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5. 30. 10:25 와룡강의 작업실/마고천장(魔高千丈)
[마고천장] 26화
#143>
<-등선곡> 여전히 깊은 밤. 이제 동굴에 설치 된 굴뚝에서 연기는 나오지 않는다. 입구를 수컷 곰이 지키고 있다. 커다란 전투용 도끼를 지팡이처럼 짚은 채
[웅웅! 별일 없느냐?] 휘익! 날아 내리는 주취광생
수컷 곰; [예 폐하!] 고개 숙이고
수컷 곰; [두 분 주인님은 안에 계십니다.] 조금 옆으로 물러서고
주취광생; [수고해라.] 말하며 수컷 곰의 앞을 지나 동굴로 들어가고. 헌데
반짝! 바로 앞을 지나가는 주취광생의 소매 속에서 무언가 반짝거려 흠칫! 하며 보는 수컷 곰
<거울?> 주취광생의 소매 속에 손바닥만한 휴대용 거울이 들어있는 게 수컷 곰의 눈에 순간적으로 보인다. 거울을 이용해서 신행태보와 연락을 주고 받던 자는 바로 주취광생이었음을 암시하고
수컷 곰; (의외로군.) 자기 앞을 지나간 주취광생의 뒷모습을 보며 갸웃
<늘 술에 취해 지내시는 분이 거울을 지니고 계시다니... 원래 황제였던 분이라 외양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것인가?> 동굴 안으로 들어가는 음침한 표정의 주취광생 모습 배경으로 수컷 곰의 생각 나레이션
#144>
동굴 안쪽의 지하광장. 화덕에는 불이 꺼져 있고. 향로를 독심귀의와 야차선녀가 서서 보고 있다. 야차선녀는 지팡이를 짚고 있고. 이제 향로에는 뚜껑이 덮여있다. 뚜껑이 덮인 틈으로 약 냄새가 흘러나오고 있고. 두 사람과 좀 떨어진 곳에는 수컷 여우가 서서 눈치를 살피고 있고
뒤를 돌아보는 야차선녀
동굴을 통해 지하광장으로 들어오는 주취광생
주취광생; [좀 늦었소.] 말하며 다가오고. 여우와 독심귀의도 돌아보고
야차선녀; [어서 오세요 폐하.] 고개 숙이고. 수컷 여우도 눈치 보며 고개 숙이고
주취광생; [혹시 몰라 독룡곡과의 접경지대도 한 번 돌아보고 왔소.] 다가와서 야차선녀, 독심귀의와 나란히 서며 화로를 보고
독심귀의; [좀 더 늦게 오셨어도 상관이 없으셨소이다.] 화로를 보며 손을 내밀고
독심귀의; [화로가 완전히 식으려면 아직도 이각(二刻;30분)은 더 있어야 할 테니 말이오.] 징! 손이 빛을 낸다. 화로의 온도를 재고 있는 것
주취광생; [단로(丹爐)에서 흘러나오는 약 냄새를 맡는 것만으로도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오.] 스읍! 코로 향로에서 흘러나온 냄새를 크게 맡으면서
독심귀의; [기분만 그런 게 아니외다.] 웃고
독심귀의; [저 단로 안에는 세상에서 가장 약성이 강한 영약이 숙성되고 있는 중이오.] [그래서 냄새를 맡는 것만으로도 어지간한 병은 나을 수 있소이다.]
주취광생; [그런 것같소. 몸 속에 쌓였던 주독(酒毒)이 더는 느껴지지 않고 있으니...] 고개 끄덕이고
주취광생; [냄새를 맡는 것만으로도 이 정도인 역명천신단을 직접 복용하면 그 효과가 어떨지 짐작이 가고도 남소.]
독심귀의; [우리 세 사람... 세한삼우의 오랜 숙원이 이제 곧 이루어지게 될 것이외다.] 역시 흥분하며 말하고
야차선녀; [그렇게 되려면 오늘 밤이 아무 일 없이 지나가야겠지요.] 심각한 표정으로 말하고
주취광생; [진충이란 놈의 말이 마음에 걸리시는 거요?]
