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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4.06.06 [마고천장] 32화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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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

<-독룡곡> 아침. 이제 종남산 산봉우리들 위로 해가 뜨고. 독룡곡에서는 여전히 연기가 치솟고 있다

독룡곡 내부. 짙은 독 연기가 사방을 뒤덮고 있고. 헌데

쿠쿠쿠! 독 연기들이 소용돌이친다. 마치 태풍의 눈처럼

그 중심부에 앉아있는 청풍. 책상다리를 하고 합장한 채 운기조식 중이다. 그런 청풍의 몸으로 실처럼 빨려 들어가는 독기들. 청풍의 몸에 엄청난 힘이 도사리고 있는 게 느껴지게 묘사하고. 근처에 어떤 여자가 쓰러져 있지만 아직은 자세히 보여주지 말고

쿠쿠쿠! 주변의 독기들이 더 빠르게 소용돌이치면서 청풍의 몸으로 스며들어간다. 그러다가

심호흡하는 청풍.

합장한 양팔에 근육이 불끈거리고. 그러자

펑! 화악! 주변 수십 미터의 모든 독기들이 일제히 청풍의 몸으로 스며들어서

완전히 주변이 맑아진다.

<끝났다!> 후우! 긴 한 숨을 토하는 청풍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역명천신단의 힘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천천히 눈을 뜨고

청풍; (더 이상 독룡의 독에 영향을 받지 않게 된 것 뿐 아니라...) 심호흡

청풍; (온몸에 힘이 넘쳐흘러 주체하기가 힘들다.) 우둑! 우둑! 뼈가 엇갈리고 근육이 제 멋대로 움직인다. 숨이 좀 가빠지는 청풍

청풍; (반면 몸속은 너무도 평온하고 몸은 깃털처럼 가볍게 느껴진다.)

청풍; (그 때문인지 한 번 발을 구르면 하늘 끝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같은 기분이 든다.) (우화등선이 이래서 가능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청풍; (포숙정이 몸으로 펼친 함정에 빠져서 잃어버렸던 힘을 모두 되찾았다.) (뿐만 아니라 내공도 당시에 비해 배 정도로 증진된 것같고...)

청풍; (드디어 복수를 할 능력을 갖추게 되...) + [!] 생각하다가 흠칫! 옆을 보고

쿵! 멀지 않은 곳에 누워있는 전라의 미녀.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알몸인데 아주 작은 에이프런으로 풍만한 가슴과 사타구니만 가리고 있다. 하늘 보는 자세인데 다리를 하나 꼬아서 정숙하면서도 야하게 보인다. 물론 이 여자는 암컷 여우가 변한 모습이다. <건곤일척 자료집 제33페이지의 무명성황>이나 <마면기정 자료집 제32페이지>의 천마희의 모습을 차용. 나이는 17-8세 정도의 처녀로. 다만 무명성황이나 천마희와 다른 점은 머리에 여우귀가 달려있다. 머리카락 사이로 돋아난 모습. 또 엉덩이에는 꼬리도 아직 달려있다. 이하 호희로 표기

청풍; (이 여자 누군데..) + [!] 놀라다가 깨닫고

젖가슴과 사타구니를 겨우 가리고 있는 작은 에이프런

골반 옆으로 보이는 풍성한 꼬리

머리카락 사이로 돋아나 있는 여우 귀

청풍; (맙... 맙소사!) 놀라 뒤로 주저앉고

청풍; (이 여자는 바로 암컷 여우... 자호다.)

청풍; (수컷 여우가 원했던 대로 역명천신단이 여우인 자호의 몸을 인간으로 바꿔준 것이다.) 흥분하고

청풍; (물론 완전히 인간이 된 건 아니다.) 침 꿀꺽! 삼키며 호희의 몸을 살펴보고

<귀가 여전히 여우의 귀이고...> 호희의 머리카락 사이로 돋아난 여우귀를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꼬리도 그대로 달려있다.> 골반 옆으로 삐져나와있는 풍성한 꼬리를 배경으로 역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하긴 태어나길 여우로 태어났는데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되는 게 그리 쉬울 리 없지.) 끄덕

청풍; (역명천신단이 몸을 얼추 인간 비슷하게 만들어주었지만 진짜 인간이 되려면 자호 스스로 노력하고 수련을 해야 할 것이다.)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고

