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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건물 밖의 모습. 불이 켜진 가운데 건물의 거실에 음식을 차리고 있는 세 마리의 암컷들. 수컷 너구리도 음식 나르는 걸 도와주고 있다. 수컷 곰과 수컷 여우는 동굴 안에서 화로에 불을 때는 중이다

청풍; [조대협으로부터 딸의 보호를 부탁받았으나...] [무공도 모르는 처지에 혈교의 마수를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다시 실내. 청풍이 세한삼우에게 설명중이다

청풍;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저희 심마니들에게도 금지로 알려진 등선곡으로 도망쳐 들어오게 된 것입니다.] 눈치 보며 말하고

독심귀의; [그 상황에서 본곡으로 피신한 것은 피치 못할 선택이었겠지만...] 찡그리고. 그 옆에서 주취광생도 좀 심각한 표정이고

독심귀의; [우리 세 사람은 등선곡에 사람은 절대 들이지 않겠다고 약속한 사이다.] 독심귀의와 야차선녀를 돌아보고. 대답하지 않는 두 사람

독심귀의; [야박하다 생각할지 모르지만 네놈을 등선곡에 머물게 할 수는 없다.] [선녀!] 야차선녀를 돌아보고

독심귀의; [수고스럽겠지만 이놈을 절혼단백금법 밖으로 데려다 주고 오시구려.]

청풍; (지금 쫓겨나면 죽도 밥도 안된다.) + [제발 사정을 봐주십쇼!] 두 손 모으며 애원

청풍; [등선곡 밖에서는 혈교의 무리들이 눈이 벌개져서 소생을 벼르고 있을 게 뻔합니다.] [이대로 내치시면 소생, 죽은 목숨입니다요.]

독심귀의; [시끄럽다!] 눈 부라리고

독심귀의; [네놈은 등선곡에 발을 들여놓은 순간 이미 죽은 목숨이었다.]

독심귀의; [두 분이 보고 있지만 않았다면 네놈의 몸뚱이는 노부의 손에 의해 해부되어 형체를 잃었을 것이다.] 히죽. 음산하게

청풍; [으으...] 짐짓 공포에 질린 척 하며 뒤로 주춤 물러서고

독심귀의; [네놈을 데리고 들어온 선녀의 얼굴을 봐서 아직까지 살려둔 것뿐이다.] [그러니 잔말 말고 빨리 등선곡에서 나가라.]

청풍; [제발...] 사색이 되어 애원하는데

야차선녀; [혈교의 인간들이 무영신투 부녀를 해코지한 게 정체불명의 구리거울을 얻기 위해서라고 했지?] 끼어들고

청풍; [무영신투로부터 그렇게 들었습니다.] 눈치 보며

야차선녀; [그 구리거울이 내가 생각하는 그 물건이라면 상황은 생각보다 더 심각하겠구나.] 찡그리며 중얼거리고

독심귀의; [무슨 일이오 선녀?] 흠칫

야차선녀; [두 분은 조천경이란 물건에 대해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독심귀의; [조천경?] [하늘을 비추는 거울?] 어리둥절. 반면

주취광생; [짐은 황실서고의 오래 된 기록에서 그 이름을 읽은 적이 있소.]

독심귀의; [과연 황실 제일의 문재(文才)라 칭송받던 폐하다우시외다.] 포권

독심귀의; [헌데 폐하께서 읽은 기록에 조천경이란 게 무엇이라 적혀 있었소이까?]

주취광생; [조천경은 염제(炎帝) 신농씨(神農氏)가 하늘의 뜻을 묻기 위해 만든 물건이라고 하는데...] 힐끔 야차선녀를 보며

주취광생; [무산 신녀문의 창시자인 초대 무산신녀(巫山神女)가 염제 신농의 딸인 요희(瑤姬)라는 사실은 귀의께서도 알고 계실 것이오.]

독심귀의; [신녀문의 문주가 대대로 무산신녀라 불려온 건 알고 있소.] 말하다가

독심귀의; [초대 무산신녀가 염제 신농의 딸이었던 인연으로 조천경은 무산 신녀문에 전해져 왔겠구려.] 깨닫고

주취광생; [말씀하신 대로요.] 끄덕이고

주취광생; [그리고 조천경은 이름 그대로 하늘의 힘을 담고 있는 바,] [그 힘을 끌어내기만 하면 인간이 공을 들인 모든 것을 무(無)로 돌려버릴 수가 있소.]

