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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몽; (혈왕잠!) (혈교의 시조이며 사실상의 고금제일인인 혈왕의 내단을...!) 스읏! 흥분된 표정으로 손을 안으로 넣어 혈왕잠을 꺼내려 하고. 그러다가

[!] 무언가 느끼고 눈 부릅뜨는 백일몽

백일몽; (위험!) 팟! 다급히 손을 다시 뽑고. 직후

탱! 피아노 줄 같은 것이 한쪽 모퉁이에서 다른 쪽 모퉁이로 튕겨진다. 수평으로 모든 것을 잘라버리는 힘을 지닌 줄이다. 아주 가늘어서 거의 눈에 보이지 않고

사각! 간발의 차이로 피하지만 손가락 끝이 피아노 줄에 약간 스치면서 상처가 나고. 그 상처에서 피가 한 방울 떨어진다

툭! 피가 혈왕잠 위로 떨어지고

백일몽; [큭!] 손을 쳐든 자세로 뒤로 주저앉고.

징! 직후 백일몽의 피가 닿은 부분의 혈왕잠이 밝아지면서 투명해진다. 백일몽의 피에 반응하는 것이고 백일몽이 혈왕의 후손임을 보여주는 징조. 하지만

백일몽; (큰... 큰일날 뻔했다.) 주저앉아 손가락의 상처를 보느라 혈왕잠의 변화를 바로 보지는 못하고

백일몽; (뭔가 보안장치를 해놨을 것같은 섬뜩한 기분이 들어서 손을 거둔 것인데...) 왼손으로 오른손 손가락의 상처를 감싸면서 다시 구멍을 들여다보고

백일몽; (반응이 조금만 늦었어도 손목이 날아갔을 것...) + [!] 구멍을 들여다보다가 눈 부릅뜨고. 비로소 혈왕잠이 투명해진 채 빛을 발하는 것을 발견했다

<혈... 혈왕잠이 투명해지면서 빛을 뿜어낸다!> 다시 빛이 나는 혈왕잠의 모습 배경으로 백일몽의 경악

그런 백일몽의 뇌리에 떠오르는 문설약의 말

 

문설약; [혈왕잠은 혈왕조사의 후손의 피를 떨굴 경우 그 부분이 투명하게 변하며 강한 빛을 뿜어낸다.]

문설약; [물론 혈왕의 핏줄이 아닌 자의 피에는 일체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회상 끝

 

백일몽; (맙... 맙소사!) 경악과 흥분

백일몽; (설약공주님 말씀대로라면 내... 내 몸에도 혈왕의 피가 흐른다는 얘긴데...) 흥분으로 온몸이 떨리고

백일몽; (부모도 모르는 내가 어떻게 혈왕과 혈연으로 이어진단 말인가?) 흥분하고 당혹하고. 그러다가

백일몽의 뇌리에 떠오르는 또 다른 장면

 

<우리... 우리 용씨일족(龍氏一族)의 핏속에 흐르는 이능(異能)이... 너로 하여금 아비를 찾아오게 만들었구나!> 울면서 말하는 철가면의 모습이다

 

백일몽; (등선곡에 펼쳐진 금제 때문에 만났던 철가면이 내 몸에도 용씨일족의 피가 흐른다고 한 것은...) (바로 내가 혈왕의 후손이라는 뜻이었다.) 덜덜 떨고

백일몽; (혈왕잠이 내 피에 반응한 것도 그렇고... 내가 혈왕의 후손임은 거의 확실한데...) 츠츠츠! 이제 빛이 사라지는 혈왕잠을 보며 생각하고

백일몽; (그런 내가 어떻게 혈교에 종으로 팔려온 것일까?)

