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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주가구(周家口)> 깊은 밤. 어느 마을. 그리 크진 않지만 있을 건 다 있는 마을. 교통의 요지 분위기. 밤이 깊어 마을 대부분의 건물에 불이 꺼져 있다

등이 내걸린 객잔. 정문은 닫혀있고.

객잔 안의 넓은 마당에 마차들이 십여 대 주차되어 있다. 말들은 마굿간에서 자고 있고.

마차들의 대부분은 신장궁의 물건 배달 마차. 그 중 한 대는 화려한 장식에 사방이 막힌 마차인데 <武> <弔>라는 글이 적힌 두 개의 깃발이 꽂혀있다. 무제궁에서 벽세황의 시신을 운구해온 마차다.

벽세황의 시신 운구해온 마차 크로즈 업

마당을 중심으로 세워진 건물들. 객실들이다.

끼익! 객실의 방문들 중 하나가 조심스럽게 열리고.

방에서 나오는 황보신.

탁! 주변 두리번거리며 문을 닫고. 이어

<武>자 깃발이 달린 마차로 오는 황보신.

끽! 마차의 문을 열어보는 황보신.

마차 안은 비어있다.

[...] 탁! 무언가 생각하며 다시 마차의 문을 닫는 황보신. 이어

한쪽으로 가는 황보신.

건물들 사이의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황보신. 직후

슥! 근처 건물의 어둠 속에서 나오는 청풍.

청풍; (황보신...) 황보신이 간 건물 사이를 보며 어둠 속에서 걸어 나오고

청풍; (삼경이 지나 모두가 잠들기를 기다렸다가 움직였다.) 황보신이 간쪽을 보며 마당으로 나오고

청풍; (물론 벽세황의 시신을 확인하기 위해서일 테고...) 건물 사이로 멀어지는 황보신의 뒷모습을 보며 <武>자 깃발이 달린 마차로 다가가고

청풍; (황보신이 재촉한 덕분에 어두워지기 전에 이곳 주가구에 도착할 수 있었는데...) 마차를 살피며 생각하고

청풍; (천마성을 떠나온 벽세황의 운구 행렬 역시 주가구에 도착해서 하룻밤을 함께 지내게 되었다.) 마차를 만지며 황보신이 간쪽으로 돌아가고

청풍; (신장궁을 떠난 우리 일행이 이곳에서 벽세황의 운구행렬을 만나게 된 건 물론 황보신이 의도한 결과다.) 황보신이 간 쪽으로 걸어라고

청풍; (그리고 황보경의 추측대로 벽세황은 내게 생포되기 직전 성마지환을 삼켰을 수도 있다.) 조심스럽게 따라가고.

청풍; (그게 사실이라면 성마지환은 오늘밤 황보신의 수중에 들어가게 된다.)

청풍; (황보신이 성마지환을 찾아내면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급습해서 탈취해야만 한다.) 슥! 품 속에서 칼집에 든 비수를 한 자루 만져보고

청풍; (천마조사의 유품이기도 한 성마지환이 냉혈전호 따위의 장사치 손에 들어가 악용 당하게 할 수는 없으니...) 그늘에 몸을 숨긴 채 황보신의 뒤를 따라가는 청풍.

 

#104>

객잔의 독채. 대청 같은 분위기. 문이 열려 있고 빛이 흘러나온다. 독채 주변에 사람은 없고

독채의 내부. 촛불이 밝혀진 가운데 관이 하나 놓여있다. 물론 벽세황의 시신이 든 관이다.

그곳으로 들어오는 황보신. 뒤를 돌아보며

관으로 다가가는 황보신. 이어

덜컥! 조심스럽게 관의 뚜껑을 열고

관 안에 누워있는 벽세황의 시체. 수의를 입었고 얼굴은 말끔하다.

황보신; (가엾은 놈...) 관 뚜껑을 조심스럽게 관에 기대 놓으며 벽세황의 시신을 보고

황보신; (절제하지 못하는 성격 때문에 결국 시체가 되어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구나.) 슥! 소매 속에서 철심척을 꺼내고

황보신; (아무쪼록 네놈의 몸 안에 <그 물건>이 숨겨져 있기를 바랄 뿐이다.) 스윽! 철심척을 벽세황의 시체 위로 천천히 통과시키기 시작한다. 공항 검색대에서 금속탐지기로 금속을 탐지하듯이.

