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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청풍의 집이 있는 성 밖의 빈민가.

그곳으로 달려오는 청풍. 청풍이 앞장서서 달려오고 그 뒤를 이진진이 숨이 턱에 차서 헐떡이며 따라온다. 거리가 제법 떨어졌다.

[!] 눈 부릅뜨며 앞을 보는 청풍.

청풍의 집 앞에 마을 사람들이 모여 웅성대며 안쪽을 보고 있다. 그러다가

청풍과 이진진을 발견하고 돌아보는 사람들

[청풍이다!] [청풍이가 왔어!] [빨리 와봐라 청풍아! 네 엄마 큰일 났어!] 사람들 손 흔들며 외치고

와장창! [진진아버지! 제발...] [어디 있어? 빨리 안 내놔?] 물건 부서지는 소리. 애원하는 소리 악쓰는 소리가 청풍의 귀에 들리고

청풍; (젠장!) 더 빨리 달려가고. 그러다가

곁눈질로 옆을 보는 청풍

골목에 서서 히죽히죽 웃고 있는 건달 두 놈. #4>에 나온 도박장 지키던 건달들

청풍; (이 마을에서 못 보던 놈들...)

청풍; (행색을 보면 흑사회의 버러지들인데...) 생각하는 사이에 집 앞에 이르는 청풍. 사람들이 급히 물러서고

와장창!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서 눈 치뜨며 멈춰서는 청풍

 

#11>

와장창! 콰창! 문이 활짝 열려 들여다보이는 집 안 내부. 부서지는 소리가 들리고. 집 안의 모습. 원룸처럼 방 한 칸에 부엌이 있는 구조인데. 집안에서 절름발이 이산하가 집안의 집기들을 쓰러트리며 난동을 부리고 있다. 진삼낭이 매달리며 애원하고 있고

이산하; [그거 어디 있어? 어디에다 숨겼냐고?] 와장창! 장롱을 잡아 당겨 쓰러트리고. 한쪽 다리를 쓰지 못해서 질질 끄는 모습이다. + 진삼낭; [제발 그만 하세요 진진아버지!] 이산하의 팔에 매달리며 울부짖고

