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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

<-위가장> 역시 깊은 밤. 하지만 이곳에는 천둥 번개는 치지 않는다. 하늘에는 반달이 떠있어서 아주 어둡지는 않다. 건물들에는 불이 모두 꺼져 있고

화려한 침실. 교소소가 자는 침실이다.

공주 침대 같은 침대에 잠옷 차림으로 누워있는 교소소. 얇은 이불을 가슴 아래로 덮고 있는데 잠들지 못하고 손톱을 물어뜯고 있다

교소소; (벌써 사흘째야.) 분노와 초조

교소소; (위가장으로 돌아온 후 위공자는 내 침실에 얼씬도 하지 않고 있어.) 입술 깨물며 화를 삭이는 표정

교소소; (대체 무슨 생각인 거지?) (위가장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매일 밤 날 아주 죽여 놓더니만 거짓말처럼 발길을 뚝 끊어버리고...)

교소소; (자존심이 상해서 먼저 이유를 물어볼 수도 없고...)

교소소; (대체 이유가 뭐야? 왜 날 위가장에 데리고 와서 이렇게 방치하는 건데?) 손톱을 물어뜯고

교소소; (오늘까지는 참아주겠어!)

교소소; (하지만 내일도 날 모른 척하면 결단을 내릴 거야.) 생각하는데

툭! 방문 밖에서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고

교소소; [공자님?] 급히 일어나며 반색하지만

저벅 저벅 누군가의 발자국 소리가 멀어지고

교소소; (발자국 소리가 멀어지고 있어!) 급히 침대에서 뛰어내리고

교소소; (공자님이 막상 찾아오긴 했지만 지은 죄가 있어서 차마 들어오지 못하고 가버리는 건지도 몰라!) 문으로 달려가고. 꽃신은 신었다

문을 발칵 열며 밖을 내다보는 교소소

스윽! 복도 저편의 어둑한 모퉁이로 누군가 돌아가는 모습이 흘낏 보이고

교소소; (잡아야만 해!) 달려가고

교소소; (위공자님은 쑥스러워서 날 피하고 있는 게 분명하니까.) 모퉁이를 돌아서고

멀리 어둑한 복도 끝으로 누군가 걸어간다

교소소; (뭐야 이 복도?) 달려가고

교소소; (왜 이렇게 길어?)

슥! 앞쪽 어둠 속의 그림자가 다시 또 하나의 모퉁이를 돌아가고

교소소; (복도 전체가 돌인 것도 그렇고...) 복도의 좌우를 둘러보고. 복도 전체가 돌로 이루어져 있가

교소소; (설마 이 복도, 위가장 후면의 바위산으로 뚫려 있는 것일까?) 생각하며 모퉁이를 돌아가고. 하지만

교소소가 모퉁이를 돌아서자 막다른 복도가 나타난다. 하지만 복도에는 아무도 없고. 복도 끝은 철문으로 막혀있다.

교소소; (분명 이곳으로 왔는데...) 갸웃하며 복도 끝의 철문으로 간다. 철문은 약간 열려 있고. 철문 안쪽에서 약한 불빛이 흘러나온다

교소소; (저 문 안쪽에 누가 있어.) 다가가고

교소소; (아마 위공자님은 저 문 안쪽으로 들어가셨을 거야.) 문으로 다가가고. 얼굴 발그레해져서. 헌데

[아흑! 하악!] 갑자기 야한 신음이 들려서 눈 부릅뜨는 교소소.

교소소; (열에 들뜬 여자의 신음소리... 그것도 한명의 목소리가 아니야.) 덜덜 떨며 조금 열린 문으로 가고

[하악! 소교주님! 흐윽!] [아흑! 제발...] 야한 소리들이 들리고

교소소; (설마... 설마...) 덜덜 떨며 열린 문 틈으로 안쪽을 들여다 보고

[!] 눈 부릅뜨는 교소소

흐릿한 등불이 밝혀진 실내. 마치 러브호텔의 객실처럼 화려하게 꾸며져 있는데 중앙의 넓은 원형의 침대에 한 명의 사내가 네명의 여자와 교접을 하고 있다. 자세히 보여주지는 말고 알몸의 남녀가 뒤엉킨 모습이고

혼망간 표정의 위진천의 얼굴.