<손대낭!> 자신을 풍모에게 팔던 손대낭의 모습을 떠올리는 백일몽. #142>의 장면

백일몽; (날 혈교에 팔아넘긴 고아원 원장 손대낭은 뭔가 아는 게 있을 것이다.) 무릎을 꿇고

백일몽; (가능한 빨리 여길 빠져나가 손대낭을 만나봐야만 한다.) 슥! 구덩이 위에 손을 펼치며 생각하고

백일몽; (하지만 그건 나중 일이고 당장은 혈왕잠을 저 안에서 꺼내는 게 문제다.) 징! 구멍을 덮은 손이 진동하고. 그러자

들썩! 구멍 아래 방석 위에 얹혀져 있던 혈왕잠이 들썩이더니

백일몽; (접인공력(接引功力)으로 끌어올려 보자.) 징! 진동하는 손바닥으로 구멍 안을 겨누면서 생각하고

백일몽; (아무쪼록 안에 설치된 장치가 혈왕잠을 꺼내려는 시도에만 작동하기를 바랄 뿐이다.) 식은 땀 흘리며 손바닥을 진동시키고

스윽! 방석에 놓여있던 혈왕잠이 떠오르기 시작하고

이윽고 피아노줄이 튀어나왔던 부분에 이르는 혈왕잠. 직후

팅! 다시 튀어나와 반대쪽으로 이동하는 피아노줄

백일몽; (안돼!) 속으로 비명. 헌데

슥! 피아노줄이 혈왕잠에 닿는 모습 슬로우 모션으로 보여주고. 이어

스윽! 피아노줄이 혈왕잠을 통과하는데 마치 물을 퉁과하는 것처럼 피아노줄이 지나간 부분은 원래대로 돌아간다

백일몽; (맙소사!) 경악하고

<저 가는 철사가 마치 물을 가른 것처럼 혈왕잠을 통과해버렸다!> 츳! 완전히 혈왕잠에서 빠져나가는 피아노 줄. 피아노줄이 통과한 혈왕잠에는 아무런 흔적도 남아있지 않다

백일몽; (혈왕잠이 단순한 물질이 아니라 기운이 뭉쳐진 내단인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인 것같다.) 생각할 때

스윽! 완전히 구멍 밖으로 떠오르는 혈왕잠

백일몽; (됐다!) 팟! 재빨리 두 손 내밀어서 혈왕잠을 잡고

피가 난 백일몽의 손가락이 다시 혈왕잠에 닿고. 그러자

지잉! 상처 난 손가락이 닿은 부분의 혈왕잠이 다시 빛을 발한다

백일몽; (혈왕잠이 내 피에 반응하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걸 보며 흥분하고

백일몽; (이걸 녹여서 몸으로 흡수하기만 하면 절대무적의 능력을 얻을 수 있다는 건데...) 덜덜 떨며 혈왕잠을 보고

백일몽; (물론 혈왕잠의 능력을 내 것으로 만드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게 쉬웠다면 삼십여 년 전 십면혈신께서 천마성과 무제궁의 협공에 패사하진 않으셨을 테니...) 무릎 꿇은 채 두 손으로 혈왕잠을 보면서 흥분하고

백일몽; (흡수하는 건 나중의 문제고 우선은 내가 혈왕잠을 훔쳤다는 사실을 비밀로 하는 게 급선무다.) 혈왕잠을 품속에 넣고

백일몽; (교주와 소교주가 혈왕잠이 사라진 사실을 아는 데까지는 제법 시간이 걸릴 것이다.) 다시 두 손으로 석판을 집어들고

백일몽; (그 사이에 교주와 소교주가 날 찾아내지 못할만한 곳으로 숨어야만 한다.) 덜컥! 석판을 다시 구멍에 끼우고

백일몽; (혈왕잠의 힘을 어떻게 내 것으로 만드느냐는 그후에 고민해볼 문제다.) 그그극! 다시 석판을 원래대로 끼우고. 바로 그때

삐이익! 멀리서 날카로운 호각소리가 들리고

백일몽; (이건...) 흠칫! 하며 고개를 들어 입구를 보고

삐익! 다시 들리는 날카로운 피리소리

백일몽; (긴급한 상황을 알리는 신호다.) 급히 일어나고. 그때

[백일몽아!] 덜컥! 문이 열리고 인법사7이 방인을 들여다본다. 총채를 든 채 돌아보는 백일몽. 총채를 흔들던 자세로

백일몽; (위험했다.) + [무슨 일인가요 인법칠호(人法七號)님?] 탁탁! 총채로 침대 근처를 털면서 묻고

인법사7; [소교주가 예정보다 빨리 돌아왔다는 보고다.] 긴장한 표정으로 말하고

백일몽; [소교주님이?] 흠칫하며 총채를 내리고

 

#221>

장원의 입구. 수많은 사람들이 도열하고 있고. 단, 가면을 쓴 인법사들은 없다. 일반 하인과 하녀들이다. 무사들도 있고

장원 안쪽에서 입구로 서둘러 달려오는 백일몽.

