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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가면; [안... 안된다 천파야!] 철컹! 철컹! 부르짖으며 몸부림치는 철가면. 움직일 때마다 온몸을 묶고 있는 쇠사슬이 요란하게 요동치고.

철가면; [가면... 아직 가면 안된다 천파야! 아비는 네게 해줄 말이 너무도 많단다.] 철컹 철컹! 몸부림치며 울부짖지만

츠으! 쿠오오! 철가면 앞쪽의 벽에 원형의 파문만 남아있고 백일몽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철가면; [제발... 제발 다시 아비를 찾아와다오!] 두 손을 마주 쥐어 간절하게 기원하는 자세로 울고.

철가면; [네가... 천파 너 만이 이 아비가 지옥같은 고통을 버티며 살아온 희망이란다.] 고개 떨구며 울고. 바로 그때

[이거 참으로 드문 일이로군.] 철컹! 한쪽 벽에 나있는 철문이 열리며 누가 들어선다

[!] 움찔! 하며 돌아보는 철가면

위태극; [혈왕의 적통(嫡統)이신 교주께서 잠꼬대를 다 하시니 말이오.] 안으로 들어서는 인물. 서른 살 가량으로 보이는 아주 잘 생긴 사내. 수염도 없고 복장도 환관 복장이다. 이자는 위극겸의 아버지인 위태극이다. 위태극은 <아랑힐월> <투천환일>에 나온 위태극 캐릭터. 실제로 위태극은 현재 황실에 환관으로 위장하고 있다.

철가면; [위태극(威太極)!] + (조심해야 한다. 저 놈이 내 독백을 엿들은 것같으니...) 철컹! 돌아보며 이를 갈고

철가면; [불충한 배신자 놈! 네놈이 무슨 낮짝으로 날 보러 온 것이냐?] 철컹! 철컹! 쇠사슬을 부딪히며 위태극을 노려보고

위태극; [교도가 되어서 교주께 문안 올리는 것이야 당연한 일 아니외까?] [제자를 너무 고깝게만 보지 말아주십시오.] 철가면의 3미터쯤 앞에 멈춰서며 포권하고

철가면; [개소리는 그만하고... 날 찾아온 용건이나 말해라.] 노려보고

위태극; [두 가지 용건이 있는데... 첫 번째는 물론 혈왕잠에 관한 것이오.]

위태극; [혈왕잠을 흡수할 수만 있으면 천마와 무성조차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던 혈왕의 재래(再來)가 될 수 있지만...]

위태극; [유감스럽게도 혈왕잠을 흡수하는 방법은 오직 교주만이 알고 있소.]

위태극; [그 방법을 실토하신다면 좀 더 쾌적한 환경으로 옮겨드릴 수 있소.] 음산하게 눈 번뜩이며

철가면; [다람쥐 쳇바퀴 돌아가는 상황을 반복해보자는 것이냐?] 노려보고

철가면; [말했듯이 본교가 망할 때 나는 너무 어려서 혈왕잠을 용해할 수 있는 방법을 아버지로부터 듣지 못했다.]

위태극; [교주께서 그리 말씀하시면 확인할 방도는 없소이다. 혈왕의 적통이신 교주께는 섭혼술도 통하지 않으니...] 한숨 쉬고

위태극; [대신 두 번째 질문에는 대답을 해주시길 바라겠소이다.]

위태극; [교주께는 핏줄이 있소이까?] 눈 강렬하게 번득이며 묻고

철가면; (역시...) +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 시치미 떼고

철가면; [내가 너희 역도들에게 제압당해 이곳에 갇힌 건 겨우 열여섯 살 때였다.] [그 나이에 어떻게 여자를 알고 자식을 만들었겠느냐?]

위태극; [물론 교주께서 이곳에 거주하시기 전까지 여자를 몰랐다는 건 알고 있는 사실이오.] [하지만...]

위태극; [그후 십 년 가까이 교주의 시중을 계집들이 들었었는데...] 눈 번뜩

좀 긴장하는 눈빛이 되는 철가면

위태극; [지금으로부터 이십오 년 전, 손이교(孫二嬌)라는 시녀가 이유도 없이 탈주하여 실종되는 일이 벌어졌었소.]

철가면; [손이교... 아까운 계집이었지.]

