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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

검을 늘어뜨린 채 만보경당으로 걸어가는 청풍,

만보경당은 문이 열려 있는데 그 주변에 철궁의 제자들이 몰려있고

[궁주님!] 다가오는 청풍을 보고 안도하는 철궁의 제자들. 하지만 그 직후

청풍의 눈에서 초점이 사라지더니

그대로 무너지듯 쓰러지는 청풍

[궁주님!] [정신차리십시오!] 비명 지르며 몰려드는 철궁 제자들. 그때

하시룡; [조용히 해라!] 외치며 달려온다

하시룡; [적은 완전히 물러간 게 아니다!] [궁주님이 다치셨다는 것을 적이 알게 하면 안된다!] 급히 청풍의 옆에 무릎을 꿇으며 말하고

하시룡; [모두 원 위치로 돌아가 빈틈을 보이지 마라!] [오늘 밤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우리 철궁의 존망이 달려있다!]

[예 하일열님!] [명심하겠습니다!] 포권하는 제자들

이어 서둘러 사방으로 흩어진다.

그때 만보경당 안에서 가진우와 지고운이 달려나온다

그러다가 쓰러져 있는 청풍을 발견하고 놀라는 지고운과 가진우

지고운; [궁주님!] 달려오고

하시룡; [지소저는 빨리 가서 선무불사강녕로를 준비해주시오!] 가진우와 함께 청풍을 부축하며 말하고

지고운; [... 알겠어요!] 다시 만보경당 안으로 달려들어간다. 그 뒤를 청풍을 부축한 가진우와 하시룡이 주변을 살피며 따라들어가고

 

만보경당의 보물창고. 바로 지고운이 치료 받았던 그곳.

지고운이 선무불사강녕로에 향을 넣고 불을 붙이고 있다.

가진우와 하시룡이 청풍을 부축해 와서 그 앞에 누이고

이어 가슴팍의 옷을 벌려보고 놀라는 두 사람

청풍의 가슴팍이 거북등같이 갈라져 있다.

하시룡; [이산굉의 힘이 궁주의 속을 갈갈이 찢어놓았소! 이런 상태로 지금까지 버틴 게 기적이오!]

가진우; [이산굉을 쫓아버렸어도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면 다른 자들의 먹이감이 되었겠지!] [궁주께서는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서 초인적인 의지력을 발휘하신 걸세!] 청풍이 선무불사강녕로를 잘 볼 수 있게 일으켜 앉히고

지고운; [제가 할게요!] 다가와서

지고운; [궁주님은 제가 보살필 테니 두 분은 바깥의 일을 단속해주세요!] 청풍의 뒤에 앉아서 청풍을 부축하고

하시룡이 가진우를 보고

가진우; [그럼 부탁하겠소 지소저!] 고개 끄덕이고

가진우; [나가세 하일열!]

하시룡; [!]

나가는 두 사람

지고운; [난 천한 살수지만 은원은 분명해요!] 청풍을 안고 선무불사강녕로를 보고

지고운; [당신에게 목숨의 빚을 졌으니 갚기 전에는 떠나지 않겠어요!]

스으! 스으! 향로에서 향이 피어오르기 시작하고

그 향이 춤추는 선녀 모습으로 변한다

몽롱한 시선으로 그걸 보는 청풍

지고운; (내 속의 또 다른 내가 죽었어!)

지고운; (이제 완전한 여자가 된 때문일까? 가슴이 콩닥거리는 게 멈추질 않아.)

지고운; (전화위복이란 건 날 두고 하는 말일 거야!)

! ! 청풍의 손목에 차여있는 신령석의 팔찌가 희미한 빛을 낸다.

 

#178>

꽃이 만발한 꽃밭 한 가운데 누워있는 청풍.

청풍이 지금 누워있는 곳은 사방이 기암괴석으로 에워쌓인 무릉도원같은 곳인데 꽃밭 한 가운데에는 아담한 집이 한 채 서있다.

청풍; (여긴 어디지?) (내가 왜 이런 곳에 와있는 건가?)

청풍; (난 분명 이산굉과 싸우다가 크게 다쳐서 선무불사강녕로로 치료를 받고 있던 중이었는데...!) 당혹해하고. 헌데 그때.

