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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여전히 밤. 신장궁

신장궁 후원의 다른 건물. 뇌옥경의 거처. 물론 불은 꺼졌고 인적은 없다

그곳으로 청풍을 끌고 뛰듯이 오는 뇌옥경

끽! 주변을 살피며 문을 열고 들어가고. 청풍도 주변 살피고

뇌옥경; [들어가!] 연 문으로 청풍을 확 밀어넣고. 안으로 밀려 들어가는 청풍

문 안쪽은 어둑한 거실. 물론 불은 꺼져 있고. 그곳으로 밀려들어오며 살피는 청풍. 뒤에서 밖을 살피며 문을 닫는 뇌옥경

청풍; (이 여자의 딸 벽초아는 자고 있는 모양이군.) 안쪽을 살피고. 문 안쪽은 거실이고 거실의 안쪽에 침실로 통하는 문이 있다. 물론 닫힌 상태고

슥! 문 옆의 장식장에서 무언가를 빠르게 꺼내는 뇌옥경

청풍; [부인! 나는 사실...] 말하며 돌아서는데

뇌옥경; [죽일 놈!] 팟! 장식장에서 꺼낸 비수로 청풍의 목을 찌를 듯 들이미는 뇌옥경. 움찔 하며 뒤로 밀리는 청풍

턱! 청풍의 등이 벽에 닿고

뇌옥경; [네 놈... 그이를 죽게 만든 주제에 뻔뻔하게 다시 신장궁으로 기어들어오기나 하고...] 콱! 왼손으로 청풍의 멱살을 잡고 오른손으로 쥔 비수를 청풍의 목에 들이민다. 이를 갈면서 눈이 살기로 번들

청풍; (내공이 소멸된 탓에 별 것도 아닌 수준의 무공을 지닌 이 여자의 손아귀에서도 벗어날 수가 없구나.) 쓴웃음 지으며 뇌옥경을 내려다보고

뇌옥경; [말해봐! 그이를... 그이를 어떻게 죽였어?] 이를 갈며 비수를 청풍의 목에 들이밀고

청풍; [부군의 사인을 말해주고 싶어도 말해줄 게 없소.] 한숨

뇌옥경; [그이의 죽음에 대해 아는 게 없다고 발뺌할 생각이냐?]

청풍; [그렇소.] 한숨. + (벽가가 상영누님 손에 죽었을 가능성이 많지만 굳이 말할 필요는 없겠지.)

청풍; [난 지독한 극독에 중독되어 정신을 잃었었고...] [다시 깨어나 보니 신장궁이었던 거요.] 진지하게

청풍; [그 때문에 천마성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는 게 전혀 없소.]

뇌옥경; [그 따위 변명을 누가 믿을 줄 알고...] 이를 가는데. + [엄마!] 누가 말하는 소리가 들리고

깜짝 놀라 돌아보는 뇌옥경과 청풍

벽초아; [왜 소리 질러? 초아 무서워.] 침실 문이 열려 있고 잠옷 차림의 벽초아가 인형을 한 팔에 안고 한손으로 눈을 비비며 서있다

뇌옥경; [초... 초아야!] 급히 비수를 뒤로 숨기며 돌아서고

뇌옥경; [미안해! 엄마가 초아를 깨웠구나.] 비수를 쥔 손을 등 뒤로 돌리며 벽초아에게 말하고. 억지로 웃으면서. 청풍은 그런 뇌옥경의 뒤에 서서 보고 있고. 방이 어두워서 벽초아 입장에서는 청풍과 뇌옥경의 얼굴이 잘 보이지는 않는다

벽초아; [누굴 데려 온 거야 엄마?] 눈 껌뻑이며 다가오고. 그러다가

벽초아; [그 아저씨는 누구야?] + [!] 말하다가 코를 좀 벌름 거리고

벽초아; [아빠야!] 타닥! 눈 치뜨며 청풍에게 달려오고

청풍과 뇌옥경 흠칫! 하고

벽초아; [아빠!] 와락! 청풍의 다리를 끌어안고

벽초아; [아빠 냄새야!] [틀림없어! 아빠가 초아를 찾아왔어.] 청풍의 다리를 끌어안고 얼굴 부비며 좋아하고

당황하는 청풍과 뇌옥경

벽초아; [어디 가지 마 아빠! 초아는 아빠와 언제까지라도 같이 있고 싶어.] 청풍의 다리를 끌어안은 채 울먹이고

청풍; (불쌍한...) 한숨 쉬는 청풍.

