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195>

등선곡 입구. 검은 연기가 솜사탕처럼 뭉쳐 있는 곳. 그 검은 연기 속에 누군가 누워있는 게 흐릿하게 보인다. 물론 그 인물은 독심귀의고

그곳으로 걸어오는 청풍. 천천히 걷는 것같지만 아주 빠르다. 그 뒤를 너구리들이 필사적으로 달려오고 있고

암컷 너구리; (겉모습은 지난밤과 별반 다를 바가 없어.) 청풍의 뒤에서 헐떡이며 달려오면서 생각하고

<하지만 지금의 공자님은 인간 세상의 존재처럼 여겨지지가 않아.> 침통한 표정으로 걸어오는 청풍의 앞 모습 배경으로 암컷 너구리의 생각 나레이션

<몸 속에 무시무시한 폭풍을 담고 있는 것같아. 한 번 드러나면 모든 걸 날려버릴 수 있는 위력을 지닌...>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역시 암컷 너구리의 생각 나레이션

암컷 너구리; (어쩌면 공자님은 인간들 중에서 가장 강한 존재일지도 몰라.) 침 꼴깍

암컷 너구리; (그 때문에 나와는 사는 세상이 전혀 다른 존재라는 걸 실감하게 되어서 슬퍼져.) 한숨 쉬며 달려오고.

그런 암컷 너구리의 눈치를 살피며 같이 뜀박질하는 수컷 너구리. 이제 일행은 검은 솜사탕 같은 연기에 둘러싸여 있는 독심귀의에게 다가왔고

청풍; (독...) 슥! 검은 연기 앞에 멈춰서고

청풍; (이 검은 연기는 지독한 독이 타면서 일어난 것이다.) 치치치! 검은 연기에 닿은 돌과 흙이 타는 것을 보며 생각

수컷 너구리; [귀의님은 다른 분들을 구하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셨어요.] 청풍의 뒤에 암컷 너구리와 함께 멈춰서며 울먹이고.

수컷 너구리; [귀의님이 저 검은 연기를 뿜어내시는 바람에 폐하와 혈교의 인간들이 야차선녀님의 술법을 막지 못했어요.]

암컷 너구리; [귀의님이 이렇게 돌아가시다니... 전 아직도 믿어지지가 않아요.] 울며 눈물을 닦고

청풍; [아직은 돌아가신 게 아니다.] 슥! 침통하게 말하며 손을 앞으로 내밀고

[무... 무슨 말씀이신가요?] [귀의님이 살아 계시다는 건가요?] 울고 침통해 하다가 깜짝 놀라는 너구리들.

청풍; [돌아가신 건 아니지만 살아 계시다고도 할 수가 없구나.] 징! 한숨 쉬며 손바닥을 진동시키고. 손바닥이 밝게 달아오르기도 하고. 이어

쿠오오! 청풍의 손바닥 앞쪽에서 소용돌이가 일어나고. 그러자

화악! 진공청소기에 끌려들 듯이 검은 연기가 청풍의 손바닥 안으로 스며든다

<독... 독기를 손바닥 안으로 빨아들이고 있어!> 경악하는 너구리들

청풍; (천마조사님의 절기중 하나인 흡성대법(吸星大法)을 쓰면 무엇이든 빨아들여서 극한까지 압축 시킬 수가 있다.) 쿠쿠쿠! 엄청난 속도로 검은 연기를 빨아들이며 생각하고. 그러다가

청풍; [크왓!] 기합 지르고. 그러자

화악! 남아있던 검은 연기가 전부 청풍의 손바닥으로 빨려 들어오고. 그러면서 독심귀의의 모습이 드러나는데

쿵! 온몸의 살가죽이 녹아내린 독심귀의의 모습이 드러난다. 뼈도 드러나 있고. 촛농이 녹은 듯한 모습. 아직 몸에 남아있는 독기들이 청풍의 손바닥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독심귀의의 몸에서 검은 실같은 것들이 빠져나와 청풍의 손바닥으로 끌려들어간다.