황보신; (<그 물건>을 손에 넣으면 단장께서 엄청난 재물로 노부의 공을 보상해주실 테니...) 스윽! 생각하며 철심척을 벽세황의 시체 위로 통과시키고. 그러자

툭! 쩍! 관의 여기저기서 동전이 날아올라 철심척에 달라붙고

황보신; (입관할 때 노잣돈으로 넣어준 동전들이 달라붙는다.) 동전이 철심척에 달라붙는 것을 보며 생각하고

슥! 이윽고 철심척을 완전히 통과시키는 황보신

황보신; [...] 찡그리며 철심척을 뒤집어 보고.

철심척에 동전들이 죽 달라붙어 있다.

황보신; (동전들 외에는 달리 금속 반응이 없었다.) 철심척에 붙은 동전들을 확인하며

황보신; (그렇다는 건 이놈의 몸에 <그 물건>이 없다는 얘기인데...) 투툭! 손으로 쓸어서 동전들을 철심척에서 떼어 낸다

타탕! 탕! 동전들이 바닥에 떨어지고

 

#105>

독채의 뒷 곁. 귀를 벽에 대고 서있는 청풍

투툭! 툭! 청풍의 귀에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고

청풍; (아무래도 벽세황의 시신에는 성마지환이 없는 모양이다.) 귀를 벽에 댄 채 생각하고

청풍; (그럼 성마지환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벽세황은 성마지환을 우리 천마성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 삼켰을 게 거의 확실한데...) 찡그리며. 그러다가

[!] 흠칫! 하며 벽 저편을 보고

슥! 누군가 건물로 다가오는 게 보이고

청풍; (누가 상청(喪廳)이 차려진 이곳으로 온다.) 급히 벽에서 귀를 떼며 등을 벽에 바짝 붙이고. 시선은 옆을 향한 채

 

#106>

다시 건물 내부. 황보신이 철심척을 관속에 수평으로 내밀고 있다

황보신; (몸속 깊은 곳에 숨겨져 있어서 탐지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철심척을 벽세황의 시체 복부 부분에 대고

황보신; (복부를 중심으로 정밀하게 확인을 해보자.) 슥! 다시 철심척을 벽세황의 복부 위로 움직이려 하고. 그 직후

저벅! 누군가의 발자국 소리가 황보신의 귀에 들리고

황보신; (누가 온다!) 슥! 급히 철심척을 소매 속으로 넣고

황보신; (들키면 안된다.) 스윽! 빠르게 관의 뚜껑을 집어들고

덜컹! 관 뚜껑을 다시 관 위에 덮는 황보신. 직후

딸칵! 아래쪽에서 금속성이 나고

내려다보는 황보신. 바닥에 널려 있는 동전들

황보신; (위험...) 스슥! 슥! 발로 밀어 동전들을 관 아래로 숨고. 그 직후

[황보집사 아니오?] 슥! 누군가 들어서며 말하고. 돌아보는 황보신

총관; [인기척이 있기에 와본 건데... 이 깊은 밤중에 예서 뭐하시오?] 의심의 눈초리로 황보신을 보며

황보신; [총관...] 포권하고

황보신; [잠자리에 들었지만 소궁주의 신세가 너무도 가엾게 느껴져 잠이 오질 않았소이다.] [그래서 향이라도 올려줄까 하고 상청에 들렀소이다.]

총관; [본궁 출신도 아니시면서 소궁주를 그리 측은히 여겨주시니 감읍할 따름이외다.] 마주 포권하고

황보신; [별 말씀을...] 포권 풀고

황보신; [헌데 소궁주에게는 딱히 유품이라 할 만한 게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만...] 총관을 슬쩍 떠보고

총관; [무제궁 인사들의 말에 따르면 소궁주는 발견 당시 낡은 옷 한 벌 걸치고 있었을 뿐이라고 하외다..] 관을 보며

황보신; [신장궁의 소궁주에게 눈에 띄는 유품이 없었다는 게 믿기지 않소이다.]

