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에 해당되는 글 10건

  1. 2024.05.17 [마고천장] 15화
  2. 2024.05.16 [마고천장] 14화 1
  3. 2024.05.15 [마고천장] 13화
  4. 2024.05.14 [마고천장] 12화
  5. 2024.05.06 [마고천장] 11화 1
  6. 2024.05.05 [마고천장] 10화
  7. 2024.05.04 [마고천장] 9화 1
  8. 2024.05.03 [마고천장] 8화 1
  9. 2024.05.02 [마고천장] 7화 2
  10. 2024.05.01 [마고천장] 6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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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신장궁이 멀리 보이는 사당. 여전히 밤

사당 내부의 신단

[!] 신단 안쪽 어둠 속에 반듯하게 누워 있다가 무언가를 깨닫는 청풍. 눈을 감고 있다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진상파의 모습

청풍; (이 여자...) 찡그리고

청풍; (아주 먼 곳에서 날 엿보고 있었다.) (술법인지 신통력인지 모를 능력으로...)

청풍; (절절한 슬픔과 연민이 느껴지는 시선이었다. 아마도 내가 겪은 참사와 깊은 관련이 있는 여자일 텐데...) 애잔한 표정의 진상파를 떠올리고

<오래지 않아서 저 여자와 만날 것같은 느낌이 드는구나. 인연이로든 악연이로든...> 어둠 속에 누워있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90>

<-오일 후> 낮. 어느 도시.

<-무제궁 호남지부(湖南支部)> 어느 장원. 삼엄한 경비

[마태자의 종적이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고 있다?] 딸칵! 반지를 탁자에 살짝 부딪히며 말하는 누군가의 손. 반지는 바로 벽세황의 뱃속에서 발견된 그 반지. 반지를 들고 탁자에 살짝 살짝 부딪히는 손의 주인은 위진천이고

신소심; [면목이 없어요 이(二)공자님!] 위진천의 앞에 서서 고개 숙이며 말하고. 장소는 화려한 거실이다.

신소심; [신장궁을 중심으로 백여 리까지 샅샅이 뒤졌지만 마태자를 찾아내진 못했어요.]

위진천; [그놈이 포위망을 빠져나갔을 가능성은?] 톡톡! 좀 무심한 표정으로 묻지만 반지로 신경질적으로 탁자를 두드리며

신소심; [본궁과 신장궁을 합쳐서 천명이 넘는 인원이 수색에 동원되었어요.]

신소심; [무공을 지닌 상태라면 몰라도 내공을 쓸 수 없게 된 마태자가 그 천라지망(天羅之網)을 빠져나갔을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해요.]

위진천; [그럼 남아있는 가능성은 두 가지 뿐이겠구만.] 톡톡! 좀 더 빠르게 반지로 탁자를 두드리며

신소심; (정신 사납게 만드네.) + [세이경청(洗耳敬聽)하겠어요.] 흘낏 곁눈질로 위진천이 탁자를 두드리는 반지를 보며

위진천; [첫째, 마태자가 이미 죽어 들짐승의 뱃속으로 들어갔거나 어딘가에서 썩어가고 있을 경우!] 탁탁! 반지로 탁자를 두드리며

신소심; [그렇기를 바라지만...] 찡그리며

신소심;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서 그 가능성은 배제해야겠지요.] 새침하게 말하고. 곁눈질로 반지를 보며

위진천; (그년 예민하긴...) + [두번째 가능성은...] 피식 웃으며 반지로 탁자 두드리는 걸 멈추면서

위진천; [이가놈이 아직 신장궁에 숨어있을 수도 있소.]

신소심; [하지만 그자가 강물로 뛰어내린 건 제가 직접 확인한 일이에요.] 반박하지만

위진천; [그때 강물에 뛰어든 게 이가놈인 건 소저의 눈으로 직접 확인한 일이오?] 음산하게 눈 번뜩이며 묻고

신소심; [마태자가 뛰어내린 절벽 아래쪽의 강물에 무언가가 빠진 건 분명해요.] 다시 반박하지만

위진천; [다른 무언가를 강물에 던져 넣어서 강물로 뛰어든 것으로 위장했을 수도 있지 않겠소?]

신소심; [!] 깨닫고 눈 치뜬다.

신소심; (확... 확실히 그때 강물에 빠진 게 마태자가 아닐 수도 있다.) 이를 악물며 낭패. 그런 신소심의 뇌리로 강물에 무언가 빠져 물 보라가 이는 장면이 떠오르고

위진천; [사안이 사안이니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판단해야만 하오.] 거만하게

위진천; [소저는 신장궁 주위를 철저하게 수색해왔겠지만 정작 신장궁은 수색 대상에서 제하지 않았소?]

신소심; [제 불찰이에요.] 수치심에 이를 바득 갈고. 그러면서

신소심; [신장궁 내부부터 뒤졌어야 했는데...] + (그 암캐가 마태자를 숨겨주었을 수도 있다.) 황보경을 떠올린다.

위진천; [납득했다니 다행이고... 아직 늦지는 않았소.] 그런 신소심을 보며 음산하게 웃고

위진천; [이가놈이 신장궁에 숨어있다 해도 우리가 쳐놓은 천라지망 안에 들어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소.]

신소심; [당장 신장궁으로 돌아가서 이가놈을 색출하도록 하겠어요.] 이를 갈며 돌아서고

위진천; [서두를 건 없소. 이가놈이 신장궁에 잠복하고 있다면 독안에 든 쥐 신세이니...] 손을 들고. 반지를 쳐들면서 말하고. 돌아보는 신소심

위진천; [마태자를 찾기 위해서라지만 신장궁을 수색하게 될 경우 반감을 살 수 밖에 없소.] 반지를 흔들어 보이고. 그걸 보는 신소심

위진천; [하지만 이걸 가져가면 신장궁과의 긴장 관계를 다소나마 완화시켜줄 수 있을 거요.] 반지를 신소심에게 내밀고

위진천; [이 반지는...] 두 손으로 반지를 받고

위진천; [벽세황의 시신에서 수습한 유품이오.] 툭! 내민 신소심의 손에 반지를 떨궈주고

위진천; [용도는 모르겠지만...] [벽세황이 필사적으로 지키려 한 걸 보면 신장궁의 인간들에게는 상당한 가치가 있는 물건인 게 분명하오.]

신소심; [벽세황의 유품인 이걸 전해주면 신장궁의 인간들도 수색에 협조적으로 나오겠군요.] 끄덕이고

위진천; [내가 직접 신장궁에 가고 싶지만 유감스럽게도 급히 처리해야만 하는 일이 있어서 시간을 낼 수가 없소.]

위진천; [그러니 신장궁과 관련된 부분은 소저가 책임지고 마무리 지어 주셔야겠소.]

신소심; [최선을 다하겠어요.] 고개 숙이고

위진천; [내 예감은 거의 확실하게 마태자가 신장궁에 잠복해있다고 경고하고 있소.] 음산하게 눈 번득이고

위진천; [아무쪼록 이번 기회에 마태자를 제거해서 후환을 없이해주길 바라겠소.] 음산한 표정으로 보며

신소심; [명심하지요.] 포권하고. 이어

홱 몸을 돌려 방문쪽으로 가는 신소심

방문을 열고 나가는 바지를 입은 신소심의 날씬한 뒷태. 엉덩이도 바지 속에서 탱탱하고

위진천; (고것...) 입맛 다시고

위진천; (백귀의 제자만 아니었다면 일찌감치 자빠트렸을 텐데...) 방에서 나가는 신소심의 뒤태를 보며

위진천; (하긴 멀지 않았다. 무제궁까지 내 손 아귀에 들어오면 백귀의 눈치 볼 것 없이 저 년의 꿀단지도 맛 볼 수 있을 테니...) 히죽 웃고

 

#91>

역시 낮. 청풍이 숨어있는 사당. 문이 열려 있고. 사당 안에서 누군가 치성을 드리고 있다

주름 투성이의 시골 노파가 제단 앞에서 향을 피운 채 손을 비비며 연신 고개 조아린다. 제단에는 과일과 떡이 차려져 있고

노파; [비나이다 비나이다 신령님께 비나이다!] [역질에 걸린 손주를 보우하여 주시옵소서!] 간절하게 빌고

노파; [손주를 낳게만 해주시면 이 늙은 것의 목숨을 당장 앗아가도 여한이 없나이다.] 엎드려 절하며 애원하고

노파; [부디 가엾이 여기시고 은총을 베풀어 주시옵소서.] 고개 들며 애원하고. 눈에서는 눈물이 그렁 그렁. 이어

소매로 눈물 닦으며 일어나는 노파

두손을 빌면서 뒷걸음질해서 나간다

소매로 눈물 닦으며 사당에서 나오는 노파

멀어진다. 헌데

 

다시 사당 내부

달칵! 떡과 과일이 올려진 제단 위쪽 판자가 위로 젖혀지며

슥! 손이 하나 나와서 제물로 바쳐진 떡 중 하나를 집는다

슥! 다시 사라지는 손

덜컥! 닫히는 판자

 

제단 내부. 어둑한 공간에 반듯하게 누워서 떡을 먹고 있는 청풍

청풍; (어느덧 닷새 째...) 떡을 먹으면서 생각하고. 코밑과 터에 수염이 거뭇거뭇해졌다. 그 때문에 얼굴이 좀 달라 보이고

청풍; (가끔 치성을 드리러 온 사람들이 놓고 간 제물 덕분에 배는 곯지 않을 수 있었다.) 떡을 먹으면서 생각하고

청풍; (그리고 닷새 동안 쉬지 않고 머릿속을 뒤진 결과 무공을 되찾을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아냈다.) 눈 번뜩

청풍; (종남산(終南山) 등선곡(登仙谷)...!)

청풍; (아버지가 남긴 기록에 의하면 십여 년 전부터 그곳에서 한 가지 절세 영약이 만들어지고 있는 중이다.)

청풍; (등선곡에 터를 잡은 세한삼우(世恨三友)라는 괴짜들이 수많은 약재들을 수집해온 것이 아버지의 주의를 끌었다고 한다.)

청풍; (거의 천여 종의 진귀한 약재들이 수집되었다고 하는데...) (아버지의 분석대로라면 세한삼우가 만드는 영약은 말 그대로 환골탈태의 효능을 지니고 있을 것이다.)

청풍; (그 영약을 복용하면 평범한 인간도 단번에 절세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청풍; (그리고 그 정도의 고수라면 당연히 우리 천마성이나 무제궁의 이목을 끌었어야 한다.) 생각하고

청풍; (하지만 지난 십여 년 사이에 딱히 주목할만한 고수가 무림에 나타나지 않았다.)

청풍; (그렇다는 건 등선곡에서 만들어지는 영약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눈 번뜩

청풍; (등선곡에 숨어들어가서 세한삼우가 만들고 있는 영약을 차지할 수만 있다면 내 몸을 원래대로 돌릴 수 있을 것이다.)

청풍; (문제는 호남성에 자리한 이곳에서 종남산까지의 거리가 이천여 리나 된다는 점이다.) 찡그리고

청풍; (무제궁의 이목에 들키지 않고 종남산까지 갈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만 하는데...) 남은 떡을 입에 모두 넣으면서 생각하고

청풍; (아무래도 신장궁에 한 번 더 신세를 져야겠구나.) 무언가 생각하는 표정이 되고

 

#92>

<-신장궁> 때는 저녁 무렵. 어수선한 분위기. 남자들은 거의 없고 여자들만 불안한 표정으로 오간다

신장궁 입구에 일용직 잡부들로 보이는 사내들 수십 명이 죽 서서 심사를 받고 있다. 입구에 탁자를 놓고 앉아서 무언가 기록하는 노인. 꼬장꼬장하고 신경질적인 인상. 나중에 한번 더 나오는 캐릭터로 이름은 황보신. 황보경이 시집 올 때 데려온 대륙상단 소속의 집사다. 무사들 몇 명이 황보신 주변에 서서 잡부들을 감시하고. 심사에 통과한 잡부들은 하녀들의 안내를 받아 안으로 들어가고 탈락한 잡부들은 풀이 죽어 돌아간다. 심사는 황보신 앞에 놓인 쇳덩이를 들어 올리는 것이다. 쇳덩이에는 손잡이가 달려 있고

낑낑 대며 쇳덩이를 드는 사내1

[으라찻!] 젖 먹던 힘을 다해 쇳덩이를 머리 위로 쳐드는 사내1

황보신; [합격!] 끄덕이며 서류에 표시를 하고

사내1; [아자!] 털썩! 신이 나서 쇳덩이를 바닥에 던지듯 내려놓고.

황보신; [일당은 닷 푼, 식사와 잠자리가 제공되며 계약 기간은 한 달이다.] [계약 내용에 이의 없나?] 사내1에게 묻고

사내1; [이의라뇨? 이 흉년에 써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읍할 따름입니다요.] 굽신

황보신; [데려가라.] 서류 넘기며 하녀들에게 말하고. 고개 숙이는 하녀들

하녀1; [거처로 안내하겠어요. 따라오세요.] 하녀들 중 한명이 쌀쌀 맞게 말하며 돌아서고

사내1; [감사... 감사합니다요.] 황보신과 무사들에게 굽신거리며 하녀를 따라가고

황보신; [다음!] 서류 넘기며 말하고

사내2; [예 어르신...] 줄 서있던 사내들 중 맨 앞의 사내가 급히 다가오고

황보신; [이름, 나이, 거처, 가족 관계를 차례로 진술해라.] 서류에 글을 쓰며 말하고

사내2; [이름은 노곤이굽쇼. 서른세살입니다요.] [여기서 삼십 리쯤 떨어진 누하촌 출신이고 노모와 애를 밴 마누라가 있습죠.] 긴장해서 말하고. 그걸 서류에 적는 황보신

뒤에 죽 늘어선 잡부들이 긴장한 채 그걸 보는데.

잡부들 사이에 끼어있는 청풍. 옷이 더럽고 수염과 구렛나루가 나서 원래 청풍의 모습과 좀 달라 보인다. 고개도 숙인 채 주변을 살핀다

청풍; (예상했던 대로다.) 앞을 보고

청풍; (신장궁의 사내들은 대부분 날 추격하는데 동원된 상태다.) (그 때문에 당장 일을 할 사람이 부족하다.) 허리 숙여서 쇳덩이를 집어 들려는 사내2를 보고

<특히 주문받은 물건들을 배달할 사람이 없어서 곤란한 지경에 처했다.> 쩔쩔 매며 쇳덩이를 들어올리는 사내2를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신용을 으뜸으로 여기는 신장궁인지라 어쩔 수 없이 한시적으로 일 할 잡부들이 필요해져서 모집하는 중이다.) 쩔쩔 매며 쇳덩이를 들어 올리는 사내2를 보며 생각하고

청풍; (물건 배달 나가는 잡부들 사이에 끼어서 신장궁을 떠날 수만 있으면 무제궁의 추격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벌벌 떨며 쇳덩이를 드는 사내2를 보며 생각하고. 그때

두두두! 멀리서 신장궁 입구를 향해 달려오는 말

사람들 돌아보고. 청풍도 사람들 사이에 숨으며 돌아보고

말을 타고 달려오는 자는 무제궁의 무사다.

청풍; (저 복장...) 눈 번뜩. 살기

<무제궁의 인간이로군.> 두두두! 달려온 말이 청풍의 앞을 지나고. 그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무사; [실례하겠소!] 손을 들어 보이며 입구로 달려오는 말. 무사가 쳐든 손에는 <武>라 적힌 영패가 들려있다

<무제궁!> + [들... 들어가시오!] 급히 피해주는 무사와 하녀들

두두두! 신장궁 안으로 달려 들어가는 말

[무제궁에서 또 무슨 일이지?] [마태자라는 자의 종적이 발견되기라도 한 건가?] 무사들 수군 대고. 황보신은 뭔가 생각하며 보고

청풍; (무제궁의 인간이 혼자 찾아온 걸 보면 나와 관련된 일은 아닌 것같다만...) 생각하고

청풍; (어쨌든 서둘러 신장궁에서 떠나야할 것같은 예감이 드는구나.)

 

#93>

신장궁의 대청. 나이 든 무사들 몇 명이 지키고 있고

총관; [무제궁에서 인편으로 연락을 해왔습니다.] 충직해 보이는 중년인이 편지를 손에 들고 말한다. 신장궁의 총관이다. 총관 앞에는 귀수신장 벽치릉과 황보경이 나란히 앉아있고 조금 옆에 품에 딸 벽초아를 안은 뇌옥경이 앉아있다.

총관; [소궁주님의 영구(靈柩;시신을 담은 관)가 천마성을 출발했다는데...] 편지를 읽으면서 말하고

총관; [예의를 갖춰 운구하느라 이 편지보다는 며칠 늦게 본궁에 도착할 예정이라 합니다.] 편지를 들어 보이고

귀수신장; [수고 했네 총관.] 한숨

귀수신장; [자네가 마중을 나가서 세황이를 데리고 오게나.]

총관; [그리하겠습니다.] 포권하고. 그때

황보경; [혹시...] 나가려던 총관에게 묻고. 돌아보는 총관

총관; [예 주모님!] 고개 숙이고

황보경; [무제궁에서 세황이의 유품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나요?]

[!] 눈 반짝이는 뇌옥경

총관; [소궁주의 유품에 대해서는 특별히 적어 보낸 게 없습니다만...] 눈치 보며

황보경; [비명에 간 것도 가엾은데 유품까지 분실되면 안돼요.] [천 조각 하나라도 빠트리지 않고 수습해오도록 하세요.] 곁눈질로 뇌옥경의 눈치를 보며 총관에게 말하고

총관; [분부 명심하겠습니다.] 포권하고

이어 나가는 총관

황보경; [가엾은 우리 세황이...] [얼마나 집에 돌아오고 싶었을까?] 소매로 눈시울 닦으며 주절거리고.

귀수신장; [마음은 아프지만 세황이 일에 너무 집착하진 마시오.] [죽은 놈은 죽은 거고 산 사람은 살아야하지 않겠소?] 한숨

황보경; [알아요.] [하지만 세황이를 떠올릴 때마다 눈물부터 쏟아지는 걸 어떻게 해요?] 비통한 척 하고

귀수신장; [불효막심한 놈 같으니... 부모보다 먼저 세상을 등지기나 하고...] 황보경을 달래면서 한숨 쉬고

뇌옥경; (뜬금없이 초아 아비의 유품에 관심을 보인다?) 그런 황보경을 곁눈질로 보고

<뭔가 있다. 초아 아버지가 갖고 있었던 물건과 관련된...> 우는 척 하는 황보경을 배경으로 뇌옥경의 생각 나레이션

 

#94>

밤. 신장궁.

신장궁의 외진 곳. 잡부들의 거처. 긴 건물이 있고 문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불은 모두 꺼져 있다

어느 방. 어둠 속. 몇 명의 잡부들이 자고 있다.

그 잡부들 사이에 끼어 누워있는 청풍. 눈을 뜬 채 생각하고 있다

청풍; (무제궁은 나에 대한 추격을 절대 중단하지 않을 것이다.)

청풍; (나의 시체라도 발견되지 않는 한 그자들에게는 두고두고 우환이 될 것이므로...)

청풍; (내가 다시 신장궁에 돌아와 몸을 숨기고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테니 당분간은 안전하다고 봐야한다.)

청풍; (하지만 무제궁의 인간들이 다시 신장궁을 뒤질 가능성도 있다.) (만일을 대비해서 조치를 취해놓고 떠나야겠다.) 슥! 조심스럽게 일어나고

청풍; (조치라고 해봐야 간단한 것이긴 하지만...) 끼익! 눈 번뜩이며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나간다.

 

#95>

신장궁의 후원. 역시 불이 꺼져 있고. 밤이 깊어 인적도 없다.

뇌옥경이 한번 들이닥쳤던 황보경의 거처

슥! 월동문으로 조심스럽게 들어서는 청풍.

청풍; (여기가 귀수신장의 후처 황보경의 거처...) 월동문을 통과해서 조심스럽게 건물로 접근하는 청풍

청풍; (예상했던 대로 경비서는 자들이 없다.) 건물로 다가가며

청풍; (무사들의 거의 전부가 날 추적하는 데 동원된 때문이다.)

청풍; (덕분에 무공을 잃은 상태에서도 신장궁을 활보할 수 있게 되었는데...) + [!] 생각하다가 무언가 깨닫고

자박! 자박! 누군가의 발자국 소리가 청풍의 귀에 들리고

청풍; (발자국 소리...) 슥! 건물의 그늘로 몸을 숨기며 월동문 쪽을 보는 청풍.

청풍; (나 말고도 누가 황보경에게 볼일이 있는 것인가?) 그늘 속에 숨어서 월동문 쪽을 보고. 그 직후

슥! 월동문 밖에서 고개를 내밀어 안을 살피는 여자. 바로 뇌옥경이고.

청풍; (저 여자...) 눈 번뜩이며 보고

<벽세황의 아내인 뇌옥경...> 청풍의 생각 배경으로 조심스럽게 월동문 안쪽으로 들어오는 뇌옥경

청풍; (저 여자가 무슨 일로 이 야심한 밤중에 시어머니 황보경의 거처를 기웃거리는 것일까?) 자신이 숨은 곳으로 다가오는 뇌옥경을 보며 더 깊이 숨고.

 

뇌옥경; (삼 년 전, 황보경이 아버님의 후처로 들어왔을 때부터 생긴 의구심이다.) 건물 노려보며 다가오고

뇌옥경; (출신이 천하지도 않고 용모가 볼품없는 것도 아닌 젊은 여자가 대체 무슨 이유로 칠순을 넘긴 노인의 후처로 들어왔는가 하는 점이었다.) 청풍이 숨은 곳 근처로 오며 건물을 노려보고

뇌옥경; (물론 황보경은 한번 출가했다가 남편이 급사해서 홀몸이 된 과부라는 결함은 있다.) 찡그리고

뇌옥경; (하지만 황보경은 부유하기로는 천하를 통틀어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는 대륙상단 단장의 누이동생이다.)

뇌옥경; (게다가 서른 살도 안된 젊은 나이면서 죽을 날이 멀지 않은 노인의 후처로 들어온 것은 아무래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

뇌옥경; (분명 무언가 목적이 있을 텐데...) 청풍이 숨은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멈춰서서 건물을 노려보고

이어 떠오르는 기억. 바로 전의 장면이다.

 

황보경; [무제궁에서 세황이의 유품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나요?] 거실을 나가려던 총관에게 묻고

황보경; [비명에 간 것도 가엾은데 유품까지 분실되면 안돼요.] [천 조각 하나라도 빠트리지 않고 수습해오도록 하세요.] 곁눈질로 뇌옥경의 눈치를 보며 총관에게 말하고

회상 끝

 

뇌옥경; (틀림없다!)

뇌옥경; (황보경은 초아아버지가 지니고 있던 어떤 물건을 노리고 신장궁에 들어온 게 분명하다.)

뇌옥경; (그래서 초아아버지의 유품에 관심을 보이는 것일 테고...) 청풍이 숨은 곳 근처로 오며 시선은 건물로 향하고

[!] 무언가 깨닫는 청풍

화락! 누군가 날아오는 소리가 청풍의 귀에 들리고

뇌옥경; (대체 그게 무엇이기에 창창한 인생까지 포기하고 본궁에 들어왔는지를 알아내고야 말겠다.) 슥! 생각하며 건물을 노려보는 뇌옥경의 뒤에서 한 쌍의 손이 소리없이 접근한다. 물론 청풍의 손이고

콱! 콱! 한손으로는 뇌옥경의 입을 틀어막고 다른 손으로는 뇌옥경의 허리를 끌어안는 청풍. 놀라 눈 치뜨며 비명 지르려는 뇌옥경. 그때

청풍; <쉿!> 바짝 끌어안은 뇌옥경의 귀에 대고 속삭이며 뇌옥경을 그늘로 끌고 들어가는 청풍. 눈 치뜨는 뇌옥경

청풍; <들키고 싶지 않으면 조용히 하시오.> 슥! 뇌옥경을 끌어안은 채 건물 그늘로 뒷걸음질치며 속삭이고

[!] 뇌옥경도 무언가 깨닫고 저항을 멈추고. 직후

화악! 건물 앞에 날아 내리는 노인. 바로 저녁 무렵 신장궁 앞에서 잡부들 심사를 보던 바로 그 노인 황보신이다.

뇌옥경; (저자는...) 눈 치뜨고. 청풍이 입을 막았던 손을 내리고

<황보경이 시집 올 때 데리고 와 본궁의 집사(執事)가 된 대륙상단 출신의 늙은이 황보신(皇甫信)...> 주변 살피며 건물로 다가오는 황보신을 배경으로 뇌옥경의 생각 나레이션.

뇌옥경; (이 야심한 밤에 저자가 무슨 용무로 황보경을 찾아온 걸까?) 노려보고

뇌옥경; (설마 황보경은 저 늙은이와도 야합을 해온 것일까?) 생각할 때

이윽고 건물 앞에 이르러 주변 둘러보는 황보신. 이어

황보신; [아가씨! 노복이옵니다.] 공손하게 말하고. 그러자

[어서 와 영감!] 드륵! 창문이 열리고

황보경; [너무 늦은 시간이지?] [사람들 이목을 피하기 위해 밤에 오라고 했어.]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는 황보경. 짧고 얇아서 야한 가운형의 잠옷 차림이다. 머리는 뒤로 풀어내렸고

황보신; [노복은 괜잖습니다. 하명하시지요.] 공손히

뇌옥경; (저 늙은이와 그렇고 그런 사이는 아니었네.) 좀 안도하고

황보경; [저녁에 총관이 세황이를 운구하기 위해 출발한 건 알고 있지?]

황보신; [예...]

황보경; [내일 배달 나가는 길에 일부러라도 운구 행렬과 만나도록 해.] [이유는 알고 있을 테고...]

황보신; [소궁주의 시체에서 <그 물건>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 물건?> 앞 뒤로 나란히 선 청풍과 뇌옥경의 눈이 치떠지고

황보경; [지난 삼 년 간 신장궁을 샅샅이 뒤졌지만 <그 물건>은 끝내 발견되지 않았어.] [벽가 늙은이를 지속적으로 구슬러 왔지만 시치미를 뚝 떼고 있고...]

황보경; [물론 벽가 늙은이의 몸과 거처도 뒤져봤지만 역시 찾을 수가 없었어.]

황보경; [결국 세황이가 <그 물건>을 지닌 채 마태자에게 사로잡혔었다는 것으로 봐야만 해.] 끄덕이고

황보신; [노복의 생각도 아가씨와 같습니다.] 끄덕

황보경; [내가 구역질나는 늙은이에게 몸을 대주면서 삼년 넘게 고생해온 목적은 오직 하나!] [우리 대륙상단을 천하의 주인으로 만들어줄 <그 물건>을 얻기 위해서야.] 표독한 표정으로 말하고

<대륙상단을 천하의 주인으로 만들어준다?> <대체 <그 물건>이란 게 뭐기에...> 놀라는 청풍과 뇌옥경

청풍; (벽세황을 사로잡은 직후 몸을 수색해봤지만 딱히 주목할 만한 물건을 지니고 있진 않았었는데...)

황보경; [그러니 무슨 짓을 해서든 <그 물건>을 찾아내야만 해.] 슥! 말하며 옆의 탁자에서 얇고 길쭉한 금속을 하나 집어들고. 길이 30센티쯤 되는 일종의 자다.

황보신; [단장님께서도 아가씨의 희생을 잊지 않으실 것입니다.] 포권하고

황보경; [오라버니가 알아주길 바라고 하는 일은 아니야.] 집어든 자를 쳐들어 보이고

황보경; [철심척(鐵尋尺)이야. 쓸모가 있을 테니 가져가도록 해.] 휙! 자를 황보신에게 던지고

턱! 두 손으로 공손히 받는 황보신

뇌옥경; (철심척이라면 극히 미량의 금속이라도 탐지해낼 수 있는 본궁의 보물이잖아.) 황보신을 노려보고

황보신; [이걸 주시는 이유가...] 두 손으로 철심척을 든 채

황보경; [벽세황이 천마성에 사로잡힌 후 몸수색에서도 <그 물건>을 들키지 않았다면 이유는 단 한가지뿐이잖아.]

황보신; [사로잡히기 전에 삼켰겠습니다.] 깨닫고

청풍; (그럴듯하군.) 끄덕

청풍; (벽세황은 내게 잡히기 직전에 <그 물건>을 삼켰을 가능성이 높다. <그 물건>은 삼킬 수 있을 정도의 작은 크기일 테고...)

황보경; [어떻게든 기회를 만들어서 철심척으로 세황이의 시신을 검수해보도록 해.]

황보신; [그리하겠습니다. 하오면...] 철심척을 든 채 포권하고

휙! 날아오르는 황보신

황보신은 사라지고 황보경은 무언가 생각하며 문을 닫는다

탁! 다시 닫히는 문

청풍; (혹시 있을지 모를 무제궁의 추격에 대비해 황보경의 입을 단속하려 찾아왔던 것인데...) 닫힌 창문 보며 생각하고. 여전히 뇌옥경의 허리를 한 팔로 감고 있는 자세. 뇌옥경도 닫힌 창문쪽을 보고

청풍; (생각지도 않은 비밀을 알게 되었다.) 슥! 뇌옥경의 허리를 풀며 뒤로 물러서고

청풍; (뇌옥경을 떼어 버려야하니 일단 여길 떠났다가 다시 돌아와서 마무리를 짓자.) 옆으로 비키면서 월동문쪽으로 가려 하고. 헌데

콱! 자신과 떨어지는 청풍의 손목을 잡는 뇌옥경의 손

청풍; (이 여자가...) 흠칫! 하며 돌아보는데

뇌옥경; [당신이 누군지 알아!] 어둠 속에서 노려보고. 눈이 독기로 번뜩이고

뇌옥경; [마태자 이청풍!] 이를 바득 갈며 노려보고

청풍; (눈치 한번...) 쓴웃음

뇌옥경; [당신과는 할 얘기가 많아!] 슥! 청풍의 손목 잡아끌고 그늘에서 나오고

뇌옥경; [다른 인간들에게 들키고 싶지 않으면 순순히 따라와야 할 거야.] 청풍을 끌고 월동문쪽으로 가고

청풍; (어쩔 수가 없다.) 체념

청풍; (이 여자가 난동을 부리면 지금까지의 수고가 헛 게 되어버리니...) 뇌옥경에게 끌려가고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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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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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무제궁> 밤

후원의 어느 건물. 잘 가꿔진 정원과 월동문이 있는 담장으로 둘러싸인 아담한 건물. 건물에는 불이 꺼져 있는데. 건물 입구에 환설이 지키고 있다. 팔짱을 낀 채 눈을 감고 있다.

방안. 어두운 침실. 침대에 누가 잠들어 있다.

비지땀을 흘리며 잠이 든 여자. 진상파. 악몽을 꾸고 있는 중이다.

이하 진상파의 꿈.

 

거의 알몸인 채 어둠속을 도망치는 진상파. 맨발이고

진상파; [학학!] 뒤돌아보며 어둠을 달리고

번쩍! 어둠속에서 빛나는 사나운 눈빛

화악! 거대한 손이 어둠 속에서 튀어나온다. 털로 덮이고 손톱이 날카로운 악마의 손 같고

진상파; [아악!] 그 손에 허리가 잡히면서 비명 지르는 진상파. 진상파의 허리를 한 손으로 잡을 정도로 큰 손이고. 마치 킹콩이 여자 주인공을 움켜잡듯이

크르르! 입에서 뜨거운 김을 토하며 모습 드러내는 거인. 청풍이다. 청풍의 모습을 마귀처럼 묘사

진상파; [악!] 콱! 움켜쥔 진상파를 바닥에 눕히는 거대한 손

진상파; [안... 안돼!] 허우적대며 마귀 형상인 청풍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 애쓰는 진상파.,

찌직! 찍! 다른 손으로 진상파의 옷을 찢어버리는 마귀 형상의 청풍

무릎 꿇은 마귀 형상의 청풍의 아랫도리에서 거대한 절구공이같은 것이 돋아나고

진상파; [흐윽!] 그걸 보며 비명. 공포

한손으로는 진상파의 허리를 쥐고 다른 손으로는 진상파의 다리 하나를 잡아 벌리는 마귀 형상의 청풍

진상파; [안돼! 안돼요!] 가랑이가 벌어지며 비명 지르는 진상파. 하지만

한손으로 자신의 절구공이만한 것을 쥐어 진상파의 가랑이에 잇대는 마귀 형상의 청풍

청풍; [크아아!] 울부짖으며 그걸 진상파의 가랑이에 끼우고

진상파; [아아아아악!] 아랫도리가 거대한 것에 궤뚫리며 비명 지르는 진상파

진상파의 꿈 장면 끝

 

[!] 문 밖에 서있다가 감았던 눈 치뜨는 환설

[아악!] 문 안쪽에서 들리는 비명

환설; [소궁주님!] 벌컥! 다급히 문을 열고 뛰어들고

[!] 방안으로 뛰어들다가 놀라는 환설

진상파; [안돼! 이러지... 이러지 말아요!] 침대에 누워 두 손으로 무언가 밀어내려는 시늉하며 허우적 대고. 하체는 움직이지 못해서 두 팔과 상체만 허우적거린다

환설; (악몽을 꾸고 계신다.) + [소궁주님!] 진상파에게 달려들고

환설; [진정하세요. 꿈일 뿐이에요.] 진상파의 어깨를 잡고 흔들고. 그러자

진상파; [환... 환설언니...] 헉헉 대며 눈을 뜨고

환설; [예! 저예요 소궁주님.] 진상파의 이마의 땀을 닦아주며

환설; [무슨 악몽을 꾸신 건가요? 가위에 눌리시기라도 한 건가요?]

진상파; [나를... 책상쪽으로 옮겨주세요.]

환설; [책상으로요?] 어리둥절하면서도 두 손으로 진상파를 안아들고

진상파; [그릴 게 있어요.] 환설에게 안겨 침대에서 내려가며

환설; [예...] 의아해하면서도 진상파를 안고 침실 한쪽으로 가고. 창가인 그곳에 탁자와 의자가 놓여있다. 좀 넓직한 탁자에는 책 몇 권과 문방사우가 놓여있고

환설; (깨어나자마자 갑자기 뭘 그리신다는 건가?) 탁자 앞의 의자에 진상파를 조심스럽게 내려주고

진상파; [고마워요.] 말하면서 종이를 끌어당기고 붓을 집어든다

환설; [여기...] 잉크 병 같은 병의 뚜껑을 열어주고

병에 붓을 담그는 진상파

다시 꺼내는 붓에는 먹물이 묻어있고

심각한 표정으로 종이에 뭔가를 그리는 진상파

환설; (이건...) 진상파가 그리는 걸 보며 놀라고

 

#86>

<-일다경(一茶頃) 전> 무제궁의 다른 곳. 역시 잘 가꿔진 정원과 담장으로 둘러싸여있다. 건물에는 불이 꺼져 있고. 건물 입구에는 두 명의 표정 없는 여자가 조각상처럼 서있다. 각자 품에 휘어진 긴 칼을 품고 있다. 이 여자들은 종횡검비라는 고수들이다

[교주님께서 보내신 지령이옵니다.] 슥! 두 손으로 원통을 하나 내미는 여자의 손. 한 뼘 길이에 직경이 5센티 정도인 원통은 금속으로 만들어져 있다. 물론 밀봉되어 있는데 중간에 횡으로 몇 개의 금이 가있다. 장소는 불이 켜지지 않아서 어둑한 침실이다

백일몽; [개봉하는 방법은 전과 동일하옵니다.] 두 손으로 원통을 내미는 백일몽의 모습

백일몽; [정해진 순서대로 각각의 부위를 돌리지 않을 경우 안쪽에 내장되어 있는 주머니 속의 황산(黃酸)이 흘러나와 내용물을 태워버릴 것이옵니다.] 여러 개의 금이 횡으로 나있는 원통을 배경으로 백일몽의 말

문설약; [수고했다 백일몽.] 침대에 누워 있다가 일어나 앉아서 대답하는 절세미녀. 원통을 보기만 하고 받지는 않는다. 얇고 야한 잠옷 차림의 이 여자는 <건곤일척> <투천환일> 등에 나온 용설약 캐릭터다. 진상파의 엄마. 혈교의 방계 출신으로 복수를 위해 칠지무제의 후처가 되었다. 원래 이름은 용설약이지만 정체를 숨기기 위해 문설약으로 성을 바꿨다. 이하 문설약으로 표기. 나이는 40대 초반이지만 관리를 잘 해서 30대로 보인다.

문설약; [지령의 내용은 나중에 확인해볼 테니 놓고 가거라.] 머리를 만지면서 원통을 힐끔 보기만 하고 받지는 않는 문설약. 그 배경으로 나레이션. <-칠지무제 진무량의 후처 문설약(文雪若)>

백일몽; [예...] 슥! 대답하며 원통을 침대 옆의 탁자에 얹어놓는다. 침대 옆에 서있다.

문설약; [천마성에서 벌어진 일의 경과는 무제궁의 인간들을 통해 보고받았다.] 백일몽이 원통을 탁자에 내려놓는 걸 보며 묻고

문설약; [그 과정에서 교주님의 존체에 해가 가해지진 않았겠지?]

백일몽; [교주님은 칠지무제와 사자천마가 격돌하기 직전에 몸을 빼신 덕분에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진 않으셨사옵니다.] 공손하게

문설약; [잘 되었구나.] [그건 그렇고...] 뜸을 들이고

문설약의 말을 기다리는 백일몽

문설약; [내가 확인해보라고 한 일은 어찌 되고 있느냐?] 그런 백일몽을 지긋이 보며

백일몽; [그것이...] 난감. 문설약의 눈치를 보며

백일몽; [부위가 부위인지라...] [확인해 볼 기회가 아직 없었사옵니다.] 문설약의 눈치를 보면서 대답하고

문설약; [쉽지 않은 주문이라는 건 알고 있다.] 한숨

문설약; [하지만 본교의 존망이 걸린 일이니 어떻게든 기회를 만들어서 확인해보도록 해라.] 진지하게

백일몽; [예...] 억지로 웃으며 대답

문설약; [내가 망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 흘겨보고

백일몽; [망... 망상이라니요?] [제가 어찌 그런 불경한 생각을 할 수 있겠사옵니까?] 당황하며 급히 부인하고

문설약; [애써 부인할 거 없다.] [나조차도 때때로 지나친 생각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이니...] 찡그리고

대답하지 않는 백일몽

문설약; [너도 알고 있다시피 나 용설약(龍雪若)과 교주는 먼 친척지간이다.] [그래서 어린 시절 잠시 함께 지낸 적이 있는데...]

