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룡강의 작업실/마고천장(魔高千丈)'에 해당되는 글 103건

  1. 2024.06.01 [마고천장] 28화 3
  2. 2024.05.31 [마고천장] 27화 3
  3. 2024.05.30 [마고천장] 26화 2
  4. 2024.05.29 [마고천장] 25화 3
  5. 2024.05.28 [마고천장] 24화 1
  6. 2024.05.27 [마고천장] 23화
  7. 2024.05.26 [마고천장] 22화
  8. 2024.05.23 [마고천장] 21화 1
  9. 2024.05.22 [마고천장] 20화 1
  10. 2024.05.21 [마고천장] 19화 1
  11. 2024.05.20 [마고천장] 18화 1
  12. 2024.05.19 [마고천장] 17화 1
  13. 2024.05.18 [마고천장] 16화 1
  14. 2024.05.17 [마고천장] 15화
  15. 2024.05.16 [마고천장] 14화 1
  16. 2024.05.15 [마고천장] 13화
  17. 2024.05.14 [마고천장] 12화
  18. 2024.05.06 [마고천장] 11화 1
  19. 2024.05.05 [마고천장] 10화
  20. 2024.05.04 [마고천장] 9화 1
  21. 2024.05.03 [마고천장] 8화 1
  22. 2024.05.02 [마고천장] 7화 2
  23. 2024.05.01 [마고천장] 6화 3
  24. 2024.04.30 [마고천장] 5화 1
  25. 2024.04.29 [마고천장] 4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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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

등선곡 입구. 여전히 야차선녀가 술법을 펼치고 있고. 그 뒤에서 보는 주취광생과 독심귀의. 두 사람과 조금 떨어진 곳에 조진진이 서서 입구를 노려 보고 있고.

<으악!> <크악!> <안... 안돼! 저리 가! 아아악!> 안개 속에서 들리는 비명소리들

독심귀의; [예상했던 대로의 진행이구먼.] 좀 안도하며 웃고

독심귀의; [한 때는 조천경의 힘에 의해 절혼단백금법이 깨지는 게 아닌가 걱정했지만...]

독심귀의; [선녀가 절혼단백금법의 와해를 막고 있어서 찾아온 놈들을 저 세상으로 보내고 있소.] 옆의 주취광생에게 말하고. 주취광생은 좀 굳은 표정이고

독심귀의; [조천경을 쓰는 당사자야 끝까지 살아남을지 모르지만 동행한 놈들은 끊임없는 환각에 시달리다가 죽게 될 테지.] 히죽 웃고. 좀 안도한 표정이고

<크악!> <케엑!> 그 사이에도 안개 속에서 비명이 터지고

조진진; (유감이다! 정말 유감스러운 일이다.) 이를 갈며 안개 속을 노려보고

조진진; (아버지의 원수를 내 손으로 갚았어야했는데...) 온몸에서 칙칙한 살기를 뿜어내고

그런 조진진을 힐끔거리는 주취광생

 

#162>

금제 내부. 안개 속에서 돌아다니는 거대한 귀신 형상들. 그 사이에 반구형으로 빛으로 둘러싸인 안전지대가 있고. 그 안에 귀희와 위진천과 신행태보와 고당주가 들어있다. 복면인들도 있지만 이제 숫자가 열명 정도로 줄어들었다. 복면인들은 겁에 질려 외곽을 보고 있고. 무기와 원통을 손에 든 채.. 복면인들의 등으로 이루어진 원형 진의 안쪽에 귀희와 위진천 일행이 있다. 귀희는 조천경을 쳐든 채 필사적으로 주문을 외우고 있고. 징징! 조천경에서 뿜어지는 빛이 폭포수처럼 흘러서 반구형의 빛의 돔을 만들고 있다

크크크! 키키키! 반구형의 빛의 돔 주변을 돌아다니며 웃고 이빨 드러내는 거대한 귀신의 형상들. [히익!] [으으으!] 공포에 떠는 복면인들

귀희; [안개 속을 서성이는 것들의 눈을 보지 마라.] [그것들은 너희들의 두려움과 죄가 만들어내는 귀물(鬼物)들이다.] 비지땀을 흘리며 조천경으로 빛을 뿜어내며 외치고

귀희; [눈을 마주치면 자신이 지은 죄와 두려움을 들여다보는 것이 된다.] [그럼 귀물들이 너희들을 인지하고 공격할 것이다.] 이를 갈며 외치고. 하지만 그 직후

[!] 눈 부릅 뜨는 복면인 한명

바로 앞쪽, 빛의 돔 밖에서 얼굴을 들이미는 귀신, 눈이 빛나고

복면인; (보... 보면 안돼!) 시선 돌리려 하지만

스스스! 귀신의 얼굴이 변하더니

쿵! 어떤 나이 든 여자로 바뀐다. 마치 얼어죽은 듯한 모습. 그러자

복면인; [어... 어머니?] 복면 속에서 눈을 치뜨고

<왜... 왜 날 버렸느냐 아들아? 네 첩의 환심을 사기 위해 늙은 어미를 눈 덮인 산속에 내다 버린 것이냐?> 귀신이 속삭이고. 순간

복면인; [아... 아닙니다! 오해입니다 어머니!] 비명 지르며 물러서고. 주변의 복면인들과 귀희등이 돌아보고

복면인; [소자는 어머니를 찾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다했습니다.] [어머니를 겨울 산속에 버린 것은 제가 아니라 첩년의 짓이었습니다. 믿어주세요.] 울부짖으면서 손을 반구형 빛의 돔 밖으로 내밀고

귀희; [안된다!] 다급히 외치지만

화악! 귀신의 입에서 혀가 뻗어나와 복면인을 휘감고

[끄아아악!] 반구형의 돔 밖으로 끌려가며 비명 지르는 복면인.

복면인; [안... 안돼!] 거대해진 여자 얼굴의 입으로 끌려들어가며 비명 지르고. 하체부터

[히익!] [당... 당했다.] 다른 복면인들 기겁할 때

콰직! 우두둑! 거대해진 여자의 얼굴 입 부분이 그대로 복면인의 하체를 씹어먹는다

[끄아아아악!] 아랫도리가 귀신의 입에 씹히면서 처절한 비명을 지르는 복면인

공포에 전율하며 고개 돌리는 복면인들

신행태보; [젠장! 환각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소! 어떻게 좀 해보시오 귀희!] 공포에 질려 귀희에게 악다구니를 쓰고

귀희; [나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게 안 보여?] 분노하고

귀희; [다만 내가 조천경 사용법을 방금 전에야 알아낸 것에 반해 야차선녀는 절혼단백금법을 구사해온 게 십년도 넘는다는 차이 때문에 고전하고 있는 거야.]

귀희; [죽고 싶지 않으면 내 정신 사납게 만들지마!] 지지징! 조천경으로 빛을 뿜어내며 이를 갈고. 삭 죽는 신행태보

위진천; (주취광생!) 주취광생을 떠올리고

위진천; (뭘 하고 있는 것이냐? 빨리 손을 써서 우릴 등선곡 안으로 들여보내지 않고...) 이를 갈고

<설마 그 사이에 마음이 바뀌어 우릴 없애버릴 작정인 것이냐?> 반구형의 빛의 돔 안에 갇힌 위진천 일행 배경으로 위진천의 생각 나레이션. 반구형 빛의 돔 주변으로 귀신들이 모여들고 있고

 

#163>

다시 등선곡 내부.

독룡곡 쪽으로 난 숲.

숲이 갑자기 끝나고 황량한 계곡이 펼쳐진다. 그 계곡은 독룡곡의 입구. 칙칙한 연기가 계곡을 뒤덮고 있고 그 연기가 미치는 곳에는 아무것도 살지 못해서 황량하다.

숲에서 달려 나오는 수컷 여우.

수컷 여우; (성공이다!) 흥분하며 걸음을 멈추고

수컷 여우; (독룡곡 안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아무도 나를 따라오지 못한다.) 조끼 속에 넣었던 손을 꺼내고. 수컷 여우의 손에 들려진 것은 주머니다. 주머니는 울룩불룩해서 계란 정도 크기의 구슬 같은 게 세 개 들어있는 게 보인다.

수컷여우; (독룡곡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준비를 해야겠지?) 바닥에 한쪽 무릎을 꿇으며 양손으로 주머니를 벌린다.

쿵! 주머니 안에 들어있는 세 개의 알약. 계란 정도의 크기인데 겉이 반질반질해서 구슬처럼 보인다.

수컷 여우; (역명천신단...) 흥분해서 주머니 안을 들여다보고

수컷 여우; (이걸 먹으면 난 진짜 인간이 될 수도 있다.) 슥! 손을 넣어서 주머니 속에서 구슬을 꺼내려 하고. 하지만 그 직후

화악! 뒤에서 유령같이 덮치는 청풍. 내공을 쓰지는 못하지만 합기도 하는 것처럼 덮친다. 구슬을 꺼내려다가 눈 부릅뜨는 수컷 여우

수컷 여우; [큭!] 팟! 옆으로 튀어올라 기습을 피하려 하고. 왼손에 가죽 주머니를 든 채로. 하지만

청풍; (그럴 줄 알았다!) 몸을 틀면서 그대로 수컷 여우가 왼손에 들고 있는 주머니를 낚아챈다. 수컷 여우가 피하려는 방향을 미리 알고 손을 뻗힌 것

수컷 여우; (뺏겼다!) 팟! 바닥에 내려서며 눈 치뜨고

청풍; [아슬아슬 했군.] 슥! 멈춰서고

청풍; [웅호, 네가 만일 독룡곡 안으로 들어가서 역명천신단을 먹을 생각을 했다면 내게는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 가죽 주머니를 쳐들면서 말하고

수컷 여우; [진충!] 팟! 이를 갈며 청풍을 덮쳐온다. 엄청난 도약력이고. 흠칫하는 청풍

수컷 여우; [내놔! 그거 내거다!] 발톱을 세우며 청풍을 공격하고. 하지만

청풍; [포기해라.] 사이드 스텝으로 수컷 여우의 공격을 피하고

청풍; [넌 내 상대가 안돼.] 툭! 발을 뻗어 옆을 지나는 수컷 여우의 발목을 걸고

콰당탕! 나뒹구는 수컷 여우

수컷 여우; [카르르!] 이빨 드러내며 벌떡 일어나고

청풍; [비록 내가 내공을 쓰지 못하는 몸이다만 여우 한 마리 상대 못할 것 같으냐?] 옆으로 걸어가며 말하고

청풍; [무공을 따지기 전에 체격과 실전 경험 차이가 천양지차다.] [네가 역명천신단을 빼돌린 건 비밀로 해줄 테니 그만 집으로 돌아가라.]

수컷 여우; [그렇게는 못해!] 창! 조끼 속에서 비수를 한 자루 뽑으며 이를 갈고

청풍; [웅호, 너...] 찡그리는 청풍

수컷 여우; [네놈을 죽여서라도 역명천신단을 되찾고 말겠다.] 츄학! 벼락같이 날아들어 비수를 휘두르고

[!] 팟! 긴장하며 급히 피하고. 옷과 피부가 좀 갈라진다.

청풍; (위험...) 팟! 옆으로 뛰어 피하고.

청풍; (내공을 쓸 수 없는 상태라 반응이 늦었다.) 비틀거릴 때

웅호; [카아!] 슈학! 팟! 바닥을 찍으며 방향을 틀어 다시 청풍에게 날아들고. 아주 빠르다는 걸 보여주고

청풍; (이 여우 새끼...) 날아드는 비수를 스탭으로 피하고.

<정말 날 죽일 작정이다.> 무어라 악을 쓰며 비수를 휘두르는 수컷 여우의 모습. 날 듯이 튀어올라 공격한다.

청풍; (비수는 날카롭고 동작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다.) 팟! 팟! 이리저리 스탭을 밟아 피하고

청풍; (아차 실수하면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 슈캇! 찔러오는 수컷 여우의 비수를 피하려고 옆으로 움직이고. 순간

사악하게 웃는 여우

팟! 다른 손으로 비수를 던지는 수컷 여우의 손. 청풍이 피한 쪽의 손으로 던진다

청풍; [!] 피하는 자세로 놀라 눈 치뜨는 청풍.

콱! 청풍의 앞에서 비수를 받아 쥐는 수컷 여우의 손

청풍; (당했다!) 사력을 다해 목을 옆으로 돌리며 이를 악무는 청풍.

수컷 여우; [죽엇!] 쩍! 청풍의 목을 찔러오는 수컷 여우의 비수. 거리가 가까워 피할 수가 없다. 하지만

서걱! 사력을 다해 목을 돌린 덕분에 목의 중앙이 아니라 옆을 찔리며 살이 베어진다. 피가 뿜어지고.

수컷 여우; (얕았다!) 이를 악물며 눈 치 뜰 때

청풍; [크아!] 몸을 돌리던 기세로 수컷여우의 옆구리를 발로 돌려차는 청풍

펑! 수컷 여우의 작은 몸이 청풍의 돌려차기에 허리를 맞아 날아가고

쾅! 근처의 바위에 등부터 부딪히는 수컷여우. 머리도 세게 바위에 부딛힌다

청풍; [큭!] 비틀거리며 급히 손으로 목의 상처를 감싸고

퍼억! 머리가 바위에 부딪혔던 수컷 여우가 바닥에 나뒹굴고

청풍; (위험했다.) 주르르! 츄훅! 피가 뿜어지고 흐르는 목의 상처를 손으로 누르며 오만상 쓰는 청풍.

청풍; (조금만 더 깊게 찔렸어도 경독맥이 잘려서 죽을 뻔 했다.) 목을 손으로 누른 채 수컷 여우에게 다가가고

바위 아래 쓰러져 있는 수컷 여우. 입과 코로 피를 흘리고 있다

청풍; [빌어먹을 여우 새끼야. 적당히 좀 해라.] 수컷 여우를 내려다보며 노려보고

청풍; [아무렴 마태자라 불리던 내가 네놈에게 죽어줄 것같...] + [!] 말하다가 눈 부릅 뜨고

청풍; (맥박이 느껴지지 않는다!) 주머니를 품 속에 넣으면서 수컷 여우 옆에 한쪽 무릎을 꿇고. 이어

양손으로 조심스럽게 수컷 여우의 몸을 옆으로 돌려본다

쿵! 수컷 여우의 뒷통수가 깨져서 피가 줄줄 흘러나오고 있다

청풍; (이런...) 낭패

청풍; (바위에 부딪히면서 머리가 깨져버렸다.) 다시 수컷 여우를 바닥에 누이면서 난감하고

청풍; (죽일 생각까지는 없었는데...) 한숨. 바로 그 직후

빠각! 무슨 소리가 들려서 눈 부릅 뜨는 청풍.

쿵! 멀지 않은 곳에 암컷 여우가 서서 눈을 치뜬 채 벌벌 떨고 있다.

돌아보는 청풍과 바닥에 누워있는 수컷 여우의 시체 크로즈 업. 암컷 여우의 시점

청풍; (자호!) 일어나려 하고

암컷 여우; [당신... 당신 무슨 짓을...] 덜덜 떨며 이를 갈고. 눈에서 눈물이 흐르려 하고

청풍; [오해하지 마라.] 한숨 쉬며 일어나고

청풍; [내 고의가 아니었다. 웅호는 운이 나빠서 저리 된 것이다.] 암컷 여우에게 다가가지만

암컷 여우; [살... 살인자!] 이를 갈고 눈물을 흘리면서 뒷걸음질 치고

암컷 여우; [당신이 웅호를 죽였어! 내 눈으로 봤단 말이야.] 악을 쓰며 홱 돌아서고. 이어

암컷 여우; [주인님! 웅웅오빠! 진가가 웅호를 죽였어요.] 악을 쓰며 숲으로 달려가고

청풍; (안돼!) 팟! 달려가고

청풍; (다른 사람은 몰라도 독심귀의는 독룡곡 안에까지 날 쫓아올 수 있다.)

암컷 여우; [빨리... 빨리 와 봐요! 살인이 났어요.] 숲으로 달려가며 악을 쓰고

청풍; (그럼 역명천신단을 먹을 시간도 없어서 꼼짝없이 잡힐 수 밖에 없다.) 사력을 다해 달려가고. 이제 자호와의 거리가 멀지 않았다.

 

#164>

동굴 쪽으로 달려오는 웅웅. 한 손에는 도끼를 들었다

웅웅; (과수원쪽에서는 너구리들의 종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달려오고

웅웅; (등선곡이 제법 넓긴 하지만 이제 너구리들이 있을 곳은 이쪽뿐이다.) 동굴에서 멀지 않은 곳까지 달려오고. 그러다가

[!] 눈 부릅뜨는 웅웅

<주인님! 웅웅오빠! 진가가 웅호를 죽였어요.> 멀리서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물론 외침이 들려오는 건 독룡곡 쪽이고

웅웅; (자호의 목소리다!) 눈 부릅뜨며 독룡곡쪽을 홱 돌아본다. 달려오는 자세로. 이어

웅웅; [자호! 무슨 일이냐?] 외치면서 독룡곡과의 사이에 있는 숲으로 달려가고

<빨리... 빨리 와 봐요! 살인이 났어요.> 이어지는 숲속에서의 외침

웅웅; (틀림없다!) 이를 악물고

웅웅; (자호가 위험에 처했다.) + [조금만 더 버텨라 자호야!] 외치면서 숲으로 달려 들어가고

웅웅; [내가 간다!] 우워어어어! 울부짖으며 숲으로 돌진하고

 

#165>

[하악! 학!] 숲속으로 필사적으로 달아나는 암컷 여우. 하지만

콱! 뒤에서 뻗어온 커다란 손이 암컷 여우의 팔을 잡아채고

암컷 여우; [악!] 비명 지르며 휘청하고

청풍; [진정하고 내 말 좀 들어라!] 팔에 이어 몸이 자신 쪽으로 돌아온 암컷 여우의 어깨를 잡는 청풍. 급정거하면서

청풍; [웅호가 죽은 건 사고였다. 그럴 생각이 아니었단 말이다.] 팔과 어깨를 잡고 내려다보며 말하고. 숨을 헐떡이고.

암컷 여우; [놔! 이거 놔 이 더러운 살인자야!] 몸부림치며 청풍의 손에서 빠져나가려 하고. 잡히지 않은 손으로 밀고 발로 차고.

청풍; [웅호가 무기까지 써가며 덤비는 바람에 나도 모르게 힘을...] 말하다가 눈 부릅. [우워어어어...] 숲 안쪽에서 울부짖는 소리가 들리고

청풍; (수컷 곰!) 돌아보고

암컷 여우; [웅웅오빠! 여기예요!] 악을 쓰고. 청풍은 흠칫 돌아보고

암컷 여우; [여기 살인자가...] 텁! 외치던 암컷 여우의 입을 커다란 손이 막아버리고.

청풍; (수컷 곰은 지금 내 몸 상태로 싸워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한손으로 암컷 여우의 허리를 끌어안고 다른 손으로 암컷 여우의 입을 틀어막은 채 달려간다. 독룡곡 쪽에서

암컷 여우; <놔! 놓으란 말이야!> 청풍의 허리춤에 몸이 끼어서 발버둥 치지만 빠져나가지는 못하고

청풍; (독룡곡 안으로 가능한 깊이 숨어야만 한다. 수컷 곰과 독심귀의가 따라오지 못하게...) 숲 밖으로 달려 나가고

[!] 청풍에게 안겨 끌려가다가 눈 부릅뜨는 암컷 여우. 바닥을 본다

바닥에 죽어있는 수컷 여우의 모습이 스쳐지나가고

암컷 여우; (미안해! 미안해 웅호!) 눈물 뿌리며 시체를 지나친다. 물론 청풍의 허리에 끼인 채로

<난 네 원수를 갚아주지 못할 것같애!> 암컷 여우를 허리에 끼고 독룡곡 쪽으로 달려가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암컷 여우의 생각 나레이션

곧 독룡곡의 연기 속으로 사라지는 청풍과 암컷 여우의 모습. 직후

 

숲에서 뛰쳐나오는 수컷 곰.

수컷 곰; [자호야! 어디 있느냐?] 외치며 독룡곡 쪽으로 달려오고. 그러다가

[!] 눈 부릅뜨는 수컷 곰

[웅호야!] 수컷 곰의 비명 배경으로 수컷 여우의 시체 크로즈 업

수컷 곰; [안... 안돼!] 사색이 되어 달려오고

수컷 곰; [웅호야!] 털썩! 수컷 여우 시체 옆에 무릎을 꿇고. 도끼를 내려놓으면서

수컷 곰; [제발... 제발...] 덜덜 떨리는 손으로 수컷 여우의 시체를 만지지만

수컷 곰; (죽었다!) 눈 부릅

수컷 곰; (후두부가 깨져서 즉사했다.) + [우워어어어!] 수컷 여우의 시체를 끌어안고 비통하게 울부짖는 수컷 곰

 

#166>

돌들이 타면서 연기가 나는 황량한 계곡. 독룡곡 내부다

그곳을 비틀거리며 달려오는 청풍. 허리춤에 낀 암컷 여우는 축 늘어져 있다. 기절했고. 청풍은 손으로 입을 막고 있다

콜록! 콜록! 기침하는 청풍

청풍; (독 연기를 마신 목구멍이 타들어가는 것같다.) 비틀거리며 달려 들어가고

청풍; (하지만 참아야만 한다. 독심귀의와 웅웅에게 따라잡히지 않으려면 가능한 독룡곡 깊은 곳으로 들어가야만 한다.) 생각할 때

우우워어어! 수컷 곰의 울부짖는 소리가 들리고

청풍; (수컷 곰이 수컷 여우의 시체를 발견했구나.) 뒤돌아보며 달려가고

청풍; (내 짓이라는 걸 모르길 바랄 뿐이다. 알았다 해도 바로 추격해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고...) 휘이이! 짙은 연기 속으로 사라진다

 

#167>

[!] [!] 숲속에서 놀라는 암컷 너구리와 수컷 너구리. 둘이 있는 곳은 숲의 막다른 곳이다. 암컷 너구리가 바위틈의 좁은 틈새에 무릎을 두 손으로 안고 앉아있고 좀 떨어진 곳에 수컷 너구리가 서성이다가 돌아보는 모습이다.

[우워어어어!] 수컷 곰의 울부짖음이 들려오고

암컷 너구리; [이... 이건...] 눈 치뜨고

수컷 너구리; [웅웅... 웅웅이 형의 울음소리야.] 겁에 질려 돌아보고

수컷 너구리; [무슨 일이 생긴 것같애.] [자리 넌 여기에 숨어있어! 가보고 올 테니...] 달려간다

암컷 너구리; [조... 조심해!] 자기도 모르게 외치고

수컷 너구리; [고마워!] 외치며 달려가고. 입이 귀에 걸리고

수컷 너구리; (자리가 나보고 조심하라는 말을 해줬어!) 헤벌쭉

수컷 너구리; (역시 자리도 내심 날 좋아하고 있었던 게 분명해.) 신이 나서 달려가고

암컷 너구리; (불... 불안해!) 겁에 질리고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애.> 겁에 질려 떠는 바위 틈새에 숨어있는 암컷 너구리

 

#168>

[!] 건물들 앞에 서있다가 독룡곡 쪽을 돌아보며 놀라는 암컷 곰.

[우워어어!] 독룡곡 쪽에서 수컷 곰의 울부짖음이 들리고

암컷 곰; [여... 여보!] 겁에 질리고

 

#169>

[!] [!] [!] 놀라 반사적으로 돌아보는 주취광생, 독심귀의, 조진진. 조진진을 사이에 두고 주취광생과 독심귀의가 나란히 서있다. 야차선녀는 술법을 펼치느라 정신 집중하고 있어서 듣지 못하고

[우워어어어!] 멀리서 수컷 곰의 울부짖음이 들리고

독심귀의; [웅웅이오!] 독룡곡 쪽을 보며 눈 부릅 뜨고

독심귀의; [비통함과 분노가 섞인 포효를 하는 걸 보면 무슨 일이 생긴 것같소.]

주취광생; (기회...) 슥! 조진진의 몸을 방패 삼아 움직여 야차선녀의 뒤로 다가가고

독심귀의; [독룡곡 쪽인데... 아무래도 노부가 가봐야할 것같소.] 걸음 옮기고

독심귀의; [여기는 폐하께서...] + [!] 주취광생을 돌아보다가 눈 부릅뜨고

야차선녀에게 다가가는 주취광생의 손에 비수가 들려있다

독심귀의; [폐하! 무슨 짓을...] 다급히 외치고. 조진진도 깜짝 놀라 돌아볼 때

푹! 그대로 야차선녀의 등에 비수를 쑤셔넣는 주취광생. + 야차선녀; [!] 등이 찔리며 고개 뒤로 젖히며 입 딱 벌리는 야차선녀. 비명은 지르지 않는다

주취광생; [날 탓하지 마시오 선녀! 당신이 자초한 일이니...] 비수를 야차선녀의 등에 깊이 찔러넣은 채 사악하게 속삭이고. 야차선녀는 눈을 까뒤집고 있고.

조진진; [악!] 자기도 모르게 비명 지르고

독심귀의; [안돼!] 화악! 시커멓게 변한 손으로 주취광생을 움켜쥐려는 자세로 날아들고

주취광생; [이크!] 팟! 야차선녀의 등에서 비수를 뽑으며 뒤로 옆으로 휙 날아가고. 비수가 뽑히는 야차선녀의 등에서 피분수가 뿜어지고

[선녀!] 독심귀의의 비명 배경으로 야차선녀가 등에서 피를 뿜으며 뒤로 쓰러진다.

스륵! 그와 함께 들고 있던 지팡이를 놓치는 야차선녀.

츠으! 빛이 나던 지팡이 끝에서 빛이 사라진다.

따당! 바닥에 나뒹구는 지팡이

 

#170>

금제 내부의 안개 속.

[!] [!] 놀라는 귀희와 위진천 일행

화악! 끄아아아! 주변을 맴돌던 귀신들이 비명 지르며 소멸되고.

쩌엉! 조천경에서 뿜어지는 빛이 아주 강해져서 허공으로 치솟고. 반구형의 빛의 막이 한없이 크게 증폭된다. 그러자

화악! 푸스스! 안개와 안개 속을 배회하던 그림자들이 단번에 소멸되어 버린다. 마치 원자폭탄이 터진 것처럼. 그에 따라 주변의 상황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크고 작은 돌기둥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악... 악귀들과 귀물들이 소멸된다.] [살았다!] 살아남은 십여명의 복면인들과 신행태보와 고당주가 환호하고

위진천; [귀희! 이건 혹시...] 흥분해서 묻고

귀희; [끊임없이 절혼단백금법을 복구하던 강력한 영력이 소멸되어버렸어요.] 슥! 안도하며 조천경을 내리고

귀희; [드디어 주취광생이 제 몫을 해낸 것같네요.] 배시시 웃고

 

#171>

독룡곡 앞, 수컷 곰이 수컷 여우 시체 앞에 무릎을 꿇은 채 울고 있다.

수컷 곰; [웅호! 조금만... 조금만 더 기다려라.] 콱! 울면서 도끼를 움켜잡고

수컷 곰; [널 죽인 범인을 반드시 내 손으로 토막을 쳐버릴 테니...] 이를 갈면서 일어난다

수컷 곰; (놈은 독룡곡 안으로 달아났다.) 크르르! 청풍이 간 쪽을 보며 이를 드러내고.

<발자국과...> 바닥에 찍힌 희미한 발자국을 배경으로 수컷 곰의 생각

수컷곰; (익숙한 자호의 냄새가 이쪽으로 이어지고 있는 게 그 증거다.) 독룡곡 쪽으로 걸어가고

수컷 곰; (범인이 누군지 모르지만 아직 독룡곡 깊은 곳으로 도망가지는 못했을 것이다.)

수컷 곰; (독룡곡의 독기를 마셔서 죽는 한이 있더라도 범인을 반드시 내 손으로 잡고 말 것이다!) 탁! 탁! 독룡곡 안쪽으로 돌진하고. 헌데 바로 그때

<선녀!> 멀리서 울부짖는 소리가 들린다. 바로 독심귀의가 지른 비명이고.

수컷 곰; [귀의님!] 팟! 급정거하며 돌아보고

<주기각(朱祁珏)! 당신이 감히...> 이어지는 울부짖음

수컷 곰; (선녀님의 신상에 변고가 생겼다.) 팟! 다시 숲쪽으로 돌진하고

수컷 곰; (미안하다 웅호!) 수컷 여우 곁을 달려 지나가며

<내게는 네 원수를 갚는 것보다 선녀님의 안위가 더 중요하구나!> 이를 갈며 숲쪽으로 달려가는 수컷 곰의 모습 배경으로 수컷 곰의 생각 나레이션

 

#172>

[선배님! 정신 차리세요 선배님!] 등선곡 입구. 주취광생과 독심귀의가 대치하고 있고. 조진진이 야차선녀를 끌어안고 울부짖고 있다. 야차선녀는 눈을 감고 있는데. 등선곡 입구를 덮고 있던 안개는 급격히 소멸되는 중이다.

독심귀의; [선녀님의 상태가 어떠냐?] 주취광생과 대치한 채 고개 조금 돌려 조진진에게 외치고. 그러자

조진진; [맥이... 맥이 거의 느껴지지 않아요.] 야차선녀의 목 옆을 손가락으로 만져 맥을 짚어보며 울고. 그러다가

[!] 눈 부릅 놀라는 조진진

스스스! 노파였던 야차선녀의 모습이 급격히 젊어지기 시작한다

조진진; (이게 무슨... 갑자기 젊어지고 있어!) 놀랄 때

쿵! 완전히 젊은 여자가 되는 야차선녀. <아랑힐월>에 나온 신녀문의 후계자 우유라 캐릭터가 됨. 이하 야차선녀가 아니고 우유라로 표기

독심귀의; (치명상을 입고 정신을 잃자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다.) + [주기각!] 곁눈질로 야차선녀를 보며 주취광생에게 고함 지르고

독심귀의; [대체 무슨 억하심정으로 선녀에게 독수를 쓴 것이냐?] 이를 갈며 노려보고

주취광생; [주기각?] 살벌한 표정

주취광생; [천한 놈이 감히 짐의 이름을 입에 올려?] 쿠오오! 온몸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이 치솟고. 그 직후

[피휘(避諱;임금의 이름 글자를 쓰지 않음)를 해도 시원찮을 마당에 존엄한 이름을 입에 올리다니...] 누군가의 말이 들려 동시에 돌아보는 주취광생, 독심귀의, 조진진

위진천; [방금 전의 그 죄만으로도 당신은 이미 죽은 목숨이야 독심귀의!] 쿵! 안개가 사라지는 진법 안에서 나오는 위진천. 위진천의 뒤로 귀희와 신행태보, 고당주, 복면인들이 나온다

독심귀의; [네놈들은...] 분노하면서도 물러서 자기 몸으로 야차선녀와 조진진을 가린다. 그러자

위진천; [혈교의 소교주... 장차 무림천하의 주인이 되실 존귀한 몸이 바로 나다 늙은이!] 음산하게 웃고

[!] [!] 눈 부릅뜨며 절망하는 독심귀의와 조진진의 얼굴 크로즈 업

 

#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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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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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등선곡의 입구. 여전히 밤

휘익! 휙! 그곳으로 날아 내리는 귀희와 위진천 일행. 신행태보와 고당주, 이십여명의 복면인들이다. 귀희는 손에 구리거울, 즉 조천경을 들고 있고

스으! 스으! 등선곡 입구인 절벽 사이의 통로는 여전히 안개에 덮여있고. 그 안개 속에 크고 작은 기둥들이 서있는 것이 모호하게 보인다.

귀희; [유라언니!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슥! 조천경을 들어 매끈한 면이 앞쪽을 겨누게 하며 사악하게 웃고

귀희; [곧 감격스러운 자매상봉이 이루어질 테니...] 거울로 앞을 겨누고 왼손은 얼굴 앞에 세워 주문을 외울 자세를 취하고. 이어

눈을 반쯤 세운 채 무언가 주문을 외우는 귀희

지잉! 귀희가 들고 있는 조천경이 진동하면서 빛을 뿜어내려 하고

위진천을 포함해서 모두 긴장해서 볼 때

더 강하게 주문을 외우는 귀희. 직후

쩌엉! 조천경에서 강한 빛이 확 뿜어져 앞쪽의 안개의 장막을 비추고. 그러자

화악! 조천경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에 닿자 등선곡 입구를 뒤덮고 있던 안개의 장막이 그대로 증발해버리면서

쿵! 드러나는 등선곡 입구의 모습. 크고 작은 돌기둥이 불규칙하게 서있다

<안... 안개의 장막이 사라졌다!> <등선곡의 금제가 풀렸다!> 좋아하고 놀라는 위진천과 대동한 졸개들

 

#151>

등선곡 끝의 동굴. 절벽 중간에 설치 된 굴뚝에서 연기는 나오지 않는다. 입구를 수컷 곰이 지키고 있다. 커다란 전투용 도끼를 지팡이처럼 짚은 채

동굴 내부. 지하광장. 화덕에는 불이 꺼져 있고. 향로를 독심귀의와 야차선녀, 주취광생이 서서 보고 있다. 야차선녀는 지팡이를 짚고 있고. 독심귀의는 손을 앞으로 내밀어 향로의 온도를 측정하고 있다. 향로에는 뚜껑이 덮여있다. 뚜껑이 덮인 틈으로 약 냄새가 흘러나오고 있고. 두 사람과 좀 떨어진 곳에는 수컷 여우가 서서 눈치를 살피고 있고

손바닥을 펼친 손을 앞으로 내밀고 있는 독심귀의의 모습

독심귀의; [단로의 온도가 많이 내려갔군.]

독심귀의; [일각만 더 기다렸다가 뚜껑을 열도록 합시다.] 말하는데

쩡! 갑자기 벼락에 맞는 모습이 되는 야차선녀.

[선녀!] [무슨 일이오?] 놀라 돌아보는 독심귀의와 주취광생. 수컷 여우도 흠칫! 하며 보고

야차선녀; [이런...] 팟! 입구 쪽으로 날아가고

주취광생; [선녀! 일이 벌어진 거요?] 팟! 역시 따라서 날아가고

야차선녀; [절혼단백금법이 소멸되는 게 감지되었어요!] 동굴로 날아 들어가며 외치고

[조천경!] 동시에 외치는 주취광생과 독심귀의

주취광생; [혈교놈들이 조천경의 사용법을 예상보다 빨리 알아냈군.] 휘익! 야차선녀을 따라서 동굴로 날아들어가고

독심귀의; [웅호! 단로를 잘 지켜봐라.] 외치며 역시 주취광생을 따라간다.

수컷 여우; [명심하겠습니다 주인님!] 포권하고

동굴로 날아나가는 세 사람

수컷 여우; (천재일우!) 사악하게 웃고

수컷 여우; (역명천신단을 손에 넣을 기회가 내게 찾아왔다.) 흥분하며 화로를 보다가

수컷 여우; (하지만 단로를 열어서 역명천신단을 손에 넣기 전에 처리해야할 멍청이가 있지.) 동굴로 가고

 

#152>

동굴 입구. 수컷 곰이 도끼를 든 채 멀리를 보고 있다. 걱정하는 표정

수컷 여우; [심각한 상황인 것 같지?] 동굴에서 나오며 말하는 수컷 여우. 뒤를 돌아보는 수컷 곰

수컷 곰; [우리 등선곡을 지키던 금제가 소멸되고 있다.] 도끼로 앞을 가리키고. 수컷 곰 옆에 서며 함께 앞을 보는 수컷 여우

멀리 등선곡 입구 쪽으로 날아가는 야차선녀등 세 사람의 뒷모습이 보이는데

스스스! 등선곡 입구를 메우고 있던 안개가 소멸되면서 그 안쪽에 있던 기둥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수컷 여우; [무산 신녀문의 보물인 조천경의 힘이 발동한 것같군.] 걱정하는 표정으로

수컷 곰; [선녀님이 달려가셨으니까 큰 문제는 없겠지만...]

수컷 곰; [역명천신단이 완성되기 직전에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느낌이 좋질 않다.]

수컷 여우; [호사다마라는 말도 있잖아.]

수컷 여우; [여긴 내게 맡기고 여자들에게 가봐.] 말하자 흠칫! 하며 수컷 여우를 돌아보는 수컷 곰

수컷 여우; [혹시 모르니까 누군가 여자들을 지켜줘야 하잖겠어?]

수컷 곰; [경고도 할 겸 가봐야겠군.] 끄덕이며 걸음 옮기고

수컷 여우; [여기는 걱정 말고 여자들이나 잘 지켜줘.]

수컷 곰; [수고해라.] 도끼 들어 보이며 건물들 쪽으로 달려간다

수컷 여우; (됐어!) 주먹 불끈! 사악하게 웃고

수컷 여우; (마지막 훼방꾼이 사라졌으니 마음 편하게 내 볼일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사악하게 웃으며 동굴 안으로 들어가고

 

#153>

깎아지른 절벽이 마주 보고 서있는 사이의 계곡. 크고 작은 기둥들이 여기저기 서있고. 아직 안개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는데

그 기둥들 사이를 조심스럽게 전진하는 위진천 일행. 귀희가 조천경으로 앞을 비추며 앞장 서고 그 뒤를 위진천과 신행태보와 고당주, 이십여명의 복면인들이 따라온다. 모두 초긴장한 모습이고

기둥들이 흐늘거린다. 마치 아지랑이가 낀 것처럼. 하지만

쩡! 조천경에서 빛이 뿜어지자

스스스! 흐늘거리던 기둥들이 다시 뚜렷해지고

위진천; [진법인가?] 긴장

귀희; [절혼담백금법 뿐 아니라 기문둔갑도 설치해놨군요.] 앞장서서 걸어가고

귀희; [상당히 강력한 진법이지만...] 스스스! 다시 기둥들이 흐늘거리고

귀희; [그래봤자 조천경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죠.] 쩡! 다시 조천경이 빛을 발하는데 처음보다 더 강렬하다. 그러자

화악! 앞쪽의 모든 안개와 아지랑이가 일거에 소멸된다. 기둥들만 나타나고

위진천; [과연 조천경의 힘은 대단하구만.] 감탄. 신행태보등도 안도하고.

귀희; [방금 전의 일격으로 기문둔갑도 완전히 소멸되었을 거예요.] 슥! 쳐들었던 조청경을 내리고

귀희; [등선곡까지는 이제 지척이니 준비를 하세요.] [세한삼우란 인간들의 무공은 얕볼 수준이 아니니까요.]

위진천; [물론 얕보진 않아.] [그래서 이렇게 준비를 해왔고!] 슥! 소매 속에서 길쭉한 원통을 꺼낸다. 금속제인데 앞쪽에 구멍이 여러 개 뚫려있다. 마치 후추통 같은 모습이고

슥! 슥! 신행태보들도 일제히 금속통을 하나씩 꺼낸다

위진천; [멸신침통(滅神針筒)!] [독성부에서 제공한 이것만 있으면 칠지무제 진무량이라도 죽일 수 있다.]

위진천; [하물며 세한삼우따위야...] + [!] 말하다가 눈 부릅

화악! 주변으로 갑자기 안개가 밀려든다. 깜짝 놀라는 위진천과 귀희와 신행태보 일행

위진천; [이... 이 안개 혹시...] 경악과 공포

안개 속에서 괴물들의 형상이 어른거리고

귀희; [절혼단백금법이 복구되고 있어요!] [모두 내 주변으로 모여라!] 쩡! 조천경으로 빛을 뿜어내며 외치고

[헉!] [이런...] 다급히 귀희의 주변으로 모이는 위진천 일행. 하지만

화악! 안개 속에서 거대한 손과 촉수들이 나타나 복면인들중 귀희와 가장 먼 곳에 있던 자들을 휘감는다

[헉!] [안돼!] 거대한 손과 촉수에 잡혀 안개 속으로 끌려들어가며 비명 지르는 복면인들

귀희; [조천신광!] 쩡! 다급히 외치며 높이 쳐드는 구리거울에서 강렬한 빛이 일어나고

 

#154>

등선곡 내부에서 입구를 본 모습. 쩡! 좁은 통로 안쪽 안개 속에서 빛의 기둥이 치솟는다. 높은 절벽이 마주 보고 서있는 입구쪽에는 야차선녀, 주취광생, 독심귀의가 서있는 게 작게 보인다. 그중 야차선녀는 지팡이를 쳐든 채 주문을 외우고 있다

건물들 앞에 서서 보고 있는 청풍과 수컷 곰. 암컷 곰을 비롯한 다른 암컷들은 보이지 않는다. 청풍이 들어갔던 건물의 문은 열려 있다. 하지만 중앙의 야차선녀의 거처 방문은 닫혀있고

청풍의 시점. 절벽 사이 계곡 중간쯤에서 밝은 빛의 기둥이 안개를 뚫고 나와 하늘로 치솟는 게 보이고.

청풍; (조천신광!) 눈 번뜩

청풍; (혈교의 인간들이 예상보다 빨리 조천경이 사용법을 알아냈구나.)

<하지만 혈교의 무리들은 쉽사리 등선곡으로 돌입하진 못할 것이다.> 계곡 입구의 모습. 지팡이를 쳐든 야차선녀가 왼손은 얼굴 앞에 세운 채 주문을 외우고 있다. 징! 지잉! 야차선녀가 쳐든 지팡이 윗 부분이 빛을 발하고 있고

<조천경의 힘에 의해 소멸되던 절혼단백금법을 야차선녀가 복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쿠오오! 계곡을 메운 안개가 짙어진다. 긴장해서 보는 주취광생과 독심귀의

청풍; (어쨌거나 역명천신단이 만들어지기 직전에 혈교가 등선곡으로 돌입해온 덕분에 내게도 기회가 생겼다.) 눈 번뜩이고

청풍; (혼란을 틈타 역명천신단을 한 알 챙겨서 독룡곡 쪽으로 빠져나가자.)

청풍; (독룡곡을 뒤덮고 있는 독기가 지독하다고 해도 역명천신단을 복용하면 살 수 있을 테니...) 생각할 때

덜컹! 야차선녀의 거처인 중앙 건물의 문이 열리고. 돌아보는 청풍과 수컷 곰

조진진; [무슨 일인가요?] 초췌한 얼굴인 채 문을 열고 나오고

청풍; [좋지 않은 일이 벌어지긴 했지만 곧 수습 될 것입니다. 소저는 안에 들어가셔서 쉬도록 하십시오.] 말하지만

[!] 문 열고 나오다가 눈 치뜨며 등선곡 입구쪽을 보는 조진진

쩡! 여전히 등선곡 입구 안쪽에서는 빛이 허공으로 충천하고 있고

조진진; [조천경...] 그걸 보며 이를 악물고

청풍; (이런...) 혀를 차며 한숨

조진진; [혈교... 혈교의 마귀들이 쳐들어왔군요.] 이를 갈고. 눈에 핏발이 선자

청풍; [그렇습니다.] [하지만 야차선녀께서 저지하고 계시니 곧 절혼단백금법에 의해 일망타진 될 것입니다.]

조진진; [가봐야겠어요.] 비틀거리며 등선곡 입구를 향해 내려가고

청풍; [소저!] 말리려 하고. 수컷 곰도 흠칫! 할 때

조진진; [제 눈으로... 제 눈으로 직접 원수들의 최후를 확인해야만 해요.] 이를 갈며 내려가고

청풍; [이거 참...]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말리지는 않고. 그때

건물 모퉁이에서 뒤를 돌아보며 나오는 암컷 곰

수컷 곰; [찾아 봤는가 임자?] 돌아보고

암컷 곰; [이상하군요. 이 아이들이 전부 어딜 갔지?] 뒤를 돌아보며 갸웃

청풍; [다른 분들은 집에 안 계셨습니까?] 수컷 곰에게 묻고

수컷 곰; [웅호는 단로를 지키고 있지만...] [자리와 웅리, 자호가 집에 없었소.] 고개 젓고

청풍; (수컷 여우 혼자 단로를 지키고 있는 중이로군.) 눈 번득

암컷 곰; [세 아이 모두 금제를 통과할 줄 모르니 등선곡 내에 있긴 하겠지만 걱정이 되는군요.] [흉악한 자들이 쳐들어온 상황이다 보니...] 걱정하고

수컷 곰; [과수원쪽을 한 번 둘러보고 오리다.] 과수원쪽으로 가고. 과수원은 약이 만들어지는 동굴 반대쪽이다

암컷 곰; [조심하세요.]

손 들어 보이며 과수원 쪽으로 가는 수컷 곰

청풍; (기회다.) + [저는 저쪽을 둘러보고 오겠습니다.] 동굴이 있는 쪽으로 돌아서며 암컷 곰에게 말하고

암컷 곰; [혹시 말썽꾸러기들을 보시면 빨리 집으로 오라고 말씀해주세요.]

청풍; [예...] 대답하며 좀 더 빨리 걸어간다

암컷 곰; [방금 전까지 주변에 있던 것들이 갑자기 약속이나 한 듯이 사라지고...] 두 손으로 앞치마에 닦으며 초조한 표정으로 한숨

암컷 곰; [아무쪼록 오늘 밤이 별 일 없이 지나가야만 할 텐데...] 걱정하며 청풍의 뒷모습을 보고

 

#155>

등선곡 입구. 야차선녀가 정신을 집중하여 주문을 외우고 있고. 주취광생과 독심귀의가 긴장해서 보고 있다.

지지징! 야차선녀의 지팡이 끝이 빛을 발하고

쿠오오오! 절벽 사이의 안개들이 소용돌이치면서 짙어진다. 안개 속에 서있는 기둥들이 흐릿해서 겨우 보이는 수준이고

주취광생; (과연 신녀문의 문주가 될 뻔했던 계집다운 실력이다.)

<조천경의 힘이 무산시키는 것보다 더 빨리 절혼단백금법을 복구하고 있다.> 심각한 표정으로 주문 외우고 있는 야차선녀의 모습 배경으로 주취광생의 생각 나레이션

주취광생; (시간이 갈수록 위진천 일행이 변을 당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더 늦기 전에 손을 써야겠다.) 꾸욱! 주먹이 힘이 들어가고. 그러다가

[!] 뭔가 느끼고 돌아보는 주취광생. 독심귀의도 돌아보고

건물이 있는 언덕쪽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조진진의 모습

독심귀의; [저 년이 자지 않고...] 찡그리고

주취광생; [제 원수들이 쳐들어온 걸 알고 잠을 못 이뤘을 거요.]

조진진; [조진진이 두 분 은인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는 게 늦었사옵니다.] 다가와서 공손히 손 모으며 인사하고

독심귀의; [인사는 됐고...] 뚱하게

독심귀의; [여기 있으면 어떤 돌발상황이 벌어질지 몰라 위험하다. 집으로 돌아가서 문 닫고 있어라.]

조진진; [부탁드리겠어요.] 포권하며 간절한 표정으로

조진진; [원수들이 죽어가며 지르는 비명이라도 들을 수 있게 해주세요.]

독심귀의; [어허...] 눈 부라리지만 + 주취광생; [뭐 괜잖지 않겠소?] 끼어들고

독심귀의; [폐하...] 난감

주취광생; [선녀의 솜씨라면 단혼절백금법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을 거요.] 술법을 펼치고 있는 야차선녀를 보고

주취광생; [그다지 위험한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테니 저 계집의 소원을 들어주도록 합시다.] 다시 조진진을 힐끔 보며

독심귀의; [폐하께서 그리 말씀하시니 늙은이는 할 말이 없구려.] 한숨. 이어

독심귀의; [여기 있어도 좋다.] 조진진에게 퉁명

독심귀의; [대신 선녀가 술법을 펼치는 걸 방해할 수 있는 어떤 짓도 해선 안된다.] 다시 안개쪽을 보며

조진진; [명심하겠어요.] 안도하며 고개 숙이고

독심귀의; [조천경 때문에 혈겁을 당한 피해자이니 뭐라 할 수도 없고...] 혀를 차며 등선곡 입구쪽을 보고

입술 깨무는 조진진

주취광생; (이 계집이 도움이 되겠군.) 곁눈질로 그런 조진진을 보고

주취광생; (귀의의 신경이 이 계집에게도 분산되어 내가 하려는 일을 방해할 가능성이 낮아질 테니...) 꾸욱! 손을 쥐는데. 거꾸로 잡은 비수가 소매 속에 숨겨져 있다

 

#156>

동굴에서 좀 떨어진 숲. 물론 여전히 등선곡 내부이고. 그곳에서 암컷 너구리와 수컷 너구리가 다투고 있다.

암컷 너구리; [간섭 하지마! 내가 누굴 좋아하든 웅리 네가 무슨 상관이야?] 악을 쓰고

수컷 너구리; [어떻게 상관을 안해?] [자리 네가 상처 입을 게 뻔히 보이는데...] 울상 지으며 항변하고

수컷 너구리; [진충이라는 자는 인간이야.] [그리고 우린 아무리 인간처럼 말하고 행동할 수 있어도 너구리 일 뿐이고!]

수컷 너구리; [네가 인간인 진충에게 호감을 가져봐야 어떤 결말이 날지 눈에 선해.] [이런데 내가 어떻게 보고만 있을 수 있어?]

암컷 너구리; [네가 뭔데?] 눈 치뜨며

수컷 너구리; [뭐?] 당황

암컷 너구리; [네가 나한테 뭔데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거냐고.] 삿대질

수컷 너구리; [자... 자리 너...] 기가 막히고

암컷 너구리; [우린 그냥 우연히 주취광생님의 눈에 뜨여 등선곡에 함께 들어왔을 뿐이야.] [핏줄도 아니고 내가 너와 짝이 될 이유도 없는 사이야.] 악을 쓰며 대들고

수컷 너구리; [무슨 소릴 그렇게...] 억울

암컷 너구리; [넌 나한테 아무것도 아니야. 그러니까 내 인생에 간섭하지 말란 말이야.] 홱 돌아서고

암컷 너구리; [주제 넘는 그 오지랖, 지겨워 죽겠어!] 악을 쓰며 달려간다. 동굴이나 건물 쪽이 아니라 숲 안쪽이다.

수컷 너구리; [자리야!] 울상 지으며 따라가고

수컷 너구리; [화가 나더라도 내 말 좀 더 들어봐!] 달려가고

암컷 너구리; [따라 오지마! 네 짜증나는 상판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아.] 숲 속으로 사라지며 악을 쓰고

수컷 너구리; [제발 그런 소리 하지마! 너 아니면 내가 어디 가서 짝을 구하냐고!] 애원하며 따라가고. 헌데

 

암컷 여우; [보고 있는 내가 다 답답하네.] 근처 바위에 걸터앉아 지금까지 상황을 보고 있었다. 두 발을 까닥거리면서

암컷 여우; [자리 년은 진공자에게 푹 빠져 있는 상태라 누가 무슨 말을 해도 귀에 들어오지 않을 거야.]

암컷 여우; [제풀에 지쳐서 나자빠지기를 기다리는 게 유일한 해결책인데...] [자리를 자기 짝이라고 생각해온 웅리로서는 애가 타서 그럴 수가 없겠지.] 숲속으로 사라지는 웅리의 뒷모습을 보면서

암컷 여우; [웅리가 자리를 설득하려고 해봐야 상황은 더 나빠질 뿐이야.]

앙컷 여우; [그렇다고 엉덩이에 불이 붙은 심정인 웅리에게 그러지 말라고 충고해봐야 들어먹지 않을 테고...]

암컷 여우; [뭐 시간이 해결해주겠지.] 일어나고

암컷 여우;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고 했어.] [진공자가 등선곡을 떠나면 자리 년도 열병에서 깨어나게 될 거야.] 엉덩이와 꼬리를 털고

암컷 여우; [혹시 웅리가 폭력을 쓰지나 않을까 해서 따라왔지만 쓸 데 없는 걱정이었다.] 긴 꼬리를 앞으로 끌어와서 조심스럽게 털고

암컷 여우; [하긴 웅리의 주변머리에 감히 자리에게 손찌검을 하는 건 꿈에도 생각 못하고 있겠지.] 돌아선다

암컷 여우; [밤도 깊었으니 그만 돌아가서 자야겠다.] 하품하며 숲을 나서고. 그러다가

[!] 뭔가 발견하고 눈 치뜨는 암컷 여우

백여 미터 떨어진 곳. 집쪽에서 동굴 쪽으로 달려가는 청풍의 모습이 보인다

암컷 여우; (진공자?) 몸을 나무 뒤로 좀 숨기고

암컷 여우; (이 늦은 시간에 무슨 일로 연단동(煉丹洞)으로 가고 있는 걸까?) 나무 뒤에 숨어서 청풍을 보고. 물론 청풍은 암컷 여우를 보지 못한다. 거리도 상당히 떨어져 있고

언덕 너머로 사라지는 청풍

암컷 여우; (느낌이 좋지 않아.)

암컷 여우; (거리를 두고 몰래 따라가 보자.) 소리없이 달려간다

 

#157>

동굴로 달려가는 청풍. 동굴이 멀지 않았다.

<웅호는 단로를 지키고 있지만... 자리와 웅리, 자호가 집에 없었소.> 고개 저으며 말하던 수컷 곰을 떠올리는 청풍.

청풍; (수컷 여우 혼자 단로를 지키고 있다면 내게는 더 할 나위 없는 좋은 상황이다.) 눈 번뜩이고

청풍; (비록 수컷 여우가 세한삼우에게 무공을 좀 익힌 것같지만 대수로울 정도는 아니다.) 동굴이 이제 멀지 않았다

청풍; (불의의 기습을 하면 충분히 제압할 수 있을 것이다.) 동굴 입구로 달려가고.

청풍; (그놈에게는 미안하지만 좀 험하게 손을 써서 제압을...) + [!] 생각하다가 갑자기 눈 부릅뜨고

팟! 급히 근처의 바위 뒤로 몸을 굴리듯 숨기는 청풍.

 

[!] 언덕 아래에서 달려오던 암컷 여우도 흠칫

청풍이 몸을 던져 바위 뒤로 숨는 게 보이고.

암컷 여우; (저 자가 갑자기 왜 저러지?) 슥! 역시 근처 바위 뒤로 숨고

 

한 무릎을 꿇은 채 바위 뒤에서 고개를 내밀어 앞을 보는 청풍. 동굴 입구에서 멀지 않은 곳이다.

동굴에서 달려 나오는 수컷 여우. 한손은 조끼 속에 넣고 달려 나온다. 조끼 속에 무언가 들어있는 듯 불룩하다. 품속에 역명천신단을 숨기고 있지만 청풍은 아직 알아차리지 못하고

주변 살피며 달려가는 수컷 여우. 얼굴이 흥분으로 물들었고. 달려가는 방향은 연기가 치솟고 있는 독룡곡 쪽이다. 암컷 여우는 수컷 여우를 보지 못한다. 거리와 위치 때문에

청풍; (저 놈이 왜 단로를 지키지 않고...) 일어나고

그 사이에 독룡곡이 있는 쪽의 숲으로 달려가는 수컷 여우의 뒷모습

청풍; (저 쪽은 독심귀의도 접근하길 꺼려한다는 독룡곡인데...) 수컷 여우가 달려가는 앞쪽 멀리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고

청풍; (무슨 생각으로 독룡곡쪽으로 달려가는 것일까?) 생각하며 동굴 입구로 달려간다.

 

숨어 있다가 고개를 내미는 암컷 여우

이미 청풍은 언덕을 너머 동굴 입구로 달려간 상태. 암컷 여우의 위치에서는 안보인다

암컷 여우; (뭘 봤기에 갑자기 몸을 숨겼던 것일까?) 숨어있던 바위 뒤에서 나오고

암컷 여우; (수상해!) 눈 번뜩이며 언덕쪽으로 간다. 언덕을 넘으면 동굴이 보인다

 

#158>

청풍; [!] 눈 부릅 뜨고

쿵! 동굴 안의 광장. 헌데 향로에는 작은 사다리가 놓여져 있고. 향로의 뚜껑은 바닥에 뒹굴고 있다.

청풍; (단로의 뚜껑이 열려 있다.) 광장 입구에서 눈 부릅 뜨고

청풍; (설마...) 향로로 달려가고

청풍; (아직 미열을 남아있는데...) 향로에 걸쳐진 작은 사다리를 딛고 올라가는 청풍

안을 들여다 본다.

쿵! 향로 안에 는 아무것도 없다

청풍; (역명천신단이 사라졌다!) 경악

이어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수컷 여우가 조끼 속에 손을 넣고 동굴 안에서 달려 나오던 장면이다.

수컷 여우가 손을 넣은 조끼 안쪽이 불룩했었고

청풍; (웅호!) 이를 갈며 바닥으로 뛰어내리고

청풍; (그 여우놈이 나보다 먼저 역명천신단에 손을 대었다.) 타탁! 광장 입구로 달려가고. 이를 갈며

청풍; (독룡곡 쪽으로 도망친 것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독룡곡에 들어가도 역명천신단만 있으면 살 수 있을 테니...) 광장 출입구인 동굴로 달려가고

청풍; (여우놈이 독룡곡에 들어가기 전에 따라잡아야 한다.) 이를 갈고

 

#159>

동굴 입구. 달려 나오는 청풍

수컷 여우가 달려간 쪽으로 달려간다.

근처 바위 뒤에서 고개 내미는 암컷 여우.

암컷 여우;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바위 뒤에서 나오고

암컷 여우; (연단동 안에는 주인님들과 웅호가 있을 텐데 아무도 진공자가 드나드는 것을 막지 않았다.) 동굴로 달려가고. 시선은 독룡곡 쪽으로 달려가는 청풍을 보며

암컷 여우; (혹시 연단동 안에서 무슨 일이 생긴 게 아닐까?) 동굴로 달려 들어간다. 그리고

 

#160>

[!] 역시 놀라 눈 치뜨는 암컷 여우. 광장 입구에 서있다.

뚜껑이 열려진 향로 크로즈 업

암컷 여우; (단... 단로의 뚜껑이 열려 있다. 지키는 사람도 아무도 없고...) 달려가고

폴짝 뛰어올라서

사다리의 맨 윗부분을 밟고 향로 안을 들여다 보고

물론 향로 안은 텅 비어있고

암컷 여우; (진충!) 이를 갈고. 청풍이 동굴에서 달려 나오던 장면 떠올리고

암컷 여우; (네놈이 역명천신단을 빼돌렸구나.) 달려간다.

<용서 못해! 절대로!> 이를 가는 암컷 여우의 얼굴 크로즈 업

 

#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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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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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

<-등선곡> 여전히 깊은 밤. 이제 동굴에 설치 된 굴뚝에서 연기는 나오지 않는다. 입구를 수컷 곰이 지키고 있다. 커다란 전투용 도끼를 지팡이처럼 짚은 채

[웅웅! 별일 없느냐?] 휘익! 날아 내리는 주취광생

수컷 곰; [예 폐하!] 고개 숙이고

수컷 곰; [두 분 주인님은 안에 계십니다.] 조금 옆으로 물러서고

주취광생; [수고해라.] 말하며 수컷 곰의 앞을 지나 동굴로 들어가고. 헌데

반짝! 바로 앞을 지나가는 주취광생의 소매 속에서 무언가 반짝거려 흠칫! 하며 보는 수컷 곰

<거울?> 주취광생의 소매 속에 손바닥만한 휴대용 거울이 들어있는 게 수컷 곰의 눈에 순간적으로 보인다. 거울을 이용해서 신행태보와 연락을 주고 받던 자는 바로 주취광생이었음을 암시하고

수컷 곰; (의외로군.) 자기 앞을 지나간 주취광생의 뒷모습을 보며 갸웃

<늘 술에 취해 지내시는 분이 거울을 지니고 계시다니... 원래 황제였던 분이라 외양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것인가?> 동굴 안으로 들어가는 음침한 표정의 주취광생 모습 배경으로 수컷 곰의 생각 나레이션

 

#144>

동굴 안쪽의 지하광장. 화덕에는 불이 꺼져 있고. 향로를 독심귀의와 야차선녀가 서서 보고 있다. 야차선녀는 지팡이를 짚고 있고. 이제 향로에는 뚜껑이 덮여있다. 뚜껑이 덮인 틈으로 약 냄새가 흘러나오고 있고. 두 사람과 좀 떨어진 곳에는 수컷 여우가 서서 눈치를 살피고 있고

뒤를 돌아보는 야차선녀

동굴을 통해 지하광장으로 들어오는 주취광생

주취광생; [좀 늦었소.] 말하며 다가오고. 여우와 독심귀의도 돌아보고

야차선녀; [어서 오세요 폐하.] 고개 숙이고. 수컷 여우도 눈치 보며 고개 숙이고

주취광생; [혹시 몰라 독룡곡과의 접경지대도 한 번 돌아보고 왔소.] 다가와서 야차선녀, 독심귀의와 나란히 서며 화로를 보고

독심귀의; [좀 더 늦게 오셨어도 상관이 없으셨소이다.] 화로를 보며 손을 내밀고

독심귀의; [화로가 완전히 식으려면 아직도 이각(二刻;30분)은 더 있어야 할 테니 말이오.] 징! 손이 빛을 낸다. 화로의 온도를 재고 있는 것

주취광생; [단로(丹爐)에서 흘러나오는 약 냄새를 맡는 것만으로도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오.] 스읍! 코로 향로에서 흘러나온 냄새를 크게 맡으면서

독심귀의; [기분만 그런 게 아니외다.] 웃고

독심귀의; [저 단로 안에는 세상에서 가장 약성이 강한 영약이 숙성되고 있는 중이오.] [그래서 냄새를 맡는 것만으로도 어지간한 병은 나을 수 있소이다.]

주취광생; [그런 것같소. 몸 속에 쌓였던 주독(酒毒)이 더는 느껴지지 않고 있으니...] 고개 끄덕이고

주취광생; [냄새를 맡는 것만으로도 이 정도인 역명천신단을 직접 복용하면 그 효과가 어떨지 짐작이 가고도 남소.]

독심귀의; [우리 세 사람... 세한삼우의 오랜 숙원이 이제 곧 이루어지게 될 것이외다.] 역시 흥분하며 말하고

야차선녀; [그렇게 되려면 오늘 밤이 아무 일 없이 지나가야겠지요.] 심각한 표정으로 말하고

주취광생; [진충이란 놈의 말이 마음에 걸리시는 거요?]

야차선녀; [그 아이 말이 아니더라도...] 찡그리고

야차선녀; [제 마음이 자꾸만 불안해지는 게 무슨 일이 생길 것같은 예감이 드는군요.] 한숨을 쉬며 가슴을 만지고

주취광생; [오랜 숙원이 이뤄지기 직전이라 그런 것일 테니 마음을 편히 갖으시구료.] 눈치 보면서

야차선녀; [그래야겠지요.] 억지로 웃고

주취광생; [귀의의 말대로라면 이각이오.]

주취광생; [이각만 무사히 지나면 세상 그 누구도 우리들을 어쩌지 못할 것이오.] 음산하게 웃으면서 말하는 얼굴 크로즈 업

 

#145>

부엌이 있는 가운데 집. 부엌, 거실, 침실에 모두 불이 켜져 있다. 좌우의 작은 집들에는 불이 꺼져 있고. 침실 앞을 서성이는 암컷 너구리

부엌에서 쟁반을 들고 나오는 암컷 여우. 쟁반에는 찻잔이 두 개 얹혀져 있고. 하지만

부엌에서 나온 직후 흠칫! 하며 침실 쪽을 보는 암컷 여우

초조한 표정으로 서성이는 암컷 너구리

암컷 여우; (자리 저년...) 한숨 쉬며

암컷 여우; (빠져도 아주 단단히 빠졌구나.) 고개 설레 저으며 다가가려다가

멈칫! 하며 멈추는 암컷 여우.

건물 모퉁이에 누군가 보인다

모퉁이 뒤에 숨어서 초조하게 암컷 너구리를 보는 수컷 너구리.

암컷 여우; (분위기 싸하네.) 쓴웃음 지으며 고개 젓고

암컷 여위; (웅리도 자리 년의 심사를 알아차리고 속앓이를 하고 있구나.) 다시 부엌 쪽으로 돌아서고

암컷 여우; (남녀 관계에 타인이 끼어들어 이래라 저래할 수는 없는 일...) (자기들끼리 해결하라고 맡겨둬야겠지.) 부엌으로 도로 들어가는 암컷 여우.

 

#146>

부엌에서 설거지 하던 암컷 곰이 입구쪽을 돌아보고. 부뚜막에 올려놓은 큰 나무 통에 그릇을 넣고 닦던 중이다. 쟁반을 든 암컷 여우가 들어온다

암컷 곰; [왜 돌아왔어?] 나무 통 앞에 서서 수세미로 그릇을 닦으며 돌아보고

암컷 여우; [진공자와 조소저에게 차를 가져다주려고 했지만...] 고개 설레 저으며 들어오고

암컷 여우; [망부석 같은 게 버티고 있어서 선녀님 침실에 들어갈 엄두가 안나네요.] 쟁반을 다시 내려놓고

암컷 곰; [저런...] 설거지 하며 웃고

암컷 여우; [지난 십 년 간 자기 하나만 바라보고 살아온 웅리는 어쩌라고 저러는 건지 원...] 혀를 차며 부뚜막에 앉고

암컷 곰; [신경 쓸 거 없다.] [어차피 한번 지나가는 바람일 뿐이니까.] 달각 달각 설거지 하며 말하고

암컷 곰; [주인님들의 분위기로 봐서는 진공자와 조소저는 날이 밝는 대로 등선곡을 떠나게 될 거야.]

암컷 곰;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지는 법!] [진공자가 눈에 안 보이면 자리의 상사병도 자연스럽게 치유 될 게다.]

암컷 여우; [그랬으면 좋겠지만...] 찡그리고

암컷 곰; [십년을 기다렸으면 많이 기다렸지.] [너희도 그렇고... 웅리와 자리를 빨리 짝 지어줘야겠어.]

암컷 여우; [너구리들은 몰라도 우린 좀 빼줘요.] 코웃음

암컷 여우; [난 자리와는 다른 의미로 웅호에게 관심이 없으니까요.]

암컷 곰; [웅호가 네게 관심을 보이지 않아서 삐진 거냐?] 웃고

암컷 여우; [웅호와 난 진짜 사람이 되는 데에만 관심이 있어요.] [그러다보니 서로 소 닭 쳐다보듯 하게 되더라고요.]

암컷 곰; [진짜 사람이라...] 표정이 어두워지고

암컷 곰; [너희 여우들과 달리 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진짜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없단다.] 설거지 멈추며 돌아보고

암컷 여우; [언니 부부는 그런 것 같았어요.] 시큰둥

암컷 곰; [웅웅이도 나와 같은 생각인데...]

암컷 곰; [곰이라서 부끄러울 것도 없고 사람이라고 해서 반드시 고귀한 건 아니라 믿고 있다.] 진지하게

암컷 곰; [그래서 굳이 인간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구나.]

암컷 여우; [언니 부부는 나이가 좀 들어서 주인님들을 섬겼지요?]

암컷 곰; [우린 어린 시절 사냥꾼에게 잡혀서 유랑극단에 팔렸었다.] 끄덕이고

 

<그곳에서 모진 학대를 받으며 재주를 부리던 신세였는데 근처를 지나던 주취광생께서 구해주셨지.> 넓은 천막이 쳐진 유랑극단에서 채찍질을 당하며 외발 자전거를 타고 술통 위에서 춤을 추는 어린 곰 한 쌍을 떠올린다. 다 큰 곰이 아니라 큰 개만한 크기의 어린 곰들이다. 구경하는 사람들 사이에 술을 마시면서 보고 있는 주취광생

 

암컷 여우; [사람들을 많이 겪어본 덕분에 언니 부부는 사람 보는 눈이 우리 여우, 너구리들과는 다른 것같네요.] 새침

암컷 곰; [인간들도 결국 우리들 짐승들과 다를 바가 없다는 건 알고 있지.]

암컷 곰; [착한 인간이 있으면 사악한 인간도 있고...] [본능과 욕심에 취하면 얼마든지 추해질 수 있는 존재가 인간이더구나.]

암컷 곰; [그래서 웅웅이와 난 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단다.]

암컷 곰; [어줍잖게 인간이 되는 것보다는 인간만큼 똑똑한 곰으로 사는 게 더 흥미로울 거라고...] 웃으며 말하지만

암컷 여우; [여우들 중에서도 가장 똑똑한 여우로 사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요.] 새침

암컷 여우; [하지만 멍청한 동족들과 어울려 사는 것만큼 속 터지고 답답한 일도 없지 않겠어요?] 반박하는 암컷 여우의 얼굴 크로즈 업

 

#147>

가운데 건물의 닫혀 있는 침실 문. 그 앞에서 초조하게 서성이는 암컷 너구리

암컷 너구리; (벌... 벌써 한 시진 가까이 지났어.) 소매를 물어뜯고

암컷 너구리; (대체 뭘 하느라 다 큰 남녀가 방안에서 나오질 않은 거야?) 울상

암컷 너구리; (설마 진공자가 조씨 성의 여자를 위로해주다가 이상한 짓까지 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암컷 너구리; (안되겠어.) 문으로 다가가고

암컷 너구리; (뭘 하고 있는지 내 귀로 확인해봐야겠어,) 문에 귀를 댄다

 

#148>

방안. 불이 켜져 있고. 여전히 돌아누운 채 울고 있는 조진진. 다만 소리는 내지 않는다. 침대 옆에 놓인 의자에 앉아서 그런 조진진을 보는 청풍. 유령익 접은 것과 열쇠를 침대에 올려놓았는데 열쇠가 유령익 위에 얹혀져 있는 상태

청풍; (지금의 조소저에게는 어떤 위로도 의미가 없다.) 등 돌리고 웅크린 채 소리 죽여 오열하는 조진진을 보고.

청풍; (그저 마음을 추스를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이 최선이다.) 생각할 때

조진진; [전 괜잖아요.] 등 돌린 채 누워서 말하고. 흠칫! 하며 보는 청풍

조진진; [진공자님도 저 때문에 힘들고 지치셨을 거 아니에요?] [그만 가서 쉬도록 하세요.] 여전히 청풍에게 등을 보인 자세로 누워서

청풍; [전 괜잖습니다.] 말하는데

슥! 힘겹게 일어나는 조진진

청풍; [필요하신 게 있으시면 말씀하시지요.] 일어나는 걸 말리려고 몸을 좀 앞으로 숙이며 일어나려는데

슥! 침대 위에서 무릎을 꿇는 조진진

청풍; [소저!] 당황하며 급히 의자에서 일어나고

조진진; [큰 신세를 지고도 인사가 늦은 점, 용서해주세요.] 무릎 꿇은 채 두 손을 무릎 앞에 모으고 청풍에게 절하며 말하고

조진진; [오늘 저희 부녀에게 베푸신 은혜는 반드시 결초보은(結草報恩) 하겠어요.] 두 손 앞에 모은 채 이마를 그 손에 대며 절하고

청풍; [은혜랄 것도 없습니다.] 포권하고

청풍; [사람이라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니 부담 갖지 않으셔도 됩니다.]

조진진; [말씀은 감사하지만 제가 공자님께 은혜를 입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답니다.] 고개를 들고

조진진; [그리고 저희 조씨 집안은 은원을 결코 잊지 않는 게 가문의 전통이랍니다.] [저의 목숨이 붙어있는 한 공자님께 입은 은혜는 기필코 갚도록 하겠어요.] 초췌하지만 결연한 표정으로 말하고

청풍; (천하제일 대도의 딸다운 결기다.) + [소저의 마음만은 감사히 받겠습니다.] 포권하고

청풍; [어느 정도 마음을 다스리신 듯하니 소생은 이만 나가보겠습니다. 편히 쉬십시오.] 돌아서는데

조진진; [이 물건들은 가지고 가세요.] 유령익과 열쇠를 집어들고. 열쇠는 유령익 위에 얹혀져 있다.

청풍; [그것들은 영친의 유품인데...] 다시 돌아보며 난색. 하지만

조진진; [아버지가 신세를 지는 대신 드린 것일 테니 받아주세요.] 두 손으로 유령익과 내밀고. 애잔한 표정으로

청풍; (거절할 수가 없군.) + [알겠습니다.] 두손으로 유령익과 열쇠를 받고

청풍; [일단 제가 보관하고 있을 테니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말씀하십시오.] 유령익과 열쇠를 두 손에 든 채 말하고. 그 앞에서 조진진은 다시 손을 내리고 있고

조진진; [그리하겠어요.] 억지로 웃고

청풍; [그럼 이만 나가보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조진진; [편히 쉬세요.] 고개 숙이고

덜컹! 유령익과 열쇠를 품속에 넣으며 왼손으로는 문을 열고 나가는 청풍

탁! 다시 닫히는 문. 이제 방안에는 조진진만 남았고

조진진; (나는 천하제일의 대도이신 무영신투님의 딸이다.)

조진진; (그 때문에 물건과 사람의 가치를 알아보는 재주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얼굴이 좀 발개지고

조진진; (그런 내가 보기에 저 사람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아마 진충이란 이름과 심마니라는 신분은 꾸며낸 것일 테고...)

조진진; (아버지도 저 사람이 장차 천하의 주인이 될 재목임을 알아보고 날 맡기셨을 것이다.) 얼굴 약간 불거진 채 무영신투를 떠올리고

조진진; (우리 부녀에게 베푼 은혜를 갚기 위해서라도 저 사람과의 인연은 절대 끊어지면 안된다.) 심호흡

<저 사람만이 날 대신해서 아버지의 복수를 해줄 게 분명하니...> 혼자 남은 조진진의 모습 배경으로 조진진의 생각 나레이션

 

#149>

[!] 문에 귀를 대고 있다가 깜짝 놀라는 암컷 너구리. 덜컥! 문이 열린다

암컷 너구리; (진... 긴공자님이 나오셔!) 후다닥! 옆으로 달려간다. 거실 쪽이 아니라 뒷곁 쪽으로

문을 열고 나오는 청풍. 오른손을 품속에 넣은 상태로 주변 둘러보며

청풍; (문 밖에서 인기척이 느껴졌었는데...) 덜컥! 돌아보며 문을 닫고. 하지만 암컷 너구리는 이미 뒷곁쪽으로 도망가서 아무도 없다.

청풍; (잘못 들었나?) 침실 문 앞을 떠나며 암컷 너구리가 도망친 쪽을 돌아보고. 그때

부엌에서 나오는 암컷 곰. 앞치마에 손을 닦으면서

암컷 곰; [수고가 많으셨어요 공자님.] 앞치마에 손을 닦으면서 다가오고

청풍; [웅(熊)부인!] 돌아보며 고개 조금 숙이고

암컷 곰; [조소저는 좀 안정이 된 모양이지요?] 불이 켜져 있는 야차선녀의 침실을 보며 청풍의 앞에 멈춰서고

청풍; [다행히 슬픔을 잘 가누고 있습니다.] 끄덕

암컷 곰; [정말 잘 되었군요.] 끄덕

암컷 곰; [공자님도 피곤하실 테니 그만 쉬시도록 하세요.] [아까 주무셨던 곳이 주취광생님의 거처인데 그곳에서 쉬시면 돼요,] 청풍이 깨어났던 건물을 가리키며 말하고,. 부엌과 반대 방향에 있는 건물이다.

청풍; [주취광생님께 폐가 되지 않을는지...] 건물을 돌아보며

암컷 곰; [주인님들은 연단실에서 밤을 새실 게 분명하니 부담 갖지 않으셔도 되어요.] 다시 부엌 쪽으로 돌아서고

암컷 곰; [그럼 안녕히 주무시도록 하세요.] 부엌으로 가며 돌아보고

청풍; [부인도 편히 쉬십시오.] 포권하고

고개 돌려서 조금 숙여 보이며 부엌으로 들어가는 암컷 곰

청풍; (곰인데도 볼수록 대가집 마님을 연상시킨다.) 부엌 쪽을 보며 돌아서고

청풍; (곰을 저렇게 만든 걸 보면 야차선녀의 술법은 상상을 초월하는 경지에 이르렀겠구나.) 자신이 깨어났던 건물로 가며 생각한다.

끽! 문을 열고 들어가는 청풍

탁! 다시 닫히는 문. 헌데

 

슷! 가운데 집 뒷 곁으로 통하는 모퉁이에서 닫힌 문을 보는 암컷 너구리.

암컷 너구리; (진공자님...) 아련한 표정. 안도하고 있고

암컷 너구리; (다행히 진소저와 밤을 보내진 않으셨네.) 살짝 미소

암컷 너구리; (어떻게든 진공자님과 단 둘이 있을 기회를 만들어야만 해. 내 마음을 눈치 채게 하려면...) 생각하고. 그러다가

오싹! 오한을 느끼는 암컷 너구리. 뒤에서 누가 노려보고 있다

암컷 너구리; [너...] 홱 돌아보고

쿵! 어둠 속에 수컷 너구리가 서서 눈을 빛내며 암컷 너구리를 보고 있다

암컷 너구리; [놀랬잖아 웅리!] 눈 흘기며 돌아서고

암컷 너구리; [나한테 무슨 볼일이 있어서...] + [흑!] 깜짝 놀라는 암컷 너구리. 수컷 너구리가 암컷 너구리의 팔을 빠르고 강하게 움켜잡았다.

암컷 너구리; [너... 너 이게 무슨 짓이야?] 아파서 오만상 쓰며 수컷 손에 잡힌 팔을 빼내려 하고. 하지만

수컷 너구리; [따라와! 네게 할 말이 있어!] 돌아서며 암컷 너구리를 끌고 가려 하고

암컷 너구리; [이... 이거 못놔?] 버티려 하지만

수컷 너구리; [소란 피우고 싶어? 그럼 네가 한눈에 반한 진공자가 나와서 우리 사이의 실랑이를 보게 될지도 모르는데?] 협박. 그러자

암컷 너구리; [그... 그건...] 당황

수컷 너구리; [진공자가 보는 앞에서 창피 당하고 싶지 않으면 조용히 따라와!] 암컷 너구리의 팔을 잡고 가며 말하고

어쩌지 못하고 끌려가는 암컷 너구리. 직후

슥! 부엌에서 나오는 암컷 여우

수컷 너구리에 의해 건물 뒷곁으로 끌려가는 암컷 너구리의 모습이 살짝 보이고

암컷 여우; (걱정하던 일이 벌어졌네.) 한숨 쉬며 찡그리고

암컷 여우; (그럴 리는 없겠지만...) 건물 모퉁이로 돌아가는 암컷 여우.

<혹시 웅리가 분을 참지 못하고 자리에게 손찌검을 할지도 모르니 따라가서 확인해보자.> 건물 뒤쪽의 숲 쪽으로 수컷 너구리가 암컷 너구리의 팔을 잡고 끌고 가는 게 작게 보인다. 그걸 따라가는 암컷 여우의 뒷모습 배경으로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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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고천장] 24화  (1) 2024.05.28
[마고천장] 23화  (0) 2024.05.27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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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

다시 등선곡 내부. 세 채의 집 중 가운데 집에서면 불빛이 흘러나오고. 조진진과 야차선녀가 있는 침실 문은 닫혀있고 문이 안 달린 거실에서는 청풍과 다섯 마리 짐승이 앉고 서있다. 청풍과 수컷 곰, 수컷 너구리, 암컷 너구리, 암컷 여우는 탁자에 둘러 앉아있고 암컷 곰이 청풍의 술잔에 술을 따라주고 있다. 두 손으로 큼직한 술병을 든 채로. 청풍과 수컷 곰, 수컷 너구리는 술을 마시는 중이다. 암컷 너구리와 암컷 여우는 조신하게 앉아서 그걸 보고 있고

암컷 곰; [남정네들의 취미는 술 담그기랍니다.] 꼴꼴 청풍의 술잔에 술을 따라주며 웃고

암컷 곰; [이곳 등선곡에 지천으로 자라는 여러 과일 나무의 열매를 모아서 술을 담그는데...] 청풍의 술잔에서 술병을 떼고

암컷 곰; [경력이 십년 다 되어가자 이제는 제법 그럴 듯한 술이 만들어지지 뭐에요?] 술병을 청풍의 술잔에서 떼고

청풍; [이 술도 여러분이 직접 담그신 것이겠습니다.] 술잔을 들어 보이며 수컷 곰과 수컷 너구리에게 말하고. 두 놈은 이미 술을 받은 상태인데 수컷 곰의 술잔은 커다란 사발만하고 수컷 너구리의 술잔은 찻잔만큼 작다. 두 놈 앞에는 술병도 하나씩 있다.

수컷 곰; [세분 주인님 중 주취광생님의 지도로 담근 술이오.] 사발만한 술잔을 투박한 두 손으로 들면서

청풍; (수컷 곰 웅웅(雄熊)...) 자기 술잔을 두 손으로 들면서 보고

수컷 곰; [그분이 제법 마실만하다고 하셨으니 실망스럽지는 않을 거요.] 술잔을 두 손으로 들어 청풍에게 내밀고

청풍; (곰답게 우직하고 성실한 성격의 소유자다.) + [냄새가 기가 막힌 것만으로도 잘 빚어진 술이라는 걸 알겠습니다.] 챙! 자기 술잔을 수컷 곰의 술잔에 부딪히고. 수컷 너구리도 찻잔 같이 작은 술잔을 청풍의 술잔에 부딪히고

함께 원샷으로 술잔의 술을 비우는 청풍과 수컷 곰과 수컷 너구리.

암컷 여우; (내 입맛에는 쓰기만 허던데... 술이 저렇게 좋을까?) 입을 샐쭉이며 청풍이 술 마시는 걸 보고. 그러다가

힐끔 곁눈질로 암컷 너구리를 보는 암컷 여우. 암컷 너구리가 혼망 간 표정으로 청풍을 보고 있다

암컷 여우; (자리 저년...) 암컷 너구리를 흘겨보고

<인간의 젊은 사내는 처음 본 탓인지 제 정신을 못 차리고 있어.> 청풍을 보며 혼망 간 표정의 암컷 너구리를 배경으로 암컷 여우의 생각 나레이션

암컷 여우; (저러다가 제 짝인 웅리(雄貍)하고 한바탕하지?) 술 마시는 수컷 너구리를 보고. 수컷 너구리는 술을 마시면서도 암컷 너구리를 흘겨보고 있다

암컷 여우; (비록 인간처럼 생각하고 인간처럼 손발을 쓸 수 있다고는 해도 우린 여전히 여우고 너구리일 뿐이야.) 한숨

암컷 여우; (종 자체가 다른 인간의 수컷에게 관심을 보여서 뭘 어쩌자는 거야?) 코웃음 치고. 그때

청풍; [카아!] 탁! 술잔을 내려놓으며 감탄사를 터트리고. 수컷 곰과 수컷 너구리도 술잔을 입에서 떼고

청풍; [괜히 하는 말이 아니고 내가 그동안 마셔본 술 중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술입니다.] 엄지손가락 세워 보이고

수컷 곰; [술은 충분히 있으니 원하시는 대로 드시도록 하시오.] 암컷 곰에게 턱으로 술 따라주라는 시늉하며 말하고. 수컷 곰과 수컷 너구리는 자신들 앞에 있는 술병으로 직접 술을 잔에 따른다. 시중을 받는 건 청풍 뿐이고

청풍; [듣던 중 반가운 소리입니다.] 꼴꼴... 암컷 곰이 다시 따라주는 술을 술잔으로 받으며 웃고. 그러다가

고개 들어 문 밖을 보는 청풍

멀리 절벽 너머로 구름같은 것이 치솟고 있고

청풍; (저 연기...) 술잔을 한손으로 들고 입에 가져가며 구름이 일어나는 쪽을 보고

청풍; (등선곡과 상당히 떨어진 곳에서 피어오르고 있다.) (그렇다는 건 등선곡을 에워싼 금제와는 상관이 없다는 뜻인데...) 생각할 때

수컷 곰; [저긴 독룡곡(毒龍谷)이오.] 함께 등선곡 밖에서 치솟고 있는 안개를 보면서 말하고. 자기 술잔에 자기가 술을 따르면서

청풍; [독룡곡?] 술잔에서 입을 떼며 돌아보고

수컷 곰; [등선곡의 원래 주인이 동방의 신라국(新羅國)에서 유학 왔다가 신선이 된 김가기임은 아실 거요.]

 

<그 김가기가 우화등선(羽化登仙) 하기 직전, 종남산의 깊은 땅 속에서 기어 나온 사나운 독룡(毒龍)을 한 마리 죽였다고 하는데...> 동굴에서 기어 나오는 서양의 드래곤처럼 생긴 거대한 용. 입에서 독과 불을 뿜어낸다. 머리가 사람보다 큰 거대한 드래곤이다. 그 드래곤 앞으로 빛나는 검을 든 신선같은 중년 선비가 다가온다. <건곤일척 자료집 32페이지>에 나오는 <묵장선생> 같은 복장. 신라 사람이라 복장이 우리나라 복장과 비슷하다.

<김가기에게 치명상을 입은 독룡은 등선곡 북쪽의 계곡으로 도망쳐 들어갔다가 결국 죽었다고 하오.> 피를 흘리고 입에서 독연기를 뿜어내며 어떤 계곡으로 기어가는 드래곤. 그 뒤에서 허공을 밟으며 따라오는 김가기

 

청풍; [김가기가 세상에 해를 끼치던 독한 용을 잡아 죽였다는 전설은 들은 적이 있습니다.] 끄덕일 때

수컷 곰; [문제는 그 독룡이 수만 년 동안 몸속에 축적해두었던 독기들이 독룡의 죽음과 함께 봇물처럼 흘러넘쳤다는 점이오.]

청풍; [그럼 저 연기는 혹시...]

수컷 곰; [김가기가 죽인 독룡의 사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독기가 주변의 흙과 바위를 태우며 내는 것이오.]

청풍; [독룡의 독이 정말 독한 모양입니다.] [김가기에게 죽었다면 육백여년의 세월이 흘렀을 텐데 아직까지도 흙과 바위를 녹이고 있는 걸 보면...]

암컷 여우; [독하지요. 독하구 말구요.] 끼어들고. 돌아보는 청풍

암컷 여우; [독룡의 독은 정말 지독해서 독심귀의님조차 독룡곡에는 오래 머물지 못하실 정도예요.] 새침하게 말하고. 암컷 너구리는 부러운 표정으로 보고

청풍; [독심귀의께서는 독룡곡을 자주 드나드신 것 같습니다.]

암컷 여우; [역명천신단...] [아니 약을 만드는 데 필요한 독을 채취하기 위해 가끔 독룡곡에 가시곤 했어요.] 약 이름을 말하다가 살짝 당황하고

청풍; (세한삼우가 만들고 있는 영약의 이름이 역명천신단이었군.) 다시 술잔을 들어 술을 마시면서 생각하고

암컷 여우; [하지만 워낙 독기가 강해서 오래 머물지도, 독룡곡의 중심부에도 접근하진 못하신다고 했어요.]

암컷 여우; [독심귀의님이 그럴 정도이니 독룡곡에 들어갔다가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걸요?]

청풍; [독룡곡의 독이 그렇게 지독하다면 굳이 저쪽에는 금제를 설치할 이유가 없었겠습니다.] 지나가는 말투로 말하며 술을 마시고

암컷 여우; [등선곡 일대에서 금제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유일한 곳이지만 누구도 접근하지 못하는 곳이기도 하죠.]

청풍; (좋은 정보를 얻었다.) 술 마시며 눈 번뜩이고

청풍; (세한삼우가 만들고 있는 영약을 손에 넣는다 해도 등선곡을 방호하고 있는 금제를 빠져나갈 방법이 없어 고민이었는데...) 술 마시며 생각하고

[...] 그런 청풍을 흘겨보며 뭔가 생각하는 암컷 여우. 그때

<방으로 들어오너라.> 누군가의 전음이 청풍의 귀에 들리고. 흠칫! 하는 청풍

청풍; (야차선녀!) + [예 선녀님!] 대답하며 일어나고. 짐승들이 흠칫 하며 보고

청풍; [술 잘 마셨소이다.] 암컷 곰에게 포권하고. + 암컷 곰; [별 말씀을요.] 고개 숙여 답레하고. 다른 짐승들도 일어나고

서둘러 거실을 나가는 청풍

암컷 곰; [진공자님과 동행한 아가씨가 깨어난 모양이네요.] 거실을 나가 옆으로 돌아가는 청풍을 보며 말하고

수컷 곰; [서운하긴 하군. 그 아가씨가 깨어났으면 진공자도 곧 등선곡을 나가야 할 테니...] 다시 술잔을 잡으면서 말하고

암컷 곰; [그렇겠지요.] [세 분 주인님 성격에 외부의 인간을 본곡에 오래 머물게 하진 않으실 거예요.] 그릇 정리하며 말하고. 수컷 곰은 술을 마시고

울상 짓는 암컷 너구리. 그런 암컷 너구리를 힐끔 보는 암컷 여우

암컷 여우; (너구리 년... 아주 세상을 다 잃은 표정이네.) 쌤통이다 하는 표정으로 웃고

수컷 곰; [웅호(雄狐)와 교대 해주러 가봐야겠어.] 탁! 술잔을 내려놓고

암컷 곰; [빨리 오라고 해요. 음식 식으니까.] 그릇 정리하며 말하고

수컷 곰; [그러리다.] 밖으로 나간다

암컷 곰; [웅호 밥상 새로 차려야하니까 좀 도와줘.] 챙긴 그릇 들고 입구쪽으로 돌아서며 두 암컷에게 말하고

암컷 여우; [알았어요 언니.] 달그락! 그릇 챙기며 대답하고. 암컷 너구리도 그릇을 챙기지만 건성이고

암컷 너구리; (진공자가 곧 떠나야한다니...) (진공자님에 대해 더 알고 싶고 아직 내 마음도 내비치지 못했는데...)

암컷 너구리; (주인님들의 마음이 바뀌어서 진공자님을 좀 더 오래 등선곡에 머물도록 허락하셨으면 좋으련만...) 그릇 들고 나가며 한숨.