암컷 너구리; [악!] 비명 지르며 고개 돌리고. + 수컷 너구리; [힉!] 역시 기겁하면서도 고개 돌린 암컷 너구리를 끌어안는다

청풍; (예상했던 대로로군.) 화악! 손바닥으로 검은 실같은 독기를 모두 독심귀의의 몸에서 흡수하며 생각하고

청풍; (독룡의 독을 농축한 걸 마시는 바람에 오장육부뿐 아니라 온몸의 피부가 다 녹아내렸다.) 다가가고

두근 두근 심장 뛰는 소리가 들리고

청풍; (그럼에도 아직까지 심장이 뛰고 있다.) 독심귀의의 옆에 한쪽 무릎을 꿇고. 독심귀의는 얼굴의 가죽도 녹아내려 뼈가 다 드러나 있는 끔찍한 모습이다

청풍; (이런 몰골임에도 아직까지 살아있는 건 독심귀의가 의선동 출신인 덕분이다.) 파팟! 독심귀의의 가슴 혈도를 몇 군데 찍고. 서로를 끌어안은 너구리들은 겁에 질려서 좀 떨어진 채 보고 있다

청풍; (독심귀의는 의선동의 의술로 자신의 몸을 개조하여 보통 사람들과는 비교도 안되게 강력한 생명력을 갖게 만들어놓은 것이다.) 징! 빛나는 손바닥으로 독심귀의의 가슴을 누르고. 그러자

움찔! 녹아내린 독심귀의의 몸이 조금 경련하더니

눈꺼풀이 대부분 녹아내리고 눈두덩의 뼈가 드러난 독심귀의의 눈이 천천히 떠진다.

청풍; [정신이 드십니까?] 손바닥으로 독심귀의의 가슴을 누른 채 얼굴 들여다보며 말을 걸고. 그러자

독심귀의; [너... 는...] 이빨과 잇몸이 드러난 입으로 천천히 말을 시작하고. 시선은 청풍의 얼굴을 향한 채

독심귀의; [사신(死神)... 이로구나.]

청풍; (틀린 말도 아니지.) + [그렇습니다. 그리고 본명은 이청풍입니다.]

독심귀의; [이청풍... 이청풍...] 중얼거리고

독심귀의; [처음 볼 때부터 범상치 않다고 했더니...] [너는 천마의 후손이었구나.] 깨닫고 고개 조금 끄덕이고

청풍; [조금만 더 참아주십시오. 역명천신단을 복용시켜드리겠습니다.] 품속에서 주머니를 꺼내고. 그러자

독심귀의; [이미... 늦었다.] 고개 조금 젓고

독심귀의; [내... 오장육부는 대부분 형체도 없이 녹아버렸다.] [제 아무리 역명천신단이라 해도... 사라진 오장육부를 다시 만들어내진 못한다.]

청풍; [하지만...] 주머니 든 채 난감 + 독심귀의; [조금... 아주 조금 노부에게 시간이 남아있으니... 하고 싶은 이야기나 하게 해다오.]

청풍; [그리하겠습니다.] 한숨 쉬며 주머니를 바닥에 내려놓고

독심귀의; [하늘이... 마냥 무심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너를 통해서 깨닫게 되는구나.] 하늘 보며 웃고.

독심귀의; [만일 네가 찾아오지 않았다면... 역명천신단은 주취광생... 경태제와 혈교의 수중으로 들어가 악용되었을 테니..]

 

#196>

<-독룡곡> 독룡곡의 입구. 등선곡과는 상당히 떨어진 곳. 높은 절벽 사이를 가득 메우고 있는 자욱한 독 연기. 그 독 연기들이 닿은 주변의 바위들이 타들어가며 연기를 낸다.

독룡곡 입구와 좀 떨어진 곳에 냉혈전호가 타고 온 가마가 서있다. 가마를 메고 온 거인들과 패소정이 물기 젖은 손수건으로 입과 코를 가린 채 서서 독룡곡을 보고 있다

패소정; (올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정말 지독한 독기다.) 찡그리고

패소정; (거리가 좀 떨어져 있고 또 성주님께서 주신 해독제를 묻힌 손수건으로 입과 코를 가리고 있는 데도 현기증이 난다.)

