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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등선곡의 입구. 여전히 밤

휘익! 휙! 그곳으로 날아 내리는 귀희와 위진천 일행. 신행태보와 고당주, 이십여명의 복면인들이다. 귀희는 손에 구리거울, 즉 조천경을 들고 있고

스으! 스으! 등선곡 입구인 절벽 사이의 통로는 여전히 안개에 덮여있고. 그 안개 속에 크고 작은 기둥들이 서있는 것이 모호하게 보인다.

귀희; [유라언니!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슥! 조천경을 들어 매끈한 면이 앞쪽을 겨누게 하며 사악하게 웃고

귀희; [곧 감격스러운 자매상봉이 이루어질 테니...] 거울로 앞을 겨누고 왼손은 얼굴 앞에 세워 주문을 외울 자세를 취하고. 이어

눈을 반쯤 세운 채 무언가 주문을 외우는 귀희

지잉! 귀희가 들고 있는 조천경이 진동하면서 빛을 뿜어내려 하고

위진천을 포함해서 모두 긴장해서 볼 때

더 강하게 주문을 외우는 귀희. 직후

쩌엉! 조천경에서 강한 빛이 확 뿜어져 앞쪽의 안개의 장막을 비추고. 그러자

화악! 조천경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에 닿자 등선곡 입구를 뒤덮고 있던 안개의 장막이 그대로 증발해버리면서

쿵! 드러나는 등선곡 입구의 모습. 크고 작은 돌기둥이 불규칙하게 서있다

<안... 안개의 장막이 사라졌다!> <등선곡의 금제가 풀렸다!> 좋아하고 놀라는 위진천과 대동한 졸개들

 

#151>

등선곡 끝의 동굴. 절벽 중간에 설치 된 굴뚝에서 연기는 나오지 않는다. 입구를 수컷 곰이 지키고 있다. 커다란 전투용 도끼를 지팡이처럼 짚은 채

동굴 내부. 지하광장. 화덕에는 불이 꺼져 있고. 향로를 독심귀의와 야차선녀, 주취광생이 서서 보고 있다. 야차선녀는 지팡이를 짚고 있고. 독심귀의는 손을 앞으로 내밀어 향로의 온도를 측정하고 있다. 향로에는 뚜껑이 덮여있다. 뚜껑이 덮인 틈으로 약 냄새가 흘러나오고 있고. 두 사람과 좀 떨어진 곳에는 수컷 여우가 서서 눈치를 살피고 있고

손바닥을 펼친 손을 앞으로 내밀고 있는 독심귀의의 모습

독심귀의; [단로의 온도가 많이 내려갔군.]

독심귀의; [일각만 더 기다렸다가 뚜껑을 열도록 합시다.] 말하는데

쩡! 갑자기 벼락에 맞는 모습이 되는 야차선녀.

[선녀!] [무슨 일이오?] 놀라 돌아보는 독심귀의와 주취광생. 수컷 여우도 흠칫! 하며 보고

야차선녀; [이런...] 팟! 입구 쪽으로 날아가고

주취광생; [선녀! 일이 벌어진 거요?] 팟! 역시 따라서 날아가고

야차선녀; [절혼단백금법이 소멸되는 게 감지되었어요!] 동굴로 날아 들어가며 외치고

[조천경!] 동시에 외치는 주취광생과 독심귀의

주취광생; [혈교놈들이 조천경의 사용법을 예상보다 빨리 알아냈군.] 휘익! 야차선녀을 따라서 동굴로 날아들어가고

독심귀의; [웅호! 단로를 잘 지켜봐라.] 외치며 역시 주취광생을 따라간다.

