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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

독룡곡 내부. 독 연기가 자욱해서 사물이 잘 안보인다. 계곡에는 살아있는 게 없다. 돌과 흙이 타고 있고 도처에 걸죽한 물이 고인 늪이 있다. 독이 물에 녹아 생긴 독 연못. 독 연못들도 연기를 뿜어낸다. 안개 속에 거대한 골격이 흐릿하게 보인다. 독룡의 뼈다. 공룡의 골격처럼 묘사. 사람이 골격 안쪽으로 서서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크다

콜록! 콜록! 기침 소리와 함께 사람 그림자가 멀리서 나타나고

독 연기 속을 비틀거리며 걸어오는 청풍. 왼쪽 옆구리에는 암컷 여우를 끼고 있고.

콜록! 끄윽! 눈이 풀리고 소매로 입과 코를 가린 채 비틀거리며 걷는 청풍. 독 연기 때문에 멀지 않은 곳에 거대한 뼈가 있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러다가

발끝이 돌에 걸리는 청풍

콰당탕! 바닥에 나뒹구는 청풍.

털썩! 청풍이 옆구리에 끼고 있던 암컷 여우도 옆으로 나뒹굴고

청풍; (더... 더는 견딜 수 없다.) 사력을 다해 일어나고. 입과 코로 피를 게워내고 온몸의 피부가 얼룩덜룩해졌다.

청풍; (독 연기를 너무 많이 들이마셔서 정신이 혼미해진다.) (목구멍도 독기에 타들어가 썩기 시작한 것같고...) 일어나 앉으며 손을 품속에 넣고

청풍; (독심귀의에게 따라잡히는 한이 있더라도 늦기 전에 역명천신단을 먹어야만 한다.) 다시 꺼낸 손에는 주머니가 들려있다. 덜덜 떨리는 손

청풍; (정신을 잃기라도 하면 죽을 수밖에 없으니...) 덜덜 떨리는 손으로 주머니를 열고

주머니 속에 들어있는 세 알의 계란크기만한 구슬들. 물론 역명천신단이다.

청풍; (예상대로 역명천신단이 내 몸을 만독불침으로 만들어주길 바랄 뿐이다.) 떨리는 손으로 구슬 하나를 꺼내서

입에 넣으려는 청풍. 그러다가

흠칫! 하며 옆을 보는 청풍

암컷 여우가 바들바들 떨고 있다. 눈을 까뒤집고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면서

청풍; (자호...) 고민하고

청풍; (저대로 방치하면 죽을 게 뻔한데...) 경련하는 암컷 여우를 보고. 이어

손에 든 구슬을 보는 청풍

청풍; (하지만 겨우 여우 한 마리 살리려고 천고의 영약인 역명천신단을 허비할 수는 없지 않은가?) 고민하고. 그러다가 떠오르는 장면

 

암컷 여우; [당신이 웅호를 죽였어! 내 눈으로 봤단 말이야.] 악을 쓰며 홱 돌아서고. #163>의 장면

 

청풍; (젠장!) 입술 깨물고

청풍; (본의는 아니었지만 난 이 암컷의 짝을 죽이고 말았다.) 자호를 왼손으로 안아들고

청풍; (이렇게라도 보상을 해줘야한다.) 구슬을 암컷 여우의 입에 대지만.

입을 다물고 있어서 구슬을 먹지 못하는 암컷 여우.

청풍; (스스로 역명천신단을 먹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난감하고

청풍; (어쩔 수 없구나.) 한숨 쉬며 구슬을 자기 입에 넣고.

청풍; (내 침으로 녹여서 먹여줄 수밖에...) 구슬을 입에 넣은 채 우물거리고. 그러자

화악! 온몸에서 강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면서 몸 전체가 반쯤 투명해지는 청풍.