패소정; (독룡곡을 덮고 있는 저 독 연기의 독성은 아마 천지간에서 가장 지독할 것이다.) 독 연기로 덮인 계곡을 보며

패소정; (그런데 성주님께서는 대체 무슨 목적으로 독룡곡을 주기적으로 방문하시는 걸까?) 눈 번뜩

패소정; (혹시...) 눈빛이 좀 이상해지고

패소정; (독룡곡 안쪽에 <그곳>이 있는 게 아닐까?)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패소정도 혈교의 간첩이다.

 

#197>

독룡곡 내부. 거대한 독룡의 뼈. 주변이 연기로 덮여있고

그곳으로 오는 냉혈전호. 얼굴에 방독면 같은 것을 쓰고 있다. 얼굴 전체를 가리는 방독면으로 눈 부분은 유리로 되어 있다. 입과 코를 덮은 불룩한 부분의 양쪽으로 구리관이 달려있고 그 구리관은 등에 짊어진 커다란 유리통과 연결되어 있다. 유리통에는 물이 들어있는 게 보인다. 구리관은 그 유리통의 물을 통과하며 공기를 정화시킨다.

부글부글... 구리관이 들어있는 유리통의 물이 끓어오르는 모습

냉혈전호; (한결 났군.)

냉혈전호; (거금 십만 냥을 들여서 만든 이 정화통(淨化桶) 덕분에 독룡곡의 독도 문제없이 견딜 수 있게 되었다.) 지고 있는 유리통을 곁눈질로 보고

<구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해독제가 섞여있는 물을 통과한 공기는 제법 깨끗해서 호흡하는 데 문제가 없다.> 유리통을 배경으로 냉혈전호의 생각 나레이션

고개 들어 앞을 보는 냉혈전호

바로 앞쪽에 연기에 덮인 독룡의 골격이 보인다

냉혈전호; (지금까지는 어떤 해독제를 써도 저 독룡의 골격을 멀리서 볼 수 있는 곳까지 밖에 들어올 수 없었다.) 그 독룡의 뼈로 다가가고

냉혈전호; (하지만 신장궁에 특별히 주문해서 만든 정화통 덕분에 오늘은 독룡곡의 가장 안쪽에까지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앞에 독룡의 골격이 있고

냉혈전호; (정말 어마어마한 놈이었군.) 독룡의 뼈를 올려다보며 감탄하고

냉혈전호; (이렇게 거대한 놈이었으니 죽은 후 육백여년의 시간이 흘렀는데도 여전히 독을 뿜어내고 있겠지.)

냉혈전호; [!] 그러다가 무언가 발견하고 방독면 안쪽에서 눈을 치뜨고

독룡의 골격 뒤쪽의 높은 석벽 아래에 상당한 크기의 돌무더기가 있다. 청풍이 묘강독군의 시체를 묻어준 돌무덤이다. 뒤쪽의 석벽이 좀 무너져 있기도 하고. 청풍이 석벽을 무너뜨린 돌로 묘강독군의 시체를 묻어준 것. 절벽의 무너진 단면은 독기에 타들어간 주변의 바위와 다르게 밝게 보인다. 최근에 깨진 것임을 보여주고

냉혈전호; (저 돌무더기...) 눈 번뜩이며 다가가고

냉혈전호; (누군가 목적을 갖고 쌓아놓은 것이다.)

돌무덤 앞에 멈춰 서서 내려다보고

<사용 된 돌들의 깨진 단면이 깨끗하다. 독룡의 독기에 거의 타지 않은 걸 보면 최근에 만들어진 돌무덤이다.> 돌무덤을 배경으로 냉혈전호의 생각

무너진 석벽을 올려다보는 냉혈전호

냉혈전호; (저 석벽을 깨트린 돌로 이 돌무덤을 만들었다는 건데...)

