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에 해당되는 글 21건

  1. 2024.06.27 [마고천장] 48화 1
  2. 2024.06.26 [마고천장] 47화
  3. 2024.06.25 [마고천장] 46화
  4. 2024.06.24 [마고천장] 45화
  5. 2024.06.22 [마고천장] 44화
  6. 2024.06.20 [마고천장] 43화
  7. 2024.06.19 [마고천장] 42화 1
  8. 2024.06.18 [마고천장] 41화 2
  9. 2024.06.17 [마고천장] 40화 2
  10. 2024.06.15 [마고천장] 39화 1
  11. 2024.06.14 [마고천장] 38화 2
  12. 2024.06.13 [마고천장] 37화 2
  13. 2024.06.12 [마고천장] 36화 2
  14. 2024.06.10 [마고천장] 35화 1
  15. 2024.06.08 [마고천장] 34화 2
  16. 2024.06.07 [마고천장] 33화 2
  17. 2024.06.06 [마고천장] 32화 2
  18. 2024.06.05 [마고천장] 31화 2
  19. 2024.06.04 [마고천장] 30화 1
  20. 2024.06.03 [마고천장] 29화 3
  21. 2024.06.01 [마고천장] 28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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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

화려한 건물. 덩치 좋은 궁녀들이 무장한 채 지키고 있다. 만귀비의 거처

문을 열고 나오는 예형. 돌아보는 궁녀들

예형; (황보라는 저 사람...) 문을 닫으며 힐끔 안을 보고

예형; (느낌이 좀 이상해.) 탁! 문을 닫고

예형; (갈기가 무성한 숫사자 같달까?) (도무지 남자를 잃은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아.) 찡그리며 돌아서고

예형; (오히려 지금까지 본 사내들 중 가장 사내다운 느낌이었는데...) 갸웃할 때

궁녀1; [누구야 방금 그치?] 묻고. 다른 궁녀들도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예형을 보고

예형; [황보라고... 이공공의 종조카래요.]

궁녀1; [이공공에게 종질(從姪)이 있었나?] 야웃

궁녀2; [나도 금시초문인데?]

예형; [친 조카도 아니고 사촌형제의 자식이니까 우리가 모를 수도 있죠.]

궁녀1; [그렇긴 하지만...]

예형; [이공공께서 말씀하시길 요즘 내원의 분위기가 뒤숭숭하니까 경비를 철저히 하라고 하셨어요.]

궁녀1; [알았어 신경 쓸게.] + 궁녀2; [걱정하지마. 우리 자매들의 허락 없이는 개미새끼 한 마리도 귀비마마의 거처에 들어갈 수 없으니까.] 자신만만

예형; (그랬으면 좋겠지만...)

예형; (이공공의 표정도 그렇고... 머지않아 무슨 일이 터질 것만 같아.) 긴장한 표정으로 침 꼴깍 삼키고

 

#254>

[!] 경악하는 만귀비. 야한 잠옷 차림으로 침대 앞의 의자에 앉아있다. 손바닥에 올려놓은 반지를 들여다보며 경악하는 표정이다

청풍; [하늘의 보우하심이 있어 폐하께서는 무사하십니다.] 만귀비와 마주 앉아서 편지를 한 통 탁자 위에 밀어주고. 청풍의 뒤에는 노환관이 서있다.

만귀비; [그러니까... 네가... 네가 폐하를...] 반지를 든 채 덜덜 떨며 청풍을 보고

청풍; [우연히 천진 근처를 지나던 중 폐하께서 망극한 일을 당하시는 것을 목도하고 도와드리게 되었습니다.] 고개 좀 숙이며 편지를 밀어준 손을 거두려고 하는데

만귀비; [고맙다!] 콱! 편지를 밀어주는 청풍의 손을 자신의 손으로 덮어 움켜쥐는 만귀비

청풍 흠칫! 청풍의 뒤에서 보고 있던 노환관도 흠칫!

만귀비; [네 덕분에... 네 도움으로 종묘사직이 지켜졌다.] [무슨 소원이든 들어줄 테니 말 만 하거라.] 두 손으로 청풍의 손을 꼭 잡고 눈물 글썽이고

청풍; (만귀비...) 좀 놀라서 그런 만귀비를 보고

<표독하고 기승스럽다는 세간의 평판과 달리 성화제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구나.> 눈물 글썽이여 올려다보는 만귀비의 얼굴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성화제의 판단 대로 절대 배신할 여자가 아니다.) +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니 보답을 받을 이유도 없습니다.] 슥! 만귀비의 손에서 손을 좀 빼고.

청풍; [그보다 폐하께서 써주신 서찰이 있으니 읽어보시지요.] 편지를 앞으로 밀어주고

만귀비; [그... 그러마.] 한손으로 눈물 훔치며 편지를 집어들고. 이어

만귀비; [틀림없이 폐하의 필체로구나.] 편지를 꺼내서 읽고. 헌데

[!] 눈 부릅뜨는 만귀비

노환관; [왜 그러십니까 마마?] 흠칫

청풍; (반응이 심상치 않은데... 대체 무슨 내용이기에...) 역시 놀라서 만귀비를 보고. 만귀비는 편지를 읽으며 손이 덜덜 떨리고 얼굴이 발개진다 그러다가

만귀비; [아... 아니다!] 억지웃음 지으며 급히 편지를 접고

만귀비; [폐하께서 이공자에게 구함을 받은 과정을 자세히 적으셔서 날 놀라게 하셨을 뿐이다.] 억지로 웃으며 편지를 접고

청풍; (그게 아닌 것 같은데...) 약간 찡그리고

청풍; (저 당찬 여걸을 기함(氣陷)케 할 정도면 뭔가 상상도 못한 내용이 적혀 있을 것이다.) 편지를 옆의 보석함에 넣은 만귀비를 보며 생각하고. 그때

만귀비; [기왕에 도움을 주셨으니 이공자가 폐하와 날 위해 한 번 더 힘을 써주셔야겠네.] 탁! 보석함 닫으며 청풍에게 말하고

청풍; [그럴 각오로 찾아뵈었습니다. 하명하시지요.] 고개 좀 숙이며 대답하고

만귀비; [이공자도 알고 있다시피 자금성은 사실상 위태극에게 장악당한 상태일세.] 굳은 표정으로 말하고

청풍; [위태극이 내원뿐 아니라 동창(東廠)까지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고개 끄덕이며 말하고

만귀비; [그 인간이 삼십여 년 간 집요하게 세력을 키워온 결과이지.] 주먹 꽉

만귀비; [물론 여전히 대부분의 환관과 궁녀들이 폐하께 충심을 품고 있겠지만...] [누가 폐하보다 위태극의 지시를 우선시 하는지 알 수가 없는 상태라네.] 이를 바득 갈고

청풍; [위태극을 제거하려면 먼저 위태극에게 줄을 선 것들이 누군지 알아내야만 하겠습니다.] 깨닫고

만귀비; [내가 다년간 조사해온 바에 의하면 위태극에게는 자신에게 충성을 맹세한 자들의 인명부(人名簿)가 있네.]

청풍; [인명부...!] + (역시 만만치 않은 여자다.)

청풍; [그것만 손에 넣으면 간단히 피아를 식별할 수 있겠습니다.] + (오래 전부터 위태극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해왔구나.)

만귀비; [인명부만 있으면 위태극의 세력을 일거에 자금성 내원에서 도려낼 수가 있게 되는 것일세.] 고개 끄덕이고

청풍; [그 인명부가 어디에 있습니까?]

만귀비; [정확한 소재는 모르지만... 자금성 내에는 없는 게 확실하네.]

청풍; [위태극의 사저(私邸)에 있겠습니다.]

만귀비; [시간이 많지가 않네.] 긴장

만귀비; [주기각과 위태극은 이틀 후로 다가온 태황태후의 생일잔치에서 건곤일척을 도모하고 있네.] 긴장한 표정

청풍; (황실의 최고 어른인 태황태후의 생일잔치라면 종친과 대소신료들이 빠짐없이 참석할 테고...)

청풍; (경태제와 위태극은 그 자리에서 성화제의 측근들을 일소해버릴 작정이로구나.) 깨닫고 눈 번뜩

만귀비; [피아를 구분할 수 있어야만 믿을 수 있는 자들을 모아 주기각과 위태극이 꾸미는 역모에 대처할 수 있네.] 슥! 다시 청풍의 손을 잡으며 말하고. 청풍은 움찔하지만 이번에는 피하지 않고

만귀비; [제발 늦지 않게 인명부를 확보해주게나.] [그리해주기만 하면...] 어쩐지 얼굴이 달아오르며 열정적으로 청풍을 올려다보고

만귀비; [자네가 상상도 못할 큰 선물을 주겠네.] 강렬한 표정 크로즈 업.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른 채로

 

#255>

자금성의 다른 곳

<-동창(東廠)> 음침한 건물들 배경으로 나레이션. 정문 입구에는 <東廠>이라는 글이 적힌 현판이 걸려 있고. 음침한 인상의 환관들이 무기를 지닌 채 경비를 서고 있고. <건곤일척>의 동창 묘사와 동일

위태극; [이시하의 종질?] 서류를 보다가 고개를 들고.

중년 환관1; [상시태감이 그렇게 말씀하시긴 했지만...] 긴장한 채 서서 말하고. 자금성 내원에 잠입한 청풍을 포위했던 자들 중 한명이다. 이곳은 동창 내부의 집무실이다. 수많은 서류들이 즐비하고 몇 명의 환관들이 서류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 위태극은 그 중앙의 탁자에 앉아서 서류를 검토하던 중이다

중년 환관1; [내시감(內侍監)에 확인을 해보니 상시태감의 추천으로 입궁한 내신은 근래에 없었습니다.]

위태극;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시하는 그자를 보자마자 자신의 종질이라고 했다?] 눈을 번뜩이고

중년 환관1; [외부에서 상시태감... 아니 만귀비를 만나기 위해 잠입한 자가 분명합니다!] 고개 끄덕이고

위태극; (만귀비! 그년이 이제 와서 딴 마음을 품고 있는 것인가?) 톡톡 손가락으로 탁자를 두드리며 눈빛이 살벌해지고. 긴장해서 보는 중년 환관1과 주변의 환관들

위태극; (혹시!) 눈 번뜩 + 위태극; [이시하의 종질이란 놈의 얼굴 기억하고 있지?] 눈 번득이며 중년 환관1에게

중년 환관1; [예 각하!]

위태극; [견귀(見鬼)!] 서류 작업하던 놈들 중 한명을 돌아보며 부르고. 중년의 나이에 눈 아래 다크서클이 짙은 그자의 이름이 견귀로 위태극의 심복이다.

견귀; [예 각하!] 벌떡 일어나고

위태극; [무종(霧從)의 묘사를 토대로 용모파기를 작성해라!] 중년 환관1에게 견귀에게 가라고 손짓하고

견귀; [이리로 오시게 무형제!] 오라고 손짓하고. 그쪽으로 가는 무종

위태극; (어쩐지 일이 지나칠 정도로 순조롭게 풀려간다고 했다.) 찡그리고. 그 배경으로 무종의 진술을 들으며 종이에 뭔가를 그리는 견귀

위태극; (이제 와서 만귀비가 생각을 바꿔 먹기라도 하면 일이 좀 복잡해지는데...) 오만상을 쓰면서 생각하고

위태극; (성화제가 천진에서 죽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만귀비가 변심했을 가능성능 충분하다.)

위태극; (최악의 경우에는 만귀비도 제거를 해야겠구나.) 생각할 때

견귀; [완성했습니다 각하.] 무종과 함께 다가오고. 고개 들어서 보는 위태극

견귀; [이자가 오늘 밤 자금성 내원에 잠입한, 자칭 이시하의 종질이란 자입니다.] 두 손으로 종이를 내밀고. 손을 내밀어서 그 종이를 받는 위태극

위태극; [젊은 놈이로군,] 종이를 보며

위태극; [이놈의 얼굴이 정확하냐?] 종이를 내려놓으며 중년 환관1을 보고

중년 환관1; [틀림없습니다 각하!]

중년 환관1; [견귀형제의 솜씨가 신묘해서 마치 그자를 직접 본 것처럼 그려냈습니다.] 쿵! 중년 환관1의 말 배경으로 종이의 그림 크로즈 업. 바로 환관 복장을 한 청풍의 얼굴이다

 

#256>

<-위가대원> 아주 깊은 밤. 불은 모두 꺼져 있고

환관 복장의 눈빛이 음침한 자들이 여기저기서 경비를 서고 있고

월동문이 있는 높은 담장으로 구분된 화려한 정원. 그 정원에 자리한 화려한 건물. 이하의 묘사는 <투천환일>에 나온 <위가대원>과 동일하며 건물 안에서 잠이 든 위태극의 마누라도 <투천환일>에서 위태무의 마누라였던 매화부인 매초풍 캐릭터다.

어둑한 침실. 아주 화려

넓은 침대에서 거의 알몸으로 자고 있는 미녀. 야하고 천박한 인상이지만 육감적이면서도 미인이다. 위태극의 아내인 매화부인 매초풍이다.

잠든 매화부인의 얼굴 배경으로 나레이션. <-위태극의 처 매화부인(梅花夫人) 매초풍(梅草豊)>

톡톡! 누군가의 매화부인의 뺨을 때리고

매화부인; [당... 당신이에요?] 억지로 잠에서 깨어나고

매화부인; [밤도 늦었는데 그냥 주무시지 않고...] + [!] 눈 뜨며 말하다가 눈 부릅

침대 옆에 서서 내려다보는 청풍. 여전히 환관 복장이고 방이 어두워서 얼굴이 자세히 보이지는 않지만 한쌍의 눈이 어둠 속에서 강렬하게 빛나고

매화부인; [누구...] 비명 지르려 하며 일어나려는 자세. 하지만

콱! 매화부인의 입을 틀어막는 청풍의 우왁스러운 손길. 매화부인의 잎을 틀어막으면서 침대에 짓누른다

매화부인; [끄윽...] 청풍을 밀쳐내려 바둥. 공포에 질리는 얼굴. 그때

청풍; <내 눈을 봐라!> 매화부인의 입을 틀어막은 채 눈을 빛내며 전음으로 말하는 매화부인

쩡! 벼락에 맞은 표정으로 눈을 치뜨는 매화부인

청풍; <내가 누군지 잘 봐라!> 쩡! 지잉! 눈에서 원형의 파문. 최면술을 거는 모습이고

매화부인; (이... 이 사람은...) 눈이 몽롱해지고

스스스! 청풍의 얼굴이 변하더니

쿵! 청풍의 얼굴이 위태극의 얼굴로 변한다. 매화부인이 최면술에 걸린 모습이고

매화부인; (상공?) 눈 치뜨고. 이하 매화부인의 눈에는 청풍이 위태극으로 보인다.

청풍; (되었다!) 안도.

청풍; (술법의 요체인 지극지심으로 최면술을 구사하자 이 여자의 정신을 완전하게 지배할 수 있게 되었다.) 슥! 손을 매화부인의 입에서 떼고. 그러자

매화부인; [하악!] 막혔던 숨을 토하고

매화부인; [뭐예요 당신? 깜짝 놀랐잖아요.] 눈을 흘기며 야한 자세로 돌아눕고. 청풍 쪽으로

청풍; [오랜만에 당신 침실을 찾아와서 놀라게 해주려고 했던 거요. 미안하오.] 옆에 앉으며 매화부인의 어깨를 쓰다듬고

매화부인; [강제로 당하는 상황을 연출해주시면 신첩이야 흥분되어서 좋지요.] 사락! 야하게 웃으며 잠옷 치마를 끌어올려 아랫도리를 드러내고

청풍; [당신을 사랑해주기 전에 먼저 할 일이 있소.] 매화부인의 몸을 쓰다듬으며

매화부인; [먼저 할 일이라니요?]

청풍; [내가 당신에게 맡겨놓은 인명부를 보고 싶으니 갖고 오시오.]

매화부인; [난 또 뭐라고...] 샐죽하며 일어나고

매화부인; [어쩐지 몇 달만에 제 침실을 찾아주신다고 했더니 딴 목적이 있었군요.] 새침한 표정으로 말하면서도 침대에서 내려서고

청풍; (역시 위태극은 인명부를 제 마누라에게 맡겨놨구나.) + [사실을 말하자면 오늘 겸사겸사해서 부인을 찾아온 거요.] 툭툭! 침대에서 내려가는 매화부인의 엉덩이를 두드리고

매화부인; [솔직하시니 그나마 화를 낼 수도 없네요.] 궁시렁 대면서도 한쪽 벽으로 가고. 탱탱한 엉덩이가 얇은 잠옷 속에서 출렁거리고

청풍; (환관의 아내들을 채호(菜戶)라고 한다. 고기는 못 먹고 푸성귀만 먹고 산다는 비아냥이 깃든 이름인데...) 매화부인이 벽으로 다가가서 그림을 한 장 떼어내려는 걸 보며

청풍; (위태극의 채호인 저 여자는 위태극이 환관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청풍; (그렇다는 건 저 여자가 위태극이 가장 믿는 측근이라는 뜻이고...)

청풍; (당연히 인명부를 어디에 숨겼는지도 알고 있을 것으로 추측했는데...) 생각하다가 + [!] 눈을 번뜩이며 매화부인을 보고

매화부인이 떼어낸 그림 뒤에는 비밀 금고가 있다.

청풍; (그림 뒤에 금고가 숨겨져 있었다.)

꾹꾹! 금고에 달린 단추를 누르는 매화부인. 이어

덜컹! 금고 문을 여는 매화부인. 금고 안에는 여러 가지 물건이 들어 있다

청풍; (다행히 어렵지 않게 인명부를 손에 넣게 되었구나.)

안에서 책을 한권 꺼내는 매화부인

매화부인; [여기 있어요.] 두 손으로 책을 내밀며 다가오고

청풍; [고맙소 부인.] 한손으로 받고. 이어

청풍; [내 눈을 보시오.] 다른 손으로 매화부인의 엉덩이를 만지면서

청풍; [당신은 지금까지 아무것도 보지 않았고 오늘 밤 나를 만난 적도 없는 것이오.] 징! 매화부인을 올려다보는 눈에서 빛이 나고

매화부인; [나... 나는...] 눈빛이 몽롱해지더니

매화부인; [졸... 졸려서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아요.] 비틀거리며 침대로 올라가더니

털썩! 그대로 쓰러져 잠이 든다

청풍; (순진한 건지 머리가 나쁜 건지 모르지만 최면술에 쉽게 걸리는 여자다.) 야한 자세로 누워 잠이 든 매화부인을 보고

청풍; (덕분에 뒤탈이 없이 인명부 건을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인명부를 펼치고

청풍; (이 인명부가 만귀비 손에 들어갔다는 걸 위태극이 몰라야만 한다.) (방법은 한 가지!) 눈 번득이며 인명부를 펼쳐들고

<내용을 모두 암기해버리는 것이다.> 징! 청풍의 눈이 빛나고

청풍; (다행히 난 한번 번 것은 그대로 기억해내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스륵! 종이를 넘기며 인명부를 읽어가고

청풍; (내용을 모두 암기한 후 인명부를 제 자리에 두면 위태극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를 것이다.) 집중해서 인명부를 넘기고. 그러다가

청풍; (맙소사!) 놀라고

청풍; (이 사람까지 위태극의 수하였다니...) (명나라는 이미 오래 전부터 위태극의 수중에 들어가 있었던 셈이구나.) 흥분하면서 인명부를 읽고

<이틀 후 주기각이 역모에 성공해서 제위에 오른다 해도 명나라 황실은 사실상 위태극이 지배하는 셈이 될 것이다.> 인명부를 읽는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257>

<-자금성> 깊은 밤.

어느 건물. 외진 곳에 있어서 주변에 인적은 없고. 주기각이 머무는 건물이다

그 건물로 다가오는 위태극

위태극; (이시하가 종질이라고 속인 이 자...) 수중의 종이를 보고. 물론 그 종이에는 청풍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위태극; (내 예상이 틀리지 않았다면 천진에서 주견심을 구해간 자와 동일인일 것이다.) 건물의 문으로 다가가고

위태극; (그걸 확인해줄 계집이 이 안에 있다.) + [실례하겠네 우소저!] 덜컹! 문을 열고 들어가고

위태극; [밤이 늦었지만 급히 확인할 것이 있어서...] 방안으로 들어서다가 눈 치뜨고

어둑한 방안. 난장판. 집기가 깨져있고 술병이 뒹굴고. 물론 깨진 술병들도 있고,. 침대에는 어떤 여자가 누워있다

위태극; (보고는 받았지만 심각한 상황이로군.) 탁! 문을 닫고 방안으로 들어서며 찡그리고.

위태극; (냉철하고 약삭빠르던 저 계집이 이지경이 된 건...) 침대를 보며 다다가고. 침대에는 거의 알몸이 여자가 늘어져 있다. 바로 귀희다. 술에 만취한 모습이고

위태극; (주기각이 이년을 유린했다는 보고가 사실이었다.) 침대 옆에 서서 귀희를 내려다보고

귀희; [왜요?] 눈 감은 채 말하고

귀희; [당신도 내 몸뚱이에 관심이 있어서 이 깊은 밤에 찾아온 건가요?]

위태극; [아니라는 거 잘 알지 않느냐?] 드륵! 한숨 쉬며 근처의 의자를 끌어당기고

위태극; [손주놈의 여자인 네게 노부가 어떻게 딴 마음을 품을 수 있겠느냐?]

귀희; [마음에도 없는 말을 태연하게 할 수 있는 게 당신 네 위씨 집안 인간들의 장기지.] 냉소하고

위태극; [틀린 말은 아니다만 노부가 널 여자로 보지 않는다는 건 사실이다.]

귀희; [그렇다 치고... 이 깊은 밤에 무슨 일로 날 찾아온 건가요?]

귀희; [어떤 미친 인간에게 짓밟혀 만신창이가 된 내가 걱정 되어 찾아온 건 아닐 테고...]

위태극; [이 용모파기의 인간을 확인해주었으면 한다.] 슥! 그림을 내밀고

귀희; [야심한 중에 날 찾아온 이유가 겨우 초상화 한 장 보여주려고...] + [!] 말하다가 눈 부릅뜨고. 고개 돌린 자세

위태극이 내민 종이에는 환관 복장인 청풍의 얼굴이 그려져 있고

귀희; [흑!] 벌떡 일어나고

위태극; (역시!) + [본 적이 있는 얼굴이냐?]

귀희; [천진... 천진에서 하마터면 날 죽일 뻔한 그 놈이에요.] 달달 떨며 물러나 앉고

위태극; [틀림없느냐?] 강렬한 눈빛으로 다시 묻고

귀희; [그놈의 몸에서 갑자기 거대한 마귀의 형상이 일어나서 조천경의 힘도 무용지물로 만들...] + [!] 말하다가 눈 부릅

위태극; [왜 그러느냐?] + (뭔가 있다!)

귀희; [맙소사! 이제 보니 그놈은 천마성의...] 달달 떨고

위태극; [이놈이 천마성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냐?] 초상화를 다시 내밀고

귀희; [마태자 이청풍!] [그자는 바로 죽었다고 알려진 마태자 이청풍이에요!]

[!] 눈 부릅 뜨는 위태극

 

#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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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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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9>

어느 도시. 저녁 무렵. 해가 지려 한다.

주점

손님들 힐끔거리고

구석진 자리에서 혼자 술을 마시는 교소소. 안주는 없다. 이미 빈 술병이 탁자에 가득. 혼자 자음 자작하고 있다. 옆의 의자에는 혈왕잠이 들어있는 가방이 놓여있다

<젊은 계집이 대낮부터 술을 푸기나 하고...> <말세야 말세.> 나이 든 손님들 혀를 끌끌 차고. 하지만

히죽거리며 교소소를 보는 젊은 파락호들 세 명. 술 마시며 교소소를 힐끔거리고 있다

교소소; (개새끼!) 그것도 모르고 술을 마시고. 이미 만취 상태다. 그런 교소소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위진천이 어둑한 밀실에서 여자들 네명과 뒤엉켜 있던 장면이다

교소소; (날 농락할 대로 농락하고 헌신짝처럼 버려?) (결국 나를 이용해먹기 위해 제 집으로 데려갔다는 거 아니야?)

교소소; (갈아 마셔도 시원치 않을 놈!) (반드시 복수하고 말겠어!) 술을 따르는데

콱! 교소소의 손목을 잡는 거친 손

교소소; [뭐야?] 게슴츠레한 눈으로 올려다보고

사내1; [조매! 이런 곳에서 혼자 술을 마시고 있었구만.] 낮선 자가 교소소의 손목을 잡고 히죽거리고 있다. 근처 자리에서 교소소를 훔쳐보던 파락호들이다.

사내1; [눈쌀 찌푸리는 인간들도 있으니 우리끼리 조용한 곳에 가서 마시도록 하자.] 사내2와 함께 교소소의 팔을 잡고 일으키고. 사내3은 주점 안을 감시한다

교소소; [이... 이거 안놔?] 혀 꼬부라진 소리로 외치며 저항하려 하지만

교소소; [놔!] [난 네놈들이 누군지도 몰라!] 술 기운 때문에 무공도 쓰지 못해 바르작거리기만 하고

[어허 조매가 정말 술이 많이 되었구만.] [그러게 말이야. 오빠 친구들인 우리도 못 알아보고...] 주변 사람들 들으라는 말투로 말하며 교소소를 끌고 가려 하고. 사람들 힐끔거리지만 말리지는 않고

교소소; [이거 안 놔 개새끼들아?] [내가 누군지 알고 개수작들이야?] 몸부림치며 자리에서 끌려나오려는 교소소

(땡 잡았다!) (이 정도의 물건이라면 천냥쯤은 너끈히 받을 수 있겠다.) (물론 색주가에 팔아넘기기 전에 우리가 먼저 돌아가며 맛을 봐야겠지!) 파락호들 히죽거리며 교소소를 끌고 가려고 하는데

퍼억! 퍼퍽! 사내들의 등을 빠르게 찍는 여자 손가락. 그러자

펑! 컥! 충격파가 가슴으로 튀어나오고 입과 코로 피를 토하는 사내들

[크엑!] [컥!] 털썩! 퍼억! 나뒹구는 파락호들

[헉!] [저... 저런...] [고수다!] 주변 탁자의 사람들 누군가를 보며 놀라고.

교소소; [끄윽!] 털썩! 끌려나오던 의자에 다시 주저앉고. 그때

백일몽; [위험 했어요 교소저!] 쓰러지는 파락호들 뒤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백일몽

교소소; [당... 당신은 위가장의 집사...] 게슴츠레 한 눈으로 백일몽을 보고

백일몽; [백일몽이에요.] 쓰러져 신음하는 파락호들 사이를 지나 교소소에게 다가오고

백일몽; [여자 혼자 술을 마시다가 취하면 무슨 험한 꼴을 당할지 몰라요.] 말은 그렇게 하면서 곁눈질로 교소소 옆의 의자를 보고. 그 의자에 놓여있는 교소소의 가방

교소소; [나... 날 설득해서 위가장으로 데리고 갈 생각이라면... 포기해!] 다시 혀 꼬부라진 목소리로 말하면서 술병을 잡고

교소소; [죽으면 죽었지... 위진천... 그 새끼한테는 안돌아가...] 주르르! 술잔에 술을 따르다가

털썩! 얼굴 탁자에 처박으면서 정신을 잃고

백일몽; [교소저!] 놀라는 척하며 급히 교소소에게 다가가고

<끌끌... 결국 맛이 갔구만.> <뉘집 딸년인지 부모 속 꽤나 썩여왔겠어.> 백일몽이 교소소의 팔을 잡고 일으키는 걸 보며 혀를 차는 주변 탁자의 손님들

백일몽; [무슨 술을 이렇게 많이 마셨대?] 사람들 들으라고 큰 소리로 말하면서 교소소의 허리를 한 팔로 끌어안고.

백일몽; [조용한 객잔으로 데려가서 쉬게 해야겠어!] 말하며 교소소 옆자리에 놓여있던 가방도 집어들고

이어 교소소를 부축해서 주점을 나가는 백일몽

백일몽; (여기까지는 순조로웠다.) 교소소를 부축해서 주점에서 나오고

백일몽; (이 계집이 지니고 있는 혈왕잠을 빼내 조용히 사라지면 된다.) (아직까지는 교주와 소교주가 낌새도 못 챈 것 같으니...) 사람들 사이로 교소소를 부축하며 멀어진다.

 

#250>

위 도시의 객잔.

객잔 안쪽의 독채

슥! 가방에서 혈왕잠을 꺼내는 여자의 손. 혈왕잠은 물론 금으로 도금이 되어 있다

백일몽; (혈왕잠!) 혈왕잠을 두 손으로 들고 흥분. 이곳은 화려한 객실. 불은 켜져 있지 않아서 어둑한데. 침대에는 교소소가 술에 취해 잠이 들어 있고 침대 옆의 탁자 앞에 선 백일몽이 교소소의 가방에서 혈왕잠을 꺼내 살펴보는 중이다.

백일몽; (드디어 우리 가문의 보물인 이것이 내 손에 들어왔다.) 빠각! 혈왕잠의 표면에 도금한 얇은 금막을 뜯어내고. 금막이 뜯기며 안쪽에서 반투명한 혈왕잠이 드러난다

백일몽; (혈왕잠을 녹여서 흡수할 수만 있으면 고금제일인이셨던 혈왕님의 능력을 그대로 물려받을 수 있다!) 껍질인 금박을 까면서

백일몽; (물론 쉬운 일은 결코 아니다.) 찌직! 혈왕잠에서 완전히 금박 껍질을 벗기는 백일몽. 혈왕잠은 원래 모습이 되고

백일몽; (위극겸 부자도 삼십년 넘게 혈왕잠을 갖고 있었으면서도 어쩌지 못한 게 그 증거다.) 혈왕잠을 들어서 보며 눈 번득

백일몽; (혈왕잠을 흡수할 수 있는 단서는 아마도 그분이 갖고 있을 것이다.) 환각 속에서 만났던 철가면을 떠올리고

백일몽; (문제는 내 생부인 게 확실한 그분이 어디에 갇혀있는지 알 수가 없다는 점인데...) 고민하고. 그러다가

백일몽; (위극겸은 북경에서 무언가 일을 꾸미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꾸미고 있으며 그 일을 직접 추진하는 자가 누군지는 철저하게 함구해왔다.)

백일몽; (그 때문에 나는 물론이고 심지어 친 아들인 위진천조차 북경에서 일을 진행하고 있는 자가 누군지 모르고 있다.)

백일몽; (어쩌면...) 눈 번뜩

백일몽; (철가면... 날 천파라고 불렀던 그분도 북경 모처에 갇혀있을 가능성이 많다.)

백일몽; (혈교의 추격을 따돌리려면 사람들이 많은 곳을 찾아가 잠복하는 게 최선...) (위극겸 부자의 추격을 피할 겸 북경으로 가보자.) 문으로 가고

문가에 서서 문 열기 전에 침대 쪽을 돌아보는 백일몽

교소소; [나쁜 새끼...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가 있어?] [아빠, 죄송해요. 못난 딸을 용서하세요.] 울면서 잠꼬대를 하고 있다

백일몽; (같은 여자로서 동정심이 생기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위진천에게 철저하게 농락당하고 버림을 받았으니..)

백일몽; (그래도 넌 이 언니에게 고마워해야만 한다. 내 덕분에 하루라도 빨리 위진천의 실체를 알게 되었으니..) 끽! 문 열고 나가는 백일몽

백일몽; (혈왕잠을 혈교 총단 밖으로 운반해준 것으로 내게 입은 은혜를 갚은 것으로 알겠다.) 탁! 밖에서 문을 닫고

백일몽; (혹시 추적이 있을지도 모르니 한시라도 빨리 교소소와 멀어져야만 한다.) 휘익! 밤 하늘로 날아오르고

<부디 내 생각대로 아버지가 북경의 어딘가에 갇혀있기를 바랄 뿐이다.> 밤하늘로 날아가는 백일몽의 모습 배경으로 백일몽의 생각 나레이션

 

#251>

<-북경> 밤. 백일몽이 있던 도시와 같은 시간

웅장한 장원. 환관 복장의 무사들이 눈 번득이며 지키고 있고. 정문의 현판에는 <威家大院>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투천환일>에 나온 위가대원과 같은 모습으로 차용 가능

 

어둑한 감옥. 바로 철가면이 갇혀 있는 곳. 침대에 철가면이 누워있다.

쩡! 무언가 벼락에 맞은 듯한 느낌을 받는 철가면

천천히 눈을 뜨는 철가면.

그런 철가면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백일몽이 금박을 완전히 벗겨낸 혈왕잠을 쳐들어서 보는 장면

철가면; (천파야!) 흥분하고

철가면; (네가... 네가 드디어 출신내력을 알아차렸구나.) 눈물이 글썽이고

철가면; (혈왕조사님의 모든 것이 깃들어 있는 혈왕잠도 손에 넣었고...) 주먹이 꽉 쥐어진다. 철컹! 그 바람에 손목에 채워진 족쇄와 연결된 쇠사슬이 작은 소리를 내고

철가면; (어서 아비를 찾아와라! 이 못난 아비가 삼십여 년의 세월동안 이 지옥에 갇혀 지내면서 마침내 알아낸 비결...) (혈왕잠을 네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줄 테니...) 주르르! 눈물이 흐르고. 바로 그때

[무슨 좋은 꿈을 꾸는 것이오 교주?] 갑자기 들리는 소리. 움찔! 하는 철가면

위태극; [눈물까지 흘리는 걸 보면 평범한 꿈은 아닐 테고...] 쿵! 쇠창살 밖에 뒷짐 짚고 서있는 위태극. 음산한 표정으로 웃고 있다

위태극; [혹시 얼굴도 못 본 자식과 상봉하는 꿈이라도 꾸신 것이오?] 눈 번뜩이며 묻고

철가면; [위태극!] 고개 조금 돌려 보면서

철가면; [또 헛소리나 하려고 찾아온 건 아닐 터...] [용건이나 빨리 말하고 꺼져라.]

위태극; [혈왕의 후손들에게는 불문의 육신통(六神通)과 유사한 능력이 전해진다고 들었소.] 자기 할말만 하고

위태극; [그래서 앞날을 내다보거나 천리 밖의 일을 보기도 한다던데...] [그 능력으로 어딘가에 있는 교주의 핏줄을 보신 것이오?]

철가면; [허튼 소리 하러 찾아온 거라면 그만 자겠다.] 다시 눈을 감고

위태극; [물론 속하가 오늘 교주를 찾아뵌 것은 알려드릴 게 있어서요.] [그것도 두 가지씩이나...]

철가면; [...] 대답하지 않고

위태극; [첫 번째 소식은 앞으로 며칠간은 교주에게 문안인사를 드릴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오.]

위태극; [먼 길을 떠나기 때문은 아니고...] [이틀 후에 경천동지할 큰일이 벌어지기 때문에 교주에게 신경을 써드릴 수가 없게 되었소이다.]

철가면; [네놈 입에서 경천동지라는 말이 나온 걸 보니 이틀 후면 죄 없는 생명이 숱하게 사라지겠구나.] 냉소하고

위태극; [유감스럽지만 그렇소이다.]

위태극; [정권이 바뀌면 기득권 세력에 대한 숙청은 필연적이니...] 짐짓 한숨 쉬고

철가면; [황제를... 바꿔치기 할 생각이로구나.]

위태극; [과연 혈왕의 적손(嫡孫)답소이다. 한 두 마디만 들으시고도 전후의 맥락을 파악하시다니...] 짝짝 박수치고

철가면; [지금까지도 네놈이 국정을 농단해온 게 아니었느냐?]

위태극; [그랬는데...] [우리 위씨일족에게 강호 무림의 패권을 주겠다고 약속한 인간이 있어서 합작을 하게 된 것이오.]

철가면; [성공하라는 덕담은 못해주겠고...] [어쩐지 토사구팽(免死狗烹)이라는 고사가 생각나는구나.] 냉소하고

위태극; [걱정해주시는 건 고맙지만 우리 위씨일족이 어디 남에게 이용당하고 버림받을 가문이오?]

위태극; [혈교의 비밀호법(秘密護法)이었다가 혈교를 통째로 집어삼킨 나 위태극의 전력이 그걸 증명하고 있지 않소이까?] 자기 가슴을 손바닥으로 치면서 말하고

철가면; [배신과 모략이 너희 위씨일족의 장기이긴 하지.] 냉소

위태극; [칭찬으로 듣겠소이다.] 포권하고

위태극; [교주께 알려드릴 두 번째 소식은 어떤 계집에 관한 것이오.] 음산하게 눈 번뜩이며 말하고

꾹! 자기도 모르게 주먹 쥔 손에 힘이 들어가고

위태극; [지금으로부터 이십오 년 전, 교주의 시중을 들던 손이교(孫二嬌)라는 시녀가 갑자기 모습을 감췄던 일을 기억하실 것이오.] 음산한 표정으로 철가면의 반응을 살피고

철가면; [...] 대답하지 않고 침묵하고

위태극; [지난 번 일도 있고 해서 혈교의 조직망을 총동원해서 그년의 종적을 찾아왔는데 다행히 성과가 있었소이다.]

철가면; [...] 여전히 침묵

위태극; [그 교활한 년이 글쎄 손대낭(孫大娘)이란 이름으로 개명을 한 후 지금까지 고아원을 운영해왔지 뭐요?]

위태극; [아마 하루 이틀 사이에 그년을 사로잡을 수 있게 될 테고...] [그럼 실로 오랜만에 교주와 대면을 시켜드릴 수 있을 것이외다.]

철가면; [꼴리는 대로 해라.] 냉소

철가면; [난 너무 오래 전 일이라 손이교라는 시녀가 어떻게 생겨먹었었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으니...]

위태극; [무정하시구려 교주!] 혀를 차고

위태극; [당시 속하는 교주를 시중 든 계집들의 몸을 철저하게 검사했고, 덕분에 손이교가 교주의 사랑을 여러 차례 받은 것을 확인했었소이다.]

위태극; [한 두 번도 아니고 수십 차례 만리장성을 쌓은 계집의 얼굴이 생각나지 않다니...] [손이교가 들으면 서운해 하겠소!]

철가면; [날 찾아온 이유가 두 가지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라고 하지 않았느냐?] 고개 돌려 노려보고

위태극; [예예!] [볼일은 다 봤으니 속하 이만 물러가겠소이다.] 포권하고

위태극; [조만간 손이교와 그년이 싸지른 교주의 핏줄과 대면하게 되실 테니 미리 마음의 준비는 해두시구려.]

위태극; [그것들이 교주 눈앞에서 가랑이가 찢어져 죽는 꼴을 보지 않으려면 혈왕잠을 용해할 수 있는 비결을 토설하셔야할 테니 말이오.]

철가면; [개소리가 끝났으면 본좌는 이만 자겠다.] 눈 감고

위태극; [주무시는데 방해를 해드렸소이다. 좋은 꿈 꾸시오.] 얄밉게 포권하고

위태극; (틀림없다!) 돌아서는 위태극의 얼굴에 음산한 웃음이 서리고

위태극; (손이교의 종적을 찾아냈다는 말을 듣는 순간 저 인간에게서 감출 수 없는 격동이 감지되었다.) 입구 쪽으로 가면서 감옥 안의 철가면을 곁눈질하며 웃고

위태극; (손이교는 십면혈신의 손자인 저놈 용린(龍鱗)의 애를 밴 상태에서 종적을 감춘 게 확실해졌다.) 탕탕! 닫힌 철문 앞에 이르러 철문을 가볍게 두들기고

철컹! 열리는 철문

위태극; (그리고 혈교 역사상 최고의 기재 소리를 듣던 용린이라면 혈왕잠을 용해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냈을 가능성이 크다.) 열리는 철문을 보는 위태극. 밖은 지하통로인데 환관 복장의 노인 둘이 지키고 있다. 쌍둥이다. <투천환일>에서 황태자가 치료 받던 밀실 입구를 지키던 쌍둥이 노환관들 캐릭터

위태극; (손이교를 잡아서 그년이 싸지른 용린의 애새끼를 손에 넣어야만 한다.) 노환관들이 열어주는 철문을 나서고. 고개 숙여 인사하는 쌍둥이 노환관들

위태극; (아무리 독한 심보라도 제 새끼가 눈 앞에서 죽을 위기에 처하면 입을 열 수 밖에 없을 테니...) 음산하게 웃는 위태극의 얼굴 크로즈 업. 뒤에서 쌍둥이 환관들이 철문을 다시 닫고 있다.

 

철컹! 철문이 닫히는 모습을 감옥 안에서 보여주고

철가면; (손이교...) 젊은 시절의 손대낭을 떠올리고

철가면; (제발 잡히지 마라! 우리 딸을 위해서라도...)

<부디 혈교의 열조들께서 손이교와 천파 모녀를 지켜주시기를 바랄 뿐이다!> 강옥에 혼자 남아 간절히 기원하는 철가면의 모습

 

#252>

<-자금성> 깊은 밤.

<-내원(內院)> 높은 담장으로 구분된 여자들만의 구역. 무장한 환관들이 경비를 돌고. 궁녀들이 가끔 오간다. 늦은 밤이라 인적은 별로 없다.

스윽! 어둑한 담장 아래 유령처럼 나타나는 청풍. 복장이 환관 복장이다. <건곤일척 자료집 25페이지>에 나온 환관 복장의 청풍이다.

청풍; (여기가 자금성의 내원...)

청풍; (환관이 아니면서 운대문(雲臺門) 안쪽으로 발을 들인 자는 삼족(三族)이 주멸(誅滅)당하는 극형에 처해진다.) 어둠 속에서 나와 건물들 사이를 걸어가며 긴장하고

청풍; (황실의 혈통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인데... 일단 운대문을 넘어선 사내는 어떤 신분이라도 극형을 면하지 못한다.) 건물들 사이를 두리번거리며 걸어가고

청풍; (운대문 안으로 들어설 수 있는 사내는 오직 황제와 황제의 아들들뿐이다.) 오가던 궁녀와 환관들 그런 청풍을 힐끔거리고

<누구야?> <글쎄 처음 보는 얼굴인데...?> <새로 들어온 신입인가?> 오가던 궁녀와 환관들이 수군대고

청풍; (성화제와 궁녀 기씨의 도움을 받아 환관으로 위장하고 내원에 잠입하긴 했다만...) 그런 궁녀와 환관들에게 굽신거리고 가식적인 웃음 지으면서 걸음 옮기고

청풍; (만에 하나 신분이 들통 나기라도 하면 대역죄인으로 몰려 중원에는 발을 붙이고 살 수 없게 된다.) 생각할 때

스슥! 슥! 돌연 유령같이 나타나 청풍을 포위하는 중년의 환관들 네 명. 눈빛들이 살벌하고. 얼굴에는 수염이 전혀 나있지 않다. 주변의 궁녀와 환관들 깜짝 놀라고

청풍; (역시...) 눈 번뜩일 때

<낮선 내가 눈에 띄자마자 고수들이 들이닥치고... 자금성, 특히 내원은 용담호혈(龍潭虎穴)이로구나.> 슥! 척! 사방에서 청풍의 몸에 칼을 겨누는 중년의 환관들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중년 환관1; [네 놈 누구냐?] + 청풍; (이자들은 강호에 나가도 충분히 백대고수 안에 들 수 있는 실력을 지녔다.) 겁먹은 표정

중년 환관2; [낮까지만 해도 못 보던 얼굴 아닌가?] + 청풍; [살... 살려 주십시오 선배님!] 겁에 질려 달달 떠는 표정 지으며

청풍; [후... 후배는 오늘 낮에 상시태감(常侍太監)님의 추천으로 입궁했습니다요.] [그래서 후배의 얼굴이 낯서실 것입니다요.] 두 손 모아 비는 시늉하고

중년 환관1; [상시태감님의 추천으로 입궁을 했다?]

중년 환관2; [그런 얘기는 못 들었는데?] 갸웃

중년 환관3; [상시태감님이 깜빡하고 공지를 안 했을 수도 있네.]

중년 환관4; [일단 상시태감님께 데려가서 확인해보도록 하세.]

중년 환관1; [그 전에 먼저 확인할 게 있지.] 콱! 청풍의 사타구니를 기습적으로 움켜잡는 그놈. + 청풍; [힉!] 기겁하고

중년 환관2; [어떤가?]

중년 환관1; [음...] 청풍의 사타구니를 주물럭거리고

청풍; (이럴 줄 알고 미리 고환을 축골공을 써서 몸속으로 끌어들였지!) + [으으으!] 겁에 질린 표정으로. 직후

중년 환관1; [틀림없네!] 청풍의 사타구니를 만지면서

중년 환관1; [고추는 달려있지만 씨주머니는 확실히 떼었구만.] 슥! 청풍의 사타구니에서 손을 떼고

중년 환관2; [그럼 일단 우리들과 같은 내신(內臣;환관)인 건 분명하군.]

중년 환관1; [그래도 상시태감님으로부터 확인을 받기 전에는 완전히 신뢰할 수 없네.] 힐끔 청풍을 보며. 청풍은 겁에 질린 표정 지으며 그자의 눈치를 보고

중년 환관3; [경계를 늦추면 안되겠지! 가자!] 쿡! 칼 끝으로 청풍의 등을 찌르며 말하고

청풍; [분... 분부 따르겠으니 죽이지만 말아주십시오.] 겁에 질린 표정으로 눈물까지 글썽이면서 말하고

중년 환관1; [그 새끼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겁은...] 피식 웃고

중년 환관1; [죽이지 않을 테니까 얼굴 피고 따라 와라.] 앞장 서고

청풍; [감... 감사합니다요.] 억지로 웃으며 따라가고.

네 명의 중년 환관들에게 에워싸인 채 걸어가는 청풍. 지나가던 궁녀와 환관들이 힐끔거리며 그런 청풍을 보고

청풍; (여기까지는 예상했던 대로의 전개다.) 곁눈질로 중년 환관들 살피며. 얼굴은 여전히 겁 먹은 표정

<자금성 내원의 환관과 궁녀들 중에서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지를 구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성화제가 의자에 앉아 말하던 장면을 떠올리는 청풍.

이하 회상

 

성화제; [그나마 확실하게 믿을 수 있는 자는 만귀비의 측근인 상시태감 이시하(李時下)다.] 추운장의 거실 상좌에 의젓하게 앉아 말하는 성화제. 탁자를 사이에 두고 청풍과 야차선녀가 앉아있고. 분이는 성화제 옆에 시립해 있다.

성화제; [만귀비의 친척인 이시하는 만귀비가 궁에 들어올 때 자궁(自宮;스스로 양물을 제거함)하고 따라 들어온 자라 신뢰할 수 있다.]

성화제; [위태극의 눈에 띄이기 전에 이시하를 만나라. 그럼 그자가 이공을 만귀비에게 안내해줄 것이다.]

회상 끝

 

청풍; (성화제는 간단하게 말했지만 이시하를 만난다 해도 그가 과연 나를 믿어줄 지는 의문이다.) 걸어가며 생각하고

청풍; (여차하면 피를 좀 보더라도 자금성을 탈출해야만 한다.) 생각할 때

[무슨 일이냐?] 맞은편에서 누군가 오며 말 걸고

노환관; [마마님들께서 잠자리에 드실 시간인데 웬 소란이냐?] 다가오는 노환관. 바로 만귀비를 만나 보고하던 노환관. 그 뒤를 젊은 환관 한 놈이 따라오고 있다. 젊은 환관은 15-6세 정도로 앳되 보이는 소년인데 예쁘장하다. <협기천추 자료집 제3페이지>의 <예형> 캐릭터. <아랑힐월>에도 나왔었음. 만귀비의 측근이다.

[상시태감님!] [태감님을 뵙습니다.] 급히 인사하는 중년 환관들.

청풍; (저 늙은 환관이 상시태감 이시하!) 눈 번뜩이고

중년 환관1; [마침 잘 오셨습니다.]

중년 환관1; [이자가 공공께서 추천하여 오늘 입궁한 자가 맞는지요?] 자신을 따라온 청풍을 가리키며 묻고

노환관; [내가 추천하여 입궁한 자라니 무슨 헛소리를...] + [!] 말하다가 눈 부릅뜨고

슥! 청풍이 포권하는 척 하며 오른손을 가슴 앞에 대는데, 가운데 손가락 중심부에 반지가 하나 끼워져 있다. 바로 성화제가 청풍에게 빼준 그 반지다. 반지의 보석이 특이하다. 다이아몬드인데 색이 붉다

노환관; (저 반지!)

<귀비마마께서 폐하의 생일에 선물로 주신 적룡금강환(赤龍金剛環)이다.> 반지 크로즈 업 배경으로 상시태감의 생각 나레이션.

노환관; [난 또 뭐라고.] 찡그리는 시늉하고. 이어

노환관; [황보(皇保)!] [네 놈, 이 늦은 시간에 내원을 싸돌아다닌 것이냐?] 청풍에게 눈을 부라리고

청풍; (다행히 성화제가 내게 준 반지를 알아보았다.) + [죄... 죄송합니다 당숙!] 안도한 표정으로 굽신거리고

<당숙?> <상시태감님의 조카였나?> 중년 환관들 움찔! 하고

청풍; [입... 입궁한 첫날밤이라 잠이 오지 않아서 바람 좀 쐬러 나왔다가 그만 길을 잃었어요.] 울상 짓고

노환관; [칠칠치 못한 놈 같으니...] 혀를 차고

노환관; [가서 일들 봐라. 저 못난 놈은 내 외가쪽의 조카 놈이다.] 가라고 중년 환관들에게 손짓을 하고

[공공의 조카셨군요.] [저희들이 몰라 뵙고 좀 거칠게 다뤘습니다.] [임무가 임무인지라 공공께서 너그러이 해량해주십시오.] 굽신거리는 중년 환관들

이어 서둘러 현장을 떠나는 중년 환관들

노환관; [따라와라! 잠들기 어려우면 귀비마마께 인사나 드리러 가자.] 돌아서서 걸어가고.

청풍; (늙은 생강이 맵다더니...) + [예 당숙...] 쪼르르 노환관을 따라가고

청풍; (성화제가 내게 준 반지 하나만 보고도 즉시 상황 파악을 했다.) + [형제는 누군고?] 자신과 함께 노환관을 따라가는 예형을 돌아보며 묻고

예형; [저는 귀비마마의 시종인 예형(芮衡)이라고 해요.] 계집애처럼 얼굴 붉히며 말하고

청풍; [예형제였구만.] 포권하고

청풍; [나이는 나보다 어린 것같지만 내신으로서는 선배이니 많이 가르쳐주길 바라네.] 넉살 좋게 웃고

예형; [예...] 억지로 웃고

청풍; (계집애처럼 수줍음이 많은 녀석이로구만.) 곁눈질로 보며 피식

청풍; (하긴 남자를 잃으면서 여성화 되는 게 환관들의 숙명이긴 하지.) 생각할 때

노환관; <위태극의 졸개들 손에서 폐하를 구한 게 그대인가?> 앞서 가며 전음으로 묻고

청풍; <그렇습니다.> 전음으로 대답하고

노환관; <폐하의 존체는?> 긴장한 표정으로

청풍; <다행히 무탈하십니다. 안전한 곳에 계시기도 하구요.>

노환관; <다행이로군! 정말 다행이야!> 안도의 한숨

노환관; <명조의 열조들께서 폐하를 보우하셨구먼.> 몸을 약간 떨고

청풍; (감격에 겨워하는 게 가식이 아니다.) 눈 번뜩

<이 늙은 환관이라면 믿을 만하다.> 함께 가는 세 사람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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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

<-위가장> 아침. 해가 막 떴다

위진천; [교소소가?] 아침 먹다가 흠칫. 장소는 거실이고. 야한 차림의 여자들이 시중을 든다. 밤에 위진천과 응응하던 여자들. 나이 든 무사 한명이 보고한다.

무사; [예! 삼경이 지날 무렵 돌연 본장을 떠났습니다.]

위진천; [떠난 이유가 뭐냐?] 음식 먹으면서 좀 불쾌한 표정

무사; [속하들도 그것까지는...] 눈치 보며

위진천; (내가 혈염사교와 재미를 보던 장면을 봤기 쉽군.) + [그 년이 떠나는 걸 방치했단 말이냐?]

위진천; (헌데 그년이 어떻게 총단 깊은 곳에까지 들어와서 그 장면을 목격한 것인가?) + [여러 모로 쓸모가 많은 계집인데?] 무사를 노려보고

무사; [교소저가 떠나는 걸 막으면 자해를 하겠다고 협박하는 바람에...]

위진천; [그럼 나에게 알리기라도 했어야지!] 탕! 젓가락을 세게 내려놓고. 시중들던 여자들 기겁하고

무사; [너무 늦은 시간인지라... 그리고 백영주의 지시도 있고 해서...] 비지땀을 흘리고

위진천; [백일몽의 지시?]

무사; [백영주는 자신이 교소저의 뒤를 쫓아갈 테니 소교주님께는 알리지 말라고 했습니다.] 눈치 보면서

위진천; [백일몽이 교소소를 따라갔으면 됐다.] 다시 젓가락 들고

안도하는 무사

위진천; [여차하면 백일몽이 그년을 강제로라도 데려오겠지.] 다시 음식 먹고

위진천; [그후로 백일몽으로부터 연락은 왔느냐?]

무사; [일각 전쯤에 본교의 정주(鄭州)지부에 들러 전서구를 날려 왔습니다.] [교소소가 유령산장쪽으로 가는 것같다고...]

위진천; [백일몽과는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해라.] [각 지부에 교소소와 백일몽의 행적을 주시하라는 지령도 내리고!] 가보라고 손짓하며

무사; [존명!] 포권하고

서둘러 나가는 무사

위진천; (백일몽이 교소소를 따라붙었다면 큰 문제는 없을 텐데...)

위진천; (자꾸만 찜찜한 기분이 드는 것은 어째서인가?) 오만상

 

#244>

<-북경> 역시 아침

<-추운장> 아침이지만 여전히 안개에 덮여있다.

 

웅웅이 울창한 숲에서 장작을 패고 있고. 화가 안 풀린 모습

 

자웅이는 부엌에서 음식 준비를 하는 데 침통하다.

 

건물의 어느 방 방문을 조금 열고 안을 들여다보는 조진진

어둑한 방안. 같은 침대에 누워 곤히 잠이 든 성화제와 분이. 둘 다 옷을 입은 채 서로를 꼭 끌어안은 모습으로 자고 있다

조진진; (누가 업어 가도 모르게 깊이 잠이 들었네.) 안을 살피며

조진진; (하긴 밤에 그 난리를 겪었으니 기진맥진 해졌겠지.) 한숨

성화제를 꼭 끌어안고 잠이 든 분이

조진진; (궁녀 기씨...) (운남성의 소수민족인 요족 출신이고 이름은 기옥분(紀玉粉)이라던가?) 분이를 보며

조진진; (참으로 기구한 인생이다. 사내구실을 못하는 지아비를 섬기고 평생을 살아가야하니...) 한숨 쉬며 조심스럽게 문을 닫아주고

조진진; (그에 비하면 아버지가 보내주신 나의 그이는...) 얼굴 발개지며 돌아서고

조진진; (아버지가 평생 모으신 재물을 숨겨두신 보물창고의 열쇠를 그 사람에게 주신 뜻은 분명해.) 청풍을 떠올리며 자웅이 음식 준비 하는 부엌 쪽으로 가고

조진진; (외동딸인 날 책임지라는 암시를 하신 거야.) 부엌으로 들어가고. 돌아보는 자웅

조진진; (물론 그 둔탱이가 알아차릴지는 모르겠지만...) + [선녀님께 차라도 내갈까요?] 한숨 쉬며 부엌으로 들어서고

자웅; [손님들의 기침이 늦어지니 선녀님과 이공자님이 간단히 요기를 하시도록 준비 해야겠지요.] 끄덕이고

조진진; (뭐 그 사람이 눈치 채지 못하면 선녀님이 알아서 언질을 해주시겠지.) 얼굴 발개지며 찻잔을 챙기고

의미심장하게 그런 조진진을 보는 자웅

 

#245>

거실에서 마주 앉아 대화하는 청풍과 야차선녀

야차선녀; [귀희... 그년도 북경 근처에 와있을 줄은 몰랐구나.] 한숨

청풍; [아마 주기각을 따라 왔을 것입니다.]

야차선녀; [만난 김에 사로잡아 왔으면 좋았을 것을...] 아쉬워하고

청풍; [잡았다고 생각한 순간 작은 깃발을 이용한 술법을 쓰는 바람에 놓치고 말았습니다.] 역시 아쉬운 표정

야차선녀; [그년이 이공자의 수중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호명기까지 썼구먼.] [놀라도 엄청 놀랐던 게야.] 웃고

청풍; [호명기...] [이름이 범상치 않습니다.] 귀희가 작은 깃발과 함께 사라지던 모습

야차선녀; [우리 신녀문에 전해지는 보패(寶牌)인데 이름 그대로 그걸 쓰면 어떤 사경(死境)에서도 한 번은 벗어날 수 있다.]

청풍; [한번만입니까?]

야차선녀; [자기 목숨의 상당 부분을 내놔야만 만들 수 있는 보패이기 때문이다.]

야차선녀; [나도 하나 갖고 있긴 하지만 쓸 기회는 없었다.]

청풍; (등선곡에서 그걸 쓰지 않은 건 혼자서만 위기를 벗어날 수 없어서였겠구나.)

야차선녀; [귀희... 금라 그년을 잡았어야 후라언니의 저주를 풀어줄 수 있는데...] 새삼 아쉬운 표정을 짓고

청풍; [당대의 무산신녀이신 불로왜선의 저주를 풀려면 귀희의 협조가 필요한 모양입니다.] 눈치 보며 묻고

야차선녀; [큰 언니 우후라가 열세 살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은 나와 금라가 손 잡고 건 저주 때문이다.]

청풍; [저주는 오직 건 자만이 풀 수 있겠습니다.]

야차선녀; [그래서 나 혼자만의 능력으로는 후라언니의 저주를 풀어줄 수 없다.]

청풍; (그런 사연이 있었군.)

야차선녀; [반면 나와 금라에게 걸린 저주는 후라 언니가 혼자 건 것이라 후라 언니는 언제라도 우릴 저주에서 풀어줄 수 있다.]

청풍; [불로왜선께 숙이고 들어가기만 하면 오십 년을 당겨서 살아가는 저주에서 풀려나실 수가 있군요.]

야차선녀; [하지만 그러기는 죽어도 싫었다.]

야차선녀; [그래서 독심귀의를 도와서 역명천신단을 만들려고 애썼던 것이다.]

청풍; [역명천신단은 선녀님께 걸린 저주를 풀어줄 수 있군요.]

야차선녀; [역명천신단은 말 그대로 환골탈태를 시켜주는 효능이 있다.] 고개 끄덕이고

야차선녀; [사실상 새로 태어나는 셈이 되는지라 내 몸에 걸려 있는 저주도 풀리게 되는 것이다.]

청풍; [그럼 지금이라도 역명천신단을 드시는 게...] 손을 품속에 넣지만

야차선녀; [넣어둬라.] 손을 들어 말리고

야차선녀; [내가 새벽녘에 말했듯이 역명천신단을 꼭 필요로 하는 사람을 곧 만나게 될 테니...]

청풍; [알겠습니다.] 다시 손을 품에서 빼고

청풍; [헌데 귀희에게 걸린 저주는 무엇입니까?]

청풍; [겉보기에는 전혀 저주에 걸린 것같지 않던데...]

야차선녀; [후라언니가 금라에게 건 저주는...] 한숨

야차선녀; [하루라도 남자 없이는 견디지 못하는 욕망의 저주다!]

청풍; [그런...] 놀라고

야차선녀; [그 저주 때문에 금라는 지금까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내를 전전했을 것이다.] 한숨

야차선녀; [여자에게 걸릴 수 있는 저주들 중 가장 무섭고 잔혹한 저주에 걸린 셈이지.] 우울한 표정으로

청풍; [불로왜선께서는 왜 그토록 지독한 저주를 동생인 귀희에게...] 신음

야차선녀; [그것은...] 좀 망설이다기

야차선녀; [그년이 후라언니와 나의 남자를 모두 유혹해서 빼앗았기 때문이다.] 한숨 쉬고

[!] 놀라는 청풍

 

#246>

<-자금성> 역시 아침. 환관과 궁녀들이 하루 일과 준비로 분주하다

주취광생의 거처. 여긴 조용하다

주취광생; [네가 먼저 도발한 책임이 있으니 짐을 원망하진 마라.] 바지 끈을 묶으며 침대를 돌아보고. 침대에는 강간당한 귀희가 알몸으로 엎드려 울고 있다. 얇은 이불로 알몸의 대부분을 가린 모습이고 주취광생에게는 등을 보인 자세다

주취광생; [혹시 임신했을 수도 있으니 앞으로 한 달 간은 다른 사내에게 몸을 내돌리진 마라.] 문쪽으로 가며 말하고

치욕을 삼키며 이불을 손으로 움켜잡는 귀희

주취광생; [운이 좋아 짐의 아이를 뱄다면 장차 너는 천자의 어미가 될 수도 있다.]

주취광생; [그건 나중 일이고... 이틀 후에 열릴 태황태후(太皇太后)의 생일잔치 준비에 만전을 기해라.] 끽! 문을 열고 나가고

주취광생; [그 할멈 생일잔치에서 역천대업(逆天大業)이 완성될 테니...] 나간다.

탁! 닫히는 문. 혼자 남는 귀희

귀희; (죽일...) 이를 갈며 울고

귀희; (내가 호명기를 쓴 후유증으로 무력해진 틈을 타서 강간을 해?)

귀희; (전직 황제고 뭐고... 날 몸 파는 년들처럼 다룬 대가는 반드시 치르게 해준다.) 이를 갈며 울고. 이어

귀희; (소교주님...) 위진천을 떠올리고

귀희; (죄송해요! 저란 계집은 이제 소교주님을 볼 면목이 없는 몸이 되었답니다.) 오열하는 귀희

<어떤 사내라도 손을 대기만 하면 거부하지 못하는 내 몸뚱이가 저주스러울 따름이다.> 혼자 남아 우는 귀희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247>

낮. 쐐액! 사색이 되어 날아가는 신행태보

신행태보의 좌우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 색인 사내들이 함께 달리고 있다. 숫자는 십여명. 역시 검은색인 복면의 눈 부위에 뚫린 구멍으로 신행태보를 힐끔거리면서

신행태보; (저자들은 교주가 친위대로 키운 흑혈살조(黑血殺組)들이다!)

신행태보; (일체의 감정이 배제되어 두려움도 망설임도 없이 임무를 수행하고...) (그 때문에 인법사들이라 해도 저들과 일대일로 싸우면 죽을 가능성이 높다고 할 정도다.)

신행태보; (각처의 지부에 한 두명씩 배치되어 있던 저자들이 속속 모여들어 날 추적한다는 것은...)

신행태보; (교주가 날 쳐낼 작정을 했다는 뜻이다.)

신행태보; (북경에 가있는 귀희를 지원하라고 날 보낸 것도 어쩌면 적당한 핑계를 만들어 죽이려는 생각일 수도 있고...) 이를 악물고

신행태보; (어떻게든 흑혈살조들을 떨쳐버리고 어디론가 숨어버려야만 한다.) + [!] 생각하며 날아가다가 눈 부릅

앞쪽의 산봉우리에 누가 서있다. 몸이 옅은 벼락에 덮여있고

확 크로즈 업 되는 그 인물. 바로 위극겸이다. 살벌한 표정으로 서서 멀리서 날아오는 신행태보를 노려보고 있다.

신행태보; (교주!) 이를 갈고. 공포에 질리면서

신행태보; (흑혈살조들이 날 따라오기만 하고 공격은 하지 않아 이상하다 했더니만...) 팽! 직각으로 방향을 꺾어 날아가고.

신행태보; (날 교주가 기다리고 있는 이곳으로 몰아가기 위해서였다.) 팽! 날아가던 행적을 급 변경하여 날아가고. 하지만

위극겸; [달아나겠다?] 딱! 냉소하며 손가락을 쳐들어 튕기고. 다음 순간

빠카캉! 위극겸의 손가락에서 벼락이 치솟고

번쩍! 그 벼락은 큰 포물선을 그리며 신행태보에게 내려 꽂힌다.

