려온 보람이 있구만.] 두 손을 눈에 댄 채 웃고

벽세황; [추측만 난무할 뿐 우리 천마련의 그 누구도 실물을 본 적이 없는 검후 진상파를 직접 보게 되었으니 말이야.]

신행태보; [저 나이에 어검술을 구사하는 걸 보면 만만한 계집은 아닌 것같습니다만...] 눈치 보며

벽세황; [망한 집구석이긴 해도 한 때 본련을 패망 직전까지 몰아넣었던 무림맹의 맹주인데 만만할 리가 없지.] 눈에 대고 있던 손을 내리고

신행태보; [확실히 무림맹의 사대장로가 검후를 신주단지처럼 떠받드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벽세황; [물론 그래봤자 계집이오.] [계집의 숙명은 사내에게 지배당하는 것이고...] 음험하게 웃고

벽세황; (검후만 해치우면 사부님의 후계자 자리는 따 놓은 당상...) 흥분

<곧 나 벽세황을 보게 될 것이다 진상파!> 벽세황의 생각을 배경으로 귀면지존과 마주 서는 진상파의 모습

 

#132>

위 장면의 연속. 가슴에 상처가 나있으며 쓰고 있는 가면의 뺨 쪽이 갈라진 귀면지존에게 다가가는 진상파의 모습. 오른손에는 보검을 들고 있음 주의. 귀면지존 뒤쪽에는 가슴에 난 구멍을 손으로 누르고 있는 왕진이 겁에 질린 표정으로 서있고. 진상파의 뒤쪽에는 청풍이 한 쪽 무릎을 꿇은 채 다른쪽 다리는 세운 자세로 앉아서 진상파의 뒷모습을 보고 있다. 왼손에는 비수를 거꾸로 쥐고 있고. 그런 청풍에게서 10미터쯤 떨어진 곳에는 당아연을 끌어안은 자세로 누워있는 신소심이 벌벌 떨며 역시 진상파를 보고 있고

지지지! 벼락에 휘감기는 귀면지존의 몸. 좀 긴장한 모습

스으으! 스! 그런 귀면지존 앞에 멈춰서는 진상파의 몸에서 반투명한 검날이 수없이 돋아나고. 진상파와 귀면지존의 거리는 10미터 전후

청풍; (몸에서 수많은 검이 돋아나는 것처럼 보인다.) 벼락의 잔재에 쌓인 채 눈을 좀 가늘게 뜨고 진상파의 뒷모습을 보고

<나보다 불과 몇 살 연상인 것같은데 이미 전설 속의 검벽신공을 이루었구나.> 츠츠츠! 온몸이 검의 형상을 한 기운에 덮인 채 귀면지존과 마주 선 진상파의 모습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그 직후

귀면지존; [검후! 검후! 검후!] 흐흐흐! 가면 속에서 음산하게 웃으며 입을 열고

귀면지존; [무림 역사상 여자의 몸으로 검의 제왕, 즉 검후라 불린 전례는 없었다.]

귀면지존; [지금까지는 무림맹의 잔당들이 스스로 기세를 돋우기 위해 제 놈들의 새 맹주에게 검후라는 과한 별호를 붙였을 것으로 여겼다만...] 가면 속에서 눈을 좀 가늘게 뜨고

귀면지존; [본좌의 눈으로 직접 보니 아주 과장된 소문만은 아닌 것같구나.]

진상파; [귀면지존...] [드디어 귀하를 제 눈으로 직접 보게 되는군요.] 차가운 눈빛으로 귀면지존을 보며 입을 열고

귀면지존; [말투로 미루어보자면 본좌의 존재를 이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건데...]

귀면지존; [강호의 소문대로 네년, 사자천존 초패강의 숨겨진 제자인 것이냐?] 강렬한 눈빛

청풍; (검후 진상파가 무림맹의 전대 맹주였던 사자천존의 제자다?) 놀라고

진상파; [제가 누군지 알아보셨는데 이런 걸 계속 붙이고 있을 필요는 없겠지요?] 찌익! 코 밑에서 가짜 수염을 떼어내고. 이후로 진상파는 복장만 남자 복장일 뿐 원래 얼굴로 나온다.

귀면지존; [얼굴도 검기에 못지 않게 빼어나군.] 음험한 표정

진상파; [칭찬으로 듣겠어요.] [그보다 초무궁(楚無窮)은 잘 지내고 있는가요?] 귀면지존을 지긋이 보며 되묻고

청풍; (초무궁?) 두근! 눈 부릅뜨는 청풍의 가슴이 뛰고

청풍; (분명 처음 듣는 이름인데... 왜 갑자기 가슴이 뛰는 걸까?)

귀면지존; [초무궁의 안부를 본좌에게 묻는 걸 보니 더 이상 의심의 여지는 없구만.] 흐흐흐! 웃고

귀면지존; [네년은 역시 사자천존의 제자였던 것이다.] 빠캉! 외치며 손을 쳐드는 그자의 손에서 벼락이 일어나 허공으로 치솟았다가

청풍; [조심...] 다급히 외칠 때

꽝! 거대한 벼락이 그대로 진상파의 몸에 작렬한다. 진상파 주변에 벼락이 떨어져 땅이 터지고 불꽃이 확 퍼지는 모습

청풍; (이런...) 팔로 앞을 가리고

신소심; [맹... 맹주님!] 바닥에 누운 채 고개만 돌려 보면서 비명.

왕진; [그렇지!] 가슴에 난 상처를 누른 손에 힘이 불끈. 하지만

귀면지존; [허어...] 세 사람과 달리 벼락을 날린 자세로 좀 놀란 표정을 짓고

쿠오오! 지지지! 벼락과 불꽃이 소용돌이치는 안쪽에 사람 그림자가 서있다.

지지지! 츠츠츠! 흩어지는 연기와 불꽃. 그러자 드러나는 광경. 벼락이 가시덩굴처럼 휘감고 도는 안쪽에 진상파가 우뚝 서있다. 처음과 다른 점은 보검을 바닥에 꽂고 한 손으로 그 보검의 손잡이를 윗 부분을 덮어 누른 자세로 서있다는 점인데

지지지! 진상파가 손으로 덮어 누르고 있는 검이 벼락에 휘감겨 있다. 진상파의 몸에도 전기가 흐른 모습. 머리카락은 곤두서고 몸에서 연기도 난다. 하지만 크게 다친 모습은 아니고. 여전히 몸 주변에는 검 형상의 투명한 기운들이 고슴도치처럼 돋아있다

신소심; [아!] 안도

청풍; (저 여자, 귀면지존의 공격을 무리 없이 받아냈다.) 역시 놀라고 안도하고

왕진; (괴물... 사부님이 전력을 기울여 구사한 혈전창에 직격당하고도 멀쩡할 줄이야.) 경악

귀면지존; [검벽신공으로 본좌의 공격을 잘게 쪼개서 흩어버리고 그래도 파고 든 전격(電擊)은 검을 통해 땅으로 흘려보내다니...] [정말 예상을 뛰어넘는 계집이로구먼.] 눈 번뜩이고

진상파; [초무궁의 안부는 들은 것으로 하지요.] 팟! 바닥에 박았던 검을 뽑고

진상파; [대신 방금 전의 대접에 대한 답례를 해드리겠어요.] 쩍! 서걱! 앞으로 한발 내딛으며 검도하듯 두 손으로 검을 쥔 채 허공을 두 번 베고 가른다. 그러자

꽝! 꽝! 우뚝 선 귀면지존의 몸에서 두 번의 폭발이 일어난다. 보이지 않는 검이 X자로 귀면지존의 몸을 갈라버린 것.