벽초아; [아빠! 아빠!] 청풍의 다리를 끌어안고 얼굴 비비고

청풍; [미안하구나 초아야.] 몸을 숙여서 벽초아를 끌어안고

청풍; [아빠도 초아하고 영원히 살고 싶단다.] [하지만 아빠는 꼭 해야할 일이 있어서 잠시 초아 곁을 떠나야만 한단다.] 무릎 꿇은 채 벽초아의 머리를 쓰다듬고

벽초아; [안 가면 안되는 거야 아빠?] 울먹이며 올려다보고. 어두워서 청풍의 얼굴이 잘 안보인다

청풍; [아빠는 가야만 한단다. 대신 이거 하나는 약속하마.] 벽초아의 뺨을 쓰다듬으며

청풍; [어딜 가든 아빠는 초아를 잊지 않을 게다.] 진지하게

벽초아; [아빠!] 와락! 청풍을 끌어안고

벽초아; [초아도 아빠를 잊지 않을 거야. 매일 매일 아빠 생각만 할 거야.] 청풍을 끌어안고 우는 벽초아

한숨 쉬며 벽초아를 다독이는 청풍.

뇌옥경; (마태자...) 그걸 보며 눈물 흘리는 뇌옥경. 손으로 입을 가린 채

<비록 악연으로 이어졌지만...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인물이다.> 실내의 모습 배경으로 뇌옥경의 생각 나레이션.

 

#97>

건물을 밖에서 본 모습. 시간이 좀 지났고

침실. 벽초아가 커다란 침대 중앙에 누워 잠이 들었고. 그런 벽초아를 가운데 두고 마주 보는 자세로 누워있는 청풍과 뇌옥경. 벽초아는 인형을 끌어안고 잠들었다. 행복한 표정

뇌옥경; [따지고 보면 당신에게는 책임이랄 것도 없어요.] 한손으로 벽초아의 가슴 다독이며 한숨 쉬고

뇌옥경; [비극의 원인을 제공한 건 황보경이고... 초아 아버지는 당신네 천마성에 죽을죄를 지었으니까요.]

뇌옥경; [굳이 죄를 묻는다면... 절 유린해서 초아 아버지를 미치게 만든 자들에게 물어야겠지요.] 입술 깨물고

청풍; [부인에게 죄를 지은 자들이 누군지 짐작이 가는 게 없습니까?]

뇌옥경; [왜요?] [복수라도 해주시려구요?] 노려보고

청풍; [그렇기도 하지만...] 쓴웃음

청풍; [그자들은 천마성에도 죄를 지은 죄인들입니다.] [기필코 찾아내서 죄값을 치르게 해야겠지요.]

뇌옥경; [틀린 말은 아니로군요.] 새침

뇌옥경; [하지만 그날 절 겁탈한 자들은 모두 복면을 쓰고 있어서 정체를 짐작할 수도 없어요.] 복면을 쓴 자들에게 에워싸인 채 강간당하며 몸부림치는 알몸의 뇌옥경 자신의 모습 떠올리고. 현장에서 좀 떨어진 곳에 역시 복면을 쓰고 있는 꼽추의 모습이 보인다, 이 꼽추는 칠지무제의 심복인 타노다

청풍;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행을 저지른 자들이 우리 천마성 소속이라는 건 어떻게 확신하게 된 것입니까?]

