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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다시 건물 안. 청풍이 의자에 앉아있다. 무료한 표정

청풍; (피곤해서인지 통증이 심해진다.) 가슴을 누르고

청풍; (지금은 빨리 집에 가서 쉬고 싶은 생각뿐이다.)

청풍; (어머니와 진진이가 내 몸 상태를 보고 기함할 게 걱정되긴 하지만...) 생각할 때

이세창; [기다리게 했군!] 덜컹! 문이 열리며 이세창이 들어선다. 황금수라들이 밖에서 보고 있고

청풍; [아닙니다.] 일어나고

이세창; [앉게나. 얘기가 길어질 수도 있으니..] 상좌로 가고

청풍; [...] 자리에 다시 앉고

이세창; [장주님이 무림맹에 보낼 납채(納采;혼인을 받아들임) 건으로 부르셔서 다녀온 길이네.]

청풍; [대례(大禮;혼인 예식)를 주관하셔야하니 바쁘시겠습니다.]

이세창; [바쁘지만 보람이 있는 일이지.] [, 그건 무림맹에서 보내온 폐백(幣帛;신랑이 신부집으로 보내는 예물)일세.] 탁자에 놓인 패물함을 보며 말하고

청풍; (역시 그랬군.)

이세창; [아직 혼서를 사당에 올리지 않은 상태라 안채로 들이지 못하고 여기에 보관하고 있지.]

청풍; (명문가의 혼례는 절차가 복잡하고 엄격하구나.)

이세창; [자넬 부른 이유는...]

청풍; (올게 왔군.) 내심 긴장

이세창; [장총관이 굳이 단음강기까지 치고 무슨 이야기를 한 것인지 듣고 싶어서이네.] 몸을 앞으로 내밀며 지긋이 청풍을 노려보고

청풍; (역시!) + [말씀드리기 송구하지만...] 즉시 대답

청풍; [장총관께서는 저를 무림맹의 주방으로 데려가셨으면 하셨습니다.]

이세창; [무림맹의 요리사로 영입하고 싶다?] 찡그리고

청풍; [!]

이세창; [정말 그게 다인가?] 노려보고

청풍; [그렇습니다.] 즉시 대답

이체상; [...] 말없이 청풍을 노려보고

청풍; (표정만 봐도 내 말을 믿지 않고 있다.) 긴장하지만 시선 피하지 않고

이세창; [알겠네.] ! 몸을 다시 의자에 기대고

이세창; [자네에게 확인할 건 확인했으니 그만 가보게.]

청풍; [물러가겠습니다.] 일어나며 고개 숙이고

밖으로 나가며 문을 닫는 청풍

! 닫히는 문

이세창; [이걸로 사전 공작은 끝났고...] 음산하게 웃고

이세창; [냉상아가 깔끔하게 마무리만 지어주면 되겠지.] 웃는 사악한 얼굴

 

#65>

여전히 황금전장. 황금전장 밖의 분위기가 나면 안됨

황금전장의 건물들 사이에 난 골목길을 걸어가는 청풍. 외진 곳이라 오가는 사람들 거의 없고. 그나마 간간이 던 하인과 하녀들이 낯이 선지 힐끔거리는데

청풍; (집요하게 추궁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개의치 않고 걸어가며 생각하고

청풍; (내 몸 상태를 빌미로 물고 늘어졌으면 어쩔 수 없이 벽소소가 야합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털어놨어야했을 것이다.)

청풍; (당분간 총관 눈에 띠지 않도록 노력해야겠구나.) 생각할 때

[저기요!] 뒤에서 부르는 소리. 돌아보는 청풍.

여자; [주방에 새로 오신 이청풍 숙수님이시지요?] 보자기에 싼 삼단짜리 찬합을 들고 달리듯 다가오는 여자. 쭉쭉 빵빵에 키도 상당히 크다. 하지만 얼굴은 평범하고 주근깨로 덮였다. 옷도 하녀 복장이고. 이 여자는 여자무사1이 변장한 모습. 하지만 이 모습일 때는 그냥 여자로 표기. 주변에 오가는 사람은 없다.