청풍; (역... 역명천신단을 입에 넣은 것만으로 모든 고통이 사라진다.) 눈을 치뜨고. 반투명해진 몸에서 아지랑이같은 기운에 엄청난 기세로 뿜어지고

청풍; (다행히 역명천신단에는 모든 독을 해독시킬 수 있는 효능이 있었다.) 슥! 입을 우물거리면서 두 팔로 암컷 여우를 끌어안아 품에 안고

청풍; (몸도 깃털처럼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고...) 책상다리를 한 채 자기 무릎에 앉힌 암컷 여우를 본다. 고개 젖힌 채 부들 부들 떨고 있는 암컷 여우

청풍; (역명천신단을 먹으면 김가기처럼 우화등선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화악! 머리카락이 허공으로 치솟아 넘실거린다. 입으로는 우물거려 약을 녹이면서. 이어

청풍; (미안하다 자호.) 고개 젖혀진 암컷 여우의 입으로 자기 입을 가져간다. 암컷 여우는 고개가 젖혀지며 입이 조금 벌어지고

청풍; (처녀인 줄은 알지만... 널 살리려면 이럴 수밖에 없다.) 조금 벌어진 암컷 여우의 입에 자기 입술을 대고

주르르! 침으로 녹인 역명천신단을 암컷 여우의 입에 흘려 넣어준다.. 그러자

[끄윽!] 온몸이 감전되는 모습이 되며 신음하는 암컷 여우. 입을 좀 더 벌리고

청풍; (됐다.) 암컷 여우의 입에서 자기 입을 떼고

청풍; (다행히 내 침으로 녹인 역명천신단을 남김없이 삼켰다.) 암컷 여우를 조심스럽게 바닥에 누이고.

[끄윽! 끅!] 온몸을 벌벌 떠는 암컷 여우. 아직 정신은 못 차렸고. 하지만

화악! 암컷 여우의 몸에서도 강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청풍; (역명천신단의 약기운이 자호의 온몸으로 퍼지고 있다.) 그걸 보면서 다시 주머니 속에 손을 집어넣고

청풍; (웅호의 바램대로 역명천신단이 자호를 진짜 인간으로 만들어줄지도 모르겠다.) 주머니에서 다시 꺼낸 청풍의 손에 구슬이 하나 들려있고.

청풍; (나도 더 늦기 전에 역명천신단을 먹어야 한다.) 구슬을 보고

청풍; (신선이 되는 것 따위는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환골탈태해서 잃어버린 힘을 다시 쓸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구슬을 입에 넣고

꿀꺽! 삼키고. 그러자

화악! 청풍의 몸에서 폭발적인 힘이 뿜어져 나온다

청풍; (뜨거운 쇳물을 마신 것 같다.) 합장하며 고통으로 얼굴 이지러지고. 온몸이 달군 쇠처럼 달아오르고

청풍; (역명천신단의 엄청난 약성(藥性)에 의해 몸의 구조가 단번에 뒤바뀌고 있는 증거다.) 화악! 합장한 채 웅크리는 청풍의 몸에서 엄청난 기운이 터져 나오는 모습이고

청풍; (조금... 조금만 더 기다려주십시오 아버지! 상영누나!) 온몸이 투명해지면서 이를 악물고. 그런 청풍의 뇌리에 아버지 사자천마가 천마해체대법을 써서 폭사하던 장면과 위상영이 죄수들에게 겁탈 당하던 장면이 떠오른다

<두 분을 내게서 빼앗아간 자들은 최후의 한 놈까지 찾아내 그 죄가를 묻게 할 테니...> 화악! 온몸에서 열기를 뿜어내며 백열되는 청풍. 그 옆에 누워 벌벌 떨고 있는 자호의 모습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174>

퍼퍼퍽! 수많은 침이 독심귀의의 몸에 박힌다. 팔로 눈을 가린 채 고슴도치가 되는 독심귀의. 덕분에 눈에는 침이 박히지 않지만 대신 팔과 얼굴 여기저기에 침이 박힌다. 침의 길이는 한 뼘 쯤 되는 길이다.

