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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

다시 등선곡.

동굴 입구에 복면인들과 고당주가 서서 주변 경계하고 있고

 

#183>

[!] [!] 경악하는 주취광생과 위진천. 함께 향로 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중이다. 수컷 여우가 걸쳐놓은 사다리를 쓰지 않고. 양손으로 향로 모서리를 잡고 고개를 빼서 들여다보고 있다

쿵! 물론 향로 안에는 아무것도 없다.

귀희; [어... 어떻게 되었나요?] 입구인 동굴을 등지고 위진천과 주취광생의 뒤에 서서 눈치 보며 묻고

위진천; [직접 봐.] 굳어진 얼굴로 옆으로 물러서며 사다리를 가리키고

귀희; [예...] 눈치 보며 사다리로 다가와

사다리를 올라간다

[!] 사다리 중간쯤을 딛고 서서 향로 안을 들여다보다가 눈 치뜨는 귀희

<역... 역명천신단이 전부 사라졌다!> 텅 빈 향로 안쪽을 배경으로 귀희의 경악

위진천; [폐하의 고견을 듣고 싶소.] 주취광생을 노려보며 굳은 표정으로 말하고

주취광생; [가능성은 두 가지다.] 침통

주취광생; [첫째! 수컷 곰이 역명천신단을 챙겨서 야차선녀와 함께 멀리 가버린 것!]

주취광생; [둘째! 역명천신단이 아직 등선곡에 남아있을 수도 있다.]

위진천; [두번째 가능성을 떠올리신 이유를 들려주시겠습니까?]

주취광생; [이 소란통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위진천; [그러고 보니 너구리 한 쌍! 여우 한 쌍! 조진진을 등선곡으로 데리고 온 심마니 놈 등이 안보였습니다.] 눈 번득이고

주취광생; [일단 등선곡을 샅샅이 뒤져보도록 하세.] 서둘러 나가고

위진천; [그러지요.] 귀희와 신행태보에게 내부를 다시 살펴보라고 고개짓 하며 주취광생을 따라간다.

<연단동 내부를 철저하게 수색해보라는...> 고개 숙이는 귀희와 신행태보의 모습 배경으로 두 년놈의 생각

위진천; (주기각!) 앞서서 동굴로 들어가는 주취광생의 뒷모습 노려보고

위진천; (만에 하나 역명천신단이 사라진 게 당신이 부린 수작이었다면...) 살벌한 표정

<전 황제고 뭐고 내 손으로 지옥을 경험하게 해드리겠소!> 굳어진 표정으로 앞서 오는 주취광생과 그 뒤에서 살벌하게 웃는 위진천의 얼굴 배경으로 위진천의 생각 나레이션

 

#184>

동굴 입구. 지키고 있다가 돌아보는 고당주와 복면인들

거친 걸음으로 나오는 주취광생. 그 뒤를 위진천이 따라 나오고

주취광생; [짐은 이쪽을 살펴볼 테니 소교주는 반대쪽을 맡게.] 독룡곡 쪽을 가리키며 말하고.

위진천; [고굉! 둘을 데리고 폐하를 보위하라.] 주취광생과 반대쪽으로 돌아서며 고당주에게 말하고

고당주; [존명!] 포권하고

위진천; [나머지는 나를 따라와라!] 휘익! 날아가고. + [예 소교주님!] 휘익! 고당주와 두 명의 복면인을 남기고 모두 날아오른다

위진천이 복면인들 거느리고 날아가는 걸 힐끔 보며 걸음 옮기는 주취광생. 고당주와 두명의 복면인들이 주취광생을 따라온다

주취광생; (날 보위하는 게 아니라 감시하라고 저것들을 딸려 보내는 것이겠지. 혹시 역명천신단을 내가 독차지할 까봐.) 냉소

주취광생; (상관없다. 네놈들이 혈교 부활이라는 목적을 위해 날 이용하려는 것처럼 나 역시 제위를 되찾으려면 네놈들의 조력이 필요하니...) 휘익! 독룡곡 쪽으로 날아간다. 그리고

 

#185>

숲에 숨어서 지금까지 장면을 보고 있는 수컷 너구리

수컷 너구리; (위험해!) 겁에 질려 뒷걸음질 치고

수컷 너구리; (폐하가 선녀님과 귀의님께 한 짓을 보면 우리도 죽일 생각인 게 분명해.) 홱 돌아서고

수컷 너구리; (빨리 자리에게 돌아가서 폐하도 찾아낼 수 없는 곳으로 피신 시켜야만 해.) 숲속으로 달려간다

 

#186>

등선곡 입구. 츠츠츠! 검은 연기의 덩어리가 있다. 마법진의 흔적이 근처에 남아있는데 흩어지지 않고 구름처럼 뭉쳐 있다

좀 떨어진 곳에서 검은 독연기를 보는 위진천, 위진천 뒤로는 복면인들이 여기 저기를 뒤지고 있는 게 보인다.