뇌옥경; [그 이유를 알고 싶으신가요?] 노려보고

청풍; [우리 천마성이 누명을 썼을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쓴웃음

뇌옥경; [알고 싶다면 알게 해드리지요.] 벌떡 일어나 앉고. 청풍도 흠칫 하며 일어나고

뇌옥경; [이게 그자들이 천마성 소속일 거라 믿게 된 근거예요.] 촥! 저고리를 거칠게 좌우로 벌리고

청풍; [부... 부인!] 당황하며 고개 돌리는데

뇌옥경; [피하지 말고 똑바로 보세요. 제가 무슨 일을 당했는지를...] 양손으로 저고리를 벌린 채 말하고

청풍; (대체 무얼 보라는 건가?) 어쩔 수 없이 고개 돌려 뇌옥경의 가슴을 보고. 직후

[!] 눈 부릅 청풍

쿵! 출렁이는 뇌옥경의 젖가슴 사이에 흉터가 나있는데 흉터가 글자를 이루고 있다. 글자는 삐뚤삐뚤하지만 <天魔之牝犬>이라는 뜻이다.

청풍; (가슴... 가슴에 흉터가 나있다. 천마의 암캐(天魔之牝犬)라는 뜻의...)

뇌옥경; [음적들은... 저를 겁탈하고 겁탈 한 후 칼로 이런 상처를 새겨놓고 사라졌어요.] 고개 돌린 채 이를 갈고. 양손으로는 저고리를 벌린 채

뇌옥경; [이걸 본 초아 아버지가 눈이 뒤집혀 마도무림의 인간들은 보는 대로 살수를 써서 죽인 것이구요.] 주르르! 감은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직후

슥! 누군가의 양손이 뇌옥경의 저고리를 잡아서 다시 젖가슴을 가려준다

뇌옥경; [...!] 눈 치뜨며 앞을 보고. 물론 저고리를 가려주고 있는 사람은 청풍이다.

청풍; [너무도 참담하여 위로해드릴 말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한숨 쉬며 뇌옥경의 저고리를 여며주고

청풍;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부인께 몹쓸 짓을 한 자들을 결코 천마성의 인간들이 아닙니다.] 엄숙하게

뇌옥경; [천마성이 누명을 썼다 말하고 싶으신 건가요?] 새침하게 말하며 저고리를 추스르고

청풍; [천마성에 속해 있는 자가 그런 짓을 했다가는 아버지의 손에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뇌옥경의 저고리에서 손을 떼고

청풍; [만에 하나 음행을 저지른 자가 있다면 필사적으로 신분을 속이려 들었을 것입니다.]

뇌옥경; [여자를 겁탈한 주제에 자신들이 천마성 소속이라 밝힐 인간은 없다는 말씀이시군요.] 깨닫고

청풍; [맞습니다. 전후사정을 살펴보건 데...] 끄덕

청풍; [어떤 자들이 부군으로 하여금 우리 천마성에 적대하게 만들 목적으로 그런 짓을 했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뇌옥경; [그 말씀에 동의해요.] 저고리를 여미며

청풍; [그렇게 말씀하시니 의외입니다만...] 흠칫! 하고

뇌옥경; [사실은 저도 그날 당한 만행이 악의를 갖고 꾸며진 것이라 느끼고 있었답니다.] 입술 깨물고

청풍; [그렇습니까?] + (역시 현명한 여자다.)

뇌옥경; [하지만 복수심에 눈이 먼 초아 아버지의 귀에는 제 말이 들리지도 않았던 것같아요.] 벽초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뇌옥경; [본궁의 무기들을 사용해서 무차별 살상을 저질렀고... 결국 소성주 손에 생포당하고 말았지요.] 벽초아를 내려다보는 눈가에 눈물이 고이고

청풍; [초아에게 했듯이 부인에게도 한 가지 약속을 드리겠습니다.] 함께 벽초아를 보며 진지하게 말하고

고개 드는 뇌옥경

청풍; [부인이 당하신 일에 추호의 책임이라도 있는 자들은 단 한명의 예외도 없이 제 손에 죽을 것입니다.]