냉혈전호; (대체 어떤 자가 독룡의 독에 영향을 받지 않고 여기까지 들어와서 무덤을 만든 것일까?) 침 꿀꺽 삼키며 긴장하고

냉혈전호; (분명한 건 상상을 초월하는 고수가 최근 여길 다녀갔다는 뜻이다.) 긴장하며 뒤로 물러서고

냉혈전호; (기분은 섬뜩하지만 저 돌무덤 안에 누가 묻혀있는지 확인해보고 가자.) 슥! 오른손을 내밀고.그러자

징! 냉혈전호의 오른손 다섯 손가락에 끼워져 있는 반지들이 빛을 발하고

투툭! 들썩! 돌무덤을 이루고 있던 돌들이 들썩이더니

눈 부릅뜨며 소리없이 기합 지르는 냉혈전호. 그러자

징! 반지들이 더 강하게 진동하고. 다음 순간

팟! 모든 돌이 허공으로 2미터쯤 떠오른다

쿵! 돌들이 허공으로 떠오르며 드러나는 묘강독군의 시체. 반듯하게 누워있다.

냉혈전호; (저 늙은이는...!) 방독면 안쪽에서 눈 번뜩. 진동하는 반지들을 낀 오른손은 앞으로 내민 채

<묘강 독성부의 부주인 묘강독군 갈태독?> 묘강독군의 시체를 배경으로 냉혈전호의 생각 나레이션. 돌들은 2미터쯤 떠오른 채 정지해있다.

냉혈전호; (틀림없다.) 눈 번뜩

냉혈전호; (우리 대륙상단의 묘강지점(苗疆支店)에서 그려 보낸 묘강독군의 초상화와 일치하는 얼굴이다.) 징! 징! 진동하는 반지들을 낀 오른손을 앞으로 내민 채 묘강독군의 시체를 보면서 생각하고

묘강독군의 가슴에 나있는 상처를 크로즈 업

냉혈전호; (독공으로 천하제일인 저 노독물의 몸을 녹일 수 있는 건 웅황(雄黃) 밖에 없다.) 깨닫고 놀라고

냉혈전호; (살이 녹아들어간 상태를 보면 제법 오래 시간이 흐른 게 분명하다.) 방독면 안에서 눈이 번뜩

냉혈전호; (그럼에도 불구하고 묘강독군이 암살당했다는 첩보는 아직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살벌한 표정이 되고

냉혈전호; (독성부에서 극비로 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슥! 쳐들었던 손을 내리고. 그러자

퍼퍽! 두두! 떠올라 있던 돌들이 일제히 다시 떨어져 묘강독군의 시체를 덮고

냉혈전호; (묘강지점의 밥벌레들이 제 할 일을 못한 결과이기도 하다.) 다시 돌무덤이 되는 돌들을 보며 생각하고

냉혈전호; (묘강에 파견 나가 있는 것들을 한 번 족칠 필요가 있겠구나.) 고개를 들어 절벽을 보고

냉혈전호; (이렇게...) 다시 오른손을 들어 절벽 윗부분을 겨누고

지잉! 활짝 편 냉혈전호의 오른손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들이 진동하고

냉혈전호; [부서져라!] 콰직! 눈 부릅뜨며 오른손을 강하게 움켜쥐는 시늉하고. 그러자

콰드드! 절벽 윗부분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손아귀에 쥐어져 으스러지고. 마치 두부를 손으로 쥐어 으스러트리는 것 같고

콰쾅! 퍼퍽! 으스러진 절벽 잔해들이 무너져서 묘강독군의 시체를 덮은 돌무덤 위로 쏟아진다

쿠쿠쿵! 드드드! 절벽 근처가 진동하고

투툭! 돌조각들이 냉혈전호의 발치에도 구르고. 냉혈전호는 손을 내렸다.

쿵! 드러나는 장면. 돌무덤 위로 다시 대량의 부서진 돌들이 무너져서 돌무덤의 형태가 사라졌다. 그냥 절벽이 무너진 사면처럼 변한 것

냉혈전호; (이 정도면 저게 돌무덤이 아니라 그냥 절벽이 무너진 것으로 보이겠지.)

냉혈전호; (써먹을 가치가 있으니 당분간 묘강독군이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은 아무도 몰라야만 한다.)