수컷 여우; [명심하겠습니다 주인님!] 포권하고

동굴로 날아나가는 세 사람

수컷 여우; (천재일우!) 사악하게 웃고

수컷 여우; (역명천신단을 손에 넣을 기회가 내게 찾아왔다.) 흥분하며 화로를 보다가

수컷 여우; (하지만 단로를 열어서 역명천신단을 손에 넣기 전에 처리해야할 멍청이가 있지.) 동굴로 가고

 

#152>

동굴 입구. 수컷 곰이 도끼를 든 채 멀리를 보고 있다. 걱정하는 표정

수컷 여우; [심각한 상황인 것 같지?] 동굴에서 나오며 말하는 수컷 여우. 뒤를 돌아보는 수컷 곰

수컷 곰; [우리 등선곡을 지키던 금제가 소멸되고 있다.] 도끼로 앞을 가리키고. 수컷 곰 옆에 서며 함께 앞을 보는 수컷 여우

멀리 등선곡 입구 쪽으로 날아가는 야차선녀등 세 사람의 뒷모습이 보이는데

스스스! 등선곡 입구를 메우고 있던 안개가 소멸되면서 그 안쪽에 있던 기둥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수컷 여우; [무산 신녀문의 보물인 조천경의 힘이 발동한 것같군.] 걱정하는 표정으로

수컷 곰; [선녀님이 달려가셨으니까 큰 문제는 없겠지만...]

수컷 곰; [역명천신단이 완성되기 직전에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느낌이 좋질 않다.]

수컷 여우; [호사다마라는 말도 있잖아.]

수컷 여우; [여긴 내게 맡기고 여자들에게 가봐.] 말하자 흠칫! 하며 수컷 여우를 돌아보는 수컷 곰

수컷 여우; [혹시 모르니까 누군가 여자들을 지켜줘야 하잖겠어?]

수컷 곰; [경고도 할 겸 가봐야겠군.] 끄덕이며 걸음 옮기고

수컷 여우; [여기는 걱정 말고 여자들이나 잘 지켜줘.]

수컷 곰; [수고해라.] 도끼 들어 보이며 건물들 쪽으로 달려간다

수컷 여우; (됐어!) 주먹 불끈! 사악하게 웃고

수컷 여우; (마지막 훼방꾼이 사라졌으니 마음 편하게 내 볼일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사악하게 웃으며 동굴 안으로 들어가고

 

#153>

깎아지른 절벽이 마주 보고 서있는 사이의 계곡. 크고 작은 기둥들이 여기저기 서있고. 아직 안개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는데

그 기둥들 사이를 조심스럽게 전진하는 위진천 일행. 귀희가 조천경으로 앞을 비추며 앞장 서고 그 뒤를 위진천과 신행태보와 고당주, 이십여명의 복면인들이 따라온다. 모두 초긴장한 모습이고

기둥들이 흐늘거린다. 마치 아지랑이가 낀 것처럼. 하지만

쩡! 조천경에서 빛이 뿜어지자

스스스! 흐늘거리던 기둥들이 다시 뚜렷해지고

위진천; [진법인가?] 긴장

귀희; [절혼담백금법 뿐 아니라 기문둔갑도 설치해놨군요.] 앞장서서 걸어가고

귀희; [상당히 강력한 진법이지만...] 스스스! 다시 기둥들이 흐늘거리고

귀희; [그래봤자 조천경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죠.] 쩡! 다시 조천경이 빛을 발하는데 처음보다 더 강렬하다. 그러자

화악! 앞쪽의 모든 안개와 아지랑이가 일거에 소멸된다. 기둥들만 나타나고

위진천; [과연 조천경의 힘은 대단하구만.] 감탄. 신행태보등도 안도하고.

귀희; [방금 전의 일격으로 기문둔갑도 완전히 소멸되었을 거예요.] 슥! 쳐들었던 조청경을 내리고

귀희; [등선곡까지는 이제 지척이니 준비를 하세요.] [세한삼우란 인간들의 무공은 얕볼 수준이 아니니까요.]

위진천; [물론 얕보진 않아.] [그래서 이렇게 준비를 해왔고!] 슥! 소매 속에서 길쭉한 원통을 꺼낸다. 금속제인데 앞쪽에 구멍이 여러 개 뚫려있다. 마치 후추통 같은 모습이고

슥! 슥! 신행태보들도 일제히 금속통을 하나씩 꺼낸다

위진천; [멸신침통(滅神針筒)!] [독성부에서 제공한 이것만 있으면 칠지무제 진무량이라도 죽일 수 있다.]