왕진; [헉!] 기겁.

신소심; [그 작자 죽여 버려요 맹주님!] 여전히 바닥에 쓰러진 채 환호.

청풍; (삼장(三丈;9미터) 넘는 거리를 두고 무형(無形)의 검기(劍氣)로 귀면지존의 몸을 베었다.) 눈 부릅 놀라고. 하지만

쿠오오! 서걱! 귀면지존의 몸에서 연기가 일어나고 옷은 X자로 일부 갈라졌지만 갈라진 옷 아래쪽에서 드러나는 피부에는 상처가 거의 나지 않았다. 그냥 붉은 선만 생긴 상태.

청풍; (귀면지존도 검후의 공격을 견디어냈다.) 찡그리고.

신소심; [아...] 역시 실망

왕진; (저 계집이 구사한 무형검기는 철벽도 간단히 갈라버릴 만큼 예리했지만 사부님의 호신강기와 금강불괴지체를 깨트리진 못했다.) 식은땀 흘리며 안도하고

진상파; [...!] 스윽! 뭔가 생각하며 다시 두 손으로 검을 쳐들고. 몸에는 여전히 수많은 검 형상의 기운들이 돋아나 있고

귀면지존; [대단하구만. 정말 대단해!] 쿠오오! 무형검기에 맞은 몸이 벼락과 연기에 휩싸인 채 가면 속에서 눈 번득이고

귀면지존; [만일 방금 전의 무형검기가 삼푼 정도만 더 예리했다면 금강불괴를 이룬 본좌라 해도 무사하지 못했을 것이다.] 지지지! 쳐드는 양손이 벼락에 휘감기고

귀면지존; [네년은 살려둘 경우 확실하게 우환이 될 존재!] [오늘 여기서 목숨을 거두어야겠다.] 지지징! 쳐드는 양손이 서로 다른 기운을 뿜어낸다. 왼손 앞 쪽에서는 스크류같은 소용돌이가 일어나고 좀 더 높이 쳐든 오른손은 벼락이 휘감긴다.

청풍; <조심하시오. 저자의 왼손에서는 강력한 흡인력이 일어날 거요.> 급히 전음으로 진상파에게 경고하고

진상파; [고맙군요.] 슥! 뒤돌아보지 않고 청풍에게 대답하면서 두 손에 쥔 검을 쳐들어 귀면지존을 다시 베려 하고.

귀면지존; [쓸데없이 오지랖이 넓은 놈이로군. 제 놈보다 무공이 높은 상대에게까지 훈수질을 하고...] 진상파 뒤쪽에 한쪽 무릎을 꿇은 채 숨을 고르고 있는 청풍을 보며 피식 웃고

청풍; (역시 전음입밀로 하는 말도 알아듣는구나.)

귀면지존; [천둥벌거숭이같은 놈은 신경 쓰지 말고 우리끼리 본격적으로 놀아보자!] 딱! 오른손의 손가락을 퉁기자

꽈광! 그자의 오른손에서 벼락이 치솟았다가 진상파에게 내려 꽂히고. 하지만

슥! 쳐들었던 검을 내려서 옆쪽을 겨누는 진상파. 그러자

꽈앙! 내려 꽂혔던 벼락은 진상파가 검으로 겨누는 대로 옆으로 흘러 수십미터 밖에 있는 바위를 때려서 박살낸다.

왕진; (혈전창의 뇌격(雷擊)을 다른 곳으로 흘려보냈다.) 놀라고

청풍; (전설속의 이화접목(移花接木)이다. 상대의 공격을 다른 곳으로 옮겨버리는...) 감탄. 그때

귀면지존; [그럴 줄 알았다 계집년아.] 화악! 앞으로 내밀었던 왼손을 뒤로 확 끌어들인다. 그러자

콰득! 엄청난 흡인력이 진상파의 몸을 강하게 앞으로 잡아끈다. 동시에

콰득! 왼발로 앞쪽의 바닥을 강하게 밟아 바닥을 파는 자세로 버텨서 끌려가지 않으려고 하는 진상파. 하지만

콰드득! 쩍! 진상파의 몸은 끌려가지 않고 버티지만 진상파의 몸을 에워싼 수많은 투명한 검의 형상들이 앞으로 확 끌려간다.

진상파; [!] 무언가를 느끼고 눈 부릅뜨는 진상파.

청풍; (아차!) 눈 부릅. 직후

콰직! 진상파의 몸을 보호하던 수많은 검의 형상들 사이에 균열이 일어난다. 진상파의 왼손이 끌어당기는 흡인력 때문에.

청풍; (검벽신공에 균열이 생겼다.) + [조심하시오!] 다급히 외치고.

휘릭! 콱! 동시에 검을 거꾸로 쥐어 바닥에 박는 진상파. 한손으로. 그 직후

귀면지존; [잘 가라!] 빠캉! 다시 오른손을 앞으로 내저어 벼락을 일으키는 귀면지존

꽝! 벼락이 갈라진 검벽신공의 틈새로 날아들어 진상파의 몸을 때린다. 진상파는 검을 바닥에 박는 자세로 벼락에 강타 당한다. 감전당하지만 비명은 지르지 않는다.

신소심; [악!] 그걸 보며 비명

청풍; (당했다!) 이를 갈며 눈 부릅

왕진; [끝났어!] 환호

화악! 푸스스! 온몸이 불길에 휩싸이고 몸이 뻣뻣해지는 진상파. 벼락에 감전당한 모습인데 오른손으로는 바닥에 박은 검의 손잡이 끝 부분을 덮어 누르는 자세로 움켜쥐고 있다

화악! 쿠오오! 곤두선 머리카락이 불꽃과 연기를 뿜어내고 입과 코 등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진상파. 눈을 까뒤집었고

신소심; [맹... 맹주님!] 절망. 필사적으로 일어나려 하며. 아직 몸이 마비 된 상태고

스륵! 다리가 꺾이는 진상파. 온몸이 벼락과 연기에 뒤덮인 채 눈에는 초점이 없어졌다. 이어

퍼억! 한쪽 무릎을 꿇는 진상파.

콱! 오른손으로는 검의 손잡이 윗부분을 움켜쥔 채 고개 떨구며. 그래도 비명을 지르지는 않는다. 귀면지존은 그 앞쪽에서 벼락을 날린 자세로 서있고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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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 [조심하시오 소저!] 팟! 벼락같이 옆으로 날아오르며 외치고. 청풍이 있던 근처로 유령같은 형상이 지나간다. 청풍은 그 형상을 피하는 모습이고

신소심; [뭐야?] 칼 하나로 왕진을 겨눈 채 조금 돌아보며 도끼눈을 하고

신소심; [정신 사납게 굴지 말고 아가리 닥치고 있...] + [!] 외치다가 눈 부릅

화악! 신소심 앞쪽에 마귀 형상의 섬뜩한 사람 그림자가 나타난다. 크기가 아주 커서 신소심의 시야를 가득 메우고

신소심; [흑!] 팟! 기겁하며 뒤로 날아올라 피하려 하지만

콰득! 이미 신소심의 목을 움켜쥐고 있는 강철같은 손아귀.

