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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

아침. 경치 좋은 곳의 암자. 신소심이 머물렀던 그 암자. 비구니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데.

한쪽의 객사를 힐끔거리는 비구니들. 무언가 좀 설레는 표정들이고. 두 개의 방으로 이루어진 객사 입구에는 양쪽 허리에 칼을 찬 신소심이 오만상을 쓰며 서있다. 옷은 새로 입었고.

신소심; (수상해! 정말 수상해!) 눈을 흘기며 건물의 두 개 방 중 하나를 본다

신소심; (맹주님은 이곳으로 온 후 그 색골 곁을 떠나지 않고 있어.) (간병을 위해서라는 건 핑계고...) 입술 삐죽이며 방문을 보고

신소심; (혹시 둘이 딴 짓 하고 있는 거 아니야?) 의심.

 

#143>

신소심이 보고 있는 방안. 침대에 청풍이 누워있고 그 옆에 놓인 의자에 진상파가 앉아서 청풍의 손목을 잡고 진맥하고 있다. 남장을 벗고 수수한 여자 복장이다. 처음 등장했을 때 입었던 복장. 청풍은 눈 부위에 두른 띠가 사라졌고 몸에는 원래 옷 대신 가운같은 승복을 걸치고 있다.

청풍; [으으으!] 식은땀을 흘리며 신음하는 청풍

진상파; (이해할 수가 없구나.) 진맥하며 생각하고

진상파; (당금 무림에서 혈왕의 절맥혈장을 맞고도 무사할 수 있는 사람은 사부님과 천강마존 정도일 것이다.)

진상파; (헌데 사부님이나 천강마존은 차치(且置)하고 모든 면에서 나보다 아래인 이 사내가 절맥혈장에 직격당하고도 목숨을 부지하고 있다.)

<몸속에 도사리고 있던 얼마나 강한지 가늠할 수조차 없는 강력한 힘이 절맥혈장에 맞서고 있는 때문인 것같은데...> 쿠오오! 청풍의 몸에서 용같은 형상이 흐릿하게 피어오른다. 구룡짐독의 흔적이다.

<그 정체불명의 힘은 절맥혈장에 맞서고 있을 뿐 아니라 이 사람의 머리쪽으로도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몸에 별 이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깨어나지 못하는 것은 그 영향일 것이다.> 으으으! 비지땀을 흘리며 신음하는 청풍을 배경으로 진상파의 생각

진상파; (대체 당신에게는 어떤 비밀이 있는 것인가요?) 생각하며 청풍을 내려다보고

청풍; [으으으!] 비지땀을 흘리는 청풍. 꿈을 꾸는 중이다.

이하는 청풍의 꿈. 18년전 장세명에게 납치당하던 장면과 장세명이 자신을 안고 절벽에서 떨어지던 장면이다.

 

꿈장면 1>

#6>의 장면

쿵! 어느 틈에 열려있는 문. 그 문 안쪽에 장세명이 서있다. 우산은 접어서 들고 있다.

환설; [흑!] 뒤늦게 알아차리고 돌아보며 놀라고

진의원; [총관! 이 밤중에 주모님의 거처에 무슨 볼일인가?] 슥! 불길한 예감에 몸으로 환설과 아기를 막으며 말하고. 그러다가

[!] [!] 놀라는 진의원과 환설

장세명의 뒤쪽. 열린 문을 통해서 여자 무사들이 건물 앞 바닥에 쓰러져 있는 게 보인다

환설; [악!] 그걸 보고 비명 지르며 뒤로 주춤

진의원; [뒷문으로 달아나라! 어서!] 환설에게 외치며 팔을 벌리지만

푹! 이미 진의원의 가슴을 찌르고 있는 접은 우산의 끝. 죽인 건 아니고

진의원; [장세명 네놈...] 스륵! 기절하며 쓰러지고

환설; [안돼!] 비명 지르며 돌아서서 달아나고. 그 앞에서 진의원이 바닥에 쓰러지고 있고

퍽! 이미 다가와서 환설의 등도 찌르는 장세명의 우산 끝. 덜컥! 하며 눈을 치뜨는 환설

환설; [도... 도련님...] 기절하며 쓰러지는 환설. 품에 안고 있던 아기를 떨구고. 하지만

턱! 바닥에 떨어지기 전에 왼손으로 아기를 낚아채 끌어안는 장세명

털썩! 환설도 기절해서 바닥에 나뒹굴고.

[으으응...] 잠에서 깨며 눈을 껌뻑이는 아기.