위진천; [하물며 세한삼우따위야...] + [!] 말하다가 눈 부릅

화악! 주변으로 갑자기 안개가 밀려든다. 깜짝 놀라는 위진천과 귀희와 신행태보 일행

위진천; [이... 이 안개 혹시...] 경악과 공포

안개 속에서 괴물들의 형상이 어른거리고

귀희; [절혼단백금법이 복구되고 있어요!] [모두 내 주변으로 모여라!] 쩡! 조천경으로 빛을 뿜어내며 외치고

[헉!] [이런...] 다급히 귀희의 주변으로 모이는 위진천 일행. 하지만

화악! 안개 속에서 거대한 손과 촉수들이 나타나 복면인들중 귀희와 가장 먼 곳에 있던 자들을 휘감는다

[헉!] [안돼!] 거대한 손과 촉수에 잡혀 안개 속으로 끌려들어가며 비명 지르는 복면인들

귀희; [조천신광!] 쩡! 다급히 외치며 높이 쳐드는 구리거울에서 강렬한 빛이 일어나고

 

#154>

등선곡 내부에서 입구를 본 모습. 쩡! 좁은 통로 안쪽 안개 속에서 빛의 기둥이 치솟는다. 높은 절벽이 마주 보고 서있는 입구쪽에는 야차선녀, 주취광생, 독심귀의가 서있는 게 작게 보인다. 그중 야차선녀는 지팡이를 쳐든 채 주문을 외우고 있다

건물들 앞에 서서 보고 있는 청풍과 수컷 곰. 암컷 곰을 비롯한 다른 암컷들은 보이지 않는다. 청풍이 들어갔던 건물의 문은 열려 있다. 하지만 중앙의 야차선녀의 거처 방문은 닫혀있고

청풍의 시점. 절벽 사이 계곡 중간쯤에서 밝은 빛의 기둥이 안개를 뚫고 나와 하늘로 치솟는 게 보이고.

청풍; (조천신광!) 눈 번뜩

청풍; (혈교의 인간들이 예상보다 빨리 조천경이 사용법을 알아냈구나.)

<하지만 혈교의 무리들은 쉽사리 등선곡으로 돌입하진 못할 것이다.> 계곡 입구의 모습. 지팡이를 쳐든 야차선녀가 왼손은 얼굴 앞에 세운 채 주문을 외우고 있다. 징! 지잉! 야차선녀가 쳐든 지팡이 윗 부분이 빛을 발하고 있고

<조천경의 힘에 의해 소멸되던 절혼단백금법을 야차선녀가 복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쿠오오! 계곡을 메운 안개가 짙어진다. 긴장해서 보는 주취광생과 독심귀의

청풍; (어쨌거나 역명천신단이 만들어지기 직전에 혈교가 등선곡으로 돌입해온 덕분에 내게도 기회가 생겼다.) 눈 번뜩이고

청풍; (혼란을 틈타 역명천신단을 한 알 챙겨서 독룡곡 쪽으로 빠져나가자.)

청풍; (독룡곡을 뒤덮고 있는 독기가 지독하다고 해도 역명천신단을 복용하면 살 수 있을 테니...) 생각할 때

덜컹! 야차선녀의 거처인 중앙 건물의 문이 열리고. 돌아보는 청풍과 수컷 곰

조진진; [무슨 일인가요?] 초췌한 얼굴인 채 문을 열고 나오고

청풍; [좋지 않은 일이 벌어지긴 했지만 곧 수습 될 것입니다. 소저는 안에 들어가셔서 쉬도록 하십시오.] 말하지만

[!] 문 열고 나오다가 눈 치뜨며 등선곡 입구쪽을 보는 조진진

쩡! 여전히 등선곡 입구 안쪽에서는 빛이 허공으로 충천하고 있고

조진진; [조천경...] 그걸 보며 이를 악물고

청풍; (이런...) 혀를 차며 한숨

조진진; [혈교... 혈교의 마귀들이 쳐들어왔군요.] 이를 갈고. 눈에 핏발이 선자

청풍; [그렇습니다.] [하지만 야차선녀께서 저지하고 계시니 곧 절혼단백금법에 의해 일망타진 될 것입니다.]