독심귀의; [인간이 만든 모든 걸 전부 무력화시킬 수 있다면...] 깨닫고 경악하고

주취광생; [등선곡을 방호하고 있는 절혼단백금법의 힘도 조천경의 조천신광(照天神光)에 닿으면 아침 안개같이 흩어지고 말 것이오.]

독심귀의; [그... 그런...] 경악

독심귀의; [그... 그렇게 강력한 권능을 지닌 조천경이 혈교의 수중의 들어갔으면 혈교의 무리들이 지금 당장이라도 쳐들어올 수 있다는 뜻 아니오?] 아연 긴장

야차선녀; [진정하세요 귀의.]

독심귀의; [선녀!] 돌아보고

야차선녀; [조천경은 오백여 년 전, 삼황의 대결에 참관인으로 초청되셨던 당시의 무산신녀님과 함께 실종되었었어요.]

야차선녀; [그 때문에 조천경의 사용법에 대해서도 신녀문의 문도들은 관심을 두지 않았었답니다.]

독심귀의; [선녀의 말씀이신 즉, 혈교가 조천경을 손에 넣었어도 사용하진 못할 것이란 뜻이구려.] 좀 안도하고

야차선녀; [혈교에 신녀문 출신의 배신자가 있다면 조천경의 사용법을 알 수도 있겠지만...] 귀희를 떠올리며 눈빛이 살벌해지고

야차선녀; [설령 그렇다 해도 조천경을 당장 사용하지는 못할 거예요.] [지난 오백여 년 간 단 한 번도 사용된 적이 없었던 조천경을 쉽사리 쓸 수는 없을 테니까요.]

독심귀의; [그 말씀을 들으니 좀 안심이 됩니다.] 땀을 닦고

야차선녀; [우리에게는 아마 역명천신단을 완성할 정도의 시간은 남아있는 것 같아요.]

야차선녀; [일단 역명천신단의 완성에 주의를 집중하고 이 아이들에 대한 처리는 그 후에 하도록 하지요.] 조진진을 보며 말하고

독심귀의; [그.. 그래야할 것같소.] 억지로 웃고

청풍; (살았다.) 안도하고

야차선녀; [여긴 제게 맡기시고 두 분은 등선곡 일대를 한번 순찰해주세요.] 조진진의 이마를 만져보며

[그럽시다.] [알겠소.] 대답하며 나가는 독심귀의와 주취광생.

 

#132>

방에서 나오는 주취광생과 독심귀의. 두 사람이 나가자 문 밖에 암컷 너구리가 서있다가 깜짝 놀라며 물러선다

암컷 너구리; [저녁 식사가 준비되었사옵니다만...] 눈치 보며 말하고.

거실에서는 암컷 곰과 암컷 여우가 음식을 탁자에 진열하다가 돌아보고. 부엌에서는 수컷 너구리가 내다본다

주취광생; [한 바퀴 돌아보고 와서 먹겠다.] [손님부터 먹여라.] 독심귀의와 함께 건물을 등지고 걸어가며 말하고

암컷 너구리; [예...]

주취광생; [짐은 동쪽을 둘러보겠소.] [귀의는 서쪽을 맡아주시오.] 팟! 날아오르고

독심귀의; [수고해주시오 폐하!] 말하며 돌아서고

멀리 사라지는 주취광생. 독심귀의는 반대쪽으로 걸어가며 그런 주취광생을 돌아본다

독심귀의; (폐하의 심기가 어지러운 게 느껴지는군.) 멀어지는 주취광생을 돌아보며 생각하고

독심귀의; (하긴 이십여 년 간 벼려온 복수를 할 수 있는 시점이 목전에 다가왔으니 심란할 수밖에 없겠지.) 휘익! 몸을 날리고

독심귀의; (노부 자신을 위해서라도 오늘밤은 아무 일 없이 넘어가야만 한다.) 날아가며 눈 번뜩이는 독심귀의

 

#133>

다시 조진진이 누워있는 실내. 야차선녀가 조진진의 이마를 짚어 진맥하고 청풍이 뒤에 서서 보고 있다.