 

<어느 봄날 나와 함께 풀밭에서 놀고 있던 교주의 아랫도리를 독사가 물어버리는 끔찍한 일이 벌어졌었다.> 풀밭에서 뒤로 넘어지며 자지러지게 우는 5살 가량의 소년. 여름이라 얇고 짧은 바지를 입었는데 바지 속으로 뱀이 들어간 게 보인다. 뱀의 꼬리가 바지 밖으로 나왔고. 그걸 옆에서 보며 비명 지르는 서너 살 쯤 된 예쁜 소녀. 소녀는 어린 시절의 문설약이다. 멀리서 사람들이 달려온다

<어른들의 응급처치로 목숨은 구했으나 그 사고로 교주는 고환중 하나를 잃게 되었다.> 기절한 소년을 침대에 누이고 둘러서서 치료하는 사람들. 아랫도리를 벗기고 고환 하나를 잘라내는 수술을 하는 중이다. 문 밖에는 어린 시절의 문설약이 울고 있고 나이 든 노파가 위로하고 있다.

 

문설약; [본교의 후계자에게 일어난 비극적인 사고라 그때의 일은 철저하게 기밀에 부쳐졌었다.]

문설약; [그 때문에 교주의 고환이 하나뿐이라는 사실을 대부분의 교도들은 모르고 있다.] 한숨 쉬고

백일몽; [외람된 질문이옵니다만...] 눈치 보며

백일몽; [공주님께서는 어떤 계기로 교주님의 진위(眞僞)에 의혹을 품게 되신 것인지요?] 조심스럽게 묻고

문설약; [교주가 고환 하나를 잃는 불행한 사건이 있은 후 난 교주와 만난 적이 없다.] 찡그리면서

<기밀을 유지하기 위해 어른들이 나를 본교 총단에서 멀리 떠나보낸 때문인데...> 음침한 성채를 나가는 마차. 마차의 창문을 통해 돌아보며 우는 어린 시절의 문설약. 마차에 함께 타고 있는 나이 든 하녀가 달랜다

문설약; [오히려 그것이 전화위복이 되었다.]

문설약; [혈왕일족(血王一族)이 천마성과 무제궁의 협공을 받고 씨몰살을 당할 때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으니까.]

 

<그래도 있을지 모를 천마성과 무제궁의 추격을 피하기 위해 나는 문(文)씨 집안에 양녀로 들어가 신분을 세탁했었다.> 시골의 어느 집. 적당한 크기에 담장으로 둘러쳐진 안쪽에 채소밭도 있고. 그 채소밭에서 김을 매다가 돌아보는 열일곱살 쯤 된 문설약. 머리를 수건으로 가리고 있는 전형적인 시골소녀. 햇볕에 타서 가무잡잡하지만 절세미녀다. 그 채소밭으로 다가오는 역시 십대 후반쯤이던 위극겸. 늙은 농부가 안내해온다.

<헌데 내 나이 열일곱 살 되던 해에 교주가 어찌 알고 날 찾아왔었다.> 활짝 웃으며 팔 벌리는 위극겸. 당황하며 일어나는 문설약

<너무도 오랜만에 만나 교주에게서 어렸을 때의 모습을 떠올리기 힘들었지만 교주가 제시한 혈왕조사의 신물 혈왕잠(血王簪) 때문에 믿을 수밖에 없었다.> 거실의 탁자를 사이에 두고 앉아서 용의 형상이 조각 된 커다란 비녀를 내밀며 밖의 기척을 살피는 위극겸. 밖에서는 농부와 농부의 아내가 음식을 장만하고 잇다. 위극겸이 내미는 비녀를 두 손으로 받으며 놀라는 문설약. 이 비녀는 <투천환일>에 나온 소품인 혈왕잠이다. 혈왕의 내단이기도 하고

 

문설약; [그후의 경과는 백일몽 너도 아는 대로다.]

문설약; [난 교주의 지시에 따라 무제궁에 하녀로 들어왔으며...] [마침내 칠지무제의 후처가 될 수 있었다.]

백일몽; [공주님께서 본교의 복수를 위해 치르신 큰 희생은 저희 교도들 모두 감격하고 있사옵니다.] 고개 숙이고

문설약; [내 피붙이들도 천마성과 무제궁에 몰살당했다.] [그 복수를 위해 무제궁에 투신한 것이니 다른 교도들에게 공치사를 들을 일은 없다.] 고개 젓고

백일몽; [예...]

문설약; [그렇긴 해도 구체적인 복수의 방법과 과정은 교주의 뜻에 의한 것이긴 한데...] 찡그리면서

문설약; [내 가슴 속에는 늘 교주가 정말 혈왕조사의 핏줄인가하는 의구심이 떠나지 않아왔다.]

문설약; [아무리 기억을 되새겨 보아도 장성한 교주에게서 어린 시절 모습을 떠올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찡그리고

백일몽; [교주님의 진위를 가려줄만한 원로들은 삼십여 년 전 본교가 궤멸당할 때 모두 변을 당하시고 말았지요.]

문설약; [현재 남아있는 본교의 원로들이라고 해봐야 총단에 머물만한 신분이 아니었던 덕분에 화를 면한 몇몇에 불과하다.] 끄덕이고

문설약; [백일몽 너를 포함한 젊은 교도들은 그들의 후손들이고...]

문설약; [다시 말해서 교주의 진위를 밝힐 수 있는 사람은 내가 유일한 형편이다.]

백일몽; [공주님의 고심은 제자도 십분 이해가 가옵니다만...]

백일몽; [교주님의 고환이 하나뿐인지를 확인하는 일은 참으로 난감한 일이옵니다.]

백일몽; [혹시 다른 방법으로 교주님의 진위를 판별할 수는 없을지요?] 눈치 보며

문설약;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백일몽; [어떤...?]

문설약; [혈왕잠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느냐?]

백일몽; [천마, 무성과 함께 삼황에 속하는 혈왕님의 신물(信物) 아니온지요?]

문설약; [혈왕잠은 단순히 혈왕조사의 신물이 아니다.] [이건 혈왕조사의 핏줄들만이 아는 비밀인데...] 의식적으로 주변을 살피면서

문설약; <혈왕잠은 혈왕조사께서 평생 수련한 마공과 술법의 결정체다.> 고개를 백일몽쪽으로 좀 숙이며 전음으로 속삭이고

백일몽; <마... 마공과 술법의 결정체라면 혹시...> 역시 놀라며 전음으로 대답하고

문설약; <일종의 내단(內丹)인 것이다.> 다시 몸을 세우며 전음으로 말하고

백일몽; (맙소사!) 경악하고

문설약; <혈왕잠을 녹여서 마시면 혈왕조사님의 모든 능력을 그대로 구사할 수 있다는 전설이 우리 용씨일족에 전해져 내려왔었다.>

백일몽; [전혀... 제자는 혈왕잠에 그런 비밀이 있었는지 꿈에도 몰랐사옵니다.]

문설약; [혈왕잠에 얽힌 이 중대한 비밀을 말해주는 것은 네가 교주의 진위를 밝히는 데 진력해주길 바라서다.]

백일몽; [천한 제자를 믿어주시니 감읍할 따름이옵니다.] 포권하고

문설약; [혈왕잠을 흡수하는 방법은 실전(失傳)되어 버렸다.] [그래서 지금까지 본교의 교주들 중 누구도 혈왕잠에 깃든 힘을 사용할 수는 없었는데...]

문설약; [그렇긴 해도 혈왕잠에 작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방법은 전해져 내려온다.]

백일몽; [그 방법이 혹시...]

문설약; [교주의 진위를 밝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끄덕

백일몽; (역시...)

문설약; [혈왕잠은 혈왕조사의 후손의 피를 떨굴 경우 그 부분이 투명하게 변하며 강한 빛을 뿜어낸다.]

문설약; [물론 혈왕의 핏줄이 아닌 자의 피에는 일체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백일몽; [교주님으로 하여금 혈왕잠에 피를 묻히게 하면 교주님이 혈왕님의 후손인지 아닌지 밝혀지겠군요.]

문설약; [그렇긴 하지만 혈왕잠은 교주가 깊이 숨겨두고 있어서 사실상 쓸 수 없는 방법인데...] 말할 때

<아악!> 어디선가 들리는 비명소리

백일몽; (여자의 비명!) 깜짝 놀라며 돌아보고

문설약; [상파 목소리구나.] 역시 놀라며 침대에서 내려서려 하고. 이불을 젖히며 드러나는 몸매가 기가 막히다. 잠옷도 얇고 짧고

백일몽; [작은 공주님의 신변에 변고가 생긴 것인지요?]

문설약; [그건 아니고... 아마 악몽을 꾸고 있을 게다.] [요즘 자주 가위에 눌리기도 하니...] 급히 침대에서 내려와 한쪽에 걸려있는 겉옷을 집어들고

문설약; [교주의 지령은 확실하게 받았다. 너는 그만 총단으로 돌아가도록 해라.] 말하며 문쪽으로 가고

백일몽; [예...] 고개 숙이고

기다렸다는 듯 밖에서 문을 열어주며 고개 숙이는 두 여자. 종횡검비

문설약; [상파의 거처에는 나 혼자 다녀오겠다. 너희들은 따라올 거 없다.] 문 밖으로 나서며 말하고

[예 마님!] [분부 받들겠사옵니다,] 고개 숙이는 종횡검비

정원을 가로질러 담장에 난 월동문으로 서둘러 가는 문설약.

백일몽도 그걸 보며 건물에서 나오고

백일몽; [수고가 많아요 종횡검비(縱橫劍婢)님!] 밖으로 나오며 고개 숙이고

말없이 마주 고개 숙이는 종횡검비. 표정이 없다

백일몽; [공주님의 안위가 두 분에게 달렸다는 점을 명심해주세요.]

말없이 문을 닫는 종횡검비

백일몽; (쌀쌀 맞긴...) + [다음에 뵙도록 할게요.] 두 손을 모아 결을 지으면서 말하고. 이어

백일몽; <저는 준비 되었어요.> 전음으로 누군가에게 말하며 눈을 감고. 두 손을 모아 결을 진 채. 그러자

화악! 허공에서 깔때기같고 토네이도같은 형태의 바람이 내려오더니

화악! 백일몽의 몸을 휘감아 버리는 강한 바람

쿠오오! 깔때기같고 토네이도같은 그 바람이 다시 허공으로 올라가며 백일몽의 몸도 함께 끌려올라가고

삽시에 깔때기같은 바람에 휘감겨 하늘 멀리 사라지는 백일몽

종횡검비; [천법사(天法師)들께서 수고가 많으시네.] [풍천회류(風天回流)의 술법 덕분에 백일몽이 들키지 않고 무제궁을 드나들 수 있지.] 하늘 올려다보며 끄덕이고

종횡검비; [삼십여 년 간의 절치부심 끝에 천법사의 경지에 이른 법사들의 숫자도 어느덧 다섯이 되었다지?] [지(地)법사는 오래 전에 열 명을 넘겼고 인(人)법사를 숫자를 헤는 건 의미가 없을 정도...]

종횡검비; [본교가 옛날의 성세를 되찾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거야.] [복수가 완성될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고...] 차갑게 웃는 종횡검비

 

#87>

무제궁이 멀리 보이는 산봉우리. 산봉우리 위에 두 명의 남녀가 서있다. 엄청난 거구의 여자와 왜소한 노인이다. 여자는 풍만한 몸매를 지닌 중년여인이고 노인은 허리가 굽은 엄청 나이 많은 노인으로 긴 곰방대를 입에 물고 있다. <투천환일>에 나온 혈교의 천법사들인 운귀와 풍모다. 풍모가 두 손을 결을 지은 채 주문을 외우고 있고 그 옆에서 운귀가 올려다 본다

화악! 두 사람의 머리 위의 허공에 깔때기같은 바람이 휘돌고 있다, 높이가 수백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깔때기

운귀; (오는군.) 곰방대를 입에 문 채 허공을 올려다보며 생각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혈교 천법사 운귀(雲鬼)>

화악! 풍모가 일으키는 깔때기같은 바람을 타고 누군가 내려온다. 물론 백일몽이고

백일몽의 모습이 뚜렷해진다. 백일몽도 눈을 감은 채 두 손 모아 결을 지은 채로 주문을 외우고 있고

뭐라 주문을 외우며 손을 내리는 풍모

백일몽; [다녀왔어요.] 휘익! 바람을 타고 내려와 바닥에 내려서고

운귀; [수고가 많았다.] 곰방대를 입에서 빼면서

풍모; [설약공주님은 잘 계시더냐?] 쳐들고 있던 두 손을 내리면서 묻는 배경으로 나레이션. <-혈교 천법사 풍모(風母)>

백일몽; [공주님은...] 말하려다가

 

문설약; [혈왕잠에 얽힌 이 중대한 비밀을 말해주는 것은 네가 교주의 진위를 밝히는 데 진력해주길 바라서다.] 문설약이 말하던 장면 떠올리는 백일몽

 

백일몽; (공주님이 교주님의 진위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계신 건 일단 나만 알고 일어야 한다.) + [작은 공주님 때문에 마음고생을 하고 계시긴 하지만 몸은 건강하세요.]

운귀; [그렇다니 다행이로구나.] 다시 곰방대를 입에 물고. 하지만

풍모; (요 년...) 약간 눈을 번뜩이며 백일몽을 보고

풍모; (대답하기 전에 잠깐 망설였었다. 뭔가 숨기는 게 있다는 뜻이다.) + 운귀; [그만 총단으로 돌아가자.] 슈우! 말하면서 곰방대로 연기를 뿜어내고

풍모; (혹시 모르니 신경 써서 지켜봐야겠다.) 화악! 운귀가 곰방대로 뿜어내는 연기가 백일몽과 백일몽을 보며 생각하는 풍모의 몸을 휘감는다

화악! 연기는 운귀의 몸도 휘감고

연기에 휘감긴 채 허공으로 떠오르는 세 사람

백일몽; (공주님의 의심이 그저 의심으로 끝나길 바랄 뿐이다. 본교를 위해서라도...) 연기에 휩싸인 채 떠오르며 멀리 보이는 무제궁을 보고

백일몽; (하지만 만에 하나 교주님이 혈왕일족의 핏줄이 아니라면...) 눈 번뜩

백일몽; (공주님이 손을 쓰실 것도 없이 내 손으로 처단해야겠지.) 살벌한 눈빛이 되어 위극겸을 떠올리고

[...!] 그런 백일몽을 보며 뭔가 생각하는 풍모

 

#88>

다시 제왕성.

진상파의 거처. 문이 열려 있고

창가의 탁자 앞에 앉아 그림을 그리고 있는 진상파.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는 모습이고. 그걸 옆에서 보며 놀라는 환설

스윽! 슥! 진상파의 붓이 움직일 때마다 그림이 완성되어 간다. 바로 청풍의 얼굴이다. 사납고 마귀같은 표정을 짓지만 분명히 청풍의 얼굴이다.

환설; (젊은 사내...) 놀라고

<처음 보는 얼굴인데... 지독한 살기와 패기가 그림 밖으로 뿜어져 나오는 게 느껴진다.> 완성되어 가는 청풍의 초상화를 배경으로 환설의 생각 나레이션. 칮칙한 기운이 그림에서 흘러나오는 모습이고

환설; (대체 저자가 누군데 소궁주님이 이렇게 몰입하시는 걸까?) 꼴깍! 그림 그리는데 집중하는 진상파를 보며 침 삼키고. 그때

슥! 이윽고 그림에서 붓을 떼는 진상파

거리를 두고 자신이 그린 그림을 보는 진상파

환설; [처음 보는 인간입니다만...] 진상파의 눈치를 보며 말하고

진상파; [나도 직접 본 적은 없는 사내예요.] 붓을 내려놓으며. 시선은 청풍의 초상화에

환설; [혹시 그 자가...] 깨닫고

진상파; [근래 내가 꾸는 악몽 속에 일관되게 나타나는 사내의 모습이랍니다.] 끄덕

환설; [무공을 잃은 대신 영적인 능력이 강해지신 소궁주님의 꿈속에 반복해서 나타나는 자라면...] 흥분

진상파; [어딘가에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일 거예요.] 그림 보며

환설; [대체 어떤 자이기에 소궁주님의 꿈자리를 어지럽히는 궁금하군요.]

[나도 그놈이 누군지 알고 싶구나.] 드륵! 반쯤 열려있던 문을 완전히 열면서 들어서는 문설약. 놀라 돌아보는 환설. 진상파는 알고 있었다는 표정으로 돌아보고

문설약; [신선이나 다름없는 우리 딸의 관심을 끌 정도라면 절대 평범한 인생은 아닐 테니 말이다.] 잠옷 위에 겉옷 걸치고 들어서는 도도한 자태의 문설약

환설; [주모님...] 급히 공손하게

진상파도 고개 조금 숙여 인사하긴 하지만 좀 쌀쌀 맞고

문설약; [바로 그 자냐?] 진상파에게 다가오며 진상파가 그린 그림을 보고

진상파; [신경 쓰지 마세요 어머니!] 슥! 종이를 옆으로 치우려 하고

진상파; [심란한 마음에 끄적여 본 낙서일 뿐이랍니다.] 그림을 접으려 하지만

문설약; [그런 것같지 않네.] 슥! 진상파가 접으려는 그림을 재빨리 낚아채고

진상파; [...] 찡그리지만 뭐라 하진 않고

문설약; [어디 보자.] 종이를 펴서 보며

종이에 그려진 청풍의 얼굴

문설약; [나이는 대략 약관 전후 정도...] [잘 생겼고 영특하며 유아독존인 성격이겠네.] 그림을 보며 품평하고

문설약; [비록 그림이지만 이 자가 품고 있는 야심의 크기와 살기의 지독함이 숨을 쉬기 어렵게 만드는구나.] 손이 떨리고. 눈도 좀 치떠지고

환설; (주모님은 신기(神氣)가 강하셔서 보통 사람은 보지 못하는 걸 보는 능력을 지니셨다.) 뒤로 좀 물러서서 문설약을 보며 생각하고.

환설; (그런 주모님의 평가라면 거의 틀림이 없을 것이다.) 긴장해서 보고. 하지만

진상파는 쌀쌀 맞은 표정으로 외면하고 있고

문설약; [당금 강호의 젊은 것들 중에서 이 그림처럼 강렬한 기세를 풍기는 놈이라면 결코 무명일 수는 없을 터...] 슥! 왼손으로 종이를 든 채 오른손으로 종이를 겨누고

문설약; [너의 정체가 뭔지 내 앞에 드러내줘야겠다.] 징! 종이를 겨누는 문설약의 손바닥이 진동하며 약간 빛을 내고

환설; (술법을 쓴다고 오해를 받는 주모님의 능력이 발휘되고 있다.) 긴장하면서 보고

<사물에 깃든 기억을 끌어내어 읽을 수 있으시다던가?> 징! 환설의 생각을 배경으로 문설약의 손이 겨눠진 종이가 진동하며 밝아지고

문설약; [이름... 이름...] 광기에 사로잡혀서 눈을 번뜩이며 종이를 보고

문설약; [성은 이(李)씨... 이름은... 이름은...] 찡그리고

환설; (저 사내의 성이 이씨라는 것까지는 알아내셨는데 그 다음이 어려운 모양이다.) 긴장하며 보고

문설약; [대... 대단한데?] 눈이 광기로 번뜩이고

문설약; [어마어마한 영력(靈力)을 지닌 존재들이 가호(加護)하고 있어서 이놈에 대해 더 이상은 알아내기 어려울 것 같다.] 비지땀을 흘리며 그림을 노려보고. 슈우! 그림이 아주 밝아지면서 연기같은 것이 피어오르고, 그림 뒤로 귀신같은 존재들이 일렁인다.

문설약; [게다가 이놈은...] 눈을 부릅 뜨고

문설약; [한 번 죽었었네.] 사악하게 웃고.

환설; [그... 그 그림 속의 사내가 산 사람이 아니었는지요?] 놀라서 묻고.

진상파는 소리없이 한숨을 쉬고

문설약; [원래는 죽었어야할 운수였다.] [헌데...] 그림을 들여다보며 끄덕이고.

문설약; [다른 목숨이 이놈을 대신해서 이승을 떠났구나.] 비지땀을 흘리며 그림을 든 손이 떨리더니

환설; (다른 누군가가 저 인물을 위해 죽었다?) 놀랄 때

화악! 갑자기 불이 붙는 종이

문설약; [흑!] 기겁하며 종이를 놓치고. + 환설; [주모님!] 놀랄 때

화르르! 허공에서 불이 붙으며 타오르는 종이. 진상파는 한숨 쉬며 돌아보고

화악! 종이가 불타며 일어나는 불꽃과 연기 속에 거대한 마귀같은 형상이 일어나고. 문설약을 덮치는 기세로. 마귀로 변한 청풍의 형상이다.

문설약; [안... 안돼!] 털썩! 비명 지르며 바닥에 주저앉으면서 팔로 얼굴 가리고 + 환설; [흐윽!] 겁에 질려서 뒤로 주춤. 그러면서도 차고 있는 칼에 손을 가져가는데

멈칫! 문설약을 덮치려던 마귀의 형상이 멈칫! 하고

[!] [!] 놀라며 진상파를 보는 문설약과 환설

진상파; [그만 하세요.] 두 손을 모아 술법을 펼치는 자세로 결을 지은 채 한숨을 쉬고. 마귀의 형상이 그런 진상파를 돌아본다

징징! 결을 지은 진상파의 손이 진동하고

진상파; [죄를 물으려면 제게 묻도록 하세요.] [어머니는 그대가 겪은 참화의 종범(從犯;다른 사람의 범죄를 도운 자)일 뿐이니...] 슈우! 말하는 진상파의 몸이 반딧불처럼 빛나고. 그러자

화악! 진상파에게 무어라 외치며 더 커지는 마귀의 형상. 이어

화악! 문설약 대신 진상파를 덮쳐가는 마귀의 형상.

환설; [조... 조심하세요 소궁주님!] 쩡! 칼을 뽑고

문설약; [피... 피해라!] 주저앉은 채 비명

진상파는 한숨을 쉬며 결을 지었던 손을 풀면서 내린다. 무언가를 받아들이는 모습이고. 직후

화악! 슈학! 마귀같은 형상이 진상파의 몸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감전되는 모습으로 고개 젖히며 퍼득이는 진상파

환설; [안돼!] 쩍! 칼을 휘둘러 마귀같은 형상을 베지만

슈우! 이미 모두 진상파의 몸으로 스며들어가는 마귀같은 형상. 이어

진상파; [쿨럭!] 몸을 앞으로 숙이며 피를 왈칵 토하는 진상파.

문설약; [상파야!] 비명 지르며 일어나고. + 환설; [소궁주님!] 칼을 손에 든 채 진상파에게 달려오고. 하지만

손을 들어 두 사람을 말리는 진상파. 입을 다물어 피를 삼키고. 슈우! 그런 진상파의 몸에서 아지랑이같은 것이 피어 오른다

문설약; [어찌... 어찌 된 것이냐? 그자의 살기를 흡수한 것이냐?] 무릎 걸음으로 다가가며 울먹이고. 걱정하는 모습

진상파; [걱정 마세요.] [살의에 다쳐서 병을 얻긴 하겠지만 죽을 정도는 아니랍니다.] 소매로 입을 가리며 말하고

문설약; [미안하구나. 어미가 호기심에 그자의 살기를 이곳으로 끌어들였어.] 진상파의 발치에 무릎을 꿇은 채 한손으로 진상파의 무릎을 만지며 울먹이지만

진상파; [어머니가 자책하실 이유는 없어요. 그 사람의 원한과 살의를 엿보고 구현한 것은 저 자신이니까요.] 소매로 입가의 피를 닦으며 좀 차갑게 말하고

문설약; [설마...] 깨닫고

문설약; [네 꿈에 나타나는 그자가 혹시...] 깨닫고 눈 치뜨고

진상파; [마태자 이청풍...] 입가의 피를 닦던 소매를 내리면서 한숨 쉬고

진상파; [아버지에 의해 모든 것을 잃은 천마의 마지막 후손이 바로 그랍니다.] 청풍을 떠올리며 애잔하게 웃고

<마태자 이청풍!> <맙소사!> 경악하는 문설약과 환설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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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여전히 깊은 밤. 멀리 신장궁이 보이는 강변. 그리 높지 않은 절벽 위에 서있는 허름한 사당

[하악!] 자지러지는 황보경. 겉옷을 벌려 허옇고 풍만한 알몸을 드러낸 모습.

그런 황보경을 몰아붙이는 벽세황(청풍). 아랫도리만 벗은 상태

황보경; [어쩜... 어쩜 이렇게 뜨거울 수가... 하악!] 자길 올라탄 벽세황(청풍)을 끌어안고 몸부림친다

벽세황(청풍); (어쩔 수가 없다.) 황보경을 범하면서 헐떡이고

벽세황(청풍); (찰 거머리같은 이 탕녀를 떨쳐버리려면 만족 시켜주는 수밖에...)

벽세황(청풍); (하긴 보답의 의미도 있긴 하다.)

벽세황(청풍); (이 탕녀가 안내해준 덕분에 신장궁의 인간들 눈에 띄지 않고 신장궁을 빠져나올 수 있었으니...) 담장의 무너진 사이로 자신을 끌고 나오던 황보경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벽세황(청풍); (포숙정에게 그리 당하고도 여자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고...)

<아무래도 나는 평생 도화살(桃花煞)을 면할 수 없는 운명인 것같다.> 응응하는 두 사람의 모습 배경으로 벽세황(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76>

<-신장궁> 대낮같이 환하고.

활짝 열린 정문으로 무장한 무사들이 떼 지어 달려 나간다.

신장궁의 후원. 하녀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수군대고 있고. 어수선한 분위기.

불이 켜진 건물.

하녀1; [신소협을 따라온 무제궁 무사들뿐 아니라 본궁의 사내들도 모두 나서서 마태자라는 자의 종적을 찾고 있는 중이에요.] 눈치 보며 말하는 하녀. 하녀 앞에는 뇌옥경이 안락의자에 축 늘어진 모습으로 앉아있다.

하녀1; [무제궁 무사들의 말로는 마태자는 무공을 상실한 상태라고 해요.]

하녀1; [그래서 도망쳤어도 멀리는 못 갔을 게 분명하니 곧 잡을 수 있을 거예요.]

뇌옥경; [수고했다. 가서 일봐라.] 힘없이 손 흔들어 나가라 하고

하녀1; [예 작은 마님...] 눈치 보며 돌아서고.

[!] 문쪽으로 가는 하녀를 보며 무언가 생각해내는 뇌옥경

뇌옥경; [기다려라.] 문을 열고 나가려던 하녀를 부르고. 돌아보는 하녀1

하녀1; [분부하실 일이 있으신지요?] 눈치 보며 공손히

뇌옥경; [그 여자... 너희 큰 마님은 지금 어찌 하고 있느냐?]

하녀1; [그게...] 눈치 보며

하녀1; [아까 올 때 보니 큰 마님의 거처에는 불이 꺼져 있었는데...]

하녀1; [주무시고 계시는 것같아서 확인은 해보지 못했사옵니다.]

뇌옥경; (이 난리통에 태평하게 자고 있다?)

뇌옥경; (뭔가 있다!) 이를 바득 갈며 몸을 일으킨다.

 

#77>

후원의 다른 곳. 불 꺼진 건물.

그곳으로 뛰듯이 걸어오는 뇌옥경. 하녀 몇이 당황해서 따라온다. 한 년은 등을 들었고

불 꺼진 건물

뇌옥경; [실례하겠어요 어머니!] 벌컥! 거칠게 문을 열며 들어간다. 하지만

문이 열린 건물 내부. 침실인데 아무도 없다. 불이 켜져 있지 않아서 어둑하고

뇌옥경; [!] 눈 부릅뜨며 안으로 들어가고

화려한 침대. 비어있다.

하녀들; (큰 마님이 침실에 안 계신다.) (이 밤중에 어딜 가신 거지?) 하녀들도 문 밖에 서서 놀라고

뇌옥경; (황보경!) 이를 바득 갈고

뇌옥경; (네 년이 마태자의 탈출을 도운 것이냐?)

뇌옥경; (설령 마태자에게 이용당한 것이라 해도 절대 용서 못한다.) (초아 아버지가 천마성에 끌려가 변을 당한 것도 결국 네년이 지은 죄가 원인이었으니...) 분노와 살기

 

#78>

다시 벽세황(청풍)과 황보경이 야합하고 있는 그 사당

어둑한 사당 안. 황보경이 알몸을 겉옷으로 덮은 채 잠들어 있다. 만족한 표정. 벽세황(청풍)이 그런 황보경을 등지고 앉아서 무언가를 하고 있다. 옷을 입은 상태고. 손에 든 말굽형 자석을 얼굴에 대고 있다.

스윽! 천천히 자석을 얼굴에서 떼는 벽세황(청풍). 그러자

아주 가는 침들이 자석에 딸려 나온다

벽세황(청풍); (많이도 박아놨구나.) 얼굴이 좀 고통으로 이지러지며 자석을 보고. 자석에 가는 침들이 붙어있다.

벽세황(청풍); (하긴 내 얼굴을 벽세황과 똑같이 만들려면 세심한 조작이 필요했겠지.) 슥! 손으로 자석 끝을 훑고

투툭! 자석에 붙어있던 가느다란 침들이 벽세황(청풍)의 무릎 앞에 떨어진다. 그곳에는 이미 십여개의 침이 떨어져 있다. 침들 옆에는 특이한 물건이 놓여있다. 천을 꼬아 만든 밧줄인데 한쪽 끝에는 한 뼘 정도의 쇳조각이 묶여있다. 길이는 1미터 정도이고

벽세황(청풍); (상영누님...) 위상영을 떠올리고

벽세황(청풍); (누님의 희생으로 한 번 더 살게 된 목숨, 소중히 여기겠습니다.) 다시 자석을 얼굴에 대고

벽세황(청풍); (기필코 살아남아서... 누님과 아버지를 해치는 데 책임이 있는 자들은 마지막 한 놈까지 처단하고 말겠습니다.) 이를 가는 무시무시한 얼굴

 

#79>

여전히 깊은 밤. 신장궁이 내려다보이는 산봉우리 위. 신소심이 서있다. 오만상을 쓰고 있고

[영주!] 휘익! 휙! 세 방향에서 날아오는 무사들. 신소심과 함께 신장궁에 왔던 무제궁의 무사와 마부들이고

신소심; [보고하세요.] 차례로 날아내리는 무사들을 보면서

무사1; [마태자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고 있소.] 신소심과 함께 마차를 호송하고 왔던 장대협이라는 자가 포권하며 먼저 보고하고

무사2; [신장궁의 인간들도 전력을 기울여 추적하고 있지만 아직 성과가 없다는 보고입니다.] 마부 중 한명도 포권하며

무사3; [마태자가 신장궁을 빠져나간 게 적어도 한 시진 이상 지난 것같습니다.] [그래서 신장궁은 수색 범위를 오십 리 떨어진 곳 까지 확대하고 있는 중입니다.] 또 한명의 마부도 포권하며 보고

신소심; [의견을 말씀해보세요 장대협!] 무사1에게

무사1; [마태자는 무공을 상실한 상태요.] [말이나 마차를 이용하지 않는 한 오십 리 밖으로 달아나진 못했을 거요.] 포권 했던 손을 내리며

신소심; [마태자가 말이나 마차를 이용했으면 흔적이 남았겠지요.]

무사1; [신장궁의 인간들이 어리석긴 해도 그 정도 기척을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는 아니외다.] 고개 끄덕

신소심;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태자의 종적이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는 이유가 뭘까요?]

무사1; [두 가지 가능성이 있소.] 손가락 두 개를 펴보이고

무사1; [첫째,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달리 놈은 아직 신장궁 내부나 신장궁 근처에 있을 수도 있소.]

신소심; [수색범위를 너무 멀리로 잡아서 오히려 등하불명(燈下不明)의 우를 범했다?] 눈 번득이고

무사1; [두번째, 수색 방향이 잘못 설정되었을 수도 있소.]

신소심; [수색의 방향...] 무언가 생각

무사1; [지금까지는 주로 길이나 산쪽을 훑어왔지만...] 말하며 멀리를 보고

무사1; [놈이 달아나고 있는 건 저쪽일 수도 있소이다.] 신장궁 근처의 산에서 흘러나오는 강줄기가 보인다. 그쪽을 가리키는 무사1

신소심; [마태자가 길이 아니라 물줄기를 이용해서 도망치고 있다?] 눈 번득이며 강물을 보고. 마부들도 돌아보고

무사1; [배가 없더라도 나무토막 같은 것을 이용하면 힘들이지 않고 멀리까지 갈 수 있지 않겠소이까?]

신소심; [일리가 있군요.] 끄덕이고

신소심; [강의 상류쪽은 내가 훑어보겠어요.] 팟! 날아오르고

신소심; [하류쪽은 장대협께서 맡도록 하세요.] [신장궁에도 강줄기를 집중적으로 수색하라 전하시고...] 강쪽으로 날아간다

장대협; [그리하겠소이다.] 포권하고

멀어지는 신소심

장대협; [가세!] 팟! 신소심과 반대쪽으로 날아오르고. 마부들도 따라서 날아오르고

강줄기를 향해 서로 반대쪽으로 날아가는 신소심과 무사들

신소심; (마태자!) 청풍을 떠올리고

신소심; (기필코 잡아죽여야한다.) (비록 무공을 상실했다고는 해도 이번에 잡아 죽이지 못하면 크나큰 우환이 될 인간이니...)

 

#80>

다시 벽세황(청풍)와 황보경이 있는 사당

야한 모습으로 잠이 든 황보경. 알몸을 겉옷으로 덮고 있고

툭! 툭! 황보경의 어깨를 건드리는 누군가의 발

황보경; [왜 그래?] 짜증내며 잠에서 깨어나 눈을 뜨고

황보경; [그렇게 괴롭혔으면서도 또 하고 싶은 거야?] 하품하고.

황보경; [뭐 나야 좋지만...] + [흑!] 기겁하고. 슥! 목에 들이밀어지는 날카로운 비수

청풍; [그만 일어나시지.] 쿵! 원래 얼굴로 돌아온 청풍이 비수를 황보경의 목에 들이밀고 있다. 몸을 숙인 채

황보경; [누... 누구...] + [!] 겁에 질려 외치다가 깨닫고

청풍이 걸치고 있는 옷

황보경; (세... 세황이와 같은 옷을 입고 있어!) 청풍의 모습 크로즈 업

황보경; (그렇다는 건...) + [너... 너 세황이가 아니었구나.] 겁에 질려서

청풍; [대륙상단의 핏줄답게 상황 파악이 빠르군.] 슥! 웃으며 비수를 황보경의 목에 바짝 들이밀고

황보경; [살... 살려다오.] 사색. 겁에 질리고

청풍; [안심해라. 죽일 생각이었으면 당신은 이미 염라대왕을 만나고 있었을 테니...] 슥! 비수를 조금 떼고

황보경; [무얼... 내게 무얼 원하는 거냐?] 안도하며

청풍; [순순히 인질이 되어주어야겠다.] [당신 자신을 위해서라도...] 음산하게 웃고

 

#81>

[!] 날아오다가 눈 치뜨는 신소심.

멀리 앞쪽. 절벽 위에 서있는 사당. 헌데 그 사당에서 누가 나온다

쿵! 사당에서 나오는 남녀 크로즈 업. 바로 청풍과 황보경인데. 황보경은 옷을 입고 있고. 그런 황보경의 뒤에서 황보경의 목에 비수를 댄 청풍이 신소심을 돌아본다. 한 팔로는 황보경의 허리를 끌어안은 채. 품속에 커다란 나무토막을 품고 있지만 황보경의 몸에 가려 안 보인다

청풍의 얼굴 크로즈 업

신소심; [마태자!] 쐐액! 사당쪽으로 날아오며 고함지르고. 그 뒤쪽에서 신장궁 무사들 서너 명이 날아오는 게 보인다.

청풍; (때 맞춰 도착했군.) + [멈춰라!] 외치며 황보경의 허리를 강하게 끌어안고. 황보경도 겁에 질린 채 신소심 쪽을 돌아보고

청풍; [더 이상 다가오면 이 계집의 멱을 따버리겠다.] 슥! 비수를 황보경의 목에 바짝 들이밀면서

신소심; [개수작 마라!] 쐐액! 날아오며 이를 가는데

황보경; [살... 살려줘요 신소협!] 다급하게 외치고

[멈... 멈춰라 마태자!] [주모님을 해치지 마라!] [조심하시오 신소협!] 신소심의 뒤쪽에서 날아오던 신장궁 무사들이 상황을 알아차리고 다급히 외치고

신소심; (지랄...) 팟! 그자들을 곁눈질로 보며 급히 멈춰서고. 이제 청풍과의 거리는 20미터쯤이 되고

신소심; (귀수신장 벽치릉이 죽고 못 사는 후처가 내 실수로 다치기라도 하면 골치가 아파진다.) + [알았다!] 스슥! 멈춰서며 양 손을 벌려 보이고

신소심; [더 다가가지 않을 테니 황보부인을 해치지는 마라.] 휘익! 휙! 말하는 신소심 뒤로 신장궁 무사들이 사색이 되어 날아 내리고

신소심; [하지만 헛된 희망은 품지 마라.] [무공도 없는 네가 천하 무림의 주인이 된 본궁의 추적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가능성은 털끝만큼도 없다.] 말할 때

[주모님!] [다치신 데는 없으십니까?] 휘익! 화락! 신소심 뒤로 내려선 신장궁 무사들이 다급히 외치고

신소심; (어리석은 인간들이 산통을 깨는구나.) 이를 바득 갈며 그런 그자들을 곁눈질로 보고

[비겁한 놈아! 주모님을 해치지 마라.] [주모님만 풀어주면 무사히 떠나게 해주마!] 다급한 표정으로 외치는 신장궁 무사들

황보경; [이자... 이자의 말을 들어라!] 청풍에 의해 절벽 쪽으로 끌려가며 무사들에게 다급히 외치고

황보경; [나... 난 이자에게 인질이 되어 여기까지 끌려왔다.]

