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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

새벽. 쓰러진 은행나무. 쪼개지고 쓰러져서 이미 고목처럼 변했다.

그 앞에 망연자실하여 서있는 공손대낭. 어디선가 구해 입은 낡은 웃옷 하나로 몸을 가린 야한 모습. 미끈한 아랫도리가 그대로 드러나있고

공손대낭; [내 본체는 분명 죽었는데.... ... 난 어째서 아직도 살아있는 것일까?]

공손대낭; [하늘의 저주가 깊어져서 이제는 마음대로 죽을 수도 없는 것인가?] 비틀 거리며 주저앉고

공손대낭; [진보!] 무릎을 끌어안고 운다

공손대낭; [어째서... 어째서 날 혼자 남겨두고 가버리신 건가요?]

공손대낭; [의지할 곳도 없고 알아주는 사람도 없는 이 삭막한 세상에서 나 혼자 어떻게 살아가라고...!] 우는 공손대낭의 모습 멀어진다

 

#170>

아침. 철궁. 철궁의 제자들이 무너진 천년관총을 지키고 있다.

어느 건물. 서둘러 다가오는 하시룡

안으로 들어가는 하시룡

가진우가 뒷짐 짚고 서서 감독을 하는 중에 십여명의 청년들이 책상에 앉아서 무언가를 베끼고 있다. 십여쪽으로 분해된 비급을 나눠서 필사하고 있는 모습

하시룡; [어찌 되어가고 있소 가형?]

가진우; [어서 오게 하일열!]

가진우; [이열들 중에서 글 솜씨가 좋은 친구들에게 필사(筆寫)를 시키고 있네.] [시간이 좀 걸리긴 하지만 오늘 중으로 세부의 필사본이 완성될 걸세.]

하시룡; [이열들에게도 십기무제의 무공을 연마할 기회를 줘야겠소!]

가진우; [십기무제의 무공 전부는 아니더라도 각자 적성에 맞는 걸로 한 두가지씩 연마하게 하면 좋겠지.]

하시룡; [십기무제의 무공 정도면 더 이상 다른 문파의 인간들에게 능멸을 당하지 않게 될 거요.]

가진우; [하여간 궁주께서 돌아오시면 건의 해보겠네.] [그보다 도망친 괴인들에 대한 추적은 어찌 되고 있나?]

하시룡; [두 방향으로 갈라져서 달아난 게 확인되었소.]

하시룡; [이열과 삼열 중 추격이 장기인 친구들이 뒤를 밟으면서 수시로 궁주에게 전서구로 보고하고 있는 중이오!]

하시룡; [워낙 빠른 속도로 달아나서 이열이나 삼열들이 추격하긴 힘들겠지만 궁주라면 따라잡을 수 있을 거요.]

하시룡; [지고운이란 여자가 탐색과 추적 전문가라고 하니 도움이 될 테고...!]

가진우; [대체 그자들이 누군지 모르겠군!]

하시룡; [그것보다는 다른 문제가 더 급하게 되었소!]

가진우; [또 무슨 일이 벌어진 건가?]

하시룡; [본궁 주변으로 정체불명의 고수들이 은밀히 모여들고 있소!] [현재까지 확인된 숫자만 해도 삼백명이 넘소!]

가진우; [그자들이 무슨 일로 본궁에...?] 긴장하는 가진우

하시룡; [아무래도 궁주가 이번에 환궁하면서 가져온 물건들이 화근인 것 같소!]

 

#171>

역시 아침. 울창한 숲.

[흐윽!] 겁에 질려 웅크린 채 달달 떨고 있는 젊은 여자. 산에 나물 캐러 나온 시골처녀. 주저앉아 있는 옆에는 바구니와 호미 등이 널려있고

[흐흐흐! 적당하군! 적당해!] [아직 애를 낳아본 적 없는 젊은 암컷이야!] [냄새도 안 나고 고기 맛도 부드럽겠어!] 여자를 에워싸고 입맛 다시는 삼촌육유들. 이슬만 조금 뒤에 서서 얼굴 찡그리고 있다. 삼촌육유들중 사내놈들은 아랫도리만 대충 가렸고. 여자인 이슬은 가슴도 천으로 가려서 비키니를 입은 것 같다. 손에 손에 칼을 들고 있는 삼촌육유들

장소는 숲 속의 공터다.

번개; [그동안 익힌 음식만 먹어서 허전하던 참이었지!] [오랜만에 싱싱한 날고기를 실컷 먹어보자고!]