청풍; (숨소리와 맥박이 고른 걸 보면 몸에 이상은 없고...) 호희의 얼굴을 들여다 보고. 그러자

호희의 얼굴이 좀 발개진다

청풍; (깨어있군.) 웃으면서 숙였던 얼굴을 다시 들고

청풍; (원수이면서 은인인 날 어떻게 대할지 난감하여 정신을 못 차린 척 하고 있는 중일 것이다.) 품속에 손을 넣고

다시 꺼낸 청풍의 품에는 얇은 천 접은 것이 있다. 무영신투의 유품인 유령익이다

청풍; [변한 몸에 맞는 옷을 당장 구할 수는 없으니 우선 이 유령익이라도 덮어주자.] 펄럭! 유령익을 펼치고

스윽! 펼친 유령익을 거의 알몸인 호희의 몸에 덮어준다

눈 꼬리가 조금 떨리는 호희

청풍; [기왕에 인간의 몸을 얻었으니 이름도 바꿔줘야겠지.] [자호... 암여우라는 이름은 좀 경박한 면이 있으니...] 유령익으로 호희의 몸을 덮어주며 혼잣말을 하고

청풍; [어떤 이름이 좋을까?] 생각하다가

청풍; [호희(狐姬)!] [급한 대로 여우 공주님이라고 불러야겠다.] 유령익 밖으로 나온 호희의 손을 두 손으로 잡고

<호희... 여우공주...> 얼굴 발개지는 호희

청풍; [아무쪼록 인간으로서의 삶이 행복하기를 바란다 호희!] 쳐든 호희의 손등에 키스하고

눈 꼬리가 떨리고 얼굴 발개지는 호희

청풍; [독룡곡에 들어온 목적은 달성했으니 그만 가봐야겠다.] 슥! 호희가 들으라는 듯 말하면서 일어나고. 한손으로는 역명천신단이 든 주머니를 든 채

청풍; [그동안 미뤄두었던 복수를 하려면 당분간은 정신없이 바쁠...] + [!] 주머니를 품 속에 넣으며 말하다가 흠칫! 하며 독룡곡 안쪽을 보고

츠츠츠! 여전히 짙은 연기로 덮여있는 독룡곡 안쪽. 연기 속에 거대한 골격이 누워있는 게 보인다.

청풍; (무언가의 거대한 골격이 독 연기 속에 누워있다.) 품 속에 넣었던 손을 빼며 살펴보고

청풍; (김가기가 죽였다는 독룡의 뼈인가?) 눈 번뜩이며 걸음 옮기고

청풍; (다시 독룡곡에 올 일은 없을 테니 떠나기 전에 확인해보고 가자.) 스으! 스! 독 연기 속으로 들어가며 생각하고. 헌데

호희; (웅호야! 나 어쩌면 좋니?) 눈 감은 채 수컷 여우를 떠올리는 호희

호희; (당연히 네 복수를 해줘야하는데...)

<저 사람은 내게 역명천신단을 먹여서 인간으로 만들어준 은인이기도 해.> 독 연기를 뚫고 거대한 골격 쪽으로 가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호희의 생각 나레이션

호희; (원수이기도 하면서 은인인 저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할지 난 정말 모르겠어.) 혼자 남아 우는 호희

 

#191>

역시 아침. 등선곡 입구. 여전히 검은 연기를 뿜어내고 있는 독심귀의의 몸뚱이. 반듯하게 누워있는데 검은 연기를 뿜어내고 있어 모습이 자세히 보이지는 않는다. 검은 연기의 덩어리와 좀 떨어진 곳에 신행태보와 고당주가 나란히 서서 등선곡의 통로쪽을 보고 있다. 복면을 쓴 다른 놈들은 주변에 없고

신행태보; [등선곡은 그리 넓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밤새 뒤져봤지만 성과가 없으니 그만 포기해야 한다.] 침통한 표정으로 절벽 사이의 통로를 보며 말하고. 절벽 사이의 통로에는 크고 작은 수많은 돌기둥들이 서있고 그 돌기둥들 사이로 안개 같은 것이 흐른다. 절혼단백금법이 살아있을 때처럼 아주 짙은 건 아니고 그냥 평범한 안개같은 수준

고당주; [독룡곡 쪽을 제외하고는 더 뒤져볼 곳도 없는 게 사실입니다.] 침통하게 끄덕

신행태보; [나는 조가장으로 이동한 소교주님께 가겠다.] [고굉 너는 하루만 더 이곳에 남아서 상황을 살펴본 후 철수해라.]