[벌써 깨어났네!] 누군가 위에서 내려다보며 말한다

청풍; [!] 기겁하며 벌떡 일어나 앉고

소의장; [뭘 그렇게 놀라니? 사내대장부가!] 화사한 꽃문양이 새겨진 옷을 입은 14-5세 가량의 아주 예쁘고 귀여운 소녀가 뒷짐을 진 채 내려다보며 생글 생글 웃고 있다. 소녀 모습을 하고 있긴 하지만 이 소녀는 고금제일인인 절대마존 소의장이다.

청풍; [, 누구냐 넌?] 뒤로 엉덩이를 빼며

소의장; [긴장 풀어!] [난 소의장(蘇義藏)이라 하는데 너랑 얘기를 하고 싶어서 불러들인 것뿐이야!]

청풍; (소의장?) 갸웃하며 일어나고

청풍; (어디서 들어본 기억이 있는 이름인데...) + [소씨 아가씨였구만. 헌데 여긴 어디지?] 일어나서 주위를 두리번

소의장; [신령동천(神靈洞天)이란 곳이야.] [내가 사는 집이지!]

청풍; [신령동천이라...] [그럼 저승은 아니겠군!]

소의장; [여긴 저승사자도 찾아오지 못하는 곳이야.] [영원히 즐거움만 있을 뿐이고 아픔과 고통, 병과 죽음 같은 건 없는 데야.]

청풍; [그럼 극락인가?]

소의장; [극락?] 피식

소의장; [그래, 극락과 비슷하긴 하지. 아니, 여기가 바로 극락이야.]

청풍; [경망스런 계집애로군.] 찡그리고

청풍; [한마디 떠보니까 아예 날 속여먹으려고 들어?] [설마 그 따위 수작으로 철궁의 궁주를 속일 수 있을 것 같으냐?]

소의장; [철궁?] [무림에 그런 문파가 있었던가?]

청풍; [육백 년이 넘는 전통을 지닌 철궁을 모른다고? 하하! 완전히 초짜로군.]

소의장; [그동안 세상이 많이 변한 모양이네.] [하긴 나 없는 세상에서도 수없이 많은 밤이 지나갔겠지.]

청풍; [신비한 척 하지 말고 나를 여기로 데려온 이유나 말해!]

소의장; [이야기를 좀 하고 싶었을 뿐이야.] [너한테 손해 될 일은 없으니까 겁먹지 말아.] 돌아서서 석옥으로 가고

청풍; [일 없으니까 날 철궁으로 돌려보내! 어서!]

소의장; [돌아가게 될 거야.] [그전에 여기를 구경하고 잠시 나와 이야기하면 돼.] 석옥으로 들어가며

청풍; [난 그럴 생각 없다니까....!] + [!] 외치다가 눈 부릅

! 이미 방안에 들어와 있다. 겉에서 보기에는 작았지만 석옥 내부는 넓고 아주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다. 좀 소녀취향이고.

청풍; (어느 틈에 방으로 들어와있다!) (술법인가?) 긴장하며 둘러보고

소의장; [이리 와서 같이 먹어!] 커다란 식탁에 앉으며 말한다. 식탁 위에는 온갖 음식이 차려져 있다. 그야말로 산해진미

청풍; [음식은 됐고...] 소의장과 마주 앉고

청풍; [용건이나 빨리 말해! 이래 뵈도 나 바쁜 몸이다!]

소의장; [산해진미가 싫다면 이건 어때?] 한손에 와인 잔을 들고 다른 손을 젓고

순간 기겁하는 청풍. 거의 발가벗은 야한 차림의 절세미녀들이 청풍의 주위에 물려들어 앉고 서있다. 스트립 걸같은 분위기의 여자들인데 청풍의 온몸을 애무하고 귀에 입김을 불어넣는다

청풍; [이건... 이건...!] 좋아 죽으려 하면서도 황당하다. 아흐응! 하악! 공자님! 그 사이에도 여자들은 야한 소리를 내며 청풍에게 달라붙는다.