조진진; [가봐야겠어요.] 비틀거리며 등선곡 입구를 향해 내려가고

청풍; [소저!] 말리려 하고. 수컷 곰도 흠칫! 할 때

조진진; [제 눈으로... 제 눈으로 직접 원수들의 최후를 확인해야만 해요.] 이를 갈며 내려가고

청풍; [이거 참...]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말리지는 않고. 그때

건물 모퉁이에서 뒤를 돌아보며 나오는 암컷 곰

수컷 곰; [찾아 봤는가 임자?] 돌아보고

암컷 곰; [이상하군요. 이 아이들이 전부 어딜 갔지?] 뒤를 돌아보며 갸웃

청풍; [다른 분들은 집에 안 계셨습니까?] 수컷 곰에게 묻고

수컷 곰; [웅호는 단로를 지키고 있지만...] [자리와 웅리, 자호가 집에 없었소.] 고개 젓고

청풍; (수컷 여우 혼자 단로를 지키고 있는 중이로군.) 눈 번득

암컷 곰; [세 아이 모두 금제를 통과할 줄 모르니 등선곡 내에 있긴 하겠지만 걱정이 되는군요.] [흉악한 자들이 쳐들어온 상황이다 보니...] 걱정하고

수컷 곰; [과수원쪽을 한 번 둘러보고 오리다.] 과수원쪽으로 가고. 과수원은 약이 만들어지는 동굴 반대쪽이다

암컷 곰; [조심하세요.]

손 들어 보이며 과수원 쪽으로 가는 수컷 곰

청풍; (기회다.) + [저는 저쪽을 둘러보고 오겠습니다.] 동굴이 있는 쪽으로 돌아서며 암컷 곰에게 말하고

암컷 곰; [혹시 말썽꾸러기들을 보시면 빨리 집으로 오라고 말씀해주세요.]

청풍; [예...] 대답하며 좀 더 빨리 걸어간다

암컷 곰; [방금 전까지 주변에 있던 것들이 갑자기 약속이나 한 듯이 사라지고...] 두 손으로 앞치마에 닦으며 초조한 표정으로 한숨

암컷 곰; [아무쪼록 오늘 밤이 별 일 없이 지나가야만 할 텐데...] 걱정하며 청풍의 뒷모습을 보고

 

#155>

등선곡 입구. 야차선녀가 정신을 집중하여 주문을 외우고 있고. 주취광생과 독심귀의가 긴장해서 보고 있다.

지지징! 야차선녀의 지팡이 끝이 빛을 발하고

쿠오오오! 절벽 사이의 안개들이 소용돌이치면서 짙어진다. 안개 속에 서있는 기둥들이 흐릿해서 겨우 보이는 수준이고

주취광생; (과연 신녀문의 문주가 될 뻔했던 계집다운 실력이다.)

<조천경의 힘이 무산시키는 것보다 더 빨리 절혼단백금법을 복구하고 있다.> 심각한 표정으로 주문 외우고 있는 야차선녀의 모습 배경으로 주취광생의 생각 나레이션

주취광생; (시간이 갈수록 위진천 일행이 변을 당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더 늦기 전에 손을 써야겠다.) 꾸욱! 주먹이 힘이 들어가고. 그러다가

[!] 뭔가 느끼고 돌아보는 주취광생. 독심귀의도 돌아보고

건물이 있는 언덕쪽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조진진의 모습

독심귀의; [저 년이 자지 않고...] 찡그리고

주취광생; [제 원수들이 쳐들어온 걸 알고 잠을 못 이뤘을 거요.]

조진진; [조진진이 두 분 은인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는 게 늦었사옵니다.] 다가와서 공손히 손 모으며 인사하고

독심귀의; [인사는 됐고...] 뚱하게

독심귀의; [여기 있으면 어떤 돌발상황이 벌어질지 몰라 위험하다. 집으로 돌아가서 문 닫고 있어라.]