야차선녀; [그 아이 말이 아니더라도...] 찡그리고
야차선녀; [제 마음이 자꾸만 불안해지는 게 무슨 일이 생길 것같은 예감이 드는군요.] 한숨을 쉬며 가슴을 만지고
주취광생; [오랜 숙원이 이뤄지기 직전이라 그런 것일 테니 마음을 편히 갖으시구료.] 눈치 보면서
야차선녀; [그래야겠지요.] 억지로 웃고
주취광생; [귀의의 말대로라면 이각이오.]
주취광생; [이각만 무사히 지나면 세상 그 누구도 우리들을 어쩌지 못할 것이오.] 음산하게 웃으면서 말하는 얼굴 크로즈 업
#145>
부엌이 있는 가운데 집. 부엌, 거실, 침실에 모두 불이 켜져 있다. 좌우의 작은 집들에는 불이 꺼져 있고. 침실 앞을 서성이는 암컷 너구리
부엌에서 쟁반을 들고 나오는 암컷 여우. 쟁반에는 찻잔이 두 개 얹혀져 있고. 하지만
부엌에서 나온 직후 흠칫! 하며 침실 쪽을 보는 암컷 여우
초조한 표정으로 서성이는 암컷 너구리
암컷 여우; (자리 저년...) 한숨 쉬며
암컷 여우; (빠져도 아주 단단히 빠졌구나.) 고개 설레 저으며 다가가려다가
멈칫! 하며 멈추는 암컷 여우.
건물 모퉁이에 누군가 보인다
모퉁이 뒤에 숨어서 초조하게 암컷 너구리를 보는 수컷 너구리.
암컷 여우; (분위기 싸하네.) 쓴웃음 지으며 고개 젓고
암컷 여위; (웅리도 자리 년의 심사를 알아차리고 속앓이를 하고 있구나.) 다시 부엌 쪽으로 돌아서고
암컷 여우; (남녀 관계에 타인이 끼어들어 이래라 저래할 수는 없는 일...) (자기들끼리 해결하라고 맡겨둬야겠지.) 부엌으로 도로 들어가는 암컷 여우.
#146>
부엌에서 설거지 하던 암컷 곰이 입구쪽을 돌아보고. 부뚜막에 올려놓은 큰 나무 통에 그릇을 넣고 닦던 중이다. 쟁반을 든 암컷 여우가 들어온다
암컷 곰; [왜 돌아왔어?] 나무 통 앞에 서서 수세미로 그릇을 닦으며 돌아보고
암컷 여우; [진공자와 조소저에게 차를 가져다주려고 했지만...] 고개 설레 저으며 들어오고
암컷 여우; [망부석 같은 게 버티고 있어서 선녀님 침실에 들어갈 엄두가 안나네요.] 쟁반을 다시 내려놓고
암컷 곰; [저런...] 설거지 하며 웃고
암컷 여우; [지난 십 년 간 자기 하나만 바라보고 살아온 웅리는 어쩌라고 저러는 건지 원...] 혀를 차며 부뚜막에 앉고
암컷 곰; [신경 쓸 거 없다.] [어차피 한번 지나가는 바람일 뿐이니까.] 달각 달각 설거지 하며 말하고
암컷 곰; [주인님들의 분위기로 봐서는 진공자와 조소저는 날이 밝는 대로 등선곡을 떠나게 될 거야.]
암컷 곰;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지는 법!] [진공자가 눈에 안 보이면 자리의 상사병도 자연스럽게 치유 될 게다.]
암컷 여우; [그랬으면 좋겠지만...] 찡그리고
암컷 곰; [십년을 기다렸으면 많이 기다렸지.] [너희도 그렇고... 웅리와 자리를 빨리 짝 지어줘야겠어.]
암컷 여우; [너구리들은 몰라도 우린 좀 빼줘요.] 코웃음
암컷 여우; [난 자리와는 다른 의미로 웅호에게 관심이 없으니까요.]
암컷 곰; [웅호가 네게 관심을 보이지 않아서 삐진 거냐?] 웃고
암컷 여우; [웅호와 난 진짜 사람이 되는 데에만 관심이 있어요.] [그러다보니 서로 소 닭 쳐다보듯 하게 되더라고요.]
암컷 곰; [진짜 사람이라...] 표정이 어두워지고
암컷 곰; [너희 여우들과 달리 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진짜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없단다.] 설거지 멈추며 돌아보고
암컷 여우; [언니 부부는 그런 것 같았어요.] 시큰둥
암컷 곰; [웅웅이도 나와 같은 생각인데...]
