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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

<-황금전장> 평소와 같다.

[사정이 이렇게 되어 두 사람에게는 돌아갈 곳이 없는 형편이오!] 억지로 웃는 진군소의 모습을 배경으로 누군가의 말이 들리고

공자무; [불편한 점이 있겠지만 두 사람에게 거처를 좀 내주시오 부인!] 황금전장의 넓은 대청. 진군소와 공자무가 넓고 긴 탁자를 사이에 두고 앉아있다. 탁자 한쪽 옆에 놓인 의자에는 구령과 굴이교가 앉아있다. 맞은 편에는 공대벽이 좌우에 용설약과 이수낭자를 거느리고 앉아있고. 마치 무슨 회담을 하는 듯한 모습. 실제로 공자무가 진군소와 담판을 벌이는 중이다.

모두 조마조마한 표정으로 진군소의 눈치를 살핀다. 마치 진군소가 황금전장의 주인인 듯한 분위기고. 공대벽은 어색하게 웃으며 모친을 보고 있고. 용설약과 이수낭자는 조마조마한 표정이다.

구령은 굴욕에 찬 표정으로 고개를 떨구고 있고.

굴이교는 애절한 표정으로 진군소를 본다.

진군소의 주먹이 꽉 쥐어지고.

모두들 긴장해서 숨을 멈추는데

진군소; [제 예상보다 한 명이 더 늘었지만 어쩌겠어요?] 억지로 웃고

소리없이 한숨 쉬는 모든 사람들

진군소; [ 함께 늙어가는 처지에 투기를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우습겠고... 방이야 많으니 내주도록 하지요!]

공자무; [고맙소 부인!] 안도하며 웃고

진군소; [단, 두 사람에게 미리 확인해둘 게 있어요!] 구령과 굴이교를 노려보고

구령은 억지로 화를 참으며 고개를 떨구고 있지만

굴이교; [말씀하세요 형님!] 살살 녹는 표정으로 애교를 부리고

진군소; [난 집안이 시끄러워지는 꼴은 절대 못 봐!] [만일 저이를 두고 둘 사이에서 높은 소리가 나면 그날로 둘 다 쫓아낼 테니까 알아서해!] 살벌하게 노려보며 이를 바득 갈고

공대벽; (오! 강하시군! 초전에 기를 죽이시는 걸!) 감탄한 표정으로 웃고

굴이교; [당연한 말씀이세요 형님!]

굴이교; [가화만사성이란 말도 있는데 큰 소리가 담장 밖으로 나가게 하는 여자는 부도(婦道)를 어긴 큰 죄인이므로 마땅히 소박을 맞아야만 해요!] 간드러지게 애교를 부리고

구령; (말끝마다 형님! 형님!) (넌 배알이라곤 아예 없는 년이었냐 굴이교?) 고개를 떨군 채 이를 바득 바득 갈고

진군소; [당신은 어쩔래?] 그런 구령을 노려보고

움찔 구령

모두 긴장해서 구령을 보는데

구령; (참자 참어!) (부모에겐 자식이 벼슬이라는데 아들은 고사하고 딸년도 하나 없는 내가 머리를 숙이고 들어갈 수밖에!) 몰래 심호흡을 하고

구령; [저야 그저 형님의 분부와 가르침을 따를 뿐이지요!] 급 방끗 웃으며 간드러지게 고개를 숙이고

긴장했던 공자무와 공대벽등이 일제히 소리없이 안도의 한숨 쉬고

진군소; [생각했던 것보다는 말이 통하네.] 냉냉하게 웃고

진군소; [지금 했던 그 말, 앞으로도 잊지 않도록 해!]

구령; [물론이옵니다 형님!]

공대벽; (마도제일인과 사파 대종사의 딸을 쥐 잡듯 잡으시니 과연 나 공대벽의 어머니다우시다.) 웃고

진군소; [그럼 이제 거처를 정하도록 하지.] [침향정(浸香亭)과 배운각(背雲閣)이 적당하겠어!]

진군소; [나중에 직접 둘러보기로 하고 우선 말로 설명해줄 테니 어느 곳이 마음에 들지 미리 생각들 해봐!]