장세명; [곧 무서운 얼굴을 보게 될 테니 자고 있거라.] 쿡쿡! 왼팔로 아기를 안고 우산을 든 오른쪽 손의 엄지 손가락으로 아기의 가슴을 찍고

[마아...] 다시 눈이 감기는 아기. 잠이 들면서도 목걸이는 놓치지 않고

장세명; [미안하오 진의원, 환설!] [그대들에게는 어떤 잘못도 없소.] 잠이 드는 아기를 품에 안고 진의원과 환설을 돌아보고

장세명; [혈육의 정 때문에 도리를 저버리는 나 장세명이 모든 죄를 감당할 것이오.] 우산 든 오른손을 이용해서 아기를 망토 속에 감추고

밖으로 나오며 우산을 펴는 장세명. 망토가 헐렁해서 아기를 숨기고 있는 게 안보인다. 아기를 안은 왼팔을 망토 밖으로 꺼내 오른손에 든 우산을 펴는 모습이고. 건물 밖에는 여자 무사들이 쓰러져 있고

 

꿈장면 2>

#9>의 장면

[여기까지다!] [더는 못 간다!] 휘익! 쐐액! 모퉁이 근처에서 열명 이상의 복면인들이 날아올라 장세명을 막으려 하고

장세명; [크아!] 콱! 붓을 내밀며 붓의 손잡이 부분을 강하게 움켜쥔다. 그러자

펑! 붓 끝에서 폭발이 일어나면서 가는 쇠로 이루어진 붓의 털 부분이 앞으로 터져나간다. 수십 수백개의 쇠침이 튀어나가는 모습이고. 마치 크레이모아처럼

[크악!] [컥!] 퍼퍽! 퍽! 붓의 끝에서 터져나간 쇠침에 꽂혀 몰살당하는 복면인들. 쇠침은 모두 한 뼘 이상이 길이였다.

장세명; (됐다!) 쐐액! 쇠침에 꽂혀 나뒹굴고 떨어지는 복면인들을 뚫고 앞으로 쇄도한다.

그런 장세명의 앞쪽으로 모퉁이가 확 다가오고. 하지만 그 직후

[!] 오싹! 한기가 느껴져서 눈을 부릅뜨는 장세명의 앞 얼굴. 그런 장세명의 뒤쪽에서 시뻘건 손이 장세명을 움켜쥐어온다. 손 크기는 사람만 한데 깡말랐으며 손가락 끝에 달린 손톱은 면도날처럼 날카롭다

장세명; (위험!) 팟! 팽! 전력을 다해 몸을 확 돌리며 옆으로 피한다. 절벽 쪽이고

파바다닥! 그 바람에 흩날리는 찢어진 망토. 그와 함께 망토가 벌어지며 장세명이 왼팔로 안고 있는 아기의 모습이 드러나는데 아기가 손에 쥐고 있는 목걸이가 망토와 함께 흩날린다

쩍! 콰직! 간발의 차이로 장세명의 몸을 스치며 움켜쥐어지는 거대한 손. 장세명의 몸 대신 망토와 아기가 쥐고 있던 목걸이를 움켜 잡는다

휘익! 절벽 쪽으로 내려서는 장세명

화악! 그 앞에 나타나는 귀면지존. 오른손이 거대해진 상태인데 그 손아귀에 찢겨진 망토와 아기가 쥐고 있던 목걸이가 쥐어져 있다.

장세명; (위험했다!) 뒤로 비틀하며 물러서고. 하지만 직후

미끈! 발이 빗물로 미끄러워진 바위에서 미끄러지며 균형을 잃는 장세명. 뒤로 넘어진다

[!] 귀면지존이 눈 부릅 뜰 때

장세명; [허억!] 비명 지르며 균형을 잃고 추락한다. 등이 아래로 향한 채

장세명; [안... 안돼!] 쐐액! 허공을 보는 자세로 떨어지며 비명. 망토가 펄럭이면서 장세명의 품에 안긴 아기의 모습이 드러나고. 아기도 놀라 잠에서 깨었고

장세명; [미안하네 소맹주!] 추락하면서 아기를 두팔로 끌어안고

장세명; [죄 많은 장세명의 목숨으로 소맹주를 지켜주고 싶네만... 천지신명의 가호를 바랄 수 밖에 없게 되었어.] 쐐액! 등이 아래로 향하는 자세로 추락하면서 웃는 장세명의 모습

꿈 장면 끝.

 

다시 현실의 청풍.