혼자 남아서 술을 마시며 그런 암컷 너구리를 보는 수컷 너구리의 표정이 안 좋다

 

#138>

방문을 열고 들어가는 청풍

야차선녀; [어서 와라.] 침대 옆의 의자에 앉아 있다가 돌아보고. 의자는 등받이가 없는 둥근 도자기 의자다. 침대에는 조진진이 고개를 벽쪽으로 돌린 채 누워서 울고 있다. 얇은 이불로 가슴 아래를 덮고 있다.

청풍; [조소저가 정신을 차렸는지요?] 문을 닫으며 묻고

야차선녀; [조가장에서 혈교의 무리들에게 제압당한 후로는 기억이 없다는구나.] 의미심장하게 말하며 의자에서 일어나고

청풍; (조소저가 자신의 손으로 아버지를 죽인 부분의 기억을 소거하는데 성공했구나.) 안도하며 다가가고

야차선녀; [이 청년이 네 아비 무영신투의 부탁을 받고 널 구해준 은인이다.] 침대로 다가온 청풍을 소개하고

야차선녀; [자세한 경과는 이 청년에게 듣도록 해라.] 말하며 벽에 기대놓은 지팡이를 잡고

청풍; [수고하셨습니다 선녀님.] 굽신

야차선녀; [수고는 무슨...] 돌아서고

야차선녀; [그 아이, 상심이 큰 모양이다.] 한쪽에 기대놓은 지팡이를 집어들고

야차선녀; [몸도 많이 허약해진 상태이니 잘 위로해줘라.] 끽! 문을 열고 나가며 말하고

청풍; [예...] 대답하며 야차선녀가 문을 열고 나가는 걸 보고

 

#139>

침실 밖으로 나오는 야차선녀. 한손에 지팡이를 든 것 주의

문 밖에 암컷 너구리가 서있다가 깜짝 놀라고

암컷 너구리; [선... 선녀님!] 눈치 보며 뒤로 주춤 물러선다

야차선녀; [마침 잘 왔다.] 탁! 문을 닫으며 암컷 너구리에게 말하는 야차선녀

야차선녀; [난 연단실(煉丹室)에 가있을 테니 여기 있다가 무슨 일 있으면 알리도록 해라.] 동굴이 있는 쪽으로 걸어가며 말하고

암컷 너구리; [예...] 공손히 대답하고

동굴 쪽으로 가는 야차선녀

암컷 너구리; (공자님이 조진진이란 여자와 단 둘이 방안에 남았어.) 울상 지으며 닫힌 방문을 보고

암컷 너구리; (설마 둘이 이상한 짓을 하는 건 아니겠지?) 두 손 부비며 초조하게 서성이고

건물의 모서리에 숨 듯이 서서 그걸 보는 수컷 너구리

수컷 너구리; (자리...) 손톱을 물어뜯고

수컷 너구리; (너 설마 인간의 사내놈에게 딴 마음을 품고 있는 것이냐?) 문 앞에서 초조한 표정으로 서성이는 암컷 너구리를 보며

수컷 너구리; (그러다가 상처 입으면 어쩌려고...) 울상 지으며 손톱을 물어뜯는 수컷 너구리의 얼굴 크로즈 업

 

#140>

다시 방안

청풍; [몸은 좀 어떠시오 소저?] 야차선녀가 앉아있던 의자에 앉으며 묻고

청풍; [충격과 상심이 크시겠지만 영친의 희생을 생각해서라도 기운을 차리셔야 합니다.] 말하며 품속에 손을 넣고

다시 꺼낸 청풍의 손에는 두 가지 물건이 들려있다. 유령익과 열쇠

청풍; [영친께서 제게 맡기신 유품입니다.] 유령익과 열쇠를 내밀고

청풍; [영친의 복수와 조가장의 재건에 사용하십시오.] 두 가지 물건을 내밀지만

조진진; [아버지... 아버지는 어찌되셨는가요?] 청풍이 내미는 물건들을 받지 않고 돌아보지도 않으면서 입을 열고

조진진; [정말... 정말 돌아가신 건가요?] 고개 돌린 채 울고

청풍; [영친께서는...] 한숨 쉬며 물건들을 내밀었던 손을 내려놓고

청풍; [치명상을 입으신 상태에서 소저를 지키려고 혈교의 무리들을 유인해가셨습니다.]

청풍; [유감스럽지만 당시에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중상을 입으셨던 터라 지금쯤은 종명(終命)하셨을 것입니다.]

조진진; [흐윽!] 와락! 벽쪽으로 돌아누우며 오열 터트리고. 청풍에게 등을 보이는 자세로

조진진; [아버지... 아버지! 죄송해요 아버지!] 몸을 웅크린 채 오열하고

청풍; (가슴이 미어지겠지.) 한숨 쉬고

<세상에 단 하나 뿐인 핏줄인 아버지가 죽었는데 자신이 그 원인을 제공한 셈이 되었으니...> 웅크린 채 오열하는 조진진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하물며 자신의 손으로 아버지를 죽였다는 사실까지 알게 된다면 살아 있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청풍; (무영신투가 자신의 딸에게 죽었다는 사실을 영원히 비밀로 해야만 하는 이유다.) 오열하는 조진진을 보며 생각하는 청풍

 

#141>

깊은 밤. 산중의 어느 암자. 암자 건물에는 불이 켜져 있다

암자 앞의 마당 한쪽에 십여 명의 중 시체가 쌓여있고. 혈교의 복면인들이 삼엄한 경계를 펴고 있다. 지휘자는 고당주. 고당주만 복면을 안쓰고 있다. 암자에는 불이 켜져 있고

휘익! 암자 앞으로 날아 내리는 세 사람. 위진천과 신행태보와 백일몽

[소교주님!] [어서 오십시오.] 인사하는 고당주와 복면인들. 고당주는 급히 앞으로 달려오면서 인사하고

위진천; [귀희가 급히 날 찾았다고?] 불 켜진 건물로 가며 고당주에게 묻고. 그 뒤를 따라오며 한쪽에 쌓여있는 중들의 시체를 보는 백일몽

고당주; [예! 드디어 조천경을 쓰실 수 있게 된 모양입니다.] 좀 흥분해서 말하며 암자로 위진천을 안내하고

위진천; [듣던 중 반가운 소리로군.] [행여 오늘 밤을 넘기면 어쩌나 걱정했었는데...] 말하며 암자로 가고. 암자의 문 앞에 서있던 복면인들이 급히 암자의 문을 연다

백일몽; (이 암자의 중들이로구나.) 마당 한쪽에 쌓여있는 중들의 시체를 보며 위진천을 따라가고

백일몽; (비밀을 지키기 위해서라지만 무고한 사람들을, 그것도 속세를 떠난 승려들을 학살했다.) 소리 없이 한숨 쉬며 위진천을 따라가고. 이제 암자 앞에 이르렀고

백일몽; (저렇게 거침없이 죄를 쌓아가니 응보(應報)가 반드시 있을 것이다.) 한숨 쉬며 앞을 보고. 복면인들이 열어준 문을 통해 불이 밝혀진 암자 안에 귀희가 탁자 앞에 앉아있는 게 보인다. 위진천은 먼저 암자로 들어가고 있고

 

#142>

암자 안의 귀희. 탁자에 놓인 구리거울, 즉 조천경을 들여다보며 무언가 주문을 외우고 있다. 두 손을 조천경 위에 활짝 펼친 채로 겨눈 자세로.

위 배경으로 위진천이 들어서고. 백일몽과 신행태보는 문 밖에 멈춰서며 들여다본다

눈을 부릅뜨는 귀희. 그러자

징! 귀희의 활짝 편 두 손이 겨누고 있는 조천경이 진동하며 빛이 조금 나더니

쩡! 조천경에서 빛이 뿜어져 나와 천장으로 치솟는다.

귀희; [그렇지!] 흥분하며 내려다보고. 빛이 역광으로 비춰서 얼굴이 마녀처럼 보이고. 바로 그 직후

[축하해 귀희.] 짝짝 박수치는 소리가 들려 흠칫! 하는 귀희

위진천; [드디어 성공했구만.] 옆에 서서 박수 치고 있고

귀희; [어서 오세요 소교주님.] 손을 거두며 돌아보고

지징! 그러자 조천경에서 치솟던 빛도 사그라 들고

위진천; [급히 보자고 했을 때 예상을 했어.] [이제 조천경을 쓸 수 있게 된 것같구만.] 빛이 사그라드는 조천경을 보고

귀희; [다행히 오늘 밤이 새기 전에 조천경의 사용법을 생각해낼 수 있었어요.] 요염하게 웃으며 대답하고

위진천; [그럼 빨리 등선곡으로 가자구.] [밤이 길면 꿈도 많아지는 법이니...] 입구쪽으로 돌아서며 귀희를 재촉할 때

귀희; [등선곡으로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조천경을 시험해보고 싶군요.]

위진천; [시험? 무얼 대상으로?] 다시 돌아보고

귀희; [백일몽! 들어와라.] 조천경을 집어들며 문 밖의 백일몽에게

백일몽; (저 암캐가 왜 나를...) + [예 귀희님.] 대답하며 암자 안으로 들어오고

귀희; [네가 도와줄 일이 있다.] 다가오는 백일몽을 보고

백일몽; [그게 뭔지 하명하시지요.] 귀희의 2미터쯤 앞에 멈춰서며 두손 앞으로 모은 채 공손하게 묻고

귀희; [바로 이것이다!] 슥! 조천경을 백일몽에게 겨누고. 위진천은 흠칫! 하고

백일몽; (아차!) 기겁하며 얼굴 돌리려 하지만

귀희; [늦었다.] 쩡! 조천경에서 강한 빛이 터져 나와 백일몽의 얼굴을 비추고

백일몽; [!] 강렬한 빛에 노출되어 눈 부릅뜨며 굳어지고. 조각상처럼

[!] [!] 문 밖에서 보던 신행태보와 고당주가 경악하고

위진천; [왜 그래 귀희?] 놀라고

위진천; [조천경을 사람 대상으로도 쓸 수 있는 거야?]

귀희; [직접 확인하시지요] 징! 강한 빛을 뿜어내는 조천경으로 백일몽을 겨누며 사악하게 웃고. 이어

귀희; [백일몽! 넌 지금부터 내가 묻는 말에 숨김없이 대답할 수밖에 없다.]

위진천; [옳거니!] [조천경의 조천신광은 섭혼술의 효력도 있구만. 인간이 꾸며낸 것은 무엇이든지 무효화 시킬 수 있으므로...] 깨닫고

<섭혼술!> 열린 문 밖에서 보고 있던 신행태보와 고당주가 겁에 질린 표정이 되고

귀희; [단순히 섭혼술 정도가 아니랍니다.] 징! 조청경에서 뿜어지는 빛을 백일몽에게 비추면서 사악하게 웃고

귀희; [조천경의 조천신광은 어떤 섭혼술보다 강력해서 인간의 혼백을 마음대로 조종하는 게 가능해요.]

위진천; [조천경은 알수록 쓸모가 많은 물건이었구만.] 흥분할 때

귀희; [백일몽!] [네년은 절혼단백금법에 갇혔다가 빠져나왔을 때 숨긴 게 있었다.] 강렬한 눈빛으로 백일몽에게 말하고. 조천경을 백일몽에게 겨누면서

백일몽; (안... 안돼!) 빛에 얼굴이 비춰진 채 절망

귀희; [말해라! 네년이 절혼단백금법 안에서 보고도 보고하지 않은 게 무엇인지!] 징! 조천경으로 더 강한 빛을 뿜어내며 말하고. 그러자

백일몽; [철...] 억지로 입을 여는 모습. 눈에 초점이 사라진 채

귀희; [철?] [쇠가 어쨌다는 거냐?]

백일몽; (입... 입이 저절로 움직인다!) + [철... 철로 된 가면은 쓴 자를 환각 속에서 보았어요.] 비지땀을 흘리며 억지로 입을 열고

귀희; [철가면을 쓴 자를 만났다?] 흠칫! 하며 위진천을 돌아보지만

위진천; [철가면?] [금시초문인데?] 어깨 으쓱 해보이고. 위태극과 위극겸 부자는 철가면의 존재를 아직 위진천에게 말하지 않았다. 위진천은 그래서 자신이 혈왕의 후손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고

귀희; [그 철가면이 네게 무어라 했느냐?] 징! 조천경의 빛으로 백일몽을 겨누며 묻고

백일몽; [딸...] 비지땀을 흘리면서 입이 억지로 열리고

귀희; [딸?] 찡그리고

귀희; [그자가 널 딸이라고 불렀다는 거냐?]

백일몽; [예...] [철가면을 쓴 인물은 어딘가에 갇혀있었는데...]

백일몽; [저를 보자마자 딸이라고 불렀어요.] 초점이 없는 눈으로 멍한 표정 지으며

귀희; [그자의 정체를 알만한 단서는 없었느냐?]

백일몽; [그... 그건...] 필사적으로 저항하고.

그러면서 떠올리는 장면

 

<우리... 우리 용씨일족(龍氏一族)의 핏속에 흐르는 이능(異能)이... 너로 하여금 아비를 찾아오게 만들었구나!> 울면서 말하는 철가면의 모습

 

백일몽; (나... 나를 용씨일족의 후손이라고 말한 건 숨겨야만 해!) 비지땀을 흘리고

귀희; (이년이...) 눈 치뜨고

귀희; (믿기지 않지만 조천경의 힘에 저항하고 있다.) + [숨김없이 말하지 못할까?] 쩡! 다시 조천경으로 강한 빛을 뿜어내며 말하고

백일몽; [하악!] 야하게 신음 토하며 휘청하고

귀희; [무얼 숨기려고 하느냐? 어서 다 털어놓지 못할까?]

백일몽; [철가면은... 저를 천파라고 불렀어요!] [그... 그게 전부예요.] 눈이 하얘지며 신음하고

귀희; [정말 그게 전부라는 것이냐?] 의심

백일몽; [믿... 믿어주세요.] [그... 그 이름을 들은 직후... 귀희께서 절 절혼단백금법에서 끌어내셨어요.] 벌벌 떨고

귀희; [거짓말!] 쩡! 조천경으로 더 강한 빛을 뿜어내 백일몽을 겨누고

백일몽; [아악!] 빠지직! 감전당하는 모습이 되며 비명

위진천; [귀희!] 찡그리며 말리려 하고

귀희; [네년은 아직 털어놓지 않은 게 있다! 그게 무엇이냐?] 쩡! 조천경으로 백일몽을 겨누며 윽박지를 때

백일몽; [끄윽...] 비틀하며 쓰러지려 하고

위진천; [그만 해!] 턱! 귀희의 어깨를 손으로 잡으면서 한숨 쉬고

귀희; [소교주님!] 돌아보며 찡그리고

위진천; [무슨 비밀을 숨기고 있는지 모르지만 지금까지의 진술만 들어도 딱히 해가 될 만한 건 아닌 게 분명해.] 귀희의 어깨를 잡은 채 비틀거리는 백일몽을 보며

위진천; <아직 쓸모가 많이 남아있는 계집인데 망가트리면 손해잖아.> 전음으로 귀희에게 말하고

귀희; (하긴...) + [알았어요.] 한숨 쉬며 백일몽을 보고

귀희;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다.] 징! 츠으! 귀희가 백일몽을 겨눈 조천경에서 빛이 사그라 들고. 그러자

백일몽; [하악!] 비틀! 묶여있던 줄에서 풀린 것처럼 비틀하다가

털썩! 바닥에 야하게 나뒹구는 백일몽

귀희; [하지만 기억해둬라.] 거울 내리며 냉소하고

귀희; [한번 만 더 뭔가 숨기려 들면 그때는 오늘처럼 끝나지 않을 것이다.] 일어나고. 이어

귀희; [그만 등선곡으로 가요 소교주님!] 문쪽으로 돌아서며

위진천; [그러자구.] 억지로 웃으며 귀희를 따라가려 하고. 이어

위진천;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마라 백일몽!] [귀희 딴에는 날 위해 그런 것이니...] 쓰러져 헐떡이는 백일몽을 보며 멋쩍게 말하고. 그 사이에 귀희는 암자에서 나가고 있고. 암자 밖에서 들여다보던 신행태보와 고당주가 급히 옆으로 비켜서고. 겁 막은 표정으로

위진천; [후유증이 좀 있는 것같으니 넌 여기서 쉬고 있어라.] 문쪽으로 걸어가고

위진천; [등선곡의 일에는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문을 나가고. 문 밖에는 귀희와 신행태보, 고당주와 복면인들이 기다리고 있고. 이어

위진천; [가자!] 팟! 날아오르는 위진천

그 뒤를 따라서 날아가는 귀희. 신행태보, 고당주와 복면인들도 따라서 날아오르고. 이제 암자에는 아무도 없게 된다. 중들의 시체만 한쪽에 쌓여있고

귀희; (백일몽 저년...) 날아가면서 뒤를 힐끔. 열린 문을 통해 암자 안에 쓰러져 있는 백일몽의 모습이 보이고

귀희; (정말 중요한 내용은 끝내 자백하지 않은 것같은 기분이 든다.)

귀희; (저 년을 좀 더 주의 깊게 지켜봐야겠다.) 앞서 날아가는 위진천의 뒤를 따라 날아가며 생각하고

암자 내부. 홀로 야한 자세로 쓰러져 헐떡이고 있는 백일몽

백일몽; (귀희...) (네년은 오늘 일로 내 장부에 올랐다.) 이를 바득 갈며 울고

백일몽; (기필코 죽여 버리기로 정한 인간들의 이름이 올려진 사망부(死亡簿)에...) 이를 바득 갈고. 이어

백일몽; (철가면...) 철가면을 떠올리는 백일몽

백일몽; (어쩐지 그 인물이 정말 내 아버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백일몽; (난 지금까지 부모가 누군지 몰랐고 알려고도 하지 않았었다.) 벌렁! 반듯하게 누우며 생각하고

백일몽; (철이 들었을 때 내가 살고 있는 곳이 고아원이란 것을 알았는데...)

 

<여섯 살 때 고아원의 원장이었던 손대낭(孫大娘)이란 여자에 의해 혈교에 팔렸다.> 얼굴이 보이지 않는 풍만한 몸매의 여자가 누군가에게서 돈을 받으며 웃는다. 이 여자가 손대낭이고 손대낭은 사실 백일몽의 엄마다. 원래 이름은 손이교였지만 손대낭으로 개명한 채 고아원을 운영하며 딸을 길러왔다. 손대낭에게 돈을 주는 건 천법사들 중 한명인 풍모다. 십 몇 년 전이지만 용모는 변함이 없다. 얼굴이 흉터로 덮인 귀여운 소녀가 손대낭의 소매를 잡은 채 서서 겁에 질린 표정으로 그런 풍모를 보고 있다. 물론 소녀는 어린 시절의 백일몽이다

<즉, 난 원래부터 혈교 교도의 후손이었던 게 아니고 외부에서 혈교로 팔려온 몸이었던 것이다.> 풍모의 손에 손목이 잡혀 끌려가면서 뒤돌아보며 우는 어린 시절의 백일몽. 손대낭이 손을 흔들며 옷소매로 눈물을 닦고 있다. 손대낭의 얼굴은 아직 보여주지 말고

<혈교에 팔려왔지만 난 여종은 되진 못했다. 기억이 없던 어린 시절에 무슨 일을 겪었는지 모르지만 내 얼굴은 흉터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겁에 질려 서있는 어린 시절의 백일몽. 흉터로 가득한 백일몽의 얼굴을 보며 혐오스런 표정을 짓는 사람들. 혈교의 인간들이다. 백일몽의 얼굴의 상처는 손대낭이 낸 것이다. 딸의 얼굴에서 혈왕일족의 특징이 나타나면 안되는 바람에 숨기기 위해서

<대신 난 무사로 길러졌다. 사실 날 손대낭에게서 사들인 천법사 풍모(風母)는 내 자질이 평범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보고 사들였다고 한다.> 풍모에게서 무공을 배우는 어린 시절의 백일몽. 어린 시절의 백일몽이 훈련하는 것을 풍모가 앉아서 보는 모습이고

<풍모의 가르침 덕분에 난 무공 방면에서 두각을 드러냈고... 마침내 교주와 소교주를 측근에서 보필하는 측근의 자리에 이르렀던 것이다.> 귀신 가면을 쓴 위진천에서 편지를 전하는 백일몽. 이제는 얼굴에 밀착하는 복면을 쓰고 있다

<다만 흉한 얼굴을 가리기 위해 얼굴에 늘 복면을 쓰고 지내야만 했다.> 위 장면에서 백일몽의 얼굴 크로즈 업.

 

백일몽; (지금까지 난 한 번도 내 부모가 누구고 출신내력이 무엇인지 궁금해 하지 않았다.) 누워서 생각하고

백일몽; (등선곡의 금제에 빠져 철가면을 만났었지만 그가 누군지 알아볼 생각은 별로 없었다.) (그랬는데...) 이를 바득 갈고

백일몽; (고맙다 귀희! 네 년 덕분에 내가 누군지 간절하게 알고 싶어졌으니...) 이를 갈며 귀희를 떠올리고

백일몽; (반드시 내가 누구며 철가면이 나와 무슨 관계인지 알아내고 말겠다.)

<귀희, 네년은 열지 말아야할 재앙의 문을 연 것인지도 모른다.> 암자 안에 혼자 누워있는 백일몽의 모습 배경으로 백일몽의 생각 나레이션.

 

#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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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건물 밖의 모습. 불이 켜진 가운데 건물의 거실에 음식을 차리고 있는 세 마리의 암컷들. 수컷 너구리도 음식 나르는 걸 도와주고 있다. 수컷 곰과 수컷 여우는 동굴 안에서 화로에 불을 때는 중이다

청풍; [조대협으로부터 딸의 보호를 부탁받았으나...] [무공도 모르는 처지에 혈교의 마수를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다시 실내. 청풍이 세한삼우에게 설명중이다

청풍;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저희 심마니들에게도 금지로 알려진 등선곡으로 도망쳐 들어오게 된 것입니다.] 눈치 보며 말하고

독심귀의; [그 상황에서 본곡으로 피신한 것은 피치 못할 선택이었겠지만...] 찡그리고. 그 옆에서 주취광생도 좀 심각한 표정이고

독심귀의; [우리 세 사람은 등선곡에 사람은 절대 들이지 않겠다고 약속한 사이다.] 독심귀의와 야차선녀를 돌아보고. 대답하지 않는 두 사람

독심귀의; [야박하다 생각할지 모르지만 네놈을 등선곡에 머물게 할 수는 없다.] [선녀!] 야차선녀를 돌아보고

독심귀의; [수고스럽겠지만 이놈을 절혼단백금법 밖으로 데려다 주고 오시구려.]

청풍; (지금 쫓겨나면 죽도 밥도 안된다.) + [제발 사정을 봐주십쇼!] 두 손 모으며 애원

청풍; [등선곡 밖에서는 혈교의 무리들이 눈이 벌개져서 소생을 벼르고 있을 게 뻔합니다.] [이대로 내치시면 소생, 죽은 목숨입니다요.]

독심귀의; [시끄럽다!] 눈 부라리고

독심귀의; [네놈은 등선곡에 발을 들여놓은 순간 이미 죽은 목숨이었다.]

독심귀의; [두 분이 보고 있지만 않았다면 네놈의 몸뚱이는 노부의 손에 의해 해부되어 형체를 잃었을 것이다.] 히죽. 음산하게

청풍; [으으...] 짐짓 공포에 질린 척 하며 뒤로 주춤 물러서고

독심귀의; [네놈을 데리고 들어온 선녀의 얼굴을 봐서 아직까지 살려둔 것뿐이다.] [그러니 잔말 말고 빨리 등선곡에서 나가라.]

청풍; [제발...] 사색이 되어 애원하는데

야차선녀; [혈교의 인간들이 무영신투 부녀를 해코지한 게 정체불명의 구리거울을 얻기 위해서라고 했지?] 끼어들고

청풍; [무영신투로부터 그렇게 들었습니다.] 눈치 보며

야차선녀; [그 구리거울이 내가 생각하는 그 물건이라면 상황은 생각보다 더 심각하겠구나.] 찡그리며 중얼거리고

독심귀의; [무슨 일이오 선녀?] 흠칫

야차선녀; [두 분은 조천경이란 물건에 대해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독심귀의; [조천경?] [하늘을 비추는 거울?] 어리둥절. 반면

주취광생; [짐은 황실서고의 오래 된 기록에서 그 이름을 읽은 적이 있소.]

독심귀의; [과연 황실 제일의 문재(文才)라 칭송받던 폐하다우시외다.] 포권

독심귀의; [헌데 폐하께서 읽은 기록에 조천경이란 게 무엇이라 적혀 있었소이까?]

주취광생; [조천경은 염제(炎帝) 신농씨(神農氏)가 하늘의 뜻을 묻기 위해 만든 물건이라고 하는데...] 힐끔 야차선녀를 보며

주취광생; [무산 신녀문의 창시자인 초대 무산신녀(巫山神女)가 염제 신농의 딸인 요희(瑤姬)라는 사실은 귀의께서도 알고 계실 것이오.]

독심귀의; [신녀문의 문주가 대대로 무산신녀라 불려온 건 알고 있소.] 말하다가

독심귀의; [초대 무산신녀가 염제 신농의 딸이었던 인연으로 조천경은 무산 신녀문에 전해져 왔겠구려.] 깨닫고

주취광생; [말씀하신 대로요.] 끄덕이고

주취광생; [그리고 조천경은 이름 그대로 하늘의 힘을 담고 있는 바,] [그 힘을 끌어내기만 하면 인간이 공을 들인 모든 것을 무(無)로 돌려버릴 수가 있소.]

독심귀의; [인간이 만든 모든 걸 전부 무력화시킬 수 있다면...] 깨닫고 경악하고

주취광생; [등선곡을 방호하고 있는 절혼단백금법의 힘도 조천경의 조천신광(照天神光)에 닿으면 아침 안개같이 흩어지고 말 것이오.]

독심귀의; [그... 그런...] 경악

독심귀의; [그... 그렇게 강력한 권능을 지닌 조천경이 혈교의 수중의 들어갔으면 혈교의 무리들이 지금 당장이라도 쳐들어올 수 있다는 뜻 아니오?] 아연 긴장

야차선녀; [진정하세요 귀의.]

독심귀의; [선녀!] 돌아보고

야차선녀; [조천경은 오백여 년 전, 삼황의 대결에 참관인으로 초청되셨던 당시의 무산신녀님과 함께 실종되었었어요.]

야차선녀; [그 때문에 조천경의 사용법에 대해서도 신녀문의 문도들은 관심을 두지 않았었답니다.]

독심귀의; [선녀의 말씀이신 즉, 혈교가 조천경을 손에 넣었어도 사용하진 못할 것이란 뜻이구려.] 좀 안도하고

야차선녀; [혈교에 신녀문 출신의 배신자가 있다면 조천경의 사용법을 알 수도 있겠지만...] 귀희를 떠올리며 눈빛이 살벌해지고

야차선녀; [설령 그렇다 해도 조천경을 당장 사용하지는 못할 거예요.] [지난 오백여 년 간 단 한 번도 사용된 적이 없었던 조천경을 쉽사리 쓸 수는 없을 테니까요.]

독심귀의; [그 말씀을 들으니 좀 안심이 됩니다.] 땀을 닦고

야차선녀; [우리에게는 아마 역명천신단을 완성할 정도의 시간은 남아있는 것 같아요.]

야차선녀; [일단 역명천신단의 완성에 주의를 집중하고 이 아이들에 대한 처리는 그 후에 하도록 하지요.] 조진진을 보며 말하고

독심귀의; [그.. 그래야할 것같소.] 억지로 웃고

청풍; (살았다.) 안도하고

야차선녀; [여긴 제게 맡기시고 두 분은 등선곡 일대를 한번 순찰해주세요.] 조진진의 이마를 만져보며

[그럽시다.] [알겠소.] 대답하며 나가는 독심귀의와 주취광생.

 

#132>

방에서 나오는 주취광생과 독심귀의. 두 사람이 나가자 문 밖에 암컷 너구리가 서있다가 깜짝 놀라며 물러선다

암컷 너구리; [저녁 식사가 준비되었사옵니다만...] 눈치 보며 말하고.

거실에서는 암컷 곰과 암컷 여우가 음식을 탁자에 진열하다가 돌아보고. 부엌에서는 수컷 너구리가 내다본다

주취광생; [한 바퀴 돌아보고 와서 먹겠다.] [손님부터 먹여라.] 독심귀의와 함께 건물을 등지고 걸어가며 말하고

암컷 너구리; [예...]

주취광생; [짐은 동쪽을 둘러보겠소.] [귀의는 서쪽을 맡아주시오.] 팟! 날아오르고

독심귀의; [수고해주시오 폐하!] 말하며 돌아서고

멀리 사라지는 주취광생. 독심귀의는 반대쪽으로 걸어가며 그런 주취광생을 돌아본다

독심귀의; (폐하의 심기가 어지러운 게 느껴지는군.) 멀어지는 주취광생을 돌아보며 생각하고

독심귀의; (하긴 이십여 년 간 벼려온 복수를 할 수 있는 시점이 목전에 다가왔으니 심란할 수밖에 없겠지.) 휘익! 몸을 날리고

독심귀의; (노부 자신을 위해서라도 오늘밤은 아무 일 없이 넘어가야만 한다.) 날아가며 눈 번뜩이는 독심귀의

 

#133>

다시 조진진이 누워있는 실내. 야차선녀가 조진진의 이마를 짚어 진맥하고 청풍이 뒤에 서서 보고 있다.

야차선녀; [네가 말 한 대로 이 아이는 스스로 마음을 닫아버린 게 분명하다.] 조진진의 이마를 손으로 덮은 채

야차선녀; [비록 섭혼술에 조종을 당한 상황이긴 해도 자신이 한 짓을 알고 있을 것이다.] 한숨 쉬고

청풍; [어렴풋이라도 자신의 손으로 아버지를 죽인 걸 알고 있다면 살고 싶은 생각도 없겠습니다.] 한숨 쉬고

야차선녀; [이 아이를 다시 깨우는 건 은혜를 베푸는 게 아니라 지옥으로 밀어 넣는 잔인한 짓이 될 수도 있다.]

야차선녀; [그래도 깨우고 싶으냐?]

청풍; [혹시...]

청풍; [조소저의 기억을 조작하거나 지울 수는 없는지요?]

야차선녀; [못 할 거야 없다만...]

야차선녀; [백치가 된다든지 신체 기능의 일부가 훼손되어 사람 구실을 못하는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다.]

청풍; [저는 무영신투로부터 딸을 지켜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진지. 엄숙

청풍; [조소저를 깨어나지 못하는 상태로 방치하는 것은 무영신투와의 약속을 어기는 셈이 되는군요.]

야차선녀; [후유증이 있을 수도 있다고 분명히 말했다.]

청풍; [불행하게도 조소저의 기억을 지우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소생이 모든 책임을 지겠습니다.] 포권하고

야차선녀; [설령 백치가 되더라도 데리고 살 각오라는 거냐?] 야릇한 표정으로 보고

청풍; [데... 데리고 산다기보다는...] 당황

청풍; [평생 곁에 두고 보살필 각오는 되어있습니다.] 얼굴 좀 붉히고

야차선녀; [빈말이라도 그렇게 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지.] 웃고

야차선녀; [네놈은 내가 이 세상에서 만난 사내들 중 거의 유일하게 믿을만한 놈인 것같구나.] 지긋이 보며

청풍; [어여삐 봐주시니 감읍할 따름입니다.] 얼굴 좀 붉히며 포권하고

야차선녀; [네 각오를 알았으니 이 계집을 깨워서 기억의 일부를 지워주도록 하마.] 조진진을 보고

야차선녀; [지난 며칠간의 기억을 통째로 소거(消去;지워 없앰) 해버리면 되겠지.] 징! 조진진의 이마를 덮은 손바닥이 진동하며 빛을 내고

야차선녀; [술법을 펼치는 동안 방해받으면 안되니 너도 나가 있어라.] [배고플 테니 속도 좀 채우고...]

청풍; [예...] 포권하고

청풍;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나가는 청풍

탁! 밖으로 나가서 문을 닫는 청풍

야차선녀; [가엾은 계집...] 조진진을 내려다보고

기절한 상태에서도 울고 있는 조진진

야차선녀; [나보다 더 기구한 신세다만... 그래도 네년에게는 위안과 희망이 있구나.]

야차선녀; [네년을 끔찍이 여기고 평생을 책임져줄 사내가 있으니...] 징! 조진진의 이마를 덮은 손이 진동하며 빛을 낸다

 

#134>

탁! 밖으로 나와 문을 닫는 청풍. 그때

[식... 식사하세요.] 아래쪽에서 들리는 음성. 흠칫! 하며 내려다보는 청풍

암컷 너구리; [간... 간소하지만 저녁 식사가 준비되었어요.] 두 손 앞으로 모은 채 꼼지락 거리며 수줍게 말하는 암컷 너구리. 키가 1미터를 좀 넘어서 유치원생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로 보인다.

청풍; [고맙소 자리(雌貍)소저.] 웃으며 포권하고

<소... 소저!> 얼굴이 확 달아오르는 암컷 너구리

암컷 너구리; [이... 이리로 오세요.] 후다닥! 거실 쪽으로 달려간다.

풍성한 꼬리가 저절로 이리저리 움직이고

청풍; (개과의 동물들은 기분 좋으면 꼬리를 흔든다더니...) 웃으며 따라가고

청풍; (사람만큼 똑똑해지고 사람처럼 몸을 쓸 수 있으면서도 본능은 통제를 못하는 모양이다.) 방문 앞을 떠나 거실 쪽으로 가고. 그 앞쪽에서 암컷 너구리가 거실로 들어간다. 꼬리를 흔들며

거실로 들어가는 청풍. 거실의 식탁에는 음식이 차려져 있고 암컷 곰과 암컷 여우가 음식을 차리고 있다가 돌아본다. 청풍을 안내한 암컷 너구리도 돌아보고. 넓직한 식탁에는 음식이 가득 차려져 있는데 의자가 모두 여섯 개가 놓여있다.

청풍; [실례하겠소.] 포권 하며 들어가고

암컷 곰; [어서 오세요 공자님!] 웃으며 청풍을 반기고. 암컷 여우는 새침한 표정으로 고개만 까딱이고

암컷 곰; [꽤 오래 식사를 못하셔서 시장하실 거예요.] [산골 음식이라 입맛에 안 맞을지도 모르지만 드시도록 하세요.] 거실의 밖을 볼 수 있는 상좌 자리를 권하고

청풍; (겉모습이 곰만 아니면 인심 좋은 부잣집 마님이라고 해도 믿겠다.) + [고맙소 부인.] 포권하며 상좌로 가고

청풍; [뱃가죽이 등가죽에 붙어있는 참이라 염치 불구하고 대접을 받겠소이다.] 상좌의 의자에 앉고

암컷 곰; [음식은 넉넉하게 준비했으니 마음껏 드세요.] 말하면서도 서있다.

청풍; [세 분도 함께 드시지요.] 젓가락을 집으며 말하지만

암컷 곰; [저희 여자들은 따로 먹을 테니 신경 쓰지 말고 드세요.]

청풍; (짐승이면서 내외까지 하는군.) + [세 분의 배우자께서도 식사를 하셔야하지 않습니까?] 젓가락으로 앞쪽 접시의 음식을 집으면서

암컷 곰; [그렇지 않아도 웅리(雄貍;수컷 너구리)가 둘을 부르러 갔답니다.] 암컷 너구리를 보면서 말하고

암컷 너구리; [배... 배우자는 무슨...] [술만 좋아하는 멍청이라구요.] 코웃음치고

청풍; (남녀 관계는 인간이나 짐승이나 힘들긴 마찬가지로군.) 웃으며 젓가락으로 집은 음식을 입에 넣고. 직후

[!] 눈 치뜨며 젓가락을 입에서 빼지 못하는 청풍. 그러자

암컷 너구리; [왜... 왜 그러세요 공자님?] 놀라고. 암컷 여우는 눈 흘기며 보고

암컷 곰; [음식이 입에 안맞으신가요?] 긴장하며 묻고

청풍; [아... 아닙니다!] 젓가락을 입에서 빼고

청풍; [이렇게 맛있는 건 태어나서 처음 먹어봅니다.] [정말 음식 솜씨가 기가 막히십니다.] 왼손으로는 엄지 척! 해보이며 오른손으로는 연신 음식을 집어서 입에 넣고

암컷 곰; [그러시다니 다행이네요.] 안도하고. 암컷 너구리도 가슴 쓸어내리고

암컷 여우; (호들갑은...) (자웅의 음식 솜씨가 그 정도는 아닌데...) 눈 흘기고

암컷 여우; (그래도 먹는 모습이 복스럽긴 하네.) 얼굴 살짝 붉히며 청풍을 보고. 청풍은 게걸스럽게 음식을 먹고 있고

 

#135>

역명천신단이 만들어지고 있는 동굴. 불빛이 흘러나오고. 굴뚝에서는 연기가 나오지만 그리 많지는 않다

지하 광장. 수컷 곰이 장작을 화덕에 넣는 걸 수컷 여우가 장작더미에 앉아서 보고 있다. 좀 빤질거리는 인상이고. 줄 칼로 손톱을 다듬고 있다.

수컷 여우; [한 시진 쯤 지나면 자정이야.] 슥슥! 줄 칼로 손톱을 갈면서

수컷 여우; [이제 슬슬 불을 뺄 때가 되었어.] 후우! 손톱을 입김으로 불고

수컷 곰; [주인님들의 십년 고심이 완성 직전인 거지.] 불을 살피며 말하고

수컷 곰; [우리를 믿고 맡기신 거니까 끝까지 화덕 관리 잘 해야돼.]

수컷 여우; [뭐 그래야겠지.] + (주인님은 무슨...) 비웃고. 그때

수컷 너구리; [밥 다 됐어!] 달려 들어오고. 돌아보는 수컷 곰과 수컷 여우

수컷 너구리; [여자들이 기다리니까 빨리 가서 먹자구.] 입구에 서서 외치고

수컷 곰; [오늘은 생각지도 않은 불청객 때문에 저녁이 늦어졌지.] 몸을 일으키고

수컷 곰; [식충이들이 밥 달라고 아우성이야!] [먹으러 가자구.] 수컷 여우에게 말하지만

수컷 여우; [먼저 다녀와. 누군가는 화덕을 지켜야 하잖아.]

수컷 곰; [알았어. 빨리 먹고 돌아와서 교대해줌세.] 입구로 가고

수컷 너구리가 다시 돌아서서 입구를 나가고. 수컷 곰이 뒤 따라 간다.

수컷 여우; [등선곡이 금지가 된 후 처음 방문한 귀한 손님이니 아껴 둔 술이라도 개봉해.] 수컷 곰에게 외치고

수컷 곰;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었어.] 손 들어 보이며 광장에서 나가고

수컷 여우; [기왕이면 술에 곯아떨어져 주면 좋겠군.] 히죽 웃고

수컷 여우; [그래야 내가 저 안에 든 보물을 손에 넣을 가능성이 많아지니...] 화로를 보고

수컷 여우; [역명천신단...] [운명을 바꿔준다는 이름 그대로 어쩌면 날 진짜 인간이 되게 만들어줄지도 모른다.]

수컷 여우; [말 그대로 천재일우의 기회인데 놓칠 수는 없잖아?] 사악하게 웃는 수컷 여우의 얼굴 크로즈 업

 

#136>

밤. 전체가 도너츠같은 안개의 장벽에 에워싸인 등선곡이 멀리 보이는 높은 산봉우리. 그 산봉우리 위에 두 명의 인물이 서있는 게 작게 보인다

크로즈 업. 그자들은 바로 위진천과 신행태보다. 위진천 보다 조금 앞쪽에 선 신행태보가 등선곡 쪽을 보며 종이에 뭔가 적고 있고

반짝! 반짝! 등선곡의 어느 곳에서 불빛이 반짝인다. 달빛을 거울로 반사하는 모습이고

슥! 슥! 반짝이는 빛을 보며 종이에 뭔가를 적고 있는 신행태보. 입으로도 중얼거리고. 이윽고

반짝! 마지막으로 한번 빛이 반짝이더니

더 이상 빛이 반짝이지 않는다

신행태보; [끝났습니다 소교주님.] 위진천에게 고개를 돌리고

위진천; [달빛을 거울로 반사하여 보내는 신호가 제법 길었는데... 무슨 내용이오?]

신행태보; [등선곡 안에서 본교와 내응하는 자가 보낸 신호를 정리했습니다. 직접 읽어보시지요.] 두 손으로 종이를 바치고

위진천; [그럽시다.] 종이를 한손으로 받아서

읽는 위진천

 

<진충이라는 자가 무영신투의 딸과 함께 등선곡에 들어옴. 놈의 제보로 조천경이 귀교의 수중에 들어간 것을 야차선녀가 알아버렸음. 그래서 세한삼우는 역명천신단이 완성되는 대로 등선곡을 빠져나갈 계획이니 결행을 서두르기 바람.> 찡그리며 종이를 읽는 위진천을 배경으로 종이의 내용 나레이션으로 표기

 

위진천; [진충...] 찡그리며 중얼. 그러면서 청풍의 모습 떠올리고

신행태보; [소교주님께서 만나셨던 그 심마니 놈이 결국 사단을 일으킨 것 같습니다.] 눈치 보면서

위진천; (무공도 없는 놈이 내 살수를 피하기도 하고... 어쩐지 그놈이 두고두고 골치를 썩일 것같은 예감이 드는구나.) 종이를 보며 생각할 때

신행태보; [내응하는 자의 제보대로라면 서둘러야할 것같습니다만...] 눈치 보며 말하고

위진천; [귀희가 필사적으로 조천경의 사용법을 연구하고 있소.] [좀 기다려 봅시다.] 화르르! 말하는 위진천의 손 바닥 위에서 종이가 불이 붙어 재로 변하고

신행태보; [예...]

위진천; (제발 서둘러라 귀희!) 등선곡을 보며 찡그리고

<지체했다가는 닭 쫓던 개 꼴이 될 수도 있으니...> 산봉우리 위에 서있는 위진천과 신행태보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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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고천장] 21화  (1) 2024.05.23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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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죽어!> <빨리 죽어라!> <악귀같은 놈아!> <지옥에 떨어져라!> 다시 금제 내부. 청풍이 귀를 두 손으로 막은 채 웅크린 자세로 엎드려 있다. 그런 청풍의 목에 매달린 조진진과 주변의 수많은 시체들이 청풍을 에워싸고 저주를 퍼붓고 있다. 근처에는 위상영이 죄수들에게 강간당하고 있고

<죽는 게 네놈에게는 구원이다.> <네가 죽인 원혼들이 저승에서 네 놈을 기다리고 있다.> <위상영이란 년이 사내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는 게 안 보이느냐?> <이게 다 네놈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청풍을 에워싸고 악담과 저주를 퍼붓는 시체들. 헌데

청풍; [젠장...] 귀를 막은 채 웅크리고 있던 청풍이 이를 바득 갈고

청풍; [꺼져!] 무어라 악담을 하는 시체들에게 중얼거리고.

<뻔뻔한 놈!> <무슨 개소리를 하는 것이냐?> <네놈이 지은 죄의 값을 치르거라!> 시체들이 속삭이는데

청풍; [꺼지라고 했다!] 고개 번쩍 들면서 고함을 치고. 그러자

쩌엉! 청풍의 몸에서 벼락이 일어나 허공으로 치솟고. [!] [!] 그 벼락에 맞아 소멸되는 가까운 곳의 시체들

청풍; [개... 개수작들 마라! 나... 난 천마의 후손 이청풍이다!] 이를 갈며 비틀 일어나고. 주변에서는 여전히 위상영이 강간을 당하고 있고 벼락에 직접 닿지 않은 시체들은 여전히 청풍을 에워싸고 있다. 청풍의 목을 끌어안은 조진진이 눈을 부릅뜨고 있고. 쿠오오! 일어나는 청풍의 몸 위로 거대한 마귀의 형상이 일어난다. 수십미터 크기고. 그걸 본 시체들이 겁에 질려 비틀거리며 물러난다

청풍; [죽어야한다면... 그 때와 방법은 내가 결정한다!] 지지지! 비틀거리며 걸음을 옮기는 청풍의 몸에서 벼락이 일어나고.

청풍; [누구도... 설령 부처나 천신이라도 내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용납하지 못한다.] 쿠오오! 그런 청풍의 몸 위로 반투명한 거대한 마귀의 형상이 일어난다. 공포에 질려 물러나는 시체들. 청풍의 목을 휘감고 있던 조진진도 겁에 질려 뒤로 몸을 젖히고

 

#128>

[!] 놀라서 눈을 치뜨는 주취광생. 술을 마시던 중이고. 옆에 서있는 야차선녀도 눈을 치뜨고 있다.

쿠오오오! 안개 속에서 수십 미터 크기의 거인이 몸을 일으키는 형상이 보이고. 형상을 흐릿하지만 눈빛은 강렬하다

주취광생; [마... 마귀?] 술병을 떨구며 뒤로 주춤 물러서고. 그 옆에 서있는 야차선녀도 지팡이를 꽉 쥔 채 앞을 노려보고 있고

파삭! 술병이 주취광생 발치에 떨어져 박살이 나고

무어라 외치며 안개 속에서 몸부림치는 거대한 마귀의 형상

주취광생; [선녀! 저... 저건 대체 무슨 현상이오?] 야차선녀에게 묻고

야차선녀; [천마...] 신음하고. 비지땀을 흘리며

주취광생; [천마?] 눈 부릅

주취광생; [말씀하신 게 불교에서 말하는 천마 파순(波旬)이오?] [아니면 오백여 년 전에 세상을 뒤흔들었던 고금제일마 천마요?]

야차선녀; [물론 후자예요.]

야차선녀; [저토록 강대한 마력은... 오직 천마의 피에서만 발현될 수 있을 거예요.] 안개 속에서 몸부림치는 거대한 마귀의 형상을 보며 굳어진 얼굴로 말하고

주취광생; [그 말인즉슨... 오늘 등선곡을 찾아온 놈이 천마의 후손이다?] 눈 치뜨고

야차선녀; [누군지는 짐작도 안되지만 천마의 피를 이은 자인 것은 분명해요.] [다만...]

주취광생; [다만?]

야차선녀; [설령 천마 본인이라고 해도 절혼단백금법을 뚫고 나오진 못할 거예요.] 좀 땀을 흘리지만 웃는 야차선녀

 

#129>

쿠오오! 온몸에서 거대한 마귀같은 기운을 뿜어내며 비틀비틀 걸어가는 청풍. 눈이 백열되어 있고 이제는 등에 업고 있는 조진진의 허벅지를 움켜쥐고 있지 않다. 조진진도 다시 기절해서 청풍의 등에 축 늘어져 있고. 하지만

청풍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참상들. 천마성이 궤멸당하는 모습, 위상영이 윤간당하는 장면, 자신이 뇌공량을 죽이던 장면등등이 끊이지 않고 이어진다

청풍; (환각이다.) (이건 모두 술법으로 일어나는 환각일 뿐이다.) 눈에 핏발이 서고 악다문 입에서 피가 흐르며 비틀 비틀 걸어간다. 주변에서는 아수라장이 펼쳐지고 있고

청풍; (하지만 환각이라는 걸 알면서도 빠져나갈 수가 없다.) (헤매다 보니 방향 감각도 상실해서 어디가 어딘지 알 수가 없고...) 눈에서 초점이 사라진다

바로 앞에서 아이와 엄마가 함께 칼에 맞아 몸이 갈라져 죽는 장면이 벌어지고

청풍; (더 이상...) 주르르! 악 다문 청풍의 입에서 피가 흐르고

청풍; (더 이상은 견딜 수가 없다. 눈을 감아도 사라지지 않는 끔찍한 환각으로 인해 머리가 터져 나가는 것같다.)

<소성주... 청풍아!> 위상영이 죄수들에게 깔려 몸부림치며 비명을 지른다

<날 구해다오! 제발... 아아악!> 강간당하며 울부짖는 위상영

청풍; [컥!] 대량의 피를 왈칵 토하며 휘청하는 청풍

청풍; (한계...) 스륵! 앞으로 쓰러진다

청풍; (더는... 견딜 수가 없다.) 퍼억! 앞으로 고꾸라지는 청풍. 기절한 조진진도 함께 널부러지고

청풍; [미안...] 눈을 감고

청풍; [미안해 상영누나! 지켜주지 못해서...] 툭! 기절한다. 그러자

화악! 주변에서 벌어지던 참상들이 안개처럼 사라지고.

스스스! 안개만이 청풍의 몸을 휘감고 지나가는데

반짝! 안개 속에서 빛이 나고. 이어

지팡이를 쳐들고 다가오는 야차선녀. 지팡이 윗부분에서 빛이 나서 앞을 비추고. 그 뒤를 주취광생이 긴장한 표정으로 따라 온다

청풍의 옆에 이르러 멈추는 두 사람

야차선녀; [...] 청풍을 내려다보며 뭔가 생각하고

주취광생; [이놈이 천마의 핏줄이다?] 발로 툭 청풍을 차며

주취광생; [내공은 전혀 없고 제 몸 하나 가누기 어려운 놈이 천마의 후손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는군.]

야차선녀; [때로는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의 무게가 더 나갈 수도 있는 법이랍니다.] 슥! 몸을 숙여 지팡이를 들지 않은 손으로 청풍의 팔을 잡으려 하고

주취광생; (잘 난 척은...) + [내가 하겠소.] 콱! 먼저 청풍의 허리춤을 움켜잡고. 야차선녀는 손을 거두고

주취광생; [사내가 되어서 아녀자가 힘을 쓰게 하는 건 마음을 불편하게 하니 짐에게 맡겨주시오.] 번쩍! 청풍과 조진진의 몸을 함께 들어 올려 어깨에 턱 걸치고

주취광생; [운이 좋은 놈이로군. 선녀의 주의를 끈 덕분에 절혼단백금법 안에서 불귀고혼이 되는 횡액은 면했으니...] 한쪽 어깨에 청풍과 조진진을 걸치고 걸어가고

야차선녀; (저 아이...) 빛이 나는 지팡이를 들어서 주취광생의 앞길을 비추면서 따라가며 청풍을 보고

<나 우유라(尤乳羅)가 오랜 세월 기다려온 운명의 상대일지도 모르겠구나.>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며 청풍의 기절한 청풍의 얼굴 배경으로 야차선녀의 생각 나레이션

 

#130>

밤. 하늘에는 보름달. 아직 깊은 밤은 아니다. 등선곡

절벽의 굴뚝에서 여전히 연기가 흘러나오고 있고.

세 채의 돌집 중 가운데의 가장 큰 돌집에는 불이 켜져 있다. 굴뚝에서 연기도 나온다. 좌우의 돌집은 불이 꺼져 있고.

가운데 돌집의 부엌에서 음식을 만들고 있는 암컷 곰. 커다란 솥에 무언가를 끓이고 있다. 수컷 너구리가 아궁이의 불을 살피고 있고

불이 꺼진 우측의 돌집

어둑한 실내. 청풍이 침대에 반듯하게 누워있다. 몸에는 새 옷이 입혀져 있고 얇은 이불이 가슴 아래를 덮고 있다. 침대 옆의 탁자에는 유령익이 개어져 있다. 상당히 크지만 얇아서 갠 부피는 얼마 안된다. 유령익 외에도 무영신투가 준 열쇠를 비롯해서 몇 가지 잡다한 물건들도 함께 놓여있다.

꿈을 꾸는 청풍. 꿈 속에서 위상영이 강간을 당하고 있다.

<상영누나...> 그 꿈을 배경으로 울고

<나를... 나같이 못난 놈을 만나지 않았으면 누나가 그런 일을 당하지는 않았을 텐데...> 주르르! 청풍의 감은 눈꼬리를 따라서 눈물이 흐르고. 직후

[어머 울고 있어!] [슬픈 꿈을 꾸나봐!] 누군가 속삭이는 소리가 들리고. 움찔! 하는 청풍.

[사내대장부는 못 되네.] [자고로 남자는 태어날 때와 부모가 죽을 때, 단 세 번만 울어야한다잖아.] 흥! 누군가 또 코웃음 치며 말하고

[너무 그러지마 자호(雌狐)!] [사람이 슬프면 울 수도 있는 거잖아.] 이어지는 음성

청풍; (자호... 암컷 여우?) (이상한 이름이다.) 눈 감은 채 생각하고

[늙은 주인님들만 보다가 젊은 사내는 처음 보는 거라 호감이라도 느껴지는 거니 자리(雌貍)?] 이어지는 음성

청풍; (점입가경...) (암컷 여우에 이어 암컷 너구리라니...) 어이없고

청풍; (대체 어떤 부모가 딸들에게 저런 괴상한 이름을 붙여준 것일까?) 생각할 때

[누... 누가 호감을 느낀다고 그래?] 당황한 음성이 이어지고

[난 그냥 이 사람의 표정이 너무 슬퍼보였을 뿐이라구.] 슥! 말과 함께 털로 덮인 작은 손이 청풍의 눈꼬리를 타고 흐르는 눈물을 닦는다. 갸름하지만 털이 숭숭 나있는 손이다.

청풍; (여자 손인데 털로 덮여있다?) 생각하고

청풍; (도저히 궁금해서 못 참겠다.) 눈을 뜨며 고개를 조금 돌려서 옆을 보고. 순간

쿵! 침대 옆에 서서 청풍을 보고 있다가 깜짝 놀라는 암컷 너구리와 암컷 여우. 두 암컷들은 키가 크지 않아서 머리와 가슴 부분만 보인다. 두 발로 선 키도 120센티 정도. 암컷 너구리가 손을 뻗어 청풍의 눈꼬리를 타고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던 중이다.

[...] 고개 조금 돌린 채 두 암컷을 보는 청풍. 그러자

놀라 굳어져 있던 두 암컷. 다음 순간

[깨... 깼어!] [난 몰라!] 와다다! 후다닥! 꺄아! 비명 지르며 문쪽으로 달려가는 두 암컷. 사람처럼 두 발로 달려간다.

문으로 달려가는 두 암컷의 꼬리가 아주 풍성하다.

[엄마야!] [꺄악!] 콰당탕! 문을 벌컥 열고 밖으로 넘어지고 엎어지며 뛰어나가는 두 암컷

청풍; (너구리와 여우가 말을 할 뿐 아니라 사람처럼 두 발로 달려 나간다?) 문 밖으로 사라지는 여우와 너구리를 보며 생각하고

청풍; (아직도 환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건가?) 찡그리고. 그때

삐쭉! 쏙! 문 밖에서 다시 고개만 내밀어서 방안을 살피는 암컷 너구리와 암컷 여우. 문의 좌우에서 얼굴만 내밀어 안쪽을 살피는 모습

손을 들어 아는 척 하며 조금 웃는 청풍. 그러자

암컷 너구리; [나... 날 보고 웃었어!] [어쩜 좋아!] 문 밖에서 좋아 죽으려 하고

암컷 여우; [퍽이나 좋겠다. 인간 수컷이 좋아해줘서...] 새침하게 코웃음을 치고. 그때

[손님이 깼느냐?] 슥! 누군가 다가오며 말하자 깜짝 놀라 돌아보는 두 암컷

주취광생; [깼으면 데리고 나와야지! 자웅(雌熊)이가 음식을 다 만들어 놓고 기다리는데...] 한 손에 술병을 들고 다가오는 주취광생

[폐하...] [그렇잖아도 데리고 가려던 참이었어요.] 급히 인사하는 두 암컷

청풍; (폐하?) 누워 있다가 놀라고

청풍; (하다하다 이제는 황제까지 등장하는 건가?)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일어나고. 직후

주취광생; [미리 말해두는데...] 슥! 방안으로 들어오며 말하고

주취광생; [지금 네가 보고 듣는 것은 환각이 아니다.] 완전히 방안으로 들어오며 침대에서 내려서려는 청풍에게 말하고

청풍; (환각이 아니라지만 믿기 힘들군.) + [여긴 어딘지요?] 침대에서 내려서며 포권하고

주취광생; [알면서 묻는 것처럼 보이는군.] 음산한 표정으로 청풍을 보며 말하고. 문간에 서서

청풍; [등선곡... 등선곡 내부입니까?] 놀라고

주취광생; [궁금하며 직접 나와서 보도록 해라.] 돌아서며 말하고. 문 밖에서는 암컷 너구리와 암컷 여우가 기웃거리고 있다.

다시 문 밖으로 나가는 주취광생. 문 밖에서 훔쳐보던 두 암컷이 급히 옆으로 물러서고

청풍; (환각이 아니고 여기가 등선곡 내부란 말이지?) 침대 아래 놓인 신을 신고

청풍; (그렇다면 방금 그 인물이 세한삼우중 주취광생이겠구나.) 탁자에 놓여있던 유령익과 우영신투가 준 열쇠를 집어들고.

청풍; (늘 술에 취해 지내면서 온갖 기행을 저질러온 주취광생이 사실은 황제였다는 것인가?) 열쇠와 유령익을 품에 넣으며 문 쪽으로 가고

건물에서 나오는 청풍.

청풍이 밖으로 나오자 문 밖에 두 마리 암컷들이 서있다가 깜짝 놀라며 물러선다. 암컷 너구리는 얼굴이 발개졌고. 좀 떨어진 곳에 주취광생이 서서 병나발을 불고 있다. 시선은 등선곡 입구를 보면서

청풍; (여기가 등선곡 내부...) 놀라며 주취광생 쪽으로 가고

<저 쪽이 등선곡 입구일 테고...> 멀리 보이는 안개에 덮인 절벽 틈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그러다가

청풍; (조진진!) 조진진을 떠올리며 눈 치뜨고. 이제 주취광생 옆에 이르렀다

청풍; [소생과 함께 있던 소녀는 어찌 되었는지요?] 주취광생에게

주취광생; [참 빨리도 물어본다.] 술병을 입에서 떼며 청풍을 흘겨보고

주취광생; [깨어나자마자 계집의 안위를 확인하지 않은 걸 보면 네놈도 정이 많은 성격은 아니겠구나.] 냉소하고

청풍; [유구무언(有口無言)입니다.] 쓴웃음

주취광생; [저기서 치료를 받고 있으니 안심해라.] 가운데 있는 돌집을 가리키고. 그 돌집에서는 부엌과 방에서 함께 빛이 흘러 나온다

청풍; [저희가 여러 모로 폐를 끼쳤습니다.] 포권하고

주취광생; [부엌에 가서 자웅에게 손님이 깨어났으니 상 차리라고 전해라.] 좀 떨어진 곳에서 기웃거리고 있는 두 암컷에게 말하고.

[예 폐하!] 두 손 앞으로 모은 채 공손히 대답하는 두 암컷. 이어

도도도! 후다다닥! 종종 걸음으로 가운데 건물의 부엌으로 달려가는 두 암컷

청풍; [암컷 너구리와 암컷 여우 뿐 아니라 암컷 곰도 있는 모양입니다.] 두 암컷이 뒤를 할끔거리며 가운데 건물의 부엌으로 달려가는 것을 보며 말하고

주취광생; [야차선녀와 독심귀의의 작품들이다.] 역시 두 암컷을 보면서

주취광생; [우리 세 사람은 평생 의식주(衣食住)를 직접 해결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시중을 들어줄 종들이 필요했지만...] 부엌으로 달려 들어가는 두 암컷을 보며

주취광생; [혐오스러운 인간들을 등선곡으로 들일 수는 없었다.]

주취광생; [대신 내가 종남산을 뒤져 잡아온 한 쌍의 어린 곰과 한 쌍의 어린 여우, 한 쌍의 어린 너구리를 종으로 부리게 되었다.] 다시 등선곡 입구 쪽을 보며 말하고

청풍; [술... 술법이로군요.] 깨닫고

주취광생; [야차선녀가 신녀문의 술법으로 놈들의 지능을 인간 수준으로 높여주었다.] 끄덕이고

주취광생; [하지만 단순히 지능이 높아진 것만으로는 원하는 대로 부리는 대에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독심귀의가 세 쌍의 짐승들의 몸을 손 봐서 인간처럼 활동할 수 있게 만들었다.]

청풍; [세상에서 듣지 못한 기문(奇聞)입니다.]

주취광생; [내가 누군지는 아는 것 같고...] 청풍을 지긋이 보고

주취광생; [너는 누구냐?] 강렬한 시선으로 보며 묻고

청풍; [소생은...] + [!] 대꾸하려다가 눈 부릅 뜨는 청풍

쿠오오! 갑자기 주취광생의 몸이 수십 미터 크기로 변한다. 강렬한 두 눈이 불을 뿜듯 내려다보고.

청풍; (헉!) 압도당해 뒤로 주춤하며 올려다보고

청풍; (돌... 돌연 주취광생의 몸이 수십 길로 커졌다!) 식은땀. 숨이 콱 막힌 표정이고

<실제로 몸이 커진 게 아니다. 주취광생의 몸 속에 흐르는 거대한 기운이 나를 압도하고 있는 것이다.> 쿠오오! 수십 길 크기로 변한 채 내려다보는 주취광생의 모습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이... 이 인물 앞에 서니 마치 내가 개미처럼 작아진 기분이다.) 식은땀.

<다리는 힘이 풀려 자꾸만 무릎을 꿇으려 한다.> 청풍의 두 다리가 부들부들 떨리고

청풍; (어쩌면... 주취광생은 정말로 황제일지도 모르겠다.) (날 이렇게 압도할 수 있는 기도를 지닌 인물이라면 아버지 외에는 오직 황제... 천자(天子)뿐일 테니...) 필사적으로 무릎 꿇지 않고 버티고. 비지땀을 흘리면서. 그때

주취광생; [말.하.라!] 쩡! 천둥 치는 듯한 음성으로 말하고. 청풍을 내려다보는 눈은 불을 뿜는 것 같고 벼락이 흐르고

[!] 빠지직! 눈 부릅 뜬 청풍의 정수리로 벼락이 떨어지는 듯한 충격

주취광생; [너.는 누.구냐?] 이어지는 천둥치는 듯한 음성

청풍; [저... 저는...] 덜덜 떨며 쥐어짜듯 말하고.

<안돼!> 청풍의 두 다리가 후들거려 무너지려 하고. 하지만

청풍; (질 수 없다!) + [진충이라는... 심마니입니다!] 눈 부릅 뜨면서 말하고

주취광생; [심.마.니?] 눈 부릅뜨며 불신의 표정

청풍; (내 몸속에도 고금제일마인 천마의 피가 흐르고 있다! 주원장의 핏줄에 결코 못지 않은...) + [그렇...습니다!] 심호흡하며 허리를 펴고

청풍; (천마의 후손인 나는 아버지를 제외한 그 누구에게도 무릎을 꿇지 않는다.) + [호구지책으로 산을 타던 중... 일단의 흉악한 무리들을 만나 죽을 위기에 처했던 것입니다.] 가슴 펴며 말하고.

주취광생; (이놈...) 눈 부릅 뜨며 청풍을 노려보고

<억조창생을 다스리는 천자였던 나와 맞서서 결코 위축되지 않고 있다.> 두 눈 부릅뜨고 가슴을 편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주취광생의 생각 나레이션

주취광생; (아무래도 천마의 후손일 것이라는 야차선녀의 말이 사실일 것같다.) 슈우! 청풍을 노려보는 주취광생의 거대했던 몸이 다시 원래대로 줄어들고

주취광생; (삼황(三皇)의 피를 이은 자들만이 홍무제(洪武帝;주원장)님의 핏줄에 맞설 수 있을 테니...) + [심마니란 말이지?] 슈우! 완전히 원래 크기로 돌아와 청풍을 노려보며 말하고

주취광생; [일단 그 말을 믿어주기로 하지.] 홱 돌아서고

청풍; (살... 살았다!) 푸학! 참았던 숨을 확 토하고

주취광생; [따라와라! 네가 데려온 계집의 상태를 직접 확인할 수 있게 해줄 테니...] 가운데 건물로 가면서 말하고

청풍; (조금만 더 핍박을 받았다면 견디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을 것이다.) + [예...] 주취광생을 따라가며 생각하고

청풍; (정황상 주취광생이 황제였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

청풍; (하지만 북경에는 성화제(成化帝)라는 황제가 멀쩡하게 보위를 지키고 있는데...) + [!] 생각하다가 무언가 깨닫고 눈 부릅뜨고

청풍; (맙소사. 그렇다면 주취광생이 바로...) 흥분과 경악으로 눈 치뜨고

<이십여 년 전에 붕(崩;임금이 죽음)했다고 알려진 경종(景宗) 경태제(景泰帝)란 말인가?> 가운데 건물의 불 켜진 방으로 들어가려는 주취광생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경종 경태제! 이름이 주기각(朱祁珏)인 그는 명나라 제7대 황제다.> 스무살쯤인 젊은 시절의 주취광생이 황제의 복장을 하고 보좌에 앉아있고 그 앞에 만조백관이 허리 숙여 인사를 한다

<주기각은 제5대 황제인 선종(宣宗) 선덕제(宣德帝)의 차남으로 태어난 터라 황제의 보좌와는 거리가 먼 인생이었다.> 위 화면에서 흥분된 표정인 경태제의 얼굴 크로즈 업

<하지만 이복형인 영종(英宗) 정통제(正統帝)가 토목보(土木堡)에서 몽고 오이라트부의 영걸 에센(也先)에게 포로가 되는 바람에 생각지도 않게 황제로 추대되었었다.> 부서진 화려한 마차 앞에 겁에 질려 쪼그려 앉아있는 이십대 초반의 젊은 청년. 정통제다. 경태제보다 소심한 인상. 황제 복장을 하고 있지만 의관이 엉망이고 주변에는 환관과 군사들의 시체가 널려있다. 정통제에게 다가오는 말 탄 몽고족 병사들. 지휘자는 살벌한 인상의 중년인이다. 그 중년인이 에센이고

<비록 엉겁결에 황제가 되었으나 주기각은 과감한 개혁과 엄정한 국정 운영으로 토목보의 변 때문에 뿌리까지 흔들리던 명나라 황실을 다시 굳건하게 세웠다.> 준엄한 표정으로 뭔가 명령하는 젊은 시절의 주취광생. 그 앞에서 만조백관이 두려움에 떨며 허리 숙이고 있고

<그러나 일 년 후, 오이라트부의 족장 에센이 정통제를 조건 없이 돌려보내면서 경태제의 입장이 미묘해졌다.> 자금성의 정문 앞에서 서로 포권하며 인사하는 경태제와 정통제. 정통제는 평민 복장을 하고 있다. 주변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무릎 꿇고 울고 있고. 정통제 뒤에는 정통제가 타고온 마차가 서있다.

<경태제는 일단 이복형 정통제를 상황(上皇)으로 예우하고 황권은 내놓지 않았다.> 위 장면의 연속. 서로 손을 맞잡고 있는 정통제와 경태제

<하지만 칠년 후, 경태제는 정통제의 측근들이 일으킨 <탈문(奪門)의 변(變)>으로 보위를 빼앗겼으며 그 해에 병으로 죽었다. 세간에는 경태제가 병사(病死)한 것이 아니라 정통제에 의해 암살당했다는 소문도 떠돌았었다.> 병사들에 의해 건물에서 끌려나오며 몸부림치는 잠옷 차림의 경태제. 근처 누각 위에서 군사들에 에워싸인 황제 차림의 정통제가 내려다보고 있다.

 

청풍; (천자의 존귀한 몸이었지만 믿었던 측근과 피붙이들에게 배신을 당하고 제위에서 쫓겨났던 불우한 황제...) 건물로 다가가며 흥분을 금치 못하고. 주취광생은 문을 열고 들어가는 중이다

청풍; (주취광생이 바로 죽었다고 알려진 경종 경태제였구나!) 주취광생의 모습 크로즈 업

청풍; (주취광생이 전직 황제였다면 그가 영약들을 구하기 위해 수백만 냥의 재물을 동원할 수 있었던 것도 이해가 간다.) 주취광생이 열고 들어간 방문으로 다가서고

청풍; (황제만이 그 소재를 알고 있는 명나라 황실의 숨겨진 재보를 꺼내 썼겠지.) 생각하며 방문 앞에 멈춰선다. 방문 안쪽을 살피고

청풍의 시점. 건물 내부의 모습. 방안은 여자의 침실인데 침대에 잠옷 차림인 조진진이 누워있고 그 주변에 독심귀의와 야차선녀가 서서 진맥을 하고 있다. 야차선녀는 물론 지팡이는 들고 있지 않다. 지팡이는 방 한쪽에 세워져 있고. 주취광생은 문 안쪽에 서서 청풍을 돌아보고 있고

청풍; (저 인물들이 바로...) 눈 번뜩

<세한삼우의 다른 두 사람인 야차선녀와 독심귀의로구나.> 조진진을 진맥하며 뭔가 의견을 나누는 독심귀의와 야차선녀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주취광생; [들어와라.] 방문 안쪽에 서서 안으로 들어오라고 손짓하고. 그러자

독심귀의와 야차선녀도 돌아보고

청풍; [예...] 대답하며 방으로 들어가고

청풍; (조심해야 한다.) 들어가고.

<술법에 능한 야차선녀가 자칫 내 생각을 읽을 수도 있다.> 들어오는 청풍을 보는 독심귀의와 야차선녀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필부 진충이 두 분 신선께 인사올립니다.] 문간에 서서 포권하고

독심귀의; [신선이라...] 피식 웃고

독심귀의; [네놈, 우리가 누군지 알고 있느냐?] 음침하게 노려보고

청풍; [종남산을 타며 채약으로 벌어먹는 처지인데 어찌 등선곡의 세분 고인을 모르겠습니까?] 억지로 웃는 표정으로

독심귀의; [그놈, 산 타는 재주보다 혀 놀리는 재주가 더 탁월한 것같군.] 피식 웃을 때

야차선녀; [몸은 좀 어떠하냐?] 지긋이 보며 묻고

청풍; (조심...) + [염려해주신 덕분에 불편한 곳은 없습니다.] 포권하고

야차선녀; [다행이로구나.] [하지만...]

야차선녀; [네 동행은 그다지 상태가 좋지를 않구나.] 침대에 누운 조진진을 돌아보고

청풍; [조소저가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습니까?] 흠칫! 하며 다가가고

야차선녀; [막혀있던 혈도를 풀어줬음에도 불구하고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조진진을 살펴보며 끄덕이고

야차선녀; [뭔가에 충격을 받고 깨어나는 것을 스스로 거부하고 있는 것같다.]

야차선녀; [마음을 완강하게 닫아버린 탓에 내 재주로도 깨어나게 할 수가 없구나.]

청풍; [가능성을 말씀드리자면...] 조심스럽게 눈치를 보며

청풍; [조소저는 자신의 손으로 아비를 죽이는 끔찍한 죄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마음을 닫아버린 것은 그 때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비를 제 손으로 죽여?] [허어...] 주취광생과 독심귀의도 놀라고. 야차선녀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별 반응을 보이지는 않고

청풍; [물론 조소저가 자의로 저지른 패륜은 아닙니다.] [혈교의 인간들에게 섭혼술로 조종당해서 지은 죄이지요.] 한숨 쉬고

[혈교...!] [별별 이름이 다 나오는구먼.] 주취광생과 독심귀의가 다시 놀라고

야차선녀; [자세히 얘기해봐라.] 심각

야차선녀; [저 아이가 아비를 제 손으로 죽인 과정을 알면 깨어나게 할 틈을 찾을 수도 있다.] 조진진을 돌아보고

청풍; [저도 직접 본 건 아니고...] [조소저의 아비인 무영신투 조천행이라는 분에게서 들은 사실입니다.] 자신 없는 표정으로 말하고

독심귀의; [무영신투 조천행!] [저 계집이 우내십대고수의 일인이고 경신술로 천하제일이라는 조천행의 딸이었느냐?] 놀라 눈 부릅 뜨고. 주취광생도 이마 찡그리고

청풍; [그렇습니다.] [그리고 무영신투 조대협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닙니다.] 침통하게 말하고

[!] [!] 놀라는 세한삼우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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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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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가면; [안... 안된다 천파야!] 철컹! 철컹! 부르짖으며 몸부림치는 철가면. 움직일 때마다 온몸을 묶고 있는 쇠사슬이 요란하게 요동치고.

철가면; [가면... 아직 가면 안된다 천파야! 아비는 네게 해줄 말이 너무도 많단다.] 철컹 철컹! 몸부림치며 울부짖지만

츠으! 쿠오오! 철가면 앞쪽의 벽에 원형의 파문만 남아있고 백일몽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철가면; [제발... 제발 다시 아비를 찾아와다오!] 두 손을 마주 쥐어 간절하게 기원하는 자세로 울고.

철가면; [네가... 천파 너 만이 이 아비가 지옥같은 고통을 버티며 살아온 희망이란다.] 고개 떨구며 울고. 바로 그때

[이거 참으로 드문 일이로군.] 철컹! 한쪽 벽에 나있는 철문이 열리며 누가 들어선다

[!] 움찔! 하며 돌아보는 철가면

위태극; [혈왕의 적통(嫡統)이신 교주께서 잠꼬대를 다 하시니 말이오.] 안으로 들어서는 인물. 서른 살 가량으로 보이는 아주 잘 생긴 사내. 수염도 없고 복장도 환관 복장이다. 이자는 위극겸의 아버지인 위태극이다. 위태극은 <아랑힐월> <투천환일>에 나온 위태극 캐릭터. 실제로 위태극은 현재 황실에 환관으로 위장하고 있다.

철가면; [위태극(威太極)!] + (조심해야 한다. 저 놈이 내 독백을 엿들은 것같으니...) 철컹! 돌아보며 이를 갈고

철가면; [불충한 배신자 놈! 네놈이 무슨 낮짝으로 날 보러 온 것이냐?] 철컹! 철컹! 쇠사슬을 부딪히며 위태극을 노려보고

위태극; [교도가 되어서 교주께 문안 올리는 것이야 당연한 일 아니외까?] [제자를 너무 고깝게만 보지 말아주십시오.] 철가면의 3미터쯤 앞에 멈춰서며 포권하고

철가면; [개소리는 그만하고... 날 찾아온 용건이나 말해라.] 노려보고

위태극; [두 가지 용건이 있는데... 첫 번째는 물론 혈왕잠에 관한 것이오.]

위태극; [혈왕잠을 흡수할 수만 있으면 천마와 무성조차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던 혈왕의 재래(再來)가 될 수 있지만...]

위태극; [유감스럽게도 혈왕잠을 흡수하는 방법은 오직 교주만이 알고 있소.]

위태극; [그 방법을 실토하신다면 좀 더 쾌적한 환경으로 옮겨드릴 수 있소.] 음산하게 눈 번뜩이며

철가면; [다람쥐 쳇바퀴 돌아가는 상황을 반복해보자는 것이냐?] 노려보고

철가면; [말했듯이 본교가 망할 때 나는 너무 어려서 혈왕잠을 용해할 수 있는 방법을 아버지로부터 듣지 못했다.]

위태극; [교주께서 그리 말씀하시면 확인할 방도는 없소이다. 혈왕의 적통이신 교주께는 섭혼술도 통하지 않으니...] 한숨 쉬고

위태극; [대신 두 번째 질문에는 대답을 해주시길 바라겠소이다.]

위태극; [교주께는 핏줄이 있소이까?] 눈 강렬하게 번득이며 묻고

철가면; (역시...) +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 시치미 떼고

철가면; [내가 너희 역도들에게 제압당해 이곳에 갇힌 건 겨우 열여섯 살 때였다.] [그 나이에 어떻게 여자를 알고 자식을 만들었겠느냐?]

위태극; [물론 교주께서 이곳에 거주하시기 전까지 여자를 몰랐다는 건 알고 있는 사실이오.] [하지만...]

위태극; [그후 십 년 가까이 교주의 시중을 계집들이 들었었는데...] 눈 번뜩

좀 긴장하는 눈빛이 되는 철가면

위태극; [지금으로부터 이십오 년 전, 손이교(孫二嬌)라는 시녀가 이유도 없이 탈주하여 실종되는 일이 벌어졌었소.]

철가면; [손이교... 아까운 계집이었지.]

철가면; [날 시중들던 계집들 중에서는 가장 눈치가 빠르고 재치가 있었던 계집이었으니...] 앵소하며 말하지만

위태극; [손이교와 함께 지냈던 계집들의 증언에 의하면...] [그 계집이 교주의 시중을 든 후 일 년 쯤 지났을 때부터 몸이 부쩍 불었었다고 하더이다.]

철가면; [살이 찔 나이가 되었으니 살이 쪘겠지.]

위태극; [단순히 살이 찐 게 아니라 여기와 여기가 집중적으로 불어나 애를 밴 듯한 모습이었다는 거요.] 자기 가슴과 아랫배를 만지며 음산하게 웃고

철가면; [그래서 말하고 싶은 게 뭐냐?] 노려보고

철가면; [손이교가 내 애라도 배었었다는 것이냐?]

위태극; [내막이야 교주와 손이교만이 알 텐데...] 히죽 웃고

위태극; [다른 사내를 만난 적이 없는 손이교가 몸이 불더니 돌연 모습을 감춘 건 아무래도 예사롭지가 않소이다.]

철가면; [망상을 하는 건 네 자유다.] 철컹! 등을 벽에 기대고

철가면; [손이교가 내 애를 갖었고 후환이 두려워 몸을 숨긴 것이라 믿고 싶으면 그대로 믿어라.] 냉소하고

철가면; [네 망상이겠지만... 나도 어디선가 내 핏줄이 자라고 있으면 소원이 없겠다.]

철가면; [그럼 그 아이가 장차 혈왕의 피를 각성해서 너희 배신자놈들을 응징해줄 수도 있을 테니...] 히죽 웃고

위태극; [아마 교주의 그 소원은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이오.] 히죽

위태극; [지난 이십오 년간 우리는 꾸준히 손이교란 년의 종적을 추적해왔고...] [아주 성과가 없었던 건 아니니 말이오.] 돌아서고

주먹 꽉 쥐는 철가면

위태극; [손이교는 조만간 우리 수중에 들어올 테고...] [그럼 그 계집을 교주와 대면 시켜드릴 테니 기대하시구려.] 흐흐흐! 웃으며 문을 나간다.

철컹! 다시 닫히는 문

철가면; (손이교... 손이교...) 발랄한 소녀를 떠올리고. 나이는 16-7세 정도. 손대낭의 어릴 적 모습이다.

철가면; (아들을 낳으면 천악(千岳), 딸을 낳으면 천파(千波)라고 이름 붙이라 했었는데...) 철컹! 다시 등을 벽에 기대고

철가면; (손이교! 네가 불쌍한 내 소원을 들어주었구나. 딸을 낳아 건강한 아이로 자라게 보살펴주었으니...) 주르르! 눈물이 가면 밖으로 흐르고

<아무쪼록 혈왕조사님과 우리 용씨일족의 열조들께서 너희 모녀를 지켜주시길 바랄 뿐이다.> 홀로 밀실에 갇혀 울고 있는 철가면이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124>

펑! 안개로 덮인 등선곡 입구에서 뒤로 확 끌려나오는 백일몽. 허리가 허리띠에 휘감겨 있고

등선곡 밖에서 허리띠를 허공에 휘두르고 있는 귀희. 귀희 옆에는 위진천과 복면인들이 서있다. 그 주변에 곰이 기절해서 쓰러져 있다. 귀희가 휘두르는 허리띠에 허리가 감긴 백일몽은 안개 속에서 빠져나와 허공에 붕 뜬 모습이고.

퍼억! 등부터 바닥에 나뒹구는 백일몽

핑! 백일몽의 허리를 묶고 있던 허리띠가 풀리고

백일몽; [끄윽...] 신음하며 힘겹게 몸을 일으키고

위진천; [백일몽! 어찌 된 일이냐?] 다가오며 찡그리고. 스륵! 그 뒤에서 귀희는 백일몽의 허리를 묶었던 허리띠를 회수하고 있다.

백일몽; [죄... 죄송해요 소교주님!] 일어나 무릎을 꿇고

백일몽; [어떤 놈이... 곰을 이용하는 바람에 깜빡 속아서 등선곡 안으로 들어가는 걸 막지 못했어요.] 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곰을 보며

귀희; (그렇게 된 거였네.) 스륵! 회수한 허리띠를 소매 속에 넣으며 생각하고. 곰을 돌아보며

위진천; [어떤 놈이라니?] 찡그리며 백일몽 앞에 멈춰서고

위진천; [네가 등선곡 안으로 들어가는 걸 막지 못한 놈의 정체가 뭐냐?]

백일몽; [젊은 놈인데 처음 보는 얼굴이었어요. 다만...]

위진천; [다만?]

백일몽; [그자는 젊은 계집을 등에 업고 있었는데 바로 무영신투 조천행의 딸 조진진이었사옵니다.]

<무영신투의 딸 조진진!> 놀라는 위진천과 귀희와 복면인들

위진천; [조진진!] [누군가 그년을 데리고 등선곡으로 들어갔다는 거냐?] 이를 갈며 백일몽을 노려보고

백일몽; [기절한 상태였지만 그 계집이 조진진인 건 확실하옵니다.] 등선곡의 안개 속으로 달려들어가는 청풍의 등에 업혀 있던 조진진의 얼굴 떠올리고

위진천; [무영신투 조천행!] [숨어있던 그 도둑놈이 요란하게 다시 나타나서 신행태보를 유인한 게 다른 놈에게 딸년을 맡겨서였구나.] 이를 갈고

백일몽; [조진진을 업고 나타난 자가 부린 잔꾀에 속아서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사옵니다.] [저의 무능함을 벌하여 주시옵소서.] 무릎 꿇고

위진천; (죽일 년!) + [이미 벌어진 일이다.] 억지로 분노와 살기를 참고

위진천; [널 책벌한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다.]

백일몽; [송구하옵니다.] 고개 떨구고. 그때

귀희; [금제 안에서 무얼 보았느냐?] 다가오며 묻고

백일몽; [등선곡을 방호하는 금제 안에는...] 말하다가 멈추는 백일몽

백일몽의 뇌리에 떠오르는 철가면의 모습

귀희; (백일몽 저 년...!) 눈 번뜩이고

백일몽; (날 딸이라 부른 그 철가면에 대한 얘기는 하지 않는 게 좋을 것같은 예감이 든다.) + [조가장이 있었습니다.]

위진천; [조가장이 저 금제 안에 있었다?] 찡그리고. 복면인들도 어리둥절하고. 반면

귀희; (대답이 잠깐 끊긴 걸 보면 뭔가 숨기는 게 있다.) + [환각을 봤다는 거냐?] 의심하며 백일몽에게 묻고

백일몽; [아마 환각일 텐데...] 귀희를 돌아보고

백일몽; [너무도 생생해서 제가 현장에 있는 느낌이었어요.] 몸을 좀 떨면서

위진천; [그러니까 뭐냐? 등선곡을 지키는 금제라는 게...] + 귀희; [환각을 일으켜서 침입자를 공격하는 성질의 술법이에요.]

위진천; [환각을 일으킨다?]

위진천; [그럼 뭐 별거 아니잖느냐?] [모든 감각(感覺)을 봉쇄한 후 들어가면 환각의 영향을 받지 않을 테니까.] 코웃음을 치지만

귀희; [신녀문의 절혼단백금법(絶魂斷魄禁法)은 감각이 아니라 혼백(魂魄)에 직접 작용한답니다.] 심각한 표정으로 말하며 손가락으로 자기 머리를 톡톡 건드리고

위진천; [혼백에 작용한다?] 놀라고

귀희; [인간에게는 누구나 혐오하거나 두려워하는 대상이 있기 마련이에요.] [절혼단백금법에 걸려들면 가장 끔찍한 기억이 반복적으로 환각이 되어 나타난답니다.]

위진천; [감... 감각이 아니라 혼백을 공격해서 끔찍한 기억을 되살린다면 좀 골치 아프겠군.] 긴장하고

귀희; [골치 아픈 정도가 아니에요.] [끊임없이 혐오와 공포, 분노에 시달리다보면 결국 정신이 파괴되어 버려요.] 몸을 좀 떨고

귀희; [가벼우면 미쳐 버리겠지만 대 부분의 경우 죽음에 이르게 되지요.]

백일몽; (그래서 내게는 조가장이 환각으로 나타났구나.) (최근에 겪은 가장 끔찍하고 혐오스러운 기억이었던 탓에...) 깨닫고

백일몽; (날 딸이라고 부른 철가면을 쓴 인물과 대면한 것도 절혼단백금법에 혼백이 자극을 받아서였을 테고...) 철가면을 만나던 장면을 떠올리고

위진천; [귀희 말대로라면 정말 골치 아픈 금제겠구만.] 난감

위진천; [세상에 떠올리기 싫은 기억이 없는 인간은 없을 테니 절혼단백금법에 영향을 받지 않는 인간도 없겠지.]

귀희; [하지만 우리 손에는 이게 들어왔어요.] 슥! 구리거울을 들어 보이며 배시시 웃고

위진천; [조천경!] 눈 치뜨고

위진천; [그 구리거울만 있으면 절혼단백금법을 무력화시키는 게 가능하다 이거지?] 흥분된 표정으로

귀희; [오래 전에 실전되었던 탓에 조천경의 사용법 역시 잊혀졌어요.] [그래서 신녀문의 장경각에서 읽었던 기록들을 더듬어야만 했는데...] 구리거울을 만지면서

귀희; [백일몽 덕분에 조천경의 사용법을 찾아내는 데 걸리는 시간을 좀 단축시킬 수 있을 것같네요.] 백일몽을 보고. 흠칫! 하는 백일몽

귀희; [절혼단백금법이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순서가 어떻게 되는지 확인했으니까요.] 그런 백일몽을 보며 의미심장하게 말하고

위진천;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면 어느 정도로?] 흥분과 기대에 차서 묻고

귀희; [빠르면 오늘 밤이 새기 전에 등선곡 안으로 돌입할 수 있을 것같네요.] 배시시 웃는 귀희의 얼굴 크로즈 업

 

#125>

[!] 눈 부릅뜨는 청풍, 기절한 조진진을 어부바 하는 자세로 업은 채 서있다. 헌데

쿵! 청풍의 눈앞에 펼쳐지는 장면. 바로 천마성이 무제궁의 공격을 받아 멸망하던 장면이다. 남녀노소가 무차별 학살을 당하고 있다.

청풍; (이건... 이건...) 전율하고

<천마성이 무제궁의 공격으로 궤멸당하는 장면이다!> 청풍의 바로 앞에서 죽임을 당하는 여자와 아이들. 그러다가

청풍; (아버지!) 홱 고개 돌려다른 곳을 보고

사자천마 이무외가 천마해체대법을 펼치는 장면이 바로 옆에서 보는 것처럼 보인다. 사자천마는 몸이 거대해지고 그 앞에서 칠지무제가 긴장하며 서있고. 칠지무제 뒤에는 타노가 한 무릎을 꿇으면서 긴장된 표정으로 보고 있고

청풍; (천...천마해체대법(天魔解體大法)!) (몸속의 모든 힘을 폭발시켜서 적과 함께 죽는 동귀어진 수법...) 사자천마의 몸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것을 보며 눈을 부릅뜨고.

<안됩니다 아버지!> 청풍의 생각 배경으로 폭발하는 사자천마의 거대해진 몸. #35>에 나온 장면

팔로 눈을 가리는 청풍. 하지만

눈을 감은 청풍의 뇌리로 #35>의 장면이 이어지고

청풍; (믿지 마라! 이건 단지 환각일 뿐이다!) 고개를 세차게 저어서 환각을 떨쳐버리려 애쓰는 청풍

청풍; (난 지금 등선곡의 금제 안을 헤매고 있을 뿐이다!) 다시 눈을 부릅뜨지만

쿵! 눈을 부릅뜬 청풍의 눈앞에 펼쳐지는 장면. 바로 위상영이 죄수들에게 윤간을 당하는 장면이다. #49>의 장면을 파노라마처럼 보여주고. 장소는 천마성의 감옥 안이다.

청풍; (상... 상영누님!) 엄청난 충격과 분노. 바로 옆에서 위상영이 강간을 당하는 모습을 보는 장면이다.

강간당하면서 힘없이 흔들리는 위상영의 얼굴

청풍; [그만 둬! 하지 마라 이 개새끼들아!] 울부짖으며 죄수들을 덮쳐가지만

화악! 죄수들과 위상영의 몸을 그대로 통과하는 청풍의 몸. 마치 그림자를 통과하는 것 같고. 눈을 부릅뜨며 넘어지려는 청풍

콰당탕! 조진진을 업은 채 바닥에 나뒹구는 청풍

청풍; [크윽!] + (환각!)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안도하며 일어나고

청풍; (그래 이건 그냥 환각일 뿐이다! 휘말리면 안된다.) 일어나 앉지만

[!] 다시 눈 부릅뜨는 청풍. 바로 앞에서 강간당하는 위상영의 얼굴이 보인다. 초점 없이 치뜬 눈. 입에서 흘러나오는 사내들의 분비물. 고개 돌린 채 청풍을 보고 있다. 청풍의 얼굴 바로 앞에서

청풍; [헉!] 털썩! 뒤로 주저앉고

사내들의 몸이 치받을 때마다 흔들리는 벌어진 위상영의 가랑이

무어라 희희덕거리며 위상영의 몸을 주무르거나 위상영의 입에 흉측한 것을 밀어 넣는 사내들의 모습

청풍; [안돼! 안된다!] 악을 쓰며 현장을 덮치지만

역시 그림자처럼 통과하는 위상영과 죄수들의 모습

청풍; [개잡종들아! 하지 말란 말이다!] 넘어지면서 돌아보는 청풍. 근처에서 여전히 냉상영이 강간당하고 있고. 한 놈이 일어나자 다른 놈이 올라타는 모습이고

청풍; [상영누님이 무슨 죄가 있다고... 차라리 날 죽여! 날 죽이란 말이다.] 덮쳐가는 것 포기하고 주저앉아 울부짖고. 또 한명의 죄수가 위상영의 가랑이 쳐들고 올라타 강간하는 모습 보며. 헌데 그때

조진진; [잘 아네.] 고개 조금 들고 청풍의 귀에 대고 속삭인다. 실제로 조진진이 그러는 게 아니라 조진진이 속삭이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일종의 환각이고. 눈 부릅뜨는 청풍

조진진; [이게 다 당신 때문이야!] 슥! 청풍의 목을 끌어안는 조진진의 두 팔

조진진; [당신... 잘난 마태자께서 설치고 다니면서 지은 죄의 대가를 지금 저 여자가 대신 치르고 있는 거야.] 청풍의 목을 끌어안고 속삭이고

청풍; [으으으...] 반박하지 못하고 덜덜 떨기만 하고

조진진; [죽어 버려! 당신은 살아있을 자격도 없는 죄인이야!] 사악하게 웃으며 청풍의 귀에 대고 속삭이고. 이어

[그렇다 마태자!] [네놈은 죽어 마땅하다.] [우릴 이렇게 만들어놓고도 살 생각을 하는 것이냐?] 슈욱! 슥! 청풍의 주위로 수많은 사람들이 나타난다. 뇌공량을 비롯해서 청풍에게 죽은 사람들. 몸이 으깨지고 부서지고 머리가 깨진 끔찍한 모습들이다. 포숙정도 있고

[죽어라!] [지옥에 떨어져라.] [죄 값을 치러라.] [마태자! 네놈 때문이다.] [이게 다 네놈이 지은 죄의 결과다.] 청풍을 에워싸고 속삭이는 시체들.