신행태보; [혈... 혈전창(血戰槍)!] 달아나가다가 그걸 올려다보며 비명. 직후

신행태보; [크악!] 빠지지직! 벼락에 맞아 새카맣게 타며 비명 지르고

퍼억! 온몸에서 연기를 뿜어내며 나뒹굴고

스스스! 그런 신행태보 주위를 에워싸며 멈춰서는 흑혈살조들

신행태보; [끄윽...] 벌벌 떨며 일어나려 애쓰고. 온몸에서 연기가 치솟고 자잘한 벼락이 몸을 뒤덮고 있다. 그때

위극겸; [죽일 놈...] 화악! 허공에서 날아내리고

신행태보; [교.. 교주님!] 필사적으로 일어나 무릎을 꿇으려 하며 사색이 되고

위극겸; [네놈에게 회수할 물건이 없었다면 방금 전의 혈전창 일격으로 태워버렸을 것이다.] 스윽! 이를 갈며 신행태보 앞에 날아내리고

신행태보; [교... 교주님! 속하가 무슨 죄를 지었는지 알려주십시오.] [속하는 도통 지은 죄가 무엇인지 생각해낼 수가 없습니다.] 위극겸 앞에 무릎을 꿇으며 애원하고. 온몸이 타서 연기가 일어나고 있다

위극겸; [혈왕잠을 내놔라!] 손을 내밀고

신행태보; [혈... 혈왕잠이라니요?] 눈 치뜨고

위극겸; [시치미 떼어도 소용없다! 네놈이 총단의 내 거처에 잠입해서 혈왕잠을 훔쳐낸 것을 알고 있으니..]

신행태보; [아닙니다! 속하는 감히 그런 짓은 꿈도 꾼 적이 없습니다. 제발 믿어주십시오.] 쾅! 쾅! 이마를 바닥에 찍으며

위극겸; [네놈이 혈왕잠을 훔친 범인이 아니라는 것이냐?] 노려보고

신행태보; [속하의 몸을 수색해보시면 아시겠지만...] [속하는 혈왕잠을 직접 본 적도 없습니다.] 필사적으로 애원

신행태보; [하물며 그것이 어디에 숨겨져 있는지도 모르는 데 어떻게 훔칠 수가 있었겠습니까?]

위극겸; [그럼 네놈은 왜 총단에 복귀하자마자 다시 도망치듯 떠난 것이냐?]

신행태보; [그... 그건...]

신행태보; [교주님께서 속하에게 북경으로 가서 귀희를 도우라고 분부하지 않으셨는지요?] 눈치 보며

위극겸; [무슨 헛소리냐?] 찡그리고

위극겸; [본좌가 왜 네게 그런 말도 안되는 명령을...] + [!] 말하다가 눈 부릅뜨고

위극겸; [본좌가 북경에 가서 귀희를 도우라는 명령을 내렸다는 걸 누구로부터 통보받았느냐?] 급히 묻고

신행태보; [제가 총단으로 복귀하자마자 기다리고 있던 백일몽이 교주님의 분부시라면서...] 눈치 보며 대답. 그러자

위극겸; [백일몽!] 이를 갈며 고함을 지르고

위극겸; [당장 총단으로 전서구를 날려 백일몽의 신병을 확보하라고 전해라! 당장!] 흑혈살조들에게 고함

[존명!] 대답하는 흑혈살조들.

이어 한 놈이 소매 속에서 잠든 비둘기를 한 마리 꺼내고. 다른 놈들은 편지를 쓴다. 등을 숙인 놈의 등에 대고 긴 천에 글을 쓰는 놈. 그 천을 비둘기의 발목에 묶고

비둘기를 날려 보내는 흑혈살조들

멀리 날아가는 비둘기. 그 모습을 이를 갈며 보는 위극겸의 온몸에서 벼락이 감돌고

신행태보; [교... 교주님! 설마...] 눈치 보며 묻고

위극겸; [백일몽, 그년이 혈왕잠을 훔친 범인이었다.] 이를 갈고

신행태보; [백... 백일몽이 그런 짓을...] 경악하고 안도하고

위극겸; {네게 누명을 씌워 본좌로 하여금 추격하게 만든 것도 백일몽 자신이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서였다!] 이를 갈고. 눈에 핏발이 서고

신행탸보; [그.. 그런...] 사색

위극겸; (제발... 제발 늦지 않았기를 바랄 뿐이다.) 이를 갈고

<백일몽 그년이 내 침실에서 훔쳐낸 혈왕잠과 함께 위가장을 빠져나와 모습을 감춰버리기라도 하면 지난 삼십여 년의 고생이 수포로 돌아가는 셈이니...> 현장의 모습 배경으로 위극겸의 생각 나레이션

 

#248>

추가장. 이제는 오후 무렵이 되었다.

거실에서 자웅과 분이가 빈 그릇이 얹혀진 쟁반을 들고 나오고

 

청풍; [만귀비 말씀이십니까?] 경악하는 청풍. 차와 과일을 준비하던 조진진도 놀란다. 장소는 거실. 식사 마치고 차를 마시는 중이다. 조진진은 차와 과일을 탁자에 놓던 중이다. 야차선녀는 별로 놀라지 않는 표정이고

성화제; [지난밤부터 내내 생각한 끝에 내린 결론이다.] 우울한 표정으로 말하고. 여전히 상좌에 앉아있다

성화제; [낳아주신 어머니조차 남자도 여자도 아닌 짐을 혐오하여 쳐다보지도 않았었다.] 우울하게 말하고

성화제; [그렇게 생모로부터도 버림을 받은 짐을 거둬서 키워준 사람이 바로 만귀비다.] 아련한 표정으로 만귀비를 떠올리고. 만귀비가 어린 소년을 품에 안고 둥기둥기 하는 모습

성화제; [그게 연민 때문이었든 불가피한 처지에서였던 간에 만귀비가 내게 쏟은 정성은 결코 가식이 아니었다.]

청풍; (하긴 어지자지인 어린 애를 거둬서 사람 구실을 할 수 있도록 키워주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

성화제; [아마 만귀비는 분위기에 휩쓸려 짐을 제위에서 끌어내리려는 음모에 가담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짐은 확신한다.]

성화제; [시간이 지나 머리가 차가워진 만귀비가 생각을 고쳐먹었을 것이라고!] 강렬한 표정으로 말하고

청풍; (만귀비와 이 가엾은 천자 사이에는 결코 흔들리지 않는 유대감이 존재하는구나.) 깨닫고 끄덕

성화제; [대역(大逆)의 무리들을 황실에서 일소하고 짐을 다시 보좌에 앉혀줄 사람은 만귀비뿐이다.] 청풍을 보며

성화제; [그런 즉, 공이 짐에게 힘이 되길 원한다면 만귀비의 도움을 받아야만 할 것이다.] 강렬한 표정

청풍; [알겠습니다 폐하!] 포권하고

청풍; [분부하신 대로 일단 만귀비를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성화제; [이 반지를 받아라.] 반지를 하나 손가락에서 빼고.

성화제; [편지를 한 장 써줄 테니 반지와 함께 보여주면 만귀비도 공이 짐이 보낸 사자임을 믿을 것이다.] 반지를 내밀고

 

#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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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

<-천진> 여전히 밤. 포구. 하늘에는 반달

포구에 정박한 커다란 배.

갑판 위에 의자를 놓고 마주 앉은 청풍과 성화제. 귀희의 화려한 옷을 입은 분이가 성화제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있다

분이; [우연히 태후마마와 만귀비가 폐하를 폐위 시키려는 음모를 꾸미는 것을 듣게 되었어요.] 성화제의 눈치를 보며

분이; [비록 천하의 주인은 폐하시지만 자금성을 지배하는 건 태후마마와 만귀비랍니다.] 입술 깨물고

분이; [그 두 분이 결정을 내린 이상 돌이킬 방법은 없어요.] [그래서 천한 계집이 폐하를 설득해서 몰래 자금성을 빠져나왔던 거예요.]

분이; [하지만 오래지 않아서 태후마마의 심복 위공공이 알아차리고 자객들을 보내 폐하를 시해하려 든 거예요.]

청풍; [위공공이라는 자는 어떤 자요?]

분이; [이름은 위태극인데...] [삼십여 년 전 자금성에 환관으로 들어와서 지금은 환관들의 우두머리가 되어 있어요.]

청풍; [그자의 출신 내력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소?]

분이; [위공공의 출신에 대해서는 이런 저런 말이 많지만...]

분이; [저의 부족한 식견으로는 하남성 일대에서 제일 가는 부자가문인 위가장 출신이 아닌가 사료되옵니다.]

청풍; [하남성 위가장이라...]

분이; [듣자하니 칠지무제의 둘째 제자 운중신룡(雲中神龍) 위진천이 위가장 출신이라더군요.] 눈치 보며

청풍; (자금성의 내원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위태극이란 자가 위진천과 같은 집안 출신?) 눈 번뜩이고

청풍; (정황상 위진천은 혈교와 선이 닿아있다. 그렇다면...)

청풍; (혈교에서 황실을 장악하기 위해 파견한 책임자가 위태극이란 자겠구나.) 끄덕이고

분이; [위공공까지 태후마마 편에 선 이상 폐하가 안전한 곳은 중원에 없다고 봐야 해요.] 성화제의 눈치를 보며

분이; [그래서 천녀는 폐하를 모시고 해외로 탈출하려고 했던 것이랍니다.]

청풍; [무모했지만 현명한 판단이긴 했소.] 끄덕

분이; [예...] 얼굴 붉히며 고개 숙이고

청풍; (비록 천한 궁녀 신분이지만 지혜로운 여자다. 강단도 있고...) 그런 분이를 지긋이 보며생각하고

청풍; (세상에서 가장 비극적인 운명을 타고난 성화제가 그래도 아주 복이 없진 않구나.) (저토록 지혜롭고 착한 여자가 곁에 있으니...) 다시 성화제의 목에 난 상처를 살펴보는 분이를 보며 미소를 짓고

청풍; [하지만 해외로 도피하는 건 그다지 현실적인 선택은 아니오.]

돌아보는 분이와 성화제

청풍; [해외라 한들 황실의 손길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기 때문이오.]

분이; [하... 하오면 어찌 해야 위공공과 두 분 마마의 마수에서 폐하를 지켜드릴 수 있을지요?] 간절한 표정으로 묻고

청풍; [옛말에도 등하불명(燈下不明)이라고 했소.]

청풍; [다시 북경으로 돌아가 모처에 은신하며 역도들을 단죄할 기회를 엿보도록 합시다.] 진지하게

분이; [하지만 북경이라 해도 폐하께서 몸을 숨기실 만한 곳은 딱히 없는데...] 난감. 성화제는 겁에 질려 듣고만 있고

청풍; [북경 서문통에 추운장(秋雲莊)이란 장원이 있소.] [마침 난 그곳을 찾아가던 중이었으니 폐하를 모시고 함께 가도록 합시다.]

분이; [추... 추운장에 가시자는 말씀이신가요?] 겁에 질리고

청풍; (의외로군.) + [추운장에 대해서 알고 계시오?]

분이; [흉가(凶家)로 소문이 자자한 곳이랍니다.] [대낮에도 귀신이 나와서 사람들이 가까이 가길 꺼려하고 있어요.] 겁에 질리고

분이; [워낙 유명한 흉가라 구중심처에 사는 궁녀들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예요.] 겁에 질려 바르르 떨고

청풍; (야차선녀께서 사람들 접근을 막기 위해 술법을 펼쳐놓은 모양이군.) + [바로 그곳에 내 지인들이 머물고 있소.] 웃고

청풍; [아마 추운장은 북경에서 가장 안전한 곳일 텐데...] [결정은 폐하께서 내려주시지요.] 성화제에게 말하고. 분이도 성화제를 돌아보고

성화제; [이... 이공(李公) 말대로 해외로 도피하는 건 현명한 선택이 아닌 것 같다.] 분이에게 말하고. 겁에 질렸지만 표정이 의연해졌다. 돌아보는 분이

성화제; [북경으로 돌아가자 분이야!] 분이를 보며 심호흡

성화제; [감히 천자인 날 시해하려든 무리들을 용납하는 것은 참아 넘길 수가 없으니...] 단호한 표정으로 허리 펴며 말하고

분이; [존... 존명...] 고개 숙이고. 압도당한 표정

청풍; (비록 천형을 타고나 몸은 허약하지만 성화제의 몸에도 주원장의 강인한 피가 흐르고 있다.) 끄덕

<빈궁한 처지에서 몸을 일으켜 천하의 주인이 된 주원장의 피가 각성하면 천지가 한번 뒤흔들릴 것이다.> 겁을 먹었지만 그대로 의연한 표정과 자세를 취하는 성화제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240>

<-북경> 이제 새벽 무렵. 동녘이 밝아오기 시작하고. 그래도 거리에는 아직 오가는 사람이 없는데

<-자금성> 자금성의 모습

어느 건물. 덩치 좋은 궁녀들이 삼엄한 감시

만귀비; [그게 정말이냐?] 야한 잠옷 차림으로 의자에 앉아있다. 화려한 침실이다. 배경으로 나레이션 <-성화제의 총비 만귀비>

노환관; [노노가 귀비마마의 분부를 받잡고 급히 뒤따라 보낸 아이들로부터 전서구가 도착했습니다.] 늙은 환관 한명이 만귀비 앞에 서서 보고 한다. 주름진 두 손에는 가는 천조각이 몇 개 들려 있다.

노환관; [위공공이 보낸 졸개들의 시신만 발견되었을 뿐 폐하와 분이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고 하옵니다.] 가는 천조각에 적힌 글을 읽으며

만귀비; [그럼... 그럼...] 흥분과 안도

노환관; [정황상 어떤 자가 위공공의 졸개들을 몰살하고 폐하와 분이를 구해간 듯하옵니다.] 흥분 참으며

만귀비; [알... 알았다! 아랫것들을 더 풀어서 폐하의 안위를 탐문해서 보고해라.] 흥분 억누르며 나가라는 손짓

노환관; [존명!] 포권하고

침실에서 나가는 노환관. 밖에서는 덩치 좋은 궁녀들이 문을 열어주고

탁! 다시 닫히는 문. 방안에는 만귀비만 남고

만귀비; (천지신명이시여! 감사하옵니다.) 두 손 모으며 기도. 감격의 눈물

만귀비; (분위기에 휩쓸려 주기각의 음모에 동조했었는데...) (폐하가 죽을 위기에 처하자 난 비로소 깨달았다.)

만귀비; (어지자지든 뭐든 폐하는 내게 목숨보다 더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만귀비; (두 살... 핏덩이를 막 면한 그때부터 내 손으로 키워온 분이다.) (지아비라기보다는 아들이나 다름없는 그분을 시해하려는 생각을 하다니... 내가 잠시 미쳤던 것이다.)

만귀비; (제발... 제발 무사히 신첩의 품으로 무사히 돌아와주세요 폐하.)

만귀비; (그렇게만 해주신다면 두 번 다시 신첩의 품에서 떼어놓지 않을 게요. 세상 모든 인간들을 죽여서라도 폐하를 지켜드릴게요.) 두 팔로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끌어안는 몸짓으로 몸부림치며 울고

<지금 이 순간부터 나는 폐하를 지켜드리는 악귀나찰이 될 것이다!> 혼자 남아 몸부림치는 만귀비의 모습 배경으로 만귀비의 생각 나레이션.

 

#241>

역시 북경. 새벽 무렵

휘익! 어둑한 새벽하늘을 날아가는 청풍. 양쪽 옆구리에 분이와 성화제를 끼고 날아간다. 성화제와 분이는 좌우에서 청풍의 목을 끌어안고 있다. 둘 다 얼굴이 발그레 해졌다.

분이; (하... 하늘을 새처럼 날고 있어!) 할딱이며 청풍의 얼굴을 훔쳐보고

분이; (이 분 공자님 덕분에 마치 신선이 된 기분이야.)

두근두근 심장이 뛰는 분이

분이; (내게는 폐하가 계신데...) (이분 공자님의 체취만으로도 가슴이 걷잡을 수 없이 뛰는 건 어째서일까?) 할딱이고

분이; (처음으로... 내가 여자라는 걸 느끼게 해주는 분이야.)

성화제; (분이야...) 그런 분이를 보며 소리없이 한숨을 쉬는 성화제

성화제; (짐에게는 단 한 번도 보여주지 않은 그런 표정을 짓고...) (네가 이청풍이란 이자에게 느끼는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구나.) 한숨

성화제; (서운하지 않다면 거짓말이고...)

성화제; (하지만 한편으로는 기쁜 마음도 드는구나.) (오랜 세월을 함께 해온 짐이 줄 수 없는 것을 줄 수 있는 사내를 네가 마침내 만난 것같아서...)

<만일 짐이 다시 보좌를 되찾는다면 할 일이 한 가지 더 생겼구나. 짐의 대를 잇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해야 할 일이...> 날아가는 세 사람의 모습을 배경으로 성화제의 생각 나레이션. 바로 그때

분이; [저... 저기예요.] 앞쪽을 가리킨다

청풍과 성화제도 앞을 보고

분이; [천녀가 들은 대로라면 저곳이 추운장이에요.] 앞을 보고

앞쪽에 넓은 부지를 차지하고 있는 장원들이 바둑판처럼 보이는데

잘 가꿔진 장원들 사이에 폐허같은 음침한 장원이 보인다. 부지가 수천 평으로 상당히 넓지만 건물은 많지 않고 정원도 오랫동안 가꾸지 않아서 울창한 원시림처럼 변해있다. 그리고 그 장원 전체가 음산한 안개에 덮여있다.

분이; [추운장은 그전에도 흉가로 소문이 나있었지만...]

분이; [얼마 전부터는 늘 안개에 덮여있을 뿐 아니라 사람도 아니고 짐승도 아닌 괴물들이 출몰하고 있다고 해요.] 겁에 질려서 앞쪽에 다가오는 추운장을 보고

청풍; (확실하군!) 눈 번뜩

<저 장원 전체에 강력한 술법이 펼쳐져 있다.> 안개에 덮인 장원의 모습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물론 야차선녀님이 펼친 것일 테고...) 슈욱! 안개로 덮인 추운장으로 날아 내려간다. 그러자 그 순간

부악! 보이지 않는 힘이 청풍을 밀어내려 하고.

[학!] [헉!] 청풍의 몸이 튕겨지려 하자 기겁하는 분이와 성화제. 하지만

청풍; (지극지심!) 눈 부릅뜨는 청풍. 그러자

화악! 청풍의 몸이 빛에 휘감기고

펑! 밀어내는 힘을 물방울처럼 뚫고 들어가는 청풍의 몸. 물론 성화제와 분이를 안고

분이; (무... 무언가 보이지 않는 막을 뚫고 들어가고 계셔!) 흥분

 

[!] 울창한 숲속에서 도끼로 장작을 패던 곰의 형상을 한 거대한 존재가 눈을 번뜩이며 깨닫고, 수컷 곰 웅웅이다

 

펑! 추운장을 덮은 안개의 장막을 뚫고 아래로 내려오는 청풍.

원시림처럼 변한 정원 한 가운데에 잘 가꿔진 부분이 있고. 건물도 한 채 있다.

화악! 그 건물 앞으로 날아 내리는 청풍.

분이; (추운장을 지키던 금제 같은 것을 통과했어!)

청풍; [다 왔습니다.] 분이와 성화제를 내려주고

청풍; [이곳에 계시는 한 그 누구도 폐하에게 위해를 가하진 못할 것입니다.] 둘러보며 성화제에게 말할 때

[하지만 네놈은 누구도 지켜주지 못한다.] 와삭! 잘 가꿔진 정원 외곽의 원시림 같은 숲에서 무언가 나오며 말하고

[악!] [흑!] 돌아보다가 기겁하는 분이와 성화제

웅웅; [뻔뻔한 것도 정도가 있지!] [잘도 여기에 나타났구나 죽일 놈의 도둑놈!] 쿵! 원시림을 헤치며 정원으로 나서는 사람 모양의 곰. 바로 수컷 곰 웅웅이다. 조끼를 입었고 오른 손에는 커다란 도끼를 들고 있다

성화제; [히익!] + 분이; [곰... 곰이 사람처럼 말을...] 기겁하며 청풍의 뒤로 숨는 두 사람

청풍; [웅웅!] 한숨 쉬며 웅웅에게 다가가고

청풍; [등선곡에서의 일에 대해선 할 얘기가 많다. 해명할 기회를 다오.] 웅웅에게 다가가며 말하지만

웅웅; [살인자에 도둑인 네놈과 할 얘기 따위는 없다!] 부악! 거대한 도끼로 강력하게 청풍을 후려친다. 가공할 기세. 청풍은 피하지 않고

분이; [악!] + 성화제; [히익!] 비명

꽝! 청풍의 한쪽 어깨를 내리찍는 거대한 도끼. 폭발이 일어나고

분이; [공자님!] 비명 지를 때

쿵! 드러나는 장면. 청풍은 우뚝 서있다. 발이 발목까지 바닥에 박혔지만 도끼에 맞은 어깨는 옷만 갈라졌을 뿐 상처는 전혀 나지 않았다. 도끼를 내려친 웅웅이 눈을 부릅뜨고 있다. 웅웅은 키가 3미터 가까이 되어 청풍을 내려다본다

분이; [아!] 안도하고 + 성화제; [와아!] 짝짝! 자기도 모르게 박수치고

웅웅; [죽일...] 이를 갈고

웅웅; [역명천신단을 훔쳐 먹고 금강불괴가 되었구나!] 팟! 다시 도끼를 확 쳐들고

청풍; [진정하고 내 말을 좀 들어다오.] 한숨 쉬며 바닥에 박힌 발을 빼고

웅웅; [개소리는 지옥에 가서 마저 해라!] 악을 쓰며 다시 도끼를 후려치려고 한다. 날카로운 이빨 드러내면서. 그때

[그만 하세요 여보!] 뒤에서 들리는 음성. 멈칫! 하는 웅웅

자웅; [무작정 화를 낼 일이 아니에요.] 건물에서 나오는 암컷 곰 자웅. 앞치마에 손을 닦으면서 나온다

분이; (사.. 사람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곰이 또 한 마리 있어!) 놀라고. 성화제도 눈이 휘둥그레 해지고

청풍; (살았다!) + [오랜만에 뵙습니다 부인!] 자웅에게 포권하고

자웅; [마지막으로 뵌 후로 어느덧 한 달 넘게 시간이 지났군요.] 한숨 쉬며 고개 숙이고. 건물에서 나와 현장으로 다가온다

웅웅; [말리지마 임자!] [이 죄 많은 인간이 웅호(雄狐)를 죽였단 말일세!] 도끼로 청풍을 겨누며 분노하는 웅웅. 그러면서도 청풍을 공격하진 못한다.

자웅; [선녀님께서 말씀하시길 존귀하신 분들께서 이공자와 동행하셨으니 결례하면 안된다고 하셨어요.] 한숨 쉬며 다가오고. 그러자

웅웅; [존귀하신 분들?] 힐끔 분이와 성화제를 보고. 분이와 성화제는 겁에 질린 표정으로 보고 있고

웅웅; [선녀님께서 그리 말씀하셨다면 어쩔 수 없지.] 슥! 불만스러운 표정이지만 도끼를 내리며 옆으로 물러서고

분이; (선녀가 누군지 모르지만 저 곰탱이로부터 극진한 공경을 받고 있는 게 분명하네.) 생각할 때

자웅; [지존하신 분을 누추한 곳에 모시게 되어 몸 둘 바를 모르겠어요.] 두 손 앞으로 모으며 성화제에게 공손히 말하고

청풍; (야차선녀는 성화제가 찾아올 걸 알고 있었구나.)

성화제; [겸양할 것 없도다.] [짐이 이제껏 지낸 곳 중에서 이곳보다 아름답고 고결한 곳은 없었으니...] 의젓하게 말하고. 그 뒤에서 분이는 허리 숙여 자웅에게 예를 표하고

자웅; [그리 말씀해주시니 삼세의 광영이옵니다.] [안으로 드시지요.] 옆으로 몸을 돌려 성화제를 안으로 안내하고

성화제; [신세를 지겠노라.] 의젓하게 말하며 자웅을 따라가고. 분이도 종종 걸음으로 성화제를 따라가고

청풍; (몸에 배인 위엄과 자태로만 보자면 제왕으로 손색이 없는 인물인데...) 자웅을 따라가는 성화제를 보며 한숨

청풍; (어쩌다가 어지자지로 태어나 부모로부터도 해코지를 당하게 생겼는지 원...) 한숨 쉬며 역시 건물 쪽으로 걸음을 옮기려는데

턱! 청풍의 앞을 가리는 거대한 도끼. 멈춰서며 돌아보는 청풍

웅웅; [이걸로 끝났다고 생각하지 마라.] 도끼로 청풍의 앞을 가리며 날카로운 이를 드러내며 노려보고

웅웅; [난 네놈이 웅호를 죽였다는 걸 알고 있다!] [설령 선녀님과 자웅은 네놈을 용서할지 몰라도 난 결코 그럴 수 없다.] 으르렁

청풍; [그래. 네 마음 이해한다.] 한숨 쉬고

웅웅; [추운장에 머무는 동안 가급적 내 눈에 뛰지 마라!] 슥! 도끼 거두며 홱 돌아서고. 이어

거친 걸음으로 다시 원시림처럼 숲이 울창한 정원으로 들어가는 웅웅

청풍; (단단히 미움을 샀군.) 쓴웃음. 웅웅의 뒷모습 보며 건물로 가고. 건물 입구에는 자웅이 기다리고 있다. 성화제와 분이는 이미 안으로 들어갔고

청풍; (비록 불행한 사건이긴 하지만 웅호를 죽인 게 사실이니 미움을 받아도 어쩔 수 없지.) 건물로 가고

 

#242>

불이 밝혀진 건물 내부. 고즈녁한 분위기의 거실이다. 입구와 마주 보는 상좌에는 성화제가 앉아있고 그 뒤에 분이가 서있다. 바퀴 달린 의자에 앉은 야차선녀가 성화제와 마주 보고 있고. 탁자에 차를 내려놓다가 돌아보는 조진진.

입구로 들어오는 청풍. 문 밖에서는 자웅이 문을 닫아주고 있다

청풍; [조소저!] 포권하고

조진진; [오셨군요!] 한숨 쉬며 고개 숙이고. 기쁘면서도 난감한 표정

야차선녀; [어서 오너라. 기다리고 있었다.] 돌아보는 야차선녀. 여전히 노파의 모습인데 초췌하다. 병색이 완연

청풍; [몸이 많이 상하셨습니다.] 포권하고

야차선녀; [주취광생의 독수에 당한 상처가 쉽게 낳지를 않는구나.] 한숨

청풍; [이것을 받아주십시오.] 두 손으로 주머니를 내밀고. 물론 역명천신단이 들어있는 그 주머니다.

야차선녀; <역명천신단이냐?> 전음으로 묻고

청풍; [독심귀의께서 유언하시길...] 곁눈질로 성화제를 보며

청풍; [이것은 반드시 선녀님께 전해 드려야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조진진; (인정에 끌려 주취광생의 아들인 저 사람에게 주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주의를 주셨구나.) 곁눈질로 성화제를 보며 생각. 성화제는 차를 마시고 있는 중인데 역명천신단이 뭔지 모른다. 또 주취광생이 자기 생부라는 것도 모르고 있다

야차선녀; [귀의의 고마운 마음만 받도록 하마.] 한숨 쉬며 고개 젓고

청풍; [선녀님!] 흠칫! 할 때

야차선녀; [내가 이런 몰골이 된 것은 지은 죄의 대가다.]

야차선녀; [지난 한달 간 자리보전을 하며 곰곰이 생각해보니...] [지은 죄에 비하면 오십 년을 당겨 사는 정도는 벌이라고 할 수도 없더구나.] 애잔하게 웃고

청풍; (이분도 불로왜선처럼 회심(回心)을 하셨구나.)

야차선녀; [문득 천기가 읽히기를... 그것을 나보다 더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애잔하게 웃고

청풍; [혹시...] 곁눈질로 성화제를 보며 묻고

야차선녀; [이공자는 조만간에 그 사람을 만나게 될 게야.] 의미심장하게 말하고

청풍; (성화제를 주라는 뜻은 아니었구나.) 안도하고

청풍; (헌데 어떤 인물이 역명천신단을 필요로 하는 것인가?) 역명천신단이 든 주머니를 품 속에 넣으며

<야차선녀가 천기로 읽었을 정도면 향후 천하정세에 심대한 영향력를 발휘할 인물인 것은 틀림없는데...> 거실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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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구 앞의 공터

성화제; [분이... 분이를 괴롭히지 말거라.] 환관들 두 명에게 팔이 잡힌 채 애원하는 성화제. 몸부림을 치지만 너무 미약하다

환관2; [조용히 구경이나 하시구려 폐하!] 슥! 칼로 성화제의 턱을 쳐들며 위협하고. + 성화제; [히익!] 턱에 날카로운 칼날이 닿자 진저리를 치며 공포에 떨고

환관2; [사내구실을 못해왔으니 남녀간의 방사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도 모를 터...]

환관2; [삼도천을 건너기 전에 음양교합의 이치를 직접 보고 가시오. 여한이 남지 않도록...] 분이가 다른 환관들에게 강간당하는 걸 보며 웃고

성화제; [안돼! 안된다 이놈들아!] 애절하게 울며 바르작거리고

[흐흐흐! 황제 전용 꿀단지 맛 좀 보자!] 한 놈이 드디어 분이의 가랑이 벌리고 들어가 자신의 아랫도리를 까내리고. 분이의 두 다리를 다른 놈들이 하나씩 눌러 벌리고 있고

성화제; [네... 네놈들... 환관이 아니었구나!] 깨닫고

환관2; [아무렴 임무가 아무리 중하기로서니 거시기를 포기할 수 있었겠소?]

환관2; [위공공을 포함하여 우리들은 그저 축골공(縮骨功)으로 양물을 몸속으로 빨아들여 다른 내시들을 속여 왔을 뿐이외다.]

성화제; [그... 그런...] 전율하고

환관2; [하여간 놓치지 말고 잘 보시구려. 드디어 합체가 이루어지는 순간이니...] 턱으로 앞쪽을 가리키고.

환관 한 놈이 자기 거시기를 쥐어 분이의 사타구니에 끼우려 한다

분이; [!] 분이도 고개를 들어 자기 사타구니쪽을 보며 몸부림치지만 입에 천조각이 물려 있어 비명도 못 지르고

[흐흐흐! 길을 잘 내줄 테니 기대해라.] 분이의 사타구니에 거시기를 끼우려는 환관 놈. 하지만 바로 그 직후

콱! 갑자기 나타나서 그자의 목을 뒤에서 잡아 부러트리는 청풍.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나타났다.

[헉!] [언제...] 환관들 기겁

[!] 성화제도 눈 부릅

콰직! 분이를 강간하려던 환관의 목이 그래도 부러진다. 고개 까뒤집고 죽는 그 놈. + [적이다!] [조심하라!] 파팟! 휙! 분이의 팔 다리를 누르고 있던 환관들은 기겁해서 놀란 메뚜기처럼 사방으로 날아가고

퍼억! 목이 부러져 죽은 환관의 시체를 옆으로 내던지는 청풍

청풍; (다행히 아주 늦지는 않았군.) 급히 몸을 웅크리며 입에 물려진 천조각을 빼려는 분이를 보고. 그때

분이; [조... 조심하세요.] 비명 지르며 청풍의 뒤를 보고

장내의 환관들중 성화제의 팔을 잡은 두 놈과 환관2를 제외한 모든 환관들이 일제히 청풍에게 칼을 휘둘러온다. 엄청 빠르고 강하다.

분이; [악!] 비명

성화제; [히익!] 공포

환관2; [회를 쳐라!] 환호. 하지만

멈칫! 하는 환관들. 그자들의 손은 비어있고 환관들이 청풍을 베어오던 무기들은 이미 그자들의 가슴에 꽂혀 등 뒤로 빠져나왔거나 목을 뚫어버렸다. 청풍은 원래 자리에 원래 자세로 서있는데

환관2; (저... 저게 무슨...) 눈이 찢어질 듯 커지고

[헉!] [환... 환술이다!] 경악하는 성화제의 팔을 잡은 환관들

퍼억! 퍽! 자기 무기에 심장이나 목이 뚫린 환관들의 시체가 바닥에 나뒹굴고. 경악하며 안도하는 분이

환관2; (너... 너무 빨라서 아무 짓도 하지 않은 것같이 보였지만...) 사색

<저자는 그야말로 찰라지간에 모두의 무기를 빼앗아 목이나 심장에 박아버렸다.> 환관2의 생각 배경으로 청풍이 여러 명으로 변해서 허공에 뜬 환관들의 목이나 가슴에 무기를 박아 넣던 장면

환관2; (상상을 초월하는 고수다!) + [황제를 죽여라!] 팟! 외치며 자신은 청풍을 덮쳐간다. 돌아보는 청풍

[죽어라!] [극락왕생!] 쩍! 부악! 성화제의 양팔을 잡고 있던 자들이 각기 성화제의 머리를 노리고 손바닥을 후려치거나 성화제의 심장에 손가락을 박아 넣으려 하고. 하지만

쩍! 서걱! 퍼억! 이미 칼로 그자들의 목을 긋고 성화제를 공격하던 그자들의 팔을 잘라버리는 청풍. 무기는 환관2가 들고 있던 칼이다

[끄윽!] [꺼억!] 목에서 피 분수를 뿌리며 넘어가는 성화제의 팔 잡고 있던 환관들. 성화제를 공격하던 그자들의 팔도 싹둑 잘린 상태고

퍼억! 털썩! 성화제의 팔을 잡고 있던 환관들의 시체가 나뒹굴고. 그자들의 손에서 풀려난 성화제는 비틀거리고. 이어

[끄윽!] 청풍의 뒤쪽에 있는 환관2도 손으로 목을 부여잡고 비틀거린다. 목을 부여잡은 손아귀 사이로 피분수가 치솟고 있고. 청풍이 먼저 그자의 칼을 빼앗아 그자의 목을 친 후 성화제의 팔을 잡고 있던 자들의 목을 친 것

분이; (가공...) 찢어진 옷가지로 알몸 가리며 전율하고

<칼을 빼앗아서 세 놈을 도륙하는 게 눈에 보이지도 않았어!> 콰당탕! 환관2의 시체가 나뒹구는 모습 배경으로 분이의 생각 나레이션.

분이; (어디서 이런 비현실적인 고수가 나타났을까?) 놀라고 흥분할 때

청풍; [다친 곳은 없으시오?] 따당! 옆으로 칼을 던지며 성화제에게 묻고. 성화제는 비틀거리고 있고.

성화제; [짐... 짐은 괜잖다.] [내 동행을 보살펴다오.] 털썩! 다리가 풀려 바닥에 주저앉으며 말하고.

청풍; (짐!) 경악하며 그런 성화제를 보고

<설마 병약해 보이는 이자가 바로 주취광생의 아들인 성화제 주견심이란 말인가?> 바닥에 주저앉아 옆에 널린 시체 보며 헛구역질하는 성화제의 모습을 배경으로 청풍의 놀람을 나레이션

청풍; (환관 복장을 한 자객들이 자금성, 위공공등을 입에 올리기에 황실의 문제일 줄을 알았지만 황제가 암살당할 상황이었다니...) 구역질하는 성화제를 보며 놀라고.

청풍; (대체 무슨 사연으로 지존의 몸인 성화제가 궁녀 한명만 대동하고 천진에까지 온 것인가?) 생각하고. 바로 그때

짝짝짝! 박수치는 소리가 갑자기 들리고

청풍; (내 이목을 속이고 접근할 수 있는 자가 존재하다니...) 놀라며 돌아보고. 그때

귀희; [대단한 솜씨였어요. 오늘 비로소 공자님의 재주 덕분에 안계가 넓혀졌네요.] 짝짝! 박수치며 허공에서 선녀처럼 날아 내리는 여자의 뒷모습. 물론 귀희다. 올려다보는 청풍과 성화제와 분이. 그리고

 

#235>

청풍과 불로왜선이 투숙했던 객잔

[!] 침대에 누워 있다가 눈 부릅뜨는 불로왜선

불로왜선; (저... 저 계집은...!)

 

<우리 세 자매의 막내인 금라(金羅)!> 쿵! 불로왜선의 놀람 배경으로 선녀처럼 날아 내리며 박수치면서 요염하게 웃는 귀희의 앞모습 배경으로 불로왜선의 놀람 나레이션으로 표기

 

#236>

다시 포구 앞의 공터. 귀희가 무게가 없는 것처럼 바닥에 내려서고 있다

청풍; (이 계집...) 찡그리며 귀희를 보고

<분위기가 묘하다. 내공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데 오싹한 한기가 돌게 만든다.> <마치 무방비 상태에서 독사와 마주 친 것처럼...> 허리춤에 끼우고 있는 조천경을 뽑아들며 요염하게 웃는 귀희의 모습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그때

분이; [조... 조심하세요! 태후마마가 끌어들인 악적들 중 한 명이에요.] 다급히 외치고

청풍; (주귀비가 끌어들인 악적?) 놀라며 주취광생을 떠올릴 때

귀희; [경고해주는 게 늦었단다 분이야!] 쩡! 쳐드는 조천경에서 강한 빛이 터져 나와 청풍의 몸을 비추고

[!] 덜컥! 눈 부릅뜨며 몸이 굳어지는 청풍

분이; [악!]

성화제; [히익!]

청풍; (이... 이건...) 경악하고

청풍; (내공이 안개처럼 흩어지고 몸이 마비되었다! 그렇다면 저 거울은...) 몸이 굳어진 채 벌벌 떨며

귀희; [이제야 이게 뭐고 내가 누군지 알아차린 표정이네.] 웃고

청풍; (조... 조천경이었다! 인간이 만든 건 무엇이든 무효로 돌릴 수 있다는 신녀문의 보물...) 이를 악물고

귀희; [물론 알아차려봤자 이미 늦었지만 말이야.] 스륵! 쳐드는 왼쪽 소매에서 뱀처럼 빠져나오는 가는 띠. 끝이 칼날처럼 날카롭다. 그 띠는 청풍이 아니라 성화제를 노리고 뻗어간다

청풍; (우금라(尤金羅)! 저 계집은 혈교에 투신한 신녀문의 세 자매 중 막내인 우금라였다!) 이를 갈며 귀희를 노려보고. 그때

귀희; [잘 생긴 공자님은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먼저 존귀하신 황제폐하의 숨통을 끊어놓은 뒤에 상대해드릴 테니...] 왼쪽 소매에서 뻗어나온 끝이 날카로운 띠를 주저앉아있는 성화제에게 보내며 웃고

분이; [달... 달아나세요 폐하!] 그걸 보며 비명 지르지만

성화제; [으으으!] 자신의 목으로 다가오는 끝이 비수처럼 날카로운 띠의 끝을 보며 덜덜 떨기만 하는 성화제

분이; [안돼!] 팟! 알몸인 것도 잊고 악을 쓰며 돌진하고. 성화제의 목을 노리고 접근하는 긴 띠를 향해서. 알몸이지만 발에는 버선과 신발을 신고 있다

분이; [폐하를 해치지 마!] 콱! 돌진해서 두손으로 띠를 밀치지만 요동도 않는 띠

콰득! 허공에 고정된 것처럼 분이의 손에 닿고도 미동도 않는 띠

분이; (이게 무슨...) (가는 띠가 천근만근처럼 느껴져서 미동도 시킬 수가 없어.) 띠를 움켜잡고 밀치려고 바둥대지만

귀희; [애절한 장면이잖아. 사랑하는 낭군을 지키기 위해 알몸으로 몸부림치는 계집이라니...] 그걸 보며 웃고

귀희; [잘 봐둬라. 네년이 목숨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황제폐하께서 목이 잘리는 장면을...] 왼쪽 소매를 좀 더 쳐들고

슥! 비수같이 날카로운 끝이 마침내 성화제의 목에 닿고

주르르! 비수같은 띠의 끝이 성화제의 목으로 파고 들며 피가 흐른다. 성화제는 공포로 몸이 굳어져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분이; [폐... 폐하!] 돌아보며 비명 지르고

귀희; [호호호! 아주 천천히 잘라줄 테니까 폐하의 목뼈가 잘라지는 걸 직접 느껴보세요.] 미친년처럼 웃고

분이; [제발... 이러지 말아요! 가엾은 폐하를 해치면 안돼요!] 띠를 부여잡고 흔들며 울부짖고. 물론 띠는 미동도 하지 않고

청풍; (위험하다!) 곁눈질로 띠의 날카로운 끝이 성화제의 목으로 파고 들어가는 걸 보며 식은땀을 흘리고

청풍; (빨리 조천경의 속박에서 풀려나지 않으면 천추의 한을 남기게 될 것이다.) 이를 악물고. 바로 그때

<지극한 마음!>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불로왜선의 목소리. 눈 치뜨는 청풍

 

<무릇 술법은 <지극한 마음(至極之心)>으로 펼쳐야만 제대로 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법이랍니다.> 불로왜선이 말하던 장면도 떠오르고

 

청풍; (바로 그것이다!) 눈 부릅뜨며 앞을 노려보고

청풍; (내 몸의 주인은 나다! 거울의 빛 따위가 날 속박하지 못한다는 걸 믿어야만 한다!) 쩡! 청풍의 눈이 빛을 뿜어내고

귀희; [다음 생에서는 제대로 된 사내나 계집으로 태어나기를 바라겠...] + [!] 성화제를 놀리다가 눈 부릅

화악! 갑자기 귀희의 앞이 새카맣게 변하고

쿵! 청풍의 몸이 새카맣게 변하고 눈만이 횃불처럼 변하는데 그 뒤로 산같이 높은 마귀의 형상이 시커먼 그림자로 치솟는다. 바로 청풍이 등선곡의 절혼단백금법에 갇혔을 때 모습을 드러냈던 거대한 마귀의 형상이고. 순간

귀희; [악!] 공포에 질리며 뒤로 비칠 물러서고

스륵! 그 바람에 성화제의 목을 뚫고 들어가려던 띠가 힘을 잃으며 아래로 늘어지고

분이; [학!] 콰당탕! 매달렸던 띠가 흐물거리며 갈아앉자 알몸인 채 엉덩방아를 찧고

귀희; [천... 천마!] 공포에 질리며 뒷걸음질 치면서 위를 올려다보고

성화제; [으으으!] 공포에 질려 거대한 마귀를 올려다보고. 목에서는 피가 줄줄 흐르면서

분이; [마... 마귀...] 역시 공포에 질려서 알몸인 것도 잊고 올려다보고. 그때

청풍; [크아!] 오른손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찍는 시늉하고. 그러자

화악! 거대한 마귀의 형상이 집채만한 손아귀로 귀희를 움켜쥐어온다. 청풍의 손짓에 따라 마귀의 형상이 움직이는 모습

귀희; [안돼!] 쩡! 조천경으로 강한 빛을 뿜어내 마귀를 비추지만

멈칫! 빛에 닿자 멈칫하는 거대한 손아귀.

귀희; (조천경의 힘은 통한다!) + [물러가라 천마!] 안도하고

귀희; [여긴 네가 있을 곳이 아니다!] 안도하며 조천경을 높이 들고 외치지만

청풍; <지극지심!> 눈 부릅. 동시에

쩡! 마귀의 눈 부위가 강렬한 빛을 뿜어내더니

쾅! 거대한 마귀의 손아귀가 그대로 귀희의 몸을 움켜쥐어 바닥에 찍어 누른다

귀희; [쿨럭!] 피를 왈칵 토하며 거대한 손아귀에 눌려 바닥에 짜부라지고

청풍; [요망한 계집!] 쿠오오! 거대한 마귀의 형상을 등지고 다가오는 청풍. 온 몸에서 무시무시한 살기를 뿜어내고 있는데 오른손을 내밀어서 무언가를 움켜쥔 자세로

청풍; [신녀문을 뛰쳐나온 게 고작 세상에 악덕을 뿌리기 위해서였느냐?] 이를 갈며 다가오고. 오른손을 내민 자세로+ 귀희; [흐윽!] 공포에 질리고

청풍; [불로왜선과 야차선녀에게는 미안하지만... 네년의 죄 많은 목숨은 오늘 여기서 거둬야겠다!] 콰직! 오른손을 강하게 움켜쥐는 시늉

콰드득! 귀희의 몸을 움켜쥔 마귀의 손아귀도 조여지고

귀희; [아아아악!] 콰드득! 몸의 뼈가 모두 으스러지는 소리가 나며 비명

분이; [죽여 버려요 그 요물!] 신이 나서 외치고. 성화제는 여전히 겁에 질려서 보고 있고. 헌데 그 직후

귀희; [호명기(護命旗)!] 외치며 왼손을 쳐들고. 왼손에는 작은 깃발이 들려있고

[!] 뭔가 느끼는 청풍. 가슴에서 가는 실이 빠져나와 있고

 

[!] 침대에 누워 역시 뭔가 느끼는 불로왜선. 역시 가슴에서 가는 길이 빠져나와 있고

 

쩡! 귀희가 쳐든 작은 깃발이 빛을 발하고. 직후

화악! 귀희의 몸 전체가 밝은 빛과 함께 소멸된다

청풍; (술법!) 찡그릴 때

퍼석! 마귀의 손아귀에는 귀희가 걸치고 있던 옷가지만 남고 귀희의 몸뚱이는 사라졌다

[아!] 놀라는 분이. 성화제도 놀라고

청풍; (놓쳤군.) 손을 내리고

화악! 그때까지 청풍의 배후에 떠있던 거대한 마귀 형상도 안개처럼 흩어지고

풀썩! 따당! 귀희의 몸을 움켜쥐고 있던 마귀 형상의 거대한 손도 사라지면서 귀희가 걸치고 있던 옷가지와 패물들이 바닥에 떨어진다

분이; (요녀의 몸만 사라지고 옷가지와 장신구들은 남았어!) 놀라고

청풍; (호명기라는 그 깃발... 신녀문의 문도들이 위급한 상황에서 쓰는 보패(寶牌)일 것이다.) 몸을 숙여서 흩어진 귀희의 옷을 집어들고

청풍; (역시 신녀문의 여자들을 상대하는 건 쉽지가 않구나.) 옷을 집어들고 분이에게 가고

분이; [흑!] 비로소 자신이 알몸이라는 걸 알고 두 손으로 가슴 가리고 다리 오므리고.

청풍; [급한 대로 이걸 걸치시오.] 분이의 알몸에 귀희의 옷을 덮어주고.

분이; [고... 고마워요 공자님!] 부끄러워하며 귀희의 옷으로 알몸을 가리고

청풍; [존체는 어떠하시오 폐하?] 성화제를 향해 돌아서고

퍼뜩! 정신 차리는 성화제

성화제; [신... 신세를 졌다.] 억지로 위엄을 차리려 하며. 바로 앉고

성화제; [귀공의 은혜는 잊지 않겠노라.]

청풍; [은혜라니 망극한 말씀이십니다.] 고개 조금 숙이고. 그때

분이; [폐하!] 귀희의 옷으로 대충 알몸을 가린 분이가 달려들 듯이 성화제의 옆으로 와서 무릎을 꿇고

분이; [죄송해요. 천녀가 무능해서 존체에 해가 끼치게 했사옵니다.] 울면서 소매로 성화제의 목에 난 상처를 눌러부고

성화제; [괜잖다. 분이 네가 아니었으면 어차피 어마마마나 만귀비 손에 죽을 목숨이 아니었더냐?] 억지로 웃으며 분이의 등을 다독이고

청풍; (그러니까 뭐냐? 주귀비와 만귀비가 이 가엾은 황제를 죽이려 했다는 건가?)

청풍; (그걸 안 분이라는 이름의 이 궁녀가 성화제를 자금성에서 탈출 시킨 것이고?) 울며 성화제의 목의 피를 닦아주는 분이를 보고

<물론 주귀비와 만귀비가 성화제를 버린 데에는 주취광생... 경태제 주기각의 입김이 작용했을 테고...> 현장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237>

객잔

독채

침대에 누워있는 불로왜선. 눈을 감고 있고. 가슴에서 가는 실 같은 것이 빠져나와 있고

볼로왜선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포구에서 분이가 성화제의 목 부분 상처를 치료하는 장면이다. 청풍이 그걸 보고 있고

불로왜선; (역시 믿음직하네.) 미소. 얼굴 살짝 발개지고

<내가 마음을 준 장부다워. 조천경의 속박조차 간단히 깨트려버리기도 하고...> 늠름한 청풍의 모습을 떠올리고

불로왜선; (하여간 저 사람을 따라온 보람이 있었다. 이십년 넘게 꽁꽁 숨어있던 금라 년의 종적까지 알아내게 되었으니...) 거대한 마귀 형상의 손아귀에 잡혀 비명 지르던 귀희를 떠올리고

<이제 곧 우리 세 자매가 대면하게 되겠구나. 그후에 비극이 벌어질지 희극이 벌어질지는 모르지만...> 불로왜선이 누워있는 모습 배경으로 불로왜선의 생각 나레이션

 

#238>

<-북경> 밤. 북경

<-자금성> 자금성의 모습

어떤 건물. 불이 켜져 있고.

혼자 술을 마시고 있는 주취광생

주취광생; (지금쯤 끝이 났겠군.) 우울하게

주취광생; (세상 물정 모르는 황제와 연약한 궁녀 따위가 달아나면 얼마나 달아나겠는가?) 한숨 쉬며 술 마시고

주취광생; (결국 위태극이 보낸 흉악한 놈들 손에 잡히게 될 테고...)

주취광생; (무참하게 농락당하다가 죽겠지.) 분이가 환관들에게 강간당하는 장면 떠올리묘 한숨 쉬고

주취광생; (미안하다 아들아.) (이게 다 네가 어지자지의 천형을 타고 태어난 결과다.) 한숨 쉬며 술을 마시고

주취광생; (네가 사내구실을 제대로 했다면 아비가 널 밀어내고 다시 제위에 오를 생각 따윈 하지 않았을 것이다.)

주취광생; (부디 다음 생에서는 계집이든 사내든 온전한 몸으로 태어나길 바란다.) 한숨. 빠로 그때

지지지! 갑자기 주취광생 앞 쪽 허공에 원형으로 균열이 수평으로 생기고. 벼락이 그 원형의 균열을 휘감는다

[...] 놀라지만 말없이 보는 주취광생. 직후

슈욱! 균열 안에서 거꾸로 빠져나오는 알몸의 여자. 귀희다

주취광생; (신녀문의 술법...) 다시 술 마시며 눈 번뜩일 때

귀희; [하악!] 털썩! 신음을 토하며 바닥에 나뒹구는 귀희. 양손에는 조천경과 작은 깃발을 들고 있다.

귀희; [끄윽...] 바들바들 떨며 야하게 바닥에 널부러져 있고

주취광생; [실패... 한 것이냐?] 탁! 술잔을 내려놓으며 음산하게 말하고

귀희; [생... 생각지도 않은 방해가 끼어들었어요.] 알몸인 채 바닥에 쓰러져 헉헉 대고

귀희; [그 바람에 겨우 몸만 빠져나올 수 있었답니다.] 푸스스! 쥐고 있던 작은 깃발이 연기처럼 흩어지고

주취광생; [못난 계집...] 노려보고

귀희; [이것 봐요 전직 황제님!] 화가 나서 올려다보고

귀희; [당신도 그 마귀 새끼를 봤으면 감히 날 비난하진 못...] + [!] 말하다가 기겁하고

슥! 일어나며 바지끈을 푸는 주취광생

귀희; [당... 당신 무슨 짓을 하려고...] 기겁하지만 몸을 움직일 수 없고

주취광생;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하지 않겠느냐?] 이를 갈며 귀희를 노려보면서 바지를 벗고

귀희; [안... 안돼!] 사색이 되고

[아아악!] 건물 밖에서 본 모습 배경으로 귀희의 비명

 

#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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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

<-위가장> 역시 깊은 밤. 하지만 이곳에는 천둥 번개는 치지 않는다. 하늘에는 반달이 떠있어서 아주 어둡지는 않다. 건물들에는 불이 모두 꺼져 있고

화려한 침실. 교소소가 자는 침실이다.

공주 침대 같은 침대에 잠옷 차림으로 누워있는 교소소. 얇은 이불을 가슴 아래로 덮고 있는데 잠들지 못하고 손톱을 물어뜯고 있다

교소소; (벌써 사흘째야.) 분노와 초조

교소소; (위가장으로 돌아온 후 위공자는 내 침실에 얼씬도 하지 않고 있어.) 입술 깨물며 화를 삭이는 표정

교소소; (대체 무슨 생각인 거지?) (위가장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매일 밤 날 아주 죽여 놓더니만 거짓말처럼 발길을 뚝 끊어버리고...)

교소소; (자존심이 상해서 먼저 이유를 물어볼 수도 없고...)

교소소; (대체 이유가 뭐야? 왜 날 위가장에 데리고 와서 이렇게 방치하는 건데?) 손톱을 물어뜯고

교소소; (오늘까지는 참아주겠어!)

교소소; (하지만 내일도 날 모른 척하면 결단을 내릴 거야.) 생각하는데

툭! 방문 밖에서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고

교소소; [공자님?] 급히 일어나며 반색하지만

저벅 저벅 누군가의 발자국 소리가 멀어지고

교소소; (발자국 소리가 멀어지고 있어!) 급히 침대에서 뛰어내리고

교소소; (공자님이 막상 찾아오긴 했지만 지은 죄가 있어서 차마 들어오지 못하고 가버리는 건지도 몰라!) 문으로 달려가고. 꽃신은 신었다

문을 발칵 열며 밖을 내다보는 교소소

스윽! 복도 저편의 어둑한 모퉁이로 누군가 돌아가는 모습이 흘낏 보이고

교소소; (잡아야만 해!) 달려가고

교소소; (위공자님은 쑥스러워서 날 피하고 있는 게 분명하니까.) 모퉁이를 돌아서고

멀리 어둑한 복도 끝으로 누군가 걸어간다

교소소; (뭐야 이 복도?) 달려가고

교소소; (왜 이렇게 길어?)

슥! 앞쪽 어둠 속의 그림자가 다시 또 하나의 모퉁이를 돌아가고

교소소; (복도 전체가 돌인 것도 그렇고...) 복도의 좌우를 둘러보고. 복도 전체가 돌로 이루어져 있가

교소소; (설마 이 복도, 위가장 후면의 바위산으로 뚫려 있는 것일까?) 생각하며 모퉁이를 돌아가고. 하지만

교소소가 모퉁이를 돌아서자 막다른 복도가 나타난다. 하지만 복도에는 아무도 없고. 복도 끝은 철문으로 막혀있다.

교소소; (분명 이곳으로 왔는데...) 갸웃하며 복도 끝의 철문으로 간다. 철문은 약간 열려 있고. 철문 안쪽에서 약한 불빛이 흘러나온다

교소소; (저 문 안쪽에 누가 있어.) 다가가고

교소소; (아마 위공자님은 저 문 안쪽으로 들어가셨을 거야.) 문으로 다가가고. 얼굴 발그레해져서. 헌데

[아흑! 하악!] 갑자기 야한 신음이 들려서 눈 부릅뜨는 교소소.

교소소; (열에 들뜬 여자의 신음소리... 그것도 한명의 목소리가 아니야.) 덜덜 떨며 조금 열린 문으로 가고

[하악! 소교주님! 흐윽!] [아흑! 제발...] 야한 소리들이 들리고

교소소; (설마... 설마...) 덜덜 떨며 열린 문 틈으로 안쪽을 들여다 보고

[!] 눈 부릅뜨는 교소소

흐릿한 등불이 밝혀진 실내. 마치 러브호텔의 객실처럼 화려하게 꾸며져 있는데 중앙의 넓은 원형의 침대에 한 명의 사내가 네명의 여자와 교접을 하고 있다. 자세히 보여주지는 말고 알몸의 남녀가 뒤엉킨 모습이고

혼망간 표정의 위진천의 얼굴.

위진천에게 깔리고 휘감으며 문어처럼 달라붙은 알몸의 여자들 실루엣

털썩!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는 교소소. 눈은 문틈으로 향한 채

<소... 소교주님! 우리하고만 이러시면 안되는 거 아닌가요?> <교소저를 방치하면 문제가 될 수도 있잖아요.> 그런 교소소의 귀에 들리는 여자들의 음성

<그깟 년 신경 쓸 거 없다.> <유령산장을 집어삼킬 목적으로 데리고 온 것뿐이야.> <아무리 맛난 음식도 거푸 열끼 먹어봐라 질리나 안 질리나..> <총단으로 돌아오는 동안 매일 그년만 맛보느라 질려버렸던 참이다.> <게다가 그년은 방중술이고 뭐고 아는 게 없어. 너희들처럼 이렇게 기막힌 기교를 부릴 줄도 모르는 맹탕이란 말이지.> 주저앉은 교소소의 귀에 천둥처럼 들리는 위진천의 말들

<어머나 그건 교소소란 년이 잘못 했네.> <매일 별식을 먹게 해줘도 시원잖을 판에 방중술도 배운 적이 없다니...> <현모양처가 되긴 애초에 틀린 년이었네요.> <우리 혈염사교(血染四嬌)가 그동안의 욕구불만을 마음껏 해소시켜드릴게요.> 여자들의 야한 소리도 들리고

주르르! 교소소의 눈으로 눈물이 흘러내리고

교소소; (싫어!) 울며 일어나려 하고

교소소; (이건 꿈이야. 난 지금 악몽을 꾸고 있는 중인 거야.) 턱! 비틀거리며 일어나 벽을 한손으로 짚고

교소소; (돌아가야만 해! 이 악몽에서 벗어나려면... 아버지가 기다리고 계신 유령산장으로 돌아가야만 해!) 비틀 비틀 벽을 짚으며 왔던 길을 되돌아가고

<꿈이기를... 제발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중이기를...> 비틀거리며 어둑한 복도를 걸어가며 울고. 헌데

스윽! 어둑한 벽에서 스며나오며 그런 교소소의 뒷모습을 보는 백일몽

백일몽; (한편으로는 가엾기도 하네.) 어둑한 저편으로 멀어지는 교소소를 보며 생각하고

백일몽; (하지만 네 스스로 망친 인생이니 누굴 원망하겠느냐?)

백일몽; (차라리 일찍 꿈에서 깨어나게 해준 내게 감사해야할 것이다.)

백일몽; (물론 그 대가로 넌 혈왕잠을 본교 밖으로 갖고 나가주어야만 하고...) 복면 속에서 사악하게 웃는 백일몽

 

#232>

촤락! 핸드백 같은 가방에 패물들을 쓸어넣는 손

교소소의 침실. 대충 옷을 입은 교소소가 미친년 같은 모습으로 짐을 챙기는 중이다. 화장대에 널려있던 패물들을 가방에 쓸어넣고

그 와중에 도금이 된 혈왕잠도 가방에 쓸려들어가고

교소소; (복수... 복수하고 말겠어!) 이를 갈며 울고

교소소; (날 배신하고... 짓밟은 후 버린 대가를 피눈물로 치르게 해주고 말 거야.) 이를 바득 바득 라며 가망을 닫고

교소소; (유령산장의 모든 힘을 동원해서라도...) 독기 서린 표정으로 이를 바득 가는 얼굴 크로즈 업

 

#233>

[!] [!] 당황하는 무사들. 위가장의 정문 안쪽을 지키던 무사들이다.

그곳으로 미친년 같은 표정으로 다가오는 교소소, 왼손에는 가방을 들었고 오른손에는 비수를 들었다.

<유령일염 교소소!> <소교주님을 따라온 저 계집이 왜 이 밤중에...> 당황하는 무사들. 그때

교소소; [문 열어!] 살벌한 표정으로 이를 바득 갈고

[소... 소저! 소장주님의 분부 없이는 보내드릴 수가...] [소장주님께 허락을 받을 때까지 기다려주십시오.] 무사들 당황하여 막으려 하지만

교소소; [당장 안 열면 내 목이 잘리는 걸 보게 될 거야!] 슥! 비수를 자기 목에 대고

교소소; [물론 내가 죽은 책임은 너희들이 지게 될 테고...] 슥! 주르르! 비수가 목을 파고 들며 피가 배어나오고

[알... 알겠습니다!] [문을 열어드릴 테니 제발 진정하십시오.] 기겁하며 문을 여는 무사들

열린 문으로 나가는 미친년 같은 분위기의 교소소

[이거 참...] [한 밤중에 이게 무슨 난리래?] 멀어지는 교소소를 보며 무사들 당황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닐세.] [빨리 소장주님께 알려야만 해.] 무사들이 돌아서는데

[그럴 필요 없다!] 백일몽이 다가오며 말하고

[영주님!] 반색하는 무사들

백일몽; [순찰을 돌다가 본 것인데... 아마 교소저가 소교주님과 사랑싸움을 한 모양이다.] 다가오며 문을 통해 위가장 밖을 보고

백일몽; [칼로 물베기인 사랑싸움으로 소교주님 귀찮게 해드릴 것까지 없다.]

무사들; [하지만 교소저를 이대로 보내는 건 좀...] [소교주님께서 질책하실 수도 있는데...] 난감하고

백일몽; [내가 교소저를 멀찍이 따라가며 지켜보도록 하마.]

백일몽; [따라가면서 흔적을 남길 테니 소교주님이 교소저를 찾으시면 그 흔적을 보고 따라오시라 전해라.] 문을 나가고

[알겠습니다.] [영주님께서 수고를 해주십시오.] 안도하며 포권하는 무사들

손 들어 보이며 멀어지는 백일몽. 그 앞쪽으로 멀리 가고 있는 교소소

[영주님께서 뒤따라 가셨으니 별일 없겠지.] [소교주님께서 한창 여독을 푸시고 계실 텐데 방해할 수는 없어.] 안도하며 문을 닫는 무사들

백일몽; (되었다!) 곁눈질로 뒤쪽에서 위가장의 문이 닫히는 걸 보고

백일몽; (이것으로 난 의심받지 않고 혈교를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백일몽; (이제 적당한 곳에서 교소소로부터 혈왕잠을 돌려받은 후 혈교가 찾을 수 없는 곳으로 숨어버리면 된다.) 복면 속에서 배시시 웃는 백일몽

 

#233>

<-천진> 다시 천진. 아주 깊은 밤. 이제 천둥 번개도 멈추고. 비도 그쳤다. 밤하늘에 별과 달이 총총. 달은 반달. 달빛 덕분에 그리 어둡지 않다

화려한 객잔

청풍과 불로왜선이 함께 투숙한 독채

불 꺼진 침실. 침대에 청풍과 불로왜선이 잠들어 있다. 바로 누운 청풍의 품에 옆으로 안겨 팔 베개를 하고 잠이 든 불로왜선. 얼굴이 발그레해져서 새근새근 잠이 든 불로왜선

[!] 움찔! 하며 깨는 청풍

화라락! 휘릭! 무언가 날아가는 소리가 들리고

청풍; (옷자락이 날리는 파공음(破空音)...) 눈을 뜨고

청풍; (이 깊은 밤중에 어떤 자들이 경신술을 펼치며 지나가는 것인가?) 생각할 때

<포구쪽이다!> <년놈의 흔적이 포구로 이어지고 있다.> <포구에서 배를 타고 해외로 달아날 작정이다.> 누군가의 음성이 청풍의 귀에 들리고

청풍; (전음입밀로 나누는 대화들...) 찡그리고

청풍; (원래는 아무리 내공이 심후해도 남이 전음입밀로 나누는 대화는 엿들 수가 없는데...) 의혹

청풍; (마치 내게 하듯 전음입밀의 대화가 선명하게 들린다.) (아마도 술법에 눈을 뜨면서 얻게 된 능력같다.)

<놓치면 안된다!> <죽이든 살리든 상관없이 자금성으로 데리고 오라는 위공공(威公公)의 분부시다.> 파라락! 파락! 이어지는 대화 소리와 옷자락 날리는 소리들

청풍; (자금성... 환관들의 우두머리를 뜻하는 공공이란 호칭...)

청풍; (황실과 관련된 어떤 인물들이 쫓기고 있다는 건가?)

청풍; (주취광생의 건도 있고... 모른 척 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옆을 보고

불로왜선; [으으음.] 청풍의 옆에 매미처럼 달라붙어 잠이 든 채 작은 입으로 오물거리고. 한쪽 팔로는 청풍의 가슴을 끌어안고 머리는 청풍의 팔을 베개 삼아 베고 있다.