신소심; (거짓말!) 냉소. 이를 갈며

<양아들로 위장한 마태자와 밀회를 즐기기 위해 인적이 드문 이곳으로 왔겠지.> 겉옷이 조금 벌어져 가슴과 아랫도리가 드러난 채 뭐라 외치는 황보경의 야한 모습 배경으로 신소심의 생각 나레이션. 이제 청풍은 황보경을 끌고 거의 절벽에 이르렀다.

황보경; [이자는... 무사히 떠날 수만 있으면 날 해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니 무모한 짓은 하진 마라.] 애원하고

[명... 명심하겠습니다 주모님!] 포권하는 신장궁 무사들. 이어

[신소협! 들으셨소?] [무슨 일이 있어도 주모님이 다치면 아니 되오.] 신소심에게 말하는 신장궁 무사들

신소심; [조심하지요.] 한숨 쉬고. 이어

신소심; [마태자! 어리석은 짓하지 말고 투항해라.] 슥! 청풍과 황보경 쪽으로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기고

신소심; [칠지무제님은 관대하신 분이다. 무공을 잃은 널 해치진 않으실 것이다.] 걸어가면서 양손 벌려 보인다.

신소심; [나 신소심의 명예를 걸고 네 안전을 보장하겠다. 황보부인을 넘기고 나와 함께 무제궁으로 가자.]

청풍; [신소심...] [뭔가 부자연스럽다 했더니 남장한 계집이었군.] 절벽 끝에 이르러 절벽을 등진 채 말하고. 황보경을 자기 앞에 세워 몸을 가리면서

<여자?> <그러고 보니 몸매며 목소리가 계집의 것이었다.> 신장궁 무사들 비로소 알아차리고 신소심을 보고

청풍; [그 나이에 영주라 불리는 걸 보면 무제궁에서의 지위도 제법 높은 것같으니 잘 되었다.] 뒷걸음질 치며 말하고

청풍;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가감없이 칠지무제 진무량에게 전해라.] 투툭! 청풍의 뒷꿈치가 절벽 끝에 걸쳐지며 돌 조각이 아래로 떨어지고

신소심; [조심해라!] 놀라고

황보경; [히익!] 공포에 질리고

[안... 안돼!] [뒤는 절벽이다!] [멈춰라 마태자!] 신장궁 무사들도 기겁하고

청풍; [무제궁은 나 이청풍의 손에 의해 주춧돌 하나 남지 않게 될 것이다!] 슥! 그때까지 황보경의 목에 대고 있던 비수를 치우고

청풍; [이 말을 진무량에게 전해라!] 팟! 말하며 황보경의 몸을 앞으로 확 민다. + 황보경; [악!] 비명 지르며 앞으로 나뒹굴려 하고

[주모님!] 팟! 신장궁 무사들이 비명 지르며 몸을 날리고

[악!] 콰당탕! 야하게 나뒹구는 황보경. 겉옷이 갈라지면서 젖가슴과 아랫도리가 드러난다. 동시에

팟! 그대로 몸을 돌려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청풍

신소심; [멈춰라 마태자!] 팟! 역시 외치며 벼락같이 절벽으로 날아간다.. 하지만

휘익! 절벽 아래로 사라지는 청풍의 모습

신소심; [이런...] 팟! 절벽 끝에 내려서고

첨벙! 까마득한 아래쪽의 강물 속으로 무언가 빠지며 작은 물보라가 일어나고. 절벽 중간쯤에 옆으로 나있는 그리 크진 않지만 밑동이 상당히 굵은 소나무가 흔들리고 있다

신소심; (역시 강물을 따라 탈출할 생각이었다.) 팟! 강물을 내려다보며 옆으로 달리고. 그 뒤쪽에서는 신장궁 무사들이 나뒹굴었던 황보경을 부축하고 있다.

신소심; (마태자는 무공을 잃은 상태다.) (당연히 저 거친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진 못한다.) 강물의 흐름을 따라 절벽 위를 달려 멀어지는 신소심

신소심; (이대로 하류로 내려가면 놈을 잡을 수 있다.) (산 채로든 시체로든...) 강렬히 번뜩이는 눈으로 강물을 살피며 절벽 위를 달려가는 신소심

신장궁의 무사들은 따라가지 않고 그걸 보고 있고. 두 명은 황보경의 팔을 좌우에서 잡아 일으키고 있다, 황보경은 젖가슴의 일부와 아랫도리 일부가 드러난 야한 모습이고

[다치신 데는 없으십니까 주모님?] [놀라셨지요?] 황보경을 부축해서 일으키는 무사들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묻고

황보경; [괜... 괜잖다.] 억지로 웃고

황보경; [마태자라는 자는 인질로 쓰려고 날 납치하긴 했지만 험하게 다루진 않았다.] 무사들의 눈치를 살피며

[그나마 다행입니다.] [궁주님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어서 돌아가시지요.] 안도하는 신장궁 무사들

황보경; [그... 그러자꾸나.] 억지 미소

황보경; [날 어서 집으로 데려가다오.]

[예!] [속하들이 모시겠습니다.] [가세!] 휘익! 휙! 황보경을 부축한 채 몸을 날리는 신장궁 무사들

황보경; (마태자 이청풍... 그자의 말 대로 되고 있어!) 무사들에게 팔이 잡혀 날아가며 곁눈질로 절벽 쪽을 보고

<당신 자신을 위해서라도 지금 본 것은 입 밖으로 내지 말아야할 것이오.> 큼직한 나무 토막을 품속에 넣으며 말하던 청풍의 모습이 그런 황보경의 뇌리에 떠오른다

 

청풍; [만일 내가 무제궁의 인간들에게 잡히게 될 경우 당신이 이곳에서 나와 무슨 짓을 했는지 까발려 버릴 테니까.] 나무토막을 품속에 넣어 옷으로 가리면서 겁에 질린 표정인 황보경에게 말하는 청풍의 모습. 황보경은 겉옷으로 알몸을 가린 채 두려움에 떨고 있다

 

황보경; (품속에 숨긴 그 나무토막은 자신이 강물에 빠진 것으로 위장하기 위한 용도일 텐데...)

황보경; (마태자, 그자가 협박하지 않았더라도 난 저 사당에서 본 걸 남에게 말할 수 없어.) 뒤쪽으로 멀어지는 사당을 곁눈질하며 생각하고

<신장궁이 내 손에 들어오기 직전인데 벽치릉, 그 늙은이의 의심을 살 수는 없으니...> 신장궁 무사들에게 부축된 채 멀어지는 황보경의 모습 배경으로 황보경의 생각 나레이션

곧 조용해지는 사당 근처. 헌데

 

#82>

절벽 끝의 모습. 이어

절벽 중간에 옆으로 나있는 크진 않지만 밑동이 굵은 소나무. 아직도 흔들리고 있고

소나무 밑동에 한 바퀴 둘려진 채 묶여있는 검은 천을 꼬아 만든 밧줄. 밧줄 끝에 묶여있는 한 뼘 정도 길이의 쇳조각이 그 밧줄을 나무 밑동에 고정시키고 있다.

쿵! 흔들리는 소나무 아래 오른손을 쳐든 자세로 매달려 있는 청풍. 오른쪽 손목에 검은 천을 꼬아 만든 밧줄이 손목에 묶여있고. 청풍의 몸무게 때문에 나무가 아직도 흔들리고 있다

청풍; (성공했다.) 헉헉. 식은땀

청풍; (그 계집의 말대로 무공을 상실한 몸으로 무제궁의 추적을 따돌리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신소심을 떠올리고

청풍; (그래서 강물에 투신한 것으로 위장할 수밖에 없었다.) 아래를 내려다보고. 도도하게 흐르는 강물이 멀리 발아래로 보이고. 이어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들. 파노라마 식으로 묘사.

이하 회상

 

1; 발을 아래로 한 채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청풍. 오른손을 쳐들고 있는데 소매 속에 숨겨져 있던 밧줄이 빠져나온다. 발줄의 한쪽은 손목에 묶여있고 다른 쪽에는 한 뼘 쯤 되는 길이의 쇳덩이가 묶여있다. 청풍의 발 아래로 절벽 중간에 삐져나온 소나무가 보이고

2; 소나무 확 크로즈 업

3; 팟! 소나무 옆으로 떨어지며 손목에 묶고 있던 밧줄을 소나무 밑동을 향해 휘두르는 청풍.

4; 촤락! 소나무 밑둥을 한 바퀴 감고 도는 쇳덩이가 묶여진 밧줄

5; 콱! 쇳덩이에 걸리면서 단단하게 묶여지는 밧줄

6; 출렁! 오른손을 쳐든 자세로 밧줄에 의해 소나무에 매달리는 청풍. 소나무도 마구 흔들리고

7; 슥! 소나무에 매달린 채 왼손을 품속에 넣는 청풍

8; 다시 꺼낸 청풍의 왼손에 큼직한 나무토막이 들려져 있고

9; 휙! 그 나무토막을 아래쪽의 강물을 향해 세게 던지는 청풍.

10; 풍덩! 나무토막이 강물에 빠지면서 물이 튀고

11; 그 직후 절벽 끝에 이르러 아래를 내려다보는 눈 치뜬 신소심

12; 소나무 아래 절벽에 붙어 숨어서 올려다보는 청풍

13; 강물을 보며 하류쪽으로 달려가는 신소심

회상 끝

 

청풍; (신가 계집은 내가 강물에 투신한 것으로 확신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왼손으로 밧줄을 잡고 올라가며

청풍; (덕분에 당분간은 무제궁의 추적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콱! 왼손으로 소나무 밑동을 움켜잡고

청풍; (난 절대 네놈들에게 잡히지 않는다.) 비지땀을 흘리며 몸을 소나무 밑동 위로 끌어올리고. 이를 악문 채

청풍; (반드시 살아남아서 무공을 회복해야할 이유가 있으니...) 위상영과 사자천마를 떠올리며 이를 악무는 청풍.

 

#83>

여전히 밤. 사당의 모습

턱! 절벽 위의 바위를 움켜잡는 손

청풍; [허억! 헉!] 비지땀을 흘리며 절벽 위로 몸을 끌어올리는 청풍

털썩! 마침내 절벽 위로 몸을 끌어올려서 나뒹구는 청풍. 오른쪽 손목에는 밧줄이 묶여있다

청풍; [헉헉!] 헐떡이며 옆을 보고

멀리 보이는 신장궁. 불야성이다

청풍; (이곳은 신장궁에서 멀지 않다.) 고개 돌려 신장궁을 보며 헐떡이고

청풍; (그래서 오히려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설마 내가 신장궁에서 이렇게 가까운 곳에 숨어있으리라고는 아무도 생각 못할 테니...) 힘겹게 일어나고

청풍; (무제궁의 이목이 신장궁에서 완전히 이탈할 때까지 이 근처에 은신하는 게 최선이다.) 비틀거리며 사당 쪽으로 가고

 

#84>

사당 안으로 들어오는 청풍

어둑한 사당 내부

사당의 신단 옆으로 가는 청풍. 이어

신단의 옆쪽에 무릎을 꿇는 청풍. 손으로 신단 옆쪽의 판자를 잡고

콰득! 힘주어 판자를 뜯어내는 청풍.

신단 옆쪽의 판자가 뜯기며 드러나는 신단 내부. 어둑하고 바닥에 먼지가 많이 쌓여있긴 하지만 비어있다

청풍; (생각했던 대로다.) 판자를 옆에 기대놓고

청풍; (신단의 안쪽에 충분히 몸을 숨길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기어들어가고. 이어

돌아앉아서 벽에 기대놓은 판자를 두 손으로 잡아서

딸칵! 자신이 들어온 곳을 판자로 다시 막는 청풍

청풍; (들킬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인적이 드문 곳인데다가 사당 내부를 자세히 살펴볼 인간도 없을 테니...) 판자로 입구를 막고 뒤로 물러나 앉고

청풍; (넉넉잡고 열흘만 숨어있으면 무제궁의 추격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조심스럽게 뒤로 눕고

청풍; (숨어있는 동안 생각을 해보자. 어떻게 해야 무공을 되찾을 수 있을지를...) 어둑한 신단 안쪽에 누우며 생각하고

청풍; (다행히 난 한번 본 것은 무엇이든 기억하는 재주를 지녔다.)

청풍; (그리고 어린 시절 왕성한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천마성 서고에 수장되어 있던 수많은 책들을 닥치는 대로 읽었었다.)

청풍; (이해도 못하면서 닥치는 대로 읽었던 그 책들 중에 상실한 무공을 복구할 수 있는 수단이 있을 수도 있다.)

청풍; (무료한 시간을 때울 겸 천마성 서고에서 읽었던 모든 책의 내용들을 반추해보자.) 누워서 생각하고

청풍; (우리 가문의 열조들께서 보우하신다면 무공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눈을 감고

<내 어리석음 때문에 희생당한 천마성의 식솔들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무공을 되찾아야만 하고...> 어둠 속에 누워있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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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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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천마성> 낮. 음침한 날씨. 불탄 건물들. 강제 노역을 당하는 사내들. 여자들은 없으며 사내들고 소녀들이나 노인들이다. 청, 장년층은 싸우다 죽었거나 사자천마의 지시에 따라 천마성을 탈출했었다.

천마성의 어느 건물. 엄중한 경비

건물 내부. 돌침대 위에 눕혀진 청풍(벽세황)의 시체. 위진천과 의원으로 보이는 몇 명의 사내들이 둘러서서 보고 있다. 나이 지긋한 사내가 청풍(벽세황)의 얼굴을 살피는 중이다. 이자는 무제궁의 약당 당주인 갈의약왕. <투천환일>의 진의원의 젊은 시절 모습

갈의약왕; [일단 인피면구나 역용약을 쓴 건 아니오.] 청풍(벽세황)의 얼굴을 만지면서 말하고

갈의약왕; [그렇다고 내공을 써서 얼굴을 바꾼 것도 아니고...] 갸웃거리는 갈의약왕의 모습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제궁 약당(藥堂) 당주 갈의약왕(葛衣藥王)>

위진천; [내공을 쓴 역용술이라면 숨이 끊어지는 것과 동시에 원래 얼굴로 돌아간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갈의약왕; [그렇소.] [내공으로 구사하는 역용술은 장시간 지속하기 어렵고 부상당하거나 죽을 경우 원래 얼굴로 돌아가는 단점이 있소.]

위진천; [역용술이나 인피면구를 쓴 것도 아니고 내공으로 얼굴도 바꾼 게 아니라면...] 난감한 표정이 되고

갈의약왕; [두 가지 가능성이 있소.] 손을 품속에 넣고

갈의약왕; [첫째, 이 시체가 진짜 마태자일 수도 있소.] 품속에서 뭔가를 꺼내고. 말굽 형태의 자석이다

위진천; [이 시체가 마태자 이청풍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는 강력한 증거와 제보가 있습니다.] 고개 조금 젓고

갈의약왕; [그렇다면 두 번째일 가능성이 높겠구먼.] 말굽 형태의 자석을 들어 보이고

위진천; [자석(磁石)입니까?] 흠칫! 하고

갈의약왕; [내공을 주입하면 자력이 몇 배로 강해지는 특별한 물건이오.] 징! 내공을 주입하자 진동하고 빛을 발하는 자석

위진천; [자석으로 뭘 하시려는지 짐작도 가지 않습니다.]

갈의독왕; [하오문의 색마들이 쓰는 물건들 중 투골성형침(透骨成形針)이란 게 있소.] 스윽! 진동하고 빛을 발하는 자석을 청풍(벽세황)의 얼굴로 가져가고

위진천; [투골성형침?]

갈의약왕; [이름 그대로 뼈를 뚫고 들어가 형태를 바꾸게 해주는 침이오.] 슥! 자석을 청풍(벽세황)의 얼굴에 대고

위진천; [그런 물건이 있는 줄은 몰랐소.] + (투골성형침을 생각 못했군.) 갈의약왕이 빛나고 진동하는 자석을 청풍(벽세황)의 얼굴에 대고 천천히 문지르는 걸 보며 생각하고

갈의약왕; [악명 높은 색마 천면랑군(千面郞君)이 부녀자들을 간음할 때 사용한 것으로 유명해진 물건인데...] + [옳거니!] 말하다가 눈 치뜨고

징! 청풍(벽세황)의 얼굴에 댄 자석이 진동하고

위진천; [걸리는 게 있습니까?] 흥분하며 가까이 가고

갈의약왕; [자석이 이놈의 얼굴에서 뭔가를 찾아냈소이다.] 징! 자석을 쥔 손이 진동하고. 이어

갈의약왕; [나와라!] 스윽! 눈을 빛내며 자석을 끌어당기고. 그러자

슈욱! 청풍(벽세황)의 얼굴 여기저기에서 아주 가늘고 짧은 침들이 빠져나온다.

[침!] [시체의 얼굴에 침이 박혀있었다.] 위진천과 젊은 의사들 놀라고. 그 사이

툭! 타탁! 딸려 나온 가늘고 짧은 침들이 자석에 달라붙고

갈의약왕; [투골성형침은 짧고 가늘어서 피부와 뼈 속으로 완전히 파고들기 때문에 발견하기가 어렵소.] 슈욱! 자석을 청풍(벽세황)의 얼굴 다른 곳으로 옮기면서 말하고

갈의약왕; [그리고 일단 뼈속에 박힌 투골성형침은 얼굴 근육을 붙잡아 놓기 때문에 죽더라도 원래 얼굴로 돌아가진 않소.] 타탁! 파팟! 슈욱! 얼굴의 다른 곳에서도 짧고 가는 침들이 빠져나와서 자석에 달라붙고

갈의약왕; [반면 죽은 시체라 해도 투골성형침이 빠져나가면...] 자석을 청풍(벽세황)의 얼굴에서 떼며 좀 의기양양한 표정이 되고

갈의약왕; [살았을 때의 얼굴로 복원되는 장점이 있소.] 손으로 청풍(벽세황)의 얼굴을 가리키면서 말하고. 순간

[!] [!] 위진천과 젊은 의사들 놀라 눈 치뜬다.

스스스! 슥! 청풍(벽세황)의 얼굴이 움찔거리며 변하더니

쿵! 벽세황의 얼굴이 된다.

위진천; (철수무정 벽세황!) 인법사가 반지에서 소환한 벽세황의 모습 떠올리며 눈 부릅

<마... 마태자 이청풍의 시체가 아니었다!> 놀라는 젊은 의사들

 

#69>

여전히 낮. 천마성의 어느 건물. 3층이고. 후두둑! 3층의 열린 창문을 통해서 비둘기들이 날아간다.

3층 창문 안쪽. 위진천이 창 밖을 보고 있다. 창문에서는 몇 명의 무사들이 비둘기들을 연달아 날리고 있고. 3층 내부는 비둘기들의 아파트다. 벽에는 수많은 비둘기집들이 빼곡이 붙어있고. 횃대에는 비둘기들이 앉아서 깃털을 고르거나 놀고 있다. 무사들이 그 비둘기들 중 몇을 골라 발에 천을 묶고 있다.

위진천; (천려일실...) 날아가는 비둘기들을 보며 입술 깨물고

위진천; (뇌옥에 갇혀있던 놈들 중 유일하게 잡아 죽이지 않은 철수무정 벽세황이 사실은 마태자 이청풍이었을 줄이야.) 이를 바득 갈고

위진천; (전서구가 쉬지 않고 날아가면 내일 아침쯤에 신장궁에 도착하긴 할 텐데...)

위진천; (마침 신장궁에는 백귀의 막내제자 신소심이 머물고 있다.) (신소심 실력이면 무공을 쓰지 못하는 마태자 정도는 어렵지 않게 생포할 수 있을 것이다.)

위진천; (아무쪼록 전서구가 도착할 때까지 이가놈이 신장궁에 머물러 있기를 바랄 뿐이다.) 초조한 표정으로 전서구들이 날아가는 것을 보고

 

#70>

<-유령산장> 음침한 날씨와 분위기

[!] 놀라는 유령귀왕 교백

교천기; [면목이 없습니다 아버지.] 고개 숙이고. 거실 의자에 앉아있는 유령귀왕 앞에 서서 보고한다. 유령귀왕 뒤쪽의 침대에는 얼굴을 면사로 가리고 헐렁한 옷을 입은 위상영이 시체처럼 누워있다.

교천기; [소소가 집을 나간 것을 발견한 즉시 모든 제자들을 풀어 흔적을 쫓게 했습니다만...] 눈치 보며

교천기; [아직까지 소소의 흔적을 발견했다는 보고는 들어오지 않고 있습니다.]

유령귀왕; [망할 년! 끝끝내 속이나 썩이고...] 이를 부득 갈고.

교천기; [아버지도 귀환하셨으니 소자도 소소를 찾으러 북망산을 내려가겠습니다.] 눈치 보며 말하고

유령귀왕; [그럴 거 없다.] 냉정하게 말하고. 흠칫! 하는 교천기

유령귀왕; [속 썩이는 딸년 굳이 찾을 필요 없다. 없는 셈 치면 되니까.]

교천기; [하지만 세상 물정 모르는 년이 강호에서 무슨 일을 당할지도 모르는데...]

유령귀왕; [제 년이 찧고 까불어서 복을 날리는데 아비나 네가 뭘 어쩔 수 있겠느냐?] 매몰 찬 표정으로 일어나고

유령귀왕; [그보다 소소 년 때문에 중단한 이사를 마무리 짓도록 해라.] 위상영이 누워있는 청풍탁자 쪽으로 돌아서고

교천기; [아버지도 무사히 돌아오셨는데 굳이 숨을 필요까지야...]

유령귀왕; [천하 무림은 온전히 무제궁의 수중에 들어갔다.] [그리고 무릇 힘을 가진 자는 그 힘을 휘둘러보고 싶어 안달이 나는 법이다.] 침대로 가고

교천기; [아버님 말씀은...?] 흠칫! 하고

유령귀왕; [독패천하(獨覇天下) 하게 된 무제궁은 조만간 우리 유령산장에 시비를 걸어올 것이다.] 침대 옆에 이르고

유령귀왕; [자신들과 천마성 사이에서 줄타기를 한 우리 유령산장이 괘씸해서 응징을 하지 않고는 못 견딜 테니..]

교천기; [확실히 천마성이 사라진 지금 무제궁이 우리 유령산장의 입장을 배려해줄 이유가 없겠지요.] 심각

유령귀왕; [네가 이사를 마치는 동안 아비는 이 계집과 함께 서시궁(西施宮)에 들어가 있을 것이다.] 위상영을 안아들고

교천기; [서시궁에 들어가신다면...] 눈 치뜨고

유령귀왕; [이 계집의 몸뚱이가 유령서시님의 혼백을 담을 그릇이 될 것이다.] 두 팔로 안은 위상영을 내려다보며 음산하게 웃고

교천기; <드디어!> 흥분 눈 치뜨고

 

#71>

저녁 무렵. 강가의 마을

객잔. 객잔 마당에는 마차와 말들이 묶여있다. 그 중에는 벽세황(청풍)을 태우고 신장궁에 갔던 무제궁의 마차도 있다. 마차 지붕에 <武>라 적힌 깃발이 달려 있어 다른 마차들과 구분이 되고

 

객잔 안쪽. 담장으로 구분된 정원. 그 정원에 정갈한 독채가 한 채 있다. 건물 안에는 불이 켜져 있고

[!] 좁고 긴 천을 펼쳐보며 눈 부릅 놀라는 신소심.

신소심은 독채의 거실에서 동료들과 저녁을 먹던 중이다. 다른 무사들 세 명도 놀라며 신소심을 보고

사내; [전... 전서구를 늦게 전해드려서 죄송합니다.] 한명의 사내가 땀을 닦으며 신소심의 눈치를 보고 있다. 이자는 무제궁의 분타 소속이다

사내; [신장궁 일대의 모든 분타로 신소저를 보는 즉시 전하라는 전서구가 반복해서 날아들고 있는 중입니다.]

사내; [그만큼 급박한 사안인 것같은데...] [신소저와 일행분들께서 아침 일찍 신장궁을 떠나시는 바람에 이제야 전해드리게 되었습니다.]

무사; [무슨 내용입니까 영주(令主)?] 신소심과 함께 말을 타고 벽세황(청풍)을 경호했던 무사가 묻고

신소심; [장(張)대협께서 직접 보세요.] 벌떡 일어나며 천을 무사에게 주고. + 무사; [영주!] 두 손으로 받으며 놀라는 무사

신소심; [내가 먼저 신장궁으로 돌아가겠어요.] [세분도 뒤 따라 오세요.] 스팟! 말하면서 모습이 사라지는 신소심

[영주!] [신소저!] 무사와 마부들이 급히 일어나며 창밖을 보지만

휘익! 이미 객잔에서 까마득히 멀어지고 있는 신소심. 새처럼 날아간다. 폭발적인 기세로

신소심; (죽일...) 쐐액! 이를 갈며 날아가는 신소심

신소심; (잘도 우릴 우롱했구나 마태자!) 날아가는 신소심

 

다시 객잔의 독채

마부1; [대체 신소저가 왜 저러시는 거요?] 쳔지를 든 무사에게 어리둥절해서 묻고

무사; [이 전서이 내용이 문제인 것같은데...] 길쭉한 천을 펼쳐서 읽고. 직후

[!] 눈 부릅뜨는 무사

<마태자 이청풍이 철수무정 벽세황으로 위장하여 천마성을 빠져나갔소. 신소저는 즉시 벽세황으로 위장한 마태자의 신병을 확보하시오. -위진천.> 편지의 내용

무사; (맙소사!) 경악

<우리가 신장궁으로 데려다 준 벽세황이 바로 마태자였구나!> 실내의 모습 배경으로 무사의 경악

 

#72>

<-신장궁> 깊은 밤. 이제 건물들 마다 불이 거의 꺼졌고.

벽세황(청풍)이 머무는 건물. 역시 건물 전체에 불이 꺼져 있다.

침실. 어둠 속에서 옷을 입고 있는 벽세황(청풍). 짙은 색의 옷을 입고 있다

벽세황(청풍); (정신을 잃은 상태였음에도 천마성을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것은 말 그대로 천우신조였다.) 옷을 입으며 생각하고

벽세황(청풍); (상영누님이 내 얼굴을 벽세황의 얼굴로 바꿔준 덕분인데...) (하지만 마냥 안심할 수만도 없다.) 탁자로 가고. 탁자 위에는 돈주머니, 비수 한 자루, 말굽형 자석 하나등이 놓여있다.

벽세황(청풍); (천마성에서 죽은 게 내가 아니라 벽세황이라는 사실을 무제궁의 인간들이 알아차렸을 가능성도 상정해야만 한다.) 돈주머니를 집어들고

벽세황(청풍); (게다가 신장궁에 오래 머물면 엉뚱한 계집이 내가 가짜라는 걸 알아차릴 수도 있다.) 돈주머니를 품에 넣으며 황보경을 떠올리고

벽세황(청풍); (이런 저런 경우를 감안해 봐도 신장궁 역시 안전한 장소가 아니다.) 비수와 말굽형 자석도 집어들고

벽세황(청풍); (늦기 전에 신장궁을 빠져나가 모습을 감춰야만 한다. 공력을 회복하는 건 그 다음의 문제다.) 비수와 말굽형 자석을 품에 넣으면서 문쪽으로 가고. 헌데 그때

삐꺽! 문 밖에서 무슨 소리가 들린다

문을 열려다가 멈칫! 하는 벽세황(청풍)의 손

삐꺽! 삐꺽! 소리가 가까워지고

벽세황(청풍); (도둑처럼 조심스럽게 다가오는 발걸음.. 그리 둔탁하지 않은 걸 보면 여자다!) 낭패한 표정으로 뒤로 물러서고

벽세황(청풍); (그 계집이다.) 황보경을 떠올리며 낭패

벽세황(청풍); (오늘밤 찾아올 거라 생각했지만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이야. 그만큼 몸이 달았다는 건데...) 창문 쪽을 돌아보고. 하지만.

드륵! 이미 문이 열리고 있다.

벽세황(청풍); (창문을 통해 빠져나가긴 틀렸다.) + [어서 오십시오.] 오히려 문쪽으로 가고

황보경; [어머나!] 문을 열고 들어오다가 놀라고. 황보경은 코트처럼 생긴 화려한 겉옷을 걸치고 있다. 겉옷 속에는 알몸이지만 물론 지금은 알몸임을 알 수 없다

황보경; [이 밤중에 옷을 차려 입고... 어딜 가려고 했던 거야?] 의심의 눈초리로 벽세황(청풍)을 아래 위로 보면서 들어오고.

벽세황(청풍);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슥! 다가가며 황보경의 손목을 잡고

벽세황(청풍); [이 방에서 동침하는 건 아무래도 불안합니다.] [그래서 의모님이 오시면 조용하고 은밀한 곳으로 모시고 가려고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은근히 말하면서 문 밖의 복도를 살피고

황보경; [난 또 뭐라고...] 의심을 풀며 배시시 웃고

황보경; [하긴 나도 좀 불안하긴 했어.] [초아 어미가 자기 거처에서 초아를 재우다가 잠이 든 걸 확인하고 왔지만 언제 들이 닦칠 지 모르는 일이거든.] 벽세황(청풍)와 함께 문 밖의 복도를 살피고

벽세황(청풍); [방해받지 않고 밤새 회포를 풀만한 장소 아시는 데 있으십니까?] [그곳이 신장궁 밖이면 금상첨화인데...] 문 밖으로 나오며 은근히 묻고

황보경; [물론 있지.] 배시시 웃으며 벽세황(청풍)와 손을 잡고 건물 밖으로 나서고

황보경; [언젠가 너하고 마음 놓고 즐길 생각에 점 찍어둔 곳이 한 곳 있어.] 벽세황(청풍)의 뺨에 키스하고

벽세황(청풍); [잘 됐군요. 거기가 어디입니까?] 눈 번뜩이고

황보경; [따라와 봐. 설명 듣는 것보다 직접 눈으로 보는 게 좋은 곳이니까.] 벽세황(청풍)의 손을 끌고 살금살금 정원을 가로질러 월동문쪽으로 가는 황보경

벽세황(청풍); (이 탕녀 덕분에 일이 수월하게 풀리는구나.) 황보경에게 이끌려 가며 회심의 미소

<일단 신장궁 밖으로 나가기만 하면 몸을 숨기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황보경의 손에 이끌려 월동문을 나서는 벽세황(청풍). 황보경을 월동문 밖을 살피며 벽세황(청풍)을 끌고 간다.

 

#73>

신장궁의 정문. 정문에 걸린 등이 흐릿한 불빛을 뿜어내고. 몇 명의 무사가 하품하며 경비를 선다. 그러다가

흠칫! 놀라는 무사 한명

쐐액! 멀리서 밤하늘을 가르며 새처럼 날아오는 사람의 모습

[조심해라! 누가 온다!] 무사가 급히 동료들에게 경고하며 날아오는 사람쪽을 보고. 다른 무사들도 흠칫! 하며 돌아보고

쐐액! 질풍같이 날아오는 사람의 모습. 날렵하다. 물론 신소심이고

[하늘을 새처럼 날아서 오다니...] [엄청난 고수다.] 긴장하고 겁에 질리며 무기에 손을 대는 무사들. 그때

신소심; [야심한데 실례해요.] 쐐액! 가까이 날아오며 손에 든 영패를 쳐들어 보이고

영패에는 <武>자가 새겨져 있고

[그러고 보니 저분은...] [소궁주님을 호송해온 무제궁의 고인이시구만.] 안도하며 무기에서 손을 떼는 무사들

신소심; [촌각을 다투는 일이라 결례하겠어요.] 쐐액! 단번에 정문 위를 날아 지나며 외치고

[대체 무슨 일이지?] [오늘 아침 일찍 떠나더니만... 뭘 놓고 가기라도 한 건가?] 갸웃거리는 무사들

 

#74>

불이 환하게 밝혀진 신장궁 후원. 등을 든 무사들이 어느 건물로 몰려가고 있다.

펑! 박살이 나는 방문. 벽세황(청풍)이 머물던 방이다.

문을 박살내며 방안으로 뛰어든 신소심. 신소심 뒤에는 당황한 표정의 귀수신장과 몇 명의 무사들이 서있다. 무사들은 등을 들고 있고. 하지만

신소심이 뛰어든 방안은 텅 비어있다.

신소심; (없다!) 이를 갈고

신소심; (낌새를 알아차리고 이미 신장궁 밖으로 튄 것인가?) 두리번거리며 이를 갈고

귀수신장; [대체... 대체 무슨 일인가 신소협?] 좀 불쾌한 표정으로 묻고

귀수신장; [이 밤중에 들이닥쳐서 다짜고짜 아들놈의 거처를 확인해야한다니...]

신소심; [당장!] 홱 돌아서며 이를 갈고

귀수신장; (이 어린 것이...) 불쾌. 무사들도 불쾌

신소심; [당장 귀궁의 모든 인원을 동원해서 벽세황... 아니 그로 위장한 인간의 행적을 수색하도록 하세요.]

귀수신장; [무슨 소리인가? 세황이로 위장한 인간이라니...?] 경악

신소심; [이틀 전 우리가 데려온 그자는 궁주님의 외아들이 아니에요.] [그자는 바로...] 심호흡하며 말을 끊고

신소심; [죽었다고 알려진 천마성의 소성주 마태자예요.] 이를 바득 갈고

귀수신장; [마... 마태자 이청풍이 노부의 아들 놈으로 위장했다는 건가?] 경악

신소심; [무제궁에서 보낸 전서구로 확인한 사안이니 의심의 여지는 없어요.] 문쪽으로 오고

귀수신장; [그럼... 그럼 노부의 진짜 아들 세황이는 어찌 된 건가?] 불길한 예감에 덜덜

신소심; [유감스럽지만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거예요.] 귀수신장 옆을 지나며 말하고

귀수신장; [그런...] 비틀하며 벽에 등을 기대고

신소심; [고인이 된 아드님의 원수를 갚고 싶다면 빨리 문도들을 모두 동원해서 가짜를 찾아내도록 하세요.] 건물을 나서며 외치다가

흠칫! 하는 신소심

건물 밖. 월동문으로 들어서다가 얼어붙는 뇌옥경. 잠옷 위에 겉옷을 두른 모습이고

신소심; (제기랄...) 팟! 입술 깨물며 날아오르고

신소심; (저 박복한 여자에게 헛된 희망이나 심어주고...) 바닥에 주저앉는 뇌옥경을 내려다보며 날아오르는 신소심

신소심; (절대... 절대 용서하지 못한다 마태자!) 쐐액! 날아가며 이를 가는 신소심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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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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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깊은 산중. 음침한 분위기. 낮인데도 먹장 구름이 낮게 깔려 있어 어둑하다.

우오오오! 늑대 한 마리가 높은 절벽 위에 서서 울부짖고

음침한 계곡. 짐승과 사람의 뼈가 가득 널려있고. 계곡 입구 절벽에는 <血狼谷>이라는 글이 이끼에 덮인 채 새겨져 있다. 늑대 몇 마리가 돌아다니며 뼈를 이빨로 깨물어 부서뜨리고 있고

입구 안쪽은 상당히 넓은 원형의 분지. 입구를 제외하고는 까마득한 절벽으로 에워싸여 있다.

분지 끝에는 음침한 고대 신전 잔해가 하나 서있다. 절벽을 등지고 지어진 신전인데 그 신전의 안쪽. 동굴이 있다.

우우우! 동굴에서 늑대 울음소리가 흘러나온다.

 

#63>

원형의 수직동굴 바닥. 직경이 30미터쯤인 원형의 지하광장에 사람들이 수십명 쓰러져 있다. 어두워서 자세히 보이지는 않고.

어둠속에 쓰러져 있는 사람들에 섞여있는 죄수3. 몸을 웅크린 자세로 옆으로 누워있다. 그자 상체만 부분 조명해서 주변이 잘 안보이는데

[으으으!] [차라리... 차라리 죽여 다오.] 신음소리가 들려서 귀가 쫑끗해지는 죄수3

죄수3; (여... 여긴 어딘가?) 눈을 조금 뜨고

죄수3; (그자에게 머리를 밟히고 정신을 잃었었는데...) 신행태보가 자신의 머리를 밟아 딸에 처박던 장면 떠올리고. 그때

[으으으!] [끄윽!] [살... 살려주시오.] 신음소리들이 이어지고

죄수3; (나 말고도 다수의 사람들이 이곳에 갇혀있다. 정신을 잃기 전의 상황으로 미루어 보자면 천마성 뇌옥에 갇혀있던 사람들일 텐데...) 몸을 움직이려 하지만

컬컥! 콱! 쇠사슬 소리가 나고 몸이 펴지지 않는다

죄수3; [헉!] 눈 뜨며 기겁

쿵! 비로소 드러나는 죄수3의 모습. 양쪽 발목과 양쪽 손목에 수갑이 채워져 있고. 발목의 수갑과 손목의 수갑은 길이 1미터쯤인 쇠사슬로 연결되어 있다.

죄수3; (족... 족쇄가 채워져서 몸을 펼 수가 없다.) 철컹! 철컹! 족쇄와 사슬에서 벗어나 보려고 몸부림치며 이를 악물고. 그때

[소... 소용없으니 포기하게 장(張)형.] 누군가 옆에서 말하고. 고개 홱 돌려보는 죄수3

죄수2; [우리 모두 혈도가 짚여서 내공을 쓰지 못하는 몸이 된 상태라네.] 쿵! 멀지 않은 곳에 역시 양쪽 발목과 양쪽 손목이 수갑에 채워지고 그 수갑들이 쇠사슬에 연결되어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로 죄수3과 마주 보는 자세로 누워 말한다. 체념의 표정. 이자는 한쪽 귀가 잘린 것 주의

죄수3; [고... 고(高)형...] 놀라고 기쁘고

죄수3; [난 일찍 정신을 잃어 이게 무슨 상황인지 감이 오질 않네.] [우리가 왜 여기에 갇힌 건가?]

죄수2; [우리들뿐만이 아니라네.] 둘러보고. 죄수3도 둘러보고

죄수2; [그날 천마성의 뇌옥에서 냉서시 위상영을 유린하는 데 동참한 죄수들을 남김없이 잡혀왔어.] 쿵! 죄수2가 말하는 배경으로 비로소 보이는 주변 모습.

