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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여전히 깊은 밤. 멀리 신장궁이 보이는 강변. 그리 높지 않은 절벽 위에 서있는 허름한 사당

[하악!] 자지러지는 황보경. 겉옷을 벌려 허옇고 풍만한 알몸을 드러낸 모습.

그런 황보경을 몰아붙이는 벽세황(청풍). 아랫도리만 벗은 상태

황보경; [어쩜... 어쩜 이렇게 뜨거울 수가... 하악!] 자길 올라탄 벽세황(청풍)을 끌어안고 몸부림친다

벽세황(청풍); (어쩔 수가 없다.) 황보경을 범하면서 헐떡이고

벽세황(청풍); (찰 거머리같은 이 탕녀를 떨쳐버리려면 만족 시켜주는 수밖에...)

벽세황(청풍); (하긴 보답의 의미도 있긴 하다.)

벽세황(청풍); (이 탕녀가 안내해준 덕분에 신장궁의 인간들 눈에 띄지 않고 신장궁을 빠져나올 수 있었으니...) 담장의 무너진 사이로 자신을 끌고 나오던 황보경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벽세황(청풍); (포숙정에게 그리 당하고도 여자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고...)

<아무래도 나는 평생 도화살(桃花煞)을 면할 수 없는 운명인 것같다.> 응응하는 두 사람의 모습 배경으로 벽세황(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76>

<-신장궁> 대낮같이 환하고.

활짝 열린 정문으로 무장한 무사들이 떼 지어 달려 나간다.

신장궁의 후원. 하녀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수군대고 있고. 어수선한 분위기.

불이 켜진 건물.

하녀1; [신소협을 따라온 무제궁 무사들뿐 아니라 본궁의 사내들도 모두 나서서 마태자라는 자의 종적을 찾고 있는 중이에요.] 눈치 보며 말하는 하녀. 하녀 앞에는 뇌옥경이 안락의자에 축 늘어진 모습으로 앉아있다.

하녀1; [무제궁 무사들의 말로는 마태자는 무공을 상실한 상태라고 해요.]

하녀1; [그래서 도망쳤어도 멀리는 못 갔을 게 분명하니 곧 잡을 수 있을 거예요.]

뇌옥경; [수고했다. 가서 일봐라.] 힘없이 손 흔들어 나가라 하고

하녀1; [예 작은 마님...] 눈치 보며 돌아서고.

[!] 문쪽으로 가는 하녀를 보며 무언가 생각해내는 뇌옥경

뇌옥경; [기다려라.] 문을 열고 나가려던 하녀를 부르고. 돌아보는 하녀1

하녀1; [분부하실 일이 있으신지요?] 눈치 보며 공손히

뇌옥경; [그 여자... 너희 큰 마님은 지금 어찌 하고 있느냐?]

하녀1; [그게...] 눈치 보며

하녀1; [아까 올 때 보니 큰 마님의 거처에는 불이 꺼져 있었는데...]

하녀1; [주무시고 계시는 것같아서 확인은 해보지 못했사옵니다.]

뇌옥경; (이 난리통에 태평하게 자고 있다?)

뇌옥경; (뭔가 있다!) 이를 바득 갈며 몸을 일으킨다.

 

#77>

후원의 다른 곳. 불 꺼진 건물.

그곳으로 뛰듯이 걸어오는 뇌옥경. 하녀 몇이 당황해서 따라온다. 한 년은 등을 들었고

불 꺼진 건물

뇌옥경; [실례하겠어요 어머니!] 벌컥! 거칠게 문을 열며 들어간다. 하지만

문이 열린 건물 내부. 침실인데 아무도 없다. 불이 켜져 있지 않아서 어둑하고

뇌옥경; [!] 눈 부릅뜨며 안으로 들어가고

화려한 침대. 비어있다.

하녀들; (큰 마님이 침실에 안 계신다.) (이 밤중에 어딜 가신 거지?) 하녀들도 문 밖에 서서 놀라고

뇌옥경; (황보경!) 이를 바득 갈고

뇌옥경; (네 년이 마태자의 탈출을 도운 것이냐?)

