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뭐라 쉬지 않고 나불대는 가진우

조삼야; (정말 교활한 자다.) (판관님은 곧이 곧대로의 무공만 익혔으니 어떻게 철궁주의 상대가 될 수 있겠는가?)

조삼야; (()와 십()이 소리가 비슷하니 바로 그렇게 우기는구나.) (그러나 이 촉박한 상황을 길게 끌 수는 없다.)

조삼야; (철궁주도 이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런 수작을 부리는 중이다.)

조삼야; (시간을 끌면 끌수록 우리한테는 더 불리하다.) 청풍의 얼굴을 보니 엄한 듯 지은 표정에 여유 있는 미소까지 걸려있다.

조삼야; [! 알겠습니다 그만하십시오!] 가진우의 말을 막고

가진우가 청풍의 눈치를 보고

고개를 끄덕이는 청풍

고개 숙이며 물러서는 가진우

조삼야; [십오만 냥을 드리겠으니 해독약을 주십시오.]

적포판관의 옷자락이 분노로 파라락 떨린다.

하지만 조삼야가 고개를 젓자

적포판관도 체념하며 반쯤 일으키던 몸을 다시 의자에 놓는다.

청풍; [영감은 보기보다 낫군.]

청풍; [그럼 다시 계산을 해볼까?]

적포판관; [뭐라!]

적포판관; [네놈이 보자보자 했더니...!] 벌떡 일어나고

청풍; [강호에 드러나지 않은 적포판관의 무공을 본궁의 제자들에게 구경시켜주었으니 그 값을 치루지 않을 수 없지!] 아랑곳하지 않고 입구에 무릎을 꿇고 있는 왕산빈과 담오, 마운걸을 힐끗 보고.

겁에 질려 고개를 숙이는 세놈

적포판관도 청풍을 공격하려다가 움찔하는데

청풍; [구경시켜준 값으로 삼만 냥을 쳐주겠소. 그러면 음! 십이만 냥이 남는군.]

적포판관은 바보가 된 것처럼 벙벙해서 가만히 서있고.

청풍; [나한테는 좀 무례했지만 내가 오기 전까지는 본궁에 해를 끼치지 않았으니 고마움의 표시로 다시 이만 냥을 깎아주겠소.]

입이 떡 벌어지는 조삼야와 살수들

청풍; [우리 철궁은 원래 쓸 때는 화통하게 쓴다오.] 웃고

모두들 숨을 죽이며 청풍을 보고

청풍; [본 궁주는 앞으로 적포동과 우리 철궁이 좋은 관계를 유지하길 원하오.] [그래서 예물로써 사만 냥을 드리겠소.]

청풍; [나머지 육만 냥을 갚으시오. 더 이상은 깎아줄 순 없소.]

[!] [!] 모든 사람들이 참았던 숨을 쉬고

조삼야; [궁주님의 하해와 같은 아량, 이 늙은이는 진심으로 감복했소이다!] 크게 기뻐하면서 청풍에게 넙죽 절을 한다. 그러자

[궁주님의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나머지 두 살수도 따라서 절을 한다.

조삼야; [궁주님의 은혜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청풍; [귀하들이 본궁주와 아버님을 살해하려 한 것도 이번에 한해서는 잊어버리겠소.]

조삼야; [그저 송구할 따름입니다.] 거듭 고개를 조아리고.

적포판관도 체념한 표정으로 의자에 몸을 묻고

청풍; [대신 그 여자 살수는 넘겨주시오.] [생각해보니 그 여자하고는 아직 계산도 안 했소.] 조삼야 발치의 지고운을 보고

적포판관이 고개를 끄덕이자

조삼야; [큰 아량을 베푸셨으니 당연히 드려야지요!] 포권하고

다른 살수들이 지고운을 좀 떨어진 곳으로 옮겨놓는다

청풍; [이제 해독약을 주겠소. 잠깐만 기다리시오.] 우스꽝스럽게 적포판관에게 눈을 찡긋해보이고.

적포판관은 눈을 질끈 감아버린다.

권완; (신기묘산이란 게 이런 거였구나!) (죽이겠다고 날뛰던 적포동의 무리들에게 단번에 은혜를 베푼 것처럼 상황을 역전시켜버렸어!)

권완; (이런 것이 한 문파를 경영하며 세력을 키워나가는 진짜 방법일 거야. 적을 내편으로 돌리면서도 실속을 다 챙기고 적으로서 적을 치는....)

권완; (그나저나 저이는 독군에게서 어떻게 해독약을 받아낼 수 있을까? 천년관총에서 그렇게 무자비한 짓을 했는데...!)