죄수3과 죄수2가 쓰러져 있는 곳은 수직의 동굴 바닥이다. 원통형의 그 동굴 바닥은 직경이 30미터쯤인데 바닥에 수십 명의 사내들이 손과 발에 족쇄가 채워진 채 쓰러져 신음하고 있다. 물론 위상영을 강간한 자들이다. 동굴 벽에는 쇠창살로 만들어진 철문이 달려있는 통로가 몇 개 뚫려있다.

죄수3; [누... 누구 짓인가? 천마성의 잔당들이 복수하기 위해 우릴 잡아온 건가?]

죄수2; [천마성 잔당들의 수중에 떨어졌다면 오히려 행운이겠지.] 한숨

죄수2; [혈교에게 죄를 지었으니 우린 이제 시체도 온전히 보전할 수 없게 되었어.] 주르르! 눈물 흘리며 울고

죄수3; [혈교!] 기겁하고

죄수3; [우릴 잡아가둔 게 혈교란 말인가?] + [!] 말하다가 눈 부릅. 철컹! 철컹! 크르르르! 무언가 쇠를 긁는 소리와 짐승의 낮은 으르렁거림이 들리고

반사적으로 돌아보는 죄수3

쿵! 옆으로 뚫려있는 동굴들. 쇠창살 문이 쳐진 그 안쪽에 짐승의 눈들이 번뜩이고 있고

죄수3; [헉!] 기겁

[늑... 늑대!] 쿵! 죄수3의 비명 배경으로 완전히 드러나는 쇠창살 문 안쪽의 상황. 늑대들이 통라 안에 빼곡이 들어찬 채 이빨과 발톱으로 쇠창살을 긁어대고 있다. 이빨 드러내고 침을 질질 흘리면서

죄수3; [설마... 설마 혈교는 저 짐승들로 하여금 우릴...] 전율. 공포

죄수2; [아마 여러 날 굶겨 놓았을 걸세.] [우리의 손과 발을 족쇄로 채워놓은 건 저항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고...] 체념한 채 말하고

죄수3; [살... 살려주시오!] 비명 지르고

죄수3; [소생이 혈교에 무슨 죄를 지었는지 모르지만 무슨 짓을 해서든 죄의 값을 치르겠소.] [제발 늑대의 밥이 되지 않게만 해주시오.] 비명 지르며 애원하고. 그때

<무슨 짓을 해서든 죄의 값을 치르겠다?> 번쩍! 동굴 중간쯤에서 빛이 번쩍이며 말 소리가 들리고.

모든 죄수들 올려다보고

위진천; [각오는 가상하다만 어쩐다?] 쿵! 드러나는 장면. 10미터쯤 위에 베란다같은 곳이 있고. 그곳에 서서 내려다보는 위진천. 위진천 옆에는 신행태보가 등을 하나 들고 서있다. 그 뒤로 몇 명의 복면인들이 서있다. 복면인들 옆의 벽에는 아래위로 움직일 수 있는 레버가 달려있고

위진천; [네놈들이 죄의 값을 치룰 수 있는 방법은 딱 한 가지, 산 채로 굶주린 늑대들의 밥이 되는 것뿐이니 말이다.] 음산하게 웃고.

[당... 당신은...] 몇몇 죄수들이 위진천을 알아보고 기겁하고

[운중신룡 위진천!] [칠지무제님의 둘째 제자인 당신이 혈교의 인간이라니...] 경악하고 전율하는 죄수들

위진천; [제대로 된 소개를 하자면 본 공자는 혈교의 소교주다.]

[그... 그런...] [단순히 혈교의 제자가 아니라 소교주인 인간이 칠지무제의 제자 노릇을 하고 있다니...] 전율하는 죄수들

위진천; [본 공자가 거리낌 없이 정체를 드러낸 이유는 설명할 필요가 없겠지?] 살벌하게 웃고. 그러자

<오... 오늘 우리들 중 누구도 살아남지 못한다는...> 죄수들 전율하고

위진천; [네놈들에게는 남아있는 시간이 별로 없다.] [늑대들이 풀려나면 기회가 없을 테니 미리 염불을 외워둬라.] 뒤를 향해 손짓하고. 그러자

고개 숙이는 복면인들. 이어

콱! 콱! 벽에 달린 레버들을 잡아 아래로 내리누르는 복면인들. 그러자

철컹! 철컹! 동굴 사방 벽에 뚫려있는 수평 동굴을 막고 있던 철문들이 활짝 열리고

크왕! 동굴에서 뛰쳐나오는 늑대들

[아... 안돼!] [살려주시오.] 죄수들 자신들에게 쇄도하는 늑대들 보며 비명. 하지만 손발이 묶여서 움직일 수가 없고

[크악!] [아악!] 크르릉! 콰직! 크릉! 처절한 비명과 늑대들의 울부짖음. 뼈가 부서지는 소리들이 아래를 내려다보는 위진천의 모습 배경으로 들린다. 위진천은 광기에 사로잡힌 표정이고. 신행태보는 좀 보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소매를 입으로 가리고

위진천; (이제 시작이다.) 크악! 컥! 우두둑! 첩첩! 끔찍한 소리와 비명을 배경으로 광기로 눈을 희번덕이며 웃는 위진천

위진천; (나 위진천에게 죄를 짓는 인간은 그게 누구든 저 놈들처럼 만들어줄 것이다.) 흐흐흐! 웃고. 그러다가

위진천; [무슨 일이냐 백일몽(白日夢)?] 뒤를 조금 돌아보며 묻고

위진천의 뒤쪽. 동굴이 있고 그 끝에 철문이 있는데 철문 밖에 백일몽이 서있다. 백일몽은 다른 작품의 백일몽과 동일 캐릭터

백일몽; [제삼(第三) 인법사(人法師)께서 소교주님을 긴히 뵙자고 하시옵니다.] 공손하게

위진천; [그래?] 눈 번뜩이며 백일몽 쪽으로 가고

위진천; (마태자 이청풍의 시체에서 발견한 반지의 정체를 알아낸 모양이로군.) 백일몽을 지나가며 눈 번득이고. 백일몽은 옆으로 비켜서고. 문 밖은 복도다. 일정 간격으로 횃불이 꽂힌

[크악!] [아악!] 까득! 우적 우적! 크르르! 끔찍한 소리가 들리는 문 안쪽을 힐끔 보며 돌아서는 백일몽. 신행태보가 베란다 난간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게 보이고

백일몽; (굶주린 늑대들이 사람을 산채로 잡아먹으면서 내는 소리...) (그다지 유쾌하진 않네.) 앞장 서서 가는 위진천을 따라가며 찡그리고

백일몽; (한 번 손에 묻힌 피는 절대 지워지지 않는다.) (그리고 남에게 피로 진 빚은 반드시 자신의 피로 갚아야만 하고...)

백일몽; (무자비한 살상을 반복해온 마태자 이청풍의 종말이 그걸 증명하는데...) 위진천이 복도에 난 어느 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며

백일몽; (과연 소교주께서는 마태자의 몰락에서 교훈을 얻으셨는지 의심스럽다.) 한숨 쉬며 위진천을 따라 그 방으로 들어간다

 

#64>

위진천과 백일몽이 들어선 방. 일종의 연구실. 각가지 주술 도구와 실험도구들이 즐비하고. 중앙의 탁자를 에워싸고 몇 명의 인물들이 서 있다가 돌아본다. 복면을 쓴 자들인데 그중 한명만은 얼굴에 복면 대신 반쪽 가면을 쓰고 있다. 눈과 이마만 가리는 가면인데 이마에는 <人-三>이라는 글이 적혀있다. <人>자가 크고 <三>자는 작다. 가면을 쓴 이자는 혈교의 인법사다. <건곤일척> <아랑힐월> <투천환일>등에 나온 혈교의 인법사 모습. 가면에 새겨진 숫자는 인법사들의 서열을 나타낸다. 인법사는 탁자에 놓인 무언가를 양손으로 감싸는 형태로 주문을 외우는 중이다. 입구를 마주 보는 위치

고개 숙이며 물러서는 복면인들. 입구를 마주 보는 위치에 선 인법사는 정신을 집중해서 주문을 외우고 있고.

위진천; (인법사...) 멈춰서고

위진천; (우리 혈교의 법사들 중 천(天), 지(地)에 이른 세 번째 등급의 술법사인데...)

위진천; (비록 삼등급의 술법사들이긴 하지만 인법사들은 사람과 관련된 다양한 술법을 구사할 수가 있다.)

<제삼 인법사도 지금 저 반지에 서려있는 혼백을 불러내고 있는 중이다.> 징징! 양손으로 감싸는 시늉하며 주문 외우는 인법사. 반지는 진동하며 빛을 내고 있고.

지지지! 츠으! 진동하는 반지에서 흐릿한 형상이 떠오른다. 사람의 얼굴 모습이고

위진천; (나타난다!) 긴장

위진천; (인법사가 소혼(召魂)의 술법을 써서 반지를 마지막에 지녔던 자의 사념을 실체화시키고 있다.) 츠츠! 반지 위로 떠오르는 반투명한 사람의 얼굴을 보며 흥분하고

위진천; (물론 마태자 이청풍이겠지?) 생각하다가

[!] 눈 부릅뜨는 위진천

쿵! 반지 위쪽의 허공에 나타나는 반투명한 형상은 바로 벽세황이다.

위진천; [이... 이게 무슨...!] [어째서 마태자 이청풍이 아닌 다른 인간의 사념이 반지에 서려 있는 것이오?] 경악과 불신. 그러자

인법사; <속하도 그것이 이해가 가질 않소이다.> 술법을 펼치면서 전음으로 대답하고

인법사; <그래서 반복적으로 반지에 서려있는 혼백을 불러내 확인하고 있는 중인데...> 슈우! 머리에 이어 몸통도 허공에 나타나는 벽세황의 모습을 보며 전음으로 말하고. 반투명한 벽세황은 알몸이다.

<몇 번을 반복해 봐도 반지를 마지막에 소유했던 자는 마태자 이청풍이 아니라 바로 이자였소이다.>이제 완전히 전신이 나타나 허공에 떠있는 벽세황의 반투명한 모습을 배경으로 인법사의 전음 나레이션

위진천; [그... 그러니까 뭐요?] [무제궁이 마태자 이청풍이라며 천마성 정문에 내건 시체가 다른 인간의 것이라는 거요?]

인법사; <속하의 소혼술법은 그렇게 말하고 있소이다.> 양손으로 진동을 일으켜 술법을 구사하면서 전음으로 말하고

위진천; [하지만 천마성 정문에 내걸린 시체가 마태자 이청풍의 것임은 숱한 인간들이 확인한 것인데...] + [!] 말하다가 눈 부릅

위진천; [설마... 천마성이 함락 당하기 직전 누군가 마태자를 다른 인간과 바꿔치기 했다?] 이를 부득

인법사; <현재로서는 그렇게 밖에 생각할 수가 없소이다.> 끄덕

위진천; [그럼 마태자로 바꿔치기 당한 저자의 정체는 뭐요?] 벽세황 형상의 반투명한 환각을 보며 묻고

백일몽; [그 점에 대해서는 속하가 드릴 말씀이 있어요.] 말하고. 돌아보는 위진천

백일몽; [늑대들의 밥이 되고 있는 자들의 진술 중에 지금까지 이해가 안 가는 것이 한 가지 있었답니다.]

위진천; [그게 뭐냐 백일몽?]

백일몽; [천마성이 함락되기 직전에 냉서시 위상영... 혈왕공주님께서 뇌옥에 들어와 죄수 한명을 데리고 나갔었는데...]

백일몽; [일다경쯤 후에 그 죄수를 다시 데리고 와서 놓고 갔다고 합니다.]

위진천; [고모... 고모님이 뇌옥에서 꺼내갔다가 다시 데려온 자는 누구냐?] 무언가 느끼고 전율하며 급히 묻고

백일몽; [신장궁의 소궁주인 철수무정 벽세황이옵니다.]

위진천; [철수무정 벽세황!] 눈 부릅

위진천; [그럼 지금 제삼 인법사가 저 반지에서 소환한 혼백의 주인이 바로...] 반투명한 모습의 벽세황을 올려다보며 눈 부릅

백일몽; [철수무정 벽세황이옵니다.] 끄덕

[!] 눈 부릅뜨는 위진천

 

#65>

<-신장궁> 아침.

담장과 정원에 둘러싸인 조용한 건물.

창문이 열린 침실. 침대에 누워 창밖을 멍하니 보고 있는 벽세황(청풍). 눈을 떴다. 몸에는 고급스러운 잠옷을 입고 있고. 헬쓱한 표정이지만 상태는 전 보다 좋아 보이고. 옆의 탁자에는 거울도 하나 놓여있다.

벽세황(청풍); (신장궁...) 창 밖을 보며 생각하고

벽세황(청풍); (아버지의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나 보니 난 천마성을 떠나 신장궁에 와있었다.) 창밖으로 멀리 보이는 화산을 멍하니 보며 생각하고

벽세황(청풍); (어떻게 된 내막인지는 확실히 모르겠지만...) 옆에 놓인 탁자의 거울을 보고

<내 얼굴은 신장궁의 소궁주 철수무정 벽세황으로 바뀌어 있다.> 거울에 비치는 벽세황의 얼굴

벽세황(청풍); (불과 일 년 여만에 천여명의 마도무림 동도들을 살상한 살인귀 벽세황...)

벽세황(청풍); (천마성의 고수들을 파견해서 잡으려 했으나 피해만 생길 뿐 어찌 할 수가 없었다.)

 

<결국 내가 직접 나서서 악전고투 끝에 사로잡을 수 있었다.> 온몸에서 각가지 암기를 날리며 악을 쓰는 벽세황. 양손으로 빛의 채찍을 일으켜 그 암기들과 무기들을 쳐내면서 벽세황에게 쇄도하는 청풍

 

벽세황(청풍); (직접 상대해본 자인지라 벽세황에 대해서는 제법 아는 바가 많긴 한데...) 찡그리고

벽세황(청풍); (설마 내 얼굴이 벽세황으로 바뀌어져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쓴웃음.

벽세황(청풍); (내공을 쓰지 못해 확실한 건 아니지만 내 얼굴의 뼈 여기저기에는 미세한 무언가가 박혀있는 게 느껴진다.) 자기 얼굴을 만져보고

벽세황(청풍); (아마 그 미세한 침 같은 것들이 내 얼굴을 벽세황의 얼굴로 변형시키고 유지시켜주는 모양인데..) 뺨을 더듬고

생각하다가 떠오르는 위상영의 모습

벽세황(청풍); (상영누님...)

벽세황(청풍); (아마도 상영누님이 내 얼굴을 벽세황의 얼굴로 바꿔놓은 장본인일 것이다.) 미미하게 끄덕이고

벽세황(청풍); (우리 천마성이 무제궁에 함락당할 게 확실해지자 나라도 살려볼 생각으로...) 입술 깨물며 우울한 표정

이어지는 회상

 

귀수신장; [천마성은 칠지무제 진무량이 이끄는 무제궁 정예들의 기습을 받고 함락되었다.] 침대 옆에 앉아서 말하는 귀수신장. 귀수신장 옆에는 황보경이 얼굴이 발개진 채 앉아서 벽세황(청풍)의 손을 두 손으로 잡고 있고. 두 사람 뒤에는 뇌옥경이 서서 탁자에 놓인 찻잔에 차를 따르며 황보경을 흘겨 본다

귀수신장; [진궁주 덕분에 너도 영어(囹圄)의 몸에서 풀려나 집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되었으니 진궁주에게 감사해야만 한다.] 엄한 표정으로 말하는 귀수신장

회상 끝

 

벽세황(청풍); (닷새 전, 우리 천마성은 멸문지화를 당했다.) 이를 악물고. 눈에 눈물이 그렁

벽세황(청풍); (날 이곳으로 데려온 무제궁 무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아버지는 천마해체대법으로 장렬한 최후를 맞이하셨고...) 주먹 꽉

벽세황(청풍); (나 때문이다.) 주르르! 결국 눈물이 흐르고

벽세황(청풍); (내가 어리석게도 포숙정이 몸으로 펼친 함정에 빠지는 바람에 아버지께서 폭사하신 것이다.)

벽세황(청풍); (아버지는 나를 치료하시느라 탈진한 탓에 칠지무제 진무량을 이길 수 없으셨으니...)

벽세황(청풍); (불효를... 절제하지 못한 욕정으로 아버지를 비명에 가시게 만든 이 엄청난 불효의 죄를 어찌 씻는단 말인가?) 눈물 뚝뚝 흘리며 소리없이 울고. 그때

다다다! 무언가 달려오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고

벽세황(청풍); (가벼운 무게의 무언가가 달려오는 소리...) 슥! 서둘러 소매로 눈물 닦고

벽세황(청풍); (그 아이가 오고 있군.) 생각하며 문쪽을 보고. 직후

[아빠!] 발칵! 문을 확 열면서 외치는 벽초아. 한손에는 인형을 들었고.

벽세황(청풍); (벽세황의 외동 딸 벽초아...) 눈 감으며 곁눈질로 보며 생각할 때

벽초아; [아빠! 일어났어?] 다다다! 침대로 달려오고

하지만 벽세황(청풍)은 눈 감고 자는 척하고

벽초아; [아빠!] 팟! 활짝 웃으며 도약해서

벽초아; [일어나 아빠!] 털썩! 벽세황(청풍)의 몸 위에 덮친다. + 벽세황(청풍); [어이쿠!] 벽초아의 작은 몸에 깔리며 엄살을 부리고

벽초아; [그만 일어나라구! 아침이야! 빨리 일어나서 초아랑 놀아줘야해.] 벽세황(청풍)의 몸에 엎드려 얼굴 마구 부비며 재잘대는 벽초아

벽세황(청풍); (가엾은 것...) (정황상 제 아비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건 꿈에도 모르겠지.) 한숨 쉬며 벽초아를 한 팔로 안고 다독이고.

벽초아; [아빠는 엄마하고 냄새가 달라.] [엄마 냄새도 좋지만 초아는 아빠 냄새도 좋아.] 벽세황(청풍)의 몸에 대고 코를 킁킁 거리기도 하고

벽세황(청풍); (미안하구나 아가야. 본의 아니게 네게서 아빠를 빼앗아 영영 만나지 못하게 만들었으니...) 한숨 쉬며 벽초아의 몸을 다독이고. 그때

뇌옥경; [그만 해라 초아야.] 쟁반에 음식을 차려 들고 들어오는 뇌옥경. 죽과 간단한 반찬, 젓가락과 수저등이 쟁반에 얹혀져 있다.

뇌옥경; [아빠는 오래 아프셔서 네가 그러면 힘들어 하신단다.] 좀 쌀쌀 맞은 표정으로 들어서며 말하고

벽세황(청풍); (벽세황의 아내 화룡부인 뇌옥경...) 벽초아를 품에 안은 채 돌아보고

벽초아; [알았어 엄마!] 벽세황(청풍)의 몸에서 일어나고

벽초아; [초아는 착해!] [아픈 아빠를 힘들게 하면 안돼!] 폴짝! 침대에서 뛰어내리고

벽세황(청풍); [우리 초아 기특하기도 하지.] 웃고

뇌옥경; [고려삼(高麗蔘)을 넣어서 죽을 쑤어왔어요.] 좀 쌀쌀 맞은 표정으로 탁자에 쟁반을 내려놓고. 돌아보는 벽세황(청풍).

뇌옥경; [입맛이 없으시더라도 드시도록 해요.] 음식들을 탁자에 늘어놓고

벽세황(청풍); [고맙소 부인.] 슥! 억지로 일어나며 억지로 웃고

뇌옥경; [마음에도 없는 말씀은 하지 마세요. 듣는 제가 민망해지니까요.] 딸칵! 젓가락과 수저를 내려놓으며 쌀쌀 맞게 말하고. 벽세황(청풍)은 뻘쭘한 표정으로 앉아서 보고

뇌옥경; [당신이 지난 일 년 동안 그 고생을 하신 게 저 때문이라는 건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어요.] 쌀쌀 맞게 돌아서고.

뇌옥경; [그러니까 미안하다, 고맙다같은 허망한 말은 하지 마세요.] 입술 깨물고. 이어

뇌옥경; [가자 초아야. 아빠 식사하시는 거 방해하지 말고...] 문쪽으로 돌아서고

벽초아; [초아는 아빠와 더 놀고 싶은데...] 울상

뇌옥경; [아빠가 아야야 하시는 중이라는 거 알잖니.] 엄한 표정

벽초아; [그건 알지만...] 시무룩

뇌옥경; [아빠가 건강해지시면 초아와 놀아주실 테니까 오늘은 엄마하고 돌아가자.] 말하며 벽초아의 어깨 다독이고

벽초아; [알았어.] 입이 쭉 나와서 어쩔 수 없이 뇌옥경을 따라가고

벽초아; [아빠! 빨리 건강해져야해! 그래야 초아가 놀아줄 수 있으니까.] 빠이빠이 하며 뇌옥경을 따라가고

벽세황(청풍); [오냐. 아빠도 초아와 재미있게 놀기 위해서라도 빨리 건강해지마.] 손 들어 보이며 웃고.

벽초아와 함께 방을 나가는 뇌옥경. 쌀쌀한 표정으로 문을 닫으려 한다

탁! 문이 닫히고. 이제 방안에는 벽세황(청풍)만 남는다.

벽세황(청풍); (일 년 여만에 살아 돌아온 남편을 대하는 태도치곤 좀 의외다.)

벽세황(청풍); (벽세황이 마도무림인들을 무차별 살상극을 벌이게 된 원인은 뇌옥경 저 계집 때문 아닌가?)

벽세황(청풍); (저 계집이 친정인 벽력당에 가다가 우리 천마성 소속이라고 알려진 무리들에게 윤간을 당하면서 벽세황의 만행이 시작된 것인데...)

벽세황(청풍); (물론 뇌옥경을 윤간한 자들이 우리 천마성 소속이라는 건 낭설이다.) (벽세황을 생포한 후 진상 파악을 해본 결과 본성의 인간들 중 뇌옥경을 덮친 자들을 없었다.)

벽세황(청풍); (아버지는 비록 마도무림에 몸을 담고 있긴 하지만 하오문의 무리들이 저지르는 강간과 약탈등을 극도로 혐오하셨다.)

벽세황(청풍); (그래서 설령 마도무림에 속한 자라도 음행을 저지르면 가차없이 응징을 가하셨었다.)

벽세황(청풍); (대표적으로 악명 높은 색마 천면랑군이 마도 무림에 속했으면서도 본성의 뇌옥에 갇혀 죽은 게 그 증거인데...)

벽세황(청풍); (당연히 천마성에 적을 둔 자들 중 감히 아버지의 노여움을 사는 짓을 할 배짱이 있는 자는 없었다.)

벽세황(청풍); (정황상 뇌옥경이 윤간당한 사건은 천마성과 마도무림에 죄를 덮어씌우려는 의도를 지닌 자들에 의해 벌어진 일이기 쉽다.)

벽세황(청풍); (내막이야 어쨌든 뇌옥경은 남편 벽세황이 죽을 고생을 한 원인을 제공한 당사자다.) (당연히 남편에게 미안한 마음을 품어야한 한다.)

<하지만 현실은 뇌옥경이 사경에서 돌아온 남편을 쌀쌀맞게 대하고 있다.> 벽초아를 데리고 쌀쌀 맞은 표정으로 나가던 뇌옥경의 모습 배경으로 벽세황(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벽세황(청풍); (뇌옥경의 태도는 민망함이나 어색함 때문에 꾸며대는 것이 아니다.) (그 계집은 실제로 남편을 증오하고 혐오하고 있다.)

벽세황(청풍); (벽세황과 뇌옥경 부부 사이에는 내가 알지 못하는 갈등이 존재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

벽세황(청풍); (물론 나로서는 뇌옥경이 쌀쌀맞게 대해주는 게 편하고 안전하다.) 쓴웃음

벽세황(청풍); (적당히 거리를 유지해주는 덕분에 내가 가짜라는 사실이 들통 날 가능성이 줄어들었으니..) 생각할 때

<들어갈게.> 드륵! 문이 열리며 누군가의 음성이 들리고.

흠칫! 돌아보는 벽세황(청풍)

황보경; [어머나! 내가 한발 늦은 것같네.] 요염한 웃음 흘리며 방안으로 들어서는 황보경. 한손에는 죽이 얹혀진 작은 쟁반을 들고 있다

벽세황(청풍); (귀수신장의 후처 황보경...)

벽세황(청풍); (팔지 못하는 물건이 없다는 천하제일의 장사꾼 집안인 대륙상단(大陸商團) 단장의 배다른 누이동생...) + [의모님..] 침대에서 억지로 내려서고.

황보경; [그냥 누워있어. 몸을 움직이기도 힘들다던데...] 탁! 문을 닫고 들어오고

벽세황(청풍); (천한 신분도 아니면서 서른 살이 넘는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귀수신장의 후처로 들어온 데는 목적이 있을 것이다.) + [괜잖습니다.] 억지로 웃으며 침대에서 일어나고

벽세황(청풍); (물론 신장궁도 저 여자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 [어제보다는 몸 상태가 많이 좋아졌습니다.] 탁자로 다가오는 황보경을 보면서 힘겹게 발을 움직이고

벽세황(청풍); (대륙상단의 판매망을 이용한 덕분에 신장궁에서 만든 물건들이 날개 돋힌 듯 팔려나가고 있으니...) + [그래서 이제 움직이는 데는 큰 무리가 없습니다.] 비틀거리면서도 탁자로 가고

황보경; [그렇다니 다행이구나.] 쟁반을 탁자에 내려놓고. 탁자에는 뇌옥경이 차려놓은 죽과 반찬들이 놓여있고

황보경; [초아 어미가 끓여온 죽에는 손도 대지 않았네.] 뇌옥경이 놓고 간 죽 그릇에 눈을 흘기며 자기가 가져온 죽 그릇을 탁자에 내려놓고

벽세황(청풍); [오랫동안 제대로 된 음식을 못 먹었더니 입 안이 까실까실 해서 넘길 수가 없습니다.] 의자에 힘겹게 앉고

황보경; [죽일 놈의 천마성 인간들 같으니...] 이를 바득 갈며 수저를 집어들고

황보경; [누구보다 먹성도 좋았던 우리 아들을 이 지경으로 망가트리기나 하고...] 의자를 당겨서 벽세황(청풍)의 옆으로 밀착하면서

황보경; [이번에 그 대가를 치뤘다고 하니 십년 체증이 뻥 뚫린 것처럼 후련하지 뭐냐?] 죽을 수저로 뜨고

벽세황(청풍); [그러게나 말입니다.] 억지로 웃고

황보경; [잠깐 기다려라. 식혀줄 테니...] 후후! 수저로 뜬 죽을 입김으로 불어서 식히고

벽세황(청풍); [저 혼자 먹을 수 있습니다.] 어색하게 웃지만

황보경; [세황이 넌 환자야.] 입에서 수저를 떼고

황보경; [당분간 내가 시중을 들어줄 테니까 넌 손가락 하나 까닥하지 않아도 돼.] 식힌 죽이 든 수저를 벽세황(청풍)의 입으로 가져가고

벽세황(청풍); (거절할 수도 없군.) + [고맙습니다.] 입을 벌리고

황보경; [고맙긴 뭐가 고마워?] 눈 흘기며 수저의 죽을 벽세황(청풍)의 입에 넣어주고. 수저를 물어서 죽을 받아먹는 벽세황(청풍)

황보경; [네가 빨리 기력을 회복하는 게 나에게도 좋은 일인데...] 슥! 말하며 왼손으로 벽세황(청풍)의 허벅지를 만진다.

[!] 놀라 눈 치뜨는 벽세황(청풍). 수저는 입에서 빠지고 있고

황보경; [그나마 다행인 건 천마성의 마귀새끼들이 이 소중한 건 건드리지 않았다는 거야.] 할딱이며 손으로 벽세황(청풍)의 거시기를 만진다.

벽세황(청풍); (맙소사!) 놀라며 깨닫고

벽세황(청풍); (벽세황은 자기 의모와 붙어먹는 패륜을 저질러 왔구나.) 왼손으로는 벽세황(청풍)의 거시기를 만지며 오른손에 든 수저로는 다시 죽을 뜨는 황보경을 보며 전율하고. 그러다

벽세황(청풍); (어찌 된 내막인지 이제야 짐작이 간다.) 수저로 뜬 죽을 후후 부는 황보경을 보며 눈 번뜩

벽세황(청풍); (누가 먼저 유혹했는지는 모르지만 벽세황과 황보경은 사람들 눈을 피해 야합을 해왔을 것이다.) 황보경의 육감적인 옆 모습을 보며

 

<헌데 운 나쁘게 그 현장을 뇌옥경에게 들켰을 것이다.> 어둑한 창고 안에서 교접을 하다가 놀라 입구쪽을 돌아보는 벽세황과 황보경. 둘 다 아랫도리만 드러낸 채 교접을 하던 중이다. 벽세황은 바지를 까내렸고 황보경은 치마를 허리 위로 걷어올려 드러낸 아랫도리를 벌리고 있다. 창고 문을 연 자세로 그걸 보며 경악하는 뇌옥경

 

벽세황(청풍); (기가 막히고 분노한 뇌옥경은 그 길로 신장궁을 뛰쳐나갔을 것이다. 친정인 벽력당으로 가려고...) 다시 수저를 내밀며 눈웃음 치는 황보경. 왼손으로는 여전히 벽세황(청풍)의 허벅지와 사타구니를 어루만지면서

벽세황(청풍); (뇌옥경이 어린 딸을 남겨두고 자기만 친정으로 가려고 했던 건 그렇게 밖에 이해가 안된다.) 수저의 죽을 입으로 받아먹으며

벽세황(청풍); (물론 신장궁을 나간 얼마 후 뇌옥경은 우리 천마성 소속으로 자처한 일단의 무리들에게 사로잡혀 윤간을 당했고...) 다문 벽세황(청풍)의 입에서 수저를 빼내는 황보경

황보경; [아이구 이쁜 것! 넙죽 넙죽 잘 받아먹는 걸 보니 금방 기운을 차리겠어.] 할딱이며 눈 웃음치고. 그러다가

황보경; [어머나!] 놀라며 벽세황(청풍)의 아랫도리를 보고

황보경이 만지고 있는 벽세황(청풍)의 아랫도리 잠옷 속에서 무언가 꿈틀거린다

벽세황(청풍); (이런...) 난감

황보경; [확... 확실히 몸 상태가 많이 좋아진 것같구나. 내가 좀 만져줬다고 금방 이렇게 늠름해지는 걸 보면...] 슥! 벽세황(청풍)의 것을 움켜잡고

벽세황(청풍); [밝... 밝은 대낮입니다.] [보는 눈이 있을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만 합니다.] 아랫도리를 조금 움직여서 황보경의 손을 피하며 말하고

황보경; [그... 그렇긴 하지?] 문쪽을 힐끔 보고

황보경; [대신... 오늘 밤... 알지?] 추파를 보내며 할딱이고

벽세황(청풍); [초아어미에게 들키지만 않는다면...] 억지로 웃고

황보경; [그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대신 단단히 각오해 둬야할 거야.] 벽세황(청풍)의 귀에 속삭이고

황보경; [날 일 년 넘게 방치한 대가를 치르게 해줄 테니까.] 벽세황(청풍)의 귀에 뜨겁게 속삭이고. 난감한 벽세황(청풍)

벽세황(청풍); (귀찮은 일에 말려들었다.) 소리없이 한숨

<여자의 몸은 민감하기 이를 데 없어 자칫 내가 가짜라는 게 들통날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만 한다.> 벽세황(청풍)의 볼에 키스하는 황보경의 모습을 배경으로 벽세황(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헌데

 

#66>

문 밖. 복도에 등을 기대고 서있는 뇌옥경. 쟁반을 든 두 손에 힘이 꽉 들어가 있고

뇌옥경; (정말 싫어!) 이를 악물고

뇌옥경; (내가 이래서 차라리 저 인간이 천마성의 뇌옥에서 죽어버렸으면 했던 거야.)

뇌옥경; (따지고 보면 내가 천마성의 인간들에게 무참히 짓밟힌 것도 저 두 인간들 때문이었으니...) 이를 갈며 눈물 흘리려는 뇌옥경. 그리고

 

#67>

신소심; (콩가루 집안...) 피식! 건물의 벽에 등을 기댄 채 쓰게 웃는 신소심. 벽세황(청풍)과 황보경이 있는 건물의 뒷곁이다.

신소심; (의붓어미와 전처 소생의 아들놈이 붙어먹기도 하고...) (역겨워서 도저히 더는 못 봐주겠다.) 슥! 기대고 있던 벽에서 등을 떼고

신소심; (의붓어미의 수작을 태연하게 받아넘기는 걸 보면 벽가놈이 진짜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건물을 흘겨보며 걸어가고

신소심; (더 보고 자시고 할 것도 없으니 그만 신장궁을 떠나야겠다.)

<못 볼 걸 보고 듣지 말아야할 걸 들어서 시궁창에 들어갔다 나온 듯한 기분이다.> 건물 등지고 정원을 가로질러 가는 신소심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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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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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따각! 따각! 인적이 없는 산길을 가는 두 대의 마차. 사람이 타는 마차다. 문과 창문은 닫혀있고. 무제궁의 무사들이 마차를 몰고 있다. 호위하는 무사들은 없다. 천천히 가는 마차들의 지붕에는 <武>라 적힌 깃발이 꽂혀있다. 물론 무제궁의 상징이다.

두 번째 마차. 역시 문과 창문이 굳게 닫혀있고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었어.] 촤락! 상자 안에 든 돈을 쥐었다가 떨구는 누군가의 손. 털이 북실하고 큼직하다.

죄수1; [천마성의 뇌옥에서 일 년 넘게 썩긴 했지만 그 대가로 평생 놀고먹어도 충분한 보상금을 챙겼으니까 말이야.] 촤라! 은자와 동전을 상자에 덜구며 좋아하는 덩치 크고 미련해 보이는 사내. 바로 #46>에 나왔던 죄수들 중 한 놈이다. 마차 안에는 #46>의 죄수들 세 놈이 타고 있는데 각기 하나씩 돈이 든 궤짝을 바닥에 놓고 있다. 상당히 큰 돈 궤짝 안에는 은자와 동전, 지폐등이 가득 들어있다. 얍삽한 인상인 죄수2도 좋아라 하지만 음침한 인상인 죄수3은 뭔가 불만스러운 표정

죄수2; [오는 동안 대충 세어봤는데 거의 일만 냥 가까이 되더라고...] 자기 가랑이 사이의 돈 궤짝의 돈을 세어 보면서 좋아하고

죄수1; [확실히 무제궁은 통이 커.] [뇌옥에 갇혀있었던 사람이 수십 명인데 위로금으로 일만 냥씩이나 턱 안기기도 하고...] 연신 돈을 만지며 좋아하고

죄수3; [통이 크긴 개뿔...] 돈을 세면서 코웃음을 치는 세 번째 놈. 죄수1과 2가 돌아보고

죄수3; [이번에 천마성을 무너트리면서 무제궁이 얼마나 챙겼을 것 같은가?]

죄수1;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어마어마하게 챙겼겠지?] + 죄수2; [천마성이 육십 년 넘게 마도 무림을 지배해온 걸 생각하면 상상을 초월하는 재산을 축적해뒀을 거야.] 깨닫고 침 꿀꺽

죄수3; [내가 이쪽 방면에 좀 관심이 있어서 아는데...] [천마성의 수입은 매년 일억 냥 가까이 된다고 하네.] 마부들이 들을까봐 목소리 낮춰서 속삭이고

[일... 일억 냥!] [헉! 그 정도란 말인가? 내가 듣기로 황실의 일 년 수입이 대략 이억 냥 언저리라던데...] 죄수1, 2 경악

죄수1; [일... 일개 강호 무림의 세력의 수입이 중원 대륙 전체의 주인인 황실의 절반이라니... 믿기지 않는구만.] 침 꿀꺽

죄수3; [내 분석을 들어보면 자네들도 수긍이 갈 거야.] [천마성의 수입원은 크게 두 가지인데...]

죄수3; [그 중 첫째가 천마성에 충성하는 문파들의 상납금!]

죄수1; [자신들이 천마성 소속임을 내세우면 다른 문파들이 시비를 못 거니까 천마성에 상납금을 바치는 문파들이 많긴 하지.] 끄덕

죄수3; [천마성에 적을 둔 문파는 대략 삼백여개며 한 문파가 해마다 바치는 상납금이 대략 십만냥 쯤이라고 하더군.]

죄수2; [그... 그것만으로도 무려 삼천만 냥의 수입이 생기는군.] 침 꿀꺽! 삼키고

죄수3; [두 번째가 주 수입원인데...] [천마성은 육십여 년동안 꾸준히 땅과 사업체를 사들여왔어.]

죄수2; [그 얘긴 나도 들었네.]

죄수2; [천마성은 비옥하기 이를 데 없는 호남(湖南)과 호북(湖北)에 땅을 사 모았으며...] [당대에 이르러서는 호남, 호북의 비옥한 농지(農地)중 삼할 이상이 천마성 소유라지?]

죄수3; [땅 뿐만 아니라 천마성에서 운영하는 각종 사업체가 천개가 넘어.]

죄수1; [직접 운영하는 사업체가 천개가 넘는다고?] 눈이 휘둥그레지고

죄수3; [그것도 구멍가게 수준의 작은 업체들이 아니라 종업원을 최소 백 명 이상씩 둔 거대한 사업체들만 운영하고 있다고 하네.]

죄수1; [정... 정말 어마어마하구만.]

죄수3; [엄청난 규모의 토지에서 거두는 소출과 함께 천개가 넘는 사업체에서 벌어들이는 소득이 못 잡아도 칠천만냥은 된다더군.]

죄수1; [천마성이 실체를 알고 보면 정말 무시무시한 세력이었구만.] 침 꼴깍

죄수3; [물론 매년 벌어들이는 일억 냥 가량의 수입이 고스란히 누적되지는 않네.]

죄수2; [딸린 식구들이 많아서 쓸 데도 많겠지.]