암컷 곰; [곰이라서 부끄러울 것도 없고 사람이라고 해서 반드시 고귀한 건 아니라 믿고 있다.] 진지하게
암컷 곰; [그래서 굳이 인간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구나.]
암컷 여우; [언니 부부는 나이가 좀 들어서 주인님들을 섬겼지요?]
암컷 곰; [우린 어린 시절 사냥꾼에게 잡혀서 유랑극단에 팔렸었다.] 끄덕이고
<그곳에서 모진 학대를 받으며 재주를 부리던 신세였는데 근처를 지나던 주취광생께서 구해주셨지.> 넓은 천막이 쳐진 유랑극단에서 채찍질을 당하며 외발 자전거를 타고 술통 위에서 춤을 추는 어린 곰 한 쌍을 떠올린다. 다 큰 곰이 아니라 큰 개만한 크기의 어린 곰들이다. 구경하는 사람들 사이에 술을 마시면서 보고 있는 주취광생
암컷 여우; [사람들을 많이 겪어본 덕분에 언니 부부는 사람 보는 눈이 우리 여우, 너구리들과는 다른 것같네요.] 새침
암컷 곰; [인간들도 결국 우리들 짐승들과 다를 바가 없다는 건 알고 있지.]
암컷 곰; [착한 인간이 있으면 사악한 인간도 있고...] [본능과 욕심에 취하면 얼마든지 추해질 수 있는 존재가 인간이더구나.]
암컷 곰; [그래서 웅웅이와 난 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단다.]
암컷 곰; [어줍잖게 인간이 되는 것보다는 인간만큼 똑똑한 곰으로 사는 게 더 흥미로울 거라고...] 웃으며 말하지만
암컷 여우; [여우들 중에서도 가장 똑똑한 여우로 사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요.] 새침
암컷 여우; [하지만 멍청한 동족들과 어울려 사는 것만큼 속 터지고 답답한 일도 없지 않겠어요?] 반박하는 암컷 여우의 얼굴 크로즈 업
#147>
가운데 건물의 닫혀 있는 침실 문. 그 앞에서 초조하게 서성이는 암컷 너구리
암컷 너구리; (벌... 벌써 한 시진 가까이 지났어.) 소매를 물어뜯고
암컷 너구리; (대체 뭘 하느라 다 큰 남녀가 방안에서 나오질 않은 거야?) 울상
암컷 너구리; (설마 진공자가 조씨 성의 여자를 위로해주다가 이상한 짓까지 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암컷 너구리; (안되겠어.) 문으로 다가가고
암컷 너구리; (뭘 하고 있는지 내 귀로 확인해봐야겠어,) 문에 귀를 댄다
#148>
방안. 불이 켜져 있고. 여전히 돌아누운 채 울고 있는 조진진. 다만 소리는 내지 않는다. 침대 옆에 놓인 의자에 앉아서 그런 조진진을 보는 청풍. 유령익 접은 것과 열쇠를 침대에 올려놓았는데 열쇠가 유령익 위에 얹혀져 있는 상태
청풍; (지금의 조소저에게는 어떤 위로도 의미가 없다.) 등 돌리고 웅크린 채 소리 죽여 오열하는 조진진을 보고.
청풍; (그저 마음을 추스를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이 최선이다.) 생각할 때
조진진; [전 괜잖아요.] 등 돌린 채 누워서 말하고. 흠칫! 하며 보는 청풍
조진진; [진공자님도 저 때문에 힘들고 지치셨을 거 아니에요?] [그만 가서 쉬도록 하세요.] 여전히 청풍에게 등을 보인 자세로 누워서
청풍; [전 괜잖습니다.] 말하는데
슥! 힘겹게 일어나는 조진진
청풍; [필요하신 게 있으시면 말씀하시지요.] 일어나는 걸 말리려고 몸을 좀 앞으로 숙이며 일어나려는데
슥! 침대 위에서 무릎을 꿇는 조진진
청풍; [소저!] 당황하며 급히 의자에서 일어나고
조진진; [큰 신세를 지고도 인사가 늦은 점, 용서해주세요.] 무릎 꿇은 채 두 손을 무릎 앞에 모으고 청풍에게 절하며 말하고
조진진; [오늘 저희 부녀에게 베푸신 은혜는 반드시 결초보은(結草報恩) 하겠어요.] 두 손 앞에 모은 채 이마를 그 손에 대며 절하고
청풍; [은혜랄 것도 없습니다.] 포권하고
청풍; [사람이라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니 부담 갖지 않으셔도 됩니다.]
