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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개방 금릉분타> 사당 같은 분위기의 건물. 금릉의 외곽에 있고. 깊은 밤이라 대부분의 건물에는 불이 꺼져 있다. 사당 근처에는 거지들이 거적데기를 덮고 잠이 들어 있다.

사당 내부. 건물들에는 전부 불이 꺼져있지만. 단 하나의 건물에는 불이 켜져 있다.

진상파; [신소심이?] 탁자를 앞에 두고 앉아서 누군가의 보고를 듣는다. 여전히 코밑에 굵은 수염을 붙이고 남장을 한 모습. 상좌에 앉아있고. 탁자 주변에는 나이 든 거지들 몇 명이 앉아서 입구쪽을 보고 있다

거지1; [예! 일각 전, 신소저의 모습이 포착되었는데 첩혈당 근처에 숨어 있다가 금릉성 밖으로 나갔다고 합니다.] 문 밖에 공손히 서서 보고하는 거지 한명. 중년의 거지다

거지2; [신소저가 무슨 일로 흑사회 소굴 근처를 배회했다는 것이냐?] 대신 묻는 초로의 거지. 다리 한쪽이 의족이다. 굵은 쇠막대를 다리 대신 달고 있다. 거지지만 눈빛이 날카롭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개방 금릉분타주 독각철개(獨脚鐵丐)>

거지1; [거기까지는 아직...] 눈치 보며

거지1; [다만 신소저는 어떤 자의 뒤를 추적하고 있었다고 하는데...] [그런 신소저를 은밀히 감시하는 자들이 목격되었다는 보고입니다.]

거지2; [신소저가 감시를 당하고 있다?]

진상파는 무언가 생각하고

거지1; [상당한 수준의 무공을 지닌 자들이라 형제들이 그자들을 요격해볼 엄두는 못 냈다고 합니다.] 눈치 보며

거지2; [그럼 내가 직접 가봐야겠군. 혹시 불상사가 생길 지도 모르니...] 벌떡 일어나는데

진상파; [분타주께서 수고하실 거 없어요.] 자리에서 일어나고

거지2; [맹주님...] 돌아보고. 다른 거지들도 급히 일어나고

진상파; [신소심의 뒤를 밟는 자들에 대해서는 짐작이 가는 바가 있어요.] [이 문제는 제가 해결할 테니 분타주께서는 당아연의 행방을 추적하는 데 전념해주세요.] 문으로 가며 말하고. 문 밖에 서있던 거지1은 급히 옆으로 물러서고

거지2; [분부 받들겠습니다.] 고개 숙이며 비웅하고

휘익! 건물을 배경으로 새처럼 날아가는 진상파. 건물 밖으로 나와서 배웅하는 거지들

삽시에 멀어지는 진상파

거지1; [직접 뵈니 맹주님은 소문으로 듣던 것보다 더 대단한 분이십니다.] 날아가는 진상파를 보며

거지2; [대단하지.] 끄덕이고

거지2; [사자천존님으로부터 후계자로 지목되신 분이 평범한 재원일 리가 없지 않겠느냐?]

거지1; [맹주님이 전대 맹주셨던 사자천존님의 후계자라는 소문이 사실이었습니까?] 놀라고

거지2; [사자천존님이 후계자로 지명하지 않았는데 사대장로님들께서 젊다 못해 어린 여자를 맹주로 옹립했겠느냐?] 눈 흘기고

거지1; [하긴 그렇습니다만...]

거지2;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은 기밀중의 기밀이니 절대 옮겨서는 안된다.] 주변 살피며

<검후님은 다섯 살 때 사자천존님의 눈에 들어 생사현관(生死玄關)이 타통되고 전설 속의 백자검결(百子劍訣)을 전수받았다고 한다.> 날아가는 진상파의 모습 배경으로 거지2의 말 나레이션

 

#125>

해하촌. 역시 밤. 건물들에는 모두 불이 꺼져있고. 하늘에는 보름달

온고당.

내실. 청풍의 방 옆에 자리한 천불투의 방에만 불이 켜져 있다.