삐이이! 장원이 내려다보이는 절벽 위에서 무사 한명이 피리를 불며 한손으로 멀리를 가리킨다. 사람들 긴장하며 보고

백일몽; (어쩐지 혈왕잠을 너무 쉽게 찾아냈다 했더니...) 복면 속에서 입술 깨물고

백일몽; (일이란 게 마냥 좋게만 풀리지는 않는구나.) 장원 정문에 이르는 백일몽. 미리 나와 있던 하인과 하녀들이 백일몽에게 인사를 한다

백일몽; (소교주가 며칠만 더 늦게 귀환했어도 흔적을 남기지 않고 사라질 수 있었는데...) 복면 속에서 입술 깨물고

백일몽; (섣불리 몸을 감추려 하다가는 혈교로부터 대대적인 추격을 당하게 된다.) (그럼 잡히는 건 시간문제가 될 테고...) 심호흡

백일몽; (일단 혈왕잠이 사라진 사실을 교주나 소교주가 알게 되더라도 시침 뚝 떼고 있어야만 한다.) 사람들 대열의 맨 앞으로 나서서 앞쪽을 보고

백일몽; (혈왕잠을 잘 숨겨두고 내 자신에게 한시적으로 최면을 걸어두자. 혈왕잠에 대해 어떤 시도도 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할 때

[소교주님께서 도착하셨습니다 영주(令主)님!] 옆에 있던 무사가 긴장하며 말하면서 앞을 보고. 백일몽도 긴장하며 함께 보고

장원으로 통하는 계곡에 일남일녀가 나타난다. 바로 위진천과 교소소다. 함께 날 듯이 장원 입구로 다가온다

백일몽; (소교주에게 동행이 있다.) 눈 번뜩이며 보고. 백일몽은 교소소를 본 적이 없다

<아직 어린 계집인데...> 호기심과 기대로 얼굴이 발그레해져서 위진천을 따라오는 교소소의 모습을 배경으로 백일몽의 생각 나레이션. 교소로는 화려한 옷을 입고 있고 또 머리에도 여러 의 비녀로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다

백일몽; (분위기를 보아하니 소교주에게 홀딱 반해서 이미 제 모든 걸 바친 계집일 것이다.) 냉소

백일몽; (하긴 겉으로 드러난 소교주의 모습에 반하지 않을 계집은 드물지.) (잘 생긴 데다가 칠지무제의 둘째 제자라는 배경까지 지니고 있으니...) 다가오는 위진천과 교소소 보며 냉소하며 생각하다가.

백일몽; (잠깐...) 무언가 깨닫고

교소소의 머리 장식들을 보여주고

백일몽; (보아하니 꾸미기를 좋아하는 년이다. 소교주에게 잘 보이기 위해 과하게 꾸몄을 수도 있고...)

백일몽; (저년을 잘만 이용하면 혈왕잠을 감쪽 같이 숨길 수도 있겠구나.) 생각할 때

위진천; [도착했소.] 장원의 정문 입구에서 20-30미터쯤에서 걸음을 늦추고

위진천; [여기가 나의 본가인 위가장(威家莊)이오.] 사람들이 모여있는 정문으로 다가오며 교소소에게 소개하고

[어서 오십시오 소교주님!] [소교주님을 뵈옵니다.] 정문 앞에 도열해있던 수많은 하인과 하녀와 무사들이 일제히 허리 숙이며 인사하고

교소소; (위가장...) 흥분된 표정으로 장원을 살피며 위진천을 따라가고

교소소; (하남(河南) 일대의 수억 평에 이르는 비옥한 땅을 갖고 있는 부유한 가문...)

교소소; (원래는 황하와 가까운 정주(鄭州) 근처에 있었지만 화재로 장원이 전소되자 이곳 복우산(伏牛山)으로 옮겼다던가?)