여자들의 빵빵한 찌찌와 늘씬한 다리를 보여주고

청풍; (.... 어디서 이런 쌔끈한 이쁜이들이 떼거지로...!) 혼망 가는 청풍

맞은편에 앉아서 술 마시며 웃는 소의장. 그때

한 년의 손이 청풍의 사타구니를 더듬고

퍼뜩 정신 차리는 청풍

청풍; [그만 두지 못해?] 몸을 떨치며 버럭 고함을 치고

[!] [엄마야!] 야한 자세로 나뒹구는 여자들

청풍; [이것들이 누구한테 수작들이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여자들에게 삿대질

청풍; [물론 나야 고맙지만 완매가 알면...!] [!] 두 손으로 입을 가리고

소의장; [자제력이 제법이네!] 웃으며 손가락 퉁기고. 그러자

스스스! 여자들의 모습이 흐려지고. 사라진다

청풍; (... 뭐야? 방금 그 이쁜이들도 술법이었나?) 당황

청풍; (이상하네. 공손대낭 말로는 나에게는 술법이 안 통한다고 했는데...!)

소의장; [긴장하지 말고 앉아! 술법도 속임수도 아니니까!]

청풍; [술법이 아니면?] 엉거주춤 다시 의자에 앉고

소의장; [이곳 신령동천에는 인간이 꿈꾸어온 모든 종류의 기쁨과 즐거움이 있어.]

소의장; [미녀를 좋아한다면 수백, 수천 명의 미녀를 마음대로 할 수 있고, 그들을 죽이고 싶다면 언제든지 죽일 수도 있어.]

소의장; [싸움을 즐기거나 절세적인 무공을 익히고 싶다면 그것도 가능해!] [여기선 없는 게 없고 못하는 것도 없으니까.]

청풍; [.... 대체 너 정체가 뭐야?]

소의장; [나는 신령동천의 주인이자 창조주야!]

청풍; [? 창조주?] 피식 웃는데

소의장; [안 믿기겠지만 믿어야할 거야!] ! 손가락 퉁기고. 순간

장면이 확 바뀌어서 청풍과 소의장은 까마득히 높은 바위 산 꼭대기에 앉아있다.

바위 산 아래로 거대한 도시가 있다. 도시에는 수많은 건물과 사람들. 도시 외곽으로 흐르는 강으로는 배들이 돛을 펴고 줄을 이었고 성 밖의 들판에는 오곡백과가 만발하고 농부들이 추수를 하고 있다.

청풍; (내가 지금 꿈속에 있는 건가?) 뺨을 꼬집어보고

청풍; [아얏!] 비명 지르며 펄쩍 뛰어 일어난다.

청풍; (으으으! 실감 나게 아픈 걸 보면 꿈을 꾸는 것도 아닌데....!)

소의장; [혼란스러우면 좀 정리를 해주지!] [이곳은 네가 아는 그 세계가 아니고 내가 창조한 또 다른 세계야.]

소의장; [물론 난 진짜 천지를 처음 창조한 조물주는 아니야.] [단지 이 세계에서만 창조주일 뿐이지!] 자리에서 일어나고

청풍; [여기가 또 다른 세상이라고?]

소의장; [그렇다고 네가 아는 세계보다 좁거나 못하지 않아!] [우주에는 수많은 세계가 존재하는데 각 세계는 모두 대등하거든!]

청풍; (뭔 소리람? 세계가 하나가 아니고 여러 개라니...!)

소의장; [네가 보는 이 모든 건 다 내가 만들었어.] [저 하늘, 이 땅, , , 바람. 도시, 사람. , 나비, 나무, ....]

소의장; [심지어 지금의 이 몸도 스스로 만든 거야.] 자기 몸을 손으로 쓰다듬어 보며 황홀한 표정을 짓고

청풍; (자기 몸을 만지면서 황홀한 표정을 짓잖아! 창조주면서 변태이기도 한 건가?) 황당

소의장; [너무 긴 세월이었고 또 너무 무료했어!] [이 세상을 만들지 않았다면 난 미치고 말았을 거야.]

소의장; [수없이 많은 짓, 온갖 것을 다 해봤어.] [지금 네가 보고 있는 이 세상도 마음에 들지 않아서 몇 번이고 없애버린 후에 새로 만든 거야.] 허공에 손을 젓고

허공 중에 시커먼 동굴 같은 것이 생긴다.