청풍; (곤히 잠들었는데 깨우면 안되겠지.) 슥! 몸을 조금 돌려서

파팟! 불로왜선의 혈도를 몇 군데 찍고

불로왜선; [으음...] 툭! 신음하며 몸이 늘어지고

청풍; (수혈을 찍어뒀으니 아침까지 깨지 않고 잘 자겠지.) 자기 팔 베개를 한 불로왜선의 몸을 조심스럽게 안아 바로 누이고

청풍; (잠이 깬 김에 헤어져야만 한다.) (내가 찾아가야 하는 야차선녀와 이 꼬맹이와는 철천지 원수지간이니...) 불로왜선의 몸을 이불로 덮어주고

청풍; (부디 행복하거라.) 불로왜선의 이마에 살짝 입을 맞춰주고. 순간

불로왜선의 뺨이 살짝 붉어지고 입 꼬리가 올라간다

하지만 그걸 눈치 채지 못하고 침대에서 내려가는 청풍

옷을 입는 청풍

슥! 옷을 입고 돈 주머니를 탁자에 내려놓고

청풍; (작별 인사도 못하고 떠나서 미안하지만... 우리 인연은 여기까지다.) 침대의 불로왜선을 보며 돌아서고

삐꺽! 문을 열고 나가는 청풍.

탁! 다시 닫히는 침실의 문. 문을 닫으면서 주변을 보는 청풍

맑게 개인 하늘. 별이 총총. 반달도 밝고

손을 귀에 대고 눈을 좀 감는 청풍

파라락! 휘익! <포위해라!> <그물에 든 고기다!> <놓치지 마라!> 멀리서 뭔가 날아가는 소리와 사람들의 대화 소리가 들리고

청풍; (저쪽이로군.) 눈 번쩍 뜨고

스스스! 사라지는 청풍.

 

다시 방안. 혼자 침대에 누워있는 불로왜선

불로왜선; (그 사람 입술이 닿은 이마가 불에 덴 듯 뜨거워.) 눈 감고 있지만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라 있고

불로왜선; (수혈을 찍는 정도로 날 따돌릴 수 있다고 생각하다니...) (당대의 무산신녀인 나 우후라를 너무 얕보셨어요 공자님!) 웃으며 천천히 눈을 뜨고

스윽! 한 줄기 빨간 실이 불로왜선의 가슴에서 빠져나와 문쪽으로 이어졌다

불로왜선; (내가 당신 몸에 심어놓은 비익연리사(比翼連理絲)는 설령 당신이 지옥에 들어간다 해도 끊어지지 않는답니다.) 자기 가슴에서 빠져나와 문쪽으로 이어진 가늘고 투명한 실을 돌아보며 얼굴이 발개지고

불로왜선; (평생 단 한번 한 명의 남자에게만 심을 수 있는 비익연리사...)

 

<이 합혼(合魂)의 술법이 펼쳐진 이상 난 당신이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는지 그대로 보고 느낄 수 있답니다.> 건물들 지붕 위로 날아가는 청풍. 헌데 붉고 투명한 실 같은 것이 청풍의 가슴에서 삐져나와 뒤로 날린다. 길게 이어진 그 실은 물론 객잔에 있는 불로왜선의 가슴과 이어지고 있고

 

불로왜선; (그러니 날 떼어버릴 생각일랑 하지 않는 게 좋아요.) (우리 세대의 신녀부마(神女駙馬)님...) 얼굴 발개져서 웃고. 눈 감으며

 

#234>

탁탁! 달려가는 두 쌍의 발. 화려한 가죽신 신은 남자의 발과 낡은 가죽신을 신은 여자의 발이다. 여자의 발이 앞장서고 남자의 발이 뒤따른다

[헉헉!] [헉!] 숨이 턱에 차서 골목을 달리는 남녀. 여자는 바로 분이. 품에 보따리를 하나 안고 있고. 그런 분이 뒤를 헐떡이며 따라오는 청년. 나이는 스무 살 가량이지만 곱상하고 여러 보여 소년같은 인상이다. 이 청년이 성화제 주견심. <건곤일척 자료집 제24페이지>에 나온 한왕의 장남 <주첨학> 캐릭터. 황제지만 옷은 평범하게 입었다.

성화제; [분... 분(粉)이야! 얼마나 더 가야하는 것이냐?] 헐떡이며 비틀 비틀 달려가고

분이; [조금만... 조금만 더 힘을 내세요 폐하!] [제 기억이 틀리지 않았으면 이 골목 밖에 포구가 있어요.] 뒤돌아보며 달리고

분이; [포구까지만 가면... 남해로 가는 배를 얻어 탈 수 있어요.]

분이; [일단 바다로 나가면 위공공의 마수도 더 이상 폐하를 노릴 수 없을 거예요.] 당찬 표정으로 달려가고

성화제; [그... 그건 아는데... 짐은 너무 힘들다.] 숨이 턱에 차서 비틀거리며 달려가고

성화제; [심장이 터질 것같구나. 제발 좀 쉬었다가 가자.]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이 비틀거리며 애원하고

분이; [다 왔어요!] 골목 입구쪽으로 달려가며

분이; [이 앞이 포구에요! 포구에 도착하면 쉬게 해드릴게요.] 달려 나가고. 하지만

분이; [악!] 골목 밖으로 달려 나가다가 기겁하고. 급정거 한다

성화제; [왜... 왜 그러느냐?] 턱! 뒤에서 달려오다가 분이와 부딪히는 성화제. 두 팔로 분이를 끌어안는 자세로. 분이는 비틀하고

쿵! 골목 밖은 바닷가 포구. 수많은 배들이 정박해있다. 헌데 포구의 넓직한 공터에 십여명의 환관들이 빙 둘러서서 분이와 성화제가 오길 기다리고 있다. 환관 복장을 했지만 흉악한 인상들. 무기를 들고 있다. 이자들은 혈교가 황실에 파견한 고수들이다.

환관1; [흐흐흐 어서 오시오 폐하! 기다리고 있었소이다.] 음험하게 생긴 중년의 환관이 앞으로 나서고

성화제; [히익...] 공포에 질리고. 분이 뒤에 숨어서

분이; [다시 골목으로 들어가세요 폐하! 위공공의 졸개들이에요!] 팟! 허리춤에 끼웠던 비수를 뽑으며 외치고. 하지만

환관2; [가긴 어딜 가?] 휘릭! 분이와 성화제가 뛰어나온 골목 입구로 날아 내리며 퇴로를 막는 역시 음산한 인상의 환관2. 이자가 환관들의 우두머리다. + [흐윽!] [히익!] 돌아보며 절망하는 분이와 성화제

환관2; [여기가 너희 년놈이 인생 종칠 장소인데 말이다.] 칼을 혀로 핥으며 음험하게 웃으면서 다가오고

성화제; [히익!] 공포에 질리며 분이의 뒤에 숨고 + 분이; [무엄하다 이놈! 이분이 뉘신 줄 알고 감히 죄를 지으려드는 것이냐?] 비수로 환관2를 겨누고

환관2; [당연히 알고 있지!] [사내구실을 못하는 존귀하신 황제폐하시라는 걸...] 변태처럼 웃으며 다가오고

분이; [폐하이신 줄 알면서도 이런 짓을 하다니...] [천벌이 두렵지 않느냐?] 비수를 겨누며 표독하게

환관2; [응! 안 두려워 천벌 따위!] 캉! 가볍게 칼을 휘둘러 분이의 손에 들린 비수를 날려 버리고. + 분이; [악!] 비수를 놓치며 비명. 안고 있던 보자기도 놓치고

따당! 나뒹구는 비수

퍼석! 바닥에 떨어지는 보자기가 흩어지면서 패물들이 흘러나오고

환관2; [구차한 악다구니도 헛된 희망도 다 내려놓도록 해라. 너희 년놈을 구해줄 인간 따위는 하늘 아래 없다.]

분이; [누구... 누구 지시를 받고 폐하를 시해하려 드는 것이냐 네놈들?] 몸으로 성화제를 가리며. 성화제는 사색이 되어 달달 떨고 있고

환관2; [우리가 위공공의 심복이라는 건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나?] 갸웃하고

분이; [네놈들이 위태극(威太極)의 수하라는 건 안다.]

분이; [하지만 환관 따위가 폐하를 시해하는 결단을 내릴 수 있을 리가 없잖느냐?] 당찬 표정으로 이를 갈고

환관2; [그년 참 입이 두 개인 암컷답게 시끄럽고 호기심도 많구만.]

분이; [태... 태후마마의 지시냐? 만귀비의 명령이냐?] 이를 갈며 노려보고

성화제; (어... 어마마마와 만귀비중 한 명이 나를 죽이라고 했다는...) 사색과 불신

환관2; [네년이 죽기 전에 우리 형제들에게 즐거움을 베풀어주는 대가로 궁금증을 해소해주마.] 히죽

환관2; [위공공께 너희 년놈들을 죽이라고 지시한 것은...]

긴장하며 듣는 성화제와 분이

환관2; [태후마마와 만귀비마마 두 분 모두다.]

성화제; [그... 그런...] 절망 불신

분이; [역시...] 이를 갈고

환관2; [궁금증도 해소된 것같으니 그만 할 일을 한 후에 저 세상으로 가도록 해라.] 칼로 다른 환관들에게 신호 보내고. 그러자

[이년아! 만리장성을 쌓아보자!] [죽기 전에 육보시는 하고 죽어라.] [이 순간을 기다렸다!] [어르신들을 한 밤중에 뜀박질 시킨 대가를 치러야겠다.] 화악! 대여섯명의 환관들이 일제히 분이를 덮친다. 무기는 다시 꽃은 채로

분이; [악!] 콰당탕! 바닥에 눕혀지고 깔리며 비명 지르고

성화제; [분... 분이야!] 콱! 콱! 양쪽 팔이 환관들에게 잡히며 비명 지르고

찍! 찌직! 성화제가 보는 앞에서 분이의 옷을 찢고 강간하기 시작하는 환관들.

분이; [비켜! 저리 가 이 마귀들아!] 사내들에게 깔려 몸부림치지만.

콱! 입에 찢어진 옷이 강제로 끼워져 비명도 못 지르게 되는 분이. 눈만 부릅뜨고

[그년 이제야 좀 조용해졌군.] [잘 했어! 혀를 물 수도 있었으니까.] [우리 형제들을 모두 만족시키기 전에 죽어버리면 곤란하지.] 낄낄 대며 분이의 몸에서 옷을 모두 찢어내고 주무르고 강간하려는 환관들

 

휘익! 근처 건물 위로 깃털처럼 천천히 날아 내리는 여자. 귀희다. 허리춤에 조천경을 끼우고 있다

지붕 위에 내려서며 포구 앞 공터를 보는 귀희. 환관들이 분이를 발가벗겨 놓고 팔 다리를 누른 채 강간하려 한다. 분이는 입에 옷가지가 끼워져 비명도 못 지르고 있는데 발에는 버선과 신발은 신고 있다. 한 놈이 분이의 사타구니에서 속옷을 뜯어내는 중이다. 조금 떨어져 있는 곳에서는 성화제가 두 명의 환관에게 팔이 잡혀 그 장면을 보고 있다. 환관2가 성화제 옆에 서서 그걸 보고 있고

귀희; [안심이 안되어서 내가 직접 천진에까지 따라와 본 것인데 괜한 노파심이었네.] [위공공의 수하들이 일을 제대로 하고 있으니...] 웃고

귀희; [대신 좋은 구경을 하게 되었으니 따라와 본 보람은 있겠어.] 사락! 지붕 용마루에 걸터앉으며 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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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

장원의 모습.

쾅! 문을 부술 듯 거칠게 열며 자신의 침실로 들어서는 위극겸. 알몸에 겉옷만 걸친 모습이고. 열린 문 밖에서 인법사7과 인법사8이 놀라 들여다보고 있고

위극겸; [문을 닫아라! 어떤 인간도 접근 시키지 말고!] 침대로 거칠게 다가가며 문쪽으로 외치고

[존.. 존명!] 급히 대답하며 문을 닫는 인법사7과 인법사8

위극겸; (백일몽! 설마 백일몽이 용린(龍鱗)의 핏줄이란 말인가?) 이를 갈며 침대로 가는 그자의 뒤에서 문은 완전히 닫히고

위극겸;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콱! 침대 옆의 석판 옆에 한 무릎을 꿇고

위극겸; (이십오 년 전, 용린의 시중을 들던 손이교(孫二嬌)란 년이 이유없이 탈주한 일이 있었으니...)

위극겸; (아버지의 말에 의하면 당시 손이교란 년은 임신한 것같은 징후를 보였었다고도 하고...) 징! 빛이 나는 손바닥으로 석판을 겨눈다. 바로 백일몽이 빨아올렸던 그 석판이다.

덜컥! 석판이 위극겸의 손바닥에서 일어나는 흡인력에 의해 위로 끌어올려지고

위극겸; (백일몽이 용린의 핏줄인지 확인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혈왕잠을 이용하는 것이다.) 덜컥! 두께 한 뼘 가량의 석판이 완전히 구멍에서 딸려나오고

위극겸; (혈왕잠이 오직 혈왕의 후손들의 피에만 반응을 보인다는 전설이 전해져 오니...) + [!] 구멍 안을 들여다 보다가 눈 부릅뜨는 위극겸

쿵! 물론 구멍 안쪽에는 혈왕잠이 없다. 혈왕잠이 놓여있던 방석만 있고

털썩! 텅! 경악하며 뒤로 주저앉는 위극겸. 석판도 옆으로 나뒹굴며 요란한 소리를 내고

위극겸; (혈왕잠... 혈왕잠이 사라졌다!) 덜덜 떠는 위극겸. 헌데

펄럭! 침대 안쪽의 가림막이 좀 펄럭이고

쿵! 그 가림막 뒤에 사람 하나가 드나들 수 있을 정도의 구멍이 뚫려있다. 벽의 두께는 50신티 정도고,. 구멍 너머는 어둑한 다른 방이다.

 

#229>

어둡고 음침한 밀실. 벽에는 각가지 고문 도구들이 즐비. 살벌한 분위기. 그 밀실 중앙의 철제 의자에 앉아있는 백일몽. 긴장으로 굳어진 모습이고. 그런 백일몽 뒤에 위진천이 음산한 표정으로 서있다.

백일몽; (소교주가 느닷없이 날 형당으로 데리고 왔다.) 긴장. 곁눈질로 자기 뒤에 서서 찡그리고 있는 백일몽을 보고

백일몽; (아무래도 무슨 사단이 벌어진 것같구나.) 침 꿀꺽 긴장

백일몽; (어쩌면 혈왕잠이 없어진 게 들통 났을 수도 있고...) 주먹 꽉

백일몽; (하지만 침착해야만 한다.) 소리없이 심호흡

백일몽; (혈왕잠에 대해 타인으로부터 추궁을 받는 순간 나는 혈왕잠에 관련된 일체의 기억이 소거되도록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어놨으니...)

[...] 그런 백일몽을 지긋이 보는 위진천

백일몽; (만일 혈왕잠에 관련된 사단이라면 아슬아슬하게 빠져나갈 구멍이 준비되었다.)

백일몽; (신행태보는 멋도 모르고 북경을 향해 달려가고 있을 테고...)

<경신술로는 천하를 통틀어도 몇 손가락 안에 드는 그자를 따라잡을 수 있는 인간은 혈교 내에 없으니...> 질풍같이 산과 강을 날아넘고 있는 신행태보 모습을 배경으로 백일몽의 생각 나레이션. 직후

쾅! 형당의 철문이 굉음을 내며 열리고. 백일몽이 깜짝 놀랄 때

화악! 악령같은 모습으로 들어서는 위극겸

백일몽; (왔다!) + [교주님!] 급히 일어서는데

콱! 벼락같이 다가와 백일몽의 머리통을 위에서 강하게 움켜쥐는 위극겸의 손아귀. 눈 치뜨는 백일몽. 백일몽 뒤의 위진천도 흠칫! 할 때

백일몽; [네 년, 혈왕잠을 어찌 했느냐?] 빠지직! 백일몽의 머리통을 움켜쥔 손으로 벼락을 일으키며 이를 갈고

<혈왕잠!> 경악하는 위진천

백일몽; [혈... 혈왕잠을 어찌 하다니요? 속하는 그것을 본 적도 없습니다!] 끄윽! 빠지직! 머리통이 벼락에 휩싸이며 신음하고

백일몽; [닥쳐라!] 분노

위극겸; [네년은 분명 혈왕잠을 빼돌렸다!] [본좌의 침실에 마지막으로 들어간 인간이 네년이라고 인법칠호와 인법팔호가 증언했다!] 이를 갈며 외치고

백일몽; [정... 정말입니다! 믿어주세요 교주님!] 끄윽! 감전당하며 애원

백일몽; [속... 속하는 정말 혈왕잠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옵니다.] 코와 입으로 피를 줄줄 흘리며 애원하고

위진천; [아버지!] [설마 혈왕잠이 사라진 것입니까?] 경악하며 묻고

위극겸; [그렇다! 침실의 비밀 금고에서 감쪽같이 사라졌다.]

위극겸; [그리고 아비의 침실에 마지막으로 들어갔던 건 바로 이년이었다.]

위진천; [백일몽! 네년이 정말 혈왕잠에 손을 댄 것이냐?] 분노와 경악으로 백일몽을 노려보며 추궁하고

백일몽; [제발... 제발 믿어주세요 소교주님!] 곁눈질로 위진천을 보며

백일몽; [만일... 만일 제가 그런 무서운 죄를 지었다면 도망치지 않고 지금까지 총단에 눌러앉아 있었겠어요?]

위진천; (하긴...) + [아버지! 백일몽의 말에도 일리가 있습니다.] 위극겸을 설득

위극겸; [이년이 도망치지 않은 건 물론 이해가 안되긴 하다.]

위극겸; [하지만 모든 정황은 이년이 혈왕잠을 빼돌린 범인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를 갈며 백일몽을 노려보고

위진천; [그럼 백일몽에게 섭혼술을 걸어서 숨기는 게 있는지 알아보는 게 어떻겠습니까?] 위극겸을 설득하고

위극겸; [물론 그럴 생각이다.]

위극겸; [하지만 그 전에...] 말하는데. + [죄송합니다 교주님!] 덜컹! 형당의 철문이 급히 열리고 인법사7과 인법사8이 나타난다

위극겸; [무슨 일이냐?] 돌아보며 살벌하게

인법사7; [교주님 침실의 측면 벽에 최근에 누군가 뚫어놓은 비밀스러운 틈새가 숨겨져 있었습니다.] [사람이 하나 드나들 수 있을 정도의 크기의...]

위극겸; [내 침실 벽에 구멍이 나있다?]

위진천; [그럼 아버지 침실에 들어간 게 백일몽이 마지막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냐?] 급히 묻고

인법사8; [속하들을 죽여주십시오.] [교주님의 침실을 지키고 있었으면서도 어떤 놈이 벽에 구멍을 내는 것을 까맣게 몰랐습니다.]

위진천; [이런...] 이를 부득 갈고

위진천; [최근에 총단을 빠져나간 인간들 중 주목할만한 경신 실력을 지닌 자가 있느냐?] 이를 갈며 묻고

인법사7; [이곳으로 오기 전에 확인한 것이온데...] 비지땀을 흘리며

인법사7; [반 시진 전쯤에 복귀했던 신행태보 종선이 이각 전쯤에 서둘러 총단을 빠져나간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위진천; [신행태보!] 이를 부득. 온몸에서 무시무시한 살기를 뿜어내고

위진천; [아버지! 종가놈이 범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놈이라면 인법칠호와 인법팔호의 이목을 속이고 충분히 아버지 침실에 잠입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찡그리는 위극겸

위진천; [게다가 놈에게는 동기도 있습니다.] [종남산에서의 실수로 제게 강한 책망을 들었었기 때문입니다.]

위극겸; [진천이 넌 이년이 범인이 아니라고 믿는 것이냐?] 여전히 백일몽의 머리통을 움켜쥔 채로 찡그리고

위진천; [총단에 남아있는 백일몽과 급히 빠져나간 신행태보 중 누가 더 의심이 가는지요?] 위극겸을 설득하고

위극겸; [죽일...] 팟! 백일몽의 몸을 바닥에 패대기치고. + 백일몽; [악!] 털썩! 나뒹굴고

위극겸; [종가놈은 아비가 직접 추적하겠다. 진천이 너는 총단에 남아서 상황을 주시하라!] 홱! 입구쪽으로 돌아서며 말하고

위진천; [분부 받들겠습니다.] 포권하고

위극겸; [전서구와 신응을 있는 대로 날려라! 배신자 종선 놈의 행적을 추적하라고...] 밖으로 나가며 외치고. + [존명!] 포권하는 인법사7과 인법사8

위극겸; (신행태보 종선! 네놈이 감히 혈왕잠에 손을 댄 것이냐?) 이를 갈며 형당의 문밖으로 나서고. 인법사7과 인법사8이 복도 저편으로 날아가는 게 보인다

위극겸; (사실이라면 네놈은 세상에 태어난 것을 후회해야할 것이다!) 이를 가는 위극겸의 얼굴 크로즈 업

 

다시 형당 내부

백일몽; [끄윽...] 바닥에 쓰러져 벌벌 떨고 있는 백일몽. 여전히 몸이 벼락에 휘감겨 있고. 위진천이 그걸 내려다보고 있다

위진천; [너무 나쁘게 생각하지는 마라 백일몽!] 파팟! 지풍을 날려 백일몽의 혈도를 몇 군데 찍어주고

위진천; [아버지가 저렇게 격노하신 것은 그만큼 혈왕잠이 귀중한 물건이기 때문이라는 뜻이니...] 손을 거두고

백일몽; [끄윽...] 벼락이 좀 사그라 들어서 고통이 갈앉지만 여전히 벌벌 떨며 누워있는 백일몽. 입과 코로 피가 줄줄 흐른다

위진천; [방해하지 말라고 말해놓을 테니 이곳에서 몸을 좀 추스린 후에 업무에 복귀하도록 해라.] 입구쪽으로 가고

위진천; (큰일은 큰일이로군.) 열려진 문으로 나가고

위진천; (고금제일인인 혈왕의 능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혈왕잠을 도둑 맞았으니...) 철컹! 밖에서 형당의 문을 닫으며 생각하고

위진천; (분을 참지 못하고 신행태보에게 살의를 드러낸 게 이런 결과를 초래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한숨. 이를 갈면서

 

형당 내부. 혼자 누워 벌벌 떨고 있는 백일몽

백일몽; (아... 아슬 아슬 했다.) 헉헉

백일몽; (신행태보가 조금이라도 늦게 귀환했었다면 꼼짝없이 혈왕잠을 빼돌린 범인으로 몰렸을 것이다.)

백일몽; (하지만 아직은 안심하긴 이르다.) 헉헉

백일몽; (신행태보가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빨리 잡히기라도 하면 도로아미타불이 될 수도 있다.) 헐떡이며 생각하고

백일몽; (부디... 잡히더라도 시간을 최대한 끌어주고 잡혀주길 바란다 신행태보.)

백일몽; (내가 총단을 의심 받지 않고 떠날 상황을 만들 때까지...) 이어

백일몽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우리... 우리 용씨일족(龍氏一族)의 핏속에 흐르는 이능(異能)이... 너로 하여금 아비를 찾아오게 만들었구나!> 울면서 말하는 철가면의 모습이다

 

백일몽; (아버지...)

백일몽; (혈왕잠으로 내가 혈왕의 핏줄임이 확인되었으니 철가면을 쓴 그 분이 내 아버지인 것도 거의 확실하다.)

백일몽; (조금만...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백일몽; (이 못난 딸이 어디에 갇혀 계시는지 반드시 알아내어 아버지를 그리 만든 자들을 응징하고 말 테니...) 음산한 형당에 혼자 남아 결의를 굳히는 백일몽

 

#230>

<-천진(天津)> 깊은 밤. 해변에 자리한 거대한 도시. 꽈르릉! 번쩍! 번개와 천둥

쏴아! 비가 쏟아진다

화려한 객잔. 역시 천둥과 번개. 폭우가 객잔 일대에도 쏟아지고

화려한 독채.

어둑한 방. 침대에 상체를 벗고 혼자 누워있는 청풍. 잠들지 않았다. 허리 아래만 얇은 이불로 가리고 있고

번쩍! 꽈르릉! 번개와 천둥. 창문이 환해지고.

하지만 신경 쓰지 않는 청풍

청풍; (천진에서 북경까지는 불과 오십여 리..) (내 걸음으로는 반 시진도 안 걸리는 거리다.) 천장 보며 생각

청풍; (하지만 밤도 깊었고 일기도 불순해서 일단 천진에서 하룻밤을 묵기로 한 것인데...)

청풍; (주취광생... 경태제 주기각은 혈교와 손을 잡고 무슨 음모를 꾸미고 있는 것일까?) 주취광생을 떠올리고

청풍; (어지자지인 외아들을 고쳐줄 수 있다는 희망을 잃어버린 주취광생이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청풍; (주취광생은 무엇보다도 핏줄을 중시하는 인물인데...) 생각하다가

청풍; (설마...) 무언가 깨닫고 눈 부릅

청풍; (경태제는 자신이 다시 제위를 차지할 생각을 하는 게 아닐까?) 주취광생의 광기 서린 표정을 떠올리고

청풍; (물론 주취광생 혼자만의 생각이라면 망상이라고 치부해야하겠지만...)

청풍; (혈교가 사전에 공작을 해놓았다면 훼방꾼들을 일거에 제거하고 정권을 장악하는 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청풍; (아무래도 추운장으로 야차선녀를 만나러 가는 일보다 주취광생의 야망을 저지하는 게 급선무일지도 모르겠다.) 생각할 때

번쩍! 다시 엄청난 벼락이 치면서 창문과 문이 환해지고

[!] 흠칫! 하며 문쪽을 보는 청풍.

밝아진 문을 통해 문 밖에 누가 서있는 게 보인다. 베개를 품에 끌어안은 소녀의 실루엣이다. 물론 불로왜선의 모습이고

청풍; (이런...) 피식 웃으며 일어나고

청풍; [무슨 일이냐?] 덜컹 문을 열고. 문 밖에는 천둥과 번개와 폭우. 헌데

불로왜선이 문 밖에 서서 베개를 끌어안고 달달 떨고 있다. 비에 흠씬 젖었고.

옆의 또 다른 방의 방문이 열려있다.

청풍; [왜? 벼락이 무서워?] 웃고

불로왜선; [무... 무서운 건 아니고...] 억지로 웃고

불로왜선; [천둥소리가 너무 요란해서 잠이 오질 않기에 얘기나 하려고...] 말을 그렇게 하지만 달달 떨고 있고

청풍; [그래?] 피식 웃고

번쩍! 직후 강력한 벼락이 근처에 떨어지며 주변이 대낮같이 밝아지고. 그 배경으로 눈 치뜨는 불로왜선

불로왜선; [꺄악!] 비명 지르며 청풍의 방으로 뛰어들고

청풍; [안 무섭다며?] 웃으며 비켜주고

불로왜선; [벽.. 벽력진군(霹靂眞君)님! 용서해주세요.] 비명 지르며 청풍의 침대로 뛰어들어 들고 온 베개로 머리를 감싼다

청풍; (벽력진군? 벼락을 다스리는 신을 말하는 건가?) 문을 닫으려 하고

청풍; (벼락의 신 따위가 어디 있다고...) + [!] 문 닫다가 눈 부릅

꽈광! 다시 근처로 벼락이 떨어지는데

쿵! 새하얀 섬광 속에 갑옷을 걸친 거인의 실루엣이 흐릿하게 보인다. 머리가 하늘 끝까지 닿을 정도로 거대한 형상

청풍; (설마...) 경악하며 볼 때

쩌엉! 강렬한 섬광 속에 거인의 부릅뜬 눈이 청풍을 노려보는 것같더니

지이! 섬광이 흩어지며 거인의 모습도 사라진다

청풍; (방... 방금 벼락의 섬광 속에 갑옷을 입은 거인의 형상 같은 게 보였다.) 숨이 턱 막히는 표정이 되고

청풍; (최근 술법에도 눈을 뜬 덕분에 보게 된 것같은데...) (정말 벼락의 신이 존재하는 것인가?) 탁! 떨리는 손으로 문을 닫고

꽈과광! 뒤 늦게 천둥 치는 소리가 들리고

[꺄악!] 비명 지르는 불로왜선

청풍; (어쩐지 오늘 밤의 이 천둥번개는 심상치가 않게 느껴진다.) 문쪽을 돌아보며 불로왜선이 바들바들 떨고 있는 침대로 가고

청풍; (뭔가를 경고하는 듯도 하고...) 침대 옆에 이르고

불로왜선; [가... 가셨는가요? 벽력진군께서는...?] 침대에 엎드려 베개로 머리 누른 채 달달 떨며 묻고

청풍; [그런 것 같구나.] 웃으며 침대로 올라가고

청풍; [무서우면 오늘밤은 나하고 자자.] 이불을 끌어서 자신의 아랫도리와 불로왜선의 몸을 가려주고

불로왜선; [그... 그래도 돼요?] 베개에서 고개 내밀며 묻고. 여전히 겁에 질린 표정이고

청풍; [사실 나도 벼락은 좀 무섭거든. 지은 죄가 워낙 많아서...] 웃으며 불로왜선을 보는 자세로 눕고

불로왜선; [다... 다 큰 여자가 사내와 한 침대에서 자면 안되지만...] 억지로 웃으며 바로 눕고. 베개를 베면서

불로왜선; [공자님도 무섭다니까 오늘밤은 제가 같이 자 드릴게요.] 새침하게

청풍; [어이구! 고맙기도 해라.] 웃으며 불로왜선의 엉덩이 쪽을 다독이고. 그때

번쩍! 다시 벼락이 치고. 그러자

불로왜선; [꺄악!] 비명 지르며 청풍의 품에 와락 안겨들고. 그런 불로왜선을 끌어안으며 웃는 청풍

불로왜선; [잘... 잘못 했어요! 용서해주세요 벽력진군님!] 청풍의 품에 필사적으로 안기며 겁에 질려 울고

청풍; (지나치게 벼락을 무서워하는군.) + [괜잖아. 그냥 벼락일 뿐이니까.] 품에 안긴 불로왜선의 작은 몸을 다독여주고. 하지만

불로왜선; [아니... 아니에요. 단순한 벼락이 아니에요.]

불로왜선; [난... 난 술법을 연마해서 알아요. 벽력진군이 지금 하계를 감찰하고 있다구요.] [벼락 맞을 인간이 어디 있는지 찾기 위해...] 울면서 떨고

청풍; (괜히 해보는 소리가 아니군.) + [후라 너도 벼락을 맞을 짓을 한 적이 있는 것이냐?] 불로왜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묻고

불로왜선; [있... 있어요. 우리 세 자매가 결국 이리 된 것도 내 오만과 독선이 빚은 결과니까요.] 울면서 말하고

청풍; [무슨 사연인지 말해봐라. 속에 든 걸 털어놓으면 마음도 편해지는 법이니...]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불로왜선; [제게는 유라, 금라라는 배 다른 동생들이 있었어요.] [아버지는 같지만 엄마는 서로 다른 이복자매였는데...]

불로왜선; [저는 당연히 큰언니인 제가 문중을 이을 것으로 생각했어요.]

불로왜선; [그래서 매사에 교만하게 굴었고...] [좋은 것은 당연히 전부 내가 차지해야한다고 생각했어요.] 청풍의 품에 파고 들며 울고

불로왜선; [심지어... 둘째인 유라가 마음을 준 사내를 뺏는 짓도 태연히 저질렀어요.]

청풍; (이야기가 어째 묘해지는군. 열 세 살짜리 꼬맹이가 동생의 남자를 빼앗았다?) 좀 당황하고 어이없는데

불로왜선; [결국 우리 세 자매는 서로가 서로에게 저주를 걸어서 모두 비참한 신세가 되어 버렸답니다.] 울고

청풍; [저주라면 혹시...] 깨닫고 눈 부릅

불로왜선; [둘째 유라가 제게 건 저주는...] [저의 몸이 죄를 짓지 않은 마지막 나이로 돌아가게 만든 거였답니다.] 울면서 청풍의 품으로 파고 들고

청풍; (맙소사!) (이 여자가 사실은 나이가 많은데 몸은 열세 살 때로 돌아가서 더 이상 자라지 않게 되었다는...!)

불로왜선; [반면 유라는 저와 막내의 저주로 오십년 후의 삶을 미리 끌어와서 살게 되었구요.] 울고

청풍; (미리 노년의 삶을 살게 되는 저주에 걸린 여자!)

청풍; (틀림없다! 그 여자는 야차선녀다!) 놀라고. 야차선녀를 떠올리며

청풍; (그리고 이 여자는 신녀문의 현재 문주인 불로왜선이고...) 깨닫고 불로왜선을 보고

청풍; (어쩌다 보니 신녀문의 문주... 당대의 무산신녀를 품에 안게 되었구나.) 당혹스러운 표정이 되고

불로왜선; [지금까지도 난 내가 지은 죄는 생각하지 않고 내게 죄를 지은 동생들만 원망하고 저주해왔어요.] 울면서

불로왜선; [그런 저를 징벌하기 위해 벽력진군께서 하계로 직접 내려와 찾고 있는 중이에요.] 사시나무 떨듯이 떨며 울고

청풍; [위로가 될지 모르지만...] 한숨

청풍; [네가 벼락을 맞게 되면 내가 함께 맞아주마.] + (내가 자기 정체를 알아차린 걸 알면 쑥스러워 할 테니 모른 척 하자.) 다독이고

불로왜선; [공... 공자님!] 고개 들어 눈물 젖은 눈으로 청풍을 보고

청풍; [까맣게 타 죽어도 함께 타죽으면 조금은 덜 무섭지 않겠느냐?] 불로왜선의 이마에 입술을 살짝 맞추고

불로왜선; [고... 고마워요!] 와락 청풍을 끌어안고

불로왜선; [이 은혜, 잊지 않을게요.] 청풍의 품에 안기며 감격하며 울고

청풍; (무산에서 선녀처럼 살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 당대의 무산신녀에게 이런 슬픈 사연이 있었구나.) 소리없이 한숨 쉬고

불로왜선; (유라를 찾아내어 분풀이하기 위해 이 사내를 이용해온 것인데...) 청풍의 품에 안긴 채 눈물 흘리고

<어쩌면 이 사내 덕분에 우리 자매가 구원을 받을지도 모르겠구나.> 함께 끌어안고 침대에 누운 청풍과 불로왜선의 모습 배경으로 불로왜선의 생각 나레이션

 

#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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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

<-북경(北京)> 아주 깊은 밤. 드넓은 북경 전체가 거의 다 불에 까져 어둠 속에 묻어있다

<-자금성(紫禁城)> 자금성의 모습

<-자금성 내원(內院)> 환관 복장의 수염없는 무사들이 짝을 지어 등을 들고 순찰을 돌고 있다. 화려한 건물들.

[!] [!] 경악하는 비슷한 또래의 두 여자. 절세미녀들. 화려한 복장. 만귀비와 주귀비다. 현재 태후의 신분인 주귀비는 놀라 소매로 입을 가리고 있다. 만귀비가 주귀비보다 반 뼘 정도 앉은 키가 더 크다. 만귀비가 덩치도 더 좋고. 나이는 주귀비가 만귀비보다 두 살 더 많다. 만귀비는 37세. 주귀비는 39세

주취광생; [유감스럽게도 지난 십여 년의 노력이 그렇게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소.] 두 여자와 마주 앉아 침통하게 말하고.

주귀비; [그럼... 그럼 우리 아들은...] 달달 떨며 절망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성화제 주견심의 모후(母后) 주귀비>

주취광생; [역명천신단으로 견심이의 몸을 온전한 사내로 만들어주려던 시도는 없던 일이 되어 버린 거요.] 한숨

주귀비; [흐윽!] 충격 받고 쓰러지려 하고

만귀비; [태후(太后;황제의 어머니)마마!] 급히 부축하고

만귀비; [부디 마음을 굳게 하셔요.] 입술 깨물며 말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성화제의 총비(寵妃) 만귀비(萬貴妃)>

주귀비; [우리 아들... 견심이가 사내구실을 하는 일은 정녕 물 건너간 것인가요 폐하?] 울면서 주취광생을 보고

주취광생; [유감스럽지만 그렇소.] 끄덕이며 한숨

주귀비; [흐윽!] 절망. + 만귀비도 입술을 깨물고

주취광생; [견심이도 어느덧 약관의 나이가 되었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들은 고사하고 딸 하나 얻지 못했소.]

주취광생; [이대로 가면 종친들이나 대소신료들도 견심이의 생식능력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내게 될 것이오.] 침통하게 말하고

주취광생;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다 보면 자연히 견심이의 입지는 위태로워질 테고...]

주취광생; [지금까지는 기밀을 잘 유지하고 있는 그 아이의 신체적 비밀도 결국 누설될 가능성이 높소.]

주귀비; [안... 안돼요!] 비명

주귀비; [견심이가 어지자지였다는 사실은 절대 종친들이나 신료들 귀에 들어가면 안돼요.] 필사적인 표정

주취광생; [물론 누구도 견심이의 비밀을 알아서는 아니 될 것이오,] 심각

주귀비; [남자도 여자도 아닌 몸으로 태어났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견심이는 제위에서 쫓겨날 수밖에 없어요.] 달달 떨고

주귀비; [그럼 신첩이나 며늘아기도 비참한 신세로 전락하게 될 테구요.] 자기를 부축하는 만귀비를 돌아보며

주취광생; (하여간 계집들이란...) 혐오를 억지로 숨기고. + [태후와 며늘아기가 지금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소.]

주귀비; [그... 그게 어떤 방법인가요?] 반색. 만귀비도 희망을 품고 주취광생을 보고

주취광생; (아들의 안위보다는 자신들이 누리고 있는 부귀영화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게 암컷들의 본성이다.) + [짐이 천자의 자리로 복위(復位)하는 게 첫 번째 해결방법이오.]

주귀비; [복위라니...] 경악. + 만귀비; [!] 눈 부릅

주귀비; [설마... 설마 당신, 친아들인 견심이를 제위에서 쫓아내고 대신 천자가 될 생각이신가요?] 이를 바득 갈며 노려보고

주취광생; [자식도 못 낳는 모자란 놈이오!] 준엄하게

주취광생; [내가 쫓아내지 않아도 조만간 다른 종친들에게 쫓겨나거나 살해되는 것이 견심이에게 기다리는 운명이오.]

주취광생; [그럼 두 분도 함께 나락으로 떨어질 테고...] 은근히 협박

[으으으...] 달달 떨지만 반박하지 못하는 주귀비. 만귀비도 굳어진 채 입을 다물고 있고

주취광생; [대신 내가 제위를 차지하면 두 분은 지금 누리고 있는 지위와 영화를 보전할 수 있을 것이오.]

주취광생; [특히 복위한 짐은 당신을 다시 취해 황후로 삼을 생각을 하고 있소.] 주귀비에게 은근한 어조로 말하고

주귀비; [저... 저를 정말 아내로 삼아주시겠어요?] 흥분

주취광생; [조야가 시끄러워지긴 하겠지만 역사상 황실에 형사취수(兄死取嫂)의 전례가 없었던 것도 아니니 불가능하진 않소.]

주취광생; [게다가 당신은 아직 아이를 생산할 수 있는 몸이니 우리 사이에서 대를 이을 자식이 생길 수도 있지 않겠소?] 은근히

주귀비; [제... 제가 아직 생산이 가능한 몸이긴 하지만 이 나이에 남사스럽게 임신을...] 발개진 두 볼 두 손으로 만지며 좋아 죽으려 하고. 그런 주귀비를 흘겨보는 만귀비

주취광생; [며늘아기는 지금의 이 상황이 못내 못마땅하겠지?] 만귀비를 보고. 움찔! 놀라는 만귀비

만귀비; [아.. 아니옵니다.] 억지웃음

만귀비; [폐하께서 말씀하신 대로 뭔가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파국이 올 것임은 소녀 역시 알고 있사옵니다.]

주취광생; [그래도 지아비인 견심이를 제위에서 끌어내려야한다는 사실에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주취광생; [그래서 짐이 두 번째로 생각해둔 것이 견심이를 제위에서 끌어내리지 않고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다.]

주귀비; [그... 그게 가능한가요?] 반색

만귀비; [지금의 황상께 상처 입히지 않고도 난국을 타개할 수 있는지요?] 역시 흥분하고

주취광생; [물론 있다.] 끄덕

주귀비; [그게... 그게 어떤 방법인가요?] 흥분

주귀비; [할 수만 있다면 우리 견심이를 제위에 앉혀두고 싶은 게 어미 된 심정이랍니다.] 간절하게

주취광생; [며늘아기 네가 임신을 하면 된다.] 만귀비를 지긋이 보며

주귀비; [예엣?] 깜짝 놀라고 + 만귀비; [!] 무언가 느끼고 눈 치뜨고

주귀비; [하... 하지만 폐하께서도 아시다시피 견심이는 아예 사내구실을 못하는데 어떻게 며늘아기가 임신을...] + [!] 말하다가 역시 깨닫고 놀라고

주귀비; [설마... 설마 당신...] 분노와 경악

주취광생; [며늘아기가 내 씨를 잉태하면 모든 게 해결되는 거요.] 끄덕

주취광생; [견심이는 후사를 두게 되고 짐은 짐의 핏줄로 제위가 이어지니 굳이 황제가 될 이유가 없소.]

주취광생; [또 우리 세 사람만 입을 다물면 며늘아기가 낳은 아기가 내 씨라는 걸 알 인간도 없게 되고...]

주귀비; [안돼요!] 바락! 고함 지르고.

주귀비; [아무리... 아무리 제위가 중요하다 해도... 어떻게 당신이 견심이의 여자로 살아온 며늘아기와 그런 짓을...] 치를 떨고

주귀비; [차라리... 차라리 첫 번째 방법을 쓰세요.]

주귀비; [견심이를 제위에서 끌어내리고 당신이 황제가 되시라구요.] 눈물까지 흘리며 이를 갈고

주취광생; (예상했던 반응이로군.) + [며늘아기의 생각은 어떠하냐?] 만귀비에게 묻고

움찔! 하는 만귀비

주취광생; [당사자인 너의 의견을 존중해서 어떤 방법을 쓸지 결정하도록 하겠다.]

만귀비; [소녀는...] 한숨. 입술 깨물고

주귀비도 눈물 닦으며 만귀비를 보고

만귀비; [역시 폐하의 씨를 받을 엄두는 나지 않사옵니다.] 고개 숙이고

주취광생; [그 말인즉슨?] 눈 번뜩

만귀비; [지금의 황상은 계집아이같이 여린 성격이라 애초에 만인지상(萬人之上)의 자리에는 어울리지 않았어요.] 애써 웃고

만귀비; [죽이시든 살리시든... 지금의 황상을 제위에서 끌어내리고 폐하께서 보좌에 오르시길 바라옵니다.] 공손하게

주취광생; [알았다!] 끄덕

주취광생; [며늘아기 너의 뜻을 존중해서 첫 번째 방법, 견심이를 하야시키고 짐이 다시 제위에 앉도록 하겠다.] 음산한 얼굴 크로즈 업. 헌데

 

[!] 눈 치뜨며 경악하는 시녀. 나이는 17-8세가량. 절세미녀는 아니지만 복스럽고 순한 인상. 다른 작품의 분이 캐릭터. 요족 출신의 궁녀로 성은 기씨. 하지만 이 작품에서의 이름은 기옥분으로 표기는 분이로 함. 두 손으로 다과를 든 쟁반을 들고 있었다. 주취광생등이 있는 건물 앞에 서있다.

분이; (맙... 맙소사!) 경악과 분노로 건물을 노려보고

분이; (태후님과 만귀비님이 합작해서 폐하를 시해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니...) 이를 갈며 돌아서고

분이; (빨리... 빨리 이 사실을 폐하께 알려드려야만 해.) 이어 종종 걸음으로 건물에서 멀어진다. 헌데

 

건물 용마루에 걸터앉아서 그걸 보고 있는 여자. 귀희다

귀희; (저 계집...)

귀희; (만귀비의 측근으로 주견심이 아끼는 궁녀인데...) (성이 기(紀)씨였던가? 요족(猺族) 출신이고?)

귀희; (뭐 일초무학인 계집이니 큰 변수는 못 되겠지만...) 스읏! 일어나고

귀희; (그래도 혹시 모르니 지근거리에서 감시를 해야겠다. 주기각의 계획이 누설되면 안되니...) 스스스! 사라지는 귀희

 

#225>

<-위가장> 낮.

위가장 정문 지키던 무사들 흠칫

그곳으로 날아오는 신행태보. 하지만 발걸음이 신행태보답지 않게 늦다

<신행태보!> <종총관이 돌아왔다! 소교주님에게 보고해!> 전음 나누는 무사들. 한놈은 급히 장원 안쪽으로 달려 들어가고

신행태보; (위가장으로 위장한 총단의 정문을 지키는 놈들의 반응도 그렇고...) 정문쪽을 노려보며 걸음 옮기고

신행태보; (어째 내 발로 죽을 자리를 찾아 들어가는 기분이 든다.) 다가오는 정문 입구를 보며 한숨. 무사들이 좀 긴장한 표정으로 보고 있다.

[어서 오십시오 총관님!] [원로에 노고가 많으셨습니다.] 신행태보가 다가가자 인사하면서도 눈치를 살피는 무사들

신행태보; [소교주님은?]

무사들; [이틀 전에 먼저 귀환하셨습니다.] [안에서 기다리고 계시니 뵙도록 하시지요.] 포권하며 말하지만 표정들이 심상치 않다

신행태보; [그렇게 하지.] 침통한 표정으로 정문을 통과하고

정문을 통과해서 장원 안으로 들어서는 신행태보. 오가던 하인과 하녀들, 무사들도 움찔하며 신행태보를 보고. 형식적으로 인사하거나 신행태보를 피한다

신행태보; (아랫것들의 반응도 싸하고... 점점 더 불길한 예감이 드는구나.) 긴장하면서 장원의 건물들 쪽으로 가고.

신행태보; (지금까지 수집된 모든 정황이 등선곡으로 들어간 진충이란 심마니가 마태자 이청풍임을 가리키고 있다.)

신행태보; (그리고 난 무영신투에게 속아 넘어가 마태자가 등선곡으로 들어가는 걸 막지 못했고...)

신행태보; (물론 마태자가 역명천신단을 먹고 부활한 게 내 과오만은 아니다.) (하지만 소교주는 모든 책임을 내게 돌리고 분풀이를 할 가능성이 있다.)

신행태보; (최악의 경우 산 채로 늑대굴에 던져질 가능성도 있지만...) 늑대굴에서 죄수들이 늑대들에게 산 채로 잡아먹히던 장면 떠올리며 오싹! 한 표정

신행태보; (그렇다고 지레 겁먹고 꽁무니를 뺐다가는 정말로 배신자로 낙인을 찍혀버리고 만다.) (그럼 천지간에 발붙일 곳이 없게 되고...) 식은 땀, 이를 지긋이 물고

신행태보; (죽으나 사나 총단으로 돌아와 소교주의 처분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데...) + [!] 생각하다가 눈 부릅. + <여기예요!> 누군가의 전음이 들리고.

고개 드는 신행태보.

장원의 어느 이층 건물 창가에 서서 손짓하는 백일몽

신행태보; (백일몽!)

오라고 손짓하며 창가에서 물러서는 백일몽

신행태보; (내게 뭔가 할 말이 있는 모양이다.)

신행태보; (나에 대한 소교주의 생각을 알고 있는 것같으니 만나보자.) 백일몽이 손짓하고 있던 건물로 다가간다

 

#226>

백일몽이 내다보던 2층 건물

내부는 텅 비어 있고

계단을 통해 이층으로 올라가는 신행태보. 그러자

백일몽; [어서 오세요.] 어둑한 이층에서 기다리다가 맞이하는 백일몽. 어둑한 실내에는 탁자와 의자가 있다. 탁자 위에는 찻잔과 차 주전자도 있고

신행태보; [백일몽! 너도 먼저 돌아와 있었구나.]

백일몽; [인사는 나중에 하고...] [왜 이 시점에 총단으로 돌아오신 거예요?] 의자와 탁자 쪽으로 가면서 힐난하고

신행태보; [돌아오지 않으면?] 쓴웃음 지으며 탁자 앞의 의자에 앉고

신행태보; [괜히 뭉기적거리다가는 소교주의 노여움만 사지 않겠느냐?] [내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백일몽; [지나가는 소나기에요.] 마주 앉고

백일몽; [아무리 마음이 상했다 해도 소교주가 오랜 충신인 총관님께 극단적인 처분을 내리시겠어요?] 쪼르르르 차를 따라주고

백일몽; [시간이 지나면 소교주의 분노도 진정이 될 거예요.] [그러니까 그때까지는 총관님이 직접 소교주님의 눈에 뜨이지 않는 게 최선이에요.] 차를 다 따르고 마시라 권하는 손짓을 하며 말하고

신행태보; [그걸 누가 모르냐?] 찻잔을 들고

신행태보; [하지만 이유와 명분도 없이 귀환을 미뤘다가는 후환이 있을 게 뻔해서 어쩔 수 없이 돌아와야만 했다.] 억지로 차를 마시고

백일몽; [명분이야 만들면 되지요.] 편지를 한통 꺼내고

신행태보; [뭐냐?] 찻잔을 입에서 떼며 봉투를 보고

백일몽; [주취광생을 따라 북경으로 간 귀희로부터의 연락이에요.]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내용인데...] 찻잔 내려놓는 신행태보에게 편지를 건네주고

백일몽; [편지 내용을 조금 손봐서 소교주께 보고를 드려놓을게요.] 편지를 읽는 신행태보를 보며

신행태보; [어떻게?]

백일몽; [귀희로부터 급박한 지원 요청이 도착해서 총관께서 상황 파악을 위해 북경으로 갔다고 보고할게요.]

백일몽; [그럼 소교주도 총관께서 딴 마음을 품은 게 아니라는 걸 믿지 않겠어요?]

신행태보; [지금으로서는 그게 최선이겠구나.] 한숨 쉬며 편지를 다시 내밀고

신행태보; [헌데 소교주님은 지금 어디 계시느냐?]

백일몽; [총관님께서는 운이 좋으셨어요.] 배시시

백일몽; [교주님께서 마침 수련을 쉬시는 때라 소교주님을 연공관으로 부르셨거든요.]

백일몽; [두 분의 대화가 제법 길어지는 것같으니 소교주님이 나오시기 전에 빨리 총단을 떠나도록 하세요.] 눈 반짝이며 말하고

 

#227>

음침한 동굴. 동굴 끝은 위극겸의 연공관인 혈지. 닫힌 문 앞에 여전히 인법사1과 인법사2가 의자에 앉아 지키고 있다

<역명천신단을 입수하지 못했다?> 철문 안쪽에서 들리는 음성. 철문 안쪽은 종유동굴. 헌데 천장에 알몸의 여자들 십여명이 푸줏간 고기처럼 거꾸로 매달려 있다. 죽은 건 아니고 살아있는데. 몸에서 피가 흘러 아래쪽의 연못으로 떨어진다. 연못에는 피가 가득 고여있고. 그 연못가에 위진천이 서있다. 연못에서 좀 떨어진 곳에는 옷걸이가 하나 있다. 옷걸이에는 옷이 몇벌 걸려 있고

위진천; [역명천신단은 간발의 차이로 소자의 손에서 빠져나갔는데...] 연못을 내려다보며 침통한 표정으로 말하고

위진천; [그 얼마 후 이청풍이 제 아비보다 강해져서 종남산 근처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마태자 이청풍! 그놈이 역명천신단을 복용해서 완전히 부활했구나!> 쩡! 피가 고인 연못 속에서 한 쌍의 눈이 번득이고. 사람의 형상이 피의 연못 바닥에 누워있다. 물론 그자는 위극겸이다.

위진천; [힘을 되찾은 그놈은 한 달도 안되는 시간에 대륙을 서에서 동으로 횡단하며 경로에 있는 무제궁 분타를 남김없이 궤멸시켜버렸습니다.]

위진천; [그후 놈은 천목산의 조가장에 들른 것이 확인된 후 종적을 감췄습니다.] 심각한 표정으로

<북경으로 갔겠군.> 쩡! 피가 고인 연못 속에서 번뜩이는 눈빛

위진천; [소자의 생각도 아버지와 같습니다.] 끄덕

위진천; [이청풍은 독심귀의를 통해서 주취광생의 정체를 알았을 테고...] [본교와 주취광생이 손을 잡고 무얼 도모하고 있는지 얼추 알아차렸을 것입니다.]

<독심귀의와 야차선녀의 복수를 위해서라도 주취광생이 제위에 복귀하는 걸 막으려 들겠지.> 피의 연못 속에 누워 고개 끄덕

위진천; [혹시 몰라서 귀희를 주취광생에게 딸려 보내긴 했지만 걱정이 좀 되긴 합니다.] 찡그리고

<네 외(外)조부님이 삼십여 년 전부터 북경에 터를 잡고 계시니 주취광생... 경태제의 복위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

위진천; [그러고 보니 소자는 외조부님의 존안을 뵌 적이 한 번도 없군요.]

<환관으로 위장하고 계시는 그분을 만났다가는 네 정체가 무제궁에 들통이 날 우려가 있어 만나지 못하게 해온 것이다.>

위진천; [소자도 알고 있었습니다.] 한숨

<네 외조부의 능력을 믿긴 하지만 만일에 대비하여 그분께 전서구를 보내라. 이청풍이 조만간 북경에 나타날 테니 잘 대비하시라고...>

위진천; [그리 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이청풍과 관련된 사안 외에 주목할만한 일은 없었느냐?>

위진천; [그외에는 딱히...] + [!] 말하다가 입을 다물고

<신경 쓰이는 무슨 일이 있었구나.> 핏물 속에서 눈 번뜩

위진천; [백일몽과 관련된 일인데...]

<백일몽? 그 종년이 왜?>

위진천; [등선곡에 펼쳐진 신녀문의 술법의 영향으로 이해 못할 환각을 보았다고 합니다.] 찡그리며

<환각? 무슨 환각?>

위진천; [철가면을 쓴 자를 환각 속에서 만났는데 그자가 자신을 딸이라고 불렀다는 것입니다.] 눈치 살피며 말하자

<철가면!> 바웅! 피가 고인 연못에서 폭발이 일어난다. 핏물 속에 누워있던 위극겸의 몸에서 폭발이 일어나 주변의 핏물을 밖으로 터져나가게 만든 것

위진천; [!] 펑! 반사적으로 일어난 위진천의 방어막에 부딛혀 핏물을 위진천의 몸에는 닿지 않는다. 하지만

[하악!] [끄윽!] 촤아! 천장에 매달려 있던 알몸의 여자들은 핏물을 뒤집어쓰며 퍼덕이고

위진천; (아버지가 왜 저렇게 격동하는 것인가?) 화악! 펑! 주변으로 튀었던 핏물이 물방울같은 위진천의 방어막에 부딛혀 바닥으로 흩어지고. 그 가운데 서서 놀라는 위진천

위극겸; [그년... 백일몽이 철가면으로부터 딸이라 불렸단 말이냐?] 촤아! 핏물 속에서 벌떡 일어나며 이를 가는 위극겸. 이 장면에서 처음으로 위극겸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당연히 알몸이고 온몸이 피로 물들었다

위진천; [백일몽은 분명 그렇게 말했습니다. 철가면이 자신을 천파라는 이름으로 불렀다고도 했고...] 긴장하며 말할 때

위극겸; [백일몽... 그년은 지금 어디 있느냐?] 촤아! 연못에서 밖으로 걸어 나오며 이를 갈고. 무시무시한 표정

위진천; [반 시진 전에도 만났었습니다만... 총단 내에 있을 것입니다.]

위극겸; [너는 당장 가서 그년의 신병을 확보해라!] 촤아! 연못가에 놓여있던 옷걸이에서 겉옷을 낚아채고

위극겸; [그년을 형당(刑堂)으로 데려오되 절대 놓치거나 하면 안된다.] 겉옷을 알몸에 걸치면서 급히 입구쪽으로 가며 말하고

위진천; [그리하겠습니다만... 아버지는...?] 따라 가면서 묻고

위극겸; [나는 가져갈 것이 있다.] [너는 백일몽을 형당으로 데리고 가서 대기해라.] 펑! 문쪽으로 다가가자 강한 기운이 일어나 문이 저절로 확 열린다

[!] [!] 문 밖에 앉아있던 인법사1과 인법사2가 일어나며 놀라 돌아보고

피를 뒤집어쓴 알몸에 겉옷을 대충 걸치며 나오는 살벌한 표정의 위극겸. 그 뒤를 당황하며 따라 나오는 위진천

[교주님!] [드디어 폐관을 끝내신 것인지요?] 급히 포권하며 인사하는 인법사1과 인법사2. 하지만

대답하지 않고 굳어진 얼굴로 두 사람을 지나치는 위극겸. 머쓱한 두 사람

위진천; (백일몽과 관련하여 뭔가 일이 터졌군.) 인법사1과 인법사2에게 손을 들어 보이며 위극겸을 따라가는 위진천

<혈영강기의 수련을 중단해야할 정도로 급박한 일이...> 굳어진 표정으로 동굴을 걸어오는 위극겸의 모습 배경으로 위진천의 생각 나레이션

 

#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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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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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몽; (혈왕잠!) (혈교의 시조이며 사실상의 고금제일인인 혈왕의 내단을...!) 스읏! 흥분된 표정으로 손을 안으로 넣어 혈왕잠을 꺼내려 하고. 그러다가

[!] 무언가 느끼고 눈 부릅뜨는 백일몽

백일몽; (위험!) 팟! 다급히 손을 다시 뽑고. 직후

탱! 피아노 줄 같은 것이 한쪽 모퉁이에서 다른 쪽 모퉁이로 튕겨진다. 수평으로 모든 것을 잘라버리는 힘을 지닌 줄이다. 아주 가늘어서 거의 눈에 보이지 않고

사각! 간발의 차이로 피하지만 손가락 끝이 피아노 줄에 약간 스치면서 상처가 나고. 그 상처에서 피가 한 방울 떨어진다

툭! 피가 혈왕잠 위로 떨어지고

백일몽; [큭!] 손을 쳐든 자세로 뒤로 주저앉고.

징! 직후 백일몽의 피가 닿은 부분의 혈왕잠이 밝아지면서 투명해진다. 백일몽의 피에 반응하는 것이고 백일몽이 혈왕의 후손임을 보여주는 징조. 하지만

백일몽; (큰... 큰일날 뻔했다.) 주저앉아 손가락의 상처를 보느라 혈왕잠의 변화를 바로 보지는 못하고

백일몽; (뭔가 보안장치를 해놨을 것같은 섬뜩한 기분이 들어서 손을 거둔 것인데...) 왼손으로 오른손 손가락의 상처를 감싸면서 다시 구멍을 들여다보고

백일몽; (반응이 조금만 늦었어도 손목이 날아갔을 것...) + [!] 구멍을 들여다보다가 눈 부릅뜨고. 비로소 혈왕잠이 투명해진 채 빛을 발하는 것을 발견했다

<혈... 혈왕잠이 투명해지면서 빛을 뿜어낸다!> 다시 빛이 나는 혈왕잠의 모습 배경으로 백일몽의 경악

그런 백일몽의 뇌리에 떠오르는 문설약의 말

 

문설약; [혈왕잠은 혈왕조사의 후손의 피를 떨굴 경우 그 부분이 투명하게 변하며 강한 빛을 뿜어낸다.]

문설약; [물론 혈왕의 핏줄이 아닌 자의 피에는 일체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회상 끝

 

백일몽; (맙... 맙소사!) 경악과 흥분

백일몽; (설약공주님 말씀대로라면 내... 내 몸에도 혈왕의 피가 흐른다는 얘긴데...) 흥분으로 온몸이 떨리고

백일몽; (부모도 모르는 내가 어떻게 혈왕과 혈연으로 이어진단 말인가?) 흥분하고 당혹하고. 그러다가

백일몽의 뇌리에 떠오르는 또 다른 장면

 

<우리... 우리 용씨일족(龍氏一族)의 핏속에 흐르는 이능(異能)이... 너로 하여금 아비를 찾아오게 만들었구나!> 울면서 말하는 철가면의 모습이다

 

백일몽; (등선곡에 펼쳐진 금제 때문에 만났던 철가면이 내 몸에도 용씨일족의 피가 흐른다고 한 것은...) (바로 내가 혈왕의 후손이라는 뜻이었다.) 덜덜 떨고

백일몽; (혈왕잠이 내 피에 반응한 것도 그렇고... 내가 혈왕의 후손임은 거의 확실한데...) 츠츠츠! 이제 빛이 사라지는 혈왕잠을 보며 생각하고

백일몽; (그런 내가 어떻게 혈교에 종으로 팔려온 것일까?)

<손대낭!> 자신을 풍모에게 팔던 손대낭의 모습을 떠올리는 백일몽. #142>의 장면

백일몽; (날 혈교에 팔아넘긴 고아원 원장 손대낭은 뭔가 아는 게 있을 것이다.) 무릎을 꿇고

백일몽; (가능한 빨리 여길 빠져나가 손대낭을 만나봐야만 한다.) 슥! 구덩이 위에 손을 펼치며 생각하고

백일몽; (하지만 그건 나중 일이고 당장은 혈왕잠을 저 안에서 꺼내는 게 문제다.) 징! 구멍을 덮은 손이 진동하고. 그러자

들썩! 구멍 아래 방석 위에 얹혀져 있던 혈왕잠이 들썩이더니

백일몽; (접인공력(接引功力)으로 끌어올려 보자.) 징! 진동하는 손바닥으로 구멍 안을 겨누면서 생각하고

백일몽; (아무쪼록 안에 설치된 장치가 혈왕잠을 꺼내려는 시도에만 작동하기를 바랄 뿐이다.) 식은 땀 흘리며 손바닥을 진동시키고

스윽! 방석에 놓여있던 혈왕잠이 떠오르기 시작하고

이윽고 피아노줄이 튀어나왔던 부분에 이르는 혈왕잠. 직후

팅! 다시 튀어나와 반대쪽으로 이동하는 피아노줄

백일몽; (안돼!) 속으로 비명. 헌데

슥! 피아노줄이 혈왕잠에 닿는 모습 슬로우 모션으로 보여주고. 이어

스윽! 피아노줄이 혈왕잠을 통과하는데 마치 물을 퉁과하는 것처럼 피아노줄이 지나간 부분은 원래대로 돌아간다

백일몽; (맙소사!) 경악하고

<저 가는 철사가 마치 물을 가른 것처럼 혈왕잠을 통과해버렸다!> 츳! 완전히 혈왕잠에서 빠져나가는 피아노 줄. 피아노줄이 통과한 혈왕잠에는 아무런 흔적도 남아있지 않다

백일몽; (혈왕잠이 단순한 물질이 아니라 기운이 뭉쳐진 내단인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인 것같다.) 생각할 때

스윽! 완전히 구멍 밖으로 떠오르는 혈왕잠

백일몽; (됐다!) 팟! 재빨리 두 손 내밀어서 혈왕잠을 잡고

피가 난 백일몽의 손가락이 다시 혈왕잠에 닿고. 그러자

지잉! 상처 난 손가락이 닿은 부분의 혈왕잠이 다시 빛을 발한다

백일몽; (혈왕잠이 내 피에 반응하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걸 보며 흥분하고

백일몽; (이걸 녹여서 몸으로 흡수하기만 하면 절대무적의 능력을 얻을 수 있다는 건데...) 덜덜 떨며 혈왕잠을 보고

백일몽; (물론 혈왕잠의 능력을 내 것으로 만드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게 쉬웠다면 삼십여 년 전 십면혈신께서 천마성과 무제궁의 협공에 패사하진 않으셨을 테니...) 무릎 꿇은 채 두 손으로 혈왕잠을 보면서 흥분하고

백일몽; (흡수하는 건 나중의 문제고 우선은 내가 혈왕잠을 훔쳤다는 사실을 비밀로 하는 게 급선무다.) 혈왕잠을 품속에 넣고

백일몽; (교주와 소교주가 혈왕잠이 사라진 사실을 아는 데까지는 제법 시간이 걸릴 것이다.) 다시 두 손으로 석판을 집어들고

백일몽; (그 사이에 교주와 소교주가 날 찾아내지 못할만한 곳으로 숨어야만 한다.) 덜컥! 석판을 다시 구멍에 끼우고

백일몽; (혈왕잠의 힘을 어떻게 내 것으로 만드느냐는 그후에 고민해볼 문제다.) 그그극! 다시 석판을 원래대로 끼우고. 바로 그때

삐이익! 멀리서 날카로운 호각소리가 들리고

백일몽; (이건...) 흠칫! 하며 고개를 들어 입구를 보고

삐익! 다시 들리는 날카로운 피리소리

백일몽; (긴급한 상황을 알리는 신호다.) 급히 일어나고. 그때

[백일몽아!] 덜컥! 문이 열리고 인법사7이 방인을 들여다본다. 총채를 든 채 돌아보는 백일몽. 총채를 흔들던 자세로

백일몽; (위험했다.) + [무슨 일인가요 인법칠호(人法七號)님?] 탁탁! 총채로 침대 근처를 털면서 묻고

인법사7; [소교주가 예정보다 빨리 돌아왔다는 보고다.] 긴장한 표정으로 말하고

백일몽; [소교주님이?] 흠칫하며 총채를 내리고

 

#221>

장원의 입구. 수많은 사람들이 도열하고 있고. 단, 가면을 쓴 인법사들은 없다. 일반 하인과 하녀들이다. 무사들도 있고

장원 안쪽에서 입구로 서둘러 달려오는 백일몽.