신소심; [끄윽...] 눈을 까뒤집으며 기절하려 하고. 그래도 칼은 놓치지 않았고

쿵! 화악! 그런 신소심의 목을 움켜쥔 채 우뚝 서는 인물. 얼굴에 귀신 가면을 쓴 환관 복장의 사내. 귀면지존이다. 귀면지존의 정체는 위태무고. 멈춰서는 그자의 몸 주위로 돌풍이 일어난다.

청풍; [소저!] 휘릭! 멀찍이 내려서며 외치고

귀면지존; (내 기척을 미리 알아차리는 놈이 있을 줄은 몰랐군.) 신소심의 목을 쥔 채 고개 조금 돌려 청풍을 보고

왕진; [태... 아니 사부님...] 안도하며 고개 숙이고

귀면지존; [미욱한 놈 같으니...] 신소심의 목을 움켜쥐어 쳐든 채 가면 속에서 눈을 번뜩이며 왕진을 노려보고

귀면지존; [쓸모없어진 계집의 시체 하나도 제대로 처리 못하느냐?] 쩡! 강렬한 눈빛

왕진; [죄... 죄송합니다.] 겁에 질려 귀면지존의 눈빛을 피하고

청풍; (귀신 가면(鬼面)!) (그렇다면 저자가 바로...) 눈 부릅뜨고. 그런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백변음마가 강변의 갈대밭에서 죽어가며 말하던 장면이다.

 

백변음마; [나도 색마살귀의 정체에 대해서는 모른다.] 고개 조금 젓고

백변음마; [다만 귀면지존(鬼面至尊)이라는 자가 색마살귀를 위해서 순음지기를 지닌 여자를 모아오고 있다는 사실 정도만 안다.]

회상 끝

 

청풍; (백변음마가 말한 귀면지존이 나타났다. 헌데...) 놀라며 귀면지존을 보고. 귀면지존은 신소심의 목을 쥐어 가슴 높이로 든 자세임 주의

<분명 오늘 처음 보는 것임에도 저자의 모습이 눈에 익은 건 어째서인가?> 왕진을 노려보는 귀면지존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은 아기일 때 귀면지존을 본 적이 있다.

귀면지존; [또 한 번 날 실망시키기나 하고...] 왕진을 노려보고

귀면지존; [혹시 몰라서 네 뒤를 밟게 했던 놈의 보고가 없었으면 큰일을 그르칠 뻔 하지 않았느냐?] 살벌한 눈빛

왕진; [방... 방심하는 바람에 그만...] [제자, 두 번 다시 실수 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겁에 질려 시선 피하면서

귀면지존; [그거야 두고 볼 일이고...] + [!] 말하다가 눈 번뜩이며 신소심을 돌아보고.

신소심; [끄윽...] 목이 조여져서 기절 직전. 눈이 돌아가고 몸이 축 늘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양손에 칼을 쥐고 있고. 늘어트리긴 했지만

귀면지존; (순음지체(純陰之體)...) 그런 신소심을 보며 눈 번뜩

귀면지존; (생각지도 않은 상황에서 온전한 순음지기를 지닌 계집을 손에 넣게 되었군.) 흥분한 눈빛으로 신소심을 얼굴 높이로 쳐들어 살펴본다. 직후

귀면지존; (덕분에 진천이에게 안겨주려고 아껴두었던 손영롱을 희생시키지 않아도 되...) + [!] 꽝! 움찔! 폭발이 일어나면서 귀면지존의 몸이 흔들거린다.

땅! 뒤이어 요란한 소리가 들리면서 귀면지존의 등에 구멍이 난다. 정확히는 옷과 피부에 구멍이 나는 모습이고. 마치 대구경의 총알에 맞은 것처럼 옷이 터져나가고 피부에 깊은 함몰자국이 생긴다. 왕진 때와 달리 몸을 관통하진 못했다.

왕진; [사부님!] 비명

슥! 충격을 받아서 신소심의 목을 쥐고 있던 귀면지존의 손아귀가 벌어지고

퍼억! 귀면지존의 손아귀에서 풀려나 바닥에 나뒹구는 신소심

신소심; [크왓!] 쩍! 서걱! 바닥을 떼굴 구르면서 양손에 그때까지 들고 있던 칼로 귀면지존의 하체를 두 번 그어버린다. 하지만

캉! 카캉! 신소심의 칼은 철벽을 때린 듯 소리만 나고 귀면지존의 다리에는 상처를 내지 못하고

신소심; (내 보도(寶刀)가 흠집 하나 못 내다니... 금강불괴(金剛不壞)를 이룬 자다!) 팟! 이를 악물며 몸을 팽이처럼 데굴 굴려서 귀면지존에게서 떨어진다. 귀면지존은 그런 신소심은 아랑곳하지 않고 뒤를 돌아보고 있고

지지지! 청풍이 권총을 쏘는 자세로 왼손으로 오른쪽 손목을 쥔 채 버티고 서있다. 앞으로 내민 검지가 벼락에 휘감겨 있고. 몸에서 열기가 확 일어나며 숨이 막힌 표정. 아주 힘든 표정이다

신소심; [고... 고맙다!] 휘익! 귀면지존에게서 멀찍이 떨어진 곳에 날아 내리며 외치고. 청풍과도 옆으로 10미터 이상의 거리가 있고

청풍; (무엇이든 궤뚫어 버린다는 비파천강지가 통하지 않았다!) 헉헉! 지친 표정으로 귀면지존을 노려보고. 귀면지존도 가면 속에서 눈을 부릅뜬 채 청풍을 돌아보고 있다

청풍; (그저 충격을 좀 주었고 피부에 맞은 흔적 정도만 생겼다.) (말로만 듣던 금강불괴지체(金剛不壞之體)다.) 헉헉! 거리며 얼굴 굳어질 때

왕진; [사부님! 다치지 않으셨습니까?] 비틀거리며 귀면지존에게 다가오고

왕진; [제자도 저놈의 저 지법에 당했는데...] + [!] 말하다가 입을 다문다. 귀면지존이 손을 내밀어 왕진의 말을 막는 자세로 서있다. 시선은 청풍에게 향한 채

왕진; [죄... 죄송합니다.] 눈치 보고

귀면지존; [놀랍군 놀라워.] [오제중 십절무제(十絶武帝)의 비파천강지를 이름도 없는 버러지가 구사하다니...] 청풍을 보며

청풍; (비파천강지가 오제중 한명인 십절무제의 절기라고?) 놀라고

귀면지존; [과연 네놈이 어떻게 비파천강지를 손에 넣었는지 들어봐야겠다.] 쩡! 음산한 눈을 번뜩이며 다가오고

청풍; <저자는 나를 노리고 있소. 소저는 더 늦기 전에 여길 피하시오.> 슥! 왼쪽 소매 속에서 비수를 한 자루 뽑아들며 신소심에게 전음을 보내고. 신소심은 뒷걸음질로 귀면지존에게서 멀어지다가 흠칫! 하며 청풍을 돌아보고

신소심; <그... 그렇게는 못해! 나도 함께 싸우겠다.> 양손의 칼로 귀면지존을 겨누며 전음을 보내고

청풍; <고집 피울 때가 아니오.> 다급하게 재촉

청풍; <난 어떻게든 저자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 소저는 먼저 떠나시오.> 비수로 귀면지존을 겨누며 전음으로 말하고. 그때

귀면지존; [어떻게든 본좌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다?] 피식 웃고

<내공을 써서 의사를 소통하는 방법인 전음입밀(傳音入密)을 엿들었다!> <말도 안되는...> 경악하는 청풍과 신소심

귀면지존; [네놈의 그 생각이 얼마나 헛된 것인지 알게 해주마!] 지잉! 진동하는 오른손을 앞으로 내밀어 청풍을 겨눈다. 정확하게는 10여미터 간격을 두고 나란히 서있는 청풍과 신소심의 가운데쯤을 겨눈다. 이어

고오오! 돌연 귀면지존이 내민 손바닥 앞쪽에 아리랑, 또는 태풍의 눈같은 소용돌이가 생긴다. 그러자

[헉!] [악!] 콰드드! 화악! 엄청난 흡인력에 귀면지존쪽으로 딸려가며 기겁하는 청풍과 신소심. 진공청소기가 빨아들이는 것같은 형상.