[악!] 퍼억! 비명 지르는 조진진 앞에 등부터 바닥에 나뒹구는 고슴도치가 된 독심귀의. 조진진은 젊은 모습으로 돌아간 야차선녀, 즉 우유라를 품에 안은 자세다.

 

#175>

[!] 부엌에서 나오다가 왼손으로 입을 가리는 암컷 곰. 오른손에는 부엌칼이 들려있다. 일이 생긴 걸 알고 칼을 가지러 부엌에 들어갔다 나오던 중

멀리 등선곡 입구의 상황이 보인다. 젊어진 야차선녀는 조진진의 품에 안겨 있고 그 앞으로 독심귀의가 나뒹굴고 있다.

암컷 곰; (안돼!) 팟! 어금니를 드러내며 등선곡 입구쪽으로 돌진한다. 거리는 300미터쯤이고

 

#176>

다시 등선곡 입구쪽.

조진진; [귀의님!] 자기 앞에 나뒹군 독심귀의를 보며 비명 지르고. 품에 우유라를 안고 있어서 독심귀의를 돕지는 못한다.

독심귀의; [끄윽!] 푸시시시! 독심귀의의 몸에 박힌 침 주변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 독이 묻어있는 증거.

위진천; [직접 경험해보니 멸신침통(滅神針筒)의 위력이 어떻소 귀의?] 손에 금속통을 든 채 웃고 있고. 그자의 주변에 서있는 신행태보, 고당주와 복면인들도 금속통을 앞으로 겨누고 있다. 왼손으로 금속통을 잡고 오른손으로 금속통의 뒷부분을 잡고 돌린 모습. 귀희는 위진천의 뒤에 서서 보고 있고. 주취광생은 좀 떨어진 곳에서 보고 있다.

독심귀의; [독... 독성부의 멸신침통...?] 푸시시! 침이 박힌 온몸에서 연기를 뿜어내며 이를 가는 독심귀의. 일어나려 애쓰면서

위진천; [그렇소! 이게 바로 묘강 독성부가 자랑하는 치명적인 병기 멸신침통이오.] 자기의 금속봉을 들어 보이며

위진천; [이 멸신침통의 독침들은 기계장치로 쏘아지기 때문에 어지간한 호신강기쯤은 간단히 뚫어버리는 위력을 지녔소.] 자기 손에 들고 있는 금속통으로 왼쪽 손바닥을 톡톡 치며 웃고

독심귀의; [네... 네놈들... 독성부와 손을 잡은 것이냐?] 푸시시! 온몸에서 연기가 나며 사력을 다해 일어나려 하고

위진천; [뭐 비슷한 상황이긴 하지만 곧 죽을 늙은이에게 자세한 내막을 알려줄 필요는 없겠지?] 웃으며 앞으로 나서고

위진천; [그나저나 존경스럽긴 하군.] 독심귀의의 3미터쯤 앞에 멈춰서며 말하고

위진천; [한 방이면 코끼리도 간단히 죽일 수 있다는 멸신독침(滅神毒針)을 무려 백여 개나 맞고도 숨이 붙어있으니 말이야.] 텅! 금속통을 옆으로 던지고

겨우 일어나 앉은 독심귀의는 입과 코로 피를 줄줄 흘리면서 위진천을 노려만 보고

위진천; [독심귀의 당신이 의선동이 배출한 최고의 기재라는 소문이 아주 헛것도 아니었어.] 징! 오른쪽 손바닥을 독심귀의에게 겨누고

위진천; [멸신독침으로 죽지 않으니 번거롭지만 내 손으로 끝내줘야겠군.] 징! 독심귀의를 겨눈 손이 진동하고.