죄수3; [방대한 조직을 관리하고 투자도 하고 그러다보면 아마 전체 수입의 일할도 채 축적하기 어려울 걸세.]

죄수1; [일할이라 해도 천만 냥... 그렇게 육십년을 쌓아왔다면...] 흥분. 침 꼴깍

죄수2; [아무리 적게 잡아도 억 단위의 재물이 천마성에 쌓여있었겠군.]

죄수3; [그렇게 엄청난 재물을 챙겼으면서 죽을 고생을 한 우리들에게 겨우 일만 냥 정도를 위로금으로 준 걸세.] 코웃음

죄수3; [이제 내가 무제궁이 통 크다고 한 자네 말을 비웃은 이유를 알겠지?] 죄수1을 보고

죄수1; [듣고 보니 억울하구만.] 이를 부득 갈고

죄수1; [재주는 누가 부리고 돈은 누가 번다더니...] [천마성의 횡포에 맞서다가 죽을 고생을 한 우리들을 겨우 일만냥으로 입막음 하려 들다니...] 분통을 터트리고

죄수2; [복장은 터지지만 어쩌겠나?]

죄수2; [이제 무림은 무제궁의 손아귀에 들어갔는데 주는 대로 받고 떨어지는 수밖에...] + [크악!] [컥!] 갑자기 비명이 들린다.

[비... 비명!] [헉!] 죄수들 기겁하고. 직후

히히힝! 드드드! 말 울음소리와 함께 마차가 급정거하고.

[헉!] [힉!] 콰당탕! 그 바람에 나뒹굴면서 돈 궤짝들을 치는 바람에

촤락! 와르르! 마차 바닥으로 돈들이 확 흩어지고

[무슨 일이오?] [마차를 어떻게 모는 거요?] 덜컥! 엉금엉금 일어나며 마차 문을 여는 죄수들. 직후

쿵! 마차 밖의 광경. 마차를 몰던 마부들이 피를 흘리며 바닥에 나뒹굴고 있고. 마차 주위에는 복면을 쓴 자들 십여 명이 서있다. 두 놈은 두 대의 마차를 끌던 말들의 고삐를 잡고 있고. 다른 놈들은 앞쪽 마차에서 죄수들을 끌어내고 있다. 죄수 둘이 이미 바닥에 끌려나와 무릎 꿇은 채 떨고 있고. 마지막 한명이 복면인에게 멱살을 잡혀서 끌려나오는 중이다. 그리고 죄수1, 2, 3이 타고 있는 두 번째 마차로도 복면인들이 다가온다. 살벌하고. 이 모든 일의 지휘자는 신행태보 종선이다. 신행태보는 <건곤일척>과 <투천환일>에 나왔던 바로 그자. 이 작품에서는 혈교 소속으로 위진천의 심복이다. 자주 나올 조연. 팔짱을 끼고 있다

[헉!] [네... 네놈들 누구냐?] 죄수1, 2이 기겁하면서도 외치지만

쩍! 서걱! 다짜고짜 칼을 휘두르는 복면인들. 죄수1과 2의 코와 귀가 잘린다.

[크악!] [내... 내 코...] 비명 지르는 죄수1과 2. 죄수1의 코가 베어졌고 죄수2는 귀가 하나 잘렸다. 반면 죄수3은 재빨리 뒤로 주저앉아 피하며 사색이 되고

[이 자리에서 죽고 싶으면 반항해도 좋다.] [어차피 네놈들은 곧 뒈질 운명이니까.] 살벌하게 눈을 번득이며 칼을 겨누는 복면인들. 코와 귀가 잘린 죄수1, 2는 공포에 질려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죄수3; (지랄...) 팟! 반대쪽 마차 문으로 쇄도하고

콰창! 반대쪽 문을 박살내며 날아나가는 죄수3. 하지만

피식! 웃는 신행태보. 팔짱을 끼고 있고

스팟! 그 자리에서 사라지는 신행태보

죄수3; [큿!] 콰당탕! 마차 밖으로 날아 나와 숲속으로 나뒹굴고.

죄수3; (오랫동안 단전이 막혀있어서 내공을 제대로 쓸 수가 없다.) 팟! 이를 악물면서도 다시 벌떡 일어나려 하고. 하지만 그 직후

[!] 눈 부릅뜨는 죄수3. 쿵! 어느 사이에 죄수3의 앞쪽에 나타난 신행태보가 한 발을 쳐들고 있다. 팔짱을 낀 채

죄수3; (어... 어느 틈에...) 팟! 기겁하며 피하려 하지만

쾅! 그대로 죄수3의 머리통을 밞아서 바닥에 처박는 신행태보

바르르! 얼굴이 바닥에 박힌 채 파르르 떠는 신행태보

신행태보; [감히 나 신행태보(神行太保) 종선(宗線) 앞에서 달아날 생각을 해?] [어림 반품어치도 없는 개수작이지!] 콰직! 발로 죄수3의 뒤통수를 비비 돌려 문지르며 웃고

<신... 신행태보 종선!> <저자가 바로 경신술로는 천하를 통틀어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는 신행태보..!> 복면인들에 의해 마차에서 끌려나오며 돌아보면서 공포에 질리는 죄수1과 2.

다른 마차의 죄수들도 모두 끌려나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고

죄수1; [종... 종대협! 우린 종대협과 척을 진 일도 없는데 어찌 이런 독수를 쓰시는 거요?] 무릎 꿇은 채로 귀가 잘려진 상처를 누르며 외치고. 그러자

신행태보; [곧 죽을 놈들이니 숨길 것도 없겠지.] 죄수3의 머리를 한 발로 밟은 채

신행태보; [나 종선은 사실 혈교의 제자다.]

<혈... 혈교!> 경악과 전율에 휩싸이는 죄수들

 

<-혈교(血敎)! 무림 역사상 최강자들로 꼽히는 삼황(三皇)중 혈왕(血王)이 세운 문파로 광신적인 종교집단이기도 하다.> 사이비 종교 집단의 집회같은 분위기. 음침한 신전에서 <아랑힐월> <건곤일척>등 다른 작품에 나온 혈왕 캐릭터의 노인이 마귀처럼 웃는 모습. 그 앞에서 핏빛의 옷을 입은 사람들이 엎드려 절하고 있고

<무공뿐 아니라 각가지 사악한 술법을 구사하여 세상을 공포로 몰아넣어온 혈교는 그러나 삼십여 년 전 궤멸적인 타격을 입고 세상에서 사라졌었다.> 깊은 계곡 끝에 자리한 음침한 분위기의 성채가 공격당하고 있다. 검은 옷과 흰옷을 입은 천마성과 무제궁의 고수들이 공격하고 있고. 지휘자는 젊은 시절의 사자천마다. 당시 사자천마의 나이는 십대 후반이다. 청풍과 비슷한 분위기.

<혈교의 만행을 보다 못한 천마성과 무제궁이 일시 휴전을 하고는 함께 혈교를 공격했던 것이다.> 계곡이 내려다보이는 절벽 위에 서서 위 장면을 내려다보는 두 사람. 중년인 시절의 칠지마제와 얼굴이 거뭇하고 사나워 보이는 노인이다. 노인은 천마성의 전대 성주 철면천마다. 당시 칠지무제는 손가락이 모두 있었다.

<결국 혈교의 교주 십면혈신(十面血神) 용극(龍極)은 천마성의 당시 성주 철면천마(鐵面天魔) 이무벽(李無壁)에게 패사했고 혈교는 철저하게 절멸을 당했었다.> 음침한 신전 내부. 수많은 시체가 널려 있는데 다른 작품의 십면혈신 용린 캐릭터의 노인이 철면마제에게 죽는다. 철면마제의 밟게 빛나는 손이 십면혈신의 가슴을 으스러트리고 있다.

<후환을 없이하기 위해 천마성과 무제성은 혈왕의 후손들인 용씨(龍氏)는 갓난아이에게조차 가차없이 살수를 썼었다. 그 살겁이 어찌나 철저했는지 혈교의 용씨일족 중 생존자는 단 한명도 없었다.> 불타는 음침한 성채 앞에서 남녀노소가 천마성과 무제궁의 무사들에게 죽는다. 애원하는 여자나 아이들도 가차없이 죽이는 무사들. 그걸 칠지무제가 보고 있다.

 

죄수1; (혈... 혈교가 다시 세상에 나타나다니...) 공포에 질리는 죄수1

죄수2; (지난 삼십여 년간 혈교는 흔적조차 보이지 않아서 완전히 명맥이 끊긴 것으로 믿어지고 있었는데...) 역시 덜덜 떨고.

신행태보; [오랜 세월 암약해온 본교가 어째서 네놈들같은 버러지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는지 궁금하겠지?] 죄수1과 죄수2에게 다가오며 음산하게 웃고. 그자의 뒤에서는 복면인 둘이 죄수3의 팔을 좌우에서 잡아 일으키고 있다. 죄수3의 얼굴은 뭉개져서 형태를 잃어버렸다. 피투성이가 된 채

죄수1; [그... 그렇소.] + 죄수2; [우리... 우리같은 인생들을 왜 굳이 해치려는 것이오?] 겁에 질리고

신행태보; [그것은 네놈들이 이틀 전, 절대 지으면 안되는 죄를 지었기 때문이다.] 살벌한 표정으로 멈춰서며 죄수1과 죄수2를 내려다보고

죄수1; [이틀 전이라면 우리가 아직 천마성의 뇌옥에 갇혀있었을 때인데...] 어리둥절 하지만

죄수2; [뇌옥에 갇혀있던 우리가 무슨 죄를 지었다고...] + [!] 말하다가 깨닫고. 이놈이 좀 더 머리가 좋다

<맙소사!> 경악하는 죄수1과 죄수2. 그런 그자들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자신들이 위상영을 윤간하던 장면이다.

죄수1; [설마... 설마 우리가 욕보인 천마성 내총관 냉서시 위상영이...] 덜덜

신행태보; [그분이 바로 본교 교주님의 하나뿐인 누이동생이시다.] 이를 갈고

[히익!] [그... 그런...] 전율. 공포에 질리는 죄수1과 죄수2

신행태보; [감히 고귀한 혈왕님의 후손을 능욕했으니 곱게 죽이진 않을 것이다.] 살벌하고 음침하게

죄수1, 죄수2; [살... 살려주시오!] [우... 우린 냉서시가 설마 혈교의 귀인인 줄 꿈에도 몰랐소.] 무릎 꿇고 애원하고. 하지만

신행태보; [네놈들을 죽이고 살리는 것은 교주님의 권한이다.] 피핏! 핑! 손가락을 튕기고

[컥!] [큭!] 퍽! 푸식! 신행태보가 날린 지풍이 죄수1과 죄수2의 가슴을 찍고. 지풍에 맞아 퍼덕이는 두 놈

털썩! 퍼억! 나뒹구는 두 놈. 그자들에게 복면인들이 다가오고

신행태보; [기대해도 좋다. 네놈들은 혈왕공주(血王公主)님을 겁탈한 대가로 가장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게 될 테니...] 복면인들이 죄수1과 죄수2의 팔을 잡아 일으키는 것을 보며 웃고.

죄수1; [제발... 제발 용서해주시오.] 두 명의 복면인에게 양팔이 잡혀서 애원하지만

신행태보; [놈들을 늑대굴로 데리고 가라.]

<늑... 늑대굴!> 공포에 질리는 죄수1과 죄수2

[존명!] 대답하는 복면인들

휘익! 휙! 날아오르는 여섯 명의 복면인. 죄수1, 죄수2. 죄수3의 팔을 하나씩 잡고 날아오른다

멀어지는 여섯 명의 복면인들. 그걸 보는 신행태보. 나머지 복면인들은 마차 안을 수색하거나 말을 마차에서 떼내고 있다. 기름을 뿌리는 자도 있고.

신행태보; (그럭저럭 끝이 나는 것 같군.) 생각. 그때

[당주(堂主)님!] 휘익! 날아 내리는 복면인 한명. 돌아보는 신행태보

복면인; [보고 드립니다.] 내려서며 포권하고

복면인; [천마성의 뇌옥에 갇혀있던 자들의 거의 대부분을 포획하여 늑대굴로 보냈습니다.]

신행태보; [대부분?] 찡그리고

복면인; [마지막 한 놈이 남았는데...] [소교주님이나 당주님의 지시가 필요하여 감시만 하고 있습니다.] 눈치 보며

신행태보; [그자가 누구냐?]

복면인; [신장궁의 소궁주 철수무정 벽세황입니다.] 눈치 보며 말하고

신행태보; [벽세황이라...] 생각

복면인; [먼저 사로잡힌 자들이 자백한 바에 의하면 벽세황은 당시 혼수상태에 빠져 있어 공주님을 유린하는 만행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복면인; [게다가 다른 자들과 달리 벽세황이 타고 가는 마차는 무제궁의 고수들이 경호를 하고 있습니다.] 눈치 보며

복면인; [만에 하나 벽세황이 타고 가는 마차를 습격했다가 그자들 중 하나를 놓치기라도 하면 본교의 존재가 들어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신행태보; [공주님께 죄를 짓지 않은 자라면 굳이 타초경사(打草驚蛇)의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잡아들일 이유는 없겠지.] 끄덕

신행태보; [소교주님께는 내가 보고드릴 테니 벽가놈은 포획 대상에서 제외해라.]

복면인; [존명!] 포권

휘익! 다시 날아가는 복면인

신행태보; [세상은 꿈에도 모르고 있을 것이다.] [천마성을 무너트린 것이 사실은 무제궁이 아니고 우리 혈교라는 사실을...] 흐흐흐! 멀어지는 복면인을 보며 웃고. 그 뒤에서는 마차에서 돈 궤짝을 꺼내 한쪽에 쌓는 복면인들과 마차에 횃불로 불을 지르려는 복면인들이 보인다.

기름을 뿌린 마차에 횃불을 던지는 복면인들

화악! 확! 불길이 치솟고. 히히힝! 놀란 말들이 펄떡이고. 복면인들이 그런 말들의 고삐를 조인다

신행태보; [머잖아 무림의 인간들은 알게 될 것이다.] 불타는 마차를 돌아보고

신행태보; [삼십여 년 간 폭발을 기다려온 우리 혈교의 가공할 복수의 불길이 제놈들을 집어삼키며 태운다는 것을...] 흐흐흐! 불타는 마차를 보며 웃는 신행태보

 

#60>

<-신장궁(神匠宮)> 낮. 먹장구름. 음침한 날씨. 연기를 뿜어내는 화산을 등지고 공장 분위기의 건물들이 늘어서 있다. 연기를 뿜어내는 굴뚝들도 많고. <투천환일>에 나온 신장궁 모습을 그대로 써도 됨

신장궁의 정면 모습. 사람들과 우마차들이 드나들고 있고, 무사들이 침통한 표정으로 드나드는 사람들 감시하고 있고. 그러다가

무언가를 발견하는 무사 한명. 흠칫! 하며 앞을 보고

동료를 팔꿈치로 툭 치면서 앞쪽을 턱으로 가리키는 그자. 흠칫! 하며 돌아보는 동료 무사

두 필의 말이 끄는 마차가 다가온다. 마부석에는 무제궁의 무사 두 명이 타고 있고. 천마성에서 벽세황(청풍)을 태우고 온 그 마차다. 마차의 창문은 닫혀 있어서 안에 누가 탔는지 안 보이고. 마차 뒤로는 두 명의 무제궁 무사가 말을 타고 따라오고. 물론 그중 한명은 백귀의 제자인 신소심. 마차의 지붕에는 <武>라 적힌 깃발이 꽂혀있다.

<武>라 적힌 깃발 크로즈 업

무사들; [무제궁의 상징인 무자번(武字幡)!] [사흘 전 천마성을 출발한 그분이 도착하셨다.] 흥분하는 무사들. 드나들던 사람들은 그런 신장궁 무사들을 어리둥절하며 보고

신소심; (다 왔군.) 눈 번뜩이며 앞을 보고

신소심; (저기가 각종 병장기와 기물을 만들어내는 재주로는 천하제일이라는 신장궁...) 다가오는 신장궁을 보고

신소심; (좀 서두른 덕분에 천마성에서 사흘만에 도착했다.)

신소심; (불과 사흘 거리지만 벽세황과 그의 가족들에게는 이승과 저승 정도로 멀게 느껴졌었겠지.) 자신들을 발견하고 우왕좌왕하는 신장궁 입구의 무사들 보며 생각하고

무사1; [무제궁이 전서구로 연락해온 대로 소궁주님께서 도착했네.] [빨리 궁주님과 작은 마님께 보고 드려.] 다가오는 마차를 보며 흥분하고

무사2; [그럼세.] 급히 돌아서서 신장궁 안쪽으로 달려 들어가고

따각! 따각! 나머지 무사들이 주시하는 사이에 무제궁 무사들이 끄는 마차가 다가오고

마부석의 무제궁 무사 한 명이 영패를 하나 들어 보인다.

<帝>자가 적힌 영패 크로즈 업. 그러자.

포권하며 말없이 좌우로 물러서서 길을 열어주는 신장궁의 무사들.

신장궁 정문을 통과하는 그 마차. 신장궁 무사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자기들 앞을 지나는 마차를 보고

[소궁주님께서 무려 일 년 만에 집에 돌아오셨군.] [우리 신장궁의 열조들께서 보우하신 덕분이지.] [천마성의 뇌옥은 악명 높아서 일단 갇히면 송장이 되어야 나올 수 있다고 할 정도니...] 마차와 두필의 말이 자신들 앞을 지나 정문 안쪽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며 무사들이 낮은 목소리로 대화.

마차가 들어서자. 오가던 신장궁 사람들 걸음 멈추고 고개 숙여 절하고. 여자들은 울면서 고개 조아리고. 무릎 꿇고 앉아 절하는 여자들도 있고

[궁주님과 큰 마님은 지옥에서 부처를 만난 것처럼 기뻐하실 테지.] [당연하지!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체념한 외아들이 살아 돌아오셨으니...] 정문쪽의 무사들 마차의 뒷모습 보며 수군

[아무리 그래도 작은 마님의 기쁨에 비할 바가 있겠는가?] 다른 무사가 끼어들고

[하긴...] [청상과부가 될 것을 각오하셨던 작은 마님보다 소궁주님의 생환이 기쁜 사람은 없겠지.] 정문 안쪽으로 멀어지는 마차를 보며 말하는 무사들

 

#61>

신장궁의 깊은 곳에 자리한 마당. 높은 담장으로 둘러싸인 그곳에 여러 명의 사람들이 나와서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다.

사람들 중앙 앞쪽에는 한 쌍의 남녀가 나란히 서있다. 대장장이처럼 보이는 구부정한 노인과 좀 기승스러워 보이고 풍만한 몸매의 중년부인. 노인은 신장궁의 궁주인 귀수신장 벽치릉이다. 귀수신장은 <투천환일>에 나온 신장궁 전대 궁주 귀수신장 벽치릉 캐릭터. 30대 후반쯤인 중년부인은 벽치릉의 후처인 황보경. 황보경은 <건곤일척 자료집 제19페이지>에 나온 황보경과 동일 캐릭터. 황보경은 전처소생인 벽세황과 패륜을 저질러온 탕녀다.

두 부부 뒤에는 벽세황의 처인 화룡부인 뇌옥경이 어린 딸의 손을 잡고 서있다. 뇌옥경은 복잡한 표정이다. 그런 뇌옥경의 손을 잡고 있는 소녀의 이름은 벽초아. <투천환일>에 나온 벽세준-뇌옥경의 딸 벽진봉 캐릭터. 한 손으로 인형을 안고 있다. 지금 나이는 4살.

귀수신장 부부와 뇌옥경 모녀 등 네 사람 주변으로 남녀노소가 십여 명 서있다. 신장궁 벽씨 일족의 식솔들이다. 젊은 무사들도 몇 명 서서 마당 입구를 보고 있고

따각! 따각! 월동문을 통해 마당으로 들어서는 벽세황(청풍)을 태운 마차. 신소심과 다른 무제궁 무사도 말을 타고 따라 들어온다

황보경; [상... 상공! 저... 저 마차에 우리 세황이가 타고 있는 건가요?] 귀수신장 옆에 선 황보경이 흥분이 극에 달해서 발 동동

귀수신장; [진정하게 임자! 아이들이 보고 있지 않은가?] 황보경을 달래는 벽치릉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신장궁 궁주 귀수신장(鬼手神匠) 벽치릉(碧治菱)>

황보경; [어떻게... 어떻게 진정할 수가 있어요? 죽었다고 체념한 외아들이 살아서 돌아왔는데...] 울먹이며 발 동동 구르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귀수신장 벽치릉의 후처 황보경(皇甫鏡)>

한숨 쉬는 귀수신장.

뇌옥경; (상공...) 어린 딸의 손을 잡고 선 뇌옥경도 복잡은 표정이 되어 가까워지는 마차를 보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벽세황의 처 화룡부인(火龍夫人) 뇌옥경(雷玉鏡)>

뇌옥경; (초아(蕉娥)를 위해서는 당신의 생환이 다행이지만...) (신첩은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군요.) 입술 깨물며 복잡한 표정. 뇌옥경이 벽세황의 귀환을 아주 반기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

뇌옥경; (당신 얼굴을 보게 되면 애써 잊으려고 노력해온 악몽들이 거푸 떠오를 테니...) 발 동동 구르는 황보경의 뒷모습 보며 입술 깨물고.

<특히 교활하고 탐욕스러운 당신의 의붓어미와 관련된 구역질나는 기억이...> 눈물까지 그렁거리는 황보경의 얼굴 배경으로 뇌옥경의 생각 나레이션. 그때

마부1; [워워!] 마차를 몰고 온 두 명의 마부 중 한명이 말고삐를 당겨서 마차를 멈추게 하고.

드드드! 마당 중앙쯤에 멈추는 마차. 그러자

마당 입구 쪽에 서있다가 마차를 따라온 신장궁의 무사들이 급히 다가와서

[먼길에 노고가 많으셨소이다.] 무사 한 명은 말의 고삐를 잡아 진정시키며 마부들에게 말하고.

마부들은 고개 조금 숙여 답례하고

그 사이에 다른 무사들은 마차의 문으로 달려와서

삐꺽! 마차의 문을 연다. 이어

마차 안으로 들어가는 무사 두 명. 그 배경으로 마차를 몰고 온 마부들과 신소심과 동료 무사도 마부석과 말에서 내리고

[조심하게.] [정신을 잃으신 상태야.] 마차에서 벽세황(청풍)을 부축해서 내리는 무사들. 벽세황(청풍)은 여전히 혼절한 상태다. 축 늘어져서 끌려나온다

고개 떨군 채 마차에서 끌려나오는 벽세황(청풍). 순간

황보경; [세황아!] 팟! 자지러지게 울부짖으면서 마차로 달려가고. 귀수신장과 뇌옥경은 침통한 표정으로 황보경을 따라가고

황보경; [아이고 이 녀석아! 이게 무슨 몰골이니?] [세상에서 가장 잘 생기고 늠름하던 네가 어쩌다가 이런 꼴이 되었어?] 무사들이 부축한 벽세황(청풍)을 부여안고 쓰다듬으며 오열하고. 물론 벽세황(청풍)은 기절한 상태라 반응이 없고

황보경; [부처님! 옥황상제님! 감사합니다. 우리 신장궁의 대들보인 이 아이를 다시 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벽세황(청풍)을 끌어안고 과장되게 몸부림치며 울고. 주변의 신장궁 여자들도 눈시울을 닦고. 하지만

뇌옥경; (당신은 한량없이 기쁘시겠지요 어머니.) 좀 비웃고

<당신에게는 그 사람이 단순히 전처(前妻) 소생의 양아들이 아닐 테니...> 벽세황(청풍)의 얼굴 쓰다듬으며 눈물 쏟는 황보경을 배경으로 뇌옥경의 생각 나레이션

뇌옥경; (솔직한 제 심정은 차라리 당신이 천마성에서 불귀고혼이 되는 것이었답니다.) 입술 깨물고

뇌옥경; (그럼 나의 수치심과 당신의 패륜도 영원히 묻혀 버렸을 테니...) 한숨 쉬고. 그때

벽초아; [엄마!] [할머니가 왜 저래?] 벽초아가 뇌옥경의 손을 잡아 흔들며 묻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뇌옥경의 딸 벽초아(壁蕉娥)>

뇌옥경; [우리 초아가 어느덧 아빠 얼굴을 잊어버린 모양이로구나.] 한숨

뇌옥경; [그동안 멀리 떠나있던 아빠가 돌아오신 거야.]

벽초아; [저 아저씨가 초아 아빠야?] 눈이 동그래지고

뇌옥경; [그래! 초아가 그렇게 보고 싶어하던 아빠가 돌아오셨단다.] 억지로 웃고. 그러자

벽초아; [아빠! 아빠!] 뇌옥경의 손을 놓고 벽세황(청풍)에게 달려가고

벽초아; [아빠가 초아 아빠야? 그런 거야?] 무사들에게 부축되고 황보경에게 안긴 벽세황(청풍)의 바지를 부여잡고 흔들고. 황보경은 벽초아를 돌아보며 벽세황(청풍)에게서 좀 떨어지고.

물론 벽세황(청풍)은 정신을 잃은 상태라 고개 떨군 채 대답하지 못하고

벽초아; [할머니! 아빠가 왜 초아를 모르는 척 해?] 울먹이며 황보경을 올려다보고

황보경; [아빠가 지금은 주무시고 계신단다. 깨어나면 초아와 놀아줄 테니까 조금만 기다리렴.] 벽초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억지로 웃고

벽초아; [아! 아빠가 주무시는 중이구나.] 납득하고

벽초아; [그만 자고 빨리 일어나서 초아하고 놀아 아빠.] 벽세황(청풍)의 다리를 끌어안고 얼굴 부비는 벽초아.

그런 벽초아의 모습 보며 눈시울 붉히는 황보경과 신장궁 여자들. 그 사이 가까이 다가온 뇌옥경과 벽치릉도 한숨 쉬며 보고 있고

그 장면을 동료들과 함께 서서 보고 있는 신소심. 두 사람이 타고 온 말의 고삐는 신장궁 무사들이 잡아서 다른 곳으로 끌고 간다.

신소심; (지금까지는 딱히 이상한 점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 현장을 지긋이 보며 생각하고

<벽세황을 신장궁으로 데리고 가면서 잘 관찰해 보거라. 벽세황에게 뭔가 숨겨진 비밀이 있는 기분을 금할 수 없구나.> 백귀의 말을 떠올리는 신소심

신소심; (사부님께서 그리 말씀하신 데에는 이유가 있으실 것이다.) (그래서 지난 며칠간 벽세황을 유심히 지켜봐 왔지만...) 난감

신소심; (신장궁 식솔들의 반응도 그렇고... 벽세황에 관해 사부님에게 보고드릴 만한 내용은 전무하다.) 찡그리고

<그래도 혹시 모르니 신장궁의 손님 접대를 못이기는 척 받으면서 며칠 더 관찰해본 후 돌아가야겠다.> 벽세황(청풍)을 둘러싸고 울고 웃는 신장궁 사람들 배경으로 신소심의 생각 나레이션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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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뇌옥 입구. 바지를 추스르며 나오는 죄수 세 놈. 좀 질이 나빠 보이는 자들이다. 이자들은 나중에 다시 출연한다.

무사3; [어떻게 되어가고 있소?] 안을 기웃거리며 죄수들에게 묻고

죄수1; [위가년은 아직 명줄을 놓지 않고 있소.] 세 놈의 죄수중 가장 덩치가 크지만 멍청한 인상. + 죄수2; [어떤 상황인지 이해가 가실 거요.] 좀 얍삽해보이는 인상인데 히죽거리며 바지를 추스른다.

무사3; [수십명에게 몇 시진 째 돌아가며 당하고도 숨이 붙어있다니...] [역시 사람 목숨은 모진 거구만.]

죄수1; [하지만 결국 우릴 태워 죽이려던 뇌옥 안에서 인생 종치게 될 거요.] + 죄수2; [말이 수십 명이지 쉬지 않고 아랫도리를 치받히다보니 골반이 으스러진 것 같더이다.] 뇌옥 안을 보며 히죽거리는 두 놈. 죄수3은 좀 음침한 인상인데 대화에 끼어들지는 않고

죄수1; [내장도 파열된 것같고...] + 죄수2; [아마 곧 명줄을 놓게 될 거요.]

무사들; [아깝구먼. 냉서시가 천마성 제일의 미녀라는 소문이 파다했는데...] [살아있을 경우 우리들 한테도 기회가 올 수도 있었구만.] 입맛 다시는 무사들. 그때

위진천; [뭐하는 짓들이냐?] 화악! 뇌옥 입구에 돌풍을 일으키며 내려서는 위진천

무사들; [이... 이공자님!] [이공자님을 뵙습니다.] 기겁하는 무제궁의 무사들. 죄수들은 위진천을 금방 알아보지 못하고 어리둥절하고

위진천; [죽일 놈들! 해도 되는 짓이 있지만 하면 안되는 일도 있다는 거 모르느냐?] 휘익! 뇌옥 안으로 뛰어들어가며 이를 갈고

무사들; [이... 이거 어째 느낌이 싸해지는 걸.] [이공자께서 저렇게 화를 내는 건 처음 보는구만.] [뒷탈이 적지 않게 있겠어.] 위진천이 뛰어 들어간 뇌옥 입구를 보며 겁을 먹고

죄수들; [그... 그러니까 방금 전의 그 젊은이가...] 죄수들도 긴장하고

무사들; [칠지무제님의 둘째 제자이신 운중신룡 위공자님이시오.] [저분이 화를 내는 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는데...] [왜 저토록 불같이 화를 내시는 것일까?] 무사들 겁에 질려서 보고

 

#49>

뇌옥 내부. 복도에 주저앉아서 술을 마시거나 노닥거리는 수십명의 죄수들. 대기자들이다. 감방들 중 가장 넓은 감방. 문이 열려있고 감방 안에서는 다시 십여명의 사내들이 빙 둘러서고 앉아서 무슨 짓을 하고 있다. 한명의 죄수가 알몸이 된 위상영을 올라타고 아랫도리를 흔들고 있고. 다른 놈들은 들여다보면서 위상영의 몸을 주물러댄다. 위상영의 손을 끌어다가 자신의 것을 만지게 하는 놈도 있고. 위상영은 눈은 뜨고 있지만 초점이 없고. 시체처럼 누워서 강간을 당하는 중이다.

[빨리 좀 끝내쇼.] [기다리는 사람 생각도 해줘야하지 않소?] 투덜대는 죄수들

[조... 조금만 더 시간을 주쇼.] [이 계집이 반 송장이 된 데다가 두 번째 하는 거라 쉽게 끝내지가 않소.] 턱턱! 아랫도리를 거칠게 위상영의 사타구니에 치받아대며 헐떡이는 위상영을 강간하는 죄수. 그때마다 위상영의 몸은 힘없이 흔들리고

[오랜 감금생활로 몸들이 허약해진 상태요.] [무리하지 말고 적당히 끝내쇼.] [그러고 싶지만 저 년이 한 짓을 생각하면 도저히 한번으로 못 끝내겠소.] [위가년이 죽을 때까지 재미를 봅시다.] 키득거리는 죄수들. 바로 그때

[멈춰라!] 고함소리가 들리고. 모든 죄수들 깜짝 놀라 돌아보고. 위상영을 겁탈하던 자들도

위진천; [죽일... 네놈들이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고나 있는 것이냐?] 빠지직! 쿠오오오! 온몸에서 벼락을 일으키며 입구로 날아 내리는 위진천. 살벌한 표정이고. 눈에는 핏발이 서 있다. 극도로 분노한 모습.

[저 새낀 뭐야?] [천마성의 잔당인가?] 죄수들 살벌한 표정으로 일어설 때

[!] 눈 부릅뜨는 위진천

<고모님!> 위진천의 눈에 들어오는 위상영의 모습. 알몸이 된 채 사내들 사이에 시체처럼 늘어져 있고. 한 놈이 위상영을 겁탈하다가 돌아보고 있다.

위진천; [용서가... 안된다!] 빠지직! 벼락이 일어나는 양손을 쳐들며 이를 갈고

[우리야말로 용서가 안된다.] [천마성의 잔당인 모양이다.] [죽이자!] 죄수들이 위진천을 덮치려 하고. 하지만 그 직후

위진천; [크아!] 꽝! 벼락이 일어나는 양손으로 손뼉을 치고. 그러자

빠지직! 빠캉! 위진천의 손뼉에서 수많은 벼락이 일어나 뇌옥 안의 모든 인간들 몸속으로 스며들어가고.

[크악!] [케엑!] 감전당해 비명 지르는 모든 죄수들

털썩! 퍼억! 감전당해서 몸이 뻣뻣해지고 몸에서 연기가 나며 나뒹구는 죄수들. 위상영을 강간하던 자들도 나뒹굴고

위진천; (뒷탈을 생각하지 않았다면 네놈들을 지금 이곳에서 몰살시켰을 것이다.) 콱! 우두둑! 이를 갈며 감방으로 가고. 바닥에 쓰러져 벌벌 떠는 죄수들을 무자비하게 밟으면서

위진천; (하지만 네놈들이 살아있는 것도 잠시지간에 불과하다.) 감방으로 들어서고. 감방 안에도 죄수들이 감전당한 채 벌벌 떨고 있다.

위진천; (오늘 고모님을 욕보이는 데 가담한 놈은 지옥 끝까지 쫓아가서라도 죄의 값을 치르게 할 테니...) 콰득! 우두둑! [끄윽!] [컥!] 감방 안의 죄수들을 밞으며 위상영에게 다가가고. 위진천의 발에 밟힌 놈들이 비명 지르고

위상영 옆에 이르러 위상영을 내려다보는 위진천

위상영의 처참한 모습. 온몸이 정액으로 더럽혀져 있고 벌어진 사타구니에서는 정액과 피가 뒤섞여 줄줄 흘러넘치고 있다

위진천; (고모님...) 휘릭! 참담한 표정으로 자기 겉옷을 벗고

위진천; (아버지를 대신해서 소질이 용서를 빌겠습니다.) 슥! 벗은 겉옷으로 위상영의 알몸을 덮어주고

위진천; (부디 돌아가시지만 말아주십시오.) 번쩍! 자기 겉옷으로 감싼 위상영의 알몸을 안아들고

위진천; (그럼 어떻게든 소질이 치료해드리고 보살펴드릴 테니...) 시체처럼 늘어진 위상영의 알몸을 겉옷으로 감싼 채 들고 감방에서 나온다. 죄수들은 모두 감전당해서 벌벌 떨고 있고

 

#50>

뇌옥을 밖에서 본 모습. 무사들이 겁에 질려 주춤거리고 있고. 죄수1, 2, 3도 한쪽으로 몰려선 채 역시 긴장해서 뇌옥을 보고

지지지! 빠지직! 뇌옥 안에서 벼락이 작렬하는 게 보이고

<젠장! 사단이 났구만.> <위가년이 윤간당하도록 방치한 불똥이 우리에게도 튀겠어.> <이공자가 개입한 이상 아무 일 없길 바라긴 틀렸다.> 겁에 질리는 무사들. 그때

뇌옥에서 두 팔로 위상영을 안고 밖으로 나오는 위진천. 위상영의 알몸은 위진천의 겉옷으로 덮여있고

[이... 이공자님!] [속... 속하들은...] 겁에 질려 눈치 보는 무제궁 무사들

그자들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굳은 표정으로 걸어가는 위진천

위진천; (지금까지는 아버지가 하자는 대로 따라왔지만...) 뇌옥을 등지고 걸어가며 이를 악물고. 뇌옥 입구의 무제궁 무사들과 죄수1, 2, 3은 안도하고 있고

위진천; (상영고모와 관련된 아버지의 처리는 도저히 동의할 수가 없다.) 바득! 이를 갈고

위진천; (핏줄이라고는 이 세상에 단 세 명뿐인데... 어떻게 상영고모를 이런 지경이 되게 만들었단 말인가?) 휘익! 날아가고.

[휴우! 일단 불벼락은 떨어지지 않았군.] [십 년 감수했어.] 무제궁 무사들 안도하고. 헌데

 

건물들 사이에 숨 듯이 서서 위진천이 멀어지는 것을 보는 유령귀왕

유령귀왕; (운중신룡 위진천... 냉서시 위상영...) 눈 번뜩

유령귀왕; (같은 위씨인 것도 그렇고...) (위상영이 당한 만행에 위진천이 보이는 반응이 예사롭지가 않다.) 음산하게 웃고

<어쩌면 위진천을 옭아맬 수 있는 치명적인 올가미를 발견한 것인지도 모르겠구나.> 위상영을 안고 날아가는 위진천의 모습 배경으로 유령귀왕의 생각 나레이션

 

#51>

여전히 천마성. 낮.

불길과 연기가 치솟는다. 수많은 시체가 쌓인 마당. 기름이 부어진 시체 더미가 불에 타고 있고. 연신 기름을 뿌리고 시체를 던져 넣는 무제궁 무사들. 반면

여러 대의 마차에 관이 실려 나간다. 무제궁 무사들의 관이다. 청풍의 모습을 한 벽세황의 시체는 여전히 천마성 정문에 걸려있고

천마성을 나가는 마차들

양지 바른 곳에서 매장이 이루어진다. 천마성의 노인과 소년들이 구덩이를 파고. 마차가 실어나른 관들을 묻는다. 무제궁 무사들이 감시하고 있고

 

#52>

천마성의 어느 건물. 무제궁의 무사들이 약과 물, 천등을 들고 드나들고 있고

건물 내부. 부상당한 무제궁 무사들이 동료들의 치료를 받고 있다.

구석진 곳의 침대. 그곳에 누워있는 벽세황. 물론 벽세황 모습을 한 청풍이다. 벽세황(청풍)으로 표기. 몸에는 환자복을 입었다. 정신을 잃은 상태고

벽세황(청풍)의 침대로 오는 흑백신귀중 백귀. 타노가 따라온다.

백귀; [이 젊은 놈이 바로?] 침대 옆에 서서 벽세황(청풍)을 내려다보고

타노; [신장궁의 소궁주인 철수무정 벽세황입니다.] 나란히 서며 대답하고

타노; [냉서시 위상영에게 끌려가서 무슨 고문을 당했는지 정신을 못 차리고 있습니다.]