위진천에게 깔리고 휘감으며 문어처럼 달라붙은 알몸의 여자들 실루엣

털썩!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는 교소소. 눈은 문틈으로 향한 채

<소... 소교주님! 우리하고만 이러시면 안되는 거 아닌가요?> <교소저를 방치하면 문제가 될 수도 있잖아요.> 그런 교소소의 귀에 들리는 여자들의 음성

<그깟 년 신경 쓸 거 없다.> <유령산장을 집어삼킬 목적으로 데리고 온 것뿐이야.> <아무리 맛난 음식도 거푸 열끼 먹어봐라 질리나 안 질리나..> <총단으로 돌아오는 동안 매일 그년만 맛보느라 질려버렸던 참이다.> <게다가 그년은 방중술이고 뭐고 아는 게 없어. 너희들처럼 이렇게 기막힌 기교를 부릴 줄도 모르는 맹탕이란 말이지.> 주저앉은 교소소의 귀에 천둥처럼 들리는 위진천의 말들

<어머나 그건 교소소란 년이 잘못 했네.> <매일 별식을 먹게 해줘도 시원잖을 판에 방중술도 배운 적이 없다니...> <현모양처가 되긴 애초에 틀린 년이었네요.> <우리 혈염사교(血染四嬌)가 그동안의 욕구불만을 마음껏 해소시켜드릴게요.> 여자들의 야한 소리도 들리고

주르르! 교소소의 눈으로 눈물이 흘러내리고

교소소; (싫어!) 울며 일어나려 하고

교소소; (이건 꿈이야. 난 지금 악몽을 꾸고 있는 중인 거야.) 턱! 비틀거리며 일어나 벽을 한손으로 짚고

교소소; (돌아가야만 해! 이 악몽에서 벗어나려면... 아버지가 기다리고 계신 유령산장으로 돌아가야만 해!) 비틀 비틀 벽을 짚으며 왔던 길을 되돌아가고

<꿈이기를... 제발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중이기를...> 비틀거리며 어둑한 복도를 걸어가며 울고. 헌데

스윽! 어둑한 벽에서 스며나오며 그런 교소소의 뒷모습을 보는 백일몽

백일몽; (한편으로는 가엾기도 하네.) 어둑한 저편으로 멀어지는 교소소를 보며 생각하고

백일몽; (하지만 네 스스로 망친 인생이니 누굴 원망하겠느냐?)

백일몽; (차라리 일찍 꿈에서 깨어나게 해준 내게 감사해야할 것이다.)

백일몽; (물론 그 대가로 넌 혈왕잠을 본교 밖으로 갖고 나가주어야만 하고...) 복면 속에서 사악하게 웃는 백일몽

 

#232>

촤락! 핸드백 같은 가방에 패물들을 쓸어넣는 손

교소소의 침실. 대충 옷을 입은 교소소가 미친년 같은 모습으로 짐을 챙기는 중이다. 화장대에 널려있던 패물들을 가방에 쓸어넣고

그 와중에 도금이 된 혈왕잠도 가방에 쓸려들어가고

교소소; (복수... 복수하고 말겠어!) 이를 갈며 울고

교소소; (날 배신하고... 짓밟은 후 버린 대가를 피눈물로 치르게 해주고 말 거야.) 이를 바득 바득 라며 가망을 닫고

교소소; (유령산장의 모든 힘을 동원해서라도...) 독기 서린 표정으로 이를 바득 가는 얼굴 크로즈 업

 

#233>

[!] [!] 당황하는 무사들. 위가장의 정문 안쪽을 지키던 무사들이다.

그곳으로 미친년 같은 표정으로 다가오는 교소소, 왼손에는 가방을 들었고 오른손에는 비수를 들었다.

