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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

드넓은 지하실. 수많은 보물들이 보관되어 있다. 마치 박물관의 지하 수장고 같은 분위기. 지고운이 중앙에 시체처럼 늘어져 있고. 청풍이 보물들 중에서 선무불사강녕로의 뚜겅을 열고 안에다가 분말 형태의 향을 쏟아붓고 있다.

미약하게 신음하는 지고운

청풍; [조금만 더 견뎌! 이제 향에 불을 붙일 테니까!] 향로의 뚜껑을 닫으며 지고운을 향해 외치고

이어 양손으로 향로의 좌우를 부여잡고 힘을 준다.

! 향로를 부여잡은 청풍의 양손이 달아오르고

화르르! 향로 안의 향이 타면서 연기가 피어오른다

청풍; [됐다!] 물러서고

청풍; [아직 안 죽은 거지?] 지고운에게 가서 부축하고

청풍; [잘 봐! 곧 선녀가 나타나 춤을 출 거야!] 바닥에 앉아서 지고운은 품에 안은 채 향로를 본다. 죽어가는 눈으로 향로를 보는 지고운

향로에서 피어오른 연기들이 점점 변하더니

선녀 모양으로 변하여 춤을 추는 연기들

청풍; [선녀다!] 놀라고

청풍; (향연(香煙)이 정말로 선녀가 춤추는 모양으로 피어오른다!)

청풍; (역시 세상에는 아직 내가 모르는 신기한 일이 많구나!)

 

#175>

백발을 휘날리며 연무장을 가로질러 철궁의 정문으로 가는 독군. 지나가는 철궁의 제자들 인사하지만 아무도 막지는 않는다.

하지만 바짝 긴장한 독군.

독군; (철궁의 정보망에 걸리지 않으려면 해외(海外)로 달아나야할지도 모르겠구나!) 한숨 쉬는데

[궁주님!] 갑자기 앞쪽에서 누군가 허겁지겁 달려온다

움찔하는 독군

청년; [이상한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궁주님!] 아직 십대로 보이는 소년이 헐떡이며 달려온다. 손으로는 뒤를 가리키며

독군; (저놈이 급한 김에 <대리>자를 빼먹는군!) 쓴웃음 + [이상한 손님이라니?]

독군; [허둥대지 말고 차분히 말해봐라!]

소년; [그게! 헥헥! 그게 그러니까... 헥핵! ... 눈이 이상한 사람이...!] 헐떡이며 숨을 고르고

독군; [눈이 어떻다는...!] + [!] 무언가 느끼고 눈 부릅 독군

스윽! 철궁의 정문으로 들어서는 떡 벌어진 체격의 인물. 바로 천동대협 이산굉이다.

독군; (저자...!) 아연긴장

쿠오오! 마치 가대한 맹수처럼 천천히 철궁의 연무장으로 들어서는 이산굉의 몸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이 흘러 넘친다

독군; (귀왕 이래 처음 보는 고수다!) 굳어진 얼굴. 그때

이산굉; [궁주라....!] 부리부리한 눈으로 독군을 본다. 눈동자가 한 눈에 두 개씩이라는 점을 주의

이산굉; [자네가 철궁주인가?] [어째 사흘 전 봤을 때 모습과 많이 달라졌군.] 갸웃하고

돋군; (한 눈에 눈동자가 두 개!) 무언가 깨닫고

독군; [천동대협인가?] 침중하게 묻고. 순간

이산굉; [본좌 보고 천동대협이냐고? 으하하하!] 어이없다는 듯이 앙천광소

드드드! 으하하하! 이산굉의 웃음소리에 연무장 주변이 지진이라도 만난 듯이 뒤흔들리고

[!] 귀를 막고 휘청하는 가까이 있던 제자들

다른 곳의 제자들도 깜짝 놀라 돌아본다

 

하시룡; [... 엄청난 내공....!] 엄청 많은 서류를 검토하다가 놀라고

가진우; [사단이 벌어졌군!] 또 다른 방에서 침통하게 고개를 들고. 그 방에서 십기무제의 비급을 필사하던 청년들도 놀라 겁에 질려 돌아보는데

가진우; [밖의 일은 신경 쓰지 말고 필사에 전념하라!] 밖으로 나간다. [예 가일열님!] 대답하는 청년들

가진우; (궁주도 십이사도 자리를 비운 때에 강적이 찾아왔다!) (자칫하면 우리 철궁의 존망이 문제가 되겠구나!)