철가면; [날 시중들던 계집들 중에서는 가장 눈치가 빠르고 재치가 있었던 계집이었으니...] 앵소하며 말하지만

위태극; [손이교와 함께 지냈던 계집들의 증언에 의하면...] [그 계집이 교주의 시중을 든 후 일 년 쯤 지났을 때부터 몸이 부쩍 불었었다고 하더이다.]

철가면; [살이 찔 나이가 되었으니 살이 쪘겠지.]

위태극; [단순히 살이 찐 게 아니라 여기와 여기가 집중적으로 불어나 애를 밴 듯한 모습이었다는 거요.] 자기 가슴과 아랫배를 만지며 음산하게 웃고

철가면; [그래서 말하고 싶은 게 뭐냐?] 노려보고

철가면; [손이교가 내 애라도 배었었다는 것이냐?]

위태극; [내막이야 교주와 손이교만이 알 텐데...] 히죽 웃고

위태극; [다른 사내를 만난 적이 없는 손이교가 몸이 불더니 돌연 모습을 감춘 건 아무래도 예사롭지가 않소이다.]

철가면; [망상을 하는 건 네 자유다.] 철컹! 등을 벽에 기대고

철가면; [손이교가 내 애를 갖었고 후환이 두려워 몸을 숨긴 것이라 믿고 싶으면 그대로 믿어라.] 냉소하고

철가면; [네 망상이겠지만... 나도 어디선가 내 핏줄이 자라고 있으면 소원이 없겠다.]

철가면; [그럼 그 아이가 장차 혈왕의 피를 각성해서 너희 배신자놈들을 응징해줄 수도 있을 테니...] 히죽 웃고

위태극; [아마 교주의 그 소원은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이오.] 히죽

위태극; [지난 이십오 년간 우리는 꾸준히 손이교란 년의 종적을 추적해왔고...] [아주 성과가 없었던 건 아니니 말이오.] 돌아서고

주먹 꽉 쥐는 철가면

위태극; [손이교는 조만간 우리 수중에 들어올 테고...] [그럼 그 계집을 교주와 대면 시켜드릴 테니 기대하시구려.] 흐흐흐! 웃으며 문을 나간다.

철컹! 다시 닫히는 문

철가면; (손이교... 손이교...) 발랄한 소녀를 떠올리고. 나이는 16-7세 정도. 손대낭의 어릴 적 모습이다.

철가면; (아들을 낳으면 천악(千岳), 딸을 낳으면 천파(千波)라고 이름 붙이라 했었는데...) 철컹! 다시 등을 벽에 기대고

철가면; (손이교! 네가 불쌍한 내 소원을 들어주었구나. 딸을 낳아 건강한 아이로 자라게 보살펴주었으니...) 주르르! 눈물이 가면 밖으로 흐르고

<아무쪼록 혈왕조사님과 우리 용씨일족의 열조들께서 너희 모녀를 지켜주시길 바랄 뿐이다.> 홀로 밀실에 갇혀 울고 있는 철가면이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124>

펑! 안개로 덮인 등선곡 입구에서 뒤로 확 끌려나오는 백일몽. 허리가 허리띠에 휘감겨 있고

등선곡 밖에서 허리띠를 허공에 휘두르고 있는 귀희. 귀희 옆에는 위진천과 복면인들이 서있다. 그 주변에 곰이 기절해서 쓰러져 있다. 귀희가 휘두르는 허리띠에 허리가 감긴 백일몽은 안개 속에서 빠져나와 허공에 붕 뜬 모습이고.

퍼억! 등부터 바닥에 나뒹구는 백일몽

핑! 백일몽의 허리를 묶고 있던 허리띠가 풀리고

백일몽; [끄윽...] 신음하며 힘겹게 몸을 일으키고

위진천; [백일몽! 어찌 된 일이냐?] 다가오며 찡그리고. 스륵! 그 뒤에서 귀희는 백일몽의 허리를 묶었던 허리띠를 회수하고 있다.

백일몽; [죄... 죄송해요 소교주님!] 일어나 무릎을 꿇고

백일몽; [어떤 놈이... 곰을 이용하는 바람에 깜빡 속아서 등선곡 안으로 들어가는 걸 막지 못했어요.] 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곰을 보며

귀희; (그렇게 된 거였네.) 스륵! 회수한 허리띠를 소매 속에 넣으며 생각하고. 곰을 돌아보며

위진천; [어떤 놈이라니?] 찡그리며 백일몽 앞에 멈춰서고

위진천; [네가 등선곡 안으로 들어가는 걸 막지 못한 놈의 정체가 뭐냐?]