총관; [그러게나 말입니다.] 한숨

총관; [소궁주에게는 여러 가지 값나가는 물건과 무기들이 있었는데 무제궁이 발견했을 당시 거의 알몸이나 다름없었다고 하외다.]

황보신; [천마성에서 소궁주의 소지품을 강탈했을 수도 있습니다만...]

총관;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소궁주의 유품을 되찾기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봐야만 합니다.]

총관; [어떤 자가 소궁주의 소지품 중 어떤 것을 가져갔는지 알아낼 방도가 없기 때문입니다.] 심각하게

황보신; [일리가 있는 말씀이십니다.] 끄덕이고

 

#107>

독채의 벽에 붙어서 엿듣고 있는 청풍

청풍; (신장궁의 총관은 우직한 성격이라 꼼수를 쓰진 않았을 것이다.) 벽에서 귀를 떼고

청풍; (게다가 성마지환의 가치도 모르고 있을 테니 발견했다면 숨겼을 리가 없다.) 벽에서 몸을 떼고

청풍; (결론은 성마지환이 벽세황의 신변에는 없다는 뜻이 된다.) 돌아서고

청풍; (과연 천마와 무성의 최후비전이 숨겨져 있는 성마지환은 누구의 수중에 들어간 것일까?) 걸어가며 생각하고

청풍; (성마지환을 이용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냉혈전호 손에 들어간 것만 아니라면 당분간은 그것이 악용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청풍; (성마지환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공을 회복하는 게 급선무다.)

청풍; (무제궁의 추적은 대충 따돌렸으니 이제 그만 신장궁의 인간들과 작별을 고하자.) 담장 쪽으로 가고.

청풍; (세한삼우가 만들고 있는 절세 영약이 언제 완성될지 모르니 한시라도 빨리 종남산으로 가야만 한다.) 팟! 사력을 다해 담장으로 달려가서

팟! 도약하고

턱! 청풍의 한손이 겨우 담장 맨 윗부분을 잡는다.

비지땀을 흘리며 다론 손으로 도 매달리면서 다리를 담장 위로 걸어올리고

청풍; (비... 비참하구나.) 담장 위로 몸을 끌어올리며 헉헉

청풍; (한번 도약으로 오십장 이상을 건너뛰던 내가 일장도 안되는 담장 하나 넘기 위해 이토록 쩔쩔 매고 있다니...) 비지땀을 흘리면서 담장 위에 걸터앉고

청풍이 바깥쪽을 내려다보니 어둑한 골목이다

청풍; (하지만 지금의 내게는 비참함도 사치다.) 골목으로 뛰어내릴 준비를 하고

청풍; (어떻게든 살아남고 무공을 회복해야만 무참하게 변을 당한 본성 식솔들의 복수를 할 수 있으니...) 팟! 골목으로 뛰어내리고

콰당탕! 골목에 내려서다가 나뒹구는 청풍. 하지만

청풍; (두고 보자!) 이를 갈며 일어나고

청풍; (천마성에서 피를 본 모든 자들은 그게 누구든 목숨을 부지하지 못하게 될 테니...) 어둠 속으로 달려가는 청풍

 

#108>

혈교의 비밀 소굴. 이하 #62>에 나온 장면 차용

깊은 산중. 음침한 분위기. 낮인데도 먹장구름이 낮게 깔려 있어 어둑하다.

우오오오! 늑대 한 마리가 높은 절벽 위에 서서 울부짖고. 이 늑대는 사실 엄청 커서 황소만하다. 이놈의 이름은 낭왕

흠칫! 하며 아래를 보는 낭왕

절벽 아래의 음침한 계곡. 짐승과 사람의 뼈가 가득 널려있고. 계곡 입구 절벽에는 <血狼谷>이라는 글이 이끼에 덮인 채 새겨져 있다. 늑대 몇 마리가 돌아다니며 뼈를 이빨로 깨물어 부서뜨리고 있고

휘익! 절벽 사이의 좁은 통로를 통해 계곡 안쪽으로 날아드는 여자. 바로 백일몽

끼잉! 절벽 위에서 고개 숙이며 아는 척 하는 낭왕

백일몽; [수고가 많다 낭왕(狼王)!] 손 들어 아는 척 하며 날아 들어가는 백일몽

낑! 낑! 앞다리를 낮추고 고개도 숙이면서 꼬리를 치는 낭왕. 놀자는 몸짓. 하지만

백일몽; [반가워도 좀 기다려라. 소교주님께 보고를 하고 놀아줄 테니...] 휘익! 외치면서 안쪽으로 날아들어가고

낑! 아쉬운 표정으로 고개를 드는 낭왕

좁은 통로가 끝나는 절벽 안쪽은 상당히 넓은 원형의 분지. 입구를 제외하고는 까마득한 절벽으로 에워싸여 있다.

