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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

대청의 내부. 청풍의 의자에 거만하게 앉아있다. 탁자를 사이에 두고 또 다른 의자가 있지만 적포판관은 앉지 않고 서있다. 가진우와 하시룡이 의자를 가져와 적포판관 뒤에 늘어놓고. 권완은 청풍의 뒤에 긴장하여 서있다. 탁자 위에는 두 잔의 차가 놓여있고

담오, 마운걸, 왕산빈은 입구에 무릎을 꿇고 앉아있다.

청풍; [서있지 말고 앉으시오.] 앞의 자리를 권하고

적포판관은 노려만 보는데

청풍; [앉지 않으면 날 죽일 자신이 없어서라고 알겠소!] 냉소

적포판관; [!] 코웃음치며 자리에 앉고

권완; (하여간 능수능란하다니까!) 소매로 입 가리고 웃고

청풍; [당신들도 앉으시오.] 세명의 살수들에게

하지만 살수들은 적포판관의 뒤에 그냥 서 있었다.

청풍; [앉으라면 앉아!] 눈을 부라리고

살수들이 청풍을 노려보고. 그때

적포판관; [앉아도 좋다. 앉아라!]

세 살수가 적포판관에게 허리를 숙인 후에 자리에 앉는다. 그러나 편한 자세는 아니다. 어디까지나 명령에 의해서 앉았다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는 듯한 자세.

청풍; [하고 싶은 말 있으면 다 해보시오. 대답할 만한 건 전부 대답해주겠소.] 느긋하게 앉아서

적포판관; [본 판관은 네놈을 용서할 수 없다.] 노려보고

청풍; [그래서!]

청풍; [용서할 수 없어서 다른 일도 안하겠다는 건가?]

적포판관의 가면 아래 매달린 가짜 수염이 부르르 흔들린다.

청풍; [판관! 당신의 무공이 제 아무리 높아도 무공으로는 여길 빠져 나갈 순 없소.]

청풍; [본궁이 아무리 허술해도 무림에 발을 걸친 곳이오.] [지난 세월 동안 앙심을 품고 찾아온 자가 어디 한둘이었겠소?]

청풍; [하지만 그들은 오기는 왔지만 온 길을 돌아서 가지는 못했소.]

청풍; [판관 역시 내가 마음만 먹었다면 이미 그들과 똑같은 신세였을 거요.]

적포판관; [교활한 술수를 무공이라 할 수 있느냐!] 냉소하는데

청풍이 벌떡 일어선다.

번쩍! 순간 청풍의 칼집에서 빠져나온 보검이 빛을 발하고

적포판관의 손이 움찔하지만 어떤 반응도 보이지 못한다.

청풍; [!] 다시 냉소하며 자리에 앉는다. 검을 꽂는 자세고. 직후

! 청풍과 적포판관 사이에 있던 탁자가 소리 없이 베어졌다. 그 위에 있는 찻잔도 둘로 갈라졌다. 하지만 탁자도 찻잔도 금만 갔을 뿐 갈라지지 않는다

(.... 가공할 쾌검!) (게다가 옥으로 만든 탁자와 찻잔을 단번에 베어버렸다!) (판관께서도 미처 반응을 하지 못하셨다!) 조삼야등을 비롯한 살수들 놀라고

가진우와 하시룡도 놀란 표정이고

청풍; [이것도 술수로 보이시오?] 냉소하며 다시 자리에 앉고

적포판관이 대답하지 못하고

청풍; [!] 코웃음치며 자기의 검이 벤 찻잔을 들고.

이어 차를 마신다.

! 찻잔을 내려놓고

! 그제서야 둘로 갈라지는 찻잔. 그리고

털썩! 옥으로 만든 탁자도 둘로 갈라져서 무너진다.

모두들 침을 삼키며 보고 있고

밖에서 보고 있던 철궁 제자들 자신들도 모르게 주먹 불끈 쥐고

가진우; (궁주께서 태연하신 건 다 자신이 있어서였구나!)

하시룡; (본궁의 무공이 저렇게 대단했던가?)

