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0. 15. 13:04 와룡강의 만화 시나리오/황금전장
[황금전장] 제 105장 와라 종들아!
#187>
밤. 환락가
어느 기루.
넓은 방에서 풍악이 울려퍼지는 배경으로 신나게 한 판 벌어진다. 야한 차림의 여자들이 야한 춤을 추고 있고. 악사들이 악기를 연주한다. 자리에는 황보천유와 백영이 앉아서 술을 마시고 있다. 황보천유는 양쪽에 계집을 끼고 신이 나서 술을 마시지만 백영은 우울한 표정이고. 술 시중을 드는 기녀들도 주눅이 들어서 눈치를 보고 있다.
황보천유; [사형은 어째 흥이 나지 않으시는 것 같습니다.]
백영; [내 신경 쓰지 말고 사제나 원없이 즐겨라.] [머잖아 쉽지 않은 일을 치뤄야할 것이다.]
황보천유; [하하하! 나중 근심을 미리 끌어다 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웃고.
황보천유; [그만 그만!] 손뼉을 쳐서 풍악과 무희들의 춤을 멈추게 하고
겁에 질려서 여자들이 모두 황보천유를 보고
황보천유; [이것들이 아주 구태의연한 수작질로 돈을 벌려고 드는구만!] [니들이 날 호구로 아는 거냐?] 눈 부라리고
[용... 용서를!] [노여움을 푸시와요 손님!] 기녀들 납작 엎드려 애원하고
술 시중을 들던 여자들도 겁에 질려 엎드리고
황보천유; [생각 같아서는 전부 애꾸로 만들어 이 바닥에서 밥벌이 못하게 만들고 싶다만...!] [웃 어른을 모신 자리라 내가 참는다.] 말하며 소매 속에서 전표를 한 장 꺼낸다.
황보천유; [황금전장에서 발행한 일만냥(현재 가치 오억원가량)짜리 전표다!]
<일... 일만냥!> 기녀들 침 꼴깍
황보천유; [지금부터 다른 년의 옷을 찢어라!] 팟! 전표를 퉁기고
팍! 천장에 날아가서 철판처럼 박히는 전표
모두의 시선이 전표로 향하는데
황보천유; [마지막까지 몸에 천 쪼가리를 붙이고 있는 년이 이 전표의 주인이다!] 사악하게 웃고. 순간
[!] [!] 눈 번쩍하는 기녀들
다음 순간 난장판이 벌어진다. 서로 뒤엉켜 옷을 찢으며 악다구니를 쓰는 기녀들
황보천유; [하하하! 이제야 좀 봃만하게 노는군!] 웃고
황보천유; [더 신나게들 싸워봐라! 마음에 들면 한 장 더 주마!] 다른 전표를 꺼내 흔들며 웃고
[벗어 이년아!] [헛소리 말고 네년이나 벗어!] [악! 어딜 움켜쥐는 거야?] [전표는 내거얌!] 아수라장. 여자들이 서로 뒤엉켜 상대방의 옷을 찢고 벗기느라 야한 장면들이 연출되고
황보천유; [하하하! 잘 한다 잘해!] 술잔 들고 웃는 황보천유.
한숨 쉬는 백영.
황보천유; [보십쇼 사형! 인간을 조종하는 게 개나 고양이 길들이는 것 보다 더 쉽지 않습니까?] 웃지만
묵묵히 술만 마시는 백영. 그때
[뭐하는 짓들이야!] 벌컥! 고함 소리가 들리며 양쪽 문을 활짝 열어젖히는 진달개
뒤엉켜 싸우던 기녀들이 흠칫하며 돌아보고
황보천유; [어! 이게 누구야?] 웃고
황보천유; [이놈 저놈 품을 전전하던 진씨세가의 천금 아니신가?]
진달개; [꺼져!] 쾅! 장풍을 날려서 방의 바닥을 박살내고
비명 지르는 기녀들
진달개; [뭉기적거리는 년은 오늘로 숟가락 놓을 줄 알아!] 눈 부라리고
겁에 질려 거의 알몸으로 방에서 엎어지고 넘어지며 달아나는 여자들
곧 방안에는 진달개와 황보천유와 백영만 남고
진달개; [더러운 갈보년들!] 도망치는 여자들 보며 식식 대고
백영; [난 이만 가보겠네!] 자리에서 일어나고
백영; [곧 사부님의 분부가 있을 테니 너무 늘어지진 말게!] 나간다
황보천유; [멀리 못 나갑니다.] 웃고
나가서 문을 닫는 백영. 방안에는 황보천유와 진달개만 남고
진달개; [오라버니! 너무 하는 거 아니에요?] 황보천유의 앞으로 다가가며 인상 쓰고
황보천유; [뭐가?]