<유령일염 교소소!> <소교주님을 따라온 저 계집이 왜 이 밤중에...> 당황하는 무사들. 그때

교소소; [문 열어!] 살벌한 표정으로 이를 바득 갈고

[소... 소저! 소장주님의 분부 없이는 보내드릴 수가...] [소장주님께 허락을 받을 때까지 기다려주십시오.] 무사들 당황하여 막으려 하지만

교소소; [당장 안 열면 내 목이 잘리는 걸 보게 될 거야!] 슥! 비수를 자기 목에 대고

교소소; [물론 내가 죽은 책임은 너희들이 지게 될 테고...] 슥! 주르르! 비수가 목을 파고 들며 피가 배어나오고

[알... 알겠습니다!] [문을 열어드릴 테니 제발 진정하십시오.] 기겁하며 문을 여는 무사들

열린 문으로 나가는 미친년 같은 분위기의 교소소

[이거 참...] [한 밤중에 이게 무슨 난리래?] 멀어지는 교소소를 보며 무사들 당황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닐세.] [빨리 소장주님께 알려야만 해.] 무사들이 돌아서는데

[그럴 필요 없다!] 백일몽이 다가오며 말하고

[영주님!] 반색하는 무사들

백일몽; [순찰을 돌다가 본 것인데... 아마 교소저가 소교주님과 사랑싸움을 한 모양이다.] 다가오며 문을 통해 위가장 밖을 보고

백일몽; [칼로 물베기인 사랑싸움으로 소교주님 귀찮게 해드릴 것까지 없다.]

무사들; [하지만 교소저를 이대로 보내는 건 좀...] [소교주님께서 질책하실 수도 있는데...] 난감하고

백일몽; [내가 교소저를 멀찍이 따라가며 지켜보도록 하마.]

백일몽; [따라가면서 흔적을 남길 테니 소교주님이 교소저를 찾으시면 그 흔적을 보고 따라오시라 전해라.] 문을 나가고

[알겠습니다.] [영주님께서 수고를 해주십시오.] 안도하며 포권하는 무사들

손 들어 보이며 멀어지는 백일몽. 그 앞쪽으로 멀리 가고 있는 교소소

[영주님께서 뒤따라 가셨으니 별일 없겠지.] [소교주님께서 한창 여독을 푸시고 계실 텐데 방해할 수는 없어.] 안도하며 문을 닫는 무사들

백일몽; (되었다!) 곁눈질로 뒤쪽에서 위가장의 문이 닫히는 걸 보고

백일몽; (이것으로 난 의심받지 않고 혈교를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백일몽; (이제 적당한 곳에서 교소소로부터 혈왕잠을 돌려받은 후 혈교가 찾을 수 없는 곳으로 숨어버리면 된다.) 복면 속에서 배시시 웃는 백일몽

 

#233>

<-천진> 다시 천진. 아주 깊은 밤. 이제 천둥 번개도 멈추고. 비도 그쳤다. 밤하늘에 별과 달이 총총. 달은 반달. 달빛 덕분에 그리 어둡지 않다

화려한 객잔

청풍과 불로왜선이 함께 투숙한 독채

불 꺼진 침실. 침대에 청풍과 불로왜선이 잠들어 있다. 바로 누운 청풍의 품에 옆으로 안겨 팔 베개를 하고 잠이 든 불로왜선. 얼굴이 발그레해져서 새근새근 잠이 든 불로왜선

[!] 움찔! 하며 깨는 청풍

화라락! 휘릭! 무언가 날아가는 소리가 들리고

청풍; (옷자락이 날리는 파공음(破空音)...) 눈을 뜨고

청풍; (이 깊은 밤중에 어떤 자들이 경신술을 펼치며 지나가는 것인가?) 생각할 때

<포구쪽이다!> <년놈의 흔적이 포구로 이어지고 있다.> <포구에서 배를 타고 해외로 달아날 작정이다.> 누군가의 음성이 청풍의 귀에 들리고

청풍; (전음입밀로 나누는 대화들...) 찡그리고

청풍; (원래는 아무리 내공이 심후해도 남이 전음입밀로 나누는 대화는 엿들 수가 없는데...) 의혹

청풍; (마치 내게 하듯 전음입밀의 대화가 선명하게 들린다.) (아마도 술법에 눈을 뜨면서 얻게 된 능력같다.)