청풍; [처리하는 김에 다른 일도 함께 처리해야겠군!] [독군 영호모청! 그 배신자를 끌고 와라!] 가진우에게

가진우; [예 궁주!] 대답하고

<독군 영호모청을 끌고 오라고?> <오십년전부터 천하제일독이라 불리던 독군이 저자에게 사로잡혔단 말인가?> 놀라는 조삼야와 살수들

곧 가진우가 앞장 서고 두명의 철궁 제자가 독군의 팔을 하나씩 잡고 질질 끌고 온다. 피곤죽이 된 처참한 모습의 독군

<.... 저자가 독군 영호모청!> <악랄하구나! 인간을 저 지경으로 만들어 놓다니...!> 조삼야와 살수들 놀라면서도 치를 떨고

가진우; [꿇려라!] 제자들에게 지시

무릎이 꿇려지는 독군.

이를 바득 바득 갈지만 혈도가 찍혀서 운신을 못한다.

청풍; [이자는 본궁의 반도인 독군 영호모청이오. 아마 당신들도 이름쯤은 들어 봤을 것이오.]

고개를 미미하게 끄덕이는 조삼야

청풍; [그동안 신분을 숨기고 본궁의 제자노릇을 했는데 드디어 오늘 마각을 드러냈소.]

적포판관; (독군 영호모청을 저 지경으로 만들다니... 얕봐서는 안될 놈이로군!) 긴장

청풍; [판관이 보기에 이 반도의 무공은 어떤 것 같소?] 검집에 든 검으로 독군의 턱을 쳐들게 하며 묻고

적포판관; [궁주가 함부로 상대할 만한 고수는 아니군.] 냉소

청풍; [그렇다는데 네 생각은 어떠냐?] 독군을 보며 웃고.

독군; [, 네놈을 기필코 죽이고 말겠다!] 이를 바득 간다. 입과 코로 피가 줄줄 흐르고

청풍; [아직도 제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고 있군!] ! 검집으로 독군의 뺨을 슬쩍 때리고

청풍; [저 배신자의 처리는 뒤로 미루고 이제 우리 사이의 이야기를 해 봅시다.] 웃으며 적포판관을 보고

적포판관; [본 판관은 적포동의 배신자인 상춘우와 그 일행을 찾고 있다.]

적포판관; [다행히 한 년은 이곳에서 찾았지만 다른 자들이 간 곳은 알지 못한다.] 조삼야 발치에 누워있는 지고운을 보고

청풍; [겨우 그걸 물어보러 온 거요?]

적포판관; [그렇다.] [상춘우는 원래 궁주와 궁주의 아버지를 척살할 임무를 지니고 있었다.]

청풍; [혹시 내가 알까 싶어서 본궁에 와서 기다린 모양인데 나는 모르는 일이오.]

청풍; [내가 그 작자들을 본 적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발 달린 짐승이 간 곳을 내가 어떻게 알겠소.]

적포판관; [그 말을 믿으라는 건가?]

청풍; [철궁에서는 거래할 때 결코 거짓을 말하지 않소.]

청풍; [내가 그랬던 것처럼 판관도 그래야 할 거요.]

적포판관; [무슨 소리냐?]

청풍; [판관은 본궁의 제자를 열아홉이나 살해했소.]

적포판관; [그게 어떻단 말이냐?]

청풍; [나는 판관이 혈채를 갚아주길 원하고 있소.] [그대의 피로 갚아 주든지 아니면 황금으로 갚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하시오.]

적포판관; [본 판관을 협박하는 것이냐?]

청풍; [핏대 올리지 마시오! 거래라 하지 않았소?]

청풍; [게다가 이미 판관과 세 명의 개 도둑은 중독된 상태기도 하오.]

적포판관; [뭣이!]

청풍; [내가 손가락만 까딱하면 즉시 그 배신자를 죽여 버려라.] 독군의 뒤에서 대기하고 있는 하시룡에게

청풍; [독은 그 늙은이가 썼으니까 죽고 나면 아무도 해독 못할 것이다.]

하시룡; [존명!] ! 검을 뽑고

이어 두 손으로 검을 들어 독군의 목에 대는 하시룡.

적포판관과 조삼야를 비롯한 세 명의 살수들은 모두 표정이 굳어진다.