백일몽; [젊은 놈인데 처음 보는 얼굴이었어요. 다만...]

위진천; [다만?]

백일몽; [그자는 젊은 계집을 등에 업고 있었는데 바로 무영신투 조천행의 딸 조진진이었사옵니다.]

<무영신투의 딸 조진진!> 놀라는 위진천과 귀희와 복면인들

위진천; [조진진!] [누군가 그년을 데리고 등선곡으로 들어갔다는 거냐?] 이를 갈며 백일몽을 노려보고

백일몽; [기절한 상태였지만 그 계집이 조진진인 건 확실하옵니다.] 등선곡의 안개 속으로 달려들어가는 청풍의 등에 업혀 있던 조진진의 얼굴 떠올리고

위진천; [무영신투 조천행!] [숨어있던 그 도둑놈이 요란하게 다시 나타나서 신행태보를 유인한 게 다른 놈에게 딸년을 맡겨서였구나.] 이를 갈고

백일몽; [조진진을 업고 나타난 자가 부린 잔꾀에 속아서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사옵니다.] [저의 무능함을 벌하여 주시옵소서.] 무릎 꿇고

위진천; (죽일 년!) + [이미 벌어진 일이다.] 억지로 분노와 살기를 참고

위진천; [널 책벌한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다.]

백일몽; [송구하옵니다.] 고개 떨구고. 그때

귀희; [금제 안에서 무얼 보았느냐?] 다가오며 묻고

백일몽; [등선곡을 방호하는 금제 안에는...] 말하다가 멈추는 백일몽

백일몽의 뇌리에 떠오르는 철가면의 모습

귀희; (백일몽 저 년...!) 눈 번뜩이고

백일몽; (날 딸이라 부른 그 철가면에 대한 얘기는 하지 않는 게 좋을 것같은 예감이 든다.) + [조가장이 있었습니다.]

위진천; [조가장이 저 금제 안에 있었다?] 찡그리고. 복면인들도 어리둥절하고. 반면

귀희; (대답이 잠깐 끊긴 걸 보면 뭔가 숨기는 게 있다.) + [환각을 봤다는 거냐?] 의심하며 백일몽에게 묻고

백일몽; [아마 환각일 텐데...] 귀희를 돌아보고

백일몽; [너무도 생생해서 제가 현장에 있는 느낌이었어요.] 몸을 좀 떨면서

위진천; [그러니까 뭐냐? 등선곡을 지키는 금제라는 게...] + 귀희; [환각을 일으켜서 침입자를 공격하는 성질의 술법이에요.]

위진천; [환각을 일으킨다?]

위진천; [그럼 뭐 별거 아니잖느냐?] [모든 감각(感覺)을 봉쇄한 후 들어가면 환각의 영향을 받지 않을 테니까.] 코웃음을 치지만

귀희; [신녀문의 절혼단백금법(絶魂斷魄禁法)은 감각이 아니라 혼백(魂魄)에 직접 작용한답니다.] 심각한 표정으로 말하며 손가락으로 자기 머리를 톡톡 건드리고

위진천; [혼백에 작용한다?] 놀라고

귀희; [인간에게는 누구나 혐오하거나 두려워하는 대상이 있기 마련이에요.] [절혼단백금법에 걸려들면 가장 끔찍한 기억이 반복적으로 환각이 되어 나타난답니다.]

위진천; [감... 감각이 아니라 혼백을 공격해서 끔찍한 기억을 되살린다면 좀 골치 아프겠군.] 긴장하고

귀희; [골치 아픈 정도가 아니에요.] [끊임없이 혐오와 공포, 분노에 시달리다보면 결국 정신이 파괴되어 버려요.] 몸을 좀 떨고

귀희; [가벼우면 미쳐 버리겠지만 대 부분의 경우 죽음에 이르게 되지요.]

백일몽; (그래서 내게는 조가장이 환각으로 나타났구나.) (최근에 겪은 가장 끔찍하고 혐오스러운 기억이었던 탓에...) 깨닫고

백일몽; (날 딸이라고 부른 철가면을 쓴 인물과 대면한 것도 절혼단백금법에 혼백이 자극을 받아서였을 테고...) 철가면을 만나던 장면을 떠올리고

위진천; [귀희 말대로라면 정말 골치 아픈 금제겠구만.] 난감

위진천; [세상에 떠올리기 싫은 기억이 없는 인간은 없을 테니 절혼단백금법에 영향을 받지 않는 인간도 없겠지.]