청풍; [내가 이청풍입니다만...]

여자; [만나서 다행이에요.] 숨이 차서 헐떡이며 멈춰서고.

여자; [주방으로 찾아갔다가 총관님을 뵈러 갔다는 말을 듣고 달려왔답니다.]

여자; [혹시 이미 본장 밖으로 나가신 게 아닌가 하고 걱정했지 뭐예요.] [자 받으세요.] 들고 온 찬합을 청풍에게 안겨준다. 삼단짜리 찬합은 보자기로 싼 상태다.

청풍; (음식 담는 찬합이다.) + [이게 뭐요?] 엉겁결에 찬합을 받으며 놀라고

여자; [뭔지 알려드리기 전에 제 소개부터 할게요.] [전 작은 아가씨의 몸종으로 춘앵(春鶯)이라고 해요.] 이마의 땀을 닦으며 말하고

청풍; [작은 아가씨를 모시는 분이셨군요.] 벽옥령을 떠올리고

여자; [작은 아가씨는 설아라는 이름의 고양이를 끔찍이 사랑하고 아끼세요.]

여자; [그 설아가 어제 번견에게 물려 죽을 뻔한 위기에 처했을 때 이숙수님께서 구해주셨다는 소문이 이미 본장 내에 쫙 퍼졌답니다.] 과장 되게 양 손을 좌우로 벌려 보이며 말하고

청풍; (춘앵이라는 이름에 어울리게 말이 참 많은 아가씨로군.)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여자의 말을 끊지 않고

여자; [아가씨는 오늘 하루 종일 이숙수님에게 진 신세를 어떻게 갚을까 고민하며 보내셨어요.]

여자; [그 고민의 결정체가 바로 그 찬합에 들어있답니다.] 청풍이 두 손으로 들고 있는 찬합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청풍; (뭔가 단단한 것이 들어있군.) 달칵 달각 청풍이 조금 흔드는 찬합에서 소리가 나고

여자; [그게 멀 거 같아요?] 미소

청풍; [찬합에 들어있으니 당연히 음식일이면서 소리가 나는 걸 보면 단단한 것일 테고...] 달가 달각 찬합을 조금 더 들어올려 소리를 듣고

청풍; [사탕입니까?] 흠칫! 하고

여자; [맞았어요! 역시 이숙수님은 눈치도 빠르세요.] 짝짝 박수치며 감탄하고

여자; [이숙수님께 어여쁜 누이가 있다는 사실도 알려졌어요.] [그래서 둘째 아가씨가 온갖 종류의 사탕으로 찬합을 채우신 거예요. 비슷한 또래인 누이동생께서 사탕을 좋아하실 거라면서...]

청풍; [제 누이가 정말 좋아할 선물입니다.] + (벽옥령은 부잣집 딸답지 않게 재치가 있군.) 내심 감탄

여자; [사탕을 누이동생께 전해주세요. 찬합은 돌려주실 필요 없구요.] 굽심거리며 몸을 돌리고. 이어

여자; [그럼 살펴가세요.] 손 흔들며 왔던 길을 달려간다.

청풍; [둘째 아가씨에게 고맙다고 전해주시오.]

여자; [그럴 게요.] 모퉁이를 돌아가며 손을 흔들고

청풍; [사탕이라...] 찬합을 들어보고

청풍; [진진이가 정말 좋아하겠구나. 황금전장의 딸이 먹는 사탕이라면 진귀하기 이를 데 없는 사탕일 테니...] 걸어가고. 헌데

 

#66>

건물 뒤에 숨어서 청풍이 멀어지는 걸 보는 여자

여자; (시간은 충분히 끈 것같은데...) 생각하며 얼굴 윗부분을 손톱으로 잡고. 이어

찌익! 얼굴에서 얇은 가면을 벗긴다. 그러자

! 드러나는 얼굴은 물론 여자무사1이다. 냉상아라는 이름의. 이하 여자무사1로 다시 표기하고

여자무사1; (지금쯤 총관님도 준비를 마치고 기다리고 계시겠지.) 사악하게 웃고

여자무사1; (절대 빠져나갈 수 없는 올무를 준비한 채...)