백귀; [몸이 허약해질 대로 허약해졌군. 내공도 거의 느껴지지 않고...] 벽세황(청풍)을 지긋이 내려다보며

타노; [저희도 백방으로 깨우려 해봤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백귀; [일단 기맥은 규칙적이니 머잖아 깨어날 것 같은데...] [이놈은 뭘 밉보였기에 천마성에 끌려와 지독한 꼴을 당한 것이냐?]

타노; [신장궁의 신병이기를 사용하며 마도 무림의 인간들을 대상으로 무차별 살상을 저질렀습니다.]

타노; [거의 천명 가까운 마도 무림인들이 죽거나 다쳤으니 천마성 입장에서는 찢어죽이고 싶은 원수였겠지요.]

백귀; [신장궁은 각가지 무기나 기물을 만들어 팔기만 할 뿐 딱히 무림의 일에는 관여해오지 않은 가문인데...]

백귀; [이놈은 어쩌자고 그런 살겁을 자행한 것이냐?]

타노; [그것이...] 좀 난감한 표정

백귀; <남이 들으면 난감한 이유가 있겠구나.> 전음으로

타노; <그렇습니다.> 역시 전음으로

 

<벽세황에게는 화기의 명가인 벽력당(霹靂堂) 출신의 아내가 있습니다. 화룡부인(火龍夫人) 뇌옥경(雷玉鏡)이란 여자인데 현모양처의 표본이라 할만한 여자이지요.> 2-3살 쯤 된 귀여운 소녀를 품에 안고 의자에 앉아 웃는 벽세황과 그 앞의 탁자에 앉아 과일을 깍는 절세미녀. <투천환일>에 나온 신장궁의 안주인 화룡부인 뇌옥경과 동일 캐릭터

 

백귀; [이놈 마누라에게 문제가 생겼겠군.] 벽세황(청풍)을 내려다보며

타노; <친정인 벽력당에 다니러 가던 화룡부인 뇌옥경을 천마성 소속의 무리들이 겁탈을 하는 일이 벌어졌었습니다.> 전음으로

백귀; [저런...]

타노; <목숨은 건졌지만... 수십 명에게 윤간을 당한 채 초주검으로 발견이 된 아내를 보는 순간 벽세황은 거의 미쳐버렸다고 합니다.>

백귀; [이놈이 마도의 인간들을 철천지원수로 여길만한 사연이 있었군.] 벽세황(청풍)을 내려다보며 혀를 차고

타노; [뇌옥에 갇혀있던 대부분의 죄수들은 운신이 가능해서 체력이 회복되는 대로 귀가를 시킬 예정입니다만...]

타노; [벽세황은 정신을 차리지 못해서 좀 난감합니다.]

백귀; [가족들이 학수고대하고 있을 테니 오늘이라도 당장 마차에 태워 신장궁으로 보내도록 해라.] 슥! 말하면서 손을 내밀어 벽세황(청풍)의 목 옆부분을 만지고

타노; [그리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그러다가

흠칫! 하며 백귀를 보는 타노

[...] 벽세황(청풍)의 목 옆을 만지며 뭔가 생각하는 백귀. 이마를 모으고 있고

타노; [뭔가 마음에 걸리시는 것이라도...?] 눈치 보며 묻고

백귀; [이놈의 무공은 어느 정도 수준이었느냐?]

타노; [그저 그런 정도였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타노; [신장궁이 원래 신병이기를 만들고 사용하는 게 본업이다보니 무공 쪽에서는 그리 특출 날 게 없습지요.]

백귀; [그럴 거라 생각했다.] 슥! 끄덕이며 벽세황(청풍)의 목에서 손을 떼고

타노; [하오면...] 살피고

백귀; [별일 아니다.] 돌아서고

백귀; [혹시 모르니 경호를 붙여서 신장궁으로 호송해라.] 입구쪽으로 걸어가고

타노; [분부 받들겠습니다.] 포권하고

백귀; (벽세황 저놈...) 찡그리며 입구쪽으로 가고

백귀; (지금껏 단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기가 막힌 체질을 지니고 있었다.) 벽세황(청풍)의 목을 만졌던 손이 떨리고

백귀; (경맥이 얼마나 넓고 튼튼한지 노부가 진맥하기 위해 투입한 내공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었다.) 파도치는 거대한 바다를 떠올리고. 쌍돛을 단 배 한 척이 파도 사이에서 움직이는데 손톱만큼 작게 보인다

백귀; (생사현관을 비롯하여 모든 경맥이 장강처럼 드넓게 열려있으며 진기를 담아두는 기해혈은 그 용량을 짐작할 수조차 없었다.)

백귀; (물론 내공은 전무한 상태였지만... 만일 저 놈의 몸에 내공이 가득 찬다면...)

백귀; (전설 속의 삼황에 필적하는 능력을 발휘하게 될지도 모른다.)

백귀;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공이 평범했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백귀; (제대로 된 무공을 익힌 적이 없거나 무공을 익혔어도 쓰는 방법을 몰랐기 때문일 텐데...) 당혹스러운 표정

백귀; (저 놈을 잘만 가르치면 우리 신귀문(神鬼門)이 무제궁을 능가하는 것도 꿈이 아닐지 모르겠다.) 흥분하며 건물에서 나오고. 오가던 무제궁 무사들 인사하고

백귀; (벽세황, 저놈에 대한 처리를 흑신과 진지하게 논의를 해봐야겠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우리 흑백신귀에게 천재일우의 기회가 도래한 것인지도 모르니...> 흥분한 백귀의 얼굴 배경으로 나레이션

 

#53>

여전히 낮. 천마성의 다른 곳. 담장으로 구분된 조용한 건물. 건물로 통하는 월동문은 무제궁 무사들이 지키고 있고. 그들 외에 건물 주변에 남자들은 없고.

월동문 안쪽. 위진천이 건물 정문이 보이는 정원에 뒷짐을 짚고 서서 건물을 보고 있다. 건물의 문은 열려있고. 하녀 분위기의 여자들이 건물에서 나오고 있다

건물에서 나오는 여자들은 모두 울고 있다. 그 여자들은 손에 손에 대야, 피 묻은 천, 치료에 쓰인 약통이나 도구들을 얹은 쟁반들을 들고 있다. 건물에서 나온 여자들은 겁에 질려서 정원에 뒷짐 짚고 서있는 위진천을 훔쳐본다.

건물에서 나온 여자들은 부엌이나 다른 방으로 들어간다. 이윽고

나이 든 여자 한명이 소매로 눈물 닦으면서 건물에서 나오고. 문은 닫지 않는다

여자; [외... 외총관님의 치료가 얼추 끝났사옵니다 공자님.] 위진천에게 다가오며 굽신

위진천; [어떤 상태냐?] 뒷짐 진 채 문 안쪽을 보고.

문 안쪽은 침실인데 침대에 잠옷 차림인 위상영이 힘없이 누워있다. 눈은 감고 있고. 침대 옆에는 어린 시녀가 울면서 위상영의 이마의 땀을 닦아준다

여자; [만신창이가... 특히 아랫도리는 거의 으스러지다시피 망가진 상태이옵니다.] 눈물 닦으며

찡그리는 위진천.

여자; [너무 많은 사내들에게 능욕당한 때문인데...] 눈치 보며 눈물 닦고

무표정하게 건물 내부를 보는 위진천. 하지만

꾸욱! 뒷짐 쥔 위진천의 주먹 꽉 쥐어지고

여자; [공자님께서 본성의 약고(藥庫)에서 가져다주신 공청석유(空靑石乳)를 복용하신 덕분에 돌아가시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골반이 으스러진 탓에 하체를 영영 못 쓰실 수도 있습니다요. 자궁이 망가져서 아기를 갖기도 어려울 테고...> 침대에 눈을 감고 누워있는 위상영의 모습. 강간당하는 과정에서 폭행도 당해서 얼굴에 멍이 들고 부어있다. 처참한 모습이고

위진천; [수고했다.] 무표정하게 말하고

여자; [수고라니 가당치도 않사옵니다.] 급히 고개 젓고

여자; [저희들이야말로 공자님께 크나큰 은혜를...] + 위진천; [오해할까봐 말해두는 것이지만...] 여자의 말을 막고

위진천; [내가 위가년을 살린 것은 생포된 천마성의 인간들 중 가장 신분이 높은 때문이다.] 차가운 표정을 짓고

위진천; [우리 무제궁의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쓸모가 있는 포로라는 뜻이다.] [그리 알고 위가년을 보살피는데 최선을 다해라.]

여자; [분부 명심하겠사옵니다.]

위진천; [너희들이 전부터 위가년을 모셔왔다고 해서 특별대우를 해주는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음산한 표정을 짓고. 겁에 질리는 여자

위진천; [네년들도 다른 계집들처럼 늙은 년은 종으로, 젊은 계집은 기루에 기녀로 팔려나갔을 것이다.] 음산하게 웃고

여자; [공... 공자님의 은혜에는 저희 모두 감읍하고 있사옵니다.] 굽신

위진천; [위가년의 신상에 변고가 생기면 네년들도 나이와 상관없이 몸 파는 갈보 신세가 될 것임을 잊지 마라.] 돌아서며 말하고

여자; [명... 명심하겠사옵니다.] 굽신

위진천; (고모님의 시중은 저 계집들에게 맡겨야만 한다.) 월동문 쪽으로 걸어가며 생각하고

위진천; (지나치게 관심을 보였다가는 나와 고모님의 사이를 의심하는 인간이 나올 수도 있으니..) 월동문을 나가며 생각하는 위진천. 월동문 밖을 지키던 무제궁 무사들이 고개 숙여 인사하고. 헌데

 

슥! 슥! 월동문을 등지고 멀어지는 위진천을 곁눈질로 보며 비질을 하는 노인. 바로 얼굴에 검뎅을 묻힌 유령귀왕이다.

유령귀왕; (의심의 여지가 없구나.) 히죽

<위진천, 저놈은 위상영과 어떤 식으로든 관계가 있다.> 찡그리며 뭔가 생각하면서 멀어지는 위진천을 배경으로 유령귀왕의 생각 나레이션

 

#54>

오후. 천마성 입구.

마차 한 대가 천마성의 정문을 나선다. 두 명의 무사가 마부석에 앉아있는데 마차의 지붕에는 <武>라 적힌 깃발이 꽂혀있다. 무제궁의 상징. 그리고 말을 탄 두 명의 무사가 마차 뒤를 따른다. 말 탄 무사들은 눈빛이 날카로워서 고수들로 보이고. 말 타고 마차를 따라가는 두 명의 무사들중 한명이 특이하다. 남자지만 가냘픈 몸매에 얼굴도 아주 잘 생겼다. 몸매는 가늘지만 키는 상당히 크고. 눈에서는 차가운 눈빛을 뿜어낸다. 이 자는 사실 남자가 아니고 남장여인으로 백귀의 제자인 신소심이다. <투천환일>등의 신소심 캐릭터가 남장한 모습. 무기는 양쪽 허리춤에 찬 휘어진 칼 두 자루

커튼이 젖혀진 창문을 통해 마차 안에 놓인 안락의자에 벽세황(청풍)이 눈을 감고 비스듬히 앉아있는 게 보인다. 거의 누운 상태

멀어지는 마차.

천마성의 성벽 위에 서서 마차를 보고 있는 백귀

백귀; (철수무정 벽세황...) 찡그리고

<저 놈에게 자꾸만 신경이 쓰이는 것이 심상치가 않다.> 열린 마차 문을 통해 벽세황(청풍)이 힘없이 누워있는 것이 보인다.

<그래서 우리 신귀문의 제자들중 가장 영민한 소심(素心)이를 호위로 위장시켜서 딸려 보낸 것인데...> 마차 뒤를 말을 타고 따라가는 신소심의 모습 크로즈 업. 날씬한 몸매와 잘 생긴 얼굴 강조. 가슴도 약간 불룩

배귀; (벽세황... 저 놈이 향후 무림의 정세를 좌우할 것만 같은 예감을 떨쳐버릴 수가 없구나.) 멀어지는 벽세황(청풍)을 태운 마차를 보며 생각하는 백귀

 

#55>

밤. 천마성. 불야성. 순찰 도는 무제궁 무사들

[!] 눈 부릅 놀라는 타노. 앞쪽에 월동문이 있는데 지키는 사람은 없다.

타노; (냉서시 위상영의 거처를 지키라고 배치한 놈들이 안보인다.) 급히 월동문 안으로 달려들어가고. 그 직후

[!] 다시 눈 부릅뜨며 놀란다.

쿵! 건물의 문이 열려 있고 건물 주변에 위상영의 시중을 들던 여자들이 쓰러져 있다. 여자들은 죽지 않고 기절한 상태지만

월동문을 밖에서 지키던 무제궁 무사들도 정원의 나무들 사이에 처박혀 있는데 입과 코로 피를 흘리고 있다. 죽은 것으로 묘사

타노; (혹시나 해서 지나가던 길에 들려본 것인데...) 휘익! 건물 입구로 급히 달려가고. 건물의 입구는 문이 열려있다

타노; (누군가에게 보초 서던 놈들을 몰살당하고 하녀들은 제압당했다.) 팟! 건물 축대 앞에서 도약하고. 곁눈질로 하녀들의 시체를 보며

<이공자가 확보하여 치료를 받게 해준 냉서시 위상영의 신상에 문제가 생긴 것같다.> 휘릭! 건물 입구 앞에 내려서고. 직후

타노; (역시!) 눈 부릅

건물 내부. 어지럽혀진 침실. 하지만

침대에는 어질러진 이불만 덮여있을 뿐 위상영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타노; (냉서시 위상영이 사라졌다!) 굳어지는 얼굴

 

#56>

천마성의 다른 곳. 웅장한 건물. 삼엄한 경비.

흑신이 계단에 걸터앉아 곰방대를 물고 있다.

서둘러 그곳으로 다가오는 위진천

위진천; [장로님!] 포권하고

흑신; [들어가 봐라. 네 사부가 기다리고 있다.] 곰방대 입에서 빼며 말하고

위진천; [예...] 고개 숙이며 지나가고

흑신; (궁주의 둘째 제자 위진천...) 눈을 좀 가늘게 뜨고

<궁주가 첫눈에 보고 제자로 삼았을 만큼 빼어난 자질을 지닌 인재인 것은 분명한데...> 곁눈질로 뒤를 살피며 건물 입구로 가는 위진천의 모습 배경으로 흑신의 생각

흑신; (칙칙한 어둠 같은 게 느껴지는 놈이다. 그래서 아무래도 좋아질 수가 없는데...)

흑신; (날을 잡아서 궁주에게 저 놈을 조심하라는 충고를 넣어봐야겠다.) 다시 곰방대를 빨고

위진천; (뒷통수가 간지럽구만.) 곁눈질로 뒤를 살피며 웃고

위진천; (늙은 생각이 맵다고 흑백신귀는 내 정체에 대해 의구심을 느끼고 있는 것같다.)

위진천; (후환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저 늙은이들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야겠지.) 문을 열고 들어가고

 

#57>

위진천이 열고 들어간 문 안쪽은 화려한 거실. 탁자에 앉은 칠지무제 진무량이 무언가 종이에 쓰고 있다. 진무량 외에는 아무도 없고

위진천; [부르셨습니까 사부님?] 문간에 서서 포권하고

칠지무제; [어서 와라 둘째야.] 글을 쓰면서 말하고. 고개는 들지 않고. 다가가는 위진천

칠지무제; [사부는 이 길로 무제궁으로 돌아갈 생각이다.] 글 쓰면서

위진천; [왜 갑자기 귀환을...] 멈춰서며 놀라고

칠지무제; [딱히 다른 이유는 없고...] 붓을 내려놓고

칠지무제; [천마성의 열조들이 사부를 향해 지독한 원기를 뿜어내고 있는 것같아서 머물기가 불편하구나.] 웃는 칠지무제. 하지만

슈우! 화악! 바람도 없는데 칠지무제의 옷과 머리카락이 흩날린다.

위진천; (괜... 괜히 해보는 말이 아니다!) 오싹! 소름이 돋는 위진천

위진천; (정말로 지독한 원기가 사부를 에워싸고 있는 게 느껴진다.) 의자에 앉은 칠지무제. 그 주변으로 투명한 사람들의 형상이 아우성을 치며 휘도는 모습이 모호하게 보인다.

위진천; (여긴 천마의 후손인 이씨 가문이 터를 잡고 산지 백 년 가까이 되는 곳이다.)

<이씨 가문 인간들의 혼백이 강력하게 서려 있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는 장소인 것이다.> 식은 땀 흘리며 칠지무제를 보고. 칠지무제는 자신이 쓴 종이들을 확인하고 있고. 그런 칠지무제 주변을 악령같은 것들이 마구 휘돌고 있고

위진천; (사부로서는 한시라도 빨리 떠나고 싶을 것이다.) 생각할 때. 칠지무제는 종이를 접어 봉투에 넣고 있고

칠지무제; [사부는 흑백신귀와 함께 무제궁으로 돌아갈 것이다.] 봉투의 뚜껑을 닫고

칠지무제; [이곳의 뒤처리는 둘째 네가 맡도록 해라.] 봉투를 내밀고

위진천; [예...] 두 손으로 봉투를 받고

칠지무제; [그 안에는 천마성의 처리에 관한 지시 상황이 적혀있으니 그대로 시행하면 무리가 없을 것이다.]

위진천; [사부님을 실망시켜드리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헌데 그때

타노; [죄송합니다 궁주님!] 휘익! 급히 입구 쪽에 나타나는 타고

위진천; (문제가 생겼구나.) 돌아보고

칠지무제; [말해라.] 돌아보며 타노에게 끄덕

타노; [둘째 공자님과도 관련이 있는 사안인데...] 위진천을 보고

타노; [오전에 둘째 공자께서 뇌옥에서 구해낸 냉서시 위상영이 사라졌습니다.]

[!] 눈 부릅뜨는 위진천

 

#58>

천마성이 내려다보이는 높은 산봉우리

슈우! 유령같은 것이 산봉우리에 서리더니

쿵! 나타나는 유령귀왕.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헌데 두 팔로 천으로 감싼 여자를 안고 있다. 바로 위상영이다. 위상영은 눈을 감고 있다. 정신이 돌아오지 않은 상태

유령귀왕; [벌집을 쑤신 듯이 소란스러워졌군.] 웃으며 아래를 내려다보고.

멀리 산봉우리 아래쪽, 천마성의 어느 부분이 밝은 불빛으로 물들어 있다. 횃불과 등불이 여럿 움직이고 있는 모습. 바로 위상영의 거처가 있는 곳이다.

 

크로즈 업. 횃불과 등불을 든 무제궁 무사들이 위상영이 치료 받던 건물 주변을 수색하고 있다. 지휘자는 타노와 위진천이고. 기절했던 여자들이 깨어나 무제궁 무사들의 취조를 받고 있다. 우는 여자들

 

유령귀왕; [냉서시 위상영...] [지난밤에 사로잡힌 천마성의 인간들 중 최고위직에 있는 이 계집이 사라졌으니 발칵 뒤집힐 만도 하지.] 위상영을 내려다보며 웃고

[끄윽! 끅!] 바득! 바득! 기절한 상태에서도 이를 가는 위상영

유령귀왕; [대단한 사념(思念)이고 살기다.] 오싹! 소름이 돋아 눈을 치뜨며 위상영을 내려다보고

유령귀왕; [이 정도로 독한 마음을 지닌 계집이라면 유령서시(幽靈西施)님의 혼백을 담을 그릇으로 충분하다.] 흥분

위상영; [소성주... 소성주는 안된다.] 중얼거리고. 눈물도 흘리고

유령귀왕; (끔찍한 만행을 당하고 죽음의 문턱에까지 갔다 왔으면서도 마태자 이청풍에 대한 일편단심은 놓지 않고 있다는 것인가?)

유령귀왕; (그 점이 좀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지금까지 만나 본 계집들 중에서 이 년만큼 유령서시님을 부활시킬 그릇으로 적합한 계집은 본 적이 없다.)

유령귀왕; (만일 이 계집의 몸이 유령서시님의 혼백과 원기를 무사히 담아내기만 하면...) (나 교백의 대에서 유령산장이 천하를 지배할 수도 있다.)

유령귀왕; [네게 힘을 주겠다. 그러니 너도 나의 염원을 이루어다오!] 위상영의 이마에 키스하고

유령귀왕; (혹시 추적이 있을지 모르니 서둘러 북망산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휘이! 바람을 타고 하늘로 날아오르고

유령귀왕; (그러고 보니 이 계집의 별호에도 서시(西施)가 들어가는구나.) 날아오르며 자기 품에 안겨 있는 위상영을 보고

<오제(五帝) 중 유령천자(幽靈天子)님의 애첩이셨던 유령서시님을 부활시킬 그릇으로 냉서시라는 별호를 지닌 이 계집이 선택된 것이 어쩐지 운명처럼 느껴진다.> 허공으로 높이 날아오르는 유령천자의 모습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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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고천장] 8화  (1) 2024.05.03
[마고천장] 7화  (2) 2024.05.02
[마고천장] 6화  (3) 2024.05.01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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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천마성. 연공관. 연공관 입구를 지키던 네 명의 무사들은 모두 죽어있고.

챙! 채챙! 뇌옥 앞에서 벌어지는 싸움. 천마성 무사들 네 명이 수십 명의 무제궁 무사들과 싸우고 있다. 네 명의 천마성 무사들은 뇌옥 입구를 등지고 있고. 뇌옥 입구에는 횃불을 손에 든 위상영이 서서 관전하고 있다.

[덤벼라 개새끼들아!] [같이 저 세상에 가자.] 챙! 카캉! 피투성이가 되었으면서도 악을 쓰며 무기를 휘두르는 천마성 무사들. 무제궁의 무사들이 숫자가 많지만 장소가 좁아서 싸울 수 있는 자는 한정되어 있고 그래서 천마성 무사들을 금방 해치우지 못한다.

[이 독종들...] [살 생각이 아예 없구나.] [조심해라! 천마성은 이미 함락시켰는데 다치거나 하면 우리만 손해다.] 쩔쩔 매며 천마성 무사들과 싸우는 무제궁 무사들

위상영은 그들의 싸움을 보지 않고 연공관 쪽을 보고 있다.

연공관 입구에 쓰러져 있는 천마성 무사들 네 명

위상영; (어느 순간 돌아보니 연공관 입구를 지키던 자들이 몰살당해있었다.)

위상영; (그렇다는 건 상상을 초월하는 고수들이 연공관으로 쳐들어갔다는 뜻인데...)

위상영; (아무쪼록 유모와 두 분 의원이 실수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38>

연공관 내부. 노파와 두 명의 늙은 의원이 침대 주변에 서서 닫혀있는 철문 쪽을 보고 있다. 노파는 비수를 뽑아 들고 있고. 늙은 의사들도 각기 한 자루씩의 비수를 들고 있다. 침대에는 얼굴이 청풍 얼굴로 변한 벽세황이 정신을 잃은 채 누워있다. 상의를 벗은 상태다. 이하 청풍(벽세황)으로 표기

콰쾅! 쾅! 철문 밖에서 들리는 폭음

드드드! 진동이 일어나고

의원1; [싸움이 길어지고 있네.] 동료에게 말하고

의원2; [본성의 호법들 중 최강자들인 건곤이로(乾坤二老)가 고전하는 걸 보면 쳐들어온 자들은 절대 평범한 물건들은 아닐 게야.] 그때

콰쾅! 쾅! 폭발이 들리더니

드드드! 진동만 일어나고 더 이상 폭음은 일어나지 않는다

[결말이 났군.] [하지만 바깥의 상황을 알려주는 전음이 없는 걸 보면 건곤이로가 패했겠지.] 늙은 의사들 탄식하고. 직후

지지지! 츠츠츠! 철문이 안쪽으로 부풀어 오른다.

노파; [만년한철로 만들어진 철문이 깨지려고 해요.] 그걸 보며 탄식하고. 그러자

의원1; [목부인! 미리 작별 인사를 드리겠소.] 노파에게 고개 숙이고. 돌아보는 노파

의원2; [내세에서도 좋은 인연으로 만날 수 있기를 바라외다.] 포권하고

노파; [두 분 보다 제가 먼저 삼도천을 건너야겠어요.] 두 손으로 쥔 비수를 자신의 심장 부위에 겨누며 웃고

노파; [마무리를 부탁드릴게요.] 슥! 비수 끝을 자신의 풍만한 젖가슴에 들이밀며 웃고.

[실수 없이 처리할 테니 안심하시구려.] [편히 가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지 못해서 죄송하외다.] 의원들은 말하며 청풍(벽세황)에게 다가가 비수로 청풍(벽세황)의 심장과 아랫배를 겨누고. 그 직후

투쾅! 철문이 안쪽으로 확 터지듯 깨지고.

깨진 철문 밖에는 흑백신귀가 각기 손을 하나씩 내밀고 있다. 그들 뒤쪽에는 철문을 밖에서 지키던 두 노인이 피를 흘리며 죽어 있고.

텅! 터텅! 부서진 철문의 잔해들이 연공관 안쪽의 바닥에 나뒹굴고. 직후

[!] [!] 철문 안쪽을 보던 흑백신귀 놀라 눈 부릅

노파; [먼저 갈게요.] 푹! 그대로 비수를 가슴에 깊이 꽂고. 동시에

[극락왕생하시구려!] [용서하시오 소성주!] 푹! 푹! 두 의원도 그대로 청풍(벽세황)의 목과 아랫배에 비수를 깊이 박는다. 흑백신귀가 듣도록 과장되게 외치면서

퍼덕! 아랫배와 심장에 비수가 박히자 세차게 퍼득이는 청풍(벽세황)

[무슨 짓이냐?] [멈춰라!] 슈학! 유령처럼 변해서 철문 안쪽으로 날아드는 흑백신귀. 하지만

퍼억! 비수를 심장에 박은 노파는 앞으로 고꾸라지고

팟! 푸학! 청풍(벽세황)의 가슴과 아랫배에 박았던 비수를 거칠게 뽑는 늙은 의원들

<한 번 더!> 슉! 푹! 뽑았던 비수를 다시 청풍(벽세황)의 가슴과 아랫배에 내리꽂는 늙은 의원들. 비수가 박히면서 다시 퍼덕이는 청풍(벽세황). 그 직후

[멈추라고 했다.] [이 독한 것들이...] 펑! 펑! 엄청난 속도로 날아들며 의원들의 가슴에 장풍을 날리는 흑백신귀.

[컥!] [헉!] 콰당탕! 퍼억! 가슴과 어깨에 장풍을 맞고 나뒹구는 의원들. 비수를 놓치면서. 그들의 비수는 이미 두 번째로 청풍(벽세황)의 가슴과 배에 깊이 박혀있고

[독한 것들!] [마태자가 생포되어 수치를 당하지 않게 하기 위해 살수를 썼구나.] 휘익! 스스! 청풍(벽세황)이 누워있는 침대 옆에 멈춰서고. 이어

흑신; [제발...] 급히 청풍(벽세황)의 목을 만져보는 흑신. 청풍(벽세황)은 입과 코로 피를 게워내며 벌벌 떨고 있다.

백귀; [어떤가? 살릴 수 있겠는가?]

흑신; [가망 없네.] 고개 젓고. 손을 청풍(벽세황)의 목에서 떼면서

흑신; [정확히 심장과 단전에... 그것도 거푸 두 번을 찔려 살기는 틀렸어.] 이마 찡그리며 한숨을 쉬고

백귀; [잔인한 것들!] 이를 갈며 의원들을 돌아보고

백귀; [자신들의 주인에게 잘도 살수를...] + [!] 놀라 눈 부릅. 흑귀도 무언가를 보며 눈 부릅뜨고 있고

쿵! 바닥에 나뒹군 늙은 의원들이 입과 코로 거품을 물면서 벌벌 떨고 있다. 눈은 까뒤집은 채로

<입 속에 숨기고 있던 독을 터트려 자살했다.> 거품 물고 죽어가는 늙은 의원들 보며 얼굴 굳어지는 흑백신귀

 

#39>

뇌옥 앞의 상황. 무제궁의 무사들이 뇌옥과 연공관쪽으로 속속 몰려들고 있다. 연공관 안으로 달려 들어가는 자들도 있고. 뇌옥 앞에서는 여전히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데 천마성 무사들은 이제 거의 만신창이가 되어 있다. 위상영은 횃불을 든 채 서서 연공관쪽을 보고 있고

[지겹다!] [그만 죽어라!] 푹! 퍽! 천마성 무사들 중 한명이 무제궁 무사들의 칼질에 팔이 잘리고 가슴이 갈라진다.

[진충!] 퍼억! 나뒹구는 동료를 돌아보며 비명 지르는 다른 천마성 무사들 세 명. 연공관 쪽을 보던 위상영도 돌아보고

[어딜 한 눈을 파느냐?] [네놈도 동료와 함께 지옥으로 가라.] 쩍! 푹! 다시 한명의 천마성 무사가 무제궁 무사들의 칼질에 몸이 갈라지고. 그러자

[내총관님!] [여기까지인 것 같습니다.] 캉! 카캉! 동료가 또 피를 뿌리며 쓰러지는 것을 보며 위상영에게 외치면서 칼질을 하고

[늦기 전에 불을 질러 버리십시오.] [뇌옥 안의 버러지들과 함께라면 웃으면서 죽을 수 있습니다.] 외치면서 웃는 천마성 무사들. 무제궁 무사들의 칼질에 맞으면서도. 그러자

위상영; [수고했어요 여러분!] 횃불을 쳐들며 비장하게 웃고

위상영; [함께 삼도천을 건너도록 해요.] 화악! 횃불을 바닥에 대고 휘두른다. 그러자

펑! 화악! 뇌옥 입구에 뿌려진 기름에 불길이 옮겨붙는다. 아주 빠르고 강하게

[헉!] [불을 질렀다!] [이제 보니 뇌옥 주변에 기름을 뿌려놓았다.] [위험하다 물러서라!] 맹렬하게 치솟는 불길을 보며 무제궁 무사들 기겁하며 물러서고. 반면

[먼저 간다 개새끼들아!] [귀신이 되어서라도 오늘의 복수는 할 테니 기대해라.] 푹! 쩍! 자신들의 무기로 배를 찌르고 목을 베면서 웃는 살아남은 천마성 무사 두 명. 반면 위상영은 치솟는 불길 속에 마녀처럼 서있고.

퍼억! 화르르! 쓰러지면서 불길에 휩싸이는 두 명의 천마성 무사들

[저... 저 독한 놈들...] [괜히 천마성의 정예가 아니었다.] 그걸 보며 공포에 질리는 무제궁 무사들. 그때

위상영; [진무량에게 나 위상영의 말을 전해라.] 화르르! 온몸이 불길에 휩싸이면서 마녀같이 웃으며 외치고.

무제궁 무사들 흠칫! 하며 보고

위상영; [귀신이라는 것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내가 증명해보일 것이라고!] 호호호! 불길에 휩싸이면서 마녀처럼 웃고

[아... 안돼!] [뇌옥 안에는 천마성의 만행에 맞서다가 잡혀온 백도의 의인들이 다수 갇혀있을 텐데...] [구하기는 늦었다! 불길이 뇌옥 안으로 번졌어.] 뇌옥 입구를 뒤덮는 거센 불길을 보며 발 동동 구르는 무제궁 무사들. 그 불길 속에 위상영은 마녀처럼 웃으며 서있고

 

#40>

화악! 펑! 뇌옥 내부. 기름이 뿌려진 복도를 따라 불길이 폭발적으로 일어난다. [으악!] [안돼!] [악독한 것들이 기어코 불을 질렀다.] 감방에 갇힌 죄수들 비명 지르며 벽쪽으로 물러서고

죄수들의 아우성을 배경으로 독방에 혼자 누워 있는 벽세황으로 얼굴이 변한 청풍. 물론 기절한 상태고

 

#41>

다시 뇌옥 입구. 화르르르! 완전히 불바다가 되고

위상영; (여기까지는 예상했던 대로다.) 불길에 휩싸인 채 눈 부릅뜨고

위상영; (하지만 더 지체하면 소성주님까지 타죽을 수 있다.) (더 늦기 전에 누구든 손을 써줘야만 하는데...) 불길에 휩싸인 채 좀 초조하고. 그때

펑! 갑자기 위상영 주변의 불길이 물 폭탄을 맞은 듯이 확 꺼진다. 보이지 않는 힘이 허공에서 아래로 확 뿜어진 모습. 그 가운데 서서 눈 치뜨는 위상영

[헉! 불길이 잡혔다!] [이게 무슨...] 무제궁 무사들 놀랄 때

화악! 허공에서 날아 내리는 검은 옷의 흑신. 손으로 아래를 겨눠서 장풍을 쏘아낸 모습이고

위상영; (나타났다!) 올려다보며 눈 치뜨고

[흑신(黑神)장로께서 오셨다.] 환호하는 무제궁 무사들

위상영; (흑신!) (무제궁의 최고 고수들인 흑백신귀중 한명...) 불길의 잔해로 몸에서 연기를 뿜어내며 올려다 볼 때

흑신; [간악한 계집!] 휘릭! 분노하며 아래로 내려오고

흑신; [두 번 다시 못된 짓을 못하게 해주마!] 투쾅! 손가락을 퉁기고. 그러자 흑신의 손가락 앞에서 검은 창 같은 것이 튀어나가고

퍼억! 위상영의 아랫배에 시커먼 창같은 것이 박힌다. 눈 치뜨며 휘청하는 위상영

위상영; (단전이 파괴되었다!) 뒤로 넘어가며 기절하려 하고

털썩! 아랫도리에 검은 창같은 것이 박힌 채 뒤로 나뒹구는 위상영. 휘익! 그 앞으로 날아 내리는 흑신

[장로님!] [불길이 뇌옥 안쪽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뇌옥에는 정파백도의 의인들이 다수 갇혀있습니다.] 무제궁 무사들 다급히 외치고

흑신; [알고 있다. 소란 떨지 마라.] 외치며 손바닥을 여전히 불길이 거세게 번지고 있는 뇌옥 안쪽을 향해 겨누고. 이어

지잉! 흑신의 검은 손바닥에서 소용돌이가 일어나더니

화악! 쿠오오! 뇌옥 안쪽으로부터 불길이 빨려나와 흑신의 손바닥으로 스며 들어간다

[오오!] [흑신 장로님께서 불길을 빨아들이고 계신다.] [신기다.] 그걸 보고 환호하는 무제궁 무사들

화악! 그 사이에 마지막 불길이 흑신의 손바닥 안으로 확 빨려 들어가고

흑신; [되었다.] 손바닥을 흔들어 불길을 털어내고

흑신; [불길은 잡혔으니 안으로 들어가 갇혀있는 형제들을 구출하라.] 외치고

[존명!] [서두르자!] 외치면서 뇌옥 안으로 달려 들어가는 무제궁 무사들. 흑신은 좀 옆으로 물러나 보고 있고. 그 옆에 쓰러진 위상영은 기절 직전이고

위상영; (진인사 대천명...) 기절하려 하며 생각하고. 시선은 무제궁 무사들이 달려들어가는 뇌옥 입구를 보며

위상영; (내가 할 수 있는 조치는 다 해놨다.) 눈을 감고

<이제 천지신명과... 천마성의 열조들께서 소성주님을 보우하시기를 바랄 뿐이다.> 기절하는 위상영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42>

[와아!] [반갑소 무제궁의 대협들!] [살아서 대협들을 보게 될 줄은 몰랐소.] 뇌옥 내부. 안으로 달려 들어오는 무제궁 무사들 보며 환호하는 죄수들. 창살에 매달린 채

[고생이 많으셨소!] [꺼내드릴 테니 잠시만 기다려 주시오.] [여러분들은 정파백도의 영웅들이시오.] 콰창! 빠캉! 철컹! 철창의 열쇠들을 박살내고 철창을 열면서 외치는 무제궁 무사들

[고맙소! 정말 고맙소.] [무제궁 만세!] 감방에서 나와 무제궁 무사들과 얼싸안고 감격하는 죄수들. 무제궁 무사들도 죄수들을 끌어안고 감격하고

[무제궁 만세!] [천마성의 마귀들아 각오해라. 우리가 당한 만큼 갚아줄 테니...] 환호성을 배경으로 독방에 혼자 쓰러져 있는 벽세황(청풍)의 모습

 

#43>

<-태산(泰山)> 웅장한 산. 밤. 하늘에는 별이 총총

<-무제궁(武帝宮)> 그 산의 중턱에 자리한 웅장한 성채. 깊은 밤이라 불은 대부분 꺼져 있고

무제궁의 외진 곳. 지대가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어서 태산의 봉우리들과 밤하늘이 잘 보인다. 단촐한 건물이 한 채 있고 담장으로 에워싸여 있는데.

정원 끝에 휠체어가 한 대 서있다. 휠체어에 앉아서 밤하늘을 보고 있는 진상파. 좀 떨어진 곳에는 환설이 공손히 서있다.

밤하늘의 총총한 별들. 헌데

출렁! 밤하늘의 별들이 갑자기 물결치듯 한 번 일렁이고

찌릿! 감전 당하는 듯한 표정이 되는 진상파

[!] 진상파를 지켜보던 환설 움찔! 하고

꽉! 휄체어의 손잡이를 움켜잡는 진상파의 양손

환설; (소궁주님이 격동하고 계신다.) 긴장

환설; (바로 옆에 벼락이 떨어져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 분이 왜...) 슥! 밤하늘을 보고

환설; (천기(天機)에 변화라도 있었던 것일까?) 밤하늘 살피지만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 있는 밤하늘. 변화가 없다

환설; (내 눈에는 그냥 밤하늘일 뿐인데...) 갸웃. 하지만

진상파; (그가... 사자천마가 결국 종명(終命)했구나.) 얼굴에 표정 변화는 없지만 휠 체어 손잡이를 쥔 손에는 꽉 힘이 들어간다. 사자천마를 떠올리고

진상파; (천신(天神)이든 부처든 인과(因果)의 그물에서는 벗어나지 못한다.) (하물며 새벽에 잠깐 맺혔다가 해가 뜨면 지고 마는 이슬 같은 인생이야 말해 무엇하랴?) 한숨

진상파; (사자천마 정도 되는 위인을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죽게 만들었으니 우리 무제궁은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우울. 그때

반짝! 하늘에서 강하게 빛나는 별 하나.