삐이이! 장원이 내려다보이는 절벽 위에서 무사 한명이 피리를 불며 한손으로 멀리를 가리킨다. 사람들 긴장하며 보고

백일몽; (어쩐지 혈왕잠을 너무 쉽게 찾아냈다 했더니...) 복면 속에서 입술 깨물고

백일몽; (일이란 게 마냥 좋게만 풀리지는 않는구나.) 장원 정문에 이르는 백일몽. 미리 나와 있던 하인과 하녀들이 백일몽에게 인사를 한다

백일몽; (소교주가 며칠만 더 늦게 귀환했어도 흔적을 남기지 않고 사라질 수 있었는데...) 복면 속에서 입술 깨물고

백일몽; (섣불리 몸을 감추려 하다가는 혈교로부터 대대적인 추격을 당하게 된다.) (그럼 잡히는 건 시간문제가 될 테고...) 심호흡

백일몽; (일단 혈왕잠이 사라진 사실을 교주나 소교주가 알게 되더라도 시침 뚝 떼고 있어야만 한다.) 사람들 대열의 맨 앞으로 나서서 앞쪽을 보고

백일몽; (혈왕잠을 잘 숨겨두고 내 자신에게 한시적으로 최면을 걸어두자. 혈왕잠에 대해 어떤 시도도 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할 때

[소교주님께서 도착하셨습니다 영주(令主)님!] 옆에 있던 무사가 긴장하며 말하면서 앞을 보고. 백일몽도 긴장하며 함께 보고

장원으로 통하는 계곡에 일남일녀가 나타난다. 바로 위진천과 교소소다. 함께 날 듯이 장원 입구로 다가온다

백일몽; (소교주에게 동행이 있다.) 눈 번뜩이며 보고. 백일몽은 교소소를 본 적이 없다

<아직 어린 계집인데...> 호기심과 기대로 얼굴이 발그레해져서 위진천을 따라오는 교소소의 모습을 배경으로 백일몽의 생각 나레이션. 교소로는 화려한 옷을 입고 있고 또 머리에도 여러 의 비녀로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다

백일몽; (분위기를 보아하니 소교주에게 홀딱 반해서 이미 제 모든 걸 바친 계집일 것이다.) 냉소

백일몽; (하긴 겉으로 드러난 소교주의 모습에 반하지 않을 계집은 드물지.) (잘 생긴 데다가 칠지무제의 둘째 제자라는 배경까지 지니고 있으니...) 다가오는 위진천과 교소소 보며 냉소하며 생각하다가.

백일몽; (잠깐...) 무언가 깨닫고

교소소의 머리 장식들을 보여주고

백일몽; (보아하니 꾸미기를 좋아하는 년이다. 소교주에게 잘 보이기 위해 과하게 꾸몄을 수도 있고...)

백일몽; (저년을 잘만 이용하면 혈왕잠을 감쪽 같이 숨길 수도 있겠구나.) 생각할 때

위진천; [도착했소.] 장원의 정문 입구에서 20-30미터쯤에서 걸음을 늦추고

위진천; [여기가 나의 본가인 위가장(威家莊)이오.] 사람들이 모여있는 정문으로 다가오며 교소소에게 소개하고

[어서 오십시오 소교주님!] [소교주님을 뵈옵니다.] 정문 앞에 도열해있던 수많은 하인과 하녀와 무사들이 일제히 허리 숙이며 인사하고

교소소; (위가장...) 흥분된 표정으로 장원을 살피며 위진천을 따라가고

교소소; (하남(河南) 일대의 수억 평에 이르는 비옥한 땅을 갖고 있는 부유한 가문...)

교소소; (원래는 황하와 가까운 정주(鄭州) 근처에 있었지만 화재로 장원이 전소되자 이곳 복우산(伏牛山)으로 옮겼다던가?)

교소소; (위가장은 부유하기로는 중원을 통틀어도 열 손가락 안에 든다.) 사람들 인사를 받으며 정문으로 다가가는 위진천 뒤에서 위가장을 둘러보고

교소소; (그 막대한 부를 이용하여 소장주인 위공자를 칠지무제의 제자로 들여보내는 데 성공한 것인데...) 백일몽의 인사를 받는 위진천의 모습을 보며 생각하고

교소소; (머잖아 위가장의 막대한 땅과 재물도 다 내 것이 될 테지.) 꿈에 부풀고

위진천; [소개하겠소 교소저!] 돌아서서 백일몽을 교소소에게 소개한다.

위진천; [본장의 안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집사 백일몽이오.] [필요한 게 있으면 백집사에게 말씀하시오.]

백일몽; [어서 오세요 소저.] 사근사근하게 인사

백일몽; [소장주님의 귀빈이시니 성심성의껏 보필하도록 하겠어요.]

교소소; [교소소예요.] 도도하게. + (기분 나쁜 계집이야.)

교소소; [신세를 지도록 하겠어요.] + (얼마나 얼굴이 흉측하면 저런 복면을 쓰고 있을까?) 복면을 쓴 백일몽을 흘겨보고

위진천; [자 자 안으로 들어갑시다. 소저에게 보여드릴 게 많소이다.] 교소소를 정문 안쪽으로 안내하고

교소소; [기대가 되어요 공자님.] 위진천의 팔을 두 팔로 끌어안으며 애교를 부리고

뭉클! 교소소의 젖가슴이 위진천의 팔을 눌러 자극하고

위진천; [실망시켜드리지 않겠소.] 곁눈질로 자기 팔을 누르고 있는 교소소의 젖가슴 보며 히죽 웃고

곧 정문 안쪽으로 멀어지는 위진천과 교소소. 정문 밖에 나와있던 사람들도 따라서 들어가고. 백일몽이 그걸 보며 눈을 번뜩인다

백일몽; (교소소...)

백일몽; (이제 보니 저 계집은 소장주와 혼담이 오가던 유령산장의 고소소였구나.) 깨닫고 눈 번득이고

백일몽; (하여간 때맞춰 잘 찾아와주었다 교소소!) 복면 속에서 사악하게 웃고

<날 위해 혈왕잠을 밖으로 빼돌려주어야겠다.> 위진천에게 달라붙어 아양 떨면서 장원으로 들어서는 교소소의 모습 배경으로 백일몽의 생각 나레이션

 

#222>

밤. 혈교 총단과 산을 사이에 두고 붙어있는 위가장. 아직 깊은 밤은 아니다. 불야성을 이루고 있고

화려한 침실. 한쪽에는 욕실도 있고. 욕실 입구는 주렴으로 가려져 있고. 주렴을 통해서 누군가 욕실에서 목욕을 하고 있는 게 보인다. 여자의 실루엣.

촤락! 주렴을 가르며 침실로 나오는 여자. 교소소다. 물기 젖은 머리. 알몸을 커다란 수건으로 가린 채 수건으로 머리를 말리며 나온다

교소소; [아이 개운해.] 기분이 좋고

교소소; [오랜만에 제대로 된 목욕을 했더니 살 것같아.] 한쪽에 놓인 화장대로 간다. 거울도 있고 화장대에는 화장품과 보석들이 주르르 놓여있다.

교소소; [어쩌면 오늘밤 위공자님이 찾아오실지 모르니 제대로 준비를 해야겠지?] 화장대 앞에 앉고

화장대 위에 즐비하게 놓여있는 화장품과 장신구들

교소소; [백일몽이란 여자... 생긴 건 그래도 사람 마음은 잘 읽네.] [이렇게 화장품 일색과 장신구들까지 준비해두고...] 수건으로 머리를 감싸 묶으며 화장품과 장신구들을 보고

교소소; [하긴 내게 잘 보여야겠다고 생각했겠지. 장차 위가장의 안주인이 되실 귀한 몸이니...] 장신구들을 살펴보고. 그러다가

흠칫! 하며 장신구들중 하나를 보는 교소소. 다양한 장신구들 사이에 비녀도 하나 끼어 있다. 바로 혈왕잠인데 표면이 금으로 덮여있다.

교소소; [뭐야 이 비녀는?] 비녀를 집어들고

교소소; [금으로 만들어진 비녀인데 그리 정교하지도 않고...] 두 손으로 비녀를 들고 살피며 찡그리고

교소소; [모양도 투박해서 할머니들에게나 어울릴 것같은 비녀를 준비해뒀다?] [그 계집이 은근히 날 물 먹이려는 걸까?] 화가 난 표정. 하지만

교소소; [아니야. 눈치 빨라 보이는 그년이 내게 밉보여서 얻을 이득이 없어.] 고개 저으며 다시 비녀를 보고

교소소; [분명 이 비녀는 뭔가 사연이 있는 물건인 게 분명해.] [위공자의 돌아가신 어머니가 남긴 유품이라던지...]

교소소; [위공자의 지시로 날 위해 준비해둔 것일 수도 있어.] [다른 장신구들보다 이걸 더 소중하게 다룰 필요가 있겠어.] 배시시 웃고

교소소; [하여간 기대 되네. 천하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부유한 집안의 마님이 되면 어떤 삶이 펼쳐질지!] 비녀 보며 좋아라 하고. 헌데

 

문 밖에 서서 귀를 벽에 대고 있는 여자. 백일몽

백일몽; (소교주의 어머니가 남긴 유품이라...) 웃고

백일몽; (제멋대로 해석을 해주니 나로서는 고마울 뿐이다.) 벽에서 귀를 떼고

백일몽; (금을 녹여서 혈왕잠에 한겹 도금을 했다.) (이제 교주라 해도 아주 유심히 보지 않으면 교소소가 머리를 장식한 비녀가 바로 혈왕잠이라는 사실은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다.) 문쪽을 보며 걸음을 옮기고

백일몽; (적당한 때에 교소소를 이곳에서 쫓아낸 후 뒤 쫓아가서 혈왕잠을 회수하기만 하면 된다.)

백일몽; (물론 내가 혈왕잠을 훔친 범인이라는 건 들키면 안되겠지만...)사악하게 웃는 백일몽의 얼굴 크로즈 업

 

#223>

<-태산> 역시 밤. 아직 깊은 밤은 아니고. 무제궁에 불이 환하다

 

그 태산이 멀리 보이는 강가의 작은 마을.

객잔. 등이 내걸렸고.

식당. 손님이 몇 명 음식과 술을 마신다. 그 중에는 청풍과 불로왜선도 창가의 자리에 앉아서 저녁을 먹고 있다. 이곳에서는 청풍도 죽립을 쓰지 않았다.

게걸스럽게 먹다가 흠칫! 하는 불로왜선. 청풍이 창문을 통해 밖을 보고 있다. 태산 쪽을 보고 있는 중이다

불로왜선; (뭘 저렇게 보고 있지? 음식 다 식게.) 우물거리며 청풍을 보고. 그러다가

찌릿! 찌릿! 감전되는 느낌이 들어서 찡그리는 불로왜선

불로왜선; (지독한 살기...) 오만상 쓰며 청풍을 보고. 청풍의 몸에서 아지랑이같은 기운이 뿜어지고 있고

불로왜선;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기에 나 정도 되는 영력을 지닌 사람조차 오한이 들게 만드는 것일까?) 생각하며 손수건으로 입을 닦고. 이어

불로왜선; [무슨 생각을 하세요?] 은근히 묻고

청풍; [멀지 않은 저곳에... 내가 반드시 죽여야 할 원수가 있다.] 창밖으로 멀리 보이는 태산을 턱으로 가리키며

불로왜선; [저곳이라면..] 고개 옆으로 돌려 창 밖을 보고

불로왜선; [저쪽은 아마 태산일 텐데...] + [!] 말하다가 무언가 깨닫고

불로왜선; [칠지무제 진무량과 원한이 있으신가요?]

청풍; [아가씨도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무림인인 것같은데...] 지긋이 보고

불로왜선; (거짓말이 통할 눈빛이 아니네.) + [맞아요.] 끄덕

불로왜선; [하지만 저의 사문은 노장(老莊;노자와 장자)의 도를 따르는 지라 세상사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답니다.]

청풍; [그렇더라도 칠지무제를 알고 있는 걸 보면 마태자라는 별호 역시 들어본 적이 있을 것같구나.] 약간 웃고

불로왜선; [혹시 공자가!] 놀라고

청풍; [내가 바로 마태자 이청풍이다!]

불로왜선; [놀래라!] 경악하며 손으로 입을 가리고

불로왜선; [제가 강호에 나오자마자 정말 대단한 분과 동행하게 되었네요.] 진짜 흥분해서 청풍을 보고

청풍; (반응이 가식은 아니군.) + [내가 누군지 알았으면 왜 나의 지금 심사가 복잡한지도 이해할 수 있겠지?] 한숨

불로왜선; [살부지수(殺父之讐)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걸 아시면서도 용케 인내하시는군요.] 깨닫고 감탄하고

청풍; [군자의 복수는 삼년이 지나도 늦지 않다고 하지 않았느냐?] 쓴 웃음

불로왜선; [그 인내심에 경의를 표하는 뜻으로 소매(小妹)가 한잔 올리겠어요.] 청풍의 앞에 있던 술병을 들고

청풍; [고맙구나.] 술잔을 들고

불로왜선; [하여간 칠지무제는 큰일 났네요. 공자님 같은 분을 원수로 돌렸으니..] 꼴꼴 두 손으로 술을 따라주며 웃고

청풍; [죽고 사는 것은 하늘의 안배에 달렸으니 누가 죽고 누가 살게 될지는 예단할 수 없는 일이다.] 술을 받으며 말하고

불로왜선; [맞는 말씀이에요.] 술병을 거두고

불로왜선; [하늘의 뜻은 인간의 지혜로 온전히 헤아릴 수 없는 법이니까요.] 술병을 내려놓으며 우울하게 말하고. 그 앞에서 술을 마시는 청풍

청풍; [나도 아가씨에게 한 가지 묻고 싶은 게 있다.] 술잔을 입에서 떼고

불로왜선; [제 이름은 후라(后羅)예요.]

청풍; [후라소저셨구만.]

청풍; [실례지만 올해 나이는?] 의심의 눈초리로 + (겉보기에는 어린 소녀지만 속에는 노파가 들어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불로왜선; [일단 열 세 살이라고 해야겠지요.] 우울하게 한숨

청풍; (일단 열 세 살이라...)

청풍; (확실히 뭔가 사연이 있는 것 같다.) + [일신에 절학을 지녔으면서도 제남의 객점에서 왜 그런 수모를 당한 것이냐?] 지긋이 보며

불로왜선; (날 의심하고 있네.) + [돈이 없으면 달아나면 되는 데 그러지 않은 이유가 궁금하시겠지요?]

청풍; [그렇다.] 다시 술을 마시고

불로왜선; [저의 사문의 절기는 무공보다는 술법을 근간으로 삼고 있어요.]

불로왜선; [그리고 무릇 술법은 <지극한 마음(至極之心)>으로 펼쳐야만 제대로 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법이랍니다.]

청풍; [지극한 마음이라...] 눈 번뜩

불로왜선; [조금의 거리낌이나 후회가 있으면 술법이 정심해지지 않고...] [자칫 큰 파탄이나 문제를 야기해서 자신뿐 아니라 수많은 사람을 해칠 수도 있어요.]

불로왜선; [그래서 일체(一切)의 죄를 지어서도 안되고 또 스스로를 부끄럽게 여기는 짓도 해서는 안된답니다.]

청풍; [식대를 안내고 도망칠 수 없었던 데는 그런 이유가 있었군.]

불로왜선; [배교나 혈교처럼 사도(邪道)로 빠지지 않으려면 몸도 마음도 순결해야만 해요.] 얼굴 좀 발개지고

청풍; [지극한 마음...]

청풍; [불문에 전해지는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들어내는 것(一切唯心造)>이라는 진언(眞言)과 일맥상통하는 그 이치가 술법의 요체였군.] 눈 번뜩이고

불로왜선; (오싹하게 만드는 재능이네.) 침 꼴깍

불로왜선; (불과 몇 마디 대화로 우리 신녀문의 술법의 요체를 알아내기도 하고...) 스스로 술을 따라 마시는 청풍을 보며 생각하고

불로왜선; (적으로 돌리면 정말 무서운 사내인데... 유라는 이자와 어떻게 엮이게 된 것일까?) 술을 마시는 청풍의 어두운 표정

<만일 이자가 유라의 친구라면 내가 무산을 내려온 뜻을 달성하는 게 쉽지만은 않겠구나.> 두 사람의 모습 배경으로 불로왜선의 생각 나레이션

 

#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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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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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

<-제남(齊南)> 저녁 무렵. 번화한 도시. 사람들 북적

북적이는 인파 사이를 걸어가는 청풍. 죽립을 깊이 눌러써서 얼굴을 가이고 있는데 뭔가 좀 찜찜한 표정이다.

청풍; (기분이 좋지가 않다.) 찡그리고

청풍; (북경으로 가기 위해 천목산을 떠난 직후부터 누군가 날 지켜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불쾌한 표정

청풍; (무제궁의 감시가 따라붙은 것인가?)

청풍; (하지만 천목산을 벗어난 후 주목할만한 내공을 지닌 자는 내 이목에 감지되지 않았다.) 츠츠츠! 청풍의 몸에서 아지랑이같은 기운이 번져서 사방으로 퍼지고 있다.

청풍; (반면 날 감시하는 눈길은 지난 며칠간 거의 끊인 적이 없다.)

청풍; (그렇다는 건 내가 감지할 수 없는 수준의 무공이나 재주를 지닌 자가 날 지켜보고 있다는 것인데...)

청풍; (역명천신단을 복용한 덕분에 당금 무림에서 날 능가하는 무공을 지닌 자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청풍; (북경에서 날 기다리고 있을 일들로 인해 신경이 예민해진 탓일까?) 찡그리며 생각하고. 그러다가

[!] 눈 부릅뜨는 청풍. 청풍의 뇌리로 떠오르는 여자의 눈 한 쌍.

청풍; (착각이 아니다!) 고개 홱 돌려 뒤를 살피지만

오가는 사람들. 눈에 띄는 사람은 없다. 청풍이 갑자기 멈춰서며 돌아보자 왜 저러나 하며 비켜가는 사람들

청풍; (방금 전에도 어떤 인간의 시선이 날 살핀 게 감지되었다.) 지나온 길쪽의 사람들을 노려보고. 겁에 질려 피해가는 사람들

청풍; (물론 이번에도 내 이목에 들키지 않았지만...) 찡그리고

청풍; (살기가 느껴지지 않는 걸 보면 딱히 악의를 품은 인간은 아닌 것같다만...)

청풍; (함정을 파서라도 범인이 누군지 알아봐야겠다.) 다시 돌아서서 걸어가고. 헌데

 

인파 사이로 멀어지는 청풍을 보고 있는 소녀. 바로 불로왜선. 키가 작아서 사람들 사이에 숨은 탓에 청풍의 시야에 잡히지 않았다.

불로왜선; [역시 만만치 않네.] [피하는 게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들킬 뻔했지 뭐야.] 배시시 웃으며 인파 사이를 기웃거려 청풍이 멀어지는 걸 보고

불로왜선; [어린 계집아이의 몸이 된 게 유리한 상황이 올 줄은 몰랐어.] 기웃거리는 불로왜선의 뒷모습. 헌데

 

뒤쪽에서 오던 질 나쁘게 생긴 사내 세 놈의 눈이 번뜩.

앞쪽을 기웃거리는 불로왜선의 뒷모습

불로왜선이 허리에 차고 있는 복주머니 형태의 돈주머니 크로즈 업

<오늘 운수대통했구만.> <한 눈에 봐도 묵직한 전낭(錢囊;돈주머니)야!> <전낭을 드러내놓고 차고 다니는 걸 보면 촌구석에서 올라온 년이 분명해.> 서로를 보며 히죽 웃는 세 놈

<그래도 무공을 지닌 계집같으니 섣불리 손을 썼다간 낭패 당할 수 있어.> <그럼 오랜만에 공사를 벌여볼까?> 눈 희번덕이며 불로왜선에게 다가가는 세 놈

 

불로왜선; [지난 며칠간은 용케 저자의 이목을 피해왔어.] [하지만 이대로라면 들키는 건 시간문제야.] 고민하고.

불로왜선; [미행하는 방식을 바꿔야할 때가 온 것같기도 하네.] 생각할 때

[이 새끼가 말 다했냐?] 갑자기 들리는 싸우는 소리. 흘깃 돌아보는 불로왜선

사내1; [그래 말 다했다 *새야!] [니 에미 허벌 *녀다!] 바로 옆에서 두 놈이 핏대 올리며 싸운다. 바로 질 나쁜 놈들. 싸우는 척 하고 있다.

사내2; [너 이 새끼 오늘 니 애비 곁우로 보내준다.] + 사내1; [누가 할 소리를...] 급기야 멱살 잡고 싸우는 두 놈. 그러다가

[어이쿠!] [죽인다!] 한 덩이가 되어 휘청하며 불로왜선 쪽으로 쓰러지려는 두 놈

불로왜선; (이 버러지들이...) 찡그리며 피하고.

콰당탕! 불로왜선이 피한 자리로 쓰러지는 두 놈. 헌데

슥! 두 놈을 신경 쓰느라 세 번째 사내놈이 뒤쪽에서 자신의 전낭을 묶은 줄이 면도날에 잘리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불로왜선.

사내1; [내년 오늘이 네놈 제삿날이다.] + 사내2; [병풍 뒤에서 향 맡을 놈은 내가 아니고 너다 새끼야.] 한 덩이가 되어 뒹구는 두 놈. 사람들이 둘러서 보고 있고

불로왜선; (개새끼들이 따로 없네.) 혐오스런 표정으로 찡그리며 그자들 흘겨보면서 사람들 사이를 걸어가는 불로왜선

불로왜선; (속세의 사내들 대 부분이 짐승과 다를 바가 없다고 하신 초대 무산신녀님의 말씀은 진리다.)

불로왜선; (한시라도 빨리 유라와 금라년을 잡아 죽이고 무산으로 돌아가자.)

<속세에 더 머물다가는 세상 사내들을 모두 때려죽이고 싶어질지 모르니...> 종종 걸음으로 청풍이 간 쪽으로 가는 불로왜선의 뒷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그때

불로왜선이 허리춤에 차고 있던 돈 주머니를 손에 들고 무게를 가늠하면서 불로왜선의 뒷모습 보며 히죽거리는 사내3. 그러자

[성공했냐?] [해치웠어?] 한 덩이가 되어 뒹굴던 사내1과 사내2가 일어나며 사내3에게 말하고. 주변 사람들 어리둥절하고

사내3; [그래! 제법 묵직하니 솔잖게 든 것같다.] 주머니 만지며 웃고

[그럼 오랜만에 기루에 가서 계집 엉덩이 좀 두들겨 보자.] [그거 좋지.] 낄낄거리며 사람들 헤치며 가는 세 놈

[그러고 보니 저놈들...] [제남 뒷골목에서 악명 높은 파락호들인 제남삼서(齊南三鼠)였어.] 멀어지는 세 놈을 알아보고 말하는 나이 든 사내 한명

[소매치기가 특기인 놈들이니 털린 거 없나들 확인해보쇼.] [방금 전 소동도 한탕 하기 위해 꾸민 짓일 거요.] [이크!] [에그머니..] 놀라서 자기들 주머니 확인하는 주변 사람들

 

#218>

거리의 객잔. 사람들 북적대고

창가 자리에 앉아서 술과 음식 먹으며 생각에 빠진 청풍. 실내지만 여전히 죽립을 쓰고 있고 있다.

청풍; (산동성(山東省)의 성도(省都)인 이곳 제남에서 태산(泰山)은 지척지간이다.] 술 마시며 생각하고

청풍; (그리고 태산에는 무제궁의 총단이 있고...) 술잔에서 입을 떼며 분노하고

청풍; (생각 같아서는 당장 무제궁으로 쳐들어가서 칠지무제 진무량의 목을 꺾어버리고 싶다만...) 칠지무제를 떠올리고

청풍; (중과부적이라는 말도 있고...) (무엇보다도 내가 진무량을 쓰러트리는 장면을 우리 천마성의 식솔들이 보아야만 한다.) 다시 술을 마시고

청풍; (북경에서 일을 보는 대로 다시 무제궁의 지부들을 궤멸시키기 시작하면 천마성의 식솔들이 내 곁으로 모여들 것이다.) 탁! 술잔 내려놓고

청풍; (그들과 함께 무제궁으로 쳐들어가서 천마일족이 무성일족을 압살했다는 것을 세상이 모두 알게 할 것이다.) 술병을 기울여서 다시 술잔에 술을 채우고., 바로 그때

[어따 대고 개수작이야?] 누군가 화가 나서 버럭 고함치는 소리가 들려서 돌아보는 청풍. 주변 사람들도 모두 돌아보고

주인; [우리 가게에서 가장 비싼 음식만 골라서 주문해 먹고 이제 와서 돈이 없다고?] 탕! 탕! 계산대를 손바닥으로 치면서 불같이 화를 내는 객잔 주인. 심술 맞고 질이 좀 안좋게 보인다. 그 주인 앞에 소녀의 뒷모습이 보인다. 불로왜선이다.

주인; [네년 처음부터 이럴 생각으로 우리 가게 들어온 거지? 그렇지?] 상체 일으키며 눈 부라리고

불로왜선; [이것 봐 주인장! 아무리 화가 나도 처음 보는 여자한테 욕지거리를 하는 건 좀 심하지 않아?] 화가 나지만 꾹 참으며 말하고

주인; [뭐?] 얼굴 더 험악해지고

불로왜선; [전낭을 소매치기 당했어!] [난 그런 줄도 모르고 음식 주문해서 먹었던 거야.] 허리띠에 걸려있는 끈을 만지며 말하고. 끈이 매끈하게 잘려나갔다.

주인; [개소리는 그만하고... 음식 값 어떻게 치를래?] 눈 희번덕이고

불로왜선; [며칠 말미를 줘.] [무슨 일을 해서든 음식 값 마련해서 올 테니까?] 화가 나지만 지은 죄가 있어서 억지로 참고

주인; [뭐? 무슨 일을 해서라도 돈을 마련해오겠다?] 코웃음

주인; [네년이 오늘 우리 가게에서 먹은 음식값이 무려 백이십 냥이야!] [한 가족이 두 세 달을 먹고 살 수 있는 거금이라고!]

청풍; (한 끼 식대가 백이십 냥?) 어이없고

청풍; (어째 질이 나빠 보이더니만 저 주인놈이 바가지를 수십 배로 씌우는구나.) 불로왜선에게 삿대질하며 화를 내는 주인을 노려보고

주인; [네년같이 작고 비리비리한 계집이 잘도 며칠 일해서 백이십 냥을 벌어 오겠...] 비웃다가 무언가 생각하고

주인; [그렇지! 소저! 좋은 일자리가 있는 데 나와 같이 가보지 않겠나?] 갑자기 표정 싹 변해서 능글맞게 웃고

불로왜선; [좋은 일자리라니? 뭐하는 곳인데?] 흠칫! 하며 흥미를 보이고

주인; [가보면 알게 될 테고...] [잘만 하면 한 달에 천냥을 버는 것도 꿈이 아닌 직업이지.] 카운터에서 밖으로 나오고

<저... 저 찢어죽일 놈!> <순진한 저 계집아이를 색주가에 팔아넘기려고...> 손님들 깨닫지만 감히 주인에게 뭐라 하진 못하고

불로왜선; [한 달에 천 냥도 벌 수 있는 직업이면 백이십 냥쯤은 금방 벌겠네.] 순진하게 기뻐하고. 손뼉도 치면서

주인; [그러니까 날 믿고 같이 가보자.] 슥! 불로왜선의 팔을 잡으려고 손을 뻗히는데

콱! 그자의 손목을 움켜잡는 누군가의 강철같은 손아귀

청풍; [너야말로 개수작은 여기까지다.] 콰득! 주인의 손목을 부러트릴 듯 강하게 쥐어 쳐들고. + 주인; [끄아아악!] 비명 지르고.

불로왜선; (에그머니나!) 급히 고개 돌리고

불로왜선; (이자를 가까이에서 감시하려고 같은 객점에 들어왔었는데... 들키게 생겼어!) 돌아서서 곁눈질로 청풍을 보고

청풍; [말해봐라! 이 꼬마 아가씨가 먹은 음식 값이 정말 백이십 냥이냐?] 우둑! 주인의 손목을 으스러트리려 하며 노려보고

주인; [아... 아니오.] 비지땀. + (무... 무림인이다!) 겁에 질리고

주인; [전... 전부 합쳐서 열두 냥...] + [!] 말하다가 뜨끔

청풍이 노려보고 있다

주인; [세... 세 냥 닷푼입지요.] + (아차 했다간 명줄 놓는 수가 있다.) 겁에 질려서 청풍의 눈치 보며 말하고. 그러자

불로왜선; [뭐야? 세 냥 닷푼?] 기가 막혀 홱 돌아보며 고함

불로왜선; [무려 사십 배 가까이 바가지를 씌우려고 했던 거야 당신?] 화가 나서 주인에게 삿대질하고

주인; [미... 미안하게 되었소.] 비지땀 흘리며 청풍의 눈치를 보고

불로왜선; [하아! 이 개 잡것을 어쩐대?] 쿠오오! 화가 나서 두 손을 허리에 대고 짝 다리를 짚고 눈 부라리고. 그런 불로왜선의 몸에서 강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청풍; (어린 계집아이로만 봤는데 사실은 내공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정도의 경지에 이른 절세고수였군.) 곁눈질로 보며 놀라고

불로왜선; [으으으!] + (저... 저 계집년도 무림고수였구나.) 역시 깨닫고 사색이 될 때

청풍; [마지막에 솔직하게 말한 덕분에 목숨 부지하는 줄 알아라.] 휘릭! 주인을 가랑잎처럼 던져버리고.

[아이쿠!] 콰당탕! 카운터 안쪽에 나뒹굴며 비명. 종업원들과 카운터 뒤쪽 주방의 요리사들 그걸 보며 기겁하고

투툭! 그런 주인의 얼굴과 몸에 여러 개의 동전이 뿌려지고

청풍; [내 식대와 함께 꼬마 아가씨 것도 계산했다. 맞는지 세어봐라.] 투툭! 큼직한 돈주머니를 왼손에 들고 동전 몇 닢을 더 주인의 몸에 뿌리고. 이어

청풍; [아가씨 식대는 내가 계산했으니 그만 가 봐도 좋아.] 불로왜선에게 말하며 입구 쪽으로 돌아서고

불로왜선; [잠깐만요!] 급히 청풍을 따라 달려 나가고

불로왜선; [기다려주세요 공자님!] 객점 밖으로 뛰쳐나가는 불로왜선

 

#219>

청풍; [내게 볼일이 남았느냐?] 객점을 나오면서 돌아보고. 이하 객점 밖의 시점

불로왜선; [신세를 졌어요. 뉘신지 모르지만 반드시 은혜를 갚도록 하겠어요.] 두 손 앞으로 모으면서 고개 숙이고

청풍; [고작해야 식사 한 끼다. 은혜라고 할만한 일은 아니니 신경 쓰지 말거라.] 고개를 젓지만

불로왜선; [그렇지 않아요.] [제가 속한 사문의 율법에는 좁쌀만한 은혜도 반드시 갚도록 규정되어있어요.] 단호하게

불로왜선; [저를 위해서라도 보은을 하도록 허락해주세요. 네?] 고개 쳐들며 애원하고

청풍; [그럴 필요는...] 말하다가 멈추며 불로왜선의 허리를 보고

허리에 묶어두었던 전낭의 끈이 달려있고

청풍; [소매치기 당한 전낭에 여비를 모두 넣어두었던 거냐?] 한숨

불로왜선; [금붙이와 전표등 삼천 냥이 넘게 들었었는데...] [그 정도면 충분히 일을 보고 사문으로 돌아갈 수 있을 줄 알았어요.] 울상 짓고

청풍; [이걸 받아라.] 한숨 쉬며 자기 돈주머니를 내밀고

불로왜선; [공자!] 놀라고

청풍; [나는 사내라 딱히 여비가 필요 없고... 또 곧 목적지에 이르니 이 돈은 쓸데가 없다.] [그러니 부담 갖지 말고 받거라.]

불로왜선; [그... 그럴 수는 없어요.] [저희 사문의 율법 때문에 이유 없는 호의는 받아들일 수 없어요.] 급히 고개 저으며 물러서고

청풍; [아녀자가 돈도 없이 여행을 하면 입에 담지 못하는 수모까지 겪을 수 있다.] [사양하지 마라.] 내밀지만

불로왜선; [그렇게 말씀하셔도 받을 수 없는 건 받을 수 없는 거고...] 말하다가

불로왜선; (이 상황을 잘만 이용하면...) + [혹시 공자님은 어디로 가시는 길인지 알려주실 수 있는가요?] 머리 굴리면서

청풍; [일단은 북경까지 갈 예정이다만...] 돈 주머니 내민 채

불로왜선; [잘 됐네요!] 손뼉 치고

불로왜선; [북경에는 제 지인(知人)이 있어요.] [제가 북경까지 가는 동안만 편의를 제공해주시면 지인에게서 돈을 받아 돌려드리겠어요.]

청풍; [그럴 필요는 없는데...]

불로왜선; [부탁드려요.] 두 손 모아 비는 시늉

청풍; (이렇게 까지 나오면 거절할 수가 없군.) + [알았다.] 내밀고 있던 돈 주머니를 다시 거두고

청풍; [어차피 북경까지 가는 길이니 함께 가도록 하자.] 돌아서고

불로왜선; [고마워요 공자님!] 와락! 두 팔로 청풍의 팔을 끌어안으면서 매달리고. 움찔! 하며 돌아보는 청풍

불로왜선; [사실을 말하자면 아까 쬐끔 무서웠어요.] 청풍의 팔을 두 팔로 끌어안고 약간 떨면서 말하고

불로왜선; [세상 인심이란 게 나찰이나 야차보다 더 무섭다는 걸 알아버려서...] 몸을 움츠리며 말하고

청풍; [유감스럽지만 사실이다.] 불로왜선과 함께 걸어가며 끄덕이고. 지나가던 사람들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두 사람을 보고

청풍; [특히 세상 물정 모르는 여자들을 노리는 짐승같은 것들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으니 매사에 조심해야만 한다.]

불로왜선; [그래야할 것같아요.] [오늘 정말 그걸 절감했어요.]

청풍; [이번이 강호초출이냐?]

불로왜선; [사문이 자리한 근처 마을에는 내려가 본 적이 많지만...] [이런 대처(大處)에 나와 보는 건 처음이에요.]

청풍; [그런 것 같더구나.] 웃고

불로왜선; [그래도 참 다행이에요. 공자님같이 좋은 분을 만나게 되어서...] 얼굴 살짝 붉히며 청풍의 얼굴 훔쳐보고

청풍; [사람을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는 것만큼 위험한 일도 없단다.] 한숨

청풍; [나란 인간도 사실 알고 보면 죄악으로 점철된 삶을 살아온 죄 많은 인생이니...] 우울한 표정으로 한숨. 자신이 뇌공량을 죽이던 일, 포숙정과 응응하던 일, 황보경과도 응응하던 일등을 떠올리고

불로왜선; (그렇게 말하기 때문에 더욱 더 이자를 믿을 수밖에 없어.) 곁눈질로 청풍을 보면서 생각하고

불로왜선; (유라년의 종적을 찾기 위해 접근한 것이지만...)

<이 사내라면 어쩐지 안심하고 모든 걸 맡길 수 있을 것같다.> 인파들 사이로 사라지는 두 사람의 모습 배경으로 불로왜선의 생각 나레이션

 

#220>

혈교 총단 뒤편의 장원의 모습. 저녁 무렵

어느 밀실로 문을 열고 들어서는 백일몽. 손에 총채와 빗자루, 걸레등이 든 큼직한 나무통을 들고 있다. 청소를 하려는 모습이고. 백일몽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두 명의 인법사가 돌아보는 게 보인다. 수염이 허연 노인들인데 쓰고 있는 반쪽 가면에는 <人-七> <人-八>이라는 글이 크고 작게 새겨져 있다. 이하 인법사7, 인법사8로 표기

백일몽이 들어선 실내. 상당히 넓은 침실이다. 벽에는 책꽂이도 죽 늘어서 있고.

인법사7; [교주님 물건은 가급적 위치를 옮기지 말고 청소하거라.] 밖에서 방안을 들여다보며 말하고

인법사8; [찾는 물건이 원하는 자리에 없으면 심기가 불편해지시거든...]

백일몽; [주의할게요.] 말하며 문을 닫고

탁! 닫히는 문

백일몽; (청소를 핑계로 교주의 침실에는 무사히 들어왔다.) (전에도 종종 교주와 소교주의 침실을 청소했으니 딱히 의심을 받진 않을 것이다.) 침실 가운데로 가면서 생각하고

백일몽; (하지만 오늘 같은 기회는 다시 오기 힘들다. 교주는 폐관수련중이고 소교주는 아직 귀환하지 않은 상태이니...) 탁! 나무통을 탁자 위에 올려놓고

백일몽; (청소를 하는 척 하면서 그것... 혈왕잠을 찾아보자!) 총채를 나무통에서 꺼내면서 주변을 둘러보고

그런 백일몽의 뇌리에 떠오르는 칠지무제의 후처 문설약의 말. #86>의 장면이다

 

문설약; [혈왕잠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느냐?]

백일몽; [천마, 무성과 함께 삼황에 속하는 혈왕님의 신물(信物) 아니온지요?]

문설약; [혈왕잠은 단순히 형왕조사의 신물이 아니다.] [이건 혈왕조사의 핏줄들만이 아는 비밀인데...] 의식적으로 주변을 살피면서

문설약; <혈왕잠은 혈왕조사께서 평생 수련한 마공과 술법의 결정체다.> 고개를 백일몽쪽으로 좀 숙이며 전음으로 속삭이고

백일몽; <마... 마공과 술법의 결정체라면 혹시...> 역시 놀라며 전음으로 대답하고

문설약; <일종의 내단(內丹)인 것이다.> 다시 몸을 세우며 전음으로 말하고

백일몽; (맙소사!) 경악하고

문설약; <혈왕잠을 녹여서 마시면 혈왕조사님의 모든 능력을 그대로 구사할 수 있다는 전설이 우리 용씨일족에 전해져 내려왔었다.>

백일몽; [전혀... 제자는 혈왕잠에 그런 비밀이 있었는지 꿈에도 몰랐사옵니다.]

문설약; [혈왕잠에 얽힌 이 중대한 비밀을 말해주는 것은 네가 교주의 진위를 밝히는 데 진력해주길 바라서다.]

백일몽; [천한 제자를 믿어주시니 감읍할 따름이옵니다.] 포권하고

문설약; [혈왕잠을 흡수하는 방법은 실전(失傳)되어 버렸다.] [그래서 지금까지 본교의 교주들 중 누구도 혈왕잠에 깃든 힘을 사용할 수는 없었는데...]

문설약; [그렇긴 해도 혈왕잠에 작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방법은 전해져 내려온다.]

백일몽; [그 방법이 혹시...]

문설약; [교주의 진위를 밝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끄덕

백일몽; (역시...)

문설약; [혈왕잠은 혈왕조사의 후손의 피를 떨굴 경우 그 부분이 투명하게 변하며 강한 빛을 뿜어낸다.]

문설약; [물론 혈왕의 핏줄이 아닌 자의 피에는 일체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회상 끝

 

백일몽; (교주가 고환이 하나인가를 확인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 탁탁! 총채로 집기들을 털면서 생각하고

백일몽; (혈왕잠을 이용해서 확인해 보는 게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총채로 집기들을 털면서 시선은 실내를 둘러본다

백일몽; (교주의 피를 구하는 건 나중에 생각하고 일단 혈왕잠을 손에 넣어야만 한다.) 총채를 대충 흔들며 번뜩이는 눈으로 실내를 살피고

백일몽; (교주가 천마성의 총관으로 위장하고 있을 동안에는 소교주가 혈왕잠을 보관해왔을 것이다.)

백일몽; (그러다가 교주가 복귀한 후에는 직접 관리하고 있을 텐데...)

백일몽; (혈왕잠을 연공관으로 갖고 들어가지 않았다면 침실인 이곳 어딘가에 숨겨두었을 수 밖에 없다.)

백일몽; (그리고 귀중한 물건인 만큼 수시로 꺼내 확인했을 테고...) 화악! 총채를 세게 휘두른다. 그러자

사라라라! 화악! 총채에서 아주 고운 가루가 확 퍼져서 침실 전체로 흩어진다

백일몽; (인혼분(引魂紛)은 오직 인간의 혼백이 서려있거나 최근에 손길이 스쳤던 곳에만 달라붙는다.) 방안 전체로 안개처럼 흩어지는 고운 가루를 보며 눈 번뜩이고

백일몽; (즉 교주의 손길이 가장 자주 닿은 곳을 알려주는 것이다.) 둘러보고

츠츠츠! 여기저기에서 빛이 난다. 사람의 손이 닿은 흔적들이고. 책장, 침대, 바닥, 벽, 탁자 의자등등

백일몽; (시작되었다.) 눈 번득

백일몽; (인혼분은 뿌려지고 일다경이 지나면 안개처럼 녹아서 사라진다.) (그 전에 혈왕잠의 소재를 확인해야만 한다.)

백일몽; (부디 교주가 혈왕잠을 이곳 어딘가에 숨겨두었기를 바랄 뿐이다.) 생각하며 살피고. 그러다가

[!] 눈 번뜩이며 바닥을 보는 백일몽

침대 근처의 바닥에 지문 같은 것이 얼룩져 있다. 바닥에는 정사각형의 대리석들이 깔려 있는데 그 석판들 중 하나에 유독 지문이 많이 묻어있다

백일몽; (모든 걸 아랫사람들이 해결해주는 교주는 당연히 직접 방바닥에 손을 댈 일이 없다.) 급히 다가가고

백일몽;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의 석판에 자주 손을 댄 흔적이 남아있다는 건...) 흥분하며 손바닥을 석판에 대고

징! 석판 위에 붙어 진동하는 백일몽의 손바닥

지지징! 진동같은 것이 백일몽의 손바닥에 전해진다

백일몽; (석판 아래에 빈공간이 있다. 그렇다는 건...) 흥분

백일몽; (혈왕잠을 찾은 것같다!) 스윽! 빛이 나는 손바닥을 위로 끌어올리려 하고. 이어

<흡(吸)!> 눈 부릅. 소리없이 기합 넣은 백일몽. 그러자

덜컥! 석판이 움직이더니

그긍! 위로 딸려 올라오는 석판. 두께가 한 뼘쯤으로 상당히 두껍다

덜컥! 완전히 위로 딸려 올라오는 석판. 그 아래 빈 공간이 있고

손바닥으로 끌어올린 석판을 옆에 내려놓고 안을 들여다 보는 백일몽. 직후

백일몽; (찾았다!) 눈 부릅

쿵! 석판이 빠져나와 생긴 공간 아래쪽에 방석이 하나 놓여있고 그 방석 위에 한뺨 가량 길이의 비녀가 놓여있다. <투천환일>에서 나온 혈왕잠과 같은 디자인의 비녀. 마치 작은 용이 굳어버려 형성된 것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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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

<-조가장> 낮. 폐허가 된 조가장 안팍에 시체들만 널려 있고 들개들은 안보인다. 시체들은 이제 완전히 썩어 뼈가 드러나고 있고

조진진의 침실 근처. 청풍이 서서 바닥을 보고 있다. 그의 발치에는 마법진이 펼쳐진 흔적이 세 개 개 그려져 있다. 전에 위진천 일행이 보았을 때보다 좀 흐려지긴 했지만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 잡초가 나기 시작했고 또 낙엽도 마법진을 덮고 있다. 그 마법진 과 마법진 주변에 사람들 발자국이 어지럽게 나있다. 여자 발자국과 곰 발자국도 있고

청풍; [...] 마법진의 흔적들을 보며 뭔가 생각하는 청풍

<술법이 펼쳐진 흔적이 모두 세 개...> 세 개의 마법진 흔적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무산 신녀문의 술법인 이격치환술이 거푸 시전 되면서 생긴 것이다.) 마법진을 내려다보며 생각하고

청풍; (야차선녀와 혈교 소교주의 측근인 귀희라는 요녀가 이격치환술을 써서 조가장으로 왔었고...) 세 번째 마법진으로 가고

청풍; (야차선녀는 귀희가 쫓아올 것을 알고 다시 한 번 이격치환술을 구사하여 어떤 곳으로 이동했다.)

청풍; (야차선녀가 술법을 펼칠 때 조진진의 도움을 받았다는 독심귀의의 말을 듣고 이곳 조가장으로 이동한 것까지는 추측이 가능했다.)

청풍; (그래서 종남산에서부터 무제궁의 지부를 깨트리며 대륙을 횡단하여 조가장으로 찾아온 것인데...)

청풍; (역명천신단을 전해 줘야할 야차선녀는 다시 종적이 묘연해졌다.) 찡그리고

청풍; (과연 야차선녀는 어디를 목표로 이격치환술을 한 번 더 구사한 것일까?)

청풍; (신녀문을 배신한 것으로 알려졌으니 무산의 신녀문으로 돌아갔을 리는 없고...) 골똘하게 생각하고

청풍; (두번째 도약에서도 조진진의 도움을 받았다고 봐야하는데...)

청풍; (그렇다면 조진진이 확실하게 기억을 하는 장소가...) + [!] 생각하다가 무언가 깨닫고 눈 부릅뜨고

청풍; [한 곳 있다!] 오른쪽 주먹으로 왼쪽 손바닥을 때리며 흥분하고

이하 #116>의 장면 회상

 

무영신투; [북경(北京) 서문통(西門通)에 추운장(秋雲莊)이라는 장원이 있다.]

무영신투; [그 추운장의 후원 마른 우물 속에 내 비밀창고가 있으니 들어가 봐라.] [진진이를 보호해주는 대가를 얻게 될 것이다.] 헐떡이고

회상 끝

 

청풍; (무영신투의 유일한 핏줄인 조진진이 추운장의 존재를 모를 리 없다. 당연히 무영신투를 따라 추운장에 가보기도 했을 테고...) 흥분하고

청풍; (틀림없다. 야차선녀는 조진진의 도움을 받아 북경의 추운장으로 도약을 했을 것이다.) 흥분하며 고개 끄덕이고.

그러다가 다시 회상. #200>의 장면이다. 살이 모두 녹아내린 독심귀의가 청풍에게 말하던 장면

 

독심귀의; [세상이 모르는 주기각의 아들은 이미 지존(至尊)의 몸이 되어 있다.]

독심귀의; [삼 년 전에 붕어(崩御)한 정통제의 뒤를 이어 제위에 오른 성화제(成化帝) 주견심(朱見深)이 사실은 주기각의 씨다.]

회상 끝

 

청풍; (주취광생... 경태제 주기각은 어지자지인 아들 때문에라도 북경에 모습을 드러낼 게 분명하다.) 눈빛이 살벌해지고

청풍; (신의를 저버리고 오랜 동료들을 시해한 그자의 죄는 용서가 될 수 없다.) 걸음을 옮기고

청풍; (독심귀의의 복수도 해줄 겸 무제궁을 치기 전에 북경에 한 번 다녀와야겠다.) 걸음 옮기는 청풍의 살벌한 표정 크로즈 업, 헌데

 

조가장의 어느 건물 위의 용마루에 걸터앉아서 다리를 까닥이고 있는 소녀. 바로 신녀문의 문주인 불로왜선. 허리띠에는 복주머니 형태의 지갑을 달고 있다.

조가장 밖으로 멀어지는 청풍의 모습이 작게 보이고

불로왜선; [이 외지고 소름 끼치는 곳을 떠나지 않고 기다린 보람이 있잖아.] 배시시 웃고

불로왜선; [저 애송이 사내놈... 유라(乳羅) 그 망할 년이 어디로 도약했는지 알고 있는 게 분명해.]

불로왜선; [북경으로 바로 가서 유라 년을 찾을 수도 있지만...]

불로왜선; [수십만 명의 인간이 복작대며 살아가는 북경에서 무작정 유라년을 찾는 것은 그야말로 섶에서 바늘을 찾는 셈이지.]

불로왜선; [헌데 저 사내놈은 유라년의 소재를 알고 있는 눈치였다.] 청풍이 오른쪽 주먹으로 왼쪽 손바닥을 때리며 흥분하던 장면 떠올리고

불로왜선; [생각지도 않은 길잡이를 만난 셈이다.] 일어나고

불로왜선; [조금만 더 기다려라 유라야. 이 언니가 네 년을 잡아 죽이러 가고 있으니...] 스스스! 사악하게 웃으며 사라지는 불로왜선

 

#213>

<-무제궁> 낮

정원의 정자에 앉아있는 진상파. 바퀴 달린 의자에 앉아서 꽃을 보고 있다. 정자 안에는 다과가 차려진 탁자와 의자가 놓여있다. 탁자에는 다과류뿐 아니라 큼직한 봉투가 하나 놓여있다. 상당히 두꺼운 봉투다

진상파; (저 꽃들도 곧 시들겠지만 대신 씨를 남겨 내년을 기약한다.) 정원의 꽃들을 보며 애잔한 미소

진상파; (거기에 비해서 나란 계집의 인생은...) 한숨

진상파; (어머니가 지은 무서운 죄가 내게로 고스란히 흘러들어왔으니 후손을 보는 것은 언감생심...)

진상파; (결국 무성일족의 피는 나의 대에서 끊기겠구나.) 애잔한 미소.

그러다가 돌아보는 진상파

월동문을 통해서 들어오는 환설.

그 환설의 안내를 받아 들어오는 한 쌍의 중년 부부. 칠지무제의 대제자인 석헌중과 석헌중의 처인 포란정이다. 둘 다 30대 초반의 나이다. 포란정 캐릭터는 <건곤일척 자료집 29페이지>에 나온 포란정 캐릭터, 청풍을 함정에 빠트렸던 뇌공량의 처 포숙정의 친 동생이기도 하다. 이번 씬에만 나올 캐릭터이므로 그리 중요한 여자는 아니다. 포란정은 최근에 어머니가 죽어서 수척한 모습이고 품에는 갓난아기를 안고 있다.

환설; [소성주님! 대공자님을 모셔왔습니다.] 정자 입구에 멈춰 서서 보고하고.

진상파; [수고했다.] 끼릭! 바퀴 의자를 돌려 입구쪽을 향하게 하고

진상파; [죄송해요 사형! 제가 찾아뵈어야하는데 오시라고 해서...] 애잔한 미소 고개를 좀 숙이고

석헌중; [그런 말 하지 마라. 두 다리 멀쩡한 내가 찾아와야지.] 정자 안으로 들어오고. 그 뒤를 아기를 안은 포란정이 따라 들어온다. 배경으로 나레이션. <-칠지무제의 대제자 군자검(君子劍) 석헌중(石憲中)>

진상파; [어서 오세요 언니.] 석헌중의 아내 포란정에게도 인사하고

포란정; [아가씨...] 억지로 웃으면서 고개 숙이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석헌중의 처 포란정(浦蘭貞)>

진상파; [사흘 전 자당(慈堂)께서 귀천(歸天)하셨다고 들었어요.] [늦었지만 깊은 조의(弔意)를 표하겠어요.] 고개 숙이고

포란정; [사려 깊은 조의에 그저 감읍할 따름이에요.] 억지로 웃지만 눈에서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지려 하고. 그걸 보며 한숨 쉬는 석헌중

진상파; [별 말씀을...] [어머님이 돌아가신 충격으로 몸 상태도 온전치 않으실 텐데 어서 앉도록 하세요.] 자리를 권하고

포란정; [예...] 눈물 참으며 의자에 앉고

까까까... 갓난아기가 버둥대며 두 팔을 진상파에게 내밀고

진상파; [어머나, 우리 용(龍)아가 사고(師姑)를 기억하고 있는 모양이네.] 웃으며 두 손을 마주 내밀고

석헌중; [그 놈 요즘 부쩍 힘이 좋아져서 안고 있기 힘들 게다.] 역시 의자에 앉으면서 진상파에게 말하지만

진상파; [걱정 마세요. 용아 안아줄 힘 정도는 남아 있으니까요.] 포란정이 내미는 아기를 두 손으로 받아 안고

까까... 진상파의 품에 안겨 바둥대며 웃는 아기

진상파; [그래! 내가 네 사고란다.] [나중에라도 기억할 수 있게 자세히 봐두렴.] 두 팔로 안은 아기 쳐들며 말하고

석헌중; (나중에라도 기억할 수 있게?) 찡그리고

석헌중; (어쩐지 사매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예사롭지 않게 들리는구나.) 한숨

 

시간이 좀 지났다. 정원의 다른 곳 보여주고

석헌중; [장모님의 장례를 모시러 가라고?] 놀라고

진상파; [사형과는 동서지간이었던 철신금강(鐵身金剛) 뇌공량(雷空量) 통령이 마태자에게 쓰러지는 바람에 사형이 포씨 집안의 첫째 사위가 되셨잖아요.]

진상파; [길이 좀 멀다고 큰 사위가 빙모상(聘母喪)에 빠지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아기를 품에 안은 채 말하고

석헌중; [안다.] 침통

석헌중; [하지만 마태자의 부활 건으로 본궁이 비상한 상황에 처해있는데 사적인 일로 무제궁을 비울 수는 없다.]

진상파; [제가 느끼는 바로 이번 마태자 건은 작은 소동으로 끝날 거예요.]

진상파; [그러니 안심하시고 가셔서 빙모상을 모시도록 하시는데...]

진상파; [올캐 언니도 정말 오랜만의 친정 나들이니까 탈상(脫喪)까지 마친 후에 복귀하도록 하세요.]

석헌중; [탈상까지 모시고 오려면 앞으로도 두 달 남짓이나 무제궁을 비워야하는데...] 난색을 표하고

진상파; [강호에 나가 있는 둘째 사형이 곧 복귀하실 테니 무제궁에 대한 걱정은 하지 마세요.] 아기를 포란정에게 내밀며. 급히 손을 내밀어 아기를 받아 안는 포란정

석헌중; [진천이 이 녀석, 이 급박한 시기에 어딜 그렇게 싸돌아다니는 건지 원...] 포란정이 아기를 안는 걸 보며 혀를 차고

진상파; [이걸 받으세요.] 슥! 탁자 위에 놓여있던 두툼한 봉투를 석헌중에게 내밀고

석헌중; [이게 뭐냐?] 어리둥절하며 봉투를 받고.

진상파; [탈상이 끝나신 후에 개봉해 보세요. 그 전에 열어보시면 안돼요.]

석헌중; [그렇게 하마.]

환설; (이 중대한 시기에 대공자님을 두 달 가까이 외지로 떠나보내시다니...)

환설; (설마 아가씨는...)

<조만간 벌어질 겁난에서 대공자 부부와 아기를 구하기 위해 내보내시는 게 아닐까?> 진상파가 몸을 앞으로 숙여서 엄마 품에 안긴 아기의 재롱을 보는 모습을 배경으로 환설의 생각 나레이션

 

#214>

<-무제궁 서북방면 총타 철왕장(鐵王莊)> 이 작품의 맨 앞 씬에서 청풍이 철신금강 뇌공량을 죽인 그곳. 지금은 보수하여 천마성의 생존자들의 거점이 되어 있다. 검은 옷의 천마성 무사들이 삼엄한 경비를 서고 있다.

정문에 걸린 현판. <天魔城 復讐堂>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특히 경비가 삼엄한 건물. 대청이다.

지당주; [대륙을 서에서 동으로 횡단하시던 소성주님의 종적이 동해에서 멀지 않은 천목산(天目山) 근처에서 사라지셨소.] 대청 내부 수십 명의 나이 든 사람들이 둘러앉아있고. 회의를 주재하는 인물은 #4>에 나왔던 지당주다. 철왕장의 공격에 참여했던

지당주; [본성의 형제들이 백방으로 찾고 있지만 아직 그분의 종적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하외다.] 배경으로 나레이션. <-천마성 뇌마당(雷魔堂) 당주 지욱한(池旭漢)>

노인1; [혹시 소성주님의 신변에 또 변고가 생긴 건 아니오?]

지당주; [그렇진 않을 거요.] 고개 젓고

지당주; [실종되기 전 보름 동안 소성주께서 보이신 신위는 가히 경이적인 것이었소.] [무제궁 지부 서른 곳 가까이가 궤멸해고 천명이상의 고수가 무공을 상실했다고 하오.]

지당주; [무제궁의 그 어떤 고수도 그분의 일격을 감당하지 못했다는 목격담도 속속 들어오고 있고...]

지당주; [이로 미루어보건 데 이미 사자천마님을 능가하는 경지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소성주님을 누가 어찌 할 수 있겠소?]

노인1; [그렇다면야 다행인데...]

지당주; [아마 이유가 있으셔서 종적을 감추셨을 것이오.]

노인들 끄덕

지당주; [원래는 우리 모두 소성주께 달려갈 생각이었지만 갑자기 종적을 감추셨으니 다시 모습을 드러내실 때까지 기다려야만 하오.]

지당주; [그때까지 각지에 은신하고 있는 본성의 형제들과 연락을 해서 최대한 세력을 늘리도록 합시다.]

노인2; [사자천마님께서 무제궁의 무리들과 싸우지 말고 이탈하라고 하셨을 때는 이유를 몰랐으나...] 말하자 모두 노인2를 보고

노인2; [사자천마님께서는 이런 상황을 미리 예견하셨던 것같소.] 흥분

다른 사람들도 끄덕이고

지당주; [오(吳)당주가 말씀하신 대로 성주님의 분부 덕분에 우리 천마성은 전력의 손실이 거의 없이 온존할 수가 있었소.] 둘러보고

지당주; [우리를 영도해주실 분만 있으면 무제궁을 쓸어버리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았거늘...] 주변 사람들 둘러보고.

지당주; [이제 소성주님께서 부활하셨으니 무제궁에 대한 복수는 사실상 이루어진 것이오.] 주먹 불끈

[그렇소!] [소성주님께서 부활하셨으니 이제 복수는 시간문제일 뿐이오!] 다른 사람들도 벅찬 표정으로 끄덕이고

지당주; [소성주님께서 부르실 때까지 우린 최대한 천마성의 전력을 복원하면서 기다려야만 하오.] 강렬한 표정으로 말하고

모두들 끄덕이고

 

#215>

혈교의 총단인 음침한 계곡. 낮

그 계곡이 있는 산봉우리 너머에는 절벽을 등지고 화려하고 웅장한 장원이 한 채 있다. 부지도 넣고 화려하고 사람도 많이 사는 그 장원의 뒷부분과 늑대굴이 있는 계곡이 연결된 구조다. 장원 자체는 어느 부잣집 장원같다. 넓은 분지 안에 자리하고 있고

 

#216>

깊은 동굴 내부. 혈교 총단의 일부다

동굴의 끝 부분에 철문이 있고. <血池>라는 글이 크게 새겨진 철문 앞쪽에 놓인 의자에 앉아서 철문을 지키는 두 명의 남녀. 혈교의 인법사들이다. 반쪽 가면을 쓰고 있다. 눈과 이마만 가리는 가면인데 가면의 이마 부위에는 각기 <人-壹> <人-貳>라는 글이 적혀있다. <人>자가 크고 <壹> <貳>등 숫자는 좀 작다. <건곤일척> <아랑힐월> <투천환일>등에 나온 혈교의 인법사 모습들이고 가면에 새겨진 숫자는 인법사들의 서열을 나타낸다. 여자가 쓴 가면의 숫자가 <壹>이고 남자가 쓴 가면의 숫자가 <貳>다. 반쪽 가면 밖으로 드러난 두 사람 얼굴 모두 젊어보이는데 글래머인 여자는 피부가 흑인처럼 까맣고 보디빌더같은 체격의 남자는 피부가 백인처럼 하얗다.

[!] [!] 무언가 느끼는 인법사1과 인법사2

그곳으로 다가오는 복면 쓴 여자. 백일몽이다

<백일몽!> 인법사1과 인법사2의 눈 번뜩

백일몽; [인법일호(人法壹號)님! 인법이호(人法貳號)님!] 멈춰서며 포권하고

백일몽; [귀환보고를 드리려고 왔는데...] [교주님께서는 폐관수련중이신 모양이군요.] 포권 한 채 철문을 보고

인법사1; [사자천마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수련을 중단하셨던 혈영강기(血影罡氣)의 연마에 매진중이시다.]

인법사2; [혈영강기가 칠성(七成)에 이르기 전까지는 혈지(血池)에서 나오지 못하시니 출관하실 때까지는 일일이 보고하러 오지 않아도 된다.]

백일몽; [명심하겠사옵니다.] 포권하며 고개 숙이고

백일몽; (교주가 당분간 연공관에서 못 나온다 이거지?) 눈 번득이며 돌아서고

백일몽; (마침 소교주도 자리를 비운 상태...) (다시 오기 힘든 기회이니 모험을 해봐야겠다.) 눈 번뜩이며 걸어가고

멀어지는 백일몽의 뒷모습

[!] [!] 무언가 생각하며 그런 백일몽의 뒷모습을 보는 인법사1과 인법사2

인법사1; <백일몽 저년...> 전음으로 말하고

인법사2; <마음에 걸리는 게 있으시오?> 역시 전음으로 묻고

인법사1; <영기(靈氣)의 파동이 전에 본 어떤 분과 놀랍도록 유사하게 느껴진다.>

인법사1; <어떤 분이시라면?>

 

<삼십삼 년 전, 당시 내 나이 겨우 일곱 살이어서 사물을 제대로 분간하지도 못했었지만...> 어린 시절의 흑인 소녀가 무릎을 꿇고 누군가를 올려다본다. 단상의 화려한 의자에 누군가 앉아 내려다본다. 흑인소녀 주변의 어른들이 당황해서 흑인소녀에게 머리 숙이라고 말하는 모습

<남보다 강한 영력(靈力)을 타고난 덕분에 나는 그분을 직접 알현하는 영광을 입었었다.> 두 눈이 시뻘겋게 빛나는 의자에 앉은 인물의 실루엣

<십면혈신(十面血神) 용극(龍極)! 우리 혈교의 마지막 교주셨던 그분을...!> 의자에 앉아서 내려다보는 인물의 모습을 확실히 보여준다. 바로 십면혈신 용극이다. 온몸에서 아지랑이같은 기운이 강렬하게 뿜어져 나오는 모습. 십면혈신 용극의 모습은 #59>에 나왔었음. 아랑힐월등 다른 작품에서 혈교의 교주로 나온 캐릭터

 

인법사2; <설마 백일몽의 영기가...> 놀라 인법사1을 돌아보고

인법사1; <단 한번 알현한 것에 불과하지만 십면혈신님의 영기는 어린 내게 너무도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있다.> <헌데...>

 

<전부터 느낀 것이지만 백일몽 저년에게서 느껴지는 영기가 십면혈신님의 그것과 판박이인 듯이 유사하게 느껴진다.> 동굴을 걸어가는 백일몽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아지랑이. 그 형상이 십면혈신의 몸에서 흘러나오던 아지랑이같은 기운과 유사하다. 그 배경으로 인법사1의 전음을 나레이션으로 묘사

 

인법사2; <설마 백일몽이 십면혈신님의 핏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시는 거요?> 놀라 인법사1을 돌아보고

인법사1; <저 정도로 유사한 영기를 지닌 것은 핏줄 이외에는 설명이 안되지 않느냐?> 눈 반뜩이며

인법사2; <그렇긴 하오만...>

인법사1; (거기에 비해서 교주에게서 느껴지는 영기는...) 곁눈질로 뒤쪽의 철문을 보며 생각하고. 이건 생각이지 인법사2에게 하는 말이 아님

인법사2; <어미 아비도 모르는 고아원 출신인 계집이 십면혈신님과 흡사한 영기를 지녔다니...>

인법사2; <교주의 폐관이 끝나는 대로 백일몽, 저 년의 출신 내력을 다시 한번 확인해봐야겠소.> 백일몽이 사라진 동굴 저편을 보며

인법사1; (내 추측이 사실이라면...) 이를 악물고

인법사1; (어쩌면 우리 혈교는 이미 삼십여 년 전에 멸문을 당했던 것일 수도 있다.) 주먹 꽉 쥐는 인법사1

 

#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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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

<-서안(西安)> 웅장한 도시.