콰드득! 우두둑! 두 사람 모두 두 발로 버티지만 바닥에 고랑을 만들며 속수무책으로 끌려간다. 내공이 약한 신소심이 먼저 딸려가고

왕진; (끝났군!) 가슴의 상처를 누른 채 끄덕

왕진; (무엇이든 빨아들여서 소멸시키는 적멸장강(寂滅掌罡)이 펼쳐진 이상 년놈은 사부의 손아귀에서 절대 빠져나가지 못한다.) 안도하며 보고

청풍; (가공할 흡인력!) 화악! 콰드득! 얼굴이 이지러진 채 필사적으로 두 발로 버티지만 주르르 미끄러지며 귀면지존의 손아귀를 향해 끌려간다. 주변의 공간 자체가 진공청소기에 빨려 들어가는 것같다

청풍; (우리 두 사람 주변의 공간 자체가 빨려 들어가고 있어서 저항하는 게 불가능하다!) 끌려가고

신소심; [안... 안돼!] 콰드드! 그런 청풍 옆에서 신소심도 서핑하는 자세로 버티며 끌려가는데 내공이 약한 탓에 청풍보다 더 빨리 끌려가고 있고.

청풍; (우릴 끌어들이고 있는 저 핏빛의 소용돌이에 몸이 닿으면 치명적일 게 분명하다.) 쿠오오! 귀면지존이 내민 손 앞쪽에 형성되는 스크류같은 소용돌이를 보며 이를 악물고

청풍; (더 늦기 전에 도박을 해 봐야 한다!) 팟! 저항을 포기하고 오히려 몸을 앞으로 날리는 청풍

[!] [!] [!] 귀면지존, 왕진, 청풍 옆쪽에서 끌려가는 신소심의 경악. 앞으로 몸을 날린 청풍이 미사일처럼 귀면지존에게 날아간다.

왕진; (무모한...) (저항해도 부족할 마당에 자진해서 달려들다니...) 비웃고

신소심; [위험해!] 끌려들어가며 비명.

쐐액! 눈 부릅뜨며 날아가는 청풍.

그런 청풍의 앞으로 확 다가오는 소용돌이의 형상. 직후

청풍; (찾았다!) 날아가며 눈 부릅

<소용돌이를 이루는 저 무공의 잠경(潛勁,숨겨진 힘)중 이쪽에 틈이 있다!> 슈학! 옆으로 조금 몸을 틀며 귀면지존에게 날아들고. 그 부분의 스크류같은 기류에 이지러지는 부분이 있다

휘익! 번쩍! 이지러진 부분의 스크류같은 기운을 타고 넘는 청풍. 그런 그의 손에 거꾸로 들려있는 비수가 빛을 발하고

귀면지존; [!] 무언가 느끼고 눈 부릅뜰 때

슈칵! 쩍! 바람처럼 소용돌이 외곽으로 타고 넘어간 청풍이 귀면지존의 옆을 스치면서 비수로 귀면지존의 목을 그어버린다.

반사적으로 고개 숙이며 돌려서 피하는 귀면지존. 그 바람에 청풍의 비수는 귀면지존의 목이 아니라 뺨쪽을 스치고 지나간다.

왕진; [사부님!] 다급하게 비명

신소심; (흡인력이 사라졌다.) 콰득! 급정거

서걱! 쩍! 귀면지존이 쓰고 있는 귀신 가면의 뺨 부분이 깊이 갈라지면서 그 안쪽의 뺨에도 얕지만 상당히 긴 상처가 생긴다. 청풍의 비수가 스친 부분

청풍; (조금 얕았나?) 휘릭! 귀면지존을 스치고 그자의 뒤로 날아갔다가 돌면서 내려선다. 귀면지존과의 거리는 5미터 정도인데 숨이 가쁘다

왕진; [괜... 괜잖으십니까 사부님?] 비명 지르며 귀면지존에게 달려오고

귀면지존; [소란 떨지 마라.] 말하며 갈라진 가면을 만지고. 뺨의 상처에서 피가 번져 나온다. 하지만 상처는 그리 깊지 않다

신소심; (아깝다! 조금만 깊었어도 치명상이었는데...) 휘릭! 역시 뒤로 멀찍이 날아가 피하면서 눈 치뜨고

청풍; (방금 전의 내 공격은 결코 얕지 않았다.) 비틀! 거리며 귀면지존을 향해 돌아서고

청풍; (가면이 길게 갈라진 것으로 볼 수 있듯이 서부인(徐夫人)은 귀면지존의 얼굴을 제대로 베었다.) 비틀거리며 몸을 세우고. 거꾸로 쥔 비수를 얼굴 앞에 세워 방어자세를 취하며

청풍;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부인의 날이 깊이 파고들지 못한 건 저자의 몸뚱이가 그만큼 단단한 때문이다.) 헉헉! 아주 지친 표정으로 귀면지존을 보고. 귀면지존도 청풍을 돌아본다

귀면지존; [금강석(金剛石)처럼 단단한 본좌의 몸에 흠집을 낸 걸 보니 그 비수, 절대 평범한 물건은 아니겠구나.] 청풍을 보며 눈 번뜩이고

청풍; [알면서 뭘 묻느냐?] + <여자를 데리고 피하시오 소저!> 팟! 대꾸하며 뒤로 날아오른다. 전음으로 신소심에게 말하며

[!] 팟! 신소심도 즉시 몸을 날리고. 당아연쪽으로

왕진; [년놈들이 달아납니다.] 외치며 두리번. 청풍과 신소심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날아가는데

확 다가오는 당아연. 신소심의 시점

팟! 몸을 숙여 당아연의 팔을 낚아채며 날아가는 신소심. 몸을 낮게 숙인 자세로

귀면지존; [본좌의 눈앞에서 달아나겠다?] 냉소하며 양손을 하늘을 향해 들어올리고. 그자의 앞쪽에서는 청풍과 신소심이 각자 다른 방향으로 날아가는 중이다. 신소심은 당아연을 두 팔로 끌어안은 자세로 날아가고 있고

귀면지존; [물론 어림없는 망상이지!] 딱! 딱! 높이 쳐든 양손의 엄지와 검지를 마찰하고. 그러자

빠직! 빠캉! 귀면지존의 양손에서 벼락이 일어나 치솟고

꽝! 빠캉! [악!] [컥!] 귀면지존의 손가락 마찰로 일어난 벼락이 허공으로 치솟았다가 그대로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져서 청풍과 신소심의 몸을 때린다.