야차선녀; [네가 말 한 대로 이 아이는 스스로 마음을 닫아버린 게 분명하다.] 조진진의 이마를 손으로 덮은 채

야차선녀; [비록 섭혼술에 조종을 당한 상황이긴 해도 자신이 한 짓을 알고 있을 것이다.] 한숨 쉬고

청풍; [어렴풋이라도 자신의 손으로 아버지를 죽인 걸 알고 있다면 살고 싶은 생각도 없겠습니다.] 한숨 쉬고

야차선녀; [이 아이를 다시 깨우는 건 은혜를 베푸는 게 아니라 지옥으로 밀어 넣는 잔인한 짓이 될 수도 있다.]

야차선녀; [그래도 깨우고 싶으냐?]

청풍; [혹시...]

청풍; [조소저의 기억을 조작하거나 지울 수는 없는지요?]

야차선녀; [못 할 거야 없다만...]

야차선녀; [백치가 된다든지 신체 기능의 일부가 훼손되어 사람 구실을 못하는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다.]

청풍; [저는 무영신투로부터 딸을 지켜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진지. 엄숙

청풍; [조소저를 깨어나지 못하는 상태로 방치하는 것은 무영신투와의 약속을 어기는 셈이 되는군요.]

야차선녀; [후유증이 있을 수도 있다고 분명히 말했다.]

청풍; [불행하게도 조소저의 기억을 지우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소생이 모든 책임을 지겠습니다.] 포권하고

야차선녀; [설령 백치가 되더라도 데리고 살 각오라는 거냐?] 야릇한 표정으로 보고

청풍; [데... 데리고 산다기보다는...] 당황

청풍; [평생 곁에 두고 보살필 각오는 되어있습니다.] 얼굴 좀 붉히고

야차선녀; [빈말이라도 그렇게 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지.] 웃고

야차선녀; [네놈은 내가 이 세상에서 만난 사내들 중 거의 유일하게 믿을만한 놈인 것같구나.] 지긋이 보며

청풍; [어여삐 봐주시니 감읍할 따름입니다.] 얼굴 좀 붉히며 포권하고

야차선녀; [네 각오를 알았으니 이 계집을 깨워서 기억의 일부를 지워주도록 하마.] 조진진을 보고

야차선녀; [지난 며칠간의 기억을 통째로 소거(消去;지워 없앰) 해버리면 되겠지.] 징! 조진진의 이마를 덮은 손바닥이 진동하며 빛을 내고

야차선녀; [술법을 펼치는 동안 방해받으면 안되니 너도 나가 있어라.] [배고플 테니 속도 좀 채우고...]

청풍; [예...] 포권하고

청풍;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나가는 청풍

탁! 밖으로 나가서 문을 닫는 청풍

야차선녀; [가엾은 계집...] 조진진을 내려다보고

기절한 상태에서도 울고 있는 조진진

야차선녀; [나보다 더 기구한 신세다만... 그래도 네년에게는 위안과 희망이 있구나.]

야차선녀; [네년을 끔찍이 여기고 평생을 책임져줄 사내가 있으니...] 징! 조진진의 이마를 덮은 손이 진동하며 빛을 낸다

 

#134>

탁! 밖으로 나와 문을 닫는 청풍. 그때

[식... 식사하세요.] 아래쪽에서 들리는 음성. 흠칫! 하며 내려다보는 청풍

암컷 너구리; [간... 간소하지만 저녁 식사가 준비되었어요.] 두 손 앞으로 모은 채 꼼지락 거리며 수줍게 말하는 암컷 너구리. 키가 1미터를 좀 넘어서 유치원생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로 보인다.

청풍; [고맙소 자리(雌貍)소저.] 웃으며 포권하고

<소... 소저!> 얼굴이 확 달아오르는 암컷 너구리

암컷 너구리; [이... 이리로 오세요.] 후다닥! 거실 쪽으로 달려간다.

풍성한 꼬리가 저절로 이리저리 움직이고

청풍; (개과의 동물들은 기분 좋으면 꼬리를 흔든다더니...) 웃으며 따라가고

청풍; (사람만큼 똑똑해지고 사람처럼 몸을 쓸 수 있으면서도 본능은 통제를 못하는 모양이다.) 방문 앞을 떠나 거실 쪽으로 가고. 그 앞쪽에서 암컷 너구리가 거실로 들어간다. 꼬리를 흔들며

거실로 들어가는 청풍. 거실의 식탁에는 음식이 차려져 있고 암컷 곰과 암컷 여우가 음식을 차리고 있다가 돌아본다. 청풍을 안내한 암컷 너구리도 돌아보고. 넓직한 식탁에는 음식이 가득 차려져 있는데 의자가 모두 여섯 개가 놓여있다.