도시 근교에 산을 등지고 자리한 웅장한 장원. 헌데 장원으로 통하는 길과 정문 주변에 무사들이 쓰러져 신음하고 있다. 장원의 정문도 박살 나 있다. 문이 부서진 게 아니라 문과 주변의 담장 전체가 무언가에 터져버린 모습

<-무제궁 섬서지부(陝西支部)> 부서진 정문 근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허억!] [말... 말도 안돼!] [저... 저 괴물이 살아있었다니...] 공포에 질려서 물러서는 무사들 백여명.

쿠오오! 무시무시한 기운을 뿜어내며 걸어오는 청풍. 뒤로 멀리 부서진 정문이 보이고 청풍의 뒤로는 이미 수십명의 무사들이 쓰러져 있다. 한손에는 사람 키만한 현판을 들고 있다. 현판에는 <武帝宮 陝西支部>라는 글이 새겨져 있고

[마... 마태자 이청풍!] [두 달 전에 죽은 게 아니었구나!] [히익!] 무사들 공포에 질리고. 그 무사들 뒤로 아녀자들과 하인, 하녀들이 역시 두려움에 떨고 있고

쾅! 들고 있던 현판으로 바닥을 세계 찍으며 멈춰서는 청풍. 현판의 위를 잡아서 바닥에 내리찍은 모습. 광장의 중앙이다.

청풍; [나는...] 억지로 감정을 억누르는 분위기. 하지만 온몸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이 터져 나오고. 머리카락이 곤두서고 옷이 펄럭인다

청풍; [아니 천마성은 인의(仁義)도 도덕(道德)도 포기한 너희 무제궁의 버러지들과는 다르다.] 이를 갈고

청풍; [죽이기 전에 살 수 있는 기회와 선택의 여지를 주겠다.] 징! 현판을 위에서 누른 손이 빛을 발하고. 다음 순간

파파팟! 현판에서 불꽃이 튀더니

쿵! 현판의 글씨가 변했다. <武帝宮 陝西支部>에서 <天魔城 陝西支部>로

[헉... 현판의 글씨가 바뀌었다!] [무제궁(武帝宮)이란 글씨가 천마성(天魔城)이 되었다.] [손...손도 안 댔는데 저런 일이 어떻게 가능 한 건가?] 그걸 보고 경악하는 무사들

청풍; [지금 이 순간부터 이 현판으로 바꿔달겠다고 맹세하면 피를 보지 않겠다!] [하지만!] 강렬한 표정

청풍; [거부하면 기다리는 것은 몰살이다!] 무시무시한 살기를 뿜어내고

[으으으!] [살... 살고 싶으면 무제궁을 배신하고 천마성에 가입하라는...] 사색이 되는 무사들. 그러면서도 갈등하는데

[무리한 요구를 하는군.] 무사들 뒤에서 누가 다가오며 말하고. 일제히 돌아보는 무사들

곡강한; [정패백도의 무사들은 명분과 의리에 죽는다는 것을 잊은 것인가?] 쿵! 무사들이 갈라지는 사이로 걸어오는 건장한 체격의 중년인. <협기천추>에 나온 염라철장 곡강한 캐릭터. 이 작품에서의 이름은 염라철추 곡강한. 한번 나오고 말 캐릭터. 강인하고 우직한 인상. 무기는 머리가 절구통만한 무쇠망치다. 약간 납작한 망치는 한쪽은 넓고 뭉특하고 한쪽은 끝이 뾰족한데 손잡이 길이도 거의 2미터는 된다. 곡강한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제궁 섬서지부장 염라철퇴(閻羅鐵槌) 곡강한(曲强漢)>

[지... 지부장님!] [어서 오십시오.] 무사들 안도하며 곡강한에게 포권하고

곡강한; [소성주! 부탁하겠네.] 청풍과 포권

곡강한; [피를 보는 건 나 곡강한과의 승부로 한정 지어주시게.]

청풍; [너희 무제궁이 두 달 전 천마성에서 저지른 만행은 그새 잊은 것이냐?] 살벌한 눈빛으로 노려보고

곡강한; [나 역시 본궁의 손속이 지나쳤다는 생각은 하고 있네!] 한숨. 침통

곡강한; [하지만 수하 된 자로 궁주의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었던 터라...] + 청풍; [그만!] 손을 들어 막고

청풍; [구차한 변명 따위는 듣지 않겠다.] [타인의 피를 보았을 때는 자신도 피를 흘릴 각오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살벌

곡강한; [맞는 말일세!] 한숨

곡강한; [하지만...] + 청풍; [내 피붙이들을 개, 돼지처럼 도륙한 주제에 자비를 구하는가?] 쾅! 발로 바닥을 구르며 버럭 고함. 그러자

출렁! 청풍의 발을 주위로 파문처럼 원형의 파동이 사방으로 뿜어져 가고. 그러자

[크악!] [컥!] 광장에 모여 있던 모든 인간들의 몸이 콩처럼 퉁겨져 올라간다. 출렁이는 땅을 타고 전해진 충격파에 강타당한 것. 퉁겨진 인간들은 모두 피를 토한다.

곡강한도 휘청하고

털썩! 퍼억! 튕겨져 올라갔다가 바닥에 떨어진 인간들이 피를 토하며 나뒹굴고

[!] 곡강한도 입과 코로 피를 토하며 휘청하고

[끄윽!] [끅!] [내... 내공이 사라졌다!] [충격파에 단전이 터졌다.] 바닥에 쓰러져 벌벌 떠는 무사들. 광장에 수백명이 나뒹굴어 신음하고 있는 모스

곡강한; (상... 상상 초월...) 사색

곡강한; (발 한 번 구른 것으로 백장 내의 모든 인간들의 단전을 터트려 버렸다.) 다리가 벌벌 떨리고

곡강한; (죽었다고 소문나기 전보다 배 이상 강해졌구나.) 망치 손잡이를 잡은 손도 벌벌 떨리고 있고

청풍; [곡강한! 주저앉지 않고 버틴 용기가 가상하여 기회를 주겠다.] 살벌하게 웃고

청풍; [일체 반격하지 않을 테니 세 번 공격해봐라.] [만일 삼초 안에 본좌를 단 한걸음이라도 물러서게 한다면...]

청풍; [오늘 이곳에서의 살육은 포기하겠다.] 비웃고

[삼초를 양보하는 게 아니라 아예 반격도 않겠다고?] [아무리 마태자라지만 광오하구나.] 분노하는 무제궁 무사들

곡강한; [삼초를 반격도 않고 맞아주겠다?] [소성주는 나 곡강한을 너무 무시하시는군.] 역시 굴욕스러운 표정으로 말하며 두 손으로 망치를 부여잡고

청풍; [무시하는 것인지 과대평가하는 것인지는 두고 보면 알겠지.] 냉소

청풍; [더 이상 시간 허비하고 싶지 않으니 손을 써봐라.] 두 팔 내리며 말하고. 현판은 끝이 바닥에 박혀 손을 떼어도 그대로 서있다.

곡강한; [후회하지 말기를 바란다.] 크왓! 고함 지르며 두 손으로 쥔 망치를 뒤로 젖히며 도약하고

부악! 가공할 속도로 청풍의 정수리로 내려 꽂히는 곡강한의 망치. 넓은 면으로 청풍의 정수리를 내려친다.

[그... 그렇지!] [죽어라 마태자!] 쓰러진 채 보고 있던 무사들 환호. 하지만

꽝! 망치의 넓은 쪽 끝이 청풍의 정수리에 내리꽂히며 천둥치는 소리가 들리지만

곡강한; [헉!] 텅! 엄청난 충격에 뒤로 홱 튕겨져 나가는 망치를 따라 몸이 뒤로 날아가며 경악하고

청풍; [일초!] 냉소하고. 미동도 않는다

[말... 말도 안되는...] [무림 삼십대 고수 안에 드는 지부장님의 천근철퇴(千斤鐵槌)를 정수리에 정통으로 맞고도 미동도 않다니...] [저... 저게 정말 인간인가?] 경악하는 무사들

휘릭! 쿵! 쿵! 4-5미터 날아갔던 곡강한이 바닥에 내려섰다가 뒷걸음질 치고

곡강한; (내... 내 전 공력이 실린 철퇴를 정수리에 맞고도 멀쩡한 게 가능한 건가?) 경악하고 전율하며 앞쪽의 청풍을 보고. 청풍은 차가운 표정으로 보고 있고

곡강한; (그렇다는 건 죽은 제 아비보다 더 강해졌다는 건데...) 콱! 콱! 다시 망치의 손잡이를 움켜잡고

곡강한; (확인해보자!) 팟! 다시 망치를 움켜잡으며 돌진

곡강한; [크아!] 부악! 엄청난 속도로 청풍의 명치를 노리고 망치를 휘두른다. 망치의 뾰족한 방향으로 청풍의 명치를 찍는다. 곡괭이로 찍듯이. 청풍의 앞에서 멈춰서면서 버텨서 혼신의 힘을 다하는 모습으로

꽝! 이번에도 피하지 않는 청풍의 명치를 강타하는 망치의 뾰족한 끝. 하지만

텅! 다시 철벽을 두드린 듯 강한 반탄력에 튕겨나가는 망치

[또...] [지부장님의 철퇴가 전혀 타격을 입히지 못한다.] [저런 괴물이...] 경악하는 무사들. 일부는 일어나 앉아있고

콰득! 팽! 망치가 튕겨지는 힘에 의해 몸이 홱 돌아가며 떠오르는 곡강한의 몸. 하지만

부악! 돌아가는 힘을 빌어 다시 세차게 청풍의 얼굴을 노리고 망치를 휘두르는 곡강한

망치가 청풍의 얼굴로 벼락같이 날아들고. 넓은 면으로. 눈 부릅 뜨며 그걸 보는 청풍

[그렇지!] [얼굴이라면 무사하지 못하겠지!] 보고 있던 무사들 환호 하지만

슥! 얼굴을 돌려 뺨으로 곡강한의 망치를 맞는 청풍.

꽝! 청풍의 얼굴에서 폭발이 일어나고. 망치가 강하게 때렸다.

[제발...] [이번에는...] 무제궁 무사들 흥분과 기대에 눈을 빛내지만

쿵! 드러나는 장면. 돌린 뺨으로 곡강한의 망치를 막은 청풍. 전혀 타격을 입지 않았다.

[!] 눈 부릅뜨는 곡강한

[말... 말도 안돼!] [지부장님의 철퇴를 뺨으로 막다니...] [어“떻게 저럴 수가...] 무제궁 무사들 공포와 절망

청풍; [기회는 주었다.] 콱! 망치의 목을 움켜잡고

[!] 무언가 느끼고 급히 망치를 놓고 물러서려 하지만

청풍; [여한은 없으리라 믿는다.] 지직! 망치 목을 쥔 청풍의 손이 벼락을 일으키고

빠카캉! 벼락이 망치 손잡이를 타고 흘러가서 곡강한의 몸을 감전시킨다

곡강한; [끄아아악!] 비명. 몸이 뻣뻣해지고.

[안돼!] [지부장민!] 무제궁 무사들의 비명

[끄윽...] 몸에서 연기를 내며 뻣뻣해져서 뒤로 넘어가는 곡강한. 감전된 모습. 두 손은 망치 손잡이를 놓았고

퍼억! 뒤로 나뒹구는 곡강한

[끄윽!] 벌벌 떨면서 온몸에서 연기를 뿜어내는 곡강한. 그 곡강한에게 한손으로 망치를 돌려잡으며 다가오는 청풍. 망치의 목이 아니라 손잡이 끝을 잡는다

청풍; [먼저 가서 기다려라. 네 주인 진무량이 곧 뒤따라 갈 것이다.] 슥! 한손으로 망치를 높이 쳐들어 곡강한을 내려치려 하고

[지부장님!] [안돼!] [피하십시오.] 무사들 기어오려 하며 비명.

곡강한; [끄으...] 체념하며 눈을 감고

눈 부릅 뜬 채 망치를 높이 쳐든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천마성의 남녀들이 학살당하는 장면과 위상영이 죄수들에게 강간당하던 장면들이다.

청풍; [크아!] 꽝! 악을 쓰며 망치를 내려친다

[악!] [힉!] [지부장님!] 무사들과 여자들 비명. 차마 보지 못하고 고개 돌리고

쿵! 하지만 드러나는 장면. 곡강한의 얼굴 옆의 바닥에 깊이 박힌 망치

[!] 깨닫고 눈을 뜨는 곡강한

곡강한; [왜...]

청풍; [오해하지 마라. 자비심이 생겨서 널 죽이지 않은 게 아니니...] 냉소하며 망치 손잡이를 놓고

청풍; [진무량에게 가서 나 이청풍이 곧 찾아갈 것이라 전하라고 살려두는 것뿐이다.] 징! 진동하는 손바닥이 곡강한의 아랫배를 겨누고. 이어

펑! 곡강한의 아랫배에서 폭발이 일어나며 곡강한의 몸이 벼락을 맞은 듯 허공으로 펄떡 튀어오른다

[컥!] 피를 토하며 널부러지는 곡강한의 몸뚱이

[단... 단전을 파괴했다.] [지부장님도 우리처럼 내공을 상실했다!] 무제궁 무사들 절망하고

청풍; [다른 놈들에게 전해라! 살고 싶으면 도망쳐 숨으라고...] 쿠오오! 온몸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떠오르고. 이어

[으하하하하하!] 토네이도에 실려 까마득히 허공으로 날아오르는 청풍

드드드 청풍의 웃음소리에 무제궁 섬서지부의 모든 건물들이 무너질 듯 뒤흔들린다. 기와들이 마구 떨어지고

[괴... 괴물...] [죽은 사자천마가 오히려 약해보일 정도다.] [저렇게 강해져서 돌아온 마태자를 누가 막을 수 있단 말인가?] 무제궁 무사들 공포와 절망에 휩싸이고

곡강한; (인과응보...) 입과 코로 피를 줄줄 흘리며 절망하고

<수단은 정당하지 못했고 행위는 무도했으니 우리 무제궁은 멸망으로 그 대가를 치르게 되리라...> 서있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무제궁 섬서지부 모습을 배경으로 곡강한의 절망적인 심정 나레이션

 

#208>

<-무제궁> 낮. 하지만 먹장구름이 낮게 깔려 있어 어두운 분위기

[!] 글을 쓰다가 놀라 멈칫! 하며 손길을 멈추는 칠지무제 진무량.. 장소는 상당히 넓직한 거실이다.

타노; [각 지부에서 속속 전서구가 도착하고 있습니다.] 무릎을 꿇은 채 여러 장의 종이를 두 손으로 내밀고. 거실 내에는 흑신과 백귀과 칠지무제와 좀 떨어진 곳에 앉아서 차를 마시고 있었다. 흑신과 백귀도 놀라 찻잔을 내려놓고 있고

타노; [처음 섬서지부에 모습을 드러낸 마태자는 대륙을 서(西)에서 동(東)으로 횡단하며 본궁의 모든 지부를 궤멸시키고 있습니다.] 식은 땀 흘리고

타노; [불과 열흘 만에... 스무 곳 이상의 본궁 지부가 궤멸되어 버렸습니다.] 공포에 질려 식은 땀을 흘리고

[...] 무언가 생각하며 붓을 내려놓는 칠지무제

백귀; [역시... 이가놈이 살아있었군!] 주먹 불끈

백귀; [신장궁에서 놈을 잡아 죽였어야 했거늘...]

흑신; [이가놈이 처음 모습을 드러낸 곳이 섬서지부라고 했느냐?]

타노; [예!] [염라철장 곡강한을 비롯하여 섬서지부의 모든 제자들이 마태자에 의해 단전이 파괴되어 무공을 상실했습니다.]

백귀; [뭔가 짚이는 게 있는가 흑신?]

흑신; [백귀! 본궁의 섬서지부에서 멀지 않은 종남산에 어떤 인간들이 은거하고 있었는지 잊었는가?]

백귀; [세한삼우!] 눈 부릅뜨고

흑신; [세상에 한을 품은 그 괴짜들이 무언가 절세 영약을 만들어오고 있다는 소문은 십여 년전부터 떠돌고 있었어.]

백귀; [세한삼우가 막대한 양의 희귀 영약들을 등선곡으로 갖고 들어갔다더니만...] 눈 부릅

백귀; [마태자는 세한삼우가 만들고 있다는 그 영약을 복용하고 무공을 되찾았겠구만.] 깨닫고 이를 갈며 신음하고

흑신; [아마 놈은 무공을 상실하기 전보다 더 강해져서 부활했을 걸세.]

흑신; [어쩌면 제 아비 사자천마를 능가하는 경지에 이르렀을 수도 있고...] 칠지무제를 곁눈질하며 말하고. 칠지무제는 무언가 생각하고 있고

백귀; [이러고 있을 수는 없네.] 벌떡 일어나고

백귀; [더 피해가 늘기 전에 당장 이가놈을 요격해서 만행을 멈춰야만 해.] 입구쪽으로 급히 걸어가려 하고. 흑신도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고

칠지무제; [그만 두시오 백(白)장로!] 탄식하며 말하고

백귀; [성주!] 거실을 나가려다가 돌아보고

칠지무제; [이청풍이 노리는 궁극적인 목표는 본좌요.] [괜한 수고를 하실 필요 없소이다.] 침통하게 말하고

백귀; [하지만...]

칠지무제; [이청풍이 대륙을 횡단하며 요란하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이유가 뭐겠소?] 한숨 쉬며

백귀; [그건...]

흑신; [천마성의 패잔병들에게 자신의 부활을 알리려는 목적도 있겠소이다.] 깨닫고. + 백귀; [!] 뒤늦게 깨닫고 흑신을 돌아보고

칠지무제; [그렇소.] [이청풍은 지금 천마성의 잔존세력을을 불러 모으고 있는 중이오.] 고개 끄덕이고

칠지무제; [따라서 맞서 싸우는 것은 그놈의 장단에 놀아나는 셈이 될 뿐이오.]

백귀; [그렇다 해도 그놈이 날뛰는 걸 방치할 수는 없지 않소이까?]

칠지무제; [각 지부에 급전을 보내시오. 이청풍이 쳐들어오면 저항하지 말고 투항하라고...] 준엄하게

백귀; [그런...]

칠지무제; [이청풍의 폭주는 본좌와 결판을 보기 전에는 멈추지 않을 것이오.] [본좌가 그놈을 꺾으면 모든 게 해결될 일이니 무익한 희생은 치룰 필요 없소이다.]

백귀; [성주의 뜻을 잘 알겠소이다.] 포권하며 한숨 쉬고

백귀; [더 이상 무익한 피를 흘리지 않도록 조치하겠소이다.] 포권하고

이어 흑신, 타노와 함께 거실에서 나가는 백귀

탁! 문이 닫히고 칠지무제 혼자 남는다

칠지무제; (상파의 표정이 내내 좋지 않았던 것이 작금의 사태를 예견한 때문이겠구나.) 우울하게 한숨을 쉬고

칠지무제; [오냐! 어서 오너라 이청풍!] [부모의 원수와는 불구대천이라고 하지 않았느냐?] 허탈하게 웃고

칠지무제; [천마와 무성중 어느 쪽의 핏줄이 진정한 절대유일(絶代唯一)인지 가려보도록 하자.] 하하하 웃는 칠지무제

 

#209>

무제궁의 다른 곳. 여자들의 거처

신소심; [마... 마태자! 그 마귀가 무공을 되찾았군요.] 분노와 경악에 찬 표정으로 일어서 있고. 그 앞에 백귀가 앉아서 차를 마시고 있다. 이곳은 신소심의 방이다. 여자의 방답게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고

백귀; [속속 들어오는 보고를 종합해보면 놈은 이미 제 아비의 경지를 뛰어넘은 것같다.] 침통한 표정으로 찻잔을 입에 가져 가고

신소심; [제 실책이에요.] [신장궁에서 그 인간을 무슨 일이 있어도 잡아 죽였어야 했는데...] 이를 갈고

백귀; [이미 지난 일이니 후회해봐야 소용없는 일이다.] 찻잔을 입에서 떼며 고개 젓고

백귀; [후회하는데 들일 정력과 시간이 있으면 조만간 들이닥칠 이가놈을 상대할 준비에 매진해야만 한다.] 다시 차를 마시면서

신소심; [궁주님은 어찌 하실 생각이신가요?]

백귀; [명색이 천하제일인인 궁주가 도전을 피할 리는 없고...] 한숨 쉬며 찻잔을 입에서 조금 떼면서

백귀; [궁주는 사자천마에 이어 그 아들놈과도 승부를 결할 생각이시다.] 찻잔을 손에 든 채 말하고

신소심; [두 달 보름 전 사자천마와의 일전에서 입으신 내상도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으신 것으로 아는데...]

백귀; [설령 불리한 상황이라도 피할 수 없는 것이 정상을 차지한 인간의 숙명인 것이다.] 남아있는 차를 다 마시고

신소심; [예..]

백귀; [상황이 이렇다는 걸 알고 소심이 너도 마음의 준비를 해둬라.] 탁! 찻잔을 내려놓고 일어나고

백귀; [괜히 쓸 데 없는 객기 부리지 말고...] 말하며 돌아서고. 의미심장한 표정

신소심; [심... 심려 끼쳐드리지 않도록 노력하겠어요.] 고개 숙이고

백귀; [쉬도록 해라.] 문을 열고 나가고

탁! 문이 닫히고 혼자 남겨지는 신소심

신소심; (마태자! 마태자!) 이를 바득 갈고

신소심; (내가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서 생긴 화근이다.) 주먹 꽉 쥐고. 가운데 손가락에 반지가 끼워져 있다. 바로 성마지환이다.

신소심; (사부님은 내가 이가놈을 찾아갈까봐 미리 못을 막아놓으셨다. 하지만...)

신소심; (역시 내가 책임지고 이가놈을 제거해야만 한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를 바득 가는 신소심.

 

#210>

밤. 어느 도시.

화려한 객잔

화려한 독채. 불은 꺼져 있다.

독채 내부. 화려한 침실. 불은 꺼져 있고. 넓은 침대에 어떤 여자가 누워있다.

얇은 이불로 알몸을 가린 채 누워있는 여자. 교소소. 곤히 잠들어 있다.

침대 옆의 탁자에는 벗어놓은 교소소의 옷이 널려 있고

만족한 표정으로 미소 지으며 잠이 든 교소소의 얼굴. 그러다가

깨는 교소소

교소소; [공자님?] 옆을 돌아보고. 하지만 옆에는 아무도 없고

교소소; (위공자님이 어딜 가셨지?) 슥! 얇은 이불로 몸을 감싸면서 일어나고. 그러다가

교소소; [아!] 어딘가가 아파서 찡그리고.

교소소; (거... 거기가 얼얼해서 조금만 움직여도 온몸이 찌릿거려.) 얼굴 발개지고

교소소; (위공자는 재회한 첫날부터 매일 밤 날 거의 죽일 듯이 사랑해주고 있어.) (그 때문에 매번 내가 먼저 정신을 잃곤 했는데...) 얼굴 발그레

교소소; (위공자님은 내 몸이 그렇게 좋으신 걸까?) 몸을 돌려 침대에 걸터앉고. 이불로 알몸 가린 채로

교소소; (뭐 나야 고마운 일이지. 날 그렇게 좋아하신다는 건 평생의 반려로 생각한다는 증거니까.) 혼자 좋아라 하며 침대에서 내려서고. 침대 아래에 놓인 신발을 신으면서

교소소; (그 때문에 움직이기도 힘들긴 하지만 상관없어.) 스륵! 침대 아래로 떨어져 흩어지는 얇은 이불. 꽃신을 신은 교소소의 발이 옆으로 걸어가고

교소소; (위공자님의 사랑을 독차지할 수만 있으면 더 심한 것도 참을 수 있어.) 알몸으로 침대 옆의 탁자로 가서 겉옷을 집어들고.

교소소; (그나저나 이 밤중에 어딜 가신 걸까?) 알몸에 겉옷을 걸치고

교소소; (쉽게 잠들긴 어려우니 나가서 찾아보자.) 끼익! 문을 열고 침실을 나간다

 

#211>

침실 밖. 정원. 위진천이 잠옷 차림으로 서서 누군가의 보고를 받는다. 그늘 속에 한쪽 무릎을 꿇고 있는 반쪽 가면 쓴 자. 가면 이마에 <人-十>이란 글이 새겨져 있다. <人>자가 크고 <十>자가 작은 형태. 이자는 혈교 인법사들중 한명. 이하 인법사10으로 표기

인법사10; [대륙을 서에서 동으로 횡단한 마태자의 최종 목적지가 천목산(天目山)인 것은 거의 확실합니다.]

위진천; [천목산?] 찡그리고

인법사10; [어제 오후에 무제궁 절강(浙江) 분타를 궤멸시킨 마태자가 천목산쪽으로 행로를 잡고 있다는 보고가 들어와 있습니다.]

위진천; [천목산이라면...] 눈 번뜩

인법사10; [아무래도 조가장이 마태자의 최종 목적지인 것같습니다.]

위진천; [마태자가 아무 연고도 없는 무영신투의 집으로 가고 있다?] 무언가 깨닫고 이를 부득 갈고

인법사10; [정황상 한 달 전 종남산에서 무영신투의 딸년을 빼돌린 심마니가 마태자 이청풍이었던 것으로 사료됩니다.] 위진천의 눈치를 보며

위진천; [진충이란 이름의 심마니로 위장한 마태자가 조진진을 이용해서 등선곡에 들어갔었군!] 이를 갈고. 심마니 복장으로 자신에게 굽신 거리던 청풍의 모습 떠올리고

위진천; [소양갈맥고로 내공이 말라버렸던 그놈이 돌연 전보다 더 막강한 고수가 되어 나타난 건 역명천신단을 복용한 결과일 테고...] 이를 갈고

인법사10; [등선곡에서 역명천신단을 빼돌린 게 마태자였던 것음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눈치 보며

인법사10; [그리고 놈이 조가장으로 가고 있는 건 야차선녀가 술법으로 등선곡에서 천목산으로 도약한 것을 알고 있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위진천; [신행태보!] [그 병신같은 놈이 일을 제대로 망쳤구나.] 분노와 살기

위진천; [그날 그 버러지가 무영신투에게 속아 넘어가지만 않았어도 마태자가 부활하는 일은 없었을 텐데...]

인법사10; [마태자를 요격하기 위해 본교에서 동원 가능한 모든 고수들을 절강성 쪽으로 집결시키고 있습니다만...]

위진천; [전부 원대복귀 시켜라.]

인법사10; [하오나...]

위진천; [마태자가 역명천신단을 복용했다면 칠지무제는 물론이고 지금의 아버지라도 놈을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

위진천; [그놈을 습격해봐야 무익한 희생만 초래될 뿐이다.]

위진천; [별도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 이가놈을 감시만 하고 직접 충돌은 하지 마라.]

인법사10; [존명!]

위진천; [신행태보는 지금 어디쯤 있느냐?]

인법사10; [종총관은 종남산을 떠나 마태자의 행적을 추적해서 동쪽으로 오고 있는 중입니다만...]

위진천;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총단으로 복귀하라고 전해라.] 슥! 말하면서 인법사10에게 그만 가라고 손짓을 한다. 고개는 조금 돌려서 건물 쪽을 돌아보며, 교소소가 오고 있는 걸 알아차렸다.

인법사10; [존명!] 포권하고

스슥! 사라지는 인법사10, 그 직후

교소소; [공자님?] 건물 모퉁이를 돌아서 정원쪽으로 오는 교소소. 알몸에 겉옷만 걸친 야한 모습으로

위진천; [왜 나오셨소? 더 주무시지 않고?] 미소 지으며 돌아보고

교소소; [잠이 깼어요. 그보다 누군가 대화를 하신 것같은데...] 주변 살피고

위진천; [본가에서 보낸 사람이 다녀갔소.] 교소소에게 다가가고

교소소; [공자님 본가에서 사람이?] 흠칫! 하고

위진천; [내가 소저와 함께 있는 걸 아버지가 아신 모양이오.] 다가가 교소소의 어깨를 은근히 끌어안고

교소서; [그... 그래요?] 흥분과 설렘으로 발그래

위진천; [자손이 귀한 집안이다 보니 아버지는 손주를 학수고대해오셨는데...] [그러다가 내가 소저와 친밀하게 지낸다는 소식을 듣고 애가 타신 모양이오.] 교소소를 끌어안고 이마에 키스하면서

위진천; [한시라도 빨리 소저를 뵙고 싶다며 사람을 보냈지 뭐요?] 두 팔로 교소소의 허리를 안은 채 은근한 표정으로 내려다보고

교소소; (위... 위공자 아버님이 벌써 날 며느리로 생각하신다는...) 얼굴이 화들짝 붉어지는 교소소.

위진천; [소저와 좀 더 유람을 하고 싶지만 서둘러 본가로 가봐야겠소. 연로하신 아버지를 애타게 해드리면 안되니...]

교소소; [저... 저야 공자님 분부에 따를 뿐이에요.] 위진천의 품에 얼굴 기대며 좋아서 죽으려 하고

교소소; (내가 원하는 대로 되어가고 있어.) 위진천의 품에 달아오른 얼굴을 묻은 채 좋아 죽으려 하고

교소소; (위공자님의 아내로 인정받을 수만 있다면 어떤 대가라도 치룰 수 있어.) 얼굴 발개진 채 할딱이고

위진천; (어리석은 계집!) 그런 교소소를 안고 비웃고

위진천; (아무렴 내가 너같이 철없고 경망한 계집과 백년해로를 생각할 것같으냐?)

위진천; (네 아비 유령귀왕을 올가미에 몰아넣은 미끼로 쓸모가 있어서 곁에 두고 있을 뿐이지!) 음험하게 웃고

위진천; (하여간 꿈은 꿀 수 있을 때 꾸어두는 게 좋다.) 음험하게 웃고

<곧 꿈을 꾸고 싶어도 꿀 수 없는 비참한 신세가 될 테니까.> 끌어안고 있는 위진천과 교소소의 모습 배경으로 위진천의 생각 나레이션

 

#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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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

독룡곡 입구. 여전히 패소정과 거인들이 서서 독룡곡을 보고 있고. 여전히 손수건으로 입을 가린 채. 그러다가

스으! 독 연기 속에서 사람 그림자가 나타난다.

패소정; [성주님이 나오신다. 모실 준비해라.] 긴장하며 입에서 손수건을 떼고

[존명!] 거인들이 대답하며 급히 가마 옆에 무릎을 꿇고. 직후

화악! 독연기를 흩으며 나타나는 냉혈전호. 여전히 방독면을 쓰고 있다

패소정; [성주님!] 급히 다가가고

[푸하!] 독 연기 밖으로 나오면서 방독면을 거칠게 벗는 냉혈전호. 참았던 숨을 확 몰아쉬고

패소정; [독룡곡에 들어가셨던 용무는 잘 보셨는지요?] + [!] 냉혈전호가 벗는 방독면을 받으려다가 눈 부릅 뜨는 패소정

쿵! 냉혈전호의 뒤쪽에서 나타나는 호희. 유령익으로 알몸을 가렸고 유령익에 달린 모자를 뒤집어써서 머리에 나있는 뾰족한 귀를 가리고 있다

패소정; (맙... 맙소사!) 경악하고. 손으로는 냉혈전호가 벗어 건네는 방독면과 유리통을 받으면서 치뜬 눈은 호희에게 향하고 있다.

<여자... 어떻게 지상 최악의 절지인 독룡곡에서 여자를 데리고 나오실 수 있었던 것인가?> 도도하고 새침한 표정으로 다가오는 호희의 모습 배경으로 패소정의 경악. 냉혈전호는 얼굴이 헤벌래 해서 돌아보고 있고

냉혈전호; [인사드려라 패소정. 이분 선녀의 방명은 호희라고 한다.] 도도하게 다가오는 호희를 패소정에게 소개하는 냉혈전호

패소정; (선녀? 여우공주?) 경악과 불신으로 얼어있고

냉혈전호; [감격스럽게도 호희소저께서는 세상 구경의 안내자로 날 선택해주셨다.] [그리 알고 앞으로는 호희소저를 나인 듯이 섬기도록 해라!] 호희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며 헤벌래 해서 말하는 냉혈전호

패소정; (말... 말도 안되는...) 기가 막힌 표정의 패소정

 

#202>

등선곡. 낮. 양지 바른 곳에 무덤이 생겼고. 무덤 앞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른다. 청풍과 자리, 웅리가 제사를 지내고 있다.

청풍이 뒤로 물러나 무릎 꿇고 앉아있고 그 앞에 상복을 입은 웅리와 자리가 제사를 지낸다. 자리가 따라주는 술을 바치면서 절하며 우는 웅리. 자리도 울고. 무덤 앞에는 비석이 세워져 있으며 향로에서는 향이 타 연기가 피어오른다.

청풍; (독심귀의께서 복이 아주 없지는 않으셨군.) 자리와 웅리가 제사 지내는 걸 보며 한숨 쉬고

<당신을 위해 진심으로 슬퍼해주고 상주 역할을 해주는 자리와 웅리가 있으니...> 울면서 절하는 웅리와 역시 울면서 술병 내려놓는 자리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203>

휘익! 허공을 나는 가마. 거인들이 가마를 짊어지고 날아가고. 그 뒤를 패소정이 역시 날아서 따라간다

비단 천이 흩날리는 가마 내부. 호희가 야한 자세로 비스듬히 누워서 바깥 구경을 하고 있고. 그 맞은 편에 냉혈전호가 입에 귀에 걸린 채 그런 호희를 보고 있다

패소정; (호선... 그러니까 호희라는 저 여자가 여우가 도를 닦아 인간이 된 호선이란 말이지?) 당혹하며 따라가고

패소정; (실물을 봤으니 의심할 수는 없지만...)

패소정; (어쩐지 느낌이 좋지 않다. 전설에 따르면 여우귀신들은 결국 사내의 심장을 파먹어 죽인다는데...) 입술 깨물고

패소정; (성주님은 이미 호희라는 저 요물에게 푹 빠진 듯하니 내가 정신 바짝 차리고 감시해야만 한다.)

패소정; (분명 무슨 목적이 있어서 성주님께 접근한 게 분명하니...) 입술 깨물고. 헌데

호희; (그년 머리 굴리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잖아.) 곁눈질로 패소정을 보고

호희; (그래 봤자 네년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멍청한 이 인간은 완전하게 나의 포로가 되어 버렸으니까.> 앞쪽에 무릎 꿇고 앉아서 혼망 간 표정으로 호희를 보고 있는 냉혈전호의 모습 배경으로 호희의 생각 나레이션

호희; (천하에서 가장 부유한 인간이라는 대륙상단의 단장 냉혈전호 황보륜...)

호희; (이자 정도면 내가 세상을 배우는 데 앞잡이 노릇을 해줄 종으로 손색이 없다.) 요염하게 웃고

호희; (나는 결국 그 사람 곁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운명...) 청풍을 떠올리며 얼굴이 좀 발개지고

호희; (날 인간으로 만들어주었을 뿐 아니라 내 입술을 처음으로 가져간 그 사람에게 어울리는 여자가 되려면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 청풍이 자신에게 입을 맞추던 장면 떠올리며 황홀한 표정이 되고

냉혈전호; (우... 우물(尤物)!) 그걸 보며 혼망 가는 냉혈전호

냉혈전호; (호희는 말 그대로 우물이다.) 헉헉

<성마동천으로 들어가 천마와 무성의 절기는 얻지 못했지만 이 우물을 얻었으니 고생한 보람이 있다.> 멀어지는 가마를 배경으로 냉혈전호의 생각 나레이션

 

#204>

밤. 등선곡. 세 채의 건물 중 중앙의 건물에 불이 켜져 있다

[역명천신단이다.] 슥! 구슬을 탁자에 내려놓는 청풍의 손. 앞쪽에 자리와 웅리가 나란히 앉아있다

청풍; [너희 둘이 반씩 나눠먹어라.] [그럼 비록 완전한 인간은 되지 못하더라도 남에게 해코지는 당하지 않을 수는 있을 것이다.] 손을 거두며 말하지만

웅리; [자리!] 자리를 보며 뭔가 말하라고 재촉하고

자리; [아냐. 웅리 네가 말해.] 고개 저으며 웅리에게 미루고

웅리; [하지만...] 눈치 보며 말을 선뜻 못 꺼내고

자리; [큰일은 남자가 결정해야 하는 법이야.] [자잘한 일이 아니면 앞으로는 나하고 의논도 하지 말고 알아서 해.] 새침하게 말하고

웅리; [그... 그래도 돼?] 헤벌쭉

자리; [여러 말 시키지 마!] [사내대장부다워 보이지 않으니까.] 흥! 팔짱 끼며 고개 홱 돌리고. 여전히 새침

웅리; [그... 그럴게.] 머리 긁적

청풍; (자리가 훌륭한 아내가 되겠군. 웅리의 체면도 저렇게 살려줄 줄 알고...) 웃고

웅리; [공자님 성의는 고맙지만 저흰 역명천신단 필요 없어요.] 슥! 역명천신단을 다시 청풍의 앞으로 밀어주고

청풍; [어째서냐?]

웅리; [자호나 웅호와 달리 우린 너구리인 게 편하고 좋아요.] [사람으로 산다는 게 반드시 행복한 건 아니잖아요.]

청풍; [일리가 있다.] 끄덕

웅리; [귀의님의 말씀도 있으셨고... 역명천신단은 야차선녀님을 찾아서 전해주세요.] 한숨 쉬며 말하고

자리; [아직 젊은 야차선녀님이 저주에 걸려서 죽을 때까지 노파로 사시는 건 너무 가엾어요.] 울먹이고

청풍; [알았다.] 한숨

청풍; [너희들의 뜻을 존중해서 이건 야차선녀님께 전해주도록 하마.] 다시 구슬을 집어들고. 왼손에는 주머니가 들려있다

청풍; [대신 당분간 등선곡에 머물면서 너희들이 두 번 다시 인간들에게 해코지를 당하지 않도록 해주마.] 주머니에 구슬을 넣으면서

웅리; [어... 어떻게...?] 흥분과 기대

청풍; [무공을 익혔느냐?] 주머니를 품에 넣으면서

웅리; [주인님들로부터 간단한 운기토납술(運氣吐納術) 정도는 배웠지만...] [딱히 무공을 쓸 일이 없어서 수련은 거의 안해 왔어요.]

청풍; [기초가 닦여있는 줄은 알았다.] 끄덕

청풍; [다행히 너희들은 독심귀의님의 시술 덕분에 전신의 경맥이 모두 열려 있다.]

청풍; [그래서 본격적으로 내공심법을 수련하면 진도가 사람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게 빠를 것이다.]

웅리; [그... 그런 가요?] 흥분

청풍; [독심귀의께서 남기신 영약들도 많으니 내공을 단기간에 상당한 수준으로 쌓는 것도 가능하게 될 것이다.]

청풍; [일단 내공 수련이 본 궤도에 접어들면 우리 천마일맥(天魔一脈)의 경신술과 보법들을 가르쳐주마.]

자리; [그... 그 경신술과 보법을 익히면 남의 손에 잡히지 않을 수 있는가요?] 눈 반짝. 흥분하여 묻고

청풍; [너희들도 이미 알고 있다시피 나는 무림 역사상 가장 강했던 삼황 중 천마님의 후손이다.] 근엄한 표정으로 말하고

청풍; [천마께서 남기신 경신술과 보법을 익히면 혈왕과 무성의 후손을 만나지 않는 한 절대 남에게 잡히지 않을 수 있을 게다.] 웃고

웅리; [천... 천마님의 절기를 익히면 우리들도 천마의 권속(眷屬)이 되는 건가요?] 흥분해서 얼굴 발개지며 묻고

청풍;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지금은 내가 천마일족의 당주(堂主)다.] 근엄하게 웃고

청풍; [천마일족의 당주로서 너희들을 천마성의 가솔(家率)로 임명하마.] 그러자

[고마워요 공자님!] [신난다!] 벌떡 일어나는 자리와 웅리

[최선을 다해서 당주님을 보필하겠어요.] [천마조사님의 이름에 누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조신하게 인사하는 자리와 포권하는 웅리

청풍; [오냐! 너희 부부의 활약을 기대하마.] 마주 포권하며 웃고

<부부...> 얼굴이 새빨개지는 자리와 웅리. 웅리는 좋아서 배배 꼬고

청풍; (독심귀의님을 봐서라도 이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줘야만 한다.) 새침한 척 옆으로 돌아서는 자리와 몸을 배배 꼬며 그런 자리를 보는 웅리의 모습을 흐뭇하게 보고

<그분의 제사를 모시고 유지를 이어갈 것은 바로 이 아이들이니...> 방안의 광경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205>

<-무제궁> 밤. 깊은 밤이라 이제 불은 대부분 꺼졌다.

정원에 나와 앉아 밤하늘을 보고 있는 진상파. 물론 바퀴달린 의자에 앉아있고

밤 하늘을 가르며 지나는 긴 유성

진상파; (한동안 흐렸던 천살성(天殺星)의 기운이 폭발하듯 강해졌다.) 청풍이 자신을 강간하던 꿈 장면을 떠올리고

진상파; (우리 무제궁을 상징하는 자미궁(紫微宮)이 천살성의 살기에 침범을 당했으니 변란은 불가피...) 꽉! 의자 손잡이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가고

진상파; (천기를 거스르지 않는 내에서 대책을 강구해야겠지.) 한숨, 눈에 눈물이 어리고

진상파; (비록 피할 수 없는 환란이지만 슬픔과 눈물이 그나마 적기를 바랄 뿐이다.) 주르르! 눈물 흘리는 진상파

 

#206>

산중의 어느 마을. 작은 주점도 있고.

주점 내부. 사람들 힐끔거리며 한쪽을 보고.

구석진 자리에 앉아서 술 마시는 세 사람. 위진천과 귀희와 주취광생

<기가 막히구만.> <저런 미녀가 이런 촌구석에 무슨 볼일로 들른 걸까?> 사내들과 점원들 헤벌레 해서 귀희를 보고.

귀희; (하여간 사내놈들이란...) 피식 웃고

귀희; (젊으나 늙으나 예쁜 건 알아가지고...)

귀희; (하긴 내가 좀 심하게 예쁘긴 하지.)

위진천; [야차선녀 일행을 추적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졌습니다.] 술 마시면서

주취광생; [설령 따라잡는다 해도 역명천신단을 회수하긴 틀렸겠지.] 역시 침통하게 술 마시면서 말하고

주취광생; [벌써 하루하고도 반나절이 지났으니 역명천신단은 이미 어떤 인간들 뱃속으로 들어가 다 소화가 되어버렸을 테니...] 거칠게 술을 마시고

위진천; (오만하기만 하던 저 작자가 저렇게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는 걸 보면 역명천신단을 손에 넣지 못한 게 타격이 크긴 큰 모양이로군.) 술 마시며 주취광생의 모습을 보고

주취광생; [짐은 이 길로 북경으로 직행하겠다.] 탁! 술잔 내려놓고

주취광생; [야차선녀는 내가 뭘 하려는지 짐작하고 있을 터...] [그 계집이 방해하기 전에 진행해온 일을 마무리 지어야만 한다.] 일어나고

위진천; [너무 서두르지 마십시오 폐하.] 같이 일어나고. 귀희도 일어나고

위진천; [야차선녀라 해도 폐하와 본교가 진행하는 역천대업(逆天大業)에 대해 구체적으로는 모를 것입니다.] [서둘렀다가 오히려 일을 망칠 수도 있습니다.]

주취광생; [그 정도는 알고 있다.] 입구쪽으로 돌아서고.

주취광생; [너희 혈교와의 합작이 무산되는 일이 없도록 주의를 기울일 테니 안심하라.] 걸음 옮기려는데

위진천; [정 그리하셔야겠다면 귀희를 대동해주시기 바랍니다.] 귀희를 가르키며 말하고. 귀희는 흠칫! 하며 위진천을 보고

주취광생; [...] 멈춰서며 돌아보고. 좀 마음에 들지 않는 표정

위진천; [혹시 있을지 모를 태황태후(太皇太后;황제의 조모)의 독수로부터 폐하를 지켜줄 것입니다.] 권하는 몸짓으로 귀희를 가리키며 말하고. 귀희도 어쩔 수 없이 주취광생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주취광생; [호위가 없는 것보단 낫겠지.] [같이 가도록 하자.] 다시 입구로 걸음 옮기고

위진천; [멀리 나가지 않겠습니다.] 포권하지만

손들어 보이며 입구로 가는 주취광생. 귀희가 종종 걸음으로 따라가고

위진천; [폐하를 잘 보필하고... 가기 전에 여기 정리를 좀 해줘.] 주취광생을 따라 입구로 가는 귀희에게 말하고

귀희; [그럴게요.] 말하며 소매 속에서 손잡이 달린 거울, 조천경을 꺼내고. 이어

귀희; [전부 여기를 봐주세요 여러분.] 입구에 서서 돌아보며 조천경을 쳐들고

[뭐지?] [왜 저래?] 주점 안의 손님과 점원들 일제히 귀희, 정확히는 귀희가 쳐든 조천경을 보고. 반면

슥! 팔뚝으로 눈을 가리며 고개 조금 돌리는 위진천. 직후

번쩍! 조천경에서 빛이 폭발하고. 그러자

[힉!] [헉!] 빛에 휩쓸린 사람들 눈이 치떠지고

[!] 객잔을 나가다가 돌아보는 주취광생. 번쩍! 객잔 안에서 빛이 폭발하고

주취광생; (주점 안에 있던 자들의 기억을 조천경으로 지워버렸군.) 다시 돌아서서 가고. 오가던 사람들 뭔 일인가 하며 주점 쪽을 보는데

츠으! 다시 빛이 사라지는 주점 내부. 귀희가 조천경을 쳐들고 있다. 사람들은 넋이 나간 표정으로 굳어져 있고

위진천; [해결되었나?] 눈 부위 가리고 있던 팔 내리고

귀희; [우리가 이 주점에 있었다는 사릴조차 기억하지 못할 거예요.]

위진천; [역시 조천경의 쓰임새는 무궁무진하군.] 다시 술병을 잡고

귀희; [하오면 다시 뵐 때까지 존체보중 하시옵소서.] 공손히 두 손 모으며 고개 숙이고

위진천; [귀희도 몸 조심해.] + <주기각, 저 인간에게서 한시도 눈 떼지 말고!> 술병의 술을 술잔에 따르며 전음으로 말하고

귀희; [명심하겠어요.] 공손히 고개 숙이고. 이어

종종 걸음으로 주점에서 나가는 귀희

주점에서 멀어지는 주취광생. 주점에서 나와 뛰듯이 주취광생을 따라가는 귀희. 헌데

 

골목에 서서 주취광생과 귀희가 멀어지는 걸 보는 어떤 여자의 실루엣. 죽립을 눌러써서 얼굴이 잘 안 보이는데 바로 교소소다.

나비가 몇 마리 팔랑거리며 주취광생과 귀희 주변을 맴돌고.

그 중 한 마리가 교소소에게 날아오고

내미는 교소소의 손 등에 앉는 나비

날개를 붙였다 떼었다 하는 나비. 그러자

교소소; (그 사람의 냄새가 틀림없어!) 그런 나비를 들여다 보며 흥분하는 교소소

<저 사내와 계집은 방금 전까지 그 사람 근처에 있었어.> 멀어지는 주취광생과 귀희. 그들의 주위를 날아다니는 나비

교소소; (드디어 그 사람을 찾은 거야!) 눈 반짝이며 주취광생과 귀희가 나온 주점을 돌아보는 교소소

 

다시 주점 내부. 사람들 하나둘씩 정신이 돌아온다. 그 배경으로 위진천은 혼자 술을 마시고 있고

[방금 뭔 일이 있었나?] [뭔가 꿈을 꾼 듯한 기분인걸.] [깜빡 졸았나?] 어리둥절 갸웃하는 손님과 점원들

위진천; (주기각이 똥줄이 타는 걸 보니 통쾌하긴 하다만...) 어리둥절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히죽 웃으며 술을 마시는 위진천

위진천; (사실 좀 심각한 상황이긴 하다.) (역명천신단으로 인해 조만간 세 명의 절세고수가 등장하게 될 것이 분명하니...) 찡그리고

위진천; (게다가 그 중 한 둘은 나와 본교에 철천지한을 품고 있을 게 분명하고...) 야차선녀와 조진진을 떠올리고

위진천; (그것들로 인해 자칫 본교의 군림대업에 심대한 차질이 초래될 수도 있다.) 심각한 표정으로 술을 마시고

위진천; (무제궁으로 돌아가기 전에 총단에 들려 아버지를 한번 보고를 해야겠다.) 생각하다가 흠칫! 하고. 바로 앞에 나비 한 마리가 하느적 거리고 있다

위진천; (나비가 실내로 날아들다니 별일이로군.) 생각하며 나비를 보는데

[색혼호접(索魂胡蝶)이랍니다.] 슥! 어떤 여자가 다가오며 말하는 뒷모습. 고개 들어 그 여자를 보며 놀라는 위진천

교소소; [저희 유령산장의 술법으로 만들어낸 아이들인데 한번 맡은 혼백의 냄새는 천리 밖에서도 찾아낸답니다.] 죽립을 벗으며 다가오는 교소소. 흥분해서 뺨이 발그레해졌다. 그년 주위로 나비들이 몇 마리 하느적 거리고 있고

위진천; (유령일염 교소소!) 놀라는 얼굴 크로즈 업

 

#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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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

다시 등선곡. 등선곡 입구에 청풍이 독심귀의 앞에 무릎을 꿇은 채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독심귀의; [주기각에게는 숨겨진 아들이 하나 있다.] 죽어가면서 말하고. 온몸의 피부가 다 녹아내려 뼈가 드러난 상태로 누워있고 청풍이 그 앞에 앉아서 듣고 있다. 웅리와 자리는 청풍의 뒤에 엎드려 울고 있고

독심귀의; [주기각은 그 아들을 위해서 역명천신단이 한 알 더 필요했을 테고...] [그래서 노부와 선녀를 배신한 것이다.]

청풍; [역명천신단을 만들자고 제안한 것도 주취광생... 경태제 주기각이었겠습니다.] 깨닫고 분노하고

독심귀의; [선녀와 노부도 역명천신단을 원하긴 했지만... 현실적으로 만들 방법이 없었다.] 미미하게 끄덕이고, 얼굴과 머리의 피부도 다 녹아내려 두개골과 잇몸등이 드러나 있다.

독심귀의; [역명천신단을 만들기 위해서는 희귀하기 이를 데 없는 영약들이 말도 안되게 많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독심귀의; [헌데 주기각은 그 많은 약재들을 너끈히 조달해 와서 노부로 하여금 역명천신단을 만들게 했다.] 한숨 쉬고

청풍; [그러나... 경태제 주기각에게는 아들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청풍; [황태자로 세웠던 유일한 아들은 주기각이 <탈문의 변>으로 제위를 빼앗긴 후 의문의 죽음을 당했지 않습니까?]

독심귀의; [주기각의 형인 정통제 주기진의 측근들이 후환을 없애기 위해 주기각의 아들을 암살했다는 게 진상이다.]

청풍; [그러리라 생각했습니다.]

독심귀의; [하지만 주기각은 무리하면서까지 아들의 복수를 하려 들지는 않았다.] [어째서일 것같으냐?] 의미심장하게

청풍; [숨겨놓은 아들이 하나 더 있었기 때문이군요.] 눈 번뜩

독심귀의; [단순히 숨겨놓은 정도가 아니다.] 끄덕

독심귀의; [세상이 그 존재를 모르고 있는 주기각의 아들은 이미 지존(至尊)의 몸이 되어 있다.]

청풍; [설마!] 경악하고

독심귀의; [삼 년 전에 붕어(崩御)한 정통제의 뒤를 이어 제위에 오른 성화제(成化帝) 주견심(朱見深)이 사실은 주기각의 씨다.]

청풍; (맙소사!) 경악하고

이하 회상

 

<정통제는 서른 살이 넘도록 황후와 후궁들에게서는 아들을 보지 못해 초조해했었다.> 어딘가를 서둘러 가는 서른 살 가량의 정통제. 흥분된 표정. 수많은 궁녀와 환관들이 정통제 앞 뒤로 따라가고 있고. 장소는 자금성 내부다. 주위 건물들이 웅장하고 화려하다.

<그러다가 빈농의 딸로 황궁에 노비로 들어온 주씨(周氏)에게서 마침내 아들을 얻어 황태자로 삼으니 그가 바로 삼년 전에 즉위한 성화제 주견심이다.> 십대 후반쯤의 절세미녀가 강보에 싸인 아이를 안고 침대에 기대 앉아있다. 머리는 풀어 내렸고 몸에는 임부복을 입었다. 막 출산을 한 모습. 이 여자가 성화제의 모친인 주귀비. 주변에 궁녀들과 환관들이 많고. 침대 옆에는 달려온 정통제가 서서 헤벌쭉 웃으며 좋아하고 있다.

<주씨는 가난을 벗어나고자 황궁에 들어오긴 했지만 워낙 천한 신분이었던 탓에 정통제의 은총은 기대할 수도 없는 처지였다.> 정통제가 화려한 차림의 황후와 후궁들과 함께 자금성 내의 건물들 사이를 걸어가고. 지나가던 궁녀와 환관들이 무릎을 꿇은 채 고개 조아린다. 궁녀들 중 17-8세 가량이던 궁녀 시절의 주귀비가 고개를 조금 들어서 자기 앞을 지나가는 정통제를 훔쳐보고 있다.

<이에 그녀는 정통제의 눈에 들기 위해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은 다 이용했으며 그중에는 시동생인 주기각도 포함되어 있었다.> 외진 곳의 정자에 젊은 시절의 주기각과 마주 앉아 교태를 부리는 궁녀 시절의 주귀비.

<결국 정통제는 주기각의 주선으로 주씨를 만나 성은(聖恩)을 입혔다. 그리고 주씨는 단 한 번 성은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거짓말처럼 정통제에게 아들을 낳아주었다.> 잠옷 차림으로 침대에 걸터앉아 있는 서른살 쯤의 정통제. 그 앞에 야한 차림의 주귀비가 무릎을 꿇고 앉아 교태로운 미소를 지으며 정통제를 올려다 본다.

<고대하고 고대하던 아들을 얻은 정통제는 노비에 불과했던 주씨를 단번에 귀비(貴妃)로 봉하는 파격을 단행해서 상하를 경악하게 만들었었다.> 강보에 싸인 아기를 품에 안고 도도한 자세로 단상 위에 앉아있는 주귀비. 복장이 아주 화려하다. 그 옆에 서서 무어라 말하는 서른살 쯤의 정통제. 두 사람 앞쪽에는 대소신료들이 늘어서서 당황하고 있다.

회상 끝

 

청풍; [주... 주기각이 형인 정통제 주기진에게 주씨를 천거한 이유가 혹시..] 깨닫고 소스라치게 놀라고

독심귀의; [주기각은 주씨의 유혹에 넘어가 관계를 갖었으며...] [그 얼마 후 주씨가 자신의 씨를 밴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끄덕이고

청풍; [당시에는 제위에 오를 꿈도 못 꿨던 주기각으로서는 혹시 주씨가 낳은 아이가 아들일 경우 제위를 이을 것이라는 계산을 했겠습니다.] 한숨

독심귀의; [주기각과 주씨 둘의 계산이 들어맞은 결과 빚어진 패륜이지.]

청풍; [주기각은 성화제 주견심... 자신의 숨겨진 아들인 그를 위해서 역명천신단이 필요했던 것입니까?] 신음하고

독심귀의; [성화제는 세상 그 누구보다 역명천신단이 필요한 몸이다.] 끄덕이고

청풍; [헌데 그토록 중요한 기밀을 노야께서는 어찌 아신 것입니까?]

독심귀의; [노부가 누명을 쓰고 의선동에서 쫓겨난 후 십여 년쯤 지났을 때의 일이었다.]

다시 회상

 

<주씨, 즉 주귀비가 보낸 환관이 몰래 노부를 찾아와서 환자를 한명 봐달라는 의뢰를 했다.> 어둑한 방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 중년 시절의 독심귀의에게 포권하는 환관. 독심귀의는 폐인같은 모습이고

<그래서 사방이 밀폐된 마차를 타고 어떤 곳으로 가서 세 살 쯤 된 사내아이를 진맥하게 되었는데...> 밀실이지만 화려한 방에서 침대에 누워있는 세 살쯤 된 사내아이를 진찰하며 놀라는 중년의 독심귀의. 소년은 잠들어 있는데 바지를 벗고 있다. 주변에는 환관과 늙은 궁녀들, 그리고 초조한 표정의 주귀비가 서서 보고 있다. 주귀비의 당시 나이는 20살. 그리고 역시 20살쯤 된 키가 크고 드센 성격의 절세미녀가 주귀비를 부축하며 독심귀의를 보고 있다. 이 키 큰 미녀가 역사에서도 악명 높은 만귀비다. <아랑힐월> <건곤일척>등 다른 작품에 나온 <만귀비>와 동일 캐릭터. 물론 젊은 시절의 만귀비다. 이때 만귀비의 나이는 20살

<놀랍게도 그 아이는 어지자지였다.> 소년의 얼굴 크로즈 업. 계집아이처럼 예쁘장하다. 어린 시절의 성화제 주견심이다.

회상 끝

 

청풍; [어지자지라면 양성구유(兩性具有)의 음양인(陰陽人)...!] 경악하고

독심귀의; [사내면서도 동시에 계집의 구조를 몸에 지니고 있는 저주받을 천형(天刑)이지.] 한숨을 쉬고

청풍; (맙소사! 당금의 황제가 남자면서 여자인 어지자지의 몸이었다니...) 경악과 혐오로 전율하고

청풍; (그래서 성화제가 약관이 다 되어가고 또 열일곱 살 연상인 총희(寵姬) 만귀비(萬貴妃)와 오랫동안 부부 생활을 해왔으면서도 자녀가 없었구나.) 위 장면에서 주귀비를 부축하고 있는 기가 세어 보이는 젊은 시절의 만귀비를 떠올리고

독심귀의; [당시에는 황태자였던 주견심이 어지자지라는 사실은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알고 있었다.]

독심귀의; [모후인 주귀비, 갓 났을 때부터 주견심을 보살펴온 궁녀 만씨(萬氏)와 일부 측근들만이 그 비밀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독심귀의; [심지어 정통제조차 자신이 황태자로 삼은 주견심이 어지자지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청풍; [하지만 주견심의 생부인 주기각은 알고 있었겠습니다.]

독심귀의; [낳은 아이가 어지자지라는 걸 알고 절망에 빠진 주귀비가 주기각에게 달려가 하소연을 했던 것같다.] 끄덕이고

청풍; [주귀비는 노야에게 아들의 몸에서 여자 부분을 드러내달라는 부탁을 했겠군요.]

독심귀의; [아이가 더 크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어지자지라는 게 들통 날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끄덕이고

청풍; [그래서... 원하는 대로 해주셨는지요?]

독심귀의; [당시의 노부는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막 살고 있었던 터라 주저 없이 수술을 해주었다.]

청풍; [위험천만한 수술이었겠습니다.]

독심귀의; [위험했지.] 끄덕

독심귀의; [멀쩡한 자궁을 드러내는 수술이었는데... 하물며 그 아이의 나이는 당시 겨우 세 살이었다.]

독심귀의; [만일 누명을 쓰고 의선동에서 쫓겨난 탓에 악에 바친 상태가 아니었다면 감히 그런 수술을 할 엄두도 못 냈을 것이다.]

청풍; (이분이 의선동 사상 최고의 기재라는 소문은 사실이었구나.)

독심귀의; [수술이 무사히 끝나자 주귀비는 노부를 죽여서 입을 막으려고 했다.]

청풍; [자기 아들의 치명적인 비밀을 알아버렸으니 그럴 만도 했겠지요.] 끄덕이고

다시 회상

 

<헌데 당시 스무 살이던 궁녀 만씨, 지금은 성화제의 총애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만귀비가 주귀비를 말렸다.> 의자에 앉아 피묻은 손으로 술을 마시는 중년의 독심귀의. 그 앞에서 환관들과 궁녀들이 칼을 들고 있고. 주귀비를 젊은 시절의 만귀비가 말리고 있다.

<만일 나중에 주견심에게 문제가 생기면 그때는 또 노부의 도움을 받아야하니 죽이면 안된다고 설득한 것이다.> 주귀비를 설득하는 만귀비. 갈등하는 주귀비

<결국 궁녀 만씨의 설득이 먹혀서 주귀비는 노부를 죽이는 대신 극진하게 대접을 했다.> 거의 벌거벗은 여자들이 독심귀의에게 달라붙어 아양을 떨고 있고. 그 앞에 만귀뷔와 함께 서서 뭐라 말하는 주귀비

<그와 함께 그녀는 노부가 지닌 유일하면서도 치명적인 약점으로 협박을 해서 노부의 입을 막는 데 성공했다.> 사악하게 웃는 주귀비와 만귀비. 눈 부릅뜨는 독심귀의

회상 끝

 

청풍; (스스로 세상과 등진 이분에게 주귀비로부터 협박당할 만한 약점이 있었던 것인가?) 놀라고

독심귀의; [노부의 수술 덕분에 주견심이 어지자지였다는 사실은 완벽하게 감춰질 수 있었다.] 말을 잇고

청풍;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기각이 아들 주견심을 위해 역명천신단을 원한 걸 보면 문제가 있었군요.]

독심귀의; [문제가 없을 수가 없지.]

독심귀의; [한 몸에 남자와 여자가 공존했다는 것은 다시 말하면 남자 구실도 여자 구실도 제대로 못해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청풍; (하긴...)

독심귀의; [노부가 자궁을 들어내고 여자의 구조를 봉해준 덕분에 겉모습은 남자가 되었지만 주견심은 남자 노릇은 거의 못해온 것같다.]

청풍; [만귀비나 다른 후궁들도 팔자에 없는 생과부 신세겠군요.] 쓴웃음

독심귀의; [주견심이 사내 노릇을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 바로 역명천신단으로 환골탈태하는 것뿐이다.]

독심귀의; [역명천신단을 복용하면 주견심은 완전한 남자가 될 수 있고...] [그래서 주기각은 필사적으로 역명천신단을 만들려고 한 것이다.]

청풍; (이분은 모든 걸 짐작하고 있으면서도 주기각을 도와 역명천신단을 만들었구나.) 깨닫고 끄덕

독심귀의; [노부는 당연히 주기각이 자기 몫의 역명천신단을 아들에게 먹일 줄 알았다.] 분노. 한숨 쉬고

독심귀의; [헌데 그자는 여전히 권력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자기 몫으로 역명천신단을 한 알 더 챙기려 든 것이다.]

청풍; [욕심이 죄를 부른다는 말이 사실이로군요.] 한숨. 분노

독심귀의; [혹시라도 마음이 약해져서 역명천신단을 성화제에게 주는 일은 없길 바란다.] 지긋이 청풍을 보며

청풍; [명심하겠습니다.] + (그렇게라도 주기각에게 복수를 하고 싶어 하시는구나.) 고개 숙이고

독심귀의; [하고 싶은 말은 다 했으니 이제 그만 기다려주신 사자(使者)님을 따라가야겠다.] 눈을 감고

[주인님!] [안... 안돼요 주인님!] 웅리와 자리가 비명을 지르고

청풍; [제게 하실 말씀이 남은 것으로 압니다만...]

독심귀의; [선녀에게는 반드시 역명천신단을 전해다오. 세상 누구보다 가엾은 여자이니...] 눈 감은 채 말하고

청풍; [...] 대답하지 않고. 그러자

독심귀의; [쯧...] 한숨 쉬며 다시 눈을 뜨고

독심귀의; [눈치 빠르고 영특하다는 게 꼭 좋지만은 않구나. 남의 속을 훤히 들여다보기나 하고...] 청풍을 보며

청풍; [죄송합니다.] 고개 숙이고

독심귀의; [주귀비가... 정확히는 만귀비가 언급한 내 유일하고도 치명적인 약점은...]

잠시 말을 멈추는 독심귀의

청풍도 말없이 기다리고

독심귀의; [노부의 딸이다.] 한숨 쉬고

청풍; [혹시 의선동을 쫓겨나신 원인이...] 깨닫고

독심귀의; [의선동에서 함께 의술을 배운 매약음(梅若音)이라는 여자가 있었다.] 어떤 여자를 떠올리고. #13>에 나온 의선동의 여제자 매약음이다.