<놓치면 안된다!> <죽이든 살리든 상관없이 자금성으로 데리고 오라는 위공공(威公公)의 분부시다.> 파라락! 파락! 이어지는 대화 소리와 옷자락 날리는 소리들

청풍; (자금성... 환관들의 우두머리를 뜻하는 공공이란 호칭...)

청풍; (황실과 관련된 어떤 인물들이 쫓기고 있다는 건가?)

청풍; (주취광생의 건도 있고... 모른 척 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옆을 보고

불로왜선; [으으음.] 청풍의 옆에 매미처럼 달라붙어 잠이 든 채 작은 입으로 오물거리고. 한쪽 팔로는 청풍의 가슴을 끌어안고 머리는 청풍의 팔을 베개 삼아 베고 있다.

청풍; (곤히 잠들었는데 깨우면 안되겠지.) 슥! 몸을 조금 돌려서

파팟! 불로왜선의 혈도를 몇 군데 찍고

불로왜선; [으음...] 툭! 신음하며 몸이 늘어지고

청풍; (수혈을 찍어뒀으니 아침까지 깨지 않고 잘 자겠지.) 자기 팔 베개를 한 불로왜선의 몸을 조심스럽게 안아 바로 누이고

청풍; (잠이 깬 김에 헤어져야만 한다.) (내가 찾아가야 하는 야차선녀와 이 꼬맹이와는 철천지 원수지간이니...) 불로왜선의 몸을 이불로 덮어주고

청풍; (부디 행복하거라.) 불로왜선의 이마에 살짝 입을 맞춰주고. 순간

불로왜선의 뺨이 살짝 붉어지고 입 꼬리가 올라간다

하지만 그걸 눈치 채지 못하고 침대에서 내려가는 청풍

옷을 입는 청풍

슥! 옷을 입고 돈 주머니를 탁자에 내려놓고

청풍; (작별 인사도 못하고 떠나서 미안하지만... 우리 인연은 여기까지다.) 침대의 불로왜선을 보며 돌아서고

삐꺽! 문을 열고 나가는 청풍.

탁! 다시 닫히는 침실의 문. 문을 닫으면서 주변을 보는 청풍

맑게 개인 하늘. 별이 총총. 반달도 밝고

손을 귀에 대고 눈을 좀 감는 청풍

파라락! 휘익! <포위해라!> <그물에 든 고기다!> <놓치지 마라!> 멀리서 뭔가 날아가는 소리와 사람들의 대화 소리가 들리고

청풍; (저쪽이로군.) 눈 번쩍 뜨고

스스스! 사라지는 청풍.

 

다시 방안. 혼자 침대에 누워있는 불로왜선

불로왜선; (그 사람 입술이 닿은 이마가 불에 덴 듯 뜨거워.) 눈 감고 있지만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라 있고

불로왜선; (수혈을 찍는 정도로 날 따돌릴 수 있다고 생각하다니...) (당대의 무산신녀인 나 우후라를 너무 얕보셨어요 공자님!) 웃으며 천천히 눈을 뜨고

스윽! 한 줄기 빨간 실이 불로왜선의 가슴에서 빠져나와 문쪽으로 이어졌다

불로왜선; (내가 당신 몸에 심어놓은 비익연리사(比翼連理絲)는 설령 당신이 지옥에 들어간다 해도 끊어지지 않는답니다.) 자기 가슴에서 빠져나와 문쪽으로 이어진 가늘고 투명한 실을 돌아보며 얼굴이 발개지고

불로왜선; (평생 단 한번 한 명의 남자에게만 심을 수 있는 비익연리사...)

 

<이 합혼(合魂)의 술법이 펼쳐진 이상 난 당신이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는지 그대로 보고 느낄 수 있답니다.> 건물들 지붕 위로 날아가는 청풍. 헌데 붉고 투명한 실 같은 것이 청풍의 가슴에서 삐져나와 뒤로 날린다. 길게 이어진 그 실은 물론 객잔에 있는 불로왜선의 가슴과 이어지고 있고

 

불로왜선; (그러니 날 떼어버릴 생각일랑 하지 않는 게 좋아요.) (우리 세대의 신녀부마(神女駙馬)님...) 얼굴 발개져서 웃고. 눈 감으며

 