찡! 감격하여 눈 치뜨는 뇌옥경

청풍; [비록 지금의 저는 힘이 없지만...] 말하다가 멈추고

주르르! 뇌옥경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얼굴은 웃고 있다

청풍; [아물던 상처를 건드렸다면 죄송합니다.] 포권, 한숨

뇌옥경; [아니, 아니랍니다!] 고개 저으며 눈물 닦고

청풍; [남편에게도 받아보지 못한 진솔한 위로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생면부지였던 분으로부터 받을 줄은 몰랐어요.] 소매로 눈물 닦으며 웃고

청풍; [방금 전의 약속이 식언(食言)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포권하고

뇌옥경; [저도 약속을 드리겠어요.] [만일 저의 가슴에 맺힌 이 한을 풀어주신다면...] 가슴을 손으로 만지며

뇌옥경; [이 가슴에 새겨져 있는 글귀대로 되어드리겠어요.] 얼굴 살짝 붉히며 말하고

청풍; (천마지빈견(天魔之牝犬)...) 눈 치뜨고

<천마의 후손인 나의 암캐가 되어주겠다는...> 마주 앉은 두 사람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98>

탁! 건물을 나서며 문을 닫는 청풍.

<그날 절 유린한 자들은 복면을 쓰고 있어서 누가 누군지 구분하기 힘들었지만 단 한명은 예외였어요.> 뇌옥경이 가슴 만지며 얼굴 발개진 채 말하던 장면 떠올리는 청풍

 

<다른 자들과 좀 떨어진 곳에서 전 과정을 지켜보던 꼽추가 바로 그자예요.> 뇌옥경이 복면인들에게 강간당하는 장면을 좀 떨어진 곳에서 보고 있는 복면 쓴 타노의 모습

<꼽추일 뿐 아니라 오른손의 새끼손가락도 하나 없어서 그자를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답니다.> 강간당하면서 사내들 사이를 보는 뇌옥경. 타노의 오른손 크로즈 업. 새끼손가락이 없다.

회상 끝

 

청풍; (오른손의 새끼손가락이 없는 꼽추...) 월동문을 나서고

청풍; (뇌부인을 겁탈한 자들이 누군지 찾아낼 유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

청풍; (덕분에 뇌부인과 한 약속을 지킬 수 있을 가능성이 커졌다.) 월동문 밖으로 멀어지고

 

#99>

건물 내부. 침대에 뇌옥경이 잠든 벽초아의 가슴을 다독이며 문쪽을 보고 있다.

뇌옥경; (마태자 이청풍...) 얼굴이 좀 발개졌고

뇌옥경; (유감이에요. 정말 유감이랍니다.) 애절한 미소

뇌옥경; (당신이 얼마나 대단한 장부인지를 초아의 아버지를 만나기 전에 알았어야 했는데...) 한숨 쉬고

뇌옥경; (물론 아직도 늦지 않은 것같지만...) 좀 수줍어하며 벽초아를 내려다보고

<저 사람을 위해서라면 어떤 부끄러운 짓이라도 할 수 있을 것같은 기분이 든다.> 실내의 모습 배경으로 뇌옥경의 생각 나레이션

 

#100>

황보경의 거처. 여전히 밤이고 인적이 없다

어둑한 침실. 커다란 침대

야한 모습으로 잠이 든 황보경.

툭툭! 황보경의 뺨을 살짝 살짝 때리는 손

황보경; [누구야?] 짜증내며 깨어나고

황보경; [아직 한 밤중인 것 같은데 방해를...] 콱! 말하다 놀라는 황보경의 입을 틀어막는 손아귀. 눈 치뜨는 황보경

청풍; [당신 자신을 위해서라도 조용히 하는 게 좋을 게요.] 고개 숙이며 말하고. 침대에 걸터앉아있는 자세다

황보경; (마... 마태자 이청풍!) 경악과 두려움

청풍; [상황 파악이 된 것같으니 진지하게 대화를 시작해봅시다.] 웃으면서 황보경의 입을 풀어주고

황보경; [정... 정말 대담하구나 마태자!] 하악! 막혔던 숨을 토하고

황보경; [무제궁에서 눈에 불을 켜고 찾는 중인데 달아나긴 커녕 다시 신장궁에 기어들어오다니...] 겁에 질려 상체를 일으켜서 웅크리며

청풍; [원래는 무제궁의 추적과 관련하여 부인에게 다짐해둘 게 있어서 신장궁으로 돌아왔소만...] 침대에 걸터앉아 황보경을 마주 보며

청풍; [한 가지 꼭 듣고 싶은 이야기가 생겼지 뭐요.]