짙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중앙. 사람 형상이 누워있다. 물론 독심귀의다. 검은 독연기는 독심귀의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것이다.

위진천; (저 검은 연기는 독룡의 독이 독심귀의의 몸을 태우면서 만들어내는 것인데...)

두근! 두근! 위진천의 귀에 들리는 심장 박동소리

위진천; (지독한 늙은이!) 좀 질린 표정

<독룡의 독에 몸이 거의 다 녹아내렸을 텐데도 아직 숨이 끊어지지 않고 있다.> 검은 연기 속에 누워있는 사람의 흐릿한 형상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위진천; (의선동의 의술로 자신의 몸을 불사지체에 가깝게 개조한 것인가?)

위진천; (저런 괴물이 등선곡에 은거하지 않고 강호에서 활동을 했다면 무림의 판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겠지.) 생각하는데

펑! 독룡곡 쪽의 숲 너머의 허공에서 불꽃이 터진다. 불꽃 신호

위진천; (기화(旗火;불꽃 신호)!) 돌아보고.

주변을 수색하던 복면인들도 돌아보고

위진천; (독룡곡 쪽에서 뭔가 발견되었구나.) 팟! 날아오르고

 

#187>

독룡곡과 등선곡 경계의 숲

휘익! 바람처럼 숲을 빠져 나오는 위진천

위진천 앞쪽 독룡곡의 독 연기가 피어오르는 바로 앞쪽, 바위 앞에 주취광생과 고당주 일행이 서있다. 두 명들 중 한 놈이 작대기를 들고 있고. 불꽃을 쏘아올린 도구. 귀희와 신행태보도 있다. 둘은 위진천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돌아보는 모습이고. 주취광생은 뭔가 내려다보고 있고. 다른 사람들은 위진천을 돌아본다

[소교주님!] [어서 오십시오.] 인사하는 신행태보 일행. 귀희도 고개 좀 숙이고

위진천; [뭘 발견하신 것입니까 폐하?] 휘익! 길 터주는 신행태보와 복면인들 사이로 내려서며 앞쪽의 주취광생에게 묻고

말없이 바닥을 가리키는 주취광생

죽어있는 수컷 여우의 시체

위진천; [이 여우가 바로...] 내려다보며 눈 치뜨고

주취광생; [야차선녀와 독심귀의에 의해 만들어진 인간형 여우들 중 수컷이다.] 끄덕

위진천; [누가 이놈을 죽인 것입니까?] 눈 치뜨고

주취광생; [곰이나 너구리들의 짓일 리는 없고...] [아마 진충이란 놈이 범인일 것이다.] 살벌한 표정

위진천; [그 심마니 놈이 수컷 여우를 죽인 범인이라면 혹시...] 눈 부릅. 심마니 모습의 청풍을 떠올리고

주취광생; [이놈은 진충이란 놈과 역명천신단을 놓고 싸우다가 살해했을 가능성이 크다.] 끄덕이고

위진천; [죽일...] 이를 부득

주취광생; [역명천신단을 지닌 채이건 맨 몸이건 간에 진충이란 놈이 독룡곡으로 들어간 건 거의 확실하다.] 연기가 자욱한 독룡곡 쪽을 보고. 다른 년놈들도 독룡곡 쪽을 보고

위진천; [역명천신단을 복용하면 독룡곡의 독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겠지요.] 이를 부득 갈며 연기 속을 노려보고

주취광생; [만일 진충이란 놈이 역명천신단을 차지했다면 더 이상 어찌할 방도가 없다.] [독심귀의도 오래 버티지 못한 저 독연기 속으로 추적해 들어가는 불가능하니...] 이를 바득 갈면서 독연기 속을 노려보고

위진천; (처음 봤을 때부터 마음에 걸린다 했더니...) 심마니 모습을 한 청풍과 처음 만나던 장면 떠올리며 이를 갈고

주취광생; [이제는 다른 한 가지 가능성에 매달려볼 수밖에 없다.]