청풍; [으으으으!] 덜덜 떨면서 귀를 두 손으로 막고

<죽어!> <죽어!> <쓰레기!> <네 죄다! 네가 저 여자를 저 지경으로 만들었어!> <무슨 낮짝으로 살아있는 것이냐 버러지야?> 두 손으로 귀를 막고 몸을 웅크리는 청풍을 에워싼 채 저주와 악담을 퍼붓는 시체들. 조진진도 청풍의 목을 휘어감은 채 속삭이고 있고

 

#126>

무릉도원 같은 등선곡 내부. 곰과 여우와 너구리들이 일 하고 있다.

수컷 곰은 장작을 안고 동굴로 들어가고 있고.

암컷 곰은 부엌에서 밥상에 음식을 차리고 있다.

암컷 여우와 암컷 너구리는 방 청소의 마무리를 짓고 있다. 암컷 너구리는 빗자루를 들고 방에서 나오려 하고 암컷 여우는 그 뒤에서 조신하게 무릎 꿇고 앉아서 옷을 개고 있다

수컷 너구리는 복숭아가 가득 든 바구니를 들고 건물들 쪽으로 오고 있다. 그러다가

뒤를 돌아보며 멈춰서는 수컷 너구리

암컷 너구리; [왜요?] 건물에서 나오며 묻고. 빗자루를 들었고 입에 쓰고 있던 마스크를 턱쪽으로 끌어내리며

암컷 너구리; [무슨 일 있어요?] 밖으로 나오며 묻고. 암컷 너구리 뒤에서 암컷 여우도 옷을 정리하면서 돌아보고

수컷 너구리; [선녀님이 저러고 계시는 게 마음에 걸리는구먼.] 뒤를 돌아보고.

수컷 너구리가 보는 건 등선곡 입구쪽이다. 그곳에 누가 서있는 게 작게 보인다

크로즈 업. 깎아지른 절벽이 갈라진 틈 새 앞에 서있는 야차선녀의 모습이 아주 작게 보인다. 야차선녀의 모습이 작아서 절벽이 아주 높다는 걸 보여주고. 폭이 10미터쯤인 절벽 사이의 틈은 안개로 덮여있다. 안개 속에는 크고 작은 기둥들이 서있는 게 흐릿하게 보이고

암컷 너구리; [누가 금제에 들어온 걸까요?] 수컷 너구리 옆에 서서 함께 야차선녀 쪽을 보고

수컷 너구리; [종종 금제에 발을 들이는 인간들이 있어왔지만...] [선녀님께서 직접 살피시는 경우는 드물었어.]

암컷 너구리; [범상치 않은 인간이 금제에 들어온 건 분명하네요.] 손을 이마에 대고 입구 쪽을 보면서 역시 걱정하고

수컷 너구리; [지금까지 그래 왔듯이 별일은 없겠지만 찜찜하긴 해.] 암컷 너구리와 함께 서서 보며 찡그리고

[...] 방안에서 옷을 개며 뭔가 생각하는 암컷 여우

 

절벽의 틈새를 보고 있는 야차선녀

야차선녀; [...] 지팡이를 쥔 채 안개 속을 보며 무언가 생각하고

주취광생; [어떤 상황이오?] 다가오고

야차선녀; [폐하...] 돌아보고

야차선녀; [계집 하나와 사내 놈 하나가 금제 안으로 들어왔었는데...] [계집의 기척이 갑자기 사라졌군요.] 다시 안개로 덮인 절벽 틈을 보고

주취광생; [일단 발을 들여놓으면 절대 빠져나가지 못하는 절혼단백금법을 제 발로 벗어났을 리는 없고...] 야차선녀와 나란히 서며

주취광생; [그 계집에게 조력자들이 있겠소.] 음산한 눈빛으로 안개 속을 노려보고

야차선녀; [등선곡을 기웃거리는 인간들이 끊이지 않았으니 특별한 일은 아닙니다만...] 찡그리며 말을 흐리고

주취광생;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으시오?] 눈 번뜩이며 돌아보면서 묻고

야차선녀; [금제 안에 머물고 있는 사내 놈...] [제법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정신이 붕괴되지 않고 있군요.]

주취광생; [오랜만에 물건다운 물건이 등선곡을 찾아온 모양이구려.]

야차선녀; [물론 종국에는 절혼단백금법이 그놈의 혼백을 절단 내겠지요.] 차갑게 웃으면서 말하고

야차선녀; [제 아무리 정신력이 강고(强固)하다 해도 끊임없이 이어지는 공포와 죄책감을 견디는 데는 한계가...] 빠직! 말하다가 뭔가에 감전되는 야차선녀

[!] 비틀! 하는 야차선녀. 그걸 보며 흠칫하는 주취광생

주취광생; [왜 그러시오 선녀?] 슥! 부축 하려 손을 뻗지만

야차선녀; [괜... 괜잖아요.] 지팡이를 들지 않은 손을 들어서 주취광생의 부축을 거절하고

야차선녀; (가공할 영력(靈力)!) 주르르! 입으로 피를 흘리며 안개 속을 노려보고

<절혼단백금법 안에서 추측하는 게 불가능할 정도로 거대한 영력이 꿈틀대는 것이 느껴진다.> 지지지! 절벽 사이의 틈을 채우고 있는 안개 속에서 벼락이 꿈틀대는 것을 배경으로 야차선녀의 생각 나레이션

야차선녀; (오십년 가까이 살아왔지만 이토록 무시무시한 영력은 접해본 적이 없다.) 식은 땀 흘리고

야차선녀; (돌아가신 사부님의 영력도 비교가 안될 정도로 강력한 수준이니...) 꽉! 지팡이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가고

<대체 오늘 어떤 괴물이 등선곡을 찾아온 것인가?> 현장 모습 배경으로 야차선녀의 놀람 나레이션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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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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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계곡의 다른 곳을 보여주고. 시간이 좀 지났다.

청풍; [그 구리거울이 대체 무엇이기에 혈교의 무리들이 그런 짓까지 하면서 손에 넣으려 했던 것입니까?] 놀라고. 바위에 기대앉아 죽어가는 무영신투. 무영신투의 옆에 한쪽 무릎을 꿇은 자세로 이야기를 듣는 청풍

무영신투; [나도 그 점이 궁금하다.] 고개 좀 돌려 조진진을 보고

무영신투; [그러나 지금의 내 관심사는 오직 하나... 진진이의 안위뿐이다.]

무영신투; [초면에 염치없지만... 진진이를 네가 혈교라고 믿는 그 인간들의 마수에서 구해다오.] 간절한 표정

청풍; [당연히 도와드려야합니다만... 저 자신의 몸 하나 건사하기 힘든 처지라...] 난감한 표정이 되고

무영신투; [죽음을 앞둬서인지 천기(天機) 비슷한 게 읽히는데...] 지긋이 그런 청풍을 보고

무영신투; [너는 모든 화(禍)가 복(福)이 되는 운세라서 오랜 세월 천하를 좌지우지하며 살게 될 것이다.]

청풍; [덕담으로 듣겠습니다.] 쓴웃음

무영신투; [덕담인지 아닌지는 네 스스로 확인하게 될 테고...]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진진이를 보살펴다오.]

청풍;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은 하겠습니다.] 포권하고

무영신투; [그런 정도면 되었다.] 말하며 왼쪽 소매를 뒤지고. 이어

무영신투; [이걸 받아라.] 열쇠를 하나 꺼내 내밀고. 한 뼘 가까이 되는 상당히 큰 열쇠다.

청풍; [이 열쇠는...] 두 손으로 받고

무영신투; [북경(北京) 서문통(西門通)에 추운장(秋雲莊)이라는 장원이 있다.]

무영신투; [그 추운장의 후원 마른 우물 속에 내 비밀창고가 있으니 들어가 봐라.] [진진이를 보호해주는 대가를 얻게 될 것이다.] 헐떡이고

청풍; (추운장이란 곳이 이 천하제일 신투의 비밀거점이었겠군.) + [그리하겠습니다.]

무영신투; [이... 이 유령익도 네게 주마.] 자기 뒤쪽에 널려 있는 얇은 천을 돌아보며 말하고. 청풍도 돌아보고

청풍; [평범한 은형포가 아닌 듯합니다.]

무영신투; [평범하지 않지.] [공력을 주입하면 주위 사물과 완벽하게 동화되는 묘용을 지녔는데...] 파팟! 손가락으로 자기 가슴 몇 군데를 찍고

무영신투; [유령익이라는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겠지만...] [어쩌면 유령익은 오제(五帝) 중 유령천자(幽靈天子)의 유물일지도 모른다.] 파팟! 연달아 자기 가슴의 혈도를 찍으면서

청풍; [오제 중 유령천자의 진전은 북망산에 자리한 유령산장(幽靈山莊) 교씨일족에게 이어진 게 아니었는지요?]

무영신투; [내가 알기로... 유령천자의 유산(遺産)은 넷으로 나뉘어졌고...] [유령산장의 교씨일족은 그저 그중 하나만 얻었을 뿐이다.] 휴우! 심호흡을 하며 바위에 기댔던 몸을 일으킨다. 얼굴이 좀 좋아졌고

청풍; [그런 사연이 있었군요.]

무영신투; [난 운이 좋아서 넷으로 나뉜 유령천자의 유산중 일부를 얻었다.] [그러나 자질이 미천하고 성품이 천박하여 도둑질이나 하며 살아왔다.] 비틀거리며 일어나고

청풍; (안색이 좋아졌다.) 함께 일어나고

<몸 상태가 좋아진 게 아니라 남아있는 생기를 모두 촉발시킨 탓에 좋아진 것으로 보이는 회광반조(廻光返照)의 현상이다.> 완전히 일어나 조진진을 돌아보는 무영신투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마지막 힘을 짜내서 혈교의 인간들을 유인할 생각이다.)

무영신투; [가엾은 것같으니...] 조진진을 내려다보며 한숨 쉬고. 이어

무영신투; [나 조천행의 신세와 유령천자의 유산에 관해서는 추운장의 비밀창고에 들어가 보면 알게 될 것이다.] 청풍을 돌아보고

청풍; [기억해두겠습니다.]

무영신투; [진진이의 입술을 훔친 인연도 있고 하니... 아무쪼록 진진이를 버리지 말고 보살펴 주기 바란다.] 돌아서고

청풍; [살펴 가십시오.] 포권하고

무영신투; [진진이에게는 섭혼술에 걸린 상태에서 내게 한 짓을 말하지 말거라.] 팟! 날아오르며 말하고. 이어

쐐액! 단번에 수백 미터 저 편으로 날아가고.

청풍; (명불허전이다.)

청풍; (다 죽어가는 몸으로도 저렇게 빠르다니... 성한 몸 상태의 나였다 해도 따라잡진 못할 것이다.) 생각할 때

[으하하하하!] 미친 듯이 웃음을 터트리며 멀리 날아가는 무영신투. 그러자

삐익! 삑! 삑! 휘익! 휙! 여기저기서 요란한 호각소리가 들리면서 새카만 그림자들이 메뚜기떼처럼 튀어 올라 무영신투를 추격해간다

청풍; (비장한 부정(父情)이다. 딸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버리고...) 한숨을 쉬며 돌아서고

청풍; (오늘 처음 만난 사이지만 무영신투의 저 숭고한 희생을 헛되게 할 수는 없다.) 바닥에 널려있는 유령익을 집어 들고

청풍; (내 몸 하나 추스르기 힘들지만 이 여자를 보호해줘야만 한다.) 기절한 조진진을 일으키고. 이어

조진진을 등에 업고.

꾹! 몸을 숙인 채 자기 등에 업힌 조진진의 몸을 유령익으로 자기 몸에 묶는다. 엄마들이 아기를 등에 업듯이

청풍; (가볍지가 않구나.) 유령익을 허리춤에 묶으면서 일어나고

청풍; (무공을 잃지 않았을 때야 깃털같이 느껴졌겠지만... 지금은 이 여자의 몸무게가 쇳덩이처럼 무겁다.) 자기 등에 업힌 조진진의 두 다리를 양손으로 잡고 돌아보고

청풍; (현재 종남산에서 그나마 혈교의 무리들을 피할 수 있을만한 곳은 등선곡뿐이다.) 걸음을 옮기고

청풍; (어떻게든 등선곡까지 가야하는데... 과연 이 여자를 업고 등선곡까지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비틀거리며 걸어가고

<엉겁결에 입술 한 번 문지른 대가를 톡톡히 치르는구나.> 멀어지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117>

이제 해가 지려 한다. 여전히 종남산

휘익! 어떤 깊은 계곡 아래로 날아 내리는 위진천. 계곡 아래에는 신행태보와 복면인들이 절벽 앞에 서있다가 돌아본다

[소교주님!] [어서 오십시오.] 날아 내리는 위진천에게 포권하는 신행태보와 복면인들.

위진천; [여기서 발견되었소?] 절벽 쪽으로 다가오고

신행태보; [직접 보시지요.] 물러서며 절벽 아래를 가리키고

쿵! 푸시시시! 절벽 아래 석벽에 기대앉은 시체 한구. 연기를 내며 타들어가고 있다. 가슴 부분부터 타들어가고 있고. 물론 무영신투의 시체다. 하지만 독기가 온몸에 퍼져 얼굴도 타고 녹아내리는 중이다.

위진천; [무영신투가 확실하오?] 소매로 입 가리며 묻고.

신행태보; [저자가 이 계곡으로 숨어든 것도 확인했고... 가장 먼저 이곳에 도착한 고굉의 보고에 의하면...] 복면인들중 한 놈을 돌아본다. 그놈이 고굉, 즉 고당주이지만 복면을 쓰고 있다

포권하는 고당주

신행태보; [얼굴이 독기에 타고 녹아내리기 전에 무영신투였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위진천; [천독마비의 독기를 견디지 못하고 죽어서 몸이 녹아내리고 있다는 것인데...] 이마 찡그리고.

위진천; [조가의 딸년은 어디 있소?]

신행태보; [죄송합니다. 그 계집의 종적은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습니다.] 눈치 보며

위진천; [무영신투가 죽기 전에 딸년을 어딘가에 숨겨두었다?]

신행태보; [지금으로서는 그렇게 밖에는...] 자신이 없는 표정

위진천; [한동안 종적이 사라졌던 무영신투가 다시 요란하게 모습을 드러낸 것이 이쪽 방향이오?] 한쪽을 가리키고

신행태보; [그렇습니다.]

신행태보; [서북쪽으로 삼십여 리 정도 되는 곳에서 조가의 종적이 다시 발견되었습니다.]

위진천; [이 서북쪽 끝에는 무엇이 있는지 모르겠소?] 이를 부득 갈며 신행태보를 노려보고

신행태보; [여기서 서북쪽이라면...] + [!] 말하다가 눈 부릅뜨고

위진천; [그렇소! 바로 등선곡이오.]

[아!] [등... 등선곡!] [그러고 보니...] 신행태보를 제외한 모두가 경악하고

신행태보; [그럼... 그럼 한동안 모습을 감췄던 무영신투가 요란하게 모습을 드러낸 후 등선곡과 정 반대 방향으로 달아난 건...] 덜덜

위진천; [물론 제 딸년을 등선곡으로 대피시키기 위해서요.] 홱 돌아서고. 이를 갈면서

위진천; [조진진이란 년이 제 아비를 통해서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 모르지만...] [그년이 등선곡에 들어갈 경우 우리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단 말이오.] 팟! 이를 갈며 날아오르고

신행태보; [그... 그런...] 털썩!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고

[먼... 먼저 가겠습니다 총관님!] [소교주님을 따라가자.] 팟! 일제히 날아올라 위진천을 따라가는 복면인들

신행태보; (우라질...) 날아가는 위진천과 복면인들을 보며 이를 갈고

신행태보; (저 도둑놈에게 농락당해 소교주님의 눈 밖에 나고 말았다.) 녹고 있는 무영신투의 시체를 돌아보고

신행태보; (그리고 조진진이 산통을 깰지도 모른다는 소교주의 우려도 괜한 걱정만은 아니다.) 비틀거리며 일어나고

신행태보; (어떻게든 조진진이 등선곡에 들어가는 걸 막아야만 한다.) 팟! 몸을 날리고

<지금으로서는 미리 등선곡 근처로 가서 잠복한 채 상황을 살피고 있을 백일몽이 조진진을 막아주길 바랄 뿐이다.> 날아가는 신행태보의 모습 배경으로 신행태보의 생각 나레이션

 

#118>

<-등선곡> 저녁 무렵. 깎아지른 절벽 사이에 난 길. 상당히 넓다. 폭이 20미터 정도. 한쪽 벽에는 <登仙谷>이라는 글이 한 글자가 집채만하게 새겨져 있다. 그리고 계곡 안쪽은 안개로 덮여있는데 그 안개 속에 무언가 시커먼 것들이 여러개 서있다.

크로즈 업. 안개 속에 서있는 것은 돌기둥들이다. 작은 것은 1미터, 큰 것은 5미터가 넘는 돌기둥들인데 반듯하게 깎은 돌기둥들이다. #113>에서 야차선녀를 처음 설명할 때 땅에서 돋아나던 돌기둥들의 모습이다.

등선곡 입구가 멀리 보이는 곳의 바위 뒤. 조진진을 등에 업은 청풍이 숨어서 살피고 있다

청풍; (예상했던 대로다.)

<등선곡 입구에도 칙칙한 살기가 흐르고 있다.> 지지지! 흐릿한 벼락이 등선곡 입구 주변에 흐르는 모습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목적은 모르겠지만 혈교는 등선곡 입구에 상당한 수준의 고수를 매복시켜놓았다.)

청풍; (대책 없이 접근했다가는 꼼짝없이 사로잡히게 될 것이다.)

청풍; (매복하고 있는 자의 이목을 돌릴만한 일을 만들어야할 텐데...) 생각하고. 그러다가

청풍; (오던 길에 먼발치로 본 <그놈>의 도움을 받아야겠다.) 무언가 떠올리며 눈 번뜩이고

청풍; (<그놈>이 아직 그곳에 있기를 바랄 뿐이다.) 다시 돌아서서

비틀 비틀 달려가는 청풍. 조진진을 업은 채로

 

#119>

깊은 산중. 커다란 나무. 나무 밑둥에서 커다란 곰 한 마리가 꿀을 파먹고 있다. 나무 밑둥 쪽에 자리한 틈새에 벌집이 있고. 벌들이 난리를 치며 곰을 공격한다.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꿀을 파먹는 곰

콰직! 곰의 커다란 앞발이 나무 틈새에서 벌집을 통째로 뜯어내고. 꿀이 줄줄 흐른다.

쩝쩝! 꿀을 맛있게 먹는 곰. 벌들이 구름같이 날아다니며 공격하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퍽! 다시 앞발을 나무 틈새에 넣는 곰

다시 꺼낸 앞발에 역시 꿀이 줄줄 흐르는 벌집이 들려있고

<꿀은 역시 진리야! 언제 먹어도 맛있어!> 입맛 다시며 그 벌집을 입에 넣으려는 곰. 그때

퍽! 날아든 돌이 곰의 앞발을 때려서 벌집을 떨어트리게 만든다. 눈 부릅뜨는 곰

털퍽! 곰의 발치에 떨어지는 볼집

<어떤 놈이 감히 종남산 터줏대감인 어르신의 식사를 방해하는 것이냐?> 크르르! 이빨 드러내며 돌아보는데

퍽! 다시 날아든 돌이 곰이 머리통을 때린다. 상당히 큰 돌이다.

크왕! 화가 나서 홱 돌아보고

청풍; [야 이 양심 없는 곰 새끼야!] 좀 떨어진 언덕 위에 청풍이 조진진을 업고 서있다. 양손에는 주먹만한 돌을 들었고

청풍; [벌들이 겨울 양식으로 준비하고 있는 꿀을 그렇게 바닥까지 퍼먹어야겠냐?] 휙! 돌을 하나 던지고

텅! 다시 곰의 머리통을 맞히는 돌. 캥! 고개가 돌아가는 곰

크왕! 분노해서 청풍에게 돌아서고

청풍; [네놈이 이빨 드러내면 어쩔 건데?] 비웃으며 돌을 쳐들고

청풍; [꿀 대신 이거나 먹어라!] 휙! 다시 돌 던지고

<인간! 너 죽었다!> 팟! 몸을 숙이며 돌진하는 곰. 청풍이 던진 돌은 빗나가고

청풍; [이크!] 홱 돌아서서 달려가고. 뒤로 돌린 두 손으로는 업고 있는 조진진의 허벅지를 움켜잡은 채로

<꿀은 먹을 만큼 먹었으니 고기로 입가심을 해야겠다!> 크와아앙! 사납게 울부짖으며 네 발로 달려간다

청풍; (저 곰탱이를 유인하는 데는 성공했다.) 뒤뚱 뒤뚱 달려가며 곁눈질로 뒤를 보고. 뒤쪽에서 곰이 무서운 기세로 달려오고 있다

청풍; (문제는 등선곡까지 따라잡히지 않고 도착할 수 있느냐인데...) 사력을 다해 달려간다

<무공을 쓸 수 없는 탓에 곰한테도 목숨을 위협당하는 처지가 되어버렸구나.> 도망치는 청풍. 쫓아가는 곰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120>

<-등선곡> 저녁 무렵. 등선곡 입구

입구 한쪽 절벽 위. 평평한 바위 위에 누군가 누워있다. 바로 백일몽

눈을 감고 있는 백일몽.

그런 백일몽의 뇌리에 떠오르는 무참한 장면들. 조가장이 화를 당하던 장면이다.

 

귀희의 몸에서 뻗어나간 촉수에 휘감긴 사내들이 미이라가 되어가고. 이미 여러 명의 사내들이 미이라가 되어 널려있고. 마녀처럼 웃는 귀희

여자들이 흉측한 인상의 사내들에게 강간당하는 장면.

울부짖는 여자들을 강간하는 사내들과 그 옆에서는 강간한 여자를 찔러 죽이는 놈들도 있고. 좀 떨어진 곳에서 백일몽이 눈을 치뜬 채 한쪽 건물을 보고 있다. 문이 열린 그 건물은 조진진의 거처다.

조진진의 거처 내부에서 벌어지는 만행. 침대에서 매화라는 시녀가 여러 명의 사내들에게 윤간을 당하고 있고. 한쪽에 놓인 의자에 앉아 그걸 보며 웃는 위진천. 그 옆에 조진진이 사내들에게 양 팔이 잡힌 채 두려움에 떨며 울고 있다.

회상 끝

 

백일몽; (죄악이다.) 이를 바득 갈고

백일몽;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고는 하지만 정도라는 게 있는 법이다.) 주먹 꽉

백일몽; (무림에 몸을 담고 있는 이상 살상을 피할 수는 없다.)

백일몽; (하지만 피치 못할 살상이라면 최소한으로 해야 하고 무고한 피는 가능한 손에 묻히지 말아야만 한다.)

백일몽; (비록 하늘이 인간의 소소한 죄악은 눈감아준다 해도 원한에 찬 울부짖음이 반복되면 결코 모른 척 하지 않는다.)

백일몽; (삼십여 년 전 우리 혈교가 씨몰살을 당했던 것도 그때까지 쌓은 죄업이 한계에 이르렀기 때문인데...)

백일몽; (교주와 소교주는 선대(先代)에 겪은 혈겁에서 배운 바가 없는 것같다.)

백일몽; (지금처럼 죄를 쌓아가면 교주 부자의 종말이 어떨지 눈에 선하다.)

백일몽; (하지만 일개 교도인 내가 교주와 소교주의 만행을 제지할 수도 없고...) 한숨

백일몽; (그렇다고 선대부터 혈교를 섬겨온 처지에 혈교를 배신할 수도 없다.)

백일몽; (교주 부자가 하늘의 벌을 받아 끔찍한 최후를 맞을 때 함께 죽어주는 것이 내 운명인 것 같구나.) 한숨. 바로 그때

[사... 사람 살려!] 누군가의 비명이 들려 흠칫! 하는 백일몽

[누가... 누가 나 좀 살려주시오.] 이어지는 비명에 흠칫! 하며 일어나는 백일몽

백일몽; (이 깊은 산중에 누가 구명을 요청하는 것인가?) 일어나 절벽 끝으로 가서 내려다보고. 직후

[!] 눈 치뜨는 백일몽

청풍; [사람 살려!] 비명 지르며 등선곡 입구로 달려오는 청풍. 등에 업은 조진진의 허벅지를 두 손으로 부여잡은 채 허둥대며 달려오고 있다. 백일몽은 조진진을 본 적이 있지만 지금의 조진진은 청풍의 등에 업혀 고개를 떨구고 있어서 알아보지 못한다. 그리고

[크왕!] 청풍의 바로 뒤로 화가 난 곰이 울부짖으며 네발로 달려오고 있다. 이제 청풍과 곰의 거리는 5미터도 안 남았고

청풍; [안돼!] 으아아아! 겁에 질려 비명 지르며 등선곡 입구 쪽으로 달려간다. 그 뒤로 바짝 쫓아오는 거대한 곰

백일몽; (곰이 사람을 해치려드는구나!) 팟! 절벽에서 뛰어내리고

정말 사력을 다해 달려오는 청풍. 비지땀. 바로 뒤에 곰이 미친 듯이 따라오고

이제 멀지 않은 곳에 안개에 덮인 등선곡 입구가 있다

청풍; (거... 거의 다 왔다!) 숨이 턱에 차서 달려가고

청풍; (등선곡 입구를 뒤덮고 있는 저 안개 속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한 숨 돌릴 수 있다.) 사력을 다해 달려가고. 하지만

탁! 발끝이 돌부리에 걸리는 청풍

청풍; [헉!] 콰당탕! 균형을 잃고 나뒹구는 청풍.

<인간 새끼! 죽었어!> 크왕! 곰이 그런 청풍을 덮치고

청풍; (이런...) 옆으로 구르려 하며 사색이 되고. 바로 그때

쾅! 허공에서 내려 꽂히며 곰의 목을 밟는 백일몽. 벼락이 떨어지듯 강하고 빠르게

청풍; (나타났다!) 팟! 다급히 일어나며 돌아보고

콰직! 크왕! 백일몽의 발에 목이 밟혀 머리가 바닥에 처박히며 비명 지르는 곰

털썩! 바닥에 네 다리를 벌리고 널부러지는 곰

백일몽; [짐승 따위가 감히 사람을 해치려 들다니...] 콱! 곰의 목을 한쪽 발로 밟고 다른 발로는 바닥을 밟으며 내려서는 백일몽. 이어

백일몽; [안심하세요. 이 짐승은 더 이상 당신을 해치지 못...] + [!] 곰의 목을 밟은 채 돌아보며 말하다가 흠칫! 하는 백일몽

탁탁! 청풍이 조진진을 엎고 등선곡 입구로 달려가고 있다

백일몽; [멈춰요! 그 앞쪽은 위험해요.] 다급히 외치고.

물론 청풍은 멈추지 않고 더 빨리 달려가는데. 직후

[!] 눈 부릅뜨는 백일몽

청풍의 등에 업힌 채 고개가 흔들리는 조진진의 얼굴이 보이고

백일몽; (무영신투의 딸 조진진?) 팟! 경악하며 폭발적으로 날아올라 청풍을 덮쳐간다.

청풍; (눈치 챘구나!) 타탁! 곁눈질로 백일몽을 보며 앞으로 돌진하고, 이제 안개로 덮인 등선곡 입구가 바로 앞이다

백일몽; [죽일 놈! 감히 날 속여?] 화악! 강철같은 손아귀로 청풍의 뒷덜미를 움켜잡으려 한다. 헌데 그 직후

화악! 안개가 백일몽을 휘감고.

[!] 팟! 눈 부릅뜨며 급정거하는 백일몽. 손은 앞으로 뻗었는데. 그 직후

백일몽; (아차!) 기겁하며 뒤로 물러서고

백일몽; (저자를 쫓는 데 정신이 팔려서 등선곡을 방호하는 금제에 발을 들여놓았다!) 뒤로 날아오르려 하고. 그 직후

화악! 갑자기 백일몽 앞쪽의 안개가 장막처럼 걷히더니

쿵! 드러나는 장면. 백일몽이 방금 전에 떠올렸던 조가장의 참극 장면이다. 생생한 현장. 혈교의 인간들이 여자들을 강간하거나 죽이고 있다. 아이들도 죽이고.

백일몽; (조... 조가장!) 경악

백일몽; (여긴... 여긴 바로 조가장이다. 소교주와 귀희에게 습격을 받은...) 참극의 현장 중앙에 서서 둘러보며 경악하고. 혈교 무리들은 백일몽은 아랑곳하지 않고 만행을 저지르고 있고

 

#121>

무릉도원같은 곳. 등선곡의 내부다. 개울물도 흐르고 개울 주변으로 채소밭과 과수원이 있고 약간 높은 언덕 위에 집이 세 채 있다. 모두 돌로 지은 집인데 가운데 집이 좀 크다. 문이 안 달린 넓직한 거실을 가운데 두고 부엌과 침실이 있는 구조. 다른 두 건물은 방과 거실이 있는 구조로 부엌은 없다. 그 가운데 건물 뒤편에 솟아있는 굴뚝에서는 연기가 모락모락.

등선곡 전체는 사방이 높은 절벽으로 둘러싸여있는데 멀리 한쪽 절벽 너머에서는 불이라도 난 듯이 짙은 안개가 꾸역꾸역 피어오른다. 헌데

무릉도원같은 등선곡 안에서는 곰과 너구리, 여우들이 사람처럼 두 발로 서서 일 하거나 돌아다닌다. 곰 한 쌍, 너구리 한 쌍, 여우 한 쌍이다. 수컷들은 조끼를 입었고 암컷들은 서양식 앞치마인 에이프런을 걸친 채 일을 한다. 야차선녀가 술법으로 지능을 높여주고 독심귀의가 의술로 사람처럼 손발을 쓰게 해준 놈들이다. 종으로 부리기 위해서

퍽! 퍽! 도끼질을 해서 장작을 패고 있는 수컷 곰, 우직한 인상. 커다란 도끼를 가볍게 내리친다. 그 수컷 곰 옆에는 장작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복숭아나무에서 복숭아를 따는 수컷 너구리. 순박한 인상. 바닥에 놓인 바구니에 복숭아가 절반쯤 담겨있다

돌로 만든 세 채의 집 안팎에서도 여우와 너구리들이 일을 한다. 가운데의 가장 큰 건물의 부엌에서 식사 준비하는 암컷 곰, 국자로 솥의 국물을 떠서 맛을 본다. 마음씨 좋은 식당 아주머니 같은 인상

부엌이 있는 중앙 건물의 방을 청소 하고 있는 암컷 너구리와 암컷 여우. 마스크를 쓰고 빗자루와 털이개를 써서 청소한다. 2006년도 작품인 <생사탄>의 장면 차용. 암컷 너구리는 귀엽게 생겼고 암컷 여우는 요염한 인상이다. 이 여우는 나중에 다른 역할이 있다.

한쪽 절벽에는 동굴이 있는데 동굴 벽 중간에서 구리로 만든 연통이 삐져나와 있다. 그 연통에서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그 동굴에서 나오는 수컷 여우. 교활한 인상. 실제로 딴 마음을 품고 있다

수컷 여우; [웅웅(雄熊)!] [장작 떨어졌어.] 입구에 서서 장작 패는 수컷 곰에게 외치고

수컷 곰; [가져갈게!] 콱! 도끼를 나무에 박으며 대꾸하는 수컷 곰.

부엌에서 국자로 뜬 국물 맛보다가 밖을 돌아보는 암컷 곰

콰득! 쪼개놓은 장작을 한 아름 끌어안는 수컷 곰. 이어

장작을 한 아름 든 채 동굴로 가는 수컷 곰. 수컷 여우가 돌아보며 다시 동굴로 들어가고 있고, 그때

암컷 곰; [저녁 준비 다 되어가요.] [주인님들께 식사하시라고 전하세요.] 입에 대었던 국자를 내리면서 밖에 대고 외치고

수컷 곰; [알았어 임자.] 장작을 안고 동굴로 들어가며 대답하는 수컷 곰

 

#122>

동굴 안으로 들어오는 수컷 여우와 수컷 곰. 수컷 여우가 앞장을 서고 그 뒤를 장작을 한 아름 안은 수컷 곰이 따라온다.

동굴을 통과하면 넓고 천장이 높은 원형의 광장이 나타난다. 광장 중앙에는 거대한 향로가 하나 있고 향로 아래에는 움푹 파인 화덕이 설치되어 있어서 장작불이 활활 탄다. 연기는 광장 중앙의 천장으로 올라가고. 그 곳에 나있는 구멍으로 빨려간다. 구멍은 연통과 연결되어 있다. 좀 떨어진 곳에 이남일녀가 서서 향로를 보고 있다. 이남일녀는 바로 독심귀의, 야차선녀, 주취광생이다. 야차선녀는 지팡이를 짚고 있고 주취광생은 병나발을 불고 있다.

수컷 여우; [장작 더 가져왔습니다 주인님.] 다가오며 굽신거리면서 말하고

독심귀의; [수고했다.] 돌아보고

독심귀의; [화력이 약해지면 안된다. 장작을 충분하게 가져와라.] 수컷 곰에게 말하고

수컷 곰; [예 귀의님!] 굽신거리며 다가와

와르르! 장작을 화로 옆에 쏟아놓고

다시 입구로 가는 수컷 곰. 수컷 여우는 장작을 하나 집어서

턱! 향로 아래 화덕에 집어넣는 수컷 여우

화르르! 불이 살아나고

수컷 여우가 독심귀의 일행을 곁눈질하며 연달아 장작을 넣는다. 요놈은 딴 생각을 하고 있다.

그 사이에 수컷 곰은 장작을 더 가지러 지하 광장을 나간다

독심귀의; [오늘 밤 자정까지만 불을 때면 끝이오.] 수컷 여우가 장작을 연신 화로 아래의 화덕에 넣는 걸 보며 좀 흥분해서 말하고

독심귀의; [그후에 단로(丹爐)의 뚜껑을 닫고 식을 때까지 기다리면 역명천신단이 완성되는 것이오.]

주취광생; [그럼 이제... 하루 남았구려.] 술병을 입에서 떼며

주취광생; [우리들 세한삼우가 운명을 바꿔 천신처럼 될 수 있는 때가...] 화로를 노려보며 말하고. 그때

[!] 찌릿! 무언가 느끼는 야차선녀

독심귀의; [그렇긴 하오만...] 야차선녀가 무언가를 느끼는 걸 알아차리지 못하고 화로를 보며 말하고

독심귀의; [좋은 일에는 예외 없이 마가 끼는 법!] [화로가 완전히 식을 때까지 긴장을 늦추면 아니 되오.] 주취광생에게 말한다. 주취광생이 연하지만 존대를 한다. 이유는 주취광생이 전직 황제이기 때문이고.

주취광생; [등선곡은 천하최강의 금제로 방호되고 있는 데 어떤 인간이 방해를 할 수가...] 말하다가 흠칫! 하며 옆을 보고. 슥! 야차선녀가 입구쪽으로 돌아서고 있다.

독심귀의; [선녀! 무슨 일이오?] 독심귀의도 그제서야 알아차리고 돌아보며 묻고. 장작을 화로에 넣던 수컷 여우도 돌아보고

야차선녀; [제가 쳐놓은 그물에 나방이 걸려든 것같네요.] 입구로 가며 말하고

독심귀의; [저런...] 피식 웃고. 반면 주취광생은 좀 찡그리고

야차선녀; [한 바퀴 돌아보고 올게요.] 입구로 들어간다

독심귀의; [선녀의 금제에 걸려들었으면 알아서 미치든지 죽을 텐데 굳이 가볼 것까지야 있소?] 말하지만

야차선녀; [마침 바람도 좀 쐬고 싶어졌던 참이랍니다.] 입구 안쪽으로 사라진다

독심귀의; [노파심하고는...] 혀를 차며 다시 화로 쪽으로 고개 돌리고

독심귀의; [폐하(陛下)께서도 바람 좀 쐬고 오시지요. 여긴 이 늙은이에게 맡기고...] 주취광생에게 말하고

주취광생; [그럽시다.] 돌아서고

주취광생; [어떤 인간이 또 제 발로 죽을 곳을 찾아왔을지 궁금하긴 하군.] 음산한 표정으로 중얼거리며 나간다

독심귀의; (가엾은 인생...) 주취광생의 뒷모습을 보며 혀를 차고

<주취광생의 정체를 알고 난 후로 나 독심귀의 최구의 인생이 하늘 아래에서 가장 기구할 거라는 생각이 바뀌었다.> 동굴에서 나오는 주취광생의 모습을 배경으로 독심귀의의 생각 나레이션. 동굴에서 나오는 주취광생의 눈빛이 음산하다. 수컷 곰이 장작을 다시 끌어안고 있는 게 보이고

독심귀의; (난 최소한 피붙이들로부터 버림을 받지는 않았으니...) 다시 화로를 보고

독심귀의; (주취광생이 자기 몫의 역명천신단으로 무얼할 생각인지는 대충 짐작이 간다.) 찡그리고

독심귀의; (주취광생 몫의 역명천신단으로 인해 수십만, 수백만의 목숨이 사라질 수도 있지만...) (그건 내 알바가 아니다.)

<어차피 사라졌으면 소원이 없을 빌어먹을 세상이니...> 화로를 보는 독심귀의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수컷 여우는 눈치 보면서 장작을 화덕에 넣고 있고

 

#123>

다시 조가장의 상황. 남자들은 귀희에게 기가 빨려 미이라가 되고 있고 여자들은 강간당하거나 죽임을 당한다. 물론 실제 조가장이 아니라 백일몽이 보는 환상이다.

여자들이 강간당하고 있는 정원 중간에 서서 당황하는 백일몽

백일몽; (틀... 틀림없다! 여긴 바로 조가장이다!) 경악하며 한쪽에 있는 건물을 돌아보는 백일몽. 바로 조진진의 거처.

열린 문을 통해서 매화라는 시녀가 여러 명의 사내에게 윤간을 당하고 있는 장면과 그걸 한쪽에 놓인 의자에 앉아서 보며 웃는 위진천과 사내들에게 두 팔이 잡힌 채 겁에 질려 떨고 있는 조진진의 모습이 보인다.

<무... 무영신투의 딸 조진진!> 겁에 질린 조진진의 얼굴 크로즈 업 배경으로 백일몽의 생각 나레이션

백일몽; (방금 전 어떤 놈에게 업혀서 등선곡의 금제 안으로 뛰어든 조진진이 어떻게 저기에...) + [!] 놀라다가 깨닫고

백일몽; (이게... 이게 등선곡을 절대의 절지로 만든 금제다!) 공포에 질려 뒤로 주춤거리고

백일몽; (이 금제는 아마도 인간이 가장 기억하기 싫어하거나 두려워하는 장면을 보여주는 힘을 지녔을 것이다.)

백일몽; (그래서 일단 금제에 빠진 인간은 공포와 혐오에 의해 미쳐서 결국 죽게 될 테고...) 공포에 질리고

백일몽; (빨리... 빨리 빠져나가지 않으면 나도 이 금제 안에서 불귀고혼이 될 것이다.) 돌아서는데

쿵! 백일몽의 바로 앞에 나타나는 괴인의 모습. 얼굴에 철가면은 쓰고 온몸에 쇠사슬이 묶여있는 괴인이다. 얼굴 앞 뒤를 완전히 덮은 헬맷같은 철가면에는 눈과 입 부분에만 구멍이 나있다. 두쪽으로 이루어진 철가면의 좌우에는 열쇠가 달려 있어 그걸 열지 않으면 벗을 수 없는 형태인데 가면 아래쪽으로 봉두난발인 머리카락과 수염이 삐져나와 있고. 이 철가면의 괴인은 백일몽의 아버지다. 물론 백일몽은 철가면이 자기 아버지인 줄 모른다. 철가면이 묶여있는 곳은 어둑한 밀실이고

백일몽; [악!] 자기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며 뒷걸음질 치고

[!] 철가면도 무언가 느끼고 고개를 들어 백일몽을 보고. 철가면도 특별한 능력이 있어서 영적인 존재를 보는 힘이 있다. 그래서 환각으로 자신을 보고 있는 백일몽을 느끼는 것

쿵! 사방이 막힌 감옥 같은 곳. 벽에 박힌 여러 가닥의 쇠사슬에 온몸이 묶이고 뚫린 모습으로 벽에 기대 앉아 있다가 일어나려는 철가면. 눈을 부릅 뜨고 있는데 백일몽은 그 철가면 앞에 서서 비틀거리고 있다

백일몽; [당신... 당신 누군데...] 공포에 질리며 비틀거리고. 그러다가

[!] 무언가 깨닫고 눈 부릅뜨는 백일몽

[...!] 철컹! 철컹! 한쪽 무릎을 꿇은 자세로 일어나려는 철가면이 입을 뻥끗거리며 무어라 말하려 한다. 철가면의 입 부분에 난 구멍을 통해서 입술이 움직이는 모습이고

백일몽; (내... 내게 무언가 말하려고 한다.) 눈 치뜨며 철가면을 보고. 그때

<딸... 딸아!> 철컹! 철컹! 무릎으로 기어서 백일몽에게 다가오는 철가면의 입 부분이 움직이는 것을 배경으로 말소리가 들리고

백일몽; (딸!) 경악하고

백일몽; (저... 저 괴인이 왜 날 딸이라고 부르는 것인가?) 경악과 당혹. 그때

<틀림... 틀림없구나! 너는 내 딸... 천파(千波)로구나!> 주르르! 철가면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백일몽; (천파? 날 자신의 딸인 천파라는 여자로 알고 있는 건가?) 당혹

<우리... 우리 용씨일족(龍氏一族)의 핏속에 흐르는 이능(異能)이... 너로 하여금 아비를 찾아오게 만들었구나!> 울면서 말하는 철가면

<다행이다! 네가 이렇게 늠름하게 자랐다니... 우리 일족의 열조들께서 보우하신 덕분일 것이다.> 울면서 웃는 철가면의 얼굴 크로즈 업

백일몽; (이건... 이건 술법이 만들어내는 환각이 아니다!) 깨닫고 경악하고

백일몽; (철가면(鐵假面)을 쓴 저 괴인은 현실의 어딘가에 존재하는데 술법의 작용에 의해 나와 영적으로 연결이 된 것이다.) + [누구...] 흥분과 경악

백일몽; [귀하는 뉘신데 저를 따님으로 아시는 건가요?]

<나는... 이 아비는 바로 혈왕의...> 철가면이 거기까지 말했을 때

화악! 긴 허리띠가 백일몽의 뒤쪽 벽을 뚫고 날아든다. 벽을 부수는 것이 아니라 벽을 안개처럼 통과하는 모습이고

화락! 그대로 백일몽의 허리를 감고

백일몽; (안돼!) 허리가 감긴 것을 알고 기겁하지만

팽! 아주 강한 힘으로 확 끌어당기는 허리띠. 그대로 끌려가는 백일몽

백일몽; (저 사람의 말을 마저 들어야만 해!) 벽쪽으로 끌려가며 두 손을 철가면을 향해 뻗으며 허우적거리지만

철가면; [천파야!] 철컹! 철컹! 손을 뻗으며 울부짖지만 쇠사슬이 당겨져서 더는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그 사이에

펑! 허리띠에 휘감겨 벽속으로 사라지는 백일몽. 벽을 안개같이 통과해서 끌려 나간다. 벽을 부수고 끌려 나가는 것이 아님 주의. 백일몽은 술법에 의해 혼백만 이 밀실에 나타났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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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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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잔석평(殘石坪)> 산중에 자리한 제법 넓은 계곡. 계곡의 바닥이 자잘한 바위들로 덮여있다. 계곡 끝은 높은 절벽이고

계곡이 내려다보이는 절벽 위에 엎드려 있는 복면인들. 혈교의 무사들이다.

<무영신투가 이곳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제보다.> <언제 놈이 나타날지 모르니 긴장의 끈을 놓지 마라!> 엎드린 채 전음을 주고 받는 복면인들. 헌데

슥! 복면인중 한 놈의 얼굴 옆에 누군가의 발이 깃털처럼 가볍게 내려선다. 놀라 눈 부릅뜨며 돌아보는 복면인

쿵! 바로 옆에 나타나며 한쪽 발을 쳐들고 있는 무영신투

<언제...> 그 복면인이 기겁하며 일어나려 하지만

콰직! 그대로 복면인의 머리를 발로 밟아 으깨버리는 무영신투

[헉!] [힉!] [무... 무영신투다!] 주변의 복면인들 기겁하며 콩 튀기듯 튀어오른다. 발로 복면인의 머리를 밟아 으스러트린 채 우뚝 서있는 무영신투에게서 멀어지려는 모습으로

무영신투; [여기까지도 예상했던 대로의 전개로군.] 슥! 발에 묻은 피와 뇌장을 복면인의 시체에 닦으며 음산하게 말하고. 복면인의 시체는 아직도 부들 부들 떨고 있고

[제길! 명불허전이다!] [나타나는 걸 누구도 눈치 채지 못했다.] [조... 조심해라! 경신술로는 적수가 없는 놈이다.] 창! 차창! 무기를 뽑으며 물러서는 복면인들. 멀리 숨어있던 자들도 전부 일어나며 무기를 뽑고.

무영신투; [안심해라. 난 네놈들과 달리 잔인한 짓은 즐겨하지 않는다.] 슥! 피와 뇌장이 묻은 발바닥을 시체의 등에 닦으면서

무영신투;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놈의 머리통을 으깨버린 건 네놈들이 조가장에서 저지른 만행에 대한 분풀이였다.] 살벌한 표정으로 둘러보고

무영신투; [졸개들에게는 볼일 없으니 우두머리가 나서라.] 말하며 절벽 한쪽을 보고. 그곳에는 좀 큰 바위가 있는데. 직후

<확실히 우내십대고수중 한분은 달라도 뭔가 다릅니다 그려.> 슥! 바위 뒤에서 누군가 말하며 나서고

위진천; [제 딴에는 제법 은밀하게 준비했다 생각했는데 단번에 간파하시니 말입니다.] 바위 뒤에서 나서는 위진천.

위진천; [사실 소생은...] 포권하지만. + 무영신투; [네놈이 누군지는 관심 없다.] 손을 들어 위진천의 말을 막고

무영신투; [개소리는 집어치우고 진진이가 안전하다는 사실이나 확인시켜라!] 살벌한 표정으로 노려보고

위진천; [따님의 안전을 확인하시기 전에 교환할 물건부터 보여주시는 게 순서라고 생각합니다만...] 능글맞게 웃고

무영신투; [오냐! 그것까지는 양보하마.] 이를 부득 갈며 손을 품속에 넣고

무영신투; [네놈이 원하는 게 이거냐?] 다시 품속에서 꺼내 쳐드는 무영신투의 손에 구리 거울이 하나 들려있다.

구리거울 크로즈 업. 원형의 구리거울에 손잡이가 달려있다. 마치 여자들 유대용 거울처럼. 뒷면에는 복잡한 문양과 <天>자가 새겨져 있고. 앞면은 반질반질해서 사물이 비쳐 보인다. 이 거울이 조천경이고

위진천; (조천경!) 눈 번뜩이고

무영신투; [네놈의 반응을 보니 이 구리거울이 평범한 물건은 아니겠구나.] 노려보고

위진천; [조대협께서는 그 구리거울에 대해 얼마나 아십니까?]

무영신투; [아는 건 없다.]

무영신투; [다만 황금성의 성주이며 천하제일부호인 새석숭(賽石崇)이 애지중지 하길래 뭔가 있다 싶어 훔쳐낸 것뿐이다.]

위진천; (그게 조천경이란 걸 모른다니 다행이로군.) + [그러셨구려.] 히죽 웃고

무영신투; [이 거울에 억만금의 가치가 있어도 상관없다. 어서 진진이와 교환하자.] 구리거울을 쳐들고

위진천; [따님에 대한 조대협의 지극한 사랑에는 감탄했소이다.] 포권하고

위진천; [조대협의 그 간절한 마음을 봐서라도 길게 끌 것 없이 바로 거래를 마무리 짓도록 하십시다.] 말하며 바위 뒤로 손짓을 하고. 그러자

슥! 바위 뒤에서 나서는 귀희. 야한 옷 위에 기모노같은 겉옷을 대충 걸친 모습인데 두 팔로는 한 명의 여자를 안고 있다. 귀희가 안고 나온 여자는 17-8세로 보이는 소녀인데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엄청난 글래머다. <건곤일척 자료집 제 4 페이지>에 나오는 조진진 캐릭터. 이 작품에서도 이름이 조진진

무영신투; [진진아!] 비명. 하지만

귀희의 팔에 안긴 조진진은 눈을 감은 채 미동도 하지 않고

무영신투; [너희 년놈들... 진진이에게 무슨 짓을 한 것이냐?] 분노. 살기. 이를 갈고

위진천; [고정하십시오 조대협!] [따님은 단지 수혈(睡穴;잠이 들게 만드는 혈도)을 짚혔을 뿐이외다.] 손을 들어 보이고

무영신투; (확실히 맥박과 숨소리는 정상적이다.) 노려보며 생각하고

위진천; [따님이 무사하신 것도 확인하셨을 테니 이제 교환을 하시지요.]

무영신투; [좋다! 이 거울과 진진이를 동시에 던져서 교환하도록 하자.] 거울을 쳐들고

위진천; [그럼 공평하겠구려.] 히죽 웃고

위진천; [본인이 셋을 세면 물건과 사람을 동시에 던지도록 합시다.] [하나!] 숫자를 세고

[둘!] 구리거울을 쳐든 무영신투의 모습 배경으로 위진천이 세는 숫자가 들리고. 이어

위진천; [셋!] [조대협에게 딸을 보내주시오.] 숫자를 세며 귀희에게 말하고.

귀희; [받아요!] 휙! 두 팔로 안고 있던 조진진을 던진다. 가볍게 던지지만 조진진의 몸은 총알처럼 무영신투에게 날아들고

무영신투; [받아라!] 팽! 손을 뿌려 구리거울을 위진천에게 던진다.

위진천; [고맙소!] 날아드는 구리거울을 향해 손을 뻗고.

무영신투; [진진아!] 팟! 자신에게 날아드는 딸을 향해 두 팔을 뻗으며 날아가는 무영신투.

탁! 구리거울의 손잡이를 잡는 위진천의 손. 직후

화락! 날아가며 앞으로 내뻗은 무영신투의 두 팔에 안기는 조진진의 몸

무영신투; (혹시 모르니 여길 이탈해야만 한다.) 팟! 조진진을 안으면서 바닥으로 내려섰다가 다시 박차고 날아오르려는 무영신투. 하지만 그 직후

<깨어나라!> 짝! 강하게 손뼉을 치는 귀희. 사악하게 눈을 번뜩이며. 그러자

[!] 눈 감고 있던 조진진이 눈을 부릅뜨고

슥! 축 늘어졌던 조진진의 손이 허리 뒤쪽에 끼우고 있던 비수의 손잡이를 잡는다. 전체가 먹물을 칠한 듯 새카만 비수인데 손잡이 끝에 구슬이 하나 박혀있다.

무영신투; [진진아! 정신이 드느냐?] 팟! 뒤로 날아오르며 딸을 내려다보는데

푹! 이미 무영신투의 가슴을 깊이 찌르고 있는 먹물을 바른 듯 새카만 색의 비수. 그 비수로 무영신투의 가슴을 찌른 건 물론 조진진이다.

무영신투; [네가...] 경악과 고통으로 이지러지는 얼굴. 충격으로 조진진을 안았던 팔에서 힘이 빠지고

푸시시! 무영신투의 가슴에 깊이 박힌 비수 주변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무영신투; [컥!] 콰당탕! 바닥에 나뒹구는 무영신투. 안고 있던 조진진을 놓치면서 + 조진진; [학!] 무영신투의 근처로 함께 나뒹구는 조진진. 비수를 들고 있고

위진천; [잘 했다 계집!] 구리거울 든 채 웃고

푸시시! 비수가 박혔던 무영신투의 가슴 부위에서 연기가 치솟고

무영신투; [독... 독이 발라져 있었구나.] 얼굴 이지러지면서 일어나려 하고. 그때

조진진; [크아!] 용수철 퉁겨지듯 벌떡 일어나고.

조진진; [죽어라 원수!] 화악! 다시 고양이처럼 무영신투를 덮치면서 비수로 무영신투를 찍어오고

무영신투; [정신 차려라 진진아!] 파팟! 팟! 조진진이 덮치는 것보다 더 빠르게 재빨리 조진진의 가슴 부분의 혈도를 찍고. + 조진진; [악!] 혈도가 찍히면서 자지러지게 비명 지르고

들고 있던 검은색의 비수를 놓치며 허공에서 뚝 떨어지는 조진진

퍼억! 콰당탕! 축 늘어지며 엎어지는 조진진과 그 조진진의 몸에 깔려 다시 바닥에 나뒹구는 무영신투.

따당! 두 부녀에게서 멀지 않은 곳에 떨어지는 비수

무영신투; (섭혼술(攝魂術)에 당했구나.) 자신의 몸 위로 엎어지는 조진진을 끌어안으며 눈 치뜨고. 직후

[!] 무언가 느끼는 무영신투

꽝! 무영신투와 조진진이 누워있던 바닥을 강타하는 가는 쇠사슬에 달린 철추. 주먹만 하다. 그 철추에 부딪힌 바닥이 박살나고.

휘익! 철추를 휘두르는 자세로 나타나는 신행태보. 철추의 다른 쪽에는 낫이 달려 있다. 낫은 평소에는 날을 접어서 손잡이 안에 들어가게 하는 형태다.. 일본의 닌자들이 쓰는 사슬낫이다. 신행태보는 한손으로는 낫 손잡이를 잡고 있고 다른 손으로는 쇠사슬의 중간쯤을 잡고 있다. 하지만

박살난 바닥에는 무영신투의 시체가 없고

신행태보; (사라졌다!) 휙! 바닥에 내려서며 급히 주변을 돌아보고

무영신투; [큭!] 스슥! 신행태보와 5미터쯤 떨어진 곳에 두 팔로 조진진을 안고 비틀거리며 내려서는 무영신투

신행태보; [경공술로 천하제일이라는 명성이 아주 틀린 건 아니구려 조노사!] 팽! 팽! 쇠사슬 끝에 달린 철퇴를 빙빙 돌리며 웃고

신행태보; [본격적으로 솜씨를 겨루기 전에 내 소개를 하자면...] + [!] 말하다가 돌연 눈을 부릅뜨고

무영신투는 신행태보는 신경도 안쓰고 위진천과 귀희를 노려보고 있다. 두 팔로는 혈도가 찍혀 축 늘어진 조진진을 안은 채. 위진천은 구리거울을 보고 있고.

신행태보; (저 도둑놈이...) 수치심으로 얼굴 이지러지며 무영신투를 노려보고.

신행태보; (나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것인가?) 생각할 때

위진천; [이게 진품인지 귀희가 직접 확인해봐.] 구리거울을 귀희에게 내밀고. + 귀희; [그러지요.] 두 손으로 구리거울을 받고

귀희; [틀림없어요!] 눈 치뜨며 거울을 보고

귀희; [이건 분명 무산신녀께서 실종되면서 함께 사라졌던 그 물건이 맞아요.] 흥분해서 거울을 살피고

위진천; [진품이라니 한 시름 놨군.] 웃고.

무영신투; [네놈...] 이를 갈며 위진천에게 말을 걸고

돌아보는 위진천, 귀희는 흥분해서 구리거울을 살피고 있고

무영신투; [진진... 진진이에게 무슨 짓을 한 것이냐?] 비틀거리며 이를 간다. 푸시시시! 그런 무영신투의 가슴 부분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고 연기도 피어오른다

위진천; [뭘 새삼스럽게 물어보시오?] [세상에서 가장 눈치가 빠르신 조대협이니 이미 짐작하고 계실 텐데...?] 태연하게 웃고

무영신투; [섭혼술... 이냐?] 이를 갈고

위진천; [그렇소이다.] [내 측근이 따님에게 섭혼술을 걸어서 조대협을 철천지원수로 알게 해준 것뿐이오.] 귀희를 소개하는 자세로

위진천; [덧붙이자면 따님이 조대협의 심장을 찌르는 데 사용한 그 비수는 묘강(苗疆) 독성부(毒聖府)의 보물인 천독마비(千毒魔匕)요.] 무영신투가 처음 나뒹굴었던 곳에 떨어져 있는 검은색의 비수를 보며 음침하게 웃고

무영신투; [천독마비!] 눈 부릅 뜨며 자기가 굴렀던 곳에 떨어져 있는 검은색 비수를 보고. 비수와 멀지 않은 곳에 신행태보가 서있다.

위진천; [천 가지 극독이 묻어있는 지독한 물건에 찔리셨으니 헛된 희망은 품지 마시길 바라겠소이다.]

무영신투; [왜...] 이를 갈고

무영신투; [우리 부녀와 네놈들은 생면부지의 사이인데... 왜 이런 독계를 꾸민 것이냐?] 입과 코로도 피가 흐르는 모습으로 이를 갈고

위진천; [곧 저승 문턱을 넘으실 운명이니 궁금증은 해소해드려야겠지요?] 음험하게 웃고

위진천; [이유는 두 가지외다.] [첫째, 우리 손에 저 물건이 들어온 게 알려지면 안되기 때문이오.] 귀희가 살피고 있는 구리거울을 돌아보고

무영신투; (저 구리거울의 정체가 뭐기에...) 이를 악물며 구리거울을 보고

위진천; [둘째, 진대협을 살려두면 반드시 복수를 하려 드시지 않겠소이까?]

무영신투; [후환이 두려워 날 미리 죽이려 했다?] 이를 갈며 노려보고

위진천; [우내십대고수의 일인이신 진대협에게 원한을 사고도 발 뻗고 편히 잘 수 있는 인간이 누가 있겠소이까?] 웃는데

무영신투; [말 잘했다 개잡놈아!] 파팟! 갑자기 제자리 뛰기 하고

신행태보; [막아라! 달아나려 한다!] 팽! 외치며 다시 철퇴를 벼락같이 날리고. 동시에 주변의 복면인들이 일제히 날아오르며 암기를 날린다.

무영신투; [날 건드렸으니 네놈들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쾅! 외치며 발을 세차게 구른다. 직후

투학! 미사일처럼 날아오르는 무영신투. 아주 빨라서 모습이 보이지 않고

쾅! 따다다당! 뒤늦게 신행태보의 철추와 복면인들의 암기가 무영신투가 서있던 곳을 때린다

위진천; [허어! 천독마비에 찔리고도 일식도천파(一息渡千波)를 펼칠 힘이 남아있었단 말인가?] 손을 이마에 대고 보며 감탄하고

쐐애액! 그 사이에 이미 수백 미터 밖을 날아가고 있는 사람의 형태. 물론 조진진을 두 팔로 안은 무영신투다.

신행태보; [쫓아라! 조가를 놓치면 안된다!] 쐐액! 이를 갈며 무영신투가 날아간 쪽으로 날아가고. 복면인들도 메뚜기떼처럼 날아올라 뒤따라간다. 이제 현장에는 위진천과 귀희만 남는다

귀희; [경신술로는 천하제일인 무영신투가 달아났는데도 소교주님은 태평하시네요.] 웃으며 그때까지 보고 있던 구리거울을 내리고

위진천; [그 도둑놈은 천독마비에 심장 근처를 깊이 찔렸잖아.] 무영신투가 조진진과 함께 나뒹굴었던 근처로 손을 내밀고.

지지징! 바닥에 떨어져 있던 천독마비가 진동하고

위진천; [저 상태로는 대라신선을 만나도 살긴 틀렸어.] 징! 진동하는 손의 손가락들을 좀 웅크리는 시늉을 하고. 그러자

투학! 날아오는 천독마비

귀희; [조심하세요.] 급히 경고하지만

위진천; [걱정도 팔자로군!] 팟! 날아온 천독마비의 손잡이를 잡고

위진천; [아무렴 내가 천독마비를 회수하면서 실수할 것같나?] 천독마비를 흔들어 보며 웃고

위진천; [게다가 천독마비에는 피독주(避毒珠)가 붙어있으니 좀 베인다고 해도 문제 될 건 없어.] 비수의 손잡이 끝에 붙어있는 구슬을 보면서

귀희; [해독은 되어도 일단 천독마비에 베이면 지워지지 않는 흉터가 남잖아요.] [소교주님 귀한 몸에 흠집이 나는 건 눈 뜨고 못 봐요.] 눈 흘기고

위진천; [걱정도 참...] 피식 웃고. 이어

위진천; [그나저나 그 거울... 조천경으로 등선곡의 금제를 해제할 수 있는 게 사실이야?]

귀희; [조천경은 이름 그대로 하늘의 힘이 비추는 것같은 위력을 지녔어요.] [조천경으로 일으키는 조천신휘(照天神輝)에 닿으면 모든 술법이 무(無)로 돌아가게 된답니다.] 구리거울을 살피면서

위진천; [대단하구만.] 놀라고

위진천; [헌데 그토록 엄청난 위력을 지닌 조천경의 존재가 어째서 세상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 의심의 표정

귀희; [원래 무산 신녀문 밖으로 나가본 적이 없었던 보물인 데다가 그나마 세상에서 모습을 감춘 게 어느덧 오백여 년 전이었으니까요.]

위진천; [오백여 년 전이라면...] 깨닫고

귀희; [천마와 무성은 혈왕을 협공할 때 만일을 대비해서 당시 신녀문의 문주였던 무산신녀에게 도움을 청했어요.]

귀희; [자신들이 혈왕을 이기지 못하고 죽을 경우 후사를 부탁하기 위해서였는데...]

귀희; [무산신녀도 혈교의 고수들에게 협공을 당해 죽을 위기에 처하게 되었답니다.] [그 과정에서 지니고 있던 조천경을 잃어버렸고...]

귀희; [그후 조천경은 돌고 돌아서 황금성의 성주 새석숭 수중으로 들어가게 되었던 거예요.]

위진천; [무영신투 조천행은 그게 뭔지도 모르면서 새석숭이 애지중지하니까 조천경을 훔쳐냈던 것이고...] 끄덕이고

귀희; [덕분에 우리도 수월하게 조천경을 손에 넣게 되었지요.] [황금성의 보물창고에 숨겨져 있었다면 훔치기가 정말 어려웠을 테니까요.]

위진천; [조천경으로 등선곡 일대에 설치 된 금제를 해제할 수 있다는 건 알겠는데...]

위진천; [시간은 얼마나 걸릴 것같나?]

귀희; [제가 조천경의 힘을 끌어내는 방법을 기억해내기만 하면 돼요.] [아마 늦어도 하루 이틀이면 가능할 거예요.]

위진천; [하루 이틀이라...] 생각하고

위진천; [그럼 수고해줘.] 돌아서고

귀희; [어딜 가시려구요?]

위진천; [아랫것들에게만 맡겨두면 안심이 안돼!] [무영신투의 명줄을 끊어진 걸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해봐야겠어!] 팟! 날아오르고

귀희; [조심하세요. 궁지에 몰리면 쥐도 고양이를 무는 법이니...] 급히 외치지만

쐐액! 손을 들어 보이며 멀리 날아가는 위진천. 물론 무영신투가 날아간 방향이고

귀희; [하여간 물가에 내놓은 아이같다니까.] 한숨

귀희; [물론 내가 저 귀염둥이를 정말 사랑하는 때문에 느끼는 감정일 텐데...] 수줍게 웃으며 다시 조천경으로 시선을 돌리고

귀희; [기다려줘요 유라(乳羅)언니!] [늦어도 사흘 내에 문안 인사를 드리러 갈 테니까!] 사악하게 웃는 귀희의 얼굴

 

#115>

깊은 산중. 여전히 종남산

크고 작은 바위들이 널려있는 계곡을 비틀거리며 지나가는 청풍. 청풍은 등에 상처를 입은 채 지치고 힘든 모습으로 움직인다. 지팡이는 없다.

청풍; (기억을 더듬어본 바에 의하면 이제 등선곡까지는 채 십리도 남지 않았다.) 헐떡이며 비틀 비틀 돌과 바위로 이루어진 계곡을 걸어간다

청풍; (문제는 등선곡에 도착한다 해도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가 하는 것인데...)

청풍; (그 문제는 일단 등선곡에 도착한 후 생각하자.) 헐떡이며 걸어가고. 헌데 바로 그때

<악!> 어디선가 여자의 비명이 드려 눈 치뜨는 청풍

청풍; (여자의 비명!) 급히 두리번. 하지만

주변에는 크고 작은 바위들만 보일 뿐 사람은 없다.

청풍; (잘못 들은 게 아니었다. 비록 나지막했지만 어떤 여자가 지르는 비명을 들었다.) 두리번거리며 주변을 살피고

청풍; (다른 소음에 교란 받지 않고 선명하게 들린 것으로 봐서는 비명을 지른 여자는 가까운 곳에 있다.) 세심하게 살피며 앞으로 가고. 직후

코를 조금 벌름거리는 청풍.

청풍; (뭔가 타들어가는 듯한 냄새와 역한 피비린내가 함께 맡아진다.) 코를 킁킁 대며 앞으로 가고. 잠시후

상당히 큰 바위 앞에 이르는 청풍. 사람의 앉은키 정도 되는 높이에 폭은 2미터쯤 되는 바위다. 사실 이 바위는 진짜 바위가 아니고 천이 바위 형상을 한 것이다. <투천환일>에 나온 유령익과 같은 재질과 기능을 한다.

청풍; (냄새의 근원이 이 바위 주변인 것같은데...) 바위를 살피고. 직후

술렁! 갑자기 바위가 흐늘거리더니

화악! 바위가 젖혀지면서 강철같이 강인해 보이는 손이 하나 확 튀어나온다. 아주 빠르다

청풍; (아차!) 팟! 전력을 다해 뒤로 물러서려 하며

<바위가 아니라 바위처럼 보이게 만들어주는 일종의 은형포(隱形布)였다!> 훌렁 뒤집어지는 얇은 천 속에서 몸을 앞으로 내밀며 강철같은 손아귀로 청풍의 목을 잡아오는 인물. 물론 무영신투다. 무영신투 옆에는 조진진이 쓰러져 있고. 두 부녀 뒤에는 사람 키만한 바위가 있다. 무영신투의 모습은 눈에 핏발이 서있고 얼굴이 검게 변해 마귀처럼 보인다

청풍; (강철도 으스러트릴 수 있는 잠경(潛勁이 실려 있는 금나수(擒拏手)...!) 눈 부릅뜨며 자기 목을 향해 날아드는 무영신투의 강철같이 변한 손아귀를 내려다보고

<무공을 잃기 전이라면 간단히 막거나 피할 수 있겠지만...> 청풍의 목을 쥐기 직전인 무영신투의 강철같은 손아귀를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지금의 내 몸은 굼뱅이처럼 느려 벗어날 수가 없다.) (그렇다면...) 콱! 무언가 결심하면서 이를 악물고

팟! 몸을 조진진 쪽으로 틀면서 오히려 몸을 무영신투쪽으로 던지는 청풍. 그러자

쩍! 날카로운 손가락이 청풍의 목을 스치고 지나면서 상처를 내 피가 확 튄다. 하지만 그 바람에 무영신투의 손아귀에 목이 잡히는 건 면하고

무영신투; (피했다? 내 금룡신나(擒龍神拏)를?) 경악하는 얼굴. 직후

청풍; [아이쿠!] 콰당탕! 몸을 돌린 여파로 무영신투 옆으로 나뒹구는 청풍. 헌데 그곳에는 바로 조진진이 쓰러져 있고

콱! 자기도 모르게 조진진의 젖가슴을 하나 움켜잡는 청풍의 손아귀

청풍; (이크!) 뭉클! 손아귀에 잡히는 조진진의 젖가슴의 느낌에 기겁하지만

털썩! 넘어지는 기세 대로 조진진을 덮치는 자세로 엎드리는 청풍.

청풍; (이런 실수를...) 팟! 급히 조진진의 몸에서 일어나려 하고. 손으로는 조진진의 젖가슴을 움켜쥔 채. 그때

콱! 청풍의 뒷덜미를 움켜잡는 강철같은 손아귀. 물론 무영신투의 손이고

청풍; [끄윽!] 우둑! 목이 조여지며 눈을 까뒤집는 청풍

무영신투; (일초무학(一招無學)...) 얼굴이 검게 변한 채 헐떡이며 청풍을 내려다보고. 입과 코로 피를 흘리고 있다. 청풍은 조진진을 덮친 자세로 엎드려 있고. 그런 청풍의 뒷덜미를 무영신투가 움켜쥐고 있는 모습이다.

무영신투; (무공을 전혀 지니지 않은 놈이 어떻게 내 공격을 피했단 말인가?) 청풍을 노려보고. 천독마비에 찔린 가슴 부분의 옷과 살이 타고 녹아내려 있다.

청풍; [용... 용서해주십시오. 두 분을 방해한 건 본의가 아니었습니다.] 뒷목이 잡혀 짓눌린 채 애원하고

무영신투; [네놈은 누구냐? 무슨 목적으로 종남산에 들어온 것이냐?] 우둑! 청풍의 뒷덜미를 움켜쥔 채 살벌하게 묻고

청풍; [소... 소인은 진충이라는 심마니입니다요.] 비지땀 흘리며 곁눈질로 무영신투를 보며 변명하고

청풍; [약초를 캐러 산에 올라왔다가 그만...] + 무영신투; [거짓말!] 청풍의 말을 막고

무영신투; [네놈의 등에 난 상처는 아주 매끄럽다.] 청풍의 등에 나있는 상처를 보고. 옷이 갈라져 드러난 청풍의 상처는 이제 아물고 있다.

무영신투; [그렇다는 건 범상치 않은 무기에 당했다는 뜻이고...] [산적 나부랭이가 그런 무기를 쓸 수 있을 까닭이 없다.]

청풍; [맞... 맞습니다요.]

청풍; [소생은 이각(二刻;30분)전 쯤 겉보기에는 준수하게 생긴 젊은 놈이 날려 보낸 보검에 하마터면 이승 하직할 뻔 했습니다요.]

무영신투; [준수하게 생긴 젊은 놈?] 찡그리고

청풍; [이름이 뭐고 무엇 하러 종남산에 들어왔느냐 묻더니 불문곡직 검을 날려 보내지 뭡니까요?]

무영신투; (그놈이다!) 위진천을 떠올리고

무영신투; [그래서 어떻게 그놈의 독수에서 살아날 수 있었느냐?] 의심

청풍; [천우신조로 목숨을 건진 후 절벽에서 뛰어내린 것으로 위장하고 몸을 숨겼습니다요.] 눈치 보며

무영신투; (이놈 말을 믿어야하나?) 갈등

무영신투; (불과 반각 전에 입었다는 심각한 상처가 어느덧 아문 걸 보면 뭔가 사연이 있는 놈임에 분명한데...) 갈등

청풍; (또 한 번 생사의 기로에 섰다.) 긴장. 곁눈질로 무영신투를 보고

청풍; (이자는 심각한 상태에서 남에게 쫓기는 중이고...) (추적을 피하기 위해 자신과 만난 날 죽여버려야할 필요를 느끼고 있을 것이다.)

무영신투; (거짓말을 하는 것같진 않다.) 청풍의 뒷덜미를 누른 채 생각하고.

무영신투; (그렇다고 살려두었다가는 진진이와 나의 종적을 누설할 수도 있는데...) 갈등하며 생각하다가

무영신투; [!] 움찔! 하는 무영신투. 휘익! 무언가 날아오는 소리가 들리고

무영신투; (놈들이 그새 지척에까지 육박했다.) 이를 악물고

무영신투; (어쩔 수 없구나.) + [내 말을 명심해라.] 슥! 잡고 있던 청풍의 목을 놔주고

청풍; (살았다.) 고개 조금 들며 안도할 때

무영신투; [지금부터 절대 움직이지 마라! 숨도 크게 쉬지 말고...] 슥! 위로 젖혀졌던 천을 다시 잡아 끌어내리며 말하고

청풍; [예...] 여전히 조진진의 몸 위에 엎드린 자세로 고개만 조금 들어 무영신투를 보며 대답할 때

스윽! 얇은 천이 무영신투의 손에 의해 다시 끌어내려져서 무영신투와 청풍과 조진진의 몸을 완전히 가려버린다. 이어

슥! 천 한쪽 끝을 잡은 손에 힘을 주는 무영신투. 그러자

우둑! 빠직! 흐늘거리던 천이 단단해지면서 좀 부풀어 오른다

청풍; (얇은 천이 바위처럼 단단해진다.) 곁눈질로 그걸 보며 놀라고.

<게다가 반투명해져서 밖의 상황이 얼추 보이기까지 한다.> 스으! 천이 좀 투명해지면서 간 유리를 통해 보는 것처럼 주변 상황이 보인다

청풍; (겉에서 보기에는 바위처럼 보일 테고... 정말 대단한 은형포다.) 놀라며 곁눈질로 보고. 여전히 조진진의 몸에 올라탄 자세로 누워서. 직후

무영신투; <나타났다! 숨을 멈춰라!> 밖을 보며 전음으로 말하고. 청풍도 곁눈질로 밖을 보고. 직후

화악! 돌풍을 일으키며 멀지 않은 곳에 나타나는 신행태보.

청풍; (신행태보 종선!) 눈 치뜨고

[...] 빠르게 주변을 둘러보는 신행태보.

청풍; (저자에게 쫓기고 있다면...) 깨닫고

그런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신행태보; [무영신투 조천행이 종남산 초입에 나타났다는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절벽 위에서 포권하며 위진천의 물음에 대답하던 신행태보의 모습

회상 끝

 

청풍; (이 사람이 바로 우내십대고수의 일인이며 경신술로는 천하제일이라는 무영신투 조천행이로구나.) 곁눈질로 무영신투를 보고. 무영신투는 반투명한 천을 통해 보이는 신행태보를 노려보고 있고.

청풍; (경신술과 투도술로 세상을 우롱하며 살아온 이 괴짜가 어쩌다가 혈교의 표적이 된 것일까?) 생각할 때

조진진; [음...] 청풍의 몸 아래 깔린 조진진이 답답한 듯 신음을 흘리고. 움찔! 하며 내려다보는 청풍.

[!] 눈 부릅뜨며 돌아보는 무영신투.

[!] 주변 살피던 신행태보의 눈도 번쩍하고

청풍; (안돼!) 팟! 다급한 김에 자기 입술로 조진진의 입술을 덮어버린다.

[!] 그걸 보며 놀라고 분노하지만 어쩌지 못하는 무영신투

청풍; (나도 모르게...) 입으로 조진진의 입을 덮어 누른 채 곁눈질로 그런 무영신투를 살피고. 비지땀을 흘리면서

신행태보; (계집의 신음소리 같은 게 들렸는데...) 눈 번뜩이며 주변 살피고. 그러다가

슥! 청풍과 무영신투가 숨어있는 곳으로 걸음을 옮긴다.

무영신투; (제길...) 이를 악물며 주먹을 쥐고.

무영신투;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야겠구나.) 주먹에 힘이 들어가고

신행태보의 시점. 바위처럼 변한 천이 보이고.

신행태보; (분명 이 주변에서 무슨 소리가 들렸는데...) 청풍과 무영신투가 뒤집어쓰고 있는 바위 모양이 된 천쪽으로 오고. 그때

후다닥! 멀지 않은 곳에서 토끼 한 마리가 도망친다

[!] 흠칫! 하며 토끼를 보는 신행태보

[끼이!] 깡총 거리며 뛰어 달아나며 소리를 내는 토끼

신행태보; (산토끼였군.) 피식 웃고. 그때

[총관님!] [보고드립니다.] 휙! 휘익! 신행태보 뒤로 날아 내리는 복면인들. 그자들을 돌아보는 신행태보

[동쪽에서는 조가의 종적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북쪽도 마찬가지입니다.] 포권하며 보고하는 복면인들

신행태보; [그럼 그나마 수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곳은 남쪽이겠군.] 찡그리고

[그렇습니다.] [현재 본교 제자들이 남쪽을 집중적으로 수색하고 있는 중입니다.] 포권 한 채 보고하는 복면인들

신행태보; [가자!] 팟! 날아오르고. 그 뒤를 복면인들도 따라서 날아오르고

멀어지는 신행태보 일행.

청풍; (살았다!) 파하! 조진진의 입에서 입술을 떼며 참았던 숨을 확 토해내고.

청풍; (때마침 나타난 산토끼가 우리 세 사람의 목숨을 구해주었다.) 몸을 일으키려 하고. 그러다가

뭉클! 손아귀에 그때까지 쥐어져있던 조진진의 젖가슴 감촉이 새삼 느껴지고

청풍; (이크!) 급히 손을 떼며 일어나고

청풍; [죄... 죄송합니다.] 조진진의 몸에서 일어나 옆으로 앉으며 무영신투의 눈치를 보고

청풍; [급한 마음에 저도 모르게 이분 소저를...] + [!] 말하다가 눈 부릅

주르르! 입과 코로 피를 흘리는 무영신투. 이어

덮어쓴 천의 끝자락을 잡고 있던 무영신투의 손이 떨어지고. 그러자

풀썩! 빳빳하던 천이 흐늘거리며 주저앉아 청풍과 무영신투의 몸에 걸리고

청풍; [대협...] 급히 무영신투의 팔을 잡아 부축하려 하지만

무영신투; [내... 내 몸에 손대지 마라. 중독당할 수도 있다.] 팔을 억지로 움직여 청풍의 손을 거절하고

청풍; (그러고 보니...) 멈칫! 무영신투의 팔을 잡아 부축하려던 청풍의 손이 멈춰지고

<살과 옷이 타들어가고 있다!> 푸시시시! 츠츠츠! 천독마비에 찔렸던 무영신투의 가슴 부분의 옷과 살이 타들어가며 연기를 조금씩 내는 배경으로 청풍의 놀람 나레이션

<지독한 독에 살이 타들어가면서 갈비뼈가 드러날 지경이 되었다.> 갈비뼈가 일부 보이는 무영신투의 상처를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무영신투; [천을... 유령익(幽靈翼)을 거둬다오.] 슥! 등을 뒤의 바위에 기대며 헐떡이고

청풍; (이 은형포의 이름이 유령익이었구나.) + [예...] 스륵! 대답하며 두 손으로 천을 뒤로 걷어올리고.

부드러워진 천이 걷히면서 이제 세 사람의 모습이 드러난다. 청풍과 무영신투가 나란히 앉아있고 청풍의 뒤에 조진진이 야한 자세로 누워있다

무영신투; [너... 정체가 뭐냐?] 바위에 기댄 채 헐떡이며 청풍을 보고

청풍; [저는...] 난감하여 망설일 때

무영신투; [하긴 누군지 상관없겠지. 나 조천행에게 이제 선택의 여지 따위는 없으니...] 허탈하게 웃고

청풍; (끝까지 추궁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안도

무영신투; [난 이제 앞으로 일각을 채 못 견딜 것같다.] 처연하게 웃고

청풍; (치명상을 입긴 했지.) + [힘을 내십시오. 포기하시면 안됩니다.] 위로하지만

무영신투; [헛된 위로를 할 건 없고...] [대신 내 부탁이나 한 가지 들어다오.] 지긋이 청풍을 돌아보며

청풍; [하명하시지요.]

무영신투; [저 아이... 내 딸을 부탁한다.] 고개 조금 돌려 조진진을 보며 처연하게 말하고

청풍; (역시...) + [이분 소저가 대협의 영애셨군요.]

무영신투; [나 조천행의 목숨보다 소중한 아이인데...] [결국 저 아이가 내 목숨을 빼앗아갔구나.] 허탈하게 웃고

청풍; (설마...) 놀라고

<천하제일의 대도인 무영신투를 죽게 만든 게 딸이란 말인가?> 기절한 조진진을 배경으로 청풍의 놀람 나레이션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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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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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열흘 후> 험준한 산을 배경으로. 낮

<-종남산(終南山)> 위의 산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험한 산길을 누군가 올라가고 있다. 심마니같은 복장

바위 사이의 좁고 험한 산길을 올라가는 사람 크로즈 업. 바로 청풍인데 전형적인 심마니 복장을 하고 있다. 수염과 구렛나룻이 덥수룩하고 죽립을 쓰고 있어서 본래 모습과는 좀 다르다. 수척해지기도 했다. 등에는 배낭을 메었고 손에는 지팡이를 들었다. 짊어지고 있는 배낭에는 자루가 긴 호미가 들어있다.

청풍; (종남산까지는 무사히 왔다.) 곁눈질로 산길 주변을 살피면서 걸어간다. 100여 미터쯤 위에 고갯마루가 있다.

청풍; (지금쯤이면 무제궁에서도 내가 신장궁의 배달 행렬에 섞여 포위망을 빠져나갔다는 사실을 알아 차렸을 것이다.)

청풍; (하지만 난 그걸 대비해서 마치 배를 타고 황하(黃河)를 따라 내려간 것처럼 꾸며놓았다.) 비웃고

청풍; (그 때문에 무제궁의 인간들은 황하 하류쪽을 뒤지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을 것이다.) 좀 힘에 부치는 모습으로 산길을 올라가고. 산길은 좁은데다가 바위와 돌로 덮여 있어 울퉁불퉁하다.

청풍; (무제궁의 추적을 따돌리고 종남산까지 무사히 온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과연 등선곡에 들어갈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청풍; (내가 읽은 기록에 의하면 등선곡은 일종의 술법으로 방호되고 있다고 한다.)

청풍; (그 때문에 세한삼우의 허락을 받지 않은 인간은 그 누구도 등선곡에 들어갈 수가 없고...) 생각하고

청풍; (세한삼우... 세상에 한을 품은 세 명의 괴짜...)

청풍; (그들 중 출신이 확실히 밝혀진 자는 독심귀의(毒心鬼醫)뿐이다.) 한손에는 지팡이 다른 손으로는 주변의 나무뿌리와 나뭇가지를 잡고 경사 급한 산길을 올라가며 생각하고

 

<-독심귀의 최구(崔九)! 그는 의술로는 천하제일의 문파인 의선동(醫仙洞)의 제자였다.> 무릉도원 같은 계곡에 수많은 약재가 자라고 있고. 그걸 관리하는 의사들. 건물들도 도처에 있다. 건물에서는 약이 만들어지거나 환자들이 치료를 받는다. 마차를 타고 계곡으로 들어오는 환자들도 있고. 전원에 자리한 거대한 병원같은 분위기

<그것도 평범한 제자가 아니라 의선동 역사를 통틀어도 몇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탁월한 의술을 지닌 인재였다.> 어느 건물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젊은 시절의 독심귀의. 꼽추에다가 추괴하게 생겼다. 한쪽 눈을 찌그러졌고 뻐드렁니다. <건곤일척 자료집 제18페이지>에 나오는 독심귀의 캐릭터. 이 화면에서는 20대의 청년으로 묘사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심귀의는 의선동에서 파문을 당하고 말았다. 색마라는 치욕적인 누명을 뒤집어쓴 채...> 폭행을 당해 피투성이가 된 채 기다시피 의선동 입구로 나오는 독심귀의. 그 뒤에서 삿대질을 하는 의사들. 의사들 중에는 젊고 예쁜 여자도 한 명 끼어있다. <투천환일>의 <매화부인>의 젊은 시절 모습. 이 여자의 이름은 매약음.

<독심귀의가 의선동에서 쫓겨난 원인은 복합적이었다. 먼저 독심귀의는 최구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출신이 천했으며 용모까지 아주 추괴했다.> 피투성이가 된 채 이를 갈며 걸어오는 독심귀의의 앞모습 배경으로

<천한 출신과 추악한 외모에 어울리지 않게 경이적인 의술을 지닌 그를 의선동의 제자들 대부분이 질투했고...> 매약음과 나란히 서있는 거만한 인상의 청년을 배경으로. 청년은 <건곤일척> <투천환일>등에 나온 <주첨탄> 비슷한 분위기로 묘사. 중요한 캐릭터는 아님. 이자는 의선동 동주의 아들인 최부천이라는 자.

<결국 색마라는 누명을 씌워 문중에서 축출해버렸던 것이다.> 계곡의 물가에서 거의 알몸인 채 기절한 매약음. 무릎 꿇은 채 그런 매약음을 살피다가 돌아보는 독심귀의. 최부천을 비롯한 의선동의 젊은 제자들이 달려오며 삿대질을 하고 있다.

<그때의 일로 세상과 인간에게 환멸을 느낀 독심귀의는 온갖 기행과 잔인한 짓을 하고 다녔다.> 건장한 사내를 철제 침대에 묶어놓고 수술칼을 들어 보이며 잔인하게 웃는 나이 든 독심귀의. 공포에 질리는 사내. 장소는 동굴 속에 마련된 밀실인데 사방의 벽에 사람의 뼈와 신체 일부 등이 걸려있어 공포스러운 분위기다.

<살릴 수 있는 사람은 죽이고 죽어야할 사람은 살아있게 해서 고통에 몸부림치는 걸 보며 즐기는 만행을 자행한 것이다. 독심귀의라는 별호는 그 때문에 생긴 것이다.> 위 장면의 연속으로 수술 칼로 살아있는 사내의 몸을 해부하는 독심귀의. 비명 지르는 사내

<그같은 만행이 수십 년 간 이어졌으며 당연히 숱한 사람들과 문파로부터 원한을 샀다.> 역시 위장면의 연속인데 문이 열리며 문 밖에서 무사들이 삿대질하고 있다. 그걸 돌아보는 독심귀의. 침대에 묶인 사내는 복부가 해부되어 창자가 흘러나온 채 죽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독심귀의를 응징하지는 못했다. 의술 뿐 아니라 각가지 독을 능숙하게 사용하는 독심귀의를 어쩌지 못한 것이다.> 동굴 밖에 수많은 무사들이 독에 중독되어 죽어 가고 있고. 동굴을 등지고 서서 그걸 둘러보며 웃는 중년의 독심귀의. 손에는 알라딘의 램프같은 향로를 들고 있다. 향로에서 연기가 흘러나오고 있고

<결국 독심귀의의 만행을 보다 못한 천마성과 무제궁에서 나서 추적을 시작했으며... 그제서야 두려움을 느낀 독심귀의는 이곳 종남산의 등선곡으로 숨어들기에 이르렀다.> 짐을 지고 산속을 도망치는 노인이 된 독심귀의. 그 뒤를 검은 옷의 천마성 무사들이 날아서 추격하고 있다.

 

청풍; (종남산 깊은 곳에 자리한 등선곡은 원래 도가(道家)의 성지(聖地)였다.) 산길을 헐떡이며 올라가면서 생각하고

 

<그 옛날 신라(新羅)에서 유학을 왔다가 신선이 되어 승천했다는 김가기(金可紀)가 수련하던 곳이기 때문이다.> 신선같은 중년인이 허공으로 승천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무릎 꿇고 올려다보며 기도하는 모습을 배경으로.

 

청풍; (등선곡은 김가기처럼 우화등선(羽化登仙)하는 걸 원하는 방사(方士)들의 발걸음이 사시사철 끊이질 않았었다.)

청풍; (하지만 십여 년 전부터 등선곡 일대는 강력한 금제에 의해 외부와 차단 되어버렸다.) 좀 숨이 거칠어진 채 산을 올라가며 생각

청풍; (등선곡 주변에 금제를 설치하여 사람들의 발길을 막아버린 인물이 세한삼우중 한명인 야차선녀(夜叉仙女)다.)

 

<야차선녀의 출신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그저 막연히 모든 술법의 본가인 무산(巫山) 신녀문(神女門) 출신이 아닐까하는 추측이 나돌 뿐이다.> 마귀할멈 같이 추악한 외모를 지닌 노파가 지팡이를 들고 주문을 외우고 있다. 주변에서 소용돌이가 일어나며 바닥에서 돌기둥들이 마구 솟아난다. 이 여자는 <투천환일>에 나온 용운영 캐릭터다.