귀희; [하지만 우리 손에는 이게 들어왔어요.] 슥! 구리거울을 들어 보이며 배시시 웃고

위진천; [조천경!] 눈 치뜨고

위진천; [그 구리거울만 있으면 절혼단백금법을 무력화시키는 게 가능하다 이거지?] 흥분된 표정으로

귀희; [오래 전에 실전되었던 탓에 조천경의 사용법 역시 잊혀졌어요.] [그래서 신녀문의 장경각에서 읽었던 기록들을 더듬어야만 했는데...] 구리거울을 만지면서

귀희; [백일몽 덕분에 조천경의 사용법을 찾아내는 데 걸리는 시간을 좀 단축시킬 수 있을 것같네요.] 백일몽을 보고. 흠칫! 하는 백일몽

귀희; [절혼단백금법이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순서가 어떻게 되는지 확인했으니까요.] 그런 백일몽을 보며 의미심장하게 말하고

위진천;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면 어느 정도로?] 흥분과 기대에 차서 묻고

귀희; [빠르면 오늘 밤이 새기 전에 등선곡 안으로 돌입할 수 있을 것같네요.] 배시시 웃는 귀희의 얼굴 크로즈 업

 

#125>

[!] 눈 부릅뜨는 청풍, 기절한 조진진을 어부바 하는 자세로 업은 채 서있다. 헌데

쿵! 청풍의 눈앞에 펼쳐지는 장면. 바로 천마성이 무제궁의 공격을 받아 멸망하던 장면이다. 남녀노소가 무차별 학살을 당하고 있다.

청풍; (이건... 이건...) 전율하고

<천마성이 무제궁의 공격으로 궤멸당하는 장면이다!> 청풍의 바로 앞에서 죽임을 당하는 여자와 아이들. 그러다가

청풍; (아버지!) 홱 고개 돌려다른 곳을 보고

사자천마 이무외가 천마해체대법을 펼치는 장면이 바로 옆에서 보는 것처럼 보인다. 사자천마는 몸이 거대해지고 그 앞에서 칠지무제가 긴장하며 서있고. 칠지무제 뒤에는 타노가 한 무릎을 꿇으면서 긴장된 표정으로 보고 있고

청풍; (천...천마해체대법(天魔解體大法)!) (몸속의 모든 힘을 폭발시켜서 적과 함께 죽는 동귀어진 수법...) 사자천마의 몸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것을 보며 눈을 부릅뜨고.

<안됩니다 아버지!> 청풍의 생각 배경으로 폭발하는 사자천마의 거대해진 몸. #35>에 나온 장면

팔로 눈을 가리는 청풍. 하지만

눈을 감은 청풍의 뇌리로 #35>의 장면이 이어지고

청풍; (믿지 마라! 이건 단지 환각일 뿐이다!) 고개를 세차게 저어서 환각을 떨쳐버리려 애쓰는 청풍

청풍; (난 지금 등선곡의 금제 안을 헤매고 있을 뿐이다!) 다시 눈을 부릅뜨지만

쿵! 눈을 부릅뜬 청풍의 눈앞에 펼쳐지는 장면. 바로 위상영이 죄수들에게 윤간을 당하는 장면이다. #49>의 장면을 파노라마처럼 보여주고. 장소는 천마성의 감옥 안이다.

청풍; (상... 상영누님!) 엄청난 충격과 분노. 바로 옆에서 위상영이 강간을 당하는 모습을 보는 장면이다.