위진천; [야차선녀와 함께 등선곡을 탈출한 수컷 곰이 역명천신단을 챙겼기를 바래야겠습니다.] 실룩

주취광생; [가능한 빨리 그놈을 찾아내서 사실 여부를 확인해봐야만 하는데...] 말하며 힐끔 귀희를 보고. 그러자

귀희; [우유라... 야차선녀가 구사한 이격치환술은 저도 쓸 수 있긴 해요.] 주취광생의 뜻을 알아차리고 급히 말하고.

위진천; [그래?] 반색

위진천; [그거 참 잘 됐군. 빨리 그 술법을 써서 야차선녀를 추적하도록 해.] 재촉하지만

귀희; [하지만 이격치환술을 구사해서 우유라 일행을 추격하는 데에는 두 가지 심각한 문제점이 있어요.] 좀 겁 먹은 표정이 되고

위진천; [두 가지의 심각한 문제?] [그게 뭔데?]

귀희; [먼저 인간이 갑자기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은 인과율(因果律)을 어지럽히는 일이에요.] 겁 먹은 표정으로

위진천; [부처나 천신이라도 벗어나지 못한다는 그 인과율?]

귀희; [인과... 즉 원인과 결과를 따지자면 이곳에 있어야하는 것이 전혀 다른 곳에 존재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아요.]

귀희; [그래서 우주의 이치는 틀어진 인과율을 보정하려 들게 되고...] [인과율을 어긴 자는 자칫 상상도 못할 대가를 치룰 수도 있답니다.]

위진천; [이격치환술이라는 게 함부로 쓰면 안되는 위험한 술법이라는 뜻이로군.]

귀희; [아무 위험도 없다면 신녀문의 인간들은 이격치환술을 써서 여기저기에 나타났다 사라질 수 있겠지요.]

위진천; [상상도 못할 대가라는 게 구체적으로 뭐야?]

귀희; [이격치환술은 있던 곳의 신체를 완전히 분해했다가 다른 곳에서 재 조합하는 술법인데...]

귀희; [그 과정에서 조금만 착오가 있어도 몸이 다른 존재와 뒤 섞여 버리거나 정신이 이상해질 수 있어요.] 겁 먹고

위진천; [말로만 들어도 끔찍하구만.] 침 꿀꺽. 신행태보와 고당주등도 긴장

주취광생; [사고의 위험성 말고 다른 문제점은 뭔가?] 묻고

귀희; [이격치환술을 써서 야차선녀를 추격하려면 그년이 어디로 이동 했는지를 알아야만 해요.] + (언제 봤다고 반말이야?)

귀희; (전직 황제였다는 게 뭐 대단하다고...) + [어디로 도망갔는지도 모르면서 무작정 이격치환술을 쓸 수는 없지 않겠어요?] 좀 새침하게 말하고

주취광생; [그 점에 대해서는 짐이 짐작하는 바가 있다.] 말하고.

귀희; [그러세요?] 눈 흘기고

주취광생; [야차선녀가 술법을 펼칠 준비를 하는 동안 조진진이란 계집의 태도가 이상했었다.] 조진진이 야차선녀를 품에 안은 채 눈을 감고 있던 장면 떠올리고

위진천; [그럼!] 깨닫고. 귀희도 흠칫! 하고

귀희; [우유라 그년이 조가년의 도움을 받았군요.] [자신은 무산 신녀문으로 돌아갈 수 없는 처지라서...] 흥분하고

위진천; [조가장!] 깨닫고

위진천; [야차선녀가 술법을 써서 이동한 곳은 바로 무영신투의 집인 조가장이겠군.]

귀희; [조가년이 그 아수라장에서 어느 순간부터 눈을 감고 있었던 건 그렇게 밖에 생각할 수 없어요.]

위진천; [그럼 당장 이격치환술이란 걸 써서 조가장으로 이동하자구.] [귀희나 나나 최근에 가장 강한 인상을 받은 곳이 조가장이니 이동하는 데는 문제 없겠지?]