교소소; (위가장은 부유하기로는 중원을 통틀어도 열 손가락 안에 든다.) 사람들 인사를 받으며 정문으로 다가가는 위진천 뒤에서 위가장을 둘러보고

교소소; (그 막대한 부를 이용하여 소장주인 위공자를 칠지무제의 제자로 들여보내는 데 성공한 것인데...) 백일몽의 인사를 받는 위진천의 모습을 보며 생각하고

교소소; (머잖아 위가장의 막대한 땅과 재물도 다 내 것이 될 테지.) 꿈에 부풀고

위진천; [소개하겠소 교소저!] 돌아서서 백일몽을 교소소에게 소개한다.

위진천; [본장의 안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집사 백일몽이오.] [필요한 게 있으면 백집사에게 말씀하시오.]

백일몽; [어서 오세요 소저.] 사근사근하게 인사

백일몽; [소장주님의 귀빈이시니 성심성의껏 보필하도록 하겠어요.]

교소소; [교소소예요.] 도도하게. + (기분 나쁜 계집이야.)

교소소; [신세를 지도록 하겠어요.] + (얼마나 얼굴이 흉측하면 저런 복면을 쓰고 있을까?) 복면을 쓴 백일몽을 흘겨보고

위진천; [자 자 안으로 들어갑시다. 소저에게 보여드릴 게 많소이다.] 교소소를 정문 안쪽으로 안내하고

교소소; [기대가 되어요 공자님.] 위진천의 팔을 두 팔로 끌어안으며 애교를 부리고

뭉클! 교소소의 젖가슴이 위진천의 팔을 눌러 자극하고

위진천; [실망시켜드리지 않겠소.] 곁눈질로 자기 팔을 누르고 있는 교소소의 젖가슴 보며 히죽 웃고

곧 정문 안쪽으로 멀어지는 위진천과 교소소. 정문 밖에 나와있던 사람들도 따라서 들어가고. 백일몽이 그걸 보며 눈을 번뜩인다

백일몽; (교소소...)

백일몽; (이제 보니 저 계집은 소장주와 혼담이 오가던 유령산장의 고소소였구나.) 깨닫고 눈 번득이고

백일몽; (하여간 때맞춰 잘 찾아와주었다 교소소!) 복면 속에서 사악하게 웃고

<날 위해 혈왕잠을 밖으로 빼돌려주어야겠다.> 위진천에게 달라붙어 아양 떨면서 장원으로 들어서는 교소소의 모습 배경으로 백일몽의 생각 나레이션

 

#222>

밤. 혈교 총단과 산을 사이에 두고 붙어있는 위가장. 아직 깊은 밤은 아니다. 불야성을 이루고 있고

화려한 침실. 한쪽에는 욕실도 있고. 욕실 입구는 주렴으로 가려져 있고. 주렴을 통해서 누군가 욕실에서 목욕을 하고 있는 게 보인다. 여자의 실루엣.

촤락! 주렴을 가르며 침실로 나오는 여자. 교소소다. 물기 젖은 머리. 알몸을 커다란 수건으로 가린 채 수건으로 머리를 말리며 나온다

교소소; [아이 개운해.] 기분이 좋고

교소소; [오랜만에 제대로 된 목욕을 했더니 살 것같아.] 한쪽에 놓인 화장대로 간다. 거울도 있고 화장대에는 화장품과 보석들이 주르르 놓여있다.

교소소; [어쩌면 오늘밤 위공자님이 찾아오실지 모르니 제대로 준비를 해야겠지?] 화장대 앞에 앉고

화장대 위에 즐비하게 놓여있는 화장품과 장신구들

교소소; [백일몽이란 여자... 생긴 건 그래도 사람 마음은 잘 읽네.] [이렇게 화장품 일색과 장신구들까지 준비해두고...] 수건으로 머리를 감싸 묶으며 화장품과 장신구들을 보고

교소소; [하긴 내게 잘 보여야겠다고 생각했겠지. 장차 위가장의 안주인이 되실 귀한 몸이니...] 장신구들을 살펴보고. 그러다가

흠칫! 하며 장신구들중 하나를 보는 교소소. 다양한 장신구들 사이에 비녀도 하나 끼어 있다. 바로 혈왕잠인데 표면이 금으로 덮여있다.