조진진; [말씀은 감사하지만 제가 공자님께 은혜를 입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답니다.] 고개를 들고
조진진; [그리고 저희 조씨 집안은 은원을 결코 잊지 않는 게 가문의 전통이랍니다.] [저의 목숨이 붙어있는 한 공자님께 입은 은혜는 기필코 갚도록 하겠어요.] 초췌하지만 결연한 표정으로 말하고
청풍; (천하제일 대도의 딸다운 결기다.) + [소저의 마음만은 감사히 받겠습니다.] 포권하고
청풍; [어느 정도 마음을 다스리신 듯하니 소생은 이만 나가보겠습니다. 편히 쉬십시오.] 돌아서는데
조진진; [이 물건들은 가지고 가세요.] 유령익과 열쇠를 집어들고. 열쇠는 유령익 위에 얹혀져 있다.
청풍; [그것들은 영친의 유품인데...] 다시 돌아보며 난색. 하지만
조진진; [아버지가 신세를 지는 대신 드린 것일 테니 받아주세요.] 두 손으로 유령익과 내밀고. 애잔한 표정으로
청풍; (거절할 수가 없군.) + [알겠습니다.] 두손으로 유령익과 열쇠를 받고
청풍; [일단 제가 보관하고 있을 테니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말씀하십시오.] 유령익과 열쇠를 두 손에 든 채 말하고. 그 앞에서 조진진은 다시 손을 내리고 있고
조진진; [그리하겠어요.] 억지로 웃고
청풍; [그럼 이만 나가보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조진진; [편히 쉬세요.] 고개 숙이고
덜컹! 유령익과 열쇠를 품속에 넣으며 왼손으로는 문을 열고 나가는 청풍
탁! 다시 닫히는 문. 이제 방안에는 조진진만 남았고
조진진; (나는 천하제일의 대도이신 무영신투님의 딸이다.)
조진진; (그 때문에 물건과 사람의 가치를 알아보는 재주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얼굴이 좀 발개지고
조진진; (그런 내가 보기에 저 사람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아마 진충이란 이름과 심마니라는 신분은 꾸며낸 것일 테고...)
조진진; (아버지도 저 사람이 장차 천하의 주인이 될 재목임을 알아보고 날 맡기셨을 것이다.) 얼굴 약간 불거진 채 무영신투를 떠올리고
조진진; (우리 부녀에게 베푼 은혜를 갚기 위해서라도 저 사람과의 인연은 절대 끊어지면 안된다.) 심호흡
<저 사람만이 날 대신해서 아버지의 복수를 해줄 게 분명하니...> 혼자 남은 조진진의 모습 배경으로 조진진의 생각 나레이션
#149>
[!] 문에 귀를 대고 있다가 깜짝 놀라는 암컷 너구리. 덜컥! 문이 열린다
암컷 너구리; (진... 긴공자님이 나오셔!) 후다닥! 옆으로 달려간다. 거실 쪽이 아니라 뒷곁 쪽으로
문을 열고 나오는 청풍. 오른손을 품속에 넣은 상태로 주변 둘러보며
청풍; (문 밖에서 인기척이 느껴졌었는데...) 덜컥! 돌아보며 문을 닫고. 하지만 암컷 너구리는 이미 뒷곁쪽으로 도망가서 아무도 없다.