황보경; [뭐... 뭘 듣고 싶은 것이냐?] 경계

청풍; [벽세황이 필사적으로 숨기고 있었던 <그 물건>!] 강렬한 눈빛

황보경; [!] 눈 부릅 놀라고. 이어

황보경; [나는 네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 청풍; [시치미 뗄 생각은 마시오.] 황보경의 말을 막고

청풍; [난 당신이 황보신이란 노복과 나눈 말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었으니까.]

황보경; [근... 근처에 숨어있었구나.] 체념

청풍; [그러니 딴 생각 말고 내 궁금증을 풀어주시오.] 강렬한 눈빛

청풍; [당신이 칠순 노인의 후처가 되면서까지 손에 넣으려고 했던 물건이 대체 뭐요?] 추궁하고. 하지만

황보경; [그... <그 물건>에 대해 말하면 난 오라버니 손에 죽어.] 울상

청풍; [대륙상단의 단장인 냉혈전호(冷血錢虎) 황보륜(皇甫崙)이 입단속을 시켰다?]

황보경; [그... 그렇다.] 겁에 질려

황보경; [<그 물건>에 대해선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만일 <그 물건>에 대한 정보가 흘러나가면 내가 발설한 것임을 오라버니가 알아차릴 테고...]

황보경; [그럼 오라버니는 핏줄인 나라고 해도 가차없이 살수를 쓸 것이다.]

청풍; [야심이 남다른 황보륜이 그렇게 중시했다고 하니 점점 더 흥미가 커지는군.] 냉소

황보경; [다른... 다른 건 뭐든지 줄 수 있고 대답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물건>에 대해서만은 관심을 거둬다오.] 애원

청풍; [그렇다니 별 수 없군.] 슥! 일어나고

청풍; [당장 밖으로 나가서 마태자 이청풍이 여기 있다고 고함을 질러야겠어.] 히죽

황보경; [뭐... 뭐라고?] 기겁

청풍; [불운하게도 정체가 들통 난다면 어쩔 수 없이 당신과의 사이에 있었던 일도 시시콜콜하게 자백을 하는 수밖에 없겠지?]

황보경; [안돼!] 비명 지르며 청풍 쪽으로 기어오고

황보경; [제발... 제발 나와 간통했다는 사실만은 입 밖에 내지 말아다오.] 청풍의 소매를 잡으며 애원

황보경; [귀수신장... 남편이 내 부정을 알아버리면 끝장이다.] [난 신장궁에서 쫓겨나게 될 테고...]

황보경; [그럼 성마지환(聖魔之環)을 손에 넣으라는 오라버니의 명령을 이행할 수 없게 된다.] [그러니 제발 무모한 짓은 하지 말아다오.]

청풍; [성마지환?] 눈 번뜩

황보경; [흑!] 뒤늦게 실수를 깨닫고 손으로 입을 가리고

청풍; [성마지환이라...] [평범한 이름은 절대 아니로군.] 슥! 다시 침대에 걸터앉고

황보경; [방... 방금 들은 그 이름은 잊어다오 제발!] 두 손 모아 빌고. 무릎을 꿇은 채로

청풍; [약속하겠소.] 진지하게

청풍; [성마지환이란 것에 관해 당신으로부터 들은 내용은 절대 다른 사람에게 옮기지 않겠소.]

청풍; [그럼 부인의 오라버니도 부인이 비밀을 누설한 것은 모를 게 아니오?]