교소소; [뭐야 이 비녀는?] 비녀를 집어들고

교소소; [금으로 만들어진 비녀인데 그리 정교하지도 않고...] 두 손으로 비녀를 들고 살피며 찡그리고

교소소; [모양도 투박해서 할머니들에게나 어울릴 것같은 비녀를 준비해뒀다?] [그 계집이 은근히 날 물 먹이려는 걸까?] 화가 난 표정. 하지만

교소소; [아니야. 눈치 빨라 보이는 그년이 내게 밉보여서 얻을 이득이 없어.] 고개 저으며 다시 비녀를 보고

교소소; [분명 이 비녀는 뭔가 사연이 있는 물건인 게 분명해.] [위공자의 돌아가신 어머니가 남긴 유품이라던지...]

교소소; [위공자의 지시로 날 위해 준비해둔 것일 수도 있어.] [다른 장신구들보다 이걸 더 소중하게 다룰 필요가 있겠어.] 배시시 웃고

교소소; [하여간 기대 되네. 천하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부유한 집안의 마님이 되면 어떤 삶이 펼쳐질지!] 비녀 보며 좋아라 하고. 헌데

 

문 밖에 서서 귀를 벽에 대고 있는 여자. 백일몽

백일몽; (소교주의 어머니가 남긴 유품이라...) 웃고

백일몽; (제멋대로 해석을 해주니 나로서는 고마울 뿐이다.) 벽에서 귀를 떼고

백일몽; (금을 녹여서 혈왕잠에 한겹 도금을 했다.) (이제 교주라 해도 아주 유심히 보지 않으면 교소소가 머리를 장식한 비녀가 바로 혈왕잠이라는 사실은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다.) 문쪽을 보며 걸음을 옮기고

백일몽; (적당한 때에 교소소를 이곳에서 쫓아낸 후 뒤 쫓아가서 혈왕잠을 회수하기만 하면 된다.)

백일몽; (물론 내가 혈왕잠을 훔친 범인이라는 건 들키면 안되겠지만...)사악하게 웃는 백일몽의 얼굴 크로즈 업

 

#223>

<-태산> 역시 밤. 아직 깊은 밤은 아니고. 무제궁에 불이 환하다

 

그 태산이 멀리 보이는 강가의 작은 마을.

객잔. 등이 내걸렸고.

식당. 손님이 몇 명 음식과 술을 마신다. 그 중에는 청풍과 불로왜선도 창가의 자리에 앉아서 저녁을 먹고 있다. 이곳에서는 청풍도 죽립을 쓰지 않았다.

게걸스럽게 먹다가 흠칫! 하는 불로왜선. 청풍이 창문을 통해 밖을 보고 있다. 태산 쪽을 보고 있는 중이다

불로왜선; (뭘 저렇게 보고 있지? 음식 다 식게.) 우물거리며 청풍을 보고. 그러다가

찌릿! 찌릿! 감전되는 느낌이 들어서 찡그리는 불로왜선

불로왜선; (지독한 살기...) 오만상 쓰며 청풍을 보고. 청풍의 몸에서 아지랑이같은 기운이 뿜어지고 있고

불로왜선;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기에 나 정도 되는 영력을 지닌 사람조차 오한이 들게 만드는 것일까?) 생각하며 손수건으로 입을 닦고. 이어

불로왜선; [무슨 생각을 하세요?] 은근히 묻고

청풍; [멀지 않은 저곳에... 내가 반드시 죽여야 할 원수가 있다.] 창밖으로 멀리 보이는 태산을 턱으로 가리키며

불로왜선; [저곳이라면..] 고개 옆으로 돌려 창 밖을 보고

불로왜선; [저쪽은 아마 태산일 텐데...] + [!] 말하다가 무언가 깨닫고

불로왜선; [칠지무제 진무량과 원한이 있으신가요?]

청풍; [아가씨도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무림인인 것같은데...] 지긋이 보고

불로왜선; (거짓말이 통할 눈빛이 아니네.) + [맞아요.] 끄덕

불로왜선; [하지만 저의 사문은 노장(老莊;노자와 장자)의 도를 따르는 지라 세상사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답니다.]

청풍; [그렇더라도 칠지무제를 알고 있는 걸 보면 마태자라는 별호 역시 들어본 적이 있을 것같구나.] 약간 웃고

불로왜선; [혹시 공자가!] 놀라고

청풍; [내가 바로 마태자 이청풍이다!]