청풍; (그... 그러지 마십시오.) 으으으! 신음하며 땀을 흘리는 청풍. 눈은 뜨지 못하고. 그런 청풍의 뇌리에 자신을 안고 추락하는 장세명의 모습이 떠오른다.

청풍; (뉘신지 모르지만 절 위해 목숨을 버리시면 안됩니다. 그건 제가 원하는 바가 아닙니다.) 감은 눈으로 눈물이 흐르고. 그런 청풍의 뇌리에 위 장면이 암전으로 사라진다.

슥! 청풍의 눈 꼬리에서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는 손가락

진상파; (정신을 차리지 못하지만 꿈은 꾸고 있는 것같은데...) 청풍의 눈물을 닦아주며 생각하고

진상파; (무슨 꿈을 꾸기에 이토록 비통해하는 것일까?)

<분명한 건 이 사내로 인해 나 진상파의 인생이 결정적인 전환점을 맞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방안의 광경 배경으로 진상파의 생각 나레이션

 

#144>

다시 건물을 밖에서 본 모습. 여전히 신소심이 건물을 등지고 서서 주변을 경계하고 있다

신소심; (그 색골에게 어떤 특별한 점이 있어서 콧대 높기 이를 데 없는 맹주로 하여금 서슴없이 입맞춤을 하게 만든 걸까?) 뒤쪽의 방문을 흘겨보며 샐쭉거리고

신소심; (뭐 평범한 사내는 아니긴 하지.) 얼굴 약간 발개지고..

그런 신소심의 뇌리에 떠오르던 장면.

 

<난 어떻게든 저자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 소저는 먼저 떠나시오.> 지난밤 강변의 절벽 위에서의 상황. 비수로 귀면지존을 겨누며 전음으로 말하던 장면이다.

 

신소심; (능글맞긴 해도 사내답고 정의롭긴 했지.) 얼굴 발개져서

신소심; (얼굴도 그만하면 제법 잘 생기기도 했고...) 생각할 때

덜컹! 신소심이 등지고 있는 건물의 방문 들 중 청풍과 진상파가 있는 방 외의 다른 한쪽 방의 문이 열리고. 흠칫! 하며 돌아보는 신소심

그 방에서 금정신니가 밖으로 나온다.

신소심; [사부님...] 공손하게 고개 숙이며 돌아서고. 주변을 지나던 비구니들도 금정신니에게 고개를 조아리며 인사하고

신소심; [당소저는 어떤가요?] 금정신니가 나오는 문 안쪽을 기웃거린다.

단촐한 방안에는 당아연이 이불을 목 아래까지 덮고 누워 있다. 눈을 감은 채 병색이 완연한 모습으로

금정신니; [저 아이는 네가 본 대로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밖으로 나와서 방을 돌아보고

금정신니; [순음지기가 상당히 훼손되었지만 목숨이 위태로울 정도는 아니었다.] 신소심과 함께 방안을 들여바보며 말하고

<하지만 여자로서 가장 소중한 것을 잃은 데다가... 섭혼술에 당해서 백치가 되어버렸다.> 으으으! 이불을 덮은 채 누워 바들바들 떨며 신음하는 당아연의 모습 배경으로 금정신니의 말.

신소심; [색마살귀란 마귀는 도대체 누군데 사년 넘게 이런 만행을 저질러온 걸까요?] 방안의 당아연을 보며 찡그리고 분노

금정신니; [어젯밤의 상황으로 미루어보건 데 황실에서도 중요한 위치에 있는 자가 색마살귀라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만...] 탁! 문을 닫고

금정신니; [색마살귀가 황실과 관련된 인물이면 무림인인 우리로서는 조사하는 게 쉽지가 않게 되었다.] 찡그리며 한숨 쉬고

신소심; [분하지만 황실과 적대할 수는 없는 일이지요.] 끄덕이다가

[!] 흠칫! 하며 한쪽을 보는 신소심

휘익! 멀리 강변의 절벽 위를 날아오는 세 명의 인물들. 두 명의 남녀가 한명의 노인을 좌우에서 팔을 잡고 날아오는 모습이다.