진달개; [난 패왕과 철궁주에게 잇달아 사로 잡혀서 온갖 수모를 다 당했는데 기녀들과 놀아나기나 하고....!] 황보천유 앞에 두 손을 허리에 댄 채 눈을 부라리고
진달개; [정말 나한테 각별한 마음을 품고 있긴 하는 거냐구요!] 이를 바득. 억울한 표정
황보천유; [난 또 뭐라고!] 웃으면서 은근히 진달개의 손목을 잡는다
진달개; [놔요!] 짐짓 뿌리치려 하지만. 황보천유는 놓아주지 않고
진달개; [구렁이 담 넘어가듯 은근슬쩍 넘겨버리는데도 질렸다구요!] 억울해서 울려 하고
황보천유; [그건 오해야 진매!]
황보천유; [내 마음을 차지하고 있는 건 오직 진매뿐이라는 걸 왜 모르나?]
진달개; [그따위 사탕발림에는 더 이상...!] [어머!] 비명 지르며 쓰러진다
진달개를 확 잡아당겨 끌어안는 황보천유
진달개; [놔! 놓으란 밀이야 이 박정한 인간!] 짐짓 앙탈을 부리지만
직후 진달개의 입을 덮쳐버리는 황보천유의 입. 눈 동그래지는 진달개
진달개를 끌어안고 열렬히 키스하는 황보천유
진달개의 눈이 감기고
황보천유의 가슴을 두드리던 진달개의 두 손이 황보천유의 목을 휘어감는다
곧 쓰러져서 응응하는 두 년놈
#188>
아침. 번화한 어느 도시. 사람들이 모여서 웅성거리며 담벼락을 본다. 담벼락에 붙은 청풍의 포고문
행인1; [세상 누구보다 잘 나고 위대하신 철궁의 궁주께서 도망친 종들에게 최후의 통첩을 날리노라. 즉시 기어들어오지 않고 개기면 지옥 밑바닥까지라도 쫓아가서 박살을 내주겠노라!] 담벼락의 포고문을 황당하 표정으로 읽고
행인2; [뭐라는 거여?]
행인3; [철궁이라고, 그 왜 협잡꾼들 양성소 있잖아!] [거기 궁주인가 하는 자가 자기 종들 보라고 써붙인 포고문인 모양이야!]
행인1; [참 문장력 한번 죽여준다!] [저걸 일문의 문주라는 작자가 쓴 거야?]
행인2; [철궁이 뭐 그렇지! 그 인간들이 협잡질 말고 잘 하는 게 있나?]
행인3; [그래도 효과는 확실하겠어! 당사자들이 보면 오금이 저릴 테니까 말이야!] 낄낄 대는 사람들
사람들 뒤에서 보고 있는 삿갓 쓴 인물. 바로 황금전장에서 탈출한 독고사룡이다.
독고사룡; (나 보라고 붙인 포고문은 아니군!)
독고사룡; (요즘 주인이 자주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던데.... 한번 보러갈까?) 돌아서고
독고사룡; (그나저나 나 말고 또 어떤 불쌍한 인생들이 그 못된 망나니한테 코를 꿰인 건가?) 걸어간다
#189>
역시 아침. 철궁
철궁의 제자들 웅성거리며 가장 높은 건물을 보고 있다. 건물 지붕 위에는 누가 서있고. 건물 근처에는 지고운이 따로 서서 역시 올려다보고 있다.
어떤 건물에서 나오는 하시룡과 가진우
하시룡; [왜들 여기 모여 있는 것이냐? 할 일이 얼마나 많이 쌓여있는데?]
제자1; [죄송합니다 하일열님! 하지만 궁주님이 갑자기 저러셔서...!] 지붕 위를 가리키고
올려다보다가 놀라는 하시룡과 가진우
청풍이 양팔을 벌리고 서서 눈을 감은 채 하늘을 향해 얼굴을 향하고 있다. 마치 기도하는 듯한 모습이고
가진우; [언제부터 저러고 계시는 것이냐?]
제자1; [반각 쯤 되었습니다만...!]
가진우; [별일 아닐 것이다.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라!]
[예 가일열님!] [가자!] 인사하고 흩어지는 제자들
하시룡과 함께 지고운에게 가는 가진우
가진우; [지소저!]
지고운; [어서 오세요 두 분 일열님!]
하시룡; [왜 저러시는지 말씀이 계셨습니까?]