진삼낭; [말했잖아요. 그 팔찌는 오래 전에 잃어버렸다구요.] 필사적으로 매달리며 애원하지만

이산하; [거짓부렁 하덜 말어!] [임자가 그 팔찌를 얼마나 애지중지해왔는지 아는데 잃어버렸다고?] 충혈 된 눈을 번들거리며 이를 갈고

이산하; [빨리 이실직고해! 살림 다 부수기 전에!] ! 발로 장을 걷어차고

진삼낭; [대체 왜 이러시는 거예요 당신?] [얼마나 빚을 졌기에 없는 팔찌까지 내놓으라는 건가요?] 매달리며 애원하고

이산하; [임자가 알 거 없어! 그 팔찌를 꼭 팔아야할 일이 생긴 것뿐이야!] 와장창! 다른 가구도 쓰러트리고

진삼낭; [없는 걸 어떻게 내놔요? 있다고 해도 못 내줘요.] 악에 바쳐 외치고

진삼낭; [노름으로 날려먹을 게 뻔한 데 어떻게 당신에게 내놓겠어요?] 역시 핏발 선 눈으로 노려보고

이산하; [말 다 했어 이 여편네야?] ! 자기 잡은 손을 거칠게 뿌리치고

진삼낭; [!] 철퍼덕! 바닥에 나뒹굴고

이산하; [내가 다리병신 된 게 누구 때문인지 잊었어?] 삿대질하고

이산하; [네년과 청풍이 놈만 아니었어도 내 인생이 이런 꼬라지가 되진 않았다구!] 이를 갈며 손을 들어 진삼낭을 때리려 하고

! 이산하의 손목을 잡는 큰 손

이산하; [!] 손목이 부러지는 것 같은 고통에 눈 치뜨고

! 어느 틈에 방에 들어온 청풍이 이산하의 손목을 잡고 있다. 굳은 표정. 키가 청풍이 이산하보다 한 뼘 쯤 크다. 몸도 더 건장하고

진삼낭; [... 청풍아!] 안도하며 올려다보고

이산하; [너 이 새끼...] 손목을 청풍의 손에서 빼내려 애쓰지만

꿈쩍도 않는 청풍의 손

이산하; [이거 안놔? 네놈 눈에는 아비도 안보여?] 퍽퍽! 다른 손으로 청풍을 때리며 악을 쓰지만 청풍은 꿈쩍도 않고. 그때

이진진; [엄마!] 울면서 뛰어 들어온다. 숨이 턱에 찬 표정이고

진삼낭; [진진아!] 울며 돌아보고. 밖에서 사람들이 기웃거리고

청풍; [뭔 구경났소?] 밖을 노려보며 말하고.

찔끔! 하는 사람들

[... 가세!] [청풍이가 왔으니 별일 없겠지.] [이게 대체 뭔 난리래?] [그렇게 금슬 좋던 부부가 대낮에 싸움이라니...] 혀를 차며 흩어지는 사람들. 그러자

청풍; [문 닫아라 진진아.] 여전히 이산하의 손목을 움켜잡은 채 문간에 서서 숨을 고르는 이진진에게

이진진; [... 알았어 오빠!] 급히 문을 닫고

! 문이 닫히며 집안이 어둑해진다. 이제 밖과는 시선이 차단되었고, 그러자

청풍; [말해보시오.] ! 거칠게 이산하의 손목을 뿌리치듯 놔주며 말하고

비틀하다가

털썩! 주저앉는 이산하

청풍; [이 난리를 친 이유가 대체 뭐요?]

이산하; [너 이놈 아비에게 무슨 행패를...] 일어나며 눈 부라리다가

내려다보는 청풍. 어둑한 방안을 배경으로 청풍의 눈이 화등잔처럼 번들거린다

이산하; (무슨 놈의 눈빛이...) 오싹! 소름이 돋아 시선 피하고

진삼낭; [청풍이 말 대로 털어놔요 여보!] 무릎 꿇으며 이산하에게 애원하고. 이진진은 방 밖의 부엌에 서서 듣고 있고

진삼낭; [당신은 온순한 분이었잖아요.]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하릇 밤 새 사람이 변한 것처럼 군 건가요?] 애원하고

이산하; [... 그게...] 시선 피하며 말을 못하고

청풍; [얼마나 잃었소?]

움찔! 하는 이산하

청풍; [집안의 돈을 몽땅 털어서 바친 것도 모자라 도박장에 빚까지 진 거요?]

이산하; [... 그러니까 그게...]

진삼낭; [말해 봐요 여보.] [나도 일해서 벌고 청풍이도 수입이 적지 않잖아요.] [얼만지 말씀만 하시면 어떻게든 갚아드릴게요.] 이산하를 달리는데

이산하; [... ...] 더듬

진삼낭; [오십 냥을 빚졌어요?] 놀라고

이진진; (오십 냥이면 오빠가 몇 달을 쉬지 않고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인데...) 질린 표정이 되고

청풍도 찡그릴 때

이산하; [오십 냥이 아니오.] 삭 죽어서 눈치 보며

이진진; (맙소사!) 경악하며 두 손으로 입을 가리고

진삼낭; [... 당신!] 털썩! 기가 막혀 주저앉는 진삼낭

찡그리는 청풍

진삼낭; [오십 냥이 아니면... 오백... 오백냥을 빚졌단 말인가요?] 숨이 막혀서 말도 제대로 못하고

이산하; [사기도박에 당한 거요.] 고개 들고 항변

이산하; [절대 질 수 없는 패가 떴는데 그놈들이 짜고 말도 안되는 패를 만들어서 날 물 먹인 거요.] 흥분해서 외치고

진삼낭; [그걸 말이라고 해요?] 악을 쓰고. 움찔! 입을 다무는 이산하

진삼낭; [아무리 도박에 미쳤어도 어떻게 오백냥이나 빚을 질 수가 있어요?] [오백냥은 청풍이와 내가 몇 년을 일해도 모을 수 없는 거액인데...] 울며 이를 갈고