고당주; [그리 하겠습니다.] 포권하고

신행태보; [술법으로 설치되었던 절혼단백금법은 소멸되었지만 저 돌기둥들이 형성하는 기문둔갑은 아직 살아있다.] 절벽 사이 통로에 세워진 수많은 크고 작은 돌기둥들을 보며 말하고. 고당주도 함께 보며 듣고

신행태보; [다행히 저 진법은 들어오는 것은 막지만 나가는 건 막지 않는다.] [한번 나가면 다시 들어오기 힘들 테니 마무리 잘 하고 나와라.] 통로쪽으로 가며 말하고

고당주; [살펴 가십시오.] 포권하고

손들어 보이며 기둥들 사이로 들어가는 신행태보

곧 기둥들 사이로 사라지는 신행태보

고당주; [소교주님도 그렇고, 외총관도 성격이 너무 꼼꼼한 게 문제야.] 실룩거리며 돌아서고

고당주; [손바닥만한 등선곡 내부를 밤새 뒤져봤으면 됐지 뭘 또 하루씩이나 남아서 수색하라는 건지 원...] 궁시렁 대며 건물들이 있는 언덕 쪽으로 걸어 올라가고

고당주; [짜증나지만 어쩌겠어? 조직에 매인 몸이니 위에서 까라면 까야지.] 걸어가는데

[당주님!] 외치는 소리. 흠칫하며 돌아보는 고당주

휘익! 독룡곡 쪽의 숲이 있는 쪽에서 복면인 한 놈이 날아 온다

고당주; (뭔가 발견했군!) + [무슨 일이냐?]

복면인; [가보셔야겠습니다.] 휘릭! 고당주 앞에 내려서고

복면인; [독룡곡 근처 숲에서 너구리의 발자국이 발견되었습니다.]

고당주; [그래?] 눈 치뜨는 고당주

 

#192>

등선곡의 입구를 바깥에서 본 모습. 역시 아침이고. 전과 달리 안개가 아주 짙지는 않다. 그래서 절벽 사이의 통로에 세워진 기둥들이 드러나 보이고. 헌데

화악! 등선곡 입구가 내려다보이는 한쪽 절벽 위쪽에 가마가 한 채 날아 내린다. 절벽 위쪽에도 수많은 기둥들이 쭉 이어져 등선곡 전체를 에워싼 모습이고. 그 기둥들 외곽에 날아 내리는 가마는 얼굴에 면사를 쓴 거인들이 메고 있고. 가마는 기둥과 지붕이 달려 있지만 벽은 없다. 벽과 창문 대신 천을 늘어트렸고. 그 때문에 흩날리는 천을 통해서 가마 안에 한명의 인물이 쿠션에 기대 비스듬히 앉아있는 게 보인다.

가마를 따라서 키가 2미터쯤 되는 거구의 여자 무사가 따라 내려온다. <건곤일척> <아랑힐월> 등에 나온 황금성의 여자무사들인 백팔금차 수장 패소정 캐릭터. 이 작품에서도 이름은 패소정이고. 무기는 등에 짊어진 거대한 검이다.

패소정; [도착했사옵니다 성주님!] 가마에 대고 공손하게. 그러나 차갑게 말하고. 그러자

[생각보다 빨리 왔군.] 슥! 손가락마다 전부 반지를 끼고 있는 손이 천을 젖히고

냉혈전호; [여기 와보는 것도 어느덧 일 년만이로구만.] 슥! 가마에서 나오는 화려한 차림의 중년인. 웃는 얼굴이지만 표정이 음산하다. 바로 황금성의 성주인 냉혈전호. #113>에 한번 나왔었는데 그때는 모습을 자세히 묘사하지 않았었음. <승풍파랑 자료집 2페이지>의 조폭 두목 <이세창>같은 분위기의 사내다. 그 배경으로 나레이션. <-대륙상단 단장 냉혈전호(冷血錢虎) 황보륜(皇甫崙)>

