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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

<-금릉> 밤

<-위가대원> 깊은 밤. 삼엄한 경비

어느 건물. 타노가 경비를 서고 있고

그 건물로 다가오는 위태무

말없이 고개 숙이는 타노

위태무; [대독금봉에 쏘인 후유증이 있을 텐데 경비는 아랫것들에게 맡기지 않고...] 다가오며 말하고

타노; [괜잖습니다 주군.] 고개 숙이며 포권하고

위태무; [가서 좀 쉬도록 해. 날이 밝을 때까지는 딱히 할 일도 없을 테니...] 건물의 문으로 가고

타노; [예...] 대답하면서도 움직이지 않고

위태무; (미련하긴...) 덜컥! 한숨 쉬며 문을 열고 들어가고

위태무가 들어선 방안. 어둑한데 침대에 위진천이 앉아서 운기조식을 하고 있다. 상체는 벗었는데 눈을 감은 자세로 명상하는 듯한 모습

슈우! 스스스! 그런 위진천의 몸을 여러 마리의 투명한 뱀같은 기운들이 빠져나왔다가 다시 들어가기를 반복하고 있다.

문을 닫으며 그런 위진천을 보는 위태무.

위태무; (십절무제의 소수인은 확실히 무섭군. 나에 못지않은 진천이의 호신강기를 간단하게 깨트리고 중상을 입혔으니...) 위진천 앞에 서서 보고. 그때

슈우! 심호흡 크게 하는 위진천. 그러자

슈우! 위진천의 몸 주을 드나들던 뱀같은 기운들이 위진천의 코로 스며들어가고

위진천; [휴우!] 한숨 쉬며 눈을 뜨고

위태무; [고생했다.]

위진천; [아버지!] 포권하며 침대에서 내려서려 하고

위태무; [앉아있어라. 그보다 부상은 어떠냐?]

위진천; [외상(外傷)은 아직 남아있지만 내상(內傷)은 얼추 다스렸습니다.] 다시 침대 위에 앉으며

위태무; [그만하길 다행이다.] [깨지긴 했어도 탄천혈벽이 소수인의 위력을 대부분 상쇄해준 덕분에 치명상을 입지 않은 것이다.]

위진천; [고독신모의 제자라고 알려진 환가 계집이 어떻게 십절무제의 소수인을 익혔는지 모르겠습니다.] 찡그리고

위태무; [아마 사자천존에게서 배웠을 것이다.]

위진천; [사자천존이 오제 중 십절무제의 후계자라는 소문이 사실이었군요.]

위태무; [정확히 말하자면 사자천존은 십절무제의 후계자가 아니라 십절무제가 남긴 절기 두 세 가지를 얻었을 뿐이다.]

위진천; [십절무제의 열 가지 무공은 흩어져서 세상에 떠돌고 있다는 얘기는 들었습니다만...]

위진천; [십절무제의 모든 진전을 이은 것도 아닌 사자천존이 약관의 나이에 천하무적이 되었던 게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위진천; [삼황의 절기를 얻었다면 또 모를까...]

위태무; [세상에는 가끔 말도 안되는 별격(別格)의 존재들이 나타나곤 한다.]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삼황이 그랬고 아비 대에는 사자천존이란 말도 안되는 괴물이 나타났었다.]

위진천; [사자천존이 십절무제의 절기를 바탕으로 무공의 새로운 경지에 이르렀다는 말씀이십니까?] 놀라고

위태무; [깊은 내막이야 모르겠다만 사자천존이 오제의 경지를 뛰어넘어 삼황에 육박하는 무공을 지녔다는 건 틀림없다.]

위태무; [오제 중 한명의 후손인 천강마존을 허무할 정도로 간단히 이긴 게 그 증거다.]

위진천;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아버지께서는 사자천존을 무공이 아닌 음모로 퇴장시키셨군요.]

위태무; [우리 위씨일족이 혈왕님의 후손이긴 해도 혈왕님의 진정한 절기는 이어받지 못했다.] [그 때문에 삼황의 후손이면서 오제의 절기를 얻은 자들을 압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위진천; [유감스러운 일이지요.] 끄덕

위태무; [우려스러운 것은 아비의 대에 사자천존이 걸림돌이 되었던 것처럼 너의 대에도 별격의 존재가 나타난 게 아닌가 하는 점이다.]