독군의 얼굴에서도 비지땀이 흐르고

적포판관; <조삼야! 증상이 있는가?> 조삼야에게 텔레파시로 묻고

조삼야; <... 죄송합니다 판관! 속하가 부주의하여 중독당하는 걸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비지땀

적포판관; (대체 언제 중독당했단 말인가?) (뇌옥에서 혈도를 풀기 위해 운기조식할 때만 해도 증상이 전혀 없었는데...!) 부르르! 청룡도를 든 손에 힘이 들어가고

청풍; (알 리가 있냐? 네놈들은 방금 전 중독당했는데...!) 웃으며 보고

청풍; (저 변태영감은 날 죽일 살심을 품고 대청에 들어온 직후 독을 풀었다.)

청풍; (현재 이 안에서 독에 중독당하지 않은 사람은 만년옥액을 복용하여 독에 내성이 생긴 나와 완매 두 사람 뿐이지!)

적포판관; [네 놈이 남의 칼로 사람을 해치는구나!]

청풍; [이런 건 오랑캐로 오랑캐는 치는 이이제이(以夷制夷)의 수법이라 부르오.] [차도살인과는 명백히 다르지.]

적포판관; [죽일...!] 이를 갈며 일어서려는데

조삼야; [판관님!] 급히 나서고

조삼야; [소인이 감히 나설 자리가 아닌 줄 압니다만, 이 늙은이의 나이를 생각해서 한 마디 하는 것을 허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일어나서 허리를 숙이고

적포판관이 묵묵히 고개를 끄덕인다.

조삼야; [넓으신 아량에 감사드립니다!] 적포판관에게 포권하고. 이어

조삼야; [궁주님!] 청풍에게 포권

조삼야; [소인은 궁주님의 탁월한 기계(奇計)와 빼어난 무공에 감탄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청풍이 불쾌한 듯 미간을 찌푸린다.

가진우; [본궁의 궁주님께선 업무 중에 다른 말씀을 하시는 걸 아주 싫어하시오.]

가진우; [쓸데없는 소리 말고 본론만 말하시오.]

적포판관이 청룡도을 든 손에 힘을 주며 휘두를 기세지만

조삼야; [소인이 몰랐습니다 용서하십시오!] 급히 손으로는 적포판관을 만류하며 청풍에게 고개 숙이고.

조삼야; [소인은 판관님을 봉행한 일개 수하일 뿐입니다.] [그러나 궁주님께서 요구하시는 대답은 할 수 있을 듯합니다.]

청풍; [피냐 황금이냐?] 거만하게

조삼야; [황금입니다.]

청풍; [얼마를 받아야 하느냐?] 가진우에게

가진우; [금으로 사만육천 냥입니다.]

청풍; [들으셨소? 십만육천 냥이라는군!] 적포판관에게

적포판관; [억지다!] 분노하여 주먹으로 부서진 탁자를 내리쳐 박살 내고

적포판관; [저자는 분명 사만육천 냥이라고 말했다.] 가진우를 삿대질

청풍; [사만육천냥이라고?] 가진우를 힐끔

가진우; [아닙니다. 십만육천 냥입니다.] 즉시 정정하고

적포판관; [교활한 사기꾼 같은 놈!] 이를 부득 가는데

순간 청풍의 손가락이 까딱하고

즉시 독군의 목에 대어져 있던 하시룡의 검이 흰빛을 발하며 높이 올라간다. 독군을 내리칠 자세.

<... 안돼!> 조삼야등 살수들이 기겁하는데

청풍의 손가락이 다시 좌우로 까닥하고

즉시 하시룡의 검은 긴장이 출리고.

다시 독군 영호모청의 목에 가서 닿는다.

적포판관이 분을 삭이지 못하고 숨을 거칠게 내쉬고.

청풍; [자세하게 그 내역을 일러줘야 알아들을 수 있다면 말해주겠소.] [가일열! 상세히 말해라.]

가진우; [! 죽은 제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들자면, 첫째로 제 9열의 조진앙으로 당년 스물 두살이며. 복건성 영안이 집입니다. 부모님은 모두 살아계시는데 아버지의 이름은 조조경으로...]

적포판관과 조삼야 일행의 벙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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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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