뇌옥경; (설령 마태자에게 이용당한 것이라 해도 절대 용서 못한다.) (초아 아버지가 천마성에 끌려가 변을 당한 것도 결국 네년이 지은 죄가 원인이었으니...) 분노와 살기

 

#78>

다시 벽세황(청풍)과 황보경이 야합하고 있는 그 사당

어둑한 사당 안. 황보경이 알몸을 겉옷으로 덮은 채 잠들어 있다. 만족한 표정. 벽세황(청풍)이 그런 황보경을 등지고 앉아서 무언가를 하고 있다. 옷을 입은 상태고. 손에 든 말굽형 자석을 얼굴에 대고 있다.

스윽! 천천히 자석을 얼굴에서 떼는 벽세황(청풍). 그러자

아주 가는 침들이 자석에 딸려 나온다

벽세황(청풍); (많이도 박아놨구나.) 얼굴이 좀 고통으로 이지러지며 자석을 보고. 자석에 가는 침들이 붙어있다.

벽세황(청풍); (하긴 내 얼굴을 벽세황과 똑같이 만들려면 세심한 조작이 필요했겠지.) 슥! 손으로 자석 끝을 훑고

투툭! 자석에 붙어있던 가느다란 침들이 벽세황(청풍)의 무릎 앞에 떨어진다. 그곳에는 이미 십여개의 침이 떨어져 있다. 침들 옆에는 특이한 물건이 놓여있다. 천을 꼬아 만든 밧줄인데 한쪽 끝에는 한 뼘 정도의 쇳조각이 묶여있다. 길이는 1미터 정도이고

벽세황(청풍); (상영누님...) 위상영을 떠올리고

벽세황(청풍); (누님의 희생으로 한 번 더 살게 된 목숨, 소중히 여기겠습니다.) 다시 자석을 얼굴에 대고

벽세황(청풍); (기필코 살아남아서... 누님과 아버지를 해치는 데 책임이 있는 자들은 마지막 한 놈까지 처단하고 말겠습니다.) 이를 가는 무시무시한 얼굴

 

#79>

여전히 깊은 밤. 신장궁이 내려다보이는 산봉우리 위. 신소심이 서있다. 오만상을 쓰고 있고

[영주!] 휘익! 휙! 세 방향에서 날아오는 무사들. 신소심과 함께 신장궁에 왔던 무제궁의 무사와 마부들이고

신소심; [보고하세요.] 차례로 날아내리는 무사들을 보면서

무사1; [마태자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고 있소.] 신소심과 함께 마차를 호송하고 왔던 장대협이라는 자가 포권하며 먼저 보고하고

무사2; [신장궁의 인간들도 전력을 기울여 추적하고 있지만 아직 성과가 없다는 보고입니다.] 마부 중 한명도 포권하며

무사3; [마태자가 신장궁을 빠져나간 게 적어도 한 시진 이상 지난 것같습니다.] [그래서 신장궁은 수색 범위를 오십 리 떨어진 곳 까지 확대하고 있는 중입니다.] 또 한명의 마부도 포권하며 보고

신소심; [의견을 말씀해보세요 장대협!] 무사1에게

무사1; [마태자는 무공을 상실한 상태요.] [말이나 마차를 이용하지 않는 한 오십 리 밖으로 달아나진 못했을 거요.] 포권 했던 손을 내리며

신소심; [마태자가 말이나 마차를 이용했으면 흔적이 남았겠지요.]

무사1; [신장궁의 인간들이 어리석긴 해도 그 정도 기척을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는 아니외다.] 고개 끄덕

신소심;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태자의 종적이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는 이유가 뭘까요?]

무사1; [두 가지 가능성이 있소.] 손가락 두 개를 펴보이고

무사1; [첫째,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달리 놈은 아직 신장궁 내부나 신장궁 근처에 있을 수도 있소.]

