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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령; (수치를 모르는 계집!) (정에 미치고 사내에 환장해서 촉망 중에도 화장을 하고 달려왔구나!) 이를 박박 갈며 가마를 노려보고.

구령; (용납할 수 없다. 오라버니 생각에 가슴을 쥐어뜯고 손톱을 물어뜯으며 세월을 보낸 사람은 나 하나로 족하다.) 검을 쥔 손에 핏줄이 튀어나온다.

구령; (오라버니가 강호로 나섰다는 소문을 듣고 천리길 만리길 달려올 수 있는 여자도 나 하나면 충분하단 말이다.) 온몸에서 살기를 뿜어내며 가마로 다가가고

엎드려 있다가 눈 번쩍하는 검둥이 가마꾼들

구령; (너무 어려서, 못된 성격 탓에 오라버니에게 아내를 허용해버렸지만 어떤 년도 더는 허용할 수 없다.) 가마로 다가오는 구령

일어나며 가마를 가로 막는 검둥이 가마꾼들

구령; (나 구령이 오라버니를 독차지 하는데 방해가 되는 것은 그게 무엇이든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 보검에 벼락이 타고 흐르고

공자무; [그만해라 구령!] 한숨 쉬며 앞으로 나서고

공자무; [네가 이럴 필요는 없다!] 구령 앞에 팔을 벌리고 서며 등을 보이는 공자무.

구령; [비켜주세요 오라버니! 이것은 아녀자들간의 문제입니다!] 말하면서도 공자무를 밀치고 나가지는 못하고

그때 검둥이들이 눈을 번들거리며 앞으로 나선다

공자무; [이교! 가마꾼들을 치워라. 이자들마저 죽이고 싶으냐?] 가마를 향해

<모두... 물러나라!> 가마 안에서 말하지만

번쩍! 번쩍! 가마꾼들의 눈의 빛나더니

크아! 보디빌더들같이 몸에 힘을 주며 기합을 지르는 검둥이들

! ! 순간 놈들의 몸뚱이가 단번에 3-4미터 크기로 자라난다. 집채만해졌을 뿐 아니라 온몸이 시커멓게 고무처럼 변한다

; [조심하십시오 주군! 천사련의 저주받을 마공 흑왕철식공(黑王鐵飾功)을 익힌 자들입니다!] 놀라며 달려오고. 그러나

크와! 일제히 공자무를 덮쳐오는 검둥이들. 마치 산이 와락 무너지는 것 같고

<안돼!> 가마 안에서 비명이 터지고

공자무; [!] 눈 부릅뜨며 검둥이들을 향해 고함을 지르고. 순간

화악! 공자무의 몸에서 폭발하듯 기운이 터져나가 검둥이들을 휩쓴다.

[1] [!] 화악! 공자무의 몸에서 뿜어지는 기운에 휩쓸리는 순간 가랑잎처럼 뒤로 날아가는 검둥이들.

슈욱! ! 쿠쿵! 원래대로 돌아오며 비틀거리면서 가마 앞으로 내려서는 검둥이들. 직후

! 쩌적! 그자들의 몸에 동시에 X자로 섬광이 스치고

! 퍼펑! 비틀하던 놈들의 몸이 폭발해버린다.

어느 틈에 그자들 앞에 검을 휘두른 자세로 서있는 구령

! 투툭! 검둥이들의 복발한 몸뚱이들이 바닥에 뒹굴고

한숨 쉬는 공자무

; [죄송합니다! 굴용이 자객들을 가마꾼으로 위장시켰을 줄은 몰랐습니다.] 뒤에서 허리 숙이고

그만 하라고 손을 드는 공자무

구령; [기어 나와라! 오라버니만 아니었으면 가마채로 베어버렸다!] 이를 바득 갈며 가마를 노려보고. 그때

<... 제발 오해하지 마세요 공자님!> 덜컹! 가마의 문이 열리며 아주 가늘고 섬세한 여자의 손이 나온다. 하늘거리는 소매에서 빠져나온 손이다. 이어

굴이교; [... 전 그들이 그럴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가마 밖으로 얼굴을 내미는 여자. 얼굴이 손바닥한데 두 눈이 얼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같은 순정만화의 여주인공 같은 여자다. 그야말로 절세미녀. 몸에는 기모노를 연상시키는 아주 화려한 옷을 입었으며 머리는 생머리를 좌우로 폭포수처럼 드리웠다. 굴이교다

오싹! [!] 굴이교를 보는 순간 소름이 끼쳐 자신도 모르게 뒤로 물러서는 구령

굴이교; [... 제가 어떻게 당신께 딴 마음을 먹겠어요?] 가마에서 나오며 애절한 표정을 짓는 굴이교. 금방이라도 커다란 눈에서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올 것 같고.