#234>

탁탁! 달려가는 두 쌍의 발. 화려한 가죽신 신은 남자의 발과 낡은 가죽신을 신은 여자의 발이다. 여자의 발이 앞장서고 남자의 발이 뒤따른다

[헉헉!] [헉!] 숨이 턱에 차서 골목을 달리는 남녀. 여자는 바로 분이. 품에 보따리를 하나 안고 있고. 그런 분이 뒤를 헐떡이며 따라오는 청년. 나이는 스무 살 가량이지만 곱상하고 여러 보여 소년같은 인상이다. 이 청년이 성화제 주견심. <건곤일척 자료집 제24페이지>에 나온 한왕의 장남 <주첨학> 캐릭터. 황제지만 옷은 평범하게 입었다.

성화제; [분... 분(粉)이야! 얼마나 더 가야하는 것이냐?] 헐떡이며 비틀 비틀 달려가고

분이; [조금만... 조금만 더 힘을 내세요 폐하!] [제 기억이 틀리지 않았으면 이 골목 밖에 포구가 있어요.] 뒤돌아보며 달리고

분이; [포구까지만 가면... 남해로 가는 배를 얻어 탈 수 있어요.]

분이; [일단 바다로 나가면 위공공의 마수도 더 이상 폐하를 노릴 수 없을 거예요.] 당찬 표정으로 달려가고

성화제; [그... 그건 아는데... 짐은 너무 힘들다.] 숨이 턱에 차서 비틀거리며 달려가고

성화제; [심장이 터질 것같구나. 제발 좀 쉬었다가 가자.]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이 비틀거리며 애원하고

분이; [다 왔어요!] 골목 입구쪽으로 달려가며

분이; [이 앞이 포구에요! 포구에 도착하면 쉬게 해드릴게요.] 달려 나가고. 하지만

분이; [악!] 골목 밖으로 달려 나가다가 기겁하고. 급정거 한다

성화제; [왜... 왜 그러느냐?] 턱! 뒤에서 달려오다가 분이와 부딪히는 성화제. 두 팔로 분이를 끌어안는 자세로. 분이는 비틀하고

쿵! 골목 밖은 바닷가 포구. 수많은 배들이 정박해있다. 헌데 포구의 넓직한 공터에 십여명의 환관들이 빙 둘러서서 분이와 성화제가 오길 기다리고 있다. 환관 복장을 했지만 흉악한 인상들. 무기를 들고 있다. 이자들은 혈교가 황실에 파견한 고수들이다.

환관1; [흐흐흐 어서 오시오 폐하! 기다리고 있었소이다.] 음험하게 생긴 중년의 환관이 앞으로 나서고

성화제; [히익...] 공포에 질리고. 분이 뒤에 숨어서

분이; [다시 골목으로 들어가세요 폐하! 위공공의 졸개들이에요!] 팟! 허리춤에 끼웠던 비수를 뽑으며 외치고. 하지만

환관2; [가긴 어딜 가?] 휘릭! 분이와 성화제가 뛰어나온 골목 입구로 날아 내리며 퇴로를 막는 역시 음산한 인상의 환관2. 이자가 환관들의 우두머리다. + [흐윽!] [히익!] 돌아보며 절망하는 분이와 성화제

환관2; [여기가 너희 년놈이 인생 종칠 장소인데 말이다.] 칼을 혀로 핥으며 음험하게 웃으면서 다가오고

성화제; [히익!] 공포에 질리며 분이의 뒤에 숨고 + 분이; [무엄하다 이놈! 이분이 뉘신 줄 알고 감히 죄를 지으려드는 것이냐?] 비수로 환관2를 겨누고

환관2; [당연히 알고 있지!] [사내구실을 못하는 존귀하신 황제폐하시라는 걸...] 변태처럼 웃으며 다가오고

분이; [폐하이신 줄 알면서도 이런 짓을 하다니...] [천벌이 두렵지 않느냐?] 비수를 겨누며 표독하게

환관2; [응! 안 두려워 천벌 따위!] 캉! 가볍게 칼을 휘둘러 분이의 손에 들린 비수를 날려 버리고. + 분이; [악!] 비수를 놓치며 비명. 안고 있던 보자기도 놓치고

따당! 나뒹구는 비수

퍼석! 바닥에 떨어지는 보자기가 흩어지면서 패물들이 흘러나오고

환관2; [구차한 악다구니도 헛된 희망도 다 내려놓도록 해라. 너희 년놈을 구해줄 인간 따위는 하늘 아래 없다.]