냉혈전호; [독룡곡과 지척이라 올 때마다 들렸었는데...] + [!] 절벽 끝으로 가서 등선곡 입구 내려다보다가 눈 치뜨고

쿵! 등선곡 입구를 가득 메우고 있던 짙은 안개는 사라져서 이제 기둥들이 보인다

냉혈전호; [이런... 이런...] 눈 치뜨며 아래를 내려다보고

냉혈전호; [등선곡을 지키던 신녀문의 술법이 해제된 것처럼 보이지 않는가?] 손을 이마에 대고 내려다보면서

냉혈전호; [기문진법은 여전히 살아있지만 이제 등선곡도 난공불락은 아니게 된 것인가?] 흥분된 표정으로 말하다가

[!] 무언가 발견하는 냉혈전호

냉혈전호; [이크!] 슥! 급히 뒤로 물러서고

패소정; [왜 그러시는지요?] 다가오며 묻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황보륜의 수신호위 거령철화(巨靈鐵花) 패소정(覇小鼎)>

냉혈전호; [직접 봐라.] 뒤로 물러선 채 절벽 쪽을 고개 짓 하고

패소정; [예...] 조심해서 절벽 아래를 내려다보고

휘익! 등선곡의 출입구인 절벽 사이 계곡을 가득 메운 기둥들 사이로 날아 나오는 인물. 바로 신행태보

패소정; (저자는...) 눈 번득이며 보고

<신행태보 종선!> 휘익! 마침내 기둥들 사이를 완전히 빠져나와 발길을 멈추는 신행태보 모습 배경으로 패소정의 생각 나레이션

신행태보; (나오는 데는 별 문제가 없었지만...) 기둥들이 즐비한 통로를 다시 한번 돌아보는 신행태보

신행태보; (다시 들어가려면 기문진법이 발동하여 위험해지겠지.) 걸어간다

신행태보; (일이 돌아가는 꼴을 보면 저길 다시 들어갈 일도 없겠지만...) 휘익! 속도를 내서 날아가는 신행태보

곧 멀어지는 신행태보

냉혈전호; [별일이지?] [경신술로는 천하를 통틀어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는 저 놈이 뜬금없이 등선곡에서 나오기도 하고...] 패소정과 함께 서서 멀어지는 신행태보의 뒷모습을 보며 말하고

패소정; [확실히 심상치는 않사옵니다.] 역시 신행태보의 뒷모습 보며 대답하고

냉혈전호; [우리 대륙상단의 방대하고 치밀한 정보망에 감지된 바에 의하면 종가놈은 혈교의 찌꺼기가 틀림없다.]

패소정; [혈교가 등선곡을 장악한 것일까요?]

냉혈전호; [어떻게 야차선녀가 설치한 금제를 뚫고 들어갔는지는 모르겠지만...] 끄덕이고

냉혈전호; [등선곡은 이미 혈교에 의해 박살난 게 거의 확실하다.]

패소정; [세한삼우가 만들어 왔다는 영약을 노렸겠군요.]

냉혈전호; [아깝게도 한발 늦었어.] 주먹으로 손바닥을 치고

냉혈전호; [좀 더 적극적으로 달려들었으면 세한삼우의 역작을 내가 차지할 수도 있었는데...] 입맛 다시고

패소정; [제가 신행태보를 쫓아가 상황을 파악해볼까요?]

냉혈전호; [그럴 것까진 없다.] [우리의 목적지는 어디까지나 등선곡이 아니고 독룡곡이니...] 고개 젓고

냉혈전호; [독룡곡에 숨겨진 <그것>을 차지하기만 하면 세한삼우가 만들고 있다는 영약들 따위는 구리 동전 정도의 가치 밖에 없으니... 흐흐흐!] 웃으며 가마로 다가가고

냉혈전호; [다시 가던 길을 가자.] 슥! 가마로 들어가고

냉혈전호; [애초의 목적지인 독룡곡으로...] 완전히 들어가고. 그러자

거인들이 다시 가마를 메고

휘익! 날아오르는 거인들

팟! 패소정도 날아오르고. 등선곡 쪽을 돌아보며

패소정; (성주님은 대수롭지 않게 말씀하셨지만...) 등선곡 쪽을 보고

<세한삼우가 만든다는 영약에 의해 천하정세가 뒤흔들릴 것같은 예감이 드는구나.> 휘익! 멀리 날아가는 가마와 패소정의 모습 배경으로 패소정의 생각 나레이션

 

#193>

독룡곡. 여전히 짙은 독연기

독 연기 속에 누워있는 거대한 공룡의 골격. 아주 커서 사람이 지나갈 수 있을 정도다.