이하 회상

 

<매약음은 아름다울 뿐 아니라 지혜로운 여자로서 천한 출신이며 구역질나는 외모를 지닌 노부를 진심으로 대해준 유일한 인간이었다.> 함께 연구실에서 연구를 하며 웃는 독심귀의와 매약음. 매약음은 얼굴이 발개져 있고. 헌데 연구실 문 밖에서 그걸 보며 분노하는 잘 생긴 청년. 의선동 동주의 아들인 최부천이다.

<노부는 당연히 매약음에게 매료되었는데... 매약음 역시 노부에게 마음을 두고 있었다.> 분노하는 최부천의 모습

<결국 매약음의 약혼자이며 의선동의 후계자인 최부천(崔扶天)이 노부가 의선동의 여자를 겁탈했다는 누명을 씌워 초주검을 만든 후 파문시키는 일이 벌어졌다.> #13>에서 만신창이가 된 독심귀의가 의선동에서 쫓겨나는 모습을 복사

회상 끝

 

청풍; [혹시 매약음이라는 분이...] 놀라고

독심귀의; [노부가 의선동에서 쫓겨날 때 이미 노부의 아이를 품고 있었다.] 한숨

청풍; (역시...)

독심귀의; [의선동 현 동주인 신수의선(神手醫仙) 최부천의 장녀 최단심(崔丹心)이 노부의 딸이다.] 처연하게 웃고

청풍; [최단심 소저의 이름은 들은 적이 있습니다.] 놀라고

청풍; [올해 나이 스물아홉 살에 불과하지만 의술로는 의선동에서도 으뜸이어서 활선녀(活仙女)라 불린다지요?]

독심귀의; [동창(東廠)과 금의위(錦衣衛)는 고관대작들 뿐 아니라 무림 세력들도 엄중하게 감시해오고 있다.]

독심귀의; [당연히 의선동도 감시의 대상이었는데...] [그자들은 노부의 딸 최단심이 최부천의 씨가 아니라는 사실을 간파하고 있었다.]

청풍; (매약음은 최부천과 결혼한 후 열 달이 안되어 딸을 낳았겠지.)

독심귀의; [노부도 단심이가 내 딸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비록 그 아이의 삶에 누가 될까봐 한 번도 내색을 하지 않았었지만...]

독심귀의; [헌데 주귀비는 그 사실을 알고 딸의 목숨으로 노부를 위협했던 것이다.]

청풍; [따님을 도와드릴 일이 있으면 소생이 피붙이인 듯 돕도록 하겠습니다.]

독심귀의; [그 말을 들으니... 이제 정말 세상에 여한이 없게 되는구나.] 다시 눈을 감고

독심귀의; [모두... 행복하거라.] 말하고

툭! 고개 떨구며 죽는다

자리; [공.. 공자님! 설마... 설마...] 달달 떨며 묻고

청풍; [운명하셨다.] 독심귀의의 몸을 만지며 탄식하고. 그러자

[주인님!] [저희를 두고 가시면 안돼요 귀의님!] 와앙! 울음 터트리며 이마를 바닥에 박는 자리와 웅리

청풍; (극락왕생하십시오.) 합장하고. 그 뒤에서 자리와 웅리가 엉엉 울고 있고

<노야께서 세상에 남기신 한과 우려는 소생 이청풍이 모두 감당하겠으니...> 위 장면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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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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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

등선곡 입구. 검은 연기가 솜사탕처럼 뭉쳐 있는 곳. 그 검은 연기 속에 누군가 누워있는 게 흐릿하게 보인다. 물론 그 인물은 독심귀의고

그곳으로 걸어오는 청풍. 천천히 걷는 것같지만 아주 빠르다. 그 뒤를 너구리들이 필사적으로 달려오고 있고

암컷 너구리; (겉모습은 지난밤과 별반 다를 바가 없어.) 청풍의 뒤에서 헐떡이며 달려오면서 생각하고

<하지만 지금의 공자님은 인간 세상의 존재처럼 여겨지지가 않아.> 침통한 표정으로 걸어오는 청풍의 앞 모습 배경으로 암컷 너구리의 생각 나레이션

<몸 속에 무시무시한 폭풍을 담고 있는 것같아. 한 번 드러나면 모든 걸 날려버릴 수 있는 위력을 지닌...>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역시 암컷 너구리의 생각 나레이션

암컷 너구리; (어쩌면 공자님은 인간들 중에서 가장 강한 존재일지도 몰라.) 침 꼴깍

암컷 너구리; (그 때문에 나와는 사는 세상이 전혀 다른 존재라는 걸 실감하게 되어서 슬퍼져.) 한숨 쉬며 달려오고.

그런 암컷 너구리의 눈치를 살피며 같이 뜀박질하는 수컷 너구리. 이제 일행은 검은 솜사탕 같은 연기에 둘러싸여 있는 독심귀의에게 다가왔고

청풍; (독...) 슥! 검은 연기 앞에 멈춰서고

청풍; (이 검은 연기는 지독한 독이 타면서 일어난 것이다.) 치치치! 검은 연기에 닿은 돌과 흙이 타는 것을 보며 생각

수컷 너구리; [귀의님은 다른 분들을 구하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셨어요.] 청풍의 뒤에 암컷 너구리와 함께 멈춰서며 울먹이고.

수컷 너구리; [귀의님이 저 검은 연기를 뿜어내시는 바람에 폐하와 혈교의 인간들이 야차선녀님의 술법을 막지 못했어요.]

암컷 너구리; [귀의님이 이렇게 돌아가시다니... 전 아직도 믿어지지가 않아요.] 울며 눈물을 닦고

청풍; [아직은 돌아가신 게 아니다.] 슥! 침통하게 말하며 손을 앞으로 내밀고

[무... 무슨 말씀이신가요?] [귀의님이 살아 계시다는 건가요?] 울고 침통해 하다가 깜짝 놀라는 너구리들.

청풍; [돌아가신 건 아니지만 살아 계시다고도 할 수가 없구나.] 징! 한숨 쉬며 손바닥을 진동시키고. 손바닥이 밝게 달아오르기도 하고. 이어

쿠오오! 청풍의 손바닥 앞쪽에서 소용돌이가 일어나고. 그러자

화악! 진공청소기에 끌려들 듯이 검은 연기가 청풍의 손바닥 안으로 스며든다

<독... 독기를 손바닥 안으로 빨아들이고 있어!> 경악하는 너구리들

청풍; (천마조사님의 절기중 하나인 흡성대법(吸星大法)을 쓰면 무엇이든 빨아들여서 극한까지 압축 시킬 수가 있다.) 쿠쿠쿠! 엄청난 속도로 검은 연기를 빨아들이며 생각하고. 그러다가

청풍; [크왓!] 기합 지르고. 그러자

화악! 남아있던 검은 연기가 전부 청풍의 손바닥으로 빨려 들어오고. 그러면서 독심귀의의 모습이 드러나는데

쿵! 온몸의 살가죽이 녹아내린 독심귀의의 모습이 드러난다. 뼈도 드러나 있고. 촛농이 녹은 듯한 모습. 아직 몸에 남아있는 독기들이 청풍의 손바닥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독심귀의의 몸에서 검은 실같은 것들이 빠져나와 청풍의 손바닥으로 끌려들어간다.

암컷 너구리; [악!] 비명 지르며 고개 돌리고. + 수컷 너구리; [힉!] 역시 기겁하면서도 고개 돌린 암컷 너구리를 끌어안는다

청풍; (예상했던 대로로군.) 화악! 손바닥으로 검은 실같은 독기를 모두 독심귀의의 몸에서 흡수하며 생각하고

청풍; (독룡의 독을 농축한 걸 마시는 바람에 오장육부뿐 아니라 온몸의 피부가 다 녹아내렸다.) 다가가고

두근 두근 심장 뛰는 소리가 들리고

청풍; (그럼에도 아직까지 심장이 뛰고 있다.) 독심귀의의 옆에 한쪽 무릎을 꿇고. 독심귀의는 얼굴의 가죽도 녹아내려 뼈가 다 드러나 있는 끔찍한 모습이다

청풍; (이런 몰골임에도 아직까지 살아있는 건 독심귀의가 의선동 출신인 덕분이다.) 파팟! 독심귀의의 가슴 혈도를 몇 군데 찍고. 서로를 끌어안은 너구리들은 겁에 질려서 좀 떨어진 채 보고 있다

청풍; (독심귀의는 의선동의 의술로 자신의 몸을 개조하여 보통 사람들과는 비교도 안되게 강력한 생명력을 갖게 만들어놓은 것이다.) 징! 빛나는 손바닥으로 독심귀의의 가슴을 누르고. 그러자

움찔! 녹아내린 독심귀의의 몸이 조금 경련하더니

눈꺼풀이 대부분 녹아내리고 눈두덩의 뼈가 드러난 독심귀의의 눈이 천천히 떠진다.

청풍; [정신이 드십니까?] 손바닥으로 독심귀의의 가슴을 누른 채 얼굴 들여다보며 말을 걸고. 그러자

독심귀의; [너... 는...] 이빨과 잇몸이 드러난 입으로 천천히 말을 시작하고. 시선은 청풍의 얼굴을 향한 채

독심귀의; [사신(死神)... 이로구나.]

청풍; (틀린 말도 아니지.) + [그렇습니다. 그리고 본명은 이청풍입니다.]

독심귀의; [이청풍... 이청풍...] 중얼거리고

독심귀의; [처음 볼 때부터 범상치 않다고 했더니...] [너는 천마의 후손이었구나.] 깨닫고 고개 조금 끄덕이고

청풍; [조금만 더 참아주십시오. 역명천신단을 복용시켜드리겠습니다.] 품속에서 주머니를 꺼내고. 그러자

독심귀의; [이미... 늦었다.] 고개 조금 젓고

독심귀의; [내... 오장육부는 대부분 형체도 없이 녹아버렸다.] [제 아무리 역명천신단이라 해도... 사라진 오장육부를 다시 만들어내진 못한다.]

청풍; [하지만...] 주머니 든 채 난감 + 독심귀의; [조금... 아주 조금 노부에게 시간이 남아있으니... 하고 싶은 이야기나 하게 해다오.]

청풍; [그리하겠습니다.] 한숨 쉬며 주머니를 바닥에 내려놓고

독심귀의; [하늘이... 마냥 무심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너를 통해서 깨닫게 되는구나.] 하늘 보며 웃고.

독심귀의; [만일 네가 찾아오지 않았다면... 역명천신단은 주취광생... 경태제와 혈교의 수중으로 들어가 악용되었을 테니..]

 

#196>

<-독룡곡> 독룡곡의 입구. 등선곡과는 상당히 떨어진 곳. 높은 절벽 사이를 가득 메우고 있는 자욱한 독 연기. 그 독 연기들이 닿은 주변의 바위들이 타들어가며 연기를 낸다.

독룡곡 입구와 좀 떨어진 곳에 냉혈전호가 타고 온 가마가 서있다. 가마를 메고 온 거인들과 패소정이 물기 젖은 손수건으로 입과 코를 가린 채 서서 독룡곡을 보고 있다

패소정; (올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정말 지독한 독기다.) 찡그리고

패소정; (거리가 좀 떨어져 있고 또 성주님께서 주신 해독제를 묻힌 손수건으로 입과 코를 가리고 있는 데도 현기증이 난다.)

패소정; (독룡곡을 덮고 있는 저 독 연기의 독성은 아마 천지간에서 가장 지독할 것이다.) 독 연기로 덮인 계곡을 보며

패소정; (그런데 성주님께서는 대체 무슨 목적으로 독룡곡을 주기적으로 방문하시는 걸까?) 눈 번뜩

패소정; (혹시...) 눈빛이 좀 이상해지고

패소정; (독룡곡 안쪽에 <그곳>이 있는 게 아닐까?)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패소정도 혈교의 간첩이다.

 

#197>

독룡곡 내부. 거대한 독룡의 뼈. 주변이 연기로 덮여있고

그곳으로 오는 냉혈전호. 얼굴에 방독면 같은 것을 쓰고 있다. 얼굴 전체를 가리는 방독면으로 눈 부분은 유리로 되어 있다. 입과 코를 덮은 불룩한 부분의 양쪽으로 구리관이 달려있고 그 구리관은 등에 짊어진 커다란 유리통과 연결되어 있다. 유리통에는 물이 들어있는 게 보인다. 구리관은 그 유리통의 물을 통과하며 공기를 정화시킨다.

부글부글... 구리관이 들어있는 유리통의 물이 끓어오르는 모습

냉혈전호; (한결 났군.)

냉혈전호; (거금 십만 냥을 들여서 만든 이 정화통(淨化桶) 덕분에 독룡곡의 독도 문제없이 견딜 수 있게 되었다.) 지고 있는 유리통을 곁눈질로 보고

<구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해독제가 섞여있는 물을 통과한 공기는 제법 깨끗해서 호흡하는 데 문제가 없다.> 유리통을 배경으로 냉혈전호의 생각 나레이션

고개 들어 앞을 보는 냉혈전호

바로 앞쪽에 연기에 덮인 독룡의 골격이 보인다

냉혈전호; (지금까지는 어떤 해독제를 써도 저 독룡의 골격을 멀리서 볼 수 있는 곳까지 밖에 들어올 수 없었다.) 그 독룡의 뼈로 다가가고

냉혈전호; (하지만 신장궁에 특별히 주문해서 만든 정화통 덕분에 오늘은 독룡곡의 가장 안쪽에까지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앞에 독룡의 골격이 있고

냉혈전호; (정말 어마어마한 놈이었군.) 독룡의 뼈를 올려다보며 감탄하고

냉혈전호; (이렇게 거대한 놈이었으니 죽은 후 육백여년의 시간이 흘렀는데도 여전히 독을 뿜어내고 있겠지.)

냉혈전호; [!] 그러다가 무언가 발견하고 방독면 안쪽에서 눈을 치뜨고

독룡의 골격 뒤쪽의 높은 석벽 아래에 상당한 크기의 돌무더기가 있다. 청풍이 묘강독군의 시체를 묻어준 돌무덤이다. 뒤쪽의 석벽이 좀 무너져 있기도 하고. 청풍이 석벽을 무너뜨린 돌로 묘강독군의 시체를 묻어준 것. 절벽의 무너진 단면은 독기에 타들어간 주변의 바위와 다르게 밝게 보인다. 최근에 깨진 것임을 보여주고

냉혈전호; (저 돌무더기...) 눈 번뜩이며 다가가고

냉혈전호; (누군가 목적을 갖고 쌓아놓은 것이다.)

돌무덤 앞에 멈춰 서서 내려다보고

<사용 된 돌들의 깨진 단면이 깨끗하다. 독룡의 독기에 거의 타지 않은 걸 보면 최근에 만들어진 돌무덤이다.> 돌무덤을 배경으로 냉혈전호의 생각

무너진 석벽을 올려다보는 냉혈전호

냉혈전호; (저 석벽을 깨트린 돌로 이 돌무덤을 만들었다는 건데...)

냉혈전호; (대체 어떤 자가 독룡의 독에 영향을 받지 않고 여기까지 들어와서 무덤을 만든 것일까?) 침 꿀꺽 삼키며 긴장하고

냉혈전호; (분명한 건 상상을 초월하는 고수가 최근 여길 다녀갔다는 뜻이다.) 긴장하며 뒤로 물러서고

냉혈전호; (기분은 섬뜩하지만 저 돌무덤 안에 누가 묻혀있는지 확인해보고 가자.) 슥! 오른손을 내밀고.그러자

징! 냉혈전호의 오른손 다섯 손가락에 끼워져 있는 반지들이 빛을 발하고

투툭! 들썩! 돌무덤을 이루고 있던 돌들이 들썩이더니

눈 부릅뜨며 소리없이 기합 지르는 냉혈전호. 그러자

징! 반지들이 더 강하게 진동하고. 다음 순간

팟! 모든 돌이 허공으로 2미터쯤 떠오른다

쿵! 돌들이 허공으로 떠오르며 드러나는 묘강독군의 시체. 반듯하게 누워있다.

냉혈전호; (저 늙은이는...!) 방독면 안쪽에서 눈 번뜩. 진동하는 반지들을 낀 오른손은 앞으로 내민 채

<묘강 독성부의 부주인 묘강독군 갈태독?> 묘강독군의 시체를 배경으로 냉혈전호의 생각 나레이션. 돌들은 2미터쯤 떠오른 채 정지해있다.

냉혈전호; (틀림없다.) 눈 번뜩

냉혈전호; (우리 대륙상단의 묘강지점(苗疆支店)에서 그려 보낸 묘강독군의 초상화와 일치하는 얼굴이다.) 징! 징! 진동하는 반지들을 낀 오른손을 앞으로 내민 채 묘강독군의 시체를 보면서 생각하고

묘강독군의 가슴에 나있는 상처를 크로즈 업

냉혈전호; (독공으로 천하제일인 저 노독물의 몸을 녹일 수 있는 건 웅황(雄黃) 밖에 없다.) 깨닫고 놀라고

냉혈전호; (살이 녹아들어간 상태를 보면 제법 오래 시간이 흐른 게 분명하다.) 방독면 안에서 눈이 번뜩

냉혈전호; (그럼에도 불구하고 묘강독군이 암살당했다는 첩보는 아직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살벌한 표정이 되고

냉혈전호; (독성부에서 극비로 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슥! 쳐들었던 손을 내리고. 그러자

퍼퍽! 두두! 떠올라 있던 돌들이 일제히 다시 떨어져 묘강독군의 시체를 덮고

냉혈전호; (묘강지점의 밥벌레들이 제 할 일을 못한 결과이기도 하다.) 다시 돌무덤이 되는 돌들을 보며 생각하고

냉혈전호; (묘강에 파견 나가 있는 것들을 한 번 족칠 필요가 있겠구나.) 고개를 들어 절벽을 보고

냉혈전호; (이렇게...) 다시 오른손을 들어 절벽 윗부분을 겨누고

지잉! 활짝 편 냉혈전호의 오른손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들이 진동하고

냉혈전호; [부서져라!] 콰직! 눈 부릅뜨며 오른손을 강하게 움켜쥐는 시늉하고. 그러자

콰드드! 절벽 윗부분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손아귀에 쥐어져 으스러지고. 마치 두부를 손으로 쥐어 으스러트리는 것 같고

콰쾅! 퍼퍽! 으스러진 절벽 잔해들이 무너져서 묘강독군의 시체를 덮은 돌무덤 위로 쏟아진다

쿠쿠쿵! 드드드! 절벽 근처가 진동하고

투툭! 돌조각들이 냉혈전호의 발치에도 구르고. 냉혈전호는 손을 내렸다.

쿵! 드러나는 장면. 돌무덤 위로 다시 대량의 부서진 돌들이 무너져서 돌무덤의 형태가 사라졌다. 그냥 절벽이 무너진 사면처럼 변한 것

냉혈전호; (이 정도면 저게 돌무덤이 아니라 그냥 절벽이 무너진 것으로 보이겠지.)

냉혈전호; (써먹을 가치가 있으니 당분간 묘강독군이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은 아무도 몰라야만 한다.)

냉혈전호; (묘강독군의 죽음이 공표되면 묘강의 정세가 요동을 칠 테고... 자연스럽게 돈이 될 일이 많아질 것이다.) 흐흐흐! 웃으면서 돌아서고

냉혈전호; (돈 벌 기회를 다른 인간과 공유하는 것은 나 황보륜의 성미에 맞지 않는다.) 돌무더기를 등지고 독 연기 속으로 걸어간다

냉혈전호; (돈벌이가 된다면 부모의 시신이라도 이용할 수 있어야만 진정한 장사치인 것이다.) 흐흐흐! 웃으며 걸어가고

<물론 묘강독군을 매장한 자가 있으니 묘강독군의 죽음을 이용해서 돈을 버는 건 제한적일 수 있겠지만...> 스으! 스으! 짙은 독연기 속으로 걸어가는 냉혈전호의 뒷모습 배경으로 냉혈전호의 생각 나레이션. 헌데

독연기 속에 앉아서 그런 그자의 뒷모습을 보는 여자의 실루엣

크로즈 업. 바로 인간의 여자가 된 호희다. 청풍이 준 유령익을 망토처럼 몸에 두르고 있다. 망토에는 모자도 달려있고. 목 부분은 에어프런을 찢어서 꼰 끈으로 여몄다.

[...!] 독 연기 속으로 멀어지는 냉혈전호의 뒷모습을 보며 뭔가 생각하는 호희

 

#198>

성마동천이 있는 곳. 여전히 짙은 독 연기에 덮여있고

그곳으로 오는 냉혈전호.

냉혈전호; [!] 눈 번뜩

냉혈전호; (찾았다!) 흥분하며 급히 다가오고

성마동천의 모습 크로즈 업

냉혈전호; (무산신녀가 성마지환을 싼 손수건에 적어놓은 대로 천마와 무성이 함께 무공을 연구했던 성마동천이 독룡곡에 숨겨져 있었다.) 서둘러 성마동천으로 다가오다가

멈칫! 발이 멈춰지는 냉혈전호

냉혈전호; (묘강독군의 시신을 매장해준 자 역시 성마동천을 발견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마동천의 문에는 열어보려고 시도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깨끗한 성마동천의 문을 배경으로 냉혈전호의 생각

냉혈전호; (그렇다는 건...) 팟! 발로 바닥의 돌조각을 걷어찬다.

핑! 성마동천의 문으로 날아가는 돌. 하지만

파삭! 지잉! 성마동천 주변에 보이지 않는 방어막이 생기고 그것에 부딪힌 돌이 그대로 부서져 버린다

냉혈전호; (역시...!) 돌을 걷어찬 자세로 눈 번뜩이고

<성마동천의 출입구에는 강력한 금제가 걸려있다.> 푸스스! 투툭! 부서진 돌 조각이 투명한 방어막 밖의 바닥에 흩어지고

냉혈전호; (물론 무산신녀가 천마와 무성의 부탁을 받고 술법을 써서 설치한 금제일 것이다.) 다시 오른손을 쳐들고. 돌을 찼던 발도 내렸고

냉혈전호; (무산신녀가 걸어놓은 금제가 얼마나 강력한지 시험해 보자!) 징! 손가락을 활짝 펼쳐 앞을 겨눈 냉혈전호의 손가락에 끼워져 있는 반지들이 빛을 발하고

냉혈전호; (이 오행신륜(五行神輪)은 술법으로 신녀문과 쌍벽인 배교(拜敎)의 유물!)

<오행신륜에는 오행, 즉 천지를 이루는 다섯 가지 이치를 조작할 수 있는 힘이 깃들어 있다.> 징징! 진동하는 반지들을 배경으로 냉혈전호의 생각

냉혈전호; (그 힘을 제대로 쓸 수만 있으면 신녀문의 금제라도 깨트릴 수 있을 것이다.) 진동하는 반지들이 끼워진 손가락을 웅크리고. 그러자

부악! 성마동천을 지키고 있는 보이지 않는 방어막이 뒤틀린다. 허공에 투명한 비닐이 씌워져 있다가 뒤틀리는 듯한 모습.

냉혈전호; (된다!) 흥분

냉혈전호; (찢어져라!) 콰득! 더 강하게 손가락을 웅크린 오른손을 뒤틀고, 그러자

콰드드! 허공에 나타나는 뒤틀림이 더 커진다. 하지만

팽! 뒤틀리던 허공이 강한 힘으로 다시 튕겨지며 원래대로 돌아가고

냉혈전호; [컥!] 콰직! 뒤틀던 팔과 손가락이 부러지며 비명 지르고

팽! 그 뒤틀리는 힘에 몸 전체가 따라서 돌아가고. 허공으로 붕 떠올라서 등이 바닥을 향하는 자세로 나뒹구려 하고

확 다가오는 바닥. 고개 돌려 그걸 보며 눈 치뜨는 냉혈전호

냉혈전호; (이대로 격돌하면 정화통이 깨진다!) 팟! 사력을 다해 몸을 틀면서 부러진 팔로 바닥을 짚는다

콰직! 부러진 팔로 바닥을 짚자 엄청난 고통이 엄습하고.

냉혈전호; [큭!] 콰당탕! 옆으로 나뒹굴면서 바닥을 짚었던 손을 떼고

냉혈전호; [지.. 지랄...] 일어나 앉아려 하며 왼팔로 오른팔을 움켜잡고

냉혈전호; [뼈... 뼈가 다 나갔다.] 오만상을 쓰고. 부러진 팔을 잡고 덜덜 떨면서

냉혈전호; (성마동천을 지키는 금제가 워낙 강력해서 오행신륜의 힘을 되돌려 보냈기 때문이다.) 주저앉은 채로 성마동천을 보고.

지이잉! 허공에 생겼던 파동이 사라지고 있다.

냉혈전호; (역시 성마동천에 들어가려면 성마지환이 필요하다는 건가?) 오만상을 쓰며 다시 원래대로 돌아간 성마동천 앞의 허공을 보고

냉혈전호; (말 그대로 화중지병(畵中之餠;그림의 떡)!) (마음은 타들어가지만 어쩔 수가 없다.) 비틀거리며 일어나고

냉혈전호; (신장궁으로 들여보낸 경이가 성마지환의 행방을 알아내길 기다리는 수밖에...) + [!] 생각하다가 흠칫! 하고

어디선가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냉혈전호; (여자의 노랫소리?) 어이없는 표정이 되고

냉혈전호; (어떤 생명체도 살 수 없는 이 최악의 절지에서 노래는 부르는 여자가 있다?) 비틀거리며 걸음을 옮기고

냉혈전호; (환청은 분명 아니고...)

<너무 비현실적이라 꿈을 꾸는 기분이 드는구나.> 독 연기 속으로 멀어지는 냉혈전호

 

#199>

[!] 눈 부릅뜨는 냉혈전호. 왼손으로 오른 팔을 부여잡고 있다. 여전히 방독면은 쓰고 있는 모습이다.

쿵! 독 연기가 피어오르는 연못. 아직 독룡곡 내부라 주변에는 독 연기가 자욱하다. 헌데 지독한 독기가 수증기로 변해서 피어오르는 그 연못에 어떤 여자가 등을 보인 채 목욕을 하면서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알몸인 이 여자는 물론 호희다. 머리에 여우귀가 달려있고. 허리 아래는 물에 잠겨 있어서 꼬리가 안보인다. 유령익은 근처의 바위에 걸쳐놓았고

콧노래를 부르며 연못의 물로 몸을 씻는 호희의 뒷모습

냉혈전호; (내가 혹시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닐까?) 멍하니 호희의 뒷모습을 보고

냉혈전호; (아니면 독기에 너무 오래 노출되어 있어서 환각을 일으키는 건가?)

<어떻게 살과 피로 이루어진 인간이 독룡의 독이 녹아있는 연못에서 목욕을 할 수 있는 것인가?> 찰박 찰박 콧노래를 부르며 목욕을 하는 호희의 모습 배경으로 냉혈전호의 경악과 불신의 심정 나레이션

냉혈전호; (게다가 인간도 단순한 인간이 아니다.) 눈이 맛이 가고

<그야말로 경국지색! 숱한 미녀를 품어봤지만 저렇게 아름다운 여자는 본 적이 없다.> 호희의 아름답고도 신비한 모습 배경으로 냉혈전호의 생각

냉혈전호; (꿈이고 환각이어야만 정상인데...) 헉헉 댈 때

<저 여자는 의심의 여지도 없는 실제 인간이다!> 천천히 돌아보는 호희. 냉혈전호가 근처에 있다는 걸 알고 있다

냉혈전호; (들켰다!) + [소... 소저!] 비틀 물러서며 포권하려 하고

냉혈전호; [용... 용서하시오. 소저의 옥음에 끌려 나도 모르게 결례를 하고 말았소.] 포권하며 헉헉 댈 대

배시시 웃는 호희

냉혈전호; (웃... 웃어?) 경악

호희; [당신이 저의 집에 들어오실 때부터 알고 있었답니다.] 손으로 슬쩍 가슴 가린 채 돌아보며 웃고

냉혈전호; [지... 집?] 경악

냉혈전호; [독룡곡이 소저의 집이라는 말씀이시오?] + (반 년 전에 왔을 때만 해도 아무도 없었는데...)

호희; [그런 셈이랍니다.] 촤아! 일어나며 말하는데

쿵! 엉덩이에 풍성한 여우의 꼬리가 달려있다

냉혈전호; (꼬... 꼬리!) 경악

<맙소사! 엉덩이에 풍성한 꼬리가 달려있다. 게다가...> 연못에서 나오는 호희의 모습을 배경으로 냉혈전호의 경악. 손으로 가슴과 사타구니를 가린 자세로 나온다

<귀도 분명 여우의 귀다!> 호희의 머리에 돋아있는 뾰족한 여우 귀를 배경으로 냉혈전호의 경악

냉혈전호; [소... 소저 인간이 아니라 호선(狐仙;여우 요괴)이셨소?] 헉헉 대며 보고

호희; [호선이라...] 한손으로 가슴을 가리고 몸을 숙여 한손으로 유령익을 집어들고

호희; [틀린 말은 아니로군요. 저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여우의 몸이었으니까요.] 휘릭! 유령익을 몸에 두른다. 이후로 유령익으로 몸을 두른 모습이 된다

호희; [그러다가 운이 좋게 독룡의 내단을 복용해서 평생의 소원이던 인간의 몸이 될 수 있었답니다.] 목 부분의 끈으로 유령익을 고정시켜 알몸을 가리면서 말하고

냉혈전호; [독... 독룡의 내단을 취한 게 소저였소?] 놀라고

호희; [그 구슬이 독룡의 내단인 줄도 모르고 먹었는데 인간 비슷하게 되었답니다.] + (역명천신단을 먹었다는 얘긴 할 수 없으니 둘러대야겠지?) 자기 몸을 둘러보고

냉혈전호; (충...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다.) 침 꿀꺽 삼키며 호희가 유령익으로 몸을 가리는 걸 보고

냉혈전호; (수만 년을 산 독룡의 내단을 복용했다면 여우에서 인간이 되는 것도 불가능하진 않을 것이다.) 침 꿀꺽

호희; [박정하다 생각하지 마시고 그만 독룡곡을 나가 주세요.] [어쨌든 독룡곡은 저의 안식처이고 집인지라 방해 받고 싶지 않답니다.] 휘릭! 돌아서서 가려 하고

냉혈전호; (놓,... 놓칠 수 없다.) + [잠... 잠깐 기다려주시오 소저!] 급히 부르고

호희; [제게 용무가 있으신가요?] 돌아보고

냉혈전호; [소생은 황보륜이라는 인간이외다.] [이리 만난 것도 인연인데 한 가지 제안을 드릴 것이 있소이다.] 포권하며 굽신 거리고

호희; [제안?] 마뜩찮은 표정이지만 듣는 표정이고

냉혈전호; [독룡곡... 아니 종남산 밖에는 실로 놀라운 세상이 펼쳐져 있소이다.] [소저가 허락하시기만 하신다면 황보륜이 기꺼이 길잡이 노릇을 해드리겠소이다.] 굽신 굽신

호희; [그래요?] + (걸려들었다!) 배시시 웃고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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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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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썩! 자기도 모르게 다리가 꺾여 석문 앞에 무릎을 꿇는 청풍.

청풍; [성... 성마동천(聖魔洞天)!] [성마동천이 어떻게 여기에...] 무릎 꿇은 채 문을 보며 덜덜 떨고.

그런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신장궁에서 황보경으로부터 성마동천과 성마지환에 대해 듣던 장면이다. #100>의 장면이다.

 

<합작으로 한 가지 초절기를 만들어내긴 했지만 천마와 무성은 그 무공으로도 혈왕을 죽일 수 있다는 확신이 없었다.> 어떤 동굴. 동굴의 벽과 천장에 수많은 글과 그림이 적혀 있고. 그 동굴 중앙 바닥에 책상다리 하고 마주 앉아있는 천마와 무성이 무언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심각한 표정

<게다가 그 무공을 수련할 시간도 많지 않아서 본래 위력을 전부 발휘하긴 어려운 상황이었다.> 손가락에 끼고 있던 반지를 빼내며 뭐라 말하는 천마. 무성도 손가락에서 반지를 뽑고 있고

<이에 두 사람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게 되었다. 합작해서 만든 초절기에 관한 비밀을 자신들의 반지에 숨겼으며...> 서로의 반지를 내밀어 밀착시키는 천마와 무성. 밀착한 반지 사이에서 벼락과 빛이 뿜어진다. 벽세황이 삼켰던 반지의 형태가 만들어지고

<무성과 천마는 자신들의 별호를 따서 성마지환(聖魔之環)이라 이름 붙인 그 반지를 믿을만한 사람에게 맡겼다.> 완성된 반지. 바로 위진천이 벽세황의 뱃속에서 찾아낸 그 반지다.

<무산신녀(巫山神女)! 오직 신선의 도를 추구할 뿐 세상 욕심에는 관심이 없는 무산(巫山) 신녀문(神女門)의 당시 문주에게 성마지환이 건네졌던 것이다.> 동굴로 들어서는 절세미녀. 선녀같은 분위기. <건곤일척>에 나온 신녀문 전대 문주의 모습을 차용. 무성과 천마가 포권하며 맞이한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막은 몰랐으나 혈교에서도 무산신녀가 천마와 무성으로부터 무언가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당연히 무산신녀에 대한 추적이 시작되었다.> 바람을 타고 날아가며 돌아보는 무산신녀. 수많은 그림자들이 추적하고 있다.

<결국 무산신녀는 빠져나갈 수 없는 포위망에 갇히게 되었다.> 벌판에서 거대한 불길의 소용돌이에 갇힌 무산신녀. 불길의 장벽 너머로 수많은 그림자들이 일렁인다. 무산신녀는 손수건으로 입을 가리고 있고.

<이에 무산신녀는 천마와 무성으로부터 받은 반지를 그것에 얽힌 비밀을 적은 손수건에 싸서 술법으로 멀리 보내버렸다.> 손수건으로 반지를 묶는 무산신녀. 손수건을 반지에 끼웠다가 접는 모습. 양쪽으로 삐져나온 손수건이 날개 형태가 된다

 

황보경; [무산신녀가 성마지환을 무산으로 보내기 위한 술법을 쓰면서 사용한 손수건은 천잠사(天蠶絲)로 짜여진 것이었다.] 자기 엉덩이를 좀 만지면서

황보경; [덕분에 수백년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훼손되지 않았는데...] [오 년 전, 그 손수건이 오라버니의 수중에 들어왔었다.]

청풍; [무산신녀의 손수건에 성마지환의 내력이 적혀있었겠소.]

황보경; [뿐만 아니라 천마와 무성이 백일간 머물며 초절기를 만들어낸 장소가 어딘지도 적혀있었다고 한다.]

청풍; [거기가 어디오?] 눈 번뜩

황보경; [그 장소에 대해선 오라버니는 내게도 말해주지 않았다.] 고개 젓고

청풍; (거짓말을 하는 것같진 않군.) + [혹시 천마와 무성의 수련장소에 금제(禁制)가 쳐져 있지 않소?]

황보경; [정말 귀신이네. 그것까지 추측해내고...] 놀라고. 이어

황보경; [네 말대로 성마동천(聖魔洞天)이라 이름 붙여진 그곳에는 강력한 술법으로 금제가 쳐져 있었다.] 진지하게

황보경; [천마와 무성이 무산신녀에게 부탁하여 설치한 것인데...] [그 금제는 오직 성마지환으로만 해제된다고 한다.]

청풍; [천마와 무성께서 백 일간 머물렀던 그 동굴에 두 분이 창안한 초절기에 관한 비밀이 남아있겠소.]

황보경; [아마 두 사람은 초절기를 창안하는 과정에서 얻은 심득을 동굴에 남겼을 것이다.] 끄덕이고

황보경; [그냥 지워버리기에는 아까운 내용들이 많았을 테고...]

 

<그래서 지워버리는 대신 무산신녀에게 부탁해서 봉쇄했을 것이다. 나중에라도 자신들의 후손이 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천마와 무성이 수련하던 동굴. 무산신녀와 함께 서서 동굴의 벽과 천장에 새겨진 수많은 그림과 글을 보는 천마와 무성

 

청풍; [성마동천에 들어갈 수만 있다면 천마와 무성께서 남기신 수많은 무공비결을 얻을 수 있겠군!] 흥분

황보경; [그래서 오라버니는 필사적으로 성마지환의 존재를 추적해왔으며...] 끄덕

황보경; [마침내 성마지환이 십여 년 전 신장궁으로 흘러들어갔다는 사실을 알아내기에 이르렀다.] [그것이 지금으로부터 삼 년 전의 일이다.]

청풍; [성마지환만 손에 넣으면 성마동천에 들어가 천마와 무성이 남긴 신공절예들을 얻을 수 있을 테고...]

청풍; [그래서 부인을 칠순 노인의 후처로 들여보내는 짓까지 했구려.] 쓴웃음

황보경; [성마동천을 열 수만 있으면 대륙상단은 단번에 천마성과 무제궁을 능가하는 무림 세력이 될 수도 있다.]

황보경; [야심이 남다른 오라버니의 눈이 뒤집힌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회상 끝

 

청풍; [천마조사께서 무성과 함께 혈왕을 쓰러트릴 무공을 연구하셨던 성마동천이 독룡곡에 숨겨져 있었다니...] 무릎 꿇고 앉은 채 덜덜 떨고

청풍; (생각해보면 독룡곡만큼 성마동천을 만들기에 적합한 곳은 없다.) 흥분

청풍; (독룡이 만년동안 축적해온 광물 성분의 독기는 독심귀의나 묘강독군 같은 인물들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지독한 것이다.)

청풍; (당연히 평범한 인간들은 독룡곡에 들어오는 건 엄두도 못 냈을 테고...)

청풍; (천마조사님과 무성께서 함께 무공을 연구하신 것은 김가기가 독룡을 죽인 후 백년쯤 지난 후였으니 시기적으로도 맞다.)

청풍; (성마동천...) (저 안에만 들어갈 수 있으면 고금제일인이 되는 것도 꿈은 아닌데...) 덜덜 떨면서 바닥에서 돌을 하나 집어들고

휙! 돌을 성마동천의 석문을 향해 던진다. 그러자

지잉! 갑자기 석문 위로 얇은 벼락이 덮이더니

파삭! 흔적도 없이 소멸되어 버리는 돌

청풍; (역시 성마동천의 출입문에는 강력한 금제가 설치되어 있다.) 비틀 일어나고

청풍; (아마도 저 금제는 오직 성마지환으로만 해제될 것이다.) 일어나서 석문을 보고

청풍; (성마동천 안에 들어가 보기 위해서라도 성마지환을 손에 넣어야만 한다.) 심호흡

청풍; (오늘은 성마동천이 독룡곡에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만으로 만족하고 물러가자.) 성마동천을 돌아보며 독 연기 속으로 걸어가고

<어쩐지 독룡곡에 들어온 게 우연이 아닌 것같은 기분이 드는구나.> 스으! 독 연기 속으로 사라지는 청풍의 뒷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194>

등선곡

[헉헉!] [하악! 학!] 숨이 턱에 차서 달려가는 너구리 커플. 숲 속이다. 독룡곡 쪽으로 달아나는중이고. 수컷 너구리가 앞장 서고 암컷 너구리가 뒤 따른다. 수컷 너구리는 손에 비수를 한 자루 들었다.

[서라 너구리들아!] [안 잡아먹을게! 귀여워만 해준다니까!] 뒤에서 날아오며 외치는 복면인들,. 등선곡에 남아있는 복면인들 전부. 고당주는 안 보이고

암컷 너구리; (내... 내 실수야!) 울먹이며 수컷 너구리 뒤를 따라 달리고.

암컷 너구리; (내가 목이 마르다고 성화를 피우자 웅리가 개울로 물을 뜨러갔다가 흔적을 남긴 거야.)

수컷 너구리; [조금... 조금만 더 힘을 내!] [독룡곡까지는 금방이야.] 뒤를 향해 외치며 앞장 서서 달려가고. 이제 숲이 끝나려 한다

수컷 너구리; [독룡곡에 들어가면 저 인간들도 우릴 따라오진 못할 거야.] 외치며 숲 밖으로 뛰쳐나가고. 헌데 그때

턱! 뒤 따라 오던 암컷 너구리의 발이 나무 뿌리에 걸리고

암컷 너구리; [엄마야!] 콰당탕! 앞으로 나뒹구는 암컷 너구리

수컷 너구리; [자리야!] 팟! 숲을 뛰쳐나갔다가 급정거하며 돌아보고

[옳거니!] [나무뿌리에 걸려 넘어졌구나!] 휘익! 복면인들이 좋아하며 날아오고

수컷 너구리; [일어나! 빨리...] 외치며 다시 숲으로 뛰어들고

암컷 너구리; [나... 나 신경 쓰지 말고 너라도 도망쳐!] 일어나려 허우적거리며 외치고

수컷 너구리; [그럴 순 없어! 같이 가자!] 암컷 너구리 쪽으로 달려오고

[요놈들!] [아저씨들 속 그만 썩여라!] 화악! 선두의 복면인들 둘이 자리를 덮치고.

자리; [악!] 일어나 앉은 자세로 그자들 돌아보며 비명. 그 직후

웅리; [으아아!] 악을 쓰며 돌진해서 비수를 마구 잡이로 긋고

[엇!] [이크!] 팟! 휘릭! 급정거했다가 다급히 뒤로 날아가는 복면인들. 그자들의 옷과 살갗이 좀 베어졌다.

[이 너구리 새끼가!] [위험하게 무슨 짓이냐?] 내려서는 그자들. 다른 복면인들도 그 사이에 현장에 도착하고

수컷 너구리; [도망쳐 자리야! 내가 시간을 끌 테니...] 비수로 복면인들 겨누며 외치고.

암컷 너구리; [웅... 웅리야.] 겁에 질려 일어나면서도 머뭇거리고

수컷 너구리; [빨리 달아나! 난 너만 무사하면 돼!] 외치고. 그때

[이거 참, 눈물 없인 볼 수 없는 감동적인 장면 아닌가?] 화악! 암컷 너구리 뒤로 날아내리며 말하는 고당주. + 암컷 너구리; [흑!] 돌아보며 비명 지르고. 복면인들에게 비수를 겨누고 있던 수컷 너구리도 돌아보고

고당주; [하지만 어쩐다? 이 아저씨들은 나쁜 사람들이라 흘려줄 눈물이 없는데...] 턱! 내려서며 음산하게 웃고

수컷 너구리; (퇴... 퇴로가 막혔어!) 사색이 되면서 암컷 너구리를 자기 몸으로 가리고

고당주; [좋은 말로 할 때 날붙이 버리고 투항해라. 호된 꼴 당하지 말고...] 눈 부라리고

수컷 너구리; [으으으!] 겁에 질리지만 고당주를 겨눈 비수는 놓지 않고

고당주; [몇 가지 물어보고 총단으로 데려가서 귀여워해줄 테니 너무 겁먹진 마라.] [잡아라.] 복면인들에게

[예 당주님!] [잡아라!] [난 암컷을 맡지.] 복면인들이 두 너구리를 덮치고

수컷 너구리; [그만 둬!] 비수를 휘두르며 암컷 너구리를 지키려 하지만

퍽! 복면인중 한 놈의 발에 배를 걷어차이는 수컷 너구리

암컷 너구리; [악!] 콰당탕! 복면인들 손아귀에서 네 발로 기어 도망치며 비명 지르는 암컷 너구리. 수컷 너구리가 배를 차여 날아가 나뒹굴었다.

수컷 너구리; [끄윽...] 명치를 채여 벌벌 떨고. 비수는 놓쳤다.

암컷 너구리; [웅리야!] 네 발로 달아나며 비명. + [요 미꾸라지 같은 년이!] [급하니까 네발로 뛰네.] [막아라!] 암컷 너구리를 사방에서 포위한 채 덮치는 복면인들

콱! 팟! [어찻!] [이런...] 두 놈의 손아귀는 빠져나가는 암컷 너구리. 하지만

복면인1; [잡았다!] 콱! + [악!] 세 번째 복면인의 손에 허리가 콱 눌리며 짜브라지는 암컷 너구리

암컷 너구리; [싫어! 놔!] 바닥에 눌려 몸부림치는 암컷 너구리. + 복면인1; [요년아! 포기해라!] 두 손으로 암컷 너구리를 찍어 누르고

[수고했다.] [고것들, 사람 고생 시키고 말이야.] [다른 놈은 뻗었으니 둘 다 잡은 셈이로구만.] 다른 복면인들 모여들고

복면인1; [행색을 보니 암컷이라는 건데..] 바둥대는 암컷 너구리의 뒷덜미를 한손으로 잡아 쳐들고

복면인1; [정말 암컷인지 볼까?] 음험하게 웃으며 암컷 너구리가 걸치고 있는 에이프런의 아랫자락을 잡아 위로 쳐들려 하고

암컷 너구리; [뭐... 뭐하는 짓이야? 다 큰 여자한테...] 까악! 비명 지르며 두 손으로 에이프런을 아래로 눌러 아랫도리 안 보여주려 하고

복면인1; [이년아! 비싸게 굴지 말고 한번 보여줘라.] 히죽 웃으며 에이프런을 강제로 위로 쳐들려 하고. 다른 복면인들 낄낄 대고

고당주; [그놈들 짓궂긴...] 웃는데

콱! 복면인1의 다리에 달라붙어 그놈의 허벅지를 깨무는 수컷 너구리

복면인1; [억!] 비명 지르며 자기도 모르게 암컷 너구리를 놓치고.

[엇! 저놈이 언제...] [명치를 제대로 채였는데도 용케 까무라치지 않았구만.] 놀라는 복면인들

고당주; [허어!] 놀라고

털썩! [악!] 복면인1의 발치에 떨어지는 암컷 너구리

수컷 너구리; [달아나 자리야!] 물었던 복면인1의 허벅지를 놓고 외치고. 여전히 복면인1의 다리에 달라붙은 채로. 그자의 허벅지는 피로 물들었고. 하지만

콱! 수컷 너구리의 뒷덜미를 강하게 움켜잡는 복면인1의 손

복면인1; [크아!] 콰득! 강하게 끌어올려 수컷 너구리를 자기 다리에서 떼어내고

복면인1; [너구리 새끼가 감히...] 쾅! 수컷 너구리를 높이 쳐들었다가 바닥에 강하게 내동댕이치고

암컷 너구리; [웅리야!] 비명

수컷 너구리; [끄윽...] 바닥에 처박혀서 발발 떨고

암컷 너구리; [웅리야! 죽으면 안돼!] 기어와서 수컷 너구리를 끌어안고

복면인1; [이것들이 보자보자 하니까 주제를 모르고 개겨?] 창! 칼을 뽑고

복면인1; [당주님! 이 너구리 새끼들 살아있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닙니까?] 칼로 너구리들을 겨누며 고당주에게 묻고

고당주; [그렇긴 하다만... 너무 심하게 손을 쓰진 마라.] 한숨

복면인1; [그럼 허락하신 것으로 알고 피를 본 분풀이를 좀 하겠습니다.] 살벌하게 웃으며 칼로 너구리들을 겨누고

암컷 너구리; [흐윽!] 수컷 너구리를 끌어안은 채 공포에 질리고

복면인1; [절대 지워지지 않을 낙인을 새겨주마!] [감히 너구리 주제에 인간에게 덤빈 대가로...!] 칼로 암컷 너구리를 내리치려 하고

암컷 너구리; [악!] 수컷 너구리를 끌어안고 눈 감으며 비명. 하지만

[!] 눈 감은 채 흠칫! 하는 암컷 너구리

암컷 너구리; (갑... 갑자기 조용해졌어.) 겁에 질려 눈을 좀 뜨며 돌아보고

쿵! 언제 나타났는지 복면인1의 뒤에 나타나 그자의 목을 움켜쥐어 쳐들고 있는 청풍. 복면인1은 목이 부러져 눈을 까뒤집고 있고

암컷 너구리; [공... 공자님!] 환호성을 지르고

청풍; [미안하다 자리야. 돌아오는 게 조금 늦었다.] 우두두둑! 복면인1의 목을 완전히 으스러트리며 암컷 너구리를 돌아보고

[저놈이 언제...] [헉!] 비로소 고당주와 나머지 복면인들 기겁하며 물러서고. 그러다가

[!] 깨닫는 고당주

고당주; [네놈... 진충이라는 심마니로구나!] 창! 칼을 뽑으며 외치고

[쳐라!] [죽여라!] [우리가 찾던 놈들 중 한놈이다!] 다른 복면인들도 일제히 칼을 뽑으며 청풍을 베어온다.

암컷 너구리; [조... 조심하세요!] 비명 지를 때

[!] [!] 경악하는 암컷 너구리와 고당주. 고당주는 청풍을 공격하려던 자세고

쿵! 청풍을 덮쳐오던 복면인들의 목에 전부 자기들의 칼이 궤뚫고 있다. 청풍은 양손을 좌우로 쳐들고 있는데 목이 부러진 복면인1의 시체는 바닥에 떨어지고 있는 중이다.

퍽! 복면인1의 시체가 바닥에 떨어지고

퍼퍽! 퍽! 나머지 복면인들의 시체가 뒤이어 바닥에 뒹군다

암컷 너구리; [흐윽!] 손으로 입을 가리며 놀라고

고당주; (말... 말도 안되는...) 경악하고

눈 부릅 뜨는 그자의 머리에 떠오르는 연속 장면.

 

1; 청풍이 목을 잡고 있던 복면인1의 놓으며 돌아서고. 그런 청풍을 복면인들이 아우성 치며 칼로 난도질 해오는데

2; 청풍의 손이 여러 개로 변해서 그자들의 손에서 칼을 뺏는다. 복면인들은 칼을 빼앗기는 줄도 모르고 덮쳐오는 자세 유지하고

3; 푹! 푹! 푹! 빼앗은 칼들을 일일이 주인의 목에 쑤셔박는 청풍

 

고당주; (너... 너무 빠르게 움직여서 잠깐 꿈을 꾸고 있었던 느낌이다.) 사색이 되어 물러설 때

청풍; [본좌가 너는 왜 죽이지 않았을 것 같으냐?] 고당주를 돌아보고

[!] 깜짝 놀라며 정신 차리는 고당주

청풍; [네놈들은 혈교 소속일 테고...] [네놈이 일행 중 가장 신분이 높을 것같기에 살려둔 것이다.]

고당주; [설... 설마...] 깨닫고 사색

청풍; [혈교의 상황에 대해 네놈이 알고 있는 모든 걸 자백해야할 것이다.] [교주가 누구고 총단이 어디며 지금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지를...] 살벌하게 웃으며 다가가는데. 그 직후

스윽! 갑자기 칼날을 수평으로 세워서 자기 목을 베어버리는 고당주

청풍; [!] 팟! 경악하며 벼락같이 손을 뻗어 고당주의 칼날을 잡고

암컷 너구리; [악!] 비명. 하지만

푸학! 칼날이 잡히자 고개를 돌려서 칼날에 자기 목을 베어버리는 고당주. 베어진 목에서 피가 치솟고

청풍; (이런...) 찡그리며 칼날 놓으면서 물러서고. 피가 주변으로 튀고

퍼억! 따당! 칼을 놓치며 나뒹구는 고당주. 이어

고당주; [복... 복수를... 혈왕께서 대신...] 끄윽! 입과 코로도 피를 게워내다가

툭! 고개 옆으로 떨구며 죽는 고당주

청풍; (비밀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목을 베어버렸다.) 침통하게 고당주의 시체를 내려다보고

청풍; (혈교의 인간들이 모두 이자처럼 충성스럽다면 멸절시키는 일이 결코 쉽지 않겠구나.) 한숨 쉬며 생각하고. 그때

[웅... 웅리야! 정신 차려 웅리야!] 비명이 들려 돌아보는 청풍

암컷 너구리; [죽으면 안돼! 날 두고 죽으면 안된다고...] 기절한 수컷 너구리를 부여잡고 울부짖고

청풍; [진정해라 자리야.] 다가와 한쪽 무릎을 꿇고

암컷 너구리; [공자님!] 돌아보며 울고

암컷 너구리; [웅리를... 웅리를 살려주세요! 숨을 안쉬고 있어요.] 두손 모아 애원하고. 눈물 철철

청풍; [내게 맡겨라. 네 짝을 절대 먼저 보내는 일은 없을 테니...] 웃으며 손바닥을 웅리의 가슴에 대고. 이어

지잉! 청풍의 손바닥이 빛을 발하고. 그러자

수컷 너구리; [컥!] 심장 맛사지를 받은 것처럼 퍼덕이며 숨을 토하고.

암컷 너구리; [웅리야!] 환호하고

수컷 너구리; [자... 자리야.] 눈을 뜨며 헉헉 대고

암컷 너구리; [그래! 나 여기 있어! 안심해!] 울면서 수컷 너구리의 손을 두 손으로 꼭 쥐고

수컷 너구리; [공... 공자님!] 옆에 있는 청풍을 보고

청풍; [자리를 지키느라 수고했다.] 웃으며 수컷 너구리의 가슴에서 손을 떼고

암컷 너구리; [흐윽!] 와락 수컷 너구리를 끌어안고. 당황하는 수컷 너구리

암컷 너구리; [잘 됐어! 정말 잘 됐어!] 수컷 너구리를 끌어안고 울고. 그러자

헤벌쭉 웃으며 암컷 너구리를 끌어안는 수컷 너구리

청풍; (바람직한 결말이 났구나.) 둘을 보며 웃고

청풍; (어려움을 겪은 대신 전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건 자신들 둘뿐이란 걸 절감했을 테니...) 너구리들을 보며 생각하고. 헌데

 

숲 외곽의 나무 뒤에 등을 기대고 서있는 여자. 호희인데 알몸을 청풍이 준 유령익으로 가리고 있다. 망토처럼 둘렀는데 모자도 달려있다. 맨발이고

호희; (잘 됐어. 자리도 웅리를 지금까지와는 다른 눈으로 보게 될 테니...) 애잔한 미소

호희; (하지만 자리와 달리 나에게는 의지할 누군가가 없구나.) 애잔한 미소

호희; (결국은 저 사람에게 몸을 의탁해야겠지만...) 고개 조금 돌려 숲 안쪽을 본다. 수컷 너구리가 일어나 앉아서 청풍과 인사하며 헤벌래 하고 있고. 그 옆에서 암컷 너구리가 수컷 너구리의 입가에 묻은 피를 손수건으로 닦아주고 있다

호희; (우선은 세상을 돌아다니며 인간들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슥! 기댔던 나무에서 등을 떼고

호희; (인간으로 살아가려면 인간에 대해 알아야만 하니...) 스스스! 사라지는 호희의 모습

 

[!] 고개 돌려 숲 밖을 보는 청풍. 호희가 숨어있던 곳이다

청풍; (아주 미세하긴 해도 인기척같은 게 느껴졌는데...)

청풍; (착각한 게 아니라면 호희가 방금 전까지 저곳에 있었을 것이다.)

청풍; (성마동천을 발견하고 돌아와 보니 호희의 모습이 안보였었다.) (아마 심사가 복잡해서 내 얼굴을 볼 엄두가 나지 않아 몸을 피했을 것이다.)

청풍; (때가 되면 내 앞에 나타날 테니 기다리도록 하자.) 생각할 때

수컷 너구리; [다...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 공자님.] 무릎 꿇은 채 포권하고. 돌아보는 청풍.

수컷 너구리; [저뿐만 아니라 자리까지 살려주신 셈이니 반드시 결초보은하겠습니다.] 의젓하게 말하고

청풍; [자리를 행복하게 해줘.] 웃고

청풍; [그게 내게 입은 은혜에 보답하는 유일한 방법이니...] 암컷 너구리를 보며 말하고. 수컷 너구리 옆에 앉은 암컷 너구리가 부끄러워하고

수컷 너구리; [명... 명심하겠습니다.]

청풍; [헌데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냐?]

수컷 너구리; [그... 그게 그러니까...]

수컷 너구리; [폐하 때문에 선녀님이 중상을 입고 쓰러졌고 귀의님이 돌아가셨어요.] 울먹이고

[!] 눈 치뜨며 놀라는 청풍.

 

#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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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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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

<-독룡곡> 아침. 이제 종남산 산봉우리들 위로 해가 뜨고. 독룡곡에서는 여전히 연기가 치솟고 있다

독룡곡 내부. 짙은 독 연기가 사방을 뒤덮고 있고. 헌데

쿠쿠쿠! 독 연기들이 소용돌이친다. 마치 태풍의 눈처럼

그 중심부에 앉아있는 청풍. 책상다리를 하고 합장한 채 운기조식 중이다. 그런 청풍의 몸으로 실처럼 빨려 들어가는 독기들. 청풍의 몸에 엄청난 힘이 도사리고 있는 게 느껴지게 묘사하고. 근처에 어떤 여자가 쓰러져 있지만 아직은 자세히 보여주지 말고

쿠쿠쿠! 주변의 독기들이 더 빠르게 소용돌이치면서 청풍의 몸으로 스며들어간다. 그러다가

심호흡하는 청풍.

합장한 양팔에 근육이 불끈거리고. 그러자

펑! 화악! 주변 수십 미터의 모든 독기들이 일제히 청풍의 몸으로 스며들어서

완전히 주변이 맑아진다.

<끝났다!> 후우! 긴 한 숨을 토하는 청풍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역명천신단의 힘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천천히 눈을 뜨고

청풍; (더 이상 독룡의 독에 영향을 받지 않게 된 것 뿐 아니라...) 심호흡

청풍; (온몸에 힘이 넘쳐흘러 주체하기가 힘들다.) 우둑! 우둑! 뼈가 엇갈리고 근육이 제 멋대로 움직인다. 숨이 좀 가빠지는 청풍

청풍; (반면 몸속은 너무도 평온하고 몸은 깃털처럼 가볍게 느껴진다.)

청풍; (그 때문인지 한 번 발을 구르면 하늘 끝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같은 기분이 든다.) (우화등선이 이래서 가능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청풍; (포숙정이 몸으로 펼친 함정에 빠져서 잃어버렸던 힘을 모두 되찾았다.) (뿐만 아니라 내공도 당시에 비해 배 정도로 증진된 것같고...)

청풍; (드디어 복수를 할 능력을 갖추게 되...) + [!] 생각하다가 흠칫! 옆을 보고

쿵! 멀지 않은 곳에 누워있는 전라의 미녀.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알몸인데 아주 작은 에이프런으로 풍만한 가슴과 사타구니만 가리고 있다. 하늘 보는 자세인데 다리를 하나 꼬아서 정숙하면서도 야하게 보인다. 물론 이 여자는 암컷 여우가 변한 모습이다. <건곤일척 자료집 제33페이지의 무명성황>이나 <마면기정 자료집 제32페이지>의 천마희의 모습을 차용. 나이는 17-8세 정도의 처녀로. 다만 무명성황이나 천마희와 다른 점은 머리에 여우귀가 달려있다. 머리카락 사이로 돋아난 모습. 또 엉덩이에는 꼬리도 아직 달려있다. 이하 호희로 표기

청풍; (이 여자 누군데..) + [!] 놀라다가 깨닫고

젖가슴과 사타구니를 겨우 가리고 있는 작은 에이프런

골반 옆으로 보이는 풍성한 꼬리

머리카락 사이로 돋아나 있는 여우 귀

청풍; (맙... 맙소사!) 놀라 뒤로 주저앉고

청풍; (이 여자는 바로 암컷 여우... 자호다.)

청풍; (수컷 여우가 원했던 대로 역명천신단이 여우인 자호의 몸을 인간으로 바꿔준 것이다.) 흥분하고

청풍; (물론 완전히 인간이 된 건 아니다.) 침 꿀꺽! 삼키며 호희의 몸을 살펴보고

<귀가 여전히 여우의 귀이고...> 호희의 머리카락 사이로 돋아난 여우귀를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꼬리도 그대로 달려있다.> 골반 옆으로 삐져나와있는 풍성한 꼬리를 배경으로 역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하긴 태어나길 여우로 태어났는데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되는 게 그리 쉬울 리 없지.) 끄덕

청풍; (역명천신단이 몸을 얼추 인간 비슷하게 만들어주었지만 진짜 인간이 되려면 자호 스스로 노력하고 수련을 해야 할 것이다.)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고

청풍; (숨소리와 맥박이 고른 걸 보면 몸에 이상은 없고...) 호희의 얼굴을 들여다 보고. 그러자

호희의 얼굴이 좀 발개진다

청풍; (깨어있군.) 웃으면서 숙였던 얼굴을 다시 들고

청풍; (원수이면서 은인인 날 어떻게 대할지 난감하여 정신을 못 차린 척 하고 있는 중일 것이다.) 품속에 손을 넣고

다시 꺼낸 청풍의 품에는 얇은 천 접은 것이 있다. 무영신투의 유품인 유령익이다

청풍; [변한 몸에 맞는 옷을 당장 구할 수는 없으니 우선 이 유령익이라도 덮어주자.] 펄럭! 유령익을 펼치고

스윽! 펼친 유령익을 거의 알몸인 호희의 몸에 덮어준다

눈 꼬리가 조금 떨리는 호희

청풍; [기왕에 인간의 몸을 얻었으니 이름도 바꿔줘야겠지.] [자호... 암여우라는 이름은 좀 경박한 면이 있으니...] 유령익으로 호희의 몸을 덮어주며 혼잣말을 하고

청풍; [어떤 이름이 좋을까?] 생각하다가

청풍; [호희(狐姬)!] [급한 대로 여우 공주님이라고 불러야겠다.] 유령익 밖으로 나온 호희의 손을 두 손으로 잡고

<호희... 여우공주...> 얼굴 발개지는 호희

청풍; [아무쪼록 인간으로서의 삶이 행복하기를 바란다 호희!] 쳐든 호희의 손등에 키스하고

눈 꼬리가 떨리고 얼굴 발개지는 호희

청풍; [독룡곡에 들어온 목적은 달성했으니 그만 가봐야겠다.] 슥! 호희가 들으라는 듯 말하면서 일어나고. 한손으로는 역명천신단이 든 주머니를 든 채

청풍; [그동안 미뤄두었던 복수를 하려면 당분간은 정신없이 바쁠...] + [!] 주머니를 품 속에 넣으며 말하다가 흠칫! 하며 독룡곡 안쪽을 보고

츠츠츠! 여전히 짙은 연기로 덮여있는 독룡곡 안쪽. 연기 속에 거대한 골격이 누워있는 게 보인다.

청풍; (무언가의 거대한 골격이 독 연기 속에 누워있다.) 품 속에 넣었던 손을 빼며 살펴보고

청풍; (김가기가 죽였다는 독룡의 뼈인가?) 눈 번뜩이며 걸음 옮기고

청풍; (다시 독룡곡에 올 일은 없을 테니 떠나기 전에 확인해보고 가자.) 스으! 스! 독 연기 속으로 들어가며 생각하고. 헌데

호희; (웅호야! 나 어쩌면 좋니?) 눈 감은 채 수컷 여우를 떠올리는 호희

호희; (당연히 네 복수를 해줘야하는데...)

<저 사람은 내게 역명천신단을 먹여서 인간으로 만들어준 은인이기도 해.> 독 연기를 뚫고 거대한 골격 쪽으로 가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호희의 생각 나레이션

호희; (원수이기도 하면서 은인인 저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할지 난 정말 모르겠어.) 혼자 남아 우는 호희

 

#191>

역시 아침. 등선곡 입구. 여전히 검은 연기를 뿜어내고 있는 독심귀의의 몸뚱이. 반듯하게 누워있는데 검은 연기를 뿜어내고 있어 모습이 자세히 보이지는 않는다. 검은 연기의 덩어리와 좀 떨어진 곳에 신행태보와 고당주가 나란히 서서 등선곡의 통로쪽을 보고 있다. 복면을 쓴 다른 놈들은 주변에 없고

신행태보; [등선곡은 그리 넓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밤새 뒤져봤지만 성과가 없으니 그만 포기해야 한다.] 침통한 표정으로 절벽 사이의 통로를 보며 말하고. 절벽 사이의 통로에는 크고 작은 수많은 돌기둥들이 서있고 그 돌기둥들 사이로 안개 같은 것이 흐른다. 절혼단백금법이 살아있을 때처럼 아주 짙은 건 아니고 그냥 평범한 안개같은 수준

고당주; [독룡곡 쪽을 제외하고는 더 뒤져볼 곳도 없는 게 사실입니다.] 침통하게 끄덕

신행태보; [나는 조가장으로 이동한 소교주님께 가겠다.] [고굉 너는 하루만 더 이곳에 남아서 상황을 살펴본 후 철수해라.]