세 사람의 모습 크로즈 업. 노인은 바로 진의원이다. 청풍의 생모인 주혜금을 간병하던 어의 출신의 의사. 십팔년이 지나 아주 늙었다. 한쪽 손에는 왕진가방 같은 가방을 들었다. 그 진의원의 팔을 잡고 날아오는 두 명의 남녀의 나이는 삼십대인데 여자는 늘씬한 체격에 글래머이지만 얼굴을 면사로 가리고 있다. 이 여자는 주혜금의 시녀였던 환설이다. 면사로 얼굴을 가린 이유는 얼굴을 칼로 그어 망가트린 때문이다. 남자는 눈이 부리부리하고 보디빌더같은 체격을 지닌 중으로 이마에 띠를 두르고 있다. <승풍파랑 자료집 제9페이지>에 나온 철목(흑건신장) 캐릭터인데 이 작품에서의 이름은 황건신장. 무림맹 사대장로중 혈나한의 제자다. 환설과 황건신장은 무림맹 복수사영에 속한다.

신소심; [고독신모(孤獨神母)님의 제자 환설(煥雪)언니와 혈나한(血羅漢)님의 후계자 황건신장(黃巾神將)께서 오시는군요.] 강변쪽을 살피면서 말하고. 금정신니도 같을 방향을 보고

환설과 황건신장이 데리고 오는 진의원 모습 크로즈 업. 십팔년전보다 많이 늙었지만 여전히 꼬장꼬장한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다.

신소심; [두분의 동행은 낯이 선데...] 찡그리며 볼 때

금정신니; [귀빈(貴賓)이시니 결례가 되지 않도록 언행을 조심해라.] 말하며 객사의 축대 아래로 내려가고. 주변의 비구니들도 비로소 환설과 황건신장이 날아오는 것 발견하며 놀라고

신소심; (귀빈?) 갸웃하며 따라서 내려가고

신소심; (무림맹의 사대장로의 한분이신 사부님으로부터 귀빈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면서 내가 모르는 인물이 있었나?) 갸웃하며 마당으로 내려서고. 직후

휘익! 휙! 진의원을 데리고 암자 마당에 내려서는 환설과 황건신장. 비구니들은 긴장하고

금정신니; [어서 오세요 진(陳)시주!] [먼 길 오시느라 고생하셨어요.] 합장하고. 그 앞에서 환설과 황건신장이 조심스럽게 진의원을 바닥에 내려주고 있다

진의원; [사태께서도 무고하셨소이까?] 가방을 든 채 고개 조금 숙여서 답례하고. 꼬장꼬장하고 무뚝뚝한 인상이고

신소심; (거만한 노친네잖아. 불문의 큰 어르신이신 사부님의 인사에 저토록 성의 없게 답례를 하다니...) 샐쭉할 때

덜컥! 객사의 방문이 열리고

진상파; [아버님!] 공손하게 고개 숙이며 나온다.

신소심; (아버지?) 놀라고. 주변의 비구니들도 놀라고

진상파; [아버님께서 직접 보아주셨으면 하는 환자가 있어 급히 모시는 결례를 저질렀사옵니다.] 문 옆에 서서 공손하게 말하고

진의원; [괜잖다. 마침 멀지 않은 곳에 있었으니 네가 부르면 와야지.] 말하며 계단을 올라가고. 금정신니도 따라가고

신소심; (맙소사! 저 노친네가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맹주의 부친이었다니...) 놀라고.

그 사이에 진상파의 안내를 받아 방안으로 들어가는 진의원. 금정신니도 따라 들어가고.

금정신니; [치료 중에 방해가 있으면 안된다. 주변의 경계를 철저히 해라.] 방으로 들어가 방문을 닫으며 신소신과 환설과 황건신장에게 말하고

[예 사숙!] [걱정 마시옵소서.] 공손히 대답하는 황건신장과 환설

탁! 닫히는 문

신소심; [오랜만이에요 환설언니.] 아는 척

환설; [그래. 우리가 마지막으로 본 게 어느덧 이 년 전이었지?] 좀 차갑게 말하고. 환설은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웃지 않는다.

환설; [그럭저럭 소심이 너도 한 사람 몫을 할 수 있을 정도가 된 것처럼 보이는구나.] 내려다보며 말하고. 환설이 신소심보다 반뼘쯤 키가 크다

신소심; [환설언니에 비하면 아직 앞가림에 급급한 애송이인 걸요.] 억지로 웃고

환설; [배움에 있어서 자신의 부족함을 아는 것보다 훌륭한 자세는 없다.] 도도하게

환설; [조금 성취가 있다고 자만하지 말고 진력(盡力)으로 무공수련에 임하도록 해라.] 돌아서고

신소심; [예...] 억지로 웃고

환설; [주변을 한 바퀴 돌아보고 올 테니 이곳의 경호는 사형께서 해주세요.] 황건신장에게 말하고

황건신장; [그렇게 함세.] 사람 좋게 웃으며 말하고

휘익! 새처럼 날아오르는 환설

곧 멀어진다.