조진진; [흐윽!] 절망. 하지만

독심귀의; [물어봅시다 폐하.] 위진천은 아랑곳하지 않고 주취광생에게 말하고. 책상다리를 하고 앉았지만 온몸에서 연기가 뿜어지고

멈칫! 하며 독심귀의를 공격하려던 손을 멈추는 위진천

독심귀의; [이유가...] [십년 넘게 동고동락해온 우릴 배신한 이유가 대체 뭐요?] 이를 갈며 주취광생을 노려보고

주취광생은 찡그리며 말하지 않으려는데

위진천;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준다는데 아직 숨이 붙어있는 인간의 궁금증 정도는 풀어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폐하.] 손 내리며 주취광생에게 말하고

주취광생; [짐이... 너희들을 버린 이유는... 두 가지다.] 마지못해 말하고

주취광생; [첫째!] [짐은 역명천신단이 최소한 두 알 필요했다.] 손가락 두 개를 세워 보이며 말하고

주취광생; [그래서 한 알을 주는 조건으로 혈교와 손을 잡게 되었다.] 위진천을 힐끔 보며 말하고

독심귀의; [폐하에게 어떤 사정이 있는지는 짐작 하고 있던 봐요.] 노려보고, 입과 코로 피가 줄줄. 몸에서는 연기가 치솟고. 독침에 묻어있는 독 때문에 살이 타들어가는 모습

독심귀의; [하지만... 노부에게 부탁을 했으면 노부 몫의 역명천신단을 양보할 수도 있었소.] [이 나이가 되어 몸을 고쳐봤자 무슨 낙이 있는가 싶어 회의하던 참이었으니...] 주취광생을 노려보고

주취광생; [물론 부탁을 했으면 늙은이가 자기 몫의 역명천신단을 양보 했을 수도 있었겠지.] 냉소하고

주취광생; [하지만 두 번째 이유 때문에 짐은 늙은이와 저 계집을 용서할 수 없었다.] 조진진의 품에 안긴 야차선녀, 즉 우유라를 보며 이를 갈고

독심귀의; [그러니까 왜 우리 둘을 용서할 수 없었는지 묻지 않았소?] 이를 갈며 고함

주취광생; [짐이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게 뭔지 잊었느냐?] 광기 서린 표정으로 독심귀의를 노려보고. 그러자

독심귀의; [설마!] 깨닫고 눈 부릅뜨고

주취광생; [그렇다!] 이를 갈고. 살벌한 표정

주취광생; [짐은 아무리 큰 죄를 지은 자라도 용서할 수 있는 도량을 지녔다.] [하지만 한 가지 죄를 지은 자만은 절대 용서하지 않는다.]

주취광생; [그 한 가지 죄는 바로 배신이다!] 이를 갈고. 광기에 서린 표정으로

<배신!> 경악하는 조진진과 독심귀의

주취광생; [늙은이는 천한 종놈이었던 자신을 제자로 거둬준 의선동을 배신했고...] 광기 서린 표정으로 이를 갈면서 독심귀의를 노려보고

주취광생; [저 계집이 신녀문의 배신자라는 건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우유라를 손가락질하며 이를 갈고

주취광생; [역겨운 배신자들!] [짐이 지난 십여 년 동안 너희 년놈들에 대한 혐오를 숨기기 위해 얼마나 고생했는지는 짐작도 못할 것이다.] 츠츠츠! 무시무시한 살기를 일으키며 이를 갈고. 눈을 희번덕이며

주취광생; [선(善)과 악(惡)을 떠나 신의를 저버리고 은혜를 배신으로 갚은 인간들은 짐의 손으로 씨를 말려버릴 것이다.] 크크크! 광기에 차서 웃고

귀희; (무서워라.) 위진천 뒤에 숨어서 눈을 흘기고

귀희; (저 인간의 기준대로라면 나도 목숨을 부지하기 힘들겠네. 나 역시 신녀문을 배신한 몸이니...) 입술 샐쭉이고.