냉혈전호; (묘강독군의 죽음이 공표되면 묘강의 정세가 요동을 칠 테고... 자연스럽게 돈이 될 일이 많아질 것이다.) 흐흐흐! 웃으면서 돌아서고

냉혈전호; (돈 벌 기회를 다른 인간과 공유하는 것은 나 황보륜의 성미에 맞지 않는다.) 돌무더기를 등지고 독 연기 속으로 걸어간다

냉혈전호; (돈벌이가 된다면 부모의 시신이라도 이용할 수 있어야만 진정한 장사치인 것이다.) 흐흐흐! 웃으며 걸어가고

<물론 묘강독군을 매장한 자가 있으니 묘강독군의 죽음을 이용해서 돈을 버는 건 제한적일 수 있겠지만...> 스으! 스으! 짙은 독연기 속으로 걸어가는 냉혈전호의 뒷모습 배경으로 냉혈전호의 생각 나레이션. 헌데

독연기 속에 앉아서 그런 그자의 뒷모습을 보는 여자의 실루엣

크로즈 업. 바로 인간의 여자가 된 호희다. 청풍이 준 유령익을 망토처럼 몸에 두르고 있다. 망토에는 모자도 달려있고. 목 부분은 에어프런을 찢어서 꼰 끈으로 여몄다.

[...!] 독 연기 속으로 멀어지는 냉혈전호의 뒷모습을 보며 뭔가 생각하는 호희

 

#198>

성마동천이 있는 곳. 여전히 짙은 독 연기에 덮여있고

그곳으로 오는 냉혈전호.

냉혈전호; [!] 눈 번뜩

냉혈전호; (찾았다!) 흥분하며 급히 다가오고

성마동천의 모습 크로즈 업

냉혈전호; (무산신녀가 성마지환을 싼 손수건에 적어놓은 대로 천마와 무성이 함께 무공을 연구했던 성마동천이 독룡곡에 숨겨져 있었다.) 서둘러 성마동천으로 다가오다가

멈칫! 발이 멈춰지는 냉혈전호

냉혈전호; (묘강독군의 시신을 매장해준 자 역시 성마동천을 발견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마동천의 문에는 열어보려고 시도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깨끗한 성마동천의 문을 배경으로 냉혈전호의 생각

냉혈전호; (그렇다는 건...) 팟! 발로 바닥의 돌조각을 걷어찬다.

핑! 성마동천의 문으로 날아가는 돌. 하지만

파삭! 지잉! 성마동천 주변에 보이지 않는 방어막이 생기고 그것에 부딪힌 돌이 그대로 부서져 버린다

냉혈전호; (역시...!) 돌을 걷어찬 자세로 눈 번뜩이고

<성마동천의 출입구에는 강력한 금제가 걸려있다.> 푸스스! 투툭! 부서진 돌 조각이 투명한 방어막 밖의 바닥에 흩어지고

냉혈전호; (물론 무산신녀가 천마와 무성의 부탁을 받고 술법을 써서 설치한 금제일 것이다.) 다시 오른손을 쳐들고. 돌을 찼던 발도 내렸고

냉혈전호; (무산신녀가 걸어놓은 금제가 얼마나 강력한지 시험해 보자!) 징! 손가락을 활짝 펼쳐 앞을 겨눈 냉혈전호의 손가락에 끼워져 있는 반지들이 빛을 발하고

냉혈전호; (이 오행신륜(五行神輪)은 술법으로 신녀문과 쌍벽인 배교(拜敎)의 유물!)

<오행신륜에는 오행, 즉 천지를 이루는 다섯 가지 이치를 조작할 수 있는 힘이 깃들어 있다.> 징징! 진동하는 반지들을 배경으로 냉혈전호의 생각

냉혈전호; (그 힘을 제대로 쓸 수만 있으면 신녀문의 금제라도 깨트릴 수 있을 것이다.) 진동하는 반지들이 끼워진 손가락을 웅크리고. 그러자

부악! 성마동천을 지키고 있는 보이지 않는 방어막이 뒤틀린다. 허공에 투명한 비닐이 씌워져 있다가 뒤틀리는 듯한 모습.