분이; [누구... 누구 지시를 받고 폐하를 시해하려 드는 것이냐 네놈들?] 몸으로 성화제를 가리며. 성화제는 사색이 되어 달달 떨고 있고

환관2; [우리가 위공공의 심복이라는 건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나?] 갸웃하고

분이; [네놈들이 위태극(威太極)의 수하라는 건 안다.]

분이; [하지만 환관 따위가 폐하를 시해하는 결단을 내릴 수 있을 리가 없잖느냐?] 당찬 표정으로 이를 갈고

환관2; [그년 참 입이 두 개인 암컷답게 시끄럽고 호기심도 많구만.]

분이; [태... 태후마마의 지시냐? 만귀비의 명령이냐?] 이를 갈며 노려보고

성화제; (어... 어마마마와 만귀비중 한 명이 나를 죽이라고 했다는...) 사색과 불신

환관2; [네년이 죽기 전에 우리 형제들에게 즐거움을 베풀어주는 대가로 궁금증을 해소해주마.] 히죽

환관2; [위공공께 너희 년놈들을 죽이라고 지시한 것은...]

긴장하며 듣는 성화제와 분이

환관2; [태후마마와 만귀비마마 두 분 모두다.]

성화제; [그... 그런...] 절망 불신

분이; [역시...] 이를 갈고

환관2; [궁금증도 해소된 것같으니 그만 할 일을 한 후에 저 세상으로 가도록 해라.] 칼로 다른 환관들에게 신호 보내고. 그러자

[이년아! 만리장성을 쌓아보자!] [죽기 전에 육보시는 하고 죽어라.] [이 순간을 기다렸다!] [어르신들을 한 밤중에 뜀박질 시킨 대가를 치러야겠다.] 화악! 대여섯명의 환관들이 일제히 분이를 덮친다. 무기는 다시 꽃은 채로

분이; [악!] 콰당탕! 바닥에 눕혀지고 깔리며 비명 지르고

성화제; [분... 분이야!] 콱! 콱! 양쪽 팔이 환관들에게 잡히며 비명 지르고

찍! 찌직! 성화제가 보는 앞에서 분이의 옷을 찢고 강간하기 시작하는 환관들.

분이; [비켜! 저리 가 이 마귀들아!] 사내들에게 깔려 몸부림치지만.

콱! 입에 찢어진 옷이 강제로 끼워져 비명도 못 지르게 되는 분이. 눈만 부릅뜨고

[그년 이제야 좀 조용해졌군.] [잘 했어! 혀를 물 수도 있었으니까.] [우리 형제들을 모두 만족시키기 전에 죽어버리면 곤란하지.] 낄낄 대며 분이의 몸에서 옷을 모두 찢어내고 주무르고 강간하려는 환관들

 

휘익! 근처 건물 위로 깃털처럼 천천히 날아 내리는 여자. 귀희다. 허리춤에 조천경을 끼우고 있다

지붕 위에 내려서며 포구 앞 공터를 보는 귀희. 환관들이 분이를 발가벗겨 놓고 팔 다리를 누른 채 강간하려 한다. 분이는 입에 옷가지가 끼워져 비명도 못 지르고 있는데 발에는 버선과 신발은 신고 있다. 한 놈이 분이의 사타구니에서 속옷을 뜯어내는 중이다. 조금 떨어져 있는 곳에서는 성화제가 두 명의 환관에게 팔이 잡혀 그 장면을 보고 있다. 환관2가 성화제 옆에 서서 그걸 보고 있고

귀희; [안심이 안되어서 내가 직접 천진에까지 따라와 본 것인데 괜한 노파심이었네.] [위공공의 수하들이 일을 제대로 하고 있으니...] 웃고

귀희; [대신 좋은 구경을 하게 되었으니 따라와 본 보람은 있겠어.] 사락! 지붕 용마루에 걸터앉으며 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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