천불투의 방. 한쪽에 침대가 있고 방안에는 온갖 도구와 물건들이 빼곡. 중앙에는 작업대가 있고. 그 작업대 앞에 앉아서 낙신부도를 표구에서 떼어내는 천불투. 아주 신중한 작업. 핀셋 같은 것으로 그림을 두루마리에서 조심스럽게 떼어내고 있다

천불투;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서 표구를 바꿔놔야만 한다.) 핀셋으로 그림과 두루마리 접착 부분을 신중하게 떼면서

천불투; (새로 표구를 하고 겉에 다른 그림을 덧씌워놓으면 만에 하나 상시태감의 눈에 띈다 해도 알아보지 못할 테니...) 슥! 마침내 그림 전체가 두루마리에서 떨어지고

천불투; (됐다.) 안도하고

천불투; (훼손되지 않게 온전히 그림을 분리했다.) 슥! 그림을 완전히 두루마리에서 떼어내고

천불투; (이제 이걸 새 두루마리에 표구하면...) + [!] 그림을 쳐들다가 눈 치뜨고

쿵! 그림 뒤쪽에 직경 30센티 정도인 원형의 지도와 글이 몇 자 적혀있다

천불투; (낙신부도 뒷면에 지도가 그려져 있다.) 그림을 뒤집어놓으며 들여다 자세히 보고

지도의 모습 크로즈 업. 원형으로 수많은 가늘고 굵은 선들이 마구 뒤엉켜 있다. 점들도 찍혀있고. 색맹 검사하는 그림 같은 모습인데. 그 그림 위에 <天魔之塚>이라는 글이 적혀있다.

천불투; [헉!] 털썩! 너무 놀라 들고 있던 그림을 떨구는 천불투

천불투; [이건... 이건...] 헉헉 숨이 막힌 표정이 되어 그림을 내려다보고. 몸을 좀 뒤로 젖힌 자세로

천불투; (천마지총(天魔之塚)...!) (천마의 무덤...) 마치 뱀이라도 보는 것처럼 몸을 뒤로 젖힌 채 탁자 위의 그림을 보고

천불투; [이런... 어떻게 이런 일이...] 고개를 흔들고 눈을 깜빡이고. 하지만

천불투; (꿈... 꿈이 아니다.) 덜덜 떨리는 두 손으로 다시 그림을 집어들고

천불투; (이건 분명 삼황(三皇)중 천마(天魔)의 무덤을 찾을 수 있는 장보도다.) 두 손을 덜덜 떨며 그림을 들여다 보고

천불투; (혈왕(血王), 무치(武痴)와 함께 삼황으로 꼽히는 사상최강의 마인 천마는 후계자를 남기지 않고 죽었었다.)

천불투; (절기를 전수해줄만한 마땅한 인재를 얻지 못한 때문인데...) (죽을 때가 되자 천마는 자신의 모든 것을 미리 만들어놓은 무덤 천마총에 수장(收藏)해버렸다고 한다.)

천불투; (바로 그 천마총의 장보도가 고개지의 그림 뒤에 그려져 있었을 줄이야.) 흥분과 경악.

 

<고개지와 천마는 같은 시대를 살았다. 그리고 마중지성(魔中之聖)이라 불리는 천마와 화중지성(畵中之聖)이라 불리던 고개지 사이에 친분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경치 좋은 곳에 세워진 정자 안에서 서로 인사하는 천마와 고개지의 모습. 천마 캐릭터는 <마면기정 자료집 제32페이지>에 나옴. 고개지는 꼬장꼬장한 인상의 노선비

 

천불투; (당연히 천마가 자신의 무덤 위치를 고개지의 그림 뒤에 그려놓았다 해도 놀랄 일이 아니다.) 덜덜 떨면서 그림을 들여다보고

천불투; (문제는 이 낙신부도가 천마총 장보도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상시태감 위태무가 알고 있을 개연성이 높다는 점이다.) 떨리는 손으로 그림을 탁자 위에 내려놓고

<아무래도 노부가 죽기 전에 도수라는 허명을 얻으려고 한 욕심 때문에 건드려서는 안되는 재앙을 건드린 것 같구나.> 심각한 표정으로 그림을 보는 천불투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126>

자금산이 멀리 보이는 강가. 강의 남쪽은 높은 절벽이다. 밤하늘에는 여전히 보름달이 떠있어서 환하고

휘익! 그곳으로 내려서는 왕진. 여전히 면사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데 허리춤에는 자루에 든 당아연을 끼고 있다.