냉혈전호; (된다!) 흥분

냉혈전호; (찢어져라!) 콰득! 더 강하게 손가락을 웅크린 오른손을 뒤틀고, 그러자

콰드드! 허공에 나타나는 뒤틀림이 더 커진다. 하지만

팽! 뒤틀리던 허공이 강한 힘으로 다시 튕겨지며 원래대로 돌아가고

냉혈전호; [컥!] 콰직! 뒤틀던 팔과 손가락이 부러지며 비명 지르고

팽! 그 뒤틀리는 힘에 몸 전체가 따라서 돌아가고. 허공으로 붕 떠올라서 등이 바닥을 향하는 자세로 나뒹구려 하고

확 다가오는 바닥. 고개 돌려 그걸 보며 눈 치뜨는 냉혈전호

냉혈전호; (이대로 격돌하면 정화통이 깨진다!) 팟! 사력을 다해 몸을 틀면서 부러진 팔로 바닥을 짚는다

콰직! 부러진 팔로 바닥을 짚자 엄청난 고통이 엄습하고.

냉혈전호; [큭!] 콰당탕! 옆으로 나뒹굴면서 바닥을 짚었던 손을 떼고

냉혈전호; [지.. 지랄...] 일어나 앉아려 하며 왼팔로 오른팔을 움켜잡고

냉혈전호; [뼈... 뼈가 다 나갔다.] 오만상을 쓰고. 부러진 팔을 잡고 덜덜 떨면서

냉혈전호; (성마동천을 지키는 금제가 워낙 강력해서 오행신륜의 힘을 되돌려 보냈기 때문이다.) 주저앉은 채로 성마동천을 보고.

지이잉! 허공에 생겼던 파동이 사라지고 있다.

냉혈전호; (역시 성마동천에 들어가려면 성마지환이 필요하다는 건가?) 오만상을 쓰며 다시 원래대로 돌아간 성마동천 앞의 허공을 보고

냉혈전호; (말 그대로 화중지병(畵中之餠;그림의 떡)!) (마음은 타들어가지만 어쩔 수가 없다.) 비틀거리며 일어나고

냉혈전호; (신장궁으로 들여보낸 경이가 성마지환의 행방을 알아내길 기다리는 수밖에...) + [!] 생각하다가 흠칫! 하고

어디선가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냉혈전호; (여자의 노랫소리?) 어이없는 표정이 되고

냉혈전호; (어떤 생명체도 살 수 없는 이 최악의 절지에서 노래는 부르는 여자가 있다?) 비틀거리며 걸음을 옮기고

냉혈전호; (환청은 분명 아니고...)

<너무 비현실적이라 꿈을 꾸는 기분이 드는구나.> 독 연기 속으로 멀어지는 냉혈전호

 

#199>

[!] 눈 부릅뜨는 냉혈전호. 왼손으로 오른 팔을 부여잡고 있다. 여전히 방독면은 쓰고 있는 모습이다.

쿵! 독 연기가 피어오르는 연못. 아직 독룡곡 내부라 주변에는 독 연기가 자욱하다. 헌데 지독한 독기가 수증기로 변해서 피어오르는 그 연못에 어떤 여자가 등을 보인 채 목욕을 하면서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알몸인 이 여자는 물론 호희다. 머리에 여우귀가 달려있고. 허리 아래는 물에 잠겨 있어서 꼬리가 안보인다. 유령익은 근처의 바위에 걸쳐놓았고

콧노래를 부르며 연못의 물로 몸을 씻는 호희의 뒷모습

냉혈전호; (내가 혹시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닐까?) 멍하니 호희의 뒷모습을 보고

냉혈전호; (아니면 독기에 너무 오래 노출되어 있어서 환각을 일으키는 건가?)

<어떻게 살과 피로 이루어진 인간이 독룡의 독이 녹아있는 연못에서 목욕을 할 수 있는 것인가?> 찰박 찰박 콧노래를 부르며 목욕을 하는 호희의 모습 배경으로 냉혈전호의 경악과 불신의 심정 나레이션