조진진; [부탁드리겠어요.] 포권하며 간절한 표정으로

조진진; [원수들이 죽어가며 지르는 비명이라도 들을 수 있게 해주세요.]

독심귀의; [어허...] 눈 부라리지만 + 주취광생; [뭐 괜잖지 않겠소?] 끼어들고

독심귀의; [폐하...] 난감

주취광생; [선녀의 솜씨라면 단혼절백금법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을 거요.] 술법을 펼치고 있는 야차선녀를 보고

주취광생; [그다지 위험한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테니 저 계집의 소원을 들어주도록 합시다.] 다시 조진진을 힐끔 보며

독심귀의; [폐하께서 그리 말씀하시니 늙은이는 할 말이 없구려.] 한숨. 이어

독심귀의; [여기 있어도 좋다.] 조진진에게 퉁명

독심귀의; [대신 선녀가 술법을 펼치는 걸 방해할 수 있는 어떤 짓도 해선 안된다.] 다시 안개쪽을 보며

조진진; [명심하겠어요.] 안도하며 고개 숙이고

독심귀의; [조천경 때문에 혈겁을 당한 피해자이니 뭐라 할 수도 없고...] 혀를 차며 등선곡 입구쪽을 보고

입술 깨무는 조진진

주취광생; (이 계집이 도움이 되겠군.) 곁눈질로 그런 조진진을 보고

주취광생; (귀의의 신경이 이 계집에게도 분산되어 내가 하려는 일을 방해할 가능성이 낮아질 테니...) 꾸욱! 손을 쥐는데. 거꾸로 잡은 비수가 소매 속에 숨겨져 있다

 

#156>

동굴에서 좀 떨어진 숲. 물론 여전히 등선곡 내부이고. 그곳에서 암컷 너구리와 수컷 너구리가 다투고 있다.

암컷 너구리; [간섭 하지마! 내가 누굴 좋아하든 웅리 네가 무슨 상관이야?] 악을 쓰고

수컷 너구리; [어떻게 상관을 안해?] [자리 네가 상처 입을 게 뻔히 보이는데...] 울상 지으며 항변하고

수컷 너구리; [진충이라는 자는 인간이야.] [그리고 우린 아무리 인간처럼 말하고 행동할 수 있어도 너구리 일 뿐이고!]

수컷 너구리; [네가 인간인 진충에게 호감을 가져봐야 어떤 결말이 날지 눈에 선해.] [이런데 내가 어떻게 보고만 있을 수 있어?]

암컷 너구리; [네가 뭔데?] 눈 치뜨며

수컷 너구리; [뭐?] 당황

암컷 너구리; [네가 나한테 뭔데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거냐고.] 삿대질

수컷 너구리; [자... 자리 너...] 기가 막히고

암컷 너구리; [우린 그냥 우연히 주취광생님의 눈에 뜨여 등선곡에 함께 들어왔을 뿐이야.] [핏줄도 아니고 내가 너와 짝이 될 이유도 없는 사이야.] 악을 쓰며 대들고

수컷 너구리; [무슨 소릴 그렇게...] 억울

암컷 너구리; [넌 나한테 아무것도 아니야. 그러니까 내 인생에 간섭하지 말란 말이야.] 홱 돌아서고

암컷 너구리; [주제 넘는 그 오지랖, 지겨워 죽겠어!] 악을 쓰며 달려간다. 동굴이나 건물 쪽이 아니라 숲 안쪽이다.

수컷 너구리; [자리야!] 울상 지으며 따라가고

수컷 너구리; [화가 나더라도 내 말 좀 더 들어봐!] 달려가고

암컷 너구리; [따라 오지마! 네 짜증나는 상판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아.] 숲 속으로 사라지며 악을 쓰고

수컷 너구리; [제발 그런 소리 하지마! 너 아니면 내가 어디 가서 짝을 구하냐고!] 애원하며 따라가고. 헌데

 

암컷 여우; [보고 있는 내가 다 답답하네.] 근처 바위에 걸터앉아 지금까지 상황을 보고 있었다. 두 발을 까닥거리면서

암컷 여우; [자리 년은 진공자에게 푹 빠져 있는 상태라 누가 무슨 말을 해도 귀에 들어오지 않을 거야.]