왕진; (이쯤이면 되겠지.) 절벽 끝으로 가 아래를 보고

강물이 절벽 아래를 휘돌며 흐르고 있다.

왕진; (여기서 던지면 장강의 도도한 흐름이 하루 쯤 후에 너를 동해(東海)로 데려가줄 것이다.) 당아연이 든 자루를 두 손으로 들어서

왕진; (부디 극락왕생하거라.) 자루를 들어서 절벽 아래로 던지려 하고. 그때

{으으!] 꿈틀! 신음소리와 함께 자루 속에서 당아연이 꿈틀거리고. 멈칫! 하는 왕진

왕진; (분명 혈도를 찍었는데 정신이 돌아왔다.) 쳐들었던 자루를 다시 내리고

왕진; (이대로 강물에 던지면 익사의 고통을 느끼다가 죽겠지.) 자루를 바닥에 내려놓고

왕진; (어차피 죽어야할 신세지만 그렇게 죽는 건 너무 가여운 일이다.) (숨을 끊어준 후에 강물에 던지자.) 찍! 양손으로 자루를 거칠게 찢는다. 그러자

[으으으!] 자루 안에서 신음하는 당아연의 모습이 드러난다. 알몸에 얇고 짧은 잠옷만 걸친 야한 모습이고. 신음을 하긴 하지만 눈을 뜨고 있지는 않다

왕진; (역시 자금성 후궁의 어떤 미녀에게도 뒤지지 않는 미모다.) 내려다보며 침 꿀꺽

왕진; (내가 만일 남자를 잃지 않았다면 한번 품어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는 계집이다.) 떨리는 두손으로 당아연의 목을 움켜잡는다.

[끄윽!] 목이 조여지자 눈을 치뜨며 신음하는 당아연

왕진; [조금만 참아라. 편하게 해줄 테니...] 당아연의 목을 조이면서 말하는데. 그 직후

<그러면 안되지!>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 눈 부릅뜨는 왕진.

슈우! 왕진의 뒤에서 왕진의 목을 움켜잡아 오는 강철같은 손아귀

왕진; (위험!) 팟! 팽! 몸을 팽이처럼 돌려서 옆으로 날아가는 왕진. 물론 당아연의 목을 조이던 손을 풀고

[!] 콰득! 찌익! 유령같은 사람 형상의 눈이 치떠지며 그 유령같은 형상의 강철같은 손아귀가 왕진의 목 대신 그자가 쓰고 있던 면사를 낚아챈다

왕진; [큭!] 팟! 팽이처럼 돌리며 날아오른 몸을 바로 세우며 비틀한다. 얼굴에 쓰고 있던 면사는 뜯겨 나갔고 뺨에는 길게 상처가 세 가닥 나있다. 그리고

청풍; (놀라운 반응 속도... 내가 저자를 너무 얕본 것 같구나.) 스슥! 당아연 옆에 나타나는 청풍. 얼굴에는 조로같은 검은 띠를 눈 부위에 둘렀으며 강철같이 변한 오른손에는 왕진이 쓰고 있던 면사를 움켜쥐고 있다.

왕진; [웬놈이냐?] 창! 차고 있던 칼을 뽑고

왕진; [한왕이 보낸 잡놈이냐?] 칼로 청풍을 겨누며

청풍; [복장을 보아하니 환관이 분명한데 종친(宗親)인 한왕을 함부로 입에 올린다?] 왕진의 얼굴에서 뜯어낸 면사를 옆으로 던지고

청풍; [그렇다는 건 네놈이 한왕과 적대하는 남경분조의 환관이란 얘기가 되겠군.]