<야차(夜叉)와 선녀(仙女)라는 상반된 의미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별호는 그녀의 특별한 외모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깊은 밤. 산중의 작은 집. 집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는 도둑들. 두 놈은 밖에서 망을 보고

<즉, 야차선녀는 깨어있을 때의 용모는 늙고 흉측하지만 잠들었을 때는 선녀처럼 아름답다는 것이다.> 어둑한 침실의 침대에 누워 잠이 들어있는 절세미녀의 모습. 그녀를 보고 놀라는 도둑놈들 세 놈. 침대에 누워 잠이 들어 있는 절세미녀는 <아랑힐월>에 나온 신녀문의 후계자 우유라다. 이 작품에서도 진짜 이름은 우유라. 신녀문의 사선녀중 둘째였다. 절세미녀지만 좀 새침하고 발랑 까진 인상이다. 노파일 때는 야차선녀로 표기하고 잠들어서 아름답게 변했을 때는 우유라로 표기

<야차선녀는 어떤 저주에 걸려서 깨어있을 때는 늙고 추하지만 잠이 들면 원래의 용모로 돌아간다고 한다.> 위 장면의 연속. 마귀할멈같은 야차선녀로 변해서 눈을 부릅뜨는 야차선녀. 그 야차선녀의 몸에서 일어나는 촉수같은 기운이 침대 주변에 서있던 세명의 밤손님을 휘감는데 그자들의 몸이 연기를 내면서 미이라로 변해간다. 무영신투의 집인 전가장에서 사내들이 미이라가 된 것과 같은 형상으로

<혐오스럽게 변한 용모때문인지 모르지만 야차선녀는 사내들을 지독히 혐오하여 보는 족족 죽여버렸었다.> 집에서 나오는 야차선녀. 망을 보던 도둑이 달아나려 하지만 그녀의 몸에서 나온 촉수같은 기운이 이미 휘감아서 몸을 마르게 만들고 있다. 몸에서 연기가 나며 비명을 지르는 도둑. 열린 문을 통해서 방안에 미이라가 된 도둑들이 쓰러져 있는 게 보인다.

<사내들을 대상으로 벌인 야차선녀의 무차별 살인행각은 마침내 천마성과 무제궁의 분노를 사기에 이르렀다.> 수많은 사내들이 죽어있는 거리. 그 가운데 서서 돌아보는 야차선녀. 멀리서 검은 옷을 입은 무사들이 날아오고 있다.

<독심귀의보다 먼저 천마성과 무제궁의 표적이 된 야차선녀는 등선곡으로 도망쳐 들어가 금제를 설치했으며 평소 안면이 있던 독심귀의도 그녀를 따라 등선곡으로 숨어들었다.> 투명한 장벽같은 것으로 덮여있는 계곡 입구. 손에 든 지팡이를 쳐든 여차선녀의 몸 주위로 빛이 나고. 그쪽으로 날아오며 뒤돌아보는 독심귀의. 독심귀의 뒤로는 검은 옷의 무사들이 날아오고 있다.

<세상에 한을 품고 있다는 공통점 때문인지 남자들을 극단적으로 혐오하는 야차선녀도 독심귀의만은 등선곡으로 받아들였던 것이다.> 야차선녀를 따라 투명한 장벽 안으로 들어가며 돌아보는 독심귀의. 투명한 장벽으로 돌진하다가 벼락에 맞아 감전당하며 비명 지르는 검은 옷의 무사들

 

청풍; (세한삼우의 마지막 한명은 주취광생(酒醉狂生)이라는 인물이다.) 산길을 올라며 생각을 이어가고. 이제 고갯마루와는 20-30미터쯤 남았다.

청풍; (어쩌면 주취광생이 세한삼우의 실질적인 우두머리일지도 모른다.) 눈 번뜩이고

 

<별호 그대로 주취광생은 못 말리는 술주정뱅이이며 미치광이다.> 봉두난발에 술벼을 나발 불며 거리를 지나가는 중년인. 이 중년인은 <마면기정 자료집 20페이지>에 나온 <삼절신개> 캐릭터를 차용. 사실 주취광생의 정체는 숙부에게 황제 자리를 빼앗기고 실종된 건문제다. 복수를 위해 독심귀의와 야차선녀를 이용하고 있는 중이다

<야차선녀처럼 출신 내력이 밝혀지지 않은 주취광생은 늘 술에 취해 살면서 온갖 기행을 저질렀다.> 발가벗고 춤추는 주취광생. 주위를 지나가던 여자들 기겁하며 도망치고

<하지만 주취광생은 독심귀의나 야차선녀처럼 사람을 해치거나 하진 않았다. 그저 제멋대로 사는 미치광이에 불과했던 것이다.> 알몸으로 대로에 누워 자는 주취광생. 사람들이 눈 흘기며 주변을 돌아간다.

 

청풍; (그런 주취광생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등선곡으로 들어가 세한삼우의 일인이 되었다.) 고갯마루까지는 이제 20여미터 남았다.

청풍; (그리고 아버지가 남기신 기록에 의하면 등선곡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영약의 재료는 대부분 주취광생이 조달해왔다.)

 

<술주정뱅이에 어울리지 않게 주취광생은 막대한 재물을 동원하는 능력이 있었으며...> 탁자에 얹어놓은 커다란 상자를 열어 보이는 주취광생. 상자 안에는 금은보화가 가득 들어있고. 그걸 보면서 놀라는 사내는 대륙상단의 단장인 냉혈전호 황보륜이다. 장소는 화려한 거실이고

<수백만 냥의 재물을 풀어 희귀한 약재들을 수집한 것이다.> 냉혈전호가 웃으며 설명하고 있고. 그 앞에 서서 큼직한 나무 상자를 열어보는 주취광생. 나무 상자 안에는 사람 모습을 한 산삼이 들어있다.

 

청풍; (세한삼우가 영약을 만드는 데는 저마다 목적이 있을 것이다.) 헐떡이며 산길을 올라가고. 이제 고갯마루까지는 10여미터 남았다.

청풍; (독심귀의는 환골탈태하여 용모를 번듯하게 만들고 싶을 테고...) 독심귀의의 추악한 용모를 떠올리고

청풍; (야차선녀는 자신의 몸에 걸린 저주를 풀기 위해 영약이 필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야차선녀가 잠을 잘 때 미녀가 된 모습을 떠올리고

청풍; (하지만 주취광생이 영약을 원하는 이유는 짐작이 가지 않는다.) 술 마시는 주취광생을 떠올리며 찡그린다.

청풍; (주취광생은 과연 무엇 때문에 영약이 필요한 것일까? 자신의 목적을 위해 독심귀의와 야차선녀를 이용해온 것이 아닐까?) 생각하고. 그러다가

[!] 찌릿! 무언가를 느끼고 감전되는 모습이 되는 청풍. 눈 치뜨고

청풍; (섬뜩한 살기...) 숨을 멈추고

청풍; (냉혹한 살의를 담고 있는 시선이 날 지켜보고 있다.) 천천히 고개 돌리고

쿵! 청풍이 올라가고 있는 산길 옆의 크고 높은 바위 위에 서서 내려다보고 있는 위진천. 음산한 표정으로 보고 있다. 허리춤에는 귀희가 건네준 보검을 차고 있고

청풍; (저자는...) 위진천을 알아본다

<칠지무제 진무량의 둘째 제자 운중신룡(雲中神龍) 위진천(威振天)!> 위진천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저자가 무슨 일로 종남산에...) + [안녕하십니까 공자?] 굽신거리고

청풍; (설마 내 종적이 벌써 발각된 것일까?) + [날씨가 참 좋습니다요.] 비굴한 표정으로 눈치 살피며

위진천; [심마니인가?] 지긋이 그런 청풍을 내려다보고. 위진천은 청풍의 초상화를 본 적이 있지만 지금은 초췌한데다가 수염과 구렛나루로 얼굴이 엎여 있어 금방 알아보진 못한다.

청풍; (내가 누군지는 모르고 있다.) +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약초꾼입죠.] 내심 안도하며 굽신거리고

위진천; [이름이 뭐냐?]

청풍; [진충(眞忠)이라고 합니다요.]

위진천; [진충이라...] + (저 심마니 놈... 어디선가 본 듯한 인상인데...) 찡그리며 생각하고

위진천; [오늘 산행에 수확은 좀 있었는가?] + (내공이 느껴지지 않는 걸 보면 무림인은 아니고...)

청풍; [아직 본격적으로 채약을 하지 않아서 얻은 게 없습지요.]

위진천;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쩐지 찜찜한 느낌을 주는 놈이다.) + [그거 유감이로군.] 음산한 표정으로 노려보고.

청풍; (이거 위험한데...) + [산삼이나 오래 묵은 하수오라도 한 뿌리 만나길 바래봐야겠지요.] 비굴하게 웃으며 말하고

<저 놈 내게 살기를 품고 있다.> 쿠오오! 내려다보는 위진천의 몸 주위로 일어나는 칙칙한 기운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저 놈이 살수를 쓰면 지금의 내 몸 상태로는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다.) + [더 분부하실 일이 없으시면 소인 이만 가보겠습니다요.] 굽신거리며 다시 걸음을 옮기고

위진천; [...] 힘겹게 산길을 올라가는 청풍을 노려보는 위진천

위진천; (무공을 지니지 않은 것처럼 꾸미는 건 아니다.) 찡그리고

<저 놈은 분명 일초무학의 버러지다. 하지만...> 힘겹게 산을 올라가는 청풍의 뒷모습 배경으로 위진천의 생각. 이제 청풍은 고갯마루까지 5미터쯤 남겨 두고 있다.

위진천; (어디선가 본 듯한 인상에다가 자꾸만 찜찜한 기분이 들게 한다.) 그런 청풍의 뒷모습을 노려보고

청풍; (절체절명의 위기로군.) 곁눈질로 위진천을 보면서 고갯마루를 향해 걸음 옮기고

청풍; (날 죽일까 말까 갈등하고 있는 게 생생하게 느껴진다.) 꾹! 지팡이를 든 손에 힘이 들어가고

위진천; (갈등하고 자시고 할 문제는 아니다.) 콱! 오른손으로 왼쪽 허리에 찬 검 손잡이를 움켜잡는다. 왼손으로는 검의 칼집을 잡고

위진천; (죽여 버리면 간단해질 일이니...) 스릉! 검을 조금 잡아 뽑는 위진천의 오른손

청풍; (최악!) 이를 악물며 뒤쪽을 보고.

청풍; (놈은 날 죽이기로 결심했다!) 퍽! 퍽! 좀 더 빨리 걸음을 옮기고.

스릉! 그 뒤에서 검을 완전히 뽑는 위진천

청풍; (검을 완전히 뽑았다.) 식은 땀

청풍; (지금 이 상황에서는 저 언덕 너머로 피해 보는 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구명지책(求命之策)이다!) 위를 올려다보고. 이제 고갯마루까지는 2미터쯤 남았다.

위진천; (날 원망하진 마라 버러지야!) 히죽 웃으며 검으로 그런 청풍을 겨누는 위진천.

위진천; (이렇게 만난 게 악연일 뿐이니...) 징! 위진천의 손에 들린 검이 진동한다. 마치 생명이 있는 물체가 빠져나가려고 하는 것처럼.

청풍; (제발...) 파팟! 사력을 다해 고갯마루로 올라가고. 이제 고갯마루에 올라서기 직전.

징! 청풍을 겨눈 위진천의 검이 진동하고. 바로 그때

[소교주님!] 휘익! 외치면서 날아 내리는 신행태보. 청풍에게 검을 날리려다가 흠칫! 하며 돌아보는 위진천.

청풍; (천우신조!) 팟! 마침내 고갯마루로 올라서고.

신행태보; [조가놈이 드디어 종남산에 나타났습니다!] 휘익! 흥분하며 위진천 앞에 날아내리고. 바로 그 직후

팟! 고개마루에 올라선 청풍이 고갯마루 뒤쪽으로 뛰어내리고

위진천; [어림없는 수작!] 투쾅! 눈 부릅뜨며 손을 옆으로 젓는 위진천. 그자의 손에서 진동하던 검이 미사일처럼 고갯마루를 향해 날아간다

[!] 신행태보가 뒤늦게 청풍의 존재를 알고 눈 부릅 뜰 때

퍼억! 고갯마루 너머로 몸을 날리던 청풍의 등을 가르며 지나가는 보검. 보검에 청풍이 등에 짊어진 배낭과 옷과 옷 아래의 살이 함께 베어진다. 몸을 숙여서 관통당한 건 아니고 등에서 어깨 쪽으로 깊이 가르고 지나가는 모습이다

[크아아악!] 청풍의 모습이 고갯마루 너머로 고꾸라지면서 비명이 들리고

신행태보; [이런...] 스팟! 고갯마루를 향해 질풍같이 날아가고. 직후

쩌엉! 고갯마루 너머로 휘어지며 날아갔던 검이 다시 허공으로 치솟고

찡그리며 손을 쳐드는 위진천

슈우! 그런 위진천의 손으로 날아드는 보검. 고갯마루로 날아 내리고 있는 신행태보의 머리 위를 지나서

팟! 보검의 손잡이를 잡는 위진천의 오른손

왼손으로 검날을 받히는 자세로 들면서 검날을 살핀다.

검날에 약간 묻어있는 피와 기름기

위진천; (검날에 피와 약간의 기름기가 묻어있는 것을 보면 놈을 베긴 베었는데...) 찡그리며 생각하고. 그때

신행태보; [소교주님! 와보셔야겠습니다!] 고갯마루에 서서 말하고. 흠칫! 고개 돌리는 위진천

팟! 날아오르고

위진천; [무슨 일이오 종총관?] 휘익! 신행태보 옆으로 날아 내리며 말하고. 검을 왼쪽 허리에 찬 칼집에 넣으면서

신행태보; [보시지요.] 손가락으로 바닥을 가리키며 말하고. + 위진천; [!] 함께 보다가 흠칫! 하는 위진천

고갯마루 너머로 이어지는 길. 헌데 한쪽이 절벽이다. 그리고 그 절벽으로 피가 뿌려져 있고. 절벽 끝에는 청풍이 들고 있던 지팡이와 짊어지고 있던 배낭이 떨어져 있다. 배낭의 한쪽 끈이 매끈하게 잘려 있다

위진천; [핏자국...] 절벽 끝으로 가고

신행태보; [소교주님의 어검술에 당한 그놈이 절벽 아래로 떨어진 것같습니다.] 위진천 뒤에서 눈치 보며 말하고

[...] 대답하지 않고 지팡이를 집어 드는 위진천, 시선은 절벽쪽으로 향한 채

신행태보; [속하가 절벽 아래로 내려가 시신을 확인해보겠습니다.] 눈치 보며 절벽 끝으로 다가서지만.

위진천; [그럴 필요까진 없소.] 지팡이를 들고 절벽 끝으로 가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절벽은 깊어서 바닥이 안 보인다. 중간에 구름이 걸려있고

위진천; [웬지 찜찜한 기분이 드는 놈이라 살수를 쓴 것뿐이니...] 절벽 아래를 살피면서

신행테보; [예...]

위진천; [그보다 무영신투의 종적에 대해서 말해보시오.] 휙! 지팡이를 절벽 아래로 던지며 말하고.

신행태보; [무영신투 조천행이 종남산 초입에 나타났다는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포권하며 대답하고

위진천; [그자의 발걸음이라면 이미 잔석평(殘石坪) 근처에까지 접근했겠군.] 눈 번득이며 고개 끄덕이고. 여전히 절벽 아래를 살피면서

신행태보; [잔석평 주변에 수백명의 교도를 동원해서 천라지망을 구축해뒀습니다.] [조가의 경신술이 제 아무리 신묘하다 해도 쉽사리 빠져나가진 못할 것입니다.]

위진천; [그랬으면 좋겠지만...] 절벽을 내려다보고

위진천; (무공도 없는 놈이 이 정도 높이에서 떨어졌다면 확실하게 죽었겠지.) + [갑시다!] 돌아서고

위진천; [오늘 무영신투를 잡지 못하면 만사휴의(萬事休矣;헛수고로 돌아감)가 될 테니...] 팟! 날아오르고

신행태보; [옛!] 휘익! 날아오르고

위진천; (그 심마니 놈...) 날아가면서 청풍의 얼굴 떠올리고

위진천; (분명 전에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놈이다.) (그래서 찜찜한 마음에 무공도 없는 놈에게 살수를 쓴 것인데...) 날아가며 생각하고

<놈의 시신을 확인하지 못한 게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별일이야 없겠지.> 휘익! 멀리 날아가는 위진천과 신행태보의 모습 배경으로 위진천의 생각 나레이션. 헌데 그 직후

[허억!] 참았던 숨을 확 토하며 근처의 바위 뒤쪽에서 고개를 쳐드는 청풍. 위진천과 신행태보가 서있던 곳에서 3미터쯤 떨어진 곳에 놓인 바위다. 청풍은 그 바위와 다른 바위 사이의 좁은 공간에 하늘을 보는 자세로 누워있었다.

청풍; [위... 위험했다.] 헉헉! 떨리는 손으로 근처의 바위를 끌어안고 억지로 일어나며 헐떡이는 청풍. 그런 청풍의 등에 옷과 함께 갈라진 상처가 나있다. 등에서 어깨 쪽으로 길게 나있는 상처. 피가 철철 흘러나와 옷과 몸을 적시고 있다. 물론 짊어지고 있던 배낭은 없다. 절벽 근처에 떨어트려서

청풍; [놈... 놈들이 서둘러 떠나지 않았다면 숨소리 때문이라도 들킬 뻔 했다.] 헉헉! 대며 상처 난 등을 바위에 기대며 앉는다

청풍; (천우신조였다.) 그러면서 떠올리는 장면. 고갯마루에 올라서자마자 등을 새우처럼 굽히고. 그 등을 스치며 지나가는 위진천의 보검

이하 방금 전의 장면 회상

 

<반응이 조금만 늦었어도 치명상을 입을 뻔했었다.> 청풍의 생각 배경으로 몸을 등부터 뒹굴며 절벽 쪽으로 가는 청풍. 지팡이는 놓치고. 배낭도 한쪽 끈이 잘려서 반쯤 벗겨진다.

후두둑! 등의 상처에서 뿜어져 나온 피가 바닥에 흩뿌려지면서 절벽 쪽으로 핏자국이 죽 난다. 이어

재빨리 배낭의 나머지 한쪽 끈을 팔에서 빼내 벗으며 돌아서고. 주변 두리번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바위와 바위 사이의 좁은 공간이 보이고. 청풍이 숨어있는 바로 그곳이다.

팟! 몸을 날려 바위와 바위 사이로 뛰어드는 청풍. 그 배경으로 신행태보가 고갯마루쪽으로 날아온다

털썩! 바위 뒤의 좁은 공간에 하늘 보는 자세로 몸을 던져 누이는 청풍. 직후

휘익! 고갯마루에 내려서며 절벽쪽을 보는 신행태보

손으로 입을 틀어막으면서 신행태보쪽을 곁눈질로 보는 청풍

회상 끝

 

청풍; (그자는 분명 경신술로 천하를 통틀어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는 신행태보 종선이란 자였다.) 바위에 기대 앉아 헐떡이며 신행태보를 떠올리고

청풍; (어떤 세력에도 속하지 않고 천하를 종횡해온 것으로 알려진 신행태보 종선이 위진천을 소교주라 불렀다.)

청풍; (그렇다는 건 위진천에게 다른 신분이 있고 신행태보는 위진천이 속한 그 조직 소속이라는 뜻인데...) 생각하다가

[!] 깨닫는 청풍

청풍; (당금 무림에서 교(敎)라 불리는 세력은 몇 안된다.) (그렇다면 설마...) 눈을 부릅뜨며 흥분하고

<칠지무제의 둘째 제자인 운중신룡 위진천이 사실은 혈교의 소교주란 말인가?> 위진천의 음산한 얼굴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혈교는 우리 천마성과 무제궁의 협공을 받아 삼십 년 전에 멸절되었다.) (아니 멸절된 것으로 알려져 왔다.)

청풍; (하지만 본성의 첩보망에는 혈교의 명맥이 당대에까지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증거가 여러 번 포착되었었다.)

청풍; (실제로 혈교의 마지막 교주 십면혈신(十面血神) 용극(龍極)의 손녀중 하나의 종적이 끝내 밝혀지지 않았었다.)

청풍; (만일 내가 추측하는 대로 위진천이 혈교의 소교주라면...)

청풍; (칠지무제 진무량은 품속에 독사를 키우고 있는 셈이다.) 비웃고

청풍; (게다가 그 독사 새끼는 이곳 종남산에서 무언가 일을 꾸미고 있다.)

청풍; (우내십대고수의 일인이며 천하제일의 대도인 무영신투 조천행과 관련된 일인 것같은데...) 힘겹게 일어나고

청풍; (지금의 내 몸 상태로는 위진천이 꾸미고 있는 일을 훼방 놓을 수가 없다.)

청풍; (위가놈이 다시 돌아올 가능성도 있으니 가능한 빨리 여길 이탈해야만 한다.) 비틀 거리며 걸어가고

청풍; (무공을 상실한 탓에 평소라면 발가락 때만도 못하게 여기던 놈들을 피해 숨어 다녀야하는 신세가 되었다.)

<무공을 다시 되찾더라도 오늘의 이 수치를 결코 잊으면 안될 것이다.> 절벽 위의 길을 비틀비틀 걸어가는 청풍의 뒷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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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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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주가구(周家口)> 깊은 밤. 어느 마을. 그리 크진 않지만 있을 건 다 있는 마을. 교통의 요지 분위기. 밤이 깊어 마을 대부분의 건물에 불이 꺼져 있다

등이 내걸린 객잔. 정문은 닫혀있고.

객잔 안의 넓은 마당에 마차들이 십여 대 주차되어 있다. 말들은 마굿간에서 자고 있고.

마차들의 대부분은 신장궁의 물건 배달 마차. 그 중 한 대는 화려한 장식에 사방이 막힌 마차인데 <武> <弔>라는 글이 적힌 두 개의 깃발이 꽂혀있다. 무제궁에서 벽세황의 시신을 운구해온 마차다.

벽세황의 시신 운구해온 마차 크로즈 업

마당을 중심으로 세워진 건물들. 객실들이다.

끼익! 객실의 방문들 중 하나가 조심스럽게 열리고.

방에서 나오는 황보신.

탁! 주변 두리번거리며 문을 닫고. 이어

<武>자 깃발이 달린 마차로 오는 황보신.

끽! 마차의 문을 열어보는 황보신.

마차 안은 비어있다.

[...] 탁! 무언가 생각하며 다시 마차의 문을 닫는 황보신. 이어

한쪽으로 가는 황보신.

건물들 사이의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황보신. 직후

슥! 근처 건물의 어둠 속에서 나오는 청풍.

청풍; (황보신...) 황보신이 간 건물 사이를 보며 어둠 속에서 걸어 나오고

청풍; (삼경이 지나 모두가 잠들기를 기다렸다가 움직였다.) 황보신이 간쪽을 보며 마당으로 나오고

청풍; (물론 벽세황의 시신을 확인하기 위해서일 테고...) 건물 사이로 멀어지는 황보신의 뒷모습을 보며 <武>자 깃발이 달린 마차로 다가가고

청풍; (황보신이 재촉한 덕분에 어두워지기 전에 이곳 주가구에 도착할 수 있었는데...) 마차를 살피며 생각하고

청풍; (천마성을 떠나온 벽세황의 운구 행렬 역시 주가구에 도착해서 하룻밤을 함께 지내게 되었다.) 마차를 만지며 황보신이 간쪽으로 돌아가고

청풍; (신장궁을 떠난 우리 일행이 이곳에서 벽세황의 운구행렬을 만나게 된 건 물론 황보신이 의도한 결과다.) 황보신이 간 쪽으로 걸어라고

청풍; (그리고 황보경의 추측대로 벽세황은 내게 생포되기 직전 성마지환을 삼켰을 수도 있다.) 조심스럽게 따라가고.

청풍; (그게 사실이라면 성마지환은 오늘밤 황보신의 수중에 들어가게 된다.)

청풍; (황보신이 성마지환을 찾아내면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급습해서 탈취해야만 한다.) 슥! 품 속에서 칼집에 든 비수를 한 자루 만져보고

청풍; (천마조사의 유품이기도 한 성마지환이 냉혈전호 따위의 장사치 손에 들어가 악용 당하게 할 수는 없으니...) 그늘에 몸을 숨긴 채 황보신의 뒤를 따라가는 청풍.

 

#104>

객잔의 독채. 대청 같은 분위기. 문이 열려 있고 빛이 흘러나온다. 독채 주변에 사람은 없고

독채의 내부. 촛불이 밝혀진 가운데 관이 하나 놓여있다. 물론 벽세황의 시신이 든 관이다.

그곳으로 들어오는 황보신. 뒤를 돌아보며

관으로 다가가는 황보신. 이어

덜컥! 조심스럽게 관의 뚜껑을 열고

관 안에 누워있는 벽세황의 시체. 수의를 입었고 얼굴은 말끔하다.

황보신; (가엾은 놈...) 관 뚜껑을 조심스럽게 관에 기대 놓으며 벽세황의 시신을 보고

황보신; (절제하지 못하는 성격 때문에 결국 시체가 되어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구나.) 슥! 소매 속에서 철심척을 꺼내고

황보신; (아무쪼록 네놈의 몸 안에 <그 물건>이 숨겨져 있기를 바랄 뿐이다.) 스윽! 철심척을 벽세황의 시체 위로 천천히 통과시키기 시작한다. 공항 검색대에서 금속탐지기로 금속을 탐지하듯이.

황보신; (<그 물건>을 손에 넣으면 단장께서 엄청난 재물로 노부의 공을 보상해주실 테니...) 스윽! 생각하며 철심척을 벽세황의 시체 위로 통과시키고. 그러자

툭! 쩍! 관의 여기저기서 동전이 날아올라 철심척에 달라붙고

황보신; (입관할 때 노잣돈으로 넣어준 동전들이 달라붙는다.) 동전이 철심척에 달라붙는 것을 보며 생각하고

슥! 이윽고 철심척을 완전히 통과시키는 황보신

황보신; [...] 찡그리며 철심척을 뒤집어 보고.

철심척에 동전들이 죽 달라붙어 있다.

황보신; (동전들 외에는 달리 금속 반응이 없었다.) 철심척에 붙은 동전들을 확인하며

황보신; (그렇다는 건 이놈의 몸에 <그 물건>이 없다는 얘기인데...) 투툭! 손으로 쓸어서 동전들을 철심척에서 떼어 낸다

타탕! 탕! 동전들이 바닥에 떨어지고

 

#105>

독채의 뒷 곁. 귀를 벽에 대고 서있는 청풍

투툭! 툭! 청풍의 귀에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고

청풍; (아무래도 벽세황의 시신에는 성마지환이 없는 모양이다.) 귀를 벽에 댄 채 생각하고

청풍; (그럼 성마지환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벽세황은 성마지환을 우리 천마성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 삼켰을 게 거의 확실한데...) 찡그리며. 그러다가

[!] 흠칫! 하며 벽 저편을 보고

슥! 누군가 건물로 다가오는 게 보이고

청풍; (누가 상청(喪廳)이 차려진 이곳으로 온다.) 급히 벽에서 귀를 떼며 등을 벽에 바짝 붙이고. 시선은 옆을 향한 채

 

#106>

다시 건물 내부. 황보신이 철심척을 관속에 수평으로 내밀고 있다

황보신; (몸속 깊은 곳에 숨겨져 있어서 탐지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철심척을 벽세황의 시체 복부 부분에 대고

황보신; (복부를 중심으로 정밀하게 확인을 해보자.) 슥! 다시 철심척을 벽세황의 복부 위로 움직이려 하고. 그 직후

저벅! 누군가의 발자국 소리가 황보신의 귀에 들리고

황보신; (누가 온다!) 슥! 급히 철심척을 소매 속으로 넣고

황보신; (들키면 안된다.) 스윽! 빠르게 관의 뚜껑을 집어들고

덜컹! 관 뚜껑을 다시 관 위에 덮는 황보신. 직후

딸칵! 아래쪽에서 금속성이 나고

내려다보는 황보신. 바닥에 널려 있는 동전들

황보신; (위험...) 스슥! 슥! 발로 밀어 동전들을 관 아래로 숨고. 그 직후

[황보집사 아니오?] 슥! 누군가 들어서며 말하고. 돌아보는 황보신

총관; [인기척이 있기에 와본 건데... 이 깊은 밤중에 예서 뭐하시오?] 의심의 눈초리로 황보신을 보며

황보신; [총관...] 포권하고

황보신; [잠자리에 들었지만 소궁주의 신세가 너무도 가엾게 느껴져 잠이 오질 않았소이다.] [그래서 향이라도 올려줄까 하고 상청에 들렀소이다.]

총관; [본궁 출신도 아니시면서 소궁주를 그리 측은히 여겨주시니 감읍할 따름이외다.] 마주 포권하고

황보신; [별 말씀을...] 포권 풀고

황보신; [헌데 소궁주에게는 딱히 유품이라 할 만한 게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만...] 총관을 슬쩍 떠보고

총관; [무제궁 인사들의 말에 따르면 소궁주는 발견 당시 낡은 옷 한 벌 걸치고 있었을 뿐이라고 하외다..] 관을 보며

황보신; [신장궁의 소궁주에게 눈에 띄는 유품이 없었다는 게 믿기지 않소이다.]

총관; [그러게나 말입니다.] 한숨

총관; [소궁주에게는 여러 가지 값나가는 물건과 무기들이 있었는데 무제궁이 발견했을 당시 거의 알몸이나 다름없었다고 하외다.]

황보신; [천마성에서 소궁주의 소지품을 강탈했을 수도 있습니다만...]

총관;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소궁주의 유품을 되찾기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봐야만 합니다.]

총관; [어떤 자가 소궁주의 소지품 중 어떤 것을 가져갔는지 알아낼 방도가 없기 때문입니다.] 심각하게

황보신; [일리가 있는 말씀이십니다.] 끄덕이고

 

#107>

독채의 벽에 붙어서 엿듣고 있는 청풍

청풍; (신장궁의 총관은 우직한 성격이라 꼼수를 쓰진 않았을 것이다.) 벽에서 귀를 떼고

청풍; (게다가 성마지환의 가치도 모르고 있을 테니 발견했다면 숨겼을 리가 없다.) 벽에서 몸을 떼고

청풍; (결론은 성마지환이 벽세황의 신변에는 없다는 뜻이 된다.) 돌아서고

청풍; (과연 천마와 무성의 최후비전이 숨겨져 있는 성마지환은 누구의 수중에 들어간 것일까?) 걸어가며 생각하고

청풍; (성마지환을 이용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냉혈전호 손에 들어간 것만 아니라면 당분간은 그것이 악용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청풍; (성마지환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공을 회복하는 게 급선무다.)

청풍; (무제궁의 추적은 대충 따돌렸으니 이제 그만 신장궁의 인간들과 작별을 고하자.) 담장 쪽으로 가고.

청풍; (세한삼우가 만들고 있는 절세 영약이 언제 완성될지 모르니 한시라도 빨리 종남산으로 가야만 한다.) 팟! 사력을 다해 담장으로 달려가서

팟! 도약하고

턱! 청풍의 한손이 겨우 담장 맨 윗부분을 잡는다.

비지땀을 흘리며 다론 손으로 도 매달리면서 다리를 담장 위로 걸어올리고

청풍; (비... 비참하구나.) 담장 위로 몸을 끌어올리며 헉헉

청풍; (한번 도약으로 오십장 이상을 건너뛰던 내가 일장도 안되는 담장 하나 넘기 위해 이토록 쩔쩔 매고 있다니...) 비지땀을 흘리면서 담장 위에 걸터앉고

청풍이 바깥쪽을 내려다보니 어둑한 골목이다

청풍; (하지만 지금의 내게는 비참함도 사치다.) 골목으로 뛰어내릴 준비를 하고

청풍; (어떻게든 살아남고 무공을 회복해야만 무참하게 변을 당한 본성 식솔들의 복수를 할 수 있으니...) 팟! 골목으로 뛰어내리고

콰당탕! 골목에 내려서다가 나뒹구는 청풍. 하지만

청풍; (두고 보자!) 이를 갈며 일어나고

청풍; (천마성에서 피를 본 모든 자들은 그게 누구든 목숨을 부지하지 못하게 될 테니...) 어둠 속으로 달려가는 청풍

 

#108>

혈교의 비밀 소굴. 이하 #62>에 나온 장면 차용

깊은 산중. 음침한 분위기. 낮인데도 먹장구름이 낮게 깔려 있어 어둑하다.

우오오오! 늑대 한 마리가 높은 절벽 위에 서서 울부짖고. 이 늑대는 사실 엄청 커서 황소만하다. 이놈의 이름은 낭왕

흠칫! 하며 아래를 보는 낭왕

절벽 아래의 음침한 계곡. 짐승과 사람의 뼈가 가득 널려있고. 계곡 입구 절벽에는 <血狼谷>이라는 글이 이끼에 덮인 채 새겨져 있다. 늑대 몇 마리가 돌아다니며 뼈를 이빨로 깨물어 부서뜨리고 있고

휘익! 절벽 사이의 좁은 통로를 통해 계곡 안쪽으로 날아드는 여자. 바로 백일몽

끼잉! 절벽 위에서 고개 숙이며 아는 척 하는 낭왕

백일몽; [수고가 많다 낭왕(狼王)!] 손 들어 아는 척 하며 날아 들어가는 백일몽

낑! 낑! 앞다리를 낮추고 고개도 숙이면서 꼬리를 치는 낭왕. 놀자는 몸짓. 하지만

백일몽; [반가워도 좀 기다려라. 소교주님께 보고를 하고 놀아줄 테니...] 휘익! 외치면서 안쪽으로 날아들어가고

낑! 아쉬운 표정으로 고개를 드는 낭왕

좁은 통로가 끝나는 절벽 안쪽은 상당히 넓은 원형의 분지. 입구를 제외하고는 까마득한 절벽으로 에워싸여 있다.

그곳으로 날아드는 백일몽

분지 끝에는 음침한 고대 신전 잔해가 하나 서있다. 절벽을 등지고 지어진 신전인데 그 신전의 안쪽. 동굴이 있다.

우우우! 동굴에서 늑대 울음소리가 흘러나온다.

백일몽; (늑대새끼들이 그새를 못 참고 배고프다고 아우성이로구나.) 그 동굴을 향해 날아가는 백일몽

 

#109>

동굴 안의 밀실. 위진천이 알몸에 상의를 입고 있다. 탁자에는 펼쳐진 편지와 허리띠 하나가 놓여있고. 위진천의 뒤로 좀 떨어진 곳에 잠옷 같은 야한 차림의 여자가 검을 한 자루 두 손으로 든 채 대기한다. 한쪽에는 침대도 있어서 마치 둘이 한탕 뛴 듯한 분위기. 이 여자는 <건곤일척>에 나온 매영귀희와 <투천환일>에 나온 <귀희> 캐릭터. 이 작품에서도 이름은 귀희. 위진천의 심복이다. 이때 나이는 서른 살 가량. 하지만 실제 나이는 마흔 살이 넘었고 위진천과 특별한 관계다.

귀희; (볼수록 잘 생겼네. 누구 아들 아니랄까봐.) 얼굴 약간 붉히며 위진천이 알몸에 상의를 걸치는 걸 보고

위진천; [왜?] 허리띠를 집어들며 돌아보고

위진천; [내 얼굴에 뭐 묻었어?] 허리띠를 등 뒤로 돌리면서

귀희; [묻었지요. 잘 생김이...] 얼굴 살짝 붉히며 웃고

위진천; [귀희(鬼姬)가 그런 우스개 소리까지 할 줄은 몰랐군.] 허리띠를 앞으로 돌려 묶으려 하며

귀희; [저라고 뭐 특별한 인간이겠어요?] [좋은 걸 보면 기쁘고 마음이 불편하면 화가 나는 걸 참지 못하는 평범한 인생이랍니다.]

위진천; [천하 모든 술법의 본가인 신녀문의 문주가 될 뻔하셨던 분답지 않은 말씀이시군.] 웃으며 허리띠를 한번 묶고

귀희; [신녀문 얘긴 하지 마세요. 겨우 눌러두었던 분노가 되살아나려고 하니...] 새침

위진천; (성미하고는.,..) + [조심하도록 하지.] 꾹! 허리띠를 묶으며 쓴웃음. 이어

귀희; [종남산(終南山)으로 바로 가진 않으실 거죠?]

위진천; [그냥 가봤자 헛걸음일 테니 준비를 좀 해야겠지.]

귀희; [다행히 조천경(照天鏡)의 소재가 늦지 않게 밝혀졌지요.]

위진천; [조천경을 확보하는 일도 그렇고...] [이번 종남산 건에서는 귀희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줘야겠어.] 허리띠를 완전히 매면서

귀희; [그럴게요.] 대답할 때

<속하 돌아왔사옵니다 소교주님!> 누군가의 전음이 위진천과 귀희의 들리고

위진천; (백일몽이 돌아왔군.) + [들어와.] 말하며 문쪽을 보고. 그러자

<예...>그긍! 대답과 함께 철문이 열리고

백일몽; [다녀왔사옵니다!] 안으로 들어서며 포권하고

위진천; [수고했다.] 손을 귀희에게 내밀고

위진천; [지령서를 보신 고모님의 반응은 어떠했느냐?] 귀희가 다가와서 내미는 검을 받으며 백일몽에게 묻고

백일몽; [설약공주님께서는 나중에 보시겠다며... 제가 보는 앞에서는 개봉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위진천; [유감이로군. 아버지의 지령을 확인한 고모의 반응이 어땠는지 보았으면 좋았을 것을...] 검을 허리에 차고

백일몽; [송구하옵니다.]

위진천; [백일몽 네가 죄송해할 일은 아니지.] [귀희는 먼저 그곳에 가서 준비를 해줘.] 백일몽에게 대답하며 귀희에게도 말하고

귀희; [예...] 공손히 대답

조신한 걸음으로 문쪽으로 간다. 백일몽에게는 눈길 한번 주지 않고

백일몽; (귀희...) 곁눈질로 그런 백일몽을 보고

백일몽; (신녀문 출신일 것이라는 사실만 짐작될 뿐 모든 게 비밀인 여자...)

백일몽; (처음 본교에 들어왔을 때는 교주님의 심복이었으나 어느 순간부터 소교주님에게 달라붙어 있다.) 열린 문으로 나가는 귀희를 보고

<심지어 교주님과 소교주님의 침실을 잇달아 차지하고 있는 것같기도 하고...> 야한 차림으로 밀실에서 나가며 안쪽을 흘겨보는 귀희의 모습 배경으로 백일몽의 생각 나레이션

백일몽; (확실한 것은 저 계집이 소교주님의 최측근이라는 사실이다.) 곁눈질로 문쪽을 보고

백일몽; (분명 뭔가 꿍꿍이가 있는 계집인데...) (자칫 소교주님을 잘못된 길로 이끌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한숨 쉴 때

위진천; [등선곡(登仙谷)에서 연락이 왔다.] 편지를 집어 들며 말하고. 흠칫! 돌아보는 백일몽

백일몽; [그럼!] 눈 치뜨고

위진천; [세한삼우(世恨三友)가 십여 년 간 심혈을 기울여서 만들어온 역명천신단(易命天神丹)이 마지막 숙성 단계에 들어갔다고 한다.] 끄덕

백일몽; [드디어 소교주님께서 그동안 들이신 노고를 보상받을 때가 도래했군요.] 흥분

위진천; [역명천신단은 이름 그대로 운명을 바꿔서(易命) 천신(天神)처럼 되게 해주는 영약중의 영약이다.] 좀 흥분해서 편지를 읽고

위진천; [그 역명천신단의 약효를 요약하자면 다음의 세 단어다.] [환골탈태(換骨奪胎), 금강불괴(金剛不壞), 만독불침(萬毒不侵)!]

백일몽; [몸을 완전히 새롭게 바꿔주고 무엇에도 훼손되지 않게 해주며 모든 독에 견딜 수 있게 해준다니...] [이름 그대로 천신처럼 되게 해주는 영약이로군요.]

위진천; [수천종의 영약과 실전되었다고 알려진 화타(華陀)의 연단술에 의해 만들어진 것인데...] 종이를 흔들어 보이고

위진천; [모두 세 알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역명천신단만 손에 넣으면 본교는 더 이상 다른 인간들과 세력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게 될 것이다.] 흥분하고

백일몽; [역명천신단은 이미 소교주님의 손에 들어온 것이나 다름없으니 미리 경하드리옵니다.] 포권하며 아부하고

위진천; [고맙다 백일몽!] 편지를 내려놓고

위진천; [하지만 역명천신단을 손에 넣으려면 마지막 장애를 극복해야만 한다.]

백일몽; [극복해야할 장애라면...]

위진천; [등선곡은 인간의 힘으로는 깨트릴 수 없는 강력한 금제로 방호되고 있다.] [그 금제를 통과하지 못하면 역명천신단도 그림의 떡일 뿐이다.]

백일몽; [세한삼우 중 본교와 내통하는 작자가 있지 않는가요?] [그자가 수시로 전서구를 보내주는 덕분에 역명천신단의 제조과정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알 수 있었구요.]

위진천; [문제는 우리와 내통해온 그자가 금제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그자도 마음대로 등선곡을 출입하지는 못해왔다.]

백일몽; [등선곡에 들어갈 수 없으면 말씀하신 대로 역명천신단도 그림의 떡일 뿐인데...] 난감

위진천; [하지만 걱정할 건 없다. 내게 해결책이 있으니...] 히죽

백일몽; [혹시 귀희가...] 귀희가 야릇한 표정으로 웃으며 나가던 장면 떠올리고

위진천; [귀희도 등선곡에 설치 된 금제를 뚫고 들어가진 못한다.] 고개 젓고

위진천; [왜냐하면 그 금제는 귀희와 동문이면서 모든 면에서 뛰어났던 계집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백일몽; [그럼 어떻게 금제를 뚫고 들어가실 계획이신지요?]

위진천; [지금부터 등선곡의 금제를 깨트릴 수단을 구하러 갈 참이었다. 백일몽 너도 함께 가자.] 문쪽으로 가고

백일몽; [예...] 따라가고

복도로 나서는 위진천. 따라 나오는 백일몽. 복도 밖에서 지키고 있던 무사들이 고개 숙인다

위진천; [넉넉잡아서 보름 후면 역명천신단을 확보할 수 있게 될 테고...] [그럼 나 위진천... 아니 용진천(龍振天)은 천하무적이 되어 있을 것이다.] 흐흐흐! 웃으며 걸어가고

백일몽; (그랬으면 좋겠지만...) 위진천을 따라가며 생각

백일몽; (소교주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좌절이라는 걸 경험해보지 못했다.) 소리없이 한숨을 쉬고

<세상 일이 모두 자신의 뜻대로 된다는 오만함이 소교주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수도 있을 것이다.>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걸어오는 위진천과 그 뒤를 따라오는 백일몽의 모습 배경으로 백일몽의 생각 나레이션

 

#110>

경치 좋은 계곡. 그곳에 자리한 아담한 장원. 헌데

장원 안과 밖에 수십 명의 남녀가 죽어있다. 남자들은 말라 비틀어 죽어 있고 여자들은 강간당한 모습으로 죽어있다. 장원 입구의 처마에는 <趙家莊>이라는 현판이 걸려있고

휘익! 돌풍을 일으키면서 마당에 내려서는 인물. <투천환일>에 백변음마로 나온 캐릭터. 이 작품에서는 무영신투로 표기. 천하십대고수중 일인

무영신투; [!] 눈 부릅뜨며 마당에 널린 시체들 보고,

무영신투; (어... 어떤 놈들이 이런 짓을...) 분노하며 시체들 사이를 걸어가고

무영신투; (우리 조가장(趙家莊) 근처를 수상한 놈들이 기웃거린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것인데...) 시체들을 보며 분노로 치를 떨고

<사내들은 양정이 빨려 죽었고 여자들은 겁탈 당한 후 살해되었다.> 시체들 배경으로 무영신투의 생각 나레이션,

무영신투; (단순히 재물을 노리고 저지른 짓이 아니라는 건데...) 치를 떨다가

무영신투; [진진(眞眞)아!] 퍼뜩 깨닫고 장원 안쪽을 보고

무영신투; (제발...) 팟! 모습이 사라지는 무영신투

 

#111>

장원 안쪽. 담장과 정원으로 둘러싸인 아담한 건물. 건물의 문과 창문은 박살 나 있고. 건물 주변에 하녀로 보이는 여자들 몇이 발가벗겨진 채 죽어있다.

화악! 건물 문 앞에 나타나는 무영신투. 직후

[!] 눈 부릅뜨는 무영신투

쿵! 건물 안쪽의 모습. 알몸의 여자가 두 손이 묶여 대들보에 매달려 있는데 머리를 풀어 내린 채 고개를 떨구고 있다. 사타구니 사이에서는 피가 줄줄 흘러내리고.

무영신투; [안돼!] 팟! 안으로 뛰어들고

무영신투; [안된다 안돼!] 울부짖으며 여자의 머리를 쓸어 넘기고.

그러자 드러나는 것은 좀 못 생긴 여자의 얼굴이다

무영신투; (진진이가 아니다!) 안도하며 물러서고.

무영신투; (진진이의 몸종 중 한명인 매화(梅花)다.) 털썩! 다리가 풀려 주저앉고. 그러다가

흠칫! 하며 여자의 발치를 보고

피가 떨어지는 여자의 발치에 접힌 종이가 한 장 놓여있다

무영신투; (저 종이...) 기어가 손으로 종이를 집어들고

무영신투; (흉수들이 남긴 편지일 것이다.) 떨리는 손으로 편지를 펼치고

 

<우내십대고수(宇內十大高手)의 일인이시며 천하제일의 대도(大盜)이신 무영신투(無影神偸) 조천행(趙天行) 대협께 삼가 문안 여쭙겠소이다.> 편지의 시작. 무영신투가 떨리는 두 손으로 편지의 펴든 모습 배경으로

<조대협께서 반 년 전 황금성(黃金城)의 보물창고에서 낡은 구리거울을 하나 손에 넣으셨다는 소문을 들었소이다. 그 동경(銅鏡)을 긴히 쓸 곳이 있어 조가장을 방문했으나 계시지 않기에 따님을 대신 모셔가게 되었소이다.> 눈 부릅뜨며 글을 읽는 무영신투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아무쪼록 종남산의 잔석평(殘石坪)에 오셔서 따님과 구리거울을 교환해가시기 바라외다. 만일 이 제안을 거절하게 될 경우 따님이 어찌 될지는 조가장의 다른 계집들을 통해 미리 보여드렸으니 노여워하지 마시구려.> 강간당하고 죽은 여자들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영신투; [죽일...!] 콰직! 종이를 움켜잡고

무영신투; [네놈이 누군지 모르지만 사람 잘못 건드렸다.] 이를 갈고

무영신투; [나 조천행, 우내십대고수의 일인이라는 평판을 그저 운이 좋아 얻은 게 아니다!]

무영신투; [진진이에게 손을 댄 대가로 네놈과 네놈의 졸개들은 단 한 놈도 남김없이 내 손에 죽게 될 것이다.] 분노하는 무영신투의 모습.

 

#112>

장원이 내려다보이는 산봉우리 위. 두 명의 인물이 서있다. 신행태보와 음침한 인상의 중년인. 중년인은 <투천환일>에 나온 혈교의 인물 고굉, 즉 고당주다.

고굉; [외(外)총관님! 드디어 조가놈이 제 놈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아래를 보며

고굉; [이번 기회에 저 도둑놈을 사로잡으면 소교주님께서 필요로 하시는 조천경이란 것을 손에 넣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신행태보의 눈치를 보며

신행태보; [고굉(高宏)!] [넌 아직도 무영신투 조천행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구나.] 웃고

고굉; (그래 봤자 걸음이 좀 빠른 도둑놈일 뿐인데...) + [속하, 견문이 짧으니 가르침을 내려주시기 바랍니다.] 눈치 보며 굽신

신행태보; [조천행은 무영신투라는 별호에 어울리게 지금껏 단 한 번도 남에게 잡힌 적이 없는 전설적인 대도다.]

신행태보; [신출귀몰할 뿐 아니라 신분도 여럿 갖고 있어서 조가장이 조천행의 본가라는 것도 최근에야 알아냈을 정도다.]

고굉; [조천행이 경신술과 역용술만으로 천하제일을 다툴 정도라는 소문은 속하도 들었습니다.] 눈치 보며 맞장구치고

신행태보; [조가가 지닌 두 가지 재주 중에서도 특히 뛰어난 게 경신술이다.] 끄덕

신행태보; [놈의 장기인 일식도천파(一息渡千波)가 일단 펼쳐지면 신행태보(神行太保)라 불리는 본좌도 따라잡는 걸 포기해야할 정도다.]

고굉; [조천행이 달아나려고 마음만 먹으면 막을 수가 없겠습니다.] 깨닫고 침 꿀꺽

신행태보; [그래서 놈이 저곳에 있는 걸 뻔히 알면서도 감시만 하고 있는 중이다.]

고굉; [그런 사정이 있는 줄 속하가 미처 몰랐습니다.] 굽신

신행태보; [조천행이 우내십대고수의 일인으로 꼽히는 건 결코 운이 좋아서가 아니다.]

신행태보; [하지만 그런 조가놈이라 해도 소교주님이 종남산에 쳐놓을 함정에 들어가기만 하면 끝장이다.] 음산하게 웃고

신행태보; [목숨보다 더 소중히 여기는 딸이 그 함정의 주역이기 때문이다.] 사악하게 웃는 신행태보의 얼굴 크로즈 업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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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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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경; [여기까지는 무림인들도 알고 있는 내용이다.] 야한 자세로 앉아서 말하고. 잠옷 치마가 조금 걷혀 올라가 종아리가 다 드러난다

청풍; [내가 비록 천마의 후손이긴 하나 그분이 무성과 함께 혈왕을 쓰러트린 자세한 경과는 모르고 있소.] 끄덕이고

청풍; [무성도 그랬다지만 천마께서도 혈왕을 죽이는 과정에서 입은 타격이 심각해서 곧 돌아가셨기 때문이오.]

황보경; [천마와 무성이 급사하는 바람의 그들의 절기 대부분이 절전되어버렸다지?] 은근한 표정으로 청풍을 보고

청풍; [유감이지만 사실이오.] 끄덕

황보경; [갑작스럽게 타계하시는 바람에 두 분의 무공은 채 절반도 후손들에게 전해지지 않게 되었소.] 저고리를 한손으로 좀 벌리며

황보경; [그 때문에 당대에까지 전해진 천마와 무성의 무공은 삼황의 아랫 서열인 오제(五帝)의 무공과 별 차이가 없다더구나.] 풍만한 젖가슴을 일부 드러내고

청풍; [사정은 혈왕도 마찬가지요.] 그걸 힐끔 보며

청풍; [혈왕은 자신이 패할 줄은 몰랐던 터라 후손들에게 제대로 무공을 전수해주지 않았고...] 냉소하고

청풍; [그 결과 혈왕의 후손들인 혈교는 우리 천마성과 무제궁의 협공에 별 저항도 못해보고 궤멸 당해버렸었소.]

황보경; [세상을 위해선 잘된 일이지.] 끄덕

황보경;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천마와 무성이 혈왕을 협공하기 전에 백일(百日)간 같은 장소에서 함께 지냈다는 사실을 아느냐?] 의미심장하게

청풍; [설마!] 깨닫고 눈 부릅

황보경; [네가 생각하는 대로다.] 끄덕

황보경; [천마와 무성은 자신들의 무공으로는 혈왕의 기상천외한 술법을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절감하고 있었다.]

황보경; [이에 힘을 합쳐 혈왕을 쓰러트릴 수 있는 한 가지 절기를 창안하게 되었다.]

황보경; [그리고 무림인들이 알고 있다시피 천마와 무성은 혈왕을 제거하는 데 성공했었다.] 배시시 미소

청풍; [혹시 성마지환이라는 것이...] 흥분

황보경; [천마와 무성이 혈왕을 상대하기 위해 만든 힘을 얻을 수 있는 단서다.] 끄덕

청풍; [아!] 흥분과 경악

황보경; [천마와 무성은 이론의 여지도 없는 천고기재들이다.]

황보경; [그런 그들의 능력이 총 동원되어 만들어진 무공이라면 말 그대로 고금최강(古今最强)이 아니겠느냐?]

청풍; [성마... 성마지환이라는 것에 두 분의 그 초절기가 숨겨져 있다는 거요?] 흥분

황보경; [난... 아니 오라버니는 그렇게 알고 있다.] 끄덕

 

<합작으로 한 가지 초절기를 만들어내긴 했지만 천마와 무성은 그 무공으로도 혈왕을 죽일 수 있다는 확신이 없었다.> 어떤 동굴. 동굴의 벽과 천장에 수많은 글과 그림이 적혀 있고. 그 동굴 중앙 바닥에 책상다리 하고 마주 앉아있는 천마와 무성이 무언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심각한 표정

<게다가 그 무공을 수련할 시간도 많지 않아서 본래 위력을 전부 발휘하긴 어려운 상황이었다.> 손가락에 끼고 있던 반지를 빼내며 뭐라 말하는 천마. 무성도 손가락에서 반지를 뽑고 있고

<이에 두 사람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게 되었다. 합작해서 만든 초절기에 관한 비밀을 자신들의 반지에 숨겼으며...> 서로의 반지를 내밀어 밀착시키는 천마와 무성. 밀착한 반지 사이에서 벼락과 빛이 뿜어진다. 벽세황이 삼켰던 반지의 형태가 만들어지고

<무성과 천마는 자신들의 별호를 따서 성마지환(聖魔之環)이라 이름 붙인 그 반지를 믿을만한 사람에게 맡겼다.> 완성된 반지. 바로 위진천이 벽세황의 뱃속에서 찾아낸 그 반지다.

<무산신녀(巫山神女)! 오직 신선의 도를 추구할 뿐 세상 욕심에는 관심이 없는 무산(巫山) 신녀문(神女門)의 당시 문주에게 성마지환이 건네졌던 것이다.> 동굴로 들어서는 절세미녀. 선녀같은 분위기. <건곤일척>에 나온 신녀문 전대 문주의 모습을 차용. 무성과 천마가 포권하며 맞이한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막은 몰랐으나 혈교에서도 무산신녀가 천마와 무성으로부터 무언가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당연히 무산신녀에 대한 추적이 시작되었다.> 바람을 타고 날아가며 돌아보는 무산신녀. 수많은 그림자들이 추적하고 있다.

<결국 무산신녀는 빠져나갈 수 없는 포위망에 갇히게 되었다.> 벌판에서 거대한 불길의 소용돌이에 갇힌 무산신녀. 불길의 장벽 너머로 수많은 그림자들이 일렁인다. 무산신녀는 손수건으로 입을 가리고 있고.

<이에 무산신녀는 천마와 무성으로부터 받은 반지를 그것에 얽힌 비밀을 적은 손수건에 싸서 술법으로 멀리 보내버렸다.> 손수건으로 반지를 묶는 무산신녀. 손수건을 반지에 끼웠다가 접는 모습. 양쪽으로 삐져나온 손수건이 날개 형태가 된다

<원래 무산신녀는 반지를 무산 신녀문으로 보낼 생각이었다.> 허공으로 날아가는 날개 모양의 손수건. 손수건 중앙에 반지가 묶인 모습. 두손으로 반지를 날려보내는 무산신녀의 모습,. 주변으로 불길이 맹렬히 치솟고. 그 너머에서 마귀같은 형상의 인간들이 날아든다

<하지만 그녀는 술법을 펼치던 도중 혈교의 공격을 받고 쓰러졌다.> 등에 충격을 받고 쓰러지는 무산신녀. 주변으로 날아드는 마귀같은 형상의 인간들

<그 때문에 반지와 그것을 싼 수건은 무산까지 가지 못하고 중도에 추락했으며...> 높은 산봉우리 위에 심마니가 서서 하늘을 보고. 하늘에서 떨어지는 날개 모양의 손수건

<어떤 골동품 수집가의 손에 들어가게 되었다.> 디룩 디룩 살찐 부자가 손수건과 그것 위에 얹혀진 반지를 보며 눈 희번덕인다. 위 장면의 심마니가 옆에 서서 눈치를 보고 있고. 장소는 그 부자의 화려한 거실. 온갖 골동품으로 장식되어 있다.

 

황보경; [그후 성마지환은 가치를 알아보지 못한 인간들 손을 전전했고...] 치마를 잡고 조금 끌어올리면서 말하고

 

<그러다가 지금으로부터 십여 년 전 신장궁, 정확히는 귀수신장의 수중에 들어오게 되었다.> 반지를 보며 흥분하는 귀수신장의 모습. 장소는 공방이다. 옆에서 열서너살 쯤 된 벽세황이 기웃거리고 있고

 

황보경; [물론 귀수신장도 성마지환의 내력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었다.] 끌어올려지는 치마 아래에서 육감적인 허벅지가 일부 드러나고

황보경; [하지만 당대제일의 장인답게 귀수신장은 성마지환이 평범한 물건이 아니라는 사실을 한 눈에 알아보았다.] 옆으로 모은 다리를 조금 벌리기도 하고

황보경; [이에 외아들인 벽세황에게 성마지환을 주면서 절대 남의 눈에 띄이지 않게 보관하라는 엄명을 내렸었다.] 눈으로 추파를 보내며

청풍; [벽세황은 성마지환의 가치도 모른 채 지니고 있다가 내게 생포되자 빼앗기지 않기 위해 삼켜버렸겠소.] 힐끔 보며

황보경; [설령 귀수신장 부자가 성마지환의 가치를 알았다 해도 그것에서 이득을 취하진 못했을 것이다.] 가슴을 만지작

청풍; [성마지환에서 천마조사님과 무성의 힘을 끌어내는 게 쉬운 일이 아니겠지요.]

황보경; [내가 아는 바에 의하면 성마지환의 비밀은 천마와 무성 양쪽의 후손이 손을 잡아야만 드러난다.]

청풍; [그렇소?] 흠칫! 하고

황보경; [구체적으로는 천마의 자전마벽(紫電魔劈)이란 무공과 무성의 대연진기(大然眞氣)가 동시에 주입되어야만 성마지환이 분리되면서 비밀을 드러낸다는구나.]

청풍; [그렇다면 성마지환은 사실상 화중지병(畵中之餠)이오.] 한숨

황보경; [왜?] [천마의 후손이면서 자전마벽을 모르는 것이냐?] 눈 치뜨고

청풍; [사실을 말하자면 천마조사님의 무공들 중 최강인 자전마벽은 오래전에 실전되어 버렸소.] 쓴웃음

황보경; [저런...]

청풍; [게다가 우리 천마일족과 불구대천의 원수지간인 무제궁의 최고절기인 대연진기까지 필요하다니...]

황보경; [자기 말을 들으니 확실히 성마지환은 그림의 떡이겠네.] 배시시

청풍; [성마지환에서 얻을 게 없다는 걸 알면서도 태연한 걸 보면 다른 수단이 있겠소.] 눈 번득이며 보고

황보경; [뭐 이미 만리장성을 쌓은 사이인데 숨길 것도 없겠지.] 추파를 던지며

황보경; [내 오라버니가 성마지환에 얽힌 사연과 비밀을 어떻게 알았을 것같애?] 치마를 슬쩍 더 위로 걷어 올리며. 이제는 거의 엉덩이까지 드러난다

청풍; [무산신녀가 성마지환을 무산으로 보내기 위해 술법을 쓸 때 사용한 손수건?]

황보경; [역시 똑똑하네. 하나를 들으면 열을 알아차리니...] 감탄하고

청풍; [어쨌든 칭찬이니 듣기는 좋소.] 쓴웃음

황보경; [무산신녀가 성마지환을 무산으로 보내기 위한 술법을 쓰면서 사용한 손수건은 천잠사(天蠶絲)로 짜여진 것이었다.] 자기 엉덩이를 좀 만지면서

황보경; [덕분에 수백 년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훼손되지 않았는데...] [오 년 전, 그 손수건이 오라버니의 수중에 들어왔었다.]

청풍; [무산신녀의 손수건에 성마지환의 내력이 적혀있었겠소.]

황보경; [뿐만 아니라 천마와 무성이 백일 간 머물며 초절기를 만들어낸 장소가 어딘지도 적혀있었다고 한다.]

청풍; [거기가 어디오?] 눈 번뜩

황보경; [그 장소에 대해선 오라버니는 내게도 말해주지 않았다.] 고개 젓고

청풍; (거짓말을 하는 것같진 않군.) + [혹시 천마와 무성의 수련장소에 금제(禁制)가 쳐져 있지 않소?]

황보경; [정말 귀신이네. 그것까지 추측해내고...] 놀라고. 이어

황보경; [네 말대로 성마동천(聖魔洞天)이라 이름 붙여진 그곳에는 강력한 술법으로 금제가 쳐져 있었다.] 진지하게

황보경; [천마와 무성이 무산신녀에게 부탁하여 설치한 것인데...] [그 금제는 오직 성마지환으로만 해제된다고 한다.]

청풍; [천마와 무성께서 백 일간 머물렀던 그 동굴에 두 분이 창안한 초절기에 관한 비밀이 남아있겠소.]

황보경; [아마 두 사람은 초절기를 창안하는 과정에서 얻은 심득을 동굴에 남겼을 것이다.] 끄덕이고

황보경; [그냥 지워버리기에는 아까운 내용들이 많았을 테고...]

 

<그래서 지워버리는 대신 무산신녀에게 부탁해서 봉쇄했을 것이다. 나중에라도 자신들의 후손이 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천마와 무성이 수련하던 동굴. 무산신녀와 함께 서서 동굴의 벽과 천장에 새겨진 수많은 그림과 글을 보는 천마와 무성

 

청풍; [성마동천에 들어갈 수만 있다면 천마와 무성께서 남기신 수많은 무공비결을 얻을 수 있겠군!] 흥분

황보경; [그래서 오라버니는 필사적으로 성마지환의 존재를 추적해왔으며...] 끄덕

황보경; [마침내 성마지환이 십여 년 전 신장궁으로 흘러들어갔다는 사실을 알아내기에 이르렀다.] [그것이 지금으로부터 삼 년 전의 일이다.]

청풍; [성마지환만 손에 넣으면 성마동천에 들어가 천마와 무성이 남긴 신공절예들을 얻을 수 있을 테고...]

청풍; [그래서 부인을 칠순 노인의 후처로 들여보내는 짓까지 했구려.] 쓴웃음

황보경; [성마동천을 열 수만 있으면 대륙상단은 단번에 천마성과 무제궁을 능가하는 무림 세력이 될 수도 있다.]

황보경; [야심이 남다른 오라버니의 눈이 뒤집힌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청풍; [아무리 가문의 영화를 위해서라지만 조부뻘인 노인의 후처로 들어오는 게 쉽지는 않은 결정이었겠소.]

황보경; [그런 결정을 내린 데에는 내 나름대로의 사연이 있단다.] 우울한 표정으로 한숨

청풍; (마냥 탕녀로만 보이던 이 여자에게도 남에게 말 못할 사정이 있겠구나.)

황보경; [내가 해줄 수 있는 얘기는 여기까지다.]

황보경; [처음에 약속했던 대로 오늘 내게서 들은 말은 다른 인간에게 옮기지 않도록 해다오.]

청풍; [그 점은 염려 마시오.] [죽을 때까지 입 밖으로 내지 않을 테니...] 슥! 일어나고

황보경; [가려고?]

청풍; [만일 무제궁의 인간들이 다시 돌아와서 추궁하면...] [닷새 전 사당에서 내가 나무토막을 숨기고 나왔다는 말을 해주시오.] 침대 옆에 서며 돌아보고

황보경; [강물에 투신한 것으로 위장했다는 걸 그자들이 알게 하라 이거지?]

청풍; [그럼 무제궁의 인간들은 내가 이미 닷새 전에 신장궁 근처에서 떠났을 거라 생각하지 않겠소?] 문쪽으로 걸어가고. 그때

[그냥 갈 생각이야?] 뒤에서 들리는 음성에 흠칫! 하는 청풍

청풍; [내게 할 말이 있으시...] + [!] 돌아보다가 움찔! 하고

황보경; [자기 볼일만 보고 가는 건 너무 하는 거 아니야?] 침대에 야하게 누워서 가랑이를 벌리고 있다. 치마를 허리 위로 걷어올린 채로

청풍; [당신...] 어이없을 때

황보경; [받은 게 있으면 보답도 있어야 하지 않겠어?] [영감탱이가 나이 탓에 날 방치한 게 벌써 이년도 넘었단 말이야.] 할딱이고

황보경; [언제 다시 보게 될지 모르니 자기라도 날 좀 식혀줘!] 야하게 애원하고

청풍; (거절 할 수가 없군.) + [알겠소.] 한숨 쉬며 허리띠 풀면서 다시 침대로 다가가고

청풍; [날이 새려면 아직 시간이 제법 남았으니 힘 좀 써보도록 하겠소.] 상의 벗으며 침대로 올라가고

황보경; [역시 자긴 날 실망시키지 않네.] 할딱이며 두 팔 벌려 청풍을 맞이하고

청풍; (이 여자 역시 가엾은 인생이다.) 황보경의 몸에 올라타고. 바지를 까내리면서

청풍; (욕심 많은 오라비에게 휘둘려 죽을 날을 받아놓은 노인의 후처 노릇을 해왔으니...) 스윽! 청풍의 아랫도리가 황보경의 가랑이 사이로 들이밀어지고

황보경; [하악!] 자지러지고

황보경; [살... 살아있어! 네 덕분에 내가 아직 살아있다는 걸 실감할 수 있어.] 청풍을 끌어안으며 자지러지고

황보경; [고마워! 나란 계집이 아직은 죽지 않았다는 걸 확인시켜줘서...] 울면서 청풍과 교접하는 황보경

청풍; (다시 만나지 못할 수도 있는 인연이다.) 황보경을 범하면서 생각하고

<할 수 있을 때 최선을 다해서 이 여자에게 진 신세를 갚도록 하자.> 교접하는 두 사람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101>

아침. 신장궁. 정문에서 마차들이 줄줄이 나온다. 물건 배달 가는 마차들이다. 뚜껑이 없는 마차 짐칸에 나무 상자들이 가득 가득 실려 있고. 마차마다 마부와 일꾼들이 서너명씩 타고 있다. 마부석에 마부와 일꾼이 타고 있고 짐칸에도 일꾼들이 두명 정도씩 타고 있다. 마부와 일꾼들은 모두 죽립을 쓰고 있다.

맨 앞쪽의 마차에는 황보경의 심복인 대륙상단 출신의 집사 황보신이 타고 있다. 마부 옆에 앉아있고.

황보신; [짐을 싣는데 시간이 너무 걸렸다.] [해 지기 전까지 주가구(周家口)에 닿으려면 서둘려야한다.] 옆의 마부에게 말하고

마부; [평소보다 속도를 좀 높이도록 하겠습니다 집사 어른!] 고개 좀 숙이며 대답하고

이랴! 말 고삐를 두 손으로 치는 마부

따각! 따각! 말들이 좀 더 빨리 걸어간다.

흔들리는 마부석에 앉아 소매 속에 손을 넣어 무언가를 확인하는 황보신

소매 속에 들어있는 얇고 길쭉한 쇳조각. 물론 철심척이다.

황보신; (이러니 저러니 해도 아가씨는 야무지게 일을 처리해오고 있다.) 소매 속에 든 철심척을 만지면서

황보신; (신장궁의 보물인 이 철심척만 있으면 벽세황의 시체에 <그 물건>이 있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황보신; (아가씨의 희생을 봐서라도 어떻게 해서든 <그 물건>을 손에 넣어야만 한다.) 결심하는 황보신. 헌데,

 

뒤 따라 오는 마차들 중 한 대 크로즈 업. 마부석에 마부와 함께 청풍이 타고 있다. 물론 청풍도 죽립을 쓰고 있고

맨 앞쪽의 마차 마부석에 앉아있는 황보신의 뒷모습. 청풍의 시점

청풍; (역시 황보경의 심복인 황보신이 직접 배달 행렬을 통솔하고 있다.) (물론 도중에 천마성으로부터 운구되어 오는 벽세황의 시신을 만나 확인하기 위해서 일 테고...)

청풍; (하여간 황보경의 입을 단속하려다가 생각지도 않은 기연을 만나게 되었다.) 좀 흥분한 표정이 되고

청풍; (우리 이씨일족이 천마의 후손이면서도 까맣게 모르고 있던 성마지환과 성마동천의 존재를 알게 되었으니...) 흥분하고

청풍; (만일 성마동천에 들어갈 수만 있다면 천마조사께서 남기신 절기들을 수련하면서 느꼈던 의문과 미진함을 일거에 해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청풍; (물론 그러려면 성마지환을 얻고 성마동천의 위치를 알아내야하지만...) 생각할 때

[어! 저 친구는...] 마부가 앞을 보며 흠칫! 하고. 청풍도 고개 들고

쐐액! 멀리서 날아오는 인물. 바로 남장한 신소심이다.

마부; [엿새 전에 본궁을 떠났었는데 또 무슨 일로 찾아온 건가?] 마부가 찡그리며 멀리에서 날아오는 신소심을 보고

청풍; (저 계집...) 뜨끔한 표정이 되고

<신소심이라는 무제궁의 계집이다.> 굳은 표정으로 날아오는 신소심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혹시나 했는데 저 계집이 정말 다시 돌아왔다.) 죽립을 조금 쳐들고 앞쪽에서 날아오는 신소심을 보고

청풍; (하루만 더 지체했어도 심각한 위기에 처할 뻔 했다.) (어제 사당에서 나와서 황보경과 말을 맞춰 놓기를 잘 했구나.) 슥! 다시 죽립을 내리고

쏴아! 그 사이에 새처럼 마차 위를 지나가는 신소심.

말들이 놀라 히힝 거리고. 마부와 일꾼들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져서 보고

신소심; [...!] 쏴아! 마차들 위로 날아 지나며 아래쪽의 마차들을 보고

마부석과 짐칸에서 올려다보는 죽립 쓴 마부와 일꾼들의 모습

신소심; (배달 나가는 마차들...) 쏴아! 마차들 위를 지나가며 곁눈질

<아들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도 거래처와의 약속은 지키려 애쓰고...> 청풍이 탄 마차를 위에서 본 배경으로 신소심의 생각 나레이션. 마부와 짐칸의 일꾼들은 죽립 젖혀 올려다보지만 마부석에 앉은 청풍은 죽립을 눌러쓰고 있다

신소심; (귀수신장 벽초릉은 뼛속까지 장사꾼이로구나.) 신장궁으로 날아가며 생각한다

신장궁 입구의 무사들 당황하면서도 길을 열어주고

그 앞으로 날아 내리는 신소심

무사들의 안내를 받으며 서둘러 안으로 들어간다

죽립 조금 들어서 그걸 보는 청풍

청풍; (무제궁의 영주 신소심...) 눈 번뜩

청풍; (무공을 되찾는 대로 네년부터 손을 봐주도록 하마.) 음산하게 웃는 청풍의 얼굴

 

#102>

신장궁의 대청. 하녀들이 다과가 든 쟁반을 들고 서둘러 대청으로 오는데

[!] 놀라 눈 부릅뜨는 신소심

황보경; [숨기려고 숨긴 건 아니에요.] 귀수신장과 나란히 앉아서 신소심의 눈치를 보며 말하고

황보경; [마태자가 나무토막을 품속에 넣는 것을 보긴 했지만 설마 그런 용도로 쓸 줄은 몰랐어요,] 새침하게

황보경; [게다가 신소협께서는 마태자가 사당 안에서 무얼 했는지 제게 묻지도 않았었잖아요.] 눈 흘기고

황보경; [그래놓고 이제 와서 제가 마태자를 비호했다는 식으로 몰아붙이니 기분이 좋지 만은 않네요.]

신소심; (이 엉덩이 가벼운 계집이...) 분노하지만 반박할 말이 없고

귀수신장; [이미 벌어진 일, 누구 잘잘못을 따질 상황이 아니지 않소?]

귀수신장; [집사람 말대로라면 마태자는 강물에 투신한 척 하고 다시 절벽 위로 올라온 게 분명하오.]

귀수신장; [비록 무공을 잃은 상태라 해도 벌써 엿새 전 일이니 수백 리 밖으로 빠져나갔을 수도 있소.]

귀수신장; [촌각을 다퉈서 수색 범위를 넓혀야만 하오.]

신소심; [궁주님 말씀이 옳아요.] 억지로 포권하고

신소심; [지금은 마태자의 추적에 집중해야할 때겠지요.] 홱 돌아서고

신소심; [이만 실례하겠어요.] 뛰듯이 입구로 간다

황보경; [멀리 나가지 않겠어요.] 얄밉게 웃으며 손을 쳐들고

신소심; (죽일...) 이를 바득 갈고

신소심; (마태자가 포위망을 탈출한 데에는 분명 저 암캐가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다.) 문을 거칠게 나오고. 다과를 들고 대청으로 들어오려던 하녀들 깜짝 놀라고

신소심; (하지만 심증일 뿐 증거가 없으니 몰아붙일 수도 없고...) 팟! 날아오르고

신소심; (원래는 위진천의 지시대로 이 반지를 전해줄 생각이었지만...) 날아가면서 펴보는 손에는 반지가 들려있다. 바로 천마와 무성이 자신들의 반지를 합쳐서 만든 성마지환

신소심; (절대 돌려주지 않겠다!) 콱! 손을 움켜쥐고

신소심; (날 골탕 먹인 대가로...!) 이를 갈며 날아가는 신소심. 아래쪽에서 건물들 사이를 지나던 신장궁 사람들이 놀라서 올려다보고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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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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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여전히 밤. 신장궁

신장궁 후원의 다른 건물. 뇌옥경의 거처. 물론 불은 꺼졌고 인적은 없다

그곳으로 청풍을 끌고 뛰듯이 오는 뇌옥경

끽! 주변을 살피며 문을 열고 들어가고. 청풍도 주변 살피고

뇌옥경; [들어가!] 연 문으로 청풍을 확 밀어넣고. 안으로 밀려 들어가는 청풍

문 안쪽은 어둑한 거실. 물론 불은 꺼져 있고. 그곳으로 밀려들어오며 살피는 청풍. 뒤에서 밖을 살피며 문을 닫는 뇌옥경

청풍; (이 여자의 딸 벽초아는 자고 있는 모양이군.) 안쪽을 살피고. 문 안쪽은 거실이고 거실의 안쪽에 침실로 통하는 문이 있다. 물론 닫힌 상태고

슥! 문 옆의 장식장에서 무언가를 빠르게 꺼내는 뇌옥경

청풍; [부인! 나는 사실...] 말하며 돌아서는데

뇌옥경; [죽일 놈!] 팟! 장식장에서 꺼낸 비수로 청풍의 목을 찌를 듯 들이미는 뇌옥경. 움찔 하며 뒤로 밀리는 청풍

턱! 청풍의 등이 벽에 닿고

뇌옥경; [네 놈... 그이를 죽게 만든 주제에 뻔뻔하게 다시 신장궁으로 기어들어오기나 하고...] 콱! 왼손으로 청풍의 멱살을 잡고 오른손으로 쥔 비수를 청풍의 목에 들이민다. 이를 갈면서 눈이 살기로 번들

청풍; (내공이 소멸된 탓에 별 것도 아닌 수준의 무공을 지닌 이 여자의 손아귀에서도 벗어날 수가 없구나.) 쓴웃음 지으며 뇌옥경을 내려다보고

뇌옥경; [말해봐! 그이를... 그이를 어떻게 죽였어?] 이를 갈며 비수를 청풍의 목에 들이밀고

청풍; [부군의 사인을 말해주고 싶어도 말해줄 게 없소.] 한숨

뇌옥경; [그이의 죽음에 대해 아는 게 없다고 발뺌할 생각이냐?]

청풍; [그렇소.] 한숨. + (벽가가 상영누님 손에 죽었을 가능성이 많지만 굳이 말할 필요는 없겠지.)

청풍; [난 지독한 극독에 중독되어 정신을 잃었었고...] [다시 깨어나 보니 신장궁이었던 거요.] 진지하게

청풍; [그 때문에 천마성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는 게 전혀 없소.]

뇌옥경; [그 따위 변명을 누가 믿을 줄 알고...] 이를 가는데. + [엄마!] 누가 말하는 소리가 들리고

깜짝 놀라 돌아보는 뇌옥경과 청풍

벽초아; [왜 소리 질러? 초아 무서워.] 침실 문이 열려 있고 잠옷 차림의 벽초아가 인형을 한 팔에 안고 한손으로 눈을 비비며 서있다

뇌옥경; [초... 초아야!] 급히 비수를 뒤로 숨기며 돌아서고

뇌옥경; [미안해! 엄마가 초아를 깨웠구나.] 비수를 쥔 손을 등 뒤로 돌리며 벽초아에게 말하고. 억지로 웃으면서. 청풍은 그런 뇌옥경의 뒤에 서서 보고 있고. 방이 어두워서 벽초아 입장에서는 청풍과 뇌옥경의 얼굴이 잘 보이지는 않는다

벽초아; [누굴 데려 온 거야 엄마?] 눈 껌뻑이며 다가오고. 그러다가

벽초아; [그 아저씨는 누구야?] + [!] 말하다가 코를 좀 벌름 거리고

벽초아; [아빠야!] 타닥! 눈 치뜨며 청풍에게 달려오고

청풍과 뇌옥경 흠칫! 하고

벽초아; [아빠!] 와락! 청풍의 다리를 끌어안고

벽초아; [아빠 냄새야!] [틀림없어! 아빠가 초아를 찾아왔어.] 청풍의 다리를 끌어안고 얼굴 부비며 좋아하고

당황하는 청풍과 뇌옥경

벽초아; [어디 가지 마 아빠! 초아는 아빠와 언제까지라도 같이 있고 싶어.] 청풍의 다리를 끌어안은 채 울먹이고

청풍; (불쌍한...) 한숨 쉬는 청풍.

벽초아; [아빠! 아빠!] 청풍의 다리를 끌어안고 얼굴 비비고

청풍; [미안하구나 초아야.] 몸을 숙여서 벽초아를 끌어안고

청풍; [아빠도 초아하고 영원히 살고 싶단다.] [하지만 아빠는 꼭 해야할 일이 있어서 잠시 초아 곁을 떠나야만 한단다.] 무릎 꿇은 채 벽초아의 머리를 쓰다듬고

벽초아; [안 가면 안되는 거야 아빠?] 울먹이며 올려다보고. 어두워서 청풍의 얼굴이 잘 안보인다

청풍; [아빠는 가야만 한단다. 대신 이거 하나는 약속하마.] 벽초아의 뺨을 쓰다듬으며

청풍; [어딜 가든 아빠는 초아를 잊지 않을 게다.] 진지하게

벽초아; [아빠!] 와락! 청풍을 끌어안고

벽초아; [초아도 아빠를 잊지 않을 거야. 매일 매일 아빠 생각만 할 거야.] 청풍을 끌어안고 우는 벽초아

한숨 쉬며 벽초아를 다독이는 청풍.

뇌옥경; (마태자...) 그걸 보며 눈물 흘리는 뇌옥경. 손으로 입을 가린 채

<비록 악연으로 이어졌지만...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인물이다.> 실내의 모습 배경으로 뇌옥경의 생각 나레이션.

 

#97>

건물을 밖에서 본 모습. 시간이 좀 지났고

침실. 벽초아가 커다란 침대 중앙에 누워 잠이 들었고. 그런 벽초아를 가운데 두고 마주 보는 자세로 누워있는 청풍과 뇌옥경. 벽초아는 인형을 끌어안고 잠들었다. 행복한 표정

뇌옥경; [따지고 보면 당신에게는 책임이랄 것도 없어요.] 한손으로 벽초아의 가슴 다독이며 한숨 쉬고

뇌옥경; [비극의 원인을 제공한 건 황보경이고... 초아 아버지는 당신네 천마성에 죽을죄를 지었으니까요.]

뇌옥경; [굳이 죄를 묻는다면... 절 유린해서 초아 아버지를 미치게 만든 자들에게 물어야겠지요.] 입술 깨물고

청풍; [부인에게 죄를 지은 자들이 누군지 짐작이 가는 게 없습니까?]

뇌옥경; [왜요?] [복수라도 해주시려구요?] 노려보고

청풍; [그렇기도 하지만...] 쓴웃음

청풍; [그자들은 천마성에도 죄를 지은 죄인들입니다.] [기필코 찾아내서 죄값을 치르게 해야겠지요.]

뇌옥경; [틀린 말은 아니로군요.] 새침

뇌옥경; [하지만 그날 절 겁탈한 자들은 모두 복면을 쓰고 있어서 정체를 짐작할 수도 없어요.] 복면을 쓴 자들에게 에워싸인 채 강간당하며 몸부림치는 알몸의 뇌옥경 자신의 모습 떠올리고. 현장에서 좀 떨어진 곳에 역시 복면을 쓰고 있는 꼽추의 모습이 보인다, 이 꼽추는 칠지무제의 심복인 타노다

청풍;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행을 저지른 자들이 우리 천마성 소속이라는 건 어떻게 확신하게 된 것입니까?]

뇌옥경; [그 이유를 알고 싶으신가요?] 노려보고

청풍; [우리 천마성이 누명을 썼을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쓴웃음

뇌옥경; [알고 싶다면 알게 해드리지요.] 벌떡 일어나 앉고. 청풍도 흠칫 하며 일어나고

뇌옥경; [이게 그자들이 천마성 소속일 거라 믿게 된 근거예요.] 촥! 저고리를 거칠게 좌우로 벌리고

청풍; [부... 부인!] 당황하며 고개 돌리는데

뇌옥경; [피하지 말고 똑바로 보세요. 제가 무슨 일을 당했는지를...] 양손으로 저고리를 벌린 채 말하고

청풍; (대체 무얼 보라는 건가?) 어쩔 수 없이 고개 돌려 뇌옥경의 가슴을 보고. 직후

[!] 눈 부릅 청풍

쿵! 출렁이는 뇌옥경의 젖가슴 사이에 흉터가 나있는데 흉터가 글자를 이루고 있다. 글자는 삐뚤삐뚤하지만 <天魔之牝犬>이라는 뜻이다.

청풍; (가슴... 가슴에 흉터가 나있다. 천마의 암캐(天魔之牝犬)라는 뜻의...)

뇌옥경; [음적들은... 저를 겁탈하고 겁탈 한 후 칼로 이런 상처를 새겨놓고 사라졌어요.] 고개 돌린 채 이를 갈고. 양손으로는 저고리를 벌린 채

뇌옥경; [이걸 본 초아 아버지가 눈이 뒤집혀 마도무림의 인간들은 보는 대로 살수를 써서 죽인 것이구요.] 주르르! 감은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직후

슥! 누군가의 양손이 뇌옥경의 저고리를 잡아서 다시 젖가슴을 가려준다

뇌옥경; [...!] 눈 치뜨며 앞을 보고. 물론 저고리를 가려주고 있는 사람은 청풍이다.

청풍; [너무도 참담하여 위로해드릴 말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한숨 쉬며 뇌옥경의 저고리를 여며주고

청풍;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부인께 몹쓸 짓을 한 자들을 결코 천마성의 인간들이 아닙니다.] 엄숙하게

뇌옥경; [천마성이 누명을 썼다 말하고 싶으신 건가요?] 새침하게 말하며 저고리를 추스르고

청풍; [천마성에 속해 있는 자가 그런 짓을 했다가는 아버지의 손에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뇌옥경의 저고리에서 손을 떼고

청풍; [만에 하나 음행을 저지른 자가 있다면 필사적으로 신분을 속이려 들었을 것입니다.]

뇌옥경; [여자를 겁탈한 주제에 자신들이 천마성 소속이라 밝힐 인간은 없다는 말씀이시군요.] 깨닫고

청풍; [맞습니다. 전후사정을 살펴보건 데...] 끄덕

청풍; [어떤 자들이 부군으로 하여금 우리 천마성에 적대하게 만들 목적으로 그런 짓을 했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뇌옥경; [그 말씀에 동의해요.] 저고리를 여미며

청풍; [그렇게 말씀하시니 의외입니다만...] 흠칫! 하고

뇌옥경; [사실은 저도 그날 당한 만행이 악의를 갖고 꾸며진 것이라 느끼고 있었답니다.] 입술 깨물고

청풍; [그렇습니까?] + (역시 현명한 여자다.)

뇌옥경; [하지만 복수심에 눈이 먼 초아 아버지의 귀에는 제 말이 들리지도 않았던 것같아요.] 벽초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뇌옥경; [본궁의 무기들을 사용해서 무차별 살상을 저질렀고... 결국 소성주 손에 생포당하고 말았지요.] 벽초아를 내려다보는 눈가에 눈물이 고이고

청풍; [초아에게 했듯이 부인에게도 한 가지 약속을 드리겠습니다.] 함께 벽초아를 보며 진지하게 말하고

고개 드는 뇌옥경

청풍; [부인이 당하신 일에 추호의 책임이라도 있는 자들은 단 한명의 예외도 없이 제 손에 죽을 것입니다.]

찡! 감격하여 눈 치뜨는 뇌옥경

청풍; [비록 지금의 저는 힘이 없지만...] 말하다가 멈추고

주르르! 뇌옥경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얼굴은 웃고 있다

청풍; [아물던 상처를 건드렸다면 죄송합니다.] 포권, 한숨

뇌옥경; [아니, 아니랍니다!] 고개 저으며 눈물 닦고

청풍; [남편에게도 받아보지 못한 진솔한 위로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생면부지였던 분으로부터 받을 줄은 몰랐어요.] 소매로 눈물 닦으며 웃고

청풍; [방금 전의 약속이 식언(食言)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포권하고

뇌옥경; [저도 약속을 드리겠어요.] [만일 저의 가슴에 맺힌 이 한을 풀어주신다면...] 가슴을 손으로 만지며

뇌옥경; [이 가슴에 새겨져 있는 글귀대로 되어드리겠어요.] 얼굴 살짝 붉히며 말하고

청풍; (천마지빈견(天魔之牝犬)...) 눈 치뜨고

<천마의 후손인 나의 암캐가 되어주겠다는...> 마주 앉은 두 사람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98>

탁! 건물을 나서며 문을 닫는 청풍.

<그날 절 유린한 자들은 복면을 쓰고 있어서 누가 누군지 구분하기 힘들었지만 단 한명은 예외였어요.> 뇌옥경이 가슴 만지며 얼굴 발개진 채 말하던 장면 떠올리는 청풍

 

<다른 자들과 좀 떨어진 곳에서 전 과정을 지켜보던 꼽추가 바로 그자예요.> 뇌옥경이 복면인들에게 강간당하는 장면을 좀 떨어진 곳에서 보고 있는 복면 쓴 타노의 모습

<꼽추일 뿐 아니라 오른손의 새끼손가락도 하나 없어서 그자를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답니다.> 강간당하면서 사내들 사이를 보는 뇌옥경. 타노의 오른손 크로즈 업. 새끼손가락이 없다.

회상 끝

 

청풍; (오른손의 새끼손가락이 없는 꼽추...) 월동문을 나서고

청풍; (뇌부인을 겁탈한 자들이 누군지 찾아낼 유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

청풍; (덕분에 뇌부인과 한 약속을 지킬 수 있을 가능성이 커졌다.) 월동문 밖으로 멀어지고

 

#99>

건물 내부. 침대에 뇌옥경이 잠든 벽초아의 가슴을 다독이며 문쪽을 보고 있다.

뇌옥경; (마태자 이청풍...) 얼굴이 좀 발개졌고

뇌옥경; (유감이에요. 정말 유감이랍니다.) 애절한 미소

뇌옥경; (당신이 얼마나 대단한 장부인지를 초아의 아버지를 만나기 전에 알았어야 했는데...) 한숨 쉬고

뇌옥경; (물론 아직도 늦지 않은 것같지만...) 좀 수줍어하며 벽초아를 내려다보고

<저 사람을 위해서라면 어떤 부끄러운 짓이라도 할 수 있을 것같은 기분이 든다.> 실내의 모습 배경으로 뇌옥경의 생각 나레이션

 

#100>

황보경의 거처. 여전히 밤이고 인적이 없다

어둑한 침실. 커다란 침대

야한 모습으로 잠이 든 황보경.

툭툭! 황보경의 뺨을 살짝 살짝 때리는 손

황보경; [누구야?] 짜증내며 깨어나고

황보경; [아직 한 밤중인 것 같은데 방해를...] 콱! 말하다 놀라는 황보경의 입을 틀어막는 손아귀. 눈 치뜨는 황보경

청풍; [당신 자신을 위해서라도 조용히 하는 게 좋을 게요.] 고개 숙이며 말하고. 침대에 걸터앉아있는 자세다

황보경; (마... 마태자 이청풍!) 경악과 두려움

청풍; [상황 파악이 된 것같으니 진지하게 대화를 시작해봅시다.] 웃으면서 황보경의 입을 풀어주고

황보경; [정... 정말 대담하구나 마태자!] 하악! 막혔던 숨을 토하고

황보경; [무제궁에서 눈에 불을 켜고 찾는 중인데 달아나긴 커녕 다시 신장궁에 기어들어오다니...] 겁에 질려 상체를 일으켜서 웅크리며

청풍; [원래는 무제궁의 추적과 관련하여 부인에게 다짐해둘 게 있어서 신장궁으로 돌아왔소만...] 침대에 걸터앉아 황보경을 마주 보며

청풍; [한 가지 꼭 듣고 싶은 이야기가 생겼지 뭐요.]

황보경; [뭐... 뭘 듣고 싶은 것이냐?] 경계

청풍; [벽세황이 필사적으로 숨기고 있었던 <그 물건>!] 강렬한 눈빛

황보경; [!] 눈 부릅 놀라고. 이어

황보경; [나는 네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 청풍; [시치미 뗄 생각은 마시오.] 황보경의 말을 막고

청풍; [난 당신이 황보신이란 노복과 나눈 말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었으니까.]

황보경; [근... 근처에 숨어있었구나.] 체념

청풍; [그러니 딴 생각 말고 내 궁금증을 풀어주시오.] 강렬한 눈빛

청풍; [당신이 칠순 노인의 후처가 되면서까지 손에 넣으려고 했던 물건이 대체 뭐요?] 추궁하고. 하지만

황보경; [그... <그 물건>에 대해 말하면 난 오라버니 손에 죽어.] 울상

청풍; [대륙상단의 단장인 냉혈전호(冷血錢虎) 황보륜(皇甫崙)이 입단속을 시켰다?]