물거품; [역시 날고기가 좋아! 피가 뚝뚝 떨어지는 고기가 진짜 고기지!] 입맛 다시고

여자; [... 살려주세요!] 공포에 질리고

번개; [어림없는 소리!] 여자의 머리채를 콱 잡아채고. [!] 비명 지르는 여자

번개; [널 놔주면 우리의 주린 배는 누가 채워주는데?] [군소리 말고 순순히 우리 아침거리가 되는 거다!] 여자의 목에 칼을 댄다. 공포에 질리는 여자. 그때

이슬; [번개! 우리 이러지 말자!] 뒤에서 말하고

뭔소리인가 하고 돌아보는 번개와 다른 놈들

이슬; [어쩐지 내키지 않아.] [다른 먹거리들도 많은데 굳이 사람을 잡아먹는 건 좀 그렇지 않니?]

번개; [이슬, 저것이 시방 뭐라는 거냐?] 어리둥절

물거품; [그러게 말이야!]

; [지금까지 누구보다도 사람 고기 좋아하던 주제에 웬 변덕?]

이슬; [난쟁이였을 때는 사람을 먹어도 별 생각이 없었어!] [하지만 지금은 우리도 사람이 되었잖아.]

이슬; [사람이 사람을 먹는 건 아닌 것 같애!]

번개; [야야! 그만 해!] 칼을 신경질적으로 이슬에게 휘두른다.

번개; [먹기 싫으면 이슬 넌 빠져!] [우린 이 암컷 고기로 배 좀 채워야겠다!]

물거품; [낄낄! 너도 피 냄새 맡으면 생각이 달라질 거다!] [괜히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같이 먹자!]

이슬; [싫어! 난 두 번 다시 사람 고기 안 먹을 거야!]

번개; [그러시든지!] 코웃음

번개; [그럼 먹기 좋게 피부터 빼볼까?] 다시 여자 머리채 잡고 목을 칼로 따려고 한다.

공포에 질리는 여자. 바로 그때

[멈춰!] 허공에서 외치는 소리가 들리더니

슈캉! 레이져 광선처럼 허공에서 무언가 내려꽂힌다.

[으헉!] [... 왔다!] 비명 지르며 뒤로 기겁하며 물러서는 삼촌육유들

콰쾅! 그 빛줄기가 바닥에 내려꽂히며 폭발이 일어난다.

[아이쿠!] [에쿠!] 충격파에 나뒹구는 삼촌육유들. 이슬도 겁에 질려 물러서는데

쿠우우! 휘몰아치는 돌풍 속에 누군가 우뚝 서있고

청풍; [이 못된 놈들! 기껏 사람이 되어서 처음 하는 짓이 식인이냐?] 쿠오오! 휘몰아치던 돌풍이 흩어지면서 드러나는 청풍의 모습. 여자의 앞을 가로 막고 서있고 한 손에는 지고운을 잡고 있다. 겁에 질린 지고운

[히엑!] [... 벌써 쫓아오다니..!] [토껴!] 사방으로 튀려는 삼촌육유들. 이슬도 겁에 질려 도망치려는데

청풍; [그 자리에 스톱!] 버럭 고함을 지른다. 순간

찌르르! 벼락에 맞은 듯 감전되어 멈추는 삼촌육유들

<.... 뭐지?> <저 악랄한 인간의 말에는 우리를 옭아매는 힘이 깃들어 있어!> 공포에 질려 청풍을 보며 주춤 거리는 삼촌육유들

청풍; [어디 도망가 봐라! 제일 먼저 등을 보이는 놈부터 아작을 내줄테니까!] 두 주먹 마주 쥐어 우두둑 소리 내며 삼촌육유들에게 다가가고

으으으! 겁에 질리는 삼촌육유들. 그때

<! 번개! 어떻게 좀 해봐!> <그래! 어쨌든 지금까지는 네가 두목노릇 해왔잖아!> 다른 놈들이 번개에게 전음을 보내며 재축하고. 그러자

번개; [제기랄!] 억지로 용기를 내어 이를 부득 갈고

번개; [오냐! 인간아! 그렇잖아도 너한테는 쌓인 게 많던 참이었다!] 칼을 휘두르며 앞으로 나서고

청풍; [얼씨구!] 어이없는데

번개; [... 덤벼라! 그동안 내 마빡에 무수히 먹인 딱밤의 원한을 갚겠다!]