퍼억! 콰당탕! 나뒹구는 청풍과 신소심. 신소심은 당아연을 끌어안은 채 뒤엉켜 나뒹굴고

왕진; [그렇지!] 주먹 불끈 환호

지지지! [끄윽!] [끅!] 함께 나뒹군 신소심과 당아연은 감전되어 기절 직전이다. 벌벌 떠는 두 여자의 몸이 벼락에 뒤덮여 있고

청풍; (가... 가공...) 지지지! 청풍도 역시 벼락에 휘감긴 채 나뒹굴고 있지만 두 여자보다는 상태가 좋아서 기절하진 않았고. 벌벌 떨며 상체를 일으키고 있다. 몸에서 연기도 나고

청풍; (내... 내공의 힘으로 대기에 흐르고 있는 벼락의 기운을 자극해서 우리를 때렸다.) (실로 듣도 보도 못한 무공이다.) 비틀거리며 필사적으로 일어나려 하고. 몸이 벼락에 덮여있다.

귀면지존; [운이 좋은 줄 알아라 버러지야.] 그런 청풍에게 걸어오는 귀면지존. 겨우 상체를 일으키며 그자를 돌아보는 청풍.

귀면지존; [방금 전의 혈전창(血電槍)은 진짜 위력의 삼푼 정도에 불과했다.] [만일 들어볼만한 비밀이 없었다면 네놈의 몸뚱이는 이미 숯덩이가 되어있었을 것이다.]

청풍; (혈전창...) (피빛의 벼락으로 이루어진 창...) 겨우 일어서고. 비틀 비틀. 몸에서는 연기와 벼락이 치솟고 있고

청풍; (내공을 어떤 방식으로 운용하면 벼락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는 대략 이해가 가지만...) 지지지! 벼락에 덮인 채로 비틀거리며 일어선 청풍. 감전되어 머리카락은 곤두서고 있고

청풍; (저 무공에 한 번 더 맞으면 나 역시 견딜 수 없을 것이라는 게 문제다.) 쓰러져서 벌벌 떨고 있는 신소심과 당아연을 곁눈질하고

귀면지존; [어쨌거나 네놈이 보기 드문 강골(强骨)이라는 건 인정해주마.] [비록 삼성(三成) 수준이긴 하지만 혈전창에 직격당하고도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인간은 네놈이 처음이었다.] 지지지! 벼락에 휘감긴 손을 청풍에게 내밀고

귀면지존; [이번에는 오성(五成) 정도로 강도를 높여서 지져줄 테니 견딜 수 없으면 말해라.] [비파천강지의 비결을 털어놓는 대가로 목숨만은 살려주겠다.] 지지지! 벼락이 일어나는 손으로 청풍을 겨누고

청풍; (절망적인 상황이다.) 비틀거리면서도 비수로 앞을 가려 방어 자세

청풍; (내 경신술이 아무리 빨라도 벼락이 치는 속도를 능가하지는 못하니...) 절망

귀면지존; [아직까지는 자백할 생각이 없는 것같군.] 웃고

귀면지존; [그럼 생각이 바뀌게 해줘야겠지?] 지지지! 빠지직! 벼락이 일어나 청풍을 때리려 하고

청풍; (젠장! 틀린 건가?) 절망하고. 바로 그때

꽝! 어디선가 날아든 검이 귀면지존의 어깨에 가까운 왼쪽 가슴을 미사일처럼 때린다. 검에 가슴을 맞고 눈 부릅뜨는 귀면지존

왕진; [헉!] 기겁

청풍; [!] 눈 부릅

콰드드! 미사일에 맞은 듯 뒤로 쭉 밀려가는 귀면지존. 엄청난 충격에 상체가 뒤로 젖혀졌다. 캉! 그런 그자의 가슴을 강타했던 검은 비스듬히 허공으로 치솟고 있다. 귀면지존의 상체가 뒤로 기울어진 때문에 검은 위로 튕겨져 올라가는 것

청풍; (누가...) 경악 + 안도하며 뒤를 돌아보고

귀면지존; [어... 어검술(馭劍術)?] 비틀하며 청풍의 머리 위쪽의 허공을 보고. 가아앙! 청풍의 뒤에서 날아왔던 검이 귀면지존을 때리고 허공으로 치솟았다가 포물선을 그리며 다시 청풍의 뒤쪽으로 날아가고 있다. 귀면지존의 어깨에 가까운 왼쪽 가슴에는 옷이 길게 갈라지며 터져 있는데 피부에도 상당히 깊은 상처가 나서 피가 뿜어지고 있다. 그때

스윽! 누군가의 손이 날아드는 검의 손잡이를 잡고. 이어

진상파; [귀면지존...] 슥! 잡은 검을 내리며 앞으로 걸어오는 남장여인의 뒷모습. 물론 진상파

진상파; [귀하가 바로 이십여 년 전부터 무림을 암중에서 조종해온 흑막(黑幕) 귀면지존이겠지요?] 쿵! 다가오는 진상파의 앞 모습, 물론 남자 복장에 코 밑에는 수염도 붙이고 있다

귀면지존; [네놈... 아니 네년은 혹시...] 눈 부릅

신소심; [맹... 맹주님!] 지지지! 벼락에 휘감겨 기절했다가 겨우 정신이 일부 돌아와 신음하고

청풍; (맹주!) (그렇다면 저 남장여인이 역시...) 놀라서 진상파를 보고

<검후 진상파로구나!> 장내로 다가오는 진상파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과 귀면지존의 놀람. 왕진도 긴장한 채 눈을 치뜨고 있고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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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개방 금릉분타> 사당 같은 분위기의 건물. 금릉의 외곽에 있고. 깊은 밤이라 대부분의 건물에는 불이 꺼져 있다. 사당 근처에는 거지들이 거적데기를 덮고 잠이 들어 있다.

사당 내부. 건물들에는 전부 불이 꺼져있지만. 단 하나의 건물에는 불이 켜져 있다.

진상파; [신소심이?] 탁자를 앞에 두고 앉아서 누군가의 보고를 듣는다. 여전히 코밑에 굵은 수염을 붙이고 남장을 한 모습. 상좌에 앉아있고. 탁자 주변에는 나이 든 거지들 몇 명이 앉아서 입구쪽을 보고 있다

거지1; [예! 일각 전, 신소저의 모습이 포착되었는데 첩혈당 근처에 숨어 있다가 금릉성 밖으로 나갔다고 합니다.] 문 밖에 공손히 서서 보고하는 거지 한명. 중년의 거지다

거지2; [신소저가 무슨 일로 흑사회 소굴 근처를 배회했다는 것이냐?] 대신 묻는 초로의 거지. 다리 한쪽이 의족이다. 굵은 쇠막대를 다리 대신 달고 있다. 거지지만 눈빛이 날카롭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개방 금릉분타주 독각철개(獨脚鐵丐)>

거지1; [거기까지는 아직...] 눈치 보며

거지1; [다만 신소저는 어떤 자의 뒤를 추적하고 있었다고 하는데...] [그런 신소저를 은밀히 감시하는 자들이 목격되었다는 보고입니다.]

거지2; [신소저가 감시를 당하고 있다?]