황보경; [그... 그렇다.] 겁에 질려

황보경; [<그 물건>에 대해선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만일 <그 물건>에 대한 정보가 흘러나가면 내가 발설한 것임을 오라버니가 알아차릴 테고...]

황보경; [그럼 오라버니는 핏줄인 나라고 해도 가차없이 살수를 쓸 것이다.]

청풍; [야심이 남다른 황보륜이 그렇게 중시했다고 하니 점점 더 흥미가 커지는군.] 냉소

황보경; [다른... 다른 건 뭐든지 줄 수 있고 대답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물건>에 대해서만은 관심을 거둬다오.] 애원

청풍; [그렇다니 별 수 없군.] 슥! 일어나고

청풍; [당장 밖으로 나가서 마태자 이청풍이 여기 있다고 고함을 질러야겠어.] 히죽

황보경; [뭐... 뭐라고?] 기겁

청풍; [불운하게도 정체가 들통 난다면 어쩔 수 없이 당신과의 사이에 있었던 일도 시시콜콜하게 자백을 하는 수밖에 없겠지?]

황보경; [안돼!] 비명 지르며 청풍 쪽으로 기어오고

황보경; [제발... 제발 나와 간통했다는 사실만은 입 밖에 내지 말아다오.] 청풍의 소매를 잡으며 애원

황보경; [귀수신장... 남편이 내 부정을 알아버리면 끝장이다.] [난 신장궁에서 쫓겨나게 될 테고...]

황보경; [그럼 성마지환(聖魔之環)을 손에 넣으라는 오라버니의 명령을 이행할 수 없게 된다.] [그러니 제발 무모한 짓은 하지 말아다오.]

청풍; [성마지환?] 눈 번뜩

황보경; [흑!] 뒤늦게 실수를 깨닫고 손으로 입을 가리고

청풍; [성마지환이라...] [평범한 이름은 절대 아니로군.] 슥! 다시 침대에 걸터앉고

황보경; [방... 방금 들은 그 이름은 잊어다오 제발!] 두 손 모아 빌고. 무릎을 꿇은 채로

청풍; [약속하겠소.] 진지하게

청풍; [성마지환이란 것에 관해 당신으로부터 들은 내용은 절대 다른 사람에게 옮기지 않겠소.]

청풍; [그럼 부인의 오라버니도 부인이 비밀을 누설한 것은 모를 게 아니오?]

청풍; [그러니 안심하고 성마지환이 뭔지 말해보시오.]

황보경; [그... 그게...] 갈등

청풍; [부인에게 해가 되게 하진 않겠소. 그저 궁금해서 알고 싶은 것뿐이니 말씀해주시오.] 달래고. 그러자

황보경; [정... 정말 말을 옮기지 않을 거지?] 눈치 보며

청풍; [이래 뵈도 난 고금제일마(古今第一魔)인 천마의 후손이오.] [목에 칼이 들어와도 일구이언을 하진 않으니 믿어보시오.] 진지하게

황보경; [알았다. 널 믿고 성마지환에 대해 말해주마.] 한숨. 체념

청풍; [너도 삼황중 천마의 후손이니 삼황이 어떻게 최후를 마쳤는지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긴장 풀고 침대 상판에 편한 자세로 기대며 말하고

청풍; [천마조사님과 무성이 혈왕을 협공해서 죽인 후 두 분도 후유증으로 타계하신 것으로 알고 있소.]

황보경; [천마와 무성이 손을 잡고 혈왕을 쳐서 죽게 만들었다는 건 무림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다리를 옆으로 모은 야한 자세로 앉아 끄덕이고

황보경; [하지만 천마와 무성이 왜 손을 잡았으며 혈왕의 진짜 최후가 어쨌는지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청풍; [천마조사님과 무성이 손을 잡았다는 건 그만큼 혈왕이 대단한 인물이었다는 반증 아니겠소?]

황보경; [혈왕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몇 배 더 대단한 인물이었다.] [어쩌면 고금제일인(古今第一人)은 천마도 무성도 아닌 혈왕이었을지도 모른다.] 진지하게

청풍; [혈왕이 고금제일인이었다?] 찡그리고

이하 나레이션

 

<-혈왕(血王) 용백(龍白)! 술법의 종가인 배교(拜敎) 출신이면서 마교(魔敎)의 교주까지 역임했던 전설적인 마인이다.> 잘 생겼지만 사악한 인상의 중년인이 웃고 있다. 다른 작품의 혈왕 캐릭터를 좀 젊게

<혈왕 용백은 배교의 술법과 마교의 마공을 두루 섭렵하여 술법이 가미 된 마공이라는 기상천외한 절기들을 창안해내었으며 그 위력은 가히 전대미문이었다.> 거대한 마귀를 등지고 의자에 앉아있는 혈왕. 수많은 시체들이 주변에 널려있다

<대공(大功)을 이룬 혈왕은 자신의 힘을 시험하기 위해 같은 시기에 활약했던 전설적인 고수들인 천마와 무성에게 도전했으며...> 다른 작품의 천마가 산 위에 서있고. 그 천마를 향해 올라오는 무시무시한 분위기의 혈왕. 혈왕의 주변으로 마귀같은 존재들이 날뛰고 있다

<마도 무림의 최고봉이었던 천마와 정파백도에서 무신(武神)으로 추앙받던 무성은 어이없게 혈왕의 수하에서 채 백초를 견디지 못하고 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검을 짚은 채 한쪽 무릎을 꿇고 피를 토하는 신선같은 인상의 노인. 무성이다. 그 앞에서 광소를 터트리는 혈왕

<천마와 무성까지 무릎 꿇린 혈왕은 내키는 대로 살육을 자행하여 천하를 피로 물들였다.> 시체로 덮인 장원. 불타는 건물들 배경으로 서서 광소를 터트리는 혈왕. 잘려진 사람 팔에서 흐르는 피를 마시고 있다

<이에 천마와 무성은 자존심을 내려놓고 힘을 합쳐 혈왕을 쳐서 세상에서 사라지게 만들었다.> 혈왕을 공격하는 천마와 무성. 세 사람 모두 인간이 아닌 것같이 묘사. 천마는 벼락을 일으키고 무성은 길이가 무한한 빛나는 검을 휘두른다. 혈왕은 거대한 마귀들을 부려서 두 사람과 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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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신장궁이 멀리 보이는 사당. 여전히 밤

사당 내부의 신단

[!] 신단 안쪽 어둠 속에 반듯하게 누워 있다가 무언가를 깨닫는 청풍. 눈을 감고 있다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진상파의 모습

청풍; (이 여자...) 찡그리고

청풍; (아주 먼 곳에서 날 엿보고 있었다.) (술법인지 신통력인지 모를 능력으로...)

청풍; (절절한 슬픔과 연민이 느껴지는 시선이었다. 아마도 내가 겪은 참사와 깊은 관련이 있는 여자일 텐데...) 애잔한 표정의 진상파를 떠올리고

<오래지 않아서 저 여자와 만날 것같은 느낌이 드는구나. 인연이로든 악연이로든...> 어둠 속에 누워있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90>

<-오일 후> 낮. 어느 도시.

<-무제궁 호남지부(湖南支部)> 어느 장원. 삼엄한 경비

[마태자의 종적이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고 있다?] 딸칵! 반지를 탁자에 살짝 부딪히며 말하는 누군가의 손. 반지는 바로 벽세황의 뱃속에서 발견된 그 반지. 반지를 들고 탁자에 살짝 살짝 부딪히는 손의 주인은 위진천이고

신소심; [면목이 없어요 이(二)공자님!] 위진천의 앞에 서서 고개 숙이며 말하고. 장소는 화려한 거실이다.

신소심; [신장궁을 중심으로 백여 리까지 샅샅이 뒤졌지만 마태자를 찾아내진 못했어요.]

위진천; [그놈이 포위망을 빠져나갔을 가능성은?] 톡톡! 좀 무심한 표정으로 묻지만 반지로 신경질적으로 탁자를 두드리며

신소심; [본궁과 신장궁을 합쳐서 천명이 넘는 인원이 수색에 동원되었어요.]

신소심; [무공을 지닌 상태라면 몰라도 내공을 쓸 수 없게 된 마태자가 그 천라지망(天羅之網)을 빠져나갔을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해요.]

위진천; [그럼 남아있는 가능성은 두 가지 뿐이겠구만.] 톡톡! 좀 더 빠르게 반지로 탁자를 두드리며

신소심; (정신 사납게 만드네.) + [세이경청(洗耳敬聽)하겠어요.] 흘낏 곁눈질로 위진천이 탁자를 두드리는 반지를 보며

위진천; [첫째, 마태자가 이미 죽어 들짐승의 뱃속으로 들어갔거나 어딘가에서 썩어가고 있을 경우!] 탁탁! 반지로 탁자를 두드리며

신소심; [그렇기를 바라지만...] 찡그리며

신소심;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서 그 가능성은 배제해야겠지요.] 새침하게 말하고. 곁눈질로 반지를 보며

위진천; (그년 예민하긴...) + [두번째 가능성은...] 피식 웃으며 반지로 탁자 두드리는 걸 멈추면서

위진천; [이가놈이 아직 신장궁에 숨어있을 수도 있소.]

신소심; [하지만 그자가 강물로 뛰어내린 건 제가 직접 확인한 일이에요.] 반박하지만

위진천; [그때 강물에 뛰어든 게 이가놈인 건 소저의 눈으로 직접 확인한 일이오?] 음산하게 눈 번뜩이며 묻고

신소심; [마태자가 뛰어내린 절벽 아래쪽의 강물에 무언가가 빠진 건 분명해요.] 다시 반박하지만

위진천; [다른 무언가를 강물에 던져 넣어서 강물로 뛰어든 것으로 위장했을 수도 있지 않겠소?]

신소심; [!] 깨닫고 눈 치뜬다.

신소심; (확... 확실히 그때 강물에 빠진 게 마태자가 아닐 수도 있다.) 이를 악물며 낭패. 그런 신소심의 뇌리로 강물에 무언가 빠져 물 보라가 이는 장면이 떠오르고

위진천; [사안이 사안이니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판단해야만 하오.] 거만하게

위진천; [소저는 신장궁 주위를 철저하게 수색해왔겠지만 정작 신장궁은 수색 대상에서 제하지 않았소?]

신소심; [제 불찰이에요.] 수치심에 이를 바득 갈고. 그러면서

신소심; [신장궁 내부부터 뒤졌어야 했는데...] + (그 암캐가 마태자를 숨겨주었을 수도 있다.) 황보경을 떠올린다.

위진천; [납득했다니 다행이고... 아직 늦지는 않았소.] 그런 신소심을 보며 음산하게 웃고

위진천; [이가놈이 신장궁에 숨어있다 해도 우리가 쳐놓은 천라지망 안에 들어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소.]

신소심; [당장 신장궁으로 돌아가서 이가놈을 색출하도록 하겠어요.] 이를 갈며 돌아서고

위진천; [서두를 건 없소. 이가놈이 신장궁에 잠복하고 있다면 독안에 든 쥐 신세이니...] 손을 들고. 반지를 쳐들면서 말하고. 돌아보는 신소심

위진천; [마태자를 찾기 위해서라지만 신장궁을 수색하게 될 경우 반감을 살 수 밖에 없소.] 반지를 흔들어 보이고. 그걸 보는 신소심

위진천; [하지만 이걸 가져가면 신장궁과의 긴장 관계를 다소나마 완화시켜줄 수 있을 거요.] 반지를 신소심에게 내밀고

위진천; [이 반지는...] 두 손으로 반지를 받고

위진천; [벽세황의 시신에서 수습한 유품이오.] 툭! 내민 신소심의 손에 반지를 떨궈주고

위진천; [용도는 모르겠지만...] [벽세황이 필사적으로 지키려 한 걸 보면 신장궁의 인간들에게는 상당한 가치가 있는 물건인 게 분명하오.]

신소심; [벽세황의 유품인 이걸 전해주면 신장궁의 인간들도 수색에 협조적으로 나오겠군요.] 끄덕이고

위진천; [내가 직접 신장궁에 가고 싶지만 유감스럽게도 급히 처리해야만 하는 일이 있어서 시간을 낼 수가 없소.]

위진천; [그러니 신장궁과 관련된 부분은 소저가 책임지고 마무리 지어 주셔야겠소.]

신소심; [최선을 다하겠어요.] 고개 숙이고

위진천; [내 예감은 거의 확실하게 마태자가 신장궁에 잠복해있다고 경고하고 있소.] 음산하게 눈 번득이고

위진천; [아무쪼록 이번 기회에 마태자를 제거해서 후환을 없이해주길 바라겠소.] 음산한 표정으로 보며

신소심; [명심하지요.] 포권하고. 이어

홱 몸을 돌려 방문쪽으로 가는 신소심

방문을 열고 나가는 바지를 입은 신소심의 날씬한 뒷태. 엉덩이도 바지 속에서 탱탱하고

위진천; (고것...) 입맛 다시고

위진천; (백귀의 제자만 아니었다면 일찌감치 자빠트렸을 텐데...) 방에서 나가는 신소심의 뒤태를 보며

위진천; (하긴 멀지 않았다. 무제궁까지 내 손 아귀에 들어오면 백귀의 눈치 볼 것 없이 저 년의 꿀단지도 맛 볼 수 있을 테니...) 히죽 웃고

 

#91>

역시 낮. 청풍이 숨어있는 사당. 문이 열려 있고. 사당 안에서 누군가 치성을 드리고 있다

주름 투성이의 시골 노파가 제단 앞에서 향을 피운 채 손을 비비며 연신 고개 조아린다. 제단에는 과일과 떡이 차려져 있고

노파; [비나이다 비나이다 신령님께 비나이다!] [역질에 걸린 손주를 보우하여 주시옵소서!] 간절하게 빌고

노파; [손주를 낳게만 해주시면 이 늙은 것의 목숨을 당장 앗아가도 여한이 없나이다.] 엎드려 절하며 애원하고

노파; [부디 가엾이 여기시고 은총을 베풀어 주시옵소서.] 고개 들며 애원하고. 눈에서는 눈물이 그렁 그렁. 이어

소매로 눈물 닦으며 일어나는 노파

두손을 빌면서 뒷걸음질해서 나간다

소매로 눈물 닦으며 사당에서 나오는 노파

멀어진다. 헌데

 

다시 사당 내부

달칵! 떡과 과일이 올려진 제단 위쪽 판자가 위로 젖혀지며

슥! 손이 하나 나와서 제물로 바쳐진 떡 중 하나를 집는다

슥! 다시 사라지는 손

덜컥! 닫히는 판자

 

제단 내부. 어둑한 공간에 반듯하게 누워서 떡을 먹고 있는 청풍

청풍; (어느덧 닷새 째...) 떡을 먹으면서 생각하고. 코밑과 터에 수염이 거뭇거뭇해졌다. 그 때문에 얼굴이 좀 달라 보이고

청풍; (가끔 치성을 드리러 온 사람들이 놓고 간 제물 덕분에 배는 곯지 않을 수 있었다.) 떡을 먹으면서 생각하고

청풍; (그리고 닷새 동안 쉬지 않고 머릿속을 뒤진 결과 무공을 되찾을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아냈다.) 눈 번뜩

청풍; (종남산(終南山) 등선곡(登仙谷)...!)

청풍; (아버지가 남긴 기록에 의하면 십여 년 전부터 그곳에서 한 가지 절세 영약이 만들어지고 있는 중이다.)

청풍; (등선곡에 터를 잡은 세한삼우(世恨三友)라는 괴짜들이 수많은 약재들을 수집해온 것이 아버지의 주의를 끌었다고 한다.)

청풍; (거의 천여 종의 진귀한 약재들이 수집되었다고 하는데...) (아버지의 분석대로라면 세한삼우가 만드는 영약은 말 그대로 환골탈태의 효능을 지니고 있을 것이다.)

청풍; (그 영약을 복용하면 평범한 인간도 단번에 절세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청풍; (그리고 그 정도의 고수라면 당연히 우리 천마성이나 무제궁의 이목을 끌었어야 한다.) 생각하고

청풍; (하지만 지난 십여 년 사이에 딱히 주목할만한 고수가 무림에 나타나지 않았다.)

청풍; (그렇다는 건 등선곡에서 만들어지는 영약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눈 번뜩

청풍; (등선곡에 숨어들어가서 세한삼우가 만들고 있는 영약을 차지할 수만 있다면 내 몸을 원래대로 돌릴 수 있을 것이다.)

청풍; (문제는 호남성에 자리한 이곳에서 종남산까지의 거리가 이천여 리나 된다는 점이다.) 찡그리고

청풍; (무제궁의 이목에 들키지 않고 종남산까지 갈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만 하는데...) 남은 떡을 입에 모두 넣으면서 생각하고

청풍; (아무래도 신장궁에 한 번 더 신세를 져야겠구나.) 무언가 생각하는 표정이 되고

 

#92>

<-신장궁> 때는 저녁 무렵. 어수선한 분위기. 남자들은 거의 없고 여자들만 불안한 표정으로 오간다

신장궁 입구에 일용직 잡부들로 보이는 사내들 수십 명이 죽 서서 심사를 받고 있다. 입구에 탁자를 놓고 앉아서 무언가 기록하는 노인. 꼬장꼬장하고 신경질적인 인상. 나중에 한번 더 나오는 캐릭터로 이름은 황보신. 황보경이 시집 올 때 데려온 대륙상단 소속의 집사다. 무사들 몇 명이 황보신 주변에 서서 잡부들을 감시하고. 심사에 통과한 잡부들은 하녀들의 안내를 받아 안으로 들어가고 탈락한 잡부들은 풀이 죽어 돌아간다. 심사는 황보신 앞에 놓인 쇳덩이를 들어 올리는 것이다. 쇳덩이에는 손잡이가 달려 있고

낑낑 대며 쇳덩이를 드는 사내1

[으라찻!] 젖 먹던 힘을 다해 쇳덩이를 머리 위로 쳐드는 사내1

황보신; [합격!] 끄덕이며 서류에 표시를 하고

사내1; [아자!] 털썩! 신이 나서 쇳덩이를 바닥에 던지듯 내려놓고.

황보신; [일당은 닷 푼, 식사와 잠자리가 제공되며 계약 기간은 한 달이다.] [계약 내용에 이의 없나?] 사내1에게 묻고

사내1; [이의라뇨? 이 흉년에 써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읍할 따름입니다요.] 굽신

황보신; [데려가라.] 서류 넘기며 하녀들에게 말하고. 고개 숙이는 하녀들

하녀1; [거처로 안내하겠어요. 따라오세요.] 하녀들 중 한명이 쌀쌀 맞게 말하며 돌아서고

사내1; [감사... 감사합니다요.] 황보신과 무사들에게 굽신거리며 하녀를 따라가고

황보신; [다음!] 서류 넘기며 말하고

사내2; [예 어르신...] 줄 서있던 사내들 중 맨 앞의 사내가 급히 다가오고

황보신; [이름, 나이, 거처, 가족 관계를 차례로 진술해라.] 서류에 글을 쓰며 말하고

사내2; [이름은 노곤이굽쇼. 서른세살입니다요.] [여기서 삼십 리쯤 떨어진 누하촌 출신이고 노모와 애를 밴 마누라가 있습죠.] 긴장해서 말하고. 그걸 서류에 적는 황보신

뒤에 죽 늘어선 잡부들이 긴장한 채 그걸 보는데.

잡부들 사이에 끼어있는 청풍. 옷이 더럽고 수염과 구렛나루가 나서 원래 청풍의 모습과 좀 달라 보인다. 고개도 숙인 채 주변을 살핀다

청풍; (예상했던 대로다.) 앞을 보고

청풍; (신장궁의 사내들은 대부분 날 추격하는데 동원된 상태다.) (그 때문에 당장 일을 할 사람이 부족하다.) 허리 숙여서 쇳덩이를 집어 들려는 사내2를 보고

<특히 주문받은 물건들을 배달할 사람이 없어서 곤란한 지경에 처했다.> 쩔쩔 매며 쇳덩이를 들어올리는 사내2를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신용을 으뜸으로 여기는 신장궁인지라 어쩔 수 없이 한시적으로 일 할 잡부들이 필요해져서 모집하는 중이다.) 쩔쩔 매며 쇳덩이를 들어 올리는 사내2를 보며 생각하고

청풍; (물건 배달 나가는 잡부들 사이에 끼어서 신장궁을 떠날 수만 있으면 무제궁의 추격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벌벌 떨며 쇳덩이를 드는 사내2를 보며 생각하고. 그때

두두두! 멀리서 신장궁 입구를 향해 달려오는 말

사람들 돌아보고. 청풍도 사람들 사이에 숨으며 돌아보고

말을 타고 달려오는 자는 무제궁의 무사다.

청풍; (저 복장...) 눈 번뜩. 살기

<무제궁의 인간이로군.> 두두두! 달려온 말이 청풍의 앞을 지나고. 그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무사; [실례하겠소!] 손을 들어 보이며 입구로 달려오는 말. 무사가 쳐든 손에는 <武>라 적힌 영패가 들려있다

<무제궁!> + [들... 들어가시오!] 급히 피해주는 무사와 하녀들

두두두! 신장궁 안으로 달려 들어가는 말

[무제궁에서 또 무슨 일이지?] [마태자라는 자의 종적이 발견되기라도 한 건가?] 무사들 수군 대고. 황보신은 뭔가 생각하며 보고

청풍; (무제궁의 인간이 혼자 찾아온 걸 보면 나와 관련된 일은 아닌 것같다만...) 생각하고

청풍; (어쨌든 서둘러 신장궁에서 떠나야할 것같은 예감이 드는구나.)

 

#93>

신장궁의 대청. 나이 든 무사들 몇 명이 지키고 있고

총관; [무제궁에서 인편으로 연락을 해왔습니다.] 충직해 보이는 중년인이 편지를 손에 들고 말한다. 신장궁의 총관이다. 총관 앞에는 귀수신장 벽치릉과 황보경이 나란히 앉아있고 조금 옆에 품에 딸 벽초아를 안은 뇌옥경이 앉아있다.

총관; [소궁주님의 영구(靈柩;시신을 담은 관)가 천마성을 출발했다는데...] 편지를 읽으면서 말하고

총관; [예의를 갖춰 운구하느라 이 편지보다는 며칠 늦게 본궁에 도착할 예정이라 합니다.] 편지를 들어 보이고

귀수신장; [수고 했네 총관.] 한숨

귀수신장; [자네가 마중을 나가서 세황이를 데리고 오게나.]

총관; [그리하겠습니다.] 포권하고. 그때

황보경; [혹시...] 나가려던 총관에게 묻고. 돌아보는 총관

총관; [예 주모님!] 고개 숙이고

황보경; [무제궁에서 세황이의 유품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나요?]

[!] 눈 반짝이는 뇌옥경

총관; [소궁주의 유품에 대해서는 특별히 적어 보낸 게 없습니다만...] 눈치 보며

황보경; [비명에 간 것도 가엾은데 유품까지 분실되면 안돼요.] [천 조각 하나라도 빠트리지 않고 수습해오도록 하세요.] 곁눈질로 뇌옥경의 눈치를 보며 총관에게 말하고

총관; [분부 명심하겠습니다.] 포권하고

이어 나가는 총관

황보경; [가엾은 우리 세황이...] [얼마나 집에 돌아오고 싶었을까?] 소매로 눈시울 닦으며 주절거리고.

귀수신장; [마음은 아프지만 세황이 일에 너무 집착하진 마시오.] [죽은 놈은 죽은 거고 산 사람은 살아야하지 않겠소?] 한숨

황보경; [알아요.] [하지만 세황이를 떠올릴 때마다 눈물부터 쏟아지는 걸 어떻게 해요?] 비통한 척 하고

귀수신장; [불효막심한 놈 같으니... 부모보다 먼저 세상을 등지기나 하고...] 황보경을 달래면서 한숨 쉬고

뇌옥경; (뜬금없이 초아 아비의 유품에 관심을 보인다?) 그런 황보경을 곁눈질로 보고

<뭔가 있다. 초아 아버지가 갖고 있었던 물건과 관련된...> 우는 척 하는 황보경을 배경으로 뇌옥경의 생각 나레이션

 

#94>

밤. 신장궁.

신장궁의 외진 곳. 잡부들의 거처. 긴 건물이 있고 문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불은 모두 꺼져 있다

어느 방. 어둠 속. 몇 명의 잡부들이 자고 있다.

그 잡부들 사이에 끼어 누워있는 청풍. 눈을 뜬 채 생각하고 있다

청풍; (무제궁은 나에 대한 추격을 절대 중단하지 않을 것이다.)

청풍; (나의 시체라도 발견되지 않는 한 그자들에게는 두고두고 우환이 될 것이므로...)

청풍; (내가 다시 신장궁에 돌아와 몸을 숨기고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테니 당분간은 안전하다고 봐야한다.)

청풍; (하지만 무제궁의 인간들이 다시 신장궁을 뒤질 가능성도 있다.) (만일을 대비해서 조치를 취해놓고 떠나야겠다.) 슥! 조심스럽게 일어나고

청풍; (조치라고 해봐야 간단한 것이긴 하지만...) 끼익! 눈 번뜩이며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나간다.

 

#95>

신장궁의 후원. 역시 불이 꺼져 있고. 밤이 깊어 인적도 없다.

뇌옥경이 한번 들이닥쳤던 황보경의 거처

슥! 월동문으로 조심스럽게 들어서는 청풍.

청풍; (여기가 귀수신장의 후처 황보경의 거처...) 월동문을 통과해서 조심스럽게 건물로 접근하는 청풍

청풍; (예상했던 대로 경비서는 자들이 없다.) 건물로 다가가며

청풍; (무사들의 거의 전부가 날 추적하는 데 동원된 때문이다.)

청풍; (덕분에 무공을 잃은 상태에서도 신장궁을 활보할 수 있게 되었는데...) + [!] 생각하다가 무언가 깨닫고

자박! 자박! 누군가의 발자국 소리가 청풍의 귀에 들리고

청풍; (발자국 소리...) 슥! 건물의 그늘로 몸을 숨기며 월동문 쪽을 보는 청풍.

청풍; (나 말고도 누가 황보경에게 볼일이 있는 것인가?) 그늘 속에 숨어서 월동문 쪽을 보고. 그 직후

슥! 월동문 밖에서 고개를 내밀어 안을 살피는 여자. 바로 뇌옥경이고.

청풍; (저 여자...) 눈 번뜩이며 보고

<벽세황의 아내인 뇌옥경...> 청풍의 생각 배경으로 조심스럽게 월동문 안쪽으로 들어오는 뇌옥경

청풍; (저 여자가 무슨 일로 이 야심한 밤중에 시어머니 황보경의 거처를 기웃거리는 것일까?) 자신이 숨은 곳으로 다가오는 뇌옥경을 보며 더 깊이 숨고.

 

뇌옥경; (삼 년 전, 황보경이 아버님의 후처로 들어왔을 때부터 생긴 의구심이다.) 건물 노려보며 다가오고

뇌옥경; (출신이 천하지도 않고 용모가 볼품없는 것도 아닌 젊은 여자가 대체 무슨 이유로 칠순을 넘긴 노인의 후처로 들어왔는가 하는 점이었다.) 청풍이 숨은 곳 근처로 오며 건물을 노려보고

뇌옥경; (물론 황보경은 한번 출가했다가 남편이 급사해서 홀몸이 된 과부라는 결함은 있다.) 찡그리고

뇌옥경; (하지만 황보경은 부유하기로는 천하를 통틀어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는 대륙상단 단장의 누이동생이다.)

뇌옥경; (게다가 서른 살도 안된 젊은 나이면서 죽을 날이 멀지 않은 노인의 후처로 들어온 것은 아무래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

뇌옥경; (분명 무언가 목적이 있을 텐데...) 청풍이 숨은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멈춰서서 건물을 노려보고

이어 떠오르는 기억. 바로 전의 장면이다.

 

황보경; [무제궁에서 세황이의 유품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나요?] 거실을 나가려던 총관에게 묻고

황보경; [비명에 간 것도 가엾은데 유품까지 분실되면 안돼요.] [천 조각 하나라도 빠트리지 않고 수습해오도록 하세요.] 곁눈질로 뇌옥경의 눈치를 보며 총관에게 말하고

회상 끝

 

뇌옥경; (틀림없다!)

뇌옥경; (황보경은 초아아버지가 지니고 있던 어떤 물건을 노리고 신장궁에 들어온 게 분명하다.)

뇌옥경; (그래서 초아아버지의 유품에 관심을 보이는 것일 테고...) 청풍이 숨은 곳 근처로 오며 시선은 건물로 향하고

[!] 무언가 깨닫는 청풍

화락! 누군가 날아오는 소리가 청풍의 귀에 들리고

뇌옥경; (대체 그게 무엇이기에 창창한 인생까지 포기하고 본궁에 들어왔는지를 알아내고야 말겠다.) 슥! 생각하며 건물을 노려보는 뇌옥경의 뒤에서 한 쌍의 손이 소리없이 접근한다. 물론 청풍의 손이고

콱! 콱! 한손으로는 뇌옥경의 입을 틀어막고 다른 손으로는 뇌옥경의 허리를 끌어안는 청풍. 놀라 눈 치뜨며 비명 지르려는 뇌옥경. 그때

청풍; <쉿!> 바짝 끌어안은 뇌옥경의 귀에 대고 속삭이며 뇌옥경을 그늘로 끌고 들어가는 청풍. 눈 치뜨는 뇌옥경

청풍; <들키고 싶지 않으면 조용히 하시오.> 슥! 뇌옥경을 끌어안은 채 건물 그늘로 뒷걸음질치며 속삭이고

[!] 뇌옥경도 무언가 깨닫고 저항을 멈추고. 직후

화악! 건물 앞에 날아 내리는 노인. 바로 저녁 무렵 신장궁 앞에서 잡부들 심사를 보던 바로 그 노인 황보신이다.

뇌옥경; (저자는...) 눈 치뜨고. 청풍이 입을 막았던 손을 내리고

<황보경이 시집 올 때 데리고 와 본궁의 집사(執事)가 된 대륙상단 출신의 늙은이 황보신(皇甫信)...> 주변 살피며 건물로 다가오는 황보신을 배경으로 뇌옥경의 생각 나레이션.

뇌옥경; (이 야심한 밤에 저자가 무슨 용무로 황보경을 찾아온 걸까?) 노려보고

뇌옥경; (설마 황보경은 저 늙은이와도 야합을 해온 것일까?) 생각할 때

이윽고 건물 앞에 이르러 주변 둘러보는 황보신. 이어

황보신; [아가씨! 노복이옵니다.] 공손하게 말하고. 그러자

[어서 와 영감!] 드륵! 창문이 열리고

황보경; [너무 늦은 시간이지?] [사람들 이목을 피하기 위해 밤에 오라고 했어.]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는 황보경. 짧고 얇아서 야한 가운형의 잠옷 차림이다. 머리는 뒤로 풀어내렸고

황보신; [노복은 괜잖습니다. 하명하시지요.] 공손히

뇌옥경; (저 늙은이와 그렇고 그런 사이는 아니었네.) 좀 안도하고

황보경; [저녁에 총관이 세황이를 운구하기 위해 출발한 건 알고 있지?]

황보신; [예...]

황보경; [내일 배달 나가는 길에 일부러라도 운구 행렬과 만나도록 해.] [이유는 알고 있을 테고...]

황보신; [소궁주의 시체에서 <그 물건>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 물건?> 앞 뒤로 나란히 선 청풍과 뇌옥경의 눈이 치떠지고

황보경; [지난 삼 년 간 신장궁을 샅샅이 뒤졌지만 <그 물건>은 끝내 발견되지 않았어.] [벽가 늙은이를 지속적으로 구슬러 왔지만 시치미를 뚝 떼고 있고...]

황보경; [물론 벽가 늙은이의 몸과 거처도 뒤져봤지만 역시 찾을 수가 없었어.]

황보경; [결국 세황이가 <그 물건>을 지닌 채 마태자에게 사로잡혔었다는 것으로 봐야만 해.] 끄덕이고

황보신; [노복의 생각도 아가씨와 같습니다.] 끄덕

황보경; [내가 구역질나는 늙은이에게 몸을 대주면서 삼년 넘게 고생해온 목적은 오직 하나!] [우리 대륙상단을 천하의 주인으로 만들어줄 <그 물건>을 얻기 위해서야.] 표독한 표정으로 말하고

<대륙상단을 천하의 주인으로 만들어준다?> <대체 <그 물건>이란 게 뭐기에...> 놀라는 청풍과 뇌옥경

청풍; (벽세황을 사로잡은 직후 몸을 수색해봤지만 딱히 주목할 만한 물건을 지니고 있진 않았었는데...)

황보경; [그러니 무슨 짓을 해서든 <그 물건>을 찾아내야만 해.] 슥! 말하며 옆의 탁자에서 얇고 길쭉한 금속을 하나 집어들고. 길이 30센티쯤 되는 일종의 자다.

황보신; [단장님께서도 아가씨의 희생을 잊지 않으실 것입니다.] 포권하고

황보경; [오라버니가 알아주길 바라고 하는 일은 아니야.] 집어든 자를 쳐들어 보이고

황보경; [철심척(鐵尋尺)이야. 쓸모가 있을 테니 가져가도록 해.] 휙! 자를 황보신에게 던지고

턱! 두 손으로 공손히 받는 황보신

뇌옥경; (철심척이라면 극히 미량의 금속이라도 탐지해낼 수 있는 본궁의 보물이잖아.) 황보신을 노려보고

황보신; [이걸 주시는 이유가...] 두 손으로 철심척을 든 채

황보경; [벽세황이 천마성에 사로잡힌 후 몸수색에서도 <그 물건>을 들키지 않았다면 이유는 단 한가지뿐이잖아.]

황보신; [사로잡히기 전에 삼켰겠습니다.] 깨닫고

청풍; (그럴듯하군.) 끄덕

청풍; (벽세황은 내게 잡히기 직전에 <그 물건>을 삼켰을 가능성이 높다. <그 물건>은 삼킬 수 있을 정도의 작은 크기일 테고...)

황보경; [어떻게든 기회를 만들어서 철심척으로 세황이의 시신을 검수해보도록 해.]

황보신; [그리하겠습니다. 하오면...] 철심척을 든 채 포권하고

휙! 날아오르는 황보신

황보신은 사라지고 황보경은 무언가 생각하며 문을 닫는다

탁! 다시 닫히는 문

청풍; (혹시 있을지 모를 무제궁의 추격에 대비해 황보경의 입을 단속하려 찾아왔던 것인데...) 닫힌 창문 보며 생각하고. 여전히 뇌옥경의 허리를 한 팔로 감고 있는 자세. 뇌옥경도 닫힌 창문쪽을 보고

청풍; (생각지도 않은 비밀을 알게 되었다.) 슥! 뇌옥경의 허리를 풀며 뒤로 물러서고

청풍; (뇌옥경을 떼어 버려야하니 일단 여길 떠났다가 다시 돌아와서 마무리를 짓자.) 옆으로 비키면서 월동문쪽으로 가려 하고. 헌데

콱! 자신과 떨어지는 청풍의 손목을 잡는 뇌옥경의 손

청풍; (이 여자가...) 흠칫! 하며 돌아보는데

뇌옥경; [당신이 누군지 알아!] 어둠 속에서 노려보고. 눈이 독기로 번뜩이고

뇌옥경; [마태자 이청풍!] 이를 바득 갈며 노려보고

청풍; (눈치 한번...) 쓴웃음

뇌옥경; [당신과는 할 얘기가 많아!] 슥! 청풍의 손목 잡아끌고 그늘에서 나오고

뇌옥경; [다른 인간들에게 들키고 싶지 않으면 순순히 따라와야 할 거야.] 청풍을 끌고 월동문쪽으로 가고

청풍; (어쩔 수가 없다.) 체념

청풍; (이 여자가 난동을 부리면 지금까지의 수고가 헛 게 되어버리니...) 뇌옥경에게 끌려가고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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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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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무제궁> 밤

후원의 어느 건물. 잘 가꿔진 정원과 월동문이 있는 담장으로 둘러싸인 아담한 건물. 건물에는 불이 꺼져 있는데. 건물 입구에 환설이 지키고 있다. 팔짱을 낀 채 눈을 감고 있다.

방안. 어두운 침실. 침대에 누가 잠들어 있다.

비지땀을 흘리며 잠이 든 여자. 진상파. 악몽을 꾸고 있는 중이다.

이하 진상파의 꿈.

 

거의 알몸인 채 어둠속을 도망치는 진상파. 맨발이고

진상파; [학학!] 뒤돌아보며 어둠을 달리고

번쩍! 어둠속에서 빛나는 사나운 눈빛

화악! 거대한 손이 어둠 속에서 튀어나온다. 털로 덮이고 손톱이 날카로운 악마의 손 같고

진상파; [아악!] 그 손에 허리가 잡히면서 비명 지르는 진상파. 진상파의 허리를 한 손으로 잡을 정도로 큰 손이고. 마치 킹콩이 여자 주인공을 움켜잡듯이

크르르! 입에서 뜨거운 김을 토하며 모습 드러내는 거인. 청풍이다. 청풍의 모습을 마귀처럼 묘사

진상파; [악!] 콱! 움켜쥔 진상파를 바닥에 눕히는 거대한 손

진상파; [안... 안돼!] 허우적대며 마귀 형상인 청풍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 애쓰는 진상파.,

찌직! 찍! 다른 손으로 진상파의 옷을 찢어버리는 마귀 형상의 청풍

무릎 꿇은 마귀 형상의 청풍의 아랫도리에서 거대한 절구공이같은 것이 돋아나고

진상파; [흐윽!] 그걸 보며 비명. 공포

한손으로는 진상파의 허리를 쥐고 다른 손으로는 진상파의 다리 하나를 잡아 벌리는 마귀 형상의 청풍

진상파; [안돼! 안돼요!] 가랑이가 벌어지며 비명 지르는 진상파. 하지만

한손으로 자신의 절구공이만한 것을 쥐어 진상파의 가랑이에 잇대는 마귀 형상의 청풍

청풍; [크아아!] 울부짖으며 그걸 진상파의 가랑이에 끼우고

진상파; [아아아아악!] 아랫도리가 거대한 것에 궤뚫리며 비명 지르는 진상파

진상파의 꿈 장면 끝

 

[!] 문 밖에 서있다가 감았던 눈 치뜨는 환설

[아악!] 문 안쪽에서 들리는 비명

환설; [소궁주님!] 벌컥! 다급히 문을 열고 뛰어들고

[!] 방안으로 뛰어들다가 놀라는 환설

진상파; [안돼! 이러지... 이러지 말아요!] 침대에 누워 두 손으로 무언가 밀어내려는 시늉하며 허우적 대고. 하체는 움직이지 못해서 두 팔과 상체만 허우적거린다

환설; (악몽을 꾸고 계신다.) + [소궁주님!] 진상파에게 달려들고

환설; [진정하세요. 꿈일 뿐이에요.] 진상파의 어깨를 잡고 흔들고. 그러자

진상파; [환... 환설언니...] 헉헉 대며 눈을 뜨고

환설; [예! 저예요 소궁주님.] 진상파의 이마의 땀을 닦아주며

환설; [무슨 악몽을 꾸신 건가요? 가위에 눌리시기라도 한 건가요?]

진상파; [나를... 책상쪽으로 옮겨주세요.]

환설; [책상으로요?] 어리둥절하면서도 두 손으로 진상파를 안아들고

진상파; [그릴 게 있어요.] 환설에게 안겨 침대에서 내려가며

환설; [예...] 의아해하면서도 진상파를 안고 침실 한쪽으로 가고. 창가인 그곳에 탁자와 의자가 놓여있다. 좀 넓직한 탁자에는 책 몇 권과 문방사우가 놓여있고

환설; (깨어나자마자 갑자기 뭘 그리신다는 건가?) 탁자 앞의 의자에 진상파를 조심스럽게 내려주고

진상파; [고마워요.] 말하면서 종이를 끌어당기고 붓을 집어든다

환설; [여기...] 잉크 병 같은 병의 뚜껑을 열어주고

병에 붓을 담그는 진상파

다시 꺼내는 붓에는 먹물이 묻어있고

심각한 표정으로 종이에 뭔가를 그리는 진상파

환설; (이건...) 진상파가 그리는 걸 보며 놀라고

 

#86>

<-일다경(一茶頃) 전> 무제궁의 다른 곳. 역시 잘 가꿔진 정원과 담장으로 둘러싸여있다. 건물에는 불이 꺼져 있고. 건물 입구에는 두 명의 표정 없는 여자가 조각상처럼 서있다. 각자 품에 휘어진 긴 칼을 품고 있다. 이 여자들은 종횡검비라는 고수들이다

[교주님께서 보내신 지령이옵니다.] 슥! 두 손으로 원통을 하나 내미는 여자의 손. 한 뼘 길이에 직경이 5센티 정도인 원통은 금속으로 만들어져 있다. 물론 밀봉되어 있는데 중간에 횡으로 몇 개의 금이 가있다. 장소는 불이 켜지지 않아서 어둑한 침실이다

백일몽; [개봉하는 방법은 전과 동일하옵니다.] 두 손으로 원통을 내미는 백일몽의 모습

백일몽; [정해진 순서대로 각각의 부위를 돌리지 않을 경우 안쪽에 내장되어 있는 주머니 속의 황산(黃酸)이 흘러나와 내용물을 태워버릴 것이옵니다.] 여러 개의 금이 횡으로 나있는 원통을 배경으로 백일몽의 말

문설약; [수고했다 백일몽.] 침대에 누워 있다가 일어나 앉아서 대답하는 절세미녀. 원통을 보기만 하고 받지는 않는다. 얇고 야한 잠옷 차림의 이 여자는 <건곤일척> <투천환일> 등에 나온 용설약 캐릭터다. 진상파의 엄마. 혈교의 방계 출신으로 복수를 위해 칠지무제의 후처가 되었다. 원래 이름은 용설약이지만 정체를 숨기기 위해 문설약으로 성을 바꿨다. 이하 문설약으로 표기. 나이는 40대 초반이지만 관리를 잘 해서 30대로 보인다.

문설약; [지령의 내용은 나중에 확인해볼 테니 놓고 가거라.] 머리를 만지면서 원통을 힐끔 보기만 하고 받지는 않는 문설약. 그 배경으로 나레이션. <-칠지무제 진무량의 후처 문설약(文雪若)>

백일몽; [예...] 슥! 대답하며 원통을 침대 옆의 탁자에 얹어놓는다. 침대 옆에 서있다.

문설약; [천마성에서 벌어진 일의 경과는 무제궁의 인간들을 통해 보고받았다.] 백일몽이 원통을 탁자에 내려놓는 걸 보며 묻고

문설약; [그 과정에서 교주님의 존체에 해가 가해지진 않았겠지?]

백일몽; [교주님은 칠지무제와 사자천마가 격돌하기 직전에 몸을 빼신 덕분에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진 않으셨사옵니다.] 공손하게

문설약; [잘 되었구나.] [그건 그렇고...] 뜸을 들이고

문설약의 말을 기다리는 백일몽

문설약; [내가 확인해보라고 한 일은 어찌 되고 있느냐?] 그런 백일몽을 지긋이 보며

백일몽; [그것이...] 난감. 문설약의 눈치를 보며

백일몽; [부위가 부위인지라...] [확인해 볼 기회가 아직 없었사옵니다.] 문설약의 눈치를 보면서 대답하고

문설약; [쉽지 않은 주문이라는 건 알고 있다.] 한숨

문설약; [하지만 본교의 존망이 걸린 일이니 어떻게든 기회를 만들어서 확인해보도록 해라.] 진지하게

백일몽; [예...] 억지로 웃으며 대답

문설약; [내가 망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 흘겨보고

백일몽; [망... 망상이라니요?] [제가 어찌 그런 불경한 생각을 할 수 있겠사옵니까?] 당황하며 급히 부인하고

문설약; [애써 부인할 거 없다.] [나조차도 때때로 지나친 생각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이니...] 찡그리고

대답하지 않는 백일몽

문설약; [너도 알고 있다시피 나 용설약(龍雪若)과 교주는 먼 친척지간이다.] [그래서 어린 시절 잠시 함께 지낸 적이 있는데...]

 

<어느 봄날 나와 함께 풀밭에서 놀고 있던 교주의 아랫도리를 독사가 물어버리는 끔찍한 일이 벌어졌었다.> 풀밭에서 뒤로 넘어지며 자지러지게 우는 5살 가량의 소년. 여름이라 얇고 짧은 바지를 입었는데 바지 속으로 뱀이 들어간 게 보인다. 뱀의 꼬리가 바지 밖으로 나왔고. 그걸 옆에서 보며 비명 지르는 서너 살 쯤 된 예쁜 소녀. 소녀는 어린 시절의 문설약이다. 멀리서 사람들이 달려온다

<어른들의 응급처치로 목숨은 구했으나 그 사고로 교주는 고환중 하나를 잃게 되었다.> 기절한 소년을 침대에 누이고 둘러서서 치료하는 사람들. 아랫도리를 벗기고 고환 하나를 잘라내는 수술을 하는 중이다. 문 밖에는 어린 시절의 문설약이 울고 있고 나이 든 노파가 위로하고 있다.

 

문설약; [본교의 후계자에게 일어난 비극적인 사고라 그때의 일은 철저하게 기밀에 부쳐졌었다.]

문설약; [그 때문에 교주의 고환이 하나뿐이라는 사실을 대부분의 교도들은 모르고 있다.] 한숨 쉬고

백일몽; [외람된 질문이옵니다만...] 눈치 보며

백일몽; [공주님께서는 어떤 계기로 교주님의 진위(眞僞)에 의혹을 품게 되신 것인지요?] 조심스럽게 묻고

문설약; [교주가 고환 하나를 잃는 불행한 사건이 있은 후 난 교주와 만난 적이 없다.] 찡그리면서

<기밀을 유지하기 위해 어른들이 나를 본교 총단에서 멀리 떠나보낸 때문인데...> 음침한 성채를 나가는 마차. 마차의 창문을 통해 돌아보며 우는 어린 시절의 문설약. 마차에 함께 타고 있는 나이 든 하녀가 달랜다

문설약; [오히려 그것이 전화위복이 되었다.]

문설약; [혈왕일족(血王一族)이 천마성과 무제궁의 협공을 받고 씨몰살을 당할 때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으니까.]

 

<그래도 있을지 모를 천마성과 무제궁의 추격을 피하기 위해 나는 문(文)씨 집안에 양녀로 들어가 신분을 세탁했었다.> 시골의 어느 집. 적당한 크기에 담장으로 둘러쳐진 안쪽에 채소밭도 있고. 그 채소밭에서 김을 매다가 돌아보는 열일곱살 쯤 된 문설약. 머리를 수건으로 가리고 있는 전형적인 시골소녀. 햇볕에 타서 가무잡잡하지만 절세미녀다. 그 채소밭으로 다가오는 역시 십대 후반쯤이던 위극겸. 늙은 농부가 안내해온다.

<헌데 내 나이 열일곱 살 되던 해에 교주가 어찌 알고 날 찾아왔었다.> 활짝 웃으며 팔 벌리는 위극겸. 당황하며 일어나는 문설약

<너무도 오랜만에 만나 교주에게서 어렸을 때의 모습을 떠올리기 힘들었지만 교주가 제시한 혈왕조사의 신물 혈왕잠(血王簪) 때문에 믿을 수밖에 없었다.> 거실의 탁자를 사이에 두고 앉아서 용의 형상이 조각 된 커다란 비녀를 내밀며 밖의 기척을 살피는 위극겸. 밖에서는 농부와 농부의 아내가 음식을 장만하고 잇다. 위극겸이 내미는 비녀를 두 손으로 받으며 놀라는 문설약. 이 비녀는 <투천환일>에 나온 소품인 혈왕잠이다. 혈왕의 내단이기도 하고

 

문설약; [그후의 경과는 백일몽 너도 아는 대로다.]

문설약; [난 교주의 지시에 따라 무제궁에 하녀로 들어왔으며...] [마침내 칠지무제의 후처가 될 수 있었다.]

백일몽; [공주님께서 본교의 복수를 위해 치르신 큰 희생은 저희 교도들 모두 감격하고 있사옵니다.] 고개 숙이고

문설약; [내 피붙이들도 천마성과 무제궁에 몰살당했다.] [그 복수를 위해 무제궁에 투신한 것이니 다른 교도들에게 공치사를 들을 일은 없다.] 고개 젓고

백일몽; [예...]

문설약; [그렇긴 해도 구체적인 복수의 방법과 과정은 교주의 뜻에 의한 것이긴 한데...] 찡그리면서

문설약; [내 가슴 속에는 늘 교주가 정말 혈왕조사의 핏줄인가하는 의구심이 떠나지 않아왔다.]

문설약; [아무리 기억을 되새겨 보아도 장성한 교주에게서 어린 시절 모습을 떠올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찡그리고

백일몽; [교주님의 진위를 가려줄만한 원로들은 삼십여 년 전 본교가 궤멸당할 때 모두 변을 당하시고 말았지요.]

문설약; [현재 남아있는 본교의 원로들이라고 해봐야 총단에 머물만한 신분이 아니었던 덕분에 화를 면한 몇몇에 불과하다.] 끄덕이고

문설약; [백일몽 너를 포함한 젊은 교도들은 그들의 후손들이고...]

문설약; [다시 말해서 교주의 진위를 밝힐 수 있는 사람은 내가 유일한 형편이다.]

백일몽; [공주님의 고심은 제자도 십분 이해가 가옵니다만...]

백일몽; [교주님의 고환이 하나뿐인지를 확인하는 일은 참으로 난감한 일이옵니다.]

백일몽; [혹시 다른 방법으로 교주님의 진위를 판별할 수는 없을지요?] 눈치 보며

문설약;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백일몽; [어떤...?]

문설약; [혈왕잠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느냐?]

백일몽; [천마, 무성과 함께 삼황에 속하는 혈왕님의 신물(信物) 아니온지요?]

문설약; [혈왕잠은 단순히 혈왕조사의 신물이 아니다.] [이건 혈왕조사의 핏줄들만이 아는 비밀인데...] 의식적으로 주변을 살피면서

문설약; <혈왕잠은 혈왕조사께서 평생 수련한 마공과 술법의 결정체다.> 고개를 백일몽쪽으로 좀 숙이며 전음으로 속삭이고

백일몽; <마... 마공과 술법의 결정체라면 혹시...> 역시 놀라며 전음으로 대답하고

문설약; <일종의 내단(內丹)인 것이다.> 다시 몸을 세우며 전음으로 말하고

백일몽; (맙소사!) 경악하고

문설약; <혈왕잠을 녹여서 마시면 혈왕조사님의 모든 능력을 그대로 구사할 수 있다는 전설이 우리 용씨일족에 전해져 내려왔었다.>

백일몽; [전혀... 제자는 혈왕잠에 그런 비밀이 있었는지 꿈에도 몰랐사옵니다.]

문설약; [혈왕잠에 얽힌 이 중대한 비밀을 말해주는 것은 네가 교주의 진위를 밝히는 데 진력해주길 바라서다.]

백일몽; [천한 제자를 믿어주시니 감읍할 따름이옵니다.] 포권하고

문설약; [혈왕잠을 흡수하는 방법은 실전(失傳)되어 버렸다.] [그래서 지금까지 본교의 교주들 중 누구도 혈왕잠에 깃든 힘을 사용할 수는 없었는데...]

문설약; [그렇긴 해도 혈왕잠에 작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방법은 전해져 내려온다.]

백일몽; [그 방법이 혹시...]

문설약; [교주의 진위를 밝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끄덕

백일몽; (역시...)

문설약; [혈왕잠은 혈왕조사의 후손의 피를 떨굴 경우 그 부분이 투명하게 변하며 강한 빛을 뿜어낸다.]

문설약; [물론 혈왕의 핏줄이 아닌 자의 피에는 일체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백일몽; [교주님으로 하여금 혈왕잠에 피를 묻히게 하면 교주님이 혈왕님의 후손인지 아닌지 밝혀지겠군요.]

문설약; [그렇긴 하지만 혈왕잠은 교주가 깊이 숨겨두고 있어서 사실상 쓸 수 없는 방법인데...] 말할 때

<아악!> 어디선가 들리는 비명소리

백일몽; (여자의 비명!) 깜짝 놀라며 돌아보고

문설약; [상파 목소리구나.] 역시 놀라며 침대에서 내려서려 하고. 이불을 젖히며 드러나는 몸매가 기가 막히다. 잠옷도 얇고 짧고

백일몽; [작은 공주님의 신변에 변고가 생긴 것인지요?]

문설약; [그건 아니고... 아마 악몽을 꾸고 있을 게다.] [요즘 자주 가위에 눌리기도 하니...] 급히 침대에서 내려와 한쪽에 걸려있는 겉옷을 집어들고

문설약; [교주의 지령은 확실하게 받았다. 너는 그만 총단으로 돌아가도록 해라.] 말하며 문쪽으로 가고

백일몽; [예...] 고개 숙이고

기다렸다는 듯 밖에서 문을 열어주며 고개 숙이는 두 여자. 종횡검비

문설약; [상파의 거처에는 나 혼자 다녀오겠다. 너희들은 따라올 거 없다.] 문 밖으로 나서며 말하고

[예 마님!] [분부 받들겠사옵니다,] 고개 숙이는 종횡검비

정원을 가로질러 담장에 난 월동문으로 서둘러 가는 문설약.

백일몽도 그걸 보며 건물에서 나오고

백일몽; [수고가 많아요 종횡검비(縱橫劍婢)님!] 밖으로 나오며 고개 숙이고

말없이 마주 고개 숙이는 종횡검비. 표정이 없다

백일몽; [공주님의 안위가 두 분에게 달렸다는 점을 명심해주세요.]

말없이 문을 닫는 종횡검비

백일몽; (쌀쌀 맞긴...) + [다음에 뵙도록 할게요.] 두 손을 모아 결을 지으면서 말하고. 이어

백일몽; <저는 준비 되었어요.> 전음으로 누군가에게 말하며 눈을 감고. 두 손을 모아 결을 진 채. 그러자

화악! 허공에서 깔때기같고 토네이도같은 형태의 바람이 내려오더니

화악! 백일몽의 몸을 휘감아 버리는 강한 바람

쿠오오! 깔때기같고 토네이도같은 그 바람이 다시 허공으로 올라가며 백일몽의 몸도 함께 끌려올라가고

삽시에 깔때기같은 바람에 휘감겨 하늘 멀리 사라지는 백일몽

종횡검비; [천법사(天法師)들께서 수고가 많으시네.] [풍천회류(風天回流)의 술법 덕분에 백일몽이 들키지 않고 무제궁을 드나들 수 있지.] 하늘 올려다보며 끄덕이고

종횡검비; [삼십여 년 간의 절치부심 끝에 천법사의 경지에 이른 법사들의 숫자도 어느덧 다섯이 되었다지?] [지(地)법사는 오래 전에 열 명을 넘겼고 인(人)법사를 숫자를 헤는 건 의미가 없을 정도...]

종횡검비; [본교가 옛날의 성세를 되찾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거야.] [복수가 완성될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고...] 차갑게 웃는 종횡검비

 

#87>

무제궁이 멀리 보이는 산봉우리. 산봉우리 위에 두 명의 남녀가 서있다. 엄청난 거구의 여자와 왜소한 노인이다. 여자는 풍만한 몸매를 지닌 중년여인이고 노인은 허리가 굽은 엄청 나이 많은 노인으로 긴 곰방대를 입에 물고 있다. <투천환일>에 나온 혈교의 천법사들인 운귀와 풍모다. 풍모가 두 손을 결을 지은 채 주문을 외우고 있고 그 옆에서 운귀가 올려다 본다

화악! 두 사람의 머리 위의 허공에 깔때기같은 바람이 휘돌고 있다, 높이가 수백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깔때기

운귀; (오는군.) 곰방대를 입에 문 채 허공을 올려다보며 생각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혈교 천법사 운귀(雲鬼)>

화악! 풍모가 일으키는 깔때기같은 바람을 타고 누군가 내려온다. 물론 백일몽이고

백일몽의 모습이 뚜렷해진다. 백일몽도 눈을 감은 채 두 손 모아 결을 지은 채로 주문을 외우고 있고

뭐라 주문을 외우며 손을 내리는 풍모

백일몽; [다녀왔어요.] 휘익! 바람을 타고 내려와 바닥에 내려서고

운귀; [수고가 많았다.] 곰방대를 입에서 빼면서

풍모; [설약공주님은 잘 계시더냐?] 쳐들고 있던 두 손을 내리면서 묻는 배경으로 나레이션. <-혈교 천법사 풍모(風母)>

백일몽; [공주님은...] 말하려다가

 

문설약; [혈왕잠에 얽힌 이 중대한 비밀을 말해주는 것은 네가 교주의 진위를 밝히는 데 진력해주길 바라서다.] 문설약이 말하던 장면 떠올리는 백일몽

 

백일몽; (공주님이 교주님의 진위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계신 건 일단 나만 알고 일어야 한다.) + [작은 공주님 때문에 마음고생을 하고 계시긴 하지만 몸은 건강하세요.]

운귀; [그렇다니 다행이로구나.] 다시 곰방대를 입에 물고. 하지만

풍모; (요 년...) 약간 눈을 번뜩이며 백일몽을 보고

풍모; (대답하기 전에 잠깐 망설였었다. 뭔가 숨기는 게 있다는 뜻이다.) + 운귀; [그만 총단으로 돌아가자.] 슈우! 말하면서 곰방대로 연기를 뿜어내고

풍모; (혹시 모르니 신경 써서 지켜봐야겠다.) 화악! 운귀가 곰방대로 뿜어내는 연기가 백일몽과 백일몽을 보며 생각하는 풍모의 몸을 휘감는다

화악! 연기는 운귀의 몸도 휘감고

연기에 휘감긴 채 허공으로 떠오르는 세 사람

백일몽; (공주님의 의심이 그저 의심으로 끝나길 바랄 뿐이다. 본교를 위해서라도...) 연기에 휩싸인 채 떠오르며 멀리 보이는 무제궁을 보고

백일몽; (하지만 만에 하나 교주님이 혈왕일족의 핏줄이 아니라면...) 눈 번뜩

백일몽; (공주님이 손을 쓰실 것도 없이 내 손으로 처단해야겠지.) 살벌한 눈빛이 되어 위극겸을 떠올리고

[...!] 그런 백일몽을 보며 뭔가 생각하는 풍모

 

#88>

다시 제왕성.

진상파의 거처. 문이 열려 있고

창가의 탁자 앞에 앉아 그림을 그리고 있는 진상파.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는 모습이고. 그걸 옆에서 보며 놀라는 환설

스윽! 슥! 진상파의 붓이 움직일 때마다 그림이 완성되어 간다. 바로 청풍의 얼굴이다. 사납고 마귀같은 표정을 짓지만 분명히 청풍의 얼굴이다.

환설; (젊은 사내...) 놀라고

<처음 보는 얼굴인데... 지독한 살기와 패기가 그림 밖으로 뿜어져 나오는 게 느껴진다.> 완성되어 가는 청풍의 초상화를 배경으로 환설의 생각 나레이션. 칮칙한 기운이 그림에서 흘러나오는 모습이고

환설; (대체 저자가 누군데 소궁주님이 이렇게 몰입하시는 걸까?) 꼴깍! 그림 그리는데 집중하는 진상파를 보며 침 삼키고. 그때

슥! 이윽고 그림에서 붓을 떼는 진상파

거리를 두고 자신이 그린 그림을 보는 진상파

환설; [처음 보는 인간입니다만...] 진상파의 눈치를 보며 말하고

진상파; [나도 직접 본 적은 없는 사내예요.] 붓을 내려놓으며. 시선은 청풍의 초상화에

환설; [혹시 그 자가...] 깨닫고

진상파; [근래 내가 꾸는 악몽 속에 일관되게 나타나는 사내의 모습이랍니다.] 끄덕

환설; [무공을 잃은 대신 영적인 능력이 강해지신 소궁주님의 꿈속에 반복해서 나타나는 자라면...] 흥분

진상파; [어딘가에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일 거예요.] 그림 보며

환설; [대체 어떤 자이기에 소궁주님의 꿈자리를 어지럽히는 궁금하군요.]

[나도 그놈이 누군지 알고 싶구나.] 드륵! 반쯤 열려있던 문을 완전히 열면서 들어서는 문설약. 놀라 돌아보는 환설. 진상파는 알고 있었다는 표정으로 돌아보고

문설약; [신선이나 다름없는 우리 딸의 관심을 끌 정도라면 절대 평범한 인생은 아닐 테니 말이다.] 잠옷 위에 겉옷 걸치고 들어서는 도도한 자태의 문설약

환설; [주모님...] 급히 공손하게

진상파도 고개 조금 숙여 인사하긴 하지만 좀 쌀쌀 맞고

문설약; [바로 그 자냐?] 진상파에게 다가오며 진상파가 그린 그림을 보고

진상파; [신경 쓰지 마세요 어머니!] 슥! 종이를 옆으로 치우려 하고

진상파; [심란한 마음에 끄적여 본 낙서일 뿐이랍니다.] 그림을 접으려 하지만

문설약; [그런 것같지 않네.] 슥! 진상파가 접으려는 그림을 재빨리 낚아채고

진상파; [...] 찡그리지만 뭐라 하진 않고

문설약; [어디 보자.] 종이를 펴서 보며

종이에 그려진 청풍의 얼굴

문설약; [나이는 대략 약관 전후 정도...] [잘 생겼고 영특하며 유아독존인 성격이겠네.] 그림을 보며 품평하고

문설약; [비록 그림이지만 이 자가 품고 있는 야심의 크기와 살기의 지독함이 숨을 쉬기 어렵게 만드는구나.] 손이 떨리고. 눈도 좀 치떠지고

환설; (주모님은 신기(神氣)가 강하셔서 보통 사람은 보지 못하는 걸 보는 능력을 지니셨다.) 뒤로 좀 물러서서 문설약을 보며 생각하고.

환설; (그런 주모님의 평가라면 거의 틀림이 없을 것이다.) 긴장해서 보고. 하지만

진상파는 쌀쌀 맞은 표정으로 외면하고 있고

문설약; [당금 강호의 젊은 것들 중에서 이 그림처럼 강렬한 기세를 풍기는 놈이라면 결코 무명일 수는 없을 터...] 슥! 왼손으로 종이를 든 채 오른손으로 종이를 겨누고

문설약; [너의 정체가 뭔지 내 앞에 드러내줘야겠다.] 징! 종이를 겨누는 문설약의 손바닥이 진동하며 약간 빛을 내고

환설; (술법을 쓴다고 오해를 받는 주모님의 능력이 발휘되고 있다.) 긴장하면서 보고

<사물에 깃든 기억을 끌어내어 읽을 수 있으시다던가?> 징! 환설의 생각을 배경으로 문설약의 손이 겨눠진 종이가 진동하며 밝아지고

문설약; [이름... 이름...] 광기에 사로잡혀서 눈을 번뜩이며 종이를 보고

문설약; [성은 이(李)씨... 이름은... 이름은...] 찡그리고

환설; (저 사내의 성이 이씨라는 것까지는 알아내셨는데 그 다음이 어려운 모양이다.) 긴장하며 보고

문설약; [대... 대단한데?] 눈이 광기로 번뜩이고

문설약; [어마어마한 영력(靈力)을 지닌 존재들이 가호(加護)하고 있어서 이놈에 대해 더 이상은 알아내기 어려울 것 같다.] 비지땀을 흘리며 그림을 노려보고. 슈우! 그림이 아주 밝아지면서 연기같은 것이 피어오르고, 그림 뒤로 귀신같은 존재들이 일렁인다.

문설약; [게다가 이놈은...] 눈을 부릅 뜨고

문설약; [한 번 죽었었네.] 사악하게 웃고.

환설; [그... 그 그림 속의 사내가 산 사람이 아니었는지요?] 놀라서 묻고.

진상파는 소리없이 한숨을 쉬고

문설약; [원래는 죽었어야할 운수였다.] [헌데...] 그림을 들여다보며 끄덕이고.

문설약; [다른 목숨이 이놈을 대신해서 이승을 떠났구나.] 비지땀을 흘리며 그림을 든 손이 떨리더니

환설; (다른 누군가가 저 인물을 위해 죽었다?) 놀랄 때

화악! 갑자기 불이 붙는 종이

문설약; [흑!] 기겁하며 종이를 놓치고. + 환설; [주모님!] 놀랄 때

화르르! 허공에서 불이 붙으며 타오르는 종이. 진상파는 한숨 쉬며 돌아보고

화악! 종이가 불타며 일어나는 불꽃과 연기 속에 거대한 마귀같은 형상이 일어나고. 문설약을 덮치는 기세로. 마귀로 변한 청풍의 형상이다.

문설약; [안... 안돼!] 털썩! 비명 지르며 바닥에 주저앉으면서 팔로 얼굴 가리고 + 환설; [흐윽!] 겁에 질려서 뒤로 주춤. 그러면서도 차고 있는 칼에 손을 가져가는데

멈칫! 문설약을 덮치려던 마귀의 형상이 멈칫! 하고

[!] [!] 놀라며 진상파를 보는 문설약과 환설

진상파; [그만 하세요.] 두 손을 모아 술법을 펼치는 자세로 결을 지은 채 한숨을 쉬고. 마귀의 형상이 그런 진상파를 돌아본다

징징! 결을 지은 진상파의 손이 진동하고

진상파; [죄를 물으려면 제게 묻도록 하세요.] [어머니는 그대가 겪은 참화의 종범(從犯;다른 사람의 범죄를 도운 자)일 뿐이니...] 슈우! 말하는 진상파의 몸이 반딧불처럼 빛나고. 그러자

화악! 진상파에게 무어라 외치며 더 커지는 마귀의 형상. 이어

화악! 문설약 대신 진상파를 덮쳐가는 마귀의 형상.

환설; [조... 조심하세요 소궁주님!] 쩡! 칼을 뽑고

문설약; [피... 피해라!] 주저앉은 채 비명

진상파는 한숨을 쉬며 결을 지었던 손을 풀면서 내린다. 무언가를 받아들이는 모습이고. 직후

화악! 슈학! 마귀같은 형상이 진상파의 몸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감전되는 모습으로 고개 젖히며 퍼득이는 진상파

환설; [안돼!] 쩍! 칼을 휘둘러 마귀같은 형상을 베지만

슈우! 이미 모두 진상파의 몸으로 스며들어가는 마귀같은 형상. 이어

진상파; [쿨럭!] 몸을 앞으로 숙이며 피를 왈칵 토하는 진상파.

문설약; [상파야!] 비명 지르며 일어나고. + 환설; [소궁주님!] 칼을 손에 든 채 진상파에게 달려오고. 하지만

손을 들어 두 사람을 말리는 진상파. 입을 다물어 피를 삼키고. 슈우! 그런 진상파의 몸에서 아지랑이같은 것이 피어 오른다

문설약; [어찌... 어찌 된 것이냐? 그자의 살기를 흡수한 것이냐?] 무릎 걸음으로 다가가며 울먹이고. 걱정하는 모습

진상파; [걱정 마세요.] [살의에 다쳐서 병을 얻긴 하겠지만 죽을 정도는 아니랍니다.] 소매로 입을 가리며 말하고

문설약; [미안하구나. 어미가 호기심에 그자의 살기를 이곳으로 끌어들였어.] 진상파의 발치에 무릎을 꿇은 채 한손으로 진상파의 무릎을 만지며 울먹이지만

진상파; [어머니가 자책하실 이유는 없어요. 그 사람의 원한과 살의를 엿보고 구현한 것은 저 자신이니까요.] 소매로 입가의 피를 닦으며 좀 차갑게 말하고

문설약; [설마...] 깨닫고

문설약; [네 꿈에 나타나는 그자가 혹시...] 깨닫고 눈 치뜨고

진상파; [마태자 이청풍...] 입가의 피를 닦던 소매를 내리면서 한숨 쉬고

진상파; [아버지에 의해 모든 것을 잃은 천마의 마지막 후손이 바로 그랍니다.] 청풍을 떠올리며 애잔하게 웃고

<마태자 이청풍!> <맙소사!> 경악하는 문설약과 환설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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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여전히 깊은 밤. 멀리 신장궁이 보이는 강변. 그리 높지 않은 절벽 위에 서있는 허름한 사당

[하악!] 자지러지는 황보경. 겉옷을 벌려 허옇고 풍만한 알몸을 드러낸 모습.

그런 황보경을 몰아붙이는 벽세황(청풍). 아랫도리만 벗은 상태

황보경; [어쩜... 어쩜 이렇게 뜨거울 수가... 하악!] 자길 올라탄 벽세황(청풍)을 끌어안고 몸부림친다

벽세황(청풍); (어쩔 수가 없다.) 황보경을 범하면서 헐떡이고

벽세황(청풍); (찰 거머리같은 이 탕녀를 떨쳐버리려면 만족 시켜주는 수밖에...)

벽세황(청풍); (하긴 보답의 의미도 있긴 하다.)

벽세황(청풍); (이 탕녀가 안내해준 덕분에 신장궁의 인간들 눈에 띄지 않고 신장궁을 빠져나올 수 있었으니...) 담장의 무너진 사이로 자신을 끌고 나오던 황보경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벽세황(청풍); (포숙정에게 그리 당하고도 여자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고...)

<아무래도 나는 평생 도화살(桃花煞)을 면할 수 없는 운명인 것같다.> 응응하는 두 사람의 모습 배경으로 벽세황(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76>

<-신장궁> 대낮같이 환하고.

활짝 열린 정문으로 무장한 무사들이 떼 지어 달려 나간다.

신장궁의 후원. 하녀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수군대고 있고. 어수선한 분위기.

불이 켜진 건물.

하녀1; [신소협을 따라온 무제궁 무사들뿐 아니라 본궁의 사내들도 모두 나서서 마태자라는 자의 종적을 찾고 있는 중이에요.] 눈치 보며 말하는 하녀. 하녀 앞에는 뇌옥경이 안락의자에 축 늘어진 모습으로 앉아있다.

하녀1; [무제궁 무사들의 말로는 마태자는 무공을 상실한 상태라고 해요.]

하녀1; [그래서 도망쳤어도 멀리는 못 갔을 게 분명하니 곧 잡을 수 있을 거예요.]

뇌옥경; [수고했다. 가서 일봐라.] 힘없이 손 흔들어 나가라 하고

하녀1; [예 작은 마님...] 눈치 보며 돌아서고.

[!] 문쪽으로 가는 하녀를 보며 무언가 생각해내는 뇌옥경

뇌옥경; [기다려라.] 문을 열고 나가려던 하녀를 부르고. 돌아보는 하녀1

하녀1; [분부하실 일이 있으신지요?] 눈치 보며 공손히

뇌옥경; [그 여자... 너희 큰 마님은 지금 어찌 하고 있느냐?]

하녀1; [그게...] 눈치 보며

하녀1; [아까 올 때 보니 큰 마님의 거처에는 불이 꺼져 있었는데...]

하녀1; [주무시고 계시는 것같아서 확인은 해보지 못했사옵니다.]

뇌옥경; (이 난리통에 태평하게 자고 있다?)

뇌옥경; (뭔가 있다!) 이를 바득 갈며 몸을 일으킨다.

 

#77>

후원의 다른 곳. 불 꺼진 건물.

그곳으로 뛰듯이 걸어오는 뇌옥경. 하녀 몇이 당황해서 따라온다. 한 년은 등을 들었고

불 꺼진 건물

뇌옥경; [실례하겠어요 어머니!] 벌컥! 거칠게 문을 열며 들어간다. 하지만

문이 열린 건물 내부. 침실인데 아무도 없다. 불이 켜져 있지 않아서 어둑하고

뇌옥경; [!] 눈 부릅뜨며 안으로 들어가고

화려한 침대. 비어있다.

하녀들; (큰 마님이 침실에 안 계신다.) (이 밤중에 어딜 가신 거지?) 하녀들도 문 밖에 서서 놀라고

뇌옥경; (황보경!) 이를 바득 갈고

뇌옥경; (네 년이 마태자의 탈출을 도운 것이냐?)

뇌옥경; (설령 마태자에게 이용당한 것이라 해도 절대 용서 못한다.) (초아 아버지가 천마성에 끌려가 변을 당한 것도 결국 네년이 지은 죄가 원인이었으니...) 분노와 살기

 

#78>

다시 벽세황(청풍)과 황보경이 야합하고 있는 그 사당

어둑한 사당 안. 황보경이 알몸을 겉옷으로 덮은 채 잠들어 있다. 만족한 표정. 벽세황(청풍)이 그런 황보경을 등지고 앉아서 무언가를 하고 있다. 옷을 입은 상태고. 손에 든 말굽형 자석을 얼굴에 대고 있다.

스윽! 천천히 자석을 얼굴에서 떼는 벽세황(청풍). 그러자

아주 가는 침들이 자석에 딸려 나온다

벽세황(청풍); (많이도 박아놨구나.) 얼굴이 좀 고통으로 이지러지며 자석을 보고. 자석에 가는 침들이 붙어있다.

벽세황(청풍); (하긴 내 얼굴을 벽세황과 똑같이 만들려면 세심한 조작이 필요했겠지.) 슥! 손으로 자석 끝을 훑고

투툭! 자석에 붙어있던 가느다란 침들이 벽세황(청풍)의 무릎 앞에 떨어진다. 그곳에는 이미 십여개의 침이 떨어져 있다. 침들 옆에는 특이한 물건이 놓여있다. 천을 꼬아 만든 밧줄인데 한쪽 끝에는 한 뼘 정도의 쇳조각이 묶여있다. 길이는 1미터 정도이고

벽세황(청풍); (상영누님...) 위상영을 떠올리고

벽세황(청풍); (누님의 희생으로 한 번 더 살게 된 목숨, 소중히 여기겠습니다.) 다시 자석을 얼굴에 대고

벽세황(청풍); (기필코 살아남아서... 누님과 아버지를 해치는 데 책임이 있는 자들은 마지막 한 놈까지 처단하고 말겠습니다.) 이를 가는 무시무시한 얼굴

 

#79>

여전히 깊은 밤. 신장궁이 내려다보이는 산봉우리 위. 신소심이 서있다. 오만상을 쓰고 있고

[영주!] 휘익! 휙! 세 방향에서 날아오는 무사들. 신소심과 함께 신장궁에 왔던 무제궁의 무사와 마부들이고

신소심; [보고하세요.] 차례로 날아내리는 무사들을 보면서

무사1; [마태자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고 있소.] 신소심과 함께 마차를 호송하고 왔던 장대협이라는 자가 포권하며 먼저 보고하고

무사2; [신장궁의 인간들도 전력을 기울여 추적하고 있지만 아직 성과가 없다는 보고입니다.] 마부 중 한명도 포권하며

무사3; [마태자가 신장궁을 빠져나간 게 적어도 한 시진 이상 지난 것같습니다.] [그래서 신장궁은 수색 범위를 오십 리 떨어진 곳 까지 확대하고 있는 중입니다.] 또 한명의 마부도 포권하며 보고

신소심; [의견을 말씀해보세요 장대협!] 무사1에게

무사1; [마태자는 무공을 상실한 상태요.] [말이나 마차를 이용하지 않는 한 오십 리 밖으로 달아나진 못했을 거요.] 포권 했던 손을 내리며

신소심; [마태자가 말이나 마차를 이용했으면 흔적이 남았겠지요.]

무사1; [신장궁의 인간들이 어리석긴 해도 그 정도 기척을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는 아니외다.] 고개 끄덕

신소심;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태자의 종적이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는 이유가 뭘까요?]

무사1; [두 가지 가능성이 있소.] 손가락 두 개를 펴보이고

무사1; [첫째,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달리 놈은 아직 신장궁 내부나 신장궁 근처에 있을 수도 있소.]

신소심; [수색범위를 너무 멀리로 잡아서 오히려 등하불명(燈下不明)의 우를 범했다?] 눈 번득이고

무사1; [두번째, 수색 방향이 잘못 설정되었을 수도 있소.]

신소심; [수색의 방향...] 무언가 생각

무사1; [지금까지는 주로 길이나 산쪽을 훑어왔지만...] 말하며 멀리를 보고

무사1; [놈이 달아나고 있는 건 저쪽일 수도 있소이다.] 신장궁 근처의 산에서 흘러나오는 강줄기가 보인다. 그쪽을 가리키는 무사1

신소심; [마태자가 길이 아니라 물줄기를 이용해서 도망치고 있다?] 눈 번득이며 강물을 보고. 마부들도 돌아보고

무사1; [배가 없더라도 나무토막 같은 것을 이용하면 힘들이지 않고 멀리까지 갈 수 있지 않겠소이까?]

신소심; [일리가 있군요.] 끄덕이고

신소심; [강의 상류쪽은 내가 훑어보겠어요.] 팟! 날아오르고

신소심; [하류쪽은 장대협께서 맡도록 하세요.] [신장궁에도 강줄기를 집중적으로 수색하라 전하시고...] 강쪽으로 날아간다

장대협; [그리하겠소이다.] 포권하고

멀어지는 신소심

장대협; [가세!] 팟! 신소심과 반대쪽으로 날아오르고. 마부들도 따라서 날아오르고

강줄기를 향해 서로 반대쪽으로 날아가는 신소심과 무사들

신소심; (마태자!) 청풍을 떠올리고

신소심; (기필코 잡아죽여야한다.) (비록 무공을 상실했다고는 해도 이번에 잡아 죽이지 못하면 크나큰 우환이 될 인간이니...)

 

#80>

다시 벽세황(청풍)와 황보경이 있는 사당

야한 모습으로 잠이 든 황보경. 알몸을 겉옷으로 덮고 있고

툭! 툭! 황보경의 어깨를 건드리는 누군가의 발

황보경; [왜 그래?] 짜증내며 잠에서 깨어나 눈을 뜨고

황보경; [그렇게 괴롭혔으면서도 또 하고 싶은 거야?] 하품하고.

황보경; [뭐 나야 좋지만...] + [흑!] 기겁하고. 슥! 목에 들이밀어지는 날카로운 비수

청풍; [그만 일어나시지.] 쿵! 원래 얼굴로 돌아온 청풍이 비수를 황보경의 목에 들이밀고 있다. 몸을 숙인 채

황보경; [누... 누구...] + [!] 겁에 질려 외치다가 깨닫고

청풍이 걸치고 있는 옷

황보경; (세... 세황이와 같은 옷을 입고 있어!) 청풍의 모습 크로즈 업

황보경; (그렇다는 건...) + [너... 너 세황이가 아니었구나.] 겁에 질려서

청풍; [대륙상단의 핏줄답게 상황 파악이 빠르군.] 슥! 웃으며 비수를 황보경의 목에 바짝 들이밀고

황보경; [살... 살려다오.] 사색. 겁에 질리고

청풍; [안심해라. 죽일 생각이었으면 당신은 이미 염라대왕을 만나고 있었을 테니...] 슥! 비수를 조금 떼고

황보경; [무얼... 내게 무얼 원하는 거냐?] 안도하며

청풍; [순순히 인질이 되어주어야겠다.] [당신 자신을 위해서라도...] 음산하게 웃고

 

#81>

[!] 날아오다가 눈 치뜨는 신소심.

멀리 앞쪽. 절벽 위에 서있는 사당. 헌데 그 사당에서 누가 나온다

쿵! 사당에서 나오는 남녀 크로즈 업. 바로 청풍과 황보경인데. 황보경은 옷을 입고 있고. 그런 황보경의 뒤에서 황보경의 목에 비수를 댄 청풍이 신소심을 돌아본다. 한 팔로는 황보경의 허리를 끌어안은 채. 품속에 커다란 나무토막을 품고 있지만 황보경의 몸에 가려 안 보인다

청풍의 얼굴 크로즈 업

신소심; [마태자!] 쐐액! 사당쪽으로 날아오며 고함지르고. 그 뒤쪽에서 신장궁 무사들 서너 명이 날아오는 게 보인다.

청풍; (때 맞춰 도착했군.) + [멈춰라!] 외치며 황보경의 허리를 강하게 끌어안고. 황보경도 겁에 질린 채 신소심 쪽을 돌아보고

청풍; [더 이상 다가오면 이 계집의 멱을 따버리겠다.] 슥! 비수를 황보경의 목에 바짝 들이밀면서

신소심; [개수작 마라!] 쐐액! 날아오며 이를 가는데

황보경; [살... 살려줘요 신소협!] 다급하게 외치고

[멈... 멈춰라 마태자!] [주모님을 해치지 마라!] [조심하시오 신소협!] 신소심의 뒤쪽에서 날아오던 신장궁 무사들이 상황을 알아차리고 다급히 외치고

신소심; (지랄...) 팟! 그자들을 곁눈질로 보며 급히 멈춰서고. 이제 청풍과의 거리는 20미터쯤이 되고

신소심; (귀수신장 벽치릉이 죽고 못 사는 후처가 내 실수로 다치기라도 하면 골치가 아파진다.) + [알았다!] 스슥! 멈춰서며 양 손을 벌려 보이고

신소심; [더 다가가지 않을 테니 황보부인을 해치지는 마라.] 휘익! 휙! 말하는 신소심 뒤로 신장궁 무사들이 사색이 되어 날아 내리고

신소심; [하지만 헛된 희망은 품지 마라.] [무공도 없는 네가 천하 무림의 주인이 된 본궁의 추적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가능성은 털끝만큼도 없다.] 말할 때

[주모님!] [다치신 데는 없으십니까?] 휘익! 화락! 신소심 뒤로 내려선 신장궁 무사들이 다급히 외치고

신소심; (어리석은 인간들이 산통을 깨는구나.) 이를 바득 갈며 그런 그자들을 곁눈질로 보고

[비겁한 놈아! 주모님을 해치지 마라.] [주모님만 풀어주면 무사히 떠나게 해주마!] 다급한 표정으로 외치는 신장궁 무사들

황보경; [이자... 이자의 말을 들어라!] 청풍에 의해 절벽 쪽으로 끌려가며 무사들에게 다급히 외치고

황보경; [나... 난 이자에게 인질이 되어 여기까지 끌려왔다.]

신소심; (거짓말!) 냉소. 이를 갈며

<양아들로 위장한 마태자와 밀회를 즐기기 위해 인적이 드문 이곳으로 왔겠지.> 겉옷이 조금 벌어져 가슴과 아랫도리가 드러난 채 뭐라 외치는 황보경의 야한 모습 배경으로 신소심의 생각 나레이션. 이제 청풍은 황보경을 끌고 거의 절벽에 이르렀다.

황보경; [이자는... 무사히 떠날 수만 있으면 날 해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니 무모한 짓은 하진 마라.] 애원하고

[명... 명심하겠습니다 주모님!] 포권하는 신장궁 무사들. 이어

[신소협! 들으셨소?] [무슨 일이 있어도 주모님이 다치면 아니 되오.] 신소심에게 말하는 신장궁 무사들

신소심; [조심하지요.] 한숨 쉬고. 이어

신소심; [마태자! 어리석은 짓하지 말고 투항해라.] 슥! 청풍과 황보경 쪽으로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기고

신소심; [칠지무제님은 관대하신 분이다. 무공을 잃은 널 해치진 않으실 것이다.] 걸어가면서 양손 벌려 보인다.

신소심; [나 신소심의 명예를 걸고 네 안전을 보장하겠다. 황보부인을 넘기고 나와 함께 무제궁으로 가자.]

청풍; [신소심...] [뭔가 부자연스럽다 했더니 남장한 계집이었군.] 절벽 끝에 이르러 절벽을 등진 채 말하고. 황보경을 자기 앞에 세워 몸을 가리면서

<여자?> <그러고 보니 몸매며 목소리가 계집의 것이었다.> 신장궁 무사들 비로소 알아차리고 신소심을 보고

청풍; [그 나이에 영주라 불리는 걸 보면 무제궁에서의 지위도 제법 높은 것같으니 잘 되었다.] 뒷걸음질 치며 말하고

청풍;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가감없이 칠지무제 진무량에게 전해라.] 투툭! 청풍의 뒷꿈치가 절벽 끝에 걸쳐지며 돌 조각이 아래로 떨어지고

신소심; [조심해라!] 놀라고

황보경; [히익!] 공포에 질리고

[안... 안돼!] [뒤는 절벽이다!] [멈춰라 마태자!] 신장궁 무사들도 기겁하고

청풍; [무제궁은 나 이청풍의 손에 의해 주춧돌 하나 남지 않게 될 것이다!] 슥! 그때까지 황보경의 목에 대고 있던 비수를 치우고

청풍; [이 말을 진무량에게 전해라!] 팟! 말하며 황보경의 몸을 앞으로 확 민다. + 황보경; [악!] 비명 지르며 앞으로 나뒹굴려 하고

[주모님!] 팟! 신장궁 무사들이 비명 지르며 몸을 날리고

[악!] 콰당탕! 야하게 나뒹구는 황보경. 겉옷이 갈라지면서 젖가슴과 아랫도리가 드러난다. 동시에

팟! 그대로 몸을 돌려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청풍

신소심; [멈춰라 마태자!] 팟! 역시 외치며 벼락같이 절벽으로 날아간다.. 하지만

휘익! 절벽 아래로 사라지는 청풍의 모습

신소심; [이런...] 팟! 절벽 끝에 내려서고

첨벙! 까마득한 아래쪽의 강물 속으로 무언가 빠지며 작은 물보라가 일어나고. 절벽 중간쯤에 옆으로 나있는 그리 크진 않지만 밑동이 상당히 굵은 소나무가 흔들리고 있다

신소심; (역시 강물을 따라 탈출할 생각이었다.) 팟! 강물을 내려다보며 옆으로 달리고. 그 뒤쪽에서는 신장궁 무사들이 나뒹굴었던 황보경을 부축하고 있다.

신소심; (마태자는 무공을 잃은 상태다.) (당연히 저 거친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진 못한다.) 강물의 흐름을 따라 절벽 위를 달려 멀어지는 신소심

신소심; (이대로 하류로 내려가면 놈을 잡을 수 있다.) (산 채로든 시체로든...) 강렬히 번뜩이는 눈으로 강물을 살피며 절벽 위를 달려가는 신소심

신장궁의 무사들은 따라가지 않고 그걸 보고 있고. 두 명은 황보경의 팔을 좌우에서 잡아 일으키고 있다, 황보경은 젖가슴의 일부와 아랫도리 일부가 드러난 야한 모습이고

[다치신 데는 없으십니까 주모님?] [놀라셨지요?] 황보경을 부축해서 일으키는 무사들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묻고

황보경; [괜... 괜잖다.] 억지로 웃고

황보경; [마태자라는 자는 인질로 쓰려고 날 납치하긴 했지만 험하게 다루진 않았다.] 무사들의 눈치를 살피며

[그나마 다행입니다.] [궁주님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어서 돌아가시지요.] 안도하는 신장궁 무사들

황보경; [그... 그러자꾸나.] 억지 미소

황보경; [날 어서 집으로 데려가다오.]

[예!] [속하들이 모시겠습니다.] [가세!] 휘익! 휙! 황보경을 부축한 채 몸을 날리는 신장궁 무사들

황보경; (마태자 이청풍... 그자의 말 대로 되고 있어!) 무사들에게 팔이 잡혀 날아가며 곁눈질로 절벽 쪽을 보고

<당신 자신을 위해서라도 지금 본 것은 입 밖으로 내지 말아야할 것이오.> 큼직한 나무 토막을 품속에 넣으며 말하던 청풍의 모습이 그런 황보경의 뇌리에 떠오른다

 

청풍; [만일 내가 무제궁의 인간들에게 잡히게 될 경우 당신이 이곳에서 나와 무슨 짓을 했는지 까발려 버릴 테니까.] 나무토막을 품속에 넣어 옷으로 가리면서 겁에 질린 표정인 황보경에게 말하는 청풍의 모습. 황보경은 겉옷으로 알몸을 가린 채 두려움에 떨고 있다

 

황보경; (품속에 숨긴 그 나무토막은 자신이 강물에 빠진 것으로 위장하기 위한 용도일 텐데...)

황보경; (마태자, 그자가 협박하지 않았더라도 난 저 사당에서 본 걸 남에게 말할 수 없어.) 뒤쪽으로 멀어지는 사당을 곁눈질하며 생각하고

<신장궁이 내 손에 들어오기 직전인데 벽치릉, 그 늙은이의 의심을 살 수는 없으니...> 신장궁 무사들에게 부축된 채 멀어지는 황보경의 모습 배경으로 황보경의 생각 나레이션

곧 조용해지는 사당 근처. 헌데

 

#82>

절벽 끝의 모습. 이어

절벽 중간에 옆으로 나있는 크진 않지만 밑동이 굵은 소나무. 아직도 흔들리고 있고

소나무 밑동에 한 바퀴 둘려진 채 묶여있는 검은 천을 꼬아 만든 밧줄. 밧줄 끝에 묶여있는 한 뼘 정도 길이의 쇳조각이 그 밧줄을 나무 밑동에 고정시키고 있다.

쿵! 흔들리는 소나무 아래 오른손을 쳐든 자세로 매달려 있는 청풍. 오른쪽 손목에 검은 천을 꼬아 만든 밧줄이 손목에 묶여있고. 청풍의 몸무게 때문에 나무가 아직도 흔들리고 있다

청풍; (성공했다.) 헉헉. 식은땀

청풍; (그 계집의 말대로 무공을 상실한 몸으로 무제궁의 추적을 따돌리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신소심을 떠올리고

청풍; (그래서 강물에 투신한 것으로 위장할 수밖에 없었다.) 아래를 내려다보고. 도도하게 흐르는 강물이 멀리 발아래로 보이고. 이어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들. 파노라마 식으로 묘사.