위진천; [장청풍이란 자가 별격의 존재로 여겨지시는지요?]

위태무; [좀 더 두고 봐야 하겠지만...] [만천신안을 지닌 것만으로도 놈이 별격의 존재일 가능성이 커졌다.] 끄덕이고

위진천; [가급적 빨리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놈을 제거해야겠습니다.] 눈 번뜩

위태무; [장가놈의 처리는 아비에게 맡기고...] [너는 이 길로 자금성에 들어가서 역천지계(逆天之計)를 결행하도록 해라.]

위진천; [이 밤에 말씀이십니까?] 흠칫

위태무; [아비가 귀면지존이며 상시태감이라는 사실이 한왕의 귀에 들어가는 건 시간문제다.]

위태무; [한왕이 언제든 날 잡겠다고 쳐들어올 수도 있는 상황인 것이다.]

위진천; [그럼 아버지는...] 흠칫! 하고

위태무; [오늘 자로 상시태감 노릇은 끝내고 몸을 숨길 생각이다.]

위태무; [아깝긴 하지만 지난 십 몇 년동안 노력해서 쌓아올린 자금성 내에서의 권세는 포기해야만 한다.]

위태무; [만에 하나 아비와 너의 관계가 들통 나기라도 한다면 황실을 장악하려던 우리 위씨일족의 오랜 염원도 수포로 돌아갈 수 있으니...]

위진천; [예...]

위태무; (주첨기로 변신하기 위한 진천이의 준비는 확실하고 빈틈이 없다.)

위태무; (내일 아침이면 천하 창생의 다음 대 주인이 바뀌어있을 것이다.) 음산하게 웃는 위태무의 얼굴 크로즈 업

 

#178>

<-곡가표국> 깊은 밤. 아직 하늘에 달이 떠있어서 어둡진 않다. 자정이 넘은 시간이라 대부분의 건물에 불이 꺼져있고. 입구도 굳게 닫혀있는데. 닫힌 대문 밖에서 두 명의 표사가 경비를 서고 있다.

강쪽에서 안개가 곡가표국 쪽으로 쓰나미처럼 몰려오고 있고

표사1; [강... 강쪽에서 안개가 몰려오고 있네.] 긴장

표사2; [이 계절에는 흔한 안개지만... 때가 때이니 만큼 좀 섬뜩하구만.] 긴장

표사1; [설마... 그놈들이 다시 쳐들어오진 않겠지?] 좀 겁에 질려서 표사2를 보고

표사2; [무섭기로는 천하제일인 독천존께서 우리 표국에 머물고 계시는데 감히 허튼 짓을 할 인간이 있겠나?]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게야.]

표사1; [그렇긴 하지?] 억지로 웃고

표사2; [그래도 혹시 모르니 긴장을 늦추면 안...] + [누구냐?] 말하다가 갑자기 긴장하며 칼 손잡이에 손을 가져가고. 앞을 노려보며

표사2; [왜... 왜 그러는가?] 역시 칼을 잡으며 겁에 질려 같이 앞을 보고

스으! 안개 속에서 두 명의 여자가 다가온다. 둘 다 날씬하고 키가 훤칠하지만 앞장 선 여자가 뒤 따라 오는 여자보다 키가 약간 작다.

<여... 여자!> <이 깊은 밤에 웬 여자들이...> 표사들 긴장하며 보고.

그 사이에 안개를 뚫고 곡가표국 정문에서 10여미터 떨어진 곳까지 이르러 모습을 드러내는 두 여자. 바로 신소심과 진상파다. 뒤따라 오는 진상파가 앞서서 오는 신소심보다 키가 반 뼘 쯤 더 크다

표사2; [소... 소저들은 뉘신데 야심한 중에 저희 표국을 방문하셨습니까?] 긴장하며 묻고.

신소심; [이곳이 틀림 없어요 맹주님.] 표사2의 말은 쌩 까고 곡가표국을 살펴보며 말하는 신소심. 진상파는 고개 조금 돌려서 자신들이 온 쪽을 보고 있고. 안개가 밀려오고 있는 강쪽이다.

신소심; [환설언니가 남긴 표기는 이 표국을 가리키고 있어요.] 표사들 뒤의 표국 정문을 보며 말하고

표사2; [용... 용무를 밝히시지 않으면 실례를 할 수 밖에...] 표사2가 칼을 뽑으려는데 + 환설; [진정하세요.] 덜컹! 뒤에서 말소리가 들리며 표국의 정문에 달린 쪽문이 열리면서 환설이 나온다. 열린 쪽문 안쪽은 밝다. 곡강한이 등을 들고 서있다.