[번개! 멋있다!] [잘 한다 번개!] [사랑해요 번개!] 다른 놈들 뒤로 물러서며 응원하고

청풍; [네놈이 일빠로 깨지고 싶다 이거지?] 흉악하게 인상 쓰고

뜨끔하는 번개

청풍; [오냐! 그 소원, 기꺼이 접수해주마!] 외치며 번개에게 주먹을 날리려는데

번개; [... 안돼!] 부악! 겁에 질려 뒷걸음질치며 엉겁결에 칼을 휘두른다.

[!] 눈 부릅뜨며 무언가 느끼는 청풍. 그의 앞으로 흰색의 궤적이 수평으로 날아든다

청풍; [으악!] 기겁하며 앞으로 엎어지고. ! 그런 청풍의 머리 뒤로 스쳐지나가는 흰색의 궤적. 다음 순간

콰드드! 공터 주변의 아름드리나무들이 마치 낫에 베인 풀처럼 일정한 높이로 무너진다. 반달형으로 직경 수십미터의 숲이 일거에 베어지는 놀라운 광경

모두 경악한다. 지고운은 여자와 함께 바닥에 주저앉았고.

청풍은 앞으로 엎어져 있다. 당사자인 번개도 놀라는 표정

청풍; (제기랄! 이놈의 난쟁이들이 칠고신의 힘을 흡수하여 난릉왕에 못지 않은 고수가 되었다는 게 사실이구나!) 겁도 나고 황당해서 이를 부득 갈며 일어나고

번개; [이거... 이거...!] 자신도 믿어지지 않아서 수중에 든 칼을 보고

물거품; [! 번개! 너 정말 대단하다!] [언제 그렇게 쎄진 거냐?]

; [몸이 커지면서 힘도 쎄진 것 같다!]

환상; [어쩐지 나도 가능할 것 같은데....!]

번개; [흐흐흐! 힘이 무한정 솟구친다!] [이 정도라면 난릉왕도 문제없이 죽일 수 있을 것 같다!] 칼 안든 쪽 팔로 알통을 만들어 보이고

청풍; (이놈들 잡으러 왔다가 잘못하면 내가 골로 가겠구나!) (이게 다 그 헛똑똑이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긴장하며 이를 부들. 권완을 떠올린다. 그때

번개; [잘 왔다 인간!] 청풍을 돌아보고

움찔 청풍

번개; [암컷 하나로는 배를 채울 수 없을 것 같아 걱정하던 참이었다.] [네놈과 네놈이 데려온 암컷도 감사히 먹어주마!] 입맛을 다시고. 순간

청풍; [뭐라? 날 잡아먹겠다고?] 눈 부릅

번개; [낄낄! 냄새는 나도 인간 수컷 쪽이 더 씹는 맛이 있다는 아니냐?] 입맛 다시는데

청풍; [주둥이 닥쳐!] 버럭 고함.

쿠오오! 그와 함께 청풍의 몸이 갑자기 어마어마하게 커진다. 실제로 커지는 게 아니고 삼촌육유들의 눈에 그렇게 보이는 것

[!] [히익!] 올려다보며 기겁하는 삼촌육유들

청풍; [이 갈아 마셔도 시원찮을 난쟁이 새끼들아!] 대들보같은 손가락으로 아래를 겨누며 까마득한 위에서 고함을 치는 청풍. 눈에서 벼락이 일어나고

꽈르르릉! 케엑! 끄악! 엄마야! 꺄악! 순간 감전당해 비명을 지르는 삼촌육유들

털썩! ! 나뒹굴고 엎드리는 삼촌육유들

청풍; [뭐가 어쩌고 어째? 날 잡아먹겠다고?] 거대해진 청풍이 이를 부득 갈며 고함을 치고. 꽈르르릉! 그런 청풍의 머리 위에서 벼락이 치며 시퍼런 벼락이 줄기줄기 내달리고

[... 제발 용서를...!] [... 잘못했어요!] [... 살려주세요!] 납작 엎드려서 싹싹 빌고 연신 고개를 조아리며 우는 삼촌육유들. 다시 원래의 난장이로 돌아간 분위기고

번개; (... 숨을 쉴 수가 없다.) (... 이 인간은 우릴 족쇄처럼 옭아매는 힘을 지니고 있다!)

번개; (인간 암컷이 소혼곽의 효능을 시험할 때 이 인간의 피를 흘려넣은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권완이 청풍의 피를 소혼곽에 붇던 장면 떠올리고

청풍; [백해무익한 버러지들!] ! 발을 구른다. 집채만한 발이 지면을 구르며 삼촌육유들이 엎드려 있는 지면이 마귀 뒤흔들리고 삼촌육유들의 몸이 콩 튀듯 튄다.