귀희; [이격치환술을 쓰다가 발생할 수도 있는 부작용을 감당하실 수 있겠어요?] 걱정

위진천; [천하무적의 힘을 줄 수 있는 역명천신단을 손에 넣기 위해서인데 그 정도 위험은 감수해야겠지.] 힐끔 주취광생을 보고

주취광생; [짐도 같은 생각이다.]

귀희; [두 분의 각오가 그러시다니 어쩔 수 없군요.] 한숨

귀희; [다만 이격치환술은 주변 환경에 방해받지 않는 장소에서 펼쳐야 실패할 위험성도 낮아지는데...] 주변 두리번

위진천;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을 장소라...] 생각하는데

주취광생; [그런 곳이라면 연단동이 제격이겠군.] 말하고. 돌아보는 위진천과 귀희

귀희; [확실히 외부와 격리된 장소라면 역명천신단을 만들던 그곳이 제격이겠네요.]

위진천; [결정 되었으면 가자구.] [신행태보!] 돌아서며 신행태보를 부르고.

신행태보; [하명하십시오 소교주님!] 포권하고

위진천; [우린 야차선녀를 추적할 거요.] [혹시 모르니 당신은 수하들과 여기 남아서 수색을 계속하시오.]

신행태보; [존명!] 포권하고

위진천; [갑시다!] 팟! 날아오르고. 그 뒤를 귀희와 주취광생이 날아오른다.

숲을 향해 날아가는 세 사람

고당주; [소교주님이 너무 무리하시는 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신행태보와 함께 세 사람의 뒷모습 보며 걱정

고당주; [이격치환술이라는 걸 쓰다 잘못 되면 돌이킬 수 없게 되는 것같은데...]

신행태보; [내가 알기로 역명천신단을 복용하면 만독불침에 금강불괴가 된다고 한다.]

신행태보; [충분히 위험을 감수할 가치는 있다. 다만...]

신행태보; [야차선녀와 함께 조가장으로 이동한 수컷 곰이 역명천신단을 갖고 있을지 모른다는 게 마음에 걸리는구나.]

 

#188>

<-조가장> 여전히 밤. 하지만 새벽이 다 되어 동쪽 하늘이 좀 밝아진다. 달은 서쪽으로 기울고 있고. 조가장 안팍에 시체들만 널려 있고 들개들은 안보인다

조진진의 침실 근처. 주취광생이 서서 바닥을 보고 있다. 그의 발치에는 마법진이 펼쳐진 흔적이 세 개 개 그려져 있다.

[...] 마법진의 흔적들을 보며 뭔가 생각하는 주취광생

귀희; [다녀왔어요.] 휘익! 허공에서 날아 내린다. 손에는 조천경을 들고 있고

귀희; [소교주님은요?] 내려서며 두리번

주취광생; [아직 수색에서 돌아오지 않았다.] 침통하게 말할 때

위진천; [내가 귀희보다 늦었군.] 휘익! 돌풍을 일으키며 나타나는 위진천

귀희; [소교주님!] 안도하고

귀희; [둘러보러 가신 쪽은 어떤가요?]

위진천; [지난 며칠 간 조가장 근처에 인적이 있었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고개 젓고

귀희; [저의 술법에도 들개 몇 마리 외에는 제법 덩치가 있으면서 살아있는 존재의 기척은 감지되지 않았어요.] 찡그리고

주취광생; [결국 이 흔적이 조작된 건 아니라는 뜻이로군.] 세 개의 마법진 흔적 가운데 가운데의 흔적을 보며 말하고

귀희; [이쪽 것은 야차선녀가 이곳으로 이동해온 흔적이고...] 한쪽 마법진을 보고

귀희; [저쪽 것은 제가 술법을 펼친 흔적이에요.] 치치치! 아직 약간의 열기와 벼락의 흔적이 감돌고 있는 마법진을 보고

귀희; [이격치환술을 펼친 흔적이 하나 더 있다는 건 야차선녀가 다시 한번 이동을 했다는 증거가 되겠지요.] 가운데의 마법진 흔적을 보며 입술 깨물고

위진천; [우리가 추적해올 걸 알고 한 번 더 이격치환술을 쓰는 모험을 감행했군.] 이를 바득 갈고

귀희; [두번째 도약은 어디를 목표로 행해졌는지 추측이 안되네요.]