진상파는 무언가 생각하고

거지1; [상당한 수준의 무공을 지닌 자들이라 형제들이 그자들을 요격해볼 엄두는 못 냈다고 합니다.] 눈치 보며

거지2; [그럼 내가 직접 가봐야겠군. 혹시 불상사가 생길 지도 모르니...] 벌떡 일어나는데

진상파; [분타주께서 수고하실 거 없어요.] 자리에서 일어나고

거지2; [맹주님...] 돌아보고. 다른 거지들도 급히 일어나고

진상파; [신소심의 뒤를 밟는 자들에 대해서는 짐작이 가는 바가 있어요.] [이 문제는 제가 해결할 테니 분타주께서는 당아연의 행방을 추적하는 데 전념해주세요.] 문으로 가며 말하고. 문 밖에 서있던 거지1은 급히 옆으로 물러서고

거지2; [분부 받들겠습니다.] 고개 숙이며 비웅하고

휘익! 건물을 배경으로 새처럼 날아가는 진상파. 건물 밖으로 나와서 배웅하는 거지들

삽시에 멀어지는 진상파

거지1; [직접 뵈니 맹주님은 소문으로 듣던 것보다 더 대단한 분이십니다.] 날아가는 진상파를 보며

거지2; [대단하지.] 끄덕이고

거지2; [사자천존님으로부터 후계자로 지목되신 분이 평범한 재원일 리가 없지 않겠느냐?]

거지1; [맹주님이 전대 맹주셨던 사자천존님의 후계자라는 소문이 사실이었습니까?] 놀라고

거지2; [사자천존님이 후계자로 지명하지 않았는데 사대장로님들께서 젊다 못해 어린 여자를 맹주로 옹립했겠느냐?] 눈 흘기고

거지1; [하긴 그렇습니다만...]

거지2;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은 기밀중의 기밀이니 절대 옮겨서는 안된다.] 주변 살피며

<검후님은 다섯 살 때 사자천존님의 눈에 들어 생사현관(生死玄關)이 타통되고 전설 속의 백자검결(百子劍訣)을 전수받았다고 한다.> 날아가는 진상파의 모습 배경으로 거지2의 말 나레이션

 

#125>

해하촌. 역시 밤. 건물들에는 모두 불이 꺼져있고. 하늘에는 보름달

온고당.

내실. 청풍의 방 옆에 자리한 천불투의 방에만 불이 켜져 있다.

천불투의 방. 한쪽에 침대가 있고 방안에는 온갖 도구와 물건들이 빼곡. 중앙에는 작업대가 있고. 그 작업대 앞에 앉아서 낙신부도를 표구에서 떼어내는 천불투. 아주 신중한 작업. 핀셋 같은 것으로 그림을 두루마리에서 조심스럽게 떼어내고 있다

천불투;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서 표구를 바꿔놔야만 한다.) 핀셋으로 그림과 두루마리 접착 부분을 신중하게 떼면서

천불투; (새로 표구를 하고 겉에 다른 그림을 덧씌워놓으면 만에 하나 상시태감의 눈에 띈다 해도 알아보지 못할 테니...) 슥! 마침내 그림 전체가 두루마리에서 떨어지고

천불투; (됐다.) 안도하고

천불투; (훼손되지 않게 온전히 그림을 분리했다.) 슥! 그림을 완전히 두루마리에서 떼어내고

천불투; (이제 이걸 새 두루마리에 표구하면...) + [!] 그림을 쳐들다가 눈 치뜨고

쿵! 그림 뒤쪽에 직경 30센티 정도인 원형의 지도와 글이 몇 자 적혀있다

천불투; (낙신부도 뒷면에 지도가 그려져 있다.) 그림을 뒤집어놓으며 들여다 자세히 보고

지도의 모습 크로즈 업. 원형으로 수많은 가늘고 굵은 선들이 마구 뒤엉켜 있다. 점들도 찍혀있고. 색맹 검사하는 그림 같은 모습인데. 그 그림 위에 <天魔之塚>이라는 글이 적혀있다.

천불투; [헉!] 털썩! 너무 놀라 들고 있던 그림을 떨구는 천불투

천불투; [이건... 이건...] 헉헉 숨이 막힌 표정이 되어 그림을 내려다보고. 몸을 좀 뒤로 젖힌 자세로

천불투; (천마지총(天魔之塚)...!) (천마의 무덤...) 마치 뱀이라도 보는 것처럼 몸을 뒤로 젖힌 채 탁자 위의 그림을 보고

천불투; [이런... 어떻게 이런 일이...] 고개를 흔들고 눈을 깜빡이고. 하지만

천불투; (꿈... 꿈이 아니다.) 덜덜 떨리는 두 손으로 다시 그림을 집어들고

천불투; (이건 분명 삼황(三皇)중 천마(天魔)의 무덤을 찾을 수 있는 장보도다.) 두 손을 덜덜 떨며 그림을 들여다 보고

천불투; (혈왕(血王), 무치(武痴)와 함께 삼황으로 꼽히는 사상최강의 마인 천마는 후계자를 남기지 않고 죽었었다.)

천불투; (절기를 전수해줄만한 마땅한 인재를 얻지 못한 때문인데...) (죽을 때가 되자 천마는 자신의 모든 것을 미리 만들어놓은 무덤 천마총에 수장(收藏)해버렸다고 한다.)

천불투; (바로 그 천마총의 장보도가 고개지의 그림 뒤에 그려져 있었을 줄이야.) 흥분과 경악.

 

<고개지와 천마는 같은 시대를 살았다. 그리고 마중지성(魔中之聖)이라 불리는 천마와 화중지성(畵中之聖)이라 불리던 고개지 사이에 친분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경치 좋은 곳에 세워진 정자 안에서 서로 인사하는 천마와 고개지의 모습. 천마 캐릭터는 <마면기정 자료집 제32페이지>에 나옴. 고개지는 꼬장꼬장한 인상의 노선비

 

천불투; (당연히 천마가 자신의 무덤 위치를 고개지의 그림 뒤에 그려놓았다 해도 놀랄 일이 아니다.) 덜덜 떨면서 그림을 들여다보고

천불투; (문제는 이 낙신부도가 천마총 장보도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상시태감 위태무가 알고 있을 개연성이 높다는 점이다.) 떨리는 손으로 그림을 탁자 위에 내려놓고

<아무래도 노부가 죽기 전에 도수라는 허명을 얻으려고 한 욕심 때문에 건드려서는 안되는 재앙을 건드린 것 같구나.> 심각한 표정으로 그림을 보는 천불투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126>

자금산이 멀리 보이는 강가. 강의 남쪽은 높은 절벽이다. 밤하늘에는 여전히 보름달이 떠있어서 환하고

휘익! 그곳으로 내려서는 왕진. 여전히 면사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데 허리춤에는 자루에 든 당아연을 끼고 있다.

왕진; (이쯤이면 되겠지.) 절벽 끝으로 가 아래를 보고

강물이 절벽 아래를 휘돌며 흐르고 있다.