암컷 여우; [제풀에 지쳐서 나자빠지기를 기다리는 게 유일한 해결책인데...] [자리를 자기 짝이라고 생각해온 웅리로서는 애가 타서 그럴 수가 없겠지.] 숲속으로 사라지는 웅리의 뒷모습을 보면서

암컷 여우; [웅리가 자리를 설득하려고 해봐야 상황은 더 나빠질 뿐이야.]

앙컷 여우; [그렇다고 엉덩이에 불이 붙은 심정인 웅리에게 그러지 말라고 충고해봐야 들어먹지 않을 테고...]

암컷 여우; [뭐 시간이 해결해주겠지.] 일어나고

암컷 여우;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고 했어.] [진공자가 등선곡을 떠나면 자리 년도 열병에서 깨어나게 될 거야.] 엉덩이와 꼬리를 털고

암컷 여우; [혹시 웅리가 폭력을 쓰지나 않을까 해서 따라왔지만 쓸 데 없는 걱정이었다.] 긴 꼬리를 앞으로 끌어와서 조심스럽게 털고

암컷 여우; [하긴 웅리의 주변머리에 감히 자리에게 손찌검을 하는 건 꿈에도 생각 못하고 있겠지.] 돌아선다

암컷 여우; [밤도 깊었으니 그만 돌아가서 자야겠다.] 하품하며 숲을 나서고. 그러다가

[!] 뭔가 발견하고 눈 치뜨는 암컷 여우

백여 미터 떨어진 곳. 집쪽에서 동굴 쪽으로 달려가는 청풍의 모습이 보인다

암컷 여우; (진공자?) 몸을 나무 뒤로 좀 숨기고

암컷 여우; (이 늦은 시간에 무슨 일로 연단동(煉丹洞)으로 가고 있는 걸까?) 나무 뒤에 숨어서 청풍을 보고. 물론 청풍은 암컷 여우를 보지 못한다. 거리도 상당히 떨어져 있고

언덕 너머로 사라지는 청풍

암컷 여우; (느낌이 좋지 않아.)

암컷 여우; (거리를 두고 몰래 따라가 보자.) 소리없이 달려간다

 

#157>

동굴로 달려가는 청풍. 동굴이 멀지 않았다.

<웅호는 단로를 지키고 있지만... 자리와 웅리, 자호가 집에 없었소.> 고개 저으며 말하던 수컷 곰을 떠올리는 청풍.

청풍; (수컷 여우 혼자 단로를 지키고 있다면 내게는 더 할 나위 없는 좋은 상황이다.) 눈 번뜩이고

청풍; (비록 수컷 여우가 세한삼우에게 무공을 좀 익힌 것같지만 대수로울 정도는 아니다.) 동굴이 이제 멀지 않았다

청풍; (불의의 기습을 하면 충분히 제압할 수 있을 것이다.) 동굴 입구로 달려가고.

청풍; (그놈에게는 미안하지만 좀 험하게 손을 써서 제압을...) + [!] 생각하다가 갑자기 눈 부릅뜨고

팟! 급히 근처의 바위 뒤로 몸을 굴리듯 숨기는 청풍.

 

[!] 언덕 아래에서 달려오던 암컷 여우도 흠칫

청풍이 몸을 던져 바위 뒤로 숨는 게 보이고.

암컷 여우; (저 자가 갑자기 왜 저러지?) 슥! 역시 근처 바위 뒤로 숨고

 

한 무릎을 꿇은 채 바위 뒤에서 고개를 내밀어 앞을 보는 청풍. 동굴 입구에서 멀지 않은 곳이다.