지고운; [잘은 모르겠는데...!] 웃고
지고운; [달아난 종들을 부르는 중이시라는군요!]
[달아난 종들은 부르신다?] 놀라고 당혹해하는 가진우와 하시룡
청풍; (느껴진다!) 눈 감은 채 흥분
청풍; (내 피와 숨결로 몸을 갖게 된 것들이다. 우리 집안의 특별한 힘을 빌면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공손대낭과 삼촌육유들을 떠올리고
청풍; (어디로 숨어도 내 눈을 피하지는 못한다!) 허공에 떠오르는 거대한 청풍의 눈
#190>
역시 아침. 공손대낭의 본체였던 은행나무. 지금은 쪼개져서 시들어 죽은 상태.
그 은행나무 아래의 바위 동굴 입구
폐허처럼 변한 어두운 밀실. 공손대낭이 시체처럼 누워있다.
움찔하는 공손대낭.
공손대낭; (누구...?) 눈감은 채 생각하고.
누군가의 눈이 어둠 속에서 자신을 내려다보는 느낌을 받고
공손대낭; (누군가... 날 보고 있어!) 눈 꼬리 파르르 떨리고
공손대낭; [제발...!] 신음
공손대낭; [제발 날 그냥 놔두세요!] 주르르! 감은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그때
[그렇게 말씀하시면 서운하군요.] 누군가 말하고. 흠칫하는 공손대낭
용설약; [대낭의 아름다운 이름을 흠모하여 먼길을 찾아왔는데 말이죠.] 석실로 들어서는 도도한 자태의 용설약. 이수낭자와 권완이 뒤 따르고
공손대낭; [뉘신지 모르지만 돌아가 주세요.] [저는 이 세상에 뿌리도 없고 인연도 없는 허깨비랍니다!] 눈을 감은 채 힘없이 말하고
용설약; [뿌리야 내리면 되고 인연이야 만들면 되는 게 아닐지요.] [아무쪼록 다시 한 번 주어진 삶을 헛되이 흘려보내지 않기를 바랍니다.]
공손대낭; [제가 원하는 것은 다만 이대로 시들어 흙이 되는 것입니다.] 처연하게 웃는데
권완; [그러지 마세요 대낭!] 앞으로 나서고
움찔하는 공손대낭
권완; [저의 실수였어요.] [대낭은 저의 어리석음으로 다시 몸을 얻으신 거예요!] 공손대낭의 옆에 무릎을 꿇고
공손대낭; [권아가씨로군요!] 힘없이 눈을 뜨며 웃고
공손대낭; [정말... 쓸데없는 짓을 하셨어요!] [저로 인해서 칠고신 중 한 분이 부활할 기회를 영영 잃으셨으니까요!]
권완; [그런 말씀 마세요. 저는 대낭의 도움이 필요해요!]
권완; [대낭이 비호해주지 않으시면 저는 영영 그이 곁으로 돌아가지 못한답니다!] 울고
공손대낭; [공공자에게 책망을 당하셨군요.] 힘없이 웃고
권완; [그이는... 그이는 저를 용서하지 않으실 거예요!] 얼굴 가리며 울고
권완; [이런 절 위해 그이에게 용서를 빌어줄 분은 대낭 밖에 없어요!]
공손대낭; [미안해요.]
공손대낭; [권아가씨의 사정은 딱하지만...!] + 청풍; <죽는 시늉 그만해!> 갑자기 공손대낭의 머리 속에 나타나 버럭 고함을 지른다. 말 풍선 속에서 흉악하게 인상 쓰는 청풍
공손대낭; [학!] 기겁하며 발딱 일어나고
권완과 용설약등이 흠칫하는데
청풍; <내 피와 숨결로 되살아났으니까 나무 요정 넌 내 종이야! 허튼 소리 말고 눈썹 날리게 뛰어와!> 말 풍선 속에서 손가락질하고. 겁에 질려 구석으로 물러앉는 공손대낭
왜 저러나 하며 의아해하는 권완 일행. 청풍의 음성과 모습은 공손대낭에게만 보인다.
청풍; <한번만 더 죽느니 마니 하는 소릴 하면 내 손에 주~욱을 줄 알어!> 주먹 얼굴 앞에 들어보미여 폅박하고
공손대낭; [그만! 제발 날 그만 괴롭혀요!] 귀를 싸매며 비명 지르고
권완; [대낭!] 당황하는 권완과 두 여자
공손대낭; [나하고... 대체 나하고 무슨 원한이 그리 많아서 끝끝내 괴롭히는 건가요?] [정말 싫어!]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서 귀를 막으며 울고
황당해하는 권완과 용설약
#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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