신소심; [수색범위를 너무 멀리로 잡아서 오히려 등하불명(燈下不明)의 우를 범했다?] 눈 번득이고

무사1; [두번째, 수색 방향이 잘못 설정되었을 수도 있소.]

신소심; [수색의 방향...] 무언가 생각

무사1; [지금까지는 주로 길이나 산쪽을 훑어왔지만...] 말하며 멀리를 보고

무사1; [놈이 달아나고 있는 건 저쪽일 수도 있소이다.] 신장궁 근처의 산에서 흘러나오는 강줄기가 보인다. 그쪽을 가리키는 무사1

신소심; [마태자가 길이 아니라 물줄기를 이용해서 도망치고 있다?] 눈 번득이며 강물을 보고. 마부들도 돌아보고

무사1; [배가 없더라도 나무토막 같은 것을 이용하면 힘들이지 않고 멀리까지 갈 수 있지 않겠소이까?]

신소심; [일리가 있군요.] 끄덕이고

신소심; [강의 상류쪽은 내가 훑어보겠어요.] 팟! 날아오르고

신소심; [하류쪽은 장대협께서 맡도록 하세요.] [신장궁에도 강줄기를 집중적으로 수색하라 전하시고...] 강쪽으로 날아간다

장대협; [그리하겠소이다.] 포권하고

멀어지는 신소심

장대협; [가세!] 팟! 신소심과 반대쪽으로 날아오르고. 마부들도 따라서 날아오르고

강줄기를 향해 서로 반대쪽으로 날아가는 신소심과 무사들

신소심; (마태자!) 청풍을 떠올리고

신소심; (기필코 잡아죽여야한다.) (비록 무공을 상실했다고는 해도 이번에 잡아 죽이지 못하면 크나큰 우환이 될 인간이니...)

 

#80>

다시 벽세황(청풍)와 황보경이 있는 사당

야한 모습으로 잠이 든 황보경. 알몸을 겉옷으로 덮고 있고

툭! 툭! 황보경의 어깨를 건드리는 누군가의 발

황보경; [왜 그래?] 짜증내며 잠에서 깨어나 눈을 뜨고

황보경; [그렇게 괴롭혔으면서도 또 하고 싶은 거야?] 하품하고.

황보경; [뭐 나야 좋지만...] + [흑!] 기겁하고. 슥! 목에 들이밀어지는 날카로운 비수

청풍; [그만 일어나시지.] 쿵! 원래 얼굴로 돌아온 청풍이 비수를 황보경의 목에 들이밀고 있다. 몸을 숙인 채

황보경; [누... 누구...] + [!] 겁에 질려 외치다가 깨닫고

청풍이 걸치고 있는 옷

황보경; (세... 세황이와 같은 옷을 입고 있어!) 청풍의 모습 크로즈 업

황보경; (그렇다는 건...) + [너... 너 세황이가 아니었구나.] 겁에 질려서

청풍; [대륙상단의 핏줄답게 상황 파악이 빠르군.] 슥! 웃으며 비수를 황보경의 목에 바짝 들이밀고

황보경; [살... 살려다오.] 사색. 겁에 질리고

청풍; [안심해라. 죽일 생각이었으면 당신은 이미 염라대왕을 만나고 있었을 테니...] 슥! 비수를 조금 떼고

황보경; [무얼... 내게 무얼 원하는 거냐?] 안도하며

청풍; [순순히 인질이 되어주어야겠다.] [당신 자신을 위해서라도...] 음산하게 웃고

 

#81>

[!] 날아오다가 눈 치뜨는 신소심.

멀리 앞쪽. 절벽 위에 서있는 사당. 헌데 그 사당에서 누가 나온다

쿵! 사당에서 나오는 남녀 크로즈 업. 바로 청풍과 황보경인데. 황보경은 옷을 입고 있고. 그런 황보경의 뒤에서 황보경의 목에 비수를 댄 청풍이 신소심을 돌아본다. 한 팔로는 황보경의 허리를 끌어안은 채. 품속에 커다란 나무토막을 품고 있지만 황보경의 몸에 가려 안 보인다

청풍의 얼굴 크로즈 업

신소심; [마태자!] 쐐액! 사당쪽으로 날아오며 고함지르고. 그 뒤쪽에서 신장궁 무사들 서너 명이 날아오는 게 보인다.