이산하; [... 면목이 없소.] 삭 죽는데

청풍; [뭘 담보로 걸었소?] 이산하를 노려보며

움찔! 하는 이산하

진삼낭; [... 담보라니...?] ! 하는 표정

청풍; [도박장을 운영하는 흑사회의 악귀들이 담보도 없이 오백 냥이나 되는 거금을 빌려줄 리가 없지 않습니까?] 진삼낭에게

진삼낭; [하지만 우리 집에 걸만한 담보 따위는 없는데...] + [!] 말하다가 깨닫고

반사적으로 이진진을 돌아보는 청풍과 진삼낭

[!] 놀라 두 손으로 입을 가리며 전율하는 이진진

진삼낭; [정말이에요?] 와락! 두 손으로 이산하의 멱살을 부여잡고

진삼낭; [진진이를... 우리 딸 진진이를 담보로 돈을 빌린 거예요?] 이를 갈며 울고

이산하; [... 그래서 내가 당신 보고 팔찌를 내놓으라고 한 거요.] 뻔뻔하게 눈을 가재미 눈으로 만들며

이산하; [사흘... 사흘 안에 오백 냥을 갚아야 진진이를 빼앗기지 않을 수 있소.] [그리고 당신이 숨기고 있는 그 팔찌라면 오백 냥 이상 받고 팔 수 있을 거요.]

이산하; [그러니... 우리 딸을 위해서라도 팔찌를 주시오.]

진삼낭; [닥쳐요!] 이산하를 확 뿌리치고. 그러자

! 이산하의 몸이 몇 미터를 날아가 벽에 처박힌다. 집 전체가 흔들리고

청풍; (연약하게만 보이던 어머니에게 저런 힘이...) 움찔 놀랄 때

털석! 바닥에 나뒹구는 이산하

진삼낭; [당신이란 인간... 어떻게... 어떻게 딸을 담보로 걸고 노름을 할 수 있어요?] 벌떡 일어나 삿대질하며 이를 갈고

진삼낭; [당신이 그러고도 인간이라고 할 수 있어요?] 독 오른 고양이처럼 악을 쓰고

이산하; [미안하오. 면목이 없소.] 일어나려 애쓰며 비참하게

진삼낭; [당신이 저지른 일이니 당신이 알아서 해결해요.] [진진이는 절대 못 내줘요. 내 목에 칼이 들어와도 안돼요.] 악을 쓰며 울고

이진진도 문간에 주저앉아 울고. 그러다가

움찔! 하는 이진진. 청풍이 방을 나와 이진진의 옆을 지나간다

이진진; [... 오빠!] 겁에 질려 부르지만

청풍은 들은 척도 않고 문을 열고 나간다.

 

#12>

집 밖으로 나오는 청풍. 근처에서 엿듣던 마을 사람들 움찔하며 시선 피하고

굳은 표정으로 그 사람들을 무시하고 한쪽으로 가는 청풍. 건달들이 숨듯이 서있는 골목이다

[!] [!] 골목에 서 있던 건달들도 움찔! 하고. 청풍이 다가온다

딴청 부리는 건달들.

청풍; [어느 조직 식구들이오?] 멈춰서며 말하고

[이 새끼가...] [네까짓 게 우리가 어느 조직 소속인지 알아서 뭐하게?] 눈 희번득이며 청풍을 노려보지만

말없이 노려보는 청풍.

[우리 소속은 알 거 없고...] [우린 네놈 아비한테 볼일 있으니 넌 깝치지 마라.] + [!] 청풍을 협박하다가 움찔하는 두 놈

청풍의 주변이 어둑해지고 눈이 강렬해진다.