주취광생; [이제 멀지 않았다!] [짐이 혈교의 조력을 받아 제위(帝位)에 복귀하게 되면...] 광기에 사로잡힌 표정으로 웃고

주취광생; [늙은이같은 배신자들은 마지막 한 놈까지 찾아내 극형에 처할 것이다!] 으흐흐흐! 웃고. 그때

독심귀의; [대단하오. 참으로 대단하십니다 폐하.] 짝짝! 박수치며 비웃고

웃음 그치며 이마 찡그리는 주취광생

독심귀의; [오늘에야 폐하가 측근들과 피붙이들... 심지어 낳아준 어머니로부터도 버림을 받은 이유를 알겠소이다.] 으흐흐흐 웃고

주취광생; [네놈이...] 분노

독심귀의; [그렇게 편협하고 독선적이니 세상 누가 폐하를 위해 충성을 바치겠소?] 이를 갈며 노려보고

독심귀의; [경태제... 아니 주기각!] [이 늙은이가 감히 예언하거니와...] 흐흐흐 역시 미친 사람처럼 웃으면서

독심귀의; [그대는 가장 귀중한 것을 스스로의 손으로 망가트리게 될 것이다.] 이를 갈면서 저주하고

주취광생; [감히 헛소리를...] 격노하며 손을 쳐들어 독심귀의를 내리치려 하고. 하지만

입과 코로 피를 줄줄 흘리고 침이 박힌 온몸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면서도 마주 노려보는 독심귀의

멈칫! 독심귀의를 치려던 주취광생의 손이 멈칫하고

주취광생; [죽일...] 분노하면서도 손을 쓰지 못하고

위진천; [도움이 필요하십니까 폐하?] 웃으며 말을 걸고

대답하지 않고 찡그리며 독심귀의를 노려보는 주취광생

위진천; [존귀한 몸으로 직접 손에 피를 묻히실 필요는 없습니다.] [지저분한 일은 저희같은 천한 무부(武夫)들에게 맡기시면 됩니다.]

주취광생; [그리하라.] 손을 내리며 물러서고

주취광생; [대신 절대 편히 죽이지 마라! 가장 끔찍한 고통을 맛보고 죽게 하라.] 이를 갈며 눈을 희번덕이고

위진천; [분부 따르겠나이다.] 과장되게 포권하고. 이어

위진천; [폐하의 마음을 흡족하게 해드려라.] 뒤의 신행태보와 복면인들에게 음산하게 말하고. 그러자

[존명!] [맡겨주십시오.] 복면인들이 칼을 뽑아들며 독심귀의에게 다가오고

위진천; [먼저 저 세상에 가계시구려 독심귀의.] 자기 옆을 지나는 복면인들을 보며 사악하게 웃고

위진천; [계집들도 곧 뒤따라가게 해드릴 테니...] 우유라와 조진진을 보며 웃고. 조진진은 두려움과 분노에 찬 표정으로 그자를 보고 있고.

[잘 가라 늙은이!] [몸이 녹아죽는 고통을 덜어주는 걸 감사하게 생각해라!] 부악! 쩍! 독심귀의에게 칼을 휘두르는 복면인들. 그때

[안돼!] 엄청난 고함소리가 들리고. 모두 놀라고 멈칫! 할 때

화악! 허공에서 거대한 그림자가 덮쳐 내리고

쾅! 허공에서 뛰어내리며 독심귀의를 베려던 복면인들 중 한 놈을 발로 밟아 뭉개버리는 암컷 곰. [크악!] 콰드득! 밟힌 놈은 몸이 으스러져 죽으며 비명 지르고. [헉!] [히익!] 독심귀의를 베려던 다른 복면인들은 기겁하며 돌아보고

[곰?] 위진천과 신행태보와 고당주는 놀라고. 귀희는 눈을 좀 치뜨고.

주취광생은 찡그리고

암컷 곰; [크아!] 쩍! 부악! 들고 있던 부엌 칼로 좌우의 복면인들을 베어버린다. 빠르고 강하다. 그 칼질에 몸이 토막 나는 복면인들.

[헉!] [이게 무슨...] [곰이 사람처럼 칼을 쓰다니...] 다른 복면인들 기겁하며 물러서고

암컷 곰; [주인님! 괜잖으세요?] 위진천등을 향해 돌아서며 고개는 돌려서 독심귀의에게 외쳐 묻고.