구령; (... 요물!) 충격을 받고

무어라 말하며 애절한 표정으로 공자무를 보며 절하는 굴이교. 묵묵히 뒷짐 집고 서서 굴이교의 절을 받는 공자무

구령; (인간이... 피와 살로 이루어진 인간인 주제에 어찌 저리 아름다울 수 있단 말인가?) 절망과 분노로 물든 얼굴로 그런 굴이교를 노려보고

<왈패같던 진군소는 물론이고 삼십년전 천하를 시끄럽게 만들었던 천하제일미(天下第一美) 상관서정(上官瑞晶)이란 년의 향기로운 아름다움도 이 요물에는 미치지 못한다.> 우는듯 웃는 듯한 표정으로 공자무를 올려다보는 굴이교

구령; (이 계집은 사내를 홀려서 골수룰 빨아먹는 우물(尤物)이다!) 사색이 되어 부들 부들 떨며 굴이교를 노려보고. 그때

공자무; [이교! 더 아름다워졌구나.] 탄식하고

순간 굴이교의 얼굴에 수줍음과 함께 환한 미소가 번지고

구령; (눈치 없는 사람!) 이를 갈고

구령; (저년이 비정상적으로 아름다운 게 사실이지만 어떻게 내 앞에서 미모를 칭찬한단 말인가?) 서운해서 공자무를 노려보고

굴이교; [당신은... 많이 늙으셨군요.] 커다란 꽃송이처럼 공자무 앞에 앉은 채 올려다 보고. 애교와 애절함이 뚝뚝 떨어지는 모습이고

공자무; [손자를 안아야 할 때가 된 거지.] 웃고

굴이교; [맞아요! 어느덧 그리 되셨어요!] 함박웃음을 짓는다.

[!] 다시 숨이 콱 막히는 구령

구령; (뭐지? 저 요물은 어째서 저런 표정을 지을 수 있는 건가?) 불길한 표정

굴이교; [그래서 제가 왔답니다! 공자님께서 강호에 다시 나타났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한 걸음에 달려왔답니다.]

굴이교; [아버님 흉내를 낸 것은 당신이 달고 온 천한 것을 쫓아보내기 위해서였어요!] 구령을 흘겨보고

공자무; [대종사는 잘 있느냐?]

굴이교; [아버님께서도 공자님을 뵙고 싶어하십니다. 조금도 원망은 하지 않으셔요.] 소매로 입을 가리며 눈웃음을 살살 치고

구령; (조금만 더 참자. 조금만 더!) 이를 바득 바득 갈며 참고

구령; (몇 마디만 더 말하도록 내버려 두자. 조금만 더 내 가슴에 멍울이 지도록 내버려두자.) 눈을 감고

구령; (그리하여 내 속이 분노와 모멸로 새카매졌을 때 죽여버리고 말 것이다.) (네년을 기필코 죽여버리고 말 것이다.) 검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간다

공자무; [대종사가 나를 원망하지 않는다니 뜻밖이군.] 쓴웃음

굴이교; [어떻게 원망할 수 있겠어요? 공자님은 제가 사랑하는 분인걸요.] 흘기듯이 보며 교태롭게 웃음짓고

구령; [으하하하하!]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분노와 경멸과 살기를 담아 웃음을 터뜨린다.

드드드! 웃음소리가 산봉우리를 뒤흔들고. 그때

굴이교; [공자님! 당신은 언제나 저를 슬프게 하시는군요.] 이마를 살풋 찡그리며 구령을 흘겨보고

굴이교; [어쩌다 저런 도부(屠夫: 백정) 같은 여자를 가까이 하게 되신 건가요?] 소매로 입을 가리며 혐오스럽게 구령을 흘겨보고

! 웃음 그치는 구령

구령; [오라버니께서는 어쩌다가 저런 창부(娼婦: 몸 파는 여자) 같은 계집을 사귀셨나요?] 검으로 굴이교를 겨누며 이를 부득 갈고

굴이교; [천한 것이...!] 냉소하는데 + 공자무; [이교!] 말을 막고

공자무; [내가 너를 다정하게 대하는 건 예의다.]

굴이교; [공자님!] 서운한 표정으로 울상

공자무; [어디서 보고 있을 네 아들에 대한 예의지.] 침통하게 말하고

구령; [!] 자기도 모르게 입을 벌리고 눈을 치뜬다

구령; (.... 그런 거였어!) (오라버니가 내게는 예의를 지키지 않고 말도 가려하지 않는 것은 나에게 품은 깊은 정 때문이었던 거야!) 얼굴이 홍조. 웃음이 저절로 지어지고

구령; (아무렴 네깟 년이 나와 오라버니 사이의 깊은 정을...!) 득의하다가 흠칫

굴이교도 아주 기쁜 표정으로 웃고 있다.

구령; (저년은 또 어째서 저런 표정을...!) 가슴이 덜컹하는 구령. 그때

굴이교; [네가 그간 공자님을 가까이 모신 공은 생각해주마.] [아버님의 부하들을 죽인 일도 용서하마.] 구령을 향해 손가락을 다 펴지도 않고 가리키며.