(!) (이게 무슨...) 겁에 질려 비틀 물러서는데

<백정 노릇을 해 와서 눈빛이 저런 건가?> <오금이 저려 마주 볼 수가 없다.> 시선 피하는 두 놈

청풍; [어느 조직인지 물었소.] 살벌

건달1; [... 우린 단지회다!] 한 놈이 겁에 질리면서도 용기를 내며 말하고. 손을 들어 보이면서

그자의 새끼손가락이 없는 손 크로즈 업

청풍; (단지회...) 그걸 보며 찡그리고

청풍; (금릉 흑사회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조직이라던가? 조직에 들어가려면 손가락을 하나 잘라야한다는...) 찡그릴 때

건달1; [우리가 어디 소속인지 알았으면 잔머리 굴려도 소용없다는 거 알 거다.] 히죽

건달2; [금릉, 아니 강남(江南) 일대에 우리 단지회의 손이 뻗히지 않은 곳은 없다.] [그러니 행여 야반도주할 생각은 하지도 마라.] 야비하게 웃고. 식은땀을 흘리면서도

청풍; [당신네 사두(蛇頭;두목)에게 가서 전하시오.] [반드시 오백 냥을 구해서 찾아갈 테니 차용증 준비해두라고...] 홱 돌아서고

이어서 빈민가 입구쪽으로 걸어가는 청풍.

건달1;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새끼가 누구에게 이래라 저래라야?] 멀어지는 청풍을 보며 눈 부라리고. 안도하면서

건달1; [나도 성질 많이 죽었어. 버르장머리 없는 애새끼에게 교훈을 내리지도 못하고...] 궁시렁. 이마의 식은땀 닦으며

건달2; [저년을 보면서 화 죽여.] 청풍의 집 쪽을 보며 히죽 웃고. 돌아보는 건달1

청풍의 집. 문을 조금 열고 내다보던 이진진이 건달들을 보고 깜짝 놀라는 모습

! 급히 문을 닫는 이진진

건달2; [이진진이란 저 년, 행색이 초라해서 그렇지 지금까지 본적이 절세미녀야.] 히죽 거리며

건달2; [저 년만 잘 팔아넘기면 오백냥이 아니라 오천냥도 넘게 벌 수 있을 거야.]

건달1; [물론 그러려면 절름발이의 아들놈이 돈을 구해오지 못해야 하잖은가?]

건달2;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운 가난뱅이들이 오백 냥을 어디 가서 구해? 그것도 사흘 안에...?] 눈 흘기고

건달1; [그렇긴 한데...]

건달2; [두고 봐! 이진진이란 년은 결국 우리 단도회 차지가 될 테니...] 음험하게 웃고

 

#13>

도축장.

어느 건물. 백정들이 지나가면서 힐끔 거리고

[백냥 조금 안된다.] ! 돈주머니를 탁자에 내려놓는 손을 배경으로

추노대; [우리도 매일 지출해야하는 돈이 있어서 이것 밖에는 여유가 안되는구나.] 탁자를 사이에 두고 청풍과 마주 서서 말하고

추노대; [일단 이걸로 급한 불을 끄고 말미를 얻거라.] [며칠 내로 더 마련해보도록 할 테니...] 청풍의 눈치를 보며 말하는데

청풍; [괜한 폐를 끼쳐 죄송합니다 노대.] ! 돈주머니를 다시 추노대 앞으로 밀어주고

추노대; [청풍아!] 난색

청풍; [제가 어떻게 해결해보겠습니다. 그동안 온정을 베풀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포권하며 고개 숙이고

추노대; (황금전장을 찾아갈 생각이로구나.) + [온정은 무슨... 다 나 좋다고 널 쓴 것뿐인데...] 체념하고

청풍; [자주 들르도록 하겠습니다.] 입구로 가며 말하고

추노대; [오냐! 도움이 못 되어서 미안하구나.] 억지로 웃고

! 나가서 문을 닫는 청풍.

추노대; (불쌍한 놈...) 털석! 의자에 앉고

추노대; (아직 어린 나이인데 제 앞가림 뿐 아니라 노름쟁이 아비의 뒷치닥까지 해야 하다니...)

추노대; (아무쪼록 별일 없어야할 텐데...)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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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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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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