주취광생; [야차선녀... 정확히는 역명천신단에 대한 추격은 결국 무산된 셈이로군.] 이를 부득 갈며

위진천; [유감이지만 폐하의 말씀을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숨

주위광생; [설령 야차선녀의 소재를 나중에 알아낸다 해도 그때쯤이면 역명천신단은 세상에서 사라진 후일 테고...]

귀희; [결국 얻는 것도 없이 이격치환술까지 쓰는 위험과 수고를 한 셈이 되었네요.] 입술 깨물며 샐죽 거리고

찡그리는 주취광생

위진천; (저 좀팽이가 귀희 말에 심사가 뒤틀리고 있군.) + [비록 역명천신단을 손에 넣는 것은 무산되었지만...] 주취광생에게 포권하고

위진천; [저희 혈교는 폐하와의 결맹은 변함없이 유지할 생각입니다.] 진지한 표정으로 말하고

주취광생; [피차 기호지세(騎虎之勢)인 셈이지.] 심호흡. 화를 삭이고

주취광생; [이제 와서 우리들이 지금껏 진행해온 회천대업(回天大業)을 포기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침통한 표정으로 고개 끄덕이고

위진천;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손을 내리고

위진천; [저희 혈교는 지난 이십여 년 간 지속적으로 황실에 교도들을 잠입시켜 왔고...] [그 결과 작금에 이르러서는 황실의 여러 요직을 장악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위진천; [폐하께서 결심만 하시면 당장이라도 정난(靖難;나라의 난을 평정함)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주취광생; [고마운 일이로군.] 끄덕

주취광생; [짐이 배신자들에 의해 찬탈당한 제위를 회복한 후에는 너희들 혈교에게 강호무림의 생살권(生殺權)을 하사하겠다.]

위진천; [성은이 망극할 따름입니다.] 과장되게 포권하고

주취광생; [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다.] 고개 젓고

주취광생; [짐의 복위의 정당성을 확보한 후에 거사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 너희 혈교가 하지 못한 몇 가지 공작을 짐의 손으로 직접 할 작정이다.]

위진천; [천한 것들은 그저 폐하의 어지(御旨)를 따를 뿐입니다.] 아부하고

주취광생; [마음이 급하더라도 조금만 더 참아라.]

주취광생; [짐의 명령일하에 천하가 뒤집히고 강호 무림은 너희 혈교의 것이 될 테니...] 음산하게 웃는 주취광생의 얼굴 크로즈 업

 

#189>

<-무산(巫山)> 엄청 깊은 계곡, 엄청 높은 산봉우리, 구름과 안개가 휘감고 돌고. 때는 해뜨기 직전의 새벽 무렵. 달은 서산에 걸렸고 동녘이 환하게 밝아오기 시작한다. 안개와 구름이 자욱하고.

그 깊은 산중에 안개에 휩싸인 채 서있는 수많은 건물들. 이국적인 건물들. 다른 작품에 나온 무산 신녀문의 모습과 같음. 날이 밝아오긴 해도 아직은 밤이라 오가는 사람은 없고. 대 부분의 건물에 불이 꺼져 있다. 중앙의 거대한 신전에만 불이 밝혀져 있다. <아랑힐월>에 나온 신녀문의 본전

<-신녀문(神女門)> 위 건물들 배경으로 나레이션

불이 켜진 본전 건물

넓고 높은 광장. 커다란 수반을 둘러싸고 아름다운 여자들이 네 명이 둘러서있다. 잠옷 차림에 겉옷을 두른 모습들인데 모두 날씬하고 아름답다. 얼굴에는 주름 하나 없고. 하지만 여자들의 머리카락은 제각각이다. 백발도 있고 반백도 있고 검은 머리도 있고. 머리카락으로 나이를 짐작할 수 있고. 그때

[틀림없지?] [의심의 여지가 없어.] [그년들이 거의 동시에 위치를 드러냈어.] 허리 높이의 원형 수반을 들여다보며 대화하는 여자들. 이 여자들은 신녀문의 장로들이다. 얼굴이 전부 비슷하다. 같은 핏줄이라. 그때