구령; [?] 어이없는데

굴이교; [그러나 한 번만 더 내게 무례한 언동을 한다면 공자님께 말씀드려 네가 다시는 공자님 곁에 오지 못하게 하겠다.] 오만하게 고개 세우며 눈을 깔아서 구령을 보고

구령; (... 지금 이 요물이 무슨 헛소리를...!) 당황하고 어이없고.

굴이교; [호호호! 내게는 아들이 있다. 장성한 아들이 있단 말이야.] 득의하여 소매로 입을 가린 채 자지러지게 웃고

빠지직! 머리끝에 벼락이 떨어지는 듯한 충격을 받고 눈이 하얘지는 구령

구령; (아들!) (설마! 설마 그 아들이란 게 오라버니의...!) 비틀하며 쓰러지고

굴이교; [호호호! 이제야 네 처지를 알겠느냐? 천한 것!] 깔깔 웃고

정신을 잃고 쓰러지려는 구령

그런 구령의 허리를 공자무의 굳센 팔이 휘어감아 쓰러지지 않게 하고

공자무; [마음을 중정(中正)에 두어 흔들리지 않게 하거라!] 한 팔로 구령을 안아 부축하며 침중하게 말하고

구령; [... 오라버니!] 주르르 눈물이 흐르고

구령; (저년에게... 저 요물에게 아기를 가지게 했다면 왜 저에게는 아기를 갖게 하지 않았나요?) 억울해서 이를 악물고 울고

구령; (아무리 내가 어렸다 해도.... 아기 낳는 일이 위험하고 고통스럽다 해도 아기가 있었다면 오라버니가 없던 그 세월에도 절망만 있지는 않았을 텐데....) 억울하여 울고

공자무가 구령을 안고 있는 것을 보며 입을 삐죽이는 듯 실룩이는 듯, 입술을 잘근 깨무는 듯 하는 굴이교

공자무; [이교! 네 아들의 이름이 무엇이냐?]

굴이교; [인록(寅祿)! 경인년(庚寅年)에 제게 주신 행복이란 뜻으로 인록이라 지었답니다.] 환하게 웃고

공자무; [()은 무엇이냐?]

굴이교; [... 공자님!] 충격을 받아 바르르

구령; [!] 역시 무언가 깨닫고 눈 부릅

굴이교; [당신은... 당신은 제가 부정한 짓이라도 했다고 말씀하려는 건가요?] 울상

공자무; [이교! 그 아이는 내 아들이 아니다.] 단호하게. 순간

[!] 누군가 뒷머리를 끌어당긴 것처럼 굴이교의 허리가 활처럼 뒤로 꺾여 넘어간다.

공자무가 손을 내민다.

뒤로 넘어진 굴이교의 머리가 땅에 닿기 직전에 몸 전체가 허공으로 떠올랐다가

천천히 내려진다. 쓰러지는 모습은 풀잎 같고 떠오르는 모습은 나비 같고 내려지는 모습은 꽃잎 같다.

굴이교의 새하얀 얼굴에 핏기 대신 푸르스름함이 감돈다.

구령; (저런 계집을 누가 죽일 수 있단 말인가?) 망연하게 보고

구령; (곱게 말린 장미같고 상여에 매단 종이꽃같은 저 요물을 나 외의 그 누가 죽일 수 있단 말인가?)

구령; (정신을 차려라 구령! 오라버니를 위해서라도 저 계집을 내 손으로 죽여야만 한다!) 심호흡을 하며 몸을 바로 세우고

구령; (오라버니가 네게서 눈을 떼는 바로 그 순간이 네년이 죽는 때다!) 공자무의 품에서 벗어나며 다시 검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가고

굴이교; [어째서... 어째서 인록을 인정하지 않으시는 건가요?]

굴이교; [그 아이는 틀림없이 공자님의 아들이에요.] 애절

공자무; [공가(孔家)의 가법은 처를 구하기 위해 강호로 나간 자가 혼인 전에 여자를 아는 것을 금하고 있다.]

공자무; [그리고 나도 이 법을 어긴 적이 없다!] [단 한 번도!] 엄숙

[!] 충격 받는 굴이교

묵묵히 그런 굴이교를 보는 공자무

굴이교; [그럼... 그럼....] 몸을 덜덜 떨고.

굴이교; [인록은... 인록은 누구의 아이인가요?] 애원하는 두 눈에서 눈물이 흘러넘치고

구령; (어리석은 년! 에미가 모르는 아비를 다른 사람이 어떻게 안단 말이냐?) 비웃고

공자무; [굴용이 알 것이다.]

굴이교; [흐윽!] 새우처럼 몸을 웅크리며 오열한다.

구령; (그렇게 된 거였어! 굴용은 누군가를 오라버니로 위장시켜서 저 계집을 범하게 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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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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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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