그곳으로 나타나는 청풍.

청풍; (이놈이 독룡...) 골격을 올려다보고

츠츠츠! 쉬이... 거대한 골격에서 지금도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청풍; (역명천신단 덕분에 만독불침이 된 나는 영향을 받지 않지만...) 주변을 흐르는 검은 연기를 보며

청풍; (죽은 지 육백여년이 지났는데도 이놈의 시체는 여전히 지독한 독기를 뿜어내고 있다.) 뼈를 만지며 생각하고

청풍; (그만큼 오래 살면서 독을 몸속에 쌓아뒀었다는 건데...) 빠직! 생각하는데 갑자기 발 아래에서 들리는 소리

청풍이 내려다보니 손바닥만한 비늘들이 골격 주변에 가득 쌓여있다. 아래쪽이 뾰족하고 위쪽은 마름모 꼴인

청풍; (독룡의 비늘이로구나.) 허리 숙여서 하나를 집어들고

청풍; (육백 년 넘게 독룡의 독에 노출되어 있었으면서도 전혀 훼손되지 않았다.) 번쩍이는 비늘을 얼굴 앞에 들어서 보고

청풍; (그렇다는 건 이 비늘이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물체중 하나라는 뜻인데...)

청풍; (이런 비늘로 덮여있는 괴물을 김가기는 용케도 죽였구나.) 생각하며 걸음 옮긴다. 비늘을 손에 든 채 살펴보며

[!] 그러다가 무언가 느끼는 청풍

고개 돌려 독룡의 골격 앞쪽을 보는 청풍

수십 미터 앞쪽에 높은 절벽이 서있는 게 연기 속에 흐릿하게 보이는데

절벽 아래 누가 앉아있다.

청풍; (사람?) 눈 번뜩이며 그쪽으로 걸어간다. 비늘은 던지고

청풍; (움직임이 없고 아무런 생기도 느껴지지 않는 걸 보면 시체일 텐데...) 슥! 손을 펼쳐서 앞으로 내밀며 걸어가고

청풍; (독룡곡의 중심부까지 와서 죽은 걸 보면 평범한 인물은 아니었겠구나.) 지잉! 걸어가는 청풍의 손바닥이 진동하고

청풍; (의술로는 천하제일이던 독심귀의 조차 독룡의 시체를 볼 수 있는 곳까진 들어오지 못한 것같은데...) 쿠오오! 앞으로 내민 청풍의 손바닥 앞에서 소용돌이가 일어나며 주변의 독 연기를 빨아들인다

화악! 주변의 독 연기들이 청풍의 손바닥으로 빨려 들어가며 주변이 환해진다.

쿵! 그러자 드러나는 시체의 모습. 절벽 아래쪽에 한 구의 시체가 기대앉은 자세로 죽어있다. 알록달록하던 옷은 부식되었지만 몸은 아직 형체를 유지하고 있다. 썩거나 녹지 않은 대신 비쩍 말라서 미이라처럼 되어 있다. 노인인데 피부는 검다. 다른 작품의 <묘강독조, 또는 묘강독성> 캐릭터. 이 작품에서의 이름은 묘강독군 갈태독

청풍; (상당히 오랜 시간 독룡의 독에 노출되어 있었으면서도 시체가 녹거나 썩진 않았다.) (그렇다는 건 이 인물도 독공(毒功)을 익혔거나 금강불괴의 경지에 이르렀었다는 뜻인데...) 묘강독군의 시체를 살펴보고.

가슴 부분이 타고 녹은 흔적이 보인다. 옷과 살이 타들어간 안쪽에 늑골이 부서진 게 보이고

청풍; (심장 부분에 치명상을 입었다.)

청풍; (열 때문인지 독 때문이지는 모르지만 옷과 살이 녹아서 늑골이 드러나 있다.) (이 인물은 독룡의 독에 중독되어 죽은 게 아니라 누군가에게 살해당한 것이다.) 생각하다가

시체의 오른손이 쥐고 있는 손바닥만한 크기의 얇은 판자가 보이고

청풍; (은판(銀板)...) 한 무릎 꿇고 그 판자를 시체의 손에서 뺀다. 판자에는 깨알같이 작은 글이 가득 적혀있다.