청풍; (잘못 들었나?) 침실 문 앞을 떠나며 암컷 너구리가 도망친 쪽을 돌아보고. 그때
부엌에서 나오는 암컷 곰. 앞치마에 손을 닦으면서
암컷 곰; [수고가 많으셨어요 공자님.] 앞치마에 손을 닦으면서 다가오고
청풍; [웅(熊)부인!] 돌아보며 고개 조금 숙이고
암컷 곰; [조소저는 좀 안정이 된 모양이지요?] 불이 켜져 있는 야차선녀의 침실을 보며 청풍의 앞에 멈춰서고
청풍; [다행히 슬픔을 잘 가누고 있습니다.] 끄덕
암컷 곰; [정말 잘 되었군요.] 끄덕
암컷 곰; [공자님도 피곤하실 테니 그만 쉬시도록 하세요.] [아까 주무셨던 곳이 주취광생님의 거처인데 그곳에서 쉬시면 돼요,] 청풍이 깨어났던 건물을 가리키며 말하고,. 부엌과 반대 방향에 있는 건물이다.
청풍; [주취광생님께 폐가 되지 않을는지...] 건물을 돌아보며
암컷 곰; [주인님들은 연단실에서 밤을 새실 게 분명하니 부담 갖지 않으셔도 되어요.] 다시 부엌 쪽으로 돌아서고
암컷 곰; [그럼 안녕히 주무시도록 하세요.] 부엌으로 가며 돌아보고
청풍; [부인도 편히 쉬십시오.] 포권하고
고개 돌려서 조금 숙여 보이며 부엌으로 들어가는 암컷 곰
청풍; (곰인데도 볼수록 대가집 마님을 연상시킨다.) 부엌 쪽을 보며 돌아서고
청풍; (곰을 저렇게 만든 걸 보면 야차선녀의 술법은 상상을 초월하는 경지에 이르렀겠구나.) 자신이 깨어났던 건물로 가며 생각한다.
끽! 문을 열고 들어가는 청풍
탁! 다시 닫히는 문. 헌데
슷! 가운데 집 뒷 곁으로 통하는 모퉁이에서 닫힌 문을 보는 암컷 너구리.
암컷 너구리; (진공자님...) 아련한 표정. 안도하고 있고
암컷 너구리; (다행히 진소저와 밤을 보내진 않으셨네.) 살짝 미소
암컷 너구리; (어떻게든 진공자님과 단 둘이 있을 기회를 만들어야만 해. 내 마음을 눈치 채게 하려면...) 생각하고. 그러다가
오싹! 오한을 느끼는 암컷 너구리. 뒤에서 누가 노려보고 있다
암컷 너구리; [너...] 홱 돌아보고
쿵! 어둠 속에 수컷 너구리가 서서 눈을 빛내며 암컷 너구리를 보고 있다
암컷 너구리; [놀랬잖아 웅리!] 눈 흘기며 돌아서고
암컷 너구리; [나한테 무슨 볼일이 있어서...] + [흑!] 깜짝 놀라는 암컷 너구리. 수컷 너구리가 암컷 너구리의 팔을 빠르고 강하게 움켜잡았다.
암컷 너구리; [너... 너 이게 무슨 짓이야?] 아파서 오만상 쓰며 수컷 손에 잡힌 팔을 빼내려 하고. 하지만
수컷 너구리; [따라와! 네게 할 말이 있어!] 돌아서며 암컷 너구리를 끌고 가려 하고
암컷 너구리; [이... 이거 못놔?] 버티려 하지만
수컷 너구리; [소란 피우고 싶어? 그럼 네가 한눈에 반한 진공자가 나와서 우리 사이의 실랑이를 보게 될지도 모르는데?] 협박. 그러자
암컷 너구리; [그... 그건...] 당황
수컷 너구리; [진공자가 보는 앞에서 창피 당하고 싶지 않으면 조용히 따라와!] 암컷 너구리의 팔을 잡고 가며 말하고
어쩌지 못하고 끌려가는 암컷 너구리. 직후
슥! 부엌에서 나오는 암컷 여우
수컷 너구리에 의해 건물 뒷곁으로 끌려가는 암컷 너구리의 모습이 살짝 보이고
암컷 여우; (걱정하던 일이 벌어졌네.) 한숨 쉬며 찡그리고
암컷 여우; (그럴 리는 없겠지만...) 건물 모퉁이로 돌아가는 암컷 여우.
<혹시 웅리가 분을 참지 못하고 자리에게 손찌검을 할지도 모르니 따라가서 확인해보자.> 건물 뒤쪽의 숲 쪽으로 수컷 너구리가 암컷 너구리의 팔을 잡고 끌고 가는 게 작게 보인다. 그걸 따라가는 암컷 여우의 뒷모습 배경으로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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