진상파; (천랑성(天狼星)이 핏빛을 뿜어낸다.)

진상파; (전쟁과 복수를 주관하는 천랑성이 피로 물들었으니 오늘 밤 벌어진 참극에 관여한 모든 인간들은 피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진상파; (만일 내가 천마성의 공격을 주도했다면 기필코 마태자 이청풍까지 말살해서 후환을 없이 했겠지만...) 청풍을 떠올리고

진상파; (천랑성이 저리 빛나고 피빛으로 물든다는 것은 마태자가 살아있다는 뜻이다.) 휠체어의 손잡이를 꽉 잡고

진상파; (세상 그 누구보다 살기가 강하던 마태자에게 철천지한을 품게 했으니 후과가 어떠할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한숨

진상파; (무제궁이 피로 잠기고 세상이 공포로 전율하지 않게 하려면 아마도 누군가가 제물이 되어 희생해야만 할 것이다.)

진상파; (그 누군가가 나 진상파일 가능성이 높고...)

<그저 하늘의 호생지덕이 실제로 존재하길 바랄 뿐이다.> 진상파가 하늘 보는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44>

아침. 천마성. 이제 불길도 잡혔고. 하지만 여전히 불탄 건물들에서는 연기가 치솟고 있다.

줄줄이 포승줄에 묶여서 천마성 입구쪽으로 끌려가는 천마성의 남녀들. 대부분의 남자들은 죽거나 달아나서 끌려가는 건 여자와 아직 어린 아이들, 또는 일을 시킬 수 없는 아주 늙은 노인들이다. 무제궁 무사들이 눈을 부라리며 감시하고 있고.

건물을 뒤져서 값나가는 물건들과 중요한 서류등을 끌어내 마당에 쌓은 자들도 있고

양 진영이 시체들을 따로 모으는 무사들도 있다. 무제궁 무사들 시체는 관에 누이고. 천마성 무사들의 시체는 그냥 산더미처럼 쌓고 있다.

천마성 소속의 생존자들중에는 청장년은 없다. 싸우다가 죽었거나 달아났고. 그 때문에 시체를 처리하는 일애 동원된 것은 십대의 소년들과 아직은 운신할 수 있는 노인들이다. 소년과 노인들노인들은 무제궁 무사들의 감시하에 시체를 옮기고 있다. 특히 소년들은 울면서 천마성 무사들의 시체를 쌓는 중이다

 

#45>

천마성 정문. 십여 명의 무제궁 무사들이 경비를 서는데

안쪽에서 그곳으로 끌려오는 포승줄에 묶인 남녀들. 일정 간격으로 따라오는 무제궁의 무사들이 살벌한 표정으로 감시하며 천마성의 생존자들을 끌고 정문을 나온다. 천마성 입구에는 몇 명의 무제궁 무사들이 경비를 서고 있고. 헌데

[아... 안돼!] [흐윽!] 천마성 정문으로 끌려나오다가 자지러지는 아녀자와 노인들

쿵! 천마성 정문에 밖으로 내걸린 시체 한구. 발가벗겨진 시체인데 발목이 밧줄에 묶여 거꾸로 매달려 있다. 두 팔을 아래쪽으로 늘어트린 채. 바로 청풍의 모습을 한 벽세황이다. 청풍(벽세황)으로 표기. 발가벗겨진 청풍(벽세황)의 시체에는 무수한 상처가 나있다. 무제궁 무사들이 화풀이로 난도질한 것. 그 때문에 배가 갈라져 창자로 흘러나와 있고

[소... 소성주님!] [소성주님이 저런 꼴이 되시다니...] 끌려가며 청풍(벽세황)의 시체를 보며 전율하고 통곡하는 천마성 사람들

[잘 봐둬라 천마성의 버러지들아!] [너희들이 신처럼 떠받들던 마태자 이청풍의 말로다!] 정문을 경비하는 무제궁 무사들이 신나게 웃고

[마태자란 마귀가 뒈진 것을 너희 년놈들의 눈으로 확인했을 테니 헛된 희망은 품지 않는 게 좋다.] [천마성은 어젯밤을 끝으로 세상에서 사라진 것이다.] 웃는 무제궁 무사들. 끌려가며 울고 통곡하고 합장하며 기도하는 천마성 사람들. 그러다가

흠칫! 하는 무제궁 무사들

휘익! 천마성 정문쪽으로 바람같이 날아오는 청년. 바로 위진천이다.

[저 분은...] [궁주님의 둘째 제자이신 운중신룡(雲中神龍) 위진천(威振天) 공자님이시다.] 무제궁 무사들 긴장하며 보고. 그때

위진천; [수고가 많다.] 휘익! 천마성 정문으로 날아 내리는 위진천

[이(二)공자님!] [어서 오십시오 이공자님!] 포권하는 무제궁 무사들

위진천; [사부님께서 맡기신 다른 일을 처리하다보니 역사적인 천마성 공략에 참여하지 못했군.] [나로서는 실로 유감인 일이었다.] 정문으로 다가오며 정문에 내걸린 청풍(벽세황)의 시체를 보고

[다행히 큰 피해 없이 천마성을 함락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공자님께서 가세하셨다면 그나마의 희생도 없었을 텐데 말입니다.] 아부하는 무제궁 무사들

위진천; [그러게나 말이다.] 웃으며 청풍(벽세황)의 시체를 올려다보고

위진천; [정문에 내걸린 저 시체가 혹시...]

무사1; [마태자 이청풍의 시체입니다.] 함께 올려다보며 신나하고

무사2; [궁주님께서는 생포하라고 하셨지만 사자천마의 심복들이 저자를 죽였다고 합니다.] 올려다보며

위진천; [자기들의 소성주가 본궁의 포로가 되어 수모를 당하는 걸 원치 않았겠군.] 고개 끄덕이고

무사1; [좀 아쉬운 결말이지요.] [저놈을 생포했다면 두고 두고 희롱하고 모멸을 할 수 있었을 텐데...]

위진천; [그런 면에서는 복이 많은 놈...] + [!] 말하다가 눈을 번뜩

무사1; [왜 그러십니까?] 의아하며 함께 청풍(벽세황)의 시체를 보는데

반짝! 난도질당해 창자가 흘러나온 청풍(벽세황)의 복부에서 무언가 반짝이고

위진천; (이가놈의 뱃속에 무언가 있다.) 손을 쳐들고.

징! 진동하는 위진천의 손바닥. 그러자

움찔! 반짝이는 물건이 들어있는 부분의 청풍(벽세황)의 복부가 진동하다가

팟! 반짝이는 물체가 위진천의 손바닥으로 날아든다. 반지다. 깜짝 놀라 보는 무사들

팟! 그걸 낚아채는 위진천의 손아귀

[이가놈의 뱃속에 무언가 들어있었군요.] [속하들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물건입니다.] 무사들 놀라며 위진천의 손바닥을 보고

펼치는 위진천의 손바닥. 피에 물든 반지가 하나 들어 있다. 폭이 2센티쯤이고 상당히 두꺼운 반지인데 반지 중앙으로 톱니바퀴 형상의 금이 빙 둘러 나있다. 그 금을 중심으로 한쪽은 검은색, 한쪽은 붉은색이다. 이 반지의 이름은 성마지환. 천마와 무성의 무공을 찾아낼 수 있는 중요한 단서다.

[반지 아닙니까?] [저렇게 큰 반지가 어쩌다가 이가놈의 뱃속에 들어있었던 건가?] 커다란 반지 성마지환을 보며 놀라 어리둥절하는 무사들

위진천; (이 반지...) 눈 번뜩이며 성마지환을 보고

위진천; (검고 붉은 서로 다른 재질의 금속으로 만들어졌는데...) (비록 값은 나가게 보이지 않지만 만듦새가 아주 정교하다.) 서로 다른 재질로 이루어진 반지를 둘로 가르는 톱니바퀴 형상의 문양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위진천; (이가놈은 이 반지를 남에게 빼앗기지 않기 위해 삼켰을 것이다.)

위진천; (헌데 특수한 금속으로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반지의 모서리들이 약간씩 부식되어 있다. 그렇다는 건 여러 번 강한 산(酸)에 노출되었다는 건데...)

위진천; (아마도 이가놈은 이걸 삼켰다가 대변으로 배출되면 다시 삼키기를 반복했을 것이다.) 눈 번뜩이고

위진천; (말 그대로 필사적으로 지키려 했다면 이 반지, 엄청난 값어치가 있는 게 분명하다.) 눈 번뜩이고

위진천; (삼황중 최강자였던 천마와 관련이 있는 것일 수도 있고...)

위진천; (잘 하면 이 반지 덕분에 한 몫 챙길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히죽

 

#46>

마당에 천마성 무사들의 시체를 쌓고 있는 현장. 무제궁 무사들의 감시하에 노인들과 소년들이 시체를 끌고 와 마당 가운데에 쌓는다. 기름통을 준비하는 무제궁 무사들도 있고. 헌데

시체를 옮기는 노인들 사이에 끼어있는 유령귀왕 교백. 얼굴에 검댕을 칠해서 더 늙고 볼품없어 보인다. 옷도 추레하고

유령귀왕; (예상했던 대로 천마성과 무제궁의 결전은 무제궁의 대승으로 끝이 났다.) 시체를 옮기면서 주변의 무제궁 무사들을 곁눈질하고

유령귀왕; (그보다 지난 밤 내가 천마성에 머물고 있었다는 걸 무제궁의 인간들이 알아서 좋을 게 없으니 조심해야한다.)

유령귀왕; (물론 사라지려면 아무런 문제없이 사라질 수도 있지만 그러면 재미가 없지.) 히죽 웃고

유령귀왕; (천마성이 궤멸 당했으니 이제 무림은 무제궁의 세상...)

유령귀왕; (과연 무제궁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알기 위해서라도 한동안 이곳에 잠복하면서 진무량과 무제궁 고위층의 생각을 엿봐야한다.) 생각하다가

[!] 무언가 발견하고 흠칫! 하는 유령귀왕

휘익! 건물들 사이를 날아가는 위진천. 굳은 얼굴이고

유령귀왕; (저 놈은...) 곁눈질

<운중신룡 위진천...> 건물들 사이를 날아가는 위진천을 배경으로 유령귀왕의 생각. 무제궁 무사들이 급히 인사하지만 본 척도 않고 날아가는 위진천

유령귀왕; (따지고 보면 천마성 궤멸의 일등 공신은 바로 저 놈이라고 할 수 있다.) 건물들 사이를 날아가는 위진천을 보고.

유령귀왕; (저 놈이 소소를 유혹하는 바람에 소소가 다른 계집으로 하여금 마태자의 수청을 들게 했고...)

유령귀왕; (그 계집이 소양갈맥고로 마태자를 중독 시키는 바람에 작금의 상황이 벌어졌으니...) 생각하다가

유령귀왕; (설마!) 눈 치뜨고

유령귀왕; (마태자를 소양갈맥고로 중독시킨 계집도 위진천, 저 놈의 끄나플이 아닐까?) 침 꿀걱 삼키고

유령귀왕;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가설이다.) 끄덕일 때

[거기 늙은이? 잔꾀 부릴래?] 무제궁 무사중 한 놈이 멈춰 있는 유령귀왕에게 눈을 부라리고. 그자의 발치에 시체들이 여러 구 있고

[빨리 와서 이 송장들 옮겨라!] 눈 부라리는 무제궁 무사

유령귀왕; [가... 갑니다요 나으리.] 굽신거리며 그 무사 쪽으로 가고

유령귀왕; (어쩐지 위진천, 저 놈이 모든 일의 배후에 있는 것같은 예감이 든다.) 시체들이 널려있는 곳으로 가며 눈 번득이고

유령귀왕; (한번 주의 깊게 저 놈의 뒤를 캐볼 필요가 있겠다.) 시체 한구의 팔을 잡아끌면서 음산한 표정으로 곁눈질. 위진천은 이제 건물들 사이로 사라지고 있다.

 

#47>

위진천; (젠장... 젠장!) 휘익! 건물들 사이를 질풍같이 날아가고

<천마성 내총관 위상영 말씀이십니까?> <그 계집은 지금쯤 걸레가 되어가고 있는 중일 겁니다.> 히죽거리며 웃는 무제궁 무사들을 떠올리는 위진천

이하 회상

 

무사1; [냉서시 위상영은 뇌옥에 갇혀있던 정파백도의 죄수들을 불 태워 죽이려고 했습니다.] 천마성 정문에서 위진천에게 말하는 무사들

무사2; [흑신장로께서 늦지 않게 개입하신 덕분에 사상자는 나오지 않았는데...] [자신들이 타죽을 뻔 했다는 사실에 분노한 죄수들이 위가 계집에게 복수를 하겠다고 달려들었습니다.] 신이 나서 말하고

무사1; [흑신장로께서 말려보려 하셨지만 복수에 눈이 뒤집힌 죄수들을 말릴 수 없었고...]

무사1; [결국 위가 계집은 지난밤부터 죄수들에게 겁탈을 당하고 있는 중입니다.] 히죽거리며 말하고

회상 끝

 

위진천; (고모님이 험한 꼴을 당할 수도 있다고 생각은 했다.) 휘익! 이를 갈며 날아가고. 이제 멀리 앞쪽에 뇌옥이 보이고. 뇌옥 주변에는 무제궁 무사들이 뇌옥 안을 기웃거리고 있는데. 뇌옥에서 바지를 묶으며 나오는 자들도 있고. 죄수들이다.

위진천; (헌데 짐승같은 놈들에게 겁탈을 당하기까지 할 줄이야.) 쐐액! 그 뇌옥을 향해 날아가고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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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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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뇌옥. 네 명의 무사들이 커다란 통에 든 기름을 뇌옥 안쪽에 뿌리며 뒷걸음질 쳐서 나오고 있다. 뇌옥 밖에는 이미 여러 개의 빈 나무통이 뒹굴고 있고. .

뇌옥에 기름을 뿌리면서 뒷걸음질로 나오던 무사들 흠칫하며 옆을 돌아보고.

연공관에서 달려오는 위상영. 두 팔로 벽세황(청풍)을 안고 있다. 벽세황(청풍)은 상체를 벗은 상태고

[내총관께서 돌아오시는군.] [철수무정 벽세황을 다시 데려오고 있는 걸.] 허리 펴며 어리둥절하는 무사들

위상영; [기름은 다 뿌렸느냐?] 휘익! 뇌옥 앞에 멈추면서 묻고

[상황이 상황인지라 충분한 양은 구하지 못했습니다만...] [입구 쪽에 중점적으로 뿌렸으니 직접 태워죽이지는 못한다 해도 연기로 질식시켜 죽일 수는 있을 것입니다.] 무사들 빈 기름통을 옆으로 던지며 말하고

위상영; [이 정도면 되었다.] 무사들을 지나 뇌옥으로 들어가고

위상영; [불을 붙일 횃불도 한 자루 준비해둬라.] 들어가며 지시하고. + [예 내총관님.] [준비하겠습니다.] 뒤에서 대답하고

위상영; (성주님이 진무량을 때려죽여서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길 바라지만...) 입술 깨물며 뇌옥 안쪽으로 들어선다. 바닥이 기름으로 질척거리고 있다.

위상영; (온전한 몸 상태라 해도 진무량을 이기려면 벅차실 텐데... 성주님은 소성주님을 치료하시느라 완전히 탈진한 상태다.) 뇌옥 안으로 들어가고.

위상영; (승패는 이미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으니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고 대비해야만 한다.) 이를 악물고

 

#34>

뇌옥 내부. 중앙의 긴 복도를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철창으로 쳐진 감방이 각기 십여 개씩 있는 구조다. 각 감방 안에는 초췌하고 봉두난발인 죄인들이 여러 명씩 갇혀서 입구쪽을 보고 있다. 눈들이 흥분과 두려움으로 번들거린다. 모두 깨어있는 상태다. 기름은 뇌옥 입구와 복도에 질펀하게 흐르지만 양이 아주 많지는 않아서 복도 중간쯤에서 흐르는 게 멈췄다.

철벅! 철벅! 기름으로 질척거리는 복도로 들어서는 위상영. 물론 두 팔로는 벽세황(청풍)을 안고 있고

<천마성 내(內)총관 냉서시(冷西施) 위상영!> <저 마녀가 철수무정 벽세황을 다시 데리고 돌아왔다.> <대체 무슨 수작인 건가?> 감방 안의 죄수들이 핏발 선 눈으로 그런 위상영을 보고 있고

감방 중 한 칸의 철창으로 만들어진 문이 열려있다. 비어있는 그 감방이 벽세황이 갇혀있던 감방이다. 벽세황(청풍)을 안고 그곳으로 오는 위상영

위상영; [들어가 있어라!] 휙! 벽세황(청풍)을 감방 안으로 던지고

털썩! 감방 바닥에 나뒹구는 벽세황(청풍)

위상영; [악질 중의 악질인 네놈을 토막 쳐서 죽이려 했다만...] 철컹! 철창으로 이루어진 문을 다시 닫으며

위상영; [간단히 죽이는 건 너무 편한 것같아서 다른 놈들과 함께 태워 죽이기로 마음을 바꿨다.] 철컹! 문을 완전히 닫고. 그러자

[태... 태워 죽인다고?] [그럼... 천마성의 마졸들이 기름을 뇌옥 안에 뿌린 이유가...] 감방 안의 죄수들 기겁하고

위상영; [이 상황이 되어서 뭘 더 숨기겠느냐?] 죄수들을 돌아보며 마녀처럼 웃고

위상영; [너희들이 하늘같이 여기는 진무량이 기습을 해 와서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중이다.] 문쪽을 보며 말하고. 죄수들도 일제히 돌아보고

와아! 와! 펑! 퍼펑! 크악 컥! 비명과 폭음이 열린 문을 통해 들리고

[아... 아까부터 밖이 소란스럽다 했더니...] [칠지무제께서 우릴 구하러 오셨구나.] 감격하고 흥분하는 죄수들

위상영; [예상도 못했던 기습이라 현재 우리 천마성 쪽이 불리한 상황이다.] [하지만 네놈들에게는 그리 좋은 상황이 아니기도 하다.] 냉소하고

[설마...] [우릴 태워 죽인다고 한 게...] 깨닫는 죄수들

위상영; [본성이 함락될 경우 골칫거리였던 네놈들을 그냥 둘 수는 없지 않겠느냐?] 사악하게 웃고

위상영; [마지막 방어선이 돌파당하는 순간 이곳은 불구덩이가 될 테니 각오를 해두는 게 좋은 것이다.] 살벌하게 웃고

[!] [!] 공포에 질리는 죄수들. 그때

콰왕! 엄청난 폭음이 뇌옥 밖에서 들리고. 눈 치뜨는 위상영. 죄수들도 기겁하고

드드드! 뇌옥 전체도 지진이 난 듯이 뒤흔들린다.

위상영; (가... 가공할 폭발이 일어났다. 그렇다는 건...) 입구를 돌아보고

위상영; (성주님과 진무량의 격돌이 결판이 났겠구나.) 굳어지는 얼굴

 

#35>

화악! 핵폭발이 일어나듯이 사발같은 폭발이 일어난다. 불타는 건물들 사이에서 일어났고. 그 폭발에서 떨어져 있던 무사들이 폭발에 휘말려 뒤로 날아가거나 밀려난다

콰드드! 콰쾅! [허억!] [조... 조심해라!] [크악!] [안돼!] 폭발에 휘말려 가랑잎처럼 날아가며 비명을 지르거나 방어막을 일으켜서 몸을 보호하며 필사적으로 버티는 양 진영의 사람들. 타노도 있다. 타노는 양팔을 십자로 해서 방어막을 만들며 버티며 앞을 보고 있다. 하지만 흑백신귀와 위극겸은 보이지 않는다.

콰드득! 화악! 폭발의 여파로 불타던 건물이나 주변의 건물들이 외곽으로 무너지고 기와로 된 지붕들이 날아간다.

퍼퍽! 콰당탕! 우지끈! [커억!] [큭!] 무너지는 건물들. 날리는 기왓장들. 건물들 잔해에 처박히거나 기왓장과 건물 파편에 맞아 나뒹구는 사람들. 무공이 높은 자들은 호신강기를 일으켜 버티면서 밀려나고

드드드! 진동이 갈아앉고

퍼퍽! 콰창! [끄윽!] [컥!] 흩날리던 기왓장과 파편들도 바닥에 떨어지고. 그 사이로 나뒹구는 사람들 비명 지른다

화아! 쿠오오! 장내를 덮고 있던 사발같은 거대한 기운이 흩어지면서 그 안쪽에 사람의 형상이 드러난다. 한명은 서있고 한명은 나뒹군 모습이고

<어... 어떻게 된 건가?> <양쪽 다 전력을 기울여 공격을 주고 받았는데...> 타노를 비롯한 양 진영의 사람들 긴장하며 보고. 직후

쿵! 드러나는 장면. 칠지무제는 서있고 사자천마는 뒤로 벌렁 나자빠져 있다.

칠지무제의 입과 코로 피가 줄줄. 내상을 입을 모습이지만 어쨌든 서있다. 눈을 부릅뜨고 왼손을 앞으로 내밀었는데 멀쩡하던 다섯 손가락 중 중지가 터져서 사라졌다. 오른손은 원래부터 엄지와 검지만 남은 상태고.

반면 사자천마는 뒤로 나자빠져 있는데 옷이 터지고 입과 코로 피가 줄줄. 그리고 가슴에 사발만한 구멍이 뻥 뚫려있다. 사자천마의 오른손 중지에 마귀 얼굴 형상인 반지가 끼워져 있음을 주의. 직후

[와아!] [궁주님이 이기셨다!] [폭혈탄지공(爆血彈指功)을 쓰셔서 사자천마의 가슴에 구멍을 내셨다.] [손가락을 하나 더 잃으셨지만 마침내 천마의 후손을 쓰러트리셨다.] 폭발적으로 환호하는 칠지무제 뒤쪽의 검은 옷을 입은 무제궁 고수들. 타노도 주먹 불끈 쥐며 안도하고. 반면

[성... 성주님!] [안돼!] [성주님께서 치명상을 입으셨다.] [소성주님을 구하시느라 내공을 소진하신 결과다.] 사자천마 뒤쪽의 천마성 남녀들은 절망하고

칠지무제; (드디어 끝났군. 천마성과의 오랜 악연도...) 슥! 안도하며 쳐들었던 왼손을 내밀고. 그때

[하나 물어봅시다.] 누군가의 말이 들려 흠칫! 하는 칠지무제

사자천마; [승기(勝機)를 취하기 위해 내 아들을 미끼로 쓴 계책은 궁주가 생각해낸 거요?] 하늘 보고 누운 채 말하고

[헉!] [아... 아직 살아있다!] [심장에 구멍이 났을 텐데 어떻게...] 무제궁 무사들 공포

[성... 성주님!] [성주님은 돌아가시지 않았다.] [무제궁의 개잡종들아! 아직 끝난 게 아니다!] 흥분하고 악을 쓰는 천마성 무사들

칠지무제; [노부의 대답은...] 침통하게 말하고.

타노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 입을 다물며 칠지무제를 주시하고

칠지무제; [물실호기(勿失好機;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음)일세.]

사자천마; [물실호기라...]

사자천마; [역시 그런 것이었군.] 스윽! 일어난다. 가슴에 난 구멍에서 피와 살점이 줄줄 흘러내리고 있고

<저... 저런 몸으로 움직이다니...> <과연 삼황(三皇) 중 천마(天魔)의 후손답다.> 공포에 질리는 타노와 무제궁 고수들

사자천마; [죽음을 목전에 든 처지라 그런지 아둔한 내 눈에도 천기(天機)가 읽히기에 한 마디 하겠소.] 슥! 완전히 일어나고

사자천마; [궁주는 남의 손바닥 위의 인형같은 신세...] [머잖아 가장 소중한 것을 잃으시게 될 것이오.] 음산하게 웃고

칠지무제; [노부의 귀에는 천기가 아니라 그저 악담(惡談)으로만 들리는구먼.] 찡그리며 마주 노려보는데

사자천마; [천기인지 악담인지 판단하는 것은 오늘 이후로도 살아계실 궁주의 몫이니 내 알 바 아니고...] 우둑! 양손을 마주 쥐어 소리를 내고

사자천마; [피할 수 없는 저승길이라 길동무나 좀 데려가야겠소.] 화악! 사자천마의 몸에서 강한 기운이 폭발적으로 뿜어지고

[헉!] [가... 가공할 살기...] [조... 조심해라! 마지막 발악을 하려는 모양이다.] 심각한 표정인 칠지무제 뒤에서 타노와 무제궁 무사들 기겁하며 뒷걸음질 칠 때

우둑! 우두둑! 사자천마의 몸이 마구 자라나기 시작한다. 헐크처럼 변하는 것인데 헐크보다 훨씬 크게 변한다. 최종적으로 5미터 이상의 거인이 된다

[성... 성주님의 몸이 급격히 불어나고 있다.] [설마 성주님은 그 금단(禁斷)의 마공을 쓰시려고...] 천마성 무사들 기겁하고. 그때

칠지무제; [천마해체대법(天魔解體大法)!] 심각한 표정

칠지무제; [그대들 천마성의 시조인 천마가 남긴 금단마공 천마해체대법인가?] 쿠오오! 온몸을 방어막으로 두르며 심각한 표정

사자천마; [천마해체대법이 어떤 무공인지 아시는 듯 하니 달아난다 해도 비웃지 않겠소.] 우둑! 우두둑! 몸이 자라면서 칠지무제를 내려다보며 웃고

칠지무제; [지금 그 말이 족쇄가 되어 노부의 퇴로마저 박아버리는군.] 지지지! 온몸을 강력한 호신강기로 덮으면서 쓰게 웃고

타노; [궁주님! 피하십시오!] 뒷걸음질하며 외치고. 다른 놈들은 이미 달아나려 하고

타노; [그냥 둬도 곧 죽을 자의 도발에 넘어가실 필요 없습니다.] 외치지만

<너나 피해라 타노! 노부마저 피하는 건 저 젊은 사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바웅! 오른손을 내밀어 방패같은 기운을 만들면서 전음으로 말하고

타노; [궁주님...] 울상

사자천마; [충성스러운 종을 뒀소이다 진궁주.] 콰드드! 이제 거의 5미터쯤 크기로 변한 채 타노를 보며 웃고. 그 앞의 칠지무제와 타노가 주먹정도 크기로 작게 보인다. 동시에

<모두 들어라!> 천마성 무사들의 귀에 들리는 전음. 울먹이다가 흠칫! 하는 천마성 무사들

<천마해체대법으로 기회를 만들 테니 움직일 수 있는 자는 모두 본성을 탈출하라!> 콰득! 우둑! 풍선처럼 몸이 부풀어 오르는 사자천마의 모습 배경으로 전음이 들리고. 그러자

<안됩니다 성주님!> <속하들이 어찌 성주님과 소성주님을 남겨 두고 목숨을 구하기 위해 도망치겠습니까?> 천마성 무사들이 이를 갈며 전음으로 대구하면서 울지만

<청풍이는 절대 죽지 않을 것이다.> 우둑! 우두둑! 극한까지 부풀어 오른 몸으로 전음을 날리는 사자천마

[!] [!] 깨닫는 천마성 사람들

<그러니 살아서 후일을 도모해라! 그것이 너희들이 할 수 있는 진정한 충성이다!> 번쩍! 쩍! 전음으로 말하는 사자천마의 몸의 여기저기에서 강한 빛의 가닥들이 창처럼 뚫고 나온다

[헉!] [사자천마의 몸에서 빛이...] [천... 천마해체대법이 시전되려는 전조다!] 무제궁 사람들 공포에 질려 기겁하고

<가자!> <성주님의 마지막 명령이다!> <수하 된 처지에 따라야만 한다!> <용서하십시오 성주님!> 팟! 화악! 일제히 날아오르는 천마성의 고수들.

[헉! 저 놈들이...] [천마성의 잡것들이 달아나려 한다.] 무제궁 무사들이 외치며 함께 날아오르혀 하고. 하지만 그 직후

<잘 가라 천마의 종들아!> 번쩍! 사자천마의 전음을 배경으로 그의 몸 전체가 엄청난 빛을 뿜어내며 폭발한다

[!] [!] 그 빛에 휩싸이는 칠지마제와 타노와 주변의 모든 사람들. 이어

쩌억! 처음 일어났던 것보다 몇 배 더 큰 빛의 폭발이 사발처럼 일어난다.

콰드드! 콰콰쾅! 엄청난 폭발, 사람과 건물들이 핵폭발에 휩쓸린 듯 날아가고

[크악!] [컥!] [피해라!] 허우적 대며 날아가는 무제궁의 무사들. 필사적으로 버티는 사람들

콰드득! 퍼퍽! 무너지는 건물들. 나뒹구는 무제궁 무사들. 비틀거리며 내려서는 자들

[!] [!] 내려서다가 놀라는 무제궁 무사들

쿠쿠쿠! 거대하게 부풀었던 반구형의 폭발 충격파가 흩어지며 흐려지고. 헌데

휘익! 휙! 그 흐려지는 충격파 뒤쪽, 사자천마의 뒤에 있던 천마성 무사들은 새처럼 날아서 날아가고 있다. 폭발의 충격파를 이용해서 날아가는 모습이고

[저... 저 놈들이...] [천마성의 마졸들이 달아나고 있다.] [도망치게 놔둘 것 같으냐?] 휙! 휘익! 무제궁 무사들이 이를 갈며 날아오르고. 그때

<쫓지 마라!> 누군가의 전음이 들려 흠칫! 하는 무제궁 무사들. 날아오르거나 날아오르려는 자세로.

쿠오오! 휘이이! 흩어지는 반구형의 충격파. 그 안쪽에 두 명의 인물이 앉고 서있는 게 보인다. 한손을 내민 자세로 서있는 인물은 물론 칠지무제고 칠지무제 뒤쪽에 타노가 한쪽 무릎을 꿇은 채 웅크리고 있다. 칠지무제가 막아줘서 폭발에 휘말리지 않은 모습

칠지무제와 타노의 모습. 칠지무제는 옷이 누더기가 되었고 입과 코로 피를 줄줄 흘리지만 버티고 있고.

[궁주님!] [무사하십니까?] 휘익! 휙! 다시 지면으로 내려서는 무제궁 무사들

그 사이에 경신술을 펼칠 수 있는 천마성 무사들은 모두 날아서 멀어지고 있다

[왜 천마성의 잔당들을 추격하지 못하게 하신 것입니까?] [후환을 남기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놈들을 추살해야합니다.] 멀어지는 천마성 무사들을 보며 이를 가는 무제궁 무사들

칠지무제; [사자천마가 자폭하여 사라진 이상 천마성의 무리들은 오합지졸일 뿐, 아무런 위협도 되지 못한다.] 손을 내리며

칠지무제; [지금 최우선적으로 집중할 일은 마태자 이청풍의 신병을 확보하는 일이다.]

<하긴...> <후환을 없애기 위해서는 천마성의 적통인 마태자 이청풍을 제거해야한다.> 깨닫는 무제궁 무사들

칠지무제; [흑백신귀를 도와 마태자를 찾아라. 생사를 불문하고 마태자를 본좌 앞으로 데리고 와야 한다.] 준엄하게 외치고

[존명!] [마태자를 반드시 찾아내겠습니다.] 휘익! 휙! 외치며 날아가는 무제궁 무사들. 이제 칠지무제 주변에는 타노만 남았다.

타노; [감축드립니다 궁주님!] 일어나며 포권하고

타노; [드디어 본궁과 천마성간의 길고 긴 투쟁을 궁주님 대에서 종식하셨습니다.]

칠지무제; [고맙구나.] 억지로 웃고

칠지무제; [하지만 마태자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는 한 안심할 수가 없다.] [타노 너도 마태자의 수색에 합류해라.]

타노; [존명!] 포권하고

휘익! 날아가는 타노

칠지무제; (타노의 말 대로 이씨가문과 진씨가문 간의 길고 긴 쟁투는 나의 대에서 결말이 났다.)

칠지무제;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슴에 납덩이가 들어찬 것같이 답답한 것은 어째서인가?) 찡그리고

칠지무제; (사자천마가 아들을 치료하기 위해 거의 모든 내공을 소모하지 않았다면 오늘 명줄을 놓은 것은 나였을 텐데...)

칠지무제; (천마성의 기밀을 수시로 제보해온 혈편복(血蝙蝠)이란 자의 정체가 아무래도 마음에 걸린다.)

칠지무제; (혈편복이 천마성 상층부의 요인이라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칠지무제; (과연 그자의 정체는 무엇이고 무슨 목적으로 우리 무제궁을 도운 것일까?)

그런 칠지무제의 뇌리에 떠오르는 사자천마의 마지막 말

 

사자천마; [죽음을 목전에 든 처지라 그런지 아둔한 내 눈에도 천기(天機)가 읽히기에 한 마디 하겠소.] 슥! 완전히 일어나고

사자천마; [궁주는 남의 손바닥 위의 인형같은 신세...] [머잖아 가장 소중한 것을 잃으시게 될 것이오.] 음산하게 웃고

회상 끝

 

칠지무제; (사자천마의 말 대로 나 역시 혈편복이란 자의 손아귀에서 놀아난 꼭두각시일 수도 있다.)

칠지무제; (하지만 나 진무량이 누구인가?) (삼황(三皇) 중에서도 으뜸이셨던 무성(武聖)의 적손(嫡孫)이 아닌가?)

칠지무제; (비록 무성조사의 최고 절기가 유실되어 천마의 후손들인 천마성에 고전해왔지만...) + [!] 생각하며 앞쪽에서 무언가를 발견하고

반짝! 바닥에서 무언가 빛을 발한다.

칠지무제; (혈교(血敎)에 이어 마침내 천마성까지 쓰러트렸으니 우리 무제궁의 군림천하를 막을 세력은 존재하지 않는다.) 멈춰서면서 바닥을 보고

칠지무제의 발치에 잘려진 손가락이 하나 있는데. 그 손가락에 반지가 끼워져 있다. 마귀가 입을 벌리고 있는 조각이 붙어있는 큼직한 반지다. 마귀 얼굴에는 눈이 세 개 달려있는데 작은 보석들이 눈 부위에 박혀있고

칠지무제; (이 반지...) 슥! 허리 숙여서 반지를 집어들려 하고. 순간

푸스스! 손가락은 먼지가 되어 흩어지면서 반지만 남고. <반지의 제왕> 제1편에서 사우론의 잘린 손가락에서 절대반지가 빠지는 장면처럼

칠지무제; (사자천마 이무외의 것일 텐데...) 슥! 먼지가 되어 흩어지는 손가락 잔해에서 반지를 집어 들고. 사자천마가 오른 손 중지에 그 반지를 끼고 있었던 것 떠올리고

칠지무제; (일단 펼치면 몸뚱이를 먼지보다 곱게 분쇄해버리는 천마해체대법을 견디어 냈다.) 반지를 얼굴 앞에 들어보며 생각하고

<세 개의 눈을 가진 마귀...> 반지에 달려있는 마귀의 얼굴 크로즈 업 배경으로 칠지무제의 생각 나레이션

칠지무제; (절대 평범한 물건이 아니고...) (어쩌면 천마와 관련이 있는 물건일지도 모르겠다.) 두 손으로 반지를 잡고

칠지무제; (사자천마 이무외...) 두 손으로 반지를 잡아 허공으로 쳐들며 사자천마를 떠올리고

칠지무제; (비록 적이었으나 그대의 인격과 행적에는 경의를 표하는 바일세.) 눈 감고 기도를 하고

<부디 극락왕생하기를 빌겠네.> 혼자 남아 반지를 두 손으로 쳐들고 사자천마의 명복을 비는 칠지무제의 모습.

 

#36>

천마성 뒤의 높은 산. 그 산 위에 서있는 귀면지존. 원통형의 망원경을 눈에 대고 천마성을 내려다보고 있다.

불타는 천마성의 모습. 불타는 건물들 사이를 무제궁의 무사들이 돌아다니며 건물에서 사람들을 끌어내고 있다.

끌려나온 천마성의 남녀들은 곳곳의 마당에 모여 있다. 일부 무제궁 무사들은 끌려나온 천마성 남녀들을 감시하고 있고.

저항하다가 무제궁 무사들의 칼질에 죽는 천마성의 사내들도 속출한다.

이상의 장면을 파노라마처럼 보여주고

망원경의 원형 화면에 잡히는 칠지무제의 모습. 반지를 두 손으로 쳐들고 사자천마의 명복을 빌어주는 모습

귀면지존; [사자천마 이무외의 명복을 빌어주는 건가?] 망원경에서 눈을 떼고

귀면지존; [하지만 당신이 죽은 후에는 진심으로 당신의 명복을 빌어줄 인간은 없을 터...] [가엾소이다 칠지무제시여.] 웃으며 망원경을 내리고. 그때

[칠지무제가 아니라 육지무제(六指武帝)라 해야 옳을 것이다.] 휘익! 귀면지존의 뒤로 누가 날아내리며 말하고. 돌아보는 귀면지존

위극겸; [진무량은 사자천마를 쓰러트리기 위해 손가락을 또 하나 잃어버렸으니 말이다.] 내려서는 위극겸

귀면지존; [아버지!] 포권하고

위극겸; [수고했다.] [네가 일을 제대로 한 덕분에 우리 혈교(血敎)의 부흥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사자천마와 천마성을 없앨 수 있었다.] 귀면지존에게 다가와 멀리 산 아래의 천마성의 모습 보면서 말하고

귀면지존; [소자보다는 뇌공량의 마누라 포숙정의 공이 크지요.]

귀면지존; [포가 계집이 이청풍을 소양갈맥고로 중독 시키지 않았으면 사자천마가 칠지무제에게 패사하는 일도 벌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위극겸; [포가년에게는 제대로 보상을 해줘야겠지.] 음산하게 웃으며 아래를 보고

불타는 천마성의 모습이 멀리 보이고

위극겸; [꼴좋구나 천마성!] [네놈들은 삼십여 년 전 무제궁과 함께 우리 혈교를 멸족(滅族) 시킨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다.] 이를 갈고

위극겸; [머잖아 무제궁도 너희들 꼴이 날 테고...] [그럼 천하 무림은 다시 위대한 혈교가 부활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흐흐흐! 광기에 차서 웃고. 그때

귀면지존; [사자천마 이무외가 죽은 것은 확인이 되었는데...] 눈치 보며 말 걸고

귀면지존; [마태자 이청풍은 어찌되었습니까?]