 

#67>

황금전장의 입구 쪽. 불이 환하게 켜져 있다. 여러 개의 등이 걸려있어서 대낮같이 환한 상태고

[!] 그곳으로 걸어오다가 흠칫! 하는 청풍. 찬합은 찬합을 싼 보자기 윗부분을 잡아서 들고 있다.

등불이 환하게 밝혀진 황금전장 입구에 황금수라 수십 명이 포진한 채 나가는 사람들의 몸과 물건을 철저히 수색하고 있다. 마차들도 멈춰 세운 채 뒤지고 있고. 문 안쪽에 긴 탁자들이 죽 놓여있어 그곳에 물건들을 펼쳐놓고 뒤진다. 검문 때문에 문이 막혀 사람들이 못 나가고 있다. 검문의 지휘자는 이세창으로 귀견수도 보이고

청풍; (왜 저러지?) 의아해하면서 다가가고

청풍; (황금전장에서 나가는 사람들의 몸과 물건을 철저히 수색하고 있다.) (딱 봐도 일상적인 검문검색은 아니다.)

이세창의 모습. 얼굴이 굳어져 있고

청풍; (총관까지 나와 있군. 나를 만난 게 바로 전이었는데...) 생각하며 다가가는데

귀견수가 청풍을 발견하고

귀견수; [귀가하는 건가 이숙수?] 다가오고. 이세창도 흘깃 돌아보고

청풍; [그렇습니다.] [헌데 무슨 일인지요?]

귀견수; [무림맹에서 보낸 폐백중 중요한 예물 한 가지가 사라졌네.]

청풍; [누가 폐백에 손을 대었단 말입니까?] 놀라고

귀견수; [우리 황금전장 입장에서야 그리 대단한 물건이 아니지만...] [무림맹에서 보낸 예물이라는 점이 문제라네.]

청풍; (자신들이 보낸 예물을 잃어버렸다고 하면 무림맹이 매우 불쾌하게 생각하겠지.)

귀견수; [번거롭겠지만 기다렸다가 검문을 받고 나가도록 하게.]

청풍; [당연히 그래야지요.] 대답하는데

이세창; [이숙수! 자네 그거 뭔가?] 황금수라 두 명을 거느리고 다가오며 청풍이 들고 있는 찬합을 보며 묻고. 귀견수도 돌아서다가 돌아보고

청풍; [둘째 아가씨가 제 누이에게 주라고 준비해주신 사탕입니다.] 찬합을 들어보이고

이세창; [성문이 닫히기 전에 금릉성을 나가야하니 먼저 검문을 받게 해주지.] [내용물을 확인해봐라.] 따라온 황금수라들에게 말하고.

[예 총관님.] 다가오는 황금수라들

청풍; [살펴보십시오.] 두 사람에게 찬합을 내밀고. 찬합을 한 명이 받고

옆의 탁자로 찬합을 가져가서

보자기를 푸는 황금수라들

달칵! 첫 번째 찬합 뚜껑을 여는 황금수라들.

뚜껑이 열리며 드러나는 첫 번째 칸에 온갖 종류의 사탕이 포장되어 들어있다.

[찬합에 담겨있는 게 사탕이 틀림없습니다.] [두 번 째 칸을 확인하겠습니다.] 한명이 말하면서 첫 번째 칸을 들어올리려 하고.