왕진; (아차!) 움찔! 하며 급히 왼쪽 소매로 얼굴 가리지만

청풍; [가려봤자 이미 늦었다. 네 얼굴은 여기에 새겨졌으니...] 오른손의 검지로 자기 머리를 가리키면서 웃고

왕진; (지랄...) 얼굴 이지러지고

청풍; [죽지는 않았지만 순음지기가 상당 부분 유실된 것처럼 보이고...] 발치의 당아연을 흘낏 보고. + 당아연; [끄윽... 끅!] 왕진에게 졸렸던 목을 만지며 꺽꺽거리면서 청풍을 올려다 본다. 아직 섭혼술에서 깨어나지 못해 백치 같은 표정이고

청풍;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색마살귀는 황실의 인간이었구나.] 다시 왕진을 보는데

왕진; [그 아가리 닥쳐라!] 쩍! 쩍! 쇄도하며 칼질을 하는데

흔들! 날아드는 칼끝이 갈대처럼 흔들리며 여러 개로 변한다. 마치 뱀이 날아드는 것같고

청풍; (이 도법!) 스팟! 눈 부릅뜨며 뒤로 훌쩍 날아오르지만

왕진; [쓸데없이 오지랖이 넓었다.] [살인멸구가 뭔지 알게 해주마.] 쩍! 서걱! 유령같이 따라붙으며 칼질을 하는데

청풍; (이건...) 뒤로 내려서며 눈 부릅 뜨는 청풍의 시야 앞쪽이 온통 수많은 칼날로 덮인다. 휘청거리고 꿈틀거리며 날아드는 칼날들

청풍; (평범한 도법이 아니다. 변화가 무궁무진하고 지독한 살기를 품고 있다.) 스스스! 휘익! 여러 명으로 변해서 피하는 청풍. 하지만

스팟! 쩍! 서걱! 칼바람이 여기저기 스치면서 청풍의 몸에 상처가 마구 난다

청풍;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는 게 불가능해서 할아버지의 능파미보로도 완전히 피할 수가 없다.) 모습을 여러 개로 만들어 피하는 청풍. 얼굴이 고통으로 이지러지고

왕진; [미리 염불이나 외워둬라.] [보법이 제법이긴 해도 일단 도룡도법(屠龍刀法)이 펼쳐진 이상 네놈이 살 수 있는 가능성은 없다.] 신나게 칼춤을 추며 청풍을 몰아붙이고

청풍; (도룡도법...) (무림에 그런 이름의 도법이 있었나?) 사력을 다해 피하며 생각하고. 그러나 연신 몸의 여기저기가 칼에 스치며 상처가 나고

청풍; (방심의 대가다.)

청풍; (처음부터 비파천강지를 썼으면 저자를 어렵지 않게 죽일 수 있었을 텐데...) 휘휙! 쩍! 서걱! 사방에서 날아드는 칼 그림자를 필사적으로 피하며 고통으로 얼굴이 이지러지고

왕진; [카캇! 버티어봤자 고통만 가중될 뿐이다. 그만 포기해라.] 쩍! 서걱! 칼을 휘둘러대며 따라붙고

청풍; (모두 팔식(八式) 칠십이초(七十二招)로 이루어진 도법인데...) 핏! 쩍! 피하는 몸에 상처가 연달아 나고.

<변화는 어느 정도 파악했지만 반복해서 펼칠수록 빨라지고 살기도 함께 강해지는 도법이라 벗어날 수가 없다.> 칼춤을 추는 왕진. 겨우 겨우 피해 치명상을 면하는 청풍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반면 나는 변변찮은 내공심법 때문에 내공이 급격히 소모되고 있다.) 휙! 휘익! 이리저리 움직이는 청풍의 숨이 거칠어지고

청풍; (뭔가 방법을 찾아내지 못하면 곧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쩍! 서걱! 뱀처럼 휘어지며 날아다는 칼 그림자들을 겨우 피하며 생각할 때