냉혈전호; (게다가 인간도 단순한 인간이 아니다.) 눈이 맛이 가고

<그야말로 경국지색! 숱한 미녀를 품어봤지만 저렇게 아름다운 여자는 본 적이 없다.> 호희의 아름답고도 신비한 모습 배경으로 냉혈전호의 생각

냉혈전호; (꿈이고 환각이어야만 정상인데...) 헉헉 댈 때

<저 여자는 의심의 여지도 없는 실제 인간이다!> 천천히 돌아보는 호희. 냉혈전호가 근처에 있다는 걸 알고 있다

냉혈전호; (들켰다!) + [소... 소저!] 비틀 물러서며 포권하려 하고

냉혈전호; [용... 용서하시오. 소저의 옥음에 끌려 나도 모르게 결례를 하고 말았소.] 포권하며 헉헉 댈 대

배시시 웃는 호희

냉혈전호; (웃... 웃어?) 경악

호희; [당신이 저의 집에 들어오실 때부터 알고 있었답니다.] 손으로 슬쩍 가슴 가린 채 돌아보며 웃고

냉혈전호; [지... 집?] 경악

냉혈전호; [독룡곡이 소저의 집이라는 말씀이시오?] + (반 년 전에 왔을 때만 해도 아무도 없었는데...)

호희; [그런 셈이랍니다.] 촤아! 일어나며 말하는데

쿵! 엉덩이에 풍성한 여우의 꼬리가 달려있다

냉혈전호; (꼬... 꼬리!) 경악

<맙소사! 엉덩이에 풍성한 꼬리가 달려있다. 게다가...> 연못에서 나오는 호희의 모습을 배경으로 냉혈전호의 경악. 손으로 가슴과 사타구니를 가린 자세로 나온다

<귀도 분명 여우의 귀다!> 호희의 머리에 돋아있는 뾰족한 여우 귀를 배경으로 냉혈전호의 경악

냉혈전호; [소... 소저 인간이 아니라 호선(狐仙;여우 요괴)이셨소?] 헉헉 대며 보고

호희; [호선이라...] 한손으로 가슴을 가리고 몸을 숙여 한손으로 유령익을 집어들고

호희; [틀린 말은 아니로군요. 저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여우의 몸이었으니까요.] 휘릭! 유령익을 몸에 두른다. 이후로 유령익으로 몸을 두른 모습이 된다

호희; [그러다가 운이 좋게 독룡의 내단을 복용해서 평생의 소원이던 인간의 몸이 될 수 있었답니다.] 목 부분의 끈으로 유령익을 고정시켜 알몸을 가리면서 말하고

냉혈전호; [독... 독룡의 내단을 취한 게 소저였소?] 놀라고

호희; [그 구슬이 독룡의 내단인 줄도 모르고 먹었는데 인간 비슷하게 되었답니다.] + (역명천신단을 먹었다는 얘긴 할 수 없으니 둘러대야겠지?) 자기 몸을 둘러보고

냉혈전호; (충...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다.) 침 꿀꺽 삼키며 호희가 유령익으로 몸을 가리는 걸 보고

냉혈전호; (수만 년을 산 독룡의 내단을 복용했다면 여우에서 인간이 되는 것도 불가능하진 않을 것이다.) 침 꿀꺽

호희; [박정하다 생각하지 마시고 그만 독룡곡을 나가 주세요.] [어쨌든 독룡곡은 저의 안식처이고 집인지라 방해 받고 싶지 않답니다.] 휘릭! 돌아서서 가려 하고

냉혈전호; (놓,... 놓칠 수 없다.) + [잠... 잠깐 기다려주시오 소저!] 급히 부르고

호희; [제게 용무가 있으신가요?] 돌아보고

냉혈전호; [소생은 황보륜이라는 인간이외다.] [이리 만난 것도 인연인데 한 가지 제안을 드릴 것이 있소이다.] 포권하며 굽신 거리고

호희; [제안?] 마뜩찮은 표정이지만 듣는 표정이고

냉혈전호; [독룡곡... 아니 종남산 밖에는 실로 놀라운 세상이 펼쳐져 있소이다.] [소저가 허락하시기만 하신다면 황보륜이 기꺼이 길잡이 노릇을 해드리겠소이다.] 굽신 굽신

호희; [그래요?] + (걸려들었다!) 배시시 웃고

 

#200>

728x90

'와룡강의 작업실 > 마고천장(魔高千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고천장] 36화  (2) 2024.06.12
[마고천장] 35화  (1) 2024.06.10
[마고천장] 33화  (5) 2024.06.07
[마고천장] 32화  (5) 2024.06.06
[마고천장] 31화  (4) 2024.06.05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블로그 이미지
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와룡강입니다
Yesterday
Today
Total

달력

 « |  » 2024.9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