독심귀의; [조심해라!] 다급히 외치고

[!] 돌아보던 암컷 곰 눈 치뜨고

시뻘겋게 달아오른 손바닥에 바로 앞으로 날아든다

암컷 곰; [흑!] 급한 대로 부엌칼을 앞에 세워 막으려 하지만

콰창! 붉은 손바닥에 닿자 칼이 유리처럼 깨지고

쾅! 암컷 곰의 가슴을 때리는 시뻘건 손바닥. 마치 달군 쇳덩이로 낙인을 찍듯이

암컷 곰; [악!] 콰당탕! 뒤로 벌렁 나자빠진다. 독심귀의의 앞쪽이다. 칼날이 부서진 부엌칼을 놓치면서. 그런 암컷 곰 앞쪽에는 위진천이 굴진 자세로 서서 오른손을 내밀고 있는데 그자의 오른쪽 손바닥은 밝게 빛나고 있다. 손바닥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고

독심귀의; [자웅아!] 비명. + 암컷 곰; [끄윽!] 하늘 보고 쓰러진 채 벌벌 떤다. 치치치! 가슴 부분에 손바닥 형상으로 화상을 입어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위진천; [대단하구만. 곰 주제에 본교의 치명적인 절기 절맥혈장(絶脈血掌)을 맞고도 즉사하지 않다니...] 굴진했던 몸을 바로 세우며 웃고. 오른손은 앞으로 내민 자세고

위진천; [총단으로 끌고 가서 연구를 좀 해봐야겠어.] 음산한 눈으로 암컷 곰을 본다. 손을 내리면서

암컷 곰; [으으으!] 공포에 질리며 일어나려 애쓰고.

위진천; [인간처럼 움직이고 말할 수 있는 짐승들을 만들면 여러모로 쓸모가...] + [!] 말하다가 눈 부릅. 화악! 그자의 뒤로 거대한 그림자가 나타나며 한손에 든 도끼를 높이 쳐들어 내리칠 자세를 하고 있다. 물론 수컷 곰이고.

위진천; [이크!] 팟! 옆으로 벼락같이 피하고. 쩍! 그자가 있던 곳을 내리치는 수컷 곰의 도끼. 수컷 곰의 모습이 나타나고

꽝! 바닥을 내리찍는 수컷 곰의 도끼

위진천; [또 한 마리 있었군!] 휘릭! 내려서고. 그 옆에서는 수컷 곰이 도끼를 내리찍은 자세로 돌아본다. 살벌한 눈빛

[헉!] [또 곰이다!] [이번에는 수컷이다.] 복면인들과 신행태보등이 놀라고

암컷 곰; [여... 여보!] 안도하며 일어나 앉고. 핏빛의 손바닥 자욱이 생긴 가슴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고

수컷 곰; [각오해라 죄 많은 인간들!] 팟! 바닥에 박혔던 도끼를 뽑으며 이를 드러내고. 입과 코로 거친 숨결을 토해낸다. 상당한 거리를 필사적으로 달려온 모습이고

수컷 곰; [허락 없이 등선곡에 들어온 이상 단 한 놈도 살려 보내지 않겠다.] 우둑! 도끼를 들고 몸을 일으키는 수컷 곰의 키가 커진다. 거의 3미터가 넘는 거대한 모습이 되고

[으으으!] [곰... 곰이 사람처럼 행동하고 말한다.] 복면인들과 신행태보등은 겁에 질려 주춤거리고

위진천; [기발해! 정말 기발해!]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수컷 곰을 올려다보고

위진천; [기본적인 신체 능력이 인간보다 우월한 짐승들을 인간처럼 말하고 움직일 수 있게 만들었군.]