왕진; [밤이 길면 꿈도 긴 법!] [그만 끝내자!] 쩡! 피하는 청풍을 향해 일직선으로 칼을 찔러온다. 펜싱하듯. 헌데

슈욱! 찔러오는 왕진의 칼 끝이 여러 개로 나뉜다

청풍; (위험...) 팟! 사력을 다해 뒤로 피하는 청풍. 그런 청풍의 목을 향해 날아드는 휘어지는 칼 그림자들 몇 가닥. 위기. 직후

캉! 갑자기 옆에서 나타나며 휘어진 칼로 청풍의 목을 찔러오던 왕진의 칼을 쳐내는 신소심

청풍; (날수비연 신소심!) (이 여자가 어떻게 여기에...) 스팟! 뒤로 휙 날아 피하며 안도하고. 시선은 앞쪽에서 칼춤을 춰서 왕진의 공격을 막은 신소심의 모습을 향한 채. 신소심은 휘어진 두 자루의 칼을 모두 꺼내들고 있다

왕진; [네년은 또 누구냐?] 쩍! 쩌억! 칼을 돌리고 쪼개는 왕진. 칼 그림자들이 신소심을 휩쓸어 가고

신소심; [본녀는 환관 나부랭이가 이년 저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캉! 카캉! 양손의 칼을 휘둘러 막지만

슈욱! 서걱! 신소심의 칼을 막은 칼 바람들이 휘어지며 파고들어 신소심의 옷을 베고 상처를 낸다. 어깨와 팔에 상처가 생기고. 머리카락도 베어진다

신소심; (칼끝의 궤적을 종잡을 수 없는 기괴한 도법...) 휘릭! 고통과 분노로 이지러지며 물러서고

신소심; (변화가 많고 어지러워서 상대하기가 정말 까다롭다.) (저 색마놈이 일방적으로 당한 이유가 있었다.) 캉! 카캉! 두 자루 칼로 필사적으로 방어하며 뒤를 곁눈질.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된 청풍이 심호흡을 하며 멈춰서고 있다. 오른손을 등 뒤로 감춘 채

왕진; [네년이 본 대로 본직은 사내지만 사내가 아닌 내관(內官;환관)이다.] [그래서 설령 상대가 계집이라도 용서가 없다.] 쩍! 서걱! 살벌하게 칼질을 해온다.

[!] 눈 부릅뜨는 신소심. 그년의 앞쪽으로 수많은 칼 그림자들이 뱀처럼 휘어지며 날아든다

신소심; (이번 공격은 완벽하게 막을 수는 없을 것같다!) 얼굴 이지러지면서도 양손의 칼을 휘둘러서 막으려 하고.

왕진; [네년이 먼저 저승에 가서 기다려라. 저놈도 곧 보내줄 테니...] 슈칵! 쩍! 칼질을 하며 사악하게 웃고. 바로 그때

땅! 퍼억! 레이져같은 빛이 왕진의 어깨쪽에 가까운 오른쪽 가슴을 관통한다. 요란한 소리도 나고

신소심; [!] 스팟! 안도하고 놀라며 뒤로 휙 물러서고

왕진; [크악!] 푸학! 구멍이 난 가슴에서 피를 뿜어내며 뒤로 휘청하고

지지! 몸을 세우며 돌아보는 신소심의 뒤에서 오른손의 검지손가락을 튕긴 자세로 서있는 청풍. 눈을 부릅 뜬 청풍의 검지손가락이 벼락에 휩싸여있다.