청풍; [들여다 봐!] 보라고 하고

다가가서 안을 들여다보는 청풍

눈 부릅

! 구멍 안쪽에는 지옥이 펼쳐져 있다. 수많은 우두사자와 마두사자들이 지옥에 빠진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 채찍실을 하고. 배를 가르고. 몸을 톱질하고. 불구덩이에 빠트리고. 솥에 넣고 삶고. 수많은 침들이 솟구친 곳에 던져서 궤뚫려 죽게 하고. 아비규환

청풍; [!] 놀라서 물러서고

소의장; [지옥이란 것도 만들어봤지.] 웃고

소의장; [내 맘에 안 드는 것들을 모조리 여기에 집어넣고 혼을 내준 다음에 새 껍데기를 입혀서 꺼내놓기도 했어.] 유리창의 김을 닦듯 허공을 쓱 문지르고

소의장; [물론 천국과 낙원도 만들어봤어!] 그러자 천국의 모습이 나타난다. 수많은 신선들의 모습과 선녀들. , 봉황, 해태, 기린등 기이한 짐승들. 무릉도원의 모습. 서왕모가 시녀들을 이끌고 천도 복숭아를 따고 있고.

청풍; (환각일 거야!) (난 지금 요상한 술법에 당해서 환각을 보고 있는 걸 거야!) 미니어쳐 같은 작은 신선과 선녀들 모습 보며 생각하는데

서왕모가 돌아본다. 서녀들의 여왕. 풍만하고 위엄있게 생겼다. 치마 아래로 호랑이 꼬리가 달려있다. 얼굴에도 흐릿하게 호랑이 무늬가 있고

슈유! 단번에 커져서 다가오는 서왕모

사람 만해져서 미소를 지으며 두손으로 천도 복숭아를 하나 내미는 서왕모

소의장; [서왕모(西王母)의 선물이야. 받아봐!] 웃고

엉겁결에 두손으로 받고.

청풍의 이마에 키스하는 서왕모

청풍이 깜짝 놀라는데

소매로 입을 가리며 웃으면서 뒤로 날아가 멀어지는 서왕모

소의장; [서왕모가 너를 좋아하는 모양이야! 삼천년만에 겨우 열린 반도(蟠桃) 복숭아를 아기지 않고 주는 걸 보면!] 웃고

청풍; [이게 반도라고?]

소의장; [먹어둬! 영원한 젊음을 주는 보물이야!]

청풍; [당신이 이 세계의 주인이라 치고...] 복숭아를 먹고

청풍; [왜 나를 여기에 데려온 거야?] 복숭아를 우물 우물 씹으며 묻고 + (히야! 이 복숭아 맛이 기막히네! 살살 녹아!)

소의장; [내 뒤를 이어서 이 세상의 신이 되어보지 않겠느냐?] 갑자기 의젓하게

청풍; [?] 복숭아를 다시 먹으려다가 어이없고.

소의장; [너에게 창조의 힘과 파괴의 권능을 함께 주마.] 여신처럼 변하는 소의장, 꽈과광! 주변에 벼락이 치고.

청풍; [!] 기겁하며 물러서고

소의장; [시간을 뛰어넘는 영원한 생명과 모든 피조물들의 무궁한 숭배가 네 한 몸에 있을 것이다.] ! 배경이 갑자기 그리스 신전으로 변한다. 여신같은 복장을 걸친 소의장이 신전의 의자에 앉아있다. 키가 커져서 이제 청풍보도 키가 더 크다. 아테네 여신같은 분위기. 머리에는 반쯤 벗겨 쓴 투구를 썼고 한 손에는 메두사의 머리가 달린 방패, 다른 손에는 창을 들었다.

청풍; [마땅히 치뤄야할 대가가 있을텐데?] 복숭아를 씨만 남기고 모두 먹으면서도 표정이 신중해지고

소의장; [너는 사람으로 태어났다.] [신선의 술이라도 익히지 않으면 언젠가는 죽을 운명이다.] 창으로 겨누고

소의장; [지금도 살았다고 하기도 어렵고 죽었다고 하기도 어려운 상태 아니냐?] 거대한 창 끝으로 청풍의 가슴을 콕콕

청풍; [그런 것 같군!] 꿀꺽! 마지막 복숭아를 삼키며 고개를 끄덕이고.

소의장; [나는... 네가 죽고 난 후의 몸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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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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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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