[소저!] [국주님!] 표사들 안도하며 돌아보고

환설; [그분들은 제가 기다리던 분들이에요.] 문 밖으로 나오며 표사들에게 말하고. 곡강한도 등을 들고 따라 나오고. 그때

신소심; [역시 여기 계셨군요 환설언니!] 안심하며 반색하고. 하지만 진상파는 여전히 뒤를 살피고 있고

환설; [수고했다.] 끄덕이며 진상파쪽으로 시선 돌리며 다가가고. 환설을 따라 나온 곡강한도 긴장한 표정으로 진상파를 보고. 들고 있던 등을 표사에게 건네주며

환설; [맹주님!] 포권하며 진상파에게 인사하는데. 진상파는 반쯤 돌아선 자세로 뒤를 보고 있고

슥! 손을 들어 환설의 인사에 건성으로 답하는 진상파. 시선은 뒤를 향하고 있고. 그러자

<맹주님께서 무언가 발견하셨다.> 눈 치뜨며 긴장하는 환설과 신소심. 직후

진상파; [정말 예의가 없는 분이로군요.] 안개 속을 보며 차갑게 말하고

진상파; [하여간 본녀를 원망하지는 마세요. 수차례에 걸친 경고를 무시하고 뒤를 밟은 대가이니...] 쩡! 말하는 진상파의 허리춤에서 보검이 허공으로 비스듬히 미사일처럼 치솟는다.

[헉!] [어... 어검술!] 표사들과 곡강한이 기겁하며 놀랄 때

슈칵! 쩡! 비스듬히 허공으로 치솟았던 검이 안개 속으로 내려꽂힌다. 처음에는 손잡이가 허공을 향하게 치솟았다가 검 끝이 아래로 향하게 안개 속으로 내려꽂힌다. 직후

카캉! 안개 속에서 불꽃이 튀고.

<어떤 자가 어검술로 날아간 맹주님의 보검을 막았다!> 눈 치뜨며 놀라는 신소심과 환설.

진상파의 이마가 약간 찡그려지고. 직후

쩡! 다시 안개 속에서 허공으로 미사일처럼 치솟는 진상파의 보검. 끝이 허공으로 향하게

슈우! 높이 치솟았다가 방향을 틀어서 검 끝이 아래로 향한 채 포물선을 그리며 진상파쪽으로 날아드는 보검. 진상파를 향해서

[히익!] [조심...] 빛과 같이 날아드는 검을 본 표사들 긴장할 때

슈슉! 가까이 오자 확 속도가 줄어들어서 슬로우모션처럼 천천히 진상파 앞으로 날아 내리는 보검. 깃털이 가라앉듯이

[아!] + [저런...] + 곡강한; (검이 살아있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표사들 놀라고. 곡강한도 놀란 표정으로 고개 끄덕이고.

날아 내린 보검을 두 손으로 받으며 살피는 진상파. 오른손은 손잡이를 받고 왼손은 칼날을 받는다.

진상파; [...] 두 손으로 받아든 검날을 살피는 진상파. 주로 검날의 끝 부분을 살핀다

신소심; [해... 해치우신건가요?] 긴장하며 묻고

진상파; [기름은 묻어있지만 피는 거의 보이지 않는구나.] 검날의 끝을 보며 말하고. 검날의 끝에 기름이 묻은 흔적이 있다.

신소심; [그럼...] 흠칫! 할 때

환설; [표적을 베긴 했으나 치명상을 입히지는 못하셨다는 뜻이다.] 대신 대답하고

신소심; [아!] 깨닫고. 이어

환설; [제가 다녀오겠어요.] 몸을 날리려 하지만

진상파; [그만 두세요.] 고개 저으며 검의 손잡이를 잡고. 날아가려다가 돌아보는 환설

진상파; [이미 기척이 사라졌어요. 따라잡기는 어려울 거예요.] 스릉! 검을 칼집에 넣으며 말하고

환설; [예...] 어쩔 수 없이 포기하고

신소심; [어떤 자가 감히 우리 뒤를 밟은 걸까요?] 안개쪽을 노려보며

진상파; [두고 보면 알겠지. 위험을 무릅쓰고 접근했던 걸 보면 조만간 다시 내 앞에 나타날 테니...] 철컥! 검을 완전히 꽂으며 곡강한 쪽으로 돌아서고. 그때