고당주; [그리 하겠습니다.] 포권하고

신행태보; [술법으로 설치되었던 절혼단백금법은 소멸되었지만 저 돌기둥들이 형성하는 기문둔갑은 아직 살아있다.] 절벽 사이 통로에 세워진 수많은 크고 작은 돌기둥들을 보며 말하고. 고당주도 함께 보며 듣고

신행태보; [다행히 저 진법은 들어오는 것은 막지만 나가는 건 막지 않는다.] [한번 나가면 다시 들어오기 힘들 테니 마무리 잘 하고 나와라.] 통로쪽으로 가며 말하고

고당주; [살펴 가십시오.] 포권하고

손들어 보이며 기둥들 사이로 들어가는 신행태보

곧 기둥들 사이로 사라지는 신행태보

고당주; [소교주님도 그렇고, 외총관도 성격이 너무 꼼꼼한 게 문제야.] 실룩거리며 돌아서고

고당주; [손바닥만한 등선곡 내부를 밤새 뒤져봤으면 됐지 뭘 또 하루씩이나 남아서 수색하라는 건지 원...] 궁시렁 대며 건물들이 있는 언덕 쪽으로 걸어 올라가고

고당주; [짜증나지만 어쩌겠어? 조직에 매인 몸이니 위에서 까라면 까야지.] 걸어가는데

[당주님!] 외치는 소리. 흠칫하며 돌아보는 고당주

휘익! 독룡곡 쪽의 숲이 있는 쪽에서 복면인 한 놈이 날아 온다

고당주; (뭔가 발견했군!) + [무슨 일이냐?]

복면인; [가보셔야겠습니다.] 휘릭! 고당주 앞에 내려서고

복면인; [독룡곡 근처 숲에서 너구리의 발자국이 발견되었습니다.]

고당주; [그래?] 눈 치뜨는 고당주

 

#192>

등선곡의 입구를 바깥에서 본 모습. 역시 아침이고. 전과 달리 안개가 아주 짙지는 않다. 그래서 절벽 사이의 통로에 세워진 기둥들이 드러나 보이고. 헌데

화악! 등선곡 입구가 내려다보이는 한쪽 절벽 위쪽에 가마가 한 채 날아 내린다. 절벽 위쪽에도 수많은 기둥들이 쭉 이어져 등선곡 전체를 에워싼 모습이고. 그 기둥들 외곽에 날아 내리는 가마는 얼굴에 면사를 쓴 거인들이 메고 있고. 가마는 기둥과 지붕이 달려 있지만 벽은 없다. 벽과 창문 대신 천을 늘어트렸고. 그 때문에 흩날리는 천을 통해서 가마 안에 한명의 인물이 쿠션에 기대 비스듬히 앉아있는 게 보인다.

가마를 따라서 키가 2미터쯤 되는 거구의 여자 무사가 따라 내려온다. <건곤일척> <아랑힐월> 등에 나온 황금성의 여자무사들인 백팔금차 수장 패소정 캐릭터. 이 작품에서도 이름은 패소정이고. 무기는 등에 짊어진 거대한 검이다.

패소정; [도착했사옵니다 성주님!] 가마에 대고 공손하게. 그러나 차갑게 말하고. 그러자

[생각보다 빨리 왔군.] 슥! 손가락마다 전부 반지를 끼고 있는 손이 천을 젖히고

냉혈전호; [여기 와보는 것도 어느덧 일 년만이로구만.] 슥! 가마에서 나오는 화려한 차림의 중년인. 웃는 얼굴이지만 표정이 음산하다. 바로 황금성의 성주인 냉혈전호. #113>에 한번 나왔었는데 그때는 모습을 자세히 묘사하지 않았었음. <승풍파랑 자료집 2페이지>의 조폭 두목 <이세창>같은 분위기의 사내다. 그 배경으로 나레이션. <-대륙상단 단장 냉혈전호(冷血錢虎) 황보륜(皇甫崙)>

냉혈전호; [독룡곡과 지척이라 올 때마다 들렸었는데...] + [!] 절벽 끝으로 가서 등선곡 입구 내려다보다가 눈 치뜨고

쿵! 등선곡 입구를 가득 메우고 있던 짙은 안개는 사라져서 이제 기둥들이 보인다

냉혈전호; [이런... 이런...] 눈 치뜨며 아래를 내려다보고

냉혈전호; [등선곡을 지키던 신녀문의 술법이 해제된 것처럼 보이지 않는가?] 손을 이마에 대고 내려다보면서

냉혈전호; [기문진법은 여전히 살아있지만 이제 등선곡도 난공불락은 아니게 된 것인가?] 흥분된 표정으로 말하다가

[!] 무언가 발견하는 냉혈전호

냉혈전호; [이크!] 슥! 급히 뒤로 물러서고

패소정; [왜 그러시는지요?] 다가오며 묻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황보륜의 수신호위 거령철화(巨靈鐵花) 패소정(覇小鼎)>

냉혈전호; [직접 봐라.] 뒤로 물러선 채 절벽 쪽을 고개 짓 하고

패소정; [예...] 조심해서 절벽 아래를 내려다보고

휘익! 등선곡의 출입구인 절벽 사이 계곡을 가득 메운 기둥들 사이로 날아 나오는 인물. 바로 신행태보

패소정; (저자는...) 눈 번득이며 보고

<신행태보 종선!> 휘익! 마침내 기둥들 사이를 완전히 빠져나와 발길을 멈추는 신행태보 모습 배경으로 패소정의 생각 나레이션

신행태보; (나오는 데는 별 문제가 없었지만...) 기둥들이 즐비한 통로를 다시 한번 돌아보는 신행태보

신행태보; (다시 들어가려면 기문진법이 발동하여 위험해지겠지.) 걸어간다

신행태보; (일이 돌아가는 꼴을 보면 저길 다시 들어갈 일도 없겠지만...) 휘익! 속도를 내서 날아가는 신행태보

곧 멀어지는 신행태보

냉혈전호; [별일이지?] [경신술로는 천하를 통틀어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는 저 놈이 뜬금없이 등선곡에서 나오기도 하고...] 패소정과 함께 서서 멀어지는 신행태보의 뒷모습을 보며 말하고

패소정; [확실히 심상치는 않사옵니다.] 역시 신행태보의 뒷모습 보며 대답하고

냉혈전호; [우리 대륙상단의 방대하고 치밀한 정보망에 감지된 바에 의하면 종가놈은 혈교의 찌꺼기가 틀림없다.]

패소정; [혈교가 등선곡을 장악한 것일까요?]

냉혈전호; [어떻게 야차선녀가 설치한 금제를 뚫고 들어갔는지는 모르겠지만...] 끄덕이고

냉혈전호; [등선곡은 이미 혈교에 의해 박살난 게 거의 확실하다.]

패소정; [세한삼우가 만들어 왔다는 영약을 노렸겠군요.]

냉혈전호; [아깝게도 한발 늦었어.] 주먹으로 손바닥을 치고

냉혈전호; [좀 더 적극적으로 달려들었으면 세한삼우의 역작을 내가 차지할 수도 있었는데...] 입맛 다시고

패소정; [제가 신행태보를 쫓아가 상황을 파악해볼까요?]

냉혈전호; [그럴 것까진 없다.] [우리의 목적지는 어디까지나 등선곡이 아니고 독룡곡이니...] 고개 젓고

냉혈전호; [독룡곡에 숨겨진 <그것>을 차지하기만 하면 세한삼우가 만들고 있다는 영약들 따위는 구리 동전 정도의 가치 밖에 없으니... 흐흐흐!] 웃으며 가마로 다가가고

냉혈전호; [다시 가던 길을 가자.] 슥! 가마로 들어가고

냉혈전호; [애초의 목적지인 독룡곡으로...] 완전히 들어가고. 그러자

거인들이 다시 가마를 메고

휘익! 날아오르는 거인들

팟! 패소정도 날아오르고. 등선곡 쪽을 돌아보며

패소정; (성주님은 대수롭지 않게 말씀하셨지만...) 등선곡 쪽을 보고

<세한삼우가 만든다는 영약에 의해 천하정세가 뒤흔들릴 것같은 예감이 드는구나.> 휘익! 멀리 날아가는 가마와 패소정의 모습 배경으로 패소정의 생각 나레이션

 

#193>

독룡곡. 여전히 짙은 독연기

독 연기 속에 누워있는 거대한 공룡의 골격. 아주 커서 사람이 지나갈 수 있을 정도다.

그곳으로 나타나는 청풍.

청풍; (이놈이 독룡...) 골격을 올려다보고

츠츠츠! 쉬이... 거대한 골격에서 지금도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청풍; (역명천신단 덕분에 만독불침이 된 나는 영향을 받지 않지만...) 주변을 흐르는 검은 연기를 보며

청풍; (죽은 지 육백여년이 지났는데도 이놈의 시체는 여전히 지독한 독기를 뿜어내고 있다.) 뼈를 만지며 생각하고

청풍; (그만큼 오래 살면서 독을 몸속에 쌓아뒀었다는 건데...) 빠직! 생각하는데 갑자기 발 아래에서 들리는 소리

청풍이 내려다보니 손바닥만한 비늘들이 골격 주변에 가득 쌓여있다. 아래쪽이 뾰족하고 위쪽은 마름모 꼴인

청풍; (독룡의 비늘이로구나.) 허리 숙여서 하나를 집어들고

청풍; (육백 년 넘게 독룡의 독에 노출되어 있었으면서도 전혀 훼손되지 않았다.) 번쩍이는 비늘을 얼굴 앞에 들어서 보고

청풍; (그렇다는 건 이 비늘이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물체중 하나라는 뜻인데...)

청풍; (이런 비늘로 덮여있는 괴물을 김가기는 용케도 죽였구나.) 생각하며 걸음 옮긴다. 비늘을 손에 든 채 살펴보며

[!] 그러다가 무언가 느끼는 청풍

고개 돌려 독룡의 골격 앞쪽을 보는 청풍

수십 미터 앞쪽에 높은 절벽이 서있는 게 연기 속에 흐릿하게 보이는데

절벽 아래 누가 앉아있다.

청풍; (사람?) 눈 번뜩이며 그쪽으로 걸어간다. 비늘은 던지고

청풍; (움직임이 없고 아무런 생기도 느껴지지 않는 걸 보면 시체일 텐데...) 슥! 손을 펼쳐서 앞으로 내밀며 걸어가고

청풍; (독룡곡의 중심부까지 와서 죽은 걸 보면 평범한 인물은 아니었겠구나.) 지잉! 걸어가는 청풍의 손바닥이 진동하고

청풍; (의술로는 천하제일이던 독심귀의 조차 독룡의 시체를 볼 수 있는 곳까진 들어오지 못한 것같은데...) 쿠오오! 앞으로 내민 청풍의 손바닥 앞에서 소용돌이가 일어나며 주변의 독 연기를 빨아들인다

화악! 주변의 독 연기들이 청풍의 손바닥으로 빨려 들어가며 주변이 환해진다.

쿵! 그러자 드러나는 시체의 모습. 절벽 아래쪽에 한 구의 시체가 기대앉은 자세로 죽어있다. 알록달록하던 옷은 부식되었지만 몸은 아직 형체를 유지하고 있다. 썩거나 녹지 않은 대신 비쩍 말라서 미이라처럼 되어 있다. 노인인데 피부는 검다. 다른 작품의 <묘강독조, 또는 묘강독성> 캐릭터. 이 작품에서의 이름은 묘강독군 갈태독

청풍; (상당히 오랜 시간 독룡의 독에 노출되어 있었으면서도 시체가 녹거나 썩진 않았다.) (그렇다는 건 이 인물도 독공(毒功)을 익혔거나 금강불괴의 경지에 이르렀었다는 뜻인데...) 묘강독군의 시체를 살펴보고.

가슴 부분이 타고 녹은 흔적이 보인다. 옷과 살이 타들어간 안쪽에 늑골이 부서진 게 보이고

청풍; (심장 부분에 치명상을 입었다.)

청풍; (열 때문인지 독 때문이지는 모르지만 옷과 살이 녹아서 늑골이 드러나 있다.) (이 인물은 독룡의 독에 중독되어 죽은 게 아니라 누군가에게 살해당한 것이다.) 생각하다가

시체의 오른손이 쥐고 있는 손바닥만한 크기의 얇은 판자가 보이고

청풍; (은판(銀板)...) 한 무릎 꿇고 그 판자를 시체의 손에서 뺀다. 판자에는 깨알같이 작은 글이 가득 적혀있다.

청풍; (지니고 있던 금과 은자를 녹여서 판자 모양으로 만들었다.)

청풍; (목적은 유언을 남기기 위해서였고...) 두 손으로 판자를 들고 읽는다.

청풍; (독룡의 독은 바위까지 태우기 때문에 유언을 남기려면 금이나 은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푸스스! 청풍이 건드는 바람에 시체의 옷이 부서지고 주변의 바위들이 타들어가는 걸 보며 생각하고

청풍; (과연 어떤 사연이 적혀있는지 보자.) 두 손으로 든 판자를 읽는다.

 

<묘강독군(苗疆毒君) 갈태독(葛太毒)이 천도(天道)가 엄존(儼存)함을 믿으며 적는다.> 글의 시작 부분

 

청풍; [묘강독군 갈태독!] 놀라고

청풍; [이 노인이 묘강 독성부의 부주인 묘강독군이었구나.] 놀라서 시체를 보고

청풍; (시체가 독룡의 독에도 훼손되지 않아서 대단한 인물일 것으로 짐작은 했지만 변황사패(邊荒四覇)중 하나이며 독공의 본가라는 독성부의 지존이었을 줄이야.)

청풍; (헌데 묘강 무림의 제왕이기도 한 이 노독물이 어쩌다 이역만리 중원까지 와서 최후를 마친 것일까?) 놀라며 판자에 적힌 글을 다시 읽고

<노부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은 둘째 제자인 칠독수사(七毒秀士) 당천호(唐天虎)다. 사천당문과의 친교를 위해 제자로 받아들인 그놈이 혈교와 손을 잡고 노부를 암산한 것이다.> 묘강독군의 시체를 배경으로 나레이션

이하 판자에 새겨진 글의 내용

 

<놈이 쓴 사천당문의 암기 장심뢰(掌心雷)에는 독공을 수련한 자에게는 치명적인 웅황(雄黃)이 칠해져 있었다. 그 때문에 노부는 반격도 못하고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피투성이가 된 가슴을 움켜잡고 밀림지대를 달아나는 생전의 묘강독군. 그 뒤를 복면을 쓴 자들과 칠독수사가 추격해온다. 칠독수사 캐릭터는 <승풍파랑 자료집 제14페이지>에 나옴

<심장 부위의 상처를 통해 몸속으로 퍼진 웅황을 태워버리지 못하면 죽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노부는 마지막 도박을 하게 되었다.> 구멍이 난 가슴에서 연기가 나는 몸으로 이를 악물며 달려가는 묘강독군

<종남산 독룡곡에는 신선 김가기에게 죽은 독룡의 시체가 있다. 독룡은 만년 넘게 지하에서 광물(鑛物) 성분의 극독을 흡수해서 몸속에 지독한 독기를 품고 있었다.> 거의 죽기 직전의 모습이 되어 독룡곡의 독 연기 속으로 들어서는 묘강독군. 그 뒤쪽으로 칠독수사와 복면인들이 멈춰서서 분해한다.

<그 독룡의 독기가 응결되어 있는 내단(內丹)이라면 모든 독과 상극인 웅황이라도 태워버릴 수 있을 것이다.> 연기 속을 고통스러워하며 비틀비틀 걸어가는 묘강독군, 그 앞쪽에 거대한 공룡의 골격이 흐릿하게 보인다.

<그래서 송장이나 다름없는 몸뚱이를 이끌고 수천 리를 달려왔지만... 하늘은 노부를 버렸다.> 공룡의 골격 안쪽으로 들어서며 경악하는 묘강독군

<독룡의 쓸개는 이미 깨져 있고... 내단도 사라져 버린 상태였기 때문이다.> 골격의 안쪽에 가마솥만한 바위가 있는데 바위가 깨져 있다. 깨진 바위 단면 가운데에 무언가 둥근 것이 박혀있다가 빠져나간 모습

 

청풍; (독룡의 내단!) 놀라며 돌아보고

독룡의 골격 중간에 커다란 바위가 하나 있는데 둘로 쪼개져 있다. 물론 그 바위가 독룡의 쓸개다

청풍; (저 바위같은 게 독룡의 쓸개고 저 안에 내단이 들어있었겠구나.) 바위를 보고

청풍; (헌데 누군가 묘강독군보다 먼저 쓸개를 부수고 내단을 가져갔다는 건데...) 다시 판자로 고개 돌리고

청풍; (대체 어떤 인물이기에 독룡의 독을 견디고 이곳에까지 들어와 독룡의 내단을 가져간 것일까?) 생각하며 다시 판자를 읽고

 

<숨이 끊어지기 전에 금붙이와 은붙이로 판자를 만들어 유언을 남기거니와... 이 글을 읽는 인연자에게 독성부의 조사신물인 독성륜(毒聖輪)을 남긴다.> 묘강독군의 시체. 옷이 부서져 내리면서 판자를 쥐고 있지 않던 손의 속목에 팔찌가 끼워져 있는 게 드러난다. 여러 가닥의 실같은 것이 배배 꼬인 형상의 팔찌로 상당히 커서 묘강독군의 말라비틀어진 팔목에는 헐렁하게 끼워져 있다. 팔찌의 두께는 손가락 정도

<독성륜에는 우리 독성부의 시조이시며 오제(五帝)중 한분이신 만독조종(萬毒祖宗)님의 힘이 깃들어 있다. 독성륜을 받은 대가로 독성부의 문호를 지켜주길 바란다.> 팔찌의 모습 크로즈 업. 수많은 가능 실이 꼬아져 이루어진 형태의 팔찌인데 자세히 보면 가는 실에 다시 글 같은 것이 빼곡하게 적혀있다.

 

청풍; (생각지도 않은 은원을 떠맡게 되었다.) 판자에서 눈을 떼며 독성륜을 보고

청풍; (하지만 나도 독성부와는 악연이 있으니 한번은 들려 봐야한다.) 판자를 품에 넣고

청풍; (포숙정이 나를 해칠 때 사용한 소양갈맥고(消陽渴脈膏)가 독성부의 극독이므로...) 두 손을 모아 합장하고

청풍; [선배의 유언은 소생 이청풍이 확실하게 접수했습니다.] 합장하며 고개 숙이고

청풍; [이것도 인연!] [독성부를 덮고 있을 암운을 소생의 손으로 제거해드리겠다고 약속드립니다.] 숙였던 고개 들고. 이어

조심스럽게 두 손으로 묘강독군의 손목에 걸려있던 독성륜을 빼내는 청풍

청풍; (이게 독성륜...) 두 손으로 팔찌를 들어서 보며 눈 빛내고

청풍; (그리 대수로워 보이지 않는 이 팔찌에 독공으로는 고금최강이었던 만독조종의 비전이 숨겨져 있단 말이지?) 자세히 들여다보고

<수많은 실을 꼬아 만든 형태인데... 각각의 실에 무언가 적혀있는 것같다.> 실을 꼬아만든 것같은 팔찌를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여유 있을 때 찬찬이 살펴봐야겠다.) 생각하며 팔찌를 왼쪽 손목에 끼고.

청풍; (호기심도 채웠으니 그만 등선곡으로 돌아가 보자.) 일어나고

청풍; (내가 역명천신단을 복용하고 운기조식하는 사이에 별일은 없었어야하는데...) 돌아서고. 헌데

쩡! 갑자기 벼락에 맞은 듯한 느낌이 되는 청풍

청풍; (무슨...) 홱! 고개 돌리고

청풍; (이... 이 주변에 내 혼백을 뒤흔드는 어떤 존재가 있다.) 오싹! 소름이 돋아서 숨을 멈추며 절벽의 한쪽을 보고. 그쪽은 여전히 독 연기가 자욱해서 잘 안보이는데

쿠오오... 그 독연기 속에서 어떤 강력한 기운이 번져 나온다

청풍; (.저곳... 저 독 연기 속에 무언가 있다.) 침 삼키며 걸어간다

청풍; (역명천신단을 복용한 덕분에 천하무적이 되었다고 생각한 날 압도하는 무언가가...) 화악! 독 연기를 몸에서 뿜어지는 기운으로 흩어버리며 앞으로 가고. 다음 순간

[!] 눈 부릅 청풍

쿵! 화악! 독 연기가 흩어지며 나타나는 절벽. 그 절벽 아래 동굴이 있다. 동굴 입구는 육중한 돌문으로 닫혀있고. 헌데 돌문 위쪽 절벽에 글이 적혀 있다. <聖魔洞天>이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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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

다시 등선곡.

동굴 입구에 복면인들과 고당주가 서서 주변 경계하고 있고

 

#183>

[!] [!] 경악하는 주취광생과 위진천. 함께 향로 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중이다. 수컷 여우가 걸쳐놓은 사다리를 쓰지 않고. 양손으로 향로 모서리를 잡고 고개를 빼서 들여다보고 있다

쿵! 물론 향로 안에는 아무것도 없다.

귀희; [어... 어떻게 되었나요?] 입구인 동굴을 등지고 위진천과 주취광생의 뒤에 서서 눈치 보며 묻고

위진천; [직접 봐.] 굳어진 얼굴로 옆으로 물러서며 사다리를 가리키고

귀희; [예...] 눈치 보며 사다리로 다가와

사다리를 올라간다

[!] 사다리 중간쯤을 딛고 서서 향로 안을 들여다보다가 눈 치뜨는 귀희

<역... 역명천신단이 전부 사라졌다!> 텅 빈 향로 안쪽을 배경으로 귀희의 경악

위진천; [폐하의 고견을 듣고 싶소.] 주취광생을 노려보며 굳은 표정으로 말하고

주취광생; [가능성은 두 가지다.] 침통

주취광생; [첫째! 수컷 곰이 역명천신단을 챙겨서 야차선녀와 함께 멀리 가버린 것!]

주취광생; [둘째! 역명천신단이 아직 등선곡에 남아있을 수도 있다.]

위진천; [두번째 가능성을 떠올리신 이유를 들려주시겠습니까?]

주취광생; [이 소란통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위진천; [그러고 보니 너구리 한 쌍! 여우 한 쌍! 조진진을 등선곡으로 데리고 온 심마니 놈 등이 안보였습니다.] 눈 번득이고

주취광생; [일단 등선곡을 샅샅이 뒤져보도록 하세.] 서둘러 나가고

위진천; [그러지요.] 귀희와 신행태보에게 내부를 다시 살펴보라고 고개짓 하며 주취광생을 따라간다.

<연단동 내부를 철저하게 수색해보라는...> 고개 숙이는 귀희와 신행태보의 모습 배경으로 두 년놈의 생각

위진천; (주기각!) 앞서서 동굴로 들어가는 주취광생의 뒷모습 노려보고

위진천; (만에 하나 역명천신단이 사라진 게 당신이 부린 수작이었다면...) 살벌한 표정

<전 황제고 뭐고 내 손으로 지옥을 경험하게 해드리겠소!> 굳어진 표정으로 앞서 오는 주취광생과 그 뒤에서 살벌하게 웃는 위진천의 얼굴 배경으로 위진천의 생각 나레이션

 

#184>

동굴 입구. 지키고 있다가 돌아보는 고당주와 복면인들

거친 걸음으로 나오는 주취광생. 그 뒤를 위진천이 따라 나오고

주취광생; [짐은 이쪽을 살펴볼 테니 소교주는 반대쪽을 맡게.] 독룡곡 쪽을 가리키며 말하고.

위진천; [고굉! 둘을 데리고 폐하를 보위하라.] 주취광생과 반대쪽으로 돌아서며 고당주에게 말하고

고당주; [존명!] 포권하고

위진천; [나머지는 나를 따라와라!] 휘익! 날아가고. + [예 소교주님!] 휘익! 고당주와 두 명의 복면인을 남기고 모두 날아오른다

위진천이 복면인들 거느리고 날아가는 걸 힐끔 보며 걸음 옮기는 주취광생. 고당주와 두명의 복면인들이 주취광생을 따라온다

주취광생; (날 보위하는 게 아니라 감시하라고 저것들을 딸려 보내는 것이겠지. 혹시 역명천신단을 내가 독차지할 까봐.) 냉소

주취광생; (상관없다. 네놈들이 혈교 부활이라는 목적을 위해 날 이용하려는 것처럼 나 역시 제위를 되찾으려면 네놈들의 조력이 필요하니...) 휘익! 독룡곡 쪽으로 날아간다. 그리고

 

#185>

숲에 숨어서 지금까지 장면을 보고 있는 수컷 너구리

수컷 너구리; (위험해!) 겁에 질려 뒷걸음질 치고

수컷 너구리; (폐하가 선녀님과 귀의님께 한 짓을 보면 우리도 죽일 생각인 게 분명해.) 홱 돌아서고

수컷 너구리; (빨리 자리에게 돌아가서 폐하도 찾아낼 수 없는 곳으로 피신 시켜야만 해.) 숲속으로 달려간다

 

#186>

등선곡 입구. 츠츠츠! 검은 연기의 덩어리가 있다. 마법진의 흔적이 근처에 남아있는데 흩어지지 않고 구름처럼 뭉쳐 있다

좀 떨어진 곳에서 검은 독연기를 보는 위진천, 위진천 뒤로는 복면인들이 여기 저기를 뒤지고 있는 게 보인다.

짙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중앙. 사람 형상이 누워있다. 물론 독심귀의다. 검은 독연기는 독심귀의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것이다.

위진천; (저 검은 연기는 독룡의 독이 독심귀의의 몸을 태우면서 만들어내는 것인데...)

두근! 두근! 위진천의 귀에 들리는 심장 박동소리

위진천; (지독한 늙은이!) 좀 질린 표정

<독룡의 독에 몸이 거의 다 녹아내렸을 텐데도 아직 숨이 끊어지지 않고 있다.> 검은 연기 속에 누워있는 사람의 흐릿한 형상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위진천; (의선동의 의술로 자신의 몸을 불사지체에 가깝게 개조한 것인가?)

위진천; (저런 괴물이 등선곡에 은거하지 않고 강호에서 활동을 했다면 무림의 판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겠지.) 생각하는데

펑! 독룡곡 쪽의 숲 너머의 허공에서 불꽃이 터진다. 불꽃 신호

위진천; (기화(旗火;불꽃 신호)!) 돌아보고.

주변을 수색하던 복면인들도 돌아보고

위진천; (독룡곡 쪽에서 뭔가 발견되었구나.) 팟! 날아오르고

 

#187>

독룡곡과 등선곡 경계의 숲

휘익! 바람처럼 숲을 빠져 나오는 위진천

위진천 앞쪽 독룡곡의 독 연기가 피어오르는 바로 앞쪽, 바위 앞에 주취광생과 고당주 일행이 서있다. 두 명들 중 한 놈이 작대기를 들고 있고. 불꽃을 쏘아올린 도구. 귀희와 신행태보도 있다. 둘은 위진천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돌아보는 모습이고. 주취광생은 뭔가 내려다보고 있고. 다른 사람들은 위진천을 돌아본다

[소교주님!] [어서 오십시오.] 인사하는 신행태보 일행. 귀희도 고개 좀 숙이고

위진천; [뭘 발견하신 것입니까 폐하?] 휘익! 길 터주는 신행태보와 복면인들 사이로 내려서며 앞쪽의 주취광생에게 묻고

말없이 바닥을 가리키는 주취광생

죽어있는 수컷 여우의 시체

위진천; [이 여우가 바로...] 내려다보며 눈 치뜨고

주취광생; [야차선녀와 독심귀의에 의해 만들어진 인간형 여우들 중 수컷이다.] 끄덕

위진천; [누가 이놈을 죽인 것입니까?] 눈 치뜨고

주취광생; [곰이나 너구리들의 짓일 리는 없고...] [아마 진충이란 놈이 범인일 것이다.] 살벌한 표정

위진천; [그 심마니 놈이 수컷 여우를 죽인 범인이라면 혹시...] 눈 부릅. 심마니 모습의 청풍을 떠올리고

주취광생; [이놈은 진충이란 놈과 역명천신단을 놓고 싸우다가 살해했을 가능성이 크다.] 끄덕이고

위진천; [죽일...] 이를 부득

주취광생; [역명천신단을 지닌 채이건 맨 몸이건 간에 진충이란 놈이 독룡곡으로 들어간 건 거의 확실하다.] 연기가 자욱한 독룡곡 쪽을 보고. 다른 년놈들도 독룡곡 쪽을 보고

위진천; [역명천신단을 복용하면 독룡곡의 독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겠지요.] 이를 부득 갈며 연기 속을 노려보고

주취광생; [만일 진충이란 놈이 역명천신단을 차지했다면 더 이상 어찌할 방도가 없다.] [독심귀의도 오래 버티지 못한 저 독연기 속으로 추적해 들어가는 불가능하니...] 이를 바득 갈면서 독연기 속을 노려보고

위진천; (처음 봤을 때부터 마음에 걸린다 했더니...) 심마니 모습을 한 청풍과 처음 만나던 장면 떠올리며 이를 갈고

주취광생; [이제는 다른 한 가지 가능성에 매달려볼 수밖에 없다.]

위진천; [야차선녀와 함께 등선곡을 탈출한 수컷 곰이 역명천신단을 챙겼기를 바래야겠습니다.] 실룩

주취광생; [가능한 빨리 그놈을 찾아내서 사실 여부를 확인해봐야만 하는데...] 말하며 힐끔 귀희를 보고. 그러자

귀희; [우유라... 야차선녀가 구사한 이격치환술은 저도 쓸 수 있긴 해요.] 주취광생의 뜻을 알아차리고 급히 말하고.

위진천; [그래?] 반색

위진천; [그거 참 잘 됐군. 빨리 그 술법을 써서 야차선녀를 추적하도록 해.] 재촉하지만

귀희; [하지만 이격치환술을 구사해서 우유라 일행을 추격하는 데에는 두 가지 심각한 문제점이 있어요.] 좀 겁 먹은 표정이 되고

위진천; [두 가지의 심각한 문제?] [그게 뭔데?]

귀희; [먼저 인간이 갑자기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은 인과율(因果律)을 어지럽히는 일이에요.] 겁 먹은 표정으로

위진천; [부처나 천신이라도 벗어나지 못한다는 그 인과율?]

귀희; [인과... 즉 원인과 결과를 따지자면 이곳에 있어야하는 것이 전혀 다른 곳에 존재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아요.]

귀희; [그래서 우주의 이치는 틀어진 인과율을 보정하려 들게 되고...] [인과율을 어긴 자는 자칫 상상도 못할 대가를 치룰 수도 있답니다.]

위진천; [이격치환술이라는 게 함부로 쓰면 안되는 위험한 술법이라는 뜻이로군.]

귀희; [아무 위험도 없다면 신녀문의 인간들은 이격치환술을 써서 여기저기에 나타났다 사라질 수 있겠지요.]

위진천; [상상도 못할 대가라는 게 구체적으로 뭐야?]

귀희; [이격치환술은 있던 곳의 신체를 완전히 분해했다가 다른 곳에서 재 조합하는 술법인데...]

귀희; [그 과정에서 조금만 착오가 있어도 몸이 다른 존재와 뒤 섞여 버리거나 정신이 이상해질 수 있어요.] 겁 먹고

위진천; [말로만 들어도 끔찍하구만.] 침 꿀꺽. 신행태보와 고당주등도 긴장

주취광생; [사고의 위험성 말고 다른 문제점은 뭔가?] 묻고

귀희; [이격치환술을 써서 야차선녀를 추격하려면 그년이 어디로 이동 했는지를 알아야만 해요.] + (언제 봤다고 반말이야?)

귀희; (전직 황제였다는 게 뭐 대단하다고...) + [어디로 도망갔는지도 모르면서 무작정 이격치환술을 쓸 수는 없지 않겠어요?] 좀 새침하게 말하고

주취광생; [그 점에 대해서는 짐이 짐작하는 바가 있다.] 말하고.

귀희; [그러세요?] 눈 흘기고

주취광생; [야차선녀가 술법을 펼칠 준비를 하는 동안 조진진이란 계집의 태도가 이상했었다.] 조진진이 야차선녀를 품에 안은 채 눈을 감고 있던 장면 떠올리고

위진천; [그럼!] 깨닫고. 귀희도 흠칫! 하고

귀희; [우유라 그년이 조가년의 도움을 받았군요.] [자신은 무산 신녀문으로 돌아갈 수 없는 처지라서...] 흥분하고

위진천; [조가장!] 깨닫고

위진천; [야차선녀가 술법을 써서 이동한 곳은 바로 무영신투의 집인 조가장이겠군.]

귀희; [조가년이 그 아수라장에서 어느 순간부터 눈을 감고 있었던 건 그렇게 밖에 생각할 수 없어요.]

위진천; [그럼 당장 이격치환술이란 걸 써서 조가장으로 이동하자구.] [귀희나 나나 최근에 가장 강한 인상을 받은 곳이 조가장이니 이동하는 데는 문제 없겠지?]

귀희; [이격치환술을 쓰다가 발생할 수도 있는 부작용을 감당하실 수 있겠어요?] 걱정

위진천; [천하무적의 힘을 줄 수 있는 역명천신단을 손에 넣기 위해서인데 그 정도 위험은 감수해야겠지.] 힐끔 주취광생을 보고

주취광생; [짐도 같은 생각이다.]

귀희; [두 분의 각오가 그러시다니 어쩔 수 없군요.] 한숨

귀희; [다만 이격치환술은 주변 환경에 방해받지 않는 장소에서 펼쳐야 실패할 위험성도 낮아지는데...] 주변 두리번

위진천;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을 장소라...] 생각하는데

주취광생; [그런 곳이라면 연단동이 제격이겠군.] 말하고. 돌아보는 위진천과 귀희

귀희; [확실히 외부와 격리된 장소라면 역명천신단을 만들던 그곳이 제격이겠네요.]

위진천; [결정 되었으면 가자구.] [신행태보!] 돌아서며 신행태보를 부르고.

신행태보; [하명하십시오 소교주님!] 포권하고

위진천; [우린 야차선녀를 추적할 거요.] [혹시 모르니 당신은 수하들과 여기 남아서 수색을 계속하시오.]

신행태보; [존명!] 포권하고

위진천; [갑시다!] 팟! 날아오르고. 그 뒤를 귀희와 주취광생이 날아오른다.

숲을 향해 날아가는 세 사람

고당주; [소교주님이 너무 무리하시는 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신행태보와 함께 세 사람의 뒷모습 보며 걱정

고당주; [이격치환술이라는 걸 쓰다 잘못 되면 돌이킬 수 없게 되는 것같은데...]

신행태보; [내가 알기로 역명천신단을 복용하면 만독불침에 금강불괴가 된다고 한다.]

신행태보; [충분히 위험을 감수할 가치는 있다. 다만...]

신행태보; [야차선녀와 함께 조가장으로 이동한 수컷 곰이 역명천신단을 갖고 있을지 모른다는 게 마음에 걸리는구나.]

 

#188>

<-조가장> 여전히 밤. 하지만 새벽이 다 되어 동쪽 하늘이 좀 밝아진다. 달은 서쪽으로 기울고 있고. 조가장 안팍에 시체들만 널려 있고 들개들은 안보인다

조진진의 침실 근처. 주취광생이 서서 바닥을 보고 있다. 그의 발치에는 마법진이 펼쳐진 흔적이 세 개 개 그려져 있다.

[...] 마법진의 흔적들을 보며 뭔가 생각하는 주취광생

귀희; [다녀왔어요.] 휘익! 허공에서 날아 내린다. 손에는 조천경을 들고 있고

귀희; [소교주님은요?] 내려서며 두리번

주취광생; [아직 수색에서 돌아오지 않았다.] 침통하게 말할 때

위진천; [내가 귀희보다 늦었군.] 휘익! 돌풍을 일으키며 나타나는 위진천

귀희; [소교주님!] 안도하고

귀희; [둘러보러 가신 쪽은 어떤가요?]

위진천; [지난 며칠 간 조가장 근처에 인적이 있었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고개 젓고

귀희; [저의 술법에도 들개 몇 마리 외에는 제법 덩치가 있으면서 살아있는 존재의 기척은 감지되지 않았어요.] 찡그리고

주취광생; [결국 이 흔적이 조작된 건 아니라는 뜻이로군.] 세 개의 마법진 흔적 가운데 가운데의 흔적을 보며 말하고

귀희; [이쪽 것은 야차선녀가 이곳으로 이동해온 흔적이고...] 한쪽 마법진을 보고

귀희; [저쪽 것은 제가 술법을 펼친 흔적이에요.] 치치치! 아직 약간의 열기와 벼락의 흔적이 감돌고 있는 마법진을 보고

귀희; [이격치환술을 펼친 흔적이 하나 더 있다는 건 야차선녀가 다시 한번 이동을 했다는 증거가 되겠지요.] 가운데의 마법진 흔적을 보며 입술 깨물고

위진천; [우리가 추적해올 걸 알고 한 번 더 이격치환술을 쓰는 모험을 감행했군.] 이를 바득 갈고

귀희; [두번째 도약은 어디를 목표로 행해졌는지 추측이 안되네요.]

주취광생; [야차선녀... 정확히는 역명천신단에 대한 추격은 결국 무산된 셈이로군.] 이를 부득 갈며

위진천; [유감이지만 폐하의 말씀을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숨

주위광생; [설령 야차선녀의 소재를 나중에 알아낸다 해도 그때쯤이면 역명천신단은 세상에서 사라진 후일 테고...]

귀희; [결국 얻는 것도 없이 이격치환술까지 쓰는 위험과 수고를 한 셈이 되었네요.] 입술 깨물며 샐죽 거리고

찡그리는 주취광생

위진천; (저 좀팽이가 귀희 말에 심사가 뒤틀리고 있군.) + [비록 역명천신단을 손에 넣는 것은 무산되었지만...] 주취광생에게 포권하고

위진천; [저희 혈교는 폐하와의 결맹은 변함없이 유지할 생각입니다.] 진지한 표정으로 말하고

주취광생; [피차 기호지세(騎虎之勢)인 셈이지.] 심호흡. 화를 삭이고

주취광생; [이제 와서 우리들이 지금껏 진행해온 회천대업(回天大業)을 포기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침통한 표정으로 고개 끄덕이고

위진천;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손을 내리고

위진천; [저희 혈교는 지난 이십여 년 간 지속적으로 황실에 교도들을 잠입시켜 왔고...] [그 결과 작금에 이르러서는 황실의 여러 요직을 장악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위진천; [폐하께서 결심만 하시면 당장이라도 정난(靖難;나라의 난을 평정함)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주취광생; [고마운 일이로군.] 끄덕

주취광생; [짐이 배신자들에 의해 찬탈당한 제위를 회복한 후에는 너희들 혈교에게 강호무림의 생살권(生殺權)을 하사하겠다.]

위진천; [성은이 망극할 따름입니다.] 과장되게 포권하고

주취광생; [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다.] 고개 젓고

주취광생; [짐의 복위의 정당성을 확보한 후에 거사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 너희 혈교가 하지 못한 몇 가지 공작을 짐의 손으로 직접 할 작정이다.]

위진천; [천한 것들은 그저 폐하의 어지(御旨)를 따를 뿐입니다.] 아부하고

주취광생; [마음이 급하더라도 조금만 더 참아라.]

주취광생; [짐의 명령일하에 천하가 뒤집히고 강호 무림은 너희 혈교의 것이 될 테니...] 음산하게 웃는 주취광생의 얼굴 크로즈 업

 

#189>

<-무산(巫山)> 엄청 깊은 계곡, 엄청 높은 산봉우리, 구름과 안개가 휘감고 돌고. 때는 해뜨기 직전의 새벽 무렵. 달은 서산에 걸렸고 동녘이 환하게 밝아오기 시작한다. 안개와 구름이 자욱하고.

그 깊은 산중에 안개에 휩싸인 채 서있는 수많은 건물들. 이국적인 건물들. 다른 작품에 나온 무산 신녀문의 모습과 같음. 날이 밝아오긴 해도 아직은 밤이라 오가는 사람은 없고. 대 부분의 건물에 불이 꺼져 있다. 중앙의 거대한 신전에만 불이 밝혀져 있다. <아랑힐월>에 나온 신녀문의 본전

<-신녀문(神女門)> 위 건물들 배경으로 나레이션

불이 켜진 본전 건물

넓고 높은 광장. 커다란 수반을 둘러싸고 아름다운 여자들이 네 명이 둘러서있다. 잠옷 차림에 겉옷을 두른 모습들인데 모두 날씬하고 아름답다. 얼굴에는 주름 하나 없고. 하지만 여자들의 머리카락은 제각각이다. 백발도 있고 반백도 있고 검은 머리도 있고. 머리카락으로 나이를 짐작할 수 있고. 그때

[틀림없지?] [의심의 여지가 없어.] [그년들이 거의 동시에 위치를 드러냈어.] 허리 높이의 원형 수반을 들여다보며 대화하는 여자들. 이 여자들은 신녀문의 장로들이다. 얼굴이 전부 비슷하다. 같은 핏줄이라. 그때

[무슨 일인가요 장로님들?] 누군가 말하며 들어서는 뒷모습. 수반을 에워싸고 있던 여자들 돌아보고. 들어서는 여자의 뒷모습은 어린 소녀다

불로왜선; [나도 강한 영기(靈氣)의 파동을 느끼긴 했는데 말이죠.] 빠른 걸음으로 광장으로 들어서는 불로왜선의 앞모습. 다른 작품에 나온 불로왜선의 모습. 옷차림이 좀 더 여자스럽다. 신녀문의 문주인 불로왜선 우홍라다. <아랑힐월>의 우홍라와 같은 캐릭터를 사용해도 됨. 들어서는 불로왜선 뒤쪽 문 입구에는 미녀 두명이 도끼와 철퇴를 들고 서있다가 고개를 숙인다. 한명은 날씬하고 쌀쌀 맞은 인상. 다른 한명은 풍만한 몸매에 눈웃음이 매력인 여자. 두 여자가 든 도끼와 철퇴는 엄청 커서 여자들이 쓰기에는 부적합해 보인다

[문주!] [어서 오세요.] 광장의 여자들 불로왜선에게 고개를 숙이고

불로왜선; [내가 생각하는 그 일이 벌어진 건가요?] 수반으로 다가오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신녀문 문주 불로왜선(不老倭仙) 우후라(尤后羅)> 불로왜선은 다시 성숙한 여자가 될 경우 아랑힐월에서 장춘곡 곡주인 우후라의 모습이 된다.

백발; [같은 장소에서 잠깐의 간격을 두고 이격치환술이 연달아 운용되었다오.] 머리카락 전체가 백발인 미녀가 사람들을 대표해서 말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신녀문 대(大)장로>

불로왜선; [유라(乳羅)와 금라(金羅)?] 표정이 좀 살벌해지면서 수반 옆에 이르고. 수반은 높이가 1미터가 넘어서 다른 여자들과 달리 불로왜선은 깨금발을 해야 제대로 전체를 들여다 볼 수 있다.

백발; [그년들이 무슨 일인지 연달아 이격치환술을 구사했소.] 불로왜선과 함께 수반을 들여다 보고.

징! 징! 수반의 물에 중원의 지도가 떠올라 있고. 그 지도의 여섯 곳에 원형의 파문이 일어나고 있다. 두 개의 파문은 종남산, 세 개의 파문은 동쪽으로 치우친 곳. 마지막 하나의 파문이 일어나는 곳은 북경쪽이다.

백발; [두 년이 이격치환술을 구사한 곳은 종남산 근처고...] 서쪽으로 치우친 곳에서 일어나는 두 개의 파문을 가리키고

백발; [약간의 시차를 두고 이동한 곳은 천목산(天目山) 쪽이었소.] 동쪽으로 치우친 파문을 가리키고

반백발; [헌데 먼저 종남산에서 천목산으로 이동한 년은 다시 이격치환술을 써서 북경(北京) 쪽으로 움직였어요.] 반백발인 여자가 북경쪽을 가키리고

흑발1; [아마 두 년이 쫓고 쫓기는 중인 것 같아요.] 두 명의 흑발 중 한명이 말하고

흑발2; [유라와 금라, 두 년의 관계와 실력으로 미루어 보자면 유라 년이 금라년을 추적하는 것같지만...] [자세한 사정은 두 년을 직접 만나봐야만 알 수 있을 거예요.]

불로왜선; [유라! 금라!] [이십년 넘게 잘도 숨어 지내더니만 드디어 본색을 드러냈구나.] 살벌한 표정으로 웃고

백발; [두 년의 소재를 찾으려면 못 찾을 것도 아니지만...] [그동안은 초대 무산신녀님께서 정하신 금법 때문에 대대적인 수색은 할 수가 없었지요.]

불로왜선; [두 배신자 년의 위치가 특정되었으니 적은 인원과 작은 수고로도 잡을 수 있게 되었어요.]

백발; [그럼 문주님께서 직접...] 흠칫! 하고

불로왜선; [날 어린 계집애로 만들어놓고 그 두 년이 얼마나 잘 살고 있었는지 내 눈으로 확인해봐야겠어요.] 살벌하게 웃고

<드디어!> 여자들 긴장과 흥분

불로왜선; [꼭꼭 숨어봐라 유라야 금라야!] [이 언니가 곧 찾아내서 죄의 값을 치르게 해줄 테니...] 두 손으로 수반 모서리를 잡고 들여다보며 살벌하게 웃는 불로왜선.

 

#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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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

등선곡 입구가 내려다보이는 곳의 숲. 암컷 너구리와 수컷 너구리가 숨었던 곳.

나무 뒤에 숨어서 덜덜 떨고 있는 수컷 너구리

등선곡 입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장면. 수컷 너구리의 시점. 수컷 곰과 위진천이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수컷 곰 뒤에는 책상다리를 하고 앉은 독심귀의가 있고 그 뒤로 조진진, 야차선녀, 암컷 곰이 앉고 누워서 역시 수컷 곰이 위진천과 싸우는 장면을 보고 있다. 위진천의 뒤쪽에는 귀희와 신행태보, 고당주, 살아남은 7-8명의 복면인들이 서있다. 주취광생은 그자들과 좀 떨어져서 보고 있고

수컷 너구리; (이게...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겁에 질려서 덜덜 떨고

<폐하가 외부의 인간들을 끌어들여서 귀의님과 선녀님을 해코지했다는 건가?> 등선곡 입구의 모습 배경으로 수컷 너구리의 생각 나레이션

가슴에 낙인이 찍힌 채 주저앉아 있는 암컷 곰의 모습 크로즈 업.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면서 수컷곰이 위진천과 싸우는 모습 보고 있다

수컷 너구리; (자웅이 누님도 중상을 입었어.) 겁 먹고

수컷 너구리; (하물며 나같은 건 끼어들어봐야 하등의 도움도 안돼. 절대 내가 비겁해서 숨어있는 거 아니야.) 스스로를 합리화 하면서 떨고 있는 수컷 너구리

 

#178>

다시 등선곡 입구. 위진천과 수컷 곰의 싸움이 치열하다. 위진천은 수컷 곰의 실력을 보기 위해 설렁 설렁 싸우고 반면 수컷 곰은 맹렬히 공격한다. 도끼가 번개같이 휘둘러지고 수컷 곰의 근육질 팔은 길게 쭉 늘어나는 것같이 보인다. 하지만 위진천은 대충 대충 피하고 또 검으로 엄청난 힘이 실린 수컷 곰의 도끼를 막기도 한다.

조진진은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 야차선녀를 품에 안고 앉아서 초조하게 보고 있다. 암컷 곰도 근처에 주저 앉아있고. 그 앞에서 독심귀의가 병에 든 내용물을 마시고 있다. 하지만 아무도 독심귀의가 뭔가 마시는 걸 주목하지는 않고

조진진; (결과는 정해져 있어.) 역시 독심귀의가 약을 먹는 걸 모르는 채 입술 깨물고

<혈교의 소교주, 저 마귀는 수컷 곰의 실력을 떠보기 위해 대충 싸우고 있는 중이야.> 웃으면서 대충 검을 휘둘러 수컷 곰의 맹렬한 도끼질을 막고 피하는 위진천의 모습 배경으로 조진진의 생각 나레이션

조진진; (더 볼 게 없다고 판단이 서면 그 즉시 살수를 써서 수컷 곰을 죽이겠지.) 입술 깨물며 생각하고. 그때

<진진아...> 갑자기 들리는 음성에 눈 부릅 뜨는 조진진

조진진; (선... 선녀님이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어.) 비로소 자기 품에 안겨있는 야차선녀가 다시 늙은 노파가 되어 있음 깨닫고 놀랄 때

야차선녀;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술법을 펼치려고 하는데... 네가 좀 도와주어야겠다.> 여전히 눈 감은 채 전음으로 말하고

조진진; (정신이 돌아오셨구나.) + [제... 제가 무얼 도와드리면 되는지요?] 긴장해서 낮은 목소리로 속삭이고

야차선녀; <이격치환술이라는 술법을 펼치려면... 뇌리에 가장 강력하게 새겨져 있는 장소를 떠올려야만 한다.>

야차선녀; <하지만... 난 가장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는 장소로 돌아갈 수 없는 몸이란다.> 소리 없이 한숨

조진진; (선녀님이 기억하는 장소는 무산의 신녀문일 테지만...) (신녀문의 배신자로 알려진 분이니 그곳으로 돌아갈 수는 없으시겠지.) 생각하다가

조진진; [혹시...] 깨닫고 눈 치뜨고

야차선녀; <내가 펼치는 술법에 동조하면 우리 모두 네가 기억하는 장소로 이동할 수 있다.> 여전히 눈을 감은 채 전음으로 말하고

조진진; [그... 그렇군요.] 대답하며 조가장을 떠올린다. 혈교의 무리들에게 사람들이 학살당하던 장면을 함께 떠올리고

야차선녀; <시간이 많지 않다. 지금부터 정신을 집중해서 오직 네가 떠올리는 그 장소만 생각하도록 해라.>

조진진; [명심하겠어요.] 대답하며 눈을 감고. 조가장의 장면 떠올린다. 자신의 침실이다. 침대에서는 하녀가 강간을 당하고 있고. 그때

[!] 무언가 깨닫고 눈 치뜨는 귀희. 시선을 야차선녀에게 향하고

눈 감은 조진진의 품에 안겨 있는 역시 눈 감은 야차선녀의 모습 크로즈 업.

귀희; (우유라가 다시 야차선녀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게다가...) 눈 치뜨고

<술법을 펼치려는 중이다.> 두 손을 모아 결을 지은 채 입으로 무언가 중얼거리는 야차선녀의 모습 배경으로 귀희의 생각. 야차선녀 앞에 앉은 독심귀의는 이제 병을 입에서 떼고 있고. 여전히 온몸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는 중이다.

귀희; [그 곰탱이와 놀고 있을 때가 아니에요 소교주!] 팟! 외치면서 조진진을 덮쳐간다. 주변의 신행태보, 고당주, 복면인들도 깜짝 놀라 보고.

위진천; [!] 수컷 곰과 싸우던 위진천도 놀라며 돌아보고. 검으로는 대충 수컷 곰의 공격을 막아내면서

귀희; [개수작마라 우유라!] 화악! 거대해진 손으로 야차선녀와 조진진을 벼락같이 움켜쥐어 가고. 그 뒤를 신행태보와 고당주, 복면인들이 몸을 날려 따라온다. 하지만

독심귀의; [네년이야말로 개수작 마라!] 화악! 벌떡 몸을 일으키면서 입을 딱 벌리는 독심귀의의. 벌린 입에서 검은 연기가 확 뿜어져 귀희를 덮쳐오고. 독심귀의의 입에서 뿜어진 연기는 앞으로 나가면서 점점 커져서 귀희 앞쪽에서는 직경이 2미터쯤으로 커진다

귀희; [!] 스팟! 무언가 느끼고 경악하며 허공으로 치솟는다. 날아오다가 수직으로 홱 방향을 트는 모습. 하지만

고당주; [헉!] + 신행태보; [피해라!] 귀희의 뒤를 따라 몸을 날리던 신행태보와 고당주, 복면인들 기겁. 귀희가 피하는 바람에 검은 연기가 그자들을 덮쳐오고

신행태보; [큭!] 패액! 팽이처럼 몸을 돌려 옆으로 날아가고

고당주; [안돼!] 콰당탕! 몸을 앞으로 던져 피하고. 하지만 그자 뒤의 복면인들은 반응이 늦어 피하지 못하고

[크악!] [컥!] 신행태보와 고당주 뒤에서 따라오던 복면인들 세명이 검은 연기에 직격당하며 비명 지르고. 주변의 다른 복면인들이 기겁해서 돌아보며 급정거할 때

퍼억! 콰당탕! 나뒹구는 연기 뒤집어쓴 복면인. 이어

치치치! 츠츠츠! 그자들의 살과 옷이 타들어가고

[끄아아악!] [살... 살려줘!] [케엑!] 연기를 뒤집어쓴 세 놈이 비명 지르며 떼굴떼굴. 몸이 타들어가고 녹는다. 앞으로 구른 고당주가 기겁하며 돌아보고

창! 차창! 여전히 수컷 곰의 도끼질을 상대하며 돌아보는 위진천

신행태보; [조심해라! 독이다!] 휘익! 주취광생 옆으로 내려서며 복면인들에게 외치고. 주취광생은 찡그리며 독심귀의를 보고 있고.

휘익! 귀희도 멀찍이 내려서며 겁에 질려 독심귀의를 보고

독심귀의; [크크크! 이제 그만 결판을 내자.] 스윽! 완전히 일어나고. 헌데 독심귀의의 온몸에서 맹렬히 연기가 뿜어져 나온다. 입과 코와 귀로도 연기가 흘러나오고

위진천; [멸신독침을 백여 개나 맞고도 죽을 생각이 없는 건가?] 쩍! 벼락같이 검을 수컷 곰에게 찔러내며 귀희에게 외쳐 묻고. 시선은 독심귀의를 향한 채로

슈슉! 쩍! 위진천의 검이 여러 개로 흔들리며 수컷 곰에게 날아들고. 실제 검이 아니라 검의 형태를 한 기운이다.

수컷 곰; (위험...) 부악! 쩍! 사력을 다해 도끼를 휘둘러 위진천의 검을 막으려 하지만

슈학! 쩍! 수컷 곰의 도끼질을 피해 뱀처럼 휘어지며 날아드는 섬광

쩌적! 푹! 서걱! 뱀처럼 휘어지며 날아든 섬광들이 수컷 곰의 여기저기를 벤다. 목과 가슴과 팔이 베이고 찔리는 수컷 곰

수컷 곰; [큭!] 상처에서 피 분수를 뿜어내며 뒤로 비틀하는 수컷 곰

암컷 곰; [여보!] 비명 지르고

콰득! 뒤로 밀려나다가 겨우 멈추는 수컷 곰

수컷 곰; [아직이다!] 콱! 도끼를 움켜쥐며 이빨 드러내면서 다시 위진천에게 덮쳐가려 하고. 그때

<가까이 와라.> 누군가의 전음이 들려서 눈 부릅뜨는 수컷 곰

야차선녀; <너희 둘 다 가까이 와서 내 몸을 아무 곳이나 잡아라.> 눈 감은 조진진의 품에 안겨 역시 눈을 감고 있는 야차선녀의 모습 배경으로 야차선녀의 전음. 돌아보는 암컷 곰과 수컷 곰

위진천; [귀희! 저 늙은이가 왜 저렇게 된 거야?] 수컷 곰을 추격하지 않고 멈춰 서서 긴장한 표정으로 독심귀의를 보며 귀희에게 묻고

귀희; [독을... 저 늙은이가 극독을 마신 것같아요.] 겁에 질리고 긴장해서 위진천에게 말하고. 시선은 온몸에서 검은 연기를 뿜어내는 독심귀의를 보며

위진천; [독?] 찡그리며 독심귀의를 보고. 독심귀의의 뒤에서는 수컷 곰이 비틀거리며 야차선녀에게 다가가면서 돌아본다. 암컷 곰이 그런 수컷 곰을 부축하려 손을 내밀고

주취광생; [독룡곡에서 채집한 극독을 마셨다.] 침통하게 말하고

[독룡곡!] [그런...] 경악하며 돌아보는 귀희와 위진천

주취광생; [저 늙은이가 틈날 때마다 독룡곡을 드나들기에 왜 그러나 했더니...] [몰래 독룡의 독을 모으고 있었던 것이다.] 찡그리며 독심귀의를 노려보고

독심귀의; [크크크! 잘 알고 있구나 주기각!] 츠츠츠! 온몸에서 검은 연기를 뭉클 뭉클 뿜어내며 웃고. 그 뒤에서 이제 수컷 곰과 암컷 곰이 야차선녀 근처에 이르렀다. 암컷 곰이 수컷 곰을 부축하며 돌아보고

독심귀의; [사실 독룡의 독은 너무 지독해서 노부의 능력으로도 해독이 불가능할 정도다.] 크크크! 입과 코에서 연기를 뿜어내고.

암컷 곰; [그... 그럼...] 야차선녀 하체쪽 옆에 앉으려다가 돌아보며 기겁하고. 수컷 곰은 야차선녀의 상체쪽 옆에 앉으며 역시 돌아보고

츠츠츠! 스스로 뿜어내는 독에 닿은 독심귀의의 살도 녹아내리고 있다.

귀희; [독룡의 독을 마셔서 자신의 피로 활성화시켰구나.] 겁에 질려 뒷걸음질

독심귀의; [바로 그렇다!] 콰아! 고함지르며 쩍 벌리는 독심귀의의 입에서 대량의 검은 연기가 뿜어진다

[헉!] [피... 피해라!] [저 연기에 닿으면 안된다!] 신행태보와 고당주, 살아남은 복면인들 기겁하며 물러서고. 주취광생과 귀희도 뒷걸음질. 오직 위진천만이 원래 자리에 서서 찡그리며 독심귀의를 노려보고 있고

화악! 손을 내미는 위진천의 몸 주위로 방어막이 생기고. 그 방어막에 막혀 위진천의 몸에는 닿지 않는 검은 연기. 하지만

띵! 현기증을 느끼는 위진천

위진천; (지독한...) 비틀거리며 물러서고

위진천; (직접 몸에 닿지 않았는데도 정신이 혼미해진다.) 빠지직! 치치치! 위진천의 주변 땅의 흙과 돌이 검은 연기에 닿자 연기를 내며 타들어가고

귀희; [물러서요 소교주님! 그 독에는 접촉하면 안돼요.] 멀찍이 서서 외치고. 그때

번쩍! 조진진의 품에서 눈을 번쩍 뜨는 야차선녀. 이어

야차선녀; [이격치환!] 두 손 모은 채 고함 지르고. 그러자

쩡! 야차선녀와 조진진 주변의 바닥에 마법진이 나타나 빛을 발한다. <투천환일> <아랑힐월> 등에서 묘사했던 마법진이고. 수컷 곰과 암컷 곰도 그 마법진 안쪽에 들어가 있다. 수컷 곰은 야차선녀의 어깨를 잡고 있고 암컷 곰은 야차선녀의 종아리를 잡고 있다. 마법진의 직경은 3-4미터쯤 되고. 조진진은 눈을 감은 채 필사적으로 조가장을 떠올리고 있다

귀희; [역시 이격치환의 술법을 준비하고 있었구나.] 멀찍이 선채 이를 갈고. 주변의 다른 놈들 경악하고

위진천; [이격치환술? 어떤 종류의 술법이야?]

귀희; [자신이 가장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는 장소로 이동하는 술법인데... 다른 인간들도 대동할 수 있어요.] 번쩍! 이를 갈며 조천경을 쳐들고

귀희; [물론 조천경으로 간단히 무산시킬 수 있답니다.] 쩡! 조천경에서 빛이 뿜어져 야차선녀에게 날아들고. 그러자

지이잉! 생겨나던 마법진이 조천경의 빛이 닿자 지우개로 지워진 것처럼 지워진다.

암컷 곰; [안... 안돼!] 그걸 보며 비명 지를 때

독심귀의; [어디에 한눈을 파는 것이냐 계집?] 크아! 귀희를 노리고 입으로 독을 토해내는데 검은 연기가 창처럼 변해 날아간다

위진천; [조심해!] 다급히 외치고. 돌아보며.

귀희; [흑!] 팟! 기겁하며 뛰어올라 창처럼 날아온 검은 연기를 피하고.

징! 그 바람에 마법진을 비추던 조천경의 빛이 사라지고. 그러자

츠츠츠! 다시 생겨나는 야차선녀 주변의 마법진

귀희; [지랄...] 휘릭! 멀찍이 내려서며 이를 갈고. 그때

야차선녀; [빨리...] 독심귀의에게

야차선녀; [귀의도 진법 안으로 들어오세요.]

독심귀의; [아니, 노부는 되었소.] 고개 젓고. 츠츠츠! 그 사이에도 몸이 녹아내리고 있고

야차선녀; [귀의! 설마...!] 깨닫고 눈 치뜰 때

독심귀의; [멸신독침을 대량으로 맞은 데다가 독룡의 독이 오장육부를 녹이고 있소.] [함께 가봐야 오래 살지 못하오.]

암컷 곰; [흐윽!] 눈 치뜨며 오열하고. 수컷 곰은 침통하고

독심귀의; [게다가 나는 남아서 저 계집의 방해를 막아야만 하오.] 귀희가 다시 멀리서 조천경으로 빛을 일으키고 있는 것을 보고

[!] 독심귀의가 자신을 보자 깜짝 놀라는 귀희

야차선녀; [알겠어요.] 한숨 쉬며 억지로 조진진의 품에서 고개를 들고

야차선녀; [우리가 이승에서는 이렇게 이별하게 되는군요.] 고개 숙이고

독심귀의; [먼저 삼도천을 건너가서 기다리고 있겠소.] [복수를 부탁하오 선녀!] 야차선녀에게 포권하며 웃고. 얼굴도 줄줄 녹아내리고 있고

야차선녀; [귀의에게 죄를 지은 모든 인간은 저 우유라를 만나게 될 거에요.] 고개 숙이며 맹세하고.

주취광생; [뭘 보고 있는가? 저지하지 않고!] 멀리 피한 귀희에게 버럭 고함 질러 호령한다. 시선은 야차선녀에게 향한 채.

주취광생의 호령에 깜짝 놀라는 귀희

귀희; [못 간다 우유라!] 쩡! 이를 갈며 조천경으로 강력한 빛을 일으킨다. 마치 한 밤중의 등대 불빛 같고.

귀희; [조천신광이 허락하지 않는다!] 그 빛으로 야차선녀쪽을 비추며 외치고. 하지만

독심귀의; [네년은 노부가 상대해주마!] 쾅! 두 주먹을 강하게 부딪히며 고함 지르고. 순간

펑! 독심귀의의 몸 전체에서 시커먼 연기가 폭발하듯 뿜어져 나오고.

화악! 엄청난 양의 검은 연기가 귀희와 야차선녀 사이를 메우고

귀희; (독연기가 조천신광을 막아버렸다!) 조천경으로 마법진 쪽을 겨누며 이를 갈고. 그때

쩡! 검은 연기 뒤에서 마법진을 따라 빛이 허공으로 치솟고

귀희; (젠장! 독연기가 너무 짙어서 조천신광이 이격치환술을 무효로 돌리지 못하고 있다.) 쩡! 빛이 나는 조천경으로 독연기 쪽을 겨누며 이를 갈 때

암컷 곰; [귀의님! 용서하세요!] 마법진 속에서 무릎 꿇고 울부짖는다. 한손으로는 야차선녀의 종아리를 잡고. 수컷 곰도 무릎 꿇은 채 한 손으로는 야차선녀의 어깨를 잡고 다른 손으로는 도끼를 잡아 세운 채 고개를 숙인다. 그들이 들어가 있는 마법진의 빛이 강해지고

독심귀의; [자웅! 웅웅! 선녀를 부탁한다!] 화악! 검은 연기에 휩싸이면서 웃고

푸학! 마법진의 빛이 절정으로 강해지고. 그에 따라 마법진 안에 있는 두 여자와 한 쌍의 곰 모습도 흐려진다.

위진천; [이런...] 검은 연기의 장막 너머에서 마법진 형태의 빛이 허공으로 치솟는 걸 보며 이를 갈고

주취광생; [쯧!] 혀를 차며 역시 보고

 

#179>

독룡곡

자욱한 독 연기. 지지지! 그 속에서 벼락이 일어나고

합장을 한 채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있는 청풍. 몸에서 엄청난 열기가 뿜어지면서 벼락도 일어나 휘감고 있고.

그 옆에 쓰러져 있는 암컷 여우도 벼락에 휘감겨 벌벌 떨고 있다.

[!] 빠직! 정수리에 벼락을 맞는 듯한 충격을 받는 청풍

청풍; (멀지 않은 곳에서 강력한 영적 파동이 일어났다.) 눈 감은 채 생각하고. 지지지! 청풍의 몸을 벼락이 휘감고

청풍; (천기를 뒤흔들 정도의 강력한 파동이었는데...)