그곳으로 날아드는 백일몽

분지 끝에는 음침한 고대 신전 잔해가 하나 서있다. 절벽을 등지고 지어진 신전인데 그 신전의 안쪽. 동굴이 있다.

우우우! 동굴에서 늑대 울음소리가 흘러나온다.

백일몽; (늑대새끼들이 그새를 못 참고 배고프다고 아우성이로구나.) 그 동굴을 향해 날아가는 백일몽

 

#109>

동굴 안의 밀실. 위진천이 알몸에 상의를 입고 있다. 탁자에는 펼쳐진 편지와 허리띠 하나가 놓여있고. 위진천의 뒤로 좀 떨어진 곳에 잠옷 같은 야한 차림의 여자가 검을 한 자루 두 손으로 든 채 대기한다. 한쪽에는 침대도 있어서 마치 둘이 한탕 뛴 듯한 분위기. 이 여자는 <건곤일척>에 나온 매영귀희와 <투천환일>에 나온 <귀희> 캐릭터. 이 작품에서도 이름은 귀희. 위진천의 심복이다. 이때 나이는 서른 살 가량. 하지만 실제 나이는 마흔 살이 넘었고 위진천과 특별한 관계다.

귀희; (볼수록 잘 생겼네. 누구 아들 아니랄까봐.) 얼굴 약간 붉히며 위진천이 알몸에 상의를 걸치는 걸 보고

위진천; [왜?] 허리띠를 집어들며 돌아보고

위진천; [내 얼굴에 뭐 묻었어?] 허리띠를 등 뒤로 돌리면서

귀희; [묻었지요. 잘 생김이...] 얼굴 살짝 붉히며 웃고

위진천; [귀희(鬼姬)가 그런 우스개 소리까지 할 줄은 몰랐군.] 허리띠를 앞으로 돌려 묶으려 하며

귀희; [저라고 뭐 특별한 인간이겠어요?] [좋은 걸 보면 기쁘고 마음이 불편하면 화가 나는 걸 참지 못하는 평범한 인생이랍니다.]

위진천; [천하 모든 술법의 본가인 신녀문의 문주가 될 뻔하셨던 분답지 않은 말씀이시군.] 웃으며 허리띠를 한번 묶고

귀희; [신녀문 얘긴 하지 마세요. 겨우 눌러두었던 분노가 되살아나려고 하니...] 새침

위진천; (성미하고는.,..) + [조심하도록 하지.] 꾹! 허리띠를 묶으며 쓴웃음. 이어

귀희; [종남산(終南山)으로 바로 가진 않으실 거죠?]

위진천; [그냥 가봤자 헛걸음일 테니 준비를 좀 해야겠지.]

귀희; [다행히 조천경(照天鏡)의 소재가 늦지 않게 밝혀졌지요.]

위진천; [조천경을 확보하는 일도 그렇고...] [이번 종남산 건에서는 귀희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줘야겠어.] 허리띠를 완전히 매면서

귀희; [그럴게요.] 대답할 때

<속하 돌아왔사옵니다 소교주님!> 누군가의 전음이 위진천과 귀희의 들리고

위진천; (백일몽이 돌아왔군.) + [들어와.] 말하며 문쪽을 보고. 그러자

<예...>그긍! 대답과 함께 철문이 열리고

백일몽; [다녀왔사옵니다!] 안으로 들어서며 포권하고

위진천; [수고했다.] 손을 귀희에게 내밀고

위진천; [지령서를 보신 고모님의 반응은 어떠했느냐?] 귀희가 다가와서 내미는 검을 받으며 백일몽에게 묻고

백일몽; [설약공주님께서는 나중에 보시겠다며... 제가 보는 앞에서는 개봉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위진천; [유감이로군. 아버지의 지령을 확인한 고모의 반응이 어땠는지 보았으면 좋았을 것을...] 검을 허리에 차고

백일몽; [송구하옵니다.]