위진천; [이 기술을 잘만 이용하면 단 기간에 막강한 군대를 만들어낼 수 있겠어.] 수컷 곰의 여기저기를 살피며 말하는데

부악! 벼락같이 수직으로 도끼질을 하는 수컷 곰. 그 도끼질에 위진천의 몸이 쪼개지고

[헉!] [안돼!] 신행태보와 고당주, 복면인들이 기겁. 귀희는 약간 놀라는 표정. 하지만

위진천; [정말 쓸만한 걸?] 쪼개진 채 웃고

[!] 도끼질을 한 자세로 눈 치뜨는 수컷 곰

위진천; [방금 전의 그 일격에는 하마터면 나도 장작처럼 쪼개질 뻔했다.] 스윽! 수직으로 쪼개진 위진천의 모습 뒤로 진짜 위진천의 모습이 물러서며 말하고. 그런 그자의 가슴 부분의 옷이 베어졌다.

신행태보; (이형환위(移形換位)!) 안도하고. 고당주와 복면인들도 안도의 한숨 내쉬며 가슴 쓰러내리고

그걸 줄 알았다는 표정이 되는 귀희

위진천; [곰탱이! 네 재주를 제대로 견식 해 보자!] 창! 검을 뽑고

위진천; [제법 쓸만하면 네놈을 복제해서 본교의 대업을 위한 무기로 써먹어야겠다.] 검으로 놀리듯 수컷 곰을 겨누며 웃고

수컷 곰; [크아!] 울부짖으면서 위진천에게 쇄도하며 빗발치듯 도끼질을 하는 수컷 곰. 도끼질이 엄청 강하고 또 빠르다.

위진천; [이크!] 창! 차창! 검으로 수컷 곰의 도끼질을 막고 피하는 위진천

이하 수컷 곰과 위진천의 격렬한 격돌. 위진천은 다른 무공은 쓰지 않고 검으로 수컷 곰의 도끼질을 상대한다.

귀희, 신행태보등 위진천의 수하들 긴장해서 보고

파팟! 몸에서 독침을 뽑으며 보는 독심귀의. 그때

<시간을... 끌어주세요.> 누군가의 음성이 들려 눈 부릅뜨는 독심귀의

야차선녀; <제게 일다경(一茶頃)의 여유만 있으면... 이격치환술(移隔檄置換術)을 써서 우리 모두 여길 벗어날 수 있어요.> 조진진의 품에 안겨 눈을 감고 있는 야차선녀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우유라가 아니라 야차선녀의 모습이 되었음을 주의. 정신이 돌아왔다. 가슴에 핏빛 손바닥 자욱이 찍힌 암컷 곰도 야차선녀와 조진진 옆으로 기어가다가 수컷 곰 쪽을 돌아보고 있다. 암컷 곰의 입고 코로 피가 줄줄 흘러나오고 있다

독심귀의; (야차선녀가 다시 늙은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렇다는 건...) 깨닫고

독심귀의; (정신이 돌아왔구나.) + [흐흐흐! 한번 해봅시다.] 웃으면서 손을 품속에 넣고

캉! 카캉! 그 사이에도 수컷 곰과 위진천은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도끼와 칼로 서로를 노리는 수컷 곰과 위진천. 백중지세다. 수컷 곰의 도끼질은 바위도 쪼갤 정도로 강력하지만 위진천은 그걸 얇은 검으로 막고 빗나가게 만든다.

독심귀의; (조금만 더 버텨라 웅웅!) 그걸 보며 품에서 다시 손을 꺼내는 독심귀의. 손에 작은 유리병이 들려있다. 유리병에는 마개가 깊이 박혀있는데 걸죽한 액체가 절반 쯤 들어있는 게 보이고

독심귀의; (뒤는 내가 맡아줄 테니...) 오른손에 든 유리병의 마개를 왼손으로 잡고 뽑으려는 자세로 수컷 곰이 위진천을 상대하는 걸 보고

독심귀의; (독룡곡에서 채집한 독룡의 독...) 뽁! 유리병 입구를 막고 있는 마개를 뽑고

독심귀의; (이걸 쓰는 때가 오지 않길 바랬거늘...) 마개를 봅아낸 유리병을 들어서 보는 독심귀의의 얼굴이 비장해진다.

 

#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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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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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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