청풍; [거기 세 놈!] 담오와 왕산빈, 마운걸을 노려보고

[... 궁주님!] [... 용서를....!] 납작 엎드리며 애원하는 담오 일행

청풍; [열아홉 명의 형제들이 죽었다.] [더구나 그중 열일곱 형제들의 죽음은 네놈들이 살려는 욕심에 적포판관을 풀어주었기 때문이다.]

담오; [죽여주십시오.]

청풍; [아가리 닥쳐!] 고함. 드드드! 건물 전체가 지진 만난 듯이 흔들리고

청풍; [내가 네놈들을 순순히 죽일 듯싶으냐?] 이를 부득 부득 갈며 눈을 부라리고. 약기운이 남아있어 눈이 충혈되고 얼굴이 시뻘건 청풍의 모습이 공포스럽고

[히익!] 왕산빈과 마운산등이 몸을 부르르 떨며 납작 엎드리고.

청풍; [일 년의 시한을 주겠다. 각자 황금 삼만 냥씩 가져와서 바쳐라.]

청풍; [네놈들 때문에 죽은 형제들에 대한 보상금이다.] 이를 부득 갈고

[... 존명!] 납작 엎드린 채 대답하는 세놈

<... 죽었다!> <일년 안에 어디 가서 삼만냥이나 되는 거금을 마련해온단 말인가?> 비지땀을 흘리는 세놈

청풍; [한 푼이라도 모자라면... 모자란 비율대로 몸에서 뜯어낼 테니까 알아서 하도록!] 잔인한 표정

[... 명심하겠습니다!] 죽상 짓는 세놈

청풍; [! 꺼져!]

[!] [히익!] 비명 지르며 달아나는 세놈.

청풍; [갈아 마셔도 시원잖을 놈들!] 이를 부득 가는데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라 있고 눈에 핏발이 서있어서 공포스럽다. 모두들 겁에 질리고

조삼야; (철궁은 기강도 없고 무공도 약하며 오직 교활한 술수로 행세하는 곳이라 여겼더니...)

조삼야; (노부뿐만 아니라 강호의 모든 사람들이 속고 있었구나.) (철궁은 결코 함부로 상대할 곳이 못 된다.)

조삼야; (잔인하고 엄격하기가 우리 적포동과 비교해도 모자라지 않는 곳이다.) 세놈이 달아난 곳을 노려보는 청풍의 살벌한 모습을 배경으로

청풍; [해독약!] 독군을 홱 노려보고

독군; [으허허허! 이미 노부의 체면은 깨어지고 수치만 남았다. 하지만 더 이상 수모를 당하고 싶진 않다.]

청풍; [죽을래!] 이를 부득 갈며 노려보고

독군이 그 서슬에 놀라서 움찔했다.

청풍; [개 같은 영감! 젊은 척하고 십년 가까이 숨어 있다가 이제서야 본색을 드러내?]

청풍; [빌어먹을 제사열이 몽땅 다 문제야.] [제사열은 모두 확 죽여 버리든지 해야지. 제기랄!] 이를 갈고. 그러자

<... 사열은 모두 죽여버리든지 해야겠다고?> 천년관총에 모여있던 사람들 중 일부가 진저리를 친다

청풍; [머저리 호로영감! 거래를 하려면 거래할 자세부터 갖추고 해야지.] [본 궁주가 아무나 하고 거래하는 줄 알아?]

독군은 수치와 분노로 고개를 떨구고

<궁주와 거래를 하려면 최소한 자기 힘으로 자유로워져야 하는구나.> <하긴 내가 궁주라 해도 거래만이 유일한 수단인 자와는 거래하지 않겠다.> 문 밖의 제자들 고개 끄덕

독군; [휴우! 의뢰를 하겠다.]

독군; [누구라도 좋다. 노부의 의뢰를 받을 자가 없느냐?]

모두가 청풍의 눈치를 살핀다.

하지만 청풍은 아무런 제제도 취하지 않는다.

권완; (옳거니! 독군 영호모청은 직접 거래를 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지만 남에게 의뢰는 할 수 있구나!)

권완; (여기는 다름 아닌 해결사들의 집단인 철궁이니까!)

독군; [노부는 철궁의 제사열 영호윤이면도 동시에 독군 영호모청이이다.] 자기 목에 검을 대고 있는 하시룡을 돌아보고

독군; [자네는 노부의 의뢰를 받지 않겠는가?]

하시룡; [조건이 맞는다면 수락하겠소.]