청풍; (때 맞춰 도착했군.) + [멈춰라!] 외치며 황보경의 허리를 강하게 끌어안고. 황보경도 겁에 질린 채 신소심 쪽을 돌아보고

청풍; [더 이상 다가오면 이 계집의 멱을 따버리겠다.] 슥! 비수를 황보경의 목에 바짝 들이밀면서

신소심; [개수작 마라!] 쐐액! 날아오며 이를 가는데

황보경; [살... 살려줘요 신소협!] 다급하게 외치고

[멈... 멈춰라 마태자!] [주모님을 해치지 마라!] [조심하시오 신소협!] 신소심의 뒤쪽에서 날아오던 신장궁 무사들이 상황을 알아차리고 다급히 외치고

신소심; (지랄...) 팟! 그자들을 곁눈질로 보며 급히 멈춰서고. 이제 청풍과의 거리는 20미터쯤이 되고

신소심; (귀수신장 벽치릉이 죽고 못 사는 후처가 내 실수로 다치기라도 하면 골치가 아파진다.) + [알았다!] 스슥! 멈춰서며 양 손을 벌려 보이고

신소심; [더 다가가지 않을 테니 황보부인을 해치지는 마라.] 휘익! 휙! 말하는 신소심 뒤로 신장궁 무사들이 사색이 되어 날아 내리고

신소심; [하지만 헛된 희망은 품지 마라.] [무공도 없는 네가 천하 무림의 주인이 된 본궁의 추적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가능성은 털끝만큼도 없다.] 말할 때

[주모님!] [다치신 데는 없으십니까?] 휘익! 화락! 신소심 뒤로 내려선 신장궁 무사들이 다급히 외치고

신소심; (어리석은 인간들이 산통을 깨는구나.) 이를 바득 갈며 그런 그자들을 곁눈질로 보고

[비겁한 놈아! 주모님을 해치지 마라.] [주모님만 풀어주면 무사히 떠나게 해주마!] 다급한 표정으로 외치는 신장궁 무사들

황보경; [이자... 이자의 말을 들어라!] 청풍에 의해 절벽 쪽으로 끌려가며 무사들에게 다급히 외치고

황보경; [나... 난 이자에게 인질이 되어 여기까지 끌려왔다.]

신소심; (거짓말!) 냉소. 이를 갈며

<양아들로 위장한 마태자와 밀회를 즐기기 위해 인적이 드문 이곳으로 왔겠지.> 겉옷이 조금 벌어져 가슴과 아랫도리가 드러난 채 뭐라 외치는 황보경의 야한 모습 배경으로 신소심의 생각 나레이션. 이제 청풍은 황보경을 끌고 거의 절벽에 이르렀다.

황보경; [이자는... 무사히 떠날 수만 있으면 날 해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니 무모한 짓은 하진 마라.] 애원하고

[명... 명심하겠습니다 주모님!] 포권하는 신장궁 무사들. 이어

[신소협! 들으셨소?] [무슨 일이 있어도 주모님이 다치면 아니 되오.] 신소심에게 말하는 신장궁 무사들

신소심; [조심하지요.] 한숨 쉬고. 이어

신소심; [마태자! 어리석은 짓하지 말고 투항해라.] 슥! 청풍과 황보경 쪽으로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기고

신소심; [칠지무제님은 관대하신 분이다. 무공을 잃은 널 해치진 않으실 것이다.] 걸어가면서 양손 벌려 보인다.

신소심; [나 신소심의 명예를 걸고 네 안전을 보장하겠다. 황보부인을 넘기고 나와 함께 무제궁으로 가자.]