 

다시 연무장

으하하하! 웃는 천동대협 이산굉. 연무장 주변의 철궁 제자들을 귀를 막고 주저앉거나 비틀거리고 있고. 독군은 무거운 표정으로 보고 있고

웃음 뚝 그치는 이산굉

이산굉; [철궁주! 기진이보를 이리로 가져온 것은 이미 지난 일이니 따지지 않겠다.] [보물은 어디에 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누구의 것이냐가 중요할 뿐이니까.]

독군; (이 벽창호가 노부를 궁주로 오해하고 있군!) 난감한데

이산굉; [나 이산굉에게 무례한 것도 묻지 않을 테니 도무(賭武)나 시작해라.]

독군; [도무?]

독군; [도무라니? 무슨 소린가?]

이산굉; [이제 와서 발뺌을 할 셈인가?] 눈에서 불이 번쩍

독군; [노부는 철궁의 궁주가 아니다!]

이산굉; [뭐라고?] 눈 부릅

역천마도; [일파의 지존쯤 되는 자가 쥐새끼처럼 빠져나갈 궁리만 하는군!] 이산굉 뒤로 역천마도가 연무장에 들어선다. 역천마도 뒤로는 아주 흉악한 인상에 서양놈들처럼 생긴 노인 네명이 따라오고. 이자들은 마교의 고수들인 벽안사마.

[철궁주! 새로 참여할 사람도 받아주지 않겠는가?] 근처 지붕 위에 신선처럼 생긴 노도사가 서있다. 허리에는 검을 차고 있고 두 명의 동자를 거느리고 있다. 이 도사의 이름은 청허자. 두 명의 동자 중 한 놈은 등에 길이 1.5미터 폭 30센티, 두께 10센티 정도의 얇고 긴 상자를 짊어지고 있다. 두 놈 다 허리에 검을 차고 있고

[킬킬! 먼저 물건이 잘 있는지 확인해야겠지.] 또 다른 건물 위에 늙은 거지가 주저앉아서 호로병에 든 술을 마시고 있다. 개방의 장로인 동방곡. 동방곡 뒤로는 눈이 부리부리하고 건장한 체격의 거지 다섯이 팔짱을 끼고 있는데 품에는 각기 칼을 한 자루씩 품고 있다. 이자들은 개방의 최고 고수들인 무적오도객. 등에 큼직하게 , , , , 라는 글이 한자씩 적혀있다.

이어 사방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무림인들. 수백명이다. 철궁의 지붕 지붕마다 사람들이 빼곡하게 올라서고 건물 사이사이로도 기웃거리며 나타난다. 모두 고수들로 보인다.

한쪽 건물 사이에는 면사로 얼굴을 가린 늘씬한 여자 셋이 서있다.

독군; (갈수록 태산이로군!)

독군; (어느 틈에 철궁 전체가 무림인들에게 포위당해 버렸다!)

독군; (게다가 나타난 자들 중 몇은 노부의 실력으로도 이길 수 있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고수들이다.) 이산굉과 역천마도를 보며 생각할 때

[궁주!] 외치는 소리

한쪽 건물 사이에서 손에 손에 무기를 든 철궁의 제자들이 우르르 달려온다. 백여명. 가진우와 하시룡이 선두에 서서 제자들을 이끌고 달려오고.