위진천; [백일몽 네가 죄송해할 일은 아니지.] [귀희는 먼저 그곳에 가서 준비를 해줘.] 백일몽에게 대답하며 귀희에게도 말하고

귀희; [예...] 공손히 대답

조신한 걸음으로 문쪽으로 간다. 백일몽에게는 눈길 한번 주지 않고

백일몽; (귀희...) 곁눈질로 그런 백일몽을 보고

백일몽; (신녀문 출신일 것이라는 사실만 짐작될 뿐 모든 게 비밀인 여자...)

백일몽; (처음 본교에 들어왔을 때는 교주님의 심복이었으나 어느 순간부터 소교주님에게 달라붙어 있다.) 열린 문으로 나가는 귀희를 보고

<심지어 교주님과 소교주님의 침실을 잇달아 차지하고 있는 것같기도 하고...> 야한 차림으로 밀실에서 나가며 안쪽을 흘겨보는 귀희의 모습 배경으로 백일몽의 생각 나레이션

백일몽; (확실한 것은 저 계집이 소교주님의 최측근이라는 사실이다.) 곁눈질로 문쪽을 보고

백일몽; (분명 뭔가 꿍꿍이가 있는 계집인데...) (자칫 소교주님을 잘못된 길로 이끌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한숨 쉴 때

위진천; [등선곡(登仙谷)에서 연락이 왔다.] 편지를 집어 들며 말하고. 흠칫! 돌아보는 백일몽

백일몽; [그럼!] 눈 치뜨고

위진천; [세한삼우(世恨三友)가 십여 년 간 심혈을 기울여서 만들어온 역명천신단(易命天神丹)이 마지막 숙성 단계에 들어갔다고 한다.] 끄덕

백일몽; [드디어 소교주님께서 그동안 들이신 노고를 보상받을 때가 도래했군요.] 흥분

위진천; [역명천신단은 이름 그대로 운명을 바꿔서(易命) 천신(天神)처럼 되게 해주는 영약중의 영약이다.] 좀 흥분해서 편지를 읽고

위진천; [그 역명천신단의 약효를 요약하자면 다음의 세 단어다.] [환골탈태(換骨奪胎), 금강불괴(金剛不壞), 만독불침(萬毒不侵)!]

백일몽; [몸을 완전히 새롭게 바꿔주고 무엇에도 훼손되지 않게 해주며 모든 독에 견딜 수 있게 해준다니...] [이름 그대로 천신처럼 되게 해주는 영약이로군요.]

위진천; [수천종의 영약과 실전되었다고 알려진 화타(華陀)의 연단술에 의해 만들어진 것인데...] 종이를 흔들어 보이고

위진천; [모두 세 알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역명천신단만 손에 넣으면 본교는 더 이상 다른 인간들과 세력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게 될 것이다.] 흥분하고

백일몽; [역명천신단은 이미 소교주님의 손에 들어온 것이나 다름없으니 미리 경하드리옵니다.] 포권하며 아부하고

위진천; [고맙다 백일몽!] 편지를 내려놓고

위진천; [하지만 역명천신단을 손에 넣으려면 마지막 장애를 극복해야만 한다.]

백일몽; [극복해야할 장애라면...]

위진천; [등선곡은 인간의 힘으로는 깨트릴 수 없는 강력한 금제로 방호되고 있다.] [그 금제를 통과하지 못하면 역명천신단도 그림의 떡일 뿐이다.]

백일몽; [세한삼우 중 본교와 내통하는 작자가 있지 않는가요?] [그자가 수시로 전서구를 보내주는 덕분에 역명천신단의 제조과정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알 수 있었구요.]

위진천; [문제는 우리와 내통해온 그자가 금제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그자도 마음대로 등선곡을 출입하지는 못해왔다.]