왕진; (여기서 던지면 장강의 도도한 흐름이 하루 쯤 후에 너를 동해(東海)로 데려가줄 것이다.) 당아연이 든 자루를 두 손으로 들어서

왕진; (부디 극락왕생하거라.) 자루를 들어서 절벽 아래로 던지려 하고. 그때

{으으!] 꿈틀! 신음소리와 함께 자루 속에서 당아연이 꿈틀거리고. 멈칫! 하는 왕진

왕진; (분명 혈도를 찍었는데 정신이 돌아왔다.) 쳐들었던 자루를 다시 내리고

왕진; (이대로 강물에 던지면 익사의 고통을 느끼다가 죽겠지.) 자루를 바닥에 내려놓고

왕진; (어차피 죽어야할 신세지만 그렇게 죽는 건 너무 가여운 일이다.) (숨을 끊어준 후에 강물에 던지자.) 찍! 양손으로 자루를 거칠게 찢는다. 그러자

[으으으!] 자루 안에서 신음하는 당아연의 모습이 드러난다. 알몸에 얇고 짧은 잠옷만 걸친 야한 모습이고. 신음을 하긴 하지만 눈을 뜨고 있지는 않다

왕진; (역시 자금성 후궁의 어떤 미녀에게도 뒤지지 않는 미모다.) 내려다보며 침 꿀꺽

왕진; (내가 만일 남자를 잃지 않았다면 한번 품어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는 계집이다.) 떨리는 두손으로 당아연의 목을 움켜잡는다.

[끄윽!] 목이 조여지자 눈을 치뜨며 신음하는 당아연

왕진; [조금만 참아라. 편하게 해줄 테니...] 당아연의 목을 조이면서 말하는데. 그 직후

<그러면 안되지!>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 눈 부릅뜨는 왕진.

슈우! 왕진의 뒤에서 왕진의 목을 움켜잡아 오는 강철같은 손아귀

왕진; (위험!) 팟! 팽! 몸을 팽이처럼 돌려서 옆으로 날아가는 왕진. 물론 당아연의 목을 조이던 손을 풀고

[!] 콰득! 찌익! 유령같은 사람 형상의 눈이 치떠지며 그 유령같은 형상의 강철같은 손아귀가 왕진의 목 대신 그자가 쓰고 있던 면사를 낚아챈다

왕진; [큭!] 팟! 팽이처럼 돌리며 날아오른 몸을 바로 세우며 비틀한다. 얼굴에 쓰고 있던 면사는 뜯겨 나갔고 뺨에는 길게 상처가 세 가닥 나있다. 그리고

청풍; (놀라운 반응 속도... 내가 저자를 너무 얕본 것 같구나.) 스슥! 당아연 옆에 나타나는 청풍. 얼굴에는 조로같은 검은 띠를 눈 부위에 둘렀으며 강철같이 변한 오른손에는 왕진이 쓰고 있던 면사를 움켜쥐고 있다.

왕진; [웬놈이냐?] 창! 차고 있던 칼을 뽑고

왕진; [한왕이 보낸 잡놈이냐?] 칼로 청풍을 겨누며

청풍; [복장을 보아하니 환관이 분명한데 종친(宗親)인 한왕을 함부로 입에 올린다?] 왕진의 얼굴에서 뜯어낸 면사를 옆으로 던지고

청풍; [그렇다는 건 네놈이 한왕과 적대하는 남경분조의 환관이란 얘기가 되겠군.]

왕진; (아차!) 움찔! 하며 급히 왼쪽 소매로 얼굴 가리지만

청풍; [가려봤자 이미 늦었다. 네 얼굴은 여기에 새겨졌으니...] 오른손의 검지로 자기 머리를 가리키면서 웃고

왕진; (지랄...) 얼굴 이지러지고

청풍; [죽지는 않았지만 순음지기가 상당 부분 유실된 것처럼 보이고...] 발치의 당아연을 흘낏 보고. + 당아연; [끄윽... 끅!] 왕진에게 졸렸던 목을 만지며 꺽꺽거리면서 청풍을 올려다 본다. 아직 섭혼술에서 깨어나지 못해 백치 같은 표정이고

청풍;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색마살귀는 황실의 인간이었구나.] 다시 왕진을 보는데

왕진; [그 아가리 닥쳐라!] 쩍! 쩍! 쇄도하며 칼질을 하는데

흔들! 날아드는 칼끝이 갈대처럼 흔들리며 여러 개로 변한다. 마치 뱀이 날아드는 것같고

청풍; (이 도법!) 스팟! 눈 부릅뜨며 뒤로 훌쩍 날아오르지만

왕진; [쓸데없이 오지랖이 넓었다.] [살인멸구가 뭔지 알게 해주마.] 쩍! 서걱! 유령같이 따라붙으며 칼질을 하는데

청풍; (이건...) 뒤로 내려서며 눈 부릅 뜨는 청풍의 시야 앞쪽이 온통 수많은 칼날로 덮인다. 휘청거리고 꿈틀거리며 날아드는 칼날들

청풍; (평범한 도법이 아니다. 변화가 무궁무진하고 지독한 살기를 품고 있다.) 스스스! 휘익! 여러 명으로 변해서 피하는 청풍. 하지만

스팟! 쩍! 서걱! 칼바람이 여기저기 스치면서 청풍의 몸에 상처가 마구 난다

청풍;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는 게 불가능해서 할아버지의 능파미보로도 완전히 피할 수가 없다.) 모습을 여러 개로 만들어 피하는 청풍. 얼굴이 고통으로 이지러지고

왕진; [미리 염불이나 외워둬라.] [보법이 제법이긴 해도 일단 도룡도법(屠龍刀法)이 펼쳐진 이상 네놈이 살 수 있는 가능성은 없다.] 신나게 칼춤을 추며 청풍을 몰아붙이고

청풍; (도룡도법...) (무림에 그런 이름의 도법이 있었나?) 사력을 다해 피하며 생각하고. 그러나 연신 몸의 여기저기가 칼에 스치며 상처가 나고

청풍; (방심의 대가다.)

청풍; (처음부터 비파천강지를 썼으면 저자를 어렵지 않게 죽일 수 있었을 텐데...) 휘휙! 쩍! 서걱! 사방에서 날아드는 칼 그림자를 필사적으로 피하며 고통으로 얼굴이 이지러지고

왕진; [카캇! 버티어봤자 고통만 가중될 뿐이다. 그만 포기해라.] 쩍! 서걱! 칼을 휘둘러대며 따라붙고

청풍; (모두 팔식(八式) 칠십이초(七十二招)로 이루어진 도법인데...) 핏! 쩍! 피하는 몸에 상처가 연달아 나고.

<변화는 어느 정도 파악했지만 반복해서 펼칠수록 빨라지고 살기도 함께 강해지는 도법이라 벗어날 수가 없다.> 칼춤을 추는 왕진. 겨우 겨우 피해 치명상을 면하는 청풍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반면 나는 변변찮은 내공심법 때문에 내공이 급격히 소모되고 있다.) 휙! 휘익! 이리저리 움직이는 청풍의 숨이 거칠어지고

청풍; (뭔가 방법을 찾아내지 못하면 곧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쩍! 서걱! 뱀처럼 휘어지며 날아다는 칼 그림자들을 겨우 피하며 생각할 때

왕진; [밤이 길면 꿈도 긴 법!] [그만 끝내자!] 쩡! 피하는 청풍을 향해 일직선으로 칼을 찔러온다. 펜싱하듯. 헌데

슈욱! 찔러오는 왕진의 칼 끝이 여러 개로 나뉜다

청풍; (위험...) 팟! 사력을 다해 뒤로 피하는 청풍. 그런 청풍의 목을 향해 날아드는 휘어지는 칼 그림자들 몇 가닥. 위기. 직후

캉! 갑자기 옆에서 나타나며 휘어진 칼로 청풍의 목을 찔러오던 왕진의 칼을 쳐내는 신소심

청풍; (날수비연 신소심!) (이 여자가 어떻게 여기에...) 스팟! 뒤로 휙 날아 피하며 안도하고. 시선은 앞쪽에서 칼춤을 춰서 왕진의 공격을 막은 신소심의 모습을 향한 채. 신소심은 휘어진 두 자루의 칼을 모두 꺼내들고 있다