이하 회상

 

1; 발을 아래로 한 채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청풍. 오른손을 쳐들고 있는데 소매 속에 숨겨져 있던 밧줄이 빠져나온다. 발줄의 한쪽은 손목에 묶여있고 다른 쪽에는 한 뼘 쯤 되는 길이의 쇳덩이가 묶여있다. 청풍의 발 아래로 절벽 중간에 삐져나온 소나무가 보이고

2; 소나무 확 크로즈 업

3; 팟! 소나무 옆으로 떨어지며 손목에 묶고 있던 밧줄을 소나무 밑동을 향해 휘두르는 청풍.

4; 촤락! 소나무 밑둥을 한 바퀴 감고 도는 쇳덩이가 묶여진 밧줄

5; 콱! 쇳덩이에 걸리면서 단단하게 묶여지는 밧줄

6; 출렁! 오른손을 쳐든 자세로 밧줄에 의해 소나무에 매달리는 청풍. 소나무도 마구 흔들리고

7; 슥! 소나무에 매달린 채 왼손을 품속에 넣는 청풍

8; 다시 꺼낸 청풍의 왼손에 큼직한 나무토막이 들려져 있고

9; 휙! 그 나무토막을 아래쪽의 강물을 향해 세게 던지는 청풍.

10; 풍덩! 나무토막이 강물에 빠지면서 물이 튀고

11; 그 직후 절벽 끝에 이르러 아래를 내려다보는 눈 치뜬 신소심

12; 소나무 아래 절벽에 붙어 숨어서 올려다보는 청풍

13; 강물을 보며 하류쪽으로 달려가는 신소심

회상 끝

 

청풍; (신가 계집은 내가 강물에 투신한 것으로 확신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왼손으로 밧줄을 잡고 올라가며

청풍; (덕분에 당분간은 무제궁의 추적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콱! 왼손으로 소나무 밑동을 움켜잡고

청풍; (난 절대 네놈들에게 잡히지 않는다.) 비지땀을 흘리며 몸을 소나무 밑동 위로 끌어올리고. 이를 악문 채

청풍; (반드시 살아남아서 무공을 회복해야할 이유가 있으니...) 위상영과 사자천마를 떠올리며 이를 악무는 청풍.

 

#83>

여전히 밤. 사당의 모습

턱! 절벽 위의 바위를 움켜잡는 손

청풍; [허억! 헉!] 비지땀을 흘리며 절벽 위로 몸을 끌어올리는 청풍

털썩! 마침내 절벽 위로 몸을 끌어올려서 나뒹구는 청풍. 오른쪽 손목에는 밧줄이 묶여있다

청풍; [헉헉!] 헐떡이며 옆을 보고

멀리 보이는 신장궁. 불야성이다

청풍; (이곳은 신장궁에서 멀지 않다.) 고개 돌려 신장궁을 보며 헐떡이고

청풍; (그래서 오히려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설마 내가 신장궁에서 이렇게 가까운 곳에 숨어있으리라고는 아무도 생각 못할 테니...) 힘겹게 일어나고

청풍; (무제궁의 이목이 신장궁에서 완전히 이탈할 때까지 이 근처에 은신하는 게 최선이다.) 비틀거리며 사당 쪽으로 가고

 

#84>

사당 안으로 들어오는 청풍

어둑한 사당 내부

사당의 신단 옆으로 가는 청풍. 이어

신단의 옆쪽에 무릎을 꿇는 청풍. 손으로 신단 옆쪽의 판자를 잡고

콰득! 힘주어 판자를 뜯어내는 청풍.

신단 옆쪽의 판자가 뜯기며 드러나는 신단 내부. 어둑하고 바닥에 먼지가 많이 쌓여있긴 하지만 비어있다

청풍; (생각했던 대로다.) 판자를 옆에 기대놓고

청풍; (신단의 안쪽에 충분히 몸을 숨길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기어들어가고. 이어

돌아앉아서 벽에 기대놓은 판자를 두 손으로 잡아서

딸칵! 자신이 들어온 곳을 판자로 다시 막는 청풍

청풍; (들킬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인적이 드문 곳인데다가 사당 내부를 자세히 살펴볼 인간도 없을 테니...) 판자로 입구를 막고 뒤로 물러나 앉고

청풍; (넉넉잡고 열흘만 숨어있으면 무제궁의 추격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조심스럽게 뒤로 눕고

청풍; (숨어있는 동안 생각을 해보자. 어떻게 해야 무공을 되찾을 수 있을지를...) 어둑한 신단 안쪽에 누우며 생각하고

청풍; (다행히 난 한번 본 것은 무엇이든 기억하는 재주를 지녔다.)

청풍; (그리고 어린 시절 왕성한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천마성 서고에 수장되어 있던 수많은 책들을 닥치는 대로 읽었었다.)

청풍; (이해도 못하면서 닥치는 대로 읽었던 그 책들 중에 상실한 무공을 복구할 수 있는 수단이 있을 수도 있다.)

청풍; (무료한 시간을 때울 겸 천마성 서고에서 읽었던 모든 책의 내용들을 반추해보자.) 누워서 생각하고

청풍; (우리 가문의 열조들께서 보우하신다면 무공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눈을 감고

<내 어리석음 때문에 희생당한 천마성의 식솔들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무공을 되찾아야만 하고...> 어둠 속에 누워있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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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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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천마성> 낮. 음침한 날씨. 불탄 건물들. 강제 노역을 당하는 사내들. 여자들은 없으며 사내들고 소녀들이나 노인들이다. 청, 장년층은 싸우다 죽었거나 사자천마의 지시에 따라 천마성을 탈출했었다.

천마성의 어느 건물. 엄중한 경비

건물 내부. 돌침대 위에 눕혀진 청풍(벽세황)의 시체. 위진천과 의원으로 보이는 몇 명의 사내들이 둘러서서 보고 있다. 나이 지긋한 사내가 청풍(벽세황)의 얼굴을 살피는 중이다. 이자는 무제궁의 약당 당주인 갈의약왕. <투천환일>의 진의원의 젊은 시절 모습

갈의약왕; [일단 인피면구나 역용약을 쓴 건 아니오.] 청풍(벽세황)의 얼굴을 만지면서 말하고

갈의약왕; [그렇다고 내공을 써서 얼굴을 바꾼 것도 아니고...] 갸웃거리는 갈의약왕의 모습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제궁 약당(藥堂) 당주 갈의약왕(葛衣藥王)>

위진천; [내공을 쓴 역용술이라면 숨이 끊어지는 것과 동시에 원래 얼굴로 돌아간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갈의약왕; [그렇소.] [내공으로 구사하는 역용술은 장시간 지속하기 어렵고 부상당하거나 죽을 경우 원래 얼굴로 돌아가는 단점이 있소.]

위진천; [역용술이나 인피면구를 쓴 것도 아니고 내공으로 얼굴도 바꾼 게 아니라면...] 난감한 표정이 되고

갈의약왕; [두 가지 가능성이 있소.] 손을 품속에 넣고

갈의약왕; [첫째, 이 시체가 진짜 마태자일 수도 있소.] 품속에서 뭔가를 꺼내고. 말굽 형태의 자석이다

위진천; [이 시체가 마태자 이청풍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는 강력한 증거와 제보가 있습니다.] 고개 조금 젓고

갈의약왕; [그렇다면 두 번째일 가능성이 높겠구먼.] 말굽 형태의 자석을 들어 보이고

위진천; [자석(磁石)입니까?] 흠칫! 하고

갈의약왕; [내공을 주입하면 자력이 몇 배로 강해지는 특별한 물건이오.] 징! 내공을 주입하자 진동하고 빛을 발하는 자석

위진천; [자석으로 뭘 하시려는지 짐작도 가지 않습니다.]

갈의독왕; [하오문의 색마들이 쓰는 물건들 중 투골성형침(透骨成形針)이란 게 있소.] 스윽! 진동하고 빛을 발하는 자석을 청풍(벽세황)의 얼굴로 가져가고

위진천; [투골성형침?]

갈의약왕; [이름 그대로 뼈를 뚫고 들어가 형태를 바꾸게 해주는 침이오.] 슥! 자석을 청풍(벽세황)의 얼굴에 대고

위진천; [그런 물건이 있는 줄은 몰랐소.] + (투골성형침을 생각 못했군.) 갈의약왕이 빛나고 진동하는 자석을 청풍(벽세황)의 얼굴에 대고 천천히 문지르는 걸 보며 생각하고

갈의약왕; [악명 높은 색마 천면랑군(千面郞君)이 부녀자들을 간음할 때 사용한 것으로 유명해진 물건인데...] + [옳거니!] 말하다가 눈 치뜨고

징! 청풍(벽세황)의 얼굴에 댄 자석이 진동하고

위진천; [걸리는 게 있습니까?] 흥분하며 가까이 가고

갈의약왕; [자석이 이놈의 얼굴에서 뭔가를 찾아냈소이다.] 징! 자석을 쥔 손이 진동하고. 이어

갈의약왕; [나와라!] 스윽! 눈을 빛내며 자석을 끌어당기고. 그러자

슈욱! 청풍(벽세황)의 얼굴 여기저기에서 아주 가늘고 짧은 침들이 빠져나온다.

[침!] [시체의 얼굴에 침이 박혀있었다.] 위진천과 젊은 의사들 놀라고. 그 사이

툭! 타탁! 딸려 나온 가늘고 짧은 침들이 자석에 달라붙고

갈의약왕; [투골성형침은 짧고 가늘어서 피부와 뼈 속으로 완전히 파고들기 때문에 발견하기가 어렵소.] 슈욱! 자석을 청풍(벽세황)의 얼굴 다른 곳으로 옮기면서 말하고

갈의약왕; [그리고 일단 뼈속에 박힌 투골성형침은 얼굴 근육을 붙잡아 놓기 때문에 죽더라도 원래 얼굴로 돌아가진 않소.] 타탁! 파팟! 슈욱! 얼굴의 다른 곳에서도 짧고 가는 침들이 빠져나와서 자석에 달라붙고

갈의약왕; [반면 죽은 시체라 해도 투골성형침이 빠져나가면...] 자석을 청풍(벽세황)의 얼굴에서 떼며 좀 의기양양한 표정이 되고

갈의약왕; [살았을 때의 얼굴로 복원되는 장점이 있소.] 손으로 청풍(벽세황)의 얼굴을 가리키면서 말하고. 순간

[!] [!] 위진천과 젊은 의사들 놀라 눈 치뜬다.

스스스! 슥! 청풍(벽세황)의 얼굴이 움찔거리며 변하더니

쿵! 벽세황의 얼굴이 된다.

위진천; (철수무정 벽세황!) 인법사가 반지에서 소환한 벽세황의 모습 떠올리며 눈 부릅

<마... 마태자 이청풍의 시체가 아니었다!> 놀라는 젊은 의사들

 

#69>

여전히 낮. 천마성의 어느 건물. 3층이고. 후두둑! 3층의 열린 창문을 통해서 비둘기들이 날아간다.

3층 창문 안쪽. 위진천이 창 밖을 보고 있다. 창문에서는 몇 명의 무사들이 비둘기들을 연달아 날리고 있고. 3층 내부는 비둘기들의 아파트다. 벽에는 수많은 비둘기집들이 빼곡이 붙어있고. 횃대에는 비둘기들이 앉아서 깃털을 고르거나 놀고 있다. 무사들이 그 비둘기들 중 몇을 골라 발에 천을 묶고 있다.

위진천; (천려일실...) 날아가는 비둘기들을 보며 입술 깨물고

위진천; (뇌옥에 갇혀있던 놈들 중 유일하게 잡아 죽이지 않은 철수무정 벽세황이 사실은 마태자 이청풍이었을 줄이야.) 이를 바득 갈고

위진천; (전서구가 쉬지 않고 날아가면 내일 아침쯤에 신장궁에 도착하긴 할 텐데...)

위진천; (마침 신장궁에는 백귀의 막내제자 신소심이 머물고 있다.) (신소심 실력이면 무공을 쓰지 못하는 마태자 정도는 어렵지 않게 생포할 수 있을 것이다.)

위진천; (아무쪼록 전서구가 도착할 때까지 이가놈이 신장궁에 머물러 있기를 바랄 뿐이다.) 초조한 표정으로 전서구들이 날아가는 것을 보고

 

#70>

<-유령산장> 음침한 날씨와 분위기

[!] 놀라는 유령귀왕 교백

교천기; [면목이 없습니다 아버지.] 고개 숙이고. 거실 의자에 앉아있는 유령귀왕 앞에 서서 보고한다. 유령귀왕 뒤쪽의 침대에는 얼굴을 면사로 가리고 헐렁한 옷을 입은 위상영이 시체처럼 누워있다.

교천기; [소소가 집을 나간 것을 발견한 즉시 모든 제자들을 풀어 흔적을 쫓게 했습니다만...] 눈치 보며

교천기; [아직까지 소소의 흔적을 발견했다는 보고는 들어오지 않고 있습니다.]

유령귀왕; [망할 년! 끝끝내 속이나 썩이고...] 이를 부득 갈고.

교천기; [아버지도 귀환하셨으니 소자도 소소를 찾으러 북망산을 내려가겠습니다.] 눈치 보며 말하고

유령귀왕; [그럴 거 없다.] 냉정하게 말하고. 흠칫! 하는 교천기

유령귀왕; [속 썩이는 딸년 굳이 찾을 필요 없다. 없는 셈 치면 되니까.]

교천기; [하지만 세상 물정 모르는 년이 강호에서 무슨 일을 당할지도 모르는데...]

유령귀왕; [제 년이 찧고 까불어서 복을 날리는데 아비나 네가 뭘 어쩔 수 있겠느냐?] 매몰 찬 표정으로 일어나고

유령귀왕; [그보다 소소 년 때문에 중단한 이사를 마무리 짓도록 해라.] 위상영이 누워있는 청풍탁자 쪽으로 돌아서고

교천기; [아버지도 무사히 돌아오셨는데 굳이 숨을 필요까지야...]

유령귀왕; [천하 무림은 온전히 무제궁의 수중에 들어갔다.] [그리고 무릇 힘을 가진 자는 그 힘을 휘둘러보고 싶어 안달이 나는 법이다.] 침대로 가고

교천기; [아버님 말씀은...?] 흠칫! 하고

유령귀왕; [독패천하(獨覇天下) 하게 된 무제궁은 조만간 우리 유령산장에 시비를 걸어올 것이다.] 침대 옆에 이르고

유령귀왕; [자신들과 천마성 사이에서 줄타기를 한 우리 유령산장이 괘씸해서 응징을 하지 않고는 못 견딜 테니..]

교천기; [확실히 천마성이 사라진 지금 무제궁이 우리 유령산장의 입장을 배려해줄 이유가 없겠지요.] 심각

유령귀왕; [네가 이사를 마치는 동안 아비는 이 계집과 함께 서시궁(西施宮)에 들어가 있을 것이다.] 위상영을 안아들고

교천기; [서시궁에 들어가신다면...] 눈 치뜨고

유령귀왕; [이 계집의 몸뚱이가 유령서시님의 혼백을 담을 그릇이 될 것이다.] 두 팔로 안은 위상영을 내려다보며 음산하게 웃고

교천기; <드디어!> 흥분 눈 치뜨고

 

#71>

저녁 무렵. 강가의 마을

객잔. 객잔 마당에는 마차와 말들이 묶여있다. 그 중에는 벽세황(청풍)을 태우고 신장궁에 갔던 무제궁의 마차도 있다. 마차 지붕에 <武>라 적힌 깃발이 달려 있어 다른 마차들과 구분이 되고

 

객잔 안쪽. 담장으로 구분된 정원. 그 정원에 정갈한 독채가 한 채 있다. 건물 안에는 불이 켜져 있고

[!] 좁고 긴 천을 펼쳐보며 눈 부릅 놀라는 신소심.

신소심은 독채의 거실에서 동료들과 저녁을 먹던 중이다. 다른 무사들 세 명도 놀라며 신소심을 보고

사내; [전... 전서구를 늦게 전해드려서 죄송합니다.] 한명의 사내가 땀을 닦으며 신소심의 눈치를 보고 있다. 이자는 무제궁의 분타 소속이다

사내; [신장궁 일대의 모든 분타로 신소저를 보는 즉시 전하라는 전서구가 반복해서 날아들고 있는 중입니다.]

사내; [그만큼 급박한 사안인 것같은데...] [신소저와 일행분들께서 아침 일찍 신장궁을 떠나시는 바람에 이제야 전해드리게 되었습니다.]

무사; [무슨 내용입니까 영주(令主)?] 신소심과 함께 말을 타고 벽세황(청풍)을 경호했던 무사가 묻고

신소심; [장(張)대협께서 직접 보세요.] 벌떡 일어나며 천을 무사에게 주고. + 무사; [영주!] 두 손으로 받으며 놀라는 무사

신소심; [내가 먼저 신장궁으로 돌아가겠어요.] [세분도 뒤 따라 오세요.] 스팟! 말하면서 모습이 사라지는 신소심

[영주!] [신소저!] 무사와 마부들이 급히 일어나며 창밖을 보지만

휘익! 이미 객잔에서 까마득히 멀어지고 있는 신소심. 새처럼 날아간다. 폭발적인 기세로

신소심; (죽일...) 쐐액! 이를 갈며 날아가는 신소심

신소심; (잘도 우릴 우롱했구나 마태자!) 날아가는 신소심

 

다시 객잔의 독채

마부1; [대체 신소저가 왜 저러시는 거요?] 쳔지를 든 무사에게 어리둥절해서 묻고

무사; [이 전서이 내용이 문제인 것같은데...] 길쭉한 천을 펼쳐서 읽고. 직후

[!] 눈 부릅뜨는 무사

<마태자 이청풍이 철수무정 벽세황으로 위장하여 천마성을 빠져나갔소. 신소저는 즉시 벽세황으로 위장한 마태자의 신병을 확보하시오. -위진천.> 편지의 내용

무사; (맙소사!) 경악

<우리가 신장궁으로 데려다 준 벽세황이 바로 마태자였구나!> 실내의 모습 배경으로 무사의 경악

 

#72>

<-신장궁> 깊은 밤. 이제 건물들 마다 불이 거의 꺼졌고.

벽세황(청풍)이 머무는 건물. 역시 건물 전체에 불이 꺼져 있다.

침실. 어둠 속에서 옷을 입고 있는 벽세황(청풍). 짙은 색의 옷을 입고 있다

벽세황(청풍); (정신을 잃은 상태였음에도 천마성을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것은 말 그대로 천우신조였다.) 옷을 입으며 생각하고

벽세황(청풍); (상영누님이 내 얼굴을 벽세황의 얼굴로 바꿔준 덕분인데...) (하지만 마냥 안심할 수만도 없다.) 탁자로 가고. 탁자 위에는 돈주머니, 비수 한 자루, 말굽형 자석 하나등이 놓여있다.

벽세황(청풍); (천마성에서 죽은 게 내가 아니라 벽세황이라는 사실을 무제궁의 인간들이 알아차렸을 가능성도 상정해야만 한다.) 돈주머니를 집어들고

벽세황(청풍); (게다가 신장궁에 오래 머물면 엉뚱한 계집이 내가 가짜라는 걸 알아차릴 수도 있다.) 돈주머니를 품에 넣으며 황보경을 떠올리고

벽세황(청풍); (이런 저런 경우를 감안해 봐도 신장궁 역시 안전한 장소가 아니다.) 비수와 말굽형 자석도 집어들고

벽세황(청풍); (늦기 전에 신장궁을 빠져나가 모습을 감춰야만 한다. 공력을 회복하는 건 그 다음의 문제다.) 비수와 말굽형 자석을 품에 넣으면서 문쪽으로 가고. 헌데 그때

삐꺽! 문 밖에서 무슨 소리가 들린다

문을 열려다가 멈칫! 하는 벽세황(청풍)의 손

삐꺽! 삐꺽! 소리가 가까워지고

벽세황(청풍); (도둑처럼 조심스럽게 다가오는 발걸음.. 그리 둔탁하지 않은 걸 보면 여자다!) 낭패한 표정으로 뒤로 물러서고

벽세황(청풍); (그 계집이다.) 황보경을 떠올리며 낭패

벽세황(청풍); (오늘밤 찾아올 거라 생각했지만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이야. 그만큼 몸이 달았다는 건데...) 창문 쪽을 돌아보고. 하지만.

드륵! 이미 문이 열리고 있다.

벽세황(청풍); (창문을 통해 빠져나가긴 틀렸다.) + [어서 오십시오.] 오히려 문쪽으로 가고

황보경; [어머나!] 문을 열고 들어오다가 놀라고. 황보경은 코트처럼 생긴 화려한 겉옷을 걸치고 있다. 겉옷 속에는 알몸이지만 물론 지금은 알몸임을 알 수 없다

황보경; [이 밤중에 옷을 차려 입고... 어딜 가려고 했던 거야?] 의심의 눈초리로 벽세황(청풍)을 아래 위로 보면서 들어오고.

벽세황(청풍);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슥! 다가가며 황보경의 손목을 잡고

벽세황(청풍); [이 방에서 동침하는 건 아무래도 불안합니다.] [그래서 의모님이 오시면 조용하고 은밀한 곳으로 모시고 가려고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은근히 말하면서 문 밖의 복도를 살피고

황보경; [난 또 뭐라고...] 의심을 풀며 배시시 웃고

황보경; [하긴 나도 좀 불안하긴 했어.] [초아 어미가 자기 거처에서 초아를 재우다가 잠이 든 걸 확인하고 왔지만 언제 들이 닦칠 지 모르는 일이거든.] 벽세황(청풍)와 함께 문 밖의 복도를 살피고

벽세황(청풍); [방해받지 않고 밤새 회포를 풀만한 장소 아시는 데 있으십니까?] [그곳이 신장궁 밖이면 금상첨화인데...] 문 밖으로 나오며 은근히 묻고

황보경; [물론 있지.] 배시시 웃으며 벽세황(청풍)와 손을 잡고 건물 밖으로 나서고

황보경; [언젠가 너하고 마음 놓고 즐길 생각에 점 찍어둔 곳이 한 곳 있어.] 벽세황(청풍)의 뺨에 키스하고

벽세황(청풍); [잘 됐군요. 거기가 어디입니까?] 눈 번뜩이고

황보경; [따라와 봐. 설명 듣는 것보다 직접 눈으로 보는 게 좋은 곳이니까.] 벽세황(청풍)의 손을 끌고 살금살금 정원을 가로질러 월동문쪽으로 가는 황보경

벽세황(청풍); (이 탕녀 덕분에 일이 수월하게 풀리는구나.) 황보경에게 이끌려 가며 회심의 미소

<일단 신장궁 밖으로 나가기만 하면 몸을 숨기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황보경의 손에 이끌려 월동문을 나서는 벽세황(청풍). 황보경을 월동문 밖을 살피며 벽세황(청풍)을 끌고 간다.

 

#73>

신장궁의 정문. 정문에 걸린 등이 흐릿한 불빛을 뿜어내고. 몇 명의 무사가 하품하며 경비를 선다. 그러다가

흠칫! 놀라는 무사 한명

쐐액! 멀리서 밤하늘을 가르며 새처럼 날아오는 사람의 모습

[조심해라! 누가 온다!] 무사가 급히 동료들에게 경고하며 날아오는 사람쪽을 보고. 다른 무사들도 흠칫! 하며 돌아보고

쐐액! 질풍같이 날아오는 사람의 모습. 날렵하다. 물론 신소심이고

[하늘을 새처럼 날아서 오다니...] [엄청난 고수다.] 긴장하고 겁에 질리며 무기에 손을 대는 무사들. 그때

신소심; [야심한데 실례해요.] 쐐액! 가까이 날아오며 손에 든 영패를 쳐들어 보이고

영패에는 <武>자가 새겨져 있고

[그러고 보니 저분은...] [소궁주님을 호송해온 무제궁의 고인이시구만.] 안도하며 무기에서 손을 떼는 무사들

신소심; [촌각을 다투는 일이라 결례하겠어요.] 쐐액! 단번에 정문 위를 날아 지나며 외치고

[대체 무슨 일이지?] [오늘 아침 일찍 떠나더니만... 뭘 놓고 가기라도 한 건가?] 갸웃거리는 무사들

 

#74>

불이 환하게 밝혀진 신장궁 후원. 등을 든 무사들이 어느 건물로 몰려가고 있다.

펑! 박살이 나는 방문. 벽세황(청풍)이 머물던 방이다.

문을 박살내며 방안으로 뛰어든 신소심. 신소심 뒤에는 당황한 표정의 귀수신장과 몇 명의 무사들이 서있다. 무사들은 등을 들고 있고. 하지만

신소심이 뛰어든 방안은 텅 비어있다.

신소심; (없다!) 이를 갈고

신소심; (낌새를 알아차리고 이미 신장궁 밖으로 튄 것인가?) 두리번거리며 이를 갈고

귀수신장; [대체... 대체 무슨 일인가 신소협?] 좀 불쾌한 표정으로 묻고

귀수신장; [이 밤중에 들이닥쳐서 다짜고짜 아들놈의 거처를 확인해야한다니...]

신소심; [당장!] 홱 돌아서며 이를 갈고

귀수신장; (이 어린 것이...) 불쾌. 무사들도 불쾌

신소심; [당장 귀궁의 모든 인원을 동원해서 벽세황... 아니 그로 위장한 인간의 행적을 수색하도록 하세요.]

귀수신장; [무슨 소리인가? 세황이로 위장한 인간이라니...?] 경악

신소심; [이틀 전 우리가 데려온 그자는 궁주님의 외아들이 아니에요.] [그자는 바로...] 심호흡하며 말을 끊고

신소심; [죽었다고 알려진 천마성의 소성주 마태자예요.] 이를 바득 갈고

귀수신장; [마... 마태자 이청풍이 노부의 아들 놈으로 위장했다는 건가?] 경악

신소심; [무제궁에서 보낸 전서구로 확인한 사안이니 의심의 여지는 없어요.] 문쪽으로 오고

귀수신장; [그럼... 그럼 노부의 진짜 아들 세황이는 어찌 된 건가?] 불길한 예감에 덜덜

신소심; [유감스럽지만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거예요.] 귀수신장 옆을 지나며 말하고

귀수신장; [그런...] 비틀하며 벽에 등을 기대고

신소심; [고인이 된 아드님의 원수를 갚고 싶다면 빨리 문도들을 모두 동원해서 가짜를 찾아내도록 하세요.] 건물을 나서며 외치다가

흠칫! 하는 신소심

건물 밖. 월동문으로 들어서다가 얼어붙는 뇌옥경. 잠옷 위에 겉옷을 두른 모습이고

신소심; (제기랄...) 팟! 입술 깨물며 날아오르고

신소심; (저 박복한 여자에게 헛된 희망이나 심어주고...) 바닥에 주저앉는 뇌옥경을 내려다보며 날아오르는 신소심

신소심; (절대... 절대 용서하지 못한다 마태자!) 쐐액! 날아가며 이를 가는 신소심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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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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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깊은 산중. 음침한 분위기. 낮인데도 먹장 구름이 낮게 깔려 있어 어둑하다.

우오오오! 늑대 한 마리가 높은 절벽 위에 서서 울부짖고

음침한 계곡. 짐승과 사람의 뼈가 가득 널려있고. 계곡 입구 절벽에는 <血狼谷>이라는 글이 이끼에 덮인 채 새겨져 있다. 늑대 몇 마리가 돌아다니며 뼈를 이빨로 깨물어 부서뜨리고 있고

입구 안쪽은 상당히 넓은 원형의 분지. 입구를 제외하고는 까마득한 절벽으로 에워싸여 있다.

분지 끝에는 음침한 고대 신전 잔해가 하나 서있다. 절벽을 등지고 지어진 신전인데 그 신전의 안쪽. 동굴이 있다.

우우우! 동굴에서 늑대 울음소리가 흘러나온다.

 

#63>

원형의 수직동굴 바닥. 직경이 30미터쯤인 원형의 지하광장에 사람들이 수십명 쓰러져 있다. 어두워서 자세히 보이지는 않고.

어둠속에 쓰러져 있는 사람들에 섞여있는 죄수3. 몸을 웅크린 자세로 옆으로 누워있다. 그자 상체만 부분 조명해서 주변이 잘 안보이는데

[으으으!] [차라리... 차라리 죽여 다오.] 신음소리가 들려서 귀가 쫑끗해지는 죄수3

죄수3; (여... 여긴 어딘가?) 눈을 조금 뜨고

죄수3; (그자에게 머리를 밟히고 정신을 잃었었는데...) 신행태보가 자신의 머리를 밟아 딸에 처박던 장면 떠올리고. 그때

[으으으!] [끄윽!] [살... 살려주시오.] 신음소리들이 이어지고

죄수3; (나 말고도 다수의 사람들이 이곳에 갇혀있다. 정신을 잃기 전의 상황으로 미루어 보자면 천마성 뇌옥에 갇혀있던 사람들일 텐데...) 몸을 움직이려 하지만

컬컥! 콱! 쇠사슬 소리가 나고 몸이 펴지지 않는다

죄수3; [헉!] 눈 뜨며 기겁

쿵! 비로소 드러나는 죄수3의 모습. 양쪽 발목과 양쪽 손목에 수갑이 채워져 있고. 발목의 수갑과 손목의 수갑은 길이 1미터쯤인 쇠사슬로 연결되어 있다.

죄수3; (족... 족쇄가 채워져서 몸을 펼 수가 없다.) 철컹! 철컹! 족쇄와 사슬에서 벗어나 보려고 몸부림치며 이를 악물고. 그때

[소... 소용없으니 포기하게 장(張)형.] 누군가 옆에서 말하고. 고개 홱 돌려보는 죄수3

죄수2; [우리 모두 혈도가 짚여서 내공을 쓰지 못하는 몸이 된 상태라네.] 쿵! 멀지 않은 곳에 역시 양쪽 발목과 양쪽 손목이 수갑에 채워지고 그 수갑들이 쇠사슬에 연결되어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로 죄수3과 마주 보는 자세로 누워 말한다. 체념의 표정. 이자는 한쪽 귀가 잘린 것 주의

죄수3; [고... 고(高)형...] 놀라고 기쁘고

죄수3; [난 일찍 정신을 잃어 이게 무슨 상황인지 감이 오질 않네.] [우리가 왜 여기에 갇힌 건가?]

죄수2; [우리들뿐만이 아니라네.] 둘러보고. 죄수3도 둘러보고

죄수2; [그날 천마성의 뇌옥에서 냉서시 위상영을 유린하는 데 동참한 죄수들을 남김없이 잡혀왔어.] 쿵! 죄수2가 말하는 배경으로 비로소 보이는 주변 모습.

죄수3과 죄수2가 쓰러져 있는 곳은 수직의 동굴 바닥이다. 원통형의 그 동굴 바닥은 직경이 30미터쯤인데 바닥에 수십 명의 사내들이 손과 발에 족쇄가 채워진 채 쓰러져 신음하고 있다. 물론 위상영을 강간한 자들이다. 동굴 벽에는 쇠창살로 만들어진 철문이 달려있는 통로가 몇 개 뚫려있다.

죄수3; [누... 누구 짓인가? 천마성의 잔당들이 복수하기 위해 우릴 잡아온 건가?]

죄수2; [천마성 잔당들의 수중에 떨어졌다면 오히려 행운이겠지.] 한숨

죄수2; [혈교에게 죄를 지었으니 우린 이제 시체도 온전히 보전할 수 없게 되었어.] 주르르! 눈물 흘리며 울고

죄수3; [혈교!] 기겁하고

죄수3; [우릴 잡아가둔 게 혈교란 말인가?] + [!] 말하다가 눈 부릅. 철컹! 철컹! 크르르르! 무언가 쇠를 긁는 소리와 짐승의 낮은 으르렁거림이 들리고

반사적으로 돌아보는 죄수3

쿵! 옆으로 뚫려있는 동굴들. 쇠창살 문이 쳐진 그 안쪽에 짐승의 눈들이 번뜩이고 있고

죄수3; [헉!] 기겁

[늑... 늑대!] 쿵! 죄수3의 비명 배경으로 완전히 드러나는 쇠창살 문 안쪽의 상황. 늑대들이 통라 안에 빼곡이 들어찬 채 이빨과 발톱으로 쇠창살을 긁어대고 있다. 이빨 드러내고 침을 질질 흘리면서

죄수3; [설마... 설마 혈교는 저 짐승들로 하여금 우릴...] 전율. 공포

죄수2; [아마 여러 날 굶겨 놓았을 걸세.] [우리의 손과 발을 족쇄로 채워놓은 건 저항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고...] 체념한 채 말하고

죄수3; [살... 살려주시오!] 비명 지르고

죄수3; [소생이 혈교에 무슨 죄를 지었는지 모르지만 무슨 짓을 해서든 죄의 값을 치르겠소.] [제발 늑대의 밥이 되지 않게만 해주시오.] 비명 지르며 애원하고. 그때

<무슨 짓을 해서든 죄의 값을 치르겠다?> 번쩍! 동굴 중간쯤에서 빛이 번쩍이며 말 소리가 들리고.

모든 죄수들 올려다보고

위진천; [각오는 가상하다만 어쩐다?] 쿵! 드러나는 장면. 10미터쯤 위에 베란다같은 곳이 있고. 그곳에 서서 내려다보는 위진천. 위진천 옆에는 신행태보가 등을 하나 들고 서있다. 그 뒤로 몇 명의 복면인들이 서있다. 복면인들 옆의 벽에는 아래위로 움직일 수 있는 레버가 달려있고

위진천; [네놈들이 죄의 값을 치룰 수 있는 방법은 딱 한 가지, 산 채로 굶주린 늑대들의 밥이 되는 것뿐이니 말이다.] 음산하게 웃고.

[당... 당신은...] 몇몇 죄수들이 위진천을 알아보고 기겁하고

[운중신룡 위진천!] [칠지무제님의 둘째 제자인 당신이 혈교의 인간이라니...] 경악하고 전율하는 죄수들

위진천; [제대로 된 소개를 하자면 본 공자는 혈교의 소교주다.]

[그... 그런...] [단순히 혈교의 제자가 아니라 소교주인 인간이 칠지무제의 제자 노릇을 하고 있다니...] 전율하는 죄수들

위진천; [본 공자가 거리낌 없이 정체를 드러낸 이유는 설명할 필요가 없겠지?] 살벌하게 웃고. 그러자

<오... 오늘 우리들 중 누구도 살아남지 못한다는...> 죄수들 전율하고

위진천; [네놈들에게는 남아있는 시간이 별로 없다.] [늑대들이 풀려나면 기회가 없을 테니 미리 염불을 외워둬라.] 뒤를 향해 손짓하고. 그러자

고개 숙이는 복면인들. 이어

콱! 콱! 벽에 달린 레버들을 잡아 아래로 내리누르는 복면인들. 그러자

철컹! 철컹! 동굴 사방 벽에 뚫려있는 수평 동굴을 막고 있던 철문들이 활짝 열리고

크왕! 동굴에서 뛰쳐나오는 늑대들

[아... 안돼!] [살려주시오.] 죄수들 자신들에게 쇄도하는 늑대들 보며 비명. 하지만 손발이 묶여서 움직일 수가 없고

[크악!] [아악!] 크르릉! 콰직! 크릉! 처절한 비명과 늑대들의 울부짖음. 뼈가 부서지는 소리들이 아래를 내려다보는 위진천의 모습 배경으로 들린다. 위진천은 광기에 사로잡힌 표정이고. 신행태보는 좀 보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소매를 입으로 가리고

위진천; (이제 시작이다.) 크악! 컥! 우두둑! 첩첩! 끔찍한 소리와 비명을 배경으로 광기로 눈을 희번덕이며 웃는 위진천

위진천; (나 위진천에게 죄를 짓는 인간은 그게 누구든 저 놈들처럼 만들어줄 것이다.) 흐흐흐! 웃고. 그러다가

위진천; [무슨 일이냐 백일몽(白日夢)?] 뒤를 조금 돌아보며 묻고

위진천의 뒤쪽. 동굴이 있고 그 끝에 철문이 있는데 철문 밖에 백일몽이 서있다. 백일몽은 다른 작품의 백일몽과 동일 캐릭터

백일몽; [제삼(第三) 인법사(人法師)께서 소교주님을 긴히 뵙자고 하시옵니다.] 공손하게

위진천; [그래?] 눈 번뜩이며 백일몽 쪽으로 가고

위진천; (마태자 이청풍의 시체에서 발견한 반지의 정체를 알아낸 모양이로군.) 백일몽을 지나가며 눈 번득이고. 백일몽은 옆으로 비켜서고. 문 밖은 복도다. 일정 간격으로 횃불이 꽂힌

[크악!] [아악!] 까득! 우적 우적! 크르르! 끔찍한 소리가 들리는 문 안쪽을 힐끔 보며 돌아서는 백일몽. 신행태보가 베란다 난간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게 보이고

백일몽; (굶주린 늑대들이 사람을 산채로 잡아먹으면서 내는 소리...) (그다지 유쾌하진 않네.) 앞장 서서 가는 위진천을 따라가며 찡그리고

백일몽; (한 번 손에 묻힌 피는 절대 지워지지 않는다.) (그리고 남에게 피로 진 빚은 반드시 자신의 피로 갚아야만 하고...)

백일몽; (무자비한 살상을 반복해온 마태자 이청풍의 종말이 그걸 증명하는데...) 위진천이 복도에 난 어느 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며

백일몽; (과연 소교주께서는 마태자의 몰락에서 교훈을 얻으셨는지 의심스럽다.) 한숨 쉬며 위진천을 따라 그 방으로 들어간다

 

#64>

위진천과 백일몽이 들어선 방. 일종의 연구실. 각가지 주술 도구와 실험도구들이 즐비하고. 중앙의 탁자를 에워싸고 몇 명의 인물들이 서 있다가 돌아본다. 복면을 쓴 자들인데 그중 한명만은 얼굴에 복면 대신 반쪽 가면을 쓰고 있다. 눈과 이마만 가리는 가면인데 이마에는 <人-三>이라는 글이 적혀있다. <人>자가 크고 <三>자는 작다. 가면을 쓴 이자는 혈교의 인법사다. <건곤일척> <아랑힐월> <투천환일>등에 나온 혈교의 인법사 모습. 가면에 새겨진 숫자는 인법사들의 서열을 나타낸다. 인법사는 탁자에 놓인 무언가를 양손으로 감싸는 형태로 주문을 외우는 중이다. 입구를 마주 보는 위치

고개 숙이며 물러서는 복면인들. 입구를 마주 보는 위치에 선 인법사는 정신을 집중해서 주문을 외우고 있고.

위진천; (인법사...) 멈춰서고

위진천; (우리 혈교의 법사들 중 천(天), 지(地)에 이른 세 번째 등급의 술법사인데...)

위진천; (비록 삼등급의 술법사들이긴 하지만 인법사들은 사람과 관련된 다양한 술법을 구사할 수가 있다.)

<제삼 인법사도 지금 저 반지에 서려있는 혼백을 불러내고 있는 중이다.> 징징! 양손으로 감싸는 시늉하며 주문 외우는 인법사. 반지는 진동하며 빛을 내고 있고.

지지지! 츠으! 진동하는 반지에서 흐릿한 형상이 떠오른다. 사람의 얼굴 모습이고

위진천; (나타난다!) 긴장

위진천; (인법사가 소혼(召魂)의 술법을 써서 반지를 마지막에 지녔던 자의 사념을 실체화시키고 있다.) 츠츠! 반지 위로 떠오르는 반투명한 사람의 얼굴을 보며 흥분하고

위진천; (물론 마태자 이청풍이겠지?) 생각하다가

[!] 눈 부릅뜨는 위진천

쿵! 반지 위쪽의 허공에 나타나는 반투명한 형상은 바로 벽세황이다.

위진천; [이... 이게 무슨...!] [어째서 마태자 이청풍이 아닌 다른 인간의 사념이 반지에 서려 있는 것이오?] 경악과 불신. 그러자

인법사; <속하도 그것이 이해가 가질 않소이다.> 술법을 펼치면서 전음으로 대답하고

인법사; <그래서 반복적으로 반지에 서려있는 혼백을 불러내 확인하고 있는 중인데...> 슈우! 머리에 이어 몸통도 허공에 나타나는 벽세황의 모습을 보며 전음으로 말하고. 반투명한 벽세황은 알몸이다.

<몇 번을 반복해 봐도 반지를 마지막에 소유했던 자는 마태자 이청풍이 아니라 바로 이자였소이다.>이제 완전히 전신이 나타나 허공에 떠있는 벽세황의 반투명한 모습을 배경으로 인법사의 전음 나레이션

위진천; [그... 그러니까 뭐요?] [무제궁이 마태자 이청풍이라며 천마성 정문에 내건 시체가 다른 인간의 것이라는 거요?]

인법사; <속하의 소혼술법은 그렇게 말하고 있소이다.> 양손으로 진동을 일으켜 술법을 구사하면서 전음으로 말하고

위진천; [하지만 천마성 정문에 내걸린 시체가 마태자 이청풍의 것임은 숱한 인간들이 확인한 것인데...] + [!] 말하다가 눈 부릅

위진천; [설마... 천마성이 함락 당하기 직전 누군가 마태자를 다른 인간과 바꿔치기 했다?] 이를 부득

인법사; <현재로서는 그렇게 밖에 생각할 수가 없소이다.> 끄덕

위진천; [그럼 마태자로 바꿔치기 당한 저자의 정체는 뭐요?] 벽세황 형상의 반투명한 환각을 보며 묻고

백일몽; [그 점에 대해서는 속하가 드릴 말씀이 있어요.] 말하고. 돌아보는 위진천

백일몽; [늑대들의 밥이 되고 있는 자들의 진술 중에 지금까지 이해가 안 가는 것이 한 가지 있었답니다.]

위진천; [그게 뭐냐 백일몽?]

백일몽; [천마성이 함락되기 직전에 냉서시 위상영... 혈왕공주님께서 뇌옥에 들어와 죄수 한명을 데리고 나갔었는데...]

백일몽; [일다경쯤 후에 그 죄수를 다시 데리고 와서 놓고 갔다고 합니다.]

위진천; [고모... 고모님이 뇌옥에서 꺼내갔다가 다시 데려온 자는 누구냐?] 무언가 느끼고 전율하며 급히 묻고

백일몽; [신장궁의 소궁주인 철수무정 벽세황이옵니다.]

위진천; [철수무정 벽세황!] 눈 부릅

위진천; [그럼 지금 제삼 인법사가 저 반지에서 소환한 혼백의 주인이 바로...] 반투명한 모습의 벽세황을 올려다보며 눈 부릅

백일몽; [철수무정 벽세황이옵니다.] 끄덕

[!] 눈 부릅뜨는 위진천

 

#65>

<-신장궁> 아침.

담장과 정원에 둘러싸인 조용한 건물.

창문이 열린 침실. 침대에 누워 창밖을 멍하니 보고 있는 벽세황(청풍). 눈을 떴다. 몸에는 고급스러운 잠옷을 입고 있고. 헬쓱한 표정이지만 상태는 전 보다 좋아 보이고. 옆의 탁자에는 거울도 하나 놓여있다.

벽세황(청풍); (신장궁...) 창 밖을 보며 생각하고

벽세황(청풍); (아버지의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나 보니 난 천마성을 떠나 신장궁에 와있었다.) 창밖으로 멀리 보이는 화산을 멍하니 보며 생각하고

벽세황(청풍); (어떻게 된 내막인지는 확실히 모르겠지만...) 옆에 놓인 탁자의 거울을 보고

<내 얼굴은 신장궁의 소궁주 철수무정 벽세황으로 바뀌어 있다.> 거울에 비치는 벽세황의 얼굴

벽세황(청풍); (불과 일 년 여만에 천여명의 마도무림 동도들을 살상한 살인귀 벽세황...)

벽세황(청풍); (천마성의 고수들을 파견해서 잡으려 했으나 피해만 생길 뿐 어찌 할 수가 없었다.)

 

<결국 내가 직접 나서서 악전고투 끝에 사로잡을 수 있었다.> 온몸에서 각가지 암기를 날리며 악을 쓰는 벽세황. 양손으로 빛의 채찍을 일으켜 그 암기들과 무기들을 쳐내면서 벽세황에게 쇄도하는 청풍

 

벽세황(청풍); (직접 상대해본 자인지라 벽세황에 대해서는 제법 아는 바가 많긴 한데...) 찡그리고

벽세황(청풍); (설마 내 얼굴이 벽세황으로 바뀌어져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쓴웃음.

벽세황(청풍); (내공을 쓰지 못해 확실한 건 아니지만 내 얼굴의 뼈 여기저기에는 미세한 무언가가 박혀있는 게 느껴진다.) 자기 얼굴을 만져보고

벽세황(청풍); (아마 그 미세한 침 같은 것들이 내 얼굴을 벽세황의 얼굴로 변형시키고 유지시켜주는 모양인데..) 뺨을 더듬고

생각하다가 떠오르는 위상영의 모습

벽세황(청풍); (상영누님...)

벽세황(청풍); (아마도 상영누님이 내 얼굴을 벽세황의 얼굴로 바꿔놓은 장본인일 것이다.) 미미하게 끄덕이고

벽세황(청풍); (우리 천마성이 무제궁에 함락당할 게 확실해지자 나라도 살려볼 생각으로...) 입술 깨물며 우울한 표정

이어지는 회상

 

귀수신장; [천마성은 칠지무제 진무량이 이끄는 무제궁 정예들의 기습을 받고 함락되었다.] 침대 옆에 앉아서 말하는 귀수신장. 귀수신장 옆에는 황보경이 얼굴이 발개진 채 앉아서 벽세황(청풍)의 손을 두 손으로 잡고 있고. 두 사람 뒤에는 뇌옥경이 서서 탁자에 놓인 찻잔에 차를 따르며 황보경을 흘겨 본다

귀수신장; [진궁주 덕분에 너도 영어(囹圄)의 몸에서 풀려나 집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되었으니 진궁주에게 감사해야만 한다.] 엄한 표정으로 말하는 귀수신장

회상 끝

 

벽세황(청풍); (닷새 전, 우리 천마성은 멸문지화를 당했다.) 이를 악물고. 눈에 눈물이 그렁

벽세황(청풍); (날 이곳으로 데려온 무제궁 무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아버지는 천마해체대법으로 장렬한 최후를 맞이하셨고...) 주먹 꽉

벽세황(청풍); (나 때문이다.) 주르르! 결국 눈물이 흐르고

벽세황(청풍); (내가 어리석게도 포숙정이 몸으로 펼친 함정에 빠지는 바람에 아버지께서 폭사하신 것이다.)

벽세황(청풍); (아버지는 나를 치료하시느라 탈진한 탓에 칠지무제 진무량을 이길 수 없으셨으니...)

벽세황(청풍); (불효를... 절제하지 못한 욕정으로 아버지를 비명에 가시게 만든 이 엄청난 불효의 죄를 어찌 씻는단 말인가?) 눈물 뚝뚝 흘리며 소리없이 울고. 그때

다다다! 무언가 달려오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고

벽세황(청풍); (가벼운 무게의 무언가가 달려오는 소리...) 슥! 서둘러 소매로 눈물 닦고

벽세황(청풍); (그 아이가 오고 있군.) 생각하며 문쪽을 보고. 직후

[아빠!] 발칵! 문을 확 열면서 외치는 벽초아. 한손에는 인형을 들었고.

벽세황(청풍); (벽세황의 외동 딸 벽초아...) 눈 감으며 곁눈질로 보며 생각할 때

벽초아; [아빠! 일어났어?] 다다다! 침대로 달려오고

하지만 벽세황(청풍)은 눈 감고 자는 척하고

벽초아; [아빠!] 팟! 활짝 웃으며 도약해서

벽초아; [일어나 아빠!] 털썩! 벽세황(청풍)의 몸 위에 덮친다. + 벽세황(청풍); [어이쿠!] 벽초아의 작은 몸에 깔리며 엄살을 부리고

벽초아; [그만 일어나라구! 아침이야! 빨리 일어나서 초아랑 놀아줘야해.] 벽세황(청풍)의 몸에 엎드려 얼굴 마구 부비며 재잘대는 벽초아

벽세황(청풍); (가엾은 것...) (정황상 제 아비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건 꿈에도 모르겠지.) 한숨 쉬며 벽초아를 한 팔로 안고 다독이고.

벽초아; [아빠는 엄마하고 냄새가 달라.] [엄마 냄새도 좋지만 초아는 아빠 냄새도 좋아.] 벽세황(청풍)의 몸에 대고 코를 킁킁 거리기도 하고

벽세황(청풍); (미안하구나 아가야. 본의 아니게 네게서 아빠를 빼앗아 영영 만나지 못하게 만들었으니...) 한숨 쉬며 벽초아의 몸을 다독이고. 그때

뇌옥경; [그만 해라 초아야.] 쟁반에 음식을 차려 들고 들어오는 뇌옥경. 죽과 간단한 반찬, 젓가락과 수저등이 쟁반에 얹혀져 있다.

뇌옥경; [아빠는 오래 아프셔서 네가 그러면 힘들어 하신단다.] 좀 쌀쌀 맞은 표정으로 들어서며 말하고

벽세황(청풍); (벽세황의 아내 화룡부인 뇌옥경...) 벽초아를 품에 안은 채 돌아보고

벽초아; [알았어 엄마!] 벽세황(청풍)의 몸에서 일어나고

벽초아; [초아는 착해!] [아픈 아빠를 힘들게 하면 안돼!] 폴짝! 침대에서 뛰어내리고

벽세황(청풍); [우리 초아 기특하기도 하지.] 웃고

뇌옥경; [고려삼(高麗蔘)을 넣어서 죽을 쑤어왔어요.] 좀 쌀쌀 맞은 표정으로 탁자에 쟁반을 내려놓고. 돌아보는 벽세황(청풍).

뇌옥경; [입맛이 없으시더라도 드시도록 해요.] 음식들을 탁자에 늘어놓고

벽세황(청풍); [고맙소 부인.] 슥! 억지로 일어나며 억지로 웃고

뇌옥경; [마음에도 없는 말씀은 하지 마세요. 듣는 제가 민망해지니까요.] 딸칵! 젓가락과 수저를 내려놓으며 쌀쌀 맞게 말하고. 벽세황(청풍)은 뻘쭘한 표정으로 앉아서 보고

뇌옥경; [당신이 지난 일 년 동안 그 고생을 하신 게 저 때문이라는 건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어요.] 쌀쌀 맞게 돌아서고.

뇌옥경; [그러니까 미안하다, 고맙다같은 허망한 말은 하지 마세요.] 입술 깨물고. 이어

뇌옥경; [가자 초아야. 아빠 식사하시는 거 방해하지 말고...] 문쪽으로 돌아서고

벽초아; [초아는 아빠와 더 놀고 싶은데...] 울상

뇌옥경; [아빠가 아야야 하시는 중이라는 거 알잖니.] 엄한 표정

벽초아; [그건 알지만...] 시무룩

뇌옥경; [아빠가 건강해지시면 초아와 놀아주실 테니까 오늘은 엄마하고 돌아가자.] 말하며 벽초아의 어깨 다독이고

벽초아; [알았어.] 입이 쭉 나와서 어쩔 수 없이 뇌옥경을 따라가고

벽초아; [아빠! 빨리 건강해져야해! 그래야 초아가 놀아줄 수 있으니까.] 빠이빠이 하며 뇌옥경을 따라가고

벽세황(청풍); [오냐. 아빠도 초아와 재미있게 놀기 위해서라도 빨리 건강해지마.] 손 들어 보이며 웃고.

벽초아와 함께 방을 나가는 뇌옥경. 쌀쌀한 표정으로 문을 닫으려 한다

탁! 문이 닫히고. 이제 방안에는 벽세황(청풍)만 남는다.

벽세황(청풍); (일 년 여만에 살아 돌아온 남편을 대하는 태도치곤 좀 의외다.)

벽세황(청풍); (벽세황이 마도무림인들을 무차별 살상극을 벌이게 된 원인은 뇌옥경 저 계집 때문 아닌가?)

벽세황(청풍); (저 계집이 친정인 벽력당에 가다가 우리 천마성 소속이라고 알려진 무리들에게 윤간을 당하면서 벽세황의 만행이 시작된 것인데...)

벽세황(청풍); (물론 뇌옥경을 윤간한 자들이 우리 천마성 소속이라는 건 낭설이다.) (벽세황을 생포한 후 진상 파악을 해본 결과 본성의 인간들 중 뇌옥경을 덮친 자들을 없었다.)

벽세황(청풍); (아버지는 비록 마도무림에 몸을 담고 있긴 하지만 하오문의 무리들이 저지르는 강간과 약탈등을 극도로 혐오하셨다.)

벽세황(청풍); (그래서 설령 마도무림에 속한 자라도 음행을 저지르면 가차없이 응징을 가하셨었다.)

벽세황(청풍); (대표적으로 악명 높은 색마 천면랑군이 마도 무림에 속했으면서도 본성의 뇌옥에 갇혀 죽은 게 그 증거인데...)

벽세황(청풍); (당연히 천마성에 적을 둔 자들 중 감히 아버지의 노여움을 사는 짓을 할 배짱이 있는 자는 없었다.)

벽세황(청풍); (정황상 뇌옥경이 윤간당한 사건은 천마성과 마도무림에 죄를 덮어씌우려는 의도를 지닌 자들에 의해 벌어진 일이기 쉽다.)

벽세황(청풍); (내막이야 어쨌든 뇌옥경은 남편 벽세황이 죽을 고생을 한 원인을 제공한 당사자다.) (당연히 남편에게 미안한 마음을 품어야한 한다.)

<하지만 현실은 뇌옥경이 사경에서 돌아온 남편을 쌀쌀맞게 대하고 있다.> 벽초아를 데리고 쌀쌀 맞은 표정으로 나가던 뇌옥경의 모습 배경으로 벽세황(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벽세황(청풍); (뇌옥경의 태도는 민망함이나 어색함 때문에 꾸며대는 것이 아니다.) (그 계집은 실제로 남편을 증오하고 혐오하고 있다.)

벽세황(청풍); (벽세황과 뇌옥경 부부 사이에는 내가 알지 못하는 갈등이 존재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

벽세황(청풍); (물론 나로서는 뇌옥경이 쌀쌀맞게 대해주는 게 편하고 안전하다.) 쓴웃음

벽세황(청풍); (적당히 거리를 유지해주는 덕분에 내가 가짜라는 사실이 들통 날 가능성이 줄어들었으니..) 생각할 때

<들어갈게.> 드륵! 문이 열리며 누군가의 음성이 들리고.

흠칫! 돌아보는 벽세황(청풍)

황보경; [어머나! 내가 한발 늦은 것같네.] 요염한 웃음 흘리며 방안으로 들어서는 황보경. 한손에는 죽이 얹혀진 작은 쟁반을 들고 있다

벽세황(청풍); (귀수신장의 후처 황보경...)

벽세황(청풍); (팔지 못하는 물건이 없다는 천하제일의 장사꾼 집안인 대륙상단(大陸商團) 단장의 배다른 누이동생...) + [의모님..] 침대에서 억지로 내려서고.

황보경; [그냥 누워있어. 몸을 움직이기도 힘들다던데...] 탁! 문을 닫고 들어오고

벽세황(청풍); (천한 신분도 아니면서 서른 살이 넘는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귀수신장의 후처로 들어온 데는 목적이 있을 것이다.) + [괜잖습니다.] 억지로 웃으며 침대에서 일어나고

벽세황(청풍); (물론 신장궁도 저 여자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 [어제보다는 몸 상태가 많이 좋아졌습니다.] 탁자로 다가오는 황보경을 보면서 힘겹게 발을 움직이고

벽세황(청풍); (대륙상단의 판매망을 이용한 덕분에 신장궁에서 만든 물건들이 날개 돋힌 듯 팔려나가고 있으니...) + [그래서 이제 움직이는 데는 큰 무리가 없습니다.] 비틀거리면서도 탁자로 가고

황보경; [그렇다니 다행이구나.] 쟁반을 탁자에 내려놓고. 탁자에는 뇌옥경이 차려놓은 죽과 반찬들이 놓여있고

황보경; [초아 어미가 끓여온 죽에는 손도 대지 않았네.] 뇌옥경이 놓고 간 죽 그릇에 눈을 흘기며 자기가 가져온 죽 그릇을 탁자에 내려놓고

벽세황(청풍); [오랫동안 제대로 된 음식을 못 먹었더니 입 안이 까실까실 해서 넘길 수가 없습니다.] 의자에 힘겹게 앉고

황보경; [죽일 놈의 천마성 인간들 같으니...] 이를 바득 갈며 수저를 집어들고

황보경; [누구보다 먹성도 좋았던 우리 아들을 이 지경으로 망가트리기나 하고...] 의자를 당겨서 벽세황(청풍)의 옆으로 밀착하면서

황보경; [이번에 그 대가를 치뤘다고 하니 십년 체증이 뻥 뚫린 것처럼 후련하지 뭐냐?] 죽을 수저로 뜨고

벽세황(청풍); [그러게나 말입니다.] 억지로 웃고

황보경; [잠깐 기다려라. 식혀줄 테니...] 후후! 수저로 뜬 죽을 입김으로 불어서 식히고

벽세황(청풍); [저 혼자 먹을 수 있습니다.] 어색하게 웃지만

황보경; [세황이 넌 환자야.] 입에서 수저를 떼고

황보경; [당분간 내가 시중을 들어줄 테니까 넌 손가락 하나 까닥하지 않아도 돼.] 식힌 죽이 든 수저를 벽세황(청풍)의 입으로 가져가고

벽세황(청풍); (거절할 수도 없군.) + [고맙습니다.] 입을 벌리고

황보경; [고맙긴 뭐가 고마워?] 눈 흘기며 수저의 죽을 벽세황(청풍)의 입에 넣어주고. 수저를 물어서 죽을 받아먹는 벽세황(청풍)

황보경; [네가 빨리 기력을 회복하는 게 나에게도 좋은 일인데...] 슥! 말하며 왼손으로 벽세황(청풍)의 허벅지를 만진다.

[!] 놀라 눈 치뜨는 벽세황(청풍). 수저는 입에서 빠지고 있고

황보경; [그나마 다행인 건 천마성의 마귀새끼들이 이 소중한 건 건드리지 않았다는 거야.] 할딱이며 손으로 벽세황(청풍)의 거시기를 만진다.

벽세황(청풍); (맙소사!) 놀라며 깨닫고

벽세황(청풍); (벽세황은 자기 의모와 붙어먹는 패륜을 저질러 왔구나.) 왼손으로는 벽세황(청풍)의 거시기를 만지며 오른손에 든 수저로는 다시 죽을 뜨는 황보경을 보며 전율하고. 그러다

벽세황(청풍); (어찌 된 내막인지 이제야 짐작이 간다.) 수저로 뜬 죽을 후후 부는 황보경을 보며 눈 번뜩

벽세황(청풍); (누가 먼저 유혹했는지는 모르지만 벽세황과 황보경은 사람들 눈을 피해 야합을 해왔을 것이다.) 황보경의 육감적인 옆 모습을 보며

 

<헌데 운 나쁘게 그 현장을 뇌옥경에게 들켰을 것이다.> 어둑한 창고 안에서 교접을 하다가 놀라 입구쪽을 돌아보는 벽세황과 황보경. 둘 다 아랫도리만 드러낸 채 교접을 하던 중이다. 벽세황은 바지를 까내렸고 황보경은 치마를 허리 위로 걷어올려 드러낸 아랫도리를 벌리고 있다. 창고 문을 연 자세로 그걸 보며 경악하는 뇌옥경

 

벽세황(청풍); (기가 막히고 분노한 뇌옥경은 그 길로 신장궁을 뛰쳐나갔을 것이다. 친정인 벽력당으로 가려고...) 다시 수저를 내밀며 눈웃음 치는 황보경. 왼손으로는 여전히 벽세황(청풍)의 허벅지와 사타구니를 어루만지면서

벽세황(청풍); (뇌옥경이 어린 딸을 남겨두고 자기만 친정으로 가려고 했던 건 그렇게 밖에 이해가 안된다.) 수저의 죽을 입으로 받아먹으며

벽세황(청풍); (물론 신장궁을 나간 얼마 후 뇌옥경은 우리 천마성 소속으로 자처한 일단의 무리들에게 사로잡혀 윤간을 당했고...) 다문 벽세황(청풍)의 입에서 수저를 빼내는 황보경

황보경; [아이구 이쁜 것! 넙죽 넙죽 잘 받아먹는 걸 보니 금방 기운을 차리겠어.] 할딱이며 눈 웃음치고. 그러다가

황보경; [어머나!] 놀라며 벽세황(청풍)의 아랫도리를 보고

황보경이 만지고 있는 벽세황(청풍)의 아랫도리 잠옷 속에서 무언가 꿈틀거린다

벽세황(청풍); (이런...) 난감

황보경; [확... 확실히 몸 상태가 많이 좋아진 것같구나. 내가 좀 만져줬다고 금방 이렇게 늠름해지는 걸 보면...] 슥! 벽세황(청풍)의 것을 움켜잡고

벽세황(청풍); [밝... 밝은 대낮입니다.] [보는 눈이 있을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만 합니다.] 아랫도리를 조금 움직여서 황보경의 손을 피하며 말하고

황보경; [그... 그렇긴 하지?] 문쪽을 힐끔 보고

황보경; [대신... 오늘 밤... 알지?] 추파를 보내며 할딱이고

벽세황(청풍); [초아어미에게 들키지만 않는다면...] 억지로 웃고

황보경; [그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대신 단단히 각오해 둬야할 거야.] 벽세황(청풍)의 귀에 속삭이고

황보경; [날 일 년 넘게 방치한 대가를 치르게 해줄 테니까.] 벽세황(청풍)의 귀에 뜨겁게 속삭이고. 난감한 벽세황(청풍)

벽세황(청풍); (귀찮은 일에 말려들었다.) 소리없이 한숨

<여자의 몸은 민감하기 이를 데 없어 자칫 내가 가짜라는 게 들통날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만 한다.> 벽세황(청풍)의 볼에 키스하는 황보경의 모습을 배경으로 벽세황(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헌데

 

#66>

문 밖. 복도에 등을 기대고 서있는 뇌옥경. 쟁반을 든 두 손에 힘이 꽉 들어가 있고

뇌옥경; (정말 싫어!) 이를 악물고

뇌옥경; (내가 이래서 차라리 저 인간이 천마성의 뇌옥에서 죽어버렸으면 했던 거야.)

뇌옥경; (따지고 보면 내가 천마성의 인간들에게 무참히 짓밟힌 것도 저 두 인간들 때문이었으니...) 이를 갈며 눈물 흘리려는 뇌옥경. 그리고

 

#67>

신소심; (콩가루 집안...) 피식! 건물의 벽에 등을 기댄 채 쓰게 웃는 신소심. 벽세황(청풍)과 황보경이 있는 건물의 뒷곁이다.

신소심; (의붓어미와 전처 소생의 아들놈이 붙어먹기도 하고...) (역겨워서 도저히 더는 못 봐주겠다.) 슥! 기대고 있던 벽에서 등을 떼고

신소심; (의붓어미의 수작을 태연하게 받아넘기는 걸 보면 벽가놈이 진짜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건물을 흘겨보며 걸어가고

신소심; (더 보고 자시고 할 것도 없으니 그만 신장궁을 떠나야겠다.)

<못 볼 걸 보고 듣지 말아야할 걸 들어서 시궁창에 들어갔다 나온 듯한 기분이다.> 건물 등지고 정원을 가로질러 가는 신소심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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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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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따각! 따각! 인적이 없는 산길을 가는 두 대의 마차. 사람이 타는 마차다. 문과 창문은 닫혀있고. 무제궁의 무사들이 마차를 몰고 있다. 호위하는 무사들은 없다. 천천히 가는 마차들의 지붕에는 <武>라 적힌 깃발이 꽂혀있다. 물론 무제궁의 상징이다.

두 번째 마차. 역시 문과 창문이 굳게 닫혀있고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었어.] 촤락! 상자 안에 든 돈을 쥐었다가 떨구는 누군가의 손. 털이 북실하고 큼직하다.

죄수1; [천마성의 뇌옥에서 일 년 넘게 썩긴 했지만 그 대가로 평생 놀고먹어도 충분한 보상금을 챙겼으니까 말이야.] 촤라! 은자와 동전을 상자에 덜구며 좋아하는 덩치 크고 미련해 보이는 사내. 바로 #46>에 나왔던 죄수들 중 한 놈이다. 마차 안에는 #46>의 죄수들 세 놈이 타고 있는데 각기 하나씩 돈이 든 궤짝을 바닥에 놓고 있다. 상당히 큰 돈 궤짝 안에는 은자와 동전, 지폐등이 가득 들어있다. 얍삽한 인상인 죄수2도 좋아라 하지만 음침한 인상인 죄수3은 뭔가 불만스러운 표정

죄수2; [오는 동안 대충 세어봤는데 거의 일만 냥 가까이 되더라고...] 자기 가랑이 사이의 돈 궤짝의 돈을 세어 보면서 좋아하고

죄수1; [확실히 무제궁은 통이 커.] [뇌옥에 갇혀있었던 사람이 수십 명인데 위로금으로 일만 냥씩이나 턱 안기기도 하고...] 연신 돈을 만지며 좋아하고

죄수3; [통이 크긴 개뿔...] 돈을 세면서 코웃음을 치는 세 번째 놈. 죄수1과 2가 돌아보고

죄수3; [이번에 천마성을 무너트리면서 무제궁이 얼마나 챙겼을 것 같은가?]

죄수1;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어마어마하게 챙겼겠지?] + 죄수2; [천마성이 육십 년 넘게 마도 무림을 지배해온 걸 생각하면 상상을 초월하는 재산을 축적해뒀을 거야.] 깨닫고 침 꿀꺽

죄수3; [내가 이쪽 방면에 좀 관심이 있어서 아는데...] [천마성의 수입은 매년 일억 냥 가까이 된다고 하네.] 마부들이 들을까봐 목소리 낮춰서 속삭이고

[일... 일억 냥!] [헉! 그 정도란 말인가? 내가 듣기로 황실의 일 년 수입이 대략 이억 냥 언저리라던데...] 죄수1, 2 경악

죄수1; [일... 일개 강호 무림의 세력의 수입이 중원 대륙 전체의 주인인 황실의 절반이라니... 믿기지 않는구만.] 침 꿀꺽

죄수3; [내 분석을 들어보면 자네들도 수긍이 갈 거야.] [천마성의 수입원은 크게 두 가지인데...]

죄수3; [그 중 첫째가 천마성에 충성하는 문파들의 상납금!]

죄수1; [자신들이 천마성 소속임을 내세우면 다른 문파들이 시비를 못 거니까 천마성에 상납금을 바치는 문파들이 많긴 하지.] 끄덕

죄수3; [천마성에 적을 둔 문파는 대략 삼백여개며 한 문파가 해마다 바치는 상납금이 대략 십만냥 쯤이라고 하더군.]

죄수2; [그... 그것만으로도 무려 삼천만 냥의 수입이 생기는군.] 침 꿀꺽! 삼키고

죄수3; [두 번째가 주 수입원인데...] [천마성은 육십여 년동안 꾸준히 땅과 사업체를 사들여왔어.]

죄수2; [그 얘긴 나도 들었네.]

죄수2; [천마성은 비옥하기 이를 데 없는 호남(湖南)과 호북(湖北)에 땅을 사 모았으며...] [당대에 이르러서는 호남, 호북의 비옥한 농지(農地)중 삼할 이상이 천마성 소유라지?]

죄수3; [땅 뿐만 아니라 천마성에서 운영하는 각종 사업체가 천개가 넘어.]

죄수1; [직접 운영하는 사업체가 천개가 넘는다고?] 눈이 휘둥그레지고

죄수3; [그것도 구멍가게 수준의 작은 업체들이 아니라 종업원을 최소 백 명 이상씩 둔 거대한 사업체들만 운영하고 있다고 하네.]

죄수1; [정... 정말 어마어마하구만.]

죄수3; [엄청난 규모의 토지에서 거두는 소출과 함께 천개가 넘는 사업체에서 벌어들이는 소득이 못 잡아도 칠천만냥은 된다더군.]

죄수1; [천마성이 실체를 알고 보면 정말 무시무시한 세력이었구만.] 침 꼴깍

죄수3; [물론 매년 벌어들이는 일억 냥 가량의 수입이 고스란히 누적되지는 않네.]

죄수2; [딸린 식구들이 많아서 쓸 데도 많겠지.]

죄수3; [방대한 조직을 관리하고 투자도 하고 그러다보면 아마 전체 수입의 일할도 채 축적하기 어려울 걸세.]

죄수1; [일할이라 해도 천만 냥... 그렇게 육십년을 쌓아왔다면...] 흥분. 침 꼴깍

죄수2; [아무리 적게 잡아도 억 단위의 재물이 천마성에 쌓여있었겠군.]

죄수3; [그렇게 엄청난 재물을 챙겼으면서 죽을 고생을 한 우리들에게 겨우 일만 냥 정도를 위로금으로 준 걸세.] 코웃음

죄수3; [이제 내가 무제궁이 통 크다고 한 자네 말을 비웃은 이유를 알겠지?] 죄수1을 보고

죄수1; [듣고 보니 억울하구만.] 이를 부득 갈고

죄수1; [재주는 누가 부리고 돈은 누가 번다더니...] [천마성의 횡포에 맞서다가 죽을 고생을 한 우리들을 겨우 일만냥으로 입막음 하려 들다니...] 분통을 터트리고

죄수2; [복장은 터지지만 어쩌겠나?]

죄수2; [이제 무림은 무제궁의 손아귀에 들어갔는데 주는 대로 받고 떨어지는 수밖에...] + [크악!] [컥!] 갑자기 비명이 들린다.

[비... 비명!] [헉!] 죄수들 기겁하고. 직후

히히힝! 드드드! 말 울음소리와 함께 마차가 급정거하고.

[헉!] [힉!] 콰당탕! 그 바람에 나뒹굴면서 돈 궤짝들을 치는 바람에

촤락! 와르르! 마차 바닥으로 돈들이 확 흩어지고

[무슨 일이오?] [마차를 어떻게 모는 거요?] 덜컥! 엉금엉금 일어나며 마차 문을 여는 죄수들. 직후

쿵! 마차 밖의 광경. 마차를 몰던 마부들이 피를 흘리며 바닥에 나뒹굴고 있고. 마차 주위에는 복면을 쓴 자들 십여 명이 서있다. 두 놈은 두 대의 마차를 끌던 말들의 고삐를 잡고 있고. 다른 놈들은 앞쪽 마차에서 죄수들을 끌어내고 있다. 죄수 둘이 이미 바닥에 끌려나와 무릎 꿇은 채 떨고 있고. 마지막 한명이 복면인에게 멱살을 잡혀서 끌려나오는 중이다. 그리고 죄수1, 2, 3이 타고 있는 두 번째 마차로도 복면인들이 다가온다. 살벌하고. 이 모든 일의 지휘자는 신행태보 종선이다. 신행태보는 <건곤일척>과 <투천환일>에 나왔던 바로 그자. 이 작품에서는 혈교 소속으로 위진천의 심복이다. 자주 나올 조연. 팔짱을 끼고 있다

[헉!] [네... 네놈들 누구냐?] 죄수1, 2이 기겁하면서도 외치지만

쩍! 서걱! 다짜고짜 칼을 휘두르는 복면인들. 죄수1과 2의 코와 귀가 잘린다.

[크악!] [내... 내 코...] 비명 지르는 죄수1과 2. 죄수1의 코가 베어졌고 죄수2는 귀가 하나 잘렸다. 반면 죄수3은 재빨리 뒤로 주저앉아 피하며 사색이 되고

[이 자리에서 죽고 싶으면 반항해도 좋다.] [어차피 네놈들은 곧 뒈질 운명이니까.] 살벌하게 눈을 번득이며 칼을 겨누는 복면인들. 코와 귀가 잘린 죄수1, 2는 공포에 질려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죄수3; (지랄...) 팟! 반대쪽 마차 문으로 쇄도하고

콰창! 반대쪽 문을 박살내며 날아나가는 죄수3. 하지만

피식! 웃는 신행태보. 팔짱을 끼고 있고

스팟! 그 자리에서 사라지는 신행태보

죄수3; [큿!] 콰당탕! 마차 밖으로 날아 나와 숲속으로 나뒹굴고.

죄수3; (오랫동안 단전이 막혀있어서 내공을 제대로 쓸 수가 없다.) 팟! 이를 악물면서도 다시 벌떡 일어나려 하고. 하지만 그 직후

[!] 눈 부릅뜨는 죄수3. 쿵! 어느 사이에 죄수3의 앞쪽에 나타난 신행태보가 한 발을 쳐들고 있다. 팔짱을 낀 채

죄수3; (어... 어느 틈에...) 팟! 기겁하며 피하려 하지만

쾅! 그대로 죄수3의 머리통을 밞아서 바닥에 처박는 신행태보

바르르! 얼굴이 바닥에 박힌 채 파르르 떠는 신행태보

신행태보; [감히 나 신행태보(神行太保) 종선(宗線) 앞에서 달아날 생각을 해?] [어림 반품어치도 없는 개수작이지!] 콰직! 발로 죄수3의 뒤통수를 비비 돌려 문지르며 웃고

<신... 신행태보 종선!> <저자가 바로 경신술로는 천하를 통틀어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는 신행태보..!> 복면인들에 의해 마차에서 끌려나오며 돌아보면서 공포에 질리는 죄수1과 2.

다른 마차의 죄수들도 모두 끌려나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고

죄수1; [종... 종대협! 우린 종대협과 척을 진 일도 없는데 어찌 이런 독수를 쓰시는 거요?] 무릎 꿇은 채로 귀가 잘려진 상처를 누르며 외치고. 그러자

신행태보; [곧 죽을 놈들이니 숨길 것도 없겠지.] 죄수3의 머리를 한 발로 밟은 채

신행태보; [나 종선은 사실 혈교의 제자다.]

<혈... 혈교!> 경악과 전율에 휩싸이는 죄수들

 

<-혈교(血敎)! 무림 역사상 최강자들로 꼽히는 삼황(三皇)중 혈왕(血王)이 세운 문파로 광신적인 종교집단이기도 하다.> 사이비 종교 집단의 집회같은 분위기. 음침한 신전에서 <아랑힐월> <건곤일척>등 다른 작품에 나온 혈왕 캐릭터의 노인이 마귀처럼 웃는 모습. 그 앞에서 핏빛의 옷을 입은 사람들이 엎드려 절하고 있고

<무공뿐 아니라 각가지 사악한 술법을 구사하여 세상을 공포로 몰아넣어온 혈교는 그러나 삼십여 년 전 궤멸적인 타격을 입고 세상에서 사라졌었다.> 깊은 계곡 끝에 자리한 음침한 분위기의 성채가 공격당하고 있다. 검은 옷과 흰옷을 입은 천마성과 무제궁의 고수들이 공격하고 있고. 지휘자는 젊은 시절의 사자천마다. 당시 사자천마의 나이는 십대 후반이다. 청풍과 비슷한 분위기.

<혈교의 만행을 보다 못한 천마성과 무제궁이 일시 휴전을 하고는 함께 혈교를 공격했던 것이다.> 계곡이 내려다보이는 절벽 위에 서서 위 장면을 내려다보는 두 사람. 중년인 시절의 칠지마제와 얼굴이 거뭇하고 사나워 보이는 노인이다. 노인은 천마성의 전대 성주 철면천마다. 당시 칠지무제는 손가락이 모두 있었다.

<결국 혈교의 교주 십면혈신(十面血神) 용극(龍極)은 천마성의 당시 성주 철면천마(鐵面天魔) 이무벽(李無壁)에게 패사했고 혈교는 철저하게 절멸을 당했었다.> 음침한 신전 내부. 수많은 시체가 널려 있는데 다른 작품의 십면혈신 용린 캐릭터의 노인이 철면마제에게 죽는다. 철면마제의 밟게 빛나는 손이 십면혈신의 가슴을 으스러트리고 있다.

<후환을 없이하기 위해 천마성과 무제성은 혈왕의 후손들인 용씨(龍氏)는 갓난아이에게조차 가차없이 살수를 썼었다. 그 살겁이 어찌나 철저했는지 혈교의 용씨일족 중 생존자는 단 한명도 없었다.> 불타는 음침한 성채 앞에서 남녀노소가 천마성과 무제궁의 무사들에게 죽는다. 애원하는 여자나 아이들도 가차없이 죽이는 무사들. 그걸 칠지무제가 보고 있다.

 

죄수1; (혈... 혈교가 다시 세상에 나타나다니...) 공포에 질리는 죄수1

죄수2; (지난 삼십여 년간 혈교는 흔적조차 보이지 않아서 완전히 명맥이 끊긴 것으로 믿어지고 있었는데...) 역시 덜덜 떨고.

신행태보; [오랜 세월 암약해온 본교가 어째서 네놈들같은 버러지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는지 궁금하겠지?] 죄수1과 죄수2에게 다가오며 음산하게 웃고. 그자의 뒤에서는 복면인 둘이 죄수3의 팔을 좌우에서 잡아 일으키고 있다. 죄수3의 얼굴은 뭉개져서 형태를 잃어버렸다. 피투성이가 된 채

죄수1; [그... 그렇소.] + 죄수2; [우리... 우리같은 인생들을 왜 굳이 해치려는 것이오?] 겁에 질리고

신행태보; [그것은 네놈들이 이틀 전, 절대 지으면 안되는 죄를 지었기 때문이다.] 살벌한 표정으로 멈춰서며 죄수1과 죄수2를 내려다보고

죄수1; [이틀 전이라면 우리가 아직 천마성의 뇌옥에 갇혀있었을 때인데...] 어리둥절 하지만

죄수2; [뇌옥에 갇혀있던 우리가 무슨 죄를 지었다고...] + [!] 말하다가 깨닫고. 이놈이 좀 더 머리가 좋다

<맙소사!> 경악하는 죄수1과 죄수2. 그런 그자들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자신들이 위상영을 윤간하던 장면이다.

죄수1; [설마... 설마 우리가 욕보인 천마성 내총관 냉서시 위상영이...] 덜덜

신행태보; [그분이 바로 본교 교주님의 하나뿐인 누이동생이시다.] 이를 갈고

[히익!] [그... 그런...] 전율. 공포에 질리는 죄수1과 죄수2

신행태보; [감히 고귀한 혈왕님의 후손을 능욕했으니 곱게 죽이진 않을 것이다.] 살벌하고 음침하게

죄수1, 죄수2; [살... 살려주시오!] [우... 우린 냉서시가 설마 혈교의 귀인인 줄 꿈에도 몰랐소.] 무릎 꿇고 애원하고. 하지만

신행태보; [네놈들을 죽이고 살리는 것은 교주님의 권한이다.] 피핏! 핑! 손가락을 튕기고

[컥!] [큭!] 퍽! 푸식! 신행태보가 날린 지풍이 죄수1과 죄수2의 가슴을 찍고. 지풍에 맞아 퍼덕이는 두 놈

털썩! 퍼억! 나뒹구는 두 놈. 그자들에게 복면인들이 다가오고

신행태보; [기대해도 좋다. 네놈들은 혈왕공주(血王公主)님을 겁탈한 대가로 가장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게 될 테니...] 복면인들이 죄수1과 죄수2의 팔을 잡아 일으키는 것을 보며 웃고.

죄수1; [제발... 제발 용서해주시오.] 두 명의 복면인에게 양팔이 잡혀서 애원하지만

신행태보; [놈들을 늑대굴로 데리고 가라.]

<늑... 늑대굴!> 공포에 질리는 죄수1과 죄수2

[존명!] 대답하는 복면인들

휘익! 휙! 날아오르는 여섯 명의 복면인. 죄수1, 죄수2. 죄수3의 팔을 하나씩 잡고 날아오른다

멀어지는 여섯 명의 복면인들. 그걸 보는 신행태보. 나머지 복면인들은 마차 안을 수색하거나 말을 마차에서 떼내고 있다. 기름을 뿌리는 자도 있고.

신행태보; (그럭저럭 끝이 나는 것 같군.) 생각. 그때

[당주(堂主)님!] 휘익! 날아 내리는 복면인 한명. 돌아보는 신행태보

복면인; [보고 드립니다.] 내려서며 포권하고

복면인; [천마성의 뇌옥에 갇혀있던 자들의 거의 대부분을 포획하여 늑대굴로 보냈습니다.]

신행태보; [대부분?] 찡그리고

복면인; [마지막 한 놈이 남았는데...] [소교주님이나 당주님의 지시가 필요하여 감시만 하고 있습니다.] 눈치 보며

신행태보; [그자가 누구냐?]

복면인; [신장궁의 소궁주 철수무정 벽세황입니다.] 눈치 보며 말하고

신행태보; [벽세황이라...] 생각

복면인; [먼저 사로잡힌 자들이 자백한 바에 의하면 벽세황은 당시 혼수상태에 빠져 있어 공주님을 유린하는 만행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복면인; [게다가 다른 자들과 달리 벽세황이 타고 가는 마차는 무제궁의 고수들이 경호를 하고 있습니다.] 눈치 보며

복면인; [만에 하나 벽세황이 타고 가는 마차를 습격했다가 그자들 중 하나를 놓치기라도 하면 본교의 존재가 들어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신행태보; [공주님께 죄를 짓지 않은 자라면 굳이 타초경사(打草驚蛇)의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잡아들일 이유는 없겠지.] 끄덕

신행태보; [소교주님께는 내가 보고드릴 테니 벽가놈은 포획 대상에서 제외해라.]

복면인; [존명!] 포권

휘익! 다시 날아가는 복면인

신행태보; [세상은 꿈에도 모르고 있을 것이다.] [천마성을 무너트린 것이 사실은 무제궁이 아니고 우리 혈교라는 사실을...] 흐흐흐! 멀어지는 복면인을 보며 웃고. 그 뒤에서는 마차에서 돈 궤짝을 꺼내 한쪽에 쌓는 복면인들과 마차에 횃불로 불을 지르려는 복면인들이 보인다.

기름을 뿌린 마차에 횃불을 던지는 복면인들

화악! 확! 불길이 치솟고. 히히힝! 놀란 말들이 펄떡이고. 복면인들이 그런 말들의 고삐를 조인다

신행태보; [머잖아 무림의 인간들은 알게 될 것이다.] 불타는 마차를 돌아보고

신행태보; [삼십여 년 간 폭발을 기다려온 우리 혈교의 가공할 복수의 불길이 제놈들을 집어삼키며 태운다는 것을...] 흐흐흐! 불타는 마차를 보며 웃는 신행태보

 

#60>

<-신장궁(神匠宮)> 낮. 먹장구름. 음침한 날씨. 연기를 뿜어내는 화산을 등지고 공장 분위기의 건물들이 늘어서 있다. 연기를 뿜어내는 굴뚝들도 많고. <투천환일>에 나온 신장궁 모습을 그대로 써도 됨

신장궁의 정면 모습. 사람들과 우마차들이 드나들고 있고, 무사들이 침통한 표정으로 드나드는 사람들 감시하고 있고. 그러다가

무언가를 발견하는 무사 한명. 흠칫! 하며 앞을 보고

동료를 팔꿈치로 툭 치면서 앞쪽을 턱으로 가리키는 그자. 흠칫! 하며 돌아보는 동료 무사

두 필의 말이 끄는 마차가 다가온다. 마부석에는 무제궁의 무사 두 명이 타고 있고. 천마성에서 벽세황(청풍)을 태우고 온 그 마차다. 마차의 창문은 닫혀 있어서 안에 누가 탔는지 안 보이고. 마차 뒤로는 두 명의 무제궁 무사가 말을 타고 따라오고. 물론 그중 한명은 백귀의 제자인 신소심. 마차의 지붕에는 <武>라 적힌 깃발이 꽂혀있다.

<武>라 적힌 깃발 크로즈 업

무사들; [무제궁의 상징인 무자번(武字幡)!] [사흘 전 천마성을 출발한 그분이 도착하셨다.] 흥분하는 무사들. 드나들던 사람들은 그런 신장궁 무사들을 어리둥절하며 보고

신소심; (다 왔군.) 눈 번뜩이며 앞을 보고

신소심; (저기가 각종 병장기와 기물을 만들어내는 재주로는 천하제일이라는 신장궁...) 다가오는 신장궁을 보고

신소심; (좀 서두른 덕분에 천마성에서 사흘만에 도착했다.)

신소심; (불과 사흘 거리지만 벽세황과 그의 가족들에게는 이승과 저승 정도로 멀게 느껴졌었겠지.) 자신들을 발견하고 우왕좌왕하는 신장궁 입구의 무사들 보며 생각하고

무사1; [무제궁이 전서구로 연락해온 대로 소궁주님께서 도착했네.] [빨리 궁주님과 작은 마님께 보고 드려.] 다가오는 마차를 보며 흥분하고

무사2; [그럼세.] 급히 돌아서서 신장궁 안쪽으로 달려 들어가고

따각! 따각! 나머지 무사들이 주시하는 사이에 무제궁 무사들이 끄는 마차가 다가오고

마부석의 무제궁 무사 한 명이 영패를 하나 들어 보인다.

<帝>자가 적힌 영패 크로즈 업. 그러자.

포권하며 말없이 좌우로 물러서서 길을 열어주는 신장궁의 무사들.

신장궁 정문을 통과하는 그 마차. 신장궁 무사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자기들 앞을 지나는 마차를 보고

[소궁주님께서 무려 일 년 만에 집에 돌아오셨군.] [우리 신장궁의 열조들께서 보우하신 덕분이지.] [천마성의 뇌옥은 악명 높아서 일단 갇히면 송장이 되어야 나올 수 있다고 할 정도니...] 마차와 두필의 말이 자신들 앞을 지나 정문 안쪽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며 무사들이 낮은 목소리로 대화.

마차가 들어서자. 오가던 신장궁 사람들 걸음 멈추고 고개 숙여 절하고. 여자들은 울면서 고개 조아리고. 무릎 꿇고 앉아 절하는 여자들도 있고

[궁주님과 큰 마님은 지옥에서 부처를 만난 것처럼 기뻐하실 테지.] [당연하지!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체념한 외아들이 살아 돌아오셨으니...] 정문쪽의 무사들 마차의 뒷모습 보며 수군

[아무리 그래도 작은 마님의 기쁨에 비할 바가 있겠는가?] 다른 무사가 끼어들고

[하긴...] [청상과부가 될 것을 각오하셨던 작은 마님보다 소궁주님의 생환이 기쁜 사람은 없겠지.] 정문 안쪽으로 멀어지는 마차를 보며 말하는 무사들

 

#61>

신장궁의 깊은 곳에 자리한 마당. 높은 담장으로 둘러싸인 그곳에 여러 명의 사람들이 나와서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다.

사람들 중앙 앞쪽에는 한 쌍의 남녀가 나란히 서있다. 대장장이처럼 보이는 구부정한 노인과 좀 기승스러워 보이고 풍만한 몸매의 중년부인. 노인은 신장궁의 궁주인 귀수신장 벽치릉이다. 귀수신장은 <투천환일>에 나온 신장궁 전대 궁주 귀수신장 벽치릉 캐릭터. 30대 후반쯤인 중년부인은 벽치릉의 후처인 황보경. 황보경은 <건곤일척 자료집 제19페이지>에 나온 황보경과 동일 캐릭터. 황보경은 전처소생인 벽세황과 패륜을 저질러온 탕녀다.

두 부부 뒤에는 벽세황의 처인 화룡부인 뇌옥경이 어린 딸의 손을 잡고 서있다. 뇌옥경은 복잡한 표정이다. 그런 뇌옥경의 손을 잡고 있는 소녀의 이름은 벽초아. <투천환일>에 나온 벽세준-뇌옥경의 딸 벽진봉 캐릭터. 한 손으로 인형을 안고 있다. 지금 나이는 4살.

귀수신장 부부와 뇌옥경 모녀 등 네 사람 주변으로 남녀노소가 십여 명 서있다. 신장궁 벽씨 일족의 식솔들이다. 젊은 무사들도 몇 명 서서 마당 입구를 보고 있고

따각! 따각! 월동문을 통해 마당으로 들어서는 벽세황(청풍)을 태운 마차. 신소심과 다른 무제궁 무사도 말을 타고 따라 들어온다

황보경; [상... 상공! 저... 저 마차에 우리 세황이가 타고 있는 건가요?] 귀수신장 옆에 선 황보경이 흥분이 극에 달해서 발 동동

귀수신장; [진정하게 임자! 아이들이 보고 있지 않은가?] 황보경을 달래는 벽치릉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신장궁 궁주 귀수신장(鬼手神匠) 벽치릉(碧治菱)>

황보경; [어떻게... 어떻게 진정할 수가 있어요? 죽었다고 체념한 외아들이 살아서 돌아왔는데...] 울먹이며 발 동동 구르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귀수신장 벽치릉의 후처 황보경(皇甫鏡)>

한숨 쉬는 귀수신장.

뇌옥경; (상공...) 어린 딸의 손을 잡고 선 뇌옥경도 복잡은 표정이 되어 가까워지는 마차를 보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벽세황의 처 화룡부인(火龍夫人) 뇌옥경(雷玉鏡)>

뇌옥경; (초아(蕉娥)를 위해서는 당신의 생환이 다행이지만...) (신첩은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군요.) 입술 깨물며 복잡한 표정. 뇌옥경이 벽세황의 귀환을 아주 반기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

뇌옥경; (당신 얼굴을 보게 되면 애써 잊으려고 노력해온 악몽들이 거푸 떠오를 테니...) 발 동동 구르는 황보경의 뒷모습 보며 입술 깨물고.

<특히 교활하고 탐욕스러운 당신의 의붓어미와 관련된 구역질나는 기억이...> 눈물까지 그렁거리는 황보경의 얼굴 배경으로 뇌옥경의 생각 나레이션. 그때

마부1; [워워!] 마차를 몰고 온 두 명의 마부 중 한명이 말고삐를 당겨서 마차를 멈추게 하고.