백일몽; [등선곡에 들어갈 수 없으면 말씀하신 대로 역명천신단도 그림의 떡일 뿐인데...] 난감

위진천; [하지만 걱정할 건 없다. 내게 해결책이 있으니...] 히죽

백일몽; [혹시 귀희가...] 귀희가 야릇한 표정으로 웃으며 나가던 장면 떠올리고

위진천; [귀희도 등선곡에 설치 된 금제를 뚫고 들어가진 못한다.] 고개 젓고

위진천; [왜냐하면 그 금제는 귀희와 동문이면서 모든 면에서 뛰어났던 계집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백일몽; [그럼 어떻게 금제를 뚫고 들어가실 계획이신지요?]

위진천; [지금부터 등선곡의 금제를 깨트릴 수단을 구하러 갈 참이었다. 백일몽 너도 함께 가자.] 문쪽으로 가고

백일몽; [예...] 따라가고

복도로 나서는 위진천. 따라 나오는 백일몽. 복도 밖에서 지키고 있던 무사들이 고개 숙인다

위진천; [넉넉잡아서 보름 후면 역명천신단을 확보할 수 있게 될 테고...] [그럼 나 위진천... 아니 용진천(龍振天)은 천하무적이 되어 있을 것이다.] 흐흐흐! 웃으며 걸어가고

백일몽; (그랬으면 좋겠지만...) 위진천을 따라가며 생각

백일몽; (소교주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좌절이라는 걸 경험해보지 못했다.) 소리없이 한숨을 쉬고

<세상 일이 모두 자신의 뜻대로 된다는 오만함이 소교주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수도 있을 것이다.>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걸어오는 위진천과 그 뒤를 따라오는 백일몽의 모습 배경으로 백일몽의 생각 나레이션

 

#110>

경치 좋은 계곡. 그곳에 자리한 아담한 장원. 헌데

장원 안과 밖에 수십 명의 남녀가 죽어있다. 남자들은 말라 비틀어 죽어 있고 여자들은 강간당한 모습으로 죽어있다. 장원 입구의 처마에는 <趙家莊>이라는 현판이 걸려있고

휘익! 돌풍을 일으키면서 마당에 내려서는 인물. <투천환일>에 백변음마로 나온 캐릭터. 이 작품에서는 무영신투로 표기. 천하십대고수중 일인

무영신투; [!] 눈 부릅뜨며 마당에 널린 시체들 보고,

무영신투; (어... 어떤 놈들이 이런 짓을...) 분노하며 시체들 사이를 걸어가고

무영신투; (우리 조가장(趙家莊) 근처를 수상한 놈들이 기웃거린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것인데...) 시체들을 보며 분노로 치를 떨고

<사내들은 양정이 빨려 죽었고 여자들은 겁탈 당한 후 살해되었다.> 시체들 배경으로 무영신투의 생각 나레이션,

무영신투; (단순히 재물을 노리고 저지른 짓이 아니라는 건데...) 치를 떨다가

무영신투; [진진(眞眞)아!] 퍼뜩 깨닫고 장원 안쪽을 보고

무영신투; (제발...) 팟! 모습이 사라지는 무영신투

 

#111>

장원 안쪽. 담장과 정원으로 둘러싸인 아담한 건물. 건물의 문과 창문은 박살 나 있고. 건물 주변에 하녀로 보이는 여자들 몇이 발가벗겨진 채 죽어있다.

화악! 건물 문 앞에 나타나는 무영신투. 직후

[!] 눈 부릅뜨는 무영신투

쿵! 건물 안쪽의 모습. 알몸의 여자가 두 손이 묶여 대들보에 매달려 있는데 머리를 풀어 내린 채 고개를 떨구고 있다. 사타구니 사이에서는 피가 줄줄 흘러내리고.

무영신투; [안돼!] 팟! 안으로 뛰어들고

무영신투; [안된다 안돼!] 울부짖으며 여자의 머리를 쓸어 넘기고.

그러자 드러나는 것은 좀 못 생긴 여자의 얼굴이다

무영신투; (진진이가 아니다!) 안도하며 물러서고.