왕진; [네년은 또 누구냐?] 쩍! 쩌억! 칼을 돌리고 쪼개는 왕진. 칼 그림자들이 신소심을 휩쓸어 가고

신소심; [본녀는 환관 나부랭이가 이년 저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캉! 카캉! 양손의 칼을 휘둘러 막지만

슈욱! 서걱! 신소심의 칼을 막은 칼 바람들이 휘어지며 파고들어 신소심의 옷을 베고 상처를 낸다. 어깨와 팔에 상처가 생기고. 머리카락도 베어진다

신소심; (칼끝의 궤적을 종잡을 수 없는 기괴한 도법...) 휘릭! 고통과 분노로 이지러지며 물러서고

신소심; (변화가 많고 어지러워서 상대하기가 정말 까다롭다.) (저 색마놈이 일방적으로 당한 이유가 있었다.) 캉! 카캉! 두 자루 칼로 필사적으로 방어하며 뒤를 곁눈질.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된 청풍이 심호흡을 하며 멈춰서고 있다. 오른손을 등 뒤로 감춘 채

왕진; [네년이 본 대로 본직은 사내지만 사내가 아닌 내관(內官;환관)이다.] [그래서 설령 상대가 계집이라도 용서가 없다.] 쩍! 서걱! 살벌하게 칼질을 해온다.

[!] 눈 부릅뜨는 신소심. 그년의 앞쪽으로 수많은 칼 그림자들이 뱀처럼 휘어지며 날아든다

신소심; (이번 공격은 완벽하게 막을 수는 없을 것같다!) 얼굴 이지러지면서도 양손의 칼을 휘둘러서 막으려 하고.

왕진; [네년이 먼저 저승에 가서 기다려라. 저놈도 곧 보내줄 테니...] 슈칵! 쩍! 칼질을 하며 사악하게 웃고. 바로 그때

땅! 퍼억! 레이져같은 빛이 왕진의 어깨쪽에 가까운 오른쪽 가슴을 관통한다. 요란한 소리도 나고

신소심; [!] 스팟! 안도하고 놀라며 뒤로 휙 물러서고

왕진; [크악!] 푸학! 구멍이 난 가슴에서 피를 뿜어내며 뒤로 휘청하고

지지! 몸을 세우며 돌아보는 신소심의 뒤에서 오른손의 검지손가락을 튕긴 자세로 서있는 청풍. 눈을 부릅 뜬 청풍의 검지손가락이 벼락에 휩싸여있다.

신소심; (가공할 지법(指法)...) 청풍을 곁눈질하며 놀라고 안도하고

신소심; (저 환관 놈의 몸에 구멍이 난 다음에야 요란한 금속성이 들린 것같았다.) 다시 왕진을 돌아보며. 왕진은 오른쪽 가슴에 구멍이 난 채 쓰러질 듯 비틀거린다. 구멍이 난 쪽인 오른팔은 축 늘어트리고 있고. 그 오른팔에 칼을 들고 있는 것 주의

신소심; [우리 사이의 채무는 잠시 미뤄두겠다.] [색마살귀의 정체를 밝히는 게 우선이니...] 양손의 칼을 늘어트리며 왕진에게 다가간다. 말은 청풍에게 하면서

청풍; [소저의 관대하신 배려에 감읍할 따름이외다.] 웃으며 포권하고

신소심; (능글맞은 인간...) 입술 샐쭉 거리면서도 얼굴에 약간 홍조. 청풍에게 호감이 생겼다.

신소심; [이제 좀 진지하게 얘기를 나눠볼만한 상태가 된 것같네.] 양손의 칼을 좌우로 들어 보이며 왕진에게 다가가고

왕진; [개소리를...] 벌벌 떨며 두 손으로 칼을 쥐고 들어서 신소심을 겨누지만

신소심; [내 말이 개소리인지 아닌지는 네놈이 더 잘 알 텐데?] 오른쪽 손에 든 칼로 겨누며 냉소

신소심; [즉사는 면했지만 가슴에 구멍이 나는 바람에 내공을 제대로 쓰지 못하지 않느냐?] 탕! 내미는 왕진의 칼을 강하게 쳐올리는 신소심의 칼. 그 바람에 왕진의 손아귀에서 칼이 튕겨져 나가고

왕진; [큭!] 칼을 놓치고 비틀. 뒤는 절벽.

퍼억! 칼은 멀찍이 날아가 박히고

청풍; (구사하는 도법이 기이해서 상대하기 까다로운 자였지만 가슴에 구멍이 나는 중상을 입은 상태로는 날수비연이란 저 여자의 상대가 못 되겠지.) 팔에 난 상처를 다른 손으로 감싸며 당아연에게 가고. 좀 지친 표정

당아연; [으으으...] 백치 같은 표정으로 올려다보며 신음하고 있고

청풍; (이 여자는 지금까지의 희생자들과는 달리 목숨을 부지하고 있다. 헌데...) 옆에 서서 내려다보고. 백치 같은 표정으로 올려다보며 신음하는 당아연

<표정이 이상하다. 눈에 초점이 없고... 일종의 섭혼술에 당한 것같다.> 으으으! 신음하는 당아연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그 섭혼술에서 빠져 나오게 하면 색마살귀가 누군지 알 수 있겠지.) 슥! 당아연 옆에 한쪽 무릎을 꿇으며 손가락으로 당아연의 목 아래를 짚어 진맥하고

청풍; (순음지기의 손실이 심해서 허약해지긴 했지만 목숨에는 지장이 없다.) 진맥하며 안도하고. 그때

신소심; [냄새나는 환관 놈! 이 소저가 자비를 베풀어서 선택의 기회를 주겠다.] 칼로 왕진을 겨누며. 얼굴이 굴욕과 고통으로 이지러진 왕진은 이제 거의 절벽 끝으로 밀려났고

신소심; [팔부터 잘리고 싶으냐? 다리부터 잘라줄까?] [원하는 대로 해줄 테니 골라봐라!] 칼로 왕진을 위협하며 냉혹하게 웃고

왕진; [으으으!] 공포에 질리지만

신소심; [물론 내가 듣기 원하는 대답을 먼저 해준다면 굳이 피를 볼 생각은 없다.] 차갑게 웃고

왕진; [으으...] 갈등과 두려움

청풍; (협박 다음에 회유를 해서 상대의 심리상태를 뒤흔들어 놓는다.) 당아연의 목에서 손을 떼며 신소심 쪽을 보고

청풍; (별호에 날수(辣手;매운 손)가 들어있는 여자답게 제법 사람을 다룰 줄 아는구나.) 다시 당아연을 내려다보며 웃고

청풍; (덕분에 색마살귀의 정체를 알 수 있게 될 것같은데...) + [!] 생각하다가 갑자기 눈 부릅.

청풍; (지... 지독한 살기를 품은 어떤 자가 접근하고 있다.) 오싹! 한기가 드는 표정이 되는 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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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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