[예 형님!] [둘 다 이름은 마음에 들어요 형님!] 경쟁적으로 방끗거리는 구령과 굴이교

두 여자와 머리를 맞대고 뭐라 얘기를 하는 진군소. 눈 반짝이며 그녀의 말을 듣는 구령과 굴이교

공자무는 그제서야 마음이 놓여 느긋한 모습이 되고

공대벽; (이로써 최대의 고비를 넘겼군!) 웃으며 안도의 한숨

용설약도 소매로 입 가리고 웃고

공대벽; (말썽꾸러기 막내가 또 뭔가 우환거리를 몰고 오지 않는 한은 당분간 조용하겠지!) 역시 느긋한 표정을 짓는데

[어무이! 아부지!] 누군가 외치는 소리가 들리고

모두들 흠칫 고개를 들어 입구 쪽을 보고

공대벽;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웃는데

청풍; [어무이! 아부지! 귀염둥이 막내가 돌아왔더래요!] 우당탕! 퉁탕! 문을 부서져라 열어젖히며 달려 들어오는 청풍

진군소; [막내야! 네가 돌아왔구나!] 반색하며 웃고

구령; (저 애가 공씨 사형제의 막내인 청풍!) 눈 반짝하며 보고

청풍; [절부터 받으세요 어머니 아버지! 형님!] 넙죽 절하고

진군소; [오냐! 오냐! 물가에 내논 어린애 같아서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는데 무사히 돌아와서 어미는 한없이 기쁘구나!] 눈시울을 소매로 찍으며 좋아하고. 그러다가 흠칫 진군소

<저 여자가 주인의 어머니래!> <무섭게 생겼어!> <나 오줌 나올 것 같애!> <도... 도망치고 싶어!> 문 밖에서 속삭이는 소리들이 들리고

진군소; [동행이 있느냐 막내야?] 문 밖을 보며 묻고

청풍; [예 어머니! 꽤 여럿이에요!] 일어나고

청풍; [야! 뭣들 해? 들어와서 인사드리지 않고!]

그러자 주춤 거리며 문 밖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사람들. 바로 삼촌육유와 공인록이다.

공인록을 보며 놀라서 소매로 입을 가리는 굴이교

구령; (안... 안돼! 아직은 굴이교에게 자식이 있다는 걸 알게 하면...!)

공대벽; (삼촌육유?) 어이없고

용설약; (가공할 고수들이야! 어디서 저런 고수들이 떼로 몰려왔지?) 놀라고

청풍; [어머니! 얘들은 제가 거둔 종들로 삼촌육유라고 해요.] [아참! 이제 삼촌(三寸)은 아니지!] 삼촌육유들을 소개하고

진군소; [육유? 불가에서 무상(無常)함을 상징하는 그 육유?] 놀라는데

번개; [육유의 첫째 번개가 대주모(大主母)님께 인사 올립니다!] 넙죽 절하고

[번개! 못됐다!] [절은 같이 하기로 했잖아!] [반칙이야!] [이슬이에요! 예쁘게 봐주세용!] [대주모님 만세!] 아우성치면서도 다투어 엎드려 절하는 다른 놈들. 그 바람에 그들 뒤에 서있는 공인록만 보이고

진군소; [호호호! 시끄럽긴 하지만 착한 아이들처럼 보이네.] [앞으로 잘 지내도록 하자꾸나!] 흡족해서 소매로 입 가리며 웃고

[감사합니다 대주모님!] [이슬은 어머니로 모시고 싶어용!] [고기만 많이 먹게 해주면 불만 없어요!] [장가 보내주세요!] 개구리들처럼 일제히 와글 와글 떠드는 삼촌육유들

시끄러워서 두손으로 귀를 막는 굴이교와 고개 설레 젓는 구령

진군소; [갑자기 아들 딸이 여섯이 더 생긴 기분이 드는구나.] 웃고

그러다가 흠칫 진군소.

삼촌육유들 뒤에 멋쩍게 서있는 공인록

진군소; [그런데 저 분 소협은 뉘신지?] 살피고. 곁눈질로는 굴이교를 노려보고

구령; (올게 왔다!) 냉소하며 굴이교를 흘겨보고. 사색이 된 굴이교

공인록; [공인록이 인사올립니다!] 포권하고

진군소; (공인록?) 뭔가 불길한 예감에 눈을 부릅뜨는데

공자무; [험험! 부인! 실은 내가 아직 말하지 않은 게 있는데 말이오!] 주먹으로 입을 가리며 헛기침을 하고

청풍; [아이 참! 뭐가 그렇게 서론이 길어요 아버지?] 눈치없이 끼어들고

청풍; [어머니! 인록이 형은 아버지 아들이래요.] [나이도 젤루 많아서 우리 오형제 중에 첫째라던데요?] 신나서 말하고

꽈광! 순간 벼락에 맞는 듯한 충격을 받고 눈이 하얘지는 진군소

사색이 되는 굴이교

공대벽; (아버지가 숨겨둔 아들?) (일 났다!)