위극겸; [이청풍은 곧 산 채로든 시체가 되어서든 무제궁 인간들의 손아귀에 떨어질 것이다.] 히죽

위극겸; [제 아비가 죽어버린 지금 그놈을 지켜줄 수 있는 인간은 천마성에 없으니 말이다.] 음산하게 웃고

귀면지존; [그렇다면 다행입니다만...] 미심쩍은 어조

위극겸; [왜? 마음에 걸리는 것이라도 있느냐?] 그런 귀면지존을 돌아보고

귀면지존; [기우(杞憂;쓸데없는 걱정)인지 모르겠으나...] [어쩐지 이청풍이 끝끝내 우리 혈교의 부흥에 걸림돌이 될 것같은 느낌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위극겸; [네가 한 말 그대로 기우일 뿐이다.] 고개 젓고

위극겸; [이청풍은 제 아비의 희생 덕분에 목숨을 건지긴 했지만 내공은 상실한 상태였다.] [설령 오늘 살아난다 해도 본교의 군림대업(君臨大業)에는 전혀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다.] 단정적으로 말하고

귀면지존; [내공을 상실했다면 그렇겠지요.] 대답은 하지만 찜찜한 표정

위극겸; [천마성을 무너트리는 데 성공했으니 다음 표적인 무제궁의 공략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자.]

위극겸; [앞으로는 아비가 귀면지존 역할을 할 테니 너는 본래의 신분으로 돌아가 진무량을 상대하도록 해라.]

귀면지존; [예...] 달칵! 쓰고 있던 귀신 가면을 벗고

위진천; [이제야 좀 살 것같습니다.] 벗으면서 말하고

위진천; [그동안 이 가면을 쓰고 지내느라 답답해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쿵! 드러나는 얼굴. 바로 위진천이다. 이하 위진천으로 표기

위극겸; [고생했다.] 위진천이 내미는 가면을 받고

위극겸; [앞으로는 네가 귀면지존 역할을 할 일은 없을 테니 안심해라.] 가면을 만지면서 말하고. 반면

위진천; [천마성을 무너트린 건 기쁜 일이지만 고모님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한숨 쉬고

위극겸; [어쩔 수 없지. 큰일을 위해 작은 희생은 감수해야하니...] 천마성을 내려다보고

위진천; [고모에게 우리 가문의 내력을 말해주시지 그랬습니다.] 위극겸의 눈치를 보면서

위진천; [우리 일족이 바로 천마, 무성과 함께 삼황으로 꼽히는 혈왕(血王)의 후손임을 아셨으면 고모도 자랑스러워했을 텐데 말입니다.]

위극겸; [삼십여 년 전, 우리 혈교가 천마성과 무제궁의 협공을 받고 궤멸당할 때 네 고모 상영이는 갓 태어난 핏덩이였다.] 천마성을 내려다보며

위극겸; [그래서 자신이 혈왕의 자랑스러운 핏줄이라는 사실도 모르고 자랐다.]

위진천; [천명이 넘던 혈왕일족 중에서 목숨을 부지한 것은 당시 열여섯 살이었던 아버지와 상영 고모 뿐이셨지요?]

위극겸; [천마성과 무제궁은 후환을 없애기 위해 여자와 아이들에게까지 무자비한 살수를 펼쳤었다.] 이를 부득. 살기

위진천; [죽일 놈들...] 역시 분노

위극겸; [아비와 상영이는 천우신조로 그때의 살겁(殺劫)에서 살아났었는데...]

위극겸; [아비가 하나뿐인 핏줄인 상영이에게 끝내 가문내력을 말해주지 않은 것은 상영이가 여자이기 때문이다.]

위진천; [정에 이끌려 이무외나 이청풍에게 아버지의 정체를 누설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셨군요.]

위극겸; [네 사부이기도 한 진무량은 냉혹한 성격의 소유자가 아니다.] 돌아서고

위극겸; [비록 상영이가 천마성의 내총관이라는 요직을 차지하고 있었다 해도 죽이지는 않을 것이다.] [그걸 믿고 그만 이탈하자.] 팟! 날아오르고

위진천; [예...] 대답하면서도 천마성 쪽을 보며 돌아서고

위진천; (아버지의 생각대로 되면 좋겠지만...) 팟! 날아오르고

위진천; (어쩐지 고모에게 좋지 않은 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드는구나.) 앞서 날아가는 위극겸을 따라 날아간다.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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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일다경(一茶頃) 전> 어둠에 잠긴 천마성을 배경으로

천마성 깊은 곳의 어느 건물. 건물 주위를 천마성 무사들 수십 명이 삼엄한 경비를 펴고 있다.

가끔 건물 쪽을 힐끔거리는 천마성 무사들. 건물에는 불이 꺼져 있는데

조금 열린 창문틈으로 밖을 보는 유령귀왕. 창가에 놓인 의자에 옆으로 앉아서

좁은 창문 틈으로 건물쪽을 힐끔거리는 천마성 무사들의 모습이 보이고

유령귀왕; (이거야 원 손님 대접이 아니라 죄수 취급이로구만.) 쓴웃음

유령귀왕; (만일 마태자의 신상에 불미한 일이 생기면 그 책임을 나에게 묻겠다는 무언의 서언인데...)

유령귀왕; (아비가 되어서 그 책임을 딸에게 떠넘길 수는 없는 일이다.) 교소소가 울던 장면 떠올리고

유령귀왕; (그렇다고 천마성에서 탈출을 기도할 수도 없다. 그랬다가는 없는 죄도 생길 테니...)

유령귀왕; (입맛이 쓰긴 하지만 내 운명은 사자천마에게 달려있다.)

유령귀왕; (나 교백을 위해서라도 제발 아들을 구할 수 있기를 바라겠소 사자천마!) 사자천마가 청풍의 등에 손을 대고 내공 불어넣어주는 장면 떠올리고. 헌데 바로 그 직후

삐익! 삑! 뎅뎅뎅! 요란한 호각소리와 요란한 종소리가 들린다. 눈 부릅뜨는 유령귀왕

유령귀왕; (다급한 호각소리와 종소리!) 벌떡 일어나고

유령귀왕; (뭔가 사단이 나도 단단히 났다!) 덜컹! 문을 열고. 건물을 지키던 무사들도 전부 멀리를 보고 있고, 천마성의 외곽 쪽이다. 불길이 치솟고 사람들이 비명과 요란한 호각소리 종소리들이 뒤섞여 들린다

유령귀왕: (천마성의 적, 무제궁이 사자천마 부자의 다급한 상황을 알아차리고 습격해왔구나!) 흥분하여 몸을 밖으로 내민 채 몇 개의 담장 너머로 치솟는 불길과 비명, 금속성등이 보인다.

 

#30>

천마성의 가장 깊은 곳. 절벽을 등진 연공관. 수십명의 무사들이 삼엄한 경비를 펴고 있다.

연공관 내부. 사자천마가 여전히 청풍을 치료중이다. 연공관 내에는 노파 한명과 늙은 의사 두 명, 그리고 위상영이 있다. 노파는 사자천마의 유모인데 의자에 앉아서 보고 있다. 위상영과 의사들은 돌침대 옆에 서서 보고 있고.

돌침대에는 상체를 벗은 청풍이 등을 구부린 채 앉아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는데 전보다는 상태가 조금 좋아 보인다. 여전히 피골이 상접한 모습이지만 몸에 힘이 좀 들어가는 모습이고. 그런 청풍의 뒤에 사자천마 이무외가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서 오른손을 청풍의 등에 붙이고 있다. 이무외의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에는 눈이 세 개 달린 마귀 형상이 조각 된 반지를 끼고 있는 것으로 묘사. 이 반지는 나중에 중요한 소품 역할을 함. 청풍의 상태가 좋아진 것과 달리 청풍을 치료하는 사자천마는 극도로 지친 모습이 되어있다. 온몸이 비지땀으로 덮여있고 얼굴도 초췌해졌다.

쿠오오오! 두 부자의 몸에서 강한 열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는 중이다.

위상영; (다행스럽게도 소성주님의 상태가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 안도. 여전히 초조

<성주님께서 당신의 내공을 거의 다 소모해가면서 치료해주신 덕분에 위험한 고비는 넘긴 것 같다.> 좀 좋아진 청풍의 모습을 배경으로 위상영의 생각.

위상영; (내공은 아직 회복하지 못한 상태지만 거의 소멸되어가던 순양지기가 되살아났다.) 안도하고

위상영; (이제 영약을 지속적으로 복용시키고 정양하게 하면 언젠가는 내공도 전처럼 쓰실 수 있을 것이다.)

위상영; (물론 소성주님을 살리는 과정에서 성주님께서 너무도 많은 희생을 하셨다.) 초췌한 사자천마를 보고

<오갑자를 상회하던 내공의 거의 대부분을 소모하셨고 체력도 고갈되어 바닥을 보이고 있는 것같다.> 초췌해진 사자천마의 모습 배경으로 위상영의 생각 나레이션

위상영; (소성주님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입으신 타격을 회복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위상영; (그렇다고는 해도 소성주님께서 회생하셨으니 소성주님만 바라보며 사는 나로서는 천만다행이다.) 미소 짓고

위상영; (성주님의 이번 노고를 봐서라도 가능한 빨리 소성주님의 아기를 낳아드려야만 한다.) 얼굴 발개지고. 직후

움찔! 무언가를 느끼는 표정이 되는 사자천마.

흠칫! 하며 그런 사자천마를 보는 위상영

부르르! 온몸이 떨리는 사자천마

위상영; (성주님이 갑자기 왜 저러시지?) 어리둥절하고.

의사들과 노파도 흠칫! 하며 사자천마를 보고

위상영; (혹시 탈진하셔서 몸에 이상이 생기시기라도...) + [!] 생각하다가 두 눈을 부릅뜨는 위상영

<와아!> <크아악!> <죽여라!> 챙! 채채챙! 퍼펑! 폭음과 비명이 위상영의 귀에도 들리고

위상영; (갑자기 비명과 싸우는 소리가 폭발적으로 들려온다!) (연공관 외곽의 철문이 열리면서 바깥의 소음이 전해지는 것인데...) 철문쪽을 홱 돌아보고.

<와아!> <크아악!> <죽여라!> 챙! 채채챙! 퍼펑! 폭음과 비명이 위상영의 귀에 이어지고

위상영; (설마... 설마 외적이 침입했단 말인가?) 놀랄 때

[성주님!] 철컹! 철문이 다급히 열리며 뛰어드는 위극겸. 열린 철문 밖에서는 철문을 지키던 두 명의 노인이 당황하며 돌아보고 있고

연공관 안에 있던 노파와 의사들도 놀라서 위극겸을 돌아보고

위극겸; [적이... 칠지무제 진무량이 무제궁의 정예를 이끌고 쳐들어왔습니다.] 팟! 사색이 되어 문 안쪽에 멈추며 외치고. 한 손에 검을 든 위극겸의 온몸도 피로 물들어 있고

위상영; [무슨 소리에요 오라버니?] [수천 리 밖에 있어야할 칠지무제가 어떻게 느닷없이 본성을 쳐들어왔다는 거예요?] 외쳐 묻고. 아직 사자천마는 원래 모습대로 청풍을 치료하고 있고. 의자에 앉아있던 유모는 의자에서 일어나고

위극겸; [과정은 모르겠다만... 진무령과 졸개들이 느닷없이 쳐들어온 건 사실이다.] 초조한 표정으로 말하고. 그 사이에도 열린 문을 통해 비명과 폭음 무기 부딪히는 소리들이 요란하게 이어지고. <으악!> <크악! 이 비겁한 놈들이...> <남김없이 죽여라!> 펑! 퍼펑! 차차창!

위상영; [그래서... 그래서 지금 전세(戰勢)가 어찌 되어가고 있는 건가요?] 다급히 묻고. 노파와 의사들도 겁에 질려 위극겸을 보고

위극겸; [진무량은 고르고 고른 고수들만 이끌고 쳐들어 왔다.] [그 때문에 전체 숫자는 우리가 많지만 일방적으로 밀리고 있다.] 초조하게 밖을 힐끔. 펑! 퍼펑! 크악! 컥! 여전히 폭음과 비명이 들리고

위상영; [다시 나가셔서 싸울 수 있는 자는 전부 연공관 주변으로 모으도록 하세요.] [성주님이 소성주님의 치료를 마칠 때까지 시간을 벌어야만 해요.] 이를 갈며

위극겸; [그렇지 않아도 본성의 고수들을 연공관 일대에 집결시켜 방어선을 구축해 놓았다.] 땀을 닦고

위극겸; [하지만 너도 알다시피 본성에서 칠지무제 진무량을 저지할 수 있는 자는 성주님 밖에 없다.] 짐짓 초조한 표정을 지으며 사자천마를 힐끔

위극겸; [여러 당주들과 호법들이 진무량을 막으려다가 이미 불귀고혼이 된 상태다.]

위극겸; [나머지 호법들이 필사적으로 진무량에게 맞서고 있지만 오래 버티지 못할 것같다.] 연신 소매로 이마의 땀을 닦으며

위상영; [소성주님의 치료가 막바지에 이르렀어요.] [어떻게든 시간을 끌어보세요.] 이를 갈면서 말하고

위상영; [무제궁의 버러지들이 소성주님이 치료 받는 것을 방해하지 못하게 해야만...] 말할 때 + [크왓!] 뒤에서 누군가 고함을 지르는 소리가 들린다.

깜짝 놀라 사자천마를 돌아보는 실내의 사람들

쩡! 청풍의 등에 댄 사자천마의 손이 강렬한 빛을 내며 진동하고. 사자천마는 눈 부릅뜨며 기합 지른 모습. 그러자

화악! 청풍의 몸 전체에 엄청난 힘이 물결치듯 퍼지는 모습. 고개 젖히며 충격 받은 표정이 되는 청풍.

<저... 저건...> <성주님은 남아있는 순양지기를 일거에 소성주님 몸으로 쏟아 넣으셨다.> 사람들 모두 놀라 돌아볼 때

청풍; [컥!] 입과 코로 피를 왈칵 토하며 앞으로 몸을 숙이고

슥! 그 바람에 사자천마의 손바닥이 청풍의 등에서 떨어지고

털썩! 앞으로 나뒹구는 청풍. 약간 옆으로 쓰러지는 모습. 그런 청풍의 뒤에서 손을 내민 사자천마도 휘청하는데

위상영; [소성주님!] 급히 침대로 다가가고.

위상영; [괜잖으세요 소성주님?] 약간 옆으로 나뒹군 청풍의 팔을 잡아서 바로 누이려 하고. 그러다가

위상영; [흑!] 놀라 사자천마를 돌아보고

눈 부릅 뜬 사자천마의 입과 코로 피가 줄줄 흘러내린다. 앞으로 내밀었던 오른손은 다시 내린 상태고

위상영; [성... 성주님! 내상을 입으셨는가요?] 급히 바로 눕힌 청풍의 팔을 놓고 사자천마를 향해 돌아서지만

사자천마; [됐다!] 손을 조금 들어서 위상영이 자신을 부축하는 걸 막고

사자천마; [내총관은 여기 남아서 청풍이를 돌봐라.] 슥! 침대에서 한 쪽 발을 내리며 말하고. 다른 사람들 긴장해서 보고

위상영; [예...] 대답할 때

휘청! 침대 아래로 내려서다가 휘청하는 사자천마

위상영; [성주님...] 다시 비명. 다른 사람들도 눈 치뜰 때

콱! 침대 모서리를 잡아서 바닥에 주저앉는 걸 모면하는 사자천마.

위상영; [무리하지 마세요. 성주님은 소성주님을 치료하시느라 지치신 상태잖아요.] 울먹이며 다시 부축하려 하지만

사자천마; [상영아!] 침대 모서리를 잡은 채 그런 위상영을 돌아보고

위상영; [하... 하명 하세요 성주님!] + (날 직책이 아니라 이름으로 부르셨어!) 뭔가 깨닫고 얼굴이 굳어지고

사자천마; [나 대신... 청풍이를 부탁한다.] 슥! 소매로 피를 닦으며 몸을 바로 세우고.

위상영; (설마 성주님은...) + [걱... 걱정마세요 성주님!] 주르르! 눈물이 흐르고

위상영; [소성주님은 제 목숨을 바쳐서라도 지켜드리겠어요.] 울며 허리 숙여 인사하면서 다짐하고

사자천마; [고맙다.] 서늘하게 웃고

사자천마; [난... 너만 믿는다 상영아.] 억지로 웃으며 지긋이 위상영을 보고

위상영; [예...] + (성주님은 죽음을 각오하시고 계신 것 같다.) 울면서 올려다보고

사자천마; (청풍아!) 시선을 돌려 청풍을 보는 사자천마. 청풍은 바로 누운 채 벌벌 떨며 입과 코로 피를 흘린다. 정신은 잃은 상태고

<아무래도 다시 널 보기는 힘들 것 같구나. 부디 우리 이씨 가문의 열조(烈祖)들께서 널 지켜주길 바랄 뿐이다.>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사자천마의 생각 나레이션. 이어

사자천마; [가자 외총관!] 슥! 가슴 펴며 입구쪽으로 돌아선다.

위극겸; [예 성주님!] 포권하고

서둘러 돌아서서 입구로 달려 나가는 위극겸. 그 뒤를 큰 걸음으로 걸어가는 사자천마

[성주님! 무운을 비옵니다.] [조심 하세요 성주!] 의사들과 유모가 포권을 하거나 허리 숙이며 말하자

손을 들어 보이며 문을 나가는 사자천마. 문 밖의 두 노인은 철문을 닫으려 하고

위상영; (틀... 틀림없다!) 전율하고.

<성주님은 칠지무제 진무량과 동귀어진(同歸於盡) 하실 생각이다. 진무량을 막을 수 있는 건 천마성 내에서 오직 당신뿐이라는 사실을 아시기에...> 철문 밖으로 멀어지는 사자천마의 뒷모습 배경으로 위상영의 생각 나레이션. 문 밖의 노인들이 다시 철문을 닫는 중이고

위상영; (하지만 지금의 성주님은 탈진하실 대로 탈진해서 운신도 어려우신 상태야.)

위상영; (저런 몸으로 칠지무제와 싸운다면 결과는 뻔해!) + [유모(乳母)!] 철문 쪽으로 가며 노파를 부르고

노파; [오냐! 말 해라.] 긴장하며 대답하고

위상영; [잠깐 나갔다가 올게요.] [소성주님을 저 대신 보살펴주세요.]

노파; [소성주는 걱정 말고 어여 다녀와라.] 침대쪽으로 오며 말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사자천마의 유모 목파파(木婆婆)>

위상영; (그럴 일이 없길 바라지만...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야만 해!) 철문을 양손으로 밀며 나가고.

열리는 철문 밖에 서있던 노인들이 돌아보고

위상영; (내가 할 수 있는 수단은 모두 사용해서...) 노인들 무시하며 밖으로 나오는 위상영의 결연한 표정. 놀라지만 뭐라 묻지도 못하는 노인들

 

#31>

연공관 밖. 네 명의 무사들이 연공관 입구에 남아있다. 원래는 수십 명이 지키고 있었지만 대부분의 무사들은 싸우러 간 상태다. 네 명의 무사들 중 둘이 철문을 닫으려 한다. 나머지 두 명은 연공관을 반원형으로 둘러싼 건물들 쪽을 보고 있다. 당황한 표정들이고.

[크악!] [커억!] [죽여라!] [막... 막아라!] [더는 못 간다 개새끼들아!] 퍼펑! 펑! 차차창! 연공관이 있는 절벽을 반원형으로 둘러싸듯 서있는 건물들 사이와 그 외곽에서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게 보인다. 여기저기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기도 하고. 건물과 건물들 사이에서, 또는 지붕 위에서 양 진영의 무사들이 날고뛰며 싸우고 있다. 수많은 시체들이 바닥에 널려있는 것도 보이고

[비겁한 무제궁 놈들! 정파백도의 종가입네 하면서 기습이나 하고...] [성주님께서 가셨으니 곧 전세가 역전될 게야.] 건물들 너머와 사이에서 벌어지는 싸움을 보며 이를 가는 연공관 입구의 무사들

그긍! 그 뒤에서 두 명의 무사가 철문을 거의 다 닫고 있고. 그때

[닫지 마라!] 철문 안쪽에서 외치는 소리가 들려 흠칫! 하며 철문 닫는 것을 멈추는 두 명의 무사.

위상영; [문을 열어놓고 대기해라!] 휘익! 철문 안쪽의 복도를 바람처럼 달려 나오는 위상영

[내총관님!] [어인 일로 나오셨습니까?] 그긍! 끼익! 다시 철문을 활짝 열며 외치는 철문을 닫던 두 명의 무사. 싸움이 벌어지는 곳을 보던 두 명의 무사도 돌아보고

위상영; [뇌옥(牢獄)에 다녀올 일이 있다.] 휘익! 바람처럼 연공관에서 나오고

[뇌옥에는 무슨 일로...] 무사들 중 한 놈이 묻지만

위상상; [경계를 늦추지 마라.] [무제궁의 버러지들은 단 한 놈이라도 연공관에 들여보내면 안된다.] 휘익! 말하며 절벽을 따라 옆으로 달려간다. 시선은 연공관의 전면을 향한 채.

[존명!] [목숨으로 연공관을 지키겠습니다.] 뒤에서 대답하는 네 명의 무사들

대꾸하지 않고 옆을 보며 달리는 위상영. 위상영이 보는 쪽은 물론 싸움이 벌어지는 연공관 외곽이다.

[크악!] [커억!] [죽여라!] [막... 막아라!] [더는 못 간다 개새끼들아!] 퍼펑! 펑! 차차창! 연공관이 있는 절벽을 반원형으로 둘러싸듯 서있는 건물들 사이와 그 외곽에서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게 보인다. 여기저기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기도 하고. 건물과 건물들 사이에서, 또는 지붕 위에서 양 진영의 무사들이 날고 뛰며 싸우고 있다. 수많은 시체들이 바닥에 널려있는 것도 보이고

위상영; (본성의 무사들이 무제궁의 인간들이 연공관쪽으로 몰려오는 것을 필사적으로 저지하고 있다.) 절벽을 따라 옆쪽으로 달려가면서 연공관 외곽에서 사람들이 싸우는 걸 보고

위상영; (하지만 오라버니 말 대로 오래 버티지는 못할 것이다. 그 전에 일을 끝내야만 한다.) 휘익! 연공관 외곽에 죽 늘어 서있는 건물들 중 하나로 달려간다. 강철과 바위로 이루어진 튼튼한 건물. 감옥이다.

<牢獄>이란 글이 적힌 현판이 철문이 달려있는 입구 위쪽에 박혀있고. 감옥 입구에는 역시 네 명의 천마성 무사들이 초조한 기색으로 서성이고 있고. 그러다가

감옥 쪽으로 달려오는 위상영을 발견하고 돌아보는 무사들. 거리는 30미터쯤

[내총관님!] [여긴 어인 일이십니까?] 무사들 위상영을 발견하고 급히 포권하며 외치고

위상영; [죄수들 중 한 놈에게 볼 일이 있다. 문을 열어라.] 휘익! 달려오며 외치고. 이제 뇌옥과의 거리는 20미터쯤

[옛!] 무사 한명이 대답하며 급히 철문 쪽으로 돌아선다. 허리춤에 차고 있는 열쇠 꾸러미를 쥐면서. 이어

철컥! 커다란 열쇠 하나를 감옥의 철문에 나있는 구멍에 꽂는 그자

철컹! 그자가 돌리는 대로 열쇠가 돌아가며 안쪽에서 열리는 소리가 나고

[들어가십시오.] 그그긍! 다른 놈이 문을 열며 외치고

위상영; [금방 나올 것이다. 문은 닫지 마라.] 휘익! 바람처럼 감옥 안으로 날아 들어가며 외치고. [예!] [대기하겠습니다.] 대답하는 무사들

그 사이에 감옥 안으로 사라지는 위상영

[내총관님께서는 이 급박한 때에 왜 뇌옥에 들어가신 걸까?] [무제궁의 잡종들이 방어선을 돌파하기 전에 뇌옥에 갇혀있는 정파백도의 인간들을 잡아 죽이시려는 걸까?] 무사들 갸웃하며 감옥 입구를 보고. 그때

퍼펑~ 펑! [크악!] [컥!] 차창! 화르르! 그 사이에도 외곽에서 싸우는 소음은 더 커진다. 돌아보는 무사들

[크악!] [무제궁의 버러지들아! 같이 죽자!] [우리 시체를 밟고 지나가라.] 퍼펑! 차창! 고함과 비명, 무기 부딪히는 소리들. 건물들을 태우며 맹렬히 치솟는 불길 때문에 건물들 사이가 환하고 건물들은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그 불길을 배경으로 건물들 외곽에서 양 진영의 무사들이 치열하게 싸우는 모습이 작게 보인다.

[방어선이 뒤로 밀리고 있네.] [아무래도 오래 못 버티겠어.] 긴장하는 무사들

[성주님께서 출전하셨는데도 전세가 호전되지 않는 것 같네.] [성주님으로서도 칠지무제 진무량 한명 상대하기도 벅차서 다른 형제들을 도와주지 못하는 때문일 게야.] 무사들 싸움이 벌어지는 외곽을 보며 긴장

[우리도 각오를 해둬야겠군.] [까짓, 방어선이 무너지면 무제궁의 버러지를 한 놈이라도 더 죽이고 죽지 뭐.] 전의를 불태우는 무사들. 그때

위상영; [됐다!] 휘익! 열려진 철문 안쪽에서 달려 나오는 위상영. 헌데 양손으로 한 명의 사내를 안고 있다. 온몸이 고문당한 상처투성이에 옷도 누더기가 된 청년. 나이는 20대 중반 정도지만 오랜 투옥 생활로 피골이 상접하다. 피골이 상접한 수준이 청풍과 비슷한 이자는 <투천환일>등 다른 작품에 나온 벽세황 캐릭터. 이 작품에서도 벽세황이다. 정파백도의 명문가들인 삼문육가중 신장궁의 소궁주다. 돌아보는 무사들

위상영; [구할 수 있는 만큼 기름을 구해서 뇌옥 안에 뿌려둬라.] 휘익! 무사들 사이를 달려가며 외치고. 방향은 연공관쪽이고

[기... 기름을 말입니까?] 당황하는 무사들

위상영; [뇌옥에 갇혀있는 것들은 악질 중의 악질들이다.] [만일 전세가 완전히 기운다면 살려둘 이유가 없다.] 휘익! 연공관 쪽으로 날아가며 외치고

[존명!] [분부 따르겠습니다.] 포권하는 무사들

대답하지 않고 연공관으로 날아가는 위상영. 연공관 입구를 지키던 무사들이 급히 길을 터주고 있고

[여차하면 뇌옥에 갇혀있는 죄수들을 불태워죽이겠다는 건데...] [산 채로 태워 죽이는 건 좀 지나치지 않나?] 무사들 중 두 놈이 난감해 하지만

[난 찬성일세.] 세 번째 놈이 말하고. 다른 놈들이 돌아보고

[성주님은 성품이 관대하셔서 어지간한 죄를 지은 자들은 훈계하신 후 방면해오셨네.] [하지만 지금 뇌옥에 갇혀있는 자들은 말로 타이를 수 없는 구제불능의 악질들이잖은가?] 세 번째 놈이 문이 열려 있는 감옥을 보며 말하고

[하긴...] [지금 뇌옥에 갇혀있는 죄수들은 정파백도입네 하며 우리 천마성에 해를 끼치려고 온갖 발악을 한 놈들이지.] [살려두면 두고두고 우환거리가 될 테니 죽일 수 있으면 죽이는 게 최선이야.] 다른 무사들도 끄덕이고

[내총관께서 데려가신 놈만 해도 그래.] 연공관으로 날아 들어가고 있는 위상영의 뒷모습 보며 말하고

 

#32>

<정파백도의 유서 깊은 명문 신장궁(神匠宮)의 소궁주 철수무정(鐵手無情) 벽세황(壁世皇)!> 연공관의 입구 안쪽, 벽세황을 두 팔로 안은 채 통로를 달려가는 위상영의 모습 배경으로 무사들의 말 나레이션으로 처리하고.

<마도 무림에 극단적인 증오를 품고 있어서 마도 무림에 속한 자라면 불문곡직하고 살상을 자행해왔다.> 축 늘어져 있는 벽세황의 모습 배경으로 무사들의 말 나레이션

<신장궁은 각가지 병장기와 기물들을 만드는 재주로 천하에서 으뜸가는 가문이다. 벽세황은 신장궁에서 만든 그 기괴한 살상무기와 장치들을 써서 불과 일 년여 만에 천명 가까운 마도무림인들을 학살했다.> 통로 끝의 연공관 입구 철문을 지키고 있던 노인들. 흠칫! 하고

<결국 벽세황의 만행에 격노한 마태자께서 직접 손을 써서 벽세황을 사로잡았으며, 뇌옥에 가둬두고 두 번 다시 햇볕을 보지 못하게 만들었었다.> 급히 문을 열어주는 노인들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위상영; [고마워요 호법님들!] 휘익! 노인들이 열어주는 철문 쪽으로 달려가며 외치고

위상영; [문을 닫으시고 지금부터 벌어지는 일을 그 누구도 알지 못하도록 단속해주세요.] 노인들을 지나치며 외치고

[걱정 말게.] [개미 새끼 한 마리 접근시키지 않을 테니...] 그긍! 다시 철문을 닫아주며 말하고. 위상영은 이미 철문 안쪽으로 뛰어들었고.

 

[!] [!] 침대에 누운 청풍을 보살피던 노파와 두 명의 의사들 흠칫! 하며 입구쪽을 보고. 닫히는 철문을 배경으로 위상영이 달려들어 온다. 두 팔로 벽세황을 안은 채로

노파; [내총관, 그놈은 누군가?] 뒤돌아보며 묻고

위상영; [신장궁의 소궁주인 철수무정 벽세황이라는 자예요.] 침대로 다가와 벽세황을 침대에 누이려 한다.

의사들; [벽세황이라면 신장궁의 신병이기로 마도 무림의 형제들을 무차별 살상해온 살인귀 아닌가?] [이 악명 높은 말종을 왜 데려온 겐가?] 위상영이 벽세황을 청풍의 옆에 눕히는 걸 보며 의아해하는 늙은 의사들

위상영; [지금부터 벌어지는 일은 절대 입 밖에 내면 안돼요.] 말하며 품속에 손을 넣고. 벽세황은 청풍의 옆에 눕힌 채 옆으로 돌아가고

[그러마고 약속은 하네만...] [벽가놈을 어디에 쓸 생각인지 감이 안잡히는구만.] 위상영이 청풍의 옆으로 오도록 비켜주면서 의사들이 갸웃할 때.

다시 꺼낸 위상영의 손에는 작은 상자가 들려있고.

달칵! 그 상자를 침대 위에 내려놓고 뚜껑을 여는 위상영

쿵! 뚜껑이 열린 상자 안에는 볼펜같이 생긴 도구와 1센티도 안되는 짧고 가는 침들이 가득 들어있다. 침들은 구획된 칸에 가지런히 들어 있고

[그건 혹시...] [투골성형침(透骨成形針) 아닌가? 악명 높은 색마 천면랑군(千面郞君)이 얼굴을 수시로 바꿀 때 사용했던...] 놀라는 의사들. 그러다가

[!] [!] 무언가 깨닫는 의사들. 위상영은 대답하지 않고 청풍과 벽세황의 얼굴을 살피고 있다. 볼펜같은 도구를 집어 들면서

<맙소사!> <벽세황과 소성주의 얼굴을 바꿀 생각이로구나!> 깨닫고 굳어지는 의사들. 노파도 알아차리고 놀라지만 내색하지 않고

팟! 벽세황의 얼굴을 살피면서 청풍의 얼굴을 볼펜 같은 도구 끝으로 살짝 찍는 위상영.

핏! 볼펜 같은 도구 끝에서 짧은 침이 튀어나와 청풍의 얼굴로 스며들어간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살 속으로 사라지는 것 주의. 그러자

슥! 청풍의 얼굴 근육이 조금 움직이고

<투골성형침이 박힌 부분의 근육이 변형된다.> 의사들 놀라고

팟! 팟! 연달아 도구를 써서 청풍의 얼굴에 침을 박는 위상영. 아주 진지하고

위상영; (얼굴을 수시로 바꾸는 재주를 악용해서 부녀자들을 간음하던 천면랑군은 본성의 뇌옥에서 죽었었다.) 팟! 팟! 의사들과 노파가 놀라며 보는 배경으로 연달아 침을 청풍의 얼굴에 박으면서

위상영; (그자의 시신에서 수습한 이 성형투골침을 이렇게 긴요하게 쓸 줄은 몰랐다.) 팟! 팟! 연달아 침을 청풍의 얼굴에 박고. 그러다가

위상영; (되었다.) 소매로 이마의 땀을 닦으며 고개를 들고

위상영; (이 정도면 벽세황의 마누라라 해도 소성주를 진짜 벽세황으로 믿을 것이다.) 만족한 표정. 그리고

<과연!> 놀라는 의사와 노파

<소성주의 얼굴이 벽세황으로 바뀌었다.> 쿵! 드러나는 청풍의 얼굴. 옆에 누운 벽세황과 판박이처럼 똑같아졌다. 이하 벽세황(청풍)으로 표기

위상영; (이제 벽세황의 얼굴을 소성주의 얼굴로 바꿀 차례다.) 침대를 돌아서 벽세황 얼굴 쪽으로 가고

위상영; (날 원망하진 마라 벽세황.) 벽세황의 얼굴을 왼손으로 만지고

위상영; (뇌옥에 갇혀있는 자들 중에서 연령대와 체격이 소성주와 가장 흡사한 자가 너라서 선택된 것뿐이니...) 팟! 위상영의 손에 들린 볼펜 같은 도구가 벽세황의 얼굴에 가는 침을 박고

스스! 침이 박힌 부위의 벽세황의 얼굴 근육이 움직이고

위상영; (소성주의 얼굴이라면 눈을 감고도 똑같이 그릴 수가 있다.) 팟! 팟! 연달아 벽세황의 얼굴에 침을 박고

위상영; (네 얼굴을 완벽하게 소성주의 얼굴로 바꿔주마.) 팟! 팟! 연달아 침을 벽세황의 얼굴에 박고.

위상영; (소성주를 위해... 그리고 우리 천마성을 위해 벽세황 네가 희생을 해줘야겠다.) 벽세황의 얼굴에 침을 꽂는 데 집중하고.

그걸 긴장하며 보는 의사와 노파. 이윽고

위상영; [끝났어요.] 슥! 다시 왼쪽 소매로 이마의 땀을 닦으며 허리를 펴고

위상영; [벽가놈의 변한 얼굴이 소성주의 얼굴을 닮았는지 확인해보세요.] 노파와 의사들에게 말하며 벽세황을 가리키고.

쿵! 드러나는 모습. 청풍이 누워있다. 몸에 누더기를 걸친 걸 빼면 완벽하게 청풍으로 변했다. 이하 청풍(벽세황)으로 표기.

[허어!] [기가 막히는구먼. 벽가놈의 얼굴이 완벽하게 소성주의 얼굴로 바뀌었어.] [판박이가 따로 없구먼.] 노파와 의사들 감탄하고. 그 사이에 위상영은 벽세황(청풍)에게 가고

위상영; [소성주를 갓 났을 때부터 보아온 세 분이 구분을 못할 정도라면 성공이에요.] 슥! 두 팔로 벽세황(청풍)을 안아들고

노파; [소성주를... 어찌 할 생각이냐?]

위상영; [만약을 대비하여 벽세황과 얼굴을 바꿔치기한 소성주님을 뇌옥에 옮겨 놓을 거예요.] 벽세황(청풍)을 안아들고 돌아서며

<그럼 혹시 본성이 무제궁에 함락 당하더라도 소성주는 목숨을 부지할 수 있겠지.> <소성주를 벽세황으로 알고 해치지 않을 테니...> 노파와 의사들 알아차리고. 그 배경으로 위상영은 벽세황(청풍)을 안고 문쪽으로 가고 있고. 그러다가

위상영; [유모! 두 분 의원님!] 입구에 서서 돌아보고

노파; [오냐! 말해라.] 노파가 대표해서 대답하고

위상영; [뒷일을...] 목이 메어 말을 못하고. 눈에서는 눈물이 그렁

위상영; [뒷일을 부탁드리겠어요.] 고개를 깊이 숙이며 눈물 떨군다

<뒷일!> 깨닫는 노파와 의사들. 그러다가

노파; [걱정 말거라.] 울며 웃고

노파; [여기는 우리 늙은이들이 알아서 정리하마.] [상영이 넌 소성주나 잘 모시도록 해라.]

위상영; [내세(來世)에서 다시 뵙도록 하겠어요.] 울며 웃으며 고개 들고. 이어

돌아서는 위상영. 그러자

철컹! 밖에서 문을 열어주는 노인들. 노인들도 철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있다. 굳은 표정들이고

위상영; [고마워요 두 분 호법님!] 눈물 젖은 얼굴로 철문 밖으로 나가고. 굳어진 얼굴로 말없이 고개 끄덕이는 노인들

철컹! 다시 닫히는 철문. 이제 철문 안쪽에는 노파와 늙은 의사 둘과 청풍의 모습으로 변한 벽세황, 즉 청풍(벽세황)만 남았다.

노파; [우리도 준비합시다.] 침대 쪽으로 돌아서고

말없이 끄덕이는 의사들

노파; [본성의 유일한 후계자인 소성주가 이렇게 초라한 차림이면 안되지.] 슥! 청풍(벽세황)의 낡은 옷을 벗긴다.

노파; [가엾은 인생! 소성주와 나이와 체격이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처자식 곁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되었구나.] 옷을 벗기며 청풍(벽세황)의 뺨을 쓰다듬고

노파; [그나마 우리 늙은이들이 네가 갈 저승길에 동행해주는 것을 위안으로 삼거라.] 비장하고 애절한 표정으로 웃는 노파

<비밀을 지키기 위해 우리 늙은이들도 오늘 이곳에서 삶을 마쳐야겠지.> 침통하고 비장하게 고개 끄덕이는 늙은 의사들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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