[두번째 칸 확인합니다.] 달칵! 첫 번째 칸을 분리해서 집어들며 말하는 황금수라. 헌데 그 직후

! 두 번째 칸에도 사탕이 들어있긴 하지만 그 사탕들 위에 화려한 목걸이가 하나 들어있다. 여러 개의 보석을 연결하여 만들어진 고급스러운 목걸이다.

[!] [!] [!] 현장에서 찬합을 보고 있던 모든 사람들 경악. 청풍과 귀견수와 두 명의 황금수라. 이세창도 놀라는 척하고

<찾았습니다!> <사라졌던 목걸이가 찬합에 들어있습니다!> 황금수라들 전음으로 말하며 이세창과 청풍을 돌아보고. 귀견수는 가면 속에서 눈을 부릅뜨고 있고

청풍; (저 목걸이가 왜 찬합에...) 경악

이세창; [이런 이런...] 촤락! 찬합에서 두손으로 목걸이를 집어들고

이세창; [견물생심이라더니...] [네놈, 잠깐 동안 혼자 있는 동안에 폐백함을 뒤졌구나.] 살벌한 표정으로 청풍을 노려보고

이세창; [감히 무림맹에서 보낸 예물에 손을 대었을 때는 각오도 되어있었겠지?] 살벌하게 웃으며 목걸이를 들어 보이고. 청풍은 굳어진 표정을 지으며 목걸이를 보고

이어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바로 위 #65>의 장면

 

여자; [혹시 이미 본장 밖으로 나가신 게 아닌가 하고 걱정했지 뭐예요.] [자 받으세요.] 들고 온 찬합을 청풍에게 안겨준다. 삼단짜리 찬합은 보자기로 싼 상태다.

회상 끝

 

청풍; (함정!) 굳어진 얼굴

<간단하고 조잡하지만 일단 빠지면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악독한 함정에 빠졌다.> 목걸이를 들어 보이며 사악하게 웃는 이세창. 가면 속에서 눈을 부릅뜨며 보고 있는 귀견수. 차고 있는 검에 손을 대며 청풍을 노려보는 두 명의 황금수라들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68>

금릉 성 밖의 빈민가. 밤이 깊어 불이 모두 꺼져 있고. 헌데

동구 밖에 불빛이 어른거린다.

등을 들고 서서 멀리 보이는 금릉성 성문을 보고 있는 진삼낭. 담요로 몸을 감싸고 있다. 걱정스러운 표정

진삼낭; (불길한 예감...)

진삼낭; (청풍이가 연락도 없이 외박을 한 적은 없었는데...)

진삼낭; (일하는 곳이 황금전장이니 귀가하지 못하면 사람이라도 보내 알렸을 것이다.) 찡그리고

진삼낭; (설마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겠지?) 불안하고 초조하고. 그때

[엄마!] 뒤에서 들리는 음성. 돌아보는 진삼낭

이진진; [그만 들어가. 이미 성문이 닫혀서 오늘은 집에 오고 싶어도 못 올 거야.] 역시 담요로 어깨를 감싼 이진진이 다가온다.

진삼낭; [그래야겠지?] 한숨 쉬며 돌아서고

진삼낭; [그나저나 뭘 나오고 그러니. 어미가 어련히 알아서 돌아갈까봐...] 눈을 좀 흘기며 이진진에게 다가오고

이진진; [내가 오지 않았으면 밤 새셨을 거잖아요.] 함께 돌아서고

진삼낭; [집이든 밖이든 잠을 이루지 못할 건 분명하지.] 한숨 쉬며 집쪽으로 걸어간다.

이진진; (오빠...) 금릉 성문쪽을 보며 진삼낭과 함께 걸음을 옮기고

두근 두근 심장이 뛰는 이진진

이진진; (불안한 감정이 점점 더 고조되고 있어.)

<아무쪼록 오빠의 신변에 변고가 생기지 않았기를 바랄 뿐이다.> 빈민가 안으로 들어가는 두 모녀의 모습 배경으로 이진진의 생각 나레이션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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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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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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