불로왜선; [놀래라!] 경악하며 손으로 입을 가리고

불로왜선; [제가 강호에 나오자마자 정말 대단한 분과 동행하게 되었네요.] 진짜 흥분해서 청풍을 보고

청풍; (반응이 가식은 아니군.) + [내가 누군지 알았으면 왜 나의 지금 심사가 복잡한지도 이해할 수 있겠지?] 한숨

불로왜선; [살부지수(殺父之讐)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걸 아시면서도 용케 인내하시는군요.] 깨닫고 감탄하고

청풍; [군자의 복수는 삼년이 지나도 늦지 않다고 하지 않았느냐?] 쓴 웃음

불로왜선; [그 인내심에 경의를 표하는 뜻으로 소매(小妹)가 한잔 올리겠어요.] 청풍의 앞에 있던 술병을 들고

청풍; [고맙구나.] 술잔을 들고

불로왜선; [하여간 칠지무제는 큰일 났네요. 공자님 같은 분을 원수로 돌렸으니..] 꼴꼴 두 손으로 술을 따라주며 웃고

청풍; [죽고 사는 것은 하늘의 안배에 달렸으니 누가 죽고 누가 살게 될지는 예단할 수 없는 일이다.] 술을 받으며 말하고

불로왜선; [맞는 말씀이에요.] 술병을 거두고

불로왜선; [하늘의 뜻은 인간의 지혜로 온전히 헤아릴 수 없는 법이니까요.] 술병을 내려놓으며 우울하게 말하고. 그 앞에서 술을 마시는 청풍

청풍; [나도 아가씨에게 한 가지 묻고 싶은 게 있다.] 술잔을 입에서 떼고

불로왜선; [제 이름은 후라(后羅)예요.]

청풍; [후라소저셨구만.]

청풍; [실례지만 올해 나이는?] 의심의 눈초리로 + (겉보기에는 어린 소녀지만 속에는 노파가 들어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불로왜선; [일단 열 세 살이라고 해야겠지요.] 우울하게 한숨

청풍; (일단 열 세 살이라...)

청풍; (확실히 뭔가 사연이 있는 것 같다.) + [일신에 절학을 지녔으면서도 제남의 객점에서 왜 그런 수모를 당한 것이냐?] 지긋이 보며

불로왜선; (날 의심하고 있네.) + [돈이 없으면 달아나면 되는 데 그러지 않은 이유가 궁금하시겠지요?]

청풍; [그렇다.] 다시 술을 마시고

불로왜선; [저의 사문의 절기는 무공보다는 술법을 근간으로 삼고 있어요.]

불로왜선; [그리고 무릇 술법은 <지극한 마음(至極之心)>으로 펼쳐야만 제대로 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법이랍니다.]

청풍; [지극한 마음이라...] 눈 번뜩

불로왜선; [조금의 거리낌이나 후회가 있으면 술법이 정심해지지 않고...] [자칫 큰 파탄이나 문제를 야기해서 자신뿐 아니라 수많은 사람을 해칠 수도 있어요.]

불로왜선; [그래서 일체(一切)의 죄를 지어서도 안되고 또 스스로를 부끄럽게 여기는 짓도 해서는 안된답니다.]

청풍; [식대를 안내고 도망칠 수 없었던 데는 그런 이유가 있었군.]

불로왜선; [배교나 혈교처럼 사도(邪道)로 빠지지 않으려면 몸도 마음도 순결해야만 해요.] 얼굴 좀 발개지고

청풍; [지극한 마음...]

청풍; [불문에 전해지는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들어내는 것(一切唯心造)>이라는 진언(眞言)과 일맥상통하는 그 이치가 술법의 요체였군.] 눈 번뜩이고

불로왜선; (오싹하게 만드는 재능이네.) 침 꼴깍

불로왜선; (불과 몇 마디 대화로 우리 신녀문의 술법의 요체를 알아내기도 하고...) 스스로 술을 따라 마시는 청풍을 보며 생각하고

불로왜선; (적으로 돌리면 정말 무서운 사내인데... 유라는 이자와 어떻게 엮이게 된 것일까?) 술을 마시는 청풍의 어두운 표정

<만일 이자가 유라의 친구라면 내가 무산을 내려온 뜻을 달성하는 게 쉽지만은 않겠구나.> 두 사람의 모습 배경으로 불로왜선의 생각 나레이션

 

#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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