청풍; (지니고 있던 금과 은자를 녹여서 판자 모양으로 만들었다.)

청풍; (목적은 유언을 남기기 위해서였고...) 두 손으로 판자를 들고 읽는다.

청풍; (독룡의 독은 바위까지 태우기 때문에 유언을 남기려면 금이나 은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푸스스! 청풍이 건드는 바람에 시체의 옷이 부서지고 주변의 바위들이 타들어가는 걸 보며 생각하고

청풍; (과연 어떤 사연이 적혀있는지 보자.) 두 손으로 든 판자를 읽는다.

 

<묘강독군(苗疆毒君) 갈태독(葛太毒)이 천도(天道)가 엄존(儼存)함을 믿으며 적는다.> 글의 시작 부분

 

청풍; [묘강독군 갈태독!] 놀라고

청풍; [이 노인이 묘강 독성부의 부주인 묘강독군이었구나.] 놀라서 시체를 보고

청풍; (시체가 독룡의 독에도 훼손되지 않아서 대단한 인물일 것으로 짐작은 했지만 변황사패(邊荒四覇)중 하나이며 독공의 본가라는 독성부의 지존이었을 줄이야.)

청풍; (헌데 묘강 무림의 제왕이기도 한 이 노독물이 어쩌다 이역만리 중원까지 와서 최후를 마친 것일까?) 놀라며 판자에 적힌 글을 다시 읽고

<노부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은 둘째 제자인 칠독수사(七毒秀士) 당천호(唐天虎)다. 사천당문과의 친교를 위해 제자로 받아들인 그놈이 혈교와 손을 잡고 노부를 암산한 것이다.> 묘강독군의 시체를 배경으로 나레이션

이하 판자에 새겨진 글의 내용

 

<놈이 쓴 사천당문의 암기 장심뢰(掌心雷)에는 독공을 수련한 자에게는 치명적인 웅황(雄黃)이 칠해져 있었다. 그 때문에 노부는 반격도 못하고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피투성이가 된 가슴을 움켜잡고 밀림지대를 달아나는 생전의 묘강독군. 그 뒤를 복면을 쓴 자들과 칠독수사가 추격해온다. 칠독수사 캐릭터는 <승풍파랑 자료집 제14페이지>에 나옴

<심장 부위의 상처를 통해 몸속으로 퍼진 웅황을 태워버리지 못하면 죽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노부는 마지막 도박을 하게 되었다.> 구멍이 난 가슴에서 연기가 나는 몸으로 이를 악물며 달려가는 묘강독군

<종남산 독룡곡에는 신선 김가기에게 죽은 독룡의 시체가 있다. 독룡은 만년 넘게 지하에서 광물(鑛物) 성분의 극독을 흡수해서 몸속에 지독한 독기를 품고 있었다.> 거의 죽기 직전의 모습이 되어 독룡곡의 독 연기 속으로 들어서는 묘강독군. 그 뒤쪽으로 칠독수사와 복면인들이 멈춰서서 분해한다.

<그 독룡의 독기가 응결되어 있는 내단(內丹)이라면 모든 독과 상극인 웅황이라도 태워버릴 수 있을 것이다.> 연기 속을 고통스러워하며 비틀비틀 걸어가는 묘강독군, 그 앞쪽에 거대한 공룡의 골격이 흐릿하게 보인다.

<그래서 송장이나 다름없는 몸뚱이를 이끌고 수천 리를 달려왔지만... 하늘은 노부를 버렸다.> 공룡의 골격 안쪽으로 들어서며 경악하는 묘강독군

<독룡의 쓸개는 이미 깨져 있고... 내단도 사라져 버린 상태였기 때문이다.> 골격의 안쪽에 가마솥만한 바위가 있는데 바위가 깨져 있다. 깨진 바위 단면 가운데에 무언가 둥근 것이 박혀있다가 빠져나간 모습

 

청풍; (독룡의 내단!) 놀라며 돌아보고

독룡의 골격 중간에 커다란 바위가 하나 있는데 둘로 쪼개져 있다. 물론 그 바위가 독룡의 쓸개다

청풍; (저 바위같은 게 독룡의 쓸개고 저 안에 내단이 들어있었겠구나.) 바위를 보고

청풍; (헌데 누군가 묘강독군보다 먼저 쓸개를 부수고 내단을 가져갔다는 건데...) 다시 판자로 고개 돌리고

청풍; (대체 어떤 인물이기에 독룡의 독을 견디고 이곳에까지 들어와 독룡의 내단을 가져간 것일까?) 생각하며 다시 판자를 읽고

 