청풍; [그러니 안심하고 성마지환이 뭔지 말해보시오.]

황보경; [그... 그게...] 갈등

청풍; [부인에게 해가 되게 하진 않겠소. 그저 궁금해서 알고 싶은 것뿐이니 말씀해주시오.] 달래고. 그러자

황보경; [정... 정말 말을 옮기지 않을 거지?] 눈치 보며

청풍; [이래 뵈도 난 고금제일마(古今第一魔)인 천마의 후손이오.] [목에 칼이 들어와도 일구이언을 하진 않으니 믿어보시오.] 진지하게

황보경; [알았다. 널 믿고 성마지환에 대해 말해주마.] 한숨. 체념

청풍; [너도 삼황중 천마의 후손이니 삼황이 어떻게 최후를 마쳤는지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긴장 풀고 침대 상판에 편한 자세로 기대며 말하고

청풍; [천마조사님과 무성이 혈왕을 협공해서 죽인 후 두 분도 후유증으로 타계하신 것으로 알고 있소.]

황보경; [천마와 무성이 손을 잡고 혈왕을 쳐서 죽게 만들었다는 건 무림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다리를 옆으로 모은 야한 자세로 앉아 끄덕이고

황보경; [하지만 천마와 무성이 왜 손을 잡았으며 혈왕의 진짜 최후가 어쨌는지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청풍; [천마조사님과 무성이 손을 잡았다는 건 그만큼 혈왕이 대단한 인물이었다는 반증 아니겠소?]

황보경; [혈왕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몇 배 더 대단한 인물이었다.] [어쩌면 고금제일인(古今第一人)은 천마도 무성도 아닌 혈왕이었을지도 모른다.] 진지하게

청풍; [혈왕이 고금제일인이었다?] 찡그리고

이하 나레이션

 

<-혈왕(血王) 용백(龍白)! 술법의 종가인 배교(拜敎) 출신이면서 마교(魔敎)의 교주까지 역임했던 전설적인 마인이다.> 잘 생겼지만 사악한 인상의 중년인이 웃고 있다. 다른 작품의 혈왕 캐릭터를 좀 젊게

<혈왕 용백은 배교의 술법과 마교의 마공을 두루 섭렵하여 술법이 가미 된 마공이라는 기상천외한 절기들을 창안해내었으며 그 위력은 가히 전대미문이었다.> 거대한 마귀를 등지고 의자에 앉아있는 혈왕. 수많은 시체들이 주변에 널려있다

<대공(大功)을 이룬 혈왕은 자신의 힘을 시험하기 위해 같은 시기에 활약했던 전설적인 고수들인 천마와 무성에게 도전했으며...> 다른 작품의 천마가 산 위에 서있고. 그 천마를 향해 올라오는 무시무시한 분위기의 혈왕. 혈왕의 주변으로 마귀같은 존재들이 날뛰고 있다

<마도 무림의 최고봉이었던 천마와 정파백도에서 무신(武神)으로 추앙받던 무성은 어이없게 혈왕의 수하에서 채 백초를 견디지 못하고 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검을 짚은 채 한쪽 무릎을 꿇고 피를 토하는 신선같은 인상의 노인. 무성이다. 그 앞에서 광소를 터트리는 혈왕

<천마와 무성까지 무릎 꿇린 혈왕은 내키는 대로 살육을 자행하여 천하를 피로 물들였다.> 시체로 덮인 장원. 불타는 건물들 배경으로 서서 광소를 터트리는 혈왕. 잘려진 사람 팔에서 흐르는 피를 마시고 있다

<이에 천마와 무성은 자존심을 내려놓고 힘을 합쳐 혈왕을 쳐서 세상에서 사라지게 만들었다.> 혈왕을 공격하는 천마와 무성. 세 사람 모두 인간이 아닌 것같이 묘사. 천마는 벼락을 일으키고 무성은 길이가 무한한 빛나는 검을 휘두른다. 혈왕은 거대한 마귀들을 부려서 두 사람과 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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