환설; [소개드리겠어요 맹주님!] [이분은 저와 도련님 일행이 신세를 진 곡가표국의 국주님이세요.] 진상파에게 곡강한을 소개하고

곡강한; [곡강한입니다.] 포권하고

진상파; [곡국주! 야심한 중에 결례를 하게 되었어요.] 포권하고

곡강한; [별 말씀을...] [어서 안으로 드시지요.] 안내하고

진상파; [폐를 끼치겠어요.] 고개 조금 숙이며 곡강한을 따라가고.

곧 대문 안으로 들어가는 곡강한과 세 여자. 대문 밖에는 표사 둘만 남고

탁! 안에서 닫히는 문

표사1; [그... 그러니까 키가 큰 여자분이 바로 강호에 소문이 무성한 검후 진상파 소저라는...] 흥분하고 놀라고

표사2; [딱히 내세울 것도 없는 우리 곡가표국에 독천존에 이어 무림맹의 맹주까지 왕림하다니...] [세상이 알면 발칵 뒤집히겠구만.] 흥분

표사1; [그러게나 말일세.] 역시 흥분

 

#179>

대문의 안쪽. 곡강한의 안내를 받아 건물들 쪽으로 가는 진상파 일행. 건물 쪽에는 곡부인이 긴장된 표정으로 서있고

<딱히 내세울 것도 없는 우리 곡가표국에 독천존에 이어 무림맹의 맹주까지 왕림하다니... 세상이 알면 발칵 뒤집히겠구만.> 표사들의 말이 진상파의 귀에 들리고

진상파; <서노사께서 이곳에 머물고 계시는가요?> 전음으로 환설에게 묻고

환설; <도련님 일행은 독천존님 덕분에 귀면지존의 독수에서 벗어날 수 있었어요.> 고개 조금 숙이며 대답하고

진상파; <사제가 또 다친 건가요?> 걱정

환설; <위중한 정도로 다치신 건 아니었는데...> <몸을 추스르실 수 있게 되자 쉬지도 않고 다시 떠나셨어요.> 걱정스런 표정으로 말하고

진상파 일행이 다가오자 고개 숙여 인사하는 곡부인

진상파; <성치도 않은 몸으로 어딜 서둘러 간 건가요?> 고개 숙여 곡부인의 인사에 답하며 전음으로 환설에게 묻고

환설; <독천존님은 아시는 것같지만...>

환설; <제게는 그냥 금릉에 볼일이 있으시다는 말씀만 하시고 떠나셨어요.> 걱정 가득

진상파; <금릉?> 좀 불안한 표정

 

#180>

곡가표국에서 상당히 떨어진 강변. 이곳에도 안개가 자욱한데

[크윽!] 안개 속을 비틀거리며 걸어오는 사내의 그림자.

모습을 드러내는 그자는 벽세황이다. 오른손으로 왼쪽 어깨를 잡은 자세로 걸어온다. 왼팔은 축 늘어트렸는데. 왼쪽 손으로는 검은색의 길죽한 쇳조각을 하나 쥐고 있다. 끝이 휘어진, 옷감 재단하는 데 쓰는 자의 형태. 전체가 검은 색인 쇳조각의 길이는 40센티 정도, 폭은 5센티 정도에 두께는 제법 두꺼워서 1센티 정도 된다. 이 쇳조각의 이름은 자황척. 쇠를 조종하는 힘을 지녔다.

뚝뚝! 자황척 끝을 타고 흘러내리는 피. 어깨에 생긴 상처에서 난 피가 팔을 타고 흘러내려 자황척으로 떨어지는 것. 직후

[삼공자(三公子)님!] 휘익! 돌풍을 일으키며 나타나는 신행태보

신행태보; [다치셨습니까?] 비틀거리는 벽세황의 오른쪽 팔을 잡아 부축하며 놀라고

벽세황; [별... 별거 아니오.] 억지로 웃고

벽세황; [몸의 상처는 대수롭지 않지만 놀라고 낭패해서 정신이 좀 없을 뿐이오.] 신행태보의 부축을 받아서 작은 돌 위에 걸터앉고

신행태보; [검후와 직접 충돌하셨는지요?] 눈치 보며 벽세황의 팔을 놓고

벽세황; [그래서 다쳤으면 이렇게 낭패하지도, 비참하지도 않았을 거요.] 쓴웃음을 지으며 왼쪽 어깨를 잡고 있던 오른손을 떼어내고. 어깨 부분의 옷이 베어져있고 그 아래쪽의 살도 길게 갈라졌다. 그 상처에서 피가 배어나오고 있고