청풍; [실례하겠소.] 포권 하며 들어가고

암컷 곰; [어서 오세요 공자님!] 웃으며 청풍을 반기고. 암컷 여우는 새침한 표정으로 고개만 까딱이고

암컷 곰; [꽤 오래 식사를 못하셔서 시장하실 거예요.] [산골 음식이라 입맛에 안 맞을지도 모르지만 드시도록 하세요.] 거실의 밖을 볼 수 있는 상좌 자리를 권하고

청풍; (겉모습이 곰만 아니면 인심 좋은 부잣집 마님이라고 해도 믿겠다.) + [고맙소 부인.] 포권하며 상좌로 가고

청풍; [뱃가죽이 등가죽에 붙어있는 참이라 염치 불구하고 대접을 받겠소이다.] 상좌의 의자에 앉고

암컷 곰; [음식은 넉넉하게 준비했으니 마음껏 드세요.] 말하면서도 서있다.

청풍; [세 분도 함께 드시지요.] 젓가락을 집으며 말하지만

암컷 곰; [저희 여자들은 따로 먹을 테니 신경 쓰지 말고 드세요.]

청풍; (짐승이면서 내외까지 하는군.) + [세 분의 배우자께서도 식사를 하셔야하지 않습니까?] 젓가락으로 앞쪽 접시의 음식을 집으면서

암컷 곰; [그렇지 않아도 웅리(雄貍;수컷 너구리)가 둘을 부르러 갔답니다.] 암컷 너구리를 보면서 말하고

암컷 너구리; [배... 배우자는 무슨...] [술만 좋아하는 멍청이라구요.] 코웃음치고

청풍; (남녀 관계는 인간이나 짐승이나 힘들긴 마찬가지로군.) 웃으며 젓가락으로 집은 음식을 입에 넣고. 직후

[!] 눈 치뜨며 젓가락을 입에서 빼지 못하는 청풍. 그러자

암컷 너구리; [왜... 왜 그러세요 공자님?] 놀라고. 암컷 여우는 눈 흘기며 보고

암컷 곰; [음식이 입에 안맞으신가요?] 긴장하며 묻고

청풍; [아... 아닙니다!] 젓가락을 입에서 빼고

청풍; [이렇게 맛있는 건 태어나서 처음 먹어봅니다.] [정말 음식 솜씨가 기가 막히십니다.] 왼손으로는 엄지 척! 해보이며 오른손으로는 연신 음식을 집어서 입에 넣고

암컷 곰; [그러시다니 다행이네요.] 안도하고. 암컷 너구리도 가슴 쓸어내리고

암컷 여우; (호들갑은...) (자웅의 음식 솜씨가 그 정도는 아닌데...) 눈 흘기고

암컷 여우; (그래도 먹는 모습이 복스럽긴 하네.) 얼굴 살짝 붉히며 청풍을 보고. 청풍은 게걸스럽게 음식을 먹고 있고

 

#135>

역명천신단이 만들어지고 있는 동굴. 불빛이 흘러나오고. 굴뚝에서는 연기가 나오지만 그리 많지는 않다

지하 광장. 수컷 곰이 장작을 화덕에 넣는 걸 수컷 여우가 장작더미에 앉아서 보고 있다. 좀 빤질거리는 인상이고. 줄 칼로 손톱을 다듬고 있다.

수컷 여우; [한 시진 쯤 지나면 자정이야.] 슥슥! 줄 칼로 손톱을 갈면서

수컷 여우; [이제 슬슬 불을 뺄 때가 되었어.] 후우! 손톱을 입김으로 불고

수컷 곰; [주인님들의 십년 고심이 완성 직전인 거지.] 불을 살피며 말하고

수컷 곰; [우리를 믿고 맡기신 거니까 끝까지 화덕 관리 잘 해야돼.]