무영신투; (진진이의 몸종 중 한명인 매화(梅花)다.) 털썩! 다리가 풀려 주저앉고. 그러다가

흠칫! 하며 여자의 발치를 보고

피가 떨어지는 여자의 발치에 접힌 종이가 한 장 놓여있다

무영신투; (저 종이...) 기어가 손으로 종이를 집어들고

무영신투; (흉수들이 남긴 편지일 것이다.) 떨리는 손으로 편지를 펼치고

 

<우내십대고수(宇內十大高手)의 일인이시며 천하제일의 대도(大盜)이신 무영신투(無影神偸) 조천행(趙天行) 대협께 삼가 문안 여쭙겠소이다.> 편지의 시작. 무영신투가 떨리는 두 손으로 편지의 펴든 모습 배경으로

<조대협께서 반 년 전 황금성(黃金城)의 보물창고에서 낡은 구리거울을 하나 손에 넣으셨다는 소문을 들었소이다. 그 동경(銅鏡)을 긴히 쓸 곳이 있어 조가장을 방문했으나 계시지 않기에 따님을 대신 모셔가게 되었소이다.> 눈 부릅뜨며 글을 읽는 무영신투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아무쪼록 종남산의 잔석평(殘石坪)에 오셔서 따님과 구리거울을 교환해가시기 바라외다. 만일 이 제안을 거절하게 될 경우 따님이 어찌 될지는 조가장의 다른 계집들을 통해 미리 보여드렸으니 노여워하지 마시구려.> 강간당하고 죽은 여자들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영신투; [죽일...!] 콰직! 종이를 움켜잡고

무영신투; [네놈이 누군지 모르지만 사람 잘못 건드렸다.] 이를 갈고

무영신투; [나 조천행, 우내십대고수의 일인이라는 평판을 그저 운이 좋아 얻은 게 아니다!]

무영신투; [진진이에게 손을 댄 대가로 네놈과 네놈의 졸개들은 단 한 놈도 남김없이 내 손에 죽게 될 것이다.] 분노하는 무영신투의 모습.

 

#112>

장원이 내려다보이는 산봉우리 위. 두 명의 인물이 서있다. 신행태보와 음침한 인상의 중년인. 중년인은 <투천환일>에 나온 혈교의 인물 고굉, 즉 고당주다.

고굉; [외(外)총관님! 드디어 조가놈이 제 놈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아래를 보며

고굉; [이번 기회에 저 도둑놈을 사로잡으면 소교주님께서 필요로 하시는 조천경이란 것을 손에 넣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신행태보의 눈치를 보며

신행태보; [고굉(高宏)!] [넌 아직도 무영신투 조천행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구나.] 웃고

고굉; (그래 봤자 걸음이 좀 빠른 도둑놈일 뿐인데...) + [속하, 견문이 짧으니 가르침을 내려주시기 바랍니다.] 눈치 보며 굽신

신행태보; [조천행은 무영신투라는 별호에 어울리게 지금껏 단 한 번도 남에게 잡힌 적이 없는 전설적인 대도다.]

신행태보; [신출귀몰할 뿐 아니라 신분도 여럿 갖고 있어서 조가장이 조천행의 본가라는 것도 최근에야 알아냈을 정도다.]

고굉; [조천행이 경신술과 역용술만으로 천하제일을 다툴 정도라는 소문은 속하도 들었습니다.] 눈치 보며 맞장구치고

신행태보; [조가가 지닌 두 가지 재주 중에서도 특히 뛰어난 게 경신술이다.] 끄덕

신행태보; [놈의 장기인 일식도천파(一息渡千波)가 일단 펼쳐지면 신행태보(神行太保)라 불리는 본좌도 따라잡는 걸 포기해야할 정도다.]

고굉; [조천행이 달아나려고 마음만 먹으면 막을 수가 없겠습니다.] 깨닫고 침 꿀꺽

신행태보; [그래서 놈이 저곳에 있는 걸 뻔히 알면서도 감시만 하고 있는 중이다.]

고굉; [그런 사정이 있는 줄 속하가 미처 몰랐습니다.] 굽신

신행태보; [조천행이 우내십대고수의 일인으로 꼽히는 건 결코 운이 좋아서가 아니다.]

신행태보; [하지만 그런 조가놈이라 해도 소교주님이 종남산에 쳐놓을 함정에 들어가기만 하면 끝장이다.] 음산하게 웃고

신행태보; [목숨보다 더 소중히 여기는 딸이 그 함정의 주역이기 때문이다.] 사악하게 웃는 신행태보의 얼굴 크로즈 업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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