[무슨 일인가요 장로님들?] 누군가 말하며 들어서는 뒷모습. 수반을 에워싸고 있던 여자들 돌아보고. 들어서는 여자의 뒷모습은 어린 소녀다

불로왜선; [나도 강한 영기(靈氣)의 파동을 느끼긴 했는데 말이죠.] 빠른 걸음으로 광장으로 들어서는 불로왜선의 앞모습. 다른 작품에 나온 불로왜선의 모습. 옷차림이 좀 더 여자스럽다. 신녀문의 문주인 불로왜선 우홍라다. <아랑힐월>의 우홍라와 같은 캐릭터를 사용해도 됨. 들어서는 불로왜선 뒤쪽 문 입구에는 미녀 두명이 도끼와 철퇴를 들고 서있다가 고개를 숙인다. 한명은 날씬하고 쌀쌀 맞은 인상. 다른 한명은 풍만한 몸매에 눈웃음이 매력인 여자. 두 여자가 든 도끼와 철퇴는 엄청 커서 여자들이 쓰기에는 부적합해 보인다

[문주!] [어서 오세요.] 광장의 여자들 불로왜선에게 고개를 숙이고

불로왜선; [내가 생각하는 그 일이 벌어진 건가요?] 수반으로 다가오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신녀문 문주 불로왜선(不老倭仙) 우후라(尤后羅)> 불로왜선은 다시 성숙한 여자가 될 경우 아랑힐월에서 장춘곡 곡주인 우후라의 모습이 된다.

백발; [같은 장소에서 잠깐의 간격을 두고 이격치환술이 연달아 운용되었다오.] 머리카락 전체가 백발인 미녀가 사람들을 대표해서 말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신녀문 대(大)장로>

불로왜선; [유라(乳羅)와 금라(金羅)?] 표정이 좀 살벌해지면서 수반 옆에 이르고. 수반은 높이가 1미터가 넘어서 다른 여자들과 달리 불로왜선은 깨금발을 해야 제대로 전체를 들여다 볼 수 있다.

백발; [그년들이 무슨 일인지 연달아 이격치환술을 구사했소.] 불로왜선과 함께 수반을 들여다 보고.

징! 징! 수반의 물에 중원의 지도가 떠올라 있고. 그 지도의 여섯 곳에 원형의 파문이 일어나고 있다. 두 개의 파문은 종남산, 세 개의 파문은 동쪽으로 치우친 곳. 마지막 하나의 파문이 일어나는 곳은 북경쪽이다.

백발; [두 년이 이격치환술을 구사한 곳은 종남산 근처고...] 서쪽으로 치우친 곳에서 일어나는 두 개의 파문을 가리키고

백발; [약간의 시차를 두고 이동한 곳은 천목산(天目山) 쪽이었소.] 동쪽으로 치우친 파문을 가리키고

반백발; [헌데 먼저 종남산에서 천목산으로 이동한 년은 다시 이격치환술을 써서 북경(北京) 쪽으로 움직였어요.] 반백발인 여자가 북경쪽을 가키리고

흑발1; [아마 두 년이 쫓고 쫓기는 중인 것 같아요.] 두 명의 흑발 중 한명이 말하고

흑발2; [유라와 금라, 두 년의 관계와 실력으로 미루어 보자면 유라 년이 금라년을 추적하는 것같지만...] [자세한 사정은 두 년을 직접 만나봐야만 알 수 있을 거예요.]

불로왜선; [유라! 금라!] [이십년 넘게 잘도 숨어 지내더니만 드디어 본색을 드러냈구나.] 살벌한 표정으로 웃고

백발; [두 년의 소재를 찾으려면 못 찾을 것도 아니지만...] [그동안은 초대 무산신녀님께서 정하신 금법 때문에 대대적인 수색은 할 수가 없었지요.]

불로왜선; [두 배신자 년의 위치가 특정되었으니 적은 인원과 작은 수고로도 잡을 수 있게 되었어요.]

백발; [그럼 문주님께서 직접...] 흠칫! 하고

불로왜선; [날 어린 계집애로 만들어놓고 그 두 년이 얼마나 잘 살고 있었는지 내 눈으로 확인해봐야겠어요.] 살벌하게 웃고

<드디어!> 여자들 긴장과 흥분

불로왜선; [꼭꼭 숨어봐라 유라야 금라야!] [이 언니가 곧 찾아내서 죄의 값을 치르게 해줄 테니...] 두 손으로 수반 모서리를 잡고 들여다보며 살벌하게 웃는 불로왜선.

 

#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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