청풍; (전 같았으면 감지 못했겠지만 역명천신단을 복용한 덕분에 감각이 극한까지 민감해진 덕분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청풍; (혈교가 쳐들어온 일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청풍; (등선곡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확인해보기 위해서라도 빨리 역명천신단의 약효를 내 것으로 만들어야만 한다.) 지지지! 더욱 집중해서 운기조식하는 청풍. 그의 몸에서 일어나는 벼락이 점점 더 강해지고. 헌데

[끄윽! 끅!] 청풍에게서 멀지 않은 곳에 누워 벌벌 떨고 있는 암컷 여우의 몸에서 변화가 일어난다.

우둑! 우두둑! 골격이 엇갈리는 소리가 나고

우두둑! 굽어졌던 다리들이 미끈해지고

츠츠츠! 여우의 발이던 네 발이 사람의 발과 손으로 변해간다

푸스스! 몸에 나있던 털도 빠지고

전체적으로 키도 커지면서 앞을 가리고 있던 에이프런이 아주 작게 보인다.

젖가슴도 불룩해지고

아랫도리도 미끈해지고

츠츠츠! 얼굴도 사람 얼굴로 변해가는 암컷 여우

쿵! 드디어 사람의 여자 얼굴로 변하는 암컷 여우의 얼굴. 절세미녀인데 아직은 여우의 형상이 남아있는 모호한 모습이고. 특히 귀가 여전히 여우의 귀다.

 

#180>

다시 등선곡 입구. 시커먼 연기가 뭉쳐있다. 폭이 10미터, 높이가 5미터 정도 되는 연기의 방벽을 이루고 있는 너무 짙어 안쪽을 볼 수 없고. 그 검은 연기의 방벽과 멀찍이 떨어져서 보고 있는 귀희, 신행태보, 고당주. 귀희는 조천경으로 빛을 뿜어내지만 검은 연기의 방벽을 뚫지는 못한다. 위진천이 그나마 검은 연기와 가장 가까이 서있다. 주취광생은 위진천의 뒤쪽, 귀희 일행과 반대쪽에 서있고. 츠츠츠츠! 검은 연기의 방벽 너머에서는 마법진 형상의 빛이 허공으로 치솟고 있는데

귀희; (젠장! 독심귀의가 독을 마셔 뿜어내고 있는 저 독연(毒煙)의 방벽이 너무 짙어서 조천신광이 뚫고 들어가지 못한다.) 이를 갈고. 지잉! 그러면서도 조천경으로 빛을 뿜어내 검은 연기의 방벽을 비추고 있다. 그때

위진천; [틀렸다 귀희. 그만 해라!] 찡그리며 검은 연기의 방벽을 보며 찡그리고

흠칫! 하며 검은 연기의 방벽을 보는 귀희

츠으! 검은 연기의 방벽 너머에서 허공으로 치솟던 마법진 형태의 빛이 소멸되기 시작하고

<야차선녀가 펼친 술법의 흔적이 급격히 소멸되고 있다!> 귀희, 신행태보, 고당주, 복면인들 눈 부릅 뜰 때

스으... 마침내 사라지는 마법진 형상의 빛

쿵! 검은 연기의 방벽 뒤쪽의 상황. 츠츠츠! 벼락의 흔적만 바닥에 남아있고 조진진, 야차선녀, 자웅, 웅웅의 모습은 사라졌다. 바닥에는 마법진 형태로 타들어간 흔적도 남아있다. 검은 연기를 온몸에서 뿜어내던 독심귀의의 모습도 아주 짙은 검은 색의 독 연기에 가려져 안 보이고. 독연기는 솜사탕처럼 뭉쳐서 흩어지지 않는다.

귀희; [어떻게... 어떻게 되었는가요?] 멀리서 조천경을 내리며 외치고

위진천; [조천경의 힘으로도 저지하는 데 실패했다!] 흑! 솜사탕처럼 뭉쳐 있는 독연기의 옆으로 돌아가며 마법진이 있던 쪽을 보며 외치고. 검은 연기는 귀희와 마법진 사이에서 치솟고 있다. 독심귀의의 모습은 아주 짙은 검은 연기에 완전히 삼켜져서 안 보이는 상태임 주의

완전히 옆으로 돌아가서 검은 독 연기의 방벽 뒤편을 보는 위진천

지지지! 검은 연기의 벽을 우회하자 벼락이 떠도는 가운데 바닥에 마법진 형태로 타들어간 자국이 보이고

위진천; [유감스럽게도 야차선녀의 술법은 제대로 구사된 것같다.]

귀희; [우유라! 그년을 이번에 놓치면 안되었는데...] 이를 갈고

주취광생; [단순히 야차선녀를 놓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 홱 돌아서고

위진천; [무슨 말씀이시오?]

주취광생; [연단동을 지키던 수컷 곰은 변고가 난 걸 알고도 암컷 보다 늦게 달려왔다.] [이게 무얼 의미하는 것같은가?] 팟! 동굴쪽으로 달려가며 외치고

위진천; [설마!] 팟! 경악하며 날아오르고

<수컷 곰이 역명천신단을 챙기느라 늦게 도착한 것일 수도 있다는...> 경악하는 신행태보, 고당주, 귀희

주취광생; (제발...!) 이를 악물며 사력을 다해 동굴로 날아간다. 그 뒤로 위진천이 날아오고 그 뒤에서 귀희, 신행태보, 고당주가 몸을 날려 따라오고 있다.

주취광생; (짐의 불길한 예감이 틀렸기를 바랄 뿐이다!) 앞쪽에 보이는 동굴 입구로 날아는 주취광생의 뒷모습

<그럼 지난 십여 년의 노력이 도로(徒勞;헛수고)가 되어버릴 테니...> 확 다가오는 동굴 입구를 배경으로 주취광생의 생각 나레이션.

 

#181>

<-조가장> 밤. 여전히 살육이 일어난 현장의 모습이고. 남녀의 시체들이 썩어가고 있다. 들개들이 몰려들어 시체를 뜯어먹고 있고

크르르! 찌직! 여자의 시체를 뜯어먹으며 서로 으르렁 대는 들개들. 조진진의 침실 앞이다. 침실에는 여전히 하녀의 알몸 시체가 걸려 있고.

지지지! 갑자기 건물 앞의 공간이 왜곡되며 벼락이 일어나고

깨앵! 깨갱! 여자 시체를 뜯어먹다가 겁에 질려 물러서는 들개들. 그 직후

화악! 건물 앞의 바닥에 마법진이 형성되고

츠츠츠! 슈욱! 그 마법진 안으로 네 명의 남녀가 웅크린 채 나타난다. 눈 감은 조진진진의 품에 안긴 야차선녀. 역시 눈을 감고 있고. 중상을 입은 암컷 곰과 수컷 곰이 역시 눈을 감은 채 고개 숙이고 있고. 각기 한 손으로는 야차선녀의 몸을 잡은 채

깨액! 깨갱! 겁에 질려 사방으로 달아나는 들개들

츠으! 바닥에 마법진을 이루던 빛이 흐려지고.

츠츠츠! 휘이! 마침내 마법진이 사라진다. 그러자

조심스럽게 눈을 뜨는 암컷 곰과 수컷 곰

암컷 곰; [성... 성공한 건가요?] 주변 둘러보다가

쿵! 바로 근처에 들개들이 뜯어먹던 여자의 시체가 있고

암컷 곰; [흐윽!] 기겁하며 뒤로 주저앉고

수컷 곰; [진정하시게 임자.] 무릎 걸음으로 다가와서 암컷 곰을 끌어안고

암컷 곰; [시체... 시체가...] 수컷 곰의 품에 안겨 달달 떨고

수컷 곰; (여긴 대체...) 역시 놀라고. 직후

[저의 집이에요.] 뒤에서 들리는 음성. 돌아보는 암컷 곰과 수컷 곰

조진진; [시체들은 혈교의 마귀들에게 도륙당한 저의 식솔들이구요.] 일어나 앉으려 애쓰는 야차선녀를 부축하며 말하는 조진진의 모습. 살기가 온몸에서 뿜어지고. 이를 간다

<여기가 바로!> <무영신투의 집인 조가장으로 이동해왔구나.> 깨닫는 암컷 곰과 수컷 곰

조진진; [혈교... 그 마귀들을 기필코 몰살시켜야할 이유가 한 가지 더 늘었군요.] 이를 갈며 온몸에서 살기를 뿜어내는 조진진의 모습 배경으로

 

#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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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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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

독룡곡 내부. 독 연기가 자욱해서 사물이 잘 안보인다. 계곡에는 살아있는 게 없다. 돌과 흙이 타고 있고 도처에 걸죽한 물이 고인 늪이 있다. 독이 물에 녹아 생긴 독 연못. 독 연못들도 연기를 뿜어낸다. 안개 속에 거대한 골격이 흐릿하게 보인다. 독룡의 뼈다. 공룡의 골격처럼 묘사. 사람이 골격 안쪽으로 서서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크다

콜록! 콜록! 기침 소리와 함께 사람 그림자가 멀리서 나타나고

독 연기 속을 비틀거리며 걸어오는 청풍. 왼쪽 옆구리에는 암컷 여우를 끼고 있고.

콜록! 끄윽! 눈이 풀리고 소매로 입과 코를 가린 채 비틀거리며 걷는 청풍. 독 연기 때문에 멀지 않은 곳에 거대한 뼈가 있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러다가

발끝이 돌에 걸리는 청풍

콰당탕! 바닥에 나뒹구는 청풍.

털썩! 청풍이 옆구리에 끼고 있던 암컷 여우도 옆으로 나뒹굴고

청풍; (더... 더는 견딜 수 없다.) 사력을 다해 일어나고. 입과 코로 피를 게워내고 온몸의 피부가 얼룩덜룩해졌다.

청풍; (독 연기를 너무 많이 들이마셔서 정신이 혼미해진다.) (목구멍도 독기에 타들어가 썩기 시작한 것같고...) 일어나 앉으며 손을 품속에 넣고

청풍; (독심귀의에게 따라잡히는 한이 있더라도 늦기 전에 역명천신단을 먹어야만 한다.) 다시 꺼낸 손에는 주머니가 들려있다. 덜덜 떨리는 손

청풍; (정신을 잃기라도 하면 죽을 수밖에 없으니...) 덜덜 떨리는 손으로 주머니를 열고

주머니 속에 들어있는 세 알의 계란크기만한 구슬들. 물론 역명천신단이다.

청풍; (예상대로 역명천신단이 내 몸을 만독불침으로 만들어주길 바랄 뿐이다.) 떨리는 손으로 구슬 하나를 꺼내서

입에 넣으려는 청풍. 그러다가

흠칫! 하며 옆을 보는 청풍

암컷 여우가 바들바들 떨고 있다. 눈을 까뒤집고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면서

청풍; (자호...) 고민하고

청풍; (저대로 방치하면 죽을 게 뻔한데...) 경련하는 암컷 여우를 보고. 이어

손에 든 구슬을 보는 청풍

청풍; (하지만 겨우 여우 한 마리 살리려고 천고의 영약인 역명천신단을 허비할 수는 없지 않은가?) 고민하고. 그러다가 떠오르는 장면

 

암컷 여우; [당신이 웅호를 죽였어! 내 눈으로 봤단 말이야.] 악을 쓰며 홱 돌아서고. #163>의 장면

 

청풍; (젠장!) 입술 깨물고

청풍; (본의는 아니었지만 난 이 암컷의 짝을 죽이고 말았다.) 자호를 왼손으로 안아들고

청풍; (이렇게라도 보상을 해줘야한다.) 구슬을 암컷 여우의 입에 대지만.

입을 다물고 있어서 구슬을 먹지 못하는 암컷 여우.

청풍; (스스로 역명천신단을 먹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난감하고

청풍; (어쩔 수 없구나.) 한숨 쉬며 구슬을 자기 입에 넣고.

청풍; (내 침으로 녹여서 먹여줄 수밖에...) 구슬을 입에 넣은 채 우물거리고. 그러자

화악! 온몸에서 강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면서 몸 전체가 반쯤 투명해지는 청풍.

청풍; (역... 역명천신단을 입에 넣은 것만으로 모든 고통이 사라진다.) 눈을 치뜨고. 반투명해진 몸에서 아지랑이같은 기운에 엄청난 기세로 뿜어지고

청풍; (다행히 역명천신단에는 모든 독을 해독시킬 수 있는 효능이 있었다.) 슥! 입을 우물거리면서 두 팔로 암컷 여우를 끌어안아 품에 안고

청풍; (몸도 깃털처럼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고...) 책상다리를 한 채 자기 무릎에 앉힌 암컷 여우를 본다. 고개 젖힌 채 부들 부들 떨고 있는 암컷 여우

청풍; (역명천신단을 먹으면 김가기처럼 우화등선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화악! 머리카락이 허공으로 치솟아 넘실거린다. 입으로는 우물거려 약을 녹이면서. 이어

청풍; (미안하다 자호.) 고개 젖혀진 암컷 여우의 입으로 자기 입을 가져간다. 암컷 여우는 고개가 젖혀지며 입이 조금 벌어지고

청풍; (처녀인 줄은 알지만... 널 살리려면 이럴 수밖에 없다.) 조금 벌어진 암컷 여우의 입에 자기 입술을 대고

주르르! 침으로 녹인 역명천신단을 암컷 여우의 입에 흘려 넣어준다.. 그러자

[끄윽!] 온몸이 감전되는 모습이 되며 신음하는 암컷 여우. 입을 좀 더 벌리고

청풍; (됐다.) 암컷 여우의 입에서 자기 입을 떼고

청풍; (다행히 내 침으로 녹인 역명천신단을 남김없이 삼켰다.) 암컷 여우를 조심스럽게 바닥에 누이고.

[끄윽! 끅!] 온몸을 벌벌 떠는 암컷 여우. 아직 정신은 못 차렸고. 하지만

화악! 암컷 여우의 몸에서도 강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청풍; (역명천신단의 약기운이 자호의 온몸으로 퍼지고 있다.) 그걸 보면서 다시 주머니 속에 손을 집어넣고

청풍; (웅호의 바램대로 역명천신단이 자호를 진짜 인간으로 만들어줄지도 모르겠다.) 주머니에서 다시 꺼낸 청풍의 손에 구슬이 하나 들려있고.

청풍; (나도 더 늦기 전에 역명천신단을 먹어야 한다.) 구슬을 보고

청풍; (신선이 되는 것 따위는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환골탈태해서 잃어버린 힘을 다시 쓸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구슬을 입에 넣고

꿀꺽! 삼키고. 그러자

화악! 청풍의 몸에서 폭발적인 힘이 뿜어져 나온다

청풍; (뜨거운 쇳물을 마신 것 같다.) 합장하며 고통으로 얼굴 이지러지고. 온몸이 달군 쇠처럼 달아오르고

청풍; (역명천신단의 엄청난 약성(藥性)에 의해 몸의 구조가 단번에 뒤바뀌고 있는 증거다.) 화악! 합장한 채 웅크리는 청풍의 몸에서 엄청난 기운이 터져 나오는 모습이고

청풍; (조금... 조금만 더 기다려주십시오 아버지! 상영누나!) 온몸이 투명해지면서 이를 악물고. 그런 청풍의 뇌리에 아버지 사자천마가 천마해체대법을 써서 폭사하던 장면과 위상영이 죄수들에게 겁탈 당하던 장면이 떠오른다

<두 분을 내게서 빼앗아간 자들은 최후의 한 놈까지 찾아내 그 죄가를 묻게 할 테니...> 화악! 온몸에서 열기를 뿜어내며 백열되는 청풍. 그 옆에 누워 벌벌 떨고 있는 자호의 모습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174>

퍼퍼퍽! 수많은 침이 독심귀의의 몸에 박힌다. 팔로 눈을 가린 채 고슴도치가 되는 독심귀의. 덕분에 눈에는 침이 박히지 않지만 대신 팔과 얼굴 여기저기에 침이 박힌다. 침의 길이는 한 뼘 쯤 되는 길이다.

[악!] 퍼억! 비명 지르는 조진진 앞에 등부터 바닥에 나뒹구는 고슴도치가 된 독심귀의. 조진진은 젊은 모습으로 돌아간 야차선녀, 즉 우유라를 품에 안은 자세다.

 

#175>

[!] 부엌에서 나오다가 왼손으로 입을 가리는 암컷 곰. 오른손에는 부엌칼이 들려있다. 일이 생긴 걸 알고 칼을 가지러 부엌에 들어갔다 나오던 중

멀리 등선곡 입구의 상황이 보인다. 젊어진 야차선녀는 조진진의 품에 안겨 있고 그 앞으로 독심귀의가 나뒹굴고 있다.

암컷 곰; (안돼!) 팟! 어금니를 드러내며 등선곡 입구쪽으로 돌진한다. 거리는 300미터쯤이고

 

#176>

다시 등선곡 입구쪽.

조진진; [귀의님!] 자기 앞에 나뒹군 독심귀의를 보며 비명 지르고. 품에 우유라를 안고 있어서 독심귀의를 돕지는 못한다.

독심귀의; [끄윽!] 푸시시시! 독심귀의의 몸에 박힌 침 주변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 독이 묻어있는 증거.

위진천; [직접 경험해보니 멸신침통(滅神針筒)의 위력이 어떻소 귀의?] 손에 금속통을 든 채 웃고 있고. 그자의 주변에 서있는 신행태보, 고당주와 복면인들도 금속통을 앞으로 겨누고 있다. 왼손으로 금속통을 잡고 오른손으로 금속통의 뒷부분을 잡고 돌린 모습. 귀희는 위진천의 뒤에 서서 보고 있고. 주취광생은 좀 떨어진 곳에서 보고 있다.

독심귀의; [독... 독성부의 멸신침통...?] 푸시시! 침이 박힌 온몸에서 연기를 뿜어내며 이를 가는 독심귀의. 일어나려 애쓰면서

위진천; [그렇소! 이게 바로 묘강 독성부가 자랑하는 치명적인 병기 멸신침통이오.] 자기의 금속봉을 들어 보이며

위진천; [이 멸신침통의 독침들은 기계장치로 쏘아지기 때문에 어지간한 호신강기쯤은 간단히 뚫어버리는 위력을 지녔소.] 자기 손에 들고 있는 금속통으로 왼쪽 손바닥을 톡톡 치며 웃고

독심귀의; [네... 네놈들... 독성부와 손을 잡은 것이냐?] 푸시시! 온몸에서 연기가 나며 사력을 다해 일어나려 하고

위진천; [뭐 비슷한 상황이긴 하지만 곧 죽을 늙은이에게 자세한 내막을 알려줄 필요는 없겠지?] 웃으며 앞으로 나서고

위진천; [그나저나 존경스럽긴 하군.] 독심귀의의 3미터쯤 앞에 멈춰서며 말하고

위진천; [한 방이면 코끼리도 간단히 죽일 수 있다는 멸신독침(滅神毒針)을 무려 백여 개나 맞고도 숨이 붙어있으니 말이야.] 텅! 금속통을 옆으로 던지고

겨우 일어나 앉은 독심귀의는 입과 코로 피를 줄줄 흘리면서 위진천을 노려만 보고

위진천; [독심귀의 당신이 의선동이 배출한 최고의 기재라는 소문이 아주 헛것도 아니었어.] 징! 오른쪽 손바닥을 독심귀의에게 겨누고

위진천; [멸신독침으로 죽지 않으니 번거롭지만 내 손으로 끝내줘야겠군.] 징! 독심귀의를 겨눈 손이 진동하고.

조진진; [흐윽!] 절망. 하지만

독심귀의; [물어봅시다 폐하.] 위진천은 아랑곳하지 않고 주취광생에게 말하고. 책상다리를 하고 앉았지만 온몸에서 연기가 뿜어지고

멈칫! 하며 독심귀의를 공격하려던 손을 멈추는 위진천

독심귀의; [이유가...] [십년 넘게 동고동락해온 우릴 배신한 이유가 대체 뭐요?] 이를 갈며 주취광생을 노려보고

주취광생은 찡그리며 말하지 않으려는데

위진천;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준다는데 아직 숨이 붙어있는 인간의 궁금증 정도는 풀어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폐하.] 손 내리며 주취광생에게 말하고

주취광생; [짐이... 너희들을 버린 이유는... 두 가지다.] 마지못해 말하고

주취광생; [첫째!] [짐은 역명천신단이 최소한 두 알 필요했다.] 손가락 두 개를 세워 보이며 말하고

주취광생; [그래서 한 알을 주는 조건으로 혈교와 손을 잡게 되었다.] 위진천을 힐끔 보며 말하고

독심귀의; [폐하에게 어떤 사정이 있는지는 짐작 하고 있던 봐요.] 노려보고, 입과 코로 피가 줄줄. 몸에서는 연기가 치솟고. 독침에 묻어있는 독 때문에 살이 타들어가는 모습

독심귀의; [하지만... 노부에게 부탁을 했으면 노부 몫의 역명천신단을 양보할 수도 있었소.] [이 나이가 되어 몸을 고쳐봤자 무슨 낙이 있는가 싶어 회의하던 참이었으니...] 주취광생을 노려보고

주취광생; [물론 부탁을 했으면 늙은이가 자기 몫의 역명천신단을 양보 했을 수도 있었겠지.] 냉소하고

주취광생; [하지만 두 번째 이유 때문에 짐은 늙은이와 저 계집을 용서할 수 없었다.] 조진진의 품에 안긴 야차선녀, 즉 우유라를 보며 이를 갈고

독심귀의; [그러니까 왜 우리 둘을 용서할 수 없었는지 묻지 않았소?] 이를 갈며 고함

주취광생; [짐이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게 뭔지 잊었느냐?] 광기 서린 표정으로 독심귀의를 노려보고. 그러자

독심귀의; [설마!] 깨닫고 눈 부릅뜨고

주취광생; [그렇다!] 이를 갈고. 살벌한 표정

주취광생; [짐은 아무리 큰 죄를 지은 자라도 용서할 수 있는 도량을 지녔다.] [하지만 한 가지 죄를 지은 자만은 절대 용서하지 않는다.]

주취광생; [그 한 가지 죄는 바로 배신이다!] 이를 갈고. 광기에 서린 표정으로

<배신!> 경악하는 조진진과 독심귀의

주취광생; [늙은이는 천한 종놈이었던 자신을 제자로 거둬준 의선동을 배신했고...] 광기 서린 표정으로 이를 갈면서 독심귀의를 노려보고

주취광생; [저 계집이 신녀문의 배신자라는 건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우유라를 손가락질하며 이를 갈고

주취광생; [역겨운 배신자들!] [짐이 지난 십여 년 동안 너희 년놈들에 대한 혐오를 숨기기 위해 얼마나 고생했는지는 짐작도 못할 것이다.] 츠츠츠! 무시무시한 살기를 일으키며 이를 갈고. 눈을 희번덕이며

주취광생; [선(善)과 악(惡)을 떠나 신의를 저버리고 은혜를 배신으로 갚은 인간들은 짐의 손으로 씨를 말려버릴 것이다.] 크크크! 광기에 차서 웃고

귀희; (무서워라.) 위진천 뒤에 숨어서 눈을 흘기고

귀희; (저 인간의 기준대로라면 나도 목숨을 부지하기 힘들겠네. 나 역시 신녀문을 배신한 몸이니...) 입술 샐쭉이고.

주취광생; [이제 멀지 않았다!] [짐이 혈교의 조력을 받아 제위(帝位)에 복귀하게 되면...] 광기에 사로잡힌 표정으로 웃고

주취광생; [늙은이같은 배신자들은 마지막 한 놈까지 찾아내 극형에 처할 것이다!] 으흐흐흐! 웃고. 그때

독심귀의; [대단하오. 참으로 대단하십니다 폐하.] 짝짝! 박수치며 비웃고

웃음 그치며 이마 찡그리는 주취광생

독심귀의; [오늘에야 폐하가 측근들과 피붙이들... 심지어 낳아준 어머니로부터도 버림을 받은 이유를 알겠소이다.] 으흐흐흐 웃고

주취광생; [네놈이...] 분노

독심귀의; [그렇게 편협하고 독선적이니 세상 누가 폐하를 위해 충성을 바치겠소?] 이를 갈며 노려보고

독심귀의; [경태제... 아니 주기각!] [이 늙은이가 감히 예언하거니와...] 흐흐흐 역시 미친 사람처럼 웃으면서

독심귀의; [그대는 가장 귀중한 것을 스스로의 손으로 망가트리게 될 것이다.] 이를 갈면서 저주하고

주취광생; [감히 헛소리를...] 격노하며 손을 쳐들어 독심귀의를 내리치려 하고. 하지만

입과 코로 피를 줄줄 흘리고 침이 박힌 온몸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면서도 마주 노려보는 독심귀의

멈칫! 독심귀의를 치려던 주취광생의 손이 멈칫하고

주취광생; [죽일...] 분노하면서도 손을 쓰지 못하고

위진천; [도움이 필요하십니까 폐하?] 웃으며 말을 걸고

대답하지 않고 찡그리며 독심귀의를 노려보는 주취광생

위진천; [존귀한 몸으로 직접 손에 피를 묻히실 필요는 없습니다.] [지저분한 일은 저희같은 천한 무부(武夫)들에게 맡기시면 됩니다.]

주취광생; [그리하라.] 손을 내리며 물러서고

주취광생; [대신 절대 편히 죽이지 마라! 가장 끔찍한 고통을 맛보고 죽게 하라.] 이를 갈며 눈을 희번덕이고

위진천; [분부 따르겠나이다.] 과장되게 포권하고. 이어

위진천; [폐하의 마음을 흡족하게 해드려라.] 뒤의 신행태보와 복면인들에게 음산하게 말하고. 그러자

[존명!] [맡겨주십시오.] 복면인들이 칼을 뽑아들며 독심귀의에게 다가오고

위진천; [먼저 저 세상에 가계시구려 독심귀의.] 자기 옆을 지나는 복면인들을 보며 사악하게 웃고

위진천; [계집들도 곧 뒤따라가게 해드릴 테니...] 우유라와 조진진을 보며 웃고. 조진진은 두려움과 분노에 찬 표정으로 그자를 보고 있고.

[잘 가라 늙은이!] [몸이 녹아죽는 고통을 덜어주는 걸 감사하게 생각해라!] 부악! 쩍! 독심귀의에게 칼을 휘두르는 복면인들. 그때

[안돼!] 엄청난 고함소리가 들리고. 모두 놀라고 멈칫! 할 때

화악! 허공에서 거대한 그림자가 덮쳐 내리고

쾅! 허공에서 뛰어내리며 독심귀의를 베려던 복면인들 중 한 놈을 발로 밟아 뭉개버리는 암컷 곰. [크악!] 콰드득! 밟힌 놈은 몸이 으스러져 죽으며 비명 지르고. [헉!] [히익!] 독심귀의를 베려던 다른 복면인들은 기겁하며 돌아보고

[곰?] 위진천과 신행태보와 고당주는 놀라고. 귀희는 눈을 좀 치뜨고.

주취광생은 찡그리고

암컷 곰; [크아!] 쩍! 부악! 들고 있던 부엌 칼로 좌우의 복면인들을 베어버린다. 빠르고 강하다. 그 칼질에 몸이 토막 나는 복면인들.

[헉!] [이게 무슨...] [곰이 사람처럼 칼을 쓰다니...] 다른 복면인들 기겁하며 물러서고

암컷 곰; [주인님! 괜잖으세요?] 위진천등을 향해 돌아서며 고개는 돌려서 독심귀의에게 외쳐 묻고.

독심귀의; [조심해라!] 다급히 외치고

[!] 돌아보던 암컷 곰 눈 치뜨고

시뻘겋게 달아오른 손바닥에 바로 앞으로 날아든다

암컷 곰; [흑!] 급한 대로 부엌칼을 앞에 세워 막으려 하지만

콰창! 붉은 손바닥에 닿자 칼이 유리처럼 깨지고

쾅! 암컷 곰의 가슴을 때리는 시뻘건 손바닥. 마치 달군 쇳덩이로 낙인을 찍듯이

암컷 곰; [악!] 콰당탕! 뒤로 벌렁 나자빠진다. 독심귀의의 앞쪽이다. 칼날이 부서진 부엌칼을 놓치면서. 그런 암컷 곰 앞쪽에는 위진천이 굴진 자세로 서서 오른손을 내밀고 있는데 그자의 오른쪽 손바닥은 밝게 빛나고 있다. 손바닥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고

독심귀의; [자웅아!] 비명. + 암컷 곰; [끄윽!] 하늘 보고 쓰러진 채 벌벌 떤다. 치치치! 가슴 부분에 손바닥 형상으로 화상을 입어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위진천; [대단하구만. 곰 주제에 본교의 치명적인 절기 절맥혈장(絶脈血掌)을 맞고도 즉사하지 않다니...] 굴진했던 몸을 바로 세우며 웃고. 오른손은 앞으로 내민 자세고

위진천; [총단으로 끌고 가서 연구를 좀 해봐야겠어.] 음산한 눈으로 암컷 곰을 본다. 손을 내리면서

암컷 곰; [으으으!] 공포에 질리며 일어나려 애쓰고.

위진천; [인간처럼 움직이고 말할 수 있는 짐승들을 만들면 여러모로 쓸모가...] + [!] 말하다가 눈 부릅. 화악! 그자의 뒤로 거대한 그림자가 나타나며 한손에 든 도끼를 높이 쳐들어 내리칠 자세를 하고 있다. 물론 수컷 곰이고.

위진천; [이크!] 팟! 옆으로 벼락같이 피하고. 쩍! 그자가 있던 곳을 내리치는 수컷 곰의 도끼. 수컷 곰의 모습이 나타나고

꽝! 바닥을 내리찍는 수컷 곰의 도끼

위진천; [또 한 마리 있었군!] 휘릭! 내려서고. 그 옆에서는 수컷 곰이 도끼를 내리찍은 자세로 돌아본다. 살벌한 눈빛

[헉!] [또 곰이다!] [이번에는 수컷이다.] 복면인들과 신행태보등이 놀라고

암컷 곰; [여... 여보!] 안도하며 일어나 앉고. 핏빛의 손바닥 자욱이 생긴 가슴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고

수컷 곰; [각오해라 죄 많은 인간들!] 팟! 바닥에 박혔던 도끼를 뽑으며 이를 드러내고. 입과 코로 거친 숨결을 토해낸다. 상당한 거리를 필사적으로 달려온 모습이고

수컷 곰; [허락 없이 등선곡에 들어온 이상 단 한 놈도 살려 보내지 않겠다.] 우둑! 도끼를 들고 몸을 일으키는 수컷 곰의 키가 커진다. 거의 3미터가 넘는 거대한 모습이 되고

[으으으!] [곰... 곰이 사람처럼 행동하고 말한다.] 복면인들과 신행태보등은 겁에 질려 주춤거리고

위진천; [기발해! 정말 기발해!]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수컷 곰을 올려다보고

위진천; [기본적인 신체 능력이 인간보다 우월한 짐승들을 인간처럼 말하고 움직일 수 있게 만들었군.]

위진천; [이 기술을 잘만 이용하면 단 기간에 막강한 군대를 만들어낼 수 있겠어.] 수컷 곰의 여기저기를 살피며 말하는데

부악! 벼락같이 수직으로 도끼질을 하는 수컷 곰. 그 도끼질에 위진천의 몸이 쪼개지고

[헉!] [안돼!] 신행태보와 고당주, 복면인들이 기겁. 귀희는 약간 놀라는 표정. 하지만

위진천; [정말 쓸만한 걸?] 쪼개진 채 웃고

[!] 도끼질을 한 자세로 눈 치뜨는 수컷 곰

위진천; [방금 전의 그 일격에는 하마터면 나도 장작처럼 쪼개질 뻔했다.] 스윽! 수직으로 쪼개진 위진천의 모습 뒤로 진짜 위진천의 모습이 물러서며 말하고. 그런 그자의 가슴 부분의 옷이 베어졌다.

신행태보; (이형환위(移形換位)!) 안도하고. 고당주와 복면인들도 안도의 한숨 내쉬며 가슴 쓰러내리고

그걸 줄 알았다는 표정이 되는 귀희

위진천; [곰탱이! 네 재주를 제대로 견식 해 보자!] 창! 검을 뽑고

위진천; [제법 쓸만하면 네놈을 복제해서 본교의 대업을 위한 무기로 써먹어야겠다.] 검으로 놀리듯 수컷 곰을 겨누며 웃고

수컷 곰; [크아!] 울부짖으면서 위진천에게 쇄도하며 빗발치듯 도끼질을 하는 수컷 곰. 도끼질이 엄청 강하고 또 빠르다.

위진천; [이크!] 창! 차창! 검으로 수컷 곰의 도끼질을 막고 피하는 위진천

이하 수컷 곰과 위진천의 격렬한 격돌. 위진천은 다른 무공은 쓰지 않고 검으로 수컷 곰의 도끼질을 상대한다.

귀희, 신행태보등 위진천의 수하들 긴장해서 보고

파팟! 몸에서 독침을 뽑으며 보는 독심귀의. 그때

<시간을... 끌어주세요.> 누군가의 음성이 들려 눈 부릅뜨는 독심귀의

야차선녀; <제게 일다경(一茶頃)의 여유만 있으면... 이격치환술(移隔檄置換術)을 써서 우리 모두 여길 벗어날 수 있어요.> 조진진의 품에 안겨 눈을 감고 있는 야차선녀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우유라가 아니라 야차선녀의 모습이 되었음을 주의. 정신이 돌아왔다. 가슴에 핏빛 손바닥 자욱이 찍힌 암컷 곰도 야차선녀와 조진진 옆으로 기어가다가 수컷 곰 쪽을 돌아보고 있다. 암컷 곰의 입고 코로 피가 줄줄 흘러나오고 있다

독심귀의; (야차선녀가 다시 늙은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렇다는 건...) 깨닫고

독심귀의; (정신이 돌아왔구나.) + [흐흐흐! 한번 해봅시다.] 웃으면서 손을 품속에 넣고

캉! 카캉! 그 사이에도 수컷 곰과 위진천은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도끼와 칼로 서로를 노리는 수컷 곰과 위진천. 백중지세다. 수컷 곰의 도끼질은 바위도 쪼갤 정도로 강력하지만 위진천은 그걸 얇은 검으로 막고 빗나가게 만든다.

독심귀의; (조금만 더 버텨라 웅웅!) 그걸 보며 품에서 다시 손을 꺼내는 독심귀의. 손에 작은 유리병이 들려있다. 유리병에는 마개가 깊이 박혀있는데 걸죽한 액체가 절반 쯤 들어있는 게 보이고

독심귀의; (뒤는 내가 맡아줄 테니...) 오른손에 든 유리병의 마개를 왼손으로 잡고 뽑으려는 자세로 수컷 곰이 위진천을 상대하는 걸 보고

독심귀의; (독룡곡에서 채집한 독룡의 독...) 뽁! 유리병 입구를 막고 있는 마개를 뽑고

독심귀의; (이걸 쓰는 때가 오지 않길 바랬거늘...) 마개를 봅아낸 유리병을 들어서 보는 독심귀의의 얼굴이 비장해진다.

 

#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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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

등선곡 입구. 여전히 야차선녀가 술법을 펼치고 있고. 그 뒤에서 보는 주취광생과 독심귀의. 두 사람과 조금 떨어진 곳에 조진진이 서서 입구를 노려 보고 있고.

<으악!> <크악!> <안... 안돼! 저리 가! 아아악!> 안개 속에서 들리는 비명소리들

독심귀의; [예상했던 대로의 진행이구먼.] 좀 안도하며 웃고

독심귀의; [한 때는 조천경의 힘에 의해 절혼단백금법이 깨지는 게 아닌가 걱정했지만...]

독심귀의; [선녀가 절혼단백금법의 와해를 막고 있어서 찾아온 놈들을 저 세상으로 보내고 있소.] 옆의 주취광생에게 말하고. 주취광생은 좀 굳은 표정이고

독심귀의; [조천경을 쓰는 당사자야 끝까지 살아남을지 모르지만 동행한 놈들은 끊임없는 환각에 시달리다가 죽게 될 테지.] 히죽 웃고. 좀 안도한 표정이고

<크악!> <케엑!> 그 사이에도 안개 속에서 비명이 터지고

조진진; (유감이다! 정말 유감스러운 일이다.) 이를 갈며 안개 속을 노려보고

조진진; (아버지의 원수를 내 손으로 갚았어야했는데...) 온몸에서 칙칙한 살기를 뿜어내고

그런 조진진을 힐끔거리는 주취광생

 

#162>

금제 내부. 안개 속에서 돌아다니는 거대한 귀신 형상들. 그 사이에 반구형으로 빛으로 둘러싸인 안전지대가 있고. 그 안에 귀희와 위진천과 신행태보와 고당주가 들어있다. 복면인들도 있지만 이제 숫자가 열명 정도로 줄어들었다. 복면인들은 겁에 질려 외곽을 보고 있고. 무기와 원통을 손에 든 채.. 복면인들의 등으로 이루어진 원형 진의 안쪽에 귀희와 위진천 일행이 있다. 귀희는 조천경을 쳐든 채 필사적으로 주문을 외우고 있고. 징징! 조천경에서 뿜어지는 빛이 폭포수처럼 흘러서 반구형의 빛의 돔을 만들고 있다

크크크! 키키키! 반구형의 빛의 돔 주변을 돌아다니며 웃고 이빨 드러내는 거대한 귀신의 형상들. [히익!] [으으으!] 공포에 떠는 복면인들

귀희; [안개 속을 서성이는 것들의 눈을 보지 마라.] [그것들은 너희들의 두려움과 죄가 만들어내는 귀물(鬼物)들이다.] 비지땀을 흘리며 조천경으로 빛을 뿜어내며 외치고

귀희; [눈을 마주치면 자신이 지은 죄와 두려움을 들여다보는 것이 된다.] [그럼 귀물들이 너희들을 인지하고 공격할 것이다.] 이를 갈며 외치고. 하지만 그 직후

[!] 눈 부릅 뜨는 복면인 한명

바로 앞쪽, 빛의 돔 밖에서 얼굴을 들이미는 귀신, 눈이 빛나고

복면인; (보... 보면 안돼!) 시선 돌리려 하지만

스스스! 귀신의 얼굴이 변하더니

쿵! 어떤 나이 든 여자로 바뀐다. 마치 얼어죽은 듯한 모습. 그러자

복면인; [어... 어머니?] 복면 속에서 눈을 치뜨고

<왜... 왜 날 버렸느냐 아들아? 네 첩의 환심을 사기 위해 늙은 어미를 눈 덮인 산속에 내다 버린 것이냐?> 귀신이 속삭이고. 순간

복면인; [아... 아닙니다! 오해입니다 어머니!] 비명 지르며 물러서고. 주변의 복면인들과 귀희등이 돌아보고

복면인; [소자는 어머니를 찾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다했습니다.] [어머니를 겨울 산속에 버린 것은 제가 아니라 첩년의 짓이었습니다. 믿어주세요.] 울부짖으면서 손을 반구형 빛의 돔 밖으로 내밀고

귀희; [안된다!] 다급히 외치지만

화악! 귀신의 입에서 혀가 뻗어나와 복면인을 휘감고

[끄아아악!] 반구형의 돔 밖으로 끌려가며 비명 지르는 복면인.

복면인; [안... 안돼!] 거대해진 여자 얼굴의 입으로 끌려들어가며 비명 지르고. 하체부터

[히익!] [당... 당했다.] 다른 복면인들 기겁할 때

콰직! 우두둑! 거대해진 여자의 얼굴 입 부분이 그대로 복면인의 하체를 씹어먹는다

[끄아아아악!] 아랫도리가 귀신의 입에 씹히면서 처절한 비명을 지르는 복면인

공포에 전율하며 고개 돌리는 복면인들

신행태보; [젠장! 환각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소! 어떻게 좀 해보시오 귀희!] 공포에 질려 귀희에게 악다구니를 쓰고

귀희; [나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게 안 보여?] 분노하고

귀희; [다만 내가 조천경 사용법을 방금 전에야 알아낸 것에 반해 야차선녀는 절혼단백금법을 구사해온 게 십년도 넘는다는 차이 때문에 고전하고 있는 거야.]

귀희; [죽고 싶지 않으면 내 정신 사납게 만들지마!] 지지징! 조천경으로 빛을 뿜어내며 이를 갈고. 삭 죽는 신행태보

위진천; (주취광생!) 주취광생을 떠올리고

위진천; (뭘 하고 있는 것이냐? 빨리 손을 써서 우릴 등선곡 안으로 들여보내지 않고...) 이를 갈고

<설마 그 사이에 마음이 바뀌어 우릴 없애버릴 작정인 것이냐?> 반구형의 빛의 돔 안에 갇힌 위진천 일행 배경으로 위진천의 생각 나레이션. 반구형 빛의 돔 주변으로 귀신들이 모여들고 있고

 

#163>

다시 등선곡 내부.

독룡곡 쪽으로 난 숲.

숲이 갑자기 끝나고 황량한 계곡이 펼쳐진다. 그 계곡은 독룡곡의 입구. 칙칙한 연기가 계곡을 뒤덮고 있고 그 연기가 미치는 곳에는 아무것도 살지 못해서 황량하다.

숲에서 달려 나오는 수컷 여우.

수컷 여우; (성공이다!) 흥분하며 걸음을 멈추고

수컷 여우; (독룡곡 안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아무도 나를 따라오지 못한다.) 조끼 속에 넣었던 손을 꺼내고. 수컷 여우의 손에 들려진 것은 주머니다. 주머니는 울룩불룩해서 계란 정도 크기의 구슬 같은 게 세 개 들어있는 게 보인다.

수컷여우; (독룡곡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준비를 해야겠지?) 바닥에 한쪽 무릎을 꿇으며 양손으로 주머니를 벌린다.

쿵! 주머니 안에 들어있는 세 개의 알약. 계란 정도의 크기인데 겉이 반질반질해서 구슬처럼 보인다.

수컷 여우; (역명천신단...) 흥분해서 주머니 안을 들여다보고

수컷 여우; (이걸 먹으면 난 진짜 인간이 될 수도 있다.) 슥! 손을 넣어서 주머니 속에서 구슬을 꺼내려 하고. 하지만 그 직후

화악! 뒤에서 유령같이 덮치는 청풍. 내공을 쓰지는 못하지만 합기도 하는 것처럼 덮친다. 구슬을 꺼내려다가 눈 부릅뜨는 수컷 여우

수컷 여우; [큭!] 팟! 옆으로 튀어올라 기습을 피하려 하고. 왼손에 가죽 주머니를 든 채로. 하지만

청풍; (그럴 줄 알았다!) 몸을 틀면서 그대로 수컷 여우가 왼손에 들고 있는 주머니를 낚아챈다. 수컷 여우가 피하려는 방향을 미리 알고 손을 뻗힌 것

수컷 여우; (뺏겼다!) 팟! 바닥에 내려서며 눈 치뜨고

청풍; [아슬아슬 했군.] 슥! 멈춰서고

청풍; [웅호, 네가 만일 독룡곡 안으로 들어가서 역명천신단을 먹을 생각을 했다면 내게는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 가죽 주머니를 쳐들면서 말하고

수컷 여우; [진충!] 팟! 이를 갈며 청풍을 덮쳐온다. 엄청난 도약력이고. 흠칫하는 청풍

수컷 여우; [내놔! 그거 내거다!] 발톱을 세우며 청풍을 공격하고. 하지만

청풍; [포기해라.] 사이드 스텝으로 수컷 여우의 공격을 피하고

청풍; [넌 내 상대가 안돼.] 툭! 발을 뻗어 옆을 지나는 수컷 여우의 발목을 걸고

콰당탕! 나뒹구는 수컷 여우

수컷 여우; [카르르!] 이빨 드러내며 벌떡 일어나고

청풍; [비록 내가 내공을 쓰지 못하는 몸이다만 여우 한 마리 상대 못할 것 같으냐?] 옆으로 걸어가며 말하고

청풍; [무공을 따지기 전에 체격과 실전 경험 차이가 천양지차다.] [네가 역명천신단을 빼돌린 건 비밀로 해줄 테니 그만 집으로 돌아가라.]

수컷 여우; [그렇게는 못해!] 창! 조끼 속에서 비수를 한 자루 뽑으며 이를 갈고

청풍; [웅호, 너...] 찡그리는 청풍

수컷 여우; [네놈을 죽여서라도 역명천신단을 되찾고 말겠다.] 츄학! 벼락같이 날아들어 비수를 휘두르고

[!] 팟! 긴장하며 급히 피하고. 옷과 피부가 좀 갈라진다.

청풍; (위험...) 팟! 옆으로 뛰어 피하고.

청풍; (내공을 쓸 수 없는 상태라 반응이 늦었다.) 비틀거릴 때

웅호; [카아!] 슈학! 팟! 바닥을 찍으며 방향을 틀어 다시 청풍에게 날아들고. 아주 빠르다는 걸 보여주고

청풍; (이 여우 새끼...) 날아드는 비수를 스탭으로 피하고.

<정말 날 죽일 작정이다.> 무어라 악을 쓰며 비수를 휘두르는 수컷 여우의 모습. 날 듯이 튀어올라 공격한다.

청풍; (비수는 날카롭고 동작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다.) 팟! 팟! 이리저리 스탭을 밟아 피하고

청풍; (아차 실수하면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 슈캇! 찔러오는 수컷 여우의 비수를 피하려고 옆으로 움직이고. 순간

사악하게 웃는 여우

팟! 다른 손으로 비수를 던지는 수컷 여우의 손. 청풍이 피한 쪽의 손으로 던진다

청풍; [!] 피하는 자세로 놀라 눈 치뜨는 청풍.

콱! 청풍의 앞에서 비수를 받아 쥐는 수컷 여우의 손

청풍; (당했다!) 사력을 다해 목을 옆으로 돌리며 이를 악무는 청풍.

수컷 여우; [죽엇!] 쩍! 청풍의 목을 찔러오는 수컷 여우의 비수. 거리가 가까워 피할 수가 없다. 하지만

서걱! 사력을 다해 목을 돌린 덕분에 목의 중앙이 아니라 옆을 찔리며 살이 베어진다. 피가 뿜어지고.

수컷 여우; (얕았다!) 이를 악물며 눈 치 뜰 때

청풍; [크아!] 몸을 돌리던 기세로 수컷여우의 옆구리를 발로 돌려차는 청풍

펑! 수컷 여우의 작은 몸이 청풍의 돌려차기에 허리를 맞아 날아가고

쾅! 근처의 바위에 등부터 부딪히는 수컷여우. 머리도 세게 바위에 부딛힌다

청풍; [큭!] 비틀거리며 급히 손으로 목의 상처를 감싸고

퍼억! 머리가 바위에 부딪혔던 수컷 여우가 바닥에 나뒹굴고

청풍; (위험했다.) 주르르! 츄훅! 피가 뿜어지고 흐르는 목의 상처를 손으로 누르며 오만상 쓰는 청풍.

청풍; (조금만 더 깊게 찔렸어도 경독맥이 잘려서 죽을 뻔 했다.) 목을 손으로 누른 채 수컷 여우에게 다가가고

바위 아래 쓰러져 있는 수컷 여우. 입과 코로 피를 흘리고 있다

청풍; [빌어먹을 여우 새끼야. 적당히 좀 해라.] 수컷 여우를 내려다보며 노려보고

청풍; [아무렴 마태자라 불리던 내가 네놈에게 죽어줄 것같...] + [!] 말하다가 눈 부릅 뜨고

청풍; (맥박이 느껴지지 않는다!) 주머니를 품 속에 넣으면서 수컷 여우 옆에 한쪽 무릎을 꿇고. 이어

양손으로 조심스럽게 수컷 여우의 몸을 옆으로 돌려본다

쿵! 수컷 여우의 뒷통수가 깨져서 피가 줄줄 흘러나오고 있다

청풍; (이런...) 낭패

청풍; (바위에 부딪히면서 머리가 깨져버렸다.) 다시 수컷 여우를 바닥에 누이면서 난감하고

청풍; (죽일 생각까지는 없었는데...) 한숨. 바로 그 직후

빠각! 무슨 소리가 들려서 눈 부릅 뜨는 청풍.

쿵! 멀지 않은 곳에 암컷 여우가 서서 눈을 치뜬 채 벌벌 떨고 있다.

돌아보는 청풍과 바닥에 누워있는 수컷 여우의 시체 크로즈 업. 암컷 여우의 시점

청풍; (자호!) 일어나려 하고

암컷 여우; [당신... 당신 무슨 짓을...] 덜덜 떨며 이를 갈고. 눈에서 눈물이 흐르려 하고

청풍; [오해하지 마라.] 한숨 쉬며 일어나고

청풍; [내 고의가 아니었다. 웅호는 운이 나빠서 저리 된 것이다.] 암컷 여우에게 다가가지만

암컷 여우; [살... 살인자!] 이를 갈고 눈물을 흘리면서 뒷걸음질 치고

암컷 여우; [당신이 웅호를 죽였어! 내 눈으로 봤단 말이야.] 악을 쓰며 홱 돌아서고. 이어

암컷 여우; [주인님! 웅웅오빠! 진가가 웅호를 죽였어요.] 악을 쓰며 숲으로 달려가고

청풍; (안돼!) 팟! 달려가고

청풍; (다른 사람은 몰라도 독심귀의는 독룡곡 안에까지 날 쫓아올 수 있다.)

암컷 여우; [빨리... 빨리 와 봐요! 살인이 났어요.] 숲으로 달려가며 악을 쓰고

청풍; (그럼 역명천신단을 먹을 시간도 없어서 꼼짝없이 잡힐 수 밖에 없다.) 사력을 다해 달려가고. 이제 자호와의 거리가 멀지 않았다.

 

#164>

동굴 쪽으로 달려오는 웅웅. 한 손에는 도끼를 들었다

웅웅; (과수원쪽에서는 너구리들의 종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달려오고

웅웅; (등선곡이 제법 넓긴 하지만 이제 너구리들이 있을 곳은 이쪽뿐이다.) 동굴에서 멀지 않은 곳까지 달려오고. 그러다가

[!] 눈 부릅뜨는 웅웅

<주인님! 웅웅오빠! 진가가 웅호를 죽였어요.> 멀리서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물론 외침이 들려오는 건 독룡곡 쪽이고

웅웅; (자호의 목소리다!) 눈 부릅뜨며 독룡곡쪽을 홱 돌아본다. 달려오는 자세로. 이어

웅웅; [자호! 무슨 일이냐?] 외치면서 독룡곡과의 사이에 있는 숲으로 달려가고

<빨리... 빨리 와 봐요! 살인이 났어요.> 이어지는 숲속에서의 외침

웅웅; (틀림없다!) 이를 악물고

웅웅; (자호가 위험에 처했다.) + [조금만 더 버텨라 자호야!] 외치면서 숲으로 달려 들어가고

웅웅; [내가 간다!] 우워어어어! 울부짖으며 숲으로 돌진하고

 

#165>

[하악! 학!] 숲속으로 필사적으로 달아나는 암컷 여우. 하지만

콱! 뒤에서 뻗어온 커다란 손이 암컷 여우의 팔을 잡아채고

암컷 여우; [악!] 비명 지르며 휘청하고

청풍; [진정하고 내 말 좀 들어라!] 팔에 이어 몸이 자신 쪽으로 돌아온 암컷 여우의 어깨를 잡는 청풍. 급정거하면서

청풍; [웅호가 죽은 건 사고였다. 그럴 생각이 아니었단 말이다.] 팔과 어깨를 잡고 내려다보며 말하고. 숨을 헐떡이고.

암컷 여우; [놔! 이거 놔 이 더러운 살인자야!] 몸부림치며 청풍의 손에서 빠져나가려 하고. 잡히지 않은 손으로 밀고 발로 차고.

청풍; [웅호가 무기까지 써가며 덤비는 바람에 나도 모르게 힘을...] 말하다가 눈 부릅. [우워어어어...] 숲 안쪽에서 울부짖는 소리가 들리고

청풍; (수컷 곰!) 돌아보고

암컷 여우; [웅웅오빠! 여기예요!] 악을 쓰고. 청풍은 흠칫 돌아보고

암컷 여우; [여기 살인자가...] 텁! 외치던 암컷 여우의 입을 커다란 손이 막아버리고.

청풍; (수컷 곰은 지금 내 몸 상태로 싸워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한손으로 암컷 여우의 허리를 끌어안고 다른 손으로 암컷 여우의 입을 틀어막은 채 달려간다. 독룡곡 쪽에서

암컷 여우; <놔! 놓으란 말이야!> 청풍의 허리춤에 몸이 끼어서 발버둥 치지만 빠져나가지는 못하고

청풍; (독룡곡 안으로 가능한 깊이 숨어야만 한다. 수컷 곰과 독심귀의가 따라오지 못하게...) 숲 밖으로 달려 나가고

[!] 청풍에게 안겨 끌려가다가 눈 부릅뜨는 암컷 여우. 바닥을 본다

바닥에 죽어있는 수컷 여우의 모습이 스쳐지나가고

암컷 여우; (미안해! 미안해 웅호!) 눈물 뿌리며 시체를 지나친다. 물론 청풍의 허리에 끼인 채로

<난 네 원수를 갚아주지 못할 것같애!> 암컷 여우를 허리에 끼고 독룡곡 쪽으로 달려가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암컷 여우의 생각 나레이션

곧 독룡곡의 연기 속으로 사라지는 청풍과 암컷 여우의 모습. 직후

 

숲에서 뛰쳐나오는 수컷 곰.

수컷 곰; [자호야! 어디 있느냐?] 외치며 독룡곡 쪽으로 달려오고. 그러다가

[!] 눈 부릅뜨는 수컷 곰

[웅호야!] 수컷 곰의 비명 배경으로 수컷 여우의 시체 크로즈 업

수컷 곰; [안... 안돼!] 사색이 되어 달려오고

수컷 곰; [웅호야!] 털썩! 수컷 여우 시체 옆에 무릎을 꿇고. 도끼를 내려놓으면서

수컷 곰; [제발... 제발...] 덜덜 떨리는 손으로 수컷 여우의 시체를 만지지만

수컷 곰; (죽었다!) 눈 부릅

수컷 곰; (후두부가 깨져서 즉사했다.) + [우워어어어!] 수컷 여우의 시체를 끌어안고 비통하게 울부짖는 수컷 곰

 

#166>

돌들이 타면서 연기가 나는 황량한 계곡. 독룡곡 내부다

그곳을 비틀거리며 달려오는 청풍. 허리춤에 낀 암컷 여우는 축 늘어져 있다. 기절했고. 청풍은 손으로 입을 막고 있다

콜록! 콜록! 기침하는 청풍

청풍; (독 연기를 마신 목구멍이 타들어가는 것같다.) 비틀거리며 달려 들어가고

청풍; (하지만 참아야만 한다. 독심귀의와 웅웅에게 따라잡히지 않으려면 가능한 독룡곡 깊은 곳으로 들어가야만 한다.) 생각할 때

우우워어어! 수컷 곰의 울부짖는 소리가 들리고

청풍; (수컷 곰이 수컷 여우의 시체를 발견했구나.) 뒤돌아보며 달려가고

청풍; (내 짓이라는 걸 모르길 바랄 뿐이다. 알았다 해도 바로 추격해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고...) 휘이이! 짙은 연기 속으로 사라진다

 

#167>

[!] [!] 숲속에서 놀라는 암컷 너구리와 수컷 너구리. 둘이 있는 곳은 숲의 막다른 곳이다. 암컷 너구리가 바위틈의 좁은 틈새에 무릎을 두 손으로 안고 앉아있고 좀 떨어진 곳에 수컷 너구리가 서성이다가 돌아보는 모습이다.

[우워어어어!] 수컷 곰의 울부짖음이 들려오고

암컷 너구리; [이... 이건...] 눈 치뜨고

수컷 너구리; [웅웅... 웅웅이 형의 울음소리야.] 겁에 질려 돌아보고

수컷 너구리; [무슨 일이 생긴 것같애.] [자리 넌 여기에 숨어있어! 가보고 올 테니...] 달려간다

암컷 너구리; [조... 조심해!] 자기도 모르게 외치고

수컷 너구리; [고마워!] 외치며 달려가고. 입이 귀에 걸리고

수컷 너구리; (자리가 나보고 조심하라는 말을 해줬어!) 헤벌쭉

수컷 너구리; (역시 자리도 내심 날 좋아하고 있었던 게 분명해.) 신이 나서 달려가고

암컷 너구리; (불... 불안해!) 겁에 질리고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애.> 겁에 질려 떠는 바위 틈새에 숨어있는 암컷 너구리

 

#168>

[!] 건물들 앞에 서있다가 독룡곡 쪽을 돌아보며 놀라는 암컷 곰.

[우워어어!] 독룡곡 쪽에서 수컷 곰의 울부짖음이 들리고

암컷 곰; [여... 여보!] 겁에 질리고

 

#169>

[!] [!] [!] 놀라 반사적으로 돌아보는 주취광생, 독심귀의, 조진진. 조진진을 사이에 두고 주취광생과 독심귀의가 나란히 서있다. 야차선녀는 술법을 펼치느라 정신 집중하고 있어서 듣지 못하고

[우워어어어!] 멀리서 수컷 곰의 울부짖음이 들리고

독심귀의; [웅웅이오!] 독룡곡 쪽을 보며 눈 부릅 뜨고

독심귀의; [비통함과 분노가 섞인 포효를 하는 걸 보면 무슨 일이 생긴 것같소.]

주취광생; (기회...) 슥! 조진진의 몸을 방패 삼아 움직여 야차선녀의 뒤로 다가가고

독심귀의; [독룡곡 쪽인데... 아무래도 노부가 가봐야할 것같소.] 걸음 옮기고

독심귀의; [여기는 폐하께서...] + [!] 주취광생을 돌아보다가 눈 부릅뜨고

야차선녀에게 다가가는 주취광생의 손에 비수가 들려있다

독심귀의; [폐하! 무슨 짓을...] 다급히 외치고. 조진진도 깜짝 놀라 돌아볼 때

푹! 그대로 야차선녀의 등에 비수를 쑤셔넣는 주취광생. + 야차선녀; [!] 등이 찔리며 고개 뒤로 젖히며 입 딱 벌리는 야차선녀. 비명은 지르지 않는다

주취광생; [날 탓하지 마시오 선녀! 당신이 자초한 일이니...] 비수를 야차선녀의 등에 깊이 찔러넣은 채 사악하게 속삭이고. 야차선녀는 눈을 까뒤집고 있고.

조진진; [악!] 자기도 모르게 비명 지르고

독심귀의; [안돼!] 화악! 시커멓게 변한 손으로 주취광생을 움켜쥐려는 자세로 날아들고

주취광생; [이크!] 팟! 야차선녀의 등에서 비수를 뽑으며 뒤로 옆으로 휙 날아가고. 비수가 뽑히는 야차선녀의 등에서 피분수가 뿜어지고

[선녀!] 독심귀의의 비명 배경으로 야차선녀가 등에서 피를 뿜으며 뒤로 쓰러진다.

스륵! 그와 함께 들고 있던 지팡이를 놓치는 야차선녀.

츠으! 빛이 나던 지팡이 끝에서 빛이 사라진다.

따당! 바닥에 나뒹구는 지팡이

 

#170>

금제 내부의 안개 속.

[!] [!] 놀라는 귀희와 위진천 일행

화악! 끄아아아! 주변을 맴돌던 귀신들이 비명 지르며 소멸되고.

쩌엉! 조천경에서 뿜어지는 빛이 아주 강해져서 허공으로 치솟고. 반구형의 빛의 막이 한없이 크게 증폭된다. 그러자

화악! 푸스스! 안개와 안개 속을 배회하던 그림자들이 단번에 소멸되어 버린다. 마치 원자폭탄이 터진 것처럼. 그에 따라 주변의 상황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크고 작은 돌기둥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악... 악귀들과 귀물들이 소멸된다.] [살았다!] 살아남은 십여명의 복면인들과 신행태보와 고당주가 환호하고

위진천; [귀희! 이건 혹시...] 흥분해서 묻고

귀희; [끊임없이 절혼단백금법을 복구하던 강력한 영력이 소멸되어버렸어요.] 슥! 안도하며 조천경을 내리고

귀희; [드디어 주취광생이 제 몫을 해낸 것같네요.] 배시시 웃고

 

#171>

독룡곡 앞, 수컷 곰이 수컷 여우 시체 앞에 무릎을 꿇은 채 울고 있다.

수컷 곰; [웅호! 조금만... 조금만 더 기다려라.] 콱! 울면서 도끼를 움켜잡고

수컷 곰; [널 죽인 범인을 반드시 내 손으로 토막을 쳐버릴 테니...] 이를 갈면서 일어난다

수컷 곰; (놈은 독룡곡 안으로 달아났다.) 크르르! 청풍이 간 쪽을 보며 이를 드러내고.

<발자국과...> 바닥에 찍힌 희미한 발자국을 배경으로 수컷 곰의 생각

수컷곰; (익숙한 자호의 냄새가 이쪽으로 이어지고 있는 게 그 증거다.) 독룡곡 쪽으로 걸어가고

수컷 곰; (범인이 누군지 모르지만 아직 독룡곡 깊은 곳으로 도망가지는 못했을 것이다.)

수컷 곰; (독룡곡의 독기를 마셔서 죽는 한이 있더라도 범인을 반드시 내 손으로 잡고 말 것이다!) 탁! 탁! 독룡곡 안쪽으로 돌진하고. 헌데 바로 그때

<선녀!> 멀리서 울부짖는 소리가 들린다. 바로 독심귀의가 지른 비명이고.

수컷 곰; [귀의님!] 팟! 급정거하며 돌아보고

<주기각(朱祁珏)! 당신이 감히...> 이어지는 울부짖음

수컷 곰; (선녀님의 신상에 변고가 생겼다.) 팟! 다시 숲쪽으로 돌진하고

수컷 곰; (미안하다 웅호!) 수컷 여우 곁을 달려 지나가며

<내게는 네 원수를 갚는 것보다 선녀님의 안위가 더 중요하구나!> 이를 갈며 숲쪽으로 달려가는 수컷 곰의 모습 배경으로 수컷 곰의 생각 나레이션

 

#172>

[선배님! 정신 차리세요 선배님!] 등선곡 입구. 주취광생과 독심귀의가 대치하고 있고. 조진진이 야차선녀를 끌어안고 울부짖고 있다. 야차선녀는 눈을 감고 있는데. 등선곡 입구를 덮고 있던 안개는 급격히 소멸되는 중이다.

독심귀의; [선녀님의 상태가 어떠냐?] 주취광생과 대치한 채 고개 조금 돌려 조진진에게 외치고. 그러자

조진진; [맥이... 맥이 거의 느껴지지 않아요.] 야차선녀의 목 옆을 손가락으로 만져 맥을 짚어보며 울고. 그러다가

[!] 눈 부릅 놀라는 조진진

스스스! 노파였던 야차선녀의 모습이 급격히 젊어지기 시작한다

조진진; (이게 무슨... 갑자기 젊어지고 있어!) 놀랄 때

쿵! 완전히 젊은 여자가 되는 야차선녀. <아랑힐월>에 나온 신녀문의 후계자 우유라 캐릭터가 됨. 이하 야차선녀가 아니고 우유라로 표기

독심귀의; (치명상을 입고 정신을 잃자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다.) + [주기각!] 곁눈질로 야차선녀를 보며 주취광생에게 고함 지르고

독심귀의; [대체 무슨 억하심정으로 선녀에게 독수를 쓴 것이냐?] 이를 갈며 노려보고

주취광생; [주기각?] 살벌한 표정

주취광생; [천한 놈이 감히 짐의 이름을 입에 올려?] 쿠오오! 온몸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이 치솟고. 그 직후

[피휘(避諱;임금의 이름 글자를 쓰지 않음)를 해도 시원찮을 마당에 존엄한 이름을 입에 올리다니...] 누군가의 말이 들려 동시에 돌아보는 주취광생, 독심귀의, 조진진

위진천; [방금 전의 그 죄만으로도 당신은 이미 죽은 목숨이야 독심귀의!] 쿵! 안개가 사라지는 진법 안에서 나오는 위진천. 위진천의 뒤로 귀희와 신행태보, 고당주, 복면인들이 나온다

독심귀의; [네놈들은...] 분노하면서도 물러서 자기 몸으로 야차선녀와 조진진을 가린다. 그러자

위진천; [혈교의 소교주... 장차 무림천하의 주인이 되실 존귀한 몸이 바로 나다 늙은이!] 음산하게 웃고

[!] [!] 눈 부릅뜨며 절망하는 독심귀의와 조진진의 얼굴 크로즈 업

 

#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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