<숨이 끊어지기 전에 금붙이와 은붙이로 판자를 만들어 유언을 남기거니와... 이 글을 읽는 인연자에게 독성부의 조사신물인 독성륜(毒聖輪)을 남긴다.> 묘강독군의 시체. 옷이 부서져 내리면서 판자를 쥐고 있지 않던 손의 속목에 팔찌가 끼워져 있는 게 드러난다. 여러 가닥의 실같은 것이 배배 꼬인 형상의 팔찌로 상당히 커서 묘강독군의 말라비틀어진 팔목에는 헐렁하게 끼워져 있다. 팔찌의 두께는 손가락 정도

<독성륜에는 우리 독성부의 시조이시며 오제(五帝)중 한분이신 만독조종(萬毒祖宗)님의 힘이 깃들어 있다. 독성륜을 받은 대가로 독성부의 문호를 지켜주길 바란다.> 팔찌의 모습 크로즈 업. 수많은 가능 실이 꼬아져 이루어진 형태의 팔찌인데 자세히 보면 가는 실에 다시 글 같은 것이 빼곡하게 적혀있다.

 

청풍; (생각지도 않은 은원을 떠맡게 되었다.) 판자에서 눈을 떼며 독성륜을 보고

청풍; (하지만 나도 독성부와는 악연이 있으니 한번은 들려 봐야한다.) 판자를 품에 넣고

청풍; (포숙정이 나를 해칠 때 사용한 소양갈맥고(消陽渴脈膏)가 독성부의 극독이므로...) 두 손을 모아 합장하고

청풍; [선배의 유언은 소생 이청풍이 확실하게 접수했습니다.] 합장하며 고개 숙이고

청풍; [이것도 인연!] [독성부를 덮고 있을 암운을 소생의 손으로 제거해드리겠다고 약속드립니다.] 숙였던 고개 들고. 이어

조심스럽게 두 손으로 묘강독군의 손목에 걸려있던 독성륜을 빼내는 청풍

청풍; (이게 독성륜...) 두 손으로 팔찌를 들어서 보며 눈 빛내고

청풍; (그리 대수로워 보이지 않는 이 팔찌에 독공으로는 고금최강이었던 만독조종의 비전이 숨겨져 있단 말이지?) 자세히 들여다보고

<수많은 실을 꼬아 만든 형태인데... 각각의 실에 무언가 적혀있는 것같다.> 실을 꼬아만든 것같은 팔찌를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여유 있을 때 찬찬이 살펴봐야겠다.) 생각하며 팔찌를 왼쪽 손목에 끼고.

청풍; (호기심도 채웠으니 그만 등선곡으로 돌아가 보자.) 일어나고

청풍; (내가 역명천신단을 복용하고 운기조식하는 사이에 별일은 없었어야하는데...) 돌아서고. 헌데

쩡! 갑자기 벼락에 맞은 듯한 느낌이 되는 청풍

청풍; (무슨...) 홱! 고개 돌리고

청풍; (이... 이 주변에 내 혼백을 뒤흔드는 어떤 존재가 있다.) 오싹! 소름이 돋아서 숨을 멈추며 절벽의 한쪽을 보고. 그쪽은 여전히 독 연기가 자욱해서 잘 안보이는데

쿠오오... 그 독연기 속에서 어떤 강력한 기운이 번져 나온다

청풍; (.저곳... 저 독 연기 속에 무언가 있다.) 침 삼키며 걸어간다

청풍; (역명천신단을 복용한 덕분에 천하무적이 되었다고 생각한 날 압도하는 무언가가...) 화악! 독 연기를 몸에서 뿜어지는 기운으로 흩어버리며 앞으로 가고. 다음 순간

[!] 눈 부릅 청풍

쿵! 화악! 독 연기가 흩어지며 나타나는 절벽. 그 절벽 아래 동굴이 있다. 동굴 입구는 육중한 돌문으로 닫혀있고. 헌데 돌문 위쪽 절벽에 글이 적혀 있다. <聖魔洞天>이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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