강간당하면서 힘없이 흔들리는 위상영의 얼굴

청풍; [그만 둬! 하지 마라 이 개새끼들아!] 울부짖으며 죄수들을 덮쳐가지만

화악! 죄수들과 위상영의 몸을 그대로 통과하는 청풍의 몸. 마치 그림자를 통과하는 것 같고. 눈을 부릅뜨며 넘어지려는 청풍

콰당탕! 조진진을 업은 채 바닥에 나뒹구는 청풍

청풍; [크윽!] + (환각!)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안도하며 일어나고

청풍; (그래 이건 그냥 환각일 뿐이다! 휘말리면 안된다.) 일어나 앉지만

[!] 다시 눈 부릅뜨는 청풍. 바로 앞에서 강간당하는 위상영의 얼굴이 보인다. 초점 없이 치뜬 눈. 입에서 흘러나오는 사내들의 분비물. 고개 돌린 채 청풍을 보고 있다. 청풍의 얼굴 바로 앞에서

청풍; [헉!] 털썩! 뒤로 주저앉고

사내들의 몸이 치받을 때마다 흔들리는 벌어진 위상영의 가랑이

무어라 희희덕거리며 위상영의 몸을 주무르거나 위상영의 입에 흉측한 것을 밀어 넣는 사내들의 모습

청풍; [안돼! 안된다!] 악을 쓰며 현장을 덮치지만

역시 그림자처럼 통과하는 위상영과 죄수들의 모습

청풍; [개잡종들아! 하지 말란 말이다!] 넘어지면서 돌아보는 청풍. 근처에서 여전히 냉상영이 강간당하고 있고. 한 놈이 일어나자 다른 놈이 올라타는 모습이고

청풍; [상영누님이 무슨 죄가 있다고... 차라리 날 죽여! 날 죽이란 말이다.] 덮쳐가는 것 포기하고 주저앉아 울부짖고. 또 한명의 죄수가 위상영의 가랑이 쳐들고 올라타 강간하는 모습 보며. 헌데 그때

조진진; [잘 아네.] 고개 조금 들고 청풍의 귀에 대고 속삭인다. 실제로 조진진이 그러는 게 아니라 조진진이 속삭이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일종의 환각이고. 눈 부릅뜨는 청풍

조진진; [이게 다 당신 때문이야!] 슥! 청풍의 목을 끌어안는 조진진의 두 팔

조진진; [당신... 잘난 마태자께서 설치고 다니면서 지은 죄의 대가를 지금 저 여자가 대신 치르고 있는 거야.] 청풍의 목을 끌어안고 속삭이고

청풍; [으으으...] 반박하지 못하고 덜덜 떨기만 하고

조진진; [죽어 버려! 당신은 살아있을 자격도 없는 죄인이야!] 사악하게 웃으며 청풍의 귀에 대고 속삭이고. 이어

[그렇다 마태자!] [네놈은 죽어 마땅하다.] [우릴 이렇게 만들어놓고도 살 생각을 하는 것이냐?] 슈욱! 슥! 청풍의 주위로 수많은 사람들이 나타난다. 뇌공량을 비롯해서 청풍에게 죽은 사람들. 몸이 으깨지고 부서지고 머리가 깨진 끔찍한 모습들이다. 포숙정도 있고

[죽어라!] [지옥에 떨어져라.] [죄 값을 치러라.] [마태자! 네놈 때문이다.] [이게 다 네놈이 지은 죄의 결과다.] 청풍을 에워싸고 속삭이는 시체들.

청풍; [으으으으!] 덜덜 떨면서 귀를 두 손으로 막고

<죽어!> <죽어!> <쓰레기!> <네 죄다! 네가 저 여자를 저 지경으로 만들었어!> <무슨 낮짝으로 살아있는 것이냐 버러지야?> 두 손으로 귀를 막고 몸을 웅크리는 청풍을 에워싼 채 저주와 악담을 퍼붓는 시체들. 조진진도 청풍의 목을 휘어감은 채 속삭이고 있고

 

#126>

무릉도원 같은 등선곡 내부. 곰과 여우와 너구리들이 일 하고 있다.

수컷 곰은 장작을 안고 동굴로 들어가고 있고.

암컷 곰은 부엌에서 밥상에 음식을 차리고 있다.

암컷 여우와 암컷 너구리는 방 청소의 마무리를 짓고 있다. 암컷 너구리는 빗자루를 들고 방에서 나오려 하고 암컷 여우는 그 뒤에서 조신하게 무릎 꿇고 앉아서 옷을 개고 있다

수컷 너구리는 복숭아가 가득 든 바구니를 들고 건물들 쪽으로 오고 있다. 그러다가

뒤를 돌아보며 멈춰서는 수컷 너구리

암컷 너구리; [왜요?] 건물에서 나오며 묻고. 빗자루를 들었고 입에 쓰고 있던 마스크를 턱쪽으로 끌어내리며

암컷 너구리; [무슨 일 있어요?] 밖으로 나오며 묻고. 암컷 너구리 뒤에서 암컷 여우도 옷을 정리하면서 돌아보고

수컷 너구리; [선녀님이 저러고 계시는 게 마음에 걸리는구먼.] 뒤를 돌아보고.