동굴에서 달려 나오는 수컷 여우. 한손은 조끼 속에 넣고 달려 나온다. 조끼 속에 무언가 들어있는 듯 불룩하다. 품속에 역명천신단을 숨기고 있지만 청풍은 아직 알아차리지 못하고

주변 살피며 달려가는 수컷 여우. 얼굴이 흥분으로 물들었고. 달려가는 방향은 연기가 치솟고 있는 독룡곡 쪽이다. 암컷 여우는 수컷 여우를 보지 못한다. 거리와 위치 때문에

청풍; (저 놈이 왜 단로를 지키지 않고...) 일어나고

그 사이에 독룡곡이 있는 쪽의 숲으로 달려가는 수컷 여우의 뒷모습

청풍; (저 쪽은 독심귀의도 접근하길 꺼려한다는 독룡곡인데...) 수컷 여우가 달려가는 앞쪽 멀리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고

청풍; (무슨 생각으로 독룡곡쪽으로 달려가는 것일까?) 생각하며 동굴 입구로 달려간다.

 

숨어 있다가 고개를 내미는 암컷 여우

이미 청풍은 언덕을 너머 동굴 입구로 달려간 상태. 암컷 여우의 위치에서는 안보인다

암컷 여우; (뭘 봤기에 갑자기 몸을 숨겼던 것일까?) 숨어있던 바위 뒤에서 나오고

암컷 여우; (수상해!) 눈 번뜩이며 언덕쪽으로 간다. 언덕을 넘으면 동굴이 보인다

 

#158>

청풍; [!] 눈 부릅 뜨고

쿵! 동굴 안의 광장. 헌데 향로에는 작은 사다리가 놓여져 있고. 향로의 뚜껑은 바닥에 뒹굴고 있다.

청풍; (단로의 뚜껑이 열려 있다.) 광장 입구에서 눈 부릅 뜨고

청풍; (설마...) 향로로 달려가고

청풍; (아직 미열을 남아있는데...) 향로에 걸쳐진 작은 사다리를 딛고 올라가는 청풍

안을 들여다 본다.

쿵! 향로 안에 는 아무것도 없다

청풍; (역명천신단이 사라졌다!) 경악

이어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수컷 여우가 조끼 속에 손을 넣고 동굴 안에서 달려 나오던 장면이다.

수컷 여우가 손을 넣은 조끼 안쪽이 불룩했었고

청풍; (웅호!) 이를 갈며 바닥으로 뛰어내리고

청풍; (그 여우놈이 나보다 먼저 역명천신단에 손을 대었다.) 타탁! 광장 입구로 달려가고. 이를 갈며

청풍; (독룡곡 쪽으로 도망친 것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독룡곡에 들어가도 역명천신단만 있으면 살 수 있을 테니...) 광장 출입구인 동굴로 달려가고

청풍; (여우놈이 독룡곡에 들어가기 전에 따라잡아야 한다.) 이를 갈고

 

#159>

동굴 입구. 달려 나오는 청풍

수컷 여우가 달려간 쪽으로 달려간다.

근처 바위 뒤에서 고개 내미는 암컷 여우.

암컷 여우;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바위 뒤에서 나오고

암컷 여우; (연단동 안에는 주인님들과 웅호가 있을 텐데 아무도 진공자가 드나드는 것을 막지 않았다.) 동굴로 달려가고. 시선은 독룡곡 쪽으로 달려가는 청풍을 보며

암컷 여우; (혹시 연단동 안에서 무슨 일이 생긴 게 아닐까?) 동굴로 달려 들어간다. 그리고

 

#160>

[!] 역시 놀라 눈 치뜨는 암컷 여우. 광장 입구에 서있다.

뚜껑이 열려진 향로 크로즈 업

암컷 여우; (단... 단로의 뚜껑이 열려 있다. 지키는 사람도 아무도 없고...) 달려가고

폴짝 뛰어올라서

사다리의 맨 윗부분을 밟고 향로 안을 들여다 보고

물론 향로 안은 텅 비어있고

암컷 여우; (진충!) 이를 갈고. 청풍이 동굴에서 달려 나오던 장면 떠올리고

암컷 여우; (네놈이 역명천신단을 빼돌렸구나.) 달려간다.

<용서 못해! 절대로!> 이를 가는 암컷 여우의 얼굴 크로즈 업

 

#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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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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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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