청풍; [더 이상 세상에 해악을 끼치지 못하도록 오늘 전부 토막을 내버리겠다!] ! 검을 잡아뽑고

[으으으!] [... 죽기 싫어! 겨우 인간이 되었는데....!] [... 살려주세요!] [... 이게 다 번개, 저 자식 때문이야!] 삼촌육유들 납작 엎드린 채 달달 떨고

청풍; [네놈들 모가지를 쳐버린 후 네놈들을 만든 난릉왕을 찾아가 죄를 묻겠다!] 거대해진 검을 쳐들어서 내리치려 하고

번개; (안돼! 이대로 죽을 수는 없다!)

번개; (하지만 저 인간이 흘리는 이상한 힘 때문에 대항하는 건 꿈도 꿀 수 없고....) (기회를 봐서 달아나는 게 최선인데....!)

그러다가 눈 반짝 번개

청풍의 뒤쪽에 주저앉아 두려움에 떨고 있는 지고운의 모습

번개; (이 방법뿐이다!) 손으로 바닥을 몰래 두드린다. 순간

움찔! 바닥에 떨어져 있던 번개의 칼이 흔들 하더니

투학! 그대로 미사일처럼 지고운에게 날아간다

청풍; [번개 네놈이...!] 분노하여 돌아보는데

! 그대로 지고운의 가슴을 관통하여 박히는 칼

지고운; [!] 비명 지르고

털썩! 쓰러지는 지고운

청풍; [지고운!] 돌아보며 외치는데

번개; [튀어!] ! 외치면서 뒤로 날아올라가고

[히익!] [튀자!] [엄마야!] 파팟! ! 사방으로 날아서 달아나는 삼촌육유들

청풍; [이 죽일 놈들이 끝까지....!] 이를 부득 갈고

청풍; [명심해둬라! 네놈들이 어디에 숨든 기필코 찾아내서 토막을 내버리겠다아아아!] 분노해서 고함을 지르고

<토막을 내버리겠다아아아아!> 하는 청풍의 고함 소리가 사색이 되어 달아나는 삼촌육유들의 모습을 배경으로 들리고

[으으으! 인간이 되자마자 도망자 신세라니...!] [저 인간에게 안 잡히려면 세상 끝으로 도망가야만 해!] 사색이 되어 달아나는 놈들. 이슬만 울상이 되어 뒤돌아보면서 달려간다.

청풍; [똥물에 튀겨 죽여도 시원잖을 난쟁이 놈들!] 이를 북북 갈며 지고운에게 다가간다. 시골처녀가 겁에 질려 웅크리고 있는 옆에 심장에 칼이 박힌 지고운이 벌벌 떨고 있다. 입으로는 피를 토하고 있고

청풍; [지고운!] 지고운 옆에 무릎을 꿇고

청풍; [미안하다! 번개 그놈이 달아날 시간을 벌기 위해 널 노릴 줄은 몰랐다!] 지고운의 손을 잡고

지고운; [... 죽고 싶... 싶지 않아요!] 헉헉

지고운; [... 난 상... 상대형을.... 만나야....!] ! 말하다가 고개를 떨구는데

청풍; [젠장...!] 입술을 깨물고

청풍; (심장이 관통당해서 살릴 방법이 없었다!) 한손으로 지고운의 가슴을 누르고 한손으로는 칼을 잡는다

청풍; (양지 바른 곳에 묻어주기나 해야겠지!) ! 지고운 가슴에서 칼을 뽑는다.

그러다가 흠칫하는 청풍

청풍; (이건 뭐지?) 손으로 지고운의 가슴을 누르고

청풍; (분명 심장이 멎었는데도 맥이 뛰고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청풍; [!] 깨닫고

청풍; [음양인!] 놀라고

청풍; [이 요물의 몸속에는 남자와 여자 두 개의 목숨이 들어있다.] [그래서 한쪽은 죽었지만 다른 한 쪽은 아직 살아있는 것이다!] 지고운의 몸뚱이를 번쩍 안아들고

청풍; [맥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철궁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선무불사강녕로(仙舞不死康寧爐)의 선녀를 보게 하면 살아날지도 모른다!] 부악! 생사일보를 펼쳐서 하늘로 치솟는 청풍

여자; [흐윽!] 기겁하고

청풍; [난쟁이 네놈들 때문에 내가 별짓을 다한다! 반드시 대가를 치루게 해주마!] 노끈처럼 변해서 하늘을 가로지르는 청풍

여자; [신선님!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신선님!] 절하는 여자

 

#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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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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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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