드드드! 마당 중앙쯤에 멈추는 마차. 그러자

마당 입구 쪽에 서있다가 마차를 따라온 신장궁의 무사들이 급히 다가와서

[먼길에 노고가 많으셨소이다.] 무사 한 명은 말의 고삐를 잡아 진정시키며 마부들에게 말하고.

마부들은 고개 조금 숙여 답례하고

그 사이에 다른 무사들은 마차의 문으로 달려와서

삐꺽! 마차의 문을 연다. 이어

마차 안으로 들어가는 무사 두 명. 그 배경으로 마차를 몰고 온 마부들과 신소심과 동료 무사도 마부석과 말에서 내리고

[조심하게.] [정신을 잃으신 상태야.] 마차에서 벽세황(청풍)을 부축해서 내리는 무사들. 벽세황(청풍)은 여전히 혼절한 상태다. 축 늘어져서 끌려나온다

고개 떨군 채 마차에서 끌려나오는 벽세황(청풍). 순간

황보경; [세황아!] 팟! 자지러지게 울부짖으면서 마차로 달려가고. 귀수신장과 뇌옥경은 침통한 표정으로 황보경을 따라가고

황보경; [아이고 이 녀석아! 이게 무슨 몰골이니?] [세상에서 가장 잘 생기고 늠름하던 네가 어쩌다가 이런 꼴이 되었어?] 무사들이 부축한 벽세황(청풍)을 부여안고 쓰다듬으며 오열하고. 물론 벽세황(청풍)은 기절한 상태라 반응이 없고

황보경; [부처님! 옥황상제님! 감사합니다. 우리 신장궁의 대들보인 이 아이를 다시 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벽세황(청풍)을 끌어안고 과장되게 몸부림치며 울고. 주변의 신장궁 여자들도 눈시울을 닦고. 하지만

뇌옥경; (당신은 한량없이 기쁘시겠지요 어머니.) 좀 비웃고

<당신에게는 그 사람이 단순히 전처(前妻) 소생의 양아들이 아닐 테니...> 벽세황(청풍)의 얼굴 쓰다듬으며 눈물 쏟는 황보경을 배경으로 뇌옥경의 생각 나레이션

뇌옥경; (솔직한 제 심정은 차라리 당신이 천마성에서 불귀고혼이 되는 것이었답니다.) 입술 깨물고

뇌옥경; (그럼 나의 수치심과 당신의 패륜도 영원히 묻혀 버렸을 테니...) 한숨 쉬고. 그때

벽초아; [엄마!] [할머니가 왜 저래?] 벽초아가 뇌옥경의 손을 잡아 흔들며 묻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뇌옥경의 딸 벽초아(壁蕉娥)>

뇌옥경; [우리 초아가 어느덧 아빠 얼굴을 잊어버린 모양이로구나.] 한숨

뇌옥경; [그동안 멀리 떠나있던 아빠가 돌아오신 거야.]

벽초아; [저 아저씨가 초아 아빠야?] 눈이 동그래지고

뇌옥경; [그래! 초아가 그렇게 보고 싶어하던 아빠가 돌아오셨단다.] 억지로 웃고. 그러자

벽초아; [아빠! 아빠!] 뇌옥경의 손을 놓고 벽세황(청풍)에게 달려가고

벽초아; [아빠가 초아 아빠야? 그런 거야?] 무사들에게 부축되고 황보경에게 안긴 벽세황(청풍)의 바지를 부여잡고 흔들고. 황보경은 벽초아를 돌아보며 벽세황(청풍)에게서 좀 떨어지고.

물론 벽세황(청풍)은 정신을 잃은 상태라 고개 떨군 채 대답하지 못하고

벽초아; [할머니! 아빠가 왜 초아를 모르는 척 해?] 울먹이며 황보경을 올려다보고

황보경; [아빠가 지금은 주무시고 계신단다. 깨어나면 초아와 놀아줄 테니까 조금만 기다리렴.] 벽초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억지로 웃고

벽초아; [아! 아빠가 주무시는 중이구나.] 납득하고

벽초아; [그만 자고 빨리 일어나서 초아하고 놀아 아빠.] 벽세황(청풍)의 다리를 끌어안고 얼굴 부비는 벽초아.

그런 벽초아의 모습 보며 눈시울 붉히는 황보경과 신장궁 여자들. 그 사이 가까이 다가온 뇌옥경과 벽치릉도 한숨 쉬며 보고 있고

그 장면을 동료들과 함께 서서 보고 있는 신소심. 두 사람이 타고 온 말의 고삐는 신장궁 무사들이 잡아서 다른 곳으로 끌고 간다.

신소심; (지금까지는 딱히 이상한 점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 현장을 지긋이 보며 생각하고

<벽세황을 신장궁으로 데리고 가면서 잘 관찰해 보거라. 벽세황에게 뭔가 숨겨진 비밀이 있는 기분을 금할 수 없구나.> 백귀의 말을 떠올리는 신소심

신소심; (사부님께서 그리 말씀하신 데에는 이유가 있으실 것이다.) (그래서 지난 며칠간 벽세황을 유심히 지켜봐 왔지만...) 난감

신소심; (신장궁 식솔들의 반응도 그렇고... 벽세황에 관해 사부님에게 보고드릴 만한 내용은 전무하다.) 찡그리고

<그래도 혹시 모르니 신장궁의 손님 접대를 못이기는 척 받으면서 며칠 더 관찰해본 후 돌아가야겠다.> 벽세황(청풍)을 둘러싸고 울고 웃는 신장궁 사람들 배경으로 신소심의 생각 나레이션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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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뇌옥 입구. 바지를 추스르며 나오는 죄수 세 놈. 좀 질이 나빠 보이는 자들이다. 이자들은 나중에 다시 출연한다.

무사3; [어떻게 되어가고 있소?] 안을 기웃거리며 죄수들에게 묻고

죄수1; [위가년은 아직 명줄을 놓지 않고 있소.] 세 놈의 죄수중 가장 덩치가 크지만 멍청한 인상. + 죄수2; [어떤 상황인지 이해가 가실 거요.] 좀 얍삽해보이는 인상인데 히죽거리며 바지를 추스른다.

무사3; [수십명에게 몇 시진 째 돌아가며 당하고도 숨이 붙어있다니...] [역시 사람 목숨은 모진 거구만.]

죄수1; [하지만 결국 우릴 태워 죽이려던 뇌옥 안에서 인생 종치게 될 거요.] + 죄수2; [말이 수십 명이지 쉬지 않고 아랫도리를 치받히다보니 골반이 으스러진 것 같더이다.] 뇌옥 안을 보며 히죽거리는 두 놈. 죄수3은 좀 음침한 인상인데 대화에 끼어들지는 않고

죄수1; [내장도 파열된 것같고...] + 죄수2; [아마 곧 명줄을 놓게 될 거요.]

무사들; [아깝구먼. 냉서시가 천마성 제일의 미녀라는 소문이 파다했는데...] [살아있을 경우 우리들 한테도 기회가 올 수도 있었구만.] 입맛 다시는 무사들. 그때

위진천; [뭐하는 짓들이냐?] 화악! 뇌옥 입구에 돌풍을 일으키며 내려서는 위진천

무사들; [이... 이공자님!] [이공자님을 뵙습니다.] 기겁하는 무제궁의 무사들. 죄수들은 위진천을 금방 알아보지 못하고 어리둥절하고

위진천; [죽일 놈들! 해도 되는 짓이 있지만 하면 안되는 일도 있다는 거 모르느냐?] 휘익! 뇌옥 안으로 뛰어들어가며 이를 갈고

무사들; [이... 이거 어째 느낌이 싸해지는 걸.] [이공자께서 저렇게 화를 내는 건 처음 보는구만.] [뒷탈이 적지 않게 있겠어.] 위진천이 뛰어 들어간 뇌옥 입구를 보며 겁을 먹고

죄수들; [그... 그러니까 방금 전의 그 젊은이가...] 죄수들도 긴장하고

무사들; [칠지무제님의 둘째 제자이신 운중신룡 위공자님이시오.] [저분이 화를 내는 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는데...] [왜 저토록 불같이 화를 내시는 것일까?] 무사들 겁에 질려서 보고

 

#49>

뇌옥 내부. 복도에 주저앉아서 술을 마시거나 노닥거리는 수십명의 죄수들. 대기자들이다. 감방들 중 가장 넓은 감방. 문이 열려있고 감방 안에서는 다시 십여명의 사내들이 빙 둘러서고 앉아서 무슨 짓을 하고 있다. 한명의 죄수가 알몸이 된 위상영을 올라타고 아랫도리를 흔들고 있고. 다른 놈들은 들여다보면서 위상영의 몸을 주물러댄다. 위상영의 손을 끌어다가 자신의 것을 만지게 하는 놈도 있고. 위상영은 눈은 뜨고 있지만 초점이 없고. 시체처럼 누워서 강간을 당하는 중이다.

[빨리 좀 끝내쇼.] [기다리는 사람 생각도 해줘야하지 않소?] 투덜대는 죄수들

[조... 조금만 더 시간을 주쇼.] [이 계집이 반 송장이 된 데다가 두 번째 하는 거라 쉽게 끝내지가 않소.] 턱턱! 아랫도리를 거칠게 위상영의 사타구니에 치받아대며 헐떡이는 위상영을 강간하는 죄수. 그때마다 위상영의 몸은 힘없이 흔들리고

[오랜 감금생활로 몸들이 허약해진 상태요.] [무리하지 말고 적당히 끝내쇼.] [그러고 싶지만 저 년이 한 짓을 생각하면 도저히 한번으로 못 끝내겠소.] [위가년이 죽을 때까지 재미를 봅시다.] 키득거리는 죄수들. 바로 그때

[멈춰라!] 고함소리가 들리고. 모든 죄수들 깜짝 놀라 돌아보고. 위상영을 겁탈하던 자들도

위진천; [죽일... 네놈들이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고나 있는 것이냐?] 빠지직! 쿠오오오! 온몸에서 벼락을 일으키며 입구로 날아 내리는 위진천. 살벌한 표정이고. 눈에는 핏발이 서 있다. 극도로 분노한 모습.

[저 새낀 뭐야?] [천마성의 잔당인가?] 죄수들 살벌한 표정으로 일어설 때

[!] 눈 부릅뜨는 위진천

<고모님!> 위진천의 눈에 들어오는 위상영의 모습. 알몸이 된 채 사내들 사이에 시체처럼 늘어져 있고. 한 놈이 위상영을 겁탈하다가 돌아보고 있다.

위진천; [용서가... 안된다!] 빠지직! 벼락이 일어나는 양손을 쳐들며 이를 갈고

[우리야말로 용서가 안된다.] [천마성의 잔당인 모양이다.] [죽이자!] 죄수들이 위진천을 덮치려 하고. 하지만 그 직후

위진천; [크아!] 꽝! 벼락이 일어나는 양손으로 손뼉을 치고. 그러자

빠지직! 빠캉! 위진천의 손뼉에서 수많은 벼락이 일어나 뇌옥 안의 모든 인간들 몸속으로 스며들어가고.

[크악!] [케엑!] 감전당해 비명 지르는 모든 죄수들

털썩! 퍼억! 감전당해서 몸이 뻣뻣해지고 몸에서 연기가 나며 나뒹구는 죄수들. 위상영을 강간하던 자들도 나뒹굴고

위진천; (뒷탈을 생각하지 않았다면 네놈들을 지금 이곳에서 몰살시켰을 것이다.) 콱! 우두둑! 이를 갈며 감방으로 가고. 바닥에 쓰러져 벌벌 떠는 죄수들을 무자비하게 밟으면서

위진천; (하지만 네놈들이 살아있는 것도 잠시지간에 불과하다.) 감방으로 들어서고. 감방 안에도 죄수들이 감전당한 채 벌벌 떨고 있다.

위진천; (오늘 고모님을 욕보이는 데 가담한 놈은 지옥 끝까지 쫓아가서라도 죄의 값을 치르게 할 테니...) 콰득! 우두둑! [끄윽!] [컥!] 감방 안의 죄수들을 밞으며 위상영에게 다가가고. 위진천의 발에 밟힌 놈들이 비명 지르고

위상영 옆에 이르러 위상영을 내려다보는 위진천

위상영의 처참한 모습. 온몸이 정액으로 더럽혀져 있고 벌어진 사타구니에서는 정액과 피가 뒤섞여 줄줄 흘러넘치고 있다

위진천; (고모님...) 휘릭! 참담한 표정으로 자기 겉옷을 벗고

위진천; (아버지를 대신해서 소질이 용서를 빌겠습니다.) 슥! 벗은 겉옷으로 위상영의 알몸을 덮어주고

위진천; (부디 돌아가시지만 말아주십시오.) 번쩍! 자기 겉옷으로 감싼 위상영의 알몸을 안아들고

위진천; (그럼 어떻게든 소질이 치료해드리고 보살펴드릴 테니...) 시체처럼 늘어진 위상영의 알몸을 겉옷으로 감싼 채 들고 감방에서 나온다. 죄수들은 모두 감전당해서 벌벌 떨고 있고

 

#50>

뇌옥을 밖에서 본 모습. 무사들이 겁에 질려 주춤거리고 있고. 죄수1, 2, 3도 한쪽으로 몰려선 채 역시 긴장해서 뇌옥을 보고

지지지! 빠지직! 뇌옥 안에서 벼락이 작렬하는 게 보이고

<젠장! 사단이 났구만.> <위가년이 윤간당하도록 방치한 불똥이 우리에게도 튀겠어.> <이공자가 개입한 이상 아무 일 없길 바라긴 틀렸다.> 겁에 질리는 무사들. 그때

뇌옥에서 두 팔로 위상영을 안고 밖으로 나오는 위진천. 위상영의 알몸은 위진천의 겉옷으로 덮여있고

[이... 이공자님!] [속... 속하들은...] 겁에 질려 눈치 보는 무제궁 무사들

그자들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굳은 표정으로 걸어가는 위진천

위진천; (지금까지는 아버지가 하자는 대로 따라왔지만...) 뇌옥을 등지고 걸어가며 이를 악물고. 뇌옥 입구의 무제궁 무사들과 죄수1, 2, 3은 안도하고 있고

위진천; (상영고모와 관련된 아버지의 처리는 도저히 동의할 수가 없다.) 바득! 이를 갈고

위진천; (핏줄이라고는 이 세상에 단 세 명뿐인데... 어떻게 상영고모를 이런 지경이 되게 만들었단 말인가?) 휘익! 날아가고.

[휴우! 일단 불벼락은 떨어지지 않았군.] [십 년 감수했어.] 무제궁 무사들 안도하고. 헌데

 

건물들 사이에 숨 듯이 서서 위진천이 멀어지는 것을 보는 유령귀왕

유령귀왕; (운중신룡 위진천... 냉서시 위상영...) 눈 번뜩

유령귀왕; (같은 위씨인 것도 그렇고...) (위상영이 당한 만행에 위진천이 보이는 반응이 예사롭지가 않다.) 음산하게 웃고

<어쩌면 위진천을 옭아맬 수 있는 치명적인 올가미를 발견한 것인지도 모르겠구나.> 위상영을 안고 날아가는 위진천의 모습 배경으로 유령귀왕의 생각 나레이션

 

#51>

여전히 천마성. 낮.

불길과 연기가 치솟는다. 수많은 시체가 쌓인 마당. 기름이 부어진 시체 더미가 불에 타고 있고. 연신 기름을 뿌리고 시체를 던져 넣는 무제궁 무사들. 반면

여러 대의 마차에 관이 실려 나간다. 무제궁 무사들의 관이다. 청풍의 모습을 한 벽세황의 시체는 여전히 천마성 정문에 걸려있고

천마성을 나가는 마차들

양지 바른 곳에서 매장이 이루어진다. 천마성의 노인과 소년들이 구덩이를 파고. 마차가 실어나른 관들을 묻는다. 무제궁 무사들이 감시하고 있고

 

#52>

천마성의 어느 건물. 무제궁의 무사들이 약과 물, 천등을 들고 드나들고 있고

건물 내부. 부상당한 무제궁 무사들이 동료들의 치료를 받고 있다.

구석진 곳의 침대. 그곳에 누워있는 벽세황. 물론 벽세황 모습을 한 청풍이다. 벽세황(청풍)으로 표기. 몸에는 환자복을 입었다. 정신을 잃은 상태고

벽세황(청풍)의 침대로 오는 흑백신귀중 백귀. 타노가 따라온다.

백귀; [이 젊은 놈이 바로?] 침대 옆에 서서 벽세황(청풍)을 내려다보고

타노; [신장궁의 소궁주인 철수무정 벽세황입니다.] 나란히 서며 대답하고

타노; [냉서시 위상영에게 끌려가서 무슨 고문을 당했는지 정신을 못 차리고 있습니다.]

백귀; [몸이 허약해질 대로 허약해졌군. 내공도 거의 느껴지지 않고...] 벽세황(청풍)을 지긋이 내려다보며

타노; [저희도 백방으로 깨우려 해봤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백귀; [일단 기맥은 규칙적이니 머잖아 깨어날 것 같은데...] [이놈은 뭘 밉보였기에 천마성에 끌려와 지독한 꼴을 당한 것이냐?]

타노; [신장궁의 신병이기를 사용하며 마도 무림의 인간들을 대상으로 무차별 살상을 저질렀습니다.]

타노; [거의 천명 가까운 마도 무림인들이 죽거나 다쳤으니 천마성 입장에서는 찢어죽이고 싶은 원수였겠지요.]

백귀; [신장궁은 각가지 무기나 기물을 만들어 팔기만 할 뿐 딱히 무림의 일에는 관여해오지 않은 가문인데...]

백귀; [이놈은 어쩌자고 그런 살겁을 자행한 것이냐?]

타노; [그것이...] 좀 난감한 표정

백귀; <남이 들으면 난감한 이유가 있겠구나.> 전음으로

타노; <그렇습니다.> 역시 전음으로

 

<벽세황에게는 화기의 명가인 벽력당(霹靂堂) 출신의 아내가 있습니다. 화룡부인(火龍夫人) 뇌옥경(雷玉鏡)이란 여자인데 현모양처의 표본이라 할만한 여자이지요.> 2-3살 쯤 된 귀여운 소녀를 품에 안고 의자에 앉아 웃는 벽세황과 그 앞의 탁자에 앉아 과일을 깍는 절세미녀. <투천환일>에 나온 신장궁의 안주인 화룡부인 뇌옥경과 동일 캐릭터

 

백귀; [이놈 마누라에게 문제가 생겼겠군.] 벽세황(청풍)을 내려다보며

타노; <친정인 벽력당에 다니러 가던 화룡부인 뇌옥경을 천마성 소속의 무리들이 겁탈을 하는 일이 벌어졌었습니다.> 전음으로

백귀; [저런...]

타노; <목숨은 건졌지만... 수십 명에게 윤간을 당한 채 초주검으로 발견이 된 아내를 보는 순간 벽세황은 거의 미쳐버렸다고 합니다.>

백귀; [이놈이 마도의 인간들을 철천지원수로 여길만한 사연이 있었군.] 벽세황(청풍)을 내려다보며 혀를 차고

타노; [뇌옥에 갇혀있던 대부분의 죄수들은 운신이 가능해서 체력이 회복되는 대로 귀가를 시킬 예정입니다만...]

타노; [벽세황은 정신을 차리지 못해서 좀 난감합니다.]

백귀; [가족들이 학수고대하고 있을 테니 오늘이라도 당장 마차에 태워 신장궁으로 보내도록 해라.] 슥! 말하면서 손을 내밀어 벽세황(청풍)의 목 옆부분을 만지고

타노; [그리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그러다가

흠칫! 하며 백귀를 보는 타노

[...] 벽세황(청풍)의 목 옆을 만지며 뭔가 생각하는 백귀. 이마를 모으고 있고

타노; [뭔가 마음에 걸리시는 것이라도...?] 눈치 보며 묻고

백귀; [이놈의 무공은 어느 정도 수준이었느냐?]

타노; [그저 그런 정도였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타노; [신장궁이 원래 신병이기를 만들고 사용하는 게 본업이다보니 무공 쪽에서는 그리 특출 날 게 없습지요.]

백귀; [그럴 거라 생각했다.] 슥! 끄덕이며 벽세황(청풍)의 목에서 손을 떼고

타노; [하오면...] 살피고

백귀; [별일 아니다.] 돌아서고

백귀; [혹시 모르니 경호를 붙여서 신장궁으로 호송해라.] 입구쪽으로 걸어가고

타노; [분부 받들겠습니다.] 포권하고

백귀; (벽세황 저놈...) 찡그리며 입구쪽으로 가고

백귀; (지금껏 단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기가 막힌 체질을 지니고 있었다.) 벽세황(청풍)의 목을 만졌던 손이 떨리고

백귀; (경맥이 얼마나 넓고 튼튼한지 노부가 진맥하기 위해 투입한 내공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었다.) 파도치는 거대한 바다를 떠올리고. 쌍돛을 단 배 한 척이 파도 사이에서 움직이는데 손톱만큼 작게 보인다

백귀; (생사현관을 비롯하여 모든 경맥이 장강처럼 드넓게 열려있으며 진기를 담아두는 기해혈은 그 용량을 짐작할 수조차 없었다.)

백귀; (물론 내공은 전무한 상태였지만... 만일 저 놈의 몸에 내공이 가득 찬다면...)

백귀; (전설 속의 삼황에 필적하는 능력을 발휘하게 될지도 모른다.)

백귀;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공이 평범했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백귀; (제대로 된 무공을 익힌 적이 없거나 무공을 익혔어도 쓰는 방법을 몰랐기 때문일 텐데...) 당혹스러운 표정

백귀; (저 놈을 잘만 가르치면 우리 신귀문(神鬼門)이 무제궁을 능가하는 것도 꿈이 아닐지 모르겠다.) 흥분하며 건물에서 나오고. 오가던 무제궁 무사들 인사하고

백귀; (벽세황, 저놈에 대한 처리를 흑신과 진지하게 논의를 해봐야겠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우리 흑백신귀에게 천재일우의 기회가 도래한 것인지도 모르니...> 흥분한 백귀의 얼굴 배경으로 나레이션

 

#53>

여전히 낮. 천마성의 다른 곳. 담장으로 구분된 조용한 건물. 건물로 통하는 월동문은 무제궁 무사들이 지키고 있고. 그들 외에 건물 주변에 남자들은 없고.

월동문 안쪽. 위진천이 건물 정문이 보이는 정원에 뒷짐을 짚고 서서 건물을 보고 있다. 건물의 문은 열려있고. 하녀 분위기의 여자들이 건물에서 나오고 있다

건물에서 나오는 여자들은 모두 울고 있다. 그 여자들은 손에 손에 대야, 피 묻은 천, 치료에 쓰인 약통이나 도구들을 얹은 쟁반들을 들고 있다. 건물에서 나온 여자들은 겁에 질려서 정원에 뒷짐 짚고 서있는 위진천을 훔쳐본다.

건물에서 나온 여자들은 부엌이나 다른 방으로 들어간다. 이윽고

나이 든 여자 한명이 소매로 눈물 닦으면서 건물에서 나오고. 문은 닫지 않는다

여자; [외... 외총관님의 치료가 얼추 끝났사옵니다 공자님.] 위진천에게 다가오며 굽신

위진천; [어떤 상태냐?] 뒷짐 진 채 문 안쪽을 보고.

문 안쪽은 침실인데 침대에 잠옷 차림인 위상영이 힘없이 누워있다. 눈은 감고 있고. 침대 옆에는 어린 시녀가 울면서 위상영의 이마의 땀을 닦아준다

여자; [만신창이가... 특히 아랫도리는 거의 으스러지다시피 망가진 상태이옵니다.] 눈물 닦으며

찡그리는 위진천.

여자; [너무 많은 사내들에게 능욕당한 때문인데...] 눈치 보며 눈물 닦고

무표정하게 건물 내부를 보는 위진천. 하지만

꾸욱! 뒷짐 쥔 위진천의 주먹 꽉 쥐어지고

여자; [공자님께서 본성의 약고(藥庫)에서 가져다주신 공청석유(空靑石乳)를 복용하신 덕분에 돌아가시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골반이 으스러진 탓에 하체를 영영 못 쓰실 수도 있습니다요. 자궁이 망가져서 아기를 갖기도 어려울 테고...> 침대에 눈을 감고 누워있는 위상영의 모습. 강간당하는 과정에서 폭행도 당해서 얼굴에 멍이 들고 부어있다. 처참한 모습이고

위진천; [수고했다.] 무표정하게 말하고

여자; [수고라니 가당치도 않사옵니다.] 급히 고개 젓고

여자; [저희들이야말로 공자님께 크나큰 은혜를...] + 위진천; [오해할까봐 말해두는 것이지만...] 여자의 말을 막고

위진천; [내가 위가년을 살린 것은 생포된 천마성의 인간들 중 가장 신분이 높은 때문이다.] 차가운 표정을 짓고

위진천; [우리 무제궁의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쓸모가 있는 포로라는 뜻이다.] [그리 알고 위가년을 보살피는데 최선을 다해라.]

여자; [분부 명심하겠사옵니다.]

위진천; [너희들이 전부터 위가년을 모셔왔다고 해서 특별대우를 해주는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음산한 표정을 짓고. 겁에 질리는 여자

위진천; [네년들도 다른 계집들처럼 늙은 년은 종으로, 젊은 계집은 기루에 기녀로 팔려나갔을 것이다.] 음산하게 웃고

여자; [공... 공자님의 은혜에는 저희 모두 감읍하고 있사옵니다.] 굽신

위진천; [위가년의 신상에 변고가 생기면 네년들도 나이와 상관없이 몸 파는 갈보 신세가 될 것임을 잊지 마라.] 돌아서며 말하고

여자; [명... 명심하겠사옵니다.] 굽신

위진천; (고모님의 시중은 저 계집들에게 맡겨야만 한다.) 월동문 쪽으로 걸어가며 생각하고

위진천; (지나치게 관심을 보였다가는 나와 고모님의 사이를 의심하는 인간이 나올 수도 있으니..) 월동문을 나가며 생각하는 위진천. 월동문 밖을 지키던 무제궁 무사들이 고개 숙여 인사하고. 헌데

 

슥! 슥! 월동문을 등지고 멀어지는 위진천을 곁눈질로 보며 비질을 하는 노인. 바로 얼굴에 검뎅을 묻힌 유령귀왕이다.

유령귀왕; (의심의 여지가 없구나.) 히죽

<위진천, 저놈은 위상영과 어떤 식으로든 관계가 있다.> 찡그리며 뭔가 생각하면서 멀어지는 위진천을 배경으로 유령귀왕의 생각 나레이션

 

#54>

오후. 천마성 입구.

마차 한 대가 천마성의 정문을 나선다. 두 명의 무사가 마부석에 앉아있는데 마차의 지붕에는 <武>라 적힌 깃발이 꽂혀있다. 무제궁의 상징. 그리고 말을 탄 두 명의 무사가 마차 뒤를 따른다. 말 탄 무사들은 눈빛이 날카로워서 고수들로 보이고. 말 타고 마차를 따라가는 두 명의 무사들중 한명이 특이하다. 남자지만 가냘픈 몸매에 얼굴도 아주 잘 생겼다. 몸매는 가늘지만 키는 상당히 크고. 눈에서는 차가운 눈빛을 뿜어낸다. 이 자는 사실 남자가 아니고 남장여인으로 백귀의 제자인 신소심이다. <투천환일>등의 신소심 캐릭터가 남장한 모습. 무기는 양쪽 허리춤에 찬 휘어진 칼 두 자루

커튼이 젖혀진 창문을 통해 마차 안에 놓인 안락의자에 벽세황(청풍)이 눈을 감고 비스듬히 앉아있는 게 보인다. 거의 누운 상태

멀어지는 마차.

천마성의 성벽 위에 서서 마차를 보고 있는 백귀

백귀; (철수무정 벽세황...) 찡그리고

<저 놈에게 자꾸만 신경이 쓰이는 것이 심상치가 않다.> 열린 마차 문을 통해 벽세황(청풍)이 힘없이 누워있는 것이 보인다.

<그래서 우리 신귀문의 제자들중 가장 영민한 소심(素心)이를 호위로 위장시켜서 딸려 보낸 것인데...> 마차 뒤를 말을 타고 따라가는 신소심의 모습 크로즈 업. 날씬한 몸매와 잘 생긴 얼굴 강조. 가슴도 약간 불룩

배귀; (벽세황... 저 놈이 향후 무림의 정세를 좌우할 것만 같은 예감을 떨쳐버릴 수가 없구나.) 멀어지는 벽세황(청풍)을 태운 마차를 보며 생각하는 백귀

 

#55>

밤. 천마성. 불야성. 순찰 도는 무제궁 무사들

[!] 눈 부릅 놀라는 타노. 앞쪽에 월동문이 있는데 지키는 사람은 없다.

타노; (냉서시 위상영의 거처를 지키라고 배치한 놈들이 안보인다.) 급히 월동문 안으로 달려들어가고. 그 직후

[!] 다시 눈 부릅뜨며 놀란다.

쿵! 건물의 문이 열려 있고 건물 주변에 위상영의 시중을 들던 여자들이 쓰러져 있다. 여자들은 죽지 않고 기절한 상태지만

월동문을 밖에서 지키던 무제궁 무사들도 정원의 나무들 사이에 처박혀 있는데 입과 코로 피를 흘리고 있다. 죽은 것으로 묘사

타노; (혹시나 해서 지나가던 길에 들려본 것인데...) 휘익! 건물 입구로 급히 달려가고. 건물의 입구는 문이 열려있다

타노; (누군가에게 보초 서던 놈들을 몰살당하고 하녀들은 제압당했다.) 팟! 건물 축대 앞에서 도약하고. 곁눈질로 하녀들의 시체를 보며

<이공자가 확보하여 치료를 받게 해준 냉서시 위상영의 신상에 문제가 생긴 것같다.> 휘릭! 건물 입구 앞에 내려서고. 직후

타노; (역시!) 눈 부릅

건물 내부. 어지럽혀진 침실. 하지만

침대에는 어질러진 이불만 덮여있을 뿐 위상영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타노; (냉서시 위상영이 사라졌다!) 굳어지는 얼굴

 

#56>

천마성의 다른 곳. 웅장한 건물. 삼엄한 경비.

흑신이 계단에 걸터앉아 곰방대를 물고 있다.

서둘러 그곳으로 다가오는 위진천

위진천; [장로님!] 포권하고

흑신; [들어가 봐라. 네 사부가 기다리고 있다.] 곰방대 입에서 빼며 말하고

위진천; [예...] 고개 숙이며 지나가고

흑신; (궁주의 둘째 제자 위진천...) 눈을 좀 가늘게 뜨고

<궁주가 첫눈에 보고 제자로 삼았을 만큼 빼어난 자질을 지닌 인재인 것은 분명한데...> 곁눈질로 뒤를 살피며 건물 입구로 가는 위진천의 모습 배경으로 흑신의 생각

흑신; (칙칙한 어둠 같은 게 느껴지는 놈이다. 그래서 아무래도 좋아질 수가 없는데...)

흑신; (날을 잡아서 궁주에게 저 놈을 조심하라는 충고를 넣어봐야겠다.) 다시 곰방대를 빨고

위진천; (뒷통수가 간지럽구만.) 곁눈질로 뒤를 살피며 웃고

위진천; (늙은 생각이 맵다고 흑백신귀는 내 정체에 대해 의구심을 느끼고 있는 것같다.)

위진천; (후환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저 늙은이들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야겠지.) 문을 열고 들어가고

 

#57>

위진천이 열고 들어간 문 안쪽은 화려한 거실. 탁자에 앉은 칠지무제 진무량이 무언가 종이에 쓰고 있다. 진무량 외에는 아무도 없고

위진천; [부르셨습니까 사부님?] 문간에 서서 포권하고

칠지무제; [어서 와라 둘째야.] 글을 쓰면서 말하고. 고개는 들지 않고. 다가가는 위진천

칠지무제; [사부는 이 길로 무제궁으로 돌아갈 생각이다.] 글 쓰면서

위진천; [왜 갑자기 귀환을...] 멈춰서며 놀라고

칠지무제; [딱히 다른 이유는 없고...] 붓을 내려놓고

칠지무제; [천마성의 열조들이 사부를 향해 지독한 원기를 뿜어내고 있는 것같아서 머물기가 불편하구나.] 웃는 칠지무제. 하지만

슈우! 화악! 바람도 없는데 칠지무제의 옷과 머리카락이 흩날린다.

위진천; (괜... 괜히 해보는 말이 아니다!) 오싹! 소름이 돋는 위진천

위진천; (정말로 지독한 원기가 사부를 에워싸고 있는 게 느껴진다.) 의자에 앉은 칠지무제. 그 주변으로 투명한 사람들의 형상이 아우성을 치며 휘도는 모습이 모호하게 보인다.

위진천; (여긴 천마의 후손인 이씨 가문이 터를 잡고 산지 백 년 가까이 되는 곳이다.)

<이씨 가문 인간들의 혼백이 강력하게 서려 있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는 장소인 것이다.> 식은 땀 흘리며 칠지무제를 보고. 칠지무제는 자신이 쓴 종이들을 확인하고 있고. 그런 칠지무제 주변을 악령같은 것들이 마구 휘돌고 있고

위진천; (사부로서는 한시라도 빨리 떠나고 싶을 것이다.) 생각할 때. 칠지무제는 종이를 접어 봉투에 넣고 있고

칠지무제; [사부는 흑백신귀와 함께 무제궁으로 돌아갈 것이다.] 봉투의 뚜껑을 닫고

칠지무제; [이곳의 뒤처리는 둘째 네가 맡도록 해라.] 봉투를 내밀고

위진천; [예...] 두 손으로 봉투를 받고

칠지무제; [그 안에는 천마성의 처리에 관한 지시 상황이 적혀있으니 그대로 시행하면 무리가 없을 것이다.]

위진천; [사부님을 실망시켜드리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헌데 그때

타노; [죄송합니다 궁주님!] 휘익! 급히 입구 쪽에 나타나는 타고

위진천; (문제가 생겼구나.) 돌아보고

칠지무제; [말해라.] 돌아보며 타노에게 끄덕

타노; [둘째 공자님과도 관련이 있는 사안인데...] 위진천을 보고

타노; [오전에 둘째 공자께서 뇌옥에서 구해낸 냉서시 위상영이 사라졌습니다.]

[!] 눈 부릅뜨는 위진천

 

#58>

천마성이 내려다보이는 높은 산봉우리

슈우! 유령같은 것이 산봉우리에 서리더니

쿵! 나타나는 유령귀왕.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헌데 두 팔로 천으로 감싼 여자를 안고 있다. 바로 위상영이다. 위상영은 눈을 감고 있다. 정신이 돌아오지 않은 상태

유령귀왕; [벌집을 쑤신 듯이 소란스러워졌군.] 웃으며 아래를 내려다보고.

멀리 산봉우리 아래쪽, 천마성의 어느 부분이 밝은 불빛으로 물들어 있다. 횃불과 등불이 여럿 움직이고 있는 모습. 바로 위상영의 거처가 있는 곳이다.

 

크로즈 업. 횃불과 등불을 든 무제궁 무사들이 위상영이 치료 받던 건물 주변을 수색하고 있다. 지휘자는 타노와 위진천이고. 기절했던 여자들이 깨어나 무제궁 무사들의 취조를 받고 있다. 우는 여자들

 

유령귀왕; [냉서시 위상영...] [지난밤에 사로잡힌 천마성의 인간들 중 최고위직에 있는 이 계집이 사라졌으니 발칵 뒤집힐 만도 하지.] 위상영을 내려다보며 웃고

[끄윽! 끅!] 바득! 바득! 기절한 상태에서도 이를 가는 위상영

유령귀왕; [대단한 사념(思念)이고 살기다.] 오싹! 소름이 돋아 눈을 치뜨며 위상영을 내려다보고

유령귀왕; [이 정도로 독한 마음을 지닌 계집이라면 유령서시(幽靈西施)님의 혼백을 담을 그릇으로 충분하다.] 흥분

위상영; [소성주... 소성주는 안된다.] 중얼거리고. 눈물도 흘리고

유령귀왕; (끔찍한 만행을 당하고 죽음의 문턱에까지 갔다 왔으면서도 마태자 이청풍에 대한 일편단심은 놓지 않고 있다는 것인가?)

유령귀왕; (그 점이 좀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지금까지 만나 본 계집들 중에서 이 년만큼 유령서시님을 부활시킬 그릇으로 적합한 계집은 본 적이 없다.)

유령귀왕; (만일 이 계집의 몸이 유령서시님의 혼백과 원기를 무사히 담아내기만 하면...) (나 교백의 대에서 유령산장이 천하를 지배할 수도 있다.)

유령귀왕; [네게 힘을 주겠다. 그러니 너도 나의 염원을 이루어다오!] 위상영의 이마에 키스하고

유령귀왕; (혹시 추적이 있을지 모르니 서둘러 북망산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휘이! 바람을 타고 하늘로 날아오르고

유령귀왕; (그러고 보니 이 계집의 별호에도 서시(西施)가 들어가는구나.) 날아오르며 자기 품에 안겨 있는 위상영을 보고

<오제(五帝) 중 유령천자(幽靈天子)님의 애첩이셨던 유령서시님을 부활시킬 그릇으로 냉서시라는 별호를 지닌 이 계집이 선택된 것이 어쩐지 운명처럼 느껴진다.> 허공으로 높이 날아오르는 유령천자의 모습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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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천마성. 연공관. 연공관 입구를 지키던 네 명의 무사들은 모두 죽어있고.

챙! 채챙! 뇌옥 앞에서 벌어지는 싸움. 천마성 무사들 네 명이 수십 명의 무제궁 무사들과 싸우고 있다. 네 명의 천마성 무사들은 뇌옥 입구를 등지고 있고. 뇌옥 입구에는 횃불을 손에 든 위상영이 서서 관전하고 있다.

[덤벼라 개새끼들아!] [같이 저 세상에 가자.] 챙! 카캉! 피투성이가 되었으면서도 악을 쓰며 무기를 휘두르는 천마성 무사들. 무제궁의 무사들이 숫자가 많지만 장소가 좁아서 싸울 수 있는 자는 한정되어 있고 그래서 천마성 무사들을 금방 해치우지 못한다.

[이 독종들...] [살 생각이 아예 없구나.] [조심해라! 천마성은 이미 함락시켰는데 다치거나 하면 우리만 손해다.] 쩔쩔 매며 천마성 무사들과 싸우는 무제궁 무사들

위상영은 그들의 싸움을 보지 않고 연공관 쪽을 보고 있다.

연공관 입구에 쓰러져 있는 천마성 무사들 네 명

위상영; (어느 순간 돌아보니 연공관 입구를 지키던 자들이 몰살당해있었다.)

위상영; (그렇다는 건 상상을 초월하는 고수들이 연공관으로 쳐들어갔다는 뜻인데...)

위상영; (아무쪼록 유모와 두 분 의원이 실수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38>

연공관 내부. 노파와 두 명의 늙은 의원이 침대 주변에 서서 닫혀있는 철문 쪽을 보고 있다. 노파는 비수를 뽑아 들고 있고. 늙은 의사들도 각기 한 자루씩의 비수를 들고 있다. 침대에는 얼굴이 청풍 얼굴로 변한 벽세황이 정신을 잃은 채 누워있다. 상의를 벗은 상태다. 이하 청풍(벽세황)으로 표기

콰쾅! 쾅! 철문 밖에서 들리는 폭음

드드드! 진동이 일어나고

의원1; [싸움이 길어지고 있네.] 동료에게 말하고

의원2; [본성의 호법들 중 최강자들인 건곤이로(乾坤二老)가 고전하는 걸 보면 쳐들어온 자들은 절대 평범한 물건들은 아닐 게야.] 그때

콰쾅! 쾅! 폭발이 들리더니

드드드! 진동만 일어나고 더 이상 폭음은 일어나지 않는다

[결말이 났군.] [하지만 바깥의 상황을 알려주는 전음이 없는 걸 보면 건곤이로가 패했겠지.] 늙은 의사들 탄식하고. 직후

지지지! 츠츠츠! 철문이 안쪽으로 부풀어 오른다.

노파; [만년한철로 만들어진 철문이 깨지려고 해요.] 그걸 보며 탄식하고. 그러자

의원1; [목부인! 미리 작별 인사를 드리겠소.] 노파에게 고개 숙이고. 돌아보는 노파

의원2; [내세에서도 좋은 인연으로 만날 수 있기를 바라외다.] 포권하고

노파; [두 분 보다 제가 먼저 삼도천을 건너야겠어요.] 두 손으로 쥔 비수를 자신의 심장 부위에 겨누며 웃고

노파; [마무리를 부탁드릴게요.] 슥! 비수 끝을 자신의 풍만한 젖가슴에 들이밀며 웃고.

[실수 없이 처리할 테니 안심하시구려.] [편히 가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지 못해서 죄송하외다.] 의원들은 말하며 청풍(벽세황)에게 다가가 비수로 청풍(벽세황)의 심장과 아랫배를 겨누고. 그 직후

투쾅! 철문이 안쪽으로 확 터지듯 깨지고.

깨진 철문 밖에는 흑백신귀가 각기 손을 하나씩 내밀고 있다. 그들 뒤쪽에는 철문을 밖에서 지키던 두 노인이 피를 흘리며 죽어 있고.

텅! 터텅! 부서진 철문의 잔해들이 연공관 안쪽의 바닥에 나뒹굴고. 직후

[!] [!] 철문 안쪽을 보던 흑백신귀 놀라 눈 부릅

노파; [먼저 갈게요.] 푹! 그대로 비수를 가슴에 깊이 꽂고. 동시에

[극락왕생하시구려!] [용서하시오 소성주!] 푹! 푹! 두 의원도 그대로 청풍(벽세황)의 목과 아랫배에 비수를 깊이 박는다. 흑백신귀가 듣도록 과장되게 외치면서

퍼덕! 아랫배와 심장에 비수가 박히자 세차게 퍼득이는 청풍(벽세황)

[무슨 짓이냐?] [멈춰라!] 슈학! 유령처럼 변해서 철문 안쪽으로 날아드는 흑백신귀. 하지만

퍼억! 비수를 심장에 박은 노파는 앞으로 고꾸라지고

팟! 푸학! 청풍(벽세황)의 가슴과 아랫배에 박았던 비수를 거칠게 뽑는 늙은 의원들

<한 번 더!> 슉! 푹! 뽑았던 비수를 다시 청풍(벽세황)의 가슴과 아랫배에 내리꽂는 늙은 의원들. 비수가 박히면서 다시 퍼덕이는 청풍(벽세황). 그 직후

[멈추라고 했다.] [이 독한 것들이...] 펑! 펑! 엄청난 속도로 날아들며 의원들의 가슴에 장풍을 날리는 흑백신귀.

[컥!] [헉!] 콰당탕! 퍼억! 가슴과 어깨에 장풍을 맞고 나뒹구는 의원들. 비수를 놓치면서. 그들의 비수는 이미 두 번째로 청풍(벽세황)의 가슴과 배에 깊이 박혀있고

[독한 것들!] [마태자가 생포되어 수치를 당하지 않게 하기 위해 살수를 썼구나.] 휘익! 스스! 청풍(벽세황)이 누워있는 침대 옆에 멈춰서고. 이어

흑신; [제발...] 급히 청풍(벽세황)의 목을 만져보는 흑신. 청풍(벽세황)은 입과 코로 피를 게워내며 벌벌 떨고 있다.

백귀; [어떤가? 살릴 수 있겠는가?]

흑신; [가망 없네.] 고개 젓고. 손을 청풍(벽세황)의 목에서 떼면서

흑신; [정확히 심장과 단전에... 그것도 거푸 두 번을 찔려 살기는 틀렸어.] 이마 찡그리며 한숨을 쉬고

백귀; [잔인한 것들!] 이를 갈며 의원들을 돌아보고

백귀; [자신들의 주인에게 잘도 살수를...] + [!] 놀라 눈 부릅. 흑귀도 무언가를 보며 눈 부릅뜨고 있고

쿵! 바닥에 나뒹군 늙은 의원들이 입과 코로 거품을 물면서 벌벌 떨고 있다. 눈은 까뒤집은 채로

<입 속에 숨기고 있던 독을 터트려 자살했다.> 거품 물고 죽어가는 늙은 의원들 보며 얼굴 굳어지는 흑백신귀

 

#39>

뇌옥 앞의 상황. 무제궁의 무사들이 뇌옥과 연공관쪽으로 속속 몰려들고 있다. 연공관 안으로 달려 들어가는 자들도 있고. 뇌옥 앞에서는 여전히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데 천마성 무사들은 이제 거의 만신창이가 되어 있다. 위상영은 횃불을 든 채 서서 연공관쪽을 보고 있고

[지겹다!] [그만 죽어라!] 푹! 퍽! 천마성 무사들 중 한명이 무제궁 무사들의 칼질에 팔이 잘리고 가슴이 갈라진다.

[진충!] 퍼억! 나뒹구는 동료를 돌아보며 비명 지르는 다른 천마성 무사들 세 명. 연공관 쪽을 보던 위상영도 돌아보고

[어딜 한 눈을 파느냐?] [네놈도 동료와 함께 지옥으로 가라.] 쩍! 푹! 다시 한명의 천마성 무사가 무제궁 무사들의 칼질에 몸이 갈라지고. 그러자

[내총관님!] [여기까지인 것 같습니다.] 캉! 카캉! 동료가 또 피를 뿌리며 쓰러지는 것을 보며 위상영에게 외치면서 칼질을 하고

[늦기 전에 불을 질러 버리십시오.] [뇌옥 안의 버러지들과 함께라면 웃으면서 죽을 수 있습니다.] 외치면서 웃는 천마성 무사들. 무제궁 무사들의 칼질에 맞으면서도. 그러자

위상영; [수고했어요 여러분!] 횃불을 쳐들며 비장하게 웃고

위상영; [함께 삼도천을 건너도록 해요.] 화악! 횃불을 바닥에 대고 휘두른다. 그러자

펑! 화악! 뇌옥 입구에 뿌려진 기름에 불길이 옮겨붙는다. 아주 빠르고 강하게

[헉!] [불을 질렀다!] [이제 보니 뇌옥 주변에 기름을 뿌려놓았다.] [위험하다 물러서라!] 맹렬하게 치솟는 불길을 보며 무제궁 무사들 기겁하며 물러서고. 반면

[먼저 간다 개새끼들아!] [귀신이 되어서라도 오늘의 복수는 할 테니 기대해라.] 푹! 쩍! 자신들의 무기로 배를 찌르고 목을 베면서 웃는 살아남은 천마성 무사 두 명. 반면 위상영은 치솟는 불길 속에 마녀처럼 서있고.

퍼억! 화르르! 쓰러지면서 불길에 휩싸이는 두 명의 천마성 무사들

[저... 저 독한 놈들...] [괜히 천마성의 정예가 아니었다.] 그걸 보며 공포에 질리는 무제궁 무사들. 그때

위상영; [진무량에게 나 위상영의 말을 전해라.] 화르르! 온몸이 불길에 휩싸이면서 마녀같이 웃으며 외치고.

무제궁 무사들 흠칫! 하며 보고

위상영; [귀신이라는 것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내가 증명해보일 것이라고!] 호호호! 불길에 휩싸이면서 마녀처럼 웃고

[아... 안돼!] [뇌옥 안에는 천마성의 만행에 맞서다가 잡혀온 백도의 의인들이 다수 갇혀있을 텐데...] [구하기는 늦었다! 불길이 뇌옥 안으로 번졌어.] 뇌옥 입구를 뒤덮는 거센 불길을 보며 발 동동 구르는 무제궁 무사들. 그 불길 속에 위상영은 마녀처럼 웃으며 서있고

 

#40>

화악! 펑! 뇌옥 내부. 기름이 뿌려진 복도를 따라 불길이 폭발적으로 일어난다. [으악!] [안돼!] [악독한 것들이 기어코 불을 질렀다.] 감방에 갇힌 죄수들 비명 지르며 벽쪽으로 물러서고

죄수들의 아우성을 배경으로 독방에 혼자 누워 있는 벽세황으로 얼굴이 변한 청풍. 물론 기절한 상태고

 

#41>

다시 뇌옥 입구. 화르르르! 완전히 불바다가 되고

위상영; (여기까지는 예상했던 대로다.) 불길에 휩싸인 채 눈 부릅뜨고

위상영; (하지만 더 지체하면 소성주님까지 타죽을 수 있다.) (더 늦기 전에 누구든 손을 써줘야만 하는데...) 불길에 휩싸인 채 좀 초조하고. 그때

펑! 갑자기 위상영 주변의 불길이 물 폭탄을 맞은 듯이 확 꺼진다. 보이지 않는 힘이 허공에서 아래로 확 뿜어진 모습. 그 가운데 서서 눈 치뜨는 위상영

[헉! 불길이 잡혔다!] [이게 무슨...] 무제궁 무사들 놀랄 때

화악! 허공에서 날아 내리는 검은 옷의 흑신. 손으로 아래를 겨눠서 장풍을 쏘아낸 모습이고

위상영; (나타났다!) 올려다보며 눈 치뜨고

[흑신(黑神)장로께서 오셨다.] 환호하는 무제궁 무사들

위상영; (흑신!) (무제궁의 최고 고수들인 흑백신귀중 한명...) 불길의 잔해로 몸에서 연기를 뿜어내며 올려다 볼 때

흑신; [간악한 계집!] 휘릭! 분노하며 아래로 내려오고

흑신; [두 번 다시 못된 짓을 못하게 해주마!] 투쾅! 손가락을 퉁기고. 그러자 흑신의 손가락 앞에서 검은 창 같은 것이 튀어나가고

퍼억! 위상영의 아랫배에 시커먼 창같은 것이 박힌다. 눈 치뜨며 휘청하는 위상영

위상영; (단전이 파괴되었다!) 뒤로 넘어가며 기절하려 하고

털썩! 아랫도리에 검은 창같은 것이 박힌 채 뒤로 나뒹구는 위상영. 휘익! 그 앞으로 날아 내리는 흑신

[장로님!] [불길이 뇌옥 안쪽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뇌옥에는 정파백도의 의인들이 다수 갇혀있습니다.] 무제궁 무사들 다급히 외치고

흑신; [알고 있다. 소란 떨지 마라.] 외치며 손바닥을 여전히 불길이 거세게 번지고 있는 뇌옥 안쪽을 향해 겨누고. 이어

지잉! 흑신의 검은 손바닥에서 소용돌이가 일어나더니

화악! 쿠오오! 뇌옥 안쪽으로부터 불길이 빨려나와 흑신의 손바닥으로 스며 들어간다

[오오!] [흑신 장로님께서 불길을 빨아들이고 계신다.] [신기다.] 그걸 보고 환호하는 무제궁 무사들

화악! 그 사이에 마지막 불길이 흑신의 손바닥 안으로 확 빨려 들어가고

흑신; [되었다.] 손바닥을 흔들어 불길을 털어내고

흑신; [불길은 잡혔으니 안으로 들어가 갇혀있는 형제들을 구출하라.] 외치고

[존명!] [서두르자!] 외치면서 뇌옥 안으로 달려 들어가는 무제궁 무사들. 흑신은 좀 옆으로 물러나 보고 있고. 그 옆에 쓰러진 위상영은 기절 직전이고

위상영; (진인사 대천명...) 기절하려 하며 생각하고. 시선은 무제궁 무사들이 달려들어가는 뇌옥 입구를 보며

위상영; (내가 할 수 있는 조치는 다 해놨다.) 눈을 감고

<이제 천지신명과... 천마성의 열조들께서 소성주님을 보우하시기를 바랄 뿐이다.> 기절하는 위상영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42>

[와아!] [반갑소 무제궁의 대협들!] [살아서 대협들을 보게 될 줄은 몰랐소.] 뇌옥 내부. 안으로 달려 들어오는 무제궁 무사들 보며 환호하는 죄수들. 창살에 매달린 채

[고생이 많으셨소!] [꺼내드릴 테니 잠시만 기다려 주시오.] [여러분들은 정파백도의 영웅들이시오.] 콰창! 빠캉! 철컹! 철창의 열쇠들을 박살내고 철창을 열면서 외치는 무제궁 무사들

[고맙소! 정말 고맙소.] [무제궁 만세!] 감방에서 나와 무제궁 무사들과 얼싸안고 감격하는 죄수들. 무제궁 무사들도 죄수들을 끌어안고 감격하고

[무제궁 만세!] [천마성의 마귀들아 각오해라. 우리가 당한 만큼 갚아줄 테니...] 환호성을 배경으로 독방에 혼자 쓰러져 있는 벽세황(청풍)의 모습

 

#43>

<-태산(泰山)> 웅장한 산. 밤. 하늘에는 별이 총총

<-무제궁(武帝宮)> 그 산의 중턱에 자리한 웅장한 성채. 깊은 밤이라 불은 대부분 꺼져 있고

무제궁의 외진 곳. 지대가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어서 태산의 봉우리들과 밤하늘이 잘 보인다. 단촐한 건물이 한 채 있고 담장으로 에워싸여 있는데.

정원 끝에 휠체어가 한 대 서있다. 휠체어에 앉아서 밤하늘을 보고 있는 진상파. 좀 떨어진 곳에는 환설이 공손히 서있다.

밤하늘의 총총한 별들. 헌데

출렁! 밤하늘의 별들이 갑자기 물결치듯 한 번 일렁이고

찌릿! 감전 당하는 듯한 표정이 되는 진상파

[!] 진상파를 지켜보던 환설 움찔! 하고

꽉! 휄체어의 손잡이를 움켜잡는 진상파의 양손

환설; (소궁주님이 격동하고 계신다.) 긴장

환설; (바로 옆에 벼락이 떨어져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 분이 왜...) 슥! 밤하늘을 보고

환설; (천기(天機)에 변화라도 있었던 것일까?) 밤하늘 살피지만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 있는 밤하늘. 변화가 없다

환설; (내 눈에는 그냥 밤하늘일 뿐인데...) 갸웃. 하지만

진상파; (그가... 사자천마가 결국 종명(終命)했구나.) 얼굴에 표정 변화는 없지만 휠 체어 손잡이를 쥔 손에는 꽉 힘이 들어간다. 사자천마를 떠올리고

진상파; (천신(天神)이든 부처든 인과(因果)의 그물에서는 벗어나지 못한다.) (하물며 새벽에 잠깐 맺혔다가 해가 뜨면 지고 마는 이슬 같은 인생이야 말해 무엇하랴?) 한숨

진상파; (사자천마 정도 되는 위인을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죽게 만들었으니 우리 무제궁은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우울. 그때

반짝! 하늘에서 강하게 빛나는 별 하나.

진상파; (천랑성(天狼星)이 핏빛을 뿜어낸다.)

진상파; (전쟁과 복수를 주관하는 천랑성이 피로 물들었으니 오늘 밤 벌어진 참극에 관여한 모든 인간들은 피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진상파; (만일 내가 천마성의 공격을 주도했다면 기필코 마태자 이청풍까지 말살해서 후환을 없이 했겠지만...) 청풍을 떠올리고

진상파; (천랑성이 저리 빛나고 피빛으로 물든다는 것은 마태자가 살아있다는 뜻이다.) 휠체어의 손잡이를 꽉 잡고

진상파; (세상 그 누구보다 살기가 강하던 마태자에게 철천지한을 품게 했으니 후과가 어떠할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한숨

진상파; (무제궁이 피로 잠기고 세상이 공포로 전율하지 않게 하려면 아마도 누군가가 제물이 되어 희생해야만 할 것이다.)

진상파; (그 누군가가 나 진상파일 가능성이 높고...)

<그저 하늘의 호생지덕이 실제로 존재하길 바랄 뿐이다.> 진상파가 하늘 보는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44>

아침. 천마성. 이제 불길도 잡혔고. 하지만 여전히 불탄 건물들에서는 연기가 치솟고 있다.

줄줄이 포승줄에 묶여서 천마성 입구쪽으로 끌려가는 천마성의 남녀들. 대부분의 남자들은 죽거나 달아나서 끌려가는 건 여자와 아직 어린 아이들, 또는 일을 시킬 수 없는 아주 늙은 노인들이다. 무제궁 무사들이 눈을 부라리며 감시하고 있고.

건물을 뒤져서 값나가는 물건들과 중요한 서류등을 끌어내 마당에 쌓은 자들도 있고

양 진영이 시체들을 따로 모으는 무사들도 있다. 무제궁 무사들 시체는 관에 누이고. 천마성 무사들의 시체는 그냥 산더미처럼 쌓고 있다.

천마성 소속의 생존자들중에는 청장년은 없다. 싸우다가 죽었거나 달아났고. 그 때문에 시체를 처리하는 일애 동원된 것은 십대의 소년들과 아직은 운신할 수 있는 노인들이다. 소년과 노인들노인들은 무제궁 무사들의 감시하에 시체를 옮기고 있다. 특히 소년들은 울면서 천마성 무사들의 시체를 쌓는 중이다

 

#45>

천마성 정문. 십여 명의 무제궁 무사들이 경비를 서는데

안쪽에서 그곳으로 끌려오는 포승줄에 묶인 남녀들. 일정 간격으로 따라오는 무제궁의 무사들이 살벌한 표정으로 감시하며 천마성의 생존자들을 끌고 정문을 나온다. 천마성 입구에는 몇 명의 무제궁 무사들이 경비를 서고 있고. 헌데

[아... 안돼!] [흐윽!] 천마성 정문으로 끌려나오다가 자지러지는 아녀자와 노인들

쿵! 천마성 정문에 밖으로 내걸린 시체 한구. 발가벗겨진 시체인데 발목이 밧줄에 묶여 거꾸로 매달려 있다. 두 팔을 아래쪽으로 늘어트린 채. 바로 청풍의 모습을 한 벽세황이다. 청풍(벽세황)으로 표기. 발가벗겨진 청풍(벽세황)의 시체에는 무수한 상처가 나있다. 무제궁 무사들이 화풀이로 난도질한 것. 그 때문에 배가 갈라져 창자로 흘러나와 있고

[소... 소성주님!] [소성주님이 저런 꼴이 되시다니...] 끌려가며 청풍(벽세황)의 시체를 보며 전율하고 통곡하는 천마성 사람들

[잘 봐둬라 천마성의 버러지들아!] [너희들이 신처럼 떠받들던 마태자 이청풍의 말로다!] 정문을 경비하는 무제궁 무사들이 신나게 웃고

[마태자란 마귀가 뒈진 것을 너희 년놈들의 눈으로 확인했을 테니 헛된 희망은 품지 않는 게 좋다.] [천마성은 어젯밤을 끝으로 세상에서 사라진 것이다.] 웃는 무제궁 무사들. 끌려가며 울고 통곡하고 합장하며 기도하는 천마성 사람들. 그러다가

흠칫! 하는 무제궁 무사들

휘익! 천마성 정문쪽으로 바람같이 날아오는 청년. 바로 위진천이다.

[저 분은...] [궁주님의 둘째 제자이신 운중신룡(雲中神龍) 위진천(威振天) 공자님이시다.] 무제궁 무사들 긴장하며 보고. 그때

위진천; [수고가 많다.] 휘익! 천마성 정문으로 날아 내리는 위진천

[이(二)공자님!] [어서 오십시오 이공자님!] 포권하는 무제궁 무사들

위진천; [사부님께서 맡기신 다른 일을 처리하다보니 역사적인 천마성 공략에 참여하지 못했군.] [나로서는 실로 유감인 일이었다.] 정문으로 다가오며 정문에 내걸린 청풍(벽세황)의 시체를 보고

[다행히 큰 피해 없이 천마성을 함락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공자님께서 가세하셨다면 그나마의 희생도 없었을 텐데 말입니다.] 아부하는 무제궁 무사들

위진천; [그러게나 말이다.] 웃으며 청풍(벽세황)의 시체를 올려다보고

위진천; [정문에 내걸린 저 시체가 혹시...]

무사1; [마태자 이청풍의 시체입니다.] 함께 올려다보며 신나하고

무사2; [궁주님께서는 생포하라고 하셨지만 사자천마의 심복들이 저자를 죽였다고 합니다.] 올려다보며

위진천; [자기들의 소성주가 본궁의 포로가 되어 수모를 당하는 걸 원치 않았겠군.] 고개 끄덕이고

무사1; [좀 아쉬운 결말이지요.] [저놈을 생포했다면 두고 두고 희롱하고 모멸을 할 수 있었을 텐데...]

위진천; [그런 면에서는 복이 많은 놈...] + [!] 말하다가 눈을 번뜩

무사1; [왜 그러십니까?] 의아하며 함께 청풍(벽세황)의 시체를 보는데

반짝! 난도질당해 창자가 흘러나온 청풍(벽세황)의 복부에서 무언가 반짝이고

위진천; (이가놈의 뱃속에 무언가 있다.) 손을 쳐들고.

징! 진동하는 위진천의 손바닥. 그러자

움찔! 반짝이는 물건이 들어있는 부분의 청풍(벽세황)의 복부가 진동하다가

팟! 반짝이는 물체가 위진천의 손바닥으로 날아든다. 반지다. 깜짝 놀라 보는 무사들

팟! 그걸 낚아채는 위진천의 손아귀

[이가놈의 뱃속에 무언가 들어있었군요.] [속하들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물건입니다.] 무사들 놀라며 위진천의 손바닥을 보고

펼치는 위진천의 손바닥. 피에 물든 반지가 하나 들어 있다. 폭이 2센티쯤이고 상당히 두꺼운 반지인데 반지 중앙으로 톱니바퀴 형상의 금이 빙 둘러 나있다. 그 금을 중심으로 한쪽은 검은색, 한쪽은 붉은색이다. 이 반지의 이름은 성마지환. 천마와 무성의 무공을 찾아낼 수 있는 중요한 단서다.

[반지 아닙니까?] [저렇게 큰 반지가 어쩌다가 이가놈의 뱃속에 들어있었던 건가?] 커다란 반지 성마지환을 보며 놀라 어리둥절하는 무사들

위진천; (이 반지...) 눈 번뜩이며 성마지환을 보고

위진천; (검고 붉은 서로 다른 재질의 금속으로 만들어졌는데...) (비록 값은 나가게 보이지 않지만 만듦새가 아주 정교하다.) 서로 다른 재질로 이루어진 반지를 둘로 가르는 톱니바퀴 형상의 문양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위진천; (이가놈은 이 반지를 남에게 빼앗기지 않기 위해 삼켰을 것이다.)

위진천; (헌데 특수한 금속으로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반지의 모서리들이 약간씩 부식되어 있다. 그렇다는 건 여러 번 강한 산(酸)에 노출되었다는 건데...)

위진천; (아마도 이가놈은 이걸 삼켰다가 대변으로 배출되면 다시 삼키기를 반복했을 것이다.) 눈 번뜩이고

위진천; (말 그대로 필사적으로 지키려 했다면 이 반지, 엄청난 값어치가 있는 게 분명하다.) 눈 번뜩이고

위진천; (삼황중 최강자였던 천마와 관련이 있는 것일 수도 있고...)

위진천; (잘 하면 이 반지 덕분에 한 몫 챙길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히죽

 

#46>

마당에 천마성 무사들의 시체를 쌓고 있는 현장. 무제궁 무사들의 감시하에 노인들과 소년들이 시체를 끌고 와 마당 가운데에 쌓는다. 기름통을 준비하는 무제궁 무사들도 있고. 헌데

시체를 옮기는 노인들 사이에 끼어있는 유령귀왕 교백. 얼굴에 검댕을 칠해서 더 늙고 볼품없어 보인다. 옷도 추레하고

유령귀왕; (예상했던 대로 천마성과 무제궁의 결전은 무제궁의 대승으로 끝이 났다.) 시체를 옮기면서 주변의 무제궁 무사들을 곁눈질하고

유령귀왕; (그보다 지난 밤 내가 천마성에 머물고 있었다는 걸 무제궁의 인간들이 알아서 좋을 게 없으니 조심해야한다.)

유령귀왕; (물론 사라지려면 아무런 문제없이 사라질 수도 있지만 그러면 재미가 없지.) 히죽 웃고

유령귀왕; (천마성이 궤멸 당했으니 이제 무림은 무제궁의 세상...)

유령귀왕; (과연 무제궁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알기 위해서라도 한동안 이곳에 잠복하면서 진무량과 무제궁 고위층의 생각을 엿봐야한다.) 생각하다가

[!] 무언가 발견하고 흠칫! 하는 유령귀왕

휘익! 건물들 사이를 날아가는 위진천. 굳은 얼굴이고

유령귀왕; (저 놈은...) 곁눈질

<운중신룡 위진천...> 건물들 사이를 날아가는 위진천을 배경으로 유령귀왕의 생각. 무제궁 무사들이 급히 인사하지만 본 척도 않고 날아가는 위진천

유령귀왕; (따지고 보면 천마성 궤멸의 일등 공신은 바로 저 놈이라고 할 수 있다.) 건물들 사이를 날아가는 위진천을 보고.

유령귀왕; (저 놈이 소소를 유혹하는 바람에 소소가 다른 계집으로 하여금 마태자의 수청을 들게 했고...)

유령귀왕; (그 계집이 소양갈맥고로 마태자를 중독 시키는 바람에 작금의 상황이 벌어졌으니...) 생각하다가

유령귀왕; (설마!) 눈 치뜨고

유령귀왕; (마태자를 소양갈맥고로 중독시킨 계집도 위진천, 저 놈의 끄나플이 아닐까?) 침 꿀걱 삼키고

유령귀왕;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가설이다.) 끄덕일 때

[거기 늙은이? 잔꾀 부릴래?] 무제궁 무사중 한 놈이 멈춰 있는 유령귀왕에게 눈을 부라리고. 그자의 발치에 시체들이 여러 구 있고

[빨리 와서 이 송장들 옮겨라!] 눈 부라리는 무제궁 무사

유령귀왕; [가... 갑니다요 나으리.] 굽신거리며 그 무사 쪽으로 가고

유령귀왕; (어쩐지 위진천, 저 놈이 모든 일의 배후에 있는 것같은 예감이 든다.) 시체들이 널려있는 곳으로 가며 눈 번득이고

유령귀왕; (한번 주의 깊게 저 놈의 뒤를 캐볼 필요가 있겠다.) 시체 한구의 팔을 잡아끌면서 음산한 표정으로 곁눈질. 위진천은 이제 건물들 사이로 사라지고 있다.

 

#47>

위진천; (젠장... 젠장!) 휘익! 건물들 사이를 질풍같이 날아가고

<천마성 내총관 위상영 말씀이십니까?> <그 계집은 지금쯤 걸레가 되어가고 있는 중일 겁니다.> 히죽거리며 웃는 무제궁 무사들을 떠올리는 위진천

이하 회상

 

무사1; [냉서시 위상영은 뇌옥에 갇혀있던 정파백도의 죄수들을 불 태워 죽이려고 했습니다.] 천마성 정문에서 위진천에게 말하는 무사들

무사2; [흑신장로께서 늦지 않게 개입하신 덕분에 사상자는 나오지 않았는데...] [자신들이 타죽을 뻔 했다는 사실에 분노한 죄수들이 위가 계집에게 복수를 하겠다고 달려들었습니다.] 신이 나서 말하고

무사1; [흑신장로께서 말려보려 하셨지만 복수에 눈이 뒤집힌 죄수들을 말릴 수 없었고...]

무사1; [결국 위가 계집은 지난밤부터 죄수들에게 겁탈을 당하고 있는 중입니다.] 히죽거리며 말하고

회상 끝

 

위진천; (고모님이 험한 꼴을 당할 수도 있다고 생각은 했다.) 휘익! 이를 갈며 날아가고. 이제 멀리 앞쪽에 뇌옥이 보이고. 뇌옥 주변에는 무제궁 무사들이 뇌옥 안을 기웃거리고 있는데. 뇌옥에서 바지를 묶으며 나오는 자들도 있고. 죄수들이다.

위진천; (헌데 짐승같은 놈들에게 겁탈을 당하기까지 할 줄이야.) 쐐액! 그 뇌옥을 향해 날아가고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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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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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뇌옥. 네 명의 무사들이 커다란 통에 든 기름을 뇌옥 안쪽에 뿌리며 뒷걸음질 쳐서 나오고 있다. 뇌옥 밖에는 이미 여러 개의 빈 나무통이 뒹굴고 있고. .

뇌옥에 기름을 뿌리면서 뒷걸음질로 나오던 무사들 흠칫하며 옆을 돌아보고.

연공관에서 달려오는 위상영. 두 팔로 벽세황(청풍)을 안고 있다. 벽세황(청풍)은 상체를 벗은 상태고

[내총관께서 돌아오시는군.] [철수무정 벽세황을 다시 데려오고 있는 걸.] 허리 펴며 어리둥절하는 무사들

위상영; [기름은 다 뿌렸느냐?] 휘익! 뇌옥 앞에 멈추면서 묻고

[상황이 상황인지라 충분한 양은 구하지 못했습니다만...] [입구 쪽에 중점적으로 뿌렸으니 직접 태워죽이지는 못한다 해도 연기로 질식시켜 죽일 수는 있을 것입니다.] 무사들 빈 기름통을 옆으로 던지며 말하고

위상영; [이 정도면 되었다.] 무사들을 지나 뇌옥으로 들어가고

위상영; [불을 붙일 횃불도 한 자루 준비해둬라.] 들어가며 지시하고. + [예 내총관님.] [준비하겠습니다.] 뒤에서 대답하고

위상영; (성주님이 진무량을 때려죽여서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길 바라지만...) 입술 깨물며 뇌옥 안쪽으로 들어선다. 바닥이 기름으로 질척거리고 있다.

위상영; (온전한 몸 상태라 해도 진무량을 이기려면 벅차실 텐데... 성주님은 소성주님을 치료하시느라 완전히 탈진한 상태다.) 뇌옥 안으로 들어가고.

위상영; (승패는 이미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으니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고 대비해야만 한다.) 이를 악물고

 

#34>

뇌옥 내부. 중앙의 긴 복도를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철창으로 쳐진 감방이 각기 십여 개씩 있는 구조다. 각 감방 안에는 초췌하고 봉두난발인 죄인들이 여러 명씩 갇혀서 입구쪽을 보고 있다. 눈들이 흥분과 두려움으로 번들거린다. 모두 깨어있는 상태다. 기름은 뇌옥 입구와 복도에 질펀하게 흐르지만 양이 아주 많지는 않아서 복도 중간쯤에서 흐르는 게 멈췄다.

철벅! 철벅! 기름으로 질척거리는 복도로 들어서는 위상영. 물론 두 팔로는 벽세황(청풍)을 안고 있고

<천마성 내(內)총관 냉서시(冷西施) 위상영!> <저 마녀가 철수무정 벽세황을 다시 데리고 돌아왔다.> <대체 무슨 수작인 건가?> 감방 안의 죄수들이 핏발 선 눈으로 그런 위상영을 보고 있고

감방 중 한 칸의 철창으로 만들어진 문이 열려있다. 비어있는 그 감방이 벽세황이 갇혀있던 감방이다. 벽세황(청풍)을 안고 그곳으로 오는 위상영

위상영; [들어가 있어라!] 휙! 벽세황(청풍)을 감방 안으로 던지고

털썩! 감방 바닥에 나뒹구는 벽세황(청풍)

위상영; [악질 중의 악질인 네놈을 토막 쳐서 죽이려 했다만...] 철컹! 철창으로 이루어진 문을 다시 닫으며

위상영; [간단히 죽이는 건 너무 편한 것같아서 다른 놈들과 함께 태워 죽이기로 마음을 바꿨다.] 철컹! 문을 완전히 닫고. 그러자

[태... 태워 죽인다고?] [그럼... 천마성의 마졸들이 기름을 뇌옥 안에 뿌린 이유가...] 감방 안의 죄수들 기겁하고

위상영; [이 상황이 되어서 뭘 더 숨기겠느냐?] 죄수들을 돌아보며 마녀처럼 웃고

위상영; [너희들이 하늘같이 여기는 진무량이 기습을 해 와서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중이다.] 문쪽을 보며 말하고. 죄수들도 일제히 돌아보고

와아! 와! 펑! 퍼펑! 크악 컥! 비명과 폭음이 열린 문을 통해 들리고

[아... 아까부터 밖이 소란스럽다 했더니...] [칠지무제께서 우릴 구하러 오셨구나.] 감격하고 흥분하는 죄수들

위상영; [예상도 못했던 기습이라 현재 우리 천마성 쪽이 불리한 상황이다.] [하지만 네놈들에게는 그리 좋은 상황이 아니기도 하다.] 냉소하고

[설마...] [우릴 태워 죽인다고 한 게...] 깨닫는 죄수들

위상영; [본성이 함락될 경우 골칫거리였던 네놈들을 그냥 둘 수는 없지 않겠느냐?] 사악하게 웃고

위상영; [마지막 방어선이 돌파당하는 순간 이곳은 불구덩이가 될 테니 각오를 해두는 게 좋은 것이다.] 살벌하게 웃고

[!] [!] 공포에 질리는 죄수들. 그때

콰왕! 엄청난 폭음이 뇌옥 밖에서 들리고. 눈 치뜨는 위상영. 죄수들도 기겁하고

드드드! 뇌옥 전체도 지진이 난 듯이 뒤흔들린다.

위상영; (가... 가공할 폭발이 일어났다. 그렇다는 건...) 입구를 돌아보고

위상영; (성주님과 진무량의 격돌이 결판이 났겠구나.) 굳어지는 얼굴

 

#35>

화악! 핵폭발이 일어나듯이 사발같은 폭발이 일어난다. 불타는 건물들 사이에서 일어났고. 그 폭발에서 떨어져 있던 무사들이 폭발에 휘말려 뒤로 날아가거나 밀려난다

콰드드! 콰쾅! [허억!] [조... 조심해라!] [크악!] [안돼!] 폭발에 휘말려 가랑잎처럼 날아가며 비명을 지르거나 방어막을 일으켜서 몸을 보호하며 필사적으로 버티는 양 진영의 사람들. 타노도 있다. 타노는 양팔을 십자로 해서 방어막을 만들며 버티며 앞을 보고 있다. 하지만 흑백신귀와 위극겸은 보이지 않는다.

콰드득! 화악! 폭발의 여파로 불타던 건물이나 주변의 건물들이 외곽으로 무너지고 기와로 된 지붕들이 날아간다.

퍼퍽! 콰당탕! 우지끈! [커억!] [큭!] 무너지는 건물들. 날리는 기왓장들. 건물들 잔해에 처박히거나 기왓장과 건물 파편에 맞아 나뒹구는 사람들. 무공이 높은 자들은 호신강기를 일으켜 버티면서 밀려나고

드드드! 진동이 갈아앉고

퍼퍽! 콰창! [끄윽!] [컥!] 흩날리던 기왓장과 파편들도 바닥에 떨어지고. 그 사이로 나뒹구는 사람들 비명 지른다

화아! 쿠오오! 장내를 덮고 있던 사발같은 거대한 기운이 흩어지면서 그 안쪽에 사람의 형상이 드러난다. 한명은 서있고 한명은 나뒹군 모습이고

<어... 어떻게 된 건가?> <양쪽 다 전력을 기울여 공격을 주고 받았는데...> 타노를 비롯한 양 진영의 사람들 긴장하며 보고. 직후

쿵! 드러나는 장면. 칠지무제는 서있고 사자천마는 뒤로 벌렁 나자빠져 있다.

칠지무제의 입과 코로 피가 줄줄. 내상을 입을 모습이지만 어쨌든 서있다. 눈을 부릅뜨고 왼손을 앞으로 내밀었는데 멀쩡하던 다섯 손가락 중 중지가 터져서 사라졌다. 오른손은 원래부터 엄지와 검지만 남은 상태고.

반면 사자천마는 뒤로 나자빠져 있는데 옷이 터지고 입과 코로 피가 줄줄. 그리고 가슴에 사발만한 구멍이 뻥 뚫려있다. 사자천마의 오른손 중지에 마귀 얼굴 형상인 반지가 끼워져 있음을 주의. 직후

[와아!] [궁주님이 이기셨다!] [폭혈탄지공(爆血彈指功)을 쓰셔서 사자천마의 가슴에 구멍을 내셨다.] [손가락을 하나 더 잃으셨지만 마침내 천마의 후손을 쓰러트리셨다.] 폭발적으로 환호하는 칠지무제 뒤쪽의 검은 옷을 입은 무제궁 고수들. 타노도 주먹 불끈 쥐며 안도하고. 반면

[성... 성주님!] [안돼!] [성주님께서 치명상을 입으셨다.] [소성주님을 구하시느라 내공을 소진하신 결과다.] 사자천마 뒤쪽의 천마성 남녀들은 절망하고

칠지무제; (드디어 끝났군. 천마성과의 오랜 악연도...) 슥! 안도하며 쳐들었던 왼손을 내밀고. 그때

[하나 물어봅시다.] 누군가의 말이 들려 흠칫! 하는 칠지무제

사자천마; [승기(勝機)를 취하기 위해 내 아들을 미끼로 쓴 계책은 궁주가 생각해낸 거요?] 하늘 보고 누운 채 말하고

[헉!] [아... 아직 살아있다!] [심장에 구멍이 났을 텐데 어떻게...] 무제궁 무사들 공포

[성... 성주님!] [성주님은 돌아가시지 않았다.] [무제궁의 개잡종들아! 아직 끝난 게 아니다!] 흥분하고 악을 쓰는 천마성 무사들

칠지무제; [노부의 대답은...] 침통하게 말하고.

타노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 입을 다물며 칠지무제를 주시하고

칠지무제; [물실호기(勿失好機;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음)일세.]

사자천마; [물실호기라...]

사자천마; [역시 그런 것이었군.] 스윽! 일어난다. 가슴에 난 구멍에서 피와 살점이 줄줄 흘러내리고 있고

<저... 저런 몸으로 움직이다니...> <과연 삼황(三皇) 중 천마(天魔)의 후손답다.> 공포에 질리는 타노와 무제궁 고수들

사자천마; [죽음을 목전에 든 처지라 그런지 아둔한 내 눈에도 천기(天機)가 읽히기에 한 마디 하겠소.] 슥! 완전히 일어나고

사자천마; [궁주는 남의 손바닥 위의 인형같은 신세...] [머잖아 가장 소중한 것을 잃으시게 될 것이오.] 음산하게 웃고

칠지무제; [노부의 귀에는 천기가 아니라 그저 악담(惡談)으로만 들리는구먼.] 찡그리며 마주 노려보는데

사자천마; [천기인지 악담인지 판단하는 것은 오늘 이후로도 살아계실 궁주의 몫이니 내 알 바 아니고...] 우둑! 양손을 마주 쥐어 소리를 내고

사자천마; [피할 수 없는 저승길이라 길동무나 좀 데려가야겠소.] 화악! 사자천마의 몸에서 강한 기운이 폭발적으로 뿜어지고

[헉!] [가... 가공할 살기...] [조... 조심해라! 마지막 발악을 하려는 모양이다.] 심각한 표정인 칠지무제 뒤에서 타노와 무제궁 무사들 기겁하며 뒷걸음질 칠 때

우둑! 우두둑! 사자천마의 몸이 마구 자라나기 시작한다. 헐크처럼 변하는 것인데 헐크보다 훨씬 크게 변한다. 최종적으로 5미터 이상의 거인이 된다

[성... 성주님의 몸이 급격히 불어나고 있다.] [설마 성주님은 그 금단(禁斷)의 마공을 쓰시려고...] 천마성 무사들 기겁하고. 그때

칠지무제; [천마해체대법(天魔解體大法)!] 심각한 표정

칠지무제; [그대들 천마성의 시조인 천마가 남긴 금단마공 천마해체대법인가?] 쿠오오! 온몸을 방어막으로 두르며 심각한 표정

사자천마; [천마해체대법이 어떤 무공인지 아시는 듯 하니 달아난다 해도 비웃지 않겠소.] 우둑! 우두둑! 몸이 자라면서 칠지무제를 내려다보며 웃고

칠지무제; [지금 그 말이 족쇄가 되어 노부의 퇴로마저 박아버리는군.] 지지지! 온몸을 강력한 호신강기로 덮으면서 쓰게 웃고

타노; [궁주님! 피하십시오!] 뒷걸음질하며 외치고. 다른 놈들은 이미 달아나려 하고

타노; [그냥 둬도 곧 죽을 자의 도발에 넘어가실 필요 없습니다.] 외치지만

<너나 피해라 타노! 노부마저 피하는 건 저 젊은 사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바웅! 오른손을 내밀어 방패같은 기운을 만들면서 전음으로 말하고

타노; [궁주님...] 울상

사자천마; [충성스러운 종을 뒀소이다 진궁주.] 콰드드! 이제 거의 5미터쯤 크기로 변한 채 타노를 보며 웃고. 그 앞의 칠지무제와 타노가 주먹정도 크기로 작게 보인다. 동시에

<모두 들어라!> 천마성 무사들의 귀에 들리는 전음. 울먹이다가 흠칫! 하는 천마성 무사들

<천마해체대법으로 기회를 만들 테니 움직일 수 있는 자는 모두 본성을 탈출하라!> 콰득! 우둑! 풍선처럼 몸이 부풀어 오르는 사자천마의 모습 배경으로 전음이 들리고. 그러자

<안됩니다 성주님!> <속하들이 어찌 성주님과 소성주님을 남겨 두고 목숨을 구하기 위해 도망치겠습니까?> 천마성 무사들이 이를 갈며 전음으로 대구하면서 울지만

<청풍이는 절대 죽지 않을 것이다.> 우둑! 우두둑! 극한까지 부풀어 오른 몸으로 전음을 날리는 사자천마

[!] [!] 깨닫는 천마성 사람들

<그러니 살아서 후일을 도모해라! 그것이 너희들이 할 수 있는 진정한 충성이다!> 번쩍! 쩍! 전음으로 말하는 사자천마의 몸의 여기저기에서 강한 빛의 가닥들이 창처럼 뚫고 나온다

[헉!] [사자천마의 몸에서 빛이...] [천... 천마해체대법이 시전되려는 전조다!] 무제궁 사람들 공포에 질려 기겁하고

<가자!> <성주님의 마지막 명령이다!> <수하 된 처지에 따라야만 한다!> <용서하십시오 성주님!> 팟! 화악! 일제히 날아오르는 천마성의 고수들.

[헉! 저 놈들이...] [천마성의 잡것들이 달아나려 한다.] 무제궁 무사들이 외치며 함께 날아오르혀 하고. 하지만 그 직후

<잘 가라 천마의 종들아!> 번쩍! 사자천마의 전음을 배경으로 그의 몸 전체가 엄청난 빛을 뿜어내며 폭발한다

[!] [!] 그 빛에 휩싸이는 칠지마제와 타노와 주변의 모든 사람들. 이어

쩌억! 처음 일어났던 것보다 몇 배 더 큰 빛의 폭발이 사발처럼 일어난다.

콰드드! 콰콰쾅! 엄청난 폭발, 사람과 건물들이 핵폭발에 휩쓸린 듯 날아가고

[크악!] [컥!] [피해라!] 허우적 대며 날아가는 무제궁의 무사들. 필사적으로 버티는 사람들

콰드득! 퍼퍽! 무너지는 건물들. 나뒹구는 무제궁 무사들. 비틀거리며 내려서는 자들

[!] [!] 내려서다가 놀라는 무제궁 무사들

쿠쿠쿠! 거대하게 부풀었던 반구형의 폭발 충격파가 흩어지며 흐려지고. 헌데

휘익! 휙! 그 흐려지는 충격파 뒤쪽, 사자천마의 뒤에 있던 천마성 무사들은 새처럼 날아서 날아가고 있다. 폭발의 충격파를 이용해서 날아가는 모습이고

[저... 저 놈들이...] [천마성의 마졸들이 달아나고 있다.] [도망치게 놔둘 것 같으냐?] 휙! 휘익! 무제궁 무사들이 이를 갈며 날아오르고. 그때

<쫓지 마라!> 누군가의 전음이 들려 흠칫! 하는 무제궁 무사들. 날아오르거나 날아오르려는 자세로.

쿠오오! 휘이이! 흩어지는 반구형의 충격파. 그 안쪽에 두 명의 인물이 앉고 서있는 게 보인다. 한손을 내민 자세로 서있는 인물은 물론 칠지무제고 칠지무제 뒤쪽에 타노가 한쪽 무릎을 꿇은 채 웅크리고 있다. 칠지무제가 막아줘서 폭발에 휘말리지 않은 모습

칠지무제와 타노의 모습. 칠지무제는 옷이 누더기가 되었고 입과 코로 피를 줄줄 흘리지만 버티고 있고.

[궁주님!] [무사하십니까?] 휘익! 휙! 다시 지면으로 내려서는 무제궁 무사들

그 사이에 경신술을 펼칠 수 있는 천마성 무사들은 모두 날아서 멀어지고 있다

[왜 천마성의 잔당들을 추격하지 못하게 하신 것입니까?] [후환을 남기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놈들을 추살해야합니다.] 멀어지는 천마성 무사들을 보며 이를 가는 무제궁 무사들

칠지무제; [사자천마가 자폭하여 사라진 이상 천마성의 무리들은 오합지졸일 뿐, 아무런 위협도 되지 못한다.] 손을 내리며

칠지무제; [지금 최우선적으로 집중할 일은 마태자 이청풍의 신병을 확보하는 일이다.]

<하긴...> <후환을 없애기 위해서는 천마성의 적통인 마태자 이청풍을 제거해야한다.> 깨닫는 무제궁 무사들

칠지무제; [흑백신귀를 도와 마태자를 찾아라. 생사를 불문하고 마태자를 본좌 앞으로 데리고 와야 한다.] 준엄하게 외치고

[존명!] [마태자를 반드시 찾아내겠습니다.] 휘익! 휙! 외치며 날아가는 무제궁 무사들. 이제 칠지무제 주변에는 타노만 남았다.

타노; [감축드립니다 궁주님!] 일어나며 포권하고

타노; [드디어 본궁과 천마성간의 길고 긴 투쟁을 궁주님 대에서 종식하셨습니다.]

칠지무제; [고맙구나.] 억지로 웃고

칠지무제; [하지만 마태자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는 한 안심할 수가 없다.] [타노 너도 마태자의 수색에 합류해라.]

타노; [존명!] 포권하고

휘익! 날아가는 타노

칠지무제; (타노의 말 대로 이씨가문과 진씨가문 간의 길고 긴 쟁투는 나의 대에서 결말이 났다.)

칠지무제;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슴에 납덩이가 들어찬 것같이 답답한 것은 어째서인가?) 찡그리고

칠지무제; (사자천마가 아들을 치료하기 위해 거의 모든 내공을 소모하지 않았다면 오늘 명줄을 놓은 것은 나였을 텐데...)

칠지무제; (천마성의 기밀을 수시로 제보해온 혈편복(血蝙蝠)이란 자의 정체가 아무래도 마음에 걸린다.)

칠지무제; (혈편복이 천마성 상층부의 요인이라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칠지무제; (과연 그자의 정체는 무엇이고 무슨 목적으로 우리 무제궁을 도운 것일까?)

그런 칠지무제의 뇌리에 떠오르는 사자천마의 마지막 말

 

사자천마; [죽음을 목전에 든 처지라 그런지 아둔한 내 눈에도 천기(天機)가 읽히기에 한 마디 하겠소.] 슥! 완전히 일어나고

사자천마; [궁주는 남의 손바닥 위의 인형같은 신세...] [머잖아 가장 소중한 것을 잃으시게 될 것이오.] 음산하게 웃고

회상 끝

 

칠지무제; (사자천마의 말 대로 나 역시 혈편복이란 자의 손아귀에서 놀아난 꼭두각시일 수도 있다.)

칠지무제; (하지만 나 진무량이 누구인가?) (삼황(三皇) 중에서도 으뜸이셨던 무성(武聖)의 적손(嫡孫)이 아닌가?)

칠지무제; (비록 무성조사의 최고 절기가 유실되어 천마의 후손들인 천마성에 고전해왔지만...) + [!] 생각하며 앞쪽에서 무언가를 발견하고

반짝! 바닥에서 무언가 빛을 발한다.

칠지무제; (혈교(血敎)에 이어 마침내 천마성까지 쓰러트렸으니 우리 무제궁의 군림천하를 막을 세력은 존재하지 않는다.) 멈춰서면서 바닥을 보고

칠지무제의 발치에 잘려진 손가락이 하나 있는데. 그 손가락에 반지가 끼워져 있다. 마귀가 입을 벌리고 있는 조각이 붙어있는 큼직한 반지다. 마귀 얼굴에는 눈이 세 개 달려있는데 작은 보석들이 눈 부위에 박혀있고

칠지무제; (이 반지...) 슥! 허리 숙여서 반지를 집어들려 하고. 순간

푸스스! 손가락은 먼지가 되어 흩어지면서 반지만 남고. <반지의 제왕> 제1편에서 사우론의 잘린 손가락에서 절대반지가 빠지는 장면처럼

칠지무제; (사자천마 이무외의 것일 텐데...) 슥! 먼지가 되어 흩어지는 손가락 잔해에서 반지를 집어 들고. 사자천마가 오른 손 중지에 그 반지를 끼고 있었던 것 떠올리고

칠지무제; (일단 펼치면 몸뚱이를 먼지보다 곱게 분쇄해버리는 천마해체대법을 견디어 냈다.) 반지를 얼굴 앞에 들어보며 생각하고

<세 개의 눈을 가진 마귀...> 반지에 달려있는 마귀의 얼굴 크로즈 업 배경으로 칠지무제의 생각 나레이션

칠지무제; (절대 평범한 물건이 아니고...) (어쩌면 천마와 관련이 있는 물건일지도 모르겠다.) 두 손으로 반지를 잡고

칠지무제; (사자천마 이무외...) 두 손으로 반지를 잡아 허공으로 쳐들며 사자천마를 떠올리고

칠지무제; (비록 적이었으나 그대의 인격과 행적에는 경의를 표하는 바일세.) 눈 감고 기도를 하고

<부디 극락왕생하기를 빌겠네.> 혼자 남아 반지를 두 손으로 쳐들고 사자천마의 명복을 비는 칠지무제의 모습.