청풍; [신소심...] [뭔가 부자연스럽다 했더니 남장한 계집이었군.] 절벽 끝에 이르러 절벽을 등진 채 말하고. 황보경을 자기 앞에 세워 몸을 가리면서

<여자?> <그러고 보니 몸매며 목소리가 계집의 것이었다.> 신장궁 무사들 비로소 알아차리고 신소심을 보고

청풍; [그 나이에 영주라 불리는 걸 보면 무제궁에서의 지위도 제법 높은 것같으니 잘 되었다.] 뒷걸음질 치며 말하고

청풍;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가감없이 칠지무제 진무량에게 전해라.] 투툭! 청풍의 뒷꿈치가 절벽 끝에 걸쳐지며 돌 조각이 아래로 떨어지고

신소심; [조심해라!] 놀라고

황보경; [히익!] 공포에 질리고

[안... 안돼!] [뒤는 절벽이다!] [멈춰라 마태자!] 신장궁 무사들도 기겁하고

청풍; [무제궁은 나 이청풍의 손에 의해 주춧돌 하나 남지 않게 될 것이다!] 슥! 그때까지 황보경의 목에 대고 있던 비수를 치우고

청풍; [이 말을 진무량에게 전해라!] 팟! 말하며 황보경의 몸을 앞으로 확 민다. + 황보경; [악!] 비명 지르며 앞으로 나뒹굴려 하고

[주모님!] 팟! 신장궁 무사들이 비명 지르며 몸을 날리고

[악!] 콰당탕! 야하게 나뒹구는 황보경. 겉옷이 갈라지면서 젖가슴과 아랫도리가 드러난다. 동시에

팟! 그대로 몸을 돌려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청풍

신소심; [멈춰라 마태자!] 팟! 역시 외치며 벼락같이 절벽으로 날아간다.. 하지만

휘익! 절벽 아래로 사라지는 청풍의 모습

신소심; [이런...] 팟! 절벽 끝에 내려서고

첨벙! 까마득한 아래쪽의 강물 속으로 무언가 빠지며 작은 물보라가 일어나고. 절벽 중간쯤에 옆으로 나있는 그리 크진 않지만 밑동이 상당히 굵은 소나무가 흔들리고 있다

신소심; (역시 강물을 따라 탈출할 생각이었다.) 팟! 강물을 내려다보며 옆으로 달리고. 그 뒤쪽에서는 신장궁 무사들이 나뒹굴었던 황보경을 부축하고 있다.

신소심; (마태자는 무공을 잃은 상태다.) (당연히 저 거친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진 못한다.) 강물의 흐름을 따라 절벽 위를 달려 멀어지는 신소심

신소심; (이대로 하류로 내려가면 놈을 잡을 수 있다.) (산 채로든 시체로든...) 강렬히 번뜩이는 눈으로 강물을 살피며 절벽 위를 달려가는 신소심

신장궁의 무사들은 따라가지 않고 그걸 보고 있고. 두 명은 황보경의 팔을 좌우에서 잡아 일으키고 있다, 황보경은 젖가슴의 일부와 아랫도리 일부가 드러난 야한 모습이고

[다치신 데는 없으십니까 주모님?] [놀라셨지요?] 황보경을 부축해서 일으키는 무사들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묻고

황보경; [괜... 괜잖다.] 억지로 웃고

황보경; [마태자라는 자는 인질로 쓰려고 날 납치하긴 했지만 험하게 다루진 않았다.] 무사들의 눈치를 살피며

[그나마 다행입니다.] [궁주님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어서 돌아가시지요.] 안도하는 신장궁 무사들

황보경; [그... 그러자꾸나.] 억지 미소

황보경; [날 어서 집으로 데려가다오.]