독군; (! 이제 빼도 박도 못하게 생겼군!) (노부야 어떻게 도망칠 수 있다 해도 그랬다가는 저놈들이 변을 당할 테니...!) 혀를 차고

그 사이에 겁에 질린 철궁의 제자들이 독군 뒤로 몰려들어 주위를 경계한다. 모두 겁에 질린 표정들

가진우; [죄송합니다 궁주님.] [무림인들이 본궁 주변에 출몰하는 걸 알긴 했지만 이렇게 빨리 몰려들 줄은 몰랐습니다.] 고개 숙이고

손을 들어 가진우의 말을 막는 독군. 그때

이산굉; [흐흐흐 이래도 발뺌을 할 작정인가 철궁주?]

이산굉; [얼굴 좀 바꿔서 속여 넘길 생각이었다면 세상을 너무 만만하게 본 것이다!]

독군; [으하하하!] 분노하여 앙천광소

! 크엑! 주변의 철궁 제자들 귀를 틀어막고 비틀. 주저앉는 자들도 있고

드드드! 근처의 건물들이 흔들리고 기왓장이 들썩인다.

[허어!] [제법이군!] 청호자와 동방곡이 감탄하고

[...!] 건물 사이에 서있는 면사를 쓴 세 명의 늘씬한 여자들은 무언가 생각하는데

! 웃음 그치는 독군.

역천마도; [과연 대단하군!] [젊은 나이에 그 정도 공력을 지닌 자는 궁주 외엔 없을 걸세!] 엄지 손가락 꼽아보이고

독군; [노부는 독군 영호모청이다.] 거만하게

[독군 영호모청!] [천하제일독!] 여기저기서 경악하는 소리들

독군; [또한 철궁의 궁주이기도 하다!] [철궁에 볼 일이 있는 자는 그게 무엇이든 노부에게 말하라!] 위엄을 드러내고

[! 독군이 언제 철궁의 궁주가 되었단 말인가?] [독군이라면 이미 팔순이 넘은 나이인데 저렇게 젊다니...] [반노환동했군!] 무림인들도 긴장하고

가진우; <싸움은 피하는 것이 좋소이다! 힘으로 싸운다면 우리는 전멸하고 말 것이오.>

하시룡; <가형의 말이 옳소. 저들이 목숨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면 들어줍시다.>

독군; <이미 늦었다!>

독군; <저들은 궁주가 가져온 물건을 노리고 몰려왔다. 하지만 우리가 그 물건들을 내놓는다고 해도 순순히 물러가지 않을 것이다.>

독군; <오히려 본궁의 보물들에게까지 눈독을 드릴 게 뻔하다!>

가진우; <싸울 수밖에 없겠소이다!>

독군; <저 무리들을 크게 한번 놀래키지 않는다면 본궁은 오늘 피로 씻기게 될 것이다!> 끄덕이고

독군; <강함을 보이는 것만이 살 길이다. 모두에게 전해라.>

고개 숙이는 가진우와 하시룡

이어 제자들에게 전음으로 독군의 말을 전하는 두 사람

철궁의 모든 제자들이 겁에 질렸으면서도 머리를 끄덕인다. 그때

[흐흐흐! 버러지들이 밟히기 전에 꿈틀해볼 작정을 했군!] 지붕 위에 서있던 자들 중 한 놈이 비웃고. 순간

그자를 돌아보지 않고 손가락으로 가리키기만 하는 독군. 순간

! 그자의 몸이 그대로 흩어져 버리며 옷만 남는다

[!] [!] 주변의 무리들이 기겁하는데

풀썩! 몸뚱이가 사라진 옷만 지붕 위에 흩어진다.

[독이다!] [비겁하게 독을 쓰다니...!] 외치는 주변의 놈들. 하지만

오만한 표정으로 하늘을 보며 웃는 독군. 직후

풀썩! 퍼억! 다시 소리친 자들이 옷만 남기고 몸뚱이가 사라진다.

[히익!] [... 무형독강(無形毒罡)이다!] 겁에 질려서 급히 달아나는 자들. 연무장을 포위했던 자들 중 절반 이상이 사라지고

바웅! 츠츠! 남은 자들은 호신강기를 일으켜 몸을 보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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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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