신소심; (가공할 지법(指法)...) 청풍을 곁눈질하며 놀라고 안도하고

신소심; (저 환관 놈의 몸에 구멍이 난 다음에야 요란한 금속성이 들린 것같았다.) 다시 왕진을 돌아보며. 왕진은 오른쪽 가슴에 구멍이 난 채 쓰러질 듯 비틀거린다. 구멍이 난 쪽인 오른팔은 축 늘어트리고 있고. 그 오른팔에 칼을 들고 있는 것 주의

신소심; [우리 사이의 채무는 잠시 미뤄두겠다.] [색마살귀의 정체를 밝히는 게 우선이니...] 양손의 칼을 늘어트리며 왕진에게 다가간다. 말은 청풍에게 하면서

청풍; [소저의 관대하신 배려에 감읍할 따름이외다.] 웃으며 포권하고

신소심; (능글맞은 인간...) 입술 샐쭉 거리면서도 얼굴에 약간 홍조. 청풍에게 호감이 생겼다.

신소심; [이제 좀 진지하게 얘기를 나눠볼만한 상태가 된 것같네.] 양손의 칼을 좌우로 들어 보이며 왕진에게 다가가고

왕진; [개소리를...] 벌벌 떨며 두 손으로 칼을 쥐고 들어서 신소심을 겨누지만

신소심; [내 말이 개소리인지 아닌지는 네놈이 더 잘 알 텐데?] 오른쪽 손에 든 칼로 겨누며 냉소

신소심; [즉사는 면했지만 가슴에 구멍이 나는 바람에 내공을 제대로 쓰지 못하지 않느냐?] 탕! 내미는 왕진의 칼을 강하게 쳐올리는 신소심의 칼. 그 바람에 왕진의 손아귀에서 칼이 튕겨져 나가고

왕진; [큭!] 칼을 놓치고 비틀. 뒤는 절벽.

퍼억! 칼은 멀찍이 날아가 박히고

청풍; (구사하는 도법이 기이해서 상대하기 까다로운 자였지만 가슴에 구멍이 나는 중상을 입은 상태로는 날수비연이란 저 여자의 상대가 못 되겠지.) 팔에 난 상처를 다른 손으로 감싸며 당아연에게 가고. 좀 지친 표정

당아연; [으으으...] 백치 같은 표정으로 올려다보며 신음하고 있고

청풍; (이 여자는 지금까지의 희생자들과는 달리 목숨을 부지하고 있다. 헌데...) 옆에 서서 내려다보고. 백치 같은 표정으로 올려다보며 신음하는 당아연

<표정이 이상하다. 눈에 초점이 없고... 일종의 섭혼술에 당한 것같다.> 으으으! 신음하는 당아연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그 섭혼술에서 빠져 나오게 하면 색마살귀가 누군지 알 수 있겠지.) 슥! 당아연 옆에 한쪽 무릎을 꿇으며 손가락으로 당아연의 목 아래를 짚어 진맥하고

청풍; (순음지기의 손실이 심해서 허약해지긴 했지만 목숨에는 지장이 없다.) 진맥하며 안도하고. 그때

신소심; [냄새나는 환관 놈! 이 소저가 자비를 베풀어서 선택의 기회를 주겠다.] 칼로 왕진을 겨누며. 얼굴이 굴욕과 고통으로 이지러진 왕진은 이제 거의 절벽 끝으로 밀려났고

신소심; [팔부터 잘리고 싶으냐? 다리부터 잘라줄까?] [원하는 대로 해줄 테니 골라봐라!] 칼로 왕진을 위협하며 냉혹하게 웃고

왕진; [으으으!] 공포에 질리지만

신소심; [물론 내가 듣기 원하는 대답을 먼저 해준다면 굳이 피를 볼 생각은 없다.] 차갑게 웃고

왕진; [으으...] 갈등과 두려움

청풍; (협박 다음에 회유를 해서 상대의 심리상태를 뒤흔들어 놓는다.) 당아연의 목에서 손을 떼며 신소심 쪽을 보고

청풍; (별호에 날수(辣手;매운 손)가 들어있는 여자답게 제법 사람을 다룰 줄 아는구나.) 다시 당아연을 내려다보며 웃고

청풍; (덕분에 색마살귀의 정체를 알 수 있게 될 것같은데...) + [!] 생각하다가 갑자기 눈 부릅.

청풍; (지... 지독한 살기를 품은 어떤 자가 접근하고 있다.) 오싹! 한기가 드는 표정이 되는 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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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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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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