한숨 쉬는 구령

청풍; [우리 형제들 중 나이가 젤로 많다는 건 인록이 형은 아버지가 어머니를 만나기 전에 생긴 아들이라는 뜻이구요.] 나불 나불

청풍; [인록이 형을 어떻게 만났느냐 하면요. 제가 난릉왕한테 박살이 나려던 참에 인록이 형이 짠! 하고 나타나서는...!] 신나게 떠드는데 + 진군소; [그만!] 눈 부라리며 고함 쳐서 청풍의 말을 막고

일제히 진군소를 보는 사람들

진군소; [큰애야! 넌 애들 전부 데리고 나가 있어라!] 공대벽에게 손짓하고

공대벽; [예 어머니!] 일어나고. 용설약과 이수낭자도 따라서 일어나고

공대벽; [인사는 나중에 하고... 우선은 나갑시다!] 공인록의 소매를 끌고 서둘러 나가고.

공인록; [그... 그러세!] 역시 심상치 않은 것 느끼고 따라 나가고

용설약과 이수낭자도 어른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서둘러 따라간다.

공대벽; [막내야! 너도 애들 데리고 나와라!] 나가면서 청풍에게

청풍; [알았어 형!]

청풍; [왜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지지?] [야! 모두 나가자!] 갸웃하며 삼촌육유들과 함께 나가고

[밥 줘요!] [배고파!] [밥 먹으러 가는 거예요?] [난 쉬가 급해!] 아우성치며 청풍을 에워싸고 나가는 삼촌육유들

대청 안에는 어른들만 남고. 분위기가 싸하다.

무서운 눈으로 공자무를 노려보며 이를 바득 바득 가는 진군소. 비지땀을 흘리는 공자무와 사색이 된 굴이교

고소하다는 표정으로 냉소하는 구령

공자무; [부... 부인! 물론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라 받아들이기 어렵겠지만 진정하고 들어주시오!]

공자무; [인록이는 비록 내가 아들로 인지를 해줬지만 사실은...!] + 진군소; [닥쳐!] 쾅! 주먹으로 탁자를 내리쳐서 단박에 둘로 뽀개 버리고

꺅! 비명 지르는 굴이교

진군소; [당신 아들이라며!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 호랑이같이 공자무를 덮쳐간다

<계집들을 도처에 숨겨둔 걸로 부족해서 아들까지 몰래 낳아 숨겨뒀어?> <공자무! 네가 아직도 나 진군소를 모르는구나!> <오늘 어디 한번 죽어봐라!> <부... 부인! 구령과 이교가 보는 데서 이러면 내 체통이 뭐가 되는... 꾸엑!> 대청에서 들리는 고함과 비명 소리

[날 잡았으니까 제대로 한 번 해보자 이 인간아!] [꾸엑! 제... 제발 얼굴만은...!] 진군소의 고함과 공자무의 비명이 들리고. 공대벽과 청풍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대청 문 밖에 숨어서 듣고 있다.

물거품; [우와! 대주모님이 큰주인임을 깔고 앉아서 패는데 주먹질이 예술이야!]

여섯 놈이 문 좌우 붙어서 고개를 들이밀고 안을 들여다 본다. 공씨 형제들과 여자들은 좀 떨어져서 고개 설레 젓고 있고

번개; [꿀꺽! 저 살벌한 주먹질은 나도 막을 자신이 없어!]

이슬; [아버님이 불쌍해!]

환상; [큰주인님을 아버님이라 부르고... 이슬 너 수상해!]

그림자; [난 장가가기 무서워졌어!]

<말해 이 인간아! 숨겨둔 년과 자식 또 있지? 그렇지?> <제... 제발 믿어주시오 부인! 저 두 사람과 인록이 외에 더는 없소!> <닥치고 백대만 더 맞아!> <꾸에에엑!> <형님! 배꼽 아래쪽은 패시면 안돼요!> <잘 됐네요! 이번 기회에 고자로 만들어 버리세요 형님!> 대청을 배경으로 진군소와 공자무의 고함과 비명

 

<황금전장 완결.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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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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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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