[예!] [속하들이 모시겠습니다.] [가세!] 휘익! 휙! 황보경을 부축한 채 몸을 날리는 신장궁 무사들

황보경; (마태자 이청풍... 그자의 말 대로 되고 있어!) 무사들에게 팔이 잡혀 날아가며 곁눈질로 절벽 쪽을 보고

<당신 자신을 위해서라도 지금 본 것은 입 밖으로 내지 말아야할 것이오.> 큼직한 나무 토막을 품속에 넣으며 말하던 청풍의 모습이 그런 황보경의 뇌리에 떠오른다

 

청풍; [만일 내가 무제궁의 인간들에게 잡히게 될 경우 당신이 이곳에서 나와 무슨 짓을 했는지 까발려 버릴 테니까.] 나무토막을 품속에 넣어 옷으로 가리면서 겁에 질린 표정인 황보경에게 말하는 청풍의 모습. 황보경은 겉옷으로 알몸을 가린 채 두려움에 떨고 있다

 

황보경; (품속에 숨긴 그 나무토막은 자신이 강물에 빠진 것으로 위장하기 위한 용도일 텐데...)

황보경; (마태자, 그자가 협박하지 않았더라도 난 저 사당에서 본 걸 남에게 말할 수 없어.) 뒤쪽으로 멀어지는 사당을 곁눈질하며 생각하고

<신장궁이 내 손에 들어오기 직전인데 벽치릉, 그 늙은이의 의심을 살 수는 없으니...> 신장궁 무사들에게 부축된 채 멀어지는 황보경의 모습 배경으로 황보경의 생각 나레이션

곧 조용해지는 사당 근처. 헌데

 

#82>

절벽 끝의 모습. 이어

절벽 중간에 옆으로 나있는 크진 않지만 밑동이 굵은 소나무. 아직도 흔들리고 있고

소나무 밑동에 한 바퀴 둘려진 채 묶여있는 검은 천을 꼬아 만든 밧줄. 밧줄 끝에 묶여있는 한 뼘 정도 길이의 쇳조각이 그 밧줄을 나무 밑동에 고정시키고 있다.

쿵! 흔들리는 소나무 아래 오른손을 쳐든 자세로 매달려 있는 청풍. 오른쪽 손목에 검은 천을 꼬아 만든 밧줄이 손목에 묶여있고. 청풍의 몸무게 때문에 나무가 아직도 흔들리고 있다

청풍; (성공했다.) 헉헉. 식은땀

청풍; (그 계집의 말대로 무공을 상실한 몸으로 무제궁의 추적을 따돌리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신소심을 떠올리고

청풍; (그래서 강물에 투신한 것으로 위장할 수밖에 없었다.) 아래를 내려다보고. 도도하게 흐르는 강물이 멀리 발아래로 보이고. 이어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들. 파노라마 식으로 묘사.

이하 회상

 

1; 발을 아래로 한 채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청풍. 오른손을 쳐들고 있는데 소매 속에 숨겨져 있던 밧줄이 빠져나온다. 발줄의 한쪽은 손목에 묶여있고 다른 쪽에는 한 뼘 쯤 되는 길이의 쇳덩이가 묶여있다. 청풍의 발 아래로 절벽 중간에 삐져나온 소나무가 보이고

2; 소나무 확 크로즈 업

3; 팟! 소나무 옆으로 떨어지며 손목에 묶고 있던 밧줄을 소나무 밑동을 향해 휘두르는 청풍.

4; 촤락! 소나무 밑둥을 한 바퀴 감고 도는 쇳덩이가 묶여진 밧줄

5; 콱! 쇳덩이에 걸리면서 단단하게 묶여지는 밧줄

6; 출렁! 오른손을 쳐든 자세로 밧줄에 의해 소나무에 매달리는 청풍. 소나무도 마구 흔들리고

7; 슥! 소나무에 매달린 채 왼손을 품속에 넣는 청풍

8; 다시 꺼낸 청풍의 왼손에 큼직한 나무토막이 들려져 있고

9; 휙! 그 나무토막을 아래쪽의 강물을 향해 세게 던지는 청풍.