수컷 너구리가 보는 건 등선곡 입구쪽이다. 그곳에 누가 서있는 게 작게 보인다

크로즈 업. 깎아지른 절벽이 갈라진 틈 새 앞에 서있는 야차선녀의 모습이 아주 작게 보인다. 야차선녀의 모습이 작아서 절벽이 아주 높다는 걸 보여주고. 폭이 10미터쯤인 절벽 사이의 틈은 안개로 덮여있다. 안개 속에는 크고 작은 기둥들이 서있는 게 흐릿하게 보이고

암컷 너구리; [누가 금제에 들어온 걸까요?] 수컷 너구리 옆에 서서 함께 야차선녀 쪽을 보고

수컷 너구리; [종종 금제에 발을 들이는 인간들이 있어왔지만...] [선녀님께서 직접 살피시는 경우는 드물었어.]

암컷 너구리; [범상치 않은 인간이 금제에 들어온 건 분명하네요.] 손을 이마에 대고 입구 쪽을 보면서 역시 걱정하고

수컷 너구리; [지금까지 그래 왔듯이 별일은 없겠지만 찜찜하긴 해.] 암컷 너구리와 함께 서서 보며 찡그리고

[...] 방안에서 옷을 개며 뭔가 생각하는 암컷 여우

 

절벽의 틈새를 보고 있는 야차선녀

야차선녀; [...] 지팡이를 쥔 채 안개 속을 보며 무언가 생각하고

주취광생; [어떤 상황이오?] 다가오고

야차선녀; [폐하...] 돌아보고

야차선녀; [계집 하나와 사내 놈 하나가 금제 안으로 들어왔었는데...] [계집의 기척이 갑자기 사라졌군요.] 다시 안개로 덮인 절벽 틈을 보고

주취광생; [일단 발을 들여놓으면 절대 빠져나가지 못하는 절혼단백금법을 제 발로 벗어났을 리는 없고...] 야차선녀와 나란히 서며

주취광생; [그 계집에게 조력자들이 있겠소.] 음산한 눈빛으로 안개 속을 노려보고

야차선녀; [등선곡을 기웃거리는 인간들이 끊이지 않았으니 특별한 일은 아닙니다만...] 찡그리며 말을 흐리고

주취광생;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으시오?] 눈 번뜩이며 돌아보면서 묻고

야차선녀; [금제 안에 머물고 있는 사내 놈...] [제법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정신이 붕괴되지 않고 있군요.]

주취광생; [오랜만에 물건다운 물건이 등선곡을 찾아온 모양이구려.]

야차선녀; [물론 종국에는 절혼단백금법이 그놈의 혼백을 절단 내겠지요.] 차갑게 웃으면서 말하고

야차선녀; [제 아무리 정신력이 강고(强固)하다 해도 끊임없이 이어지는 공포와 죄책감을 견디는 데는 한계가...] 빠직! 말하다가 뭔가에 감전되는 야차선녀

[!] 비틀! 하는 야차선녀. 그걸 보며 흠칫하는 주취광생

주취광생; [왜 그러시오 선녀?] 슥! 부축 하려 손을 뻗지만

야차선녀; [괜... 괜잖아요.] 지팡이를 들지 않은 손을 들어서 주취광생의 부축을 거절하고

야차선녀; (가공할 영력(靈力)!) 주르르! 입으로 피를 흘리며 안개 속을 노려보고

<절혼단백금법 안에서 추측하는 게 불가능할 정도로 거대한 영력이 꿈틀대는 것이 느껴진다.> 지지지! 절벽 사이의 틈을 채우고 있는 안개 속에서 벼락이 꿈틀대는 것을 배경으로 야차선녀의 생각 나레이션

야차선녀; (오십년 가까이 살아왔지만 이토록 무시무시한 영력은 접해본 적이 없다.) 식은 땀 흘리고

야차선녀; (돌아가신 사부님의 영력도 비교가 안될 정도로 강력한 수준이니...) 꽉! 지팡이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가고

<대체 오늘 어떤 괴물이 등선곡을 찾아온 것인가?> 현장 모습 배경으로 야차선녀의 놀람 나레이션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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