독군; [노부가 의뢰할 일은 조심경(照心經)에 관한 것이다.] [조심경을 구해다오.]

<책을 구해달라고?> <목숨을 구해달라는 의뢰가 아니었나?> <조심경이란 책이 본궁에 있었나?> 모두 어리둥절

청풍; (감히 조심경을 노려? 때려죽일 영감같으니...!) 이를 부득 갈고

하시룡; [조심경에 대해서 아는 바를 말해보시오.] 청풍의 눈치를 보며

독군; [궁주가 보관하고 있다.]

독군; [어떤 내용이 적혀있는지는 모르지만 천하를 얻을 수도 있는 비법이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청풍; [!]

하시룡이 정말이냐는 듯이 눈으로 물었다.

청풍; [그래. 아마 그 책 이름이 조심경일 거야.]

청풍; [하지만 알아보지도 못할 글자들이 가득한데 무슨 천하를 얻는 비법!]

청풍; [천하가 비법으로 얻어지는 거면 젠장 할 누군들 못 얻겠냐?] 벌떡 일어서서 만세 부르는 시늉을 하고

앉는다.

하시룡; [궁주님! 제자가 부탁하면 조심경을 주실 수 있으신지요?]

청풍; [안돼! 조심경은 철궁의 뿌리같은 존재야! 그래서 오직 철궁의 궁주만 갖을 수 있는 책이야.]

청풍; [정 갖고 싶다면 궁주가 되는 수밖엔 없어.] 퉁명스럽게

청풍; [게다가 궁주가 된다 해도 그걸 남한테 넘기진 못해.] [조심경은 궁주라는 <자리>와 함께 가는 거니까.]

하시룡; [들은 바 대로요!] 독군에게

하시룡; [귀하의 의뢰는 귀하가 본궁의 궁주가 되기 전에는 불가능한 일이오.]

독군; [그렇다면 노부를 궁주로 만들어 다오.]

[하하하!] [뭐라?] [궁주로 만들어 달라고?] 철궁의 제자들이 일제히 웃고.

하지만 청풍은 피식 웃고

하시룡; [대가는 뭐요? 그리고 기간은?] 청풍의 눈치를 살피며

독군; [천하제일미인 임희(任憙)와 십기무제(十技武帝)의 무공이 기록된 비급을 주겠다.]

[!] [!] 모두 입을 다물고.

찡그리는 권완

조삼야; (천하제일미인 임희야 그렇다 쳐도...) (십기무제라면 열 가지 재주로 천하를 제패했던 육백년 전의 천하제일인 아닌가?)

조삼야; (그 십기무제의 비급을 독군이 얻었단 말인가?)

독군; [흐흐흐! 십기무제의 비급을 얻었으면서도 어쩌다 요 모양 요꼴이 되었는지 궁금하겠지?] 웃고

모두들 끄덕이는데

독군; [그걸 얻었을 때 난 이미 독공이 경지에 이르러 있었다.]

독군; [십기무제의 비급을 연마하려면 몇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고 쌓은 독공을 포기해야하는데 그게 쉬울 것 같으냐?]

모두들 공감하고

독군; [십기무제의 비급이고 뭐고 필요없다! 나는 오직 조심경을 원할 뿐이다.]

독군; [단 하루 동안이라도 궁주가 되어 조심경을 보는 것으로 족하다.]

청풍; [그럼 하룻동안 궁주 대리가 되면 되겠군.]

[, 궁주!] [무슨 말씀을...!] 가진우와 하시룡이 놀라서 외친다.

적포판관과 조삼야 등도 모두 놀라고.

청풍; [정식 궁주가 되려면 반드시 일열이어야 돼. 사열은 어림도 없지.]

청풍; [대신 하룻동안만 궁주 대리를 시켜준다고 해 봐. 계약금으로는 해독약을 받고!]

하시룡; [어찌하시겠소?] 독군에게.

독군; [으하하! 물론 이의가 없지!] 껄껄 웃더니

독군; [술을 가져와라! 해독약을 만들어 주겠다!] 목에 걸고 있던 목걸이를 끌르고

급히 커다란 대접에 술을 가져오는 가진우

독군; [계약은 성립된 것이다! 절대 무르지 못한다!] 목걸이를 이루고 있는 구슬 증 하나를 뽑아서 술에 담근다.

치치치! 목걸이가 녹으면서 진한 액체가 되고

<목걸이가 해독약이었군!> 가진우 등이 놀라고

 

#162>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블로그 이미지
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와룡강입니다
Yesterday
Today
Total

달력

 « |  » 2024.4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