신행태보; (상처는 깊지 않군.) 상처를 살피고

벽세황; [내 딴에는 조심한다고 오십여장쯤 거리를 두고 검후의 뒤를 밟았었는데...] 피가 묻은 오른손을 보며

벽세황; [몇번인가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검기가 느껴졌었소.] 피가 묻은 채 떨리는 벽세황의 오른손

신행태보; [오십여장의 거리를 두고도 정확하게 검기로 삼공자님을 저격했다는 말씀이십니까?] 놀라고

벽세황; [놀랍기도 했으나 오기가 생겨서 계속 검후의 뒤를 밟았는데...] [그 계집이 돌연 어검술로 공격해왔던 거요.]

신행태보; [어검술이 물론 대단한 무공이긴 하지만 삼공자께는 자황척(磁皇尺)이 있지 않습니까?] 놀라며 벽세황이 왼손에 들고 있는 자황척을 보고

벽세황; [부(副)당주도 알고 있다시피 이 자황척은 내 출신 가문인 신장궁(神匠宮)의 으뜸가는 보물이오.] 떨리는 왼손으로 자황척을 들어 보이고

신행태보; [자황척에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금속을 제어할 수 있는 힘이 깃들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끄덕

벽세황; [그렇소.] [자황척을 쓰면 금속으로 이루어진 모든 것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소.] 징! 말하며 자황척을 옆으로 겨눈 채 진동을 시키고. 그러자

푸스스! 화악! 주변이 흙속에서 쇳가루들이 확 일어나 자황척으로 날아와 달라붙는다.

삽시에 굵은 몽둥이처럼 변하는 자황척.

신행태보; (주변의 흙에 섞여있던 쇳가루들이 자황척에 흡착되었다.) 놀라고

벽세황; [순수한 금이나 은, 또는 나무처럼 자력(磁力)에 영향을 받지 않는 재질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면 어떤 병장기도 자황척을 지닌 날 해칠 수 없는 거요.] 팟! 자황척을 휘두르고. 그러자.

파팡! 퍼퍽! 자황척에 붙었던 쇳가루들이 작은 탄환처럼 변해서 주변의 바닥과 바위에 박히고 부딪힌다. 바위에 부딪힌 쇳가루 덩어리는 불꽃을 튀기고

신행태보;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후가 어검술로 날린 검에 상처를 입으셨군요.] 벽세황의 어깨에 난 상처를 살피고

벽세황; [자황척으로 막았다고 생각했소.] 끄덕이며 이를 바득 갈고

 

<하지만 그 직후 검후의 검은 궤적을 갑자기 바꿔서 하마터면 내 목을 잘라버릴 뻔 했소.> 안개 속에서 자황척을 내밀어 진상파의 검을 막은 자세로 눈 부릅뜨는 벽세황의 모습. 자황척과 충돌했던 검이 뱀처럼 휘어지며 벽세황의 어깨를 스치고 지나간다. 몸통과 머리를 옆으로 사력을 다해 기울여서 피하는 벽세황의 모습

 

신행태보; [어검술로 날린 검을 그 정도로 정교하게 조종하는 게 가능할 줄을 몰랐습니다.] 놀라고

벽세황; [아마 그 계집은 내공이 바탕인 어검술을 뛰어넘어 마음으로 검을 조종하는 심검(心劍)의 경지에 접어든 게 아닌가 싶소.]

신행태보; [심검!] 놀라고

신행태보; [무림사를 통틀어 봐도 심검의 경지에 이른 인물은 다섯이 채 안되는 걸로 아는데...] 놀라 식은땀 흘리고

벽세황; [아직은 검후의 심검이 완전한 경지에 이르렀다고 보긴 어렵지만 한 가지는 확실해졌소.] 역시 식은땀 흘리며

벽세황; [검후 진상파, 그년을 무공으로는 어쩔 수 없다는 사실이오!] 강렬한 표정

 

#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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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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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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