10; 풍덩! 나무토막이 강물에 빠지면서 물이 튀고

11; 그 직후 절벽 끝에 이르러 아래를 내려다보는 눈 치뜬 신소심

12; 소나무 아래 절벽에 붙어 숨어서 올려다보는 청풍

13; 강물을 보며 하류쪽으로 달려가는 신소심

회상 끝

 

청풍; (신가 계집은 내가 강물에 투신한 것으로 확신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왼손으로 밧줄을 잡고 올라가며

청풍; (덕분에 당분간은 무제궁의 추적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콱! 왼손으로 소나무 밑동을 움켜잡고

청풍; (난 절대 네놈들에게 잡히지 않는다.) 비지땀을 흘리며 몸을 소나무 밑동 위로 끌어올리고. 이를 악문 채

청풍; (반드시 살아남아서 무공을 회복해야할 이유가 있으니...) 위상영과 사자천마를 떠올리며 이를 악무는 청풍.

 

#83>

여전히 밤. 사당의 모습

턱! 절벽 위의 바위를 움켜잡는 손

청풍; [허억! 헉!] 비지땀을 흘리며 절벽 위로 몸을 끌어올리는 청풍

털썩! 마침내 절벽 위로 몸을 끌어올려서 나뒹구는 청풍. 오른쪽 손목에는 밧줄이 묶여있다

청풍; [헉헉!] 헐떡이며 옆을 보고

멀리 보이는 신장궁. 불야성이다

청풍; (이곳은 신장궁에서 멀지 않다.) 고개 돌려 신장궁을 보며 헐떡이고

청풍; (그래서 오히려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설마 내가 신장궁에서 이렇게 가까운 곳에 숨어있으리라고는 아무도 생각 못할 테니...) 힘겹게 일어나고

청풍; (무제궁의 이목이 신장궁에서 완전히 이탈할 때까지 이 근처에 은신하는 게 최선이다.) 비틀거리며 사당 쪽으로 가고

 

#84>

사당 안으로 들어오는 청풍

어둑한 사당 내부

사당의 신단 옆으로 가는 청풍. 이어

신단의 옆쪽에 무릎을 꿇는 청풍. 손으로 신단 옆쪽의 판자를 잡고

콰득! 힘주어 판자를 뜯어내는 청풍.

신단 옆쪽의 판자가 뜯기며 드러나는 신단 내부. 어둑하고 바닥에 먼지가 많이 쌓여있긴 하지만 비어있다

청풍; (생각했던 대로다.) 판자를 옆에 기대놓고

청풍; (신단의 안쪽에 충분히 몸을 숨길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기어들어가고. 이어

돌아앉아서 벽에 기대놓은 판자를 두 손으로 잡아서

딸칵! 자신이 들어온 곳을 판자로 다시 막는 청풍

청풍; (들킬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인적이 드문 곳인데다가 사당 내부를 자세히 살펴볼 인간도 없을 테니...) 판자로 입구를 막고 뒤로 물러나 앉고

청풍; (넉넉잡고 열흘만 숨어있으면 무제궁의 추격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조심스럽게 뒤로 눕고

청풍; (숨어있는 동안 생각을 해보자. 어떻게 해야 무공을 되찾을 수 있을지를...) 어둑한 신단 안쪽에 누우며 생각하고

청풍; (다행히 난 한번 본 것은 무엇이든 기억하는 재주를 지녔다.)

청풍; (그리고 어린 시절 왕성한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천마성 서고에 수장되어 있던 수많은 책들을 닥치는 대로 읽었었다.)

청풍; (이해도 못하면서 닥치는 대로 읽었던 그 책들 중에 상실한 무공을 복구할 수 있는 수단이 있을 수도 있다.)

청풍; (무료한 시간을 때울 겸 천마성 서고에서 읽었던 모든 책의 내용들을 반추해보자.) 누워서 생각하고

청풍; (우리 가문의 열조들께서 보우하신다면 무공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눈을 감고

<내 어리석음 때문에 희생당한 천마성의 식솔들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무공을 되찾아야만 하고...> 어둠 속에 누워있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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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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