수컷 여우; [뭐 그래야겠지.] + (주인님은 무슨...) 비웃고. 그때

수컷 너구리; [밥 다 됐어!] 달려 들어오고. 돌아보는 수컷 곰과 수컷 여우

수컷 너구리; [여자들이 기다리니까 빨리 가서 먹자구.] 입구에 서서 외치고

수컷 곰; [오늘은 생각지도 않은 불청객 때문에 저녁이 늦어졌지.] 몸을 일으키고

수컷 곰; [식충이들이 밥 달라고 아우성이야!] [먹으러 가자구.] 수컷 여우에게 말하지만

수컷 여우; [먼저 다녀와. 누군가는 화덕을 지켜야 하잖아.]

수컷 곰; [알았어. 빨리 먹고 돌아와서 교대해줌세.] 입구로 가고

수컷 너구리가 다시 돌아서서 입구를 나가고. 수컷 곰이 뒤 따라 간다.

수컷 여우; [등선곡이 금지가 된 후 처음 방문한 귀한 손님이니 아껴 둔 술이라도 개봉해.] 수컷 곰에게 외치고

수컷 곰;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었어.] 손 들어 보이며 광장에서 나가고

수컷 여우; [기왕이면 술에 곯아떨어져 주면 좋겠군.] 히죽 웃고

수컷 여우; [그래야 내가 저 안에 든 보물을 손에 넣을 가능성이 많아지니...] 화로를 보고

수컷 여우; [역명천신단...] [운명을 바꿔준다는 이름 그대로 어쩌면 날 진짜 인간이 되게 만들어줄지도 모른다.]

수컷 여우; [말 그대로 천재일우의 기회인데 놓칠 수는 없잖아?] 사악하게 웃는 수컷 여우의 얼굴 크로즈 업

 

#136>

밤. 전체가 도너츠같은 안개의 장벽에 에워싸인 등선곡이 멀리 보이는 높은 산봉우리. 그 산봉우리 위에 두 명의 인물이 서있는 게 작게 보인다

크로즈 업. 그자들은 바로 위진천과 신행태보다. 위진천 보다 조금 앞쪽에 선 신행태보가 등선곡 쪽을 보며 종이에 뭔가 적고 있고

반짝! 반짝! 등선곡의 어느 곳에서 불빛이 반짝인다. 달빛을 거울로 반사하는 모습이고

슥! 슥! 반짝이는 빛을 보며 종이에 뭔가를 적고 있는 신행태보. 입으로도 중얼거리고. 이윽고

반짝! 마지막으로 한번 빛이 반짝이더니

더 이상 빛이 반짝이지 않는다

신행태보; [끝났습니다 소교주님.] 위진천에게 고개를 돌리고

위진천; [달빛을 거울로 반사하여 보내는 신호가 제법 길었는데... 무슨 내용이오?]

신행태보; [등선곡 안에서 본교와 내응하는 자가 보낸 신호를 정리했습니다. 직접 읽어보시지요.] 두 손으로 종이를 바치고

위진천; [그럽시다.] 종이를 한손으로 받아서

읽는 위진천

 

<진충이라는 자가 무영신투의 딸과 함께 등선곡에 들어옴. 놈의 제보로 조천경이 귀교의 수중에 들어간 것을 야차선녀가 알아버렸음. 그래서 세한삼우는 역명천신단이 완성되는 대로 등선곡을 빠져나갈 계획이니 결행을 서두르기 바람.> 찡그리며 종이를 읽는 위진천을 배경으로 종이의 내용 나레이션으로 표기

 

위진천; [진충...] 찡그리며 중얼. 그러면서 청풍의 모습 떠올리고

신행태보; [소교주님께서 만나셨던 그 심마니 놈이 결국 사단을 일으킨 것 같습니다.] 눈치 보면서

위진천; (무공도 없는 놈이 내 살수를 피하기도 하고... 어쩐지 그놈이 두고두고 골치를 썩일 것같은 예감이 드는구나.) 종이를 보며 생각할 때

신행태보; [내응하는 자의 제보대로라면 서둘러야할 것같습니다만...] 눈치 보며 말하고

위진천; [귀희가 필사적으로 조천경의 사용법을 연구하고 있소.] [좀 기다려 봅시다.] 화르르! 말하는 위진천의 손 바닥 위에서 종이가 불이 붙어 재로 변하고

신행태보; [예...]

위진천; (제발 서둘러라 귀희!) 등선곡을 보며 찡그리고

<지체했다가는 닭 쫓던 개 꼴이 될 수도 있으니...> 산봉우리 위에 서있는 위진천과 신행태보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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