신소심; (정말 밥맛이야!) 사라지는 환설을 보며 눈 흘기면서 샐쭉 거리고

신소심; (나이 좀 많은 게 무슨 벼슬이야? 볼 때마다 훈장질이나 하고...)

신소심; (여자는 나이가 어릴수록 금값이라는 걸 모르는 모양이지?) (하긴 서른 살 넘도록 연애 한 번 못해봤으니 어린 나이의 대단함을 알 까닭이 없지.) 흥흥 콧 방귀를 뀌며 가재미 눈을 하고. 그런 신소심을 귀엽다는 듯이 보는 황건신장

황건신장; [환설사매의 말은 그냥 듣고 넘겨라.] 웃으며 말하고. 움찔하며 돌아보는 신소심

황건신장; [알고 지낸 게 십오 년이 넘었지만 나 역시 환설사매에게 좋은 말을 들은 기억이 없으니까 말이다.]

신소심; [저도 그러려니 해요.] 샐쭉

신소심; [헌데 환설언니는 대체 무슨 사연이 있기에 늘 저렇게 찬바람이 쌩쌩인 거죠?]

황건신장; [환설사매가 왜 얼굴을 면사로 가리고 다니는 줄 아느냐?]

신소심; [그러고 보니 환설언니는 단 한 번도 사람들 앞에 맨 얼굴을 드러낸 적이 없네요.] 흠칫

황건신장; [나도 최근에야 면사를 궤뚫어볼 수 있게 되어 알게 된 사실인데...] 환설이 사라진 쪽의 눈치를 살피며

황건신장; [환설사매의 얼굴은 상처로 덮여있더구나.]

신소심; [그... 그래요?] 놀라고

황건신장; [사연을 직접 물어볼 수도 없고 해서 사부님께 여쭸더니 환설사매가 스스로 자신의 얼굴을 손톱으로 박박 긁어 추한 얼굴이 되었다고 하더라.]

신소심; [자... 자기 손으로 얼굴을 망가트려요? 무... 무슨 이유로?] 진저리를 치고

황건신장; [사부님 말씀으로는 결의의 표시라는구나.]

신소심; [결의?] [대체 무슨 결의이기에...]

황건신장; [전대 맹주이신 사자천존님께서 돌연 은퇴하신 이유는 알고 있겠지?]

신소심; [어떤 자가 사자천존님의 하나뿐인 아드님을 납치해서 은퇴하라고 협박한 때문이잖아요.] + [!] 말하다가 깨닫고

신소심; [혹시 환설언니가...]

황건신장; [사자천존님의 아들이 납치당하던 현장에 있었다.] 끄덕이고

 

<사자천존님 부인의 몸종이던 환설사매는 사자천존님의 아들이 납치당하는 걸 막지 못한 죄책감 때문에 스스로 얼굴을 망가트리고 복수를 맹세했던 것이다.> 암자 뒤의 높은 바위 산 위에 서서 주변을 둘러보는 환설의 모습 배경으로 황건신장의 말

 

신소심; [그... 그런 사연이 있었군요.] 침 꼴깍

황건신장; [사자천존님은 납치당한 아들의 안전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은퇴하시면서 환설사매를 고독신모님께 부탁을 하셨다고 한다.]

황건신장; [타고난 자질도 뛰어난 데다가 복수의 결의까지 더해져 환설사매는 어느덧 사대장로님에 필적하는 고수가 되어 있는 상태다.]

신소심; [사대장로님에 필적한다니... 환설언니에 대한 평가가 지나치게 후하시네요.]

신소심; [제가 보기엔 사형의 무공이야말로 우리들 복수사영중 으뜸인 것같은데...]

황건신장; [환설사매가 얼마나 대단한 실력자인지는 머잖아 네 눈으로 직접 보게 될 게다.] 웃고

신소심; [뭐 그렇다 치구요.] 금정신니와 진의원이 들어간 방을 보고

신소심; [진의원이란 분이 정말 맹주님의 부친이세요?] 속삭이고

황건신장; [나도 그렇게 알고 있다.] 끄덕

신소심; [알고 있다?] 샐쭉

신소심; [사형도 진의원이란 분에 대해서 확실하게 아는 게 없으신 거예요?]

황건신장; [내가 아는 것이라고는 진의원이 어의(御醫) 출신으로 사자천존님의 부인이셨던 영청공주(永淸公主)님을 따라 황실을 나왔었다는 것뿐이다.] 말하며 방문 쪽을 보고

 

#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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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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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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