 

#36>

천마성 뒤의 높은 산. 그 산 위에 서있는 귀면지존. 원통형의 망원경을 눈에 대고 천마성을 내려다보고 있다.

불타는 천마성의 모습. 불타는 건물들 사이를 무제궁의 무사들이 돌아다니며 건물에서 사람들을 끌어내고 있다.

끌려나온 천마성의 남녀들은 곳곳의 마당에 모여 있다. 일부 무제궁 무사들은 끌려나온 천마성 남녀들을 감시하고 있고.

저항하다가 무제궁 무사들의 칼질에 죽는 천마성의 사내들도 속출한다.

이상의 장면을 파노라마처럼 보여주고

망원경의 원형 화면에 잡히는 칠지무제의 모습. 반지를 두 손으로 쳐들고 사자천마의 명복을 빌어주는 모습

귀면지존; [사자천마 이무외의 명복을 빌어주는 건가?] 망원경에서 눈을 떼고

귀면지존; [하지만 당신이 죽은 후에는 진심으로 당신의 명복을 빌어줄 인간은 없을 터...] [가엾소이다 칠지무제시여.] 웃으며 망원경을 내리고. 그때

[칠지무제가 아니라 육지무제(六指武帝)라 해야 옳을 것이다.] 휘익! 귀면지존의 뒤로 누가 날아내리며 말하고. 돌아보는 귀면지존

위극겸; [진무량은 사자천마를 쓰러트리기 위해 손가락을 또 하나 잃어버렸으니 말이다.] 내려서는 위극겸

귀면지존; [아버지!] 포권하고

위극겸; [수고했다.] [네가 일을 제대로 한 덕분에 우리 혈교(血敎)의 부흥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사자천마와 천마성을 없앨 수 있었다.] 귀면지존에게 다가와 멀리 산 아래의 천마성의 모습 보면서 말하고

귀면지존; [소자보다는 뇌공량의 마누라 포숙정의 공이 크지요.]

귀면지존; [포가 계집이 이청풍을 소양갈맥고로 중독 시키지 않았으면 사자천마가 칠지무제에게 패사하는 일도 벌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위극겸; [포가년에게는 제대로 보상을 해줘야겠지.] 음산하게 웃으며 아래를 보고

불타는 천마성의 모습이 멀리 보이고

위극겸; [꼴좋구나 천마성!] [네놈들은 삼십여 년 전 무제궁과 함께 우리 혈교를 멸족(滅族) 시킨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다.] 이를 갈고

위극겸; [머잖아 무제궁도 너희들 꼴이 날 테고...] [그럼 천하 무림은 다시 위대한 혈교가 부활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흐흐흐! 광기에 차서 웃고. 그때

귀면지존; [사자천마 이무외가 죽은 것은 확인이 되었는데...] 눈치 보며 말 걸고

귀면지존; [마태자 이청풍은 어찌되었습니까?]

위극겸; [이청풍은 곧 산 채로든 시체가 되어서든 무제궁 인간들의 손아귀에 떨어질 것이다.] 히죽

위극겸; [제 아비가 죽어버린 지금 그놈을 지켜줄 수 있는 인간은 천마성에 없으니 말이다.] 음산하게 웃고

귀면지존; [그렇다면 다행입니다만...] 미심쩍은 어조

위극겸; [왜? 마음에 걸리는 것이라도 있느냐?] 그런 귀면지존을 돌아보고

귀면지존; [기우(杞憂;쓸데없는 걱정)인지 모르겠으나...] [어쩐지 이청풍이 끝끝내 우리 혈교의 부흥에 걸림돌이 될 것같은 느낌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위극겸; [네가 한 말 그대로 기우일 뿐이다.] 고개 젓고

위극겸; [이청풍은 제 아비의 희생 덕분에 목숨을 건지긴 했지만 내공은 상실한 상태였다.] [설령 오늘 살아난다 해도 본교의 군림대업(君臨大業)에는 전혀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다.] 단정적으로 말하고

귀면지존; [내공을 상실했다면 그렇겠지요.] 대답은 하지만 찜찜한 표정

위극겸; [천마성을 무너트리는 데 성공했으니 다음 표적인 무제궁의 공략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자.]

위극겸; [앞으로는 아비가 귀면지존 역할을 할 테니 너는 본래의 신분으로 돌아가 진무량을 상대하도록 해라.]

귀면지존; [예...] 달칵! 쓰고 있던 귀신 가면을 벗고

위진천; [이제야 좀 살 것같습니다.] 벗으면서 말하고

위진천; [그동안 이 가면을 쓰고 지내느라 답답해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쿵! 드러나는 얼굴. 바로 위진천이다. 이하 위진천으로 표기

위극겸; [고생했다.] 위진천이 내미는 가면을 받고

위극겸; [앞으로는 네가 귀면지존 역할을 할 일은 없을 테니 안심해라.] 가면을 만지면서 말하고. 반면

위진천; [천마성을 무너트린 건 기쁜 일이지만 고모님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한숨 쉬고

위극겸; [어쩔 수 없지. 큰일을 위해 작은 희생은 감수해야하니...] 천마성을 내려다보고

위진천; [고모에게 우리 가문의 내력을 말해주시지 그랬습니다.] 위극겸의 눈치를 보면서

위진천; [우리 일족이 바로 천마, 무성과 함께 삼황으로 꼽히는 혈왕(血王)의 후손임을 아셨으면 고모도 자랑스러워했을 텐데 말입니다.]

위극겸; [삼십여 년 전, 우리 혈교가 천마성과 무제궁의 협공을 받고 궤멸당할 때 네 고모 상영이는 갓 태어난 핏덩이였다.] 천마성을 내려다보며

위극겸; [그래서 자신이 혈왕의 자랑스러운 핏줄이라는 사실도 모르고 자랐다.]

위진천; [천명이 넘던 혈왕일족 중에서 목숨을 부지한 것은 당시 열여섯 살이었던 아버지와 상영 고모 뿐이셨지요?]

위극겸; [천마성과 무제궁은 후환을 없애기 위해 여자와 아이들에게까지 무자비한 살수를 펼쳤었다.] 이를 부득. 살기

위진천; [죽일 놈들...] 역시 분노

위극겸; [아비와 상영이는 천우신조로 그때의 살겁(殺劫)에서 살아났었는데...]

위극겸; [아비가 하나뿐인 핏줄인 상영이에게 끝내 가문내력을 말해주지 않은 것은 상영이가 여자이기 때문이다.]

위진천; [정에 이끌려 이무외나 이청풍에게 아버지의 정체를 누설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셨군요.]

위극겸; [네 사부이기도 한 진무량은 냉혹한 성격의 소유자가 아니다.] 돌아서고

위극겸; [비록 상영이가 천마성의 내총관이라는 요직을 차지하고 있었다 해도 죽이지는 않을 것이다.] [그걸 믿고 그만 이탈하자.] 팟! 날아오르고

위진천; [예...] 대답하면서도 천마성 쪽을 보며 돌아서고

위진천; (아버지의 생각대로 되면 좋겠지만...) 팟! 날아오르고

위진천; (어쩐지 고모에게 좋지 않은 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드는구나.) 앞서 날아가는 위극겸을 따라 날아간다.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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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일다경(一茶頃) 전> 어둠에 잠긴 천마성을 배경으로

천마성 깊은 곳의 어느 건물. 건물 주위를 천마성 무사들 수십 명이 삼엄한 경비를 펴고 있다.

가끔 건물 쪽을 힐끔거리는 천마성 무사들. 건물에는 불이 꺼져 있는데

조금 열린 창문틈으로 밖을 보는 유령귀왕. 창가에 놓인 의자에 옆으로 앉아서

좁은 창문 틈으로 건물쪽을 힐끔거리는 천마성 무사들의 모습이 보이고

유령귀왕; (이거야 원 손님 대접이 아니라 죄수 취급이로구만.) 쓴웃음

유령귀왕; (만일 마태자의 신상에 불미한 일이 생기면 그 책임을 나에게 묻겠다는 무언의 서언인데...)

유령귀왕; (아비가 되어서 그 책임을 딸에게 떠넘길 수는 없는 일이다.) 교소소가 울던 장면 떠올리고

유령귀왕; (그렇다고 천마성에서 탈출을 기도할 수도 없다. 그랬다가는 없는 죄도 생길 테니...)

유령귀왕; (입맛이 쓰긴 하지만 내 운명은 사자천마에게 달려있다.)

유령귀왕; (나 교백을 위해서라도 제발 아들을 구할 수 있기를 바라겠소 사자천마!) 사자천마가 청풍의 등에 손을 대고 내공 불어넣어주는 장면 떠올리고. 헌데 바로 그 직후

삐익! 삑! 뎅뎅뎅! 요란한 호각소리와 요란한 종소리가 들린다. 눈 부릅뜨는 유령귀왕

유령귀왕; (다급한 호각소리와 종소리!) 벌떡 일어나고

유령귀왕; (뭔가 사단이 나도 단단히 났다!) 덜컹! 문을 열고. 건물을 지키던 무사들도 전부 멀리를 보고 있고, 천마성의 외곽 쪽이다. 불길이 치솟고 사람들이 비명과 요란한 호각소리 종소리들이 뒤섞여 들린다

유령귀왕: (천마성의 적, 무제궁이 사자천마 부자의 다급한 상황을 알아차리고 습격해왔구나!) 흥분하여 몸을 밖으로 내민 채 몇 개의 담장 너머로 치솟는 불길과 비명, 금속성등이 보인다.

 

#30>

천마성의 가장 깊은 곳. 절벽을 등진 연공관. 수십명의 무사들이 삼엄한 경비를 펴고 있다.

연공관 내부. 사자천마가 여전히 청풍을 치료중이다. 연공관 내에는 노파 한명과 늙은 의사 두 명, 그리고 위상영이 있다. 노파는 사자천마의 유모인데 의자에 앉아서 보고 있다. 위상영과 의사들은 돌침대 옆에 서서 보고 있고.

돌침대에는 상체를 벗은 청풍이 등을 구부린 채 앉아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는데 전보다는 상태가 조금 좋아 보인다. 여전히 피골이 상접한 모습이지만 몸에 힘이 좀 들어가는 모습이고. 그런 청풍의 뒤에 사자천마 이무외가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서 오른손을 청풍의 등에 붙이고 있다. 이무외의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에는 눈이 세 개 달린 마귀 형상이 조각 된 반지를 끼고 있는 것으로 묘사. 이 반지는 나중에 중요한 소품 역할을 함. 청풍의 상태가 좋아진 것과 달리 청풍을 치료하는 사자천마는 극도로 지친 모습이 되어있다. 온몸이 비지땀으로 덮여있고 얼굴도 초췌해졌다.

쿠오오오! 두 부자의 몸에서 강한 열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는 중이다.

위상영; (다행스럽게도 소성주님의 상태가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 안도. 여전히 초조

<성주님께서 당신의 내공을 거의 다 소모해가면서 치료해주신 덕분에 위험한 고비는 넘긴 것 같다.> 좀 좋아진 청풍의 모습을 배경으로 위상영의 생각.

위상영; (내공은 아직 회복하지 못한 상태지만 거의 소멸되어가던 순양지기가 되살아났다.) 안도하고

위상영; (이제 영약을 지속적으로 복용시키고 정양하게 하면 언젠가는 내공도 전처럼 쓰실 수 있을 것이다.)

위상영; (물론 소성주님을 살리는 과정에서 성주님께서 너무도 많은 희생을 하셨다.) 초췌한 사자천마를 보고

<오갑자를 상회하던 내공의 거의 대부분을 소모하셨고 체력도 고갈되어 바닥을 보이고 있는 것같다.> 초췌해진 사자천마의 모습 배경으로 위상영의 생각 나레이션

위상영; (소성주님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입으신 타격을 회복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위상영; (그렇다고는 해도 소성주님께서 회생하셨으니 소성주님만 바라보며 사는 나로서는 천만다행이다.) 미소 짓고

위상영; (성주님의 이번 노고를 봐서라도 가능한 빨리 소성주님의 아기를 낳아드려야만 한다.) 얼굴 발개지고. 직후

움찔! 무언가를 느끼는 표정이 되는 사자천마.

흠칫! 하며 그런 사자천마를 보는 위상영

부르르! 온몸이 떨리는 사자천마

위상영; (성주님이 갑자기 왜 저러시지?) 어리둥절하고.

의사들과 노파도 흠칫! 하며 사자천마를 보고

위상영; (혹시 탈진하셔서 몸에 이상이 생기시기라도...) + [!] 생각하다가 두 눈을 부릅뜨는 위상영

<와아!> <크아악!> <죽여라!> 챙! 채채챙! 퍼펑! 폭음과 비명이 위상영의 귀에도 들리고

위상영; (갑자기 비명과 싸우는 소리가 폭발적으로 들려온다!) (연공관 외곽의 철문이 열리면서 바깥의 소음이 전해지는 것인데...) 철문쪽을 홱 돌아보고.

<와아!> <크아악!> <죽여라!> 챙! 채채챙! 퍼펑! 폭음과 비명이 위상영의 귀에 이어지고

위상영; (설마... 설마 외적이 침입했단 말인가?) 놀랄 때

[성주님!] 철컹! 철문이 다급히 열리며 뛰어드는 위극겸. 열린 철문 밖에서는 철문을 지키던 두 명의 노인이 당황하며 돌아보고 있고

연공관 안에 있던 노파와 의사들도 놀라서 위극겸을 돌아보고

위극겸; [적이... 칠지무제 진무량이 무제궁의 정예를 이끌고 쳐들어왔습니다.] 팟! 사색이 되어 문 안쪽에 멈추며 외치고. 한 손에 검을 든 위극겸의 온몸도 피로 물들어 있고

위상영; [무슨 소리에요 오라버니?] [수천 리 밖에 있어야할 칠지무제가 어떻게 느닷없이 본성을 쳐들어왔다는 거예요?] 외쳐 묻고. 아직 사자천마는 원래 모습대로 청풍을 치료하고 있고. 의자에 앉아있던 유모는 의자에서 일어나고

위극겸; [과정은 모르겠다만... 진무령과 졸개들이 느닷없이 쳐들어온 건 사실이다.] 초조한 표정으로 말하고. 그 사이에도 열린 문을 통해 비명과 폭음 무기 부딪히는 소리들이 요란하게 이어지고. <으악!> <크악! 이 비겁한 놈들이...> <남김없이 죽여라!> 펑! 퍼펑! 차차창!

위상영; [그래서... 그래서 지금 전세(戰勢)가 어찌 되어가고 있는 건가요?] 다급히 묻고. 노파와 의사들도 겁에 질려 위극겸을 보고

위극겸; [진무량은 고르고 고른 고수들만 이끌고 쳐들어 왔다.] [그 때문에 전체 숫자는 우리가 많지만 일방적으로 밀리고 있다.] 초조하게 밖을 힐끔. 펑! 퍼펑! 크악! 컥! 여전히 폭음과 비명이 들리고

위상영; [다시 나가셔서 싸울 수 있는 자는 전부 연공관 주변으로 모으도록 하세요.] [성주님이 소성주님의 치료를 마칠 때까지 시간을 벌어야만 해요.] 이를 갈며

위극겸; [그렇지 않아도 본성의 고수들을 연공관 일대에 집결시켜 방어선을 구축해 놓았다.] 땀을 닦고

위극겸; [하지만 너도 알다시피 본성에서 칠지무제 진무량을 저지할 수 있는 자는 성주님 밖에 없다.] 짐짓 초조한 표정을 지으며 사자천마를 힐끔

위극겸; [여러 당주들과 호법들이 진무량을 막으려다가 이미 불귀고혼이 된 상태다.]

위극겸; [나머지 호법들이 필사적으로 진무량에게 맞서고 있지만 오래 버티지 못할 것같다.] 연신 소매로 이마의 땀을 닦으며

위상영; [소성주님의 치료가 막바지에 이르렀어요.] [어떻게든 시간을 끌어보세요.] 이를 갈면서 말하고

위상영; [무제궁의 버러지들이 소성주님이 치료 받는 것을 방해하지 못하게 해야만...] 말할 때 + [크왓!] 뒤에서 누군가 고함을 지르는 소리가 들린다.

깜짝 놀라 사자천마를 돌아보는 실내의 사람들

쩡! 청풍의 등에 댄 사자천마의 손이 강렬한 빛을 내며 진동하고. 사자천마는 눈 부릅뜨며 기합 지른 모습. 그러자

화악! 청풍의 몸 전체에 엄청난 힘이 물결치듯 퍼지는 모습. 고개 젖히며 충격 받은 표정이 되는 청풍.

<저... 저건...> <성주님은 남아있는 순양지기를 일거에 소성주님 몸으로 쏟아 넣으셨다.> 사람들 모두 놀라 돌아볼 때

청풍; [컥!] 입과 코로 피를 왈칵 토하며 앞으로 몸을 숙이고

슥! 그 바람에 사자천마의 손바닥이 청풍의 등에서 떨어지고

털썩! 앞으로 나뒹구는 청풍. 약간 옆으로 쓰러지는 모습. 그런 청풍의 뒤에서 손을 내민 사자천마도 휘청하는데

위상영; [소성주님!] 급히 침대로 다가가고.

위상영; [괜잖으세요 소성주님?] 약간 옆으로 나뒹군 청풍의 팔을 잡아서 바로 누이려 하고. 그러다가

위상영; [흑!] 놀라 사자천마를 돌아보고

눈 부릅 뜬 사자천마의 입과 코로 피가 줄줄 흘러내린다. 앞으로 내밀었던 오른손은 다시 내린 상태고

위상영; [성... 성주님! 내상을 입으셨는가요?] 급히 바로 눕힌 청풍의 팔을 놓고 사자천마를 향해 돌아서지만

사자천마; [됐다!] 손을 조금 들어서 위상영이 자신을 부축하는 걸 막고

사자천마; [내총관은 여기 남아서 청풍이를 돌봐라.] 슥! 침대에서 한 쪽 발을 내리며 말하고. 다른 사람들 긴장해서 보고

위상영; [예...] 대답할 때

휘청! 침대 아래로 내려서다가 휘청하는 사자천마

위상영; [성주님...] 다시 비명. 다른 사람들도 눈 치뜰 때

콱! 침대 모서리를 잡아서 바닥에 주저앉는 걸 모면하는 사자천마.

위상영; [무리하지 마세요. 성주님은 소성주님을 치료하시느라 지치신 상태잖아요.] 울먹이며 다시 부축하려 하지만

사자천마; [상영아!] 침대 모서리를 잡은 채 그런 위상영을 돌아보고

위상영; [하... 하명 하세요 성주님!] + (날 직책이 아니라 이름으로 부르셨어!) 뭔가 깨닫고 얼굴이 굳어지고

사자천마; [나 대신... 청풍이를 부탁한다.] 슥! 소매로 피를 닦으며 몸을 바로 세우고.

위상영; (설마 성주님은...) + [걱... 걱정마세요 성주님!] 주르르! 눈물이 흐르고

위상영; [소성주님은 제 목숨을 바쳐서라도 지켜드리겠어요.] 울며 허리 숙여 인사하면서 다짐하고

사자천마; [고맙다.] 서늘하게 웃고

사자천마; [난... 너만 믿는다 상영아.] 억지로 웃으며 지긋이 위상영을 보고

위상영; [예...] + (성주님은 죽음을 각오하시고 계신 것 같다.) 울면서 올려다보고

사자천마; (청풍아!) 시선을 돌려 청풍을 보는 사자천마. 청풍은 바로 누운 채 벌벌 떨며 입과 코로 피를 흘린다. 정신은 잃은 상태고

<아무래도 다시 널 보기는 힘들 것 같구나. 부디 우리 이씨 가문의 열조(烈祖)들께서 널 지켜주길 바랄 뿐이다.>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사자천마의 생각 나레이션. 이어

사자천마; [가자 외총관!] 슥! 가슴 펴며 입구쪽으로 돌아선다.

위극겸; [예 성주님!] 포권하고

서둘러 돌아서서 입구로 달려 나가는 위극겸. 그 뒤를 큰 걸음으로 걸어가는 사자천마

[성주님! 무운을 비옵니다.] [조심 하세요 성주!] 의사들과 유모가 포권을 하거나 허리 숙이며 말하자

손을 들어 보이며 문을 나가는 사자천마. 문 밖의 두 노인은 철문을 닫으려 하고

위상영; (틀... 틀림없다!) 전율하고.

<성주님은 칠지무제 진무량과 동귀어진(同歸於盡) 하실 생각이다. 진무량을 막을 수 있는 건 천마성 내에서 오직 당신뿐이라는 사실을 아시기에...> 철문 밖으로 멀어지는 사자천마의 뒷모습 배경으로 위상영의 생각 나레이션. 문 밖의 노인들이 다시 철문을 닫는 중이고

위상영; (하지만 지금의 성주님은 탈진하실 대로 탈진해서 운신도 어려우신 상태야.)

위상영; (저런 몸으로 칠지무제와 싸운다면 결과는 뻔해!) + [유모(乳母)!] 철문 쪽으로 가며 노파를 부르고

노파; [오냐! 말 해라.] 긴장하며 대답하고

위상영; [잠깐 나갔다가 올게요.] [소성주님을 저 대신 보살펴주세요.]

노파; [소성주는 걱정 말고 어여 다녀와라.] 침대쪽으로 오며 말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사자천마의 유모 목파파(木婆婆)>

위상영; (그럴 일이 없길 바라지만...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야만 해!) 철문을 양손으로 밀며 나가고.

열리는 철문 밖에 서있던 노인들이 돌아보고

위상영; (내가 할 수 있는 수단은 모두 사용해서...) 노인들 무시하며 밖으로 나오는 위상영의 결연한 표정. 놀라지만 뭐라 묻지도 못하는 노인들

 

#31>

연공관 밖. 네 명의 무사들이 연공관 입구에 남아있다. 원래는 수십 명이 지키고 있었지만 대부분의 무사들은 싸우러 간 상태다. 네 명의 무사들 중 둘이 철문을 닫으려 한다. 나머지 두 명은 연공관을 반원형으로 둘러싼 건물들 쪽을 보고 있다. 당황한 표정들이고.

[크악!] [커억!] [죽여라!] [막... 막아라!] [더는 못 간다 개새끼들아!] 퍼펑! 펑! 차차창! 연공관이 있는 절벽을 반원형으로 둘러싸듯 서있는 건물들 사이와 그 외곽에서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게 보인다. 여기저기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기도 하고. 건물과 건물들 사이에서, 또는 지붕 위에서 양 진영의 무사들이 날고뛰며 싸우고 있다. 수많은 시체들이 바닥에 널려있는 것도 보이고

[비겁한 무제궁 놈들! 정파백도의 종가입네 하면서 기습이나 하고...] [성주님께서 가셨으니 곧 전세가 역전될 게야.] 건물들 너머와 사이에서 벌어지는 싸움을 보며 이를 가는 연공관 입구의 무사들

그긍! 그 뒤에서 두 명의 무사가 철문을 거의 다 닫고 있고. 그때

[닫지 마라!] 철문 안쪽에서 외치는 소리가 들려 흠칫! 하며 철문 닫는 것을 멈추는 두 명의 무사.

위상영; [문을 열어놓고 대기해라!] 휘익! 철문 안쪽의 복도를 바람처럼 달려 나오는 위상영

[내총관님!] [어인 일로 나오셨습니까?] 그긍! 끼익! 다시 철문을 활짝 열며 외치는 철문을 닫던 두 명의 무사. 싸움이 벌어지는 곳을 보던 두 명의 무사도 돌아보고

위상영; [뇌옥(牢獄)에 다녀올 일이 있다.] 휘익! 바람처럼 연공관에서 나오고

[뇌옥에는 무슨 일로...] 무사들 중 한 놈이 묻지만

위상상; [경계를 늦추지 마라.] [무제궁의 버러지들은 단 한 놈이라도 연공관에 들여보내면 안된다.] 휘익! 말하며 절벽을 따라 옆으로 달려간다. 시선은 연공관의 전면을 향한 채.

[존명!] [목숨으로 연공관을 지키겠습니다.] 뒤에서 대답하는 네 명의 무사들

대꾸하지 않고 옆을 보며 달리는 위상영. 위상영이 보는 쪽은 물론 싸움이 벌어지는 연공관 외곽이다.

[크악!] [커억!] [죽여라!] [막... 막아라!] [더는 못 간다 개새끼들아!] 퍼펑! 펑! 차차창! 연공관이 있는 절벽을 반원형으로 둘러싸듯 서있는 건물들 사이와 그 외곽에서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게 보인다. 여기저기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기도 하고. 건물과 건물들 사이에서, 또는 지붕 위에서 양 진영의 무사들이 날고 뛰며 싸우고 있다. 수많은 시체들이 바닥에 널려있는 것도 보이고

위상영; (본성의 무사들이 무제궁의 인간들이 연공관쪽으로 몰려오는 것을 필사적으로 저지하고 있다.) 절벽을 따라 옆쪽으로 달려가면서 연공관 외곽에서 사람들이 싸우는 걸 보고

위상영; (하지만 오라버니 말 대로 오래 버티지는 못할 것이다. 그 전에 일을 끝내야만 한다.) 휘익! 연공관 외곽에 죽 늘어 서있는 건물들 중 하나로 달려간다. 강철과 바위로 이루어진 튼튼한 건물. 감옥이다.

<牢獄>이란 글이 적힌 현판이 철문이 달려있는 입구 위쪽에 박혀있고. 감옥 입구에는 역시 네 명의 천마성 무사들이 초조한 기색으로 서성이고 있고. 그러다가

감옥 쪽으로 달려오는 위상영을 발견하고 돌아보는 무사들. 거리는 30미터쯤

[내총관님!] [여긴 어인 일이십니까?] 무사들 위상영을 발견하고 급히 포권하며 외치고

위상영; [죄수들 중 한 놈에게 볼 일이 있다. 문을 열어라.] 휘익! 달려오며 외치고. 이제 뇌옥과의 거리는 20미터쯤

[옛!] 무사 한명이 대답하며 급히 철문 쪽으로 돌아선다. 허리춤에 차고 있는 열쇠 꾸러미를 쥐면서. 이어

철컥! 커다란 열쇠 하나를 감옥의 철문에 나있는 구멍에 꽂는 그자

철컹! 그자가 돌리는 대로 열쇠가 돌아가며 안쪽에서 열리는 소리가 나고

[들어가십시오.] 그그긍! 다른 놈이 문을 열며 외치고

위상영; [금방 나올 것이다. 문은 닫지 마라.] 휘익! 바람처럼 감옥 안으로 날아 들어가며 외치고. [예!] [대기하겠습니다.] 대답하는 무사들

그 사이에 감옥 안으로 사라지는 위상영

[내총관님께서는 이 급박한 때에 왜 뇌옥에 들어가신 걸까?] [무제궁의 잡종들이 방어선을 돌파하기 전에 뇌옥에 갇혀있는 정파백도의 인간들을 잡아 죽이시려는 걸까?] 무사들 갸웃하며 감옥 입구를 보고. 그때

퍼펑~ 펑! [크악!] [컥!] 차창! 화르르! 그 사이에도 외곽에서 싸우는 소음은 더 커진다. 돌아보는 무사들

[크악!] [무제궁의 버러지들아! 같이 죽자!] [우리 시체를 밟고 지나가라.] 퍼펑! 차창! 고함과 비명, 무기 부딪히는 소리들. 건물들을 태우며 맹렬히 치솟는 불길 때문에 건물들 사이가 환하고 건물들은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그 불길을 배경으로 건물들 외곽에서 양 진영의 무사들이 치열하게 싸우는 모습이 작게 보인다.

[방어선이 뒤로 밀리고 있네.] [아무래도 오래 못 버티겠어.] 긴장하는 무사들

[성주님께서 출전하셨는데도 전세가 호전되지 않는 것 같네.] [성주님으로서도 칠지무제 진무량 한명 상대하기도 벅차서 다른 형제들을 도와주지 못하는 때문일 게야.] 무사들 싸움이 벌어지는 외곽을 보며 긴장

[우리도 각오를 해둬야겠군.] [까짓, 방어선이 무너지면 무제궁의 버러지를 한 놈이라도 더 죽이고 죽지 뭐.] 전의를 불태우는 무사들. 그때

위상영; [됐다!] 휘익! 열려진 철문 안쪽에서 달려 나오는 위상영. 헌데 양손으로 한 명의 사내를 안고 있다. 온몸이 고문당한 상처투성이에 옷도 누더기가 된 청년. 나이는 20대 중반 정도지만 오랜 투옥 생활로 피골이 상접하다. 피골이 상접한 수준이 청풍과 비슷한 이자는 <투천환일>등 다른 작품에 나온 벽세황 캐릭터. 이 작품에서도 벽세황이다. 정파백도의 명문가들인 삼문육가중 신장궁의 소궁주다. 돌아보는 무사들

위상영; [구할 수 있는 만큼 기름을 구해서 뇌옥 안에 뿌려둬라.] 휘익! 무사들 사이를 달려가며 외치고. 방향은 연공관쪽이고

[기... 기름을 말입니까?] 당황하는 무사들

위상영; [뇌옥에 갇혀있는 것들은 악질 중의 악질들이다.] [만일 전세가 완전히 기운다면 살려둘 이유가 없다.] 휘익! 연공관 쪽으로 날아가며 외치고

[존명!] [분부 따르겠습니다.] 포권하는 무사들

대답하지 않고 연공관으로 날아가는 위상영. 연공관 입구를 지키던 무사들이 급히 길을 터주고 있고

[여차하면 뇌옥에 갇혀있는 죄수들을 불태워죽이겠다는 건데...] [산 채로 태워 죽이는 건 좀 지나치지 않나?] 무사들 중 두 놈이 난감해 하지만

[난 찬성일세.] 세 번째 놈이 말하고. 다른 놈들이 돌아보고

[성주님은 성품이 관대하셔서 어지간한 죄를 지은 자들은 훈계하신 후 방면해오셨네.] [하지만 지금 뇌옥에 갇혀있는 자들은 말로 타이를 수 없는 구제불능의 악질들이잖은가?] 세 번째 놈이 문이 열려 있는 감옥을 보며 말하고

[하긴...] [지금 뇌옥에 갇혀있는 죄수들은 정파백도입네 하며 우리 천마성에 해를 끼치려고 온갖 발악을 한 놈들이지.] [살려두면 두고두고 우환거리가 될 테니 죽일 수 있으면 죽이는 게 최선이야.] 다른 무사들도 끄덕이고

[내총관께서 데려가신 놈만 해도 그래.] 연공관으로 날아 들어가고 있는 위상영의 뒷모습 보며 말하고

 

#32>

<정파백도의 유서 깊은 명문 신장궁(神匠宮)의 소궁주 철수무정(鐵手無情) 벽세황(壁世皇)!> 연공관의 입구 안쪽, 벽세황을 두 팔로 안은 채 통로를 달려가는 위상영의 모습 배경으로 무사들의 말 나레이션으로 처리하고.

<마도 무림에 극단적인 증오를 품고 있어서 마도 무림에 속한 자라면 불문곡직하고 살상을 자행해왔다.> 축 늘어져 있는 벽세황의 모습 배경으로 무사들의 말 나레이션

<신장궁은 각가지 병장기와 기물들을 만드는 재주로 천하에서 으뜸가는 가문이다. 벽세황은 신장궁에서 만든 그 기괴한 살상무기와 장치들을 써서 불과 일 년여 만에 천명 가까운 마도무림인들을 학살했다.> 통로 끝의 연공관 입구 철문을 지키고 있던 노인들. 흠칫! 하고

<결국 벽세황의 만행에 격노한 마태자께서 직접 손을 써서 벽세황을 사로잡았으며, 뇌옥에 가둬두고 두 번 다시 햇볕을 보지 못하게 만들었었다.> 급히 문을 열어주는 노인들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위상영; [고마워요 호법님들!] 휘익! 노인들이 열어주는 철문 쪽으로 달려가며 외치고

위상영; [문을 닫으시고 지금부터 벌어지는 일을 그 누구도 알지 못하도록 단속해주세요.] 노인들을 지나치며 외치고

[걱정 말게.] [개미 새끼 한 마리 접근시키지 않을 테니...] 그긍! 다시 철문을 닫아주며 말하고. 위상영은 이미 철문 안쪽으로 뛰어들었고.

 

[!] [!] 침대에 누운 청풍을 보살피던 노파와 두 명의 의사들 흠칫! 하며 입구쪽을 보고. 닫히는 철문을 배경으로 위상영이 달려들어 온다. 두 팔로 벽세황을 안은 채로

노파; [내총관, 그놈은 누군가?] 뒤돌아보며 묻고

위상영; [신장궁의 소궁주인 철수무정 벽세황이라는 자예요.] 침대로 다가와 벽세황을 침대에 누이려 한다.

의사들; [벽세황이라면 신장궁의 신병이기로 마도 무림의 형제들을 무차별 살상해온 살인귀 아닌가?] [이 악명 높은 말종을 왜 데려온 겐가?] 위상영이 벽세황을 청풍의 옆에 눕히는 걸 보며 의아해하는 늙은 의사들

위상영; [지금부터 벌어지는 일은 절대 입 밖에 내면 안돼요.] 말하며 품속에 손을 넣고. 벽세황은 청풍의 옆에 눕힌 채 옆으로 돌아가고

[그러마고 약속은 하네만...] [벽가놈을 어디에 쓸 생각인지 감이 안잡히는구만.] 위상영이 청풍의 옆으로 오도록 비켜주면서 의사들이 갸웃할 때.

다시 꺼낸 위상영의 손에는 작은 상자가 들려있고.

달칵! 그 상자를 침대 위에 내려놓고 뚜껑을 여는 위상영

쿵! 뚜껑이 열린 상자 안에는 볼펜같이 생긴 도구와 1센티도 안되는 짧고 가는 침들이 가득 들어있다. 침들은 구획된 칸에 가지런히 들어 있고

[그건 혹시...] [투골성형침(透骨成形針) 아닌가? 악명 높은 색마 천면랑군(千面郞君)이 얼굴을 수시로 바꿀 때 사용했던...] 놀라는 의사들. 그러다가

[!] [!] 무언가 깨닫는 의사들. 위상영은 대답하지 않고 청풍과 벽세황의 얼굴을 살피고 있다. 볼펜같은 도구를 집어 들면서

<맙소사!> <벽세황과 소성주의 얼굴을 바꿀 생각이로구나!> 깨닫고 굳어지는 의사들. 노파도 알아차리고 놀라지만 내색하지 않고

팟! 벽세황의 얼굴을 살피면서 청풍의 얼굴을 볼펜 같은 도구 끝으로 살짝 찍는 위상영.

핏! 볼펜 같은 도구 끝에서 짧은 침이 튀어나와 청풍의 얼굴로 스며들어간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살 속으로 사라지는 것 주의. 그러자

슥! 청풍의 얼굴 근육이 조금 움직이고

<투골성형침이 박힌 부분의 근육이 변형된다.> 의사들 놀라고

팟! 팟! 연달아 도구를 써서 청풍의 얼굴에 침을 박는 위상영. 아주 진지하고

위상영; (얼굴을 수시로 바꾸는 재주를 악용해서 부녀자들을 간음하던 천면랑군은 본성의 뇌옥에서 죽었었다.) 팟! 팟! 의사들과 노파가 놀라며 보는 배경으로 연달아 침을 청풍의 얼굴에 박으면서

위상영; (그자의 시신에서 수습한 이 성형투골침을 이렇게 긴요하게 쓸 줄은 몰랐다.) 팟! 팟! 연달아 침을 청풍의 얼굴에 박고. 그러다가

위상영; (되었다.) 소매로 이마의 땀을 닦으며 고개를 들고

위상영; (이 정도면 벽세황의 마누라라 해도 소성주를 진짜 벽세황으로 믿을 것이다.) 만족한 표정. 그리고

<과연!> 놀라는 의사와 노파

<소성주의 얼굴이 벽세황으로 바뀌었다.> 쿵! 드러나는 청풍의 얼굴. 옆에 누운 벽세황과 판박이처럼 똑같아졌다. 이하 벽세황(청풍)으로 표기

위상영; (이제 벽세황의 얼굴을 소성주의 얼굴로 바꿀 차례다.) 침대를 돌아서 벽세황 얼굴 쪽으로 가고

위상영; (날 원망하진 마라 벽세황.) 벽세황의 얼굴을 왼손으로 만지고

위상영; (뇌옥에 갇혀있는 자들 중에서 연령대와 체격이 소성주와 가장 흡사한 자가 너라서 선택된 것뿐이니...) 팟! 위상영의 손에 들린 볼펜 같은 도구가 벽세황의 얼굴에 가는 침을 박고

스스! 침이 박힌 부위의 벽세황의 얼굴 근육이 움직이고

위상영; (소성주의 얼굴이라면 눈을 감고도 똑같이 그릴 수가 있다.) 팟! 팟! 연달아 벽세황의 얼굴에 침을 박고

위상영; (네 얼굴을 완벽하게 소성주의 얼굴로 바꿔주마.) 팟! 팟! 연달아 침을 벽세황의 얼굴에 박고.

위상영; (소성주를 위해... 그리고 우리 천마성을 위해 벽세황 네가 희생을 해줘야겠다.) 벽세황의 얼굴에 침을 꽂는 데 집중하고.

그걸 긴장하며 보는 의사와 노파. 이윽고

위상영; [끝났어요.] 슥! 다시 왼쪽 소매로 이마의 땀을 닦으며 허리를 펴고

위상영; [벽가놈의 변한 얼굴이 소성주의 얼굴을 닮았는지 확인해보세요.] 노파와 의사들에게 말하며 벽세황을 가리키고.

쿵! 드러나는 모습. 청풍이 누워있다. 몸에 누더기를 걸친 걸 빼면 완벽하게 청풍으로 변했다. 이하 청풍(벽세황)으로 표기.

[허어!] [기가 막히는구먼. 벽가놈의 얼굴이 완벽하게 소성주의 얼굴로 바뀌었어.] [판박이가 따로 없구먼.] 노파와 의사들 감탄하고. 그 사이에 위상영은 벽세황(청풍)에게 가고

위상영; [소성주를 갓 났을 때부터 보아온 세 분이 구분을 못할 정도라면 성공이에요.] 슥! 두 팔로 벽세황(청풍)을 안아들고

노파; [소성주를... 어찌 할 생각이냐?]

위상영; [만약을 대비하여 벽세황과 얼굴을 바꿔치기한 소성주님을 뇌옥에 옮겨 놓을 거예요.] 벽세황(청풍)을 안아들고 돌아서며

<그럼 혹시 본성이 무제궁에 함락 당하더라도 소성주는 목숨을 부지할 수 있겠지.> <소성주를 벽세황으로 알고 해치지 않을 테니...> 노파와 의사들 알아차리고. 그 배경으로 위상영은 벽세황(청풍)을 안고 문쪽으로 가고 있고. 그러다가

위상영; [유모! 두 분 의원님!] 입구에 서서 돌아보고

노파; [오냐! 말해라.] 노파가 대표해서 대답하고

위상영; [뒷일을...] 목이 메어 말을 못하고. 눈에서는 눈물이 그렁

위상영; [뒷일을 부탁드리겠어요.] 고개를 깊이 숙이며 눈물 떨군다

<뒷일!> 깨닫는 노파와 의사들. 그러다가

노파; [걱정 말거라.] 울며 웃고

노파; [여기는 우리 늙은이들이 알아서 정리하마.] [상영이 넌 소성주나 잘 모시도록 해라.]

위상영; [내세(來世)에서 다시 뵙도록 하겠어요.] 울며 웃으며 고개 들고. 이어

돌아서는 위상영. 그러자

철컹! 밖에서 문을 열어주는 노인들. 노인들도 철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있다. 굳은 표정들이고

위상영; [고마워요 두 분 호법님!] 눈물 젖은 얼굴로 철문 밖으로 나가고. 굳어진 얼굴로 말없이 고개 끄덕이는 노인들

철컹! 다시 닫히는 철문. 이제 철문 안쪽에는 노파와 늙은 의사 둘과 청풍의 모습으로 변한 벽세황, 즉 청풍(벽세황)만 남았다.

노파; [우리도 준비합시다.] 침대 쪽으로 돌아서고

말없이 끄덕이는 의사들

노파; [본성의 유일한 후계자인 소성주가 이렇게 초라한 차림이면 안되지.] 슥! 청풍(벽세황)의 낡은 옷을 벗긴다.

노파; [가엾은 인생! 소성주와 나이와 체격이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처자식 곁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되었구나.] 옷을 벗기며 청풍(벽세황)의 뺨을 쓰다듬고

노파; [그나마 우리 늙은이들이 네가 갈 저승길에 동행해주는 것을 위안으로 삼거라.] 비장하고 애절한 표정으로 웃는 노파

<비밀을 지키기 위해 우리 늙은이들도 오늘 이곳에서 삶을 마쳐야겠지.> 침통하고 비장하게 고개 끄덕이는 늙은 의사들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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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태산(泰山)> 웅장한 산. 밤. 하늘에는 보름달

<-무제궁(武帝宮)> 그 산의 중턱에 자리한 웅장한 성채. 깊은 밤이라 불은 대부분 꺼져 있고

무제궁의 외진 곳. 지대가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어서 태산의 봉우리들과 밤 하늘이 잘 보인다. 단촐한 건물이 한 채 있고 담장으로 에워싸여 있는데.

정원 끝에 휠체어가 한 대 서있다. 휠체어에 앉은 것은 무염무후 진상파. 진상파는 <아랑힐월> <투천환일>등 다른 작품의 진상파 캐릭터. 좀 떨어진 곳에는 환설이 공손히 서있다. 환설은 진상파의 호위무사. 역시 <투천환일>등 다른 작품의 환설 캐릭터다. 무기는 지니고 않고 있는데 허리띠가 무기다. 약간 폭이 넓은 허리띠를 펼치면 긴 장검이 된다.

진상파; (천기(天機)가 요동을 치고 있다.) 하늘 보며 어두운 표정. 배경으로 나레이션. <-칠지무제의 외동딸 무염무후(無染武后) 진상파(陳祥波)>

휘이! 하늘에서 별똥별도 여럿 떨어지고 있고

진상파; (숱한 비명과 단말마가 들린다.) 찡그리고. 진상파의 뇌리에 불타는 건물과 그 건물에 갇혀 타죽는 사람들의 모습이 떠오르고

진상파; (조만간 피가 내를 이루고 비명이 천지를 뒤흔드는 대격변이 일어나겠구나.) 한숨 쉬고. 두근거리는 가슴을 누르고.

진상파; (가슴의 두근거림이 멈추지 않는 걸 보면 이미 대혈겁의 서막은 열렸고...) 두근! 두근! 손으로 누른 가슴이 뛰는 소리

진상파; (나 진상파의 운명도 격랑에 휘말려들게 될 것이다.) 우울한 표정

 

환설; (가엾은 분...) 진상파의 뒷모습 보며 소리없이 한숨. 배경으로 나레이션. <-진상파의 수신호위 환설(煥雪)>

환설; (의심의 여지도 없이 무제궁 사상의 최고 기재였고... 그래서 천마성과의 오랜 대치를 끝낼 것으로 기대를 한 몸에 모았던 분인데...)

환설; (갑자기 주화입마에 빠지시면서 모든 걸 잃어버리셨다.)

환설; (이미 오 년 전에 부친이신 칠지무제님을 능가했던 것으로 믿어지던 무공은 소멸되었으며...)

<당신의 몸 하나 제대로 추스릴 수조차 없는 무력한 처지가 되셨다.> 휠체어에 앉은 진상파의 모습 배경으로 환설의 생각

환설; (천고기재이신 소궁주님 자신이 무공을 수련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했을 리는 없다.)

환설; (결국 누군가 소궁주님에게 해코지를 한 결과 주화입마에 빠지셨다는 추론이 가능한데...)

환설; (대체 어떤 자가 소궁주님께 독수를 쓴 것일까?) 생각하다가

흠칫! 하며 돌아본다. 건물 옆으로 누군가 걸어온다. 칠지무제 진무량인데 아직은 뒷모습이다. 검은 색의 망토를 두른 모습이다

환설; (저분이 이 시간에 어인 일로...) 다가오는 칠지무제에게 급히 두 손 앞으로 모으며 인사한다. 소리는 내지 않고. 여전히 칠지무제는 뒷모습이고

 

진상파; (곧 벌어질 대혈겁에 우리 무제궁이 깊이 관련되어 있다.) 하늘 보며 고민하고

진상파; (이미 진행되고 있으니 내 무력한 능력으로 저지하기는 불가능...) 찡그리고

진상파; (아무쪼록 무고한 희생이 많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한숨 쉬며 생각할 때

[근심이 많구나.] 슥! 진상파의 옆으로 나서는 칠지무제. 고개 조금 돌려보는 진상파

칠지무제; [천기가 어지러운 게 늙고 아둔한 아비의 눈에도 보이거늘...]

칠지무제; [천기를 손바닥처럼 들여다보는 능력을 지닌 네 심사가 편할 수가 없겠지.] 진상파 옆에 서서 하늘을 보는 칠지무제의 모습. 망토를 둘렀고. 나이는 70살쯤이다. 오른손에는 손가락이 엄지와 검지만 있어서 칠지무제다.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제궁 제오대 궁주 칠지무제 진무량>

진상파; [아버지...] 고개 조금 숙여 인사하고

칠지무제; [짐작하고 있겠지만... 아비는 오늘 밤 천마성을 치러 출진(出陣)한다.]

칠지무제; [사자천마 이무외의 신상에 변고가 생길 테고...] [말 그대로 천재일우의 기회이니 놓칠 수가 없구나.]

진상파; [밤에 떠나시는 건 세상의 이목을 피해서이시지요?] 한숨

칠지무제; [너도 알다시피 지난 몇 년 새 우리 무제궁은 천마성에 밀리고 있는 형편이다.] [천마성에 마태자 이청풍이라는 천고기재가 난 때문인데...]

칠지무제; [정면승부를 걸어서는 당연히 승산이 없다.] [그래서 소수정예만 이끌고 천마성을 급습할 생각이다.]

말없이 듣는 진상파

칠지무제; [실제로 천마성의 전력은 천하에 넓게 분산되어 있다.] [그 때문에 천마성의 총단에는 의외로 상주하는 고수가 많지 않다.] 그런 진상파를 슬쩍 보며

칠지무제; [반면 아비는 무제궁의 고수들 중 고르고 고른 오백 명을 이끌고 갈 것이다.]

칠지무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만...] 진상파의 의견을 묻고

진상파; [아버지의 이번 원정을 대성공을 거두게 될 거예요.] 우울

칠지무제; [천... 천기에 그리 나오느냐?] 안도하고

진상파; [자세한 경과는 모르겠지만...] [사자천마의 명수(命數;운명과 재수)는 며칠 내에 끊어지는 것으로 나오는군요.,] 한숨

칠지무제; [아비가 사자천마를 이기는 것으로 나온다면서 어째 표정이 밝지 않구나.] 눈치 보며 묻고

진상파; [아니에요. 아무리 천기를 읽는다 해도 세세한 부분까지는 알 수 없으니 걱정이 될 뿐이랍니다.]

칠지무제; [그렇다니 다행이로구나.] 안도하고

칠지무제; [마음 졸이며 기다리고 있을 상파 너를 위해서라도 보신(保身)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마.] 돌아서고

진상파; [무운을 비옵니다.] 고개 조금 돌리며

칠지무제; [오냐 고맙다.] 웃으며 돌아보면서 왔던 방향으로 가고. 환설이 인사하고

 

#24>

잠시 후. 무제궁의 뒤쪽

휘익! 휙! 사람들 눈에 띄지 않게 산속으로 날아가는 일단의 무리들. 선두에 칠지무제가 날아가고. 그 뒤를 검은 옷을 입은 수백명의 고수들이 날아간다. 모두 눈이 빛나서 고수들임을 알 수 있고. 특히 칠지무제의 바로 뒤를 따르는 노인들은 아주 강해 보인다. <아랑힐월> <투천환일>에 나온 <흑백신귀>들이다. 이 작품에서도 흑백신귀

칠지무제 일행이 날아가는 걸 자신의 거처인 고지대의 정원에서 보고 있는 진상파

새떼처럼 무제궁 뒤의 산속으로 날아서 사라지는 칠지무제 일행

진상파; (죄송해요 아버지.) 한숨

진상파; (물론 이번에 천마성을 궤멸시키는 데는 성공하시겠지만...) (그 다음에 우리 무제궁에 칠흑같은 암운이 엄습할 것이라는 말은 차마 드릴 수가 없었답니다.)

진상파; (무제궁을 뒤덮을 그 암운이 우리 모녀(母女)의 죄 때문이기도 해서 더더욱 언급할 수가 없었고...)

진상파;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이번의 비극에서 희생자가 한 명이라도 덜 나오길 기도하는 것뿐이다.) 합장하며 눈 감는 진상파. 환설은 진상파가 왜 저러나 하는 표정으로 보고 있고

 

#25>

<-유령산장> 음침한 날씨. 유령산장 입구에서 마차들이 나가고 있다. 짐을 가득 실은 마차들. 그걸 보고 있는 교천기

교천기;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야만 한다.)

교천기; (마태자가 끝내 되살아나지 못하거나...) (살아난다 해도 불구가 될 경우 천마성이 우리 유령산장에 화풀이를 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교천기; (본장의 보물들과 중요한 물건들을 미리 다른 곳으로 옮겨 놔야하는 이유다.)

교천기; (다행히 이곳 북망산에는 바깥세상의 인간들은 절대 찾아낼 수 없는 은밀한 장소들이 있다.)

교천기; (그곳에 본장의 보물들을 숨겨놓고 여차하면 나와 소소도 몸을 감추어야한다.)

교천기; (아버지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라는 암시를 주신 것도 내가 이러길 바라셨기 때문일 것이다.) 생각하는데

[소... 소장주님!] 뒤에서 들리는 다급한 음성. 흠칫! 돌아보는 교천기

하녀; [큰일... 큰일 났어요 소장주님!] 유령산장 안에서 울먹이며 뜀박질해서 달려 나오는 하녀. 바로 교소소의 몸종이다. 오른손에는 편지를 한 장 들고. 마차를 몰고 가던 유령산장의 하인들도 놀라 돌아보고

교천기; (저년은 소소의 몸종인 도앵...)

교천기; (저년이 저렇게 허둥댄다는 것은 설마...) 불길한 예감을 느끼고

하녀; [아가씨... 아가씨가...] 헉헉! 숨이 턱에 차서 교천기 앞에 멈춰서고

교천기; [소소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것이냐?] 급히 도앵의 팔을 잡으며 묻고

하녀; [아가씨.. 아가씨가...] 울먹이고. 숨 헐떡이며

하녀; [이걸... 이걸 남기고 사라지셨어요.] 들고 온 편지를 내밀고

교천기; [소소가 사라져?] 탁! 하녀 팔을 놓고 그년이 내민 편지를 낚아채고

하녀; [아침... 아침나절부터 두문불출 하셔서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하도 기척이 없어서 침실에 들어가 보니 아가씨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그 편지만 남아있었어요.] 교천기가 눈 치뜬 채 편지를 읽는 것을 보며 울먹이고.

<날 찾지마 오빠. 아버지에게도 나같은 딸 없는 셈 치라고 전해드려.> 편지의 내용. 죽립 쓰고 봇짐 짊어진 먼길 떠나는 모습의 소소를 배경으로 나레이션

교천기; [이...이 어리석은 년이...] 콰직! 편지를 움켜쥐며 이를 갈고

교천기; (가뜩이나 혼란스러운 상황인데 소소 네년까지 속을 썩이는구나! 강호가 얼마나 험한 곳인 줄 알고...) 당황하고 화가 난 교천기의 얼굴 크로즈 업

 

#26>

<-동정호(洞庭湖)> 바다같이 드넓은 호수. 섬들도 많이 떠있고. 배도 많이 오간다. 때는 저녁 무렵. 해가 서쪽 수평선에 걸려 있다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높은 산. 그 산 아래 웅장한 성채가 자리하고 있다.

<-천마성(天魔城)> 호수가 바라다보이는 반월형의 호변 뒤의 성채. 호변은 거대한 부두다. 수많은 배들이 정박해있고. 또 나가거나 들어온다. 헌데

부두로 들어오는 커다란 배. 사공들이 뭔가 긴장한 모습으로 배를 몰고 있고

갑판. 짐들이 쌓여있는데

갑판에 쌓인 짐들 사이로 갑판 아래로 통하는 계단을 덮은 판자가 있고.

약간 벌어진 판자의 틈

쿵! 그 틈새로 보이는 사람 둘의 강렬한 눈빛

판자 아래의 어두운 선실. 중앙에 칠지무제가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있다. 눈을 감았고. 칠지무제의 뒤로 흑백신귀가 역시 눈을 감고 있고. 주변에 흑의를 입을 무사들이 긴장한 채 역시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있다. 두 명의 무사가 계단 위로 올라가 판자 틈으로 밖의 상황을 살피고 있는 중이다

<천마성에 도착했네!> 판자의 틈으로 보이는 천마성의 모습을 배경으로 밖을 살피는 무사들의 전음

<장강수로채(長江水路寨)가 협조해준 덕분에 놈들의 코밑에까지 들키지 않고 접근할 수 있게 되었어.> <장장수로채 입장에서는 동정호에 버티고 있는 천마성이 눈에 가시 같았을 테지.> 밖을 살피며 전음 주고 받는 계단 위의 무사들

<드디어... 오늘밤 무림의 역사가 바뀌게 될 것이다.> 눈 감고 있는 칠지무제 주변의 무사들 긴장되고 흥분된 표정 배경으로 나레이션

 

#27>

천마성의 깊은 곳. 높은 절벽을 등진 공터가 있고. 절벽 아래에는 동굴이 있다. 동굴에는 철문이 달려있고. 동굴 앞쪽의 공터에는 백여명의 무사들이 긴장한 채 경비를 선다. 철문은 반쯤 열려있다. 동굴 위에는 <鍊功關>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탁탁! 동굴 안을 달려가는 여자. 30대 중반쯤이다. 절세미녀지만 좀 드센 인상. <건곤일척 자료집 제1페이지>의 위상영이다. 위상영은 위극겸의 누이동생이며 천마성의 살림을 책임지는 내총관이다. 청풍에게 처음 여자를 가르쳐준 장본인이기도 하고

위상영이 달려가는 동굴은 천연동굴을 다듬어 만든 복도. 일정 간격으로 빛이 나는 구슬이 박혀있다.

위상영; (안돼! 안돼!) 이를 악물고

위상영; (이대로 죽으면 안돼요 소성주님! 당신은 나 위상영(威霜英)의 모든 것이니...) 배경으로 나레이션. <-천마성 내(內)총관 냉서시(冷西施) 위상영>

동굴 끝에는 또 다른 철문이 있는데. 철문을 지키던 두 명의 노인이 위상영이 달려오는 것을 발견하고 급히 철문을 열고 있다. 고수들로 보이는 노인들. 천마성의 호법들이다

<예상했던 것보다 빨리 돌아왔구먼.> <고생했네 내총관.> 자신들에게 달려오는 위상영에게 전음을 보내고

위상영; <수고가 많으세요 두 분 호법!> 달려오던 걸음을 늦춰서 노인들에게 다가가며 역시 전음으로 말하고

위상영; <소성주님은 어떤 상태인가요?> 철문 안쪽을 보며 노인들에게 다가오며 전음으로 묻고

<들어가서 직접 보도록 하게!> <벌써 내리 하룻동안 성주님의 치료를 받으시는 중이네.> 철문 열어주며 역시 전음으로 대답하는 노인들

위상영; <그러지요, 혹시 모르니 경비에 만전을 기해주세요.> 철문 안쪽으로 들어가며 말하고. 그러자

노인들; <강호에 나가 있는 모든 호법과 장로들을 본성으로 소환하고 있는 중이네.> <총단에 상주하는 고수들은 전부 연공관 주변의 경비에 동원한 상태고...> 철문 안으로 들어가는 위상영에게 전음으로 말하고

위상영; <제가 들어가면 연공관을 밖에서 봉쇄하세요. 안쪽에서 연락하기 전에는 열지 마시구요.>

<그럼세!> 그긍! 철문을 닫는 노인들.

닫히는 철문을 배경으로 안쪽으로 들어서는 위상영

철문 안쪽은 상당히 넓은 밀실. 중앙에 놓인 돌침대를 에워싸고 십여명의 남녀가 서있다가 돌아본다. 노파 한명, 젊은 시녀 두명. 나머지는 전부 노인들인데 그들 중에 위극겸도 있다

사람들 위상영이 다가오는 걸 보며 목례로 인사하고. 위상영도 목례로 인사하며 다가가고

위상영; <오라버니!> 위극겸에게 다가가고

위극겸; <어서 와라 상영아.> 끄덕이고

위상영; <열흘 앞으로 다가온 성주님 생신 준비를 위해 악양(岳陽)에 나갔다가 급보를 받고 달려왔어요.>

위상영; <소성주가 대체 어떤 상태이기에 전서구를 날려서까지 제게 연락을 하신 건가요?>

위극겸; <네 눈으로 직접 봐라!> 옆으로 물러서 시야를 터주고

[!] 위극겸이 터준 사이로 그 안쪽을 보며 눈 치뜨는 위상영

사람들이 빙 둘러선 안쪽. 넓은 돌 침대가 있고. 그 돌침대에 두 명이 나란히 앉아있다. 상체를 벗은 청풍이 등을 구부린 채 앉아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고. 여전히 피골이 상접한 모습인 청풍의 뒤에 사자천마 이무외가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서 한손을 청풍의 등에 붙이고 있다. 이무외는 옷을 모두 입은 상태인데 눈을 감은 채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쿠오오오! 두 부자의 몸에서 강한 열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는 중이다. **사자천마 이무외는 건곤일척, 투천환일등에 나온 사자천존 이무외 캐릭터. 얼굴이 좀 검은 게 차이다.**

위상영; (엄청난 열기...) 숨이 턱 막힌 표정을 짓고

위극겸; <성주께서 소성주의 단전에 남아있는 미미한 양기의 불길을 다시 타오르게 하려고 애쓰시는 중이다.> 위상영의 뒤에서 전음으로 말하고

위상영; <소성주가 소양갈맥고에 중독되었다는 전서구의 내용이 사실이었군요.> 이를 악물며

위극겸; <소성주는 소양갈맥고에 중독되었을 뿐 아니라 그 상태에서 여러 번 방사(房事)를 하는 바람에 양기가 거의 고갈되어 버렸다.>

위상영; (대체 어떤 년과...) 질투 분노

위극겸; <소양갈맥고는 해독이 불가능한 극독이고... 유일한 치료법은 양강한 내공으로 남아있는 양기를 북 돋워서 다시 살아나게 하는 것인데...>

위극겸; <그 과정에 엄청난 내공의 소모가 필연적이다.> 야릇한 표정

<오갑자(五甲子)를 상회하는 내공을 지니신 성주님이시지만 과연 소성주를 무사히 치료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쿠오오! 열기에 휩싸인 청풍와 사자천마의 모습 배경으로 위극겸의 말 나레이션

위상영; (제발...) 두 손 꼭 모아 쥔 채 간절한 표정으로 사자천마와 청풍 부자를 보고

위상영; (제발 소성주님을 살려 주세요 성주님!) (성주님께는 외아들이지만 제게는 낭군이고 목숨이랍니다.)

<소성주님만 살려주시면 저 위상영은 이씨 집안을 위해 신명을 바치겠어요.> 위상영의 간절한 기원.

그걸 야릇한 표정으로 보고 있는 위극겸

 

#28>

깊은 밤. 천마성. 대부분의 건물들에 불이 꺼졌고.

이제 천마성 앞의 호수를 오가는 배들도 없다. 포구에는 크고 작은 배들만 수없이 정박해있고. 헌데

슥! 슥! 부두에 정박한 배들의 갑판 바닥에 나있는 문이 위로 열리면서

배 밑창에서 빠져나오는 검은 옷의 무사들. 물론 무제궁의 무사들이다. 모두 중년 이상들이고 눈빛이 형형해서 고수들로 보인다.

부두에 정박한 배들 중 가잔 큰 배. 칠지무제가 타고 있는 그 배

휘릭! 허공에서 검은 옷의 사내 한명이 그 배의 갑판으로 날아 내리고. 중년의 나이에 등이 굽은 곱추다. 다른 작품의 타노. 이 작품에서도 타노

끼릭! 주변 살피며 갑판의 문을 위로 여는 타노. 이어

옆으로 물러서는 타노. 그러자

[수고했다 타노(駝奴)!] 슥! 말과 함께 계단을 통해서 밖으로 나오는 검은 망토를 두른 칠지무제. 칠지무제 뒤로는 흑백신귀도 갑판 위로 나온다.

타노; [궁주님!] 포권하고

칠지무제; [상황은?] 밖으로 완전히 나서며 천마성 쪽을 보고.

타노; [천마성의 요인이면서 본궁에 내응(內應)해온 혈편복(血蝙蝠)으로부터 연락이 도착했습니다.] 편지 한 장을 두 손으로 내밀며. 하지만

힐끔 보기만 할 뿐 편지를 받지는 않는 칠지무제. 그런 칠지무제 뒤로 흑백신귀가 나와서 주변을 경계한다

타노; [사자천마는 하루 반나절을 쉬지 않고 아들의 치료에 전념하는 중이라고 합니다.] 내밀었던 편지를 내리면서 말을 하고. 칠지무제는 편지는 거들떠도 안 보고 뱃머리로 가며 천마성 쪽을 본다. 그 사이에 수많은 검은 옷의 무사들이 배에서 나오고 있다.

타노; [제 아무리 사자천마라 해도 지금쯤은 녹초가 되었을 게 분명합니다.] 따라가며 보고. 흑백신귀도 좌우에서 사자천마를 따라가고. 주변의 배들 밑창에서 검은 옷의 무사들이 꾸역꾸역 나오고 있다.

칠지무제; [더 기다려 봐야 우리에게 이로울 건 하나도 없다.] 슥! 뱃머리에 올라서고. 이 배가 부두에서 가장 큰 배라 이제 칠지무제의 모습은 모든 흑의인들의 눈에 보인다

칠지무제; [각처에 파견 나가있던 천마성의 고수들이 이무외로부터 소환령을 받고 달려오는 중일 게 뻔하니...] 강렬한 눈빛으로 천마성을 보고. 이어

칠지무제; <모두 들어라!> 전음으로 말하며 둘러보고

주변의 배에서 나온 수백명의 검은 옷의 무사들이 일제히 칠지무제를 돌아보고

칠지무제; <현재 천마성 총단을 지키는 자들중 고수라 할 수 있는 자는 그리 많지 않다. 잘 해야 일, 이백명 정도일 것이다.> 주변을 돌아보고. 주변의 배들 밑창에서 수백명의 검은 옷의 무사들이 나와서 대기하고 있다. 모두 눈빛이 강렬하고

칠지무제; <반면 아군의 숫자는 오백!> <비록 적지에 쳐들어왔지만 실제 전력(戰力)은 본궁이 압도하는 상황이다.>

무사들 끄덕이며 강렬한 눈빛들. 자신감이 넘치고

칠지무제; <반격의 빌미를 주지 않도록 일거에, 가차 없이 쓸어버려라. 저항하는 자는 일절 살려두지 마라!> 천마성 쪽으로 손짓하고. 그러자

<존명!> <천마성을 오늘 속하들 손으로 끝장내겠습니다!> 일제히 포권하는 검은 옷의 무사들. 이어

팟! 파앗! 일제히 새처럼 날아서 천마성으로 날아가는 검은 옷의 무사들

칠지무제; [흑백신귀(黑白神鬼)!] 무사들이 천마성 쪽으로 날아가는 걸 보며 말하고

흑백신귀; [예 성주!] [하명하시지요.] 뒤에서 대답하고. 갑판을 열어준 타노도 아직 남아있다.

칠지무제; [이무외와의 결판은 나 혼자 내겠소.] [두 분 장로께서는 이무외의 외동아들... 마태자 이청풍을 맡아주시오.]

흑백신귀; [삭초제근(朔草制根)!] [아직 어린놈에게 못할 짓이긴 하지만 화근의 뿌리는 제거해야겠지요.] [마태자는 우리 늙은이들이 확실하게 처리하겠소.] 스스스! 사라지는 흑백신귀.

칠지무제; (정정당당한 승부가 아니라는 것은 안다.) 스윽! 허공으로 떠오르고.

칠지무제; (하지만 사자천마에게는 마태자라는 뛰어난 후계자가 있는 반면 내게는 불구인 딸 밖에 없다.) 허공을 걸어서 천마성쪽으로 가고. 그 사이에 오백여명의 검은 옷의 무사들이 물결처럼 소리없이 천마성으로 쇄도하고 있다.

칠지무제; (이번 기회를 놓치면 우리 무제궁이 천마성에게 멸절 당할 것은 명약관화!) (비겁하다 욕을 먹더라도 오늘 결판을 내야한다.) 천마성 쪽으로 날아가고

그 사이에 검은 옷의 무사들 선두가 천마성의 성벽을 날아 넘는다. 천마성 성벽을 지키던 천마성 무사들이 뒤늦게 발견하지만

단번에 노도같이 밀려드는 검은 옷의 무사들에게 파묻혀 버리는 천마성 무사들.

천마성으로 날아 들어가는 오백명의 검은 옷의 무사들. 뒤이어

삐익! 삑! 뎅뎅뎅! 천마성 안에서 다급한 피리소리와 종을 치는 소리들이 들리지만

[와아!] [쳐라!] [막는 자는 죽는다!] [사자천마의 종적을 찾아라!] 크악! 컥! [적... 적이다!] [무제궁 놈들이 기습을 해왔다.] 단번에 아수라장으로 변하는 천마성. 여기저기 불길도 치솟고

배에 홀로 남아서 아수라장이 되는 천마성을 보는 타노

타노; (기습은 성공했다.) 긴장하며 보고

타노; (궁주님의 제자 위진천을 통해서 본궁과 접촉해온 혈편복이 천마성의 내부 사정을 소상히 알려준 덕분인데...)

타노; (혈편복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또 위진천은 혈편복과 어떻게 줄이 닿았던 것일까?)

타노; (위진천은 혈편복쪽에서 먼저 자신에게 접선을 해왔다고 말했지만... 어쩐지 믿음이 가지 않는다.) 천마성에서 불길이 일어나는 걸 보며 생각. 불길 속에서 비명과 호통소리, 피리소리 종 치는 소리들이 마구 뒤섞여 들리고

타노; (혈편복의 제보대로 사자천마가 마태자를 치료하느라 탈진한 상태라면 오늘 본궁이 천마성을 궤멸시킬 가능성은 아주 높다.)

타노; (당연히 기뻐해야할 일이지만...)

타노; (위화감과 불길한 예감을 떨칠 수가 없다.)

타노; (궁주님과... 상파 아가씨를 위해서라도 내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상황을 주시해야만 한다.) 진상파를 떠올리며 결심하고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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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청풍이 머물고 있는 영빈관. 위극겸이 여전히 계단에 걸터앉아 있고

건물 안에서는 더 이상 야한 소리들이 흘러나오지 않는다

위극겸; (그렇게 요란하던 몸부림도 잦아들고...) 건물을 힐끔 돌아보고

위극겸; (그럭저럭 끝이 보이는 것같군.) 야릇한 웃음

 

[!] 눈 부릅뜨는 청풍. 아래를 내려다보는 자세인데 얼굴이 초췌해졌다. 피골이 상접한 모습이 되었고

청풍; (이게 무슨...) 벌벌 떨고. 지금은 청풍이 포숙정을 올라타고 있다. 포숙정은 여전히 면사를 쓴 채 누워있는데 신부복의 저고리 부분이 벌어져 젖가슴이 일부 드러나 있고. 치마는 허리 위로 걷혀져 아랫도리는 다 드러난 상태. 발에는 버선을 신고 있고

청풍; (정신이 혼미해지고 온몸에서 힘이 빠져나간다. 마치 몸속의 양기가 모두 소진되어버린 것처럼...) 벌벌 떨리는 청풍의 두 팔. 포숙정의 몸통 옆을 짚어서 상체를 버틴 상태로. 그러자

포숙정; [왜요? 벌써 양기가 바닥이 났는가요?] 얇은 면사 속에서 배시시 웃고

청풍; (그러고 보니...) 눈 부릅

포숙정; (면사를 쓰고 있지만... 이 계집 얼굴이 낯설지가 않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포숙정의 얼굴을 가리고 있는 면사를 벗기려 하고

포숙정; [더러운 손을 어디에 대려고 그래?] 탁! 매몰차게 손으로 청풍의 손을 손을 쳐내고. + 청풍; [!] 몸에 힘이 없어서 옆으로 휘청하고

포숙정; [내 손으로 직접 얼굴을 보여줄 테니 기다려라.] 콰직! 이어 손으로 면사를 거칠게 뜯어낸다. 그러자

쿵! 드러나는 포숙정의 얼굴

청풍; [네... 네년...!] 알아보고 눈 치뜨고

포숙정; [그렇다. 난 네놈 손에 무참히 돌아가신 철신금강 뇌공량이라는 분의 아내 포숙정이다!] 콱! 한손으로 청풍의 목을 움켜잡고

청풍; [끄윽!] 목이 조여져서 눈이 돌아가고

포숙정; [내가 그날 말했지? 날 죽이지 않으면 기필코 내 손으로 네놈의 심장을 뽑아버리겠다고?] 이를 갈고

청풍; [네년... 네년 내게 무슨 짓을 한 것이냐?] 끄윽! 목이 조여지면서 꺽꺽! 거리고. 피골이 상접해서 전혀 저항을 못 한다

포숙정; [곧 죽을 신세니 궁금증은 풀어주마.] [네놈은 내가 음부에 머금고 있던 소양갈맥고에 중독 되었다.]

청풍; [소... 소양갈맥고!] 전율하고

포숙정; [표정을 보아하니 소양갈맥고가 어떤 독인지 아는 모양이네.] 마녀처럼 웃고

청풍; [끄윽...] 경악과 분노

포숙정; [묘강(苗疆) 독성부(毒聖府)에서 만든 소양갈맥고는 사내들에게만 치명적인 해를 끼치는 극독이다.]

포숙정; [그리고 난 소양갈맥고를 가장 효과적으로 네놈 몸에 침투시키기 위해 음부에 그걸 머금고 있었다.]

청풍; [나... 날 중독 시키려고 자진해서... 수청을 들었다는 것이냐?] 꺽꺽 거리고

포숙정; [누가 네놈의 약점이 호색이라는 조언을 해주더구나.] [그래서 소양갈맥고를 음부에 머금은 채 네놈에게 접근했던 것이다.]

청풍; (내... 내게 대뜸 두 번의 절을 한 이유가... 날 오늘 밤 죽이고 말겠다는 결의의 표시였는데 알아차리지 못했다.) 포숙정이 자신에게 절 하던 장면 떠올리고

포숙정; [그래도 위안이 될 말은 한마디 해줄게.] 우둑! 다른 손으로도 청풍의 목덜미를 잡아 자신 쪽으로 끌어당기고

뭉클! 턱! 청풍의 상체가 허물어져서 포숙정의 품에 안기고. 포숙정의 젖가슴이 청풍의 빈약해진 가슴에 짓눌리고

포숙정; [너와 이거 하면서... 정말 황홀했다. 남편과 할 때와는 비교도 안되게...] 청풍의 귀에 속삭이고. 얼굴이 달아오른 채

청풍; [네... 네년...] 치욕스런 표정으로 신음. 하지만 몸에 힘이 없어서 포숙정의 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피골이 상접해진 팔로 필사적으로 침대를 짚어서 상체를 일으키려 하지만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포숙정; [너무 좋아서 하는 도중에 까무라칠 뻔 했었는데...] 아랫도리를 움직이고

청풍; [제... 제발...] 절망에 차서 애원하고

포숙정; [사내는 지푸라기 하나 잡을 힘만 있어도 여자와 즐길 수 있다는 말이 사실이었구나.] 아랫도리로 청풍의 하체 휘감은 채 들썩이고

포숙정; [숨이 끊어지기 직전임에도 불구하고 내 몸 속에 들어있는 네놈의 더러운 그건 아직까지도 살아있는 걸 보면...] 할딱이고

청풍; [죽... 죽여라! 더 이상 날 모욕하지 말고...] 비참

포숙정; [물론 죽여줄 거야.] [가장 수치스럽고 비참한 죽음인 복상사(腹上死)를 당한 모습으로...] 아랫도리를 움직이며 할딱이고

청풍; [하... 하지 마라! 제발...] 애원하지만

포숙정; [조금... 조금만 더 힘을 내 봐.] [이번에 한번만 더 양기를 내 몸에 쏟아내면 염라대왕 앞으로 갈 수 있게 될 테니...] 마녀처럼 할딱이며 몸을 움직여 청풍을 겁탈하고

청풍; (죽... 죽는다.) 청풍의 두 팔에 목이 휘감겨 고개 옆으로 돌린 채 절망

청풍; (이 계집 말대로 남아있는 양기가 모두 소진되면 죽을 수밖에 없다. 복상사를 당한 수치스러운 모습으로...) 절망하고. 바로 그때

[소성주!] 밖에서 누군가 다급히 외치는 소리가 들리고. 그러자

포숙정; [쳇! 방해꾼이 나타났네.] 확! 청풍을 확 밀치며 일어나고

[무사하시오 소성주?] 다시 이어지는 고함소리. 그 배경으로 포숙정의 가랑이에서 풀려난 청풍의 몸은 침대 밖으로 넘어가고 있고

콰당탕! 청풍의 몸뚱이는 침대 아래로 나뒹굴고. 물론 알몸이고. 그 배경으로 포숙정은 침대에서 일어나고 있다. 치마를 내리면서

포숙정; [네놈의 숨통을 직접 끊어놓지 못하는 게 유감이지만... 이만 헤어져야겠다.] 사락! 치마를 내려 아랫도리를 완전히 가리며 침대에서 내려서고

청풍; [끄윽...] 침대 아래 바닥에 알몸으로 쓰러져 벌벌 떨고. 그 배경으로 포숙정은 욕실 쪽으로 가고

포숙정; [먼저 저 세상에 가서 기다려라.] 사락! 욕실의 입구에 쳐진 주렴을 손으로 가르며 돌아보고

포숙정; [네놈 아비도 곧 뒤따라가게 해줄 테니...] 촤락! 욕실의 주렴을 가르면서 욕실 안으로 들어가며 뒤를 돌아본다. 침대 옆의 바닥에는 알몸의 청풍이 피골이 상접한 채 누워서 벌벌 떨고 있고. 고개만 욕실 쪽으로 조금 돌린 채로. 이어

포숙정; [끝났어요.] 욕실 안으로 들어가며 누군가에게 말하는데. 욕실에는 달빛이 비스듬히 내려 비치고 있다. 지붕에 구망이 뚫려서 그곳으로 달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모습이고

포숙정; [그만 절 이곳에서 데리고 나가 주세요.] 어둠 속의 누군가에게 말하고

청풍; (욕... 욕실 안에 누군가 있다.) 비로소 깨닫고. 고개 옆으로 조금 돌릴 채. 그때

귀면지존; [수고하셨소.] 슥! 달빛이 비치지 않는 욕실의 어둑한 곳에서 누군가의 손이 나와 포숙정의 팔을 잡고. 물론 귀면지존이다.

귀면지존; [부인이 오늘 세운 공로는 영원히 잊혀 지지 않을 것이오.] 쿵! 모습 드러내며 주렴 밖의 침실을 보는 귀면지존

 

#17>

[!] 흠칫! 하며 고개 들면서 일어나는 위극겸. 배경으로 [소성주!] 누군가 외치는 소리가 들리고. 물론 유령귀왕의 외침이다

위극겸; (때맞춰 등장하시는군.) 일어나고

유령귀왕; [무사하시오 소성주?] 화악! 질풍같이 날아 내리는 유령귀왕

위극겸; [장주!] 계단을 내려가 유령귀왕을 맞고

위극겸; [이 밤중에 어인 발걸음을 하신 겁니까?] 포권하는데. 유령귀왕은 급히 다가온다

유령귀왕; [설명하면 길어지니... 우선 소성주님의 안위부터 확인하세.] 급히 위극겸을 지나 침실 입구로 가려 하고. 그때

콰당탕! 건물 안에서 무언가 나뒹구는 소리가 들리고

유령귀왕; [무슨...] + 위극겸; [헉!] 기겁하는 척. 이어

유령귀왕; [소성주!] 팟! 한 걸음에 계단을 건너뛰어 건물 입구로 쇄도하고. 위극겸도 당황하는 척 하며 뒤따라가고

유령귀왕; [실례하겠소이다.] 쾅! 문을 박살내며 뛰어 들어간다. 직후

[!] 그대로 굳어지며 눈 부릅뜨는 유령귀왕과 그 뒤를 따라 건물로 들어서던 위극겸도 짐짓 눈을 치뜨고

쿵! 침대 아래에 알몸으로 쓰러져 있는 청풍. 피골이 상접해있고

[소성주!] 눈을 까뒤집고 기절하려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유령귀왕의 비명

 

#18>

시간이 좀 지났다.

횃불과 등으로 대낮같이 밝아진 영빈관 건물. 하녀들과 하인들이 황망히 영빈관으로 드나들고 있다. 여러 가지 물건과 약재가 든 병등을 들고. 주변은 무사들이 철통같은 경계를 하고 있다. 무사들을 지휘하는 건 교천기다.

의사로 보이는 노인들이 무사들의 안내를 받아 서둘러 들어가기도 하고. 그걸 보며 수군거리는 무사들. <중독...> <상태가 심각...> <얼마 못 버티고 죽을 것같은...> 등의 대화

그걸 월동문 밖에서 훔쳐보는 하녀 한명. 이어

서둘러 다른 곳으로 달려가는 하녀

 

#19>

교소소의 거처. 역시 불이 밝혀져 있고

교소소; [죽... 죽어간다고? 마태자 이청풍이?] 사색이 되어 되묻고. 창가에 서있다가 돌아보며. 침실에는 불이 켜져 있고

하녀; [영빈관을 지키는 무사들이 수군대는 소리를 들었어요.] 문간에 서서 교소소의 눈치를 보면서

하녀; [마태자 이공자는 어떤 극독에 중독 당했는데...] [치료할 방법이 없어서 속수무책이라고 해요.]

하녀; [이대로 가면 얼마 못가 죽게 될 거라고도 하고...] 눈치 보며 말할 때

털썩! 다리가 풀려 바닥에 주저앉는 교소소. 눈에 초점이 없고

하녀; [아... 아가씨!] 급히 다가와 부축하려 하지만

교소소; [가... 나가.] 넋이 나가 손짓을 하고

하녀; [예...] 눈치 보며 뒷걸음질.

탁! 밖으로 나가서 문을 닫는 하녀

교소소; [마태자... 천마성의 소성주인 그자가 죽을 거라고?] 실성한 듯 중얼거리고

그런 교소소의 뇌리에 떠오르는 유령귀왕이 고함치던 장면

 

유령귀왕; [철이 없어도 유분수지...] [만일 그년이 마태자를 노리는 자객이면 어쩔 생각이냐?] 분노하고

유령귀왕; [그래서... 그 계집이 마태자에게 위해(危害)라도 가하면 우리 유령산장이 무사할 것 같으냐?]

유령귀왕; [외아들을 잃은 사자천마가 우리 유령산장을 용서할 것같으냐 말이다!] 무섭게 화를 내고

회상 끝

 

교소소; [아버지... 아버지의 우려가 현실이 되었어.] 턱! 등을 벽에 기대며 사색이 되어 중얼거리고

교소소; [내... 내 실수로 마태자가 죽게 되었으니...] 두 팔로 무릎을 끌어안고

교소소; [우리 유령산장은 천마성의 보복으로 멸문지화를 당하게 될 거야.] 겁에 질려 울고

교소소; [엄마! 나... 소소는 이제 어떻게 해요? 나 때문에 유령산장이 망하게 되었으니...] 우는 교소소

 

#20>

다시 영빈관.

침대에는 청풍이 누워있고 나이 든 의사들이 진맥하고 있다. 침대 주변에는 유령귀왕, 위극겸, 청풍을 수행한 두 명의 젊은 무사들이 초조한 표정으로 서있다. 하녀들이 대야와 수건, 약통들이 얹혀진 쟁반등을 들고 침대 주변에 대기하고 있고. 하녀들과 젊은 의사들이 연신 들어오며 여러 가지 약재를 침대 옆의 탁자에 놓고 있는 중이다. 나이 든 의사들 중 몇은 그 약재들을 살피고 있고

청풍의 맥을 짚어보고. 눈을 까뒤집어보는 나이 든 의사들

서로를 보며 고개 젓는 의사들. 이어

청풍의 몸에 침을 놓기 시작하는 의사들. 다른 의사들은 하녀와 젊은 의사들이 방안으로 가져오는 약재들을 골라 약을 조제하고 있다. 가루를 낸 약재를 물에 타기도. 하는 모습

한명의 나이 든 의사가 청풍의 머리와 상체를 좀 들고.

고개가 젖혀지자 입을 벌리는 청풍

그 입에 가루를 낸 약을 탄 물을 붓는 의사들

청풍의 코가 의사의 손 잡혀서 막히고

꿀꺽! 꿀꺽! 어쩔 수 없이 물과 약을 마시는 청풍

약을 다 먹은 청풍을 조심스럽게 누이는 의사들

한명의 의사가 땀을 닦으며 유령귀왕에게 다가오고. 의사들 중 가장 나이가 많은 늙은 의사다. 이하 늙은 의사도 표기

유령귀왕; [어떤 상태인가?]

늙은 의사; [소성주께서 정신을 잃기 전에 소양갈맥고라는 말을 했다고 들었소이다.]

유령귀왕; [분명 그렇게 들었네.]

늙은 의사; [소성주가 보이는 증상도 소양갈맥고에 중독되었을 때의 증상과 일치하외다.] 치료 받는 청풍을 보며.

유령귀왕; [그... 그럼 치료 방법이...] 굳어지고

늙은 의사; [없소이다.] 고개 저으며 한숨

[그... 그런...] 청풍을 수행한 무사들 사색. 유령귀왕과 위극겸은 예상했던 던 듯 굳어진 표정이지만 놀라지 않고

늙은 의사; [소양갈맥고는 이름 그대로 양기를 소멸시켜서 경맥을 말라붙게 하는 극독이외다.] 청풍을 보며

늙은 의사; [즉, 해독을 할 수 있는 독이 아니라는 뜻이지요.]

유령귀왕; [나... 나도 그렇게 알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방법이...] 사색. 청풍을 수행한 젊은 무사들도 사색

늙은 의사; [만일 중독 초기에 발견해서 독성이 퍼지지 않게 막았으면 심각한 상황에 처하지 않을 수도 있었겠지만...]

늙은 의사; [소성주는 소양갈맥고에 중독된 상태에서 여러 번 계집과 관계를 한 탓에 양기가 거의 다 소멸되어 버렸소이다.]

유령귀왕; [해독... 해독이 안된다 해도 뭔가 치료할 방법은 있지 않겠는가?] 필사적인 표정으로 묻지만

늙은 의사; [지금 상황에서 소성주를 살리는 방법은 양기를 보충해줄 기사회생의 영약을 먹이는 것인데...] 난감

유령귀왕; [기... 기사회생의 영약이라면...]

늙은 의사; [만년 묵은 거북이의 내단인 만년금구단(萬年金龜丹)이나 천년 이상 산 잉어 천년화리(千年火鯉)의 피, 또는 신통력을 얻은 산삼이나 하수오 정도겠지만...] 말끝을 흐리고

유령귀왕; [그... 그런 영약은 천운이 닿아야 구할 수 있는 게 아닌가?]

늙은 의사; [일단 우리 유령산장이 보유하고 있는 양기가 강한 보약은 전부 투여하고 있는 중입니다.] 다른 의사들이 연신 청풍에게 뭔가 먹이는 모습을 돌아보고

<침술을 써서 양기의 소모를 극한까지 제한하고 있는 중이기도 하지요.> 청풍의 몸에 침을 놓는 나이 든 의사들의 모습 배경으로 의사의 말

유령귀왕; [정말... 정말 소성주를 살릴 방법은 없는 것인가?]

늙은 의사; [한 가지 가능성은 있는데...] 난감

유령귀왕; [그게... 그게 뭔가?]

늙은 의사; [살펴보니 소성주는 아직 단전에 양기를 일부 보전하고 있소이다.] [워낙 내공이 심후했고 또 익힌 무공이 신묘했던 덕분일 것이외다.]

유령귀왕; [단전에 보전하고 있는 그 양기가 혹시...] 기대

늙은 의사; [불씨의 역할을 할 수 있소이다.] 끄덕

늙은 의사; [만일 누군가 소성주의 단전에 내공을 투입해주면...] [작은 불씨가 강한 바람을 만나 활활 타오르는 것처럼 되살아날 여지가 있지요.]

유령귀왕; [내가... 내가 하겠네.]

유령귀왕; [내가 내공을 모두 소진하는 한이 있더라도 소성주의 몸속에 남아있는 불씨를 살려보겠네.]

늙은 의사; [유감스럽게도 장주님은 소성주를 도울 수가 없소이다.] 고개 젓고

유령귀왕; [어... 어째서인가?]

늙은 의사; [장주님께서 익힌 무공은 음유(陰柔)해서 오히려 소성주의 몸에 남아있는 불씨를 꺼트릴 수 있기 때문이외다.]

유령귀왕; [아!] 절망

늙은 의사; [아주 강한 양강(陽强)의 무공을 익혔으면서 내공이 최소한 삼갑자(三甲子) 이상인 인물만이 소성주의 양기를 되살려줄 수 있소이다.]

유령귀왕; [확... 확실히 난 자격이 없군. 양강한 무공을 익히지 않았을 뿐더러 내공이 채 이갑자(二甲子)도 되지 않으니...] 비지땀을 소매로 닦고. 그때

위극겸; [소성주에게 남은 시간은 어느 정도요?] 늙은 의사에게 묻고

늙은 의사; [본장이 보유하고 있는 양강한 성질의 영약을 모두 먹이고 있으니까...] 치료받는 청풍을 돌아보고

늙은 의사; [최대 열흘 정도는 버티실 수 있을 것이오.]

위극겸; [그럼 되었소!] [서둘러 소성주를 천마성으로 모시고 가야겠소이다.] 침대로 다가가고

유령귀왕; [위총관! 혹시...]

위극겸; [성주님은 천하를 통틀어도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내공을 지니셨으며 천마성의 무공은 원래 양강한 성질의 것이오.] 청풍을 내려다보며

위극겸; [즉, 열흘 안으로 소성주를 천마성으로 모시고 갈 수만 있다면 살릴 수 있다는 뜻이오.] 강렬한 표정으로 말하고

[!] [!] 침 꿀꺽! 삼키는 유령귀왕과 청풍을 수행한 젊은 무사들

 

#21>

아침. 유령산장. 여전히 우중충 음산

유령산장 입구. 여러 사람이 나와 있고 한 대의 가마를 덩치 큰 상복 입은 무사들 네명이 짊어지고 있다. 기둥과 천장은 있지만 벽과 문은 없는 가마 안에는 청풍이 힘없이 누워있다. 위극겸과 두 명의 젊은 무사들이 서있고. 가마 뒤에서는 유령귀왕이 교천기에게 뭔가 말하는 중이다. 유령산장의 의사들과 하녀들이 수십명 나와 있다.

유령귀왕;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서 아비가 직접 소성주를 모시고 천마성까지 다녀와야 한다.] [아비가 없는 동안 본장의 일은 천기 네가 알아서 처리해라.]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교천기의 어깨를 만지며 말하고

교천기; [본장은 걱정 마시고 조심해서 다녀오십시오.] 포권하고

유령귀왕; [본장의 후계자인 네가 제 몫을 해낼 때가 되었음을 명심해라.] 돌아서고

교천기; [명심하겠습니다.]

유령귀왕; [가세 위총관!] 가마쪽으로 가고

위극겸; [그러지요.] 돌아서고

팟! 유령귀왕이 먼저 몸을 날리고. 그 뒤를 가마를 멘 장한들이 날아오른다. 가마 뒤를 위극겸과 두 명의 젊은 무사들이 따라간다. 젊은 무사들은 상자를 짊어지고 있고

[다녀오십시오 장주님!] [존체보중하십시오.] 교천기와 유령산장의 식솔들 멀어지는 가마를 향해 외치며 포권 하거나 허리 숙이고

삽시에 까마득히 멀어지는 가마 행렬

교천기;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서라...) 눈 번뜩

교천기; (아버지의 그 말씀은 내게 하신 당부다.) 돌아서고

교천기; (마태자가 죽든 살든 우리 유령산장에 불똥이 튈 수밖에 없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서 본장의 보물들과 무공 비급들은 다른 곳으로 옮겨 두어야한다.) 강렬한 표정으로 유령산장 안으로 들어간다.

 

#22>

높은 산 위에서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고 있는 귀면지존. 귀면지존의 뒤에는 복면인 한명이 매를 한 마리 팔뚝에 앉힌 채 서있다. 매의 발목에는 천이 묶여있고

멀어지는 가마 행렬이 작게 보이고. 귀면지존의 시점

귀면지존; [여기까지는 순조로운 진행이로군.] 흐흐흐! 음산하게 웃고

귀면지존; [무제궁으로 신응(神鷹)을 날려라!] [마태자 이청풍이 천마성에 도착하는 다음날 총 공격하라고!]

복면인; [존명!] 고개 숙이고

복면인; [가라!] 휘익! 매를 날려보내고

화악! 날개 짓하며 날아오르는 매

귀면지존; [흥분되고 기대 되는군.] [내가 설계한 대로 숱한 목숨이 사라지고 무림의 운명이 뒤바뀌게 될 